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셋째날(19일) - 집안에서 느끼는 부끄러움과 원통함 새벽 4시 바깥이 밝아온다. 지난밤 현란함과 정적 속의 압록강변 도시들이 고요함에 묻혀 있다. 압록강 철교 너머 신의주의 동녘이 밝아 온다. 긴 시간을 짊어지고 흐르는 압록강은 그 사연만 하중도를 만들고 서해로 흘러간다. 조금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아침식사를 마친다. 집안까지 5시간의 여정을 맞추려고 서둘러 일행을 태운 버스는 강변을 따라 달리기 시작한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차가 1시간이다. 압록강변의 풍경은 이채롭다. 낚시하는 사람, 미역감는 사람, 토사와 골재 채취를 하는 배 등 강의 풍요가 저절로 넘치고 있다. 또한 북한땅에는 인력으로 강둑을 보수하는 군인들이 보인다. 왕복 2차선 도로변의 농가 풍경도 한가롭다. 병아리가 모이도 쪼고 엄마 닭은 날개를 퍼덕인다. 유달리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 복(福)이란 글자가 담벼락, 집안의 곳곳에 붙어 있다. 중국농가는 온돌구조를 갖추고 있다 한다. 주 작물인 옥수수를 수확하고 그 줄기를 말려 연료로 사용한다. 집안 가는 길은 깊은 계곡 사이에 난 길을 따라간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산 정상의 능선들이 칼날처럼 서 있고 그 위에는 푸른 하늘 흰…
2011-07-29 15:27◎둘째날(18일) - 여순감옥과 단동에서 흘리는 눈물 열어젖힌 커튼 밖이 훤해진다. 우리나라 시각 5시이다. 대련 시내가 젖어 있다. 밤새 비가 내렸고 지금도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힘든 일정을 예고하는 듯하다. 오늘은 대련에서 여순, 다시 압록강변 국경도시 단동까지 가게 된다. 체크아웃을 한다. 간밤 호텔사정에 어두워 물을 마셨는데 그 물이 프랑스산 ‘에비앙 물’이라 하여 한화 1만2000원을 지급해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첫 번째 목적지 203고지를 향해 대련 시내를 이동한다. 대련은 중국에 있지만, 서구열강의 침탈과정에 뼈아픈 경험을 가진 100년의 도시이다. 문득 중학교에 배운 가로수가 예쁜 대련 시내에서 러일전쟁의 포성에 짐도 제대로 못 꾸리고 떠나는 아쉬움을 표현한 구절이 생각난다. 대련과 여순은 랴오둥반도의 끝에 발해만을 끼는 바다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여대로 불렸으며 지금은 한창 개발 중이라 도심과 주변의 이곳저곳이 파헤쳐져 있다. 한 시간 반 정도 달려 203고지 주차장에 도착한다. 안내자는 이곳 고지 정상은 군사시설보호 때문에 항구를 향하여 사진촬영을 금지한다고 말한다. 조금 걸어 올
2011-07-29 15:11다른 이에 비해 역사를 꽤 알고 있다 자부했는데, 어느 날 신문을 읽으며 그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베스트셀러 1위 소설 ‘덕혜옹주’에 대한 기사 “고종 막내딸 기구한 삶에 끌렸죠”(동아일보, 2010.2.4)를 보고 그랬다. 고종이나 영친왕은 알았어도 덕혜옹주가 누구인지, 그의 삶이 어땠는지 비로소 알게 된 충격과 그 무지함을 만회라도 하듯 직방 책 구입에 들어갔다. 하긴 내가 국사 교사나 사학 전공자는 아니다. 국어교사지만 문학을 주로 가르쳐왔기에 역사는 늘 ‘옵션’이 될 수밖에 없었다. 박종화의 ‘정통’ 궁중중심 역사소설들을 넘어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토지’ ‘장길산’ ‘객주’ ‘임꺽정’ ‘야정’ ‘화척’ ‘타오르는 강’ ‘늘 푸른 소나무’ ‘혼불’ 등 이른바 대하소설 내지 대하역사소설들을 섭렵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뿐이 아니다. ‘동이’ ‘추노’ ‘제중원’ ‘선덕여왕’ ‘자명고’ ‘천추태후’ ‘주몽’ ‘해신’ ‘불멸의 이순신’ ‘대조영’ ‘이산’ 등 대하드라마 역시 하나도 빼놓지 않고 시청한 것도 그래서다. 역사는 학생들에게 문학을 비로소 문학답게 가르치게 할 수 있는 ‘치명적’ 자양분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속된 말로…
2011-07-27 14:20조선일보 특별기획 중국 속의 한민족사 탐방 ◎ 1일째(17일) - 인천국제공항과 대련, 동북공정의 베일 며칠 전 까지만 하여도 물 폭탄 세례를 주었던 장맛비가 그쳤다. 새벽 2시 30분 음력 보름을 지난 약간 기운 달이 조용한 시골을 비추고 소쩍새는 목이 쉬도록 밤을 지새우고 있다. 모두가 잠든 시간. 창원에서 출발하는 인천국제공항행 버스 시간을 맞추려고 집을 나선다. 여행용 가방의 바퀴 소리가 정적을 깬다. 얼마 안 되는 기간이지만 떠난다는 것은 항상 아쉬움과 불안을 가슴 가득 쥐어짜게 한다. 읍내를 벗어난 국도변엔 차량도 뜸하다. 줄을 맞추어 자라는 벼 포기 사이의 물들이 달빛을 반사하고 개구리 소리가 쏟아진다. 남해대교를 건너며 차창을 내린다. 차 안 가득히 갯바람을 담고 숨을 쉬어본다. 떠나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진교 톨게이트를 지나 남해고속도로에 접어든다. 새벽 6시 출발 시각을 맞추려고 속력을 더한다. 한 시간 정도 달렸을까? 졸음이 쏟아진다. 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마셔보지만, 머릿속은 맑아지지 않는다. 이번 연수는 힘든 일정이 될 것이란 사전 공지가 내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선생님과 함께하는 중국 속의 한민족사’ 탐방. 5박 6일간에…
2011-07-26 09:36이제 여름철 장마도 개고 본격적인 더위가 몰려올 것 같은 시점이다. 이 같은 여름을 지금 미리 겁먹으면 두렵게 느껴질 수도 이지만, 무더운 여름이 없다면 우리 인간은 현재와 같은 풍요로움을 누리기 어려울 것이다. 무더운 여름을 통하여 각종 식물들이 열매를 맺고 풍요로운 수확을 기약하듯이 우리 인생도 여름과 같이 힘든 시기가 있을 것이다. 힘든 시기는 계속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지나가게 되어 있으니 겁 먹을 필요는 더욱 없을 것 같다. 지금 학교는 방학이라지만 보다 더 나은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책상 위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 많다. 때로는 조금이라도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마음을 오직 본인만이 느끼는 시간이 아닐런지? 무엇보다도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일(공부)과 휴식의 조화가 절대로 필요하며, 음식 또한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김연아의 식단전 세계 피겨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간 김연아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아름다운 연출을 보여 그 가치가 더욱 돋보였다. 그가 은반에서 아름다운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오직 우승을 향한 노력이 있었으며, 다른 젊은이들이 다 먹고 싶어하는 음식을 절제하였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2011-07-25 09:49이 책은 제목 앞에 ‘세계 최고의 학력을 낳은 핀란드 교육, 교실에서부터 시작된다!’라는 수식어가 있다. 이 수식어처럼 이 책의 주된 내용은 핀란드의 교실 수업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일본의 핀란드 교육전문가인 후쿠타 세이지(福田誠治, 츠루문과대학 문학부 비교문학과) 교수는 핀란드의 교육 장면을 사진과 함께 상세히 기록했다. 약력에 의하면 그는 수십여 차례 핀란드를 방문하고, 핀란드 교육 성공의 비결을 연구한 핀란드 교육전문가다. 저자는 책에 핀란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수업 장면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다. 가감 없이 교사는 물론 학생들의 수업 태도까지 독자에게 생중계하고 있다. 여기에 박재원 비상교육 공부연구소장의 해설이 곁들어져 있고, 대한민국 교육과의 비교가 첨부되어 있다. 이 책은 단순한 번역을 넘어 한국적 상황에 맞는 핀란드 교육을 독자에게 제안하고 있다. 또 마지막 5장에서는 해설자가 핀란드 교육이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적용 가능한지,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다. 핀란드 교육은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다. 핀란드식 교육제도의 특징을 정리하면 밑바닥을 끌어올리되 위쪽은 제한 없이 개방하는 것이다. 핀란드 사람들은…
2011-07-25 09:41우람하고 멋진 용틀임 소나무 용송(천연기념물 290호)이 위치한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와 이웃하고 있는 마을이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입석리다. 이곳 길가 주차장에서 300여m 거리의 백악산 기슭에 옥양목 같이 맑고 푸르스름한 물이 흘러내린다는 옥양폭포가 있다. 40여m 높이의 옥양폭포는 경관이 빼어나고 바위들이 널려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길이 10여m, 폭 1.5m쯤 되는 자연산 돌다리가 폭포 위에 걸쳐있어 폭포의 이름에 옥 옥(玉), 들보 량(樑)자를 쓴다. 뒤편의 큰 바위들이 폭포를 둘러싼 풍경이 아름답고 물놀이 할 수 있는 장소가 폭포 바로 아래에 있다. 돌다리가 걸쳐있는 폭포의 위쪽은 미끄럽고 위험해 조심해야 한다. 큰 바위 위에 오르면 아래편의 옥양폭포와 속리산에서부터 청화산, 조항산, 대야산, 중대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름날, 물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옥양폭포를 사진으로 감상하며 더위를 이기자.
2011-07-21 16:35영남의 젖줄 낙동강이 감싸 안은 상주. 상주자전거박물관에서 가까운 상주시 사벌면 삼덕리에 태백산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 1300여리 물길 중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낙동강 제1경' 경천대가 있다. 낙동강변의 경천대(http://gyeongcheondae.sangju.go.kr)는 기암절벽과 강물이 절경을 이룬 곳으로 하늘이 만들었다하여 일명 자천대(自天臺)로 불린다. 경천대 관광지에는 기암절벽과 굽이쳐 흐르는 강물, 울창한 송림과 전망대, 조선시대의 학자 우담 채득기 선생이 은거하며 학문을 닦던 무우정, 임진왜란 때 육전의 맹장으로 이름을 떨친 정기룡장군이 젊었을 때 용마와 더불어 수련을 쌓았다는 용마전설 등 명승지와 유적지가 많다. 333개의 계단을 올라야 만나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 물줄기와 우측 회상리와 효갈리, 좌측 매협리의 농촌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물론 4대강사업을 하기 전의 옛 이야기다. 물길을 잡느라 백사장이 모두 사라진 지금의 경천대 앞 낙동강 풍경은 볼품이 없다. 언제쯤 옛 모습을 되찾은 낙동강 물줄기를 볼 수 있을까? 전망대에서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아래쪽 중앙에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경천대가 보인다.…
2011-07-21 16:34곶감의 생산지로 시목이 감나무인 도시가 상주다. 느림과 환경보전이 화두인 요즈음 상주를 새롭게 부각시키며 관심을 끄는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자전거다. 인구 10여만의 상주는 전형적인 농촌형도시이고 지형적으로도 평지라 자전거를 이용하기에 좋다. 다른 지역보다 먼저 자전거가 보급되었고 보유대수가 8만5000여대에 이를 만큼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두 발로 걷는 사람, 두 바퀴로 달리는 자전거. 닮은꼴이라 정이 간다.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스 해소에 자전거 타기가 최고다. 천천히 가야 보이는 게 많고 생각이 깊어진다. 지구가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자동차의 배기가스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것 다 안다. 물론 자전거를 마음 놓고 탈 수 없는 여러 가지 열악한 여건이 원인이지만 저탄소 녹색성장을 말로만 외칠 뿐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래서 상주시 남장동에서 도남동으로 확장 이전한 자전거박물관(지하1층, 지상2층)이 더 특별하게 보인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자전거 박물관, 상주자전거박물관(054-534-4973)으로 떠나보자. 지하 1층에 유아용과 2인용자전거 등 체험용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려보는 자전거대여소, 지상 1층에 각
2011-07-20 17:25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관장 김창수)은 7월 학생눈높이맞춤공연으로 오는 16일 오후 4시 학생교육문화회관 대공연장(싸리재홀)에서 퍼니밴드의 'Fun Fun한 음악회'를 연다. 트럼펫, 트럼본, 호른, 튜바, 드럼 등 6명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퍼니밴드는 이름 그대로 유쾌함을 자랑하는 브라스 밴드이다. 2002년 결성 이후 2000여 회의 공연으로 실력을 다졌으며, 전통 클래식의 진부함을 벗어던지고 대중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클래식을 추구하는 그룹이다. 이와 함께 재즈, 가요, 영화음악 등 다양한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공연 레퍼토리와 코믹한 연기가 곁들여진 생동감 있는 퍼포먼스를 펼치게 되는데 이번 무대에서 이들은 '윌리엄 텔 서곡', 'Amazing grace', 'Sing sing sing', 'Let it be' 등의 곡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한편 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는 이번 공연 이외에도 8월 학생눈높이맞춤공연으로 8월 20일 오후4시 마술사 한상민의 '매직 스토리(Magic Story)'도 준비하고 있다.
2011-07-11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