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과 하나가 늘었다. 바로 도시농부로서 일월공원 텃밭으로 출근하는 것. 그 곳에는 도시농부들이 가꾸는 농작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지난 4월에 우리 부부가 심은 고추, 토마토, 가지 등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다. 그 농작물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이곳 방문은 도시농부가 아니라도 좋다. 일월저수지 산책객들은 일부러라도 이곳을 한 번 들린다. 자라고 있는 농작물들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기 때문이다. 간접적으로 농사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 곳 도시 농부들의 실력 격차는 매우 크다. 농사 경력자가 있는가 하면 초보자도 많다. 경력자는 역시 다르다. 농작물 선정에서부터 밭 일구기, 퇴비주기, 물주기 등이 능수능란하다. 초보자들은 농사 시기를 놓치고 시행착오를 한다. 실패 후 땅을 갈아 엎고 다른 농작물을 심는다. 바로 얼마 전에 고구마 줄기를 심은 텃밭도 보인다. 어느 도시 농부는 잡초 제거를 하지 않아 농작물보다 잡초가 더 많다. 어제는 저녁 식사 후 공원텃밭을 찾았다. 밤이지만 농작물에 물을 주는 도시농부들이 보인다. 나도 토마토를 관찰하고 노끈으로 기둥에 줄기를 고정시켰다. 마침 지나가던 아주머니 두 분이 말을 건넨다. 이들도 도시농
2016-06-01 09:08아름다운 봄은 어느덧 멀리 사라지고 있다. 풀의 꽃이 사라짐과 같이 사라지려고 한다. 밤에는 모기가 잠을 설치게 한다. 피를 빨아먹는 모기, 거머리 같은 건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이다. 학문이 뭐길래, 배움이 뭐길래 생명보다 더 소중히 여길까? 어제 저녁 뉴스를 보았다. 중국의 한 지역의 사람들이 아이들과 함께 70도는 되어 보이는 절벽을 넘는 이들을 보았다. 안정장치라고는 15명 정도의 사람들이 줄 하나로 묶는 것이 전부였다. 쳐다만 봐도 아찔하다. 떨어지면 사망이다. 매일 같이 이 길을 예사롭게 반복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배우기 위해서란다. 네팔에서는 산중턱이 전부 녹차밭이었는데 부인네들이 하루종일 차잎을 따고 있었다. 땡볕더위에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고작 점심시간에만 싸가지고 온 도시락을 먹는 게 휴식의 전부였다. 그래도 즐거워하고 만족했다. 왜 그렇게 하는지 물으니, 애들 공부시키고 생활하기 위해서란다. 또 한 지역에서는 애들 공부시키기 위해 하루종일 짐승을 타고 눈으로 덮인 길을 가고 또 가야만 하는 아이와 아버지를 보았다. 세계 공
2016-05-30 09:09요즘 우리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는 일이 하나둘이 아니다. 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 유흥가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숨지는 사건은 우리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살인 용의자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단순히 "여자들이 나를 무시한다" 라는 이유로 무참히 살해 했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다. 아무리 피해망상을 겪고 있는 정신분열증 환자라도 하더라도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 행위는 인간으로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사건 이후 강남역 10번 출구에서는 피해자 여성을 추모하기 위한 포스트잇 붙이기 운동을 하는 모습이다. 이 사건에 대해 여성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피해자 여성 추모 글이 있는 반면," 피의자를 비난하는 글 또한 있다.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한 동안은 우리 모두가 가슴아파 하고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얘기하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시간이 지나면 언제 또 일어났느냐 하는 기 억조차 하지 않은 우리의 냄비 근성도 되짚어 봐야 할 문제다. 우리 사회의 갖가지 크고 작은 문제들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은 우리의 관행이다. 모 인기 가수의 그림 대작 문제도 그는 자신의 반성보다는 일반적인 관
2016-05-30 09:09김진대 ‘군산’은 소설가 채만식의 『탁류』의 무대가 되는 고장을 알려져 있다. 내가 수업에 들어가는 반 학생들과 함께 부담임이라는 신분으로 군산에서 채만식의 ‘탁류’의 흔적을 더듬어보는 현장체험학습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날 날씨는 채만식의 탁류의 첫 문장처럼 하늘이 미세먼지로 덮여있었다. 이 미세먼지를 녹여줄 수 있는 점심식사를 하게 되어 군산에 첫발을 내딛는 현장체험학습을 발길을 가볍게 만들었다. 우리 일행은 군산항 앞에 있는 허름한 식당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 식당은 우리 속담에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말을 뒤집어 놓을 만한 음식을 차려주었다. 한우소고기무우국밥이 4,000원이라는 차림표를 보고 호기심에 들어갔었는데 주인장이 내놓은 정갈한 음식에 우리 일행 모두는 만족을 표했다. 주인장은 꼭 필요한 반찬만 준비해서 버리는 반찬을 최소함으로써 이런 가격에도 운영할 수 있다는 말에 나는 우리 학교도 주인장의 말처럼 꼭 필요한 교육과정을 운영했으면 좋으련만 보여주기식의 교육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시장기를 달래놓은 우리 일행은 근대역사박물관에 들어가서 탁류와 관련된 유물을 세심하게 훑어볼 수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정주사가 공무원이면서
2016-05-30 09:08이제 중간고사도 끝나고 조금은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이구나. 예전과 달리 지금은 5월이지만 날씨가 더워 공부하는데도 힘든 환경은 아닌지? 무더운 여름이 오기 전에 네가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었으면 좋겠다. 책 읽기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읽었는가’가 아닌 목적을 ‘얼마큼 달성했는가’이다. 이제 ‘읽지 않은 책이 자꾸 쌓여가는 부담감’이나 ‘속독의 유혹’, ‘한 권의 책을 신성시하는 버릇’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준비가 되었니? 독서에서 가장 중요시 되어야 할 것은 ‘무엇을 위해 읽는가’ 하는 목적의식이 아니겠니? 아직 넌 태어나면서 디지털 환경을 사용하는 세대가 아니기에 적어도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철해 놓은 모양의 책’에는 반짝이는 ‘지식의 결정체’로서의 위엄이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선생님도 책을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책 그 자체가 아니라 알맹이, 즉 내용이 무엇인가이다. 보통 비싼 책에는 그에 걸맞은 훌륭한 지식이 들어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가격과 가치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신간의 가격은 그 내용과는 무관하게 인쇄, 제본, 물류 등의 비용을 기반으로 정해지는데 집필, 편집에 드는 비용이 같아도 판매 예상 부수가 적은
2016-05-27 19:35봄이 저물어간다. 봄의 한 시각, 시각이 천금같이 귀하다. 북송시인 소동파의 春夜의 한시를 보면“春宵一刻直千金(춘소일각치천금)이요/花有淸香月有陰(화유청향월유음)이라/歌管樓臺聲寂寂(가관누대성적적)이요/ 鞦韆阮落夜沈沈(추천원락야침침)이라” ‘봄밤의 한 시각은 천금에 값 가는데 꽃은 맑은 향기를 품고 달은 으스름을 머금었다. 노래와 피리소리에 누대는 적적하고 그네 뛰는 안마당엔 밤만 깊어간다.’ 그렇다. 봄밤의 한 시각은 천금과 같다. 남은 봄날을 귀하게 잘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새소리를 들으려면 나무가 있는 곳에 가야 한다. 특히 뻐꾸기 같은 새소리를 들으려면 나무가 많이 우거진 곳에 가야 들을 수 있다. 나무는 새를 모은다. 나무는 사람을 모은다. 나무는 들풀과 함께 어울려 산다. 나무는 항상 그곳에 있다. 혼자 있지 않다. 정말 나무는 지혜롭다. 외롭지 않다. 함께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옛적에 함께 근무했던 한 선생님이 생각났다. 이 선생님은 항상 일찍 출근하신다. 물어보니, 차가 밀리기 때문이란다. 아침식사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와서 학교에서 식사를 하신단다. 정말 지혜로운 선생님이다. 다른 선생님들처럼 집에
2016-05-27 14:15서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님의 「서시」 "죽음보다 더 두려운 건 부끄러움이었다" 는 80년 광주의 최후를 지키다 총상을 입은 여대생 김 아무개(57)씨의'오월 일기'가 한겨레신문에 처음으로 공개된 오늘 아침 신문을 보고 가슴이 저렸다. 새벽 아침 신문을 펼쳐든 순간 둔탁한 물건으로 얻어맞은 듯한 강렬한 느낌이 뇌리를 스쳤다. 그렇다! 지금 우리는 부끄러움을 잊고 살고 있지는 않은가? 물질의 노예가 되었고, 스펙을 중시하는 사회가 되었고, 외모지상주의에 빠졌다. 발보다 얼굴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넘쳐난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부모를 해치는 일도 서슴지 않고 욕구 충족을 위해서라면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성추행과 성폭행도 부끄럼 없이 저지르는 사람들이 연일 뉴스에 오른다. 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하는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뇌물과 불법을 저지르고 거액을 받고 변호하는 일이 보통인 세상이 되었다. 총체적 부정부패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2016-05-27 14:15교사는 매일 수업활동을 통하여 학생들을 가르친다. 미래사회에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고도의 지력과 창의성을 지닌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 말이다. 이러한 교육활동의 성패는 궁극적으로 교실 수업에 의해 좌우되며, 이는 교실에서 교사가 수업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수업의 질에 달려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어떻게 하면 좋은 수업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며 나름대로 갖은 아이디어를 내며 좋은 수업 방법 모색에 고민해 보지만 생각만큼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수업이다. 그간 교육부를 비롯하여 시·도교육청 그리고 연구나 시범학교에서까지 좋은 수업을 위한 수업개선을 외쳤지만 좀처럼 개선방안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어찌 보면 교사의 수업이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맞물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우리의 서당식 1대1교육이 최고의 교육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는 이도 많다. 수업방법 개선, 우리 교사들의 목표이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반드시 노력하여 개선해 나가야 우리 교육의 미래가 있다. 먼저 학생들이 좋아하는 수업을 전개하자. 아무리 좋은 교육방법이라 하더라도 교육수요자인 학생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2016-05-26 09:06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안개도 보인다. 이런 날은 따라서 마음도 흐리기 쉽고 앞이 캄캄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저기압이 되어 낙심하거나 좌절하면 안 된다. 언제나 밝은 마음을 지녀야 할 것이다. 어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동영상을 보았다. 백합에 대한 이야기였다. 백합이 꽃을 빼놓고는 들풀과 하나도 다른 것이 없다. 나는 누구이지? 나는 들풀과 다름을 밝혀야지, 하는 생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래서 백합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려고 애썼다. 때가 되어 백합이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그리고는 영롱한 물방울을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나 혼자로서는 부족하지 온 들에, 절벽에 씨앗을 만들어 백합의 존재를 알려야지. 씨앗이 온 들로 절벽으로 날아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백합을 사랑했다. 귀하게 여겼다. 어느 골짜기에는 백합으로 가득차 있어 ‘백합의 골짜기’라고 이름을 붙여놓은 곳도 있다고 한다. 백합이 온 마음을 다해 꽃을 피운 것은 꽃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누구인가?’ 이 사실을 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나 자신을 부각시키기 위해 애를 많이 쓴다. 남자든 여자든 마찬가지다. 특히 여자가 더…
2016-05-25 09:38우리 1학년 아이들은 질문이 참 많다. 밥 먹는 시각이 언제인지 묻는 단순 질문부터 우주의 나이는 몇 살인지 묻는 질문까지 매우 다양하다. 시시콜콜 뭐든지 질문하길 좋아한다. 문제는 이렇게 질문을 잘 하는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입을 다물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궁금한 것도,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도 줄어든다는 뜻이다. 아니면 친구들에게 놀림 당할까 봐 묻고 싶은 것이 있어도 입을 다문다. 행여나 시시한 질문이라고 웃어버릴까 봐. 또는 선생님이 사소한 질문에 친절하게 응대해주지 않은 탓도 있으리라. 발표를 잘 하게 하려는 부모님의 열망들은 대단한데 질문을 하라고 하는 부모님은 드문 것 같다. 질문은 그 사람의 생각의 수준을 나타낸다. 좋은 질문은 좋은 답을 가져온다. 생각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사소한 일로 다툴 때도 시시콜콜하게 일일이 그 이유를 묻곤 한다. 무조건 우는 아이를 달래는 일보다, 왜 그랬는지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순서가 그 순간의 감정을 받아주는 일이다. 친절하게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해결되기 때문이다. 요즈음 유대인의 공부법인 하브루타 질문법이 대세다. 유대인의 노벨상 획득력이 바로 하브루타에서 시작되었다고 보기 때문이
2016-05-24 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