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고도(陸地孤島)의 유배지 청령포,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던 자규루, 사약을 받고 죽음을 맞이한 관풍헌, 무덤이 있는 장릉... 영월은 발길 닿는 곳마다 단종의 한과 넋이 같이한다. 영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바로 비운의 왕 단종의 애사가 서려있는 장릉(莊陵)이다. 장릉(사적 제196호)은 조선 제6대 임금 단종의 무덤이다. 숙부인 수양대군(세조)에게 왕권을 빼앗기고 청령포에 유배된 단종은 17세 되던 해(1457년) 사약을 받고 애환을 품은 채 한양에서 먼 영월읍 영흥리 야산에 묻혔다. 죽음을 당한 후 동강에 버려진 단종의 시신. 그 시신을 거두는 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어명에도 불구하고 단종의 시신을 몰래 수습한 사람이 바로 영월의 호장이었던 엄흥도였다. 집안 살림을 팔아 수의를 마련하고 야밤에 아들과 함께 시신을 거둬 양지바른 산기슭에 장사지낸 후 몸을 숨긴 엄홍도는 옛 사람이지만 현대인들마저 본받아야 할 충신이었다. 오랫동안 위치조차 알 수 없던 단종의 묘를 엄홍도의 후손을 통해 찾아내고 묘역을 정비한 영월 군수 박충원도 훌륭한 사람이다. 하나의 왕조가 5백 년 이상 지속된 나라가 조선이다. 유구한 역사에 걸맞게 조선 왕조는 27대 왕과 왕비,
2013-08-03 20:10중국과 북한의 경계선인 압록강을 여행하며 고구마처럼 기다란 위화도를 구경했었다.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고려왕조를 무너뜨린 태조 이성계가 1392년 임금으로 즉위한 후 1910년 순종이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길 때까지 519년간 27명의 임금이 다스린 나라가 조선이다. 고등학교 시절 사회시간이면 달달 외워야 했던 게 27명의 임금 '태조 정조 태조 세종 문종 단종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 중종 인종 명종 선조 광해군 인조 효종 현종 숙종 경종 영조 정조 순조 헌종 철종 고종 순종'의 첫 글자를 외우기 쉽게 네 파트로 나눈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광인효현숙경영 정순헌철고순'이었다. 역사는 아는 만큼 보이고, 알수록 재미있다. 역사공부 한번 해보자. 우리가 알고 있는 임금들의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을까? 임금의 이름은 삼년상이 끝나고 신주를 종묘로 모실 때 추증된 칭호인 묘호로 사후에 붙여진 것이라서 정작 본인들의 살아생전에는 들어 보지 못한 이름이다. 후대의 평가에 따라 창업을 일으키거나 나라의 정통성을 회복시킨 공이 있는 임금에게는 조(祖), 왕위를 정통으로 계승하거나 위기에서 나라를 보존한 덕이 있는 임금에게는 종(宗)을 붙였다. 왕의 자격을 박탈당해 종묘에
2013-07-27 15:45온천과 사과의 고장, Good 충주! 육지 속의 바다 충주호와 가까운 호수의 도시다. 8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이곳 충주의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세계를 향한 꿈과 도전! 80여개 국가에서 23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하는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자연과 하나되는 지구촌 물의 축제! 이번 여름, 남한강 물줄기에서 만나는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가슴 설레게 한다. 탄금호가 있는 중앙탑사적공원 주변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물과 볼거리들이 많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중원탑평리7층석탑(중앙탑), 충주박물관, 술박물관, 조정체험학교가 국제조정경기장 옆에 있다. 충주는 멋진 자연풍경 구경하고 생활에 유용한 체험학습하며 호수에서 힘차게 노를 젓는 선수들까지 만나는 일석삼조 여행지다. 중원탑평리7층석탑(국보 제6호)은 통일신라시대의 가장 오래된 석탑이다. 또한 높이 14.5m로 규모가 가장 크고 높다. 충주 지역은 교통의 요지라 삼국시대부터 서로 탐내던 지역이었다. 지리적으로 통일신라의 중앙부에 위치하여 중앙탑으로 불리는데 원성왕 때 같은 보폭으로 잘 걷는 사람을 뽑아 남북에서 동시에 출발시키면 꼭 이곳에서 만나 당시 국토의 중앙
2013-07-27 15:44나는 좋은 말로 하면 열정이 많은 것이고, 나쁜 말로 하면 매사에 너무 욕심이 많다. 퇴직을 지난해 8월에 하였지만 그동안 활동하였던 일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학습부진아지도, 방과후학교 활동 알선 학교방문, 평생교육명예기자단 활동, 시민자치대학 수강, 한밭도서관 고전읽기 수강, 연금관리공단에서 주관하는 산야초 건강관리 효소 만들기, 매체 장르 융합형 기획자 양성과정 교육, 대전시서구 마을공동체 리더 양성교육, 그 외에도 공무원 연금관리공단에서 주관하는 연수, 문인협회 회원으로 글쓰기 등 너무나 바쁘게 살고 있다. 그야말로 ‘백수(白手)가 과로사(過勞死) 한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이다. 교직생활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다양한 교육과정이 많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강사진에 나도 모르게 세상에는 똑똑하고 멋지게 사는 분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오늘은 대전시서구 마을공동체 리더 양성교육에서 ‘비즈니스 매너와 대화 기술’에 대해서 강의를 들었다. 성공을 위한 매너와 에티켓 그리고 예절에 관한 것이다. 막연히 알고 생활하였던 에티켓과 예절 강의와 실습을 통해 평상시에 무관심하게 생활하였던 일들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사람의 첫인상은 3초 만에 결
2013-07-21 17:07"여기는 구경거리의 세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꾸며낸 것 하지만 네가 나를 믿어준다면 모두 진짜가 될거야. " (1Q84 3권 723쪽) 고독한 한 소년(덴고)과 고독한 한 소녀(아오마메)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이십년이 지난 후의 뜨거운 해후. 세상에 태어나 누군가에게 진정으로 사랑받아 본적 없고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 적도 없었던 두 사람의 운명같은 인연. 부모때문에, 종교 때문에 상처받고 살아야했던 그 어린시절, 초등학교 방과후교실에서 말없이 마주잡았던 두 손의 온기. 그땐 너무 어려서, 아니 무엇을 어찌해볼 힘이 없어 서로의 진심을 말하지 못했어도 결국엔 뜨거운 마음과 마음이 그대로 가슴에 살아남아, 절절한 그리움의 산맥으로 이어지고 연모의 강물로 굽이치다 마침내는 저리 찬란한 사랑의 꽃으로 피어나는가. -나는 우연히 이곳으로 실려온 것이 아니다. -나는 있어야 하기에 이곳에 있는 것이다. -이곳에 있는 것은 나 자신의 주체적인 의사이기도 하다. (3권 584~585) 생각하면, 저 길가에 돌멩이 하나, 풀 한포기도 반드시 있어야 할 곳에 그만의 이름과 빛깔로 자리하지 않던가. NHK수금원이었던 덴고의 아버지, 출판사 편집장 고마쓰, 덴고와 아오
2013-07-20 13:52‘감시자들’이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이어 한국영화 구원투수로 합류했다. 최종 스코어야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7월 17일 기준 390만 295명)까지의 소식만으로 그렇게 단정해도 될 것 같다. 먼저 ‘감시자들’은 7월 3일 개봉날 21만 64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여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그런데 그 수치는 1280만 명으로 상반기 최다 관객동원 영화 ‘7번방의 선물’이 동원한 개봉날 15만 2808명보다 훨씬 앞선 것이다. 같은 장르라 할 ‘신세계’의 17만 8126명보다도 더 많은 개봉 첫날 관객 동원이기도 하다. 개봉 4일 만에 동원한 128만 4637명도 ‘7번방의 선물’의 같은 기간 119만 3596명보다 빠른 흥행 속도다. ‘감시자들’의 이런 흥행 열기는 개봉 2주차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실제로 개봉 12일째인 7월 14일(일요일) 영화를 보러간 극장에서도 확인된 일이다. 뒤에서부터 5번째 줄 좌석에서 영화를 볼 정도로 관객들은 ‘인산인해’였다. 400만 명을 넘긴 ‘월드 워Z’의 발목을 잡고 여름 대목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최고 기대작 ‘퍼시픽 림’에도 요지부동인 흥행파워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한겨레(2013. 7.5)의 ‘설경구 흥행
2013-07-20 13:51충북 청원군 내수읍 초정리에 미국의 샤스타광천, 영국의 나포리나스광천과 함께 세계3대 광천수로 유명한 초정약수가 있다. 6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초정약수는 지하 100m의 석회암층에서 솟아오르는 천연탄산수로 사람 몸에 유익한 미네랄이 풍부하여 ‘신비의 물’로 알려져 있다. 초정약수의 효능은 여러 곳에 기록으로 남아있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세종대왕이 1444년 3월 2일에 이곳에 행차하여 60일간 머물며 안질을 치료하였으며, 세조도 이곳에서 질병을 치료하였다. 또한 동국여지승람에는 청주에서 동쪽으로 39리에 매운맛이 나는 물이 있는데 이 물에 목욕하면 피부병이 낫는다고 써있다. 매울 초(椒)자에 우물 정(井)자를 쓰는 초정이라는 지명도 후추처럼 톡 쏘는 물이 나오는 우물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요즘 백세시대를 맞아 누구나 건강관리가 우선이다.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을 욕했는데 생수를 사먹는 세상이 되었다. 건강관리에 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며 좋은 물을 먹기 위한 노력도 대단하다. 병을 낫게 하고 약이 되는 물로 알려진 초정약수. 돈 한 푼 없어도 초정에 가면 입안이 알알하도록 톡 쏘는 약수를 실컷 마실 수 있다. 소문 듣고 멀리서도 찾아
2013-07-15 21:50지난 6월 21일,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산행 모임인 청주골드산악회원들과 산의 높이가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가리왕산(해발 1561m)을 다녀왔다. 서로 어울리며 사는 인생살이가 재미있다. 골드산악회원들과 두 번째 산행이지만 아는 얼굴들이 있어 인사를 나눈다. 아침 6시 40분 분평동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굽잇길을 달려 중원고구려비(국보 제205호)를 지나고 8월 25일부터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중앙탑(국보 제6호) 옆 탄금호가 여러 번 나타났다 사라진다. 산대장이 이끼조심과 안전산행을 당부하고 총무님이 돈피무침을 해왔다고 안내하는 8시 40분경 38번 국도변의 제천휴게소에 도착했다. 세상은 참 좁다. 이곳에서 형제처럼 지내는 청주의 나드리관광 정상옥 사장을 만나 커피를 마셨다. 정선으로 들어서니 사람의 발길이 뜸한 오지답게 길가의 물길과 철길이 낭만적이다. 백석폭포를 지나 10시 20분경 장구목이에 도착했다.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소나무들이 멋진 풍경을 만든 계곡을 구경하며 짐을 꾸리고 '장구목이-이끼계곡-임도갈림길-정상삼거리-가리왕산정상-중봉-주목군락지-임도-숙암분교터(별천지박물관)'로 이어지는 길이 약 12km의 산행을 시작한다. 가리
2013-07-13 11:25바다로 여행을 떠날 때 챙겨가고 싶은 작은 책이다. 예쁜 삽화 그리고 유려한 문체에 깊은 사색의 즐거움을 주는 린드버그 여사의 [바다의 선물]을 추천한다. 배낭의 뒷주머니에 넣어가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소나무 그늘에서 읽으면 그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 이 책을 쓴 앤 미로 린드버그 여사는 미국의 작가이자 뛰어난 수필가이다. 바다의 선물은 여성을 위한 책이라고 하겠지만, 인간의 내면의 성장의 지침서이기도 하다. 하나의 조그마한 조개를 통해 인간관계와 우주, 자연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는 통찰력이 경이롭기 까지 하다. 해변에 도착해 작은 작은 조개 고등에서 이어진 사고 확대는 수필이 지향해야한 철학적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바다는 너무 극성스럽고 욕심을 부리고 안달하는 사람에겐 보답을 베풀지 않는 법. 보물을 찾다 파헤친다는 건 무엇인가. 초조하게 안달하고 탐욕스럽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신념의 결핍을 나타낸다. 참을성, 참을성, 참을성, - 이것이 바다의 가르침인 것이다. 참을성과 신념, 사람들은 텅빈, 시원스레 트인, 허심탄회한 해변 같은 마음으로 바다가 보내는 선물을 기다려야 한다. /해변 린드버그 여사는 바다가 보내는 선물은 욕심이 아닌 신념을 가지고 참
2013-07-10 13:45무슨 일을 할까? 어떻게 살까? 아마 오늘날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문제가 아닐까. 평균수명 백세를 바라보는 평생직업의 시대를 맞이하여, 이제 '무슨 일을 할까'라는 질문은 곧 '어떻게 살까' 하는 문제와 동일한 물음이 되었다. 그만큼 삶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 어느 때보다 절대적이다. 인생 어느 때라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20대는 취직 자체가 문제이고, 30~40대는 취직 이후의 이직, 전직, 창업으로 고민을 한다. 50~60대는 머지않아 닥칠 퇴직과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일과 관련된 선택의 문제는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평생의 자기 정체성 문제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이러한 문제 의식에서 이 책은 올바른 진로 선택이란(어른이 돼서도) 무엇인가, 하고 싶은 일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취직해서도!), 일을 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일과 삶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관해 이야기 한다. 학생과 직장인을 상대로 글쓰기와 커뮤니케이션을 지도해 온 저자가, 16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방황하면서 새로운 자기 정체성을 찾기까지의 힘들었지만 의미 있었던 과정을 재미있고 때로 감동적인 이야기 형식으로 전한다. 무엇
2013-07-09 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