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은행잎이 갓길을 적시고 국화까지 가세해 마지막 색채를 쏟아부으면 11월이다. 문득 남이섬이라도 찾아 추억을 한 움큼 날리며 강변 너머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나 수능이 기다리고 있는 11월, 이상하리만큼 이때만 되면 추위가 밀어닥치고 서리조차 내린다. 그래서인지 긴장된 학생과 학부모의 표정에서 우리의 마음도 애잔함을 떨칠 수 없다. 10월의 마지막 밤을 필두로 길고 긴 추석 연휴를 누려서인지 11월의 학교 일정에는 그다지 여유로움이 묻어나지 않는다. 그래도 초등학교의 경우, 학예회나 축제를 하는 학교가 더러 있으며 겨울을 앞두고 불조심 강조 주간을 보내기도 한다. 학예회는 토론이나 문화예술 발표를 혼합하여 학생들의 다양한 꿈과 끼를 이끌어내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예체능 위주로 이루어지는 행사인데, 어느 학교는 체육에 중점을 두어 ‘스포츠 홀릭데이’를 하기도 하고, 음악에 포커스를 맞춘 학교는 ‘1인 1악기 음악 발표회’를, 미술 교과에 중점을 둔 학교에서는 각종 그리기 대회에서 입상한 작품을 전시하기도 한다. 모든 행사가 그렇듯 학생이 주체가 되는 행사일지라도 교사의 섬세한 아이디어와 부지런한 손길이 필요한 일들이다
2017-11-01 09:00
가을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중에서 여뀌를 빼놓을 수 없다. 이삭 모양 꽃대에 붉은색 꽃이 좁쌀처럼 촘촘히 달려 있는 것이 여뀌 무리다. 냇가 등 습지는 단연 여뀌들 세상이고, 산기슭이나 도심 공터에서도 여뀌 무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가을은 여뀌의 계절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여뀌는 흔하디 흔해서 사람들이 눈길을 잘 주지 않는 꽃이다. 그저 잡초려니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야생화에 관심 있는 사람도 여뀌는 너무 흔하면서도 복잡하기만 하다며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다른 꽃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예쁜 모습을 포착하면 담는 정도의 꽃이다. 다른 꽃들은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도 많고 얘깃거리도 많은데 여뀌는 그런 것도 거의 없다. 여뀌는 그렇게 있는 듯 없는 듯 피고 지는 꽃이다. 더구나 소도 먹지 않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식물이라는 인식도 퍼져 있다. 논밭에도 무성하게 자라는 경우가 많아 농사꾼에게는 귀찮은 잡초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명희의 소설 ‘혼불’을 읽다 보면 ‘여뀌 꽃대 부러지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10권짜리 대하소설인 이 작품 2권에만 여뀌에 대한 묘사가 세 번 등장하고 있다. “강모는 망설이는 강실이의 팔을 잡으며
2017-11-01 09:00
그녀, 아내의 이야기 남편에게는 제2의 고향이라고도 할 수 있는 뉴욕에 입성했다. 군대 제대 후 졸업 전 마지막 학기를 남겨둔 채 달랑 100만 원을 손에 쥐고 뉴욕으로 떠나 3년을 버틴 이야기, 난 이걸 백 번도 넘게 들었다. 돈이 없어 하루 한 끼로 때우고, 정기 승차권 한 장으로 여러 명의 친구들과 돌려써야만 했던 궁핍했던 유학 시절의 이야기 말이다. 올랜도에서 신나게 논 후 뉴욕으로 향하는 18시 간의 버스 안에서 그의 회상은 최고조에 달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반발심 때문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조금씩 함께 그려나가고 싶은 우리의 하얀 도화지에 완성된 그림이 먼 저 그려져 있어 샘이 났던 것 같다. 도착 첫 날, 화려한 브로드웨이 42번가를 그려 넣으려 무지개색 펜을 딱 들었는데, “아! 그건 여기 이미 다 그려져 있어!” 하며 날 안내하는 T군. 여행에서 느끼는 나의 즐거움 중에는 호기심 어린 T군의 눈을 보는 것과 열정 적으로 누르는 그의 셔터 소리를 듣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게 빠져버린 뉴욕 여행은 그저 싱겁게만 느껴졌다. 일주일이 지나고, 함께 캐나다로 단풍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있다가 가자고 자꾸 미루는 남편이…
2017-11-01 09:00현대사회가 도전받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아마도 비인간화 현상이라는 문제일 것이다. 즉, 현대사회의 물질적 풍요 속에서 인간성이 점차로 마멸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인은 타인을 하나의 인격적 주체로 대하는 데 점점 더 인색해지고 있다. 인간화 교육은 인간적인 교사에 의해 이뤄진다 더 큰 문제는 사회의 비인간화 현상에 교육이 편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육의 본래적 사명이 ‘사람임(Menschsein)’을 ‘사람됨(Menschwerden)’으로 이끄는 일이라고 본다면, 이러한 교육현상은 미래사회를 더욱더 불투명하게 하는 촉진요인이 될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교육에 대한 인간주의적인 접근은 꾸준히 고조되어 왔다. 그중에서도 교사와 학생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인간학적 접근’을 강조하는 경향이 돋보인다. 이러한 관계가 자주 교육 문제로 부각되는 이유는 학생의 인간성(사람됨)은 인간적인 교사의 인간적인 교육방법에 의해 계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교육내용이 아무리 인간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인간성이 결여된 교사에 의해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가르쳐진다면 학생들은 결국 비인간적인 ‘어떤 것’을 학습하게 된다. 그러기에 교사와 학
2017-11-01 09:00“저는 올해 발령받은 신규교사로, 중학교 2학년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6교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안전교육을 TV로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반 여학생이 화장품을 바르고 있기에 저는 그 화장품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여학생은 화장품을 파우치에 넣더니 ‘그런적 없다’며 발뺌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서너 차례 대화가 오가면서 실랑이를 좀 벌이다 제가 가방을 검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그 여학생이 ‘아 이 XX! 빡치네’ 라고 말하며 책상을 발로 차고는 교실을 나가 버렸습니다.” 이것은 어느 신규교사가 털어놓은 얘기이다. 이와 같은 도발적 대화는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흔하게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중학교에서 많이 발생한다. 수업시간에 이루어진 다음 대화들 역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중3 교실 영어 수업시간 "왜 겉옷을 입고 있니? 벗어라.” “추워서 입었는데요.” “창문은 다 열려 있고 선풍기는 틀어져 있고 밑에는 반바지를 입었으면서 춥다는 건 도대체 무슨 소리냐?” “아침에 오려고 하는데 긴 바지를 못 찾아서 그냥 반바지를 입었는데요.” “그러니까 네가 잘못한 거야. 긴 바지를 입고 와야
2017-11-01 09:00
‘선생님! 이것 배워서 어디에 써먹어요?’라고 묻는 아이들의 질문에 답을 해주고 싶었다. 아니 답을 해야만 했다. 수학교사인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수학이라는 이야깃거리를 갖고 교실 속으로 들어가지만, 과연 아이들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교실은 학생과 교사에게 있어서 희로애락의 언어가 어우러진 삶의 현장이다. 그렇다면 수업이란 무엇인가? 수업이란 기본 텍스트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하고 거기에 스토리를 담아내어 학생을 수업의 주체로 세워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대안적 교육방법으로 ‘스토리텔링교수-학습’을 제시하고자 한다. 스토리란 ‘수업을 통해 무엇을 나눌 것인가’에 대한 것으로 ‘수업내용’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내용은 ‘인지적 언어 + 실생활 언어 + 심미적 언어 + 인문학적 언어’로 구성될 수 있다. 텔링이란 ‘어떻게 의사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것으로 ‘교수-학습 방법’이다. 즉, 스토리를 중심으로 ‘교수(Teaching) + 학습(Learning) + 교감(Sharing)’의 유기적인 활동을 통해 ‘교수-학습 과정안’을 작성하여 수업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업이란 이름으
2017-11-01 09:00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질의하시는 교원의 보수와 수당제도 등에 대해 각 시·도교육청에서 연수자료로 제공하는 ‘2016 공무원 보수의 이해’를 기초로 최신 법령 개정사항을 반영하여 안내해드리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 특수업무수당으로서 연구업무수당, 보전수당, 다양한 형태의 교직 수당과 교직가산금에 대해 지급대상 요건과 지급액, 초과근무수당 등 시간외근무수당과 관리업무수당에 대한 사항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지면 관계상 QA는 생략하며 다음 호에서 명절휴가비, 정액급식비, 직급보조비 등 실비변상 성격의 수당 및 중·고등학교의 학교 회계에서 지급되는 수당에 대한 해설과 함께 QA를 종합·안내해드리겠습니다. 10. 주요수당 안내 – 특수업무수당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4조) 11. 주요수당 안내 – 시간외근무수당(「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5조) ○ 지급대상 및 지급수당 : 현업대상자 및 교대근무자 이외에 일반적인 출·퇴근시간내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공무원은 초과근무수당 중 시간외근무수당만 지급 ※ 주의 : 학교는 시간외수당만 해당됨. 월 10시간의 시간외수당은 정액분으로 지급 ○ 지급시기 : 초과근무를 한 다음 달의
2017-11-01 09:00
11월 23일 7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교총)는 1947년에 창립된 우리나라 최대·최고 교원단체이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전국 10,000여 개의 학교분회와 190개의 시·군·구교총, 17개 시·도교총, 각종 직능단체를 아우르는 중앙단체이며 ‘교직관을 전문직’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직관’과 차별되는 단체다. 굴곡진 대한민국의 현대사만큼이나 교총 70년 역사도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지만 교육전문가들도 현재의 교육관련 법과 제도, 교원의 보수와 수당·후생복지와 관련된 것들의 역사를 추적해보면 교총의 손을 거친 것이 대부분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교원의 예우와 교권보호를 강화한 교원지위법 제정, 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가능하게 한 교육세 신설과 교육재정 GDP 5% 확보, 학교교육 정상화를 이끌어낸 중학교 무시험 입학제도 도입 등이 대표적이며 교원의 후생복지 증대와 관련된 것은 사립교원의 연금제도 신설을 비롯해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교총의 현재 심정을 표현한다면 ‘갈 길은 아직 먼데 벌써 날은 저물고’라고 할 수 있다. ‘현장의 교육부’로서 우리나라 교육 역사를 만들어 왔지만 50만 현장교원과 회원은 교총이 더 분발하기를 바라고 있다.…
2017-11-01 09:00나는 미신과 주술을 모른다 순자의 천론(天論)편 서두를 보면 유명한 구절이 있습니다. “주역점을 잘 아는 자는 주역점을 치지 않는다.” 정말 주역을 잘 아는 이는, 주역이 제시하는 건강한 상식을 아는 이는, 그걸 바탕으로 세상을 살지 따로 점을 쳐서 그걸 믿고 의지하고 집착한 채 살지 않는다는 말이죠. 사실 순자는 원래 운명론, 미신, 주술적 인식을 매우 싫어했는데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은 천론(天論)편의 서두입니다. 천행유상( 天行有常 ) 하늘의 운행에는 한결같은 법도가 있으니 불위요존( 不爲堯存 ) 불위걸망( 不爲桀亡 ) 요임금 때문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요, 걸임금 때문에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응지이치즉길( 應之以治則吉 ) 응지이난즉흉( 應之以亂則凶 ) 다스림으로 응하면 길하고 어지러움으로 응하면 흉하다 강본이절용( 彊本而節用 ), 즉천불능빈( 則天不能貧 ) 양비이동시( 養備而動時 ), 즉천불능병( 則天不能病 ) 근본에 힘쓰고 물자를 아껴 쓰면, 하늘이라도 가난하게 할 수 없고 준비를 잘하고 때맞게 움직이면, 하늘이라도 병들게 할 수 없다.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하늘이 감동 했다, 하늘이 화와 복을 내린다.” 고대 동아시아인들은 하늘에 어떤…
2017-11-01 09:00문제 ○ 다문화는 한 사회 안에 여러 민족과 국가의 문화가 섞여 있는 것을 의미하며, 다문화주의 (multiculturalism)는 문화적 다양성을 장려하고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존과 통합, 구성원들을 인정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보편적 권리에 기초한다. ○ 다문화는 사회 통합의 방식으로서의 관용과 인정을 근본이념으로 하고 있다. 관용에 의한 사회 통합은 다른 사상이나 문화를 허용하고,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방식을 남에게 강제하지 않으려는 것이며, 인정에 의한 사회 통합은 다른 사람 혹은 문화와의 차이를 통해 각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을 말한다. ○ 세계시민사회에서는 단일민족과 순혈주의의 정통성보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고 있으므로 다문화 시대의 과제는 통일이 아닌 통합이다. 통합은 한 체제 안에서 공간적으로 밀접한 구성 요소 혹은 구성원 간 연관성을 갖춘 상태를 의미한다. ○ 국제화와 세계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날의 세계시민사회 구성원으로서 다문화 시대에 적합한 국가적 준비와 교육이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미흡한 점이 너무 많다. 그런 점에서 학교현장에서 더 많은 어려움과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 이와 관련하여 학교에서 다
2017-11-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