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고등학교에서 유행하던 말에 ‘어버리’라는 말이 있었다. 교사가 빠릿빠릿하지 못하고 어리벙벙한 학생을 꾸중할 때 흔히 이 말을 썼다. “이런, 어버리 같은 놈아!”와 같이 말이다. 여기에 쓰인 ‘어버리’는 ‘어리버리’가 줄어든 말이다. 그런데 ‘어리버리’라는 말은 사전에 나오지 않는다. ‘어리바리’가 표준어다. ‘어리바리’는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어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을 뜻한다. “술에 취한 듯이 어리바리 겨우 손을 내밀었다”, “낮보다도 더 자주 어리바리 잠에 빠지곤 했다” 등에서 ‘어리바리’의 의미가 잘 드러난다. 누구나 초보자의 시절엔 매사에 어리바리하다. 군대의 훈련병 시절을 생각해 보자. 집 떠나온 빡빡머리 장정들의 모습은 누가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었는지 가늠이 어려울 만큼 머리에서 발끝까지 똑같은 모습이다, 또한 4~5주간의 군사 기초훈련을 받는 초보 병사의 힘겨운 모습은 처연하기까지 하다. 돌이켜보아 필자도 훈련병 시절에 모든 것이 바싹 긴장된 생활의 연속이라 몸도 마음도 적응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26개월의 복무 기간 중에 상병이 되어서는 한미야전군(CFA) 사령관인 군단장(3성 장군)으로부터 모범…
2020-06-26 10:39며느리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는 말에 마음이 뒤숭숭했다. 손녀가 오전에 어린이집에 간 틈에 공부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힘들지 않을까. 손녀가 이제 세 살이 넘어 엄마만 찾던데,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시험에 합격하는 것도 어려운데 포기하지 않고 마냥 하면 어쩌나. 그때마다 시험에 떨어졌다고 눈물을 흘리면, 그 모습도 가슴 아프게 다가올 듯하다. 며느리는 결혼 전에 여행잡지 기자로 일했다. 간혹 외국 출장을 가며, 글을 썼다. 그런데 결혼하면서 직장을 나왔다. 계속 일하고 싶었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퇴직을 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공무원의 길이었다. 공무원은 경쟁이 치열하다. 요즘 말로 피를 흘려야 하는 경쟁이기 때문에 레드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 직업이 안정적이고, 노후에 도움이 된다지만, 경제적 대우는 많이 뒤떨어진다. 그런데도 이렇게 공무원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업은 공채를 줄이고, 중소기업은 근무 환경이 나쁘다. 회사에 들어가도 신분이 불안하고, 수직적인 문화로 스트레스받는 일이 허다하다. 좋은 일자리가 없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험에 성공하지 못하면 단순 노무직
2020-06-26 10:38흔히 하는 말에 ‘싼 게 비지떡’이라고 한다. 먹을 게 부족하던 시절에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로 요리해 먹던 것이 비지떡인데, 지금처럼 다양한 재료를 넣고 기름 넉넉히 둘러 부친 것도 아닌데 얼마나 맛이 있을까, 짐작이 간다. 그래서 이는 값이 싸서 사 먹긴 하나, 값싼 만큼 맛이 그다지 좋지 않은 데서 생겨난 말로 값싼 제품은 그만큼 품질도 나쁘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정착이 되었다. 결국 ‘모든 것에는 그 값이 있다’는 교훈으로 삼기에 딱 좋은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또 다른 경우가 생각난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가 그것이다. 우리는 힘든 노력 없이 쉽게 얻기를 바라기에 공짜를 너무 좋아한다. 그러나 이 경우 공짜를 좋아한 결과는 어떨까. 또 ‘뿌린 대로 거둔다’고도 말한다. 이는 진정한 노력의 대가를 이르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진실이다. 땀 흘려 노력을 하지도 않고 큰 것을 얻어 성공하기를 원하는 것은 그만큼 남의 것을 공짜로 얻으려는 ‘도둑놈 심보’라 할 수 있다. 좀 더 심화시켜 보고자 한다. 훌륭한 작가란 어떻게 탄생할까? 일찍이 헤밍웨이도 말한 바처럼 쓰레기에 불과한 자신의 초고(草稿)를 수없이 탈고하며 장시간에 걸쳐 인고의 결과물
2020-06-23 08:21수원 권선초등학교(교장 김중복)는 코로나 19로 인한 블렌디드 학습체제(등교수업과 원격수업 혼합)로 운영됨에 따라 도서관 및 독서교육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 진행하고 있다. 지난 온라인 개학 기간에도 독서 활동 지원을 위하여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독서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였다. ‘나에게 책은 ○○○이다’ 응모하기, 연체 해제 쿠폰 나눔, 저작권 퀴즈 풀기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여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권선초 사서교사 석○○은 4학년 한 학생이 응모한 ‘나에게 책은 이불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따뜻해지기 때문이다.’라는 글귀를 통해 “학교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도서관이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다.” 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학기 초 진행하던 도서관 이용 교육을 원격수업으로 진행하게 되었으며, 가정과 학교도서관이 연계하여 지속적인 독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가정 내 독서교육 활용 도움 자료를 두 번째 제작하여 배부하였다. 도움 자료에는 가정에서 책 읽기를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독서 활동지 및 참고정보원을 수록하여 독서
2020-06-23 08:20두물머리에서 보는 하늘은 파란빛이 더욱 깊다. 하늘이 강물에 어울리면서 옥빛이 진해진 탓이다. 하늘을 보고, 강물을 보고, 다시 하늘과 강물을 반복해서 보니, 이내 옥빛은 그윽해지면서 가슴으로 적셔온다. 강 건너 풍경도 산 아래 포근히 안겨있다. 듣기에 이곳은 아침에 피어나는 물안개와 일출이 황홀하다고 한다. 느티나무가 강물의 흐름을 말없이 지키고 있다. 나이가 400년이 넘었다고 한다. 긴 세월을 버텨왔는데, 몸집만 크지 거친 구석은 없다. 오히려 온화한 수관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이 풍경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 촬영 장소로 자주 이용되나 보다. 지금도 사진을 찍으려고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느티나무 아래서 강물을 본다. 이곳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난다. 만나는 것은 우연이든 필연이든 숙명 같은 것이다. 작은 물줄기가 만나고 만나서 큰 강물처럼 흐르다가 상대방과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물줄기를 줄여야 한다. 그래야만 하나가 되고 힘을 내며 앞으로 가 큰 강이 된다. 만남은 새로운 시작으로 변화라는 창조적 힘을 만들어낸다. 강물이 다시 세상을 만나면 어떨까. 세상은 극단적인 목소리만 있다. 정치권은 여야로 갈라져 매일 시끄럽다. 서로 자기들만 옳다고…
2020-06-19 16:45여주시 금당초등학교(교장 김경순)는 2020년 6월5일 금요일부터 교과수업이 끝난 7교시~8교시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자율동아리 활동을 시작하였다. 코로나-19로 5월 26일까지 원격수업을 실시하면서 2020년 자율동아리를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5월 27일 전교생 등교수업을 실시하면서 그 주에 동아리를 조직하여 시작하였다. 2020년에 조직된 총 4개의 자율동아리는 생태, 스포츠, 미술, 댄스로 2~6학년 전교생이 참여한다. 1학년 학생들은 선배들이 하는 자율동아리를 살펴보고, 2학기 때 참가 희망을 하면 참여할 수 있다. 학생들이 만들고 싶은 동아리를 사전에 조사하고, 2020년 등교수업을 시작하면서 조율하여 만들어진 4개의 자율동아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생태동아리’는 2019년 6학년 선배들의 ‘마카롱’ 동아리를 이어받았다. 2019년 마카롱은 학교 안에 벼를 심고 타작하였으며, 목화를 길러 목화솜으로 마우스쿠션을 만들었다. 학교 텃밭에 다양한 채소를 심고 길러 전교생들과 함께 먹고, 가을에는 배추 농사를 하여 김장을 담그기까지 금당초등학교 잔치를 벌여준 2019년 대표적인 자율동아리였다. 2020년에는 박승훈 선생님과 함께 총 4명의 4학
2020-06-17 22:48환경부(장관 조명래)가 주최하고 환경보전협회(회장 이우신)와 (사)한국환경교육협회(회장 이진 종)가 주관, 인터파크와 인터파크 송인서적이 후원하는 “2020 우수 환경도서 독후감 공모대회”가 개최되었다. 우수 환경도서 독후감 공모대회는 우수 환경도서를 보급하고 전 국민의 환경보전 인식 제고 및 친환경 생활 실천을 유도하기 위해 실시되는 공모대회로 2년마다 개최된다. 금번 실시되는 공모대회는 앞서 실시된 우수환경도서 공모를 통해 선정된 ‘2016 우수환경도서’와 ‘2018 우수환경도서’ 그리고 7월 최종 선정을 앞두고 있는 ‘2020 우수환경도서’중 1권을 선택하여 독후감을 작성해 응모하면 된다. 접수부문은 초등 저학년(1~3학년), 초등 고학년(4~6학년), 중·고등학생, 일반인 부분으로 나뉘며 각 부문에 따른 응모분량 등을 준수해야 한다. 접수기간은 2020년 6월 15일(월) ~ 9월 18일(금)까지이며 우수 환경도서 독후감 공모전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접수 가능하며 우편으로도 접수 가능하다. 우수 환경도서 독후감 공모전의 수상자 발표 및 시상은 2020년 12월 실시될 예정이며 환경부장관상과 환경보전협회장상 및 상금(단체상 상품)이 수여될…
2020-06-17 22:47e수원뉴스 애독자라면 얼마 전 「가성비 높은 ‘그린커튼’, 직접 만들어보세요」기사를 보았을 것이다. 그린커튼 식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마도 모종을 신청하여 화단이나 베란다에 심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매일매일 물을 주고 관찰하면서 덩굴식물 성장에 감탄하고 있을 것이다. 기자는 수원시청이나 구청, 공원녹지사업소에 설치된 그린커튼을 보아왔다. 식물에 관심이 많고 그린커튼을 만들고 싶기에 모종을 신청하였다. 뜨거운 여름철 그린커튼의 좋은 점이 많아 지인들에게 권유하고파 카톡에도 홍보하였다. e메일로 신청하니 며칠 후 모종을 받아가라고 답신이 왔다. 지난 토요일 오전,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 주차장에 갔다. 입구에서 이름과 전화번호 뒷자리를 대니 표식 하나를 준다. (사)수원시 생태조경협회에서 나오신 분들이 모종을 나누어준다. 코로나 19 때문에 자동차에 승차한 상태로 트렁크를 여니 모종을 실어준다. 나팔꽃 모종 10개와 색동호박 2개를 받았다. 기자가 받은 12개의 모종 어떻게 했을까? 우리 집 아파트 베란다에 나팔꽃 3개, 딸 자취 아파트 베란다에 나팔꽃 3개, ‘행복을 짓는 사람들’이 만드는 일월공원 추억정원에 나팔꽃 2개, 우리 아파트 화단에 나팔꽃…
2020-06-17 22:46비 갠 유월의 숲은 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산을 감싸고 자잘한 하얀 꽃이 다발로 피어 있습니다. 제가 매주 오르는 산은 무학산입니다. 옛 마산 시가지 서북쪽에서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크고 작은 능선과 여러 갈래의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무학산의 옛 이름은 두척산입니다. 신라말 고운 최치원이 이곳에 머물면서 산세를 보니 학이 나는 형세같다 하여 무학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합니다. 완월동에서 보면 무학산 줄기를 따라 먼저 몇 길의 절벽으로 이루진 아름다운 암봉인 학봉이 보입니다. 이곳의 다른 이름은 ‘고운대’입니다. 최치원이 수양하였다고 전해지는 고운대는 평평한 바위가 우뚝 솟아오른 봉우리로, 무학산의 정기가 넘쳐흐르는 듯하면서 아름다운 합포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구름이 고운대를 중심으로 둘러싸고 있기라도 하다면 마치 신선이 사는 곳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고려를 대표하는 천재 시인 정지상, 조선의 이황(李滉)과 정구(鄭逑)를 비롯한 학자들이 이곳을 찾았고, 월영대와 더불어 신선이 사는 곳과 같다고 노래한 명소입니다. 무학산의 풍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상은 학 몸통의 중심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서
2020-06-17 22:45코로나19 대란으로 팬데믹에 처해쳐 어려움을 겪은 대학가가 곧 여름방학을 맞는다. 유.초.중.고교에 비해 먼저 선제적으로 온라인원격교육 강의에 들어간 전국 각 대학들은 대부분 오는 6월 22일부터 6월 26일까지 학기말 평가를 마치고 여름방학을 맞게 된다. 어렵기는 하지만 전대미문의 '가보지 않은 길'을 뚜벅뚜벅 걸어 험준한 산 하나를 넘은 느낌이다. 그런데 한 학기를 마무리한 즈음에 전국 각 대학에 큰 난제가 발생했다. 즉 비대면(untact, contact) 강의ㆍ수업으로 1학기의 대부분을 보낸 학생들이 1학기 등록금을 반환하라고 교유당국과 대학 당국 등에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학기 대학가의 큰 논란거리가 될 여지가 있어서 우려되고 있다. 학생들은 당연히 등록금에 포함된 도서관, 컴퓨터실, 강당, 체육관 등 편의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고 학습권을 침해받았다는 주장이다. 면대면 오프라인 강의를 전제로 한 등록금의 혜택의 일정 부분을 받지 못했다는 반론이다. 당연히 그 차액을 반환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200여개 대학 재학생 2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99.2%가 1학기 대학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압도적 비율로…
2020-06-17 2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