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산은 진천군 초평면과 증평군 증평읍·도안면의 경계에 있다. 천년고찰 영수사가 산자락에 있고, 세계 3대광천수의 하나인 초정약수가 가까워 높이에 비해 전국의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작아도 크고 높아 보이는 게 있다. 투타산의 높이는 해발 598m에 불과하지만 주위에 높은 산이 없어 이곳에서는 큰 산에 해당한다. 멀리서 보면 부처가 누워 있는 모습이라는데 범인의 눈으로는 구별하기 어렵다. 까까머리 훈련병들의 추억이 남아있는 증평읍 연탄리 주변의 부대가 두타산 자락에 있고, 두타산 줄기가 증평읍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타산을 증평의 산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두타산 정상이 진천군에 위치해 진천 두타산으로 불러야 마땅하다. 두타산에 관해 전해져 오는 얘기도 있다. 팽우가 단군 왕검의 지시로 이곳의 산천을 다스릴 때 산봉우리가 섬같이 보일만큼 큰 홍수가 나자 이 산꼭대기로 피신했다. 그때부터 머리 두(頭), 섬 타(陀)자를 따서 두타산이라고 불렀다. 생명에 도움을 줘 가리도(加利島)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진천군 초평면의 영수사가 등반을 시작하는 지점이지만 청주삼백리 회원들과 증평읍 미암리 자양부락에서 두타산을 오르기로 했다. '자양마
2007-12-21 10:52- 문화 볼모지, 부산 유일의 미술관 참 슬프게도 부산은 문화의 볼모지란 소리를 자주 듣는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부산에는 변변한 문화시설이 별로 없다. 상설 문화예술시설은 서울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하고, 각종 전시시설이나 미술관의 숫자도 보잘것없다. 인구 400만의 대도시라는 위상과는 걸맞지 않게 문화 예술과 관련된 시설은 없어도 너무 없다. 그저 화가 난다. 수도권 집중화의 한 슬픈 단면이라고 볼 수밖에....... 부산의 문화시설은 지난 1990년대 들어 각 지역별로 조금씩 만들어 지기 시작했을 뿐, 그전에는 동구 범일동에 있는 ‘부산시민회관’이 거의 유일했다. 당시 이 회관이 만들어졌을 때 그래도 순진한 부산사람들은 그게 어디냐며 감지덕지했다. 이 회관이 세워진지가 30년도 더 넘었으니, 각 지역구의 문화회관과 박물관, 시립미술관이 등장할 때까지 수 십 년 간 부산사람들은 기본적인 문화적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국제적인 공연단이나 미술품 전시회도 서울에서만 잠시 하고 갈 뿐, 제2의 도시라는 부산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니 부산의 문화 예술인들은 그저 서울로 서울로 갈 수 밖에. 그나마 90년도에 대연동의 부산문화회관이, 98
2007-12-19 20:09대부분의 고교가 수능 이후 마땅한 프로그램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학교수업은 제대로 아니되어 파행 그 자체다. 또 대부분의 인문계 고교는 학교의 모든 활동이 대입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수원의 사립 명문인 영복여고는 예외다. 고교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주고 있다. 어떻게? 관현악단 정기연주회를 통해 꿈을 심어주고 있다. 영복여고의 관현악단 제7회 정기연주회가 지난 12월 17일(월) 19:30 장안구민회관 한누리 아트홀에서 재학생과 학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열렸다. 이 자리에서 우리 귀에 익은 발트토이펠(E. Waldteufel)의 'The skaters' 관악합주, 비발디의 사계(四界) 중 '겨울' 등의 현악합주가 선보여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또 졸업생인 경희대 음대 재학생의 오보에 솔로, 한양대 음대 재학생의 첼로 솔로가 연주되었다. 110여 명에 해당하는 관현악단은 언제 연주 연습을 할까? "점심시간, 방과후 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연습을 하고 이런 무대를 마련한 재학생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이정윤 교장은 말이다. 그는 "영복여고는 단지 공부만 잘 하는 학생이 아니라 풍요로운 문화와 정신세계를 함께 품을 수 있는
2007-12-19 08:42임진왜란이 발발한 후 일본군과 조선군이 최초로 벌인 전투는 부산진성 전투였다. 당시 부산진성의 책임자는 정발장군이었으며, 일본군의 수장은 고니시 유키나가였다. 고니시는 18,700명의 병력과 700척의 병선으로 이루어진 제1군을 이끌고 1592년 4월 13일 부산포로 쳐들어 왔다. 당시 부산진성에는 채 1,000명이 되지 않는 병력이 있었으며, 민호은 겨우 300여 호에 불과했다. 누가 보더라도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었다. 그러나 정발 장군과 부산진의 주민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웠으며, 결국 모두 장렬히 전사하고 말았다. 부산진성을 함락한 일본군은 곧 바로 송상현이 부사로 있는 동래성으로 진출하였다. 당시 송상현공은 경상좌도의 병력과 합세하여 일본군과 싸울 계획이었는데, 한심하게도 경상좌도 병사 이각과 경상좌수사 박홍은 왜군의 위세에 지레 겁을 먹고 도망가고 말았다. 그래서 동래성은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적의 대군을 맞아 격전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15일 간 상호간에 피를 말리는 격전이 벌어졌고, 마침내 송상현공을 위시한 대다수의 성민들이 전사한 가운데 일본군은 동래성을 함락하고야 말았다. 이후 일본군은 승승장구하면서 서울과 평양까지 단숨에 점령했으며 조선
2007-12-16 14:20친목회가 많다. 학교의 교직원 친목회,함께 근무했던 학교 선생님들과의 모임, 전문직 동기 모임, 교감 연수 동기 모임, 초등학교 동창회, 고교와 대학 동기 모임 등. 사교성이 많은 사람은 친목회비 지출도 많다. 이런 모임에는 으례 회장이 있고 총무가 있다. 회장은 얼굴 마담 역할을 하고 실제 살림살이는 총무가 한다. 어찌보면 총무의 실권이 막강하다. 회원들 뒷바라지하면서 재정을 주무르니 그럴만도 하다. 회장을 보필하여 알뜰이 살림살이 하고 회원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모임을 활성화하는 유능한 총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총무도 있다. 봉사직이라는 본분을 망각하고 마치 무슨 벼슬이라도 얻은 듯 권한을 마구 휘두른다. 회원들 입장에서 보면 꼴 같지 않게 보이는 것이다. 리포터가 겪은 친목회 꼴불견 총무 몇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친목회비를 물쓰듯 하는 총무. 이런 총무는 씀씀이가 크다. 월급에서 떼는 회비도 팍팍 떼고 회식도 화려하다. 회원들에게 인심을 팍팍 쓴다. 음식의 비싼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2차 노래방에, 귀가길 택시비까지 돈 지출이 자유롭다. 회원들은 흥청망청 즐길 때는 좋아하지만 뒷맛이 좋지 않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저 사
2007-12-14 15:44‘니 시장에 가서 팥 좀 사온나.’ ‘팥이 뭔데요?’ ‘이 빵에 들어가는 앙코가 바로 팥 아이가. 시장에 가서 100원어치만 사오너라.’ ‘그냥 시장에 가서 파를 달라고 하면 되지예?’ ‘하모. 시장통에 가서 팥을 파는 아줌마한테서 사면 된다.’ '알았어예.‘ 아이는 풀빵 파는 아줌마한테서 100원을 받아 들고 포장마차를 나섰다. 그리고 의문점을 가지면서 시장으로 향했다. ‘풀빵 안에 앙코가 들어가야 되는데, 왜 파를 넣지? 이상하다. 파가 앙코로 변한단 말이가.’ 아이는 그런 의문점을 가지면서 시장에 갔다. 그리고는 파와 감자, 양파를 파는 아줌마에게 가서 굵은 대파 100원어치를 사게 된다. 가슴 한 구석에는 풀빵 아줌마가 시킨 심부름을 해냈다는 자부심을 가득 안고서.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아이는 아줌마에게 자랑스레 대파를 내밀었다. 대파는 꽤나 묵직했다. 아이의 얼굴에는 이렇게 묵직한 파를 사왔으니 심부름 값으로 풀빵 하나 달라는 요구가 순진하게 묻어 있었다. 그런데 아이를 본 아줌마는 곤혹스러운 미소를 짓고만 있었다. 그러면서 종내에는 굵고 투박한 웃음을 풀풀 날리면서 이야기했다. ‘아이고, 야야. 팥을 사오라고 했지 누가 파를 사오라고 했나?’ ‘
2007-12-12 11:47지난 8일 충북 숲해설가협회 회원들과 청주의 옛길인 상봉재를 답사하기 위해 명암지 주차장으로 갔다. 1921년에 농업용수를 저장할 목적으로 만든 명암지는 바로 밑까지 아파트가 들어서 지금은 호수공원이 되었다. 그 당시 의도했던 일은 아니겠지만 개발을 앞세우는 사회에서 이만큼이나마 녹지공간을 만들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물가에 우뚝 서 있는 명암타워 뒤로 상봉재의 초입인 풍주사와 명암지에서 산성을 연결하는 터널공사 현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명암타워에 예식장이 있어 제방도로는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물 위에 떠있는 오리들은 이리저리 먹이를 찾아다니며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송태호 청주삼백리 대표가 답사에 나설 상봉재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했다. 청주 주변의 옛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고개가 상봉재다. 상당산성과 낭성지역을 연결하고 있는 이곳은 십여 리가 넘는 험준한 산악지형이다. 명암타워 뒤 동부우회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 풍주사 입구로 갔다. 시멘트 길을 따라 풍주사로 오르다 보면 오른쪽으로 상봉재 가는 산길이 나타난다. 상봉재 가는 길의 초입은 가파르다. 1년 전 이 길을 답사하며 숲 속에 들어있는 묘지를 걱정했는데 그사이 깔끔하게 정리해 보기가 좋다. 명
2007-12-12 09:14- 서평 을 읽고 헤롯왕을 유혹하여 세례 요한을 죽게 한 살로메는 성경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는다고? 이게 사실일까? 사실이다. 이 말이 의심스러운 사람은 지금 당장 신약성서의 마가복음편을 자세히 읽어보라.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 중의 하나는 살로메라는 팜프파탈이 유대 왕 헤롯 앞에서 밸리 댄스를 추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댄스에 넘어간 헤롯왕이 살로메에게 소원을 말하라고 하자 그녀가 요한의 머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상식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성경에서 요한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는 마가복음과 마태복음에 나오는데, 이 두 곳에서 살로메라는 이름은 결코 나오지 않는다. 단지 헤롯의 아내인 ‘헤로디아의 딸’이 왕과 관리들 앞에서 춤을 추었다고만 나올 뿐이다. 결국 살로메라는 이름은 후대의 예술가들에 의해 창조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에는 이처럼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들이 실상은 오류와 착각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독일의 두 지성인인 괴츠 트랭클러와 발터 크래머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상식들의 오류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상식들은 서양, 그중에서도 유럽 사회에 널리 퍼진 상식들이다.…
2007-12-10 22:03길게 옆으로 누운 잡목에 걸터앉아 봉암사와 구왕봉의 역사를 생각해본다. 심충의 권유로 봉암사의 위치를 산 아래에 정한 지증대사가 큰 못을 메우면서 도력으로 못에 살고 있던 용을 쫓은 곳이 구왕봉이다. 구왕봉을 날개봉으로 부르는 봉암사에서 해마다 소금단지를 묻어 기를 눌러준다. 알록달록 단풍 색깔이 고와 가을 정취가 아름답다고 소문난 곳이 지름티재다. 그런데 봉암사에서 세운 안내문은 가은읍 방향의 고갯길만 막은 것이 아니다. 지름티재 정상에서 희양산으로의 산행도 거부한다. 수행을 위해서라니 경북 가은읍의 봉암사 방향에서 구왕봉이나 희양산으로 산행하는 것은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남북도 50년이 넘게 막혔던 분단의 벽을 뚫어 마음대로 금강산과 개성을 여행하는 마당에 은티마을에서 올라온 등산객들까지 희양산 정상을 밟아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가로막고 있는 가느다란 줄 앞에서 고민을 하다 희양산 방향으로 발길을 옮겼다. 대부분의 산들이 그렇듯 희양산은 경북 문경시 가은읍과 충북 괴산군 연풍면의 도계에 있다. 해발 998m로 높이에 걸맞게 아름다움도 갖추고 있다. 백두대간의 산이라 등산인들이 즐겨 찾는 희양산은 정상이 경북에 속해 있고 화강암으로 이
2007-12-10 14:33휴일이면 충북 괴산군 연풍면 은티마을 입구 주차장에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삼사십 대씩 들어찬다. 산골의 오지마을에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화양동, 선유동, 쌍곡계곡과 대야산, 도명산, 중대봉 등을 품고 있어 산수가 수려한 괴산군에는 산세가 아름다워 사랑받는 명산이 많다. 은티마을은 백두대간의 길목인데다 ‘괴산 35명산’ 중 마분봉, 악휘봉, 시루봉, 구왕봉, 희양산으로의 산행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은티마을에서 등반을 시작하는 구왕봉(898m)과 희양산(998m)은 가까이에서 마주보고 있어 한번에 등반을 해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 11월 24일 은티마을로 차를 몰았다. 주차장에서 마을유래비와 마을 입구의 주막집을 지나면 산행안내판이 서있다. 멀리 지름티재를 사이에 두고 왼쪽의 희양산과 오른쪽의 구왕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밭 사이로 난 넓은 길을 따라가면 한참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농경지가 이어지고 그 끝에서 가까운 거리에 ‘백두대간 희양산’을 알리는 표석과 이정표가 서있다. 하나의 산만 등반하려면 지름티재까지 올라가 등반할 산을 선택하는 게 좋지만 두 곳 모두 등반하기 위해 오른쪽 호리골재 방향으로 향했다. 숲속을…
2007-12-10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