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는 휴대폰을 빼앗는 담임교사를 처벌해 달라며 경찰지구대를 찾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충북 청주에서는 학부모에게 교사가 무릎을 꿇은 사건이며, 교사가 수업시간에 엉뚱한 짓을 하는 아이를 나무라다 폭행을 당하는 일이 연이어 발생해 교권시비에 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는 역으로 교사가 체벌수위를 넘어 심하게 학생을 폭행하거나 또한 제자를 성폭행하고 흉기난동까지 저지르고도 교단복귀를 잠시 숨죽이며 기다리는 등 학교비리와 폭력을 둘러싼 솜방망이 징계로 교직사회를 보는 눈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며칠전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애을 만나러 교실을 찾은 적이 있다. 복도끝으로 조심스럽게 걷다 고개를 돌려 교실쪽을 바라보았드니 많은 학생이 책상에 엎드려 있는 광경이 시야에 들어와 순간 당황했다.
그날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딸애를 보고 몇가지 궁금했던 질문과 함께 대화를 시작했다.
"오늘 학교에 갔을때 1교시임에도 각반마다 학생들이 자는듯 엎드려 있던데 왜 그런거야?" "우리반은 성적이 우수한 애들이 많아 다른반에 비해 조는 학생비율이 훨씬 낮은거야."
수업의 진도,수업의 난이도, 수업의 방식에 따라 즉 선생님에 따라 학생들의 수업태도가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날밤 필자는 학문을 탐구하듯 진지하게 딸애의 얘기를 경청했다.
학생들은 이미 학원수업을 했다는 가정하에서 학습진도가 너무 빠른 속사포교사, 교과지식을 완벽하게 주입시키기위한 과잉학습번복으로 진도가 느린 지루한교사, 실력은 있는 듯하나 늘 원리원칙만을 강조하는 도덕적교사, 학생들이 수업을 듣거나 말거나 수업시간을 반드시 체우는 나홀로형교사, 수업시간이지만 적절한 시사와 유머를 구사하는 여유있는교사, 실력도 부족하면서 폭언등 손까지 가벼운교사 등으로 학생들사이 회자되고 있는데 이중 적절한 시사와 유머를 구사하는 교사가 가장 인기가 있으며 이런 교사의 수업시간에는 절대 엎드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관례라는 미명아래 아직도 음성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찬조금모금 등, 학교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외롭고 힘겨운 투쟁을 하고있는 교사에 대한 지지와 공감을 여과없이 솔직하게 늘어 놓았다. 이러한 학교운영담이 공공연하게 학생들사이에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똑똑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와같은 비상식적이고 비교육적인 사태들을 보고 들으면서 과연 무엇을 배울까? 학교가 학생에게 교과지식을 주입하며 학교의 위상재고를 위해 좋은대학에 얼마나 진학시켰느냐에 목표를 두는 현실, 획일적 교육방식에 우리아이들은 각자의 독창성과 창의성개발을 위해 변화를 요구하며 "자율"을 갈망하고 있었다.
요즘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되고있는 교원평가제나 부적격교원심사위원회의 성격을 띤 교원면허를 10년마다 갱신토록하는 제도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교원면허를 갱신하기위해서는 대학에서 30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강의를 들어야하고 교육당국은 이과정에서 교원으로서의 부적격성과 전문성을 심사해 평가기준 미달자에게는 면허를 갱신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직종보다 더욱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직사회이기에 성적조작,시험지 유출,금품수수와 같은 비리교사가 더이상 제식구 감싸기로 민중을 우롱해서는 안된다. 교사에게 교원자격증 하나가 절대불가침의 특수권리가 평생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와 교육주체라는 공공의 요구에 합리적 제악을 추가할 수 있음을 이제는 받아들일 시기가 됐다는 것이다.
스승의 날 오히려 70% 이상 학교문을 닫아버리는 한심한 대한민국, 무언가 거꾸로가는듯한 섞연찮은 교직사회,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으면 누가 뭐래도 그만이다. 보다 당당해져야 한다. 더욱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온정열을 바쳐온 제자들에게 스승의 날 향긋한 꽃한송이 마음껏 받지 못함은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뼈저리게 자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