▲ 생전 처음 스키복을 입고 포즈를 취해봤다. 옆에 계시던 선생님 왈, "와~ 멋진데요?" 스키복은 10,000원을 주고 빌렸고, 선글라스와 스키장갑은 모두 동료 선생님들의 것이다. ▲ 스키강습을 받기 위해 왕초보 선생님들만 운동장에 모였다. 스키를 탈줄 아는 사람들은 벌써 리프트에 올랐다. 아~ 부러워라. 운전이든 운동이든 뭐를 하든 초보시절은 서글프다. ▲ 피교육자 신분이 되어 교관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선생님들. 아무리 들어도 어렵기만 하다. "거기 사진 찍는 선생님, 사진 그만 찍고 강의부터 들으세요! " 교관 선생님의 질책에 리포터는 그만 찔금~ 했다. ▲ 불쌍한 우리 여선생님, 스키장갑도 없이 그만 얼음바닥에 넘어지셨다. 얼마나 손이 시려울까? 체육 선생님은 어디서 구했는지 분홍색 고무장갑을 끼셨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저절로 난다. ▲ 조심조심..... "A자를 유지하세요 A자를!" 설명을 들을 때는 쉬워보이더니 막상 타 보니 영~ 그게 아니었다. ▲ 스키복을 빌려 입어서 그런지 폼들이 영~ 어색하기만 하다. 마치 인민군 같다.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고... 운동이든 뭐든 한 살이라도 젊어서 배워야함을 절실히 느낀 하루였다. ▲ 한번
2007-02-15 15:29‘찾아보는 만큼 알게 되고 알아보는 만큼 사랑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청주지역의 산길, 들길, 물길, 마을길을 직접 걸어보는 답사와 산행으로 지역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모임이 청주삼백리다. 송태호 대장이 이끌고 있는 청주삼백리는 그동안 42차에 걸쳐 청주 주변의 옛 길과 문화재, 청주를 둘러싸고 있는 산봉우리들을 샅샅이 답사하며 애향심과 함께 내공도 키웠다. 그래서 이제는 충청북도의 각 시ㆍ군까지 발걸음을 넓히기로 하고 충북답사를 시작했다. 일요일이었던 11일은 청주삼백리에서 충북답사를 처음 시작하는 날이다. 며칠 전부터 기상청에서 오랜만에 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엄살을 떨었다. 막상 아침에 일어나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춥지는 않았지만 이른 아침이라 바람이 차기에 옷깃을 세우고 청주삼백리 회원들이 산행을 시작하기로 약속된 진로석수 주차장으로 갔다. 청주에서 미원을 향해 차로 20여분 달리면 금거리가 나타나고 이곳에서 우회전해 다시 3.3㎞를 가면 진로석수 공장이 있다. 시내와 달리 산속이라 냇가의 물에는 살얼음이 얼었다. 오늘 답사의 주목적은 무심천의 발원지인 벽계수 옹달샘을 찾아보는 것이다. 무심천은 분지지대의 평야에 형성된 청주의 젖줄로 시내를…
2007-02-14 09:00여름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갯벌에 가곤 한다. 조개도 잡고, 칠게 같은 여러 생물도 잡으며 아이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곤 했다. 아이들은 갯벌을 헤집으며 쏜살같이 달리는 작은 게들을 잡기 위해 달려가지만 작은 게들은 아이들보다 빨랐다. 그러다 용케 잡으면 비닐봉지나 병에 넣어 가지고 왔다. 그러나 잡에 가지고 오기도 전에 바다 생물들은 대부분 죽어 있었다. 또 하나, 바다에 가면 여러 생물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바닷가에서 만난 생명체 중에서 가장 징그러운 동물이 있었다. 풍뎅이 모양을 하고 지내처럼 다리가 많은 그 생명체는 바위틈이나 위에 슬금슬금 나타나 아이들과 날 깜짝깜짝 놀라게 했다. 그런데 이제 고녀석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갯강구다. 갯강구는 물이 잘 들지 않은 바위 지대에 사는 절지동물로 쥐며느리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바닷가의 청소부로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징그러운 모습과는 달리 궂은일을 하는 좋은 녀석인 것이다. 이밖에도 많이 보아왔지만 이름을 모른 채 그냥 지나쳤던 따개비나 달랑게, 보리멸, 칠게라는 생물도 이제 아주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겟벌의 소중함을 다루고 있는 김종문의 이란 책에서다. 이 책은 ‘농게’가 자신에게 닥친 많은 역경과…
2007-02-13 21:25설날, 어릴 때의 설렘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는 듯하다. 설날을 기해 한 살 더 먹게 되고, 새 옷을 입게 되고,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된다. 동네를 휩쓸면서 세배를 다니고, 친구들과 정다운 놀이를 한다. 설날은 진정 넉넉하고 즐거운 마음을 갖게 하는 1년 중 단연 최고의 날이었다. 설날 새벽, 일찍 잠에서 깨면 어머니의 손길에 의해 목욕을 한다. 미지근하게 데워 진 통속의 물을 찌클어 가면서 묵은 때를 벗긴다. 살갗에 생채기가 나게 하는 까칠한 목욕수건이 아닌 맨손인데도 잘도 벗겨진다. 몸 여기저기 까맣게 끼었던 때가 벗겨지면 날아갈 것 같이 개운하다. 하얀 눈이 그대로 쌓여있는 추위는 몸을 웅크리게 하고 덜덜 떨게 하지만 하나씩 입는 새 옷 때문에 기쁨의 미소가 절로 인다. 양말부터 속옷까지 특유한 새 옷 냄새가 싱그럽다. 소독약 냄새인지 옷감 냄새인지 알 수 없지만 향기로운 꽃냄새보다 더 좋았다. 새 옷이라고 해야 겨우 무명에 검정 물들인 옷이었지만, 오리털은 그만두고 솜털조차 들어있지 않은 홑겹뿐인 옷이었지만, 따뜻하고 부드러운 방한복이 아니라 교복 같은 볼품없는 옷이었지만 설빔이었기에 그냥 좋았다. 어서 나가서 친구들에게 새 옷 자랑을 해야지…… 밥상
2007-02-13 16:18"간이역은 그 이름만으로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신비함을 갖고 있다. 간이역, 간이역, 간이역…. 몇 번 소리 내어 그 이름을 불러보자. 따뜻한 기운이 그리움을 불러내고 아련함을 불러내지 않는가. 사실 우리들 마음은 그렇게 작은 이름 하나에 움직이는 소박함을 갖고 있다." - 에필로그 중에서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중에 간이역에서 내린 적이 있는가. 퇴색한 초가처럼 쓸쓸한 바람이 부는 느낌이 드는 그런 역. 잊혀진 세월처럼 덩그러니 서서 오고 가는 촌로들과 몇 명 여행객을 맞이하고 떠나보내는 간이역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아님 도시의 마음을 놓고 그저 바라본 적이 있는가. 그것도 아니면 간이역… 하고 몇 번 소리 내어 그 이름을 불러본 적이 있는가. 없다면 한 번 불러보라. 어떤 느낌이 드는지. 1년 전쯤 읽고 마음에 담아둔 책이 있다. 이정란의 간이역 풍경이란 책이다. 전국의 간이역을 둘러보고 그 간이역에 대한 단상과 삶의 모습을 맛깔스런 문체로 소담히 적어내려 간 책. 그 책을 읽은 후로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든가, 승용차를 타고 이름 모를 간이역을 스쳐 지날 때면 책에서 글쓴이가 말하는 간이역의 마음을 떠올리곤 했다. 그러다 그 느낌이 사라질 때면 종종
2007-02-13 11:56사천의 각산은 해발 398m로 높이나 크기로는 각광받을 수 없는 산이다. 하지만 각산의 봉수대에 올라 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면 진가가 나타난다. 삼천포 앞바다의 섬들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총연장 3.4Km의 삼천포-창선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삼천포-창선대교는 사천의 대방동과 남해의 창선을 이은 연륙교다. 최근까지는 인근 사람들이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곳이었지만 섬과 바다가 어우러진 일몰 감상지로 알려지며 각산을 찾는 외지인들도 많아졌다. 대부분 이곳에서 일몰풍경이나 야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이다. 각산은 대방사에서 오르는 것이 좋다. 삼천포 사람들은 인심이 좋아 누구에게 물어도 대방사 가는 길을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대방사 사거리에서 가까운 새로 생긴 길가의 언덕에 대방사를 알리는 안내판이 서있다. 대방사에서 각산봉수대까지 약 1.3Km 거리다. 대방사에는 작은 주차장이 있고, 사찰로 들어서면 아름다운 돌담이 맞이한다. 다른 사찰의 대웅전에 해당하는 큰법당도 주변의 아늑한 풍경과 어울리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옆으로 세워진 지 오래되지 않은 큰 와불이 있다. 이곳에서 각산산성으로 가는 길 왼편에 스님들의 수행처이고 한때 서암
2007-02-13 08:56금세기 최고 학자 앨빈 토플러는 미래 쇼크, 제3의 물결, 권력 이동은 미래학 도서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내 놓으며 미래학의 석학으로 군림한다. 그의 책들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여 전 세계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예측하여 조망해 주곤 했다. 지난 가을에 사 들인 이 책의 두께는 656쪽에 달해서 얼른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책을 사 놓고 군데군데 읽어보곤 했지만 끝까지 읽는데는 인내심이 필요한 책이었다. 그가 펴낸 다른 미래학 서적들에 비해 전문 용어와 신조어가 많으며 정치, 경제, 의학, 정보, 지식,문화 등 광범위한 주제들을 한꺼번에 펼쳐 놓고 읽지 않으면 뭔가 불안할 것같은, 숙제처럼 읽지 않으면 안 될 것같은 압박감을 주었다. 그는 이 책을 내놓기 까지 12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나는 그의 책을 읽으면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데 도움이 될 것같은 예감으로 책이 출간되자마자 사들인 책이기도 하다. '제1부 혁명'부터 '제10부 지각 변동'까지 모두 10부로 이루어진 세계적인 석학인 토플러가 펼치는 부의 미래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온 것을 뜨거운 가슴으로 환영한다'는 메세지로 긍정적이며 희망적인 미래를 그렸다. 난해한 주제를 좀더 쉽게 접근하
2007-02-08 08:53사람들은 힘들 때 무엇을 찾을까? 누구를 찾을까? 어디로 도피할까? 내 존재가 사람이니 당연히 사람을 찾아야 마땅할 것 같은데 찾아갈 사람을 두지 못한 것 같아 서글픈 생각이 드는 요즈음. 같이 웃던 친구들, 마음을 터놓고 산다고 생각했던 초등학교 친구들도 많건만 막상 마음이 힘들 때는 찾아 가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아픔을 토로하지 못하고 스스로에게 채찍을 가하고 학대하다 못해 자신을 놔버려서 생기는 마음의 병이 우울증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심리학에서 에릭슨에 의하면 장년기(성인 후기:45세~65세) 심리․사회적 발달의 특징을 생산성 대 침체성으로 보고 있다. 이 시기의 발달과업은 직업적으로는 최고 수준에 이르는 시기이고, 가정적으로는 텅 빈 가정에 적응하기, 배우자의 사망에 대처하기, 자녀 및 손자녀들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기로 보고 있다. 이를 잘 이뤄내면 생산성을 취득하는 것이고 실패하면 침체성을 갖게 된다는 이론이다. 침체성을 좀더 깊고 넓게 확대시키거나 심해지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가장 힘들 때는 사람 만나기를 싫어하고 철저하게 내 아픔의 원천으로 깊이 들어가 그 아픔 속에 빠져서 상처
2007-02-07 08:53나이 오십줄에 들어선 내가 전문경영인이 쓴 ‘노키아와 영혼을 바꾸다’ 라는 책을 읽는게 무슨 영양가가 있을까 싶었지만, 이내 그런 생각이 바뀌었다. 책의 내용에서 ‘교육제도의 혁신’ 부문을 보았기 때문이다. 마침 나는 고등학교 교사이다. 1년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다가 이곳 공고로 옮겨온 나는 누구보다도 ‘교육제도의 혁신’에 공감하면서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는 정부의 대책에 답답해하던 중이었다. 그런 답답함은 울분으로까지 이어지곤 하는데, ‘노키아 tmc'의 이재욱 회장이 쓴 ’노키아와 영혼을 바꾸다‘를 읽고 보니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하다. 특히 제4부에 실린 ‘교육시스템과 내용을 바꿔야 한다’를 비롯한 여러 글이 그렇다. ‘교육시스템과 내용을 바꿔야 한다’ 는 원고지 20장 안팎의 짧은 글이지만, 우리나라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현실이 비교적 적나라하게 압축되어 있다. 가령 프랑스나 독일의 학생들은 우리처럼 ‘뒤지게’ 공부하지 않는데도 세계적으로 일류라 할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례는 새겨볼 만하다. 사실 교육개혁은 해묵은 화두이다. 역대 어느 정권치고 교육개혁을 내세우지 않은 대통령이 없을 정도로. 그런데도 다시…
2007-02-05 14:25초등학교도 아니고 고등학교 선생인 내가 어린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 좀 멋적긴 했지만, 이내 그런 생각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 심리와 정서 등을 아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초·중학생인 딸들의 독서지도에도 유익하리라는 깨달음이 밀려들었던 것이다. 여러 책중에서도 『국화』(김정희지음)를 택한 것은 동화로는 드물게(이건 혹 나의 과문 때문인지도 모른다.) 일제 침략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다. 사실 일제 침략은 오늘의 분단조국 등 우리가 온몸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온갖 비극적 삶의 원천적 빌미인데도 지금 국민에게 얼마나 기억되고 있는가? 대학생 등 젊은이들과 청소년·아동은 물론이고 기성세대에 이르기까지 일제침략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 할 만큼 '잊혀진 계절'이 되어 있다. 얼마 전 된장마저 일제(日製)가 좋아 사먹는다며 주저없이 기자에게 말하는 주부를 TV뉴스에서 본 적이 있으니 말이다. 물론 어린이 소설인 『국화』가 대하소설 『아리랑』처럼 일본제국주의의 만행을 속속들이 파헤치는 건 아니지만, 국화라는 소녀의 ‘수양딸 되기’를 통해 잔잔하면서도 강하게 나라 빼앗겼던 시절의 아픔과 슬픔이 묻어나는 건 사실이다. 우선 전혀 잘못한 것 없
2007-02-05 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