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치 않을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지, 고작 땅 주인 되는 데 인생을 걸어서야 되겠는가?" 내가 이 책을 고른 것은 순전히 위의 한 문장 때문이었다. 책을 읽기로 작심하고 나선 2학기부터 퇴근 후 나의 발길은 늘 강진도서관이었다.다산 정약용이 18년 동안 유배된 강진 땅에서 그의 사상을 꽃 피웠던 강진의 땅 냄새는 어느 때부턴가 다산을 알아야 한다는의무감이 나를 압도했다. 희망이 없는 유배지에서 확실한 목적의식으로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며 수많은 저술 활동으로 역사의 주인이 된 다산 정약용. 이 책은다산이 그의 제자와 자식들에게, 가까운 지인들에게 편지 형식을 빌어 쓴 글들을 모은 것이다. 그 분야가 방대하여 경세(정신을 맑게 하는 이야기)에서부터 경제 분야에 이르기까지 크게 10개 분야로 대별하여글을 싣고 있다. 1독을 마치고 10여일이 지나 다시 들어가 읽어보면 다른 목소리가 들리는 책이다.옛 사람의 글이로되,그 생각은 현대에도 딱 들어 맞는 말들이 즐비하다. 잠자는 영혼을 깨우는 죽비소리가 겨울바람처럼 차갑다. 정신이 번쩍 드는글로 일갈하는 다산의 목소리를 들으며 예나 지금이나사람 사는 세상에서 새롭거나 경이롭기보다는 그 설득력에 깨달음이 번쩍인다.한문학을…
2007-11-20 09:16- 서평, 고급 추리 소설 소설 은 추리소설이다. 그것도 아주 난해한 내용을 담고 있는, 특이한 형식과 내용을 갖춘 수준 높은 추리소설이다. 보통의 상식으로 추리소설이라면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특정한 인물이 사건을 둘러싼 주변의 상황과 여타의 조건을 의미 있게 해석하여 사건을 풀어나가는 형식을 취한다. 이 사건은 범죄이기도 하며, 난해한 퍼즐 혹은 치밀한 논리게임이기도 하다. 장미의 이름은 일견 살인사건을 다룬 전형적인 범죄 추리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긴 하나 그 배경이 되는 시대적 상황이 중세 유럽이며, 그 장소 또한 신성한 수도원이라는데 자못 범상한 느낌을 주는 추리소설이다. 300명의 수도사들이 경건한 신심을 닦는 수도원에서 자살인지 타살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하나의 죽음이 발생한다. 아델모라는 젊은 수도사가 거대한 탑루 절벽 밑에 처참한 시체로 발견되면서 소설의 서두는 시작된다. 현학적이며 냉철한 지성과 판단력을 지닌 윌리엄 수도사, 그리고 순백한 감성의 소유자이면서 지적인 호기심에 충만한 어린 제자 아드소는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차분한 발걸음을 시작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이 주는 흥미는 종교소설이라는데…
2007-11-19 08:41영양가 많은 굴은 깊은 맛과 함께 양념이 잘 묻어난다. 자연산 굴에 천일염을 뿌려 숙성시킨 다음 유기농 고춧가루를 뿌려 만든 웰빙식품이 어리굴젓이다. 어리굴젓은 젓갈이지만 짜지 않고 오히려 얼얼하고 매콤해 추운 계절에 제격이다. 어리굴젓이라는 이름도 ‘얼얼하다’의 사투리인 ‘어리어리하다’에서 나왔다. 밥 도둑놈 따로 없다. 굴을 발효시킨 어리굴젓만 있으면 밥 한 그릇 비우는 건 금방이다. 어리굴젓은 쌀밥에 부족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쌀밥과 찰떡궁합을 이루는 음식이다. 안면도로 들어가는 길목인 서산AㆍB지구방조제 사이에 어리굴젓으로 유명한 간월도가 있다. 간월도 가기 바로 전에 만나는 홍성군 서부면 궁리의 당산목 소나무가 여행길을 즐겁게 한다. 수령 오래된 이 소나무는 잘생긴 분재를 닮았는데 간척사업 전까지만 해도 소나무 바로 밑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음력 정월에 풍어제를 지내던 당산목이다. A지구 방조제 중간쯤의 간월도는 서산시 부석면 천수만 안에 있던 섬이다. 천수만의 어업근거지였지만 섬의 대부분이 방조제에 편입되면서 갯마을의 탈을 벗고 육지와 연결되었다. 그래도 작은 어항, 줄지어 늘어선 횟집, 어리굴젓을 파는 가게, 넓은 갯벌이 옛 명성을 짐작케 한다
2007-11-18 12:42- 최치원 선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고즈넉한 봉오리 부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항구와 바다이다. 좀 더 세밀하게 말하면 해운대를 필두로 한 해수욕장과 우리나라 최고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하는 거대한 부두들이다. 국내 최대 항구도시인 부산항에는 언제나 비릿하면서도 상큼한 해풍이 넘실거린다. 전국 최대의 물류·항만 기능을 담당하는 부산항에서는 국내 수출 물량의 40%와 컨테이너 화물의 95%가 나간다. 만일 부산항이 그 기능을 정지한다면 한국은 일시에 대규모 경제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만큼 부산항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엄청나다. 이렇게 엄청난 부산항의 역동적인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그게 바로 용당동에 있는 ‘신선대’라는 곳이다. 사실 신선대는 우리나라 어느 곳을 가더라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지명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선이 놀다 갈 정도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그 경치가 너무 웅장하고 수려하여 감히 인간이 즐기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을 신선대라고 부른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부산에 있는 신선대도 그 유려한 경치를 따지자면 전국 어디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부산의 중심가에 있는 황령산에서 산등성이가 하나 뻗어…
2007-11-18 12:42한국과 일본은 다른 점도 있지만 비슷한 점도 많다. 한국은 일본보다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저출산 문제는 곧바로 교육 문제와도 관련이 깊다. 이와 관련하여 무엇보다도「남편은 밖에서 일하고, 아내는 가정을 지켜야 한다」라는 의식이 강하여, 아내에게 육아를 맡기고 있는 현상이 강하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과제가 된 시점에서, 일본은 아버지들의 육아 참가나 일하는 방법, 의식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05년도 출생수가 과거 최저인 약 106만 3천명이 되어, 인구감소가 시작되었다.이런 추세라면 2050년에는 인구가 1억까지 줄어 들고, 고령화율은 35.7%가 될 것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은 핵가족화나 도시화, 여성의 사회 진출이 진행되는 가운데, 부친의 육아 참가는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내각부가 작년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일본에서는「남편은 밖에서 일하고, 아내는 가정을 지켜야 한다」라고 하는 견해에 찬성하는 사람은 57.1%에 달해, 미국이 약 43%이나 스웨덴 약 9%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6세 미만의 아이가 있는 여성이 하루에 육아·가사에 투자하는 시간이, 7
2007-11-17 11:01- 부산의 내륙을 찾아서 부산을 생각할 때 가장 흔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항구 도시라는 것이다. 국내 1위의 항구인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답게 어딜 가나 비릿하면서도 상큼한 해풍이 살랑거린다. 자갈이 깔린 곳이었다는 의미를 가진 “자갈치”시장은 수산물 유통 시장으로써 전국적인 규모를 자랑하며, 국내 수출 물량의 70%가 부산항을 통해 나갈 정도이니 물류, 항만의 기능으로선 전국 최고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부산에도 내륙의 향이 아스라이 번지는 곳이 있다. 그곳은 향나무와 하늘거리는 버드나무, 그리고 한적한 호수가 어우러져 있으며, 잉어회와 붕어회를 맛볼 수 있는, 부산 8경의 하나라는 오륜대라는 곳이다. 국내 아무 도시의 홈페이지를 방문해도 그 도시의 이름을 딴 8경이란 용어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속초 8경, 부산 8경, 단양 8경, 관동 8경, 대한 8경 등등. 대개의 경우 이런 용어들은 지방자치단체가 관광홍보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정한 것들이다. 부산 8경이란 용어도 이와 비슷한 의도에서 탄생한 것은 분명하다. 다만 부산에서는 예전부터 풍광이 빼어난 곳을 五臺라고 부르며 그 주변의 경치를 즐긴것만은 사실이다. 이른바 해운대, 몰운대, 태종대, 오륜
2007-11-16 15:08문화재는 국가에서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문화재보호법이 보호의 대상으로 정한 우리의 문화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문화재는 크게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기념물' '민속자료'로 분류한다. 유형문화재는 불국사 등의 건물처럼 형태가 있고, 무형문화재는 정선아리랑이나 북청사자놀이와 같이 예술적 가치가 크나 일정한 형태가 없는 것이다. 또 기념물은 고분·궁지 등의 사적지와 명승지·천연기념물이고, 민속자료는 성황당이나 구가옥과 같이 풍속 및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엿보게 하는 것들이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문화재도 있다. 가까이에 있어 자주 보지만 귀에 익지 않아 낯설게 느껴지는 등록문화재가 그렇다. 문화재 등록제도는 현재 소유자가 사용하고 있는 근대건축물을 보존 및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재로 등록하는 제도이다. 근대는 전통과 현대를 이으며 가교역할을 하는 중요한 시기라 우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 의해 근대문화유산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등록문화재는 개화기부터 한국전쟁 전후에 건설된 건조물로 우리나라의 근대사에 기념이 되거나 상징적 가치가 커 문화재보호법으로 보호하는 근대문화유산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2007-11-13 13:06예전에 제 남동생이 스타워즈 영화를 보면??? 남동생이라 전쟁영화만 좋아하냐?하면서 이상한 눈으로 남동생을 바라보던 적이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스타워즈 영화 광고를 보면 보고싶다.!!!는 생각만을 갖게 되었던 영화, 그래서 스타워즈 그 전편 2편을 봤고, 내용도 익숙한 스타워즈... 이번엔 스타워즈 영화의 현란한 광고때문에 여동생, 엄마의 권유로메가박스엘 가서 봤지요. 우리 어머니는 극장에서 쿨쿨 잠을 청하시고, 재미없다고 하시네요? 제 여동생은 지옥이 바로 이거구나...하구요. 저는 내용도 잘 보았지만, 서라운드, 돌비시스템, 양방향의 음향과 영화 화면과의 조화, 어쩌면 동영상 편집을 잘 했을까? 유심히 보았구요... 스타워즈 영화 줄거리는 이렇지요...용광로와도 같은 곳에서 천사 제다이(오비완)와 악마 제다이(아나킨)가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지옥의 묵시록이 떠올랐답니다. 우리도 일상의 생활속에 선하게 살면서 파드메와 자신의 아기를 구하고 자신의 왕성한 힘을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나킨처럼 악마가 될 수 있겠구나!!! 느꼈답니다. 아나킨은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파드메 의원을 잃지 않으려고, 다스의 하수인 노릇을 하지요, 그러면서 제다이
2007-11-10 20:09처음엔 뭘 볼까? 고민하다가, "아일랜드" 제목을 보고, 이 여름 "아일랜드"를 영화속으로 여행하면 좋겠지?하는 기대속으로, 줄거리도 모른채 영화를 보았지요. 정말 환상의 섬 "아일랜드", 저도 그 영화의 주인공이었다면, 복제인간들이 그토록 바라는 복권 당첨되길 바라는 심정으로 현실에서 벗어나 아일랜드에 가길 간절히 원했을지도 모르겠지요? 주인공들이 복제되었건, 아니건간에, 인간의 틀을 복사기에 카피하듯 했던 복제인간이라면, 인간의 대처방법, 감정, ...등도 고스란히 복제되었을 법한 스토리... 원본은 정확한 인간이겠지만, 복사본은 그래도 또렷한 인간들이 갖는 자신의 방어능력과 보존능력이 있어 문제해결도 잘 하는 당연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 복사본격인 복제인간이 원본격인 자신의 몸을 경찰관에 의해 죽인셈이지요? 돈많은 인간들은 자신과 똑같은 복제인간을 만들어 임신을 못하는 여성이라면, 아기를 낳는 역할의 복제인간, 결국 출산과 동시에 죽게되는 비운의 복제인간. 간이 나쁜 남성이라면, 장기기증 목적으로 간을 기증하게 한 이후 죽게 되는 비운의 복제인간. 심장, 콩팥...모두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지게 된 비운의 복제품과도 같은 인간... 그들의 친구들은 그
2007-11-09 09:08국토의 65%가 산림이니 우리나라는 산이 많은 나라다. 높은 곳에 오르면 첩첩이 산이고 도회지를 조금만 벗어나도 산을 만난다. 그 많은 산들이 사계절 옷을 갈아입으며 국토를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숲, 계곡, 휴양림, 호수 등 산은 우리네 생활과 밀접하다. 작거나 크거나, 낮거나 높거나 걸맞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큰 산들은 이름이 서너 개나 되다보니 동명이산(同名異山)이나 비슷한 이름을 가진 산이 많다. 그래도 생김새나 전해내려 오는 설화에 의미를 부여하면 저마다 특색이 있고 그럴듯한 사연이 있어 애착이 간다. 주변의 산에서 흔히 들어볼 수 없는 이름도 있다. 부모산이 그중 하나다. 부모산(父母山)은 다정함과 친근함이 묻어나는 부모(父母)와 엄숙함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산(山)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부모와 자식 간의 정과 효를 떠올리게 하는 산이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과 지동동의 경계에 부모산이 있다. 강서초등학교 뒤편의 부모산은 새털처럼 포근한 둥지를 만들어 놓고 찾는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한다. 등산로를 따라 부모산성을 한바퀴 돌아보면 잇속을 따지지 않는 부모의 내리사랑도 배운다. 경부고속도로의 청주나들목과 중부고속도로의 서청주나들목 사이에 있는 부
2007-11-08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