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특히나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말이 의미하듯 인간의 물욕은 살아있는 한 한계가 없다고 할까 보다. 자고 나면 쏟아져 나오는 정보만큼이나 현재의 세상은 새로운 물건이 넘쳐나고 이를 자극하는 광고는 날로 기발한 기법을 적용함으로써 새로움에 대한 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여 즉시 자기충족을 이루고가 하는 욕망의 샘이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적절한 이성의 작동을 넘어 정서적 만족을 향해 끝없는 소유의 매커니즘이 작동된다. 그 결과 집 안에는 늘 필요 이상의 물건이 넘치고 이는 곧 생활의 잡동사니나 삶의 군더더기로 남아 공간의 미학을 해치고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모습이지 않은가? 관건은 이를 방치하고 익숙함에 젖어 안정감을 추구하려는 보수적인 삶과 아니면 꽁꽁 언 얼음을 과감하게 도끼를 들어 깨듯 자기 삶의 공간과 환경을 혁신하려는 진보적인 삶의 추구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조슈아 베커의 《작은 삶을 추구하기(Becoming minimalist)》는 보편적인 삶에서 강력한 삶의 의지와 목적의식으로 무장한 삶으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마치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의 사상을 닮았다. 일상의 변화와 나아가 행복을 추
2020-03-26 16:21봄 미나리, 봄동, 쪽파 무침, 봄 바다에서 건져 올린 야들야들한 돌미역, 통통하게 살 오른 풋마늘 잘게 썰어 참기름 넣은 간장 한 종지로 늦은 저녁 밥상에 봄 향기가 가득하다. 사회적 거리감 두기로 생활하다 보니 갑갑한 일상이 되었다. 전원도 아닌 시멘트 건물 속에서 라디오, 텔레비전, 스마트 폰 등 모든 매체는 갑자기 나타난 뉴스특보로 봄날을 우울의 나락으로 침몰시킨다. 이럴 때는 바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마음의 빗장도 풀 겸 남면 해안 1024번 지방도로를 달린다. 덧칠하는 햇볕에 황톳빛 흙은 부드러운 숨을 쉰다. 마늘은 통통하여 윤기가 흐르고 촌부의 손길에서 멀어진 듬성듬성 돋아난 시금치는 세어 늙어 간다. 화계마을을 지나자 저 멀리 소치섬을 윤슬로 보듬은 짙은 에메랄드 남빛 바다가 가슴을 연다. 파란 하늘은 연둣빛 명주바람을 풀어내고 녹슨 대문 안에 쭈그리고 앉은 동심을 일으켜 세운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진한 블랙 커피 향을 마주한다. 봄빛 바다 냄새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커피 향이 목울대 밑에 잡힌 그리움과 서러움을 들여다보게 한다. 누구에게나 지난 시절의 일은 추억의 단맛이 된다. 녹슨 시계 톱
2020-03-26 16:19눈길 닿은 곳마다 봄꽃으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네들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같습니다. 꽃잔치가 펼쳐진 남도에는 어디에나 사회적 거리두기 현수막이 보입니다. 꽃구경을 내년으로 미루고 집에서 가족들과 에어프라이어에 튀긴 닭과 맥주를 멀리 가로등 불빛에 하얗게 흔들리는 벚꽃나무를 보면서 즐겼습니다. 개학이 자꾸만 미루어 지다 보니 교과 진도표를 3번이나 고쳐 썼습니다.^^ 교육과정 시간 감축으로 재구성하는 수고보다는 아이들과 언제 만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동네 사람들과 하는 독서모임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온라인으로 이달의 책을 추천하고 간간이 안부를 전합니다. ‘강원도 감자 드디어 구입!’라는 메시지를 달아놓은 벗이 추천한 책이 『보건교사 안은영』입니다. 초등학교 도서관 사서인 그녀가 너무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면서 3월의 도서로 단체 밴드에 소개하였습니다. 요즘같은 시기에 읽으면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당장 구입하였습니다. 집 앞 백목련이 꽃잎을 떨구는 날 읽은 그 책은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보건교사가 퇴마사라니요. 이 환상적인 조합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으니 꿀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보건교사이자 남들이 볼 수 없는 것
2020-03-26 16:17
경상북도울진교육지원청(교육장 남병훈)은 울진군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해 나가기 위해 지금까지 함께 노력하였으며, 3월 16일 오전 11시 울진군청에서 손 소독제, 어린이용 마스크, 필터 교체용 학생 면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전달받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예방을 위해 울진군청은 지난 2월 손소독제, 어린이용 마스크를 1차 전달하였고, 2차로 오늘 울진군에서 제작한 필터 교체용 학생용 면 마스크 6,500매이다. 또한 울진교육지원청에서는 울진군에서 지원한 손소독제를 포함한 방역물품을 울진군 관내 유,초,중,고등학교에 지난 2월 1차 배부하였으며, 마스크 등 추가 방역물품은 학교 개학일에 맞추어 배부할 계획이다. 남병훈 교육장은 “코로나19로 인하여 마스크 품귀현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 현장에 울진군의 지원은 코로나19를 한마음 한 뜻으로 이겨내기 위한 따뜻한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2020-03-25 11:00우리는 어디서 왔을까 사람의 일생은 평균 65만 시간(약 72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적당한 순간이 지나가거나 아니면 그에 가까운 순간에 당신의 원자들은 당신의 존재를 마감하고 조용히 떨어져나와서 다른 곳으로 달아나버릴 것이다. 그것으로 원자와 당신과의 관계도 끝나버린다. (12쪽) 이 책은 2003년에 번역된 책으로 그 무렵 과학 책 중의 베스트셀러였다. 그 당시 기준으로 세계인의 평균 수명을 72년으로 보았을 때지금 내게 남은 기대수명이 얼마 남지 않음을 깨닫는 순간 갑자기 아득해졌다. 10년을 더 얹은다 해도 82년이니 길게 보면 20년이 기대수명인 셈이다. 그 중에서도 생존에 필요한 시간을 빼고 나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은 겨우 7년 정도다! 이 책을 처음 사서 읽을 때도 충격적인 대목이 많았지만 10년 뒤 다시 읽으니 서문부터 절박함을 안긴다.내 존재가 대단한 것처럼 생각하고 살고 있는데 실은 원자의 집합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그렇다! 내 존재는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약간의 칼슘, 소량의 황, 그리고 다른 평범한 원소들로 이루어진 화합물이다. 내가 산다는 것은 내 안의 원자들이 사는 것이고 죽는다는
2020-03-25 10:59요즘 학교는 역사상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사상 초유의 3월 개학이 연기되면서 이래저래 학교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매년 3월이 되면 학교는 어떤 모습이었던가? 겨울방학에 이어 곧바로 봄 방학으로 들어간 학교는 꽤나 긴 동면(冬眠)이 끝나면서 교사동(校舍棟)과 운동장에는 학생들로 왁자지껄 활력이 넘치고 겨울 황소바람에 황량했던 학교 구석구석은 십대의 주인공으로 채워지면서 자연의 대지 못지않게 생명감으로 넘치는 시기가 아니던가?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개학이 1,2,3차로 연기되면서 학교는 그야말로 비상시국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서 잠시 학교의 변화한 최근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여름, 겨울방학이 어떻게 바뀌었는가? 방학은 교사들의 순환 근무 없이 ‘제41조 연수’로 바뀌었다. 학교는 실질적으로 관리자인 교감과 교장, 교무실 실무원, 도서관 사서, 그리고 행정실 직원들만의 차지가 되었다. 그렇다고 일반인이 오해하는 것처럼 교원들은 집에서 놀고먹는다는 말인가? 아니다. 방학 기간에도 상급 교육기관이나 각종 교육관련 기관으로부터 학교에 보내오는 공문은 크게 줄지 않는다. 여전히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이 어딘가에서 계속
2020-03-25 10:59경상북도청송교육지원청(교육장 김기한)은 관내 학교의 90%이상 산촌에 위치한 소규모 학교가 많은 지역 특성상, 맞춤형 온-오프라인 학습관리 및 학생 생활 지도로 코로나19 대응 휴업 기간 중 학습 공백 최소화를 위해 앞장섰다. 휴업 기간 중 관내 학교에서는 통합된 SNS(클래스팅, 단톡, 밴드, 학교 홈페이지, 화상통화 등)를 통한 학생과 학부모의 소통의 장을 마련다. 그리고 학년별로 클래스팅 러닝 활동을 실시하여 매일 학생들에게 공부할 내용을 제시하고 학생들의 학습 결과를 담임이 확인 후 댓글로 피드백하는 등 다양하고 특별한 수업을 진행했다. 또한 담임 교사가 직접 학습 동영상을 제작하여 제공함으로써 매일 온라인으로 학생과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학생을 고려한 개별 학습지를 제작하여 우편으로 발송하거나 선생님이 집으로 찾아가 대문앞 인사 방법으로 학생 건강을 체크하고 가정학습 상황을 파악, 학습 교재, 마스크 등을 제공함으로써 개학 연기에 따른 학생관리를 철저히 했다. ○○초 학생 이**는 “빨리 학교에 가서 선생님,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화상통화나 유튜브로 선생님께서 공부를 지도해 주시고…
2020-03-25 10:56서울시 교육감이 SNS에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다”며 “후자에 대해서 만일 개학이 추가 연기된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교사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에 대한 표현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엄연히 재택근무다. 심지어 일부 교사들은 긴급한 업무 처리를 위해 학교에 출근하는 때도 많다. 출근하지 않는 교원들도 메신저를 통해 집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비록 집이지만 업무 강도는 학교에서 하는 것과 비슷하다. 필요 공문을 기안하고, 결제 상신을 하며 업무 처리를 하고 있다. 새 학기 교육 준비를 위해 아이들이 배워야 할 성취기준 재구성 작업도 벅차다. 담임 교사는 아직 만나지 못한 아이들에게 전화 상담을 하며 학습 등 생활 코칭을 하기도 한다. 비판이 쏟아지자 교육감은 코로나 국면에서도 교사들이 학교에 나와서 일도 하고 있고 행정실 직원들도 고생하고 있는데, 오해를 생기게 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다. 교육감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개학이 연기되면서, 일부 교육공무직원들이 봉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걱정하는데 초점이…
2020-03-25 10:56경칩이 지났다. 와글와글 아이들 소리로 가득 찼던 운동장엔 봄 햇살이 정적을 쓸고 소담스럽게 자라난 토끼풀과 쑥, 진홍빛 꽃을 피운 광대나물이 빈 화단을 차지하고 있다. 봄이 되었지만 교문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외부인 출입 통제란 입간판만 덩그러니 서 있다.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소군원이란 시에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구절이 나온다. 이 말은 ‘오랑캐 땅엔 풀과 꽃이 피지 않으니, 봄은 왔으나 봄이 아니다’란 뜻으로 동방규가 오랑캐 땅에 끌려간 등소군을 서러워하며 한 말이다. 요즘 이 말이 실감 난다. 계절은 분명 봄이건만 우리의 마음엔 봄이 아직 오지 않고 있다. 작년보다 더 어여쁜 모습의 봄꽃이 찾아왔건만 코로나19란 복병을 만나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못하는 봄이 참으로 서럽다. 춘분을 앞두고 낮은 길어지고 햇살은 두꺼워진다. 낮 동안 데워진 공기는 오후가 되면 봄바람을 풀어 놓는다. 봄을 가까이하고 싶어 꽃집 문을 열고 후리지아꽃 한 묶음을 들고 나선다. 한 발을 내딛는 순간 꽃집 주인의 한숨 같은 바람이 노란 꽃봉오리를 휘감아 내달아 간다. 이게 다 코로나19와 전쟁 때문이다. 전쟁은 총알이 날아다니고 미사일을 쏘
2020-03-25 1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