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을 맞이한 충격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11월이다. 찬바람이 불고 낙엽이 지는 것으로 보아 곧 겨울이 닥칠 모양이다. 문득 달력을 바라본다. 열두 개의 달력 중 겨우 두 장만이 남아 바람에 펄럭인다.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요즘이다. 머잖아 여기저기에서 송년회가 시작될 것이다. 나이 오십이 넘어가면서 갑자기 송년회에 빠지는 친구들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한다. 바빠서가 아니라 벌써 사고나 병으로 이승을 달리한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년이 되면 또 얼마의 친구들이 불참명단에 오르게 될지 걱정이 된다. 요즘 들어 날이 갈수록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얼마 전에는 우리 지역에서도 아침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승용차에 탔던 주부 세 명이 현장에서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삶을 살다 보니 아침에 집을 나서 저녁에 무사히 퇴근한다는 보장이 없다. 어쩌면 아침 출근길이 생의 마직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아닐 것이라고 애써 부정하고 살아갈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할 가치는 무엇일까
2015-11-04 09:13인생길 누구나 생노병사의 길을 간다. 우리는 태어남을 스스로 알지 못하고 태어나서 살다가 도중에 병들고 힘든 고통중에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 다가 온다. 그러나 생명이 태어난 다는 것 자체가 신비이고 오장육부를 제대로 갖고 태어난 것은 더욱 감사할 일이다. 그런데도 욕심에 눈이 멀어 세상 만사가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기에 싸움과 갈등이 지속되는 것은 아닌지. 한 여인이 결혼 후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하다가 뒤늦게 은총으로 아이를 얻었다.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 키웠다. 무럭무럭 자라 유치원을 마치고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갑작스럽게 청천 날벼락이 떨어졌다. 소아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것은 아니다, 그럴 수는 없다, 이건 하느님의 정당한 뜻일 수 없다, 당신은 그저 졸고만 있는 것이냐, 외쳐보기도 하고 사정해보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무엇보다 어미로서 힘들었던 것은 자식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더 힘들어하는 아들의 육체적 고통을 나누어 가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아이 어머니의 간병사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다. 부모 자식 사이, 부부 사이, 연인 사이, 또 그 어떤 가까운 사이라도 신체적…
2015-11-03 10:26요즘 자전거 인구가 많다. 관련 통계에 의하면 1천 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주위에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많다. 자전거는 친환경 이동수단이고 체력단련에도 좋은 것이다. 자전거 라이딩 동호인 그룹도 많다. 지자체에서도 자전거 전용도로 등 여건을 갖추어 놓은 도시가 많다. 지난 토요일 오전. 아내가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가 났다. 아내는 자전거 초보다. 지금 배우고 있는 중이다. 약 2주 전에는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무릎이 까졌다. 디행히 간단한 소독으로 치료를 대신하였는데 이번에는 커다랗게 다쳤다. 왼손바닥이 찢어져 세 바늘이나 꿰맨 것이다. 이 정도면 커다란 사고다. 아내의 자전거 교통사고 원인을 분석해 보고 자전거 교통사고 예방 방법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자전거를 타고 도로에 나가려면 자전거 승하차와 속도 조절, 기아 변경, 멈춤 등이 익숙해야 한다. 그래도 도로상황은 예측 불허다. 특히 자전거와 자동차가 부딪치게 되면 자전거 탑승자는 크게 다친다. 우선 아내의 수준을 살펴본다. 승하차가 미숙하고 속도가 붙는 비탈을 무서워한다. 그래서 비탈길에서는 하차하여 끌고 내려가거나 올라간다. 기아 변속은 서툴다. 그래서 아내는 가까운 공원에서 자전거 라이딩
2015-11-02 10:06일월도서관, 북 콘서트 어쿠스틱 베케이션 관람기 스마트 폰에 문자가 왔다. 우리 아파트 인근에 있는 일월도서관에서 보낸 것이다. 북 콘서트 어쿠스틱 베케이션, 오늘 저녁 7시 30분 시작이라고 알려 준다. 아니, 이게 어찌된 일일까? 내 전화번호가 언제 도서관에 알려졌지? 혹시 아파트 주민이라서? 학교 선생님이라서? 국어 선생님이라서? 그 이유는 집에 와서 아내로부터 알게 되었다. 지금은 정보사회다. 정보가 시대를 이끈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무슨 날일까? 바로 문화가 있는 날이다. 일반 국민들이 보다 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지정한 날이다. 이 날 유용한 정보를 보고 효과적으로 이용하면 본인이 원하는 문화를 쉽게 접하면서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이 ‘문화가 있는 날’은 작년 1월부터 시행되었는데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유용하게 활용한다. 영화관람, 공연관람, 문화재 관람. 스포츠 관람, 전시관람 등에서 무료로 하여 주거나 할인하여 주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영화관람의 경우, 저녁 5시부터 9시까지 관람료를 9천원에서 5천으로 할인하여 준다. 저녁에 귀가하여 저녁을 먹고 아내와 같이 일월도서관 북 콘서
2015-10-30 17:24해방된 지 70년이 지났다. 하지만 틈만 있으면 정치인들은 이념논쟁에 사생결단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를 좌빨, 친일 이념으로 갈라놓고 지역과 계층으로 갈라놓은 것은 정치인들의 표심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 국민들은 좌빨이 무엇인지, 친일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후손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는 나라, 빚 줄이고 살림살이 늘리는 일, 아들 딸 취직하고 결혼하여 잘 사는 것을 행복의 척도로 알고 이를 위해 실천하는 정치를 원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틈만 있으면 좌빨, 친일 이념논쟁 망령이 되살아난다. 특히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좌빨, 친일, 지역갈등 논란이 거세진다. 정치인들이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회를 쪼개고 나누는 것이다. 연일 확대되는 한국사 교과서 문제도 이념논쟁의 예외는 아니다. 한국사 교과서를 만드는 문제는 역사교육을 잘 하자는 문제지 정당 지지율과 무슨 관계가 있나? 한국사 교과서에 교원은 없고 정치인끼리 이념 지지율 게임만 한다. 우리 사회 좌빨 연좌제는 전두환 대통령 때 폐지했다. 되돌아보면 연좌제는 고려시대 반역자들에게 3족을 멸하는 데서 유래하여 조선시대까지 유지되다가 갑오경장 때 “범인 이외에 연좌시키는 법은 일절 시행하지
2015-10-29 10:15제64회 수원포럼 참가기 배운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배운다는 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것이다. 부족함은 아는 사람은 겸손하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고개를 숙일 줄 안다. 상대방의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한다. 자신의 부족함은 알고 무언가를 배우는 사람은 두뇌를 꾸준히 써야 한다. 그러므로 그런 사람은 치매에 걸릴 일이 없다. 지난 주 수원시청이 주관하는 제64회 수원포럼에 참가하였다. 강사와 주제가 솔깃하였기 때문이다. 대중음악평론가이자 팝 칼럼니스트인 임진모 강사의 ‘대중음악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다. 대중음악은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온다. 대중음악 가수에 대하여 궁금증이 많다. 임진모 강사는 누구보다 그들의 세계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발걸음은 시청 별관으로 향한 것이다. 강사의 평범한 첫마디가 인상적이다. 택시를 탔을 때 기사에게 “음악 꺼 주세요!”라는 말은 제발 하지 말라고 부탁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 음악은 우리의 삶 자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음악을 거부하는 사람은 삶을 포기한 사람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래식이든 가요이든 국악이든 팝이든 어떤 음악이든지 수용할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그는 죽을 때까지 꼭해야 할…
2015-10-27 17:47떨어지는 낙엽을 바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열리는 계절이다. 고향의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를 생각하기도 하고 벼 베는 아버지의 모습도 오버랩 되며, 친구들과 따서 먹을 열매를 찾아 산을 오르던 기억도 아른거린다. 이처럼 고향은 우리의 생각을 추스려 보게 한다. 그래서인지 고향이 더욱 그리워진다. 고향과 더불어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호머의 ‘일리아드’가 생각난다. 세계문학의 고향으로 불리는 ‘일리아드’ 이야기는 다 아는 것처럼 트로이 전쟁 이야기다. 이 전쟁은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가 후원하는 그리스군과 풍요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성원하는 트로이 사이의 전쟁이다. 아킬레우스의 분노에서 시작하여 트로이 왕자 파리스의 죽음으로 끝난다. 이 서사시에서 그리스 쪽은 주로 남성의 전쟁과 영웅의 이야기가 두드러지는 반면, 트로이 쪽은 여성의 길쌈과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테나와 아프로디테의 차이는 양쪽의 분위기를 그토록 다르게 만든다. ‘일리아드’뿐 아니라 모든 전쟁 이 야기에서 전쟁터는 남성의 몫이다. 그리고, 그 후방에서 생활하고 사랑하는 것은 주로 여성의 몫으로 다루어진다. 그러나 어디 전쟁터가 남성만의 무대이겠는가?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스
2015-10-26 09:07“아빠, 이것은 우리집 수준이 아니잖아?” 얼마 전, 서울에서 자취하는 대학생인 딸이 집에 왔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부모집을 방문한다. 우리 딸이 우리집 거실에 놓여 있는 새로 구입한 오디오를 보고 한 말이다. 그 전까지는 그 자리에 빨간색 FM 카세트 라디오가 놓여 있었다. 늘 그 자리에 놓여 있는 카세트 라디오가 익숙해서 그런가? 아니다. 딸이 무심코 자연스럽게 내뱉은 말의 의미를 분석해 본다. 우선 그렇게 비싼 물건을, 그것도 수입오디오를 구입한 것을 보고 의아해 하는 것이다. 보통 가정용 라디오는 10만원 미만이다. 그러나 오디오는 그 보다 몇 배 비싸다. 필자가 구입한 것은 정가가 60만원 정도인데 전시상품을 44만원 주고 구입했다. 그러니까 딸은 아빠의 물건 구입 행태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물건을 구입할 때는 이왕이면 저렴한 것으로, 그리고 국산품을 구입할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빠의 물건 구입 행태가 바뀐 것이다. 그렇게 변하게 된 속내용까지는 묻지 않는다. 그러나 딸이 보기에 이번 오디오 구입은 의외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동안 사용한 라디오는 10년 정도 사용했더니 성능이 수명을 다했다. 우선 안테나가 전파를 잡아야 하는데
2015-10-26 09:06가을은 언제나 마음을 풍성하게 만들고 아름답게 만든다. 자연이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해준다.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이 그렇다. 무르익은 과일은 우리들에게 마음을 넉넉하게 한다. 하지만 한편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도 있다. 미세먼지가 그렇다. 미세먼지로 인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감기가 언제나 모든 이들의 건강을 해치려고 하고 있다. 이럴 때 운동으로, 맑고 밝은 마음으로 건강을 잘 지켜나가야 할 것 같다. 맹자의 군자삼락이 생각난다. 전국시대, 철인(哲人)으로서 공자의 사상을 계승 발전시킨 맹자(孟子)는 《맹자(孟子)》〈진심편(盡心篇)〉에서 이렇게 말했다.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君子有三樂(군자유삼락)]. 천하의 왕이 되는 것은 여기에 넣지 않다[而王天下不與存焉(이왕천하불여존언)]. 양친이 다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첫번째 즐거움이요[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부모구존 형제무고 일락야)].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도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요[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 이락야)].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得天下英才 而敎育之 三樂也(득
2015-10-26 09:0510월 22일 오후 7시부터 252회 순천사랑아카데미 강좌가 있었다. 순천시평생교육관은 소설가인 김진명 작가를 초청하여 “지구인으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강의가 열었다. 강사는 자기소개에서 여수나 구례를 다니면서도 순천에는 자주 오는 편이며 점잖은 도시로 사람 냄새가 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지난 번에도 순천대에서 광개토왕비 탁본 전시회와 관련하여 역사관련 이야기를 하러 온 적이 있다고 소개하였다. 지방에서 200회가 넘는 순천사랑아카데미는 문화적 전통이 없는 곳에서는 불가능하기에 큰 의미가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조선시대에 전라도와, 평안도를 경계하는 모습이 이중환의 택리지에도 나타나 있다. 조선시대는 중국을 존중하여 모든 것을 중국에 묻고, 의뢰하며 제일로 여겼다. 그래서 우리 나라 자신은 없고 스스로를 열등하다고 여기고 나 자신은 존재가치가 없는 비참한 생활을 하였다. 또 중국을 거역하면 조정에서는 반역으로 생각하는 시대였다. 그러나 전라도와 평안도의 저항이 없다면 죽은 나라나 마찬가지이다. 어느 시대에 옳지 않은 견해에 순응하는 것은 역사를 퇴행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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