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수행평가 결과물을 제출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어 그들을 교무실로 부른다. 선생님과 상담을 마친 대개의 학생들은 "선생님, 수고하십시오."라고 정중하게 인사를 한 뒤 교무실을 나간다. 아마도 수행평가를 뒤늦게 제출해서 죄송하다는 심정을 그런 인사말로 표현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런 인사말은 차라리 안 하니만 못하다. '수고'란 원래 받을 '수(受)' 쓸 '고(苦)' 자를 쓰는 불교 용어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만 쓸 수 있는 인사말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이 사전에 명시적으로 설명되어 있진 않지만 관습적으로 통용되는 예절이다. 선생님들도 힘든 행사를 마치고 "교감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결례가 된다. 그냥 "감사합니다." 정도면 충분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뭐든지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인사도 이와 마찬가지여서 지나치게 예의를 차린다고 아무한테나 '수고'하라는 말은 삼가야 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수고하십시오."란 말과 함께 남발되는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죄송합니다."란 말이다. 직업이 남을 가르치는 교사이다 보니 학생들에게 매번 좋은 말만 할 수가 없어 가끔은 어쩔 수 없이 야단치기도 한다. 해당…
2006-05-09 08:53방금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검게 물든 아침입니다. 맑게 갠 봄하늘을 바라보면서 웃음 지으며 등교하는 날이면 더욱 좋으련만 만사가 그렇듯이 생각과 달리 오늘은 궂은 날씨를 접하며 하루를 시작하게 되네요. 전 최근에는 나이 탓인지 연속극을 자주 보게 됩니다. 얼마 전에 끝난 주말연속극 ‘인생이여, 고마워요’를 처음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보았습니다. 총각인 한 젊은 의사와 대학시절 애인이었던 두 아들을 둔 암환자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다시 시작되는 사랑을 그린 것이지만 저는 의사와 환자라는 관계 속에서 의사의 진단, 살려보겠다는 집념과 의지, 사랑, 연구, 헌신, 노력, 치료, 건강회복이라는 결실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의사는 간염, 감암으로 악화되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희생하면서 암환자를 살리기 위해 밤낮으로 연구실에서 의학서적을 보는가 하면, 동료의사와 의논하기도 하고, 남편의 오해를 무릅쓰고 설득시키며 수술에 임하게 하는가 하면, 동료의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혼신의 힘으로 수술을 끝내고는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사로서의 고귀한 정신과 사명을 위한 헌신적 삶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 결과 자신은 결국 간암으로 죽게 되지
2006-05-09 08:52
우리의 교육계, 연일 황사 때문에 몰골이 말이 아니다. 여기서 황사란 교육의 근본과 현장을 모르는 국가 지도자와 정치권, 그리고 교육부를 지칭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열우당의 교장선출제와 교감직 폐지가 알려지자 교육계는 이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기만 하다.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자연은 황사로 며칠간을 뒤덮다가도 다시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여 주고 위로도 하여 주건만 어째 우리나라 위정자들은 교육경시, 교육홀대, 교육 깔아뭉개기 등에 연일 앞장 서고 있는지…. 황사의 미세먼지는 마스크를 착용해도 호흡기에 들어와 해롭다고 하던데…. 교육에 잘못 뿌려진 황사는 온 국민의 정신건강을 크게 해치고 결국엔 국가를 나락의 늪으로 빠지게 한다는 것, 그들은 알고나 있을까? 하늘은 저렇게 눈이 부시도록 푸르기만 한데…. 교육에도 황사가 좀 사라졌으면….
2006-05-09 08:47한국사회는 학력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우리 부모님들은 못 먹고 못 입으면서도 논 밭 팔아가며 자식들 교육에 최선을 다하였다. 외지에 유학하고 있는 아들이게 아버지가 다짐을 한다. "이놈아, 다음에도 꼴등 하면 부자지간을 끊자." 그러곤 한달 후에 아들은 시험을 쳤다. "요번엔 잘 봤냐?" 아버지의 물음이었다. 자식을 잘 키워보겠다는 아버지의 애틋한 심정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반대로 자기도 똑같은 시절을 겪었을 텐데 도무지 아들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도 많다. 대문에 적의가 생기고 충돌이 벌어진다. 둘의 진정한 화해는 아들이 아버지가 된 뒤에야 이뤄질 것이다. 한 세대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세상 어려운 줄 모르고 흥청망청 돈을 써대던 서울의 대학생 아들에게 사람 만들어 보겠다며 시골 아버지가 꼬박꼬박 부치던 용돈을 끊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바로 전보를 쳤다. "당신 아들, 굶어 죽음." 아버지의 답신은 "그래, 굶어 죽어라." 그래서 분노한 아들은 아버지와 인연을 끊기로 작정하고 연락도 끊었다. 그후 복수심에 불탄 아들은 이를 악물고 일을 열심히 했다. 세월이 흘러 결혼하고 자식을 낳은 아들은 그해 추석 고향 집을
2006-05-08 17:56계절의 여왕 5월의 첫 목요일 화창한 봄날 오후 네 시쯤 되었을 때 교장 선생님께서 저를 찾으셨습니다. 교장실에 갔더니 자리에 정성껏 손수 만든 딸기쥬스와 토마토, 참외, 수박 등이 과일그릇에 예쁘게 담겨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았더니 전날 긴장으로 인해 코피가 계속 나 시험을 칠 수 없는 상태지만 응급조치를 해 양호실에서 시험을 무사히 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것이 고마워 가져왔다고 하네요. 며칠 전 양호실에서 시험을 치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그 학생은 손수건으로 흐르는 피를 막으며 안쓰러울 정도로 힘들게 시험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대비해 병원에 응급치료를 할 수 있도록 긴급요청을 한 상태에서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뒤에 안 일입니다만 연락을 받은 어머니께서는 학교 밖 담에서 교실을 향해 시험 끝날 때까지 시험 잘 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하고 있더라는 겁니다. 그 딸에 그 어머니였습니다. 3학년 4반 엄지혜 학생은 자기 반에서 1등을 하는데 위급한 상황인데도 병원에 가서 응급치료를 받는 것을 마다한 채 시험을 치려고 고집하였습니다. 지혜 학생의 집념과 의지는 대단했습니다. 그러니 공부를 잘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2006-05-08 16:21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월 5일 나는 두 가지 때문에 흐뭇해했다. 전날 체육대회를 하는 바람에 어린이날에야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사러 아내와 청주 용암동에 있는 농협물류센터를 찾았다. 학부모님들이 사온 물건을 나눠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마다 서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달라고 아우성쳐 담임의 입장이 난처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은 같은 것이더라도 색깔까지 같아야 하는데 문구코너에서 마음에 드는 연필세트를 고르고 보니 두 반의 명수에서 몇 개가 모자랐다. 그때 옆에 있던 종업원이 두 반 어린이들의 명수에 맞게 색깔을 맞춰줬다. 또 50개가 넘는 물건을 포장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계산대에 가서 임시 계산을 하면 우리가 쇼핑을 하는 사이에 자기가 포장을 해놓겠다는 얘기도 했다. 쇼핑을 끝내고 안내대로 물건을 찾으러 갔더니 선물을 넣을 수 있는 쇼핑백이 없는 것을 걱정하며 손수 빈 박스가 있는 곳으로 물건을 들고 가 테이프로 손잡이까지 만들어 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그 덕에 우리는 예쁘게 포장된 선물을 기다리지 않고 찾으며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마워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그러자 당연히 자기가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손
2006-05-08 16:20
서산경찰서 김기용 서장이 5월 8일,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미래'란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김기용 서장은 '시민들과 함께 하는 경찰, 꿈을 이루는 청소년'을 강조한 뒤 '목표를 정하여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꿈은 이루어진다.'며 학창시절을 보람 있게 보낼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특강을 경청하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2006-05-08 16:18아침마다 아이들과 함께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나는 늘 안타까움을 느끼곤 한다. 요즘 학생들의 무분별한 낭비벽 때문이다. 여기저기 버려진 고급 화장지며 일회용 비누와 샴푸, 린스 등등. 어려운 시대를 살아 온 내 눈엔 그 모든 것이 아깝게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빌려본 영화 한 편이 생각난다. 영화배우 이경영이 형사로 나오고 손현주가 억울한 범인으로 몰려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블랙코미디였다. 이경영 왈, "네가 죽였지?" 손현주 왈, "전 억울해요. 그건 모함이에요. 모함이라구요." 이 말을 듣자 이경영이 갑자기 대형 국어사전을 펼친다. "모함? '모함'이라 어디 보자. 어, 여기 있구만 '모함' 명사. 항공모함의 준말로 항공기를 싣고 다니면서 뜨고 내리게 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큰 군함. 어쩌고저쩌고......." 손현주 : ????? 아직도 우리나라엔 신용불량자가 수백만 명이라고 한다. 영화에서 '모함'의 뜻을 착각하고 있듯 우리도 지금 '분수'란 단어의 뜻을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되새겨볼 일이다. 우리들이 사전에 나와 있는 '분수'란 단어의 뜻만 제대로 알고있어도 오늘날과 같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은 생겨나지 않
2006-05-08 09:50매서운 겨울이 다녀간 새봄이 활짝 웃고 있다. 순백으로 넘실대던 벚꽃 잔치와 함께 개나리와 진달래의 환한 미소가 때묻은 세상을 원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가슴 시린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자연은 언제나 그렇듯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의 손길을 내민다. 간밤에 내린 꿀맛 같은 봄비 탓인지 움막으로 오르는 길은 이제 막 다져놓은 밀가루 반죽처럼 끈적거렸다. 신발에 척척 달라붙는 진흙과 함께 몇 걸음 더 올라가자 터진 구름 사이로 환한 햇살이 머무르고 있는 움막이 시야에 들어왔다. 유범수씨가 이곳 선산으로 들어온 지도 벌써 5년째로 접어든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시묘살이를 자청한 것이다. 범수씨가 상복을 입고 산중에서 기거하기 시작하자 마을 사람들은 물론 주변 가족들마저 설마 삼년을 채우겠느냐며 반신반의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한다. 그런 범수씨가 지난해 어머니 탈상을 마치고 이번에는 아버지를 위한 시묘살이에 나선 것이다. 상주를 찾는 소리를 듣고 범수씨가 얇은 비닐로 만든 움막문을 밀치고 나왔다.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도 소년처럼 맑은 눈을 지닌 범수씨가 반갑게 방문객을 맞았다.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추위가 기승을 부
2006-05-08 08:24우리학교는 개교기념일이 토요일이라 보기드문 황금과 같은 연휴를 맞이했습니다. 그 동안 수업이 너무 힘들고 야자가 힘들고 학교생활이 힘들어 에너지를 충전하고픈 마음으로편히 쉬었으면 하고 기대했을 텐데 기대만큼 충분히 휴식을 취했으며 유익되게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나름대로 유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사를 한 집에 가서 축하도 해주고 수술 후 회복을 기다리는 분을 찾아가 위로해 주기도 했답니다. 오늘은 사명을 위한 삶을 사시는 원로 선생님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어떤 선생님은 작년에 학교일로 인해 병을 얻어 중간에 부장을 그만 두겠다고 몇 번이나 말씀을 하셨는데, 막상 새학년도가 되어서는 사명감을 저버릴 수 없어 자진해서 부장을 맡아 밤 12시까지, 이른 아침부터 학생들과 그리고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하시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또 어떤 원로 선생님은 간접적으로 들었지만 나이 많아 담임을 맡기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담임을 맡게 되니 참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아침, 저녁 자율학습시간에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계시는 것을 보면서 어떤 때는 한참이나 교실을 쳐다보기도 했습니다. 얼굴을 마주치면서 눈인사라도 하려고 했지만 끝까지 책만 보고 계시더군요. 또 어떤 원
2006-05-08 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