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창의력이 금 “예전에는 이곳에서 금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금구(金溝) 즉, 황금의 골짜기란 뜻이죠. 그런데 제가 와서 보니 지금도 금이 얼마든지 있더라고요. 땅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 머릿속에 들어 있는 반짝이는 창의력, 바로 우리 시대가 원하는 금입니다. 그 빛나는 창의력이 이웃을 위해 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열심히 가르치겠습니다.” 김판용 교장은 얼마 전 이 학교를 찾은 이준식 교육부 장관에게 멋들어진 인사말을 해 화제가 됐다. 자유학기제 모범학교로 꼽혀 이 장관이 전북에서 처음 찾은 곳이 금구중학교. 학령인구 감소로 많은 농어촌 학교들이 존폐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여기는 정반대로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다. 학생들의 창의력과 잠재 능력을 길러주는 독특한 교육방식이 학부모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전주 등 인근 도시에서 몰려오기 때문이다. 비결이 뭘까? 우선 금구중학교 자유학기제의 가장 큰 특징은 교과와 연계된 체험학습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오전에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을 공부하지만, 오후에는 진로탐색과 예체능 교육,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갖는다. 교과 수업과 자유학기 활동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학생들은 수
2016-12-01 00:00현재 직업교육정책은 청년실업률과 산업인력의 미스매치라는 까다로운 두 가지 큰 문제와 마주하고 있다. 2016년 2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2.5%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며, 취업자들의 상당수가 전공과 맞지 않는 일자리에 취업하고 있다. 교육부의 6대 교육개혁과제는 상당 부분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취업 보장형 고교·전문대 통합교육 교육부의 6대 교육개혁과제 중 하나인 ‘일학습병행제’는 본래 재직자에게 계속교육기회를 제공하여 일과 학습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출발했다. 이후 교육부는 취업률 제고와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재학생도 참여할 수 있도록 일학습병행제를 확대, 학생들이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직업교육모델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의 협업 사업인 ‘취업보장형 고교·전문대 통합교육 육성사업(Uni-Tech)’은 재학생 단계 ‘일학습병행제’의 핵심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고등학교 3년 과정과 전문대학 2년 과정을 통합하여 5년간 집중적인 직업교육을 실시하여, 고등직업기술인을 양성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2015년 하반기에 16개 사업단을 선정,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2016-11-01 00:00교육은 세 가지 요소를 지니고 있다. 교육목표와 관련된 ‘투입’, 투입된 자원을 활용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학습을 시키는 ‘과정’, 그리고 투입과 과정이 잘 되었는지 점검하는 ‘평가’로 구성된다. 교육목표가 잘못되면 모든 교육과정과 교육결과가 어긋나듯, 교육평가가 잘못되면 진정한 인재와 진정하지 못한 인재를 구분하는 데 실패하게 된다. 그리고 교육과정과 이 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교수·학습방법, 교육문화가 잘못되면 교육목표가 아무리 올바르더라도 이를 제대로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바로 교육 메커니즘(mechanism)이다. 바꿔야 할 다섯 가지 과제 우리 교육에는 바꿔야 할 많은 과제가 있다. 대부분 교육의 세 가지 요소인 교육목표·교육과정·교육평가와 관련되어 있다. 그중 시급한 다섯 가지 과제를 살펴보자. 첫째, 교육목표를 제대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교육목표가 제대로 설정되지 않으면 ‘무엇을 위한 교육인지’, ‘교육 결과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어떤 인간, 어떤 인성, 어떤 인재를 길러내고자 하는지’ 명확히 알 수가 없다. 우리의 교육목표는 ‘홍익인간’을 지향한다. 그러나 홍익인간의 구체적인 구현 방법과 시대적 홍익인간 정신에 관해서는…
2016-11-01 00:0021세기가 막 문을 연 2001년, OECD 교육연구혁신센터(CERI, Center for Educational Research and Innovation)에서 미래학교 여섯 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하였다. 이 시나리오가 전 세계 학교사회에 던진 파문은 어느 때보다 크고 충격적이었다. 학교 붕괴론이나 소멸론을 학자들이 거론한 적은 있어도 OECD에서 공식적으로 학교해체(de-schooling) 가능성을 포함한 학교의 위기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15년이 지난 지금, 기계학습(deep learning)을 앞세운 알파고의 등장은 학교해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과연 인간만이 학습의 주체인가?’라는 교수·학습의 정체성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학교가 곧 교육은 아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학교(schooling)가 곧 교육(education)은 아니다’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학교활동은 교육적일 것이라는 ‘신화’로부터 교육수요자가 깨어나고 있다. 위기에 처한 현재의 학교 교육을 바람직한 미래학교로 이끌어야 하는 학교장의 리더십도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음은 물론이다. 학교장 리더십 위기의 징후는 인터넷
2016-11-01 00:00올해로 24번째를 맞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모태는 1969학년도부터 1981학년도까지 실시해 왔던 대학입학예비고사이다. 예비고사제도는 5공화국 정권 초기인 1982학년도부터 대학입학학력고사로 명칭이 바뀌어 1993학년도까지 시행되다가 1994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전환되어 지금까지 대학입학전형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땜질 처방’으로 끝난 2016학년도 수능 개선안 대학수학능력시험(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 : 이하 수능)은 말 그대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수능은 출제 오류가 사회적 문제가 되거나 각종 논란에 종종 휩싸였다. 소위 ‘불수능(어려운 수능)’, ‘물수능(쉬운 수능)’ 등 난이도가 등락을 거듭하고, 출제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이 몰리면서 수능의 위상이 많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능에 대한 갖가지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민의 불신이 커지자 지난 2014년 교육부가 수능 개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상 초유의 2년 연속 출제 오류와 한꺼번에 두 개의 문항에서 출제를 잘못하는 사태까지 겹치자 수능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는 데 무게감이 실렸다. 그해 12
2016-11-01 00:00“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회색빛 거리를 휘돌아 교문에 들어서자 안도현 시인의 ‘가을엽서’ 한 구절이 교사동 벽면에 크게 걸려있다. 집으로 돌아가던 아이들이 힐끗 보더니 알 듯 모를 듯한 얼굴로 따라 읽는다. 산뜻한 파스텔톤 벽면에 고운 단풍처럼 매달린 한 편의 시. 서민들이 모여 사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신화중학교의 교정엔 수수한 가을의 정취가 흐른다. “짤막한 시 한 구절이지만 학생들에겐 먼 훗날, 중학교 다닐 때의 가슴 따뜻했던 추억으로 남아있겠지요. 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 존중받는 사람으로 대우받았던 그 시절의 자긍심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시를 통한 인성교육으로 침체됐던 학교에 새바람을 일으킨 이영숙 교장은 “학생들이 글로벌 시대를 리드하는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큰 꿈과 자아존중감을 길러주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신화중 학생들의 등굣길은 조금 색다르다. 학생들 가슴에 이름표와 함께 손바닥만 한 크기의 또 다른 명찰이 달려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환자를 가족처럼 여기는 의사
2016-11-01 00:0020세기 최고 문호의 한사람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상대성원리로 과학의 새 지평을 연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알버트 아인슈타인, 그리고 21세기의 정보화 사회를 주도한 빌 게이츠 등은 어떤 교육을 어떻게 받았기에 이런 업적을 이룰 수 있었을까? 보이지 않는 교육의 힘 분명한 것은 어떤 형태로든 교육의 도움 없이는 이러한 업적을 남길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정규 학교 교육 때문인지, 아니면 개인의 잠재력과 비정규적 학습 결과인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게이츠는 스스로 대학을 중퇴하였고, 도스토옙스키는 튼튼한 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아인슈타인 역시 스위스에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이성적 사고를 통해 과학적 발견을 한 적이 없다’고 고백했듯이 정규 학교 교육 때문만은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학교 교육을 ‘보이는 교육(visible education)’라고 한다면 ‘보이지 않는 교육(invisible education)’은 학교 교육이 아닌 개인의 성장 과정이나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이루어진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족적을 남긴 사람들은 ‘보이는 교육’과 ‘보이지 않는 교육’이 잘 조화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학교에서 간과하기…
2016-10-01 09:00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부패의 주체에 ‘각급 학교의 장과 교직원 및 학교법인의 임직원’을 포함시킴으로써 우리 사회가 교육계에 갖는 불신이 생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앞으로 교원은 물론이고 행정을 담당하는 직원, 학교법인의 임직원(교직원 등) 모두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더라도 1년 300만 원, 1회 100만 원 이상의 금품 수수 또는 요구·약속 등을 할 수 없으며,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한 경우에 이를 기관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및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 엄격한 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누구든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교직원 등에게 입학·성적·수행평가 등의 업무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처리·조작하도록 하는 행위를 청탁할 수 없도록 금지된다. 문제는 청탁을 받은 교직원 등의 대응이다. 법은 청탁을 받은 교직원 등은 상대방에게 부정청탁임을 알리고, 이를 거절하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여야 하며, 동일한 부정청탁을 다시 받은 경우에는 이를 소속기관장에게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신고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교육자가 학생이나 학부모를 신고하지 않
2016-10-01 09:00이런 사례에서 보듯 지금 학교는 소송이 난무하고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등 정당한 학생지도조차 대항할 수 없는 ‘교육 아노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건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6년에 179건이었던 것이 2015년에 488건으로 2.7배 증가했다. 특히 학부모와의 갈등·분쟁의 경우 2015년도에 발생한 488건의 교권침해 건수 중 227건으로 46.5%나 차지하고 있다. 이는 상담 건수로 잡힌 표면상 수치일 뿐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교권침해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부에 보고된 교권침해 현황과 실제로 가해자에 대한 조치 현황을 살펴보면 더 심각하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교권침해 행위에 대한 가중처벌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교원단체·정부·국회에서 법제화가 논의되었다. 한국교총의 건의에 따라 지난 2012년도 교육부에서 발표한 ‘교권보호 종합대책’ 방안에 교권침해 학생·학부모 등에 대한 조치 강화 차원에서 학부모 등 제3자의 교권침해에 대한 ‘가중처벌’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법안발의를 진행하다가 학부모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되자 슬그머니 빼버렸
2016-10-01 09:00지난 2014년 8월 싱가포르, 제30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 지도자회의에 참석한 브루나이교원협회(BMTA) 하지안틴 아하드 회장이 당시 한국을 대표하여 참석한 한국교총 안양옥 회장의 손을 붙잡고 한국에서 대회를 조속히 개최해줄 것을 요청했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인도네시아교원연합회(PGRI) 유니파 로시디 부회장도 한국 개최를 거들었다. 한국교총 대표단이 2016년도 개최 예정국인 베트남 교원단체와의 협의 등을 이유로 머뭇거리자 베트남 교원단체 대표단이 양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다른 나라 대표단 모두가 만장일치로 한국 개최를 지지했다.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가 9월 20일 오후 결의문 채택과 교육문화 투어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대회 기간 3일 동안 해외에서 320여명, 국내에서 주요 인사와 교육자 등 800여 명, 총 1,100여 명이 참석하여 열띤 토론과 고민을 쏟아냈다. 지난 몇 년간 평균 500여 명 정도가 참가한 점을 고려하면 한국 대회는 최근 대회 중 가장 큰 규모이다. 2008년 태국의 교원단체인 루쿠사파((Khurusapha, 태국교원심의회)의 초청으로 한국교총이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참가한 이래 8년 만에…
2016-10-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