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는 내년까지 자율학교를 2500개로 확대하고, 동교에 교장공모제를 시행하겠다는 내용의 학교자율화 추진 방안을 내놨다. 내용을 살펴보면, 내부형 공모교장에 응모할 수 있는 평교사의 자격기준을 현행 15년에서 20년으로 강화하고, 또 내부형 공모교장 중 교장자격증 미소지자 비율을 10% 이내로 제한하는 개선 방안이 담겨져 있다. 자율학교를 단기간에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학교자율화라는 명목으로 시범 운영 중인 교장공모제를 은근 슬쩍 본격 시행하겠다는 방침은 자격제, 승진제를 기반으로 하는 교단의 갈등을 더욱 부추길 게 뻔하다. 지금까지 무자격 교장공모의 폐해가 많고 실익이 없음을 누차 강조해 왔음에도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버젓이 시행하겠다는 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무자격(내부형) 교장공모제의 본질적인 문제는 자격 중심의 교직사회를 뒤흔들어 선출중심의 학교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를 선거판·정치장화로 오염시켜 화합과 단합보다는 분열과 대립이 만연하는 이전투구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며, 결국은 학생·학부모의 학습권 침해로까지 이어질 우려가 매우 크다. 무자격 공모교장이 학교 현장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음은 시범운영 과정에
2009-06-18 14:07가난의 대물림을 막아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수단으로 교육 기회균등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가능하다면 국가는 능력과 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현재 논의되는 것이 소득연계 학자금 대출제도 (Income Contingent Loans:ICL)이다. 이 제도는 고등교육의 비용을 대출해주고 이를 회수할 때 고등교육 투자수익인 미래 소득에 연동하는 제도로 호주와 영국 뉴질랜드 등 연영방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학자금 대출 규모가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현행 학자금 대출제도는 시중금리와 연동되는 금리를 적용한 이자를 대출시점부터 내도록 하고 있어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 증가가 대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또한 융자금의 상환도 거치기간이 경과한 후에는 융자를 받은 자의 취업 등 상환능력의 유무와 관계없이 융자금을 상환하도록 하는 구조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양산되는 잠재적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미래에 충분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학생들이 현재의 재정제약으로 고등교육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대출 받은 후 상환에 어려움을 겪
2009-06-18 14:06지난해 5월 학교정보공시제도가 도입된 후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간 학교는 정보공시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많다. 하지만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풀어야할 난제도 산적하다. 학교정보공시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취지지만, 알권리의 대상이 ‘국민전체’라기보다는, 사실 ‘학부모’에 가깝다고 보는 좀 더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공시내용이 학교교육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고, 학부모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내용일 때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현 상황은 그렇지 않다. 많은 항목을 공시해야 한다는 발상, 체계적이지 못한 공시내용, 학부모의 알권리와 관련성이 적은 내용들을 공시항목에 무리하게 포함시킴으로써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극히 일반적인 사항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함으로써, 중복되는 자료의 공시를 요구하거나 같은 자료이면서도 공시항목의 상이함으로 인해 재차 입력해야 하는 문제 등도 기본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공시제도를 통해 학교간 지나친 경쟁만을 강조함으로써 정보의 진·위를 따지는 등, 불신을 유발하고 있고 이에 부담을 느낀 일부 학교에서는 학교간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안이
2009-06-04 16:14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22일 2011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시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현재 고교 2학년 학생들에게 적용될 2011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은 선진형 대입제도 수립 및 대입 자율화 정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닌다. 대교협은 초․중등교육의 정상화 및 공정성과 합리성을 갖춘 학생선발을 위해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본고사를 금지하는 3불 정책을 유지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또 각 대학이 학생의 성적, 자기소개서, 면접 등 다양한 전형자료를 분석해 학생의 창의성, 잠재능력, 인성,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과 논술 등 대학별 고사에서도 초․중등교육의 본래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교육적으로 올바른 방향과 원칙이다. 그런데 이런 원칙이 실효를 거두려면 무엇보다 고교와 대학의 연계체제가 합리적으로 제도화 돼야 한다. ‘교육협력위원회’에 대해 교과부는 시․도교육감, 대학의 장, 학부모, 교육전문가 등으로 구성할 방침이고, 한나라당 김선동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교협법 개정안에는 교육감, 대학의 장, 교육전문가 등으로, 같은 당 서상기 의원의 대표발의 법안에는 여기에 교과
2009-05-21 10:42지난 5월 8일 교과부는 ‘교장공모제 5차 시범운영계획’을 시도교육청에 시달했다. 이번 지침에는 ‘교사초빙권 50% 부여’ ‘소속기관장 추천서 제출’ 등 4차 때와는 다른 내용이 추가된 게 특징이다. 하지만 내부형 공모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한 것은 안타깝다. 신임 경기도교육감이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해진 교단이 혼란을 넘어 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참여정부의 대표적 실패정책임에도 아무런 검증과 개선의지도 없이 또다시 관행처럼 실시되는 측면이 강하다. 이를 두고 교육관료 집단의 무사안일과 무능, 무책임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교육행정이라 꼬집는 목소리가 높다. 내부형 공모는 교직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현행 자격체계를 뒤흔들어 교단안정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대다수의 교원이 반대해왔다. 연수와 연구 활동에 매진한 교사를 경시한 채 자격 중심의 교직사회를 선출 중심의 정치장으로 변질시켜 장악해 보려는 특정단체의 숨은 의도를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시범운영 과정에서 학교의 정치장화, 심사위원의 전문성 미흡, 명단 사전유출 등 각종 문제점이 확인된 바도 있다. 또, 지난해 10월 전국 학교에서 시행된
2009-05-21 10:32이번 스승의 날을 맞아 교총이 실시․발표한 교원인식조사는 교육내․외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주요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교원의 절반 이상이 최근 1~2년간 교직 만족도가 떨어졌고(55.4%), 그 이유로 학부모와 학생들에 대한 권위 상실(66.4%)이라는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교직 생활 중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 중 교직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25.3%)이 가장 높다.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67.2%)이 교사직업병을 경험한 적이 있고, 성대 결절, 스트레스성 탈모, 하지정맥류 순으로 질환을 앓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들의 교직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이 떨어지면, 학생 교육에 대한 헌신과 열정도 마찬가지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교직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보람을 느낀다면 만족도는 높아지게 마련이다. 특히. 우려가 되는 점은 교원 10명 중 6명이 교사직업병 전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한 교사가 건강한 교육을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목이 쉬고, 다리가 아프고, 스트레스로 탈모현상이 심한 교직사회 자화상으로는 건강한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2006년 4월, 교총과 교육부가 하지정맥류 등 교사의 직업병을
2009-05-14 18:03경기도가 지난 1일 ‘재정부담을 주는 학교용지부담금 문제해결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내고 미납 학교용지부담금을 부담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경기도는 과거 미전입금 1조 2232억 원을 포함해 총 1조 8769억 원을 부담하려면 향후 5년 간 매년 3600억 원을 내야 하는데 연간 1조원 규모인 도 가용예산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경기도의 가용예산 규모에 있는 게 아니다. 징수한 학교용지부담금 조차 교육청에 지급하지 않고 다른 용도에 전용했다는 사실과, 개발사업이 시행되면 개발사업시행자에게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개발사업을 허가·인가·승인한 지자체에게도 수익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있다. 개발사업으로 지자체가 얻는 수익은 개발사업시행지역에 부과·징수되는 취득세, 등록세 수입액과 개발부담금, 그리고 사업 완료 후 계속 부과·징수하는 재산세다. 학교용지법이 제정된 이후 경기도에는 수많은 개발사업이 시행됐으며, 개발사업시행에 따라 2001년부터 서울특별시를 제치고 경기도는 예산규모가 가장 큰 자치단체로 성장했다. 개발사업의 과실이 모두 경기도에만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최대 수혜자는 역시 경기도다. 그럼에도 학교용지부담금을 못 내겠다
2009-05-14 09:24지난 23일 국회 교과위 법안소위는 한나라당 의원 5명만 참석한 가운데 교원평가 도입 법안을 일방 처리했다. 학교현장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큰 법안을 협의 없이 처리했다는 점에서 이는 제도도입의 정당성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 야당도 이유가 어쨌든 간에 심의에 불참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번 소위 통과 법안은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안을 중심으로 인사연계 부분을 삭제한 것이다. 그간 여러 가지로 문제를 제기해온 교원단체의 의견을 수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소위에서 통과된 교원평가법은 동료교원에 의한 교원능력개발평가와 학생, 학부모에 의한 만족도조사를 분리해 평가의 성격과 평가참여자를 법률에서 구분․제시하고 있다. 교사에 대해서는 수업지도 및 학생지도를, 교감․교장에 대해서는 학교운영을 평가 대상으로 했다. 그리고 만족도조사는 학생의 수업 만족도와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를 포함했다. 또한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교원능력개발평가관리위원회를 두고 평가 결과는 교원의 능력개발 지원을 위한 연수 등의 자료로 활용토록 했다. 인사 연계 부분은 삭제했지만 평가 결과의 활용에 있어 ‘연수 등’의 자료로 활용하도록…
2009-04-30 16:40교과부가 설치할 예정인 ‘교장양성전문과정’이 향후 논란이 될 듯하다. 이는 기존 승진임용의 큰 틀을 유지하되, 제한적으로 별도의 양성과정을 둬 무자격자의 학교경영을 방지하자는 의미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교직경력 15년인 자, 교수·교육행정경력 소지자, 기업체 고위직 간부 등 양성과정의 입학자격에 관한 사항이다. 우선 교직경력 15년은 인사관리 및 학교경영에 필요한 경력으로는 부족하다. 승진형 교장이 최소 경력 20년을 요구하는 것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또 무분별한 신청을 제한하기 위해 근평 우수자, 보직·담임 등 수행능력이 우수한 자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또 교육행정경력, 기업체 고위직 간부 등 교직경험이 없는 자를 양성을 통해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교직의 전문성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행위이며 ‘출발부터 무자격자’를 양산하는 잘못된 시작일 뿐이다. 이런 발상은 학교를 너무 경영차원에서만 접근하는 단순논리다. 교장의 역할과 자질은 재직기간 전반의 교직수행 과정에서 동료의 관찰과 그에 입각한 축적된 경험에서 나온다고 봐야 하며, 교육행정전문가로서의 역할과 장학담당자로서의 역할 등 복합적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또 이는 점차 교장자격을
2009-04-16 14:19지난 주말 교직사회의 관심 속에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전국현장교육연구 발표대회가 있었다. 발표대회 시작 전에는 연구 활성화를 위해 현장교육연구 방법과 관련한 특강에 300여명의 연구교원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년 전만 해도 1300여명이 참가하던 현장교육연구대회가 최근 몇 년 새 응모자수가 3분의 1로 줄어 450여편에 그쳤다. 이런 현상은 비단 현장교육연구대회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교육연구대회도 마찬가지다. 이런 데는 등급별 입상점수를 높여 교원승진 상의 연구실적 점수를 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큰 원인이다. 또 교사가 교육연구를 하느라고 수업이 부실해진다는 괴변을 늘어놓으며 연구대회 입상을 어렵게 하는 규정을 만들어 연구의욕을 꺾기까지 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교육연구를 교원이 스스로 해야 한다는 당위적 차원에서만 접근하고 있지 어려운 연구과정을 통해 얻은 입상실적에 대한 보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특정 교원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정부가 만들어 놓은 연구활동 제약 정책들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만 학습하는 곳이 아니다. 교사들 역시 다양한 교수학습방법 개발과 활발한 수업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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