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고 제도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는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높았었다. 그 관심만큼 상대적으로 경쟁률도 높은 편이었다. 자율고가 성공을 거두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이 자율고 진학에 적극적이지 않다. 대학입시의 수시모집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이유를 가장 많이 이야기한다. 즉 수시모집에서는 내신성적이 많이 영향을 주는데, 중학교 성적 50%이내의 학생들만 모이는 곳이 자율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율고의 추가지정으로 원하는 학생들이 모두 들어갈 수 있을 정도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냥 일반고에 진학하기를 원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돌파구를 찾고 싶긴 하지만 자율고가 돌파구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율형 사립고가 대부분이지만 지난해 입시에서 자율형 사립고의 교사들이 홍보를 나온 것을 여러차례 보았었다. 추가모집을 위해서 홍보를 나온 경우도 여러 학교를 경험했다. 학생들이 지원하지 않아서 학생수가 적어진다는 것은 자율고 그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자율고 정책의 문제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혀 주었다는 부분에서는 성공을 거뒀다고 본다. 그러나 자율고의 수가 대거 늘어나면서 학생…
2012-04-09 13:32교원성과급이 연공서열로 지급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새내기 교사들은 어차피 최고등급을 받을 수 없으니 열심히 노력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차등폭을 대폭 늘려야 한다. 어차피 나눠먹기식으로 등급을 돌려가며 받거나 똑같이 재분배 하는 것이 현재 성과급 제도의 현실이다. 교사들이 성과급에 대해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은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교원성과급에 대한 교사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연 그럴까. 공감이 가는 부분들도 있다. 즉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부분인데, 성과급 도입 초기부터 제기된 문제이다. 그동안 여러해를 거치면서도 전혀 개선되지 않은 부분이다. 교과부에서 기본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나머지는 학교에서 알아서 하라고 한다. 몇년 전부터 제시된 기본안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학교에서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만들 수 없는 것이 교원성과급 제도이다. 성과급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위해 노력하는 새내기 교사들이 거의 없다는 응답을 했다고 한다. 새내기 교사들 뿐이 아니다. 나머지 교사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1년에 한번 서운하면 그만일뿐 아니라, 객관성 없는 평가기준에 맞춰 열
2012-04-09 13:29익숙하게 들어 본 단어는 아니지만 기부지수(寄附指數)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원조재단(CAF, Charities Aid Foundation)이 지난해 9월 세계 153개국, 15세 이상 19만5천여 명을 대상으로 기부행태를 조사한 것이다. CAF는 기부금 액수가 아닌 기부 활동에 초점을 맞춰 금전기부, 자원봉사, 낯선 사람 돕기 등 3개 항목의 질문을 통해 기부지수를 종합했다. 3개 항목의 인구 대비 통계를 바탕으로 종합점수를 산정하고 국가별로 순위를 정하는 식이다. 조사 결과 기부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호주와 뉴질랜드로 두 국가의 기부지수는 57%. 그 뒤를 이어 캐나다와 아일랜드가 56%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스위스와 미국은 55%로 공동 5위를 기록했다. 그 밖에 네덜란드(54%), 영국 및 스리랑카(53%) 등이 10위 안에 들었다. 반면 한국의 기부지수는 29%로 81위였다고 한다. 일본(22%)은 119위, 중국(14%) 역시 147위로 한국이 아시아 국가들 중에선 기부지수가 높은 편이었지만 만족할 만한 순위도 아니다. 선진국이자 최강대국인 미국의 기부 릴레이 문화를 보면 카네기, 록펠러 등의 영향이 크다. 카네기는 “부자
2012-04-08 12:46중년의 사내가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것도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구가했던 남자의 눈물이었습니다. 그 분야의 한 후배가 보낸 찬사는 이랬습니다. “이종범이라 쓰고 신이라고 읽는다” 아침 TV화면을 통해 바람의 아들이라 불리워졌던 한 중년 사내의 눈물을 보면서 가슴이 뭉쿨해졌습니다. 야구라는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프로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한 사내가 은퇴라는 이름의 의식을 가지면서 뜨거운 눈물을 자꾸만 훔치고 있었습니다. 본인도 교육이라는 한 자리에서 30년째 교단교사를 하고 있는데, 나도 나름 이 분야에서는 프로인데, ‘나도 은퇴라는 이름의 자리에서 저렇게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자신이 없네요. 오히려 번잡한 자리, 어렵고 힘들었던 자리를 무사히 벗어나게 되었다는 안도의 한숨이나 쉬면서, 속으로 웃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 20년 야구 인생보다, 30년 교단교사의 자리에서 사는 내가 프로의식을 더 느끼지 못하는지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내 탓입니다. 내가 부족한 탓이겠지요. 어떤 일이든지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혼신의 정열을 다하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매뉴얼대로, 교육과정
2012-04-08 12:45각 당의 총선 공천 과정에서 한국교총 안양옥 회장은 새누리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공천이 당선인 강남벨트 중 한 곳인 서울 서초갑 지역구 출마 제의가 그것이다. 안 회장은 그러나 “임기를 마치겠다는 18만 교총 회원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새누리당의 공천 제의를 거절했다. 언론에 밝힌 이유말고 또 다른 속내가 있는지 알 길은 없으나 일단 높이 평가할만한 결단임이 분명해 보인다. 언론에 보도될 만큼 기사로서 가치조차 없는 당연한 임기 수행이지만, 안 회장의 불출마가 돋보이는 것은 그렇지 않은 이들이 있어와서다.이 모 전 회장은 임기중 홀연 국회의원으로 진출했다. 이번에도 경남의 어느 지역구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 임기가 끝난 후이긴 하지만, 정진후 전 전교조 의원장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4번에 이름을 올렸다. 당선 안정권이라 제19대 국회의원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행보는 그들의 의도 여부와 상관없이 교원단체장을 정치판 진출을 위한 정거장쯤으로 생각한다는 혐의를 받기에 충분하다. 벌써 7년 전인가 내가 전교조를 탈퇴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참교육 실현이라는 기치와 상관없이 자꾸 정치적이 되어가는 교원단체 지도부를 위해 회원으
2012-04-04 13:18
교육을 개혁하고 학교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공동체의 문화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하는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한 까닭에 정부차원에서 수많은 교육개혁 정책이 도입되었고, 학교 현장에서는 새로운 정책의 파급과 착근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여 왔다. 그러나 시대적 변화는 학교 현장에 거듭된 변화를 요구하며, 도달해야 할 표지석이 가까워졌다 싶으면 이내 저만치 멀어져버린다. 마치 무지개를 쫓아가는 형국과 다를 바가 없다. 새로운 교육정책을 학교 현장에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우리나라에 연구학교 제도가 도입되어 시행된 지 60년이 넘었다. 1951년부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연구학교 제도를 통해 교육현장의 변화를 읽어볼 수 있다. 연구학교의 운영 주제는 당해 정부의 장학 정책의 무게 중심에 따라 달라졌으며, 학교 현장에 새로운 교육 사조를 몰고 왔고, 변화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기도 했다. 연구학교 제도의 초기에는 반공사상을 중심으로 한 정신교육, 과학기술 습득 중심의 생산교육 측면이 강조되었고, 1960년대부터는 새마을 운동, 향토교육 중심의 연구학교가 운영되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개방화와 다양화, 그리고 국
2012-03-29 08:52우리 교육이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학교의 모습은 예전과 다르게 많이 흐트러져 있다. 공부를 많이 하는 것 같지만, 교실의 학생들은 학습 의욕이 없다. 학교 내에서 폭력 문제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일부 아이들은 피해를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학교와 정책 당국은 부단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게 결과가 좋아지지 않는다. 한국 교육은 산업 사회에 혁신적인 역할을 했다. 오늘날 풍요로움은 교육이 바탕이 되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을 못한다. 미국의 오바마도 한국의 교육을 칭찬을 한다(정확히는 한국의 교사를 국가 건설자라고 했다). 교육계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노력한다. 그런데도 오늘날 학교는 부정적인 대상이다. 공교육은 사교육과 비교하면 늘 처진다고 한다. 교사도 학원 강사와 비교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된다. 이와 같은 비난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입시 교육이라는 데는 같을 것이다. 입시 교육에 치중하면서 우리 교육이 본질을 잃었다. 고등학교 졸업식장에 가면 명문대 입학생을 자세히 보고한다. 마치 교육의 목표가 여기에 있었다는 듯이 명문대에 많은 학생들을 보내 목표 달성을 이
2012-03-29 08:50이른바 진보 교육감들이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구설에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라고나 할까. 오히려 ‘진보’라는 타이틀 때문 그들의 구설이 더 거역스럽게 다가오지 않나 생각되기도 한다. 가령 서울시 교육감은 정식 공고 없이 국보법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자 등 교육공무원 임용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들을 일반고 교사로 특채했다. 교과부는 즉각 그들의 교사 임용을 취소시켰다. 전북 교육감은 3월 1일자 인사에서 본청 과장을 개방형교장공모학교 교장으로 임용·제청했다. 교과부장관이 승인, 본청 과장은 이미 교장으로 부임했다. 그런데 교장 발령자는 지원 자격 미달인 것으로 보인다. “본교 재직 교원 지원 제한 및 현임학교 2년 미만 근무 교장 지원 불가”로 되어 있어서다.교장임용자는 전북 교육청 과장직에 2010년 9월 1일자로 부임했다. 재임 기간이 2월말 기준으로 1년 6개월이다. 2년 미만인 것이다. 설마 ‘현임 교장’이 아니고 도교육청 장학관이라서 지원 자격이 있다는 것인가? 내부형교장공모의 경우, 지역교육지원청의 교육전문직을 관내 교장공모에 지원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 점과 비교해봐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다. 본청 근무자만 아무런
2012-03-29 08:48오래 전에 게리 체프먼(Gary Chapman)의 5가지 사랑의 언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다섯 가지는 인정하는 말, 함께 하는 시간, 선물, 봉사, 육체적인 접촉이라고 밝히고 있다. 최근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가정의 안정성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생활고와 불신으로 야기된 부부의 갈등과 파경은 당사자의 삶은 물론이고, 어린 자녀들의 삶까지 굴곡지게 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게리 체프먼(Gary Chapman)의 제안처럼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를 적극 활용하여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우리 교육현장도 생활고와 불신으로 상처를 입은 가정처럼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해 말, 대구와 광주에서 연속적으로 터져 나온 학교폭력 학생자살 사건은 우리 교육계를 블랙홀에 빠뜨리고 말았다. 오죽했으면 대통령까지 나서서 학교폭력 근절 방안 찾기에 정신이 없었겠는가. 며칠 전에는 한 중학교 여학생이 교사를 넘어뜨리고 손찌검까지 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갈등과 불신으로 위축되어 가는 가정을 되살리는 게리 체프먼의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가 있는 것 처럼, 필자는 혼란과 갈등…
2012-03-28 09:00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작은 학교에서 새로운 3월을 맞고 있다. 몇 명 되지 않는 아이들이 있는 교실에도 감기로 결석하는 아이들이 생기고 있다. 이 작은 학교에서는 신학년도를 맞아 학구 외 타 지역 학생들의 학년 초 전출이 발생하고 있다. 동창회에서 기사 급여 등 비용 일체를 지불하는 적극적인 학교지키기와 교직원들의 열정으로 학생수가 지난 학년말 10명 정도 늘게 되었다. 이렇게 되다보니 소형버스 하나로는 타 지역 학생을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서게 되어 그동안 등교 시 1회 운행하던 것이 신학년도부터 2회 차 까지 늘게 되었다. 2회 차로 나누어 학생을 등교시키다보니 9시가 넘어서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이 생기고 있었다. 40분 이상 통학차를 타고 등교해야하고, 아침 급우들과의 자유 시간이 허용되지 못하는 빠듯한 시정은 원래 처음부터 초등학생들에게 무리였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학교는 집 근처에 있는 학교 일수밖에 없다. 모교를 지키겠다는 동창회 및 지역민들의 열망에 대해 건전한 이성과 냉철한 교육적 판단 없이 학생 수 불리기에만 급급했던 단견에 따른 폐해가 이 봄 3월에 드러나고 있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학교는…
2012-03-27 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