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페르시아의 진수 페르세폴리스가 있는 시라즈를 탐방하기로 했다. 오후 5시에 출발하는 야간 버스를 타기로 했다. 테헤란에서 약 1,000km 떨어진 이란 남동부에 속해 있는 도시이다. 약 12-13시간 걸리니 다음날 새벽녘에 도착하니 숙박비도 벌고 좋은 경험도 하고. 중간 중간 휴게소에 서는 바람에 여러 가지로 편리했다. 이곳 장거리 버스는 대부분 볼보버스로 편의 시설이 대단히 좋다. 의자를 젖히면 거의 침대에 가깝다. 무사히 도착해 택시를 흥정해 페르세폴리스로 향한다. 시내에서 약 4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페르시아 문화재 중 최초로 유네스코에 등록된 문화재이다. 필자도 많은 정보를 입수하고 이곳을 찾았지만 워낙 규모가 크고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 단 하루 만에 이곳을 탐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예로부터 시라즈는 ‘페르시아의 얼굴’로 알려져 왔다. 중국 옛 문헌에는 파사(波斯)’로 기록된 ‘페르시아’는 원래 이란 남부 지역을 일컫는 ‘파르스’에서 유래한 말인데, 파르스의 심장부가 곧 시라즈와 그 주변 지역이었다. 오늘날도 파르스는 이란 28개 주 가운데 인구 400여만 명의 큰 주로서, 그 주도 역시 시라즈다. 요컨대 시라즈…
2007-03-25 16:26뭍도 아니고 물도 아닌 것이 늪이라고 했던가? 우묵하게 패인 웅덩이에 늘 물이 괴어 있는 습지로 몇 년 전만 해도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졌던 늪이 환경을 보호하고 생명체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최적의 장소로 알려지며 지금은 생산성이 가장 높은 땅으로 보호되고 있다. 낙동강의 홍수 때 강물에 밀려온 모래에 의해 만들어진 낮은 웅덩이가 오랜 세월에 걸쳐 습지로 형성되었다는 우포늪(경남 창녕군)은 국내 최대로 서울 여의도와 맞먹는 면적을 자랑한다. 약 1억4000만년 전의 원시가 살아 숨 쉬고 천연기념물인 고니, 저어새 등의 철새와 희귀한 곤충은 물론 여러 종류의 어류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언론 매체의 소개나 달력의 표지에서 본 수면을 덮고 있는 개구리밥과 버드나무 군락지의 낭만적인 풍경 때문에 오래전부터 한번 들려보겠다고 마음먹었던 여행지가 우포늪이다. 도대체 얼마나 넓은 늪일까? 늪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늪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작은 습지만 보고 자란 탓에 궁금한 것도 많았다. 기대와 설렘을 잔뜩 가지고 아내와 우포늪을 찾았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아직은 봄맞이 준비가 부족한 3월 중순의 쌀쌀한 날씨 때문일까? 사진이나 화면
2007-03-24 10:58지리산의 한 봉우리인 형제봉 아래 자리한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는 구례읍에서 하동으로 연결되는 19번 국도를 따라 동쪽으로 약 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늑한 마을이다. 운조루(중요민속자료 제 8호)는 조선후기 건축양식의 충실히 따른 역사적인 유물로서 휼륭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조선시대 선비의 품격을 상징하는 품(品)자형의 배치형식을 한 가옥으로 99칸 중 현재 73칸이 남아 있다. 운조루는 영화 [흑수선]을 비롯해, [춘향전]과 [청춘] 등이 촬영되어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운조루는 낙안군수를 비롯해 주요 지방 수령과 대규모 국가 건축의 책임자를 지낸 유이주라는 사람이 창건한 것으로 금한낙지(천정 에서 옥녀가 금가락지를 떨어뜨린 형상)의 명당에 99칸의 집을 짓고 그 일가들을 모아 살도록 만든 것이다. 운조루라는 택호는 “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사는 집”이라는 뜻과 “구름 위를 나는 새가 사는 빼어난 집”이라는 뜻도 지니고 있는데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에 피어오르고 새들은 날기에 지쳐 둥우리로 돌아오네”에서 첫머리인 운(雲)과 조(鳥)를 따온 것이다. 한편 운조루 창건 과정에서 운조루가 명당의 증거를 입증하는 사건이 발생해 사람들
2007-03-23 11:10이란 멜라트 국제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을 하고 로비를 빠져 나오는 데 여기가 한국인지 이란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았다. 입국장에 설치된 도착 시간을 알리는 대형 T.V가 모두 한국 삼성 아니면 L.G제품이다. 그 외 입국장 로비 사방으로 광고된 내용 절반이 한국 유수 회사를 홍보하는 광고였다. 필자가 최근에 중앙 아시아 그리고 터키 지방을 여행하면서 한국전자 제품의 위력을 직접 보았는 데 이곳 중동만큼은 일본 소니나 히다치 혹은 네들란드 필립스가 판을 치지 않겠나 생각했는 데 이곳이 오히려 가장 한국제품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필자가 이곳에 살면서 삼성이나 엘지 그리고 대우 전자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실감하고 있다. 이곳 신혼 부부의 혼수품으로 최고 인기를 누리는 것이 한국제품을 혼수로 마련하는 것이다. TV 냉장고 세탁기 그리고 휴대폰까지 모두 우리 제품을 원한다. 우리 제품이 다른 나라 제품에 비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유는 품질면에서 우수하고 가격 경쟁력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특히 디자인이 좋아 이곳 대형 전자 상가를 제일 앞 줄 디스플레이는 한국 상품으로 도배를 해 놓았다. 또 시내 요지에 아프터써비스 센터가 있어 누구나 안…
2007-03-23 08:35지난주 초 양산통도사에 매화를 보러 가는 길에 부속암자인 서운암에도 함께 들렀다. 서운암은 통도사의 부속 암자 중 가장 유명한 곳이다. 성파스님이 중창한 암자로 1985년부터 5년간 3천개의 불상을 흙으로 구워서 만든 도자삼천불을 모시고 있다. 2000년에는 약 9년간의 노력 끝에 십육만도자대장경을 완성하였다. 그런가하면 3년 여의 연구 끝에 생약재를 첨가한 전통약된장과 간장 개발에도 성공했는데, 이곳 된장을 구입하기 위해 먼길을 마다않고 달려오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뭐니뭐니해도 서운암을 대표하는 것은 야생화 군락지이다. 20여 만평의 야산의 백 여종의 야생화가 자라고 있다. 매년 4월에 ‘서운암 들꽃축제’가 열리는데, 축제 때가 되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든다. 4월 중순에서 5월말 경에는 100 여 종에 가까운 대부분의 야생화가 꽃을 피워 그야말로 꽃천지가 된다. 3월 중순에 찾아간 서운암은 많은 꽃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매화와 할미꽃 두 녀석밖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인상적인 여행이었다. 할미꽃이 군데군데 피어오르며 봄을 알리고 있었는데, 사진 촬영에 열중할 무렵 무당벌레가 소풍을 나왔다. 벌레가 언제 다시 땅속에 숨어버릴지 몰라 서둘러…
2007-03-22 11:37이곳에서 생산되는 과일 종류는 화학의 원소 주기율표와 같이 세상에 없는 게 없다. 땅도 넓고 기후도 다양하여 열대 과일부터 냉대 과일까지 그 분포가 매우 다양하다. 그래 난 늘 이란을 과일 천국이라고 자랑한다. 이곳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과일 파는 상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규모가 무척이나 크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일 백화점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노랗고, 빨갛고, 피랗고 그리고 초록빛 특유의 색깔들을 지닌 과일들이 지천으로 쌓여 있다.보기만 해도 저절로 배가 불러오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이란하면 바로 떠오르는 과일이 바로 석류이다. 이곳 과일 가격도 무척이나 싸다. 석류 1kg이 우리 돈 한 1천원 정도하니 한 5kg 정도만 사면 한 소쿠리 정도 되니 말이다. 혼자서 먹는다면 한 여흘은 족히 먹을 양이다. 계절마다 나오는 과일이 매우 다양하다. 봄에는 체리와 딸기가 봄철 입맛을 돋우고 여름철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포도, 자주, 복숭아 등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여름철 과일의 대명사격인 수박과 참외(드니아)은 그 크기도 크거니와 가격도 무척 싸다. 보통 한덩어리에 한 5백원 정도이다. 그 다음 가을철 과일의 상징은 석류, 오렌지, 아몬드, 피스타치
2007-03-22 10:21이란의 옛날 이름이 페르시아이다. 페르시아라는 이름은 B. C 6세기 경 구약성경에 나오는 고레스왕 때 생겨난 이름이다. 2,500여년의 긴 역사를 지닌 페르시아는 구약 성경 역사와 친숙한 나라이다. 또 성경 속 사건의 주요 무대가 되기도 하였고 주요 인물을 배출하기도 했던 그런 나라이다. 이란 민족 70%가 정통 페르시아 아리안 족이다. 이들은 아리안이라는 자기 민족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1935년 이란으로 국명을 개칭하기 전 수천 년간 사용 되어온 이름이 바로 페르시아이다. 우리에게도 낯익은 페르시아 상인. 페르시아 왕자 등이 있다. 페르시아 제국은 앞에 언급했던 듯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아시아 전역을 그리고 당시 강국으로 꼽히던 이집트까지 자기 지배 하에 넣었다. 성경에 나오는 바사 제국이 바로 페르시아의 시초이다. 이런 긴 역사와 더불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재가 지금도 곳곳에서 출토되어 잘 보존되고 있다. 수천 년 전의 유물이 원형에 가깝게 보존된 것 또한 감탄스러운 일이다. 건조한 기후 탓에 유물의 부식이 더디고 또 이를 복원하는 기술이 대단해 현재 많은 지방 박물관에 그대로 전시되고 있다. 우리와 다른 점은 그 지역에…
2007-03-22 10:17지난주 초 경남 양산시에 자리한 통도사에 다녀왔다. 통도사는 유명세에 비해 이곳에서 피어나는 매화꽃은 그 존재를 아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 필자도 통도사에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매화의 존재는 최근에야 알게 되어 오랜만에 다시 이곳을 찾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하천으로 난 다리를 건너자 석당간(경남 유형문화재 제 403호)이 제일 먼저 나그네를 반긴다. 당간은 사찰 입구에 세우는 깃대의 일종으로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큰 깃발에 외부에 알려주기 위한 시설이다. 전체 높이가 무려 7.54m로 웅장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은 석당간의 존재조차 모르고 사찰 안으로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그 옆에 자리한 통도사 부도원을 둘러본 후 사찰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 역시 관람객들에게 외면받는 공간이긴 마찬가지다. 통도사를 찾는 사람은 평일임에도 많았지만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필자 외에도 아무도 없었다. 다들 사찰안으로 바로 들어서고 만다. 통도사는 삼국유사 등의 기록에 따르면 신라 선덕대왕 15년(646년) 자장율사에 의하여 창건된 신라불교 개율근본도량이다. 이절에는 자장율사가 당나라로부터 가져온 불골, 불아, 불사리, 부처님의 가사가 보관
2007-03-20 11:39매스컴에서 매일 남도의 봄소식을 전해주며 유혹하는데 집안에 틀어박혀 있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꼭 참석해 축하해야할 결혼식이 있었지만 미리 답사에 참석하기로 약속을 했었기에 한남금북정맥 2구간 답사 출발지인 흥덕구청으로 향했다. 흥덕구청과 가까운 실내체육관과 공설운동장 앞은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붐비고 관광차들이 주차장을 만들었다. 약속시간에 늦는 것이 싫어 김밥 집과 슈퍼를 동동거리며 다녔고, 어머님을 모시고 교회에 가야하는 아내의 시간까지 빼앗으며 왔는데 출발시간이 한참 남았다. 늘 그렇듯 송태호 대장과 김소장님을 비롯해 먼저 온 사람들이 드문드문 시민회관 앞을 지키고 있다. 아직 사람들과 사귀지 못한 탓도 있지만 오늘도 새로운 사람들이 많다. 아뿔싸, 아내가 집에 도착했을 시간인데 그제야 카메라를 차에 놓고 내린 걸 알았다. 지나온 여정을 글로 남기고 있는 내가 답사를 떠나면서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으면 군인이 전쟁터에 나가면서 무기를 가겨가지 않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것을 아는 아내도 전화를 받자 약속된 장소로 카메라를 가지고 나왔다. 1구간의 종착지이자 2구간의 출발지인 법주리는 차로 1구간 출발지였던 피반령을 지나야 한다. 차가 구불구
2007-03-19 13:563월 초순의 어느날 한통의 전화를 받고 거제로 달려갔다. 한국여행작가협회 양영훈회장과 협회 소속 여행작가인 유연태, 한은희씨와 지심도 동백꽃 촬영에 동행하게 되었다. 거제면 소랑리에 자리한 산타모니카펜션(055-632-1571, www.santamonica.co.kr)에서 선배 여행작가들과 함께 1박을 했다. 펜션 앞으로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어 전망이 빼어나고, 조용해서 하룻밤 묵어가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이튿날 지심도행 배에 올랐다. 지심도는 거제시 장승포동의 선착장에서 약 3.8km 거리에 있는 섬으로 배로 10분이면 도착한다. 지심도는 드라마 [로망스]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곳인데, 필자는 드라마가 방영되던 2002년에 두 차례 이곳을 취재 차 다녀갔다. 하지만 5년만에 다시 찾는데다 동백꽃 필때는 한번도 찾은 적이 없어 무척이나 기대되는 여행이었다. 이곳은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에 위치한 자그마한 섬이다. 면적은 0.36㎢로 약 10만평 규모이며, 해안선의 길이는 3.7km에 불과해 1~2시간이면 섬을 한바퀴 돌아볼 수 있다. 지심도는 한동안 무인도였으나 조선시대 현종 때에 주민 15세대가 이주하여 살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일제시대에는
2007-03-19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