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노작(勞作) 활동이 사라져 가고 있다. 단적인 사례로 학생들의 청소 시간이 없어진다. 이는 우리 교육의 체계상 공부하기도 힘든 아이들에게 무슨 신체적 에너지를 허투루 낭비하는가에 대한 학부모의 열렬한 비난과 학생 인권 강화 측면에서 시작된 결과라 볼 수 있다. 그로 인해 실습 체험이 이론으로 대체되고 교무실은 교사들이 청소하거나 청소 용역을 두어 관리를 한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 있다. 따라서 전례적으로 학생들에게 노작 활동의 의미를 부여하거나 봉사 시간을 부여하는 부차적인 활동도 점차 폐지되어 가는 추세다. 이는 불합리한 관행에 대해 교사들의 교육적 성찰을 요구하고 나아가 학생 지도의 금기사항으로까지 지적되고 있다. 그 결과 요즘은 교무실에서 학생들을 만나기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면 학생의 노작(勞作) 활동이 사라진 학교는 과연 그에 합당한 교육적 성과를 얻는가? 세계적인 교육학자이자 러시아의 교육사상가인 바실리 수호믈린스키는 선생님에게 드리는 100가지 제안에서 “나는 오랫동안 교육을 하면서 노동이 지적 교육에서 아주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아이들의 지혜는 그의 손가락 끝에 있다.…
2023-08-14 14:25왜 교육과 전통시장을 연계하는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상대를 배려하고 가진 것을 나누며, 상호 간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고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최적의 배움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서관, 박물관, 전시장, 회사, 관공서 등 많은 곳도 배움의 산실일 수 있다. 하지만 다시금 곳곳의 전통시장을 돌아보는 것이 어떠한가. 그곳엔 사람 사는 냄새가 있고 삶의 흔적과 시끌벅적한 소리, 그리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몸짓이 있다. 그러한 생생한 삶의 현장은 교육적으로 ‘살아있는 배움터’가 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옛 장터에는 세상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와 기술이 있다. 지혜로운 상인은 언뜻 보기에는 손해 볼 것 같지만 시장에 나온 사람들에게 따뜻한 정을 베풀어 결국 구매를 유도하고 다음에 다시 찾아오게 하거나 다른 물건을 하나라도 더 사게 만든다. 서비스도 좋다. 구매한 물품을 정성껏 포장해주고 비닐봉지를 한 겹 더 씌워서 들고 가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해준다. 그런 까닭에 사람들은 상인들의 훈훈한 인정이 그리워 재래시장을 습관적으로 찾아간다. 필자는 그곳에서 한 가지 물건 구매의 철칙을 준수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서민의 삶을 대표하
2023-08-03 14:32세상에는 참 아름다운 가치(價値)들이 존재한다. ‘자유, 평화, 행복, 생명, 나눔, 사랑, ....’ 말만 들어도 저절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인간이 만든 유의미한 가치들이다. 요즘은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행복’을 말한다. 한때 일본의 인기 작가로부터 시작한 ‘소확행’이란 용어가 우리 사회에 널리 회자된 까닭이기도 하다. 이처럼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고대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 이후 작금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우리가 가장 추구하고 싶은 인간의 드러난 성취욕구인지 모른다. 흔히들 ‘행복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 한다. 그런데 내가 행복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많은 아름다운 가치들을 실천하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래서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누군가에게 작은 사랑을 베풀어 얻는 행복은 더욱 숭고한 가치를 내포한다. 지역사회와 어느 고등학교가 연대하여 교육 현장에서 작은 사랑을 나누고 감사하며 행복한 삶을 선순환하는 아름다운 선행(善行)이 있어 이의 교육적 의미를 제기해 본다. 인천광역시에 소재하는 ‘계양산 전통시장’은 지역사회에서 30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수년
2023-07-19 11:02몇 해 전 정신과를 처음 방문했었습니다. 회사에서 자기 불안, 대인 관계 불안이 커지며 업무를 할 때 제대로 집중할 수 없던제 증상을 인터넷과 유튜브에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성인 ADHD 특징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제 증상과 매우 유사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듯 다급하게 주변 정신과에 연락을 해서 방문 일정을 잡고 상담을 했습니다. 친절하지만 차가운 태도의 의사선생님은 개인 면담과 종합주의력 검사인 CAT 검사 등을 통해 제 상태를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어쩌면 성인 ADHD일수도 있겠다'고 하셨습니다. 막막함이 들기도 하고 원인을 찾은 거 같아서 시원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약을 처방받고 몇 달 복용도 했습니다. 그런데 의사선생님의 추가로 해주셨던 조언을 잊었던 것 같습니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성장하고동시에 뇌에 자극이 가서 뇌 발달에 좋습니다. 평소에 안 쓰던 근육을 쓸 수 있는 색다른 운동을 한 번 해보세요." 이 말을 들었지만 운동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무언가를 새로 할 만큼의 에너지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정말 운동이 뇌 발달에 도움을 줄까요? 준다면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우
2023-07-12 09:44"나도 너처럼 20대 때는 한 번 보면 다 외우고, 한 번 들으면 다 이해했어. 너도 나이 먹어봐라."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책을 봐도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한 번 쯤은 들어보시고, 어쩌면 한 번 쯤은 해보셨던 이야기 아닌가요? 저도 동생이나 후배들을 만나면 장난으로 했던 말들입니다. 마치 진리인 것처럼 사람들은 쉽게 말합니다. "공부는 젊었을 때 하는 것이고 늙어서는 노화가 진행되서 성장하기어렵다." 정말 그럴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우리 뇌는 변하고 성장합니다. 뇌에는 '가소성'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소성이란 뇌의 기능이나 구조가 환경이나 경험에 의해 변화하는 특성을 말합니다. 여기서 가소성은 기능적 가소성과 구조적 가소성으로 나뉩니다. 기능적 가소성은 뇌의 특정 부문이 원래의 기능이 아닌 다른 기능을 수행하도록 변하는 것을 말하며 구조적 가소성은 외부 환경에 의해 뇌의 일정 구역이 두꺼워지거나 얇아지는 등 구조적으로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글에서는 구조적 가소성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뇌에 연결된 신경과 시냅스들은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되기도 합니다. 시냅스는 신경세포 사이에 있는 연결 부위로 여
2023-07-05 18:50철학자 안병욱 교수는 “인간이 이 세상에서 만나는 최초의 스승은 어머니다. 어머니는 인생의 스승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모든 교육의 시작은 가정에서 출발함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어머니의 훌륭한 가정교육을 소중한 양육으로 간주해왔다. 중국의 맹모삼천지교는 동양의 상징이었고 한석봉의 어머니와 이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의 가정교육도 동방예의지국의 소중한 표상이었다. 그밖에 근현대를 거치면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훌륭한 어머니의 격려와 위로를 받고 자란 자녀들이 시대를 풍미하는 영웅이자 큰 인물로 성장한 것은 역사의 기록에 남아 회자(膾炙)되고 있다.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토니 블레어 전(前) 수상은 부친이 법학 교수이고, 옥스퍼드 대학 출신의 변호사임에도 불구하고 가정교육의 일환으로 대학 입학 전에 갭이어(Gap Year) 시기를 이용하여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흥미와 적성을 찾고자 프랑스 파리라는 낯선 곳에서 웨이터로 일도 해보고 사람들과 부대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던 다이애나비도 귀족 출신이었지만 찰스 황태자와 결혼 전에 베이비시터와 웨이트리스 등의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런 경험은 나중에 두 왕자를 키우면
2023-07-03 15:591900년 초 인도의 수상이자 철학자였던 마하트마 간디는 리더(Leader)들이 해서는 안 될 7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이 원칙들은 우리의 삶과 교육에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그중에서 “인간성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humanity)”과 “인격 없는 지식(knowledge without integrity)”, 이는 교육이 가장 경계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할 수 있다.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융합적 기술이 활성화되면 될수록, 상업주의나 경쟁 원리에 빠져 자칫 인간성 없는 과학 발전과 인격 없는 지식이 횡행하기 쉽다. 과학과 지식은 인간을 위해 필요한 것이고 인간의 삶의 질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은 오직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나 상업주의적 이득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의 확산은 “인격 없는 지식”에 의한 “인간성 없는 과학”을 발전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미래학자들은 제4차 산업사회가 가져다줄 인간 소외와 인간의 정체성 상실, 그리고 양극화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왜냐면 양심과 인격이 빠진 지식은 결코 산지식이 될 수 없고 윤리와 인간성이 배제된 과학은 인류를 위
2023-07-03 15:57우리의 뇌에게 휴식이란게 있을까요? 소위 ‘멍을 때리는’ 그 순간에도 뇌는 쉬지 않습니다. 잠을 잘 때도 계속 활동합니다. 뇌가 쉬는 경우는 우리가 죽었을 때, 그때 한 번입니다. 끊임없이 활동하는 뇌는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어쩌면 존재한다는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언이 괜히 있는 말은 아니겠죠? "생각을 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다"라는 명제가 참이라면 한 단계 발전시켜 "내가 하는 생각이 나의 삶을 결정한다"는 명제도 성립할까요? 네. 이 명제는 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부터 알고 있었던 ‘생각이 삶을 결정한다’는 말은 뇌과학 서적을 읽고 나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뇌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는 정보만 수집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은 간단히 증명됩니다. 지금 이 글 읽는 것을 멈추고 내 주변에서 빨간색 물체가 몇 개인지 세어보세요. 다 세어보셨나요? 그럼 질문하겠습니다. 내 주변에 파란색 물체는 몇개가 있었나요? 아마 답변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빨간색 물체가 몇 개인지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하고 나면 우리 뇌는 빨간색으로…
2023-06-26 15:03“상대가 있는 싸움에서 경쟁을 그만두라.” 이 무슨 어설픈 소리인가? 하지만 경쟁에서 크게 이겨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진실이다. 누군가 상대방을 두고 그것도 고만고만한 ‘도토리 키재기’ 하듯이 소모전을 벌이는 경쟁은 득(得)보다 실(失)이 큰 결과를 낳는다. 이는 어느 단계까지는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본격적인 공부 단계에 진입하면 경쟁자 같은 것은 마음속에서 지우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나와 내 공부에만 철저하게 몰입할 수 있다. 또한 마음속에서 경쟁자를 없애는 까닭은 스스로 정한 경쟁자는 그 사람보다 조금만 더 잘하면 될 것 같은 비교의 함정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무한 성장에 이르러야 하는 공부에서는 그저 ‘반짝 효과’로 머무를 수만은 없다. 중요한 것은 자기와의 경쟁을 치열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부에서 이겨야 할 유일한 사람은 바로 자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기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첫째, 과거의 자기와 경쟁해야 한다. 모든 면에서 어제보다 나은 자기가 되려고 해야 한다. 그것은 어떤 특정 과목일 수도 있고 공부하는 태도일 수도 있다. 이때는 조금 욕심을 부려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면에서 더 나아지려는…
2023-06-12 13:47“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나요?” 이는 많은 청소년에게 궁금한 질문이다. 시험을 위한, 시험에 의한, 시험의 나라에서 태어나 공부를 잘하는 것만이 최고의 목표이자 성공의 척도인 대한민국에서 보면 이보다 당연한 것도 없다. 그렇다면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한마디로 효율(效率)이 중요하다. 정해진 시간 내에 하나라도 더 머릿속에 넣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을 들여 공부해도 더 효율적으로 한 학생이 점수를 더 잘 받기 마련이다. 이는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세계적인 대기업, 성공한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열심히 그리고 집중해서 일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일하는 방식은 한마디로 바로 효율이다. 즉, 양보다는 질에 집중하여, 효율적으로 일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인가? 여기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재미와 열정 그리고 주인의식이 그것이다. 재미를 느껴야 열정을 가질 수 있고 주인의식이 있어야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몰입해서 효율적으로 일하게 된다. 그러나 세상에는 재미있는 일이란 없다. 예컨대 과거 ‘개그 콘서트’나 ‘코미디 열전’ 같은남을 웃기는 것으로 유명한 TV 프로그램도
2023-05-26 1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