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시골에서 자란 사십대 이상의 남자들은 못을 가지고 논 적이 많을 것이다. 그중 못치기는 사내아이들의 주요놀이 중 하나였다. 틈만 나면 우리들은 반듯한 못의 끝을 숫돌에 날카롭게 갈고 갈아 뾰족하게 만들었다. 구부러진 못은 망치와 돌멩이로 더욱 구부려 못의 형상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만들어 못 따먹기를 했었다. 해서 우리 꼬맹이들은 못을 구하기 위해 공사판 부근을 서성거렸고 어쩌다 괜찮은 못이라도 발견하면 은근한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웬 못타령이냐고? 조금은 특이한 제목의 시집을 만나서이다. 올해로 등단 40주년이 되는 김종철 시인이 이라는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제목만 봐서는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이 단순히 '못'과 관련된 시 모음집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시를 끝까지 읽고 나면 못은 60여년의 세월 동안의 삶속에서 박히고 찧이고 뽑히면서 살아왔던 시인 자신이고, 못의 귀향은 잃어버린, 아니 기억 속에 묻어있던 어린 시절과 어머니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의 회향임을 알 수 있다. 문학평론가 김재홍은 그의 이번 시집의 시편들을 두고 '60소년 떠돌이 시인의 참회록'이라고 말하고 있다. 참회록이라 해서 지난 삶에 대한 반성이
2009-02-04 16:47인천광역시평생학습관(관장 한덕종)에서는 봄을 맞이하여 '마음의 문을 여는 음악, 그리고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담긴 기획특강으로 문화강연을 실시한다. 이번 강연은 2월 6일 오전 10시 인천평생학습관 미추홀에서 개최되며, 한국종합예술학교 우광혁 교수가 진행하게 된다. 우광혁 교수는 세계 여러 나라의 악기 연주활동과, 대학에서의 강의, 한국예술연구소 연구위원 등 문화를 나누고 전파하는 일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으며, '세계 악기의 발생과 변천사' 등의 음악관련 전문서적을 출판한바 있으며. 음악이 주는 여유로움으로 지친 일상에서 느껴보는 쉼을 제공하게 될 연주 레퍼토리는 「스코틀랜드의 백파이프-Amazing Grace」,「아르헨티나의 탱고-피아졸라」, 「이탈리아의 오카리나-영화 타이타닉 주제곡」, 「영국 팝송-Ob La Di, Ob La Da」,「미국의 재즈-When the saints go」등의 연주를 선보이게 된다. 또한, 지혜를 담아내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로는 말과 생활, 돈과 행복, 돈과 사랑 그리고 자녀교육에 대한 살아 숨 쉬는 이야기로 삶이 지혜로움으로 채워지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유익하고 마음 따뜻해지는 시간을 제공하게 된다. 음악이 있고, 진솔한
2009-02-04 11:05
과거 시제 어미와 선택형 어미를 잘못 표현하는 경우도 많다. ○ 깊든 물이 얕아졌다. ○ 그렇게 좋든가? ○ 그 사람 말 잘하든데! ○얼마나 놀랐든지 몰라. 예문의 ‘-든-’은 모두 잘못된 표현이다. 지난 일을 나타내는 어미는 ‘-더라, -던’으로 적어야 한다. 따라서 위 문장은 모두‘깊던 물이 얕아졌다./그렇게 좋던가?/그 사람 말 잘하던데!/얼마나 놀랐던지 몰라.’라고 적는다. 시제(時制)란 말하는이(화자)가 발화시를 기준으로 하여 문장에 표현된 사건의 시간을 지시하는 문법 범주이다. 어미 ‘-더-’는 과거시제 선어말어미다. 이는 과거 어느 때에 직접 경험하여 알게 된 사실을 현재의 말하는 장면에 그대로 옮겨 와서 전달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특히 이 어미는 ‘이다’의 어간,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었-’, ‘-겠-’ 뒤에 붙거나, ‘-라’, ‘-냐’, ‘-니’, ‘-구나’, ‘-구려’ 등 일부 어미 앞에 붙는다.(선생님은 기분이 좋으시더라./모임에는 몇 명이나 왔더냐?/아침에 까치가 울더니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그는 식성이 좋아서 앉은자리에서 밥 두 그릇을 먹겠더라.) 어미 ‘-던-’도 주의해야 한다. 이는 앞말이 관형어 구실을 하
2009-02-01 13:03
설날 연휴를 이틀 앞두고 연일 뉴스에서는 눈까지 겹쳐 혼잡한 도로의 모습이 방영되고 있었다. 곧 고 3이 되는 아들로 인해 여러 날을 고향에서 보낼 수 없어 설날 하루 전에 중국 어학연수 중 잠시 귀국한 딸과 함께 귀성길에 올랐다. 24년 정도 다닌 거리이다 보니 막히는 정도만 보면 몇 시간 걸릴지 알아맞히는 데에는 이젠 도사가 되었다. 차 안은 화기애애했다. 차 안에서 딸이 들려주는 중국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중국의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서 궁금하게 생각하는 바가 참으로 많은데, “한국 상점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한국음식은 어떻게 만들며 종류는 무엇 무엇이 있는가?”,“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등이며 중국의 대학생들은 모두가 영어를 배우는데 열을 올리고 있고 한국의 연예인에 관해서도 관심이 매우 많다고 한다. 아들의 진로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들의 지금까지의 성적을 바탕으로 앞으로 고 3이 되면 갈 대학에 맞추어 과목을 잘 선택해야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장차 천문학을 전공하길 원하며 초등학교 때부터 꿈을 키워 온 아들은 아직도 그 꿈을 간직하고 있다. 천체에 대해 다운받아 놓은 사진들로 컴퓨터가 다운될 정도
2009-01-30 14:16어린 시절 산골에서 태어나서 자란 나는 문화의 혜택 보다는 자연의 혜택을 더 많이 받으며 자랐다. 그 당시는 자연의 고마움을 느끼며 자라기보다는 도시의 문화를 그리워하며 자랐던 것 같다. 50년대 전쟁을 겪고 살기가 어려웠던 시절, 새로운 문물을 가장 쉽게 접했던 것이 시골의 5일장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어머니가 장에 가실 준비를 하면 왜 그리도 따라가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어른들은 20여리 길을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 그만큼 힘이 들었기 때문에 안 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울면서 따라갔던 기억이 난다. 장엘 따라가려는 이유는 신기하기만 했던 새로운 문물을 눈으로 보는 것이요, 또한 장엘 따라가면 간식으로 먹을거리를 사주기 때문에 힘들게 걸어서 따라다녔다. 달걀꾸러미나 농사지은 곡식을 머리에 이고 가서 팔아야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었다. 어떨 때는 필요한 물건을 사다보면 점심은커녕 간식도 못 얻어먹고 굶고 집에 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신발이 닳을까봐 맨발로 걸어 올 때도 있었으니 얼마나 가난했던 시절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시골 장에 가서 느꼈던 문화와의 첫 충돌이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데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겪었던 새로운 문명
2009-01-29 21:16
이책은 ‘한국슈타이너’에서 출간된 역사만화로 총 50권 분량의 전집이다. '사단법인 어린이 문화진흥회'에서 기획한 역사물로 필자만 해도 총 15명이고, 그 필진에 황송하게도 내가 끼어 있다. 강순아 ․ 김영순 ․ 이규희 ․ 이동렬 ․ 이 붕 ․ 이영호 ․ 장세련 ․ 장영복 ․ 정명숙 ․ 정 진 ․ 최 선 ․ 최영희 ․ 최지훈 ․ 최형미 ․ 한예찬 이 전집이 나오는데는 꼬박 3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2005년도 가을에 원고를 넘겨주었는데 2008년도 가을쯤에 출간되었으니 천일의 산고 끝에 탄생한 책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따끈따끈한 첫 책을 받아들 때는 뛸 듯이 기뻤다. 하지만 내 책을 딱 한권밖에 소장할 수 없다는데 무척이나 실망을 했다. 전집이라 작가에게 낱권으로 무한정 배포할 수 없는 탓이었다. 무엇보다 만화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우리반 아이들에게 내 책을 선물할 수 없다는게 제일 안타까웠다. 다른 책도 아닌 만화책인데, 선물했다하면 내 인기가 팍팍 올라갈텐데 그런 폼을 잡을 수가 없으니 속상했다. 아이들
2009-01-29 21:15
- 강진, 그 찬란한 슬픔의 땅에서 영랑을 만나다. 이라는 시에는 유독 ‘ㅇ'과 ’ㄹ‘음이 유독 많다. 그래서인지 읽기에도 편하고 듣기에도 편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시는 우리에게 혹독한 시련을 안겨준다.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라고 노래하는 대목은 우리의 심성을 파스텔처럼 물들게 한다.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천지에 모란은 자최도 없어지고‘라는 대목은 우리의 정서를 톡톡 건드린다. 한마디로 영랑의 시는 편하면서도 불편한 시다. 정겨우면서도 낯설은 시다. 그러나 이 시의 백미는 뭐니 해도 말미에 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찬란한 슬픔의 봄을‘. 아, 이런 역설이 어디 있을까? 봄은 봄이로되 슬픈 봄이요, 그 슬픈 봄이 지독히도 찬란하다니.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허망함. 모란이 떨어져 버리는 순간과 그 모란이 다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이다지도 애절하게 그려낸 것은 결코 없을 것이다. 강진군 남성리 탑동의 야트막하나 언덕에 자리 잡은 김영랑 생가. 때는 1월의 중순이었고, 남도 땅 강진과 해남에는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영랑
2009-01-29 08:17
1월 12일부터 16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주관하는 ‘선생님을 위한 박물관 문화연수’에 참여했다. 몇 번 계획을 했다 다른 일정과 겹쳐 포기했었는데 연수를 받은 동료들이 소개한 대로 짧은 기간이지만 내용이 알찼다. 연수기간 동안 ‘구석기와 신석기 제작기술, 발해인과 발해문화, 고대 동아시아 문화의 보고 무령왕릉, 조선시대 산수화의 전개와 세한도, 조선시대 감로도에 대한 몇 가지 단상, 조선시대 왕세자 교육의 특징, 우리 음악 이해의 첫 걸음’을 공부하며 우리 문화를 이해했다. 일정 중 하루는 한국정신문화 수도를 자처하는 안동으로 답사를 다녀왔다. 몇 번 다녀가 낯익은 곳이지만 겨울 풍경은 처음이라 새로웠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돌아보며 한국고문헌연구소 서수용님으로부터 우리나라의 고택과 문중, 서애 류성룡 선생과 병산서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하회마을은 전래의 문화유산이 잘 보존된 마을입니다. 마을 전체가 중요 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된 마을로서 국보, 보물, 중요민속자료 등으로 지정된 여러 유형ㆍ무형문화유산들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징비록은 임진란연구의 귀중한 자료이며, 하회탈과 고택 등은 민속문화에 관한 중요한 자료입니다.' 홈페이지(http:/
2009-01-28 12:42
천추의 恨을 가슴에 품은 채 적막한 영월 땅 황량한 산 속에서 만고의 외로운 혼이 홀로 헤매는데 푸른 솔은 옛 동산에 우거졌구나! 고개 위의 소나무는 삼계에 늙었고 물살은 돌에 부딪쳐 소란도하다. 산이 깊어 맹수도 득실거리니 저물기 전에 서둘러 사립문을 닫네. - 단종의 '어제시' 중에서 - 10월 25일 토요일 오후 세 시. 청령포모텔에 도착. 애마를 타고 서산에서 꼬박 네 시간 반을 달려 온 길이다. 어느 외국인의 산장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 멋진 서양식 건물이 여정에 지친 나그네를 반갑게 맞는다. 인터넷을 통해 사전 예약을 해 논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그렇지 않았다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를 찾느라 한참을 헤맬뻔 했으니 말이다.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숲. 그리고 산과 강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영월! 영월은 역시 냄새부터가 다르다. 영월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등산, 행글라이더, 래프팅, 스킨스쿠버 등 다양한 레포츠 행사를 안내하는 현수막들이 늦가을바람에 나부끼며 곳곳에서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그 유혹들은 온몸의 감각을 동시에 일깨워 양수겸장을 치기 때문에 웬만한 목석이 아니라면 그 유혹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 같다. 더구나 다람쥐 쳇바
2009-01-20 10:56
새해 들어 두 번째 맞는 주말에 무안의 도리포에서 해넘이와 해돋이를 보려고 계획했었다. 그런데 주간 일기예보를 보니 서해안의 남쪽지방은 흐리고 눈이 많이 내려 해넘이와 해돋이를 볼 수 없다. 날씨에 걸맞는 여행지를 찾다가 청주토요산악회가 태백산으로 산행가는 것을 알았다. 서해안에 눈이 내리는 날씨라면 북쪽의 높은 산에는 당연히 눈이 많이 내릴 것이라는 판단이 앞서기도 했다. 산행 신청을 하고나니 몇 년 전에 봤던 태백산의 눈꽃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태백산은 경상북도 봉화군과 강원도 영월군ㆍ태백시의 경계에 위치해 한반도 이남에 있는 산들의 모태가 되는 뿌리산에 해당한다. 최고봉인 장군봉(1,567m), 개천절 하늘에 제를 올리는 천제단(1,561m), 소백산맥의 산줄기가 시작되는 부쇠봉(1,547m), 검은 바위들이 무더기를 이룬 문수봉(1,517m)이 산줄기를 따라 높이 솟아 있다. 겉보기에는 웅장하고 거대하게 보이지만 누구나 산행을 할 수 있을 만큼 산세가 비교적 완만한 산이 태백산이다. 새해에 천제단에서 맞이하는 일출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봄에는 철쭉ㆍ겨울에는 눈꽃과 설경을 감상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경치가 아름다운 태백산의 천제단ㆍ문수봉
2009-01-16 0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