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족이라는 말은 오래 전부터 사용하던 말로 자라증후군이라고 한다. 부모의 도움으로 빈둥빈둥 놀며 자기 일에 등한히 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말한다. 새끼가 다 자랄 때까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캥거루나 다 자라도 어미 곁을 떠나지 않으며 위험하면 자신의 등딱지에 몸을 숨기는 자라에 비유한 이름이다. 즉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부모에게 얹혀 살아가는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수익이 있어도 부모에게 얹혀 살아가는 사람을 캥거루족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캥거루족이라는 말이 나온 이유는 2000년대 금융 불안과 실업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생겨났다. 유럽 등지에서 비슷한 자녀들이 있는데 엄마만 따라다니는 사내아이를 마마보이, 아빠만 따라다니는 딸을 파파 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젊은이들 중 캥거루족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70%에 이른다고 한다. 한 단체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결혼 시 부모의 도움을 받겠다는 응답이 70%, 결혼 후에도 도움을 받겠다는 응답이 40%에 이른다고 한다. 한편 도움을 받지 않겠다는 대학생의 경우에는 '키워주신 것만도 감사하기 때문에'라는 의견이 42.4%로 가장 많았다. '부모님의 경제 상황이 넉넉하지 못해서
2014-03-24 17:28자녀 주위를 맴돌며 학교 성적, 대학진학, 심지어는 취직까지 간섭하며 과잉보호를 일삼는 부모를 말한다. 일본의 경우 아들에 붙어 다니는 엄마가 많은데 이를 캡슐모자라고 한다. 헬리콥터 부모라는 말은 2001년 미국의 가족치료 전문가 웬디 모글이 아이들의 심리와 행동발달 장애가 중산층 부모들의 과잉보호가 원인이 된다는 책을 발간하면서 알려진 말로 자녀 주위를 맴돌며 과잉보호를 일삼는 부모를 칭하는 말이다. 독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책이 출간되었는데 제목은 ‘헬리콥터 부모’, 저자는 독일의 한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인 요세프 크라우스 씨이다. 그는 학교 현장에서 본 경험을 토대로 헬리콥터 부모의 특징을 소개했다. 책에 소개한 헬리콥터 부모 에피소드는 다양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 단어가 너무 많다고 항의하는 부모들이 있고 아이의 자리 배치에 불만을 품고 교사에게 전화를 거는 부모들도 있다고 한다. 매점에서 판매하는 소시지 빵 안에 셀러드 한 장이 빠졌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고 성적 불만 때문에 교장에게 이메일로 항의하는 부모, 수업시간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을 갈취라고 교장실로 전화하는 부모, 말썽꾸러기 아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교사를 탓하는 부모, 전자파가…
2014-03-24 17:26사실 헬리콥터 부모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이야기가 된지 오래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도전의식이 사라진 것은 어쩌면 헬리콥터 부모 때문인지 모른다. 오래 전 조카 중 한 아이가 서울과학고에 들어갔다. 그 아이는 서울과학고에서도 공부를 잘 해서 전교 1등을 했다고 한다. 몇 년 후 그 아이는 서울대학교에 들어갔다. 무슨 과로 갔느냐고 물으니 치과대학에 들어갔다고 했다. 그런데 아이가 들어간 대학은 부모의 뜻이었다. 해마다 입시철만 되면 입시설명회장에는 학부모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대학 들어가는 일은 자식의 일인데 학부모들이 챙기기에 의해 결정된다. 이렇게 대학과 학과의 등급이 정해지고 자녀의 점수로 저울질 하는 것이 입시 설명회이다. 학부모들이 자식 챙기기는 대학을 넘어 일자리를 구하는 면접장까지 향한다고 한다. 하지만 자식 챙기기는 일자리 구하기를 넘어서도 계속된다. 배우자를 구하는 일, 결혼생활 등까지 부모의 간섭이 이어진다. 우리나라 부모 자식 챙기기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미성년자의 나이를 40쯤 올려 놓아야할지 모르겠다. 조카처럼공부 잘 하기 때문에 의과대학이나 법과대학에 들어간다면 바람직한 현상일까? 그런 나라가 잘 되는 나라일까 생
2014-03-24 17:25나비를 보았다. 호랑나비는 짙은 파우더리향을 풍기는 자잘한 초록빛 꽃이 숨어 핀 회양목 사이를 나폴나폴 날아다니더니, 화단 가에 핀 민들레 노아란 꽃에 잠시 앉았다. 진홍의 광대나물 꽃을 한 발로 만져보다가 황금빛 폭포를 막 이루기 시작한 개나리 쪽으로 다시 날아갔다. 나비는 우리나라에서는 죽은 영혼이 나비로 환생한다는 설화가 있다. 죽은 연인이 나비가 되어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에서는 젊은이가 나비를 잡으러 갔다가 미인을 만난다는 이야기를 통해 아름다운 연인과의 사랑이나, 부부의 사랑을 뜻한다. 전통적으로 여인은 꽃으로 남자로는 비유하여 금실 좋은 부부가 서로를 지극히 연모하는 아름다운 그림으로 민화의 대표적인 소재가 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큐피드가 사랑하는 소녀 프시케(psyche)는 나비를 뜻한다. 영혼이 있는 나비로 어떤 어려움도 견디고 자신의 사랑을 이루는 프시케의 모습은 누에고치를 찢고 새로운 기어 다니는 존재에서 날아다니는 찬란한 생명체로의 변화를 보여준다. 한 마리의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고치를 짖고 그 속에서 자아성찰과 고독의 과정을 겪어야 온전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봄은 꽃의 계절이고 나비의 계절이다. 꽃이 피
2014-03-24 17:24내 고향 이야기라서 그럴까? 신문 기사 하나가 눈길을 끈다. 바로 정조(1752~1800)의 국문 어필집이 경매에 나왔다는 소식이다. 경매에는 관심이 없고 물건에 관심이 가는 것이다. 특히 정조의 어렸을때 글씨와 내용이 궁금한 것이다. 이번에 나온 것은 정조가 외숙모에게 보낸 한글 편지를 묶은 어필첩이라고 한다.경매에 나오는 정조 국문 어필첩은 정조가 만 3~4세경부터 46세인 정조 22년(1798년)까지 큰외숙모 여흥민씨(驪興閔氏·큰외숙부 홍낙인의 처)에게 보낸 편지 16점을 모아 만든 어필첩이다. 예필(睿筆·세자나 세손 시절 쓴 글씨) 2점, 예찰(睿札·세자나 세손 시절 쓴 편지) 7점, 어찰(御札·왕 즉위 후 쓴 편지) 7점으로 구성돼 있다. ‘오래 편지 못하여 섭섭하더니 엊그제 편지 보고 든든 반갑습니다. 원손.’ 정조가 5~6세 무렵 외숙모에게 보낸 한글 편지. 표현이 꽤 성숙하다.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는 "정조의 한글 편지가 많지 않은 데다, 7세 이전 아주 어린 나이에 쓴 한글 편지가 들어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1970년대 우리말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봉서'는 지금의 '편지'다. 모음 '아래아'가 보이고 겸양보조어간도
2014-03-24 17:24어렸을 때 위인전기 몇 권쯤 안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초등학교에 다닐 때 선생님은 늘 ‘존경하는 위인’이 있어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그때 기억이 있다면 상당히 뛰어난 인물들을 이야기 한 것 같다. 그러나 오늘 날 아이들은 조금은 거리감이 있지만 책을 읽은 아이들이라면 ‘에디슨’이나 ‘링컨’, ‘을지문덕’, ‘이순신’ 같은 이름을 그때그때 바꿔가며 말한다. 어릴 적 읽은 위인전기 속 그들은 초인이나 다름없었다. 책 내용도 한결 같았다. 어릴 때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어렵게 살았지만 열심히 노력한 끝에 위대한 인물이 된다. 어느 책을 보더라도 판에 박힌 내용이다 보니 금방 흥미가 떨어졌고 그 후로 위인전기를 멀리했다. 얼마 전 서울시내 헌책방을 돌다가 발견한 책이 뿌리깊은나무에서 펴낸 '이 땅의 이 사람들'(1978)이다. 이 책은 잡지 ‘뿌리깊은나무’에 연재물을 단행본으로 펴낸 것으로 일제강점기를 전후해서 살았던 지식인 마흔네 명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 간추렸다. 일제강점 전후 ‘엇갈린 길’을 걸은 지식인 두 명씩을 비교하여 시인 고은, 문학평론가 김윤식·염무웅, 역사학자 이이화 등이 1970년대에 쓴 것이다. 시기를 그
2014-03-24 17:23관일아, 아직도 넌 연구실에서 불을 밝히면서 연구를 하고 있겠지? 한국전쟁 후 우리나라 국토는 완전히 폐허가 되었다. 내가 어릴 적 고향의 산에는 거의 나무가 없고 민둥산이 전부였다. 50년 전인 1964년만 하여도 한국의 1인당 GDP는 80달러 수준이 한국의 경제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은 한국이 6·25 전쟁 후 재건하는데만 한세기가 걸릴 것 이라고 말했다. 50년 전 한국은 전쟁의 상처가 채 치유되지도 않은 농업국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반세기도 되지 않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 TFT-LDC와 스마트폰 등 세계에서 1위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은 이미 선진 공업국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런 한국의 산업발전을 이룩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이끌어 왔던 건 단연 과학기술이다. 한국의 산업발전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만들어지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지켜 본 베트남 정부는 국가산업 발전에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에 한국의 KIST와 같은 연구기관을 간절히 원했던 것이다. 한국도 베트남의 훌륭한 인력과 과학기술에 대한 잠재력을 미리 알아보고 베트남판 KIST(V-KIST)를 짓기로 했다니
2014-03-24 17:21해마다 봄이 되면 생각 나는 시 한 수. 조병화 시인의 '해마다 봄이 되면'이다. 1980년대 후반 중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에 그 시가 실렸는데 수업시간 학생들과 함께 외운 기억이 있다.시인의 눈에서 봄을 바라보고 봄이 우리에게 교훈을 노래한 시다. 해마다 봄이 되면/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생명을 만드는 쉼 없는 작업/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하략) 시인은 봄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가르침을세 가지로 말했다. 봄처럼 부지런해라, 봄처럼 꿈을 지녀라, 봄처럼 새로워라. 우리가 삶을 봄처럼 산다면 지루함이 없을 것이다. 부지런히 준비하고 꿈을 지니면 희망이 있다. 하루하루가 늘 새롭다면 삶이 즐겁다. 필자는 해마다 봄이 되면 봄을 찾아 다닌다. 봄 흔적 찾기 준비물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필수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를 돌면서 봄을 찾고 가까운 산을 찾아 여리디 여린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는다. 늘 바라다 보는 일월저수지는 수시로 찾는다. 얼마 전 야생화를 맞으러 수암봉을 찾았다. 작년 작품 사진 수준의 야생화 노루귀를 촬영한 적이 있다. 계곡 인근의 애기똥풀꽃, 괭이눈, 현
2014-03-24 17:21인경아, 너의 한자 기억하는 속도가 보통이 아니구나. 교장 선생님도 깜짝 놀랐다. 넌 현재도 몸도 건강하고 부지런하여 네가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몰입한다면 상당한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네가 언어에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알기는 어렵지만 한 인간이 습득할 수 있는 외국어의 최대치는 어느 정도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최근 경향신문에 소개된 번역가 신견식씨(41)는 여러 외국어를 해독할 수 있는 ‘언어 괴물’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가 해독할 수 있는 언어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네덜란드어, 스웨덴어, 핀란드어,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그리스어, 일본어, 중국어, 라틴어 등 대강 헤아려도 15개가 넘는다니 상상이 어렵구나. 프랑스에서 불문학을 공부한 조동신 북21 해외문학팀장 이야기에 의하면 실제로는 아마 20개쯤 될 것이라며 더 놀라운 것은 현대 프랑스어나 현대 스페인어뿐만 아니라 중세 프랑스어나 중세 스페인어처럼 해당 언어의 옛 형태까지 해독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물론 신씨는 “사전의 도움이 전혀 필요 없는 수준은 당연히 아니다. 사전 없이 사회나 문화, 언어에 대한 글들을 대
2014-03-24 17:20오늘은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이다. 가장 공평한 날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길이가 긴 것을 좋아한다. 공평하지 못한 생각이다. 공평한 저울추가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는 공평한 것이 좋다. 그래야 모두가 불평이 없어지고 말이 없어진다. 3월은 꽃의 달이다. 꽃이 피면 누구나 좋아한다. 꽃은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이제 더 이상 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다./ 꽃에 대해 애기하자면 한이 없을 것이므로/ 그러다 마침내 꽃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므로//새벽 산책길에서/한낮의 호젓한 산길에서/행여 그 꽃을 보게 되면/그냥 생각만 하리/거들거리는 바람처럼…“이쁜 꽃이 피었네.”// 꽃을 생각만 하겠다고 한 시인은 무엇 때문에 생각만 하겠다고 했을까? 꽃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꽃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움 그 자체가 가장 좋은 것이다. 꽃에 대해서 말을 하거나 손을 대거나 하면 그 아름다움이 훼손되고 만다. 꽃에 대해 너무 자랑을 많이 하면 그 꽃을 반대로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 학생들은 꽃이다. 아름다운 꽃이다. 순수한 꽃이다. 봄꽃은 언제가 힘든 겨울을 잘 견뎌내야 핀다
2014-03-24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