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로 떠난 겨울여행2 필자를 비롯해 이곳이 처음인 여행작가 3명은 죽림굴구이촌 앞의 바닷가에 자리한 강계 갯샘으로 향했다. 바다에서 솟아나는 신비한 샘물이다. 구전에 의하면 주비장이 1799년에 식수를 구하던 중 우연히 집 앞 100m 지점의 모래밭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는 물맛이 좋아 웅기둥이 밑에 구멍을 내고 묻어 샘을 만들어서 오늘까지 전하고 있다 한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잠겨서 먹을 수 없지만, 썰물때는 위에 고인 바닷물을 퍼내고 조금만 기다리면 신선한 약수를 마실 수가 있다. 사진촬영을 한 후 바닷물을 퍼내고 물을 한모금 들이켰다. 바다냄새가 약간 묻어나는 상큼한 물맛이다. 100% 지하수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흙속에 남아있는 소금기가 물이 솟아나오면서 약간 배어든듯 하다. 하지만 해수욕장에서 수영장하다 먹게 되는 바닷물과는 완전히 다른 맛이다. 99%의 생수에 1%의 바다맛이 들어있다고나 할까? 뭐라 표현하기 힘든 오묘한 맛이 숨어 있다. 이곳에서의 일정을 끝내고 남도석성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또다시 폭설이 내리기 시작한다. 하얀 눈이 뒤덮힌 성은 남도의 겨울정취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다. 이곳은 고려 중종 때 배종순장군이…
2007-02-23 15:30진도로 떠난 겨울 여행1 진도의 관문인 진도대교에 도착한 시간은 지난해 12월 말의 오후 2시경이었다. 진도대교와 울둘목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녹진전망대에서 내렸다. 하늘은 또다시 눈이라도 한바탕 쏟아낼 듯 잔뜩 찌푸린 얼굴이라 시야가 좋지는 않다. 발 아래 두 개의 진도대교가 해남과 이어져 있다. 국내 최초의 쌍둥이 사장교인 진도대교는 2005년 12월 확장 개통되었다. 진도대교는 1984년에 세워진 대한민국 최초의 사장교로 그 길이가 484m에 이른다. V자를 거꾸로 세워놓은 4개의 아치가 진도의 관문을 새로운 볼거리로 만들었다. 대교 건너편 해남의 굽이도는 해안선 주변에 눈이 쌓여 겨울의 한가운데 왔음을 말해준다. 대교 옆에 자리한 울둘목 관광지도 보인다. 대교 아래에는 바닷물이 소용돌이를 치는 울둘목이 보인다. 망원렌즈로 당겨서 보자 필자마저 빨아들일 기세로 쉼없이 원을 그리며 돌아간다. 한참을 보고 있자니 어지러움이 느껴질 정도다. 이곳은 이순신장군의 지략으로 수많은 왜군들이 물속에 수장된 것으로 유명하다. 울둘목은 장군의 3대 해전중의 하나인 명랑대첩지로 바다의 폭이 한강과 비슷한 294m 내외이다. 하지만 물길은 유속이 11노트(시속으로 환산시…
2007-02-23 15:27가족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책이 나왔다. 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던 남상순의 이란 소설이다. 제목이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 ‘아버지의 친척’이다. 아버지와 딸이 친척지간이라니. 독자는 제목을 통해 한번 쯤 이런 의구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작가는 이런 제목의 글을 썼을까. 소설을 읽다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미용이게 어느 날 아버지란 사람이 찾아와 같이 살자고 한다. 미용인 고 1. 그동안 미용인 아버지란 사람을 딱 한 번 봤을 뿐이다. 그런데 그 아버지란 찾아와 함께 살자며 외삼촌댁에서 지내온 자신을 데리러 온다. 미용인 아버지를 만나기 전,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그리움을 표출하거나 미워하는 감정들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 아버지를 어느 날 만났을 때의 당혹감이란 낯선 곳에 서있는 그런 감정이었을 게다. 그러나 미용인 아버지를 따라 나선다. 미용이에게 외가댁은 하나의 지옥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우선 그곳으로부터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꿈에서라도 다시 볼까봐 하는 마음으로 아버지의 낯선 차에 올라탄다. 아버지의 차에 타면서 미용인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낀다. “자식과 아버지라는 관계가 이렇게 대단한 것일까. 처음 올라…
2007-02-22 07:34인천 북구도서관(관장 주유돈)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책과의 다양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자 ‘동화작가랑 만나요~~’코너를 운영한다. 이 코너는 부모와 함께 도서관을 방문하는 유아 및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2개월 간격으로 다른 동화작가와 다채롭게 만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으며. ‘동화작가랑 만나요~~’ 코너는 북구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재미있는 동화작가 작품 가운데 5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작가의 작품세계, 작품의 소개, 동화 속 이미지 전시회, 동화 속 주인공과 함께하기, 사서가 들려주는 슬라이드 동화나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동화작가와 만나보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또‘동화작가랑 만나요~~’ 특별코너에서 만나게 되는 첫 번째 동화작가는 ‘지각대장 존’으로 유명한 영국의 동화작가 존 버닝햄이다. 버닝햄의 작품 및 동화 이미지 전시회는 3월부터 4월 말까지 북구도서관 어린이자료실 내 ‘동화작가랑 만나요~~’ 코너에서 만날 수 있으며, 어린이자료실 운영 시간 내에 한하여 이용할 수 있다. 동화작가와의 새로운 만남은 어린이들에게 동화를 오감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고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북구도서관 어린이자료실에서는 1
2007-02-20 13:10역사란 무엇일까, 아니 역사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볼 때가 종종 있다. 요즘 고구려를 소재로 만들어진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부쩍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과거 속의 지나간 역사를 가만히 살펴보고 있으면 현재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게 된다. 한 나라가 처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생각과 하는 행동들이 너무나 닮아 있다. 그래서 역사란 반복된다고 했던가? 특히 망국의 한을 이야기한 역사물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나 역사는 물과 같다고 했다. 막혔다가도 때가 되면 다시 흐르기 마련이다. 이미 흔적마저 희미한 역사일지라도 시원을 따져가 보면 실핏줄처럼 연결되는 게 있다. 강숙인의 소설 처럼. 은 , , 등 우리 신화와 역사, 고전을 소재로 한 작품을 꾸준히 펴낸 작가 강숙인의 신작 역사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마의태자의 꿈을 그린 그 뒤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썼다고 한다. 그러기에 작가 스스로도 역사적 자료나 기록이 없는 상태를 인정하고 그 전제하에 소설을 썼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은 어떤 내용의 소설일까?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전체적인 내용이 만들어졌지만 몇 가지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신라가 망하고 신
2007-02-19 23:07내가 청마와 정운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기는 오래 전 부터다. 1967년 청마가 갑자기 교통사고로 타계하고 1968년 무렵 청마의 연서집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가 출판되어 그 책을 구해 읽을 무렵부터니까 거의 40년 가까이 된 셈이다. 그 동안 청마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계속 시집도 읽고 수상록도 읽었지만 정운에 대해서는 우연히 접하게 되는 작품을 더러 읽어보는 정도에 불과 했다. 그런데 근래 그분들의 사랑의 관계가 궁금해져서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선 청마의 시집과 산문집을 도서관에서 빌려와 읽기도 하고 옛날에 읽었던 연서집을 구입해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허만하 시인이 쓴 청마 연구서 청마풍경도 꼼꼼히 읽어보았다. 그리고 급기야는 문덕수교수의 두툼한 청마 연구서 청마평전을 사서 읽는가 하면 이영도 여사의 수필집 애정은 기도처럼도 읽고 요새는 박옥금 시조시인이 쓴 이영도 평전 내가 아는 이영도 그 달빛같은을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다. 그 책을 삼분지 일 정도 읽었을 무렵 나는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고 말았다. " 아! 이영도 어머니 같 은"이었다. 저절로 터져나온 탄성같은 것이었다. 이런 것이 바로 낭만주의 시인 워즈워
2007-02-16 14:10창선-삼천포대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각산의 봉화대에서 뒤편을 보면 울퉁불퉁 근육질의 산줄기가 인상적인 와룡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있다. 사천에서 삼천포항 쪽으로 달리다 보면 좌측으로 와룡산 자락이 나타나고 길가에 백천사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팔만구암자(八萬九菴子)가 있었을 만큼 옛날의 절터가 많기로 유명한 와룡산 산자락에 자리 잡은 백천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선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삼천포에서 백 번째 물이 나오는 곳에 사찰을 지었다는 설도 있다. 구불구불 시골길을 따라 백천사로 가다보면 사찰 못미처 계곡에 둑을 쌓아 만든 작은 저수지가 아름답다. 저수지를 따라 시골음식을 파는 작은 식당들이 몇 집 있고, 저수지 옆으로 커다란 주차장과 상가가 맞이한다. 주차장 끝에 있는 백천사 표지석을 지나면 바로 앞에 사찰이 나타난다. 길옆과 대웅전 뒤편으로 대규모 불사가 진행 중이라 어수선하지만 사찰을 찾는 사람들은 다른 사찰보다 많다. 대웅전 안의 풍경도 다른 사찰과 다르다. 신도들도 많고,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스님이 신도들의 등을 죽비로 사정없이 내리친다. 대웅전 옆에 있는 백천감로수의 물맛도 봐야 한다. 배꼽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시계방향으로 세…
2007-02-16 14:08천년여우 구미호. 꼬리 아홉이 달린 구미호. 전통 설화인 구미호를 소재로 한 이성강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천년여우 여우비가 영상 못지않은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글로 독자 앞에 선을 보였다. 천년여우 여우비는 열한 살짜리 소녀 여우 여우비의 모험과 인간인 금이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구미호 사냥꾼에게 어미 여우 구미호를 잃은 여우비는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요요’들을 구해주고 한 집에 살게 된다. 그러다 조금씩 새로운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는 중에 외계인 요요는 부서진 우주선을 다시 조립하여 시험비행에 나서다 ‘말썽요요’의 엉뚱한 실수로 우주선은 망가지게 된다. 그리고 말썽요요는 사라져 버린다. 여우비와 동료 요요들 ‘말썽요요’를 찾아 나서게 되고, 여우비는 처음으로 인간인 금이를 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야릇한 감정에 빠진다. 인간이 아닌 여우비는 그게 사춘기 때 느끼는 순수한 마음인 줄 모른다. 여우비는 금이에 대한 그리움을 떨치지 못하고 금이가 있는 학교에 간다. 그 학교는 왕따를 당하는 학생들이 왕따를 벗어나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학교다. “내 이름은 여우비야. 나이는 백 살…… 아니,
2007-02-16 07:08▲ 생전 처음 스키복을 입고 포즈를 취해봤다. 옆에 계시던 선생님 왈, "와~ 멋진데요?" 스키복은 10,000원을 주고 빌렸고, 선글라스와 스키장갑은 모두 동료 선생님들의 것이다. ▲ 스키강습을 받기 위해 왕초보 선생님들만 운동장에 모였다. 스키를 탈줄 아는 사람들은 벌써 리프트에 올랐다. 아~ 부러워라. 운전이든 운동이든 뭐를 하든 초보시절은 서글프다. ▲ 피교육자 신분이 되어 교관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선생님들. 아무리 들어도 어렵기만 하다. "거기 사진 찍는 선생님, 사진 그만 찍고 강의부터 들으세요! " 교관 선생님의 질책에 리포터는 그만 찔금~ 했다. ▲ 불쌍한 우리 여선생님, 스키장갑도 없이 그만 얼음바닥에 넘어지셨다. 얼마나 손이 시려울까? 체육 선생님은 어디서 구했는지 분홍색 고무장갑을 끼셨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저절로 난다. ▲ 조심조심..... "A자를 유지하세요 A자를!" 설명을 들을 때는 쉬워보이더니 막상 타 보니 영~ 그게 아니었다. ▲ 스키복을 빌려 입어서 그런지 폼들이 영~ 어색하기만 하다. 마치 인민군 같다.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고... 운동이든 뭐든 한 살이라도 젊어서 배워야함을 절실히 느낀 하루였다. ▲ 한번
2007-02-15 15:29‘찾아보는 만큼 알게 되고 알아보는 만큼 사랑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청주지역의 산길, 들길, 물길, 마을길을 직접 걸어보는 답사와 산행으로 지역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모임이 청주삼백리다. 송태호 대장이 이끌고 있는 청주삼백리는 그동안 42차에 걸쳐 청주 주변의 옛 길과 문화재, 청주를 둘러싸고 있는 산봉우리들을 샅샅이 답사하며 애향심과 함께 내공도 키웠다. 그래서 이제는 충청북도의 각 시ㆍ군까지 발걸음을 넓히기로 하고 충북답사를 시작했다. 일요일이었던 11일은 청주삼백리에서 충북답사를 처음 시작하는 날이다. 며칠 전부터 기상청에서 오랜만에 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엄살을 떨었다. 막상 아침에 일어나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춥지는 않았지만 이른 아침이라 바람이 차기에 옷깃을 세우고 청주삼백리 회원들이 산행을 시작하기로 약속된 진로석수 주차장으로 갔다. 청주에서 미원을 향해 차로 20여분 달리면 금거리가 나타나고 이곳에서 우회전해 다시 3.3㎞를 가면 진로석수 공장이 있다. 시내와 달리 산속이라 냇가의 물에는 살얼음이 얼었다. 오늘 답사의 주목적은 무심천의 발원지인 벽계수 옹달샘을 찾아보는 것이다. 무심천은 분지지대의 평야에 형성된 청주의 젖줄로 시내를…
2007-02-14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