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 ‘한국슈타이너’에서 출간된 역사만화로 총 50권 분량의 전집이다. '사단법인 어린이 문화진흥회'에서 기획한 역사물로 필자만 해도 총 15명이고, 그 필진에 황송하게도 내가 끼어 있다. 강순아 ․ 김영순 ․ 이규희 ․ 이동렬 ․ 이 붕 ․ 이영호 ․ 장세련 ․ 장영복 ․ 정명숙 ․ 정 진 ․ 최 선 ․ 최영희 ․ 최지훈 ․ 최형미 ․ 한예찬 이 전집이 나오는데는 꼬박 3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2005년도 가을에 원고를 넘겨주었는데 2008년도 가을쯤에 출간되었으니 천일의 산고 끝에 탄생한 책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따끈따끈한 첫 책을 받아들 때는 뛸 듯이 기뻤다. 하지만 내 책을 딱 한권밖에 소장할 수 없다는데 무척이나 실망을 했다. 전집이라 작가에게 낱권으로 무한정 배포할 수 없는 탓이었다. 무엇보다 만화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우리반 아이들에게 내 책을 선물할 수 없다는게 제일 안타까웠다. 다른 책도 아닌 만화책인데, 선물했다하면 내 인기가 팍팍 올라갈텐데 그런 폼을 잡을 수가 없으니 속상했다. 아이들
2009-01-29 21:15- 강진, 그 찬란한 슬픔의 땅에서 영랑을 만나다. 이라는 시에는 유독 ‘ㅇ'과 ’ㄹ‘음이 유독 많다. 그래서인지 읽기에도 편하고 듣기에도 편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시는 우리에게 혹독한 시련을 안겨준다.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라고 노래하는 대목은 우리의 심성을 파스텔처럼 물들게 한다.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천지에 모란은 자최도 없어지고‘라는 대목은 우리의 정서를 톡톡 건드린다. 한마디로 영랑의 시는 편하면서도 불편한 시다. 정겨우면서도 낯설은 시다. 그러나 이 시의 백미는 뭐니 해도 말미에 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찬란한 슬픔의 봄을‘. 아, 이런 역설이 어디 있을까? 봄은 봄이로되 슬픈 봄이요, 그 슬픈 봄이 지독히도 찬란하다니.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허망함. 모란이 떨어져 버리는 순간과 그 모란이 다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이다지도 애절하게 그려낸 것은 결코 없을 것이다. 강진군 남성리 탑동의 야트막하나 언덕에 자리 잡은 김영랑 생가. 때는 1월의 중순이었고, 남도 땅 강진과 해남에는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영랑
2009-01-29 08:171월 12일부터 16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주관하는 ‘선생님을 위한 박물관 문화연수’에 참여했다. 몇 번 계획을 했다 다른 일정과 겹쳐 포기했었는데 연수를 받은 동료들이 소개한 대로 짧은 기간이지만 내용이 알찼다. 연수기간 동안 ‘구석기와 신석기 제작기술, 발해인과 발해문화, 고대 동아시아 문화의 보고 무령왕릉, 조선시대 산수화의 전개와 세한도, 조선시대 감로도에 대한 몇 가지 단상, 조선시대 왕세자 교육의 특징, 우리 음악 이해의 첫 걸음’을 공부하며 우리 문화를 이해했다. 일정 중 하루는 한국정신문화 수도를 자처하는 안동으로 답사를 다녀왔다. 몇 번 다녀가 낯익은 곳이지만 겨울 풍경은 처음이라 새로웠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돌아보며 한국고문헌연구소 서수용님으로부터 우리나라의 고택과 문중, 서애 류성룡 선생과 병산서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하회마을은 전래의 문화유산이 잘 보존된 마을입니다. 마을 전체가 중요 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된 마을로서 국보, 보물, 중요민속자료 등으로 지정된 여러 유형ㆍ무형문화유산들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징비록은 임진란연구의 귀중한 자료이며, 하회탈과 고택 등은 민속문화에 관한 중요한 자료입니다.' 홈페이지(http:/
2009-01-28 12:42천추의 恨을 가슴에 품은 채 적막한 영월 땅 황량한 산 속에서 만고의 외로운 혼이 홀로 헤매는데 푸른 솔은 옛 동산에 우거졌구나! 고개 위의 소나무는 삼계에 늙었고 물살은 돌에 부딪쳐 소란도하다. 산이 깊어 맹수도 득실거리니 저물기 전에 서둘러 사립문을 닫네. - 단종의 '어제시' 중에서 - 10월 25일 토요일 오후 세 시. 청령포모텔에 도착. 애마를 타고 서산에서 꼬박 네 시간 반을 달려 온 길이다. 어느 외국인의 산장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 멋진 서양식 건물이 여정에 지친 나그네를 반갑게 맞는다. 인터넷을 통해 사전 예약을 해 논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그렇지 않았다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를 찾느라 한참을 헤맬뻔 했으니 말이다.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숲. 그리고 산과 강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영월! 영월은 역시 냄새부터가 다르다. 영월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등산, 행글라이더, 래프팅, 스킨스쿠버 등 다양한 레포츠 행사를 안내하는 현수막들이 늦가을바람에 나부끼며 곳곳에서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그 유혹들은 온몸의 감각을 동시에 일깨워 양수겸장을 치기 때문에 웬만한 목석이 아니라면 그 유혹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 같다. 더구나 다람쥐 쳇바
2009-01-20 10:56새해 들어 두 번째 맞는 주말에 무안의 도리포에서 해넘이와 해돋이를 보려고 계획했었다. 그런데 주간 일기예보를 보니 서해안의 남쪽지방은 흐리고 눈이 많이 내려 해넘이와 해돋이를 볼 수 없다. 날씨에 걸맞는 여행지를 찾다가 청주토요산악회가 태백산으로 산행가는 것을 알았다. 서해안에 눈이 내리는 날씨라면 북쪽의 높은 산에는 당연히 눈이 많이 내릴 것이라는 판단이 앞서기도 했다. 산행 신청을 하고나니 몇 년 전에 봤던 태백산의 눈꽃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태백산은 경상북도 봉화군과 강원도 영월군ㆍ태백시의 경계에 위치해 한반도 이남에 있는 산들의 모태가 되는 뿌리산에 해당한다. 최고봉인 장군봉(1,567m), 개천절 하늘에 제를 올리는 천제단(1,561m), 소백산맥의 산줄기가 시작되는 부쇠봉(1,547m), 검은 바위들이 무더기를 이룬 문수봉(1,517m)이 산줄기를 따라 높이 솟아 있다. 겉보기에는 웅장하고 거대하게 보이지만 누구나 산행을 할 수 있을 만큼 산세가 비교적 완만한 산이 태백산이다. 새해에 천제단에서 맞이하는 일출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봄에는 철쭉ㆍ겨울에는 눈꽃과 설경을 감상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경치가 아름다운 태백산의 천제단ㆍ문수봉
2009-01-16 08:51‘-배기’와 ‘-빼기’의 구분은 소리로 한다. [-배기]로 소리 나면 ‘-배기’로 적고 [-빼기]로 발음되는 것은 ‘-빼기’로 적는다. ‘-배기’는 1. (어린아이의 나이를 나타내는 명사구 뒤에 붙어) ‘그 나이를 먹은 아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두 살배기/다섯 살배기)2. (몇몇 명사 뒤에 붙어) ‘그것이 들어 있거나 차 있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나이배기/알배기)3. (몇몇 명사 뒤에 붙어) ‘그런 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공짜배기/대짜배기/진짜배기) ‘공짜배기, 귀퉁배기(귀퉁머리), 육자배기, 주정배기(주정뱅이), 혀짤배기(혀가 짧아서 ‘ㄹ’ 이나 ‘ㅅ’, ‘ㅈ’ 따위의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도 [-배기]로 소리 나기 때문에 역시 ‘-배기’로 적는다. 반면, ‘-빼기’는 몇몇 명사 뒤에 붙어1. ‘그런 특성이 있는 사람이나 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곱빼기/밥빼기/악착빼기)2. ‘비하’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앍둑빼기-얼굴에 잘고 깊게 앍은 자국이 성기게 있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외줄빼기-외줄’을 속되게 이르는 말./코빼기) 이와 더불어 ‘고들빼기, 그루빼기(짚단이나 나뭇단 따위의 그루가 맞대어서 이룬 바닥 부분.
2009-01-14 08:34내가 근무하는 농촌학교의 아이들은 실컷 뛰놀고 있지만 도회지 아이들은 방학 때도 학원에 다니느라 바쁘다. 그래도 방학만큼 아이들을 신나게 만드는 마술사도 드물고 시간도 잘 간다. 문제는 아이나 어른이나 노는데 맛을 들이면 게을러진다는 것이다. 어느덧 겨울방학이 가운데쯤을 향하고 있다. 이쯤에서 방학을 맞이하며 계획했던 일들을 점검해봐야 한다. 게으름만 피우며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면 계획했던 게 모두 용두사미가 된다. 그렇게 되면 막바지에 고생도 하고, 대충 처리하는 게 습관이 된다. 거창한 계획보다는 어떤 일이든 꼼꼼하게 챙기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길러줘야 한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현장학습하기 좋은 ‘화폐박물관’과 ‘지질박물관’이 대전에 있다. 가까운 곳에서 열리고 있는 ‘상식을 깨는 별난 물건 박물관’은 아이들이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하면서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기에 좋다. ‘화폐박물관’에 대해서는 홈페이지(http://museum.komsco.com)의 박물관 개요에 안내가 잘 되어 있다. 〈화폐박물관은 1988년 6월 22일에 개관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화폐전문박물관으로 한국조폐공사가 공익적 목적의 비영리 문화사업으로 운영하여 국민에게 무료로 개
2009-01-11 20:33일간 신문에 ‘한, 홍준표 이한구 박진 강행모드 배경에 입각설(?)’이라는 표제어 아래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이미 당 일각에서도 내년에 이명박 대통령이 대대적인 2기 개각을 단행할 경우 1기와는 달리 당내 중진 의원 중 상당수를 입각시켜 당정간 원활한 소통 등을 통한 정치권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을 서슴치 않고 있다.’ 기사의 내용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강력 반발에 따른 대치 정국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인 한나라당이 강경하게 나가는 것에 대한 논평이다. 기자는 한나라당의 강경한 태도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2월께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면 개각 시에 당내 입각을 염두에 둔 충성(?)의원들의 분위기라고 추측하고 있다. 여기서 ‘서슴치’는 잘못된 표현이다. ‘서슴치’는 기본형이 ‘서슴다’이다. 이에 대한 활용은 ‘서슴-’이라는 어간에 어미 ‘-지’가 연결된다. 따라서 ‘서슴지’가 바른 표현이다. 동사 ‘서슴다’는 흔히 ‘서슴지’ 꼴로 ‘않다’, ‘말다’ 따위의 부정어와 함께 1.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망설이다.(서슴지 말고 대답해라./내 양말의 뒤꿈치에 큰 구멍이 나 있지만 않았더라도 나는 서슴지 않고…
2009-01-09 18:11족보연구원(http://jokbo.co.kr)의 고객상담실에 ‘고려 말 사헌부 집단을 지낸 송명의가 처가인 회덕현 황씨 촌에 자리 잡았고, 송명의의 손자로 조선 전기의 문관이자 학자였던 쌍청당(雙淸堂) 송유 때 가문이 번성하게 되면서 은진 송씨가 회덕(懷德) 송씨로 칭해졌다.’고 써있다. 그런 연유로 대전시 대덕구의 회덕 주변에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에 부사정을 지낸 송유의 별당 쌍청당, 조선 효종 때 병조판서를 지낸 송준길의 별당 동춘당ㆍ거처하던 동춘 선생 고택ㆍ학문을 연구하던 2층 누각 옥류각, 조선 숙종 때 문신 송규렴(1630∼1709)이 지은 별당 제월당 등 송씨 집안의 유적들이 많다. 우암 송시열, 제월당 송규렴과 함께 회덕삼송(懷德三宋)으로 불리는 분이 동춘당 송준길이다. 송준길과 송시열은 같은 시기에 태어나 공부하고, 같은 생각으로 정치를 했다. 동춘당 송준길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있는 동춘당과 동춘 선생 고택을 1월 2일 다녀왔다. 동춘당(보물 제209호)에 대해서는 대덕구청 홈페이지(http://www.daedeok.go.kr) 문화예술 관광 란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동춘이 ‘살아 움직이는 봄’을 뜻하듯 선생이 독서와 교육을 하면서 인재
2009-01-08 10:12군목을 대나무로 정한 곳이 담양군 말고 또 있을까? 전국 최고의 죽제품 생산지가 담양이다. 담양하면 대나무부터 떠오를 만큼 죽세공품, 휴식 공간, 음식 등 대나무와 연관된 것들이 많다. 대나무는 추운 겨울에도 늘 푸름을 자랑하고, 여럿이 무리지어 어우러지지만 각자 마디를 곧게 세우며 높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대나무는 옛 시조에서 굳은 절개와 지조를 나타냈다. 바람이 불어오면 '사각사각' 댓잎 부딪치는 소리가 정적을 깨우며 생동감을 불러오는 대나무 숲 죽녹원, 연인과 손잡고 걷기에 좋은 관방제림과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의 겨울풍경이 보고 싶어 담양을 다녀왔다. 담양군에서 조성한 죽녹원은 담양읍 향교리에 있다. 관방제림과 담양천 앞으로 보이는 대숲이 죽림욕장 죽녹원이다. 관광담양(http://www.damyang.go.kr/tourism)에 죽녹원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죽녹원 입구에서 돌계단을 하나씩 하나씩 밟고 오르며 굳어있던 몸을 풀고 나면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댓바람이 일상에 지쳐있는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 넣어준다. 또한 댓잎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듣노라면 어느 순간 빽빽이 들어서있는 대나무 한가운데에 서있는 자신이보이고 푸른 댓잎을 통과해…
2009-01-06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