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는 이제 학생의 삶 깊숙이 자리 잡은 일상 도구이자 정보 습득의 기본 수단이 됐다. 뉴스, 유튜브,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학생은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접하고, 공유하며, 때로는 생산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활동이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데 있다. 허위 정보, 혐오 표현, 편향된 콘텐츠, 알고리즘에 의한 정보 편식 등 다양한 위험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교실은 이러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윤리적으로 소통하며 스스로를 보호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 전달자를 넘어, 학생들이 디지털 사회에서 책임 있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자가 돼야 한다. 이 글에서는 교사와 학생 모두가 함께 배워야 할 교육 방향과 실제 수업 사례를 중심으로 바른 활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교육 현장에서 중요한 이유 미디어는 이제 단순한 ‘정보 창고’가 아닌, 의견을 형성하고 정체성을 구축하며 사회와 소통하는 창구가 되었다. 학생들은 유튜브 영상으로 과학 개념을 이해하고, 틱톡에서 사회적 이슈를 접하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비판적 거리두기
2025-08-22 13:34일제의 한국인 교육은 전시교육령을 포함, 5차례에 걸친 교육령으로 일본의 심부름꾼이요, 일본 국왕에게 충성을 다하고 ‘황국신민’과 만주사변·중일전쟁, 그리고 태평양전쟁에 군사로 동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맞서 독립운동가를 비롯한 선각자들은 일제의 정체성 말살에 맞서며 민족교육을 통한 실력양성운동을 전개했다. 민족교육은 교육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민족의식을 깨우침과 동시에 실력을 키워 인재 양성과 국력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국권을 회복하고자 했다. 독립운동가를 비롯한 이들이 생각한 실력 양성은 교육의 진흥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봤다. 또 교육 진흥을 위한 대중 계몽 운동을 전개했고, 이에 따라 교육열이 급격히 높아졌다. 그러나 높아진 교육열을 타고 공부하려는 학생 수에 비해 학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일본은 3.1운동 후 제2차 조선교육령을 발표하며 한국인을 회유하기 위해 보통교육과 실업교육 위주의 정책에서 한국인에게 고등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보통교육과 실업교육에 치중됐고, 고등보통학교는 세울 수 없었다. 민립대학 설립운동 3.1 운동 후 민족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1920년 6월 한규설, 이상재 등을 비롯한 민족 지도자들은 재…
2025-08-22 13:33올해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이다. 광복은 일제강점기로부터 국가와 개인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독립을 이뤄낸 정치적 사건이며, 사회적으로는 단순한 해방을 넘어 새로운 국가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의미를 갖는다. 사회통합의 동력으로 삼아야 이 같은 광복 의미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사를 통한 보훈교육이 중요하다. 청소년 대상 국가보훈교육의 목적은 민주시민으로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의 정신 계승 및 국민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 형성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광복 80주년을 맞아 앞으로 학교 안팎의 보훈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보훈의 가치를 과거 인물과 행적의 평가가 아닌 현재 사회통합의 동력, 미래사회의 주역에 필요한 공동체 의식에 둬야 한다. 물론, 국가보훈교육은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기에 역사적 인물과 그들의 생애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역사교육과 다른 점은 역사적 사실의 평가가 아닌 그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우리 사회에 공헌하려고 하는 가치를 찾고 계승하는 것이다. 즉, 보훈교육을 인물의 생애와 행적에 대한 평가 잣대로 보면 이를 바라보는 이의 주관적 가치관이 반영
2025-08-18 09:102023년 8월 대한안과학회지에 발표된 중등학생 20만 명 대상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 정도로 나타났다. 학교와 학원 수업을 제외하면 여유 시간과 수면 시간 일부분까지도 스마트폰 사용에 보내는 것이다. 사회적 관계 형성 기회 박탈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필수품이지만, 과의존으로 인한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그중 몇 가지를 보면 우선, 사회적 관계 형성을 방해한다. 가상공간의 상호작용은 실제 친구와의 대면 활동을 크게 제한해 신체적, 사회적 경험의 기회를 박탈하고 외로움을 증가시킨다.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잦아 유대감도 떨어지고 있다. 대중교통 승객 대다수가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은 일상적인 장면이 된 지 오래다. 둘째, 주의 집중을 어렵게 한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능력은 성숙의 특징을 의미하는데 스마트폰의 남용이나 수많은 알림 신호는 주의를 분산시키는데 위력을 발휘한다. 셋째, 수면 부족으로 심리적 장애를 초래한다. 밤에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보면 수면의 질과 양이 떨어져 우울, 불안, 과민, 인지결손, 학습력 저하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넷째,
2025-08-18 09:10지난 7월 4일, 교육부 고시로 학교안전사고 지침이 발표됐다. 그러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2조 정의의 내용을 살펴보자. 안전사고의 유형을 일반 상해 사고와 생명 위급사고(응급환자)로 구분하고 있다. 학교는 교육기관이다. 의료인이 판단해야 할 기준을 교사에게 전가하고 있다. 학교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 지침이 학교와 교사에게 실질적 지원이 될 수 있을까? 부실한 교육부 고시 고시로 발표하는 내용이라면 학교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시 무엇을, 언제, 누가, 어떻게 하는지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해 줘야 한다. 교육부 고시 제4조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이 지침에 규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시·도교육감 또는 학교장이 별도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는 말이다. 학교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시·도교육감이나 일선 학교에 떠넘기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고시에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없더라도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학교에서 진행해도 되는 일이라면 위임을 해도 되지만, 교육부에서 정해줄 것은 정해주어야 한다. 모든 시·도교육청이나 학교에서 역할 분담에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최소한의 예시라도 제시하는 형태를 취해야 한다
2025-08-13 16:09퀴즈를 하나 풀어보자. 1. 길쭉하고 날렵한 검은색이다. 2. 1초에 한 번씩 깜빡인다. 3. 보고 있으면 숨이 턱턱 막힌다. 정답은 바로 ‘텍스트 커서’다. [ | ] 모양으로 생긴 바로 그 친구다. 녀석의 서식지는 광범위하다. 컴퓨터든 스마트폰이든 환경을 가리지 않고 살아간다. 그곳에서 우리를 노려보며 말한다. “빨리 뭐라도 좀 써봐요.” “뭘 어떻게 써야 할까요?” 블로그 컨설팅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대부분 첫 글, 첫 문장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막막해한다. 그 전에 주제를 고르기 힘들어하는 분도 많다. 이 상태에서 ‘텍스트 커서’를 만난다면? 숨이 막힌다. 호흡이 가빠진다. 손목에 차고 있는 스마트워치에서 빨간 불이 들어온다. 분당 심박수가 100을 넘겼단다. 상대는 검은 막대일 뿐이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곤 깜빡이는 것밖에 없다. 그런데 녀석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다. 도대체 이 괴물을 어떻게 물리칠 수 있을까? “댓글은 쉽게 쓰시죠?” 해결책은 이것이다. 댓글 쓰듯 글을 쓰자. 다들 살면서 댓글 한 번쯤 써봤을 것이다. 그때 고민하고 쓰는가? 아니다. 일단 쓰면 된다. 맞춤법도, 기승전결도, 퇴고도 필요 없다. 심지어 댓글…
2025-08-13 16:09‘미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교육 정책의 화두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막상 미래 교육이 무엇인지, 언제부터가 미래 교육의 시작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은 잘 보이지 않는다. 기술 발달 이면에 결핍 증가 대표적인 미래 교육 담론의 핵심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Tech 교육’이다. 기술 발달이 하루가 다르다. AI와 결합된 자율주행이 만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구현되고 있고, 로봇이 일하는 공장도 현실화됐다. 드론이 전쟁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등장했고, ‘무인 전쟁 시대’가 현실이 되고 있다. 산업 및 직업 구조의 개편이 가속화되고 있어서, 이런 변화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움의 직면은 인간에게 불안감을 준다. 고도화로 달려가는 시대에 뒤처지는 것은 국가 경쟁력뿐만 아니라, 개인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고도화된 Hi-Tech 교육이 주목받는이유다. 반면 기술이 발달하는 만큼 취약한 부분도 있다. 바로 ‘관계성’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자 관계적 존재다. 관계를 통해 삶의 행복을 느끼는 것이 인간 본성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관계성 약화로 달려가고 있
2025-08-11 09:10지난달 31일부터 1박 2일간 한국교총에서 주관한 ‘교원 힐링 템플스테이’에 다녀왔다. 경기 양주에 위치한 회암사에서 진행된 이번 템플스테이는 학교 업무와 학생 지도에 지쳐 있던 상황에서 꼭 필요한 치유의 시간이었다. 고요한 평화 속 위로 받아 첫날 오후 3시, 회암사에 도착해 입소를 완료한 후, 사찰 안내가 이뤄졌다. 회암사의 유래와 주요 공간들을 스님께 직접 설명 들으며 둘러보는 시간은 일상과는 다른 고요함 속에서 마음을 가다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저녁 5시에는 공양간에서 첫 공양을 했는데, 사찰의 규율에 따라 조용히,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를 했다. 동물성 식재료 없이 정갈하게 준비된 식사는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식사 후에는 대웅전에서 저녁 예불에 참여했다. 불경을 낭독하고, 절을 올리는 것이 처음엔 조금 낯설었지만 차분한 분위기와 스님의 인도 아래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있었다. 예불 후에는 ‘붓다볼’로 불리는 싱잉볼 명상 시간을 가졌다. 잔잔하게 울리는 싱잉볼의 소리는 바쁘게 흘러가던 생각들을 멈추고,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해주었다. 소리에 맞춰 숨을 고르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명상 시간은 상상 이상으로 깊은 울림을 줬다. 그동
2025-08-11 09:10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로 대한제국을 지배하게 된 일본은 한국인을 충성스러운 일본인으로 만들기 위해 교육제도를 개혁해 1911년 제1차 ‘조선교육령’을 발표했다. 보통학교의 교육 연한을 종래의 6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고, 한국인에게는 실업교육을 강조하고, 고등교육은 받기 힘들게 했다. 이는 기초 교육만을 시켜 일본이 필요로 하는 심부름꾼이나 생산시설 등에서 잡일을 시키기 위한 것이다. 일본의 교육 정책에 반발하여 사립학교가 많이 세워지자, 일본은 이를 통제하기 위해 사립학교 규칙(1911. 9. 15)을 공포했다. 사립학교 설립이 어려워지자 민족주의자들은 야학이나 개량서당을 통해 민족의식을 고취하고자 했다. 그러나 일제는 이마저도 1918년 ‘서당규칙’을 만들어 무산시키려 했다. 3.1운동 이후 탄압 심해져 3.1운동은 일본의 교육 정책에 변화를 가져왔다. 전국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으로 반일감정이 커지자 한국인을 회유하기 위해 1922년 제2차 ‘조선교육령’을 발표했다. 보통교육 연한을 일본과 동일한 학제로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고, 3면(面) 1교(校) 정책을 내세우며 학교 수를 늘리고 교사 양성을 위한 사범교육도 실시했다. 또 고등교육으…
2025-08-07 16:06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상태에서 교사의 길로 들어선 지 30년이 훨씬 지나 정년퇴직이 다가왔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니 오물이 너무 많아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젊은 날에는 아이들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학교 입장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재단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 공감하기 보다는 경계의 벽을 더 높이 쌓는 결과를 초래했다. 스스로 벽을 만들어놓고 역으로 그 벽을 다시 허물겠다는 헛발질을 하기도 했던 것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린다. 시행착오 거듭했던 초임 시절 교사의 업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담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담임을 할 때는 훌륭한 선배, 동료 선생님들이 학생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따라 해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때도 있었다. 내 몸에 맞지 않게 엄격한 척 흉내 내면서 학생 지도를 한 결과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었다. 이런 시행착오를 몇 년 거듭하다 보니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면 아이들이 내 의도대로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몸으로 터득했다. 내 얼굴에는 교사라는 이미지보다는 시골 동네 아저씨 같은 무엇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25-07-28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