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축축 처지는 날씨, 미지근한 선풍기 바람 앞에서 아이들이 교복 단추를 풀어헤치고 책상에 엎드려 자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아직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지도 않았는데도 아이들은 소금에 절인 배춧잎마냥 늘어진다. 딱딱한 교실, 이곳은 이 나라 청소년들의 사춘기가 묻혀 있는 곳이다.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부터 소름처럼 여드름이 송송 나는 고교시절까지 남자 아이들은 주체할 수 없는 기운을 교실과 먼지 폴폴 나는 작은 운동장에서 보낸다. 여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초등학교 5, 6학년이면 가슴은 봉긋하게 올라온다. 중고 시절을 보내면서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성숙한 몸, 아직 덜 성숙된 마음, 그 속에서 아이들은 우정을 쌓고, 이성에 또는 사랑에 눈을 뜨기도 한다. 때론 또래 친구들과 관계에서 갈등을 겪기도 하고 여러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호기심 천국, 고민의 천국, 웬 천국타령 하겠지만 이게 아이들의 모습이다. 아이들은 사소한 것에 행복해 하기도 하고 우울해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시시때때로 부딪히는 문제에 고민을 한다. 그러한 고민을 친구에게, 부모에게, 때론 선생님에게 털어놓고 상담을 하기도 한다. 그러
2008-06-21 16:16"해와 달과 별은 하늘의 문장이고, 산과 내와 풀과 나무는 땅의 문장이며 시와 서와 예와 악은 사람의 문장이다. 하늘의 문장은 기운으로 짓고, 땅의 문장은 형상으로 짓지만 사람의 문장은 올바른 길로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사람의 문장은 도(道)를 싣는 그릇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인문(人文)이다. "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목마름에 늘 책을 향한 향수와 그리움을 안고 살며 차오르지 못하는 메마른 나의 글샘에 좌절하면서도 차마 포기하지 못하고 다시금 자판 앞에 앉기를 거듭하는 병을 나을 길은 진정으로 없는 것일까? 눈만 뜨면 천지에 가득한 하늘의 문장과 땅의 문장을 보면서도 그것을 그려낼 내 마음의 문장은 어디에 있는지 마음을 헤집고 다니는 일상의 목마름과 한숨. 그러면서도 다시 돌아와 펜을 들고 돋보기를 끼고 책을 찾아 문장을 찾아 날마다 미로를 헤매며 문장의 도를 구하는 중생인 나의 모습. 그런 미로 찾기에서 한 줄기 서광으로 나를 끌어당긴 책은 바로 우리의 옛 조상의 숨결을 살려서 책으로 선보인 였다. 모두 255개의 목차만으로도 글쓰기의 정형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특히 사람의 문장은 올바른 길로 이루어지며 도를 싣는 그릇이라는 대목에서는 쇠망치로
2008-06-20 18:54아내의 간곡한 권유를 뿌리칠 수 없어 청석교회의 양성산 등반을 겸한 야외집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6월 15일, 행사 장소였던 청소년수련관에서 얼굴을 보고 싶다는 전도사님과 목사님을 만나 인사를 했다. 보물을 찾아 노인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식전 행사도 구경했다. 아내와 친분이 두터운 교우들과 함께 2부 행사로 진행된 양성산을 등반했다. 대청댐과 문의문화재단지를 바라보고 있는 해발 378m의 양성산은 충북 청원군 문의면 미천리에 있다. 백제시대에는 일모산(一牟山), 신라시대에는 연산(燕山)으로 불릴 만큼 역사와 전설도 많이 간직하고 있다. 또 자연경관이 빼어난 명산이기도 하고 옆에 역사교육장인 문의문화재단지가 있어 휴일에는 사람들로 붐빈다. 충북도청 홈페이지 관광명소(http://www.cbtour.net/content_kor/mn20/mn20_01.jsp)에 양성산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정상이 해발 378m로 높지 않은데, 능선에만 올라서도 대청호와 주변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인 378고지의 우측에 있는 양성산은 신라 때 승려 화은이 승병을 길렀던 곳이라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하는데, 산중턱에는 우물터와 산성 터가 남아 있다. 산행거리가 짧아 시간이
2008-06-18 22:53사랑하는 아들아, 계절은 벌써 여름을 향해 달리는구나. 비좁은 하숙방에서 마음대로 욕조에 몸을 담그지도 못하며 서울 생활에 길들여져 가는 네 모습을 생각하니 어미는 아픈 마음이 앞서는구나. 이렇게라도 너를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독서 편지라도 쓰면 어미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 이 글을 쓰노라. 이제는 글씨 쓰는 일이 버겁고 눈도 침침해서 책을 보는 일도 쉽지 않지만 내가 읽은 감동이 너에게까지 전해진다고 생각하니, 편지를 쓰는 동안만이라도 내 마음의 끈이 네게 닿을 것이라는 위안이 되는구나. 오늘은 지난 2월에 일독을 마친 를 다시 읽어 보는 중이란다. 처음 읽던 때의 감동을 되살려보며 새롭게 와닿는 글귀를 메모하다보니 숨겨진 행간이 보여서 참 행복했단다. 요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생각'이 절실한 시대가 도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생각의 국제화'가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 설득과 소통을 위한 전제는 '생각의 힘'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지. 어떻게 하면 생각이 깊은 삶을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읽은 책이란다. 내 마음 속에서 가장 귀엽던 아이 시절의 모습으로 떠오르는 네 모습이 점점 자라서 이제는 어엿한 성인으로 자리잡고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멋진 청
2008-06-18 11:18- 세계 최초의 정크아트 갤러리를 가다 기이하다. 그리고 신기하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철덩어리로 어떻게 예술작품을 다 만들 발상을 했을까? 빈 LPG통, 내다 버린 숟가락, 망가진 자전거 바퀴, 경운기 부속품이 변증법적으로 결합되어 탄생된 금속조각품들. 가섭산 중턱의 고즈넉한 언덕 위 숲속에 자리 잡은 금속 동물들. 멀리서 보니 영락없는 생물이다. 가까이서 보니 온갖 잡동사니들의 결합체다. 정크아트라고 한다. 정크는 우리말로 쓰레기, 폐품, 버린 것 등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쓰다가 버린 물건들이다. 이걸 수집해서 깍고, 조이고, 다듬어서 환경친화적인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그 발상이 독특하고, 그 노력이 장하고, 그 열성이 고맙다. 충청북도 음성군 음성읍 용소리의 가섭산 중턱에 자리 잡은 정크아트 갤러리. 이곳에 가면 아래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의 예술가를 만날 수 있다. 오대호 관장. 그는 우리나라 정크아트의 창시자로서 사비를 들여 가섭산 중턱에 정크아트 갤러리란 희한한 볼거리를 만들어 냈다. 원래 기계가 전공이라는 그. 작은 회사를 운영하다가 고철을 활용한 아트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그는 전국 각지에 정크아트를 선보이고 있는 금속조각가이자…
2008-06-18 10:16-계양도서관, 노인대상 프로그램 운영- 인천계양도서관(관장 김일환)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시대에 노인들의 사회 적응력을 향상시켜 노년기를 효율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나이 듦의 즐거움을 위한 55 · 88 희망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노인들의 평생교육 분야를 전문교육 영역과 신체·정신교육 영역 두 개로 나누어 매주 2회 월요일과 금요일에 실시하는데. 전문교육 영역은 매주 금요일 외국어 교육과 정보화 교육을 선정하여 알파벳 발음을 익혀 단어 읽기, 컴퓨터의 기본지식, 인터넷 접속, 이메일 주고받기, 인터넷 댓글달기, 블로그에 자신의 생각 올리기, 온라인 서명운동 참여하기 등이 운영된다. 또 매주 월요일은 신체ㆍ정신교육 영역으로 트로트, 최신가요 등의 노래와 율동을 배우는 기회를 통해 어르신들의 여가 시간을 건전하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함으로써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을 영위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한편 이 프로그램 종료후에는 수료생을 중심으로 실버봉사 동아리를 조직하여 복지관이나 병원 등에서의 공연이나 교육지원 봉사활동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하여 어르신들의 여가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사용하여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
2008-06-17 13:54인근지역 사람들에게 식수를 제공해 생명의 호수로 불리는 대청호! 백제를 번영시킨 24대 동성왕이 성을 많이 쌓았던 동쪽이 이곳의 옛 금강줄기이다. 청주삼백리와 대전 옛생돌 회원들이 백골산성을 답사하기 위해 충암 김정선생 유적지 앞에서 만났다. 유적지 앞 묘골은 문인석 모양의 장승이 마을 입구에서 맞이한다. 빨간 열매가 잔뜩 매달린 보리수나무의 주인 할머니는 실컷 맛을 보고 가란다. 백골산 등산로 안내판을 찾지 못해 처음부터 가파른 산길로 개척 산행을 시작했다. 전날 먹은 술을 땀으로 내보내고 오랜만에 체력훈련도 하니 지도를 보고 능선의 목적지를 찾아가는 답사에 가끔은 재미를 느낀다. 하지만 녹음이 우거진 여름철이라 산성은 찾아볼 수 없고 백골산 정상에서 안내판이 맞이한다. 키가 큰 잡목들이 정상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바로 앞에 펼쳐지는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경도 그림의 떡이다. 〈이 산성은 해발 340m의 백골산 봉우리에 테뫼식으로 쌓은 석축산성이다. 성벽은 평평한 산봉우리의 가장자리를 따라 쌓았고, 성 둘레는 약 400m이다. 이 산성은 대전 계족산성과 옥천 관산성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어 군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대전 동
2008-06-16 11:45- 천년의 세월과 함께 한 민초의 다리 다리, 그것은 그리움이다. 또한 만남과 별리의 앙상블이다. 다리 위에선 희미한 옛 사랑의 추억이 묻어나고, 다리 위에선 희망과 애증이 되새김질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리를 찾아 넓은 바다나 강을 쳐다보며 그리움에 목말라한다. 강과 바다를 건너기 위한 문명의 이기로 시작된 다리이지만, 그 다리에 인간의 감정이 실려서 이제는 하나의 시가 되고 하나의 감동이 되었다. 우리에게 ‘올드 랭 사인’이란 곡과 함께 찾아 온 영화 ‘애수(원제 워털루 브리지)’를 기억하는가. 전쟁의 와중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두 연인의 애틋함을 보며 눈물을 흘렸던 그 순수의 시대를 기억하는가. 두 사람의 만남과 이별이 이루어진 곳은 바로 템즈강을 흐르던 다리 위였다. 또한 영화 ‘퐁네프의 다리’를 기억하는가. 다리 위와 밑의 인간 군상을 교묘하게 결합시키면서 연인 간의 애증을 치밀하게 표현한 퐁네프의 다리. 다리 위에서 불꽃쇼가 화려하게 펼쳐지는 광경을 보며 희열에 떠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그 얼마나 이중적이었던가. 무려 천년의 세월을 버틴 다리라고 한다. 현대 공학이 총 집결된 현수교나 사장교가 아닌돌 하나만으로 만든 다리가 무려 천 년 동안 같은 장소
2008-06-16 00:16'나는 새도 쉬어 넘는다'는 험준한 고개가 문경새재로 불리는 조령(鳥嶺)이다. 왕건 촬영장을 지나면서 만나는 조령1관문부터 조령산 자연휴양림 못미처 고갯마루에 있는 조령3관문까지의 고갯길을 높은 산들이 이어지며 첩첩산중을 만든다. 문경 방향에서 볼 때 조령의 왼쪽에 있는 조령산(해발 1,025m)은 백두대간의 산으로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의 경계를 이룬다. 하지만 조령 가까운 곳에 깃대봉과 신선암봉이 있어 '조령을 품에 안은 산'으로 보기 어렵다. 조령산 산행은 능선이 연결된 이화령휴게소(523m)에서 시작해 서북쪽 절골로 하산하거나 3관문까지 종주하는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차량이 있는 곳으로 원점회귀를 하려면 신풍리 절골에서 산행을 시작해 신선암봉까지 등반하는 것도 좋다. 조령산 정상에서 서쪽 방향의 능선 아래에 있는 마을이 절골이다. 연풍면 소재지에서 구도로를 타고 수안보방향으로 가다보면 조령민속공예촌을 막 지나는 곳에 신풍교라는 작은 다리가 있다. 다리를 건너 오른편의 소로 길로 계속 직진하면 산행의 들머리인 절골이 나타난다. 수련원 옆으로 난 임도를 따라가다 보면 조령산 정상과 촛대바위로 가는 갈림길이다. 오른편 촛대바위 방향으로 접어들면 숲길이
2008-06-10 14:16금강 발원지 장수 뜬봉샘 전북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의 신무산(897m) 8부능선에 자리한 뜬봉샘이 금강의 발원지다. 뜬봉샘은 용담호와 용담댐, 금강하구둑 등을 지나며 약 400km를 흐르다 서해바다 하구로 빠져나간다. 뜬봉샘의 이성계의 건국신화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곳이다. 이곳은 이성계가 왕이 되기전 기도하던 곳으로 조선 건국의 계시를 받아 큰 봉황이 날아 올랐다하여 '뜬봉샘'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후 이성계는 단 옆에다 상이암을 짓고, 옹달샘물로 제수를 만들어서 천제를 모셨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신무산에서 봉화를 올리며 이 고장의 재앙을 막고 풍년을 기원하기 위하여 산의 군데군데에 뜸을 떳다고 해서 뜬봉샘이라 부른다고 한다. 샘주변은 돌로 원을 그리며 쌓아 놓았으며, 그 아래에 흐르는 샘물을 받아 마실 수 있게 해놓았다. 돌로 만들어진 긴 수로를 따라 아래로 흘러간다. 뜬봉샘에서 신무산 정상까지는 2km로 등산로를 따라 40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뜬봉샘이 흘러내려가 금강의 첫 실개천을 이루는 곳이 강태등골이다. 뜬봉샘 물줄기가 강태등을 지나며 강태등골이란 실개천이 형성되었다. 원수분천은 강태등골을 시작으로 1.5km를 흘러 수분천으로 이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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