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명절 때가 되면 졸업한 제자들로부터 안부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많이 받는다. 아이들과 통화를 하면서 그리고 답장을 해주면서 느끼는바, ‘그래도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을 잘못 가르치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주제넘게 하곤 한다. 한편 아이들과 함께 한 날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곤 한다. 그런데 재학 중인 아이들로부터 많은 전화나 메시지를 받기란 여간 어렵지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아마도 그건, 사제 간의 정이 갈수록 퇴색해져 가는 것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선생님과의 이별을 아쉬워하기보다 그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에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 선생님 또한 아이들과의 이별을 불편한 혹을 떼어내듯 속 시원하게 생각한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으나 사실 지난 한 해는 내게 악몽이었는지도 모른다. 일부 아이들의 연일 끊이지 않는 사고와 무단 지각과 결석을 밥 먹듯 하는 아이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러다 보니, 그렇지 않은 아이들마저 미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이들과 마주치기 싫어 수업 시간 외 교실에 들어가지 않은 적도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어느 해보다 잔소리가 유난히 많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일까?…
2013-02-12 10:43잡초를 없애는 법 한 철학자가 오랫동안 가르쳐 온 제자들을 떠나보내며 마지막 수업을 하기로 했다. 그는 제자들을 데리고 들판으로 나가 빙 둘러앉았다. 철학자는 제자들에게 물었다. “우리가 앉아 있는 이 들판에 잡초가 가득하다. 어떻게 하면 잡초를 모두 없앨 수 있느냐?” 제자들은 학식이 뛰어났지만 한 번도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건성으로 대답했다. “삽으로 땅을 갈아엎으면 됩니다.” “불로 태워 버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뿌리째 뽑아 버리면 됩니다.” 철학자는 제자들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이것은 마지막 수업이다. 모두 집으로 돌아가서 자신이 말한 대로 마음속의 잡초를 없애 보거라. 만약 잡초를 없애지 못했다면, 일 년 뒤에 다시 이 자리에서 만나기로 하자.” 일 년 뒤, 제자들은 무성하게 자란 마음속 잡초 때문에 고민하다 다시 그곳으로 모였다. 그런데 예전에 잡초로 가득했던 들판은 곡식이 가득한 밭으로 바뀌어 있었다. 스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이런 글귀가 적힌 팻말 하나만 꽂혀 있었다. “들판의 잡초를 없애는 방법은 딱 한 가지뿐이다. 바로 그 자리에 곡식을 심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음속에
2013-02-11 18:13헬퍼스 하이 1998년 하버드 의대 교수가 학생들에게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먼저 두 그룹으로 나누겠네." 교수는 학생들에게 해야 할 일을 알려주었다. 한 그룹은 대가가 주어지는 일을 하게 하고 다른 그룹에는 아무런 대가 없는 봉사활동을 하게 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몰랐다. 며칠 후 교수는 학생들이 면역 항체 수치를 조사했다. "예상은 했지만 이럴 수가!" 교수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면역항체 수치를 조사한 결과 무료로 봉사한 학생들에게서 나쁜 병균을 물리치는 항체가 월등히 높아진 것이 발견된 것이다. 몇 달 후 교수는 마더 테레사 수녀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실험을 했다. 그리고 다시 측정했다. 이번에도 놀라운 현상이 일어났다. 이 영화를 본 학생들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고 엔돌핀이 정상치의 2배 이상 증가하여 몸과 마음에 활력이 넘친다는 사실을 알았다. 교수는 남을 돕는 활동을 통해 일어나는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변화에 대해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는 '마더 테레사 효과'라고도 하고 '슈바이처 효과' 라고도 한다. 실제로 남을 돕거나 봉사하면 심리적 포만
2013-02-11 18:09-‘이런 사람이 되어라‘ 시 한 장씩으로 격려 해주었던 그 많은 아이들은?- 나는 교직 생활 중에 유난히 6학년 담임을 많이 한 경우에 해당한다. 42년 총 교직 경력 중 학급담임을 하였던 것은 27년이었고, 그 중에서 10년을 6학년 담임을 하였으니 좀 많은 편이라 하겠다. 이 11번의 6학년 담임 기간을 별나게 보낸 기록들이 많다. 중학입시를 위해서 아이들과 함께 200일간 교실에서 합숙을 하면서 입시 공부(67)를 시켰는가 하면, 졸업사진까지 다 찍고 나서 전근(72)이 되어서 비담임으로 전락하기도 하였고, 아이들이 이발을 손수 해주면서(77) 보내기도 하였고, 방학동안 마을별 마을공부방을 운영하여 전국적으로 알려지기도(78)하였었다. 경기도로 전입한 뒤로는 첫 번째 학교에서 3년 연속 6학년만 담임을 하기도 하였고, 다음 학교에는 아이들과 함께 박태기나무의 씨앗을 심어 가꾸어서 졸업식날(84) 모두 3포기씩 꽃나무를 선물로 안겨 주기도 하였다. 교감으로 발령을 받은 뒤로부터는 근무하던 학교마다 매년 졸업생들에게 학교문집을 만들어서 졸업기념문집으로 안겨주었었다. 그러나가 내가 교장이 되면서 부터는 학교문집과 함께 졸업하는 어린이들에게 그들이 희망을 실어
2013-02-11 18:07풍경 하나 : 지금이나 예나 명절이 되면 꼬맹이들에게는 설렘이 가득하다. 특히나 예전 시골 같은 경우는 평소에 슈퍼마켓이나 장을 구경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비린 음식을 많이 먹어보지 못하는데 명절은 별미를 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게다가 대처에 나갔던 형제자매들이 귀향을 해서 선물 한 꾸러미씩을 들고 오니 이 또한 기쁜 일중 하나였다. 더 좋았던 것은 어른들이나 형과 누나가 주는 세뱃돈 명목으로 주는 용돈이었다. 평소에는 거머쥐기 힘든 이 용돈으로 대개는 먹는 것을 사먹거나 조립하는 장난감, 화약총을 사는데 탕진해서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어떤 때는 동네 조무래기들과 같이 몰려다니며 세배를 빙자한 세뱃돈 받기를 한 적도 있었다. 그때야 고작 세뱃돈으로 100원, 많으면 500원을 받았던 추억이 있다. 그런 추억의 세뱃돈도 이제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의 찬바람으로 인해서 불황의 그늘이 드리워지는 모양이다. 화폐가치가 올라서 요즘 초등생에게는 5천원에서 1만원, 중고생에게는 1만원에서 3만 원 정도를 주는 것이 대개의 경우인데 이제는 그것도 어렵다는 말도 들려온다. 하기야 1만 원 정도의 세뱃돈도 어렵다보니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살인적 인
2013-02-07 12:58날마다 날으는 연습을 하는 아이 아람이는 오늘도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집으로 달려갑니다.엄마가 밥상에 차려 놓은 점심상 앞에 주저앉아서 밥을 퍼넣고서는 밥상을 밀어 놓은채, 방바닥에 엎드려 선생님이 내어 주신 숙제를 얼른 끝냅니다. 코를 훌쭉여 가면서 숙제를 끝내고서 방바닥에 책과 공책을 널부려 놓고 그대로 집을 나섭니다. 아람이는 오늘도 땡볕이 내리 쬐어서 숨을 제대로 쉴 수도 없는 무더위 속에서 함께 놀아줄 친구도 없이 한나절을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이골목 저골목을 혼자서 헤매고 다니다가 이 즐거운 놀이터를 찾아낸 것입니다. 지난 월요일 그날은 유난히도 무더워서 정말 숨이 턱에 닿을듯한 더위에 지쳐서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던 아람이는 마을의 아이들이 모여서 놀고있는 골목 어귀에서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아람이네 골목의 아이들이 서넛이 모여서 공깃돌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람이는‘이 아이들이 나를 친구로 받아 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생각을 했지만 차마 자기도 함께 놀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곁에서 들여다 보다가 아뭏소리도 못한채 골목을 벗어나서 큰길가로 어정어정 걸어 나갔습니다. 통일로를 달리는 차들이 쉴사이 없이 꼬리에 꼬리
2013-02-06 22:10올해도 일에 묻혀 살았다. 새 학기 시작부터, 겨울방학 때도 쉬지 못했다. 컨설팅을 하러 다니고, 강의도 제법 했다. 여름방학은 교과서 검토 작업을 하느냐 거의 한 달을 파묻혀 지냈다. 교육과학기술부 홍보 동영상 시나리오를 직접 작성하고 영상을 만드는데 의견 나누기까지 서너 개월을 투자했다. 일을 하면서 힘들다는 느낌이 든다. 과외 시간을 확보해서 하기 때문이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야간에 혹은 휴일에 일을 한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내 시간이 없으니 그만 두고 싶을 때도 많다. 최근에는 몸도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일을 만나면 머뭇거리고 도망가고 싶다. 그런데 막상 발을 빼지 못하고 있다. 모든 일은 몸을 움직이든 정신을 동원하든 그 뿌리는 역시 노동이다. 내가 하는 일도 육체노동의 성격이 짙다. 한 시간 강의를 위해서 며칠을 준비한다. 컨설팅을 위해 먼 곳까지 찾아간다. 교과서 교열 작업도 보안을 위해 외부와 차단된 곳에서 밥 먹고 일만 했다. 글짓기 심사, 임용고사 면접 등은 작업의 강도도 세지만, 정확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늘 긴장이 된다. 내가 시간을 가장 많이 쏟는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이야말로 정신노동 같지만, 나는 몸으로 글을 쓴다. 개펄에서
2013-02-06 22:08요즘 대통령 인수위에서 선행학습 규제를 놓고 고민이 깊어진 것 같다. 당장 사교육을 줄여 서민들의 경제의 어려움을 덜어들이려면 선행학습 금지 법안이라도 만들어야 하는데, 굳이 자기 자식 공부시키고자하는 일인 데 강제 규제로 맞서야 하는 입장도 어려운 것이다. 그간 정부가 사교육을 줄이겠다고 많은 예산을 퍼부었지만 그 결과는 그리 시원하지 않았다. 지난해에 밝힌 자료를 보면, 사교육비 전체 규모가 줄어든 것은 초등학생의 사교육비가 크게 줄은 데 따른 것으로 사교육에 본격적으로 의존하는 중·고등학생들의 1인당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명박 정부가 취임 당시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던 공약도 결국은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실제로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2007년 20억원에서 지난해 19억원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오히려 1만8000원 늘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07년 22만2000원이었으나 2008년 23만3000원, 2009년 24만2000원, 2010·2011년 24만원, 2012년 23만6000원으로 거의 지속적으로 늘었다. 특히 다소 줄어든 지난해의 경우 초등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만 2
2013-02-06 22:08어제 '클린 ACE 2013 행복 수원교육 학교장 특별 청렴교육'이 있었다. 수원교육지원청(교육장 김국회) 주관으로 경기도교직원복지센터에서 있었다. 대상은 초·중 학교장과 교육지원청 직원이다. 공직자라면 누구나 청렴교육 당연히 받아야 한다. 그런데 한편 부끄럽기도 하다. 아직 공직사회가 청렴하지 못하다는 것이고 수원교육지원청의 경우, 2012 평가 결과 외부청렵도 미흡, 내부청렴도 보통으로 나왔고 전국 155개 지역교육청 중 하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것은 지역교육청과 학교평가가 합쳐진 결과다. 김 교육장은 인사말에서 청렴도 순위를 꺼내며 "결과에 대해 더 이상 변명할 수 없고 올해 반드시 개선하여 경기도 10위를 차지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어 "청렴도지수는 정치와 사회발전, 경제발전과도 직결되므로 교장선생님들도 청렴에 앞장 서 달라"고 당부하였다. 외부청렴도 항목을 보니 공사관리 및 감독, 학교급식 운영 및 괸리, 현장학습 관리(수학여행, 수련회), 방과후학교 운영, 운동부 운영 등이다. 수원의 경우, 운동부 운영 영역이 작년보다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 3개 항목도 지역교육청 평균에 못 미친다. 경영지원과장이 교육청 청렴계획을 발표한다. '세계 최고의…
2013-02-06 22:07-우리 집 거실에서 생명의 신비를 보여주고 있는제라늄 아가씨 모습이랍니다.- 얼마 전 아침 산책을 나섰습니다. 아파트 뒤뜰을 지나 우연히 올려다 본 나뭇가지에 무언가 걸려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잘려진 채 시들어 버린 제라늄 가지였습니다. 안쓰러운 마음에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살아나기를 바라며물을 담은 유리컵에 넣어두고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여러 날이 지나고 어느 사이엔가 실뿌리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잎에 생기가 돌았습니다. 그런데 녀석은다섯 장의 새잎을 내며 진초록으로 변해 갔습니다. 그마저도 신기하고 고마운데 더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기다란 줄기를 내밀었습니다. 힘들다는 듯이 기역자로 허리를 숙인 채 제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는 듯이 길게 내민 줄기 끝에탐스러운 꽃망울까지 달고서! 영양이 부족해서인지 꽃 색깔은 연분홍빛입니다. 버려진 제라늄 가지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면서 생명의 신비에 탄복했습니다. 그리고 말이 없으면서도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와서 내 어깨를 다독이는 녀석의 격려를 받으며 불가사의한 인생의 지혜까지 얻습니다. 최상의 친구는 침묵으로 말한다는 것을 깨닫기도 합니다. 죽음을 이겨낸 녀석의 옹골찬 기사회생이 묵언수행하는…
2013-02-06 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