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번 돈 이예요. 빼앗지 마세요. 1977년의 봄은 유난히도 빨리 찾아 왔었다. 지난 겨울에도 별다른 추위가 없이 넘어갔을 뿐만 아니라, 수북하게 쌓일 만큼 눈다운 눈이 내린 적도 없었다. 비가 내린 것도 아니어서 봄이 되어도 파란 싹들이 제대로 돋아나기나 할 것인지가 걱정스러울 지경이었다. 겨우내 비가 내리지 않은 들판은 봄이 되자 얼었던 것이 녹으면서 온통 먼지만 풀썩거리는 사막과도 같았다. 벌써 물이 고이고 못자리를 할 준비를 해야 할 논바닥은 허옇게 메말라 있고, 쟁기질을 하는 논에서 뽀얗게 먼지가 피어올랐다. 논바닥이 요 모양일 때 밭에 심은 보리나 밀은 자라지 못해서 앙당하게 퍼지기만 하고 키가 자라지 못하였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기 전에 보리밭에 풀을 매고 북을 주어서 보리 뿌리를 튼튼하게 해주는 작업을 할 때에도 온통 먼지가 날려서 허옇게 흙먼지를 덮어써야만 하였다. 하긴 그래서 논에 심은 보리는 다른 해 보다는 훨씬 더 좋은 편이었다.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많이 내리는 해에는 보리를 심은 논에 물기가 많아서 보리가 물손(물기가 많아 해를 입어 죽어 가는 일)을 받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논이 바짝 말라서 밭처럼 고슬고슬하기 때
2011-03-14 09:57지진 피해를 입은 현장퇴근하자마자 긴급뉴스로 일본의 지진 속보를 전하여 케이블 방송을 통하여 일본 NHK를 시청하였다. 11일 오후 3시경일본 열도를 경악에 빠뜨린 초대형 쓰나미는 동북부 미야기현과 이와테현 해안 지방을 단숨에 삼킨 것이다. 바닷물은 빠른 속도로 해변가를 거쳐 육지 깊숙이 휩쓸어 집과 논밭, 공장지대가 순식간에 수면 아래로 빨려들어갔다. 둥둥 떠다니는 것은 소나 돼지가 아니라 목조 주택과 건물, 선박, 자동차였다. 주민들이 얼마나죽었는지는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일본의 긴급 재난 방송은 "되도록 튼튼한 콘크리트 건물의 3, 4층으로 대피하라"는 얘기만 숨가쁘게 쏟아냈다. 예상을 못한 대지진과 쓰나미의 급습에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재해 대비 체제를 갖춘 일본 정부 관계자들도 속수무책으로 허둥대며 의회에서 답변하던 수상도 안절부절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2시46분께 일본의 대표적인 지진 발생지역인 산리쿠 바다 밑에서 태평양판과 북미판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거대한 지진이 일본 열도를 강타했다. 쓰나미의 첫 파도는 그로부터 6분 뒤 미야기현 해안가에 도달했다. 50㎝ 높이였다. 한 시간 가까이 지나자 초대형 쓰나미의 진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번 대지
2011-03-14 09:28몇 해전 미국오하이오주에 있는 초등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교육 과정과 수업 참관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교육과 비교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무슨 정책이나 프로그램이든 그 나라의 상황과 실정에 맞아야 하지만 만민공통의 내용도 있는 것이어서 직업이 교사인 필자의 뇌리에 들어와 박힌 몇 가지 내용을 적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학생들의 아침 등교시간 교사들은 항상 학생보다 먼저 출근해서 교실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며 하나씩 반가운 얼굴로 맞아 준다. 물론 교문에서는 교장선생님이 인사를 받으며 아이들을 기다리고 계신다. 만약 교사가 늦게 출근하게 되면 그 반의 학생들은 교실에 입실하지 못하고 교장선생님이 관리하게 되어 있다. 원칙적으로 교사가 없는 교실에 학생들의 입실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 쉬는 시간이나 중간 놀이 시간에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바깥 놀이를 하도록 하고 있었다. 이 때 바깥놀이 지도교사가 있는데 학생들과 함께 운동장에 나가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바깥놀이 지도교사의 역할은 안전지도와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예방이라고 하였다. 공부 시간 수업의 내용은 실제 체험활동 위주로 진행 되었다. 예를 들면 수학시간에 실제로…
2011-03-14 09:25“오죽헌 입장권은 끊었는데 학생들이 들어가려 하지 않고 들어간 학생들도 5분만에 나오는 것을 보면 열불이 납니다.” 작년 설악산 수학여행 인솔교사의 말이다. 우리 학생들에게 율곡과 신사임당은 역사속의 인물로만 머물러야 한단 말인가! 수학여행, 무슨 문제가 있을까? 혹시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을 학생들에게 그대로 주입 내지는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가 반성해 본다. 교과부나 교육청에서는 대규모로 움직이는 수학여행을 지양하고 학급별 테마형 체험학습을 권장하고 있는데 학교현장은 그렇지 못하다. 그저 과거 답습이다. 담임교사들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고 있다. 왜? 우선 일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장소 물색에, 2박 3일간 프로그램 짜기에, 안전에 유의한 인솔에...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말한다. 필자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니 담임들이 모두 공감하며 대찬성이다. 우리 학교는 올해 기존 수학여행의 패러다임을 확 바꾸었다. 이름하여 ‘체험학습 경제 리더 캠프’. 2학년 전체를 경제원정대와 투자원정대 두 팀으로 나눈다. 일정을 살펴보면 한 팀은 서초동 삼성전자 전시관-킨텍스 서울 모터쇼-A유스호스텔-보드게임 '기업가 정신'-남이섬이다. 또 한 팀은 증권예탁원,
2011-03-11 16:476학년 아이들과 생활할 때의 일이다. 저학년 아이들은 몸을 고되게 하고 고학년 아이들은 마음을 고되게 한다. 때때로 애인처럼, 친구처럼 다가왔다가도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선생님을 할퀴려고 덤벼들기도 한다. 반 아이 중에 유난히 얄미운 아이가 있었다. 야리야리한 몸에 민첩한 동작으로 교실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니는 한이라는 남자애였다. 한이는 나뿐아니라 학급 아이들 중 제법 많은 아이들에게 얄미움을 받고 있었다. 그렇다하여도 전혀 소외되지 않은 것은 남이 무어라 하건 모든 학급일에 스스로 나서서 꼭 참여하며 자신의 입지를 나름대로 확고하게 마련하곤 했기 때문이다. 그애는 말이 무척 빠르고 많았는데 특히 얌체같은 말을 많이 했다. 그 누구에게도, 심지어는 교사에게도 절대로 지지않고 자기 말을 따발총처럼 쏟아내기 일쑤였다. "너 왜 숙제 않했어?" "학원가느라고 바빠서..."(매우 빠른 말소리) "학원만 다니고 학교는 끊을 참이야?" "그러고 싶지만 어머니가 싫어하셔서" "뒤에 서서 반성좀 해야겠다" "지난번에 용범이도 안해왔는데 용서해주셨잖아요" "그 애는 몸이 아팠잖아" "에이... 그럼, 나도.. 몸이 아팠어요 헤헤헤..." 뭐 이런식이었다. 그렇게 말꼬리를…
2011-03-11 16:44인천용유초(교장 최병현)는 11일 전교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중부소방서 용유 지역대의 협조를 받아 소방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소방관들은 화재발생 시 진화하는 방법과 화재예방을 위한 다양한 안전지도 및 소화기의 필요성과 사용법 등의 교육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자세히 설명해 준데 이어 운동장에 대기하고 있던 소방차와 구급차에서 소방관들의 소방 안전을 위한 다양한 시범을 보여준 후 학생들의 직접 체험 시간을 할애했다. 진지하게 실습에 임하는 용유 학생들의 모습이 의젓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최병현 교장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참여를 유도하여 학생들에게 실질적이고 현장의 생생함을 체험 할 수 있는 교육을 많이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1-03-11 16:38인천시교육청과 강화군청의 지원과 지역주민들의 관심속에 교동고등학교(교장 전종공)의 다목적 체육관 건립 기공식 행사가 3월11일 안덕수 강화군수, 안영수 시의원, 김종석 군의원, 임태섭 교동면장, 학교운영위원장, 그리고 관내 여러 기관의 내빈들의 참여 속에서 치러졌다. 교동고 다목적 체육관은 인천시교육청 생활체육시설 지원사업 대상교로 선정되어 인천시교육청 8억원과 국민체육기금 4억8000만원, 강화군 지방비 3억2000만원을 지원받아 지역 교육현안 수요사업으로 확정되었다. 2010년 11월 30일 연면적 5347.89㎡, 지상 2층 규모로 신축공사 건축이 승인되어 8개월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오는 2011년 11월 26일 완공될 예정이다. 다목적 체육관이 완공되면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활동과 건강증진, 그리고 꿈을 연마하는 요람으로 활용됨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훌륭한 문화공간으로써 그 기능을 다 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2011-03-11 16:37인천과학고등학교(교장 안용섭)는 2011년도 '대통령과학장학생' 선발에서 총 8명(문석일 외 7명)이 선정돼 전국 최고의 성과를 거두어 지역사회 화제가 되고 있다. '대통령과학장학생' 사업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장학재단 주관으로 올해 전국 고교 졸업자 중 국내 자연 및 공학계열 대학에 입학이 예정된 학생을 대상으로 100여명을 선발하여 장학금 및 대통령 명의의 장학증서를 수여한다. 올해는 2개의 과학영재학교와 19개의 과학고등학교, 자립형 사립고 등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다수 배출되었기에 '대통령과학장학생' 선발은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100여명의 '대통령과학장학생' 중 인천과학고가 올해 8명의 '대통령과학장학생'을 배출한 것은 인천 과학교육의 위상을 높인 쾌거이다. 한편, 인천과학고등학교는 201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대 12명, KAIST 22명, 포항공대 8명, 연고대 10명 등의 우수한 진학 성과를 이루었다. 이는 인천과학고등학교만의 특성화된 교육과정과 과학영재교육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011-03-11 16:35요즈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자식이 하나다 보니 힘든 일은 물론 가정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성장하고 있다. 사회는 아직도 벌어 먹기에 바빠 청소년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겨를이 없는 것 같다. 그런가 하면 대부분의 학교는 아이들에게 힘든 것을 부과하면 학부모들로부터 항의를 듣기가 십상이어서 아예 엄두고 내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임에도 아이들에게 강한 의지와 인내력을 심어줏기 위해 지리산 종주를 하고, 3박4일의 남도순례를 추진하는 학교가 있다. 남도의 끝자락 시골에 위치한 용정중(교장 황인수)은 작은 학교지만 아이들에게 청소년기에 꿈과 바른 인성을 길러주기 위해 정규교육과정 속에 지리산 종주를 실행하고 꽃동네등 복지시설을 찾아 가 봉사활동을 체험하게 한다. 쏟아지는 장대비와 태양볕 속을 걸으면서 자연과 접하면서 자신과 같이 지친 친구들을 보면서 자신과 싸우도록 한 프로그램이 바로 남도 순례이다. 이 순례는 방학을 앞두고 실시하는 것으로 혼자서는 가기 어려운 길을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4일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면서 땀을 쏟는 과정이다. 이들은 긴 여정에서 발이 붓고, 허벅지가 헐어서 걸을 수 없는 지경
2011-03-11 16:3410일 출근을 해서 이메일을 확인해보니 교과부장관의 ‘공교육 강화-사교육 경감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라는 글이 도착해 있었다. 내용은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규모가 줄었다는 소식이었다. 그리고 부실한 공교육이 사교육비 증가를 낳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공교육 강화가 사교육 경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었다. 교과부 장관의 메일에는 ‘사교육비가 줄어든 것은 전국 단위 조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공교육을 살려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매년 사교육비가 증가된다고 하더니 모처럼 감소했다니 반가운 일이다. 아울러 교직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서는 기대가 되는 부분도 많다. 그런데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늘 ‘사교육은 공교육이 부족하고 부실한 데서 비롯된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이 논리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8일자 중앙일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교육비 핵심은 교실이다’라는 칼럼이었는데, 내용대로 사교육비의 주범은 공교육의 부실 때문일까.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를 공교육의 부실로 단정하기 어렵다. 뿌리 깊은 학력 중심의 사회가 사교육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세칭 명문대를 졸업하
2011-03-11 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