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의 의미도 배우고… 요리실습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수강신청 등록을 하고 안내 받은 사항은 앞치마와 만든 음식 담아갈 통을 준비해서 오라는 것이었다. 월요일, 저녁 7시 수원시근로자종합복지관 4층 요리교실에 들어서니 강사 한 분이 맞이해 주신다. 오늘이 첫날인데 첫 요리실습에서 무엇을 배우지? 또 강습 두 시간이 어떻게 진행될까? 조리대는 모두 여섯 개다. 조리대 하나에 3명이 배정되니 모두 15명이다. 조리대 위에는 오늘 조리에 사용할 재료가 놓여져 있다. 재료나 보아서는 무엇을 만드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요긴 모인 남자들이 모두 요리 초보이기에 더욱 그렇다. 어떻게 알고 모였는지 지인들끼리 인사하는 사람도 있다. 강의 계획서와 오늘의 요리를 보니 답이 나온다. 오늘부터 5월 9일가지 매주 월요일 여덟 차례에 걸쳐 배우는데 모두 16가지 음식을 만든다. 이 가운데 내가 직접 만들어 본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새로운 것이다. 먹어만 보았지 만들어 보진 않았다. 이것만 만들 줄만 알아도 아내에게 의지할 필요가 없겠다. 목록을 살펴본다. 나물 영양솥밥, 무생채, 닭매운 감자탕. 매콤 두부조림, 제육볶음, 배추속대국, 골뱅이무침과 소면, 연두부 계
2016-03-22 10:54요 며칠 신문과 방송에 새로운 것이 오르고 있다. 바둑 이야기다. 그것도 일반적인 바둑 이야기가 아니다. 프로기사 이세돌과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 즉 사람과 기계의 대결이다. 대국이 끝나고도 후속 보도가 따르고 신문에도 연일 전문가 칼럼이 실린다. 솔직히 말하면 이 대결이 우리 사회를 이렇게 흔들지 몰랐다. 평상시에 바둑이 우리 사회의 중심에 자리한 적이 없었다. 기계와 인간의 대결 구도에도 익숙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AI는 조류 독감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알파고에 대한 지식이 없다. 아는 것이 없으니 재미를 발견하기 어렵고 관심도 없었다. 경기란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때로는 패자의 눈물이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 경기는 그런 기대가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내 마음 깊은 곳에는 기계의 바둑 실력을 얕보고 있어서 더욱 흥미가 없었다. 내 관심과 달리 세상은 세기의 대결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결과도 의외였다. 신문에서 방송 뉴스에서 인공지능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이 생산되고 있다. 통찰력과 직관력은 인간 고유 영역으로 기계가 그 영역을 접근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알파고가 그것을 뒤집었다는 기사다
2016-03-22 09:06일교차가 너무 심하다. 새벽은 아직 겨울이다. 낮은 완연한 봄이다. 새벽을 깨우는 이들에게는 혼란스럽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얇게 입자니 새벽이 힘들고 두텁게 입자니 낮이 힘들다. 이럴 때 지혜가 필요하다. 삶은 지혜가 있어야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얼마 전 한 제자로부터 카톡이 왔다. 무슨 중학교 몇 회 누구라고 하면서 나를 알겠느냐고? 알 수가 있을 리가 없다. 지금쯤 아마 50대 초, 중반쯤 되었을 것 같다. 선생은 모르는데 제자는 알아주니 이 얼마나 기쁘고 보람된 일인가? 어제는 70대 중반의 한 교장선생님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한 제자가 국회의원 경선을 통과했다는 소식이었다. 선생님은 제자를 알아보았는데 제자는 선생님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럴 때 선생님의 마음이 얼마나 섭섭하겠는가? 선생님은 당당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비겁하면 안 된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나를 몰라주어도 당당해야 한다. 섭섭해 하지도 말아야 한다. 나를 알아달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나를 인정해 달라고 교육시키는 것도 아니다.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내가 해야 할 일은 가르치는 것이고 바르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만족하면
2016-03-22 09:05대한민국 청소년들은 누구나 고통스러운 입시전쟁, 스펙경쟁, 취업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목표를 이룬 이는 극소수이고, 대다수는 이른바 '패자'로 전락하고 있는 중이다. 도대체 왜 대한민국에는 이토록 패자들이 넘쳐나는 것인가? 문제는 모든 청소년들의 부모가 '좋은 일자리'만을 찾기 때문이다. 문제는 좋은 일자리의 기준이다. 좋은 일자리에 대한 규정은 연구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그 예로 삼성경제연구소의 경우는 명목임금을 기준으로 전체평균임금 수준을 상회하는 산업 부문에서 창출되는 일자리로 규정하고 있으며, 경영자총연합회는 정규직이면서, 임금이 평균치보다 약 20%정도 더 높은 일자리를 말한다. 그런가 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는 30대 대기업 집단과 공기업, 금융업을 포함한다. 그런데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이런 좋은 일자리가 한 해 만들어 내는 신규 고용 인력은 고작 2만명 수준이다. 이에 비하여 매년 고등학교 졸업자는 60만 명이고, 대졸자는 50만명으로 본다면 60만명 가운데 2만 명만이 좋은 일자리를 차지할 수 있으니 이들만 승자가 되고 나머지는 패자가 된 것이다. 학급 구성원으로 계산한다면 60명 학급에서 2명, 30명 학급에 1명이 좋은
2016-03-22 09:04아직 새벽은 춥다. 새벽을 깨우며 일터로 나가는 분들이 참 많다. 이런 분들이 있기에 우리나라가 이만큼 성장하고 발전했다. 선생님들 중에는 벌써 출근을 서두르는 선생님이 많이 있을 것이다. 아침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출근 준비를 하는 선생님들도 계실 것이다. 아직 날씨가 차가우니 얇은 옷을 많이 입어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함께 근무했던 한 선생님 중에는 몸살, 감기로 한참 고생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마나 수업이 힘들고 괴로웠을 것인가? 건강관리가 선생님 자신에게도 좋고 학생들에게도 좋다. 수업의 결손은 학생들에게 많은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건강관리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월은 참 빠르다. 엊그제 개학을 하고 신학기가 시작되었는데 벌써 3월이 끝나가고 있다. 하루하루가 날라 간다. 시간을 아껴야 할 것 같다. 신학기에 가졌던 결심이 흔들리고 변할 때가 되었다. 처음 마음먹은 것 변치 않고 끝까지 잘 이어가야 좋은 선생님이 될 수가 있다. 선생님들이 가져야 할 자세 중의 하나가 좋은 습관을 가지는 것이다. 선생님마다 습관이 있는데 좋은 습관을 가진 선생님이 있는가 하면 나쁜 습관을 가진 선생님도…
2016-03-21 10:01안산 수암봉 야생화 찾아가다 우리 부부의 무언의 약속 하나. 해마다 봄이 되면 야생화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본격적인 여행은 아니고 1일 코스로 인근에 있는 산을 찾는 것. 올해도 어김없이 그 약속을 실천했다. 나의 기록을 살펴보니 이 실천은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켜졌다. “여보, 봄맞이하러 밖으로 나가야지? 지금쯤 야생화가 피었을 텐데….” 아내가 아침에 기상하자마자 나에게 묻는다. “그럼, 광교산(수원), 수리산(안양), 수암봉(안산) 중에서 어디로 갈까?” 수원 인근에 있는 산 중에서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역마다 피어나는 야생화의 종류가 다르고 개화 시기도 다르다. 기상예보를 들으니 낮 기온이 18°C다. 이번에 우리가 향한 곳은 안산시에 위치한 수암봉. 우리 부부가 언제부터 야생화에 대한 이런 애정을 갖게 되었는지 아침도 거른 상태로 출발이다. 사실 매니아 정도는 아니고 작년에 보았던 그 야생화가 지금도 그 곳에서 잘 피어나고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에 안부를 전하러 가는 것이다. 주말에 산을 찾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난다. 수암봉도 예외는 아니다. 단체 산행객들은 복장도 화려하고 줄지어 넓은 등산로를 따라 산을…
2016-03-21 10:00교총 회원관리, 개선할 점 있다 나는 지난 2월말 교직에서 명예퇴직을 하였다. 공직자에서 퇴직을 하여 자연인으로 신분이 변동되다보니 다섯 개의 기관을 상대하게 된다. 한국교총, 경기교총, 공무원연금공단, 한국교직원공제회, 경기도교육청이다. 이 기관들과 그 동안 맺었던 인연을 끊기도 하고 다시 연결하기도 한다. 한국교총은 퇴직을 하게 되면 회원에서 자동 탈퇴된다. 그 동안 매주 가정에서 받던 한국교육신문 배달도 끊기게 된다. 나는 2월 29일(월)까지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니 3월 초순이면 29일자 신문이 배달될 줄 알고 있었다. 교총에서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이 회원에 대한 도리이자 의무다. 그런데 신문이 도착되지 않았다. 얼마 전 담당부서에 전화를 거니 담당자의 분명한 답이 나온다. 내 이름과 전 소속 학교명을 묻더니 회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름이 삭제되었나 보다. 2월 29일자 신문 배달 여부를 따지고 싶었지만 구태어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미 홈페이지를 통하여 신문을 보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한국교육신문 e-리포터이기에 다른 회원보다 교총에 대하여 교육신문에 대하여 애정이 깊다. 화면상으로 보는 신문과 오프라인으로 보는 신문은 차이가 있
2016-03-21 10:00대한민국에서 한 생명이 태어나 학교교육을 마치고 사회에 나가기 까지는 수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가장 힘든 시기가 언제였느냐고 묻는다면 거의 대부분은 고3의 대입준비이며, 그 다음이 취업을 위한 준비라고 답할 것이다. 내가 만난 제자들 대부분은 고교시절이 가장 힘들었다고 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학창시절의 노력은 곧바로 결과로 반명된다. 시험이 끝나면 성적으로 표현이 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시험점수나 학년 순위는 공부의 양에 비례하여 향상된다. 이 점수에 따라 해당 학교 수준에서 진학할 대학도 꿈을 꾸게 된다. 그래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방법을 거의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학생도 사회에 나가면 세상이 학교와 다르다는 것을 곧바로 깨닫게 될 것이다. 일의 성과는 학교처럼 점수를 메기는 것이 아니다. 일하는 과정에서 공부의 노하우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얼굴이 붉어질 때가 있을 것이다. 특히,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교육대학을 졸업한 후배교사들이 처음 접하는 학교 현장은 이론과는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당연한 것이다. 현장과 이론의 차이를 완벽하게 없앤 평가방법은 존재할 수 없다
2016-03-21 09:57아이들이 떠난 텅 빈 교실에 먼지만 가득하다. 찢어진 참고서, 주인 잃은 삼색 슬리퍼 한 짝, 버려진 체육복 등 언제나 이맘 때 쯤 이면 해마다 반복되는 풍경이다. 새로운 반이 편성되고 새 담임이 발표되면 아이들은 연어들처럼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반을 찾아간다. 신 담임이 발표된 순간부터 구담임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한다. 아이들은 모두 신담임의 성격과 성향을 파악하느라 구담임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구담임은 그저 아이들이 떠난 빈 교실에 남아 쓸쓸히 청소만 할 뿐이다. 2016년 2월 4일이었다. 오전에 종업식이 끝나고 아이들이 떠난 빈 교실에 혼자 남아 청소를 끝낸 뒤 개인사물함에 남아 있던 책과 잡동사니들을 한 아름 안고 내려오는데 우리 반 반장이었던 찬호란 녀석이 헐레벌떡 뛰어오며 나를 부른다. “선생님, 지난 일 년 간 정말 감사했습니다. 선생님의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하며 꾸벅 인사를 한다. 뒤이어 책과 참고서를 가슴 가득 안고 새 교실로 이사를 가던 우리 반 아이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 복도는 어느새 송별회장이 되었다. 나는 아이들의 별명을 하나하나 불러주며 새 학년 새 담임선생님을 만나 작년처럼 열심히 공부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까르르 까르르
2016-03-18 13:48이제 완연한 봄이다. 꽃샘추위도 맥을 못치고 말았다. 이냥 물러날 바에야 깨끗하게 물러났으면 이미지라도 좋았을 것인데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고집을 부리다가 스스로 물러나고 만다. 고집이 자신의 망치고 말았다. 아무도 꽃샘추위를 좋아하지 않는다. 삶의 이치도 그러하다. 고집부리면 망한다. 잘난 체해도 망한다. 힘을 과시해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할 일은 낮은 자리를 찾는 일이다. 낮은 자리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낮은 자리가 좋다. 낮은 자리는 넓다. 낮은 자리는 깊다. 낮은 자리는 포용력이 강하다. 내가 낮아지면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할 수가 있다. 교육의 목표는 참 중요하다. 목표가 뚜렷해야 교육의 효과를 가져올 수가 있다. 교육의 목표는 바른 사람, 올바른 사람, 정직한 사람, 깨끗한 사람이 되는 것과 세계를 이끌어갈 선도적 지도자, 내가 머무는 공동체를 잘 이끌어갈 지도자를 길러내는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모두가 지도자다. 학생들은 펠로우다. 선생님들은 더 나은 지도자를 길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도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제가(齊家 : 집안의 법도)다. 목민심서 3.제가에 보면 지도자가 걸어
2016-03-17 1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