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게리 체프먼(Gary Chapman)의 5가지 사랑의 언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다섯 가지는 인정하는 말, 함께 하는 시간, 선물, 봉사, 육체적인 접촉이라고 밝히고 있다. 최근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가정의 안정성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생활고와 불신으로 야기된 부부의 갈등과 파경은 당사자의 삶은 물론이고, 어린 자녀들의 삶까지 굴곡지게 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게리 체프먼(Gary Chapman)의 제안처럼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를 적극 활용하여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우리 교육현장도 생활고와 불신으로 상처를 입은 가정처럼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해 말, 대구와 광주에서 연속적으로 터져 나온 학교폭력 학생자살 사건은 우리 교육계를 블랙홀에 빠뜨리고 말았다. 오죽했으면 대통령까지 나서서 학교폭력 근절 방안 찾기에 정신이 없었겠는가. 며칠 전에는 한 중학교 여학생이 교사를 넘어뜨리고 손찌검까지 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갈등과 불신으로 위축되어 가는 가정을 되살리는 게리 체프먼의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가 있는 것 처럼, 필자는 혼란과 갈등…
2012-03-28 09:00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작은 학교에서 새로운 3월을 맞고 있다. 몇 명 되지 않는 아이들이 있는 교실에도 감기로 결석하는 아이들이 생기고 있다. 이 작은 학교에서는 신학년도를 맞아 학구 외 타 지역 학생들의 학년 초 전출이 발생하고 있다. 동창회에서 기사 급여 등 비용 일체를 지불하는 적극적인 학교지키기와 교직원들의 열정으로 학생수가 지난 학년말 10명 정도 늘게 되었다. 이렇게 되다보니 소형버스 하나로는 타 지역 학생을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서게 되어 그동안 등교 시 1회 운행하던 것이 신학년도부터 2회 차 까지 늘게 되었다. 2회 차로 나누어 학생을 등교시키다보니 9시가 넘어서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이 생기고 있었다. 40분 이상 통학차를 타고 등교해야하고, 아침 급우들과의 자유 시간이 허용되지 못하는 빠듯한 시정은 원래 처음부터 초등학생들에게 무리였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학교는 집 근처에 있는 학교 일수밖에 없다. 모교를 지키겠다는 동창회 및 지역민들의 열망에 대해 건전한 이성과 냉철한 교육적 판단 없이 학생 수 불리기에만 급급했던 단견에 따른 폐해가 이 봄 3월에 드러나고 있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학교는…
2012-03-27 09:29전격적으로 도입된 복수 담임제에 대해 상당한 호평을 하는 교원들이 꽤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다소 의아스럽긴 해도 복수 담임제에 대한 의견을 무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또한 그 의견에 대해 비판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다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직접 경험해 보니 복수 담임제의 효과가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깊이 알아보고 싶다. '선생님 오늘 아침조회 선생님이 들어 오시나요?' '아니 다른 담임선생님이 들어가실 것이다. 선생님은 이따가 종례 시간에 들어갈 테니 그때 보자', '그럼 선생님이 이제는 부담임인가요?' 복수담임을 맡고 있는 어느 교사와 그 학급의 학생들의 실제 대화내용이다. 학생들의 생각에는 복수담임제가 도입되니, 둘 중 한 교사를 부담임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침조회시간, '어제 가져오라고 한 가정통신문 회신서는 가져왔겠지?' '언제 그랬는데요', '어제 아침에 조회때 선생님이 이야기 했었는데, 무슨 이야기냐?' 조회를 한 담임과 종례를 한 담임이 서로 다르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아침에 확실히 전달했는데, 종례 시간에 다른 복수담임은 재차 전달을 하지 않은
2012-03-27 09:2215일 수운회관에서 천만인 서명운동 발대식이 입추의 여지가 없는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초등학교 한자교육 촉구를 위한 대강연회에 네 분의 저명인사가 발대식을 하게 된 당위성을 강조하는 논리적인 강연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사)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는 한글전용정책으로 우리의 문자생활에서 40여 년간 한자가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15년간 NGO활동을 펼쳐 오다가 지난해부터 천만인서명운동을 시작하여 제2의 3·1정신 독립운동으로 발대식을 갖고 광화문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세상에 널리 알리게 되었다. 그런데 혹자는 ‘왜 초등학교 학생에게 한자교육을 촉구하는가?’ 라고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어 초등학교에 봉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 이유를 밝혀 알리고자 한다. 첫째, 일반적으로 문자지도는 초등학교부터 하는 것이 언어발달에 맞기 때문이다. 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유치원 과정에서는 글자를 가르치지 말라고 한다. 유치원과정에서는 놀이나 조작활동을 많이 하며 올바른 생활습관을 익히고 더불어 살아가는 놀이중심교육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한글을 대부분 깨우친다. 요즘 아이들이 영리하기도 하지만 부모와 유치원에서 조기교육을 하
2012-03-26 16:37봉사(奉事),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봉사활동은 그 본질적 의미가 변질 된지 오래이다. 단순 고등입시, 대입을 위하여 학생들은 봉사시간을 채우기 급급한 마음에 경찰서, 도서관 등 학생들이 시간을 떼우며 수월히 봉사시간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이미 봉사예약 만원상태에 이른다. 수치맹신(數値盲信)주의에 빠져있는 우리나라에서 봉사활동까지수치화 시켜버렸기 때문이다. 봉사를 한 후의 뿌듯함이나 따뜻함을 느끼기는 커녕 단 한장의 봉사활동 확인서로 봉사활동의 가치를 대신하고 있다. 한 장의 종이의 뿌둣함에 모자라 이제는 가지각색의 색과 치장을 하기 위해서 해외봉사활동까지 나선다. 많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종이에 치장을 원하는 학생들은 날로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를 보면 봉사활동의 개념이 너무 입시에초점을 맞추어진정한, 참 봉사를 하는 학생들까지 '거짓','스펙'이라는 의구심을 품게하는 대목으로 만들어진다. 진정한 봉사를 위해서는 '시간'이 아니라 '활동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분명 도서관, 의료원 등 구내에는 청소를 담당하는 용역을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지원하면 청소가…
2012-03-26 10:37"기간제 교사에 '담임 떠넘기기' 심해져", 어느 신문기사의 제목이다. 교사들이 보기에도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이다. 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을 떠넘기다니 이것이 또 무슨 이야기인지 의아스럽다.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을 맡아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학교사정상 기간제교사가 담임을 맡아야 할 경우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떠넘긴다는 표현은 다소 현실에 맞지 않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을 떠 넘긴다는 이야기에 대해 한가지 질문을 하고 싶다. '기간제 교사는 담임을 하면 절대로 안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필자도 기간제교사 경험이 있다. 기간제교사 시절에 담임도 했었다. 그때는 기간제교사가 아니고 임시교사라고 불렀었다. 그럼에도 담임을 했다. 학년별로 교과를 안배하여 담임을 해야 하는데, 1학년에 해당과목 담임교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흔쾌히 했었고 그 부분에 대해 불만을 갖지 않았었다. 기간제교사를 지원하는 자원들은 대부분 20-30대가 주를 이룬다. 기간제교사가 아니더라도 왕성한 활동을 할 시기이다. 기간제교사와 정규교사와 차이점은 거의 없다. 업무분장에서도 차별하지 않는다. 근무시간을 달리하지도 않는다. 출장
2012-03-26 10:35교과부에서 체육수업 시수 증가가 상당히 자리잡았다고 발표했다. 어떻게 조사를 했을까 궁금하지만, 시수가 늘어난 것만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진 교육과정의 개편없이 난데없이 학교폭력예방책으로 들고 나온 방안이 체육수업시수 증가이다. 갑자기 나온 방안임에도 많은 학교에서 이 방안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체육수업 시수 증가는 기본적으로 옳은 방향이다. 그러나 교육과정의 개편없이 무조건 밀어 붙인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교육과정을 이렇게 쉽게 바꿀 수 있다면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고시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바꿀수 있는 것이 교육과정이었단 말인가. 심각한 학교폭력 예방에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을 하지만 체육에만 매달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학생들이 나름대로의 활동을 통해서 학습부담에서 벋어남으로써 자기들이 좋아하는 분야로 관심을 돌려 보자는 것이 체육시수 증가의 취지였다고 기억한다. 물론 맞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꼭 체육수업만을 고집하는 것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체육수업 시수 증가로 인해 문화관광부에서 추진한 예술강사들 중 많
2012-03-26 10:34올해부터 주5일제수업이 닻을 올렸다. 금요일 수업이 끝나면 학생과 교사들은 48시간의 무한한 자유 속에서 여행이나 각종 취미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학생과 교사들의 자아실현과 자기 계발을 위해 꼭 필요한 시간들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매주 이틀 동안의 수업공백이 문제이다.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황금 같은 시간들이 그냥 허송세월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은 집안에서 컴퓨터게임이나 텔레비전 시청으로 방치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방과후 학교'를 운영을 통해 이러한 부작용을 모두 바로잡는다는 계획이다. 방과후 학교를 활성화함으로써 사교육비 경감, 교육격차 해소, 돌봄기능 확대,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학교 등 네 가지 교육목표를 세우고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열악한 공교육 여건으로 볼 때 이러한 청사진은 자칫 공염불로 그칠 공산이 크다. 우선 주말에 나와서 강의를 해줄 전문 강사가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수학습프로그램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작용의 대안으로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충남교육도우미제'는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충남교육도우미제도란, 지역
2012-03-22 18:27정부의 학교 폭력 근절에 대한 담화문 발표 후 학교에 구체적인 대책이 강구되고 있다. 복수 담임제 실시가 첫 번째다. 중학교 체육 수업 확대도 갈팡질팡 하기도 했지만 교과부의 시행 의지는 분명하다. 그리고 가해 학생 징계 사항 생활기록부 기재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도 하달되었다. 학교 폭력 처리를 교원평가와 연계하고, 학교 교칙도 강화된다. 기타 학교 폭력 신고 전화를 경찰과 통하는 ‘117’로 통합하는 등 사회적 대책도 정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학교 폭력의 표피적 현상에만 대응하는 것으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모든 시스템 해결은 정확한 원인 진단이 우선이다. 원인 진단이 배제된 결과에 대한 처리는 미봉책이 되기 쉽다. 아울러 학교 폭력의 해결 과정에서 청소년이 대상화되는 것은 곤란하다. 지금 나오는 대책은 대부분 청소년이 참여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의 인권이 존중되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해 학생 징계 사항 생활기록부 기재 대책은 적절하지 않다. 학교 폭력 대책은 아이들로부터 나오게 하는 것이 순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폭력은 학교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소년은 어른들이 돌보는 존재라는 것도 인식해야
2012-03-22 18:25바야흐로 주5일수업제 시대가 열렸다.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에서 주5일수업제는 당연한 일이다. 교과부에 따르면 전국 1만 1493개 초‧중‧고 가운데 99.6%인 1만 1451개 교가 전면 주5일수업을 실시한다. 41개 교는 월 2회, 1곳은 아예 주5일 수업을 실시하지 않는다.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런저런 사안에 대해 엉뚱한 규제나 지침을 잘 내리던 교과부가 주5일수업만큼은 ‘학교 자율’이란 꼬리표를 달아 벌어진 기현상은 이해하기 힘들다. 어쨌든 주5일수업제는 1998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법적 근거가 만들어진 뒤 2001~2003년 연구학교 운영, 2004년 월 1회, 2006년 월 2회 등을 거쳐 14년 만에 본격 시행하게 됐다.일각에선 쉬는 토요일에 대한대책을 걱정하는 소리도 들린다. 보도에 따르면 2011년 현재 전국 초‧중‧고 학생 720만 명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층 자녀는 75만 명(조선일보, 2012.2.20)이다. 요컨대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 아이들에 대한 ‘토요 돌봄프로그램’, ‘토요일 방과후 수업’ 따위 대책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사교육비…
2012-03-20 0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