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12.10.8)은 모처럼 영화 두 편을 보았습니다. 한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피에타"였지요. 하루에 두 편을 보았지만 지금 내 기억엔 오직 피에타뿐입니다. 막대한 자금력과 명배우들을 동원한 광해가 천만 관객 동원을 곧 달성할 것이라 하지만 독립영화인 피에타의 감동엔 어림도 없습니다. 김기덕 감독 작품인 피에타는 금년도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어머니 없이 자라 한 사채업자의 수족이 되어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두르며 살상을 일삼는 주인공 강도, 이 무렵 강도에게 어머니라고 주장하며 나타난 여인이 있었지요. 극악무도한 악으로 이미 정신적 사망상태에 이른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 앞에 죽어 없어졌던 인간성이 서서히 회복되어가는 과정이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저질렀던 악은 다시 악으로 보복당하는 가혹한 현실 앞에 영화는 비극으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그러나 그 잔인하고 가혹한 악의 세계에서도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 존재하는 강한 모성애와 거의 본능에 가까운 어머니를 향한 열망은 종교적 철학적 사고를 아우르며 강한 호소력으로 관객의 뇌리를 점령하고 마는 것입니다. 어머니와 아들, 다
2012-10-10 11:21우리 민족이 5천년 역사 가운데 가장 자랑스런 것이 있다면 아마도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는 무엇보다도 오랫 시간 동안 중국에 문화적으로 예속된 상에서 살아간 이유가 저들의 문자를 빌어 씀으로 문화적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였다는 점이다. 문자란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이 아니오 문자를 쓰는 동안 우리는 저들의 문화도 빌어쓰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한글이 세계를 향하여 새로운 소통 도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신 일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무리 칭송을 해도 지나칠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훈민정음 머릿말에서 밝혔듯이 왕께서는 백성들이 그 뜻을 전하지 못함을 측은하게 생각하여 정음을 창제하였으니 훈민정음이 가지는 문화적인 의미를 따지기 전에 대왕께서는 우리 나라 역사상 그 유례가 드문 성군임에 틀림 없다. 늘 훈민정음 반포 566주년을 맞아 세종대왕의 위업을 기리는 일은 참으로 합당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한글에 대한 소중함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한류의 전파와 더불어 한국어가 새롭게 문화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새로운 디지털…
2012-10-10 11:21지난 9월 23일, 815투어 산악회원들과 제천의 가은산과 둥지봉에 다녀왔다. 일찍 일어나 날씨부터 살폈다. 뒤편 베란다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청주의 진산 우암산을 가을 안개가 감췄다. 7시에 몽벨서청주점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내수, 증평을 거쳐 괴강다리 옆 만남의 광장 주차장에 도착한다. 물가에 둘러앉아 이른 아침부터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을 바라보며 도시락으로 맛난 아침을 먹는다. 세상은 참 좁다. 차안에서 어린 시절 친구를 만난 회원들이 반가움에 어깨동무를 하고 기념사진을 남긴다. 스쳐가는 창밖 풍경으로 낚시터가 늘어선 충주호를 만나고도 굽은 산길을 한참 더 달린 관광버스가 옥순대교를 건너 옥순봉 쉼터에 도착했다. 이곳이 가은산 등산로의 초입이다.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충주호. 충주부터 단양까지의 충주댐 물줄기를 충주호로 이름 붙였지만 제천과 단양 사람들은 맑은 바람과 청명한 달빛이 머무는 이곳의 아름다운 호반을 잊지 못해 옛 이름 그대로 청풍호로 부른다. 혹자는 늘 그 자리에 있는 자연풍경인데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말한다. 하지만 충주댐이 조성되기 전, 강원도 정선에서 흘러온 남한강 물이 현재의 청풍문화재단지 앞에서 자연 호수를 만들던 시절의 이름이
2012-10-10 11:19아무리 넓은 바다라 할지라도 그 물의 원천이 있듯이 반만년이 넘는다는 우리의 역사도 시작이 있다. 금년 10월 3일은 단군 할아버지가 나라를 세우신, 단기 4345년 개천절이다. 어느 민족이든지 태고의 사실은 신화로부터 시작된다. 역사가 깊은 나라일수록 그 시작을 정확히 알 수 없기에 신화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강화 마니산에서 열린 개천대제를 비롯해 개천절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으니 이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고려시대 스님 일연이 쓴 삼국유사의 기록을 토대로 우리의 뿌리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다. 개천절이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해 보는 일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런지! 환웅은 늘 지상에 내려가 천하를 다스려보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버지인 하느님께서 그 아들의 뜻을 헤아리시고 그 땅을 찾던 중에 태백산을 내려다 보니 그곳은 가히 인간들로 하여금 널리 이롭게 해줄 만한 곳이었다. 이에 하느님께서는 아드님인 환웅에게 도장 세 개를 주시니 환웅은 이를 받아 부하 3천명을 거느리고 신단수에 내려와 기업을 정했다. 환웅천왕께서는 바람(풍백)과 구름(운사)과 비(우사)를 거느리고 내려와 곡식과 수명과 질병과 형벌과 선악을 주관하고 모
2012-10-10 11:15제214차 우리문화유산 기행안내 【대전광역시: 계족산 자락 황톳길 14.5km】 ●계족산 장동 자연휴양림: 지친 사람들 치유하는 대전 계족산 14.5km를 맨발로 걸으며 에코힐링(자연치유)하는 황톳길 탐방기행 ●계족산성 [사적 제355호]: 계족산(해발420m)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축조된 테뫼식 석축산성 ●뻔뻔(Fun fun)한 음악회- [16:00~ 17:00] 소프라노, 테너, 바리톤, 피아노 등 단원 8명으로 구성된 '선양 에코페라공연단(단장 정진옥)'의 '뻔뻔(Fun Fun)한 클래식' 10월 말까지 주말 공연 ●계족산 맨발축제 2012: 숲속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며 문화, 예술공연, 전시 등을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에코힐링 시민 참여형 축제 [2012.10.13~ 2012.10.14] 1. 답사일자: 2012년 10월 13일(토요일) 2. 출발장소: 06:30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 앞[창원시청] 07:00 마산종합운동장 정문 기념탑 3. 참가비: 32,000원 [교통비, 자료, 우편료 등. 점심은 참가자 준비] 4. 인솔자: ☎ 010-9457-0033 5. 접수처: 농협(단위) 821119-52-037075 [심재근] 6. 알리는 말씀 ① 계족
2012-10-04 11:49전국을 다 돌아본 후 여행지마다 색깔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중 남다른 색깔과 싱그러움으로 나를 유혹하는 여행지가 거제도다. 몇 년 전만해도 거제도는 제주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오지의 섬이었다. 하지만 내륙의 중심을 관통하는 통영대전고속도로와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을 옆 동네로 만든 거가대교가 개통되며 계절을 구분하지 않고 사시사철 전국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품 관광지가 되었다. 지난 3월 17일은 우리 초계 변가 남매계원 40여명이 모처럼 객지로 여행을 떠나는 날이었다. 여러 매체를 통해 전국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나에게 여행지를 물어왔고 나는 당연하다는 듯 맑은 물, 푸른 산, 쪽빛 바다를 자랑하는 해양도시 거제를 선택했다. 왜? 해금강ㆍ외도ㆍ포로수용소유적공원 등 유명관광지에서 대우조선ㆍ삼성중공업 등 산업체견학지까지 거제만큼 볼거리가 다양한 곳이 없다. 여행을 즐기게 되면서 늘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한다. 그래서 어느 곳으로 여행을 떠나든 출발하기 전에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미리 확인한다. 거제문화관광(http://tour.geoje.go.kr)에 거제를 대표하는 볼거리와 먹거리들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거제도의 청정…
2012-10-04 11:4810월 14일까지 수원박물관 특별전시장 열려 수원시민이라면, 아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만나야 할 분이 있다. 누구? 바로 사운 이종학(1927-2002)이다.이 분을 만나면 역사관, 애국심이 저절로 생긴다. 애국자가 되고 만다. 그러니 이 분을 꼭 만나야 한다. 지난 추석 연휴, 자취하고 있는 딸, 군대간 아들이 모였다. 네 식구가 오랜만에 모인 것이다. 추석날 마음을 먹고 수원박물관을 찾았다. 왜?지난 8월14일 개막돼 오는 10월14일까지 수원박물관에서 전시되는 ‘사운 이종학, 끝나지 않은 역사전쟁’을 보기 위해서다.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보인다. 박덕화 관장님께서 특별히 안내를 해 주신다.연구사는 아니지만 어깨 너머로 배웠다는데사실을 바탕으로한 안내가 정확하다. 맨 마지막에는 독도 사진에 우리 가족의 개인 다짐을 담아 기록을 남겼다.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우리 땅을 제대로 지킬 수 있습니다."(고려대 2학년 딸) "동해를 조선해로 다시 찾는 일이 독도를 찾는 첫걸음!"(아내) "이종학 선생님의 뜻을 이어받아 나라지키기에 앞장 서겠습니다."(필자) 이 특별전을 관람하기 전까지 이종학 선생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수원출신의 서지학자 정도였다.…
2012-10-04 11:48그 수를 정확히 셈해보진 않았지만, TV드라마 홍수시대라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성싶다. 그 많은 드라마들을 다 보는 것이 불가능한 일임도 말할 나위 없다. 방송평론가도 예외가 아니다. 사정이 그쯤되고 보면 응당 문제는 ‘어떤 드라마를 골라 보느냐’이다. 필자에겐 TV드라마 보기 원칙이 있다. 그중 하나가 대하드라마는 꼭 챙겨본다는 것이다. 지난 번 이 지면에서 만나본 ‘무신’, ‘광개토대왕’ 등이 그런 원칙으로 제1회부터 종영까지 한 회도 거르지 않고 시청한 대하드라마다. ‘해운대 연인들’(KBS 2TV)은, 이를테면 외도의 드라마 보기였던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현대물을 전혀 안보는 것은 아니다. 역시 이 지면을 통해 살펴본 ‘빛과 그림자’라든가 막장 드라마이면서 시청률 40%를 오르내리는 대박 작품이었던 ‘아내의 유혹’, 그리고 ‘아이리스’, ‘아테나’ 같은 대작드라마들은 일부러 챙겨보기도 했다. 그래도 ‘해운대 연인들’은 볼 ‘깜’이 아니었다. 지난 25일 16회로 종영한 ‘해운대 연인들’은 굳이 말하면 런던 올림픽 특수 덕을 누린 드라마라 할 수 있다. 기존 드라마도 결방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첫 방송(8월 6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출
2012-10-01 14:39천년고도, Beautiful 경주! 고대와 근대에서 현대까지의 삶과 문화가 공존하는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라 신라의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문화유과 천년의 향기가 곳곳에 서려 있다. 경주는 사계절 모두 철에 따라 느낌이 다른 천혜의 관광지이다. 어른들에게는 학창시절의 수학여행이 가슴속에 아련한 추억으로 존재하고, 외국인들에게는 우리나라의 오랜 역사와 화려했던 옛 문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유난히 아름답다는 신라의 달밤! 경주는 늦은 밤까지 천년의 역사를 불빛으로 밝힌다. 다른 곳의 관광지는 5시면 문을 닫고 출입을 막는데 경주는 밤 10시까지 불을 밝힌 채 관광객을 맞이한다. 대릉원, 안압지, 첨성대는 늦은 밤에도 야경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친다. 경주의 관광지는 대부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여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기에 좋다. 대릉원을 비롯해 여러 곳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9월 7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다녀온 경주의 여행지를 사진을 통해 되돌아본다. 대릉원(사적 제512호)은 황남동에 있는 신라시대의 고분군으로 경주여행의 중심지이자 출발점이다. 현재 총면적 13만여 평의 고분군에 신라시대의 왕과 왕비, 귀족 등의 무덤 23기가 모여…
2012-10-01 14:36인간 정신의 회복, 윤리적 소비로 2012년 8월 31일 치 한겨레신문에 실린 "금값 폭등이 부른 '아마존의 눈물, 원주민 80여명' 학살 기사는 차라리 깊은 슬픔이었다. 아마존 밀림 깊은 곳에서 가장 자연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야노마미 부족을 그렇게 처참하게 죽인 그들은 불법으로 금을 채취자들의 소행으로 본다면, 윤리적 소비에 정면 배치되는 야만적 물질숭배자가 보여준 인간임을 스스로 포기하는 최악의 행위다. 같은 신문에 등장하는 전신마비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70)박사가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 참석하여 한 일자천금의 말은 죄 없는 원주민을 무참하게 학살한 그들에게 주는 메시지처럼 들렸다. "인간은 모두 다르고 표준은 없다. 하지만 누구나 '인간정신'이 있다"는 긍정적인 말! 며칠 째 답보상태였던 이 독후감은 바로 스티븐 호킹 박사 덕분이다. 윤리적 소비자는 곧 그 인간정신의 회복에서 시작된다는 확신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윤리'라는 단어에 꽂혀서 이 책을 샀다. 슬픔이 넘쳐나는 불행한 노동자들과 소외된 사람들, 기만적인 기업의 행태, 분노의 화살로 다중살인을 저지르고, 성폭행도 모자라 납치살인이 세상을 놀라게 하
2012-09-24 0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