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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왜 정의적 영역인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부터 ‘역량’이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언급되었다. 역량의 개념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했으나 OECD가 발표한 2030 Education 문서에서 역량은 지식을 포함하여 기능·태도·가치로 이루어진다고 정의하면서, 단지 인지적인 부분만 아니라 전인적인 인간을 길러야 한다는, 그래야 자기주도성을 가지고 평생 학습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는 생각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이렇게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해도, 내가 하는 수업이 더 좋아지도록 하기 위해 보다 효율적인 학습자 바탕을 만드는 일은 중요했다. 2020년 한 해, 학교에 나오지 못해 얼굴도 잘 구분이 되지 않는 학생들을 성취기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아등바등했다. 내가 생각한 수준까지 올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 답답해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또 다른 궁리를 하기도 했다. 한 해가 끝날 즈음 여기저기서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내가 느끼기에도 그랬다. 중1 학생들은 가끔씩 나온 터라 학습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2021년, 초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라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기본 학력도 떨어졌지만, 그 전에 학습동기가 필요했고, 하면 된다는 자기효능감이나 스스로 무언가를 해 보려는 자기주도성도 필요했다. 상황을 살펴 가며 자신의 욕구를 참을 줄 아는 학생, 친구가 어려움을 보이면 나서서 돕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절실했다. 잘 배우기 위해서는 배움이라는 인지 영역 바깥의 많은 부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걸 뼈져리게 느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의적 영역 평가방법 2012년부터 실시된 성취평가제에 따르면 교사는 교수학습의 계획과 평가 모두 성취기준에 근거해야 한다. 학생이 받은 점수는 그 학생이 성취기준에 어느 정도 도달했는지를 보여준다. 내가 아무리 수업준비나 학생의 근면 성실함, 혹은 남을 기꺼이 도우려는 자세를 강조하고 싶다고 해도 그것을 점수화하여 성적에 넣을 수는 없다. 교사는 수업시간의 모든 배움을 성적으로 산출하지 않는다. 학습과 관련되어도 성취기준과 관계없다면 그 또한 점수화하지 않는다. 사회수업에서 인구 변화에 관한 발표 PPT가 보기 좋고 멋지다고 점수를 더 주지 않고, 국어수업에서 독서신문의 글씨체가 단정하고 깔끔하다고 점수를 더 주지 않는다. 교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점수에 넣을 때 학생에게 교사의 생각이 전달되리라 생각된다. 모둠으로 수행평가를 한다고 할 때, ‘협력’이라는 항목을 넣고 점수 배점을 하면 학생들이 모둠활동을 하면서 더 협력하려고 노력할 테니 말이다. 그러나 조금 더 생각해 보자. 협력 항목에서 점수를 잘 받기 위해 모둠활동을 열심히 하는 일은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장려할 일이다.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이 그것인가? 아마도 교사는 그 학생이 진짜 협력하는 인간으로 자라기를 바랄 것이다. 점수라는 외적 동기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 내적인 동기에 의해 협력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모둠활동을 하면서 협력할 때의 시너지를 깨닫고 본인 스스로 점검해 보고 가끔 친구들의 잔소리를 듣는 구조를 만들면 어떨까? 물론 점수로 넣을 때만큼 눈에 띄는 행동변화를 얻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게 언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었던가. 가랑비에 옷 젖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교사가 점수를 빌미로 학생들이 고분고분하기를 바라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학생의 성취를 보여주는 것이 점수가 아니라 어찌 보면 은연중에 조건부로 ‘이런 걸 하면 내가 점수를 줄게’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국어과 성취기준에 ‘태도’나 ‘가치’를 나타내는 정의적인 영역이 포함된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이를 관찰 가능한 행동으로 바꾸어 그 도달 여부를 점수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국어과 성취기준 중 ‘[9국03-10] 쓰기 윤리를 지키며 글을 쓰는 태도를 지닌다’를 다룬다고 할 때 ‘쓰기 윤리를 지키며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한 후, 쓰기 윤리를 지키며 글을 쓰는 사람의 특성, 그중에서도 특히 관찰 가능한 행동을 적어본다. 또한 쓰기 윤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의 특성도 적어본 후, 수행평가에 있을 법한 상황을 고려하여 양쪽 극단의 행동 그사이에 존재하는 모습도 기술하여 채점기준표로 만들면 된다. [PART VIEW] 수업시간에 정의적 영역 끌어들이기 학습을 위한 자세와 몸만들기는 어떻게 가능할까 고민하다가 학생의 마음을 우선 교실로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업시간에 몸은 교실에 있지만, 마음은 천지사방을 떠도는 학생들이 있다. 어젯밤 즐겼던 게임을 생각할 수도, 방과 후 친구와 약속을 생각할 수도 있다. 마음을 ‘지금 여기’로 데려오기 위해 싱잉볼을 구입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느껴보고, 호흡에 주의를 기울여보게 했다. 1분 남짓 짧은 의례였지만 싱잉볼 소리가 끝났을 때 학생들의 똘망똘망한 눈빛을 바라보는 일이 좋았다. 교실이 안전하고 편한 공간이어야 친구들과 함께 학습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첫 시간에 모두가 함께 지키면 좋을 가치에 관해 이야기해 본 후 ‘공동의 약속’을 만들어 칠판 앞에 게시했다. 또한 반 친구들끼리 관계 맺기를 돕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대화 관련 성취기준을 앞쪽으로 가져와 첫 프로젝트로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시작했다. 낯선 짝에게 공감하고 반응하며 대화하고, 그 내용을 다른 친구들에게 발표하는 프로젝트였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공감적이고 비폭력적인 대화법을 익히는 게 필요했다. 어설프게 내가 설명을 하는 것보다 더 깊게 배웠으면 하는 바람에서 수업시간 시작 때 10분씩 청소년·어린이를 위한 비폭력대화 책을 꾸준히 읽고, 읽은 내용을 스스로 요약 정리하도록 했다. 이론적으로 배운 것을 실천으로 옮기게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매일 ‘배려하는 말하기 체크리스트’를 쓰면서 비폭력대화를 자신의 삶에 적용해 보도록 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생활할 때 자신의 느낌과 욕구에 집중하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보게끔 했다. 자기평가를 활용한 정의적 영역 평가 사례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그보다 더 많았다. 학생들의 행동과 태도가 더 성장하여, 궁극적으로는 학습으로 연결될 수 있었으면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업시간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관찰하고 객관화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했다. 마침 How to use grading to improve learning이라는 책을 읽다가 링컨 초등학교의 정의적 영역 루브릭 성적표를 보았다. 그래, 이거야! 어설프게 번역하여 ‘인성 발달 자기점검표’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붙여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첫 시간에 항상 그 프로젝트에서 도달해야 하는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한 ‘배움확인표’를 먼저 보여주면서 지금 자신의 상태를 표시해 보도록 했다. 이때 성취기준으로 대표되는 인지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인성 발달 자기점검표’로 대표되는 정의적 영역까지 함께 점검하도록 했다. 루브릭을 하나씩 함께 읽으며 수업시간 자신의 행동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스스로 점검하여 표시 해보게 했다. 시작할 때 표시한 후, 프로젝트 끝날 때 자신의 성장 모습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게 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하니, 매일 점검하지 않는다면 학생들 스스로 의지를 발휘할 수 있을까 싶었다. 매일 목표 지점을 확인하는 것이 행동변화를 이끄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매 수업시간 시작할 때 ‘배움진행표’를 쓰게 하는데, 여기에 ‘인성 발달 자기점검표’를 이용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배움진행표’는 수업 시작할 때 교사가 오늘 어떤 내용의 수업을 할 거고, 핵심질문은 이런 거라고 소개하면 그걸 듣고 학생 스스로가 목표를 쓴 후, 수업이 끝날 즈음 자신의 목표 달성 여부와 관련지어 ‘배우고 느끼고 궁금한 점’을 적어 보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해마다 학습목표 달성에만 초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인지적인 목표에 정의적인 목표까지 덧붙이게 했다. ‘배우고 느끼고 궁금한 점(배/느/궁)’을 쓸 때에도 정의적 목표 달성 여부도 적어 보면 좋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공책 앞부분에 ‘인성 발달 자기점검표’를 끼워 놓고 매시간 ‘배움진행표’에 정의적 영역 중에서 자신이 오늘 특별히 잘해보고 싶은 부분을 적었다. 짝과 대화를 순조롭게 나누겠다는 성취기준 관련 목표를 적고 리더십을 보여야겠다는 정의적인 영역의 목표도 함께 적는다. 한 달여에 걸쳐 프로젝트가 끝난 후, ‘인성 발달 자기점검표’를 다시금 들여다보게 했다. 지금 자신의 상태를 표시하고 한 달 전과 비교하여 자신의 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적게 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이 성장하고 발달했다고 소감을 적었는데, 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수업분위기가 많이 나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다음은 자신의 모습을 점검해 본 후 학생들의 소감이다. 학생들이 쓴 자기점검표를 보니 대부분 학생은 자기 상태에 관해 솔직하게 풀어 놓았는데 몇몇 학생은 그냥 무조건 자신이 잘했다고 표시한 것이 눈에 띄었다. 스스로 점검하게 하면 나아질 거라 생각한 건 순진한 발상이었나? 다시 고민했다. 내가 너는 어떻다고 체크를 해서 줄까? 그러면 학생이 상처를 받을까? 모든 학생에게 다 체크해서 줄 수 있을까? 그러다가 내린 결론은 학생들이 교사보다 친구를 더 무서워한다는 걸 이용하여 친구들과 상호평가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고민은 계속되었다. 이거 괜히 친구들 사이 이간질시키는 거 아닐까? 모둠활동 상호평가표를 점수에 넣지 않은 이유는 그것이 성취기준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고, 자칫 친구들의 불성실함을 선생님께 고발하고 뭔가 처벌(보통은 점수)을 바라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이기도 했다. 대신 수업 끝나기 전 매일 배움진행표에 사인을 해 주면서 어려움은 없는지, 도와줄 것은 없는지를 묻고 다양한 불만사항들을 처리해 주었다. 새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모둠 친구들이 체크하도록 자기점검표를 수정했다. 프로젝트 시작할 때 이렇게 표를 수정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너희들이 좀 더 멋진 인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는 거니까 성실하게 자기 상태에 대해 성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구들이 끝날 때 점검을 할 예정이니 ‘부동의’가 나오지 않도록 스스로 정확하게 표시하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두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매일 ‘배움확인표’에 자신의 그날 정의적 목표를 쓰고 점검하게 했고, 프로젝트 끝나고 난 후에는 프로젝트 전체 성찰 글쓰기와 더불어 다시 ‘인성 발달 자기점검표’에 표시해보게 했다. 아무래도 친구들이 이걸 다시 본다고 생각하니까 더 진지하게 임했던 것 같다. 걷어서 꼼꼼히 살펴보니 몇 가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학생은 거의 매시간 교사에게 지적을 받는 학생이었다. 내 시간에도 그랬는데 다른 시간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인지 본인 스스로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고 점검을 하면서 무조건 가장 나쁜 부분에 표시했다. 그런데 너무나 예쁘게도 같은 모둠이었던 친구가 ‘부동의’에 표시를 하면서 친구에게 그 정도까지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이 학생이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면 좋겠다. 정의적 영역의 기록 그리고 학생의 성장 학생 스스로 점검하고 교사가 관찰한 학생의 특성은 순간순간 피드백을 하면서 학생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 아울러 누가기록을 해 두었다가 학기 말 생활기록부를 작성할 때, 그 학생 고유의 면면을 살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적어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을 끊임없이 관찰하며 평가(assessment)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피드백을 제공하여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학습을 조절할 수 있도록, 자아효능감 발달을 도와야 한다. 아주 당연해 보이는 말이지만 참 쉽지 않은 길이다. 정의적 영역 평가라니 용어부터도 낯설기만 하다. 점수를 매기기 위한 평가가 아니라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위한 평가를 위해서는 자신이 해 오던 관행을 돌아보고, 그것을 뛰어넘기 위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할 수 있는 것부터 딱 한 가지만 바꿔보자.
매년 출판시장에 등록되는 어린이 책은 5천여 종 이상이다. 이 수많은 어린이 책 중에서 우리 학교도서관에서는 교과연계도서와 학생들의 수준과 관심을 고려한 다양한 주제의 책 1천여 종을 구입하고 있다. 학생 수만큼이나 다양한 책이 들어온다. 그러나 이 많은 책 중에서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너무 많은 정보는 하나도 없는 것과 같다. 책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맞는 책을 선택할 줄 아는 안목을 키워주는 것이 필자의 교육목표 중 하나이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도서관을 소개할 때, 도서관은 보물창고라고 알려준다. 재미있는 책을 읽은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도서관이 보물창고가 맞다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아직 책과 친해지지 않은 학생들은 책은 보물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도서관에는 3만여 권의 책이 있는데, 이 중에서 내가 보물처럼 좋아할 만한 책이 단 한 권도 없을까?” 하고 물으면 “책이 그렇게 많다면 그중에 한두 권쯤은 있겠죠”라고 대답한다. 사서교사와 함께하는 독서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단 열권을 읽더라도 스스로 보물 같은 책 한두 권은 꼭 찾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보물의 가치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 사파이어도 누군가에게는 작은 돌멩이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에게 어느 때나 읽어도 유익한 책은 없다. 나에게 맞는 책이란 읽으면서 내가 즐거워지는 책이고, 내가 처한 상황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권장도서 목록의 책 또는 누군가 추천해준 책을 읽었을 때 만족스럽지 못했던 경험이 있었는지 묻자 대부분의 학생이 재미없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나의 고민을 책 속에서 발견했을 때, 나와 웃음코드가 맞는 책을 읽었을 때, 숙제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책을 만났을 때 등 자신과 잘 맞는 책은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달라진다. 나의 상황을 인지하고 책을 고를 수 있어야 즐거운 독서생활을 할 수 있다. 수업의 전개 나에게 필요한 책, 내가 좋아하는 책을 알기 위해서는 그동안 책을 읽은 경험이나 내 상황을 인지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4차시 온라인 수업을 구성하였다. 마침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첫 단원이 ‘읽을 책을 정하고 내용 예상하기’이므로 통합수업을 준비해도 좋다. 1·2차시에서는 목적에 맞게 책을 체계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을 배우고, 3·4차시에는 독서 성격유형 테스트를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장르에 대해 배우고 나의 성격에 맞는 책을 찾는 재미있는 시간으로 구성하였다. 독서 성격유형 테스트는 생각이 성장하는 학생들에게 매년 다른 결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매년 실시하고 있다. [PART VIEW] ● 1차시 ● 2차시 ● 3차시 ● 4차시 기대 학습효과 초등학교 때 형성된 책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가 평생 독자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책을 재미없고 누군가 시켜서 읽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필요한 책을 찾아 읽을 수 있다면 학생들의 책 읽기 동기가 높아지고 자기주도학습의 기초가 될 것이다. 책 읽기 전 단계인 책 고르기 단계에서부터 책을 비판적으로 찾는 학생들은 읽기 목적이 더욱 뚜렷해지고 정보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메타버스(metaverse)’를 향한 사람들의 반응이 뜨겁다. 어떤 이는 또 한 번 교육계에 불어 닥칠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라고 말하고, 어떤 이는 곧 지나갈 유행일 뿐이라며 냉소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메타버스가 전 세계 경제시장의 핫이슈로 떠올랐고, 이러한 사회적 변화의 움직임이 이전보다 빠르게 ‘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듀이(Dewey)는 생활 경험적 관점에서 교육이란 생활이며, 성장이고, 사회적 과정이자 계속적인 경험의 재구성이라고 하였다. 그에게 교육이란 끝없는 경험 개조의 과정이며, 경험을 사회적·실용적으로 넓히고 깊게 하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필자 역시 최신 기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교육으로 이어지며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생들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새로운 시도를 체험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세계관을 확장시켜주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었고, 세상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그런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기에, 그 속에서 다양한 경험적 시도와 실패 그리고 시행착오 속에서 더 큰 성장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 믿기에 말이다. ‘메타버스’ 너는 누구? 그렇다면 메타버스가 대체 무엇이고,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메타버스란 가상·초월의 의미인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온라인 속 가상공간에서 아바타 모습으로 구현한 개인이 돈을 벌거나 소비하고, 놀면서 일하는 상호소통과 현실 활동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러다 보니 개인의 초월적 가상공간에 수많은 사람과 수많은 콘텐츠가 모이게 되고, 그 안에서 현실세계와 다름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즉,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진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겠다. 따지고 보면 AR·VR로 대변되는 가상현실·증강현실은 이전에도 있었고, 더 이전의 싸이월드처럼 도토리를 모으며 온라인에서 친구들을 만났던 세상도 존재해왔다. 그럼에도 메타버스가 요즘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갈 키워드가 된 까닭은 무엇이며, 우리 교육에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첫째,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시대가 급속히 도래하면서 모든 기술의 원격지원이라는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켜 나갈 수밖에 없는, ‘디지털 지구로의 전환’이 가속화되었기 때문이다. 영상회의·원격수업·재택근무 등 대부분의 일상 활동에 비대면 방식이 빠르게 침투하였고, 대중 집합이 지속적으로 금지되고 제한되면서 교육·의료·공연 등 모든 분야에서 단순 일방 중계를 넘어 메타버스와 같은 상호작용이 가능한 디지털 공간을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우리 교육현장을 떠올려보자. 처음 코로나19가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원격수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겼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일방향으로 진행되는 지루하고 비효율적인 원격수업만으로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고, 보다 효과적인 원격수업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였다. 그렇게 커졌던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에 대한 요구는 이제 가상공간에서 아이들이 직접 돌아다니며 수업도 듣고, 학교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으며, 친구들과 놀 수도 있는 새로운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로 옮겨가고 있다. 줌이나 구글 미트와 같은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 플랫폼이 여전히 수동적인 위치에서 교사의 지시에 따라 수업을 듣고 발표하고, 쉬는 시간에는 잠시 현실세계로 나왔다 다시 수업이 시작되면 가상세계로 들어가야 하는 공간이라면, 메타버스 세상 속에서의 수업은 이와 사뭇 다른 모습일 수 있다. 수업과 상관없이 학생들은 이미 메타버스 세상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생활을 영위한다. 그러다 등교시간이 되면 학교로 이동하여 친구들과 만나고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과 동아리활동도 자유롭게 해나갈 수 있다. 수업이 시작되면 실시간 쌍방향수업을 받다가 쉬는 시간이 되면 자유롭게 메타버스 교실 속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놀이에 참여할 수 있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친구들과 여전히 상호작용하며 현실세계에서 해왔던 것과 같은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가상공간에서 또다른 자아실현을 둘째, 가상공간에서 또 다른 자아를 형성해 현실세계에서 이루지 못했던 꿈과 목표를 실현해 나갈 수 있다.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게임·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 환경에 노출됐기에 가상세계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다. 이들의 절반 이상이 스냅챗·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하루에도 수차례 사용하며, 비디오 스트리밍을 하는 시간이 1주일에 23시간 이상 된다고 한다. 또한 사회적 이슈,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데도 상당히 적극적이며, 하나의 게시물·트윗 또는 상태 업데이트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다. 따라서 게임·유통·광고업계 등이 주 소비층으로 성장하고 있는 Z세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개발이 활기를 띄고, 메타버스를 핫 키워드로 만들고 있다. 이는 교육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 가능하다. 현실세계에서는 직접 체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직업세계를 메타버스 속에서는 경험할 수 있다. 메타버스의 선두주자 로블록스는 이용자가 레고처럼 생긴 아바타가 되어 가상세계에서 활동하는 게임으로 코로나19 사태로 등교를 못 하게 된 미국 초등학생들이 상호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크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가입했고, 하루 평균 접속자만 4,00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하니 그 인기가 가히 상상을 불허한다. 이곳에서는 학생들이 다른 이용자와 함께 테마파크를 건설하고 운영한다. 애완동물을 입양하여 키울 수 있고, 레스토랑을 지어서 경영해 볼 수 있으며 스쿠버다이버가 되어 전 세계 곳곳을 헤엄칠 수 있다. 다양한 세상과 직업군을 경험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야 하는 학생들에게 경험하지 못할 세계가 없다는 점이 바로 이 메타버스 세상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이런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체험의 세계는 가상공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상세상에서의 음악활동이 현실세상의 음악활동으로도 이어지고, 가상세상에서의 가게운영이 실제 현실세계의 수익과도 이어지는 구조를 생각한다면 미래 우리 학생들의 직업·진로체험이나 금융·경제교육과도 연계해볼 수 있는 시사점이라 할 수 있겠다. 실제 우리나라 메타버스 선두주자인 모 기업의 경우 나만의 아이템을 직접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되어 이를 판매할 수 있게 했다. 가상공간에서 또 다른 내가 현실세계에서 못했던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셋째, 실감형 콘텐츠를 가능하게 하는 5G·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메타버스 핵심 기술인 AR·VR을 포함한 XR(확장현실)이 점차 성숙단계로 접어들면서 메타버스 시장도 동반 성장하고 있다. 이는 교육적으로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잠시 디지털 교과서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디지털 교과서의 효과성 여부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서책형 교과서에서 디지털 교과서로의 전환은 단순히 종이에 담던 내용을 모니터로 옮긴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의 전환은 교수·학습방법의 새로운 전환을 요구한다. 디지털화된 교육의 내용은 초연결세상에 접근이 가능하므로 새로운 지식으로의 전환과 연결이 매우 용이해진다. 또한 수정이 용이하고 데이터화된 모든 학습행동이 저장되면서 이를 분석한 결과를 새로운 교수·학습환경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된다. 실감형 콘텐츠 교육효과 클 것 메타버스 세상에서의 교육 역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실감형 콘텐츠가 주는 역동성과 현실감은 교육의 효과성에 큰 진작을 가져올 수 있다. 그동안 기술적 한계로 디지털 교과서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들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면 지금의 빠른 기술적 발전은 이전보다 훨씬 더 훌륭한 실감형 교육 콘텐츠 개발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문제해결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얻기 위해 언제 어디서든 연결되고 융합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은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지식의 폭을 상상 이상으로 확장시켜 줄 것이다. 또한 이 모든 교육데이터들은 더 나은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교육활동을 위한 데이터로서 다시 또 활용되는 선순환적 디지털 교육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이상으로 ‘메타버스’가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갈 키워드가 된 까닭과 우리 교육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메타버스 산업이 이제 막 부흥하고 있고 교육에의 접목 역시 아직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교육에 적용된 사례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시대가 바뀌었고, 세상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우리 아이들은 그런 세상을 살아내야 한다.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 나갈 때 실패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고, 사실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 속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큰 성장을 위한 준비를 가능하게 함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다양한 세상에 대한 경험적 시도를 우리 아이들이 할 수 있도록 그 준비를 해나가는 것이 어쩌면 우리 교사가 해야 할 당연한 숙제는 아닐까. 메타버스와 교육의 만남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2022 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초등 정보교육을 3~4학년군부터 시작하고 초·중등교육에서 SW 코딩에 기반한 AI 융합교육을 하루속히 확대 실시해야 합니다.” 이재호 한국정보교육학회 회장(사진·경인교대 교수)는 “미래세대인 초·중등학생에게 ‘SW 코딩 기반의 컴퓨팅 사고력’을 계발할 수 있는 정보교육을 공교육체제에서 시행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이고 국가적 책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 시대 인재 양성을 위해 정보교육 시기를 앞당기고, 상급학년과 연계 체제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SW/AI 디바이드’가 발생, 새로운 교육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996년 설립된 한국정보교육학회는 초등분야 정보교육에 특화된 학회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독보적 존재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교육정보화 분야를 개척하며 대한민국 미래교육을 선도해 온 학회는 초등교사부터 대학교수, 전문가 등에 이르기까지 1,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발행하는 학술지는 연구자들에게 얼마나 많이 인용됐느냐를 나타내는 임팩트 팩터에서 최상위 등급을 차지, 우수성을 인정받는다. 초등 정보교과 수업시수 연 17시간 불과 학회는 지난 8월 13일 ‘초등학교 정보교과 교육과정 구성 방안을 주제’로 하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2022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초등학교 정보교육을 어떻게 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하는 자리였다. 이 회장은 행사에 앞서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초등학교에 무슨 정보교육이 필요하느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는 데 첨단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학생들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교육은 없다. 강력한 미래 경쟁력은 SW와 AI 분야에서 얼마나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느냐에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현행 2015 교육과정에서는 학교 SW교육을 필수로 지정하고 있다. 문제는 현실. 교육과정이란 호적에는 올라 있지만 대접은 형편없다. AI 등장으로 SW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과 반비례, 교육현장에선 되레 역주행이다. 우선 교육 시기가 너무 늦다. 대부분 초등학교가 6학년 2학기에 SW교육을 실시한다. 졸업을 앞둔 분주한 시기, 내실 있는 교육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 회장은 인터뷰에서 초등 3학년부터 SW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3~4학년 시기에 SW교육을 받아야 5~6학년 때 본격적으로 각 교과에서 시행하는 AI 융합교육을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으며, 교육효과도 크다는 것이다. 초등 SW교육 수업시수도 문제로 들었다. 초등학교에서는 SW교육이 의무적으로 실시되고 있지만 수업시수는 1~6학년 과정을 통틀어 17시간. 초등학교의 총 교육시간을 5,892시간으로 가정했을 때 비율은 0.289%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초등학생들이 학원에서 SW교육을 받는 풍경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공교육이 교육수요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셈이다. 실제 이 같은 사교육 격차는 학생들 간 ‘SW 및 AI 디바이드’ 발생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 회장은 “초등학생 시기에 형성된 ‘SW 및 AI 디바이드’는 상급 학교로 진급하면서 그 격차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고, 성인이 된 후에는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정의 소득 격차가 학생 간 디지털 역량 격차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미래사회 역량을 좌우하면서 또 다른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법은 없을까? 이 회장은 우선 SW교육 수업시수를 34시간을 늘려 최소 일주일에 한 시간은 수업할 수 있게 해야 기본적인 교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학생 간 ‘SW/AI 디바이드’ ... 교육불평등 초래 할 것 SW교육의 기반이 되는 초등 정보교과 독립도 학회의 숙원사업 중 하나. AI와 SW를 학생들의 필수 역량으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실과교과의 일부 단원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적인 교과로서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초등학교의 정보교과 신설만이 ‘SW 및 AI 인재 강국’을 구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 “이를 통해 포스트 AI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사고력 즉, 컴퓨팅 사고력을 기르는 데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쉬운 점은 또 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명제는 SW교육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우수한 교사의 배출이 학교 SW교육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정부는 역주행이다. 대표적으로 교육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초·중등 교원양성체제개편 방안을 통해 교대 교육과정 기본이수과목에서 초등컴퓨터 과목을 과학/실과 교과군에 흡수 통합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 대목에서 한숨을 쉬어가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 상황에서 학교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교사들의 우수한 컴퓨터 활용 능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그 기초가 된 것이 교육대학 교육과정이었고요. 그런데 초등컴퓨터 교과를 폐지한다니 어처구니없는 일이죠.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입니다.” 이 회장은 이어 문재인 정부들어 AI교육에 많은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교사연수 등 역량개발에서는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종전에는 교사들에게 각종 연수기회가 많이 주어졌지만 지금 정부에서는 소수 정예 양성을 명분으로 AI융합대학원에서 연수를 실시하는 바람에 규모가 많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AI융합대학원이 심도 있는 연수로 질적 수준을 높인 것은 바람직하지만, 소수로 운영되다 보니 양적인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이 회장은 한국정보교육학회와 함께 앞으로 초등 정보교육 활성화에 모든 것을 바칠 각오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차기 대권후보들에게 정보교육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주길 호소할 생각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교육정보화사업을 주도했던 것처럼 차기 대통령 역시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보교육 활성화에 적극 나서 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고 말했다.
부산 금명초등학교 송지영(사진) 교사가 ‘제65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육부가 매년 공동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교수·학습방법 개선과 교원 전문성 신장을 위해 전국의 교원을 대상으로 열린다. ‘변화하는 사회, 선도하는 현장교육, 꿈을 이루는 미래학생’을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송 교사는 ‘소행성+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L-STAR 역량 기르기’를 출품해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소행성+인공지능 프로그램’이란 블렌디드러닝을 기반으로 한 소통·행복·성장 교육활동이다.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 소통·공감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미래사회가 원하는 인재로 성장하는 데 목적을 뒀다. L-STAR 역량은 2015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의사소통역량(story), 공동체역량(together), 자기관리역량(auto), 지식정보처리역량(report), 창의·융합리더역량(leader)을 기른다는 의미에서 첫 글자를 따 만든 용어다. 송 교사는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온택트 활동으로 학생들의 핵심역량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2학기에도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병행될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시의적절한 연구물로 보인다. 한창 뛰어놀며 친구들과 어울릴 나이에 모니터 앞에서만 선생님을 볼 수 있었던 학생들이 너무 안쓰러웠다. 그들 마음속에 꽁꽁 담겨있는 이야기를 꺼내 함께 나누며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돕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보이는 거리두기는 지켜야겠지만 마음의 거리는 좁히는, 그래서 같이 행복을 만끽하고 싶다는 바람이 컸다. 큰 상을 받고 보니 감사하고 또 한편으로 아직 얼떨떨하다. 소통과 행복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것이 눈길을 끈다. 온라인 학습이 길어지면서 기초학력부진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학력부진은 그 자체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자신감 하락과 무기력감, 우울감 등 스트레스를 안겨준다.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서 교사인 나도 당혹스러웠는데 학생들은 오죽했겠는가. 그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사는 데서 오는 행복과 꾸준히 노력하면 성장할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를 심어주려 했다. 컴퓨터를 활용한 소통교육은 어떤 식으로 진행됐나? 작년에 맡은 반이 3학년이다. 그런데 막상 학생들을 만나고 보니 모두가 낯설고 어색했다. 이대로는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서로 간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게 급했다. 그래서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좌우명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즐기는 취미생활 등을 동영상으로 공개하게 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수영하는 모습들이 영상으로 올라왔다. 교실에서는 마스크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친구들의 얼굴을 보며 서로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관계를 형성해 갔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은 다음부터는 토론을 통해 학급규칙을 만들고 특정 주제를 정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신호등 토론이나 피라미드 토론, 악마와 천사 토론 등의 기법을 사용했다. 소심했던 아이들이 활기를 되찾고 자기주장을 당당하게 펼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 소행성 프로그램은 교사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학생들에게 ‘천천히 해도 괜찮아, 틀려도 괜찮아’를 입버릇처럼 말했다. 머뭇거리지 말고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하는 게 필요했다. 나부터 의도적으로 틀린 답을 말해 ‘선생님도 실수할 수 있구나, 그럼 나도 자신 있게 말해야지’ 하는 마음을 심어주려 했다. 교사가 망가지니까 모두들 좋아하고 활기찬 학급 분위기가 만들어지더라. 또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열심히 들어주려 노력했다. 궁극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 코로나 때문에 우리가 직접 만나지 못하지만, 모두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연대의식과 또 언제 어디서든 학교는 너희들의 성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싶었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인공지능교육을 한다는 게 무리가 아닐까?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주로 5·6학년 실과시간에 다루는 내용이어서 솔직히 부담이 컸다. 학생 수준에 맞게 교육과정을 재구성했고 어떻게 하면 흥미 있게 접근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원리를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도록 튜링 테스트나 안전 챗봇 놀이를 진행했다. 또 언플러그드 보드게임을 통해 컴퓨터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컴퓨터처럼 사고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했다. 연구논문에는 영역별로 유명인들이 등장한다. 소통에서는 오프라 윈프리, 행복은 개그맨 유재석, 성장에는 김연아 등 이들을 내세운 이유가 궁금하다. ‘소행성’이 추구하는 바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연구논문이 단순히 연구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전파되고 스며들기 위해서는 일반화 가능한 요소가 많아야 한다. 그래서 각각의 화두에 맞는 인물을 선정했다. 개인적으로는 유재석 씨를 가장 좋아한다. 어린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누구에게나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재석 같은 교사’가 되고 싶다. 교사들이 이를 활용할 때 도움이 될만한 팁을 준다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부딪혔던 문제들과 풀어가는 과정, 학생들 반응까지 연구논문에 자세하게 실었다. 스스로 반성했던 부분도 언급해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좀 더 잘하려고, 좀 더 많은 성과를 얻기 위해 욕심을 부린 적이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고 아이들도 조금은 힘들어했다. 역시 과유불급(過猶不及) 이더라. 현장연구대회를 거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1년 반 정도 준비했다. 스스로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기회였다. 처음엔 학생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주기 위해 시작했는데 마치고 보니 내가 변하는 계기가 됐다. 도움 주러 같다가 도움 받고 온 기분이다. 현장연구대회 두 번의 도전 만에 대통령상을 받았는데 앞으로 또 다른 목표가 있나? 미래역량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는 선생님으로 아이들에게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늘 변화하는 교사, 연구하는 교사, ‘라떼’에 머무르지 않는 교사이고 싶다.
교사의 전문성은 어디에서 나올까? 나는 단번에 수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중에서도 초등학교 교사의 전문성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쉬운 내용을 40분 동안 정말 쉽고 재밌게’ 수업하는 것이라고 대답하겠다. 그만큼 수업은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전문성 요소라 생각한다. 어느덧 발령받은 지 2년. 기간제교사 경력까지 합하면 3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나는 수업을 잘하는가?’라고 스스로 자문한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하기엔 어딘가 찜찜하다. 분명 나는 수업을 열심히 그것도 매일 연구하고 준비한다. 아이들과도 나름 즐겁게 수업을 하고 지난 학기도 무사히 마쳤다. 그런데도 이러한 찜찜함을 지울 수 없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여전히 수업은 힘들고, 시간에 쫓기고, 분주하다 교대 재학 시절, 나는 실습기간을 가장 좋아했다. 안타깝게도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것보다 강의실에서 벗어나 나름 어른 흉내를 내볼 수 있는 차림새로 출퇴근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설렘의 포인트였다. 그래도 수업은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수업대표 교생을 두 번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것도 모두 자원이었다. 수업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고, 준비하는 그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수업을 배우고 싶다는 그 열망이 패기로 드러났던 거 같다. 그렇게 몸으로 부딪쳐 교대 시절 배운 것은 바로 정답이 있는 수업이란 없다는 거였다. 수업에서는 더하기보다 빼기가 더 중요했다. 그런데 이 점을 매번 놓치고 아직도 욕심을 부린다. 40분이란 시간을 넘기기 일쑤고 목청은 나날이 득음의 경지로 나아간다. (내가 보기엔)이렇게 재밌는 수업을 준비했는데 돌아오는 건 빨리 끝내 달라는 아이들의 아우성이다. 지난 학기 자화상이다. 아직 나의 수업엔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그래서 힘이 들고, 그래서 늘 시간에 쫓기고, 그래서 늘 분주하다. 지난 1학기 임상장학을 준비하면서 타교에 근무하는 수석교사에게 피드백 받을 기회를 얻었다. 당시 일수의 탄생이라는 책으로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계획하던 시기라 아예 프로젝트로 구성하여 그중 한 차시를 임상장학수업으로 할 생각이었다. ‘기특한’ 아이디어였으나 지금 생각해보니 사서 고생의 서막이었다. 세안은 거의 소논문급으로 완성되었다. 수업으로 구성한 차시는 주인공이 자신의 좌우명을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문제상황을 아이들이 해결하는 흐름이다. 수석교사는 내게 “아이들이 배웠으면 하는 건 무엇인가요?” “무엇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나요?” 이 두 가지 질문을 했고, 나는 “좌우명을 찾는 건데 사실 저도 제 좌우명이 없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아이들이 주인공의 좌우명을 대신 찾아주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정말 감이 잡히지 않았다. 사실 임상장학은 보통 수학교과를 많이 한다. 수학교과 특성상 수렴적 성격이 강해 활동 흐름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쉬운 길을 놔두고 굳이 어려운 길을 택했다. 이 책을 뽑은 이유는 책을 통해 자기 자신을 돌이켜보고 자기 삶의 주인공은 자신이라는 걸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함께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이들의 삶에 더 도움이 될 거란 확신이 있어 시작했지만, 늘 귀결을 앞두고 둥둥 떠다니는 딜레마 상황에 놓여버린 거다. 믿고 맡겨라, ‘궁리’하는 동안 이미 학습목표는 달성된다 수업은 정말 흡족하게 마무리했다. 그 비결은 바로 수석교사의 ‘동문서답’이었다. 나의 고백을 듣고서는 다른 수업이야기를 해주었다. 5학년을 대상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긍정적으로 극복’하는 학습목표의 도덕수업을 어떻게 풀어나갔는지를 설명했다. 어떻게 수업을 할 수 있을까? 비슷한 딜레마 상황이라 느껴졌다. 교과서대로 수업하면 온갖 위인전을 섭렵하는 수업이 될 거 같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일러주면 감화하는 수업에서 멀어질 게 뻔했다. 수석교사는 아이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한 가지씩 학습지에 적고 서로 돌려 읽으며 각각의 어려움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아서 그 밑에 적어주는 활동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겨내는 방법을 궁리한다는 것 자체가 긍정의 사고가 필요하니 그것으로 학습목표는 달성하고도 남았다. 그 순간 좌우명의 의미부터 내가 정의할 필요성을 느꼈다. 고3 시절 독서실 자리에 붙여두었던 ‘잘하고 있어’라는 문구가 기억났다. 당시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그게 좌우명이라고 생각했다. ‘주인공은 어떤 말이 듣고 싶을까?’ 이 질문을 아이들에게 던졌고, 24개의 좌우명을 쉽고 재밌게 만들며 수업을 마쳤다. 수석교사의 동문서답은 ‘통찰’이었다. 수업 성장의 핵심 ‘수업 참관’, 문제는 볼 시간이 없다는 것 이러한 통찰의 시각이 나와 같은 신규교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려면 수업을 많이 봐야 한다. 실제로 내가 속한 교육지원청에서는 신규교사를 대상으로 멘토링도 진행하고, 수업나눔 프로그램도 기획하여 수업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타교의 교육력제고팀 수업도 공개한다는 공문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없다. 해당 수업시간대에는 나도 수업 중인 터라 그 귀한 기회를 날려버렸다. 조금 더 편하게 수업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내가 참관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예약하는 것처럼 내가 관심 있는 수업을 검색하여 날짜와 시간을 골라 참관할 수 있는 ‘수업예약시스템’이 마련되면 좋겠다. 누구나 수업을 개설할 수 있어서 좋은 수업과 나쁜 수업 구분 없이 ‘모두가 즐기는’ 접근성 좋은 수업포털 말이다. 녹화본 형태로 공유한다면 더욱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수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거고, 전국에 걸친 포털이라면 다른 지역 선생님의 수업까지 참관하며 다양한 수업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수업 참관으로 연수시간까지 인정해준다면 참여율은 더 높아 지지 않을까? 지난 1학기, 세 번 정도 수업을 공개했다. 코로나상황으로 인해 줌(ZOOM)으로 수업공개가 이루어졌다. 생각보다 참관하는 선생님은 적었다. 누군가 내 수업을 본다고 생각하면 부담감이 먼저 드는 게 사실이다. 내 수업을 사람들이 평가하는 거 같아 잘 준비해서 무사히 마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평가와 피드백이 수업을 성장시키는 핵심이라 생각한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매의 눈으로 내 수업을 평가하는 스터디원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다. 부끄럽고 무서웠던 순간이었지만 장점과 보완할 점을 적절히 섞어 이야기해 준 덕분에 지금 이만큼 수업할 수 있는 거 같다. 나는 수업을 계속 공개하고 싶다 작년 임상장학을 준비할 때는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사전협의를 진행하셨다. 준비하면서 애매하다고 느낀 부분을 기가 막히게 지적해주셨다. 그 점들을 보완해서 다시 지도안을 작성하고, 이번에는 멘토 부장님께 피드백을 받았다.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빈 종이에 피드백 내용을 적어놓았는데 30개쯤은 되었다. 말씀하신 부분들을 머리와 마음에 새기고 수업에 임했다. 사후협의를 시작할 때 교장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늘은 좋은 이야기만 할 거야. 피드백은 사전에만, 사후에는 칭찬만.” 그날 이후 수업에 자신감이 붙었다. 내 수업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내 수업의 의미를 이해해 주는 분들이 있어 든든했다. 나는 수업을 계속 공개하고 싶다. 동시에 내 수업에 관심을 두고 의견을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 내 수업을 많이들 참관하고 장점과 보완할 점에 대해 논해주면 좋겠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드라마에 인턴과 레지던트의 모습이 나온다. 인턴은 어벙한 모습으로 참관에 임하고 여러 기상천외한 실수를 한다. 레지던트는 도대체 언제쯤 스스로 수술을 집도할 수 있을지 두려워하며 교수 옆에서 밀려오는 졸음을 참으며 정신 바짝 차리고 수술에 임한다. 의사의 꽃은 수술이고 교사의 꽃은 수업이라 생각한다. 의사는 수술 참관 기회가 열려있다. 여럿이 수술에 대해 의논하고 함께 한다. 수업도 마찬가지면 좋겠다. 수업 참관 기회가 열려있고 여러 교사가 함께 의논하고 함께 만들어 가면 좋겠다. 수업을 참관하고 수업을 준비하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여백이 주어진 상태에서 수업축제가 펼쳐지면 좋겠다.
주위에서 아무개 교사가 아동학대 또는 성폭력으로 고충을 겪는다는 소식을 들으면 안타까워하면서도 ‘그 교사가 뭔가 잘못을 했겠지’라고 생각하거나, ‘나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라고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 여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동학대·성폭력은 평범한 교사도 가해자가 될 수 있으며, 평소 학생에 대한 열정이 넘치거나 학생과 소통을 잘한다면 오히려 가해자가 될 확률은 올라간다. 아동학대·성폭력으로 문제가 되면 교사들은 ①교육활동 중에 학생을 지도하다 발생한 것으로 학대나 성폭력의 고의가 없었고, ②지속적이 아닌 일회적인 해프닝이었고, ③신고학생이 평소 지도에 따르지 않는 문제학생이었고, ④신고학생의 주장과 같이 심한 말을 하지 않았고 부드러운 표현을 사용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①아동학대·성폭력으로 문제되는 상황은 대부분 교육활동 중에 학생을 지도하다 발생하는 것으로 교사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신고학생이 정신적 고통 또는 수치심을 느꼈다고 하면 아동학대나 성폭력은 성립할 수 있고, ②아동학대나 성폭력은 일회적이라도 성립할 수 있으며, ③아동학대 또는 성폭력이 성립하는데 신고학생이 모범생이었는지 문제학생이었는지는 전혀 문제되지 않으며(오히려 문제학생을 지도하다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④교사와 학생의 주장이 엇갈릴 때는 대부분 학생의 주장이 인정된다. 학교폭력으로 신고되었을 때 가해학생이 흔히 주장하는 것이 ①장난이다, ②평소에 친하게 지내다가 어쩌다 한번 발생한 것이다, ③가해학생은 교우관계가 원만한 모범생이고 피해학생이 이상한 학생이다, ④나는 때린 적이 없고 살짝 밀기만 했다는 것이다. 가해학생이 장난이라고 하더라도 행위가 있었다면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는 것이 요즘 추세인데, 교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교사가 교육활동 중에 이루어진 지도행위였고, 신고학생이 평소에 문제를 일삼는 학생이었다고 아무리 주장하더라도 행위가 있었다면 아동학대나 성폭력으로 인정되는 것이 최근의 분위기이다. 정서학대로 신고되는 사례 체벌·교육벌이 교육현장에서 사라지면서 신체학대가 문제 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정서학대·성적학대(성희롱)는 여전히 많다. 폭력에 대한 기준이 낮아지고, 사회적으로 폭력에 대해 엄격해진 것도 영향이 있으나 교사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하면서 무심결에 문제가 되는 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등학교는 중등과 달리 일부 교과수업을 빼면 담임교사가 대부분 학생을 지도하므로 아동학대에 취약하다. 담임교사의 지도방식과 맞지 않거나, 학생이 문제행동을 하여 매시간 또는 날마다 교사로부터 지적을 당하게 된다면 학급 학생들도 저 학생은 항상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으로 낙인을 찍고 무시한다. 학생은 자존감이 낮아지고, 학교에 가기도 싫어진다. 학부모가 이를 알게 되면 담임교사의 지도방식 또는 지적을 문제 삼아 담임교체를 요구하고, 학교가 이에 불응하면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아동학대사안으로 발전한다. 공개사과도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대표적인 유형이다. 학생이 어떤 잘못을 했을 때는 당사자에게만 따로 사과하도록 해야지 학급 학생들 앞에서 공개사과를 시키는 것은 학생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고, 학부모는 이를 아동학대로 신고할 수 있다. 공개사과와 반대로 다른 학생들에게 특정 학생의 단점을 얘기하도록 시키는 것도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 친구가 없는 것이 고민이고, 같이 놀 친구를 만들고 싶어 하는 학생이 있다. 그런데 이 학생은 평소 다른 학생들을 놀리고, 때리고, 참견하고, 눈치가 없어서 학생들로부터 비호감인 학생이다. 어느 날 이 학생이 선생님에게 자신도 친구를 만들고 싶다고 하자 선생님이 “○○학생이 어떻게 하면 친구가 생길 수 있을까?”라고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학생들은 “○○학생이 안 때리면 좋겠어요”, “○○학생이 저를 □□□라고 놀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생이 저를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면서 수업이 ○○학생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되어버렸다. 얼마 후 해당 학생의 보호자는 교사가 ‘인민재판’을 했다면서 아동학대로 신고를 하였다. 성적학대(성희롱)·성폭력으로 신고되는 사례 최근에는 여교사도 성적학대로 신고되는 경우가 많다. 뚱뚱한 여학생에게 이렇게 살이 쪄서 나중에 연애나 제대로 할 수 있겠냐고 말을 하거나, 생리를 이유로 체육시간에 자주 빠지거나 결석을 하는 학생에게 자꾸 이러면 선생님이 진짜로 생리하는지 검사할 수 있다고 말하거나, 여학생이 칭찬받을 행동을 해서 엉덩이를 토닥이면서 격려해준 행위 등이 여교사가 가해자로 신고된 사례들이다. 남교사들은 여학생의 어깨나 등을 토닥이는 행위, 컴퓨터 수업을 하면서 마우스를 잡은 손을 포개 잡아 마우스를 조작하는 행위, 체육시간에 시범을 보이면서 여학생에게 신체적 접촉을 하는 행위, 상담을 하면서 손을 잡았다는 것 등으로 신고되는 경우가 있다. 교사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더라도 대부분은 학생의 진술이 사실로 인정된다. 최근 TMI라는 용어가 유행이다. 교육현장에서도 아동학대나 성폭력으로 신고되는 사례를 보면 TMI가 문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건화가 되어 조사를 받다 보면 굳이 저 상황에서 저런 말을 왜 했을까, 저런 행동을 왜 했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나는 학대나 성적 수치심을 줄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그런 감정이 들고, 불필요한 발언이나 행동을 했다면 아동학대·성폭력으로 인정될 수 있다. 교사가 교육자적 양심과 사명감·열정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했더라도 이를 폭력으로 받아들이는 학생이 있을 수 있으며,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려는 의도에서 말을 했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아동학대나 성폭력의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교육활동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말만 하고 불필요한 농담이나 사적인 발언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가급적 학생과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아야 하며, 학생지도방법 역시 학생을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거나 마음에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되고, 필요 최소한의 한도에서 허용된 지도만을 하여야 한다. 그런데 필요 최소한의 허용된 지도가 어디까지인지가 불분명하고 아직 확립된 기준이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괜히 지도를 해서 오해 살 행동을 하느니 학생의 문제행동을 보더라도 지도를 포기하는 교사가 많아지고 있으며, 어떻게 보면 이것이 현명한 행동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스승, 선생님보다 직업으로서의 교사가 되어야 무탈하다.
북내초등학교도전분교장(교장 최용길)은 9월 1일 병설유치원을 재개원하고 입원생 6명(남아 3명, 여아 3명)을 맞이했다. 도전분교 병설유치원은 만3~5세 통합 학급으로 운영된다. 북내초 도전분교장 병설유치원은 원아가 줄어2014년 휴원됐다가 2021년 6명의 원아가 새롭게 입학해재개원했다. 지역에 병설유치원이 없어멀리 본교인 북내초 병설유치원까지 등하원해야 했던학부모들과 아이들은 환영입장을 표했다. 한 학부모는 "그동안 지역에서 아이를 보육하고 교육시키기 어려웠는데 도전분교장 병설유치원이 다시 개원해 학부모들이 무척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며 재개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준 학교와 지역교육지원청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도전분교장 병설유치원학구에는 전원주택단지 개발 등으로유입되는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어, 이번 재개원이 학생들의 교육권 보장과 지역사회의 발전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개원식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최소 인원으로 실시돼 아이들을 입원 시킨 학부모들은원격화상회의방에 접속하여 원아들의 새로운 시작을 지켜보았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최용길 교장은 "병설유치원이 학부모와 유아의 요구를 충분히 고려해 정규 과정과 방과 후 과정 모두 전체 유아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지역에 적합한 교육과정과 유초 연계 수업 등학생들의 행복한 유치원 생활을 위한 교육 환경 조성에도 힘써 지역사회와 학부모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북내초는 본교와 운암분교장, 도전분교장 두 개의 분교장을 가지고 있는 학교다.본·분교 공동교육과정, 유초 연계수업 등을 통해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더불어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내년도 교육예산이 전년 대비 12조1773억 원 늘어난 88조6418억 원으로 편성됐다. 학습결손 회복을 위한 교·사대생 튜터링 지원, 저소득층을 위한 교육 급여 확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등이 주요 내용이다. 교육부가 31일 발표한 2022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교육예산 중 유·초·중·고 예산은 69조83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조1975억 원 증액됐다. 먼저 대학생 튜터링은 코로나19에 따른 초·중학생의 학습결손 회복을 위해 예비교사인 교·사대생 등 대학생이 초·중학생에게 3~5인 소그룹으로 학업 보충 튜터링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참여 대학생에게는 근로장학금 지급 및 교육봉사 시간이 부여된다. 교육급여 예산은 1030억 원에서 1222억 원으로 늘었다. 기준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층 학생들의 교육기회 보장을 위한 교육활동 지원비도 2021년 대비 21% 인상한다. 단가는 초등학생 33만1000원, 중학생 46만6000원, 고등학생 55만4000원으로 연 1회 지급한다. 저소득층 학생의 학습을 위한 교재비 및 EBS 컨텐츠 비용도 한시 지원한다. 교육급여 대상자 약 30만 명에게 카드 포인트나 캐시백 등의 방법으로 1인당 10만 원을 지원해 학습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도 본격 추진됨에 따라 올해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40년 이상 노후 학교시설 484개교(702동)에 대한 설계와 공사를 위한 예산 6075억 원이 편성됐다. 지난해 대비 5132억 원 늘어난 규모다. 이밖에도 서민·중산층 대학생 100만 명이 평균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또 기초·차상위 가구의 첫째 자녀에게 연간 700만 원, 둘째 자녀 이상 자녀에게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8구간 이하 다자녀 가구의 셋째 이상 자녀에게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서울 모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30일 오후 학교 정문 앞에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추진과 관련하여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항의의 뜻으로 학교 주변에 근조화환을 놓았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의장 최예담) 등 교육계는 30일 오후 1시 국회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학급당 학생 수 상한을 20명으로 교육기본법에 명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코로나19 이후 ‘재난의 결과는 결코 평등하지 않음’이 학교 현장에서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며 조속한 입법 당위성을 강조했다. 교대련 등은 “국회 교육위원회가 수많은 교육 당사자들과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를 교묘히 ‘학급당 적정 학생 수’로 바꿔 통과시킴으로써 교육격차 해소에 적극적인 의지가 없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또한 여러 교육주체들이 코로나19 이전부터 학교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교사 1인당 학생 수 기준을 학급당 학생 수로 변경하고, 즉각적인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 수립을 통해 교육여건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음에도 교육 당국이 듣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1년 교육 기본통계에 대해서는 ‘평균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학급당 학생 수는 전년보다 0.3명 감소한 21.5명이지만, 과밀학급과 소규모 학급의 극심한 차이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원을 줄이는 강원도교육청 사례를 들며 소규모 학교 등에서 나타날 수 있는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했다. 이어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 이하로 제한된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재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등교수업이 가능했다며 학교 간 물리적 교실 환경 격차를 꼬집었다. 교육 공공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시점인 만큼 격차를 줄이고 학교 현장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대 발언에 나선 장승혁 한국교총 정책교섭국장은 “과밀·과소 학급 격차가 큰 우리 교육 현실상 평균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총이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를 단체교섭 제1호 과제로 채택하고 조속한 법제화를 촉구했음에도 국회는 ‘학급당 적정 학생 수’라는 유명무실한 대안을 통과시키는 한심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방역지침을 고려해 1인 릴레이 발언 형태로 진행됐으며, 한국교총을 비롯해 전교조, 전국초등교사노조, 청주교대 총학생회,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회가 함께했다.
태백에 온 지도 6년째. 태백으로 처음 인사이동을 한 후 근무하게 된 초등학교는 태백시에서도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의 작은 학교. 철암초등학교이다. 철암마을은 전형적인 탄광 마을로 석탄 산업이 부흥을 누릴 때는 전교생이 2천 명이 넘었고, 흔한 말로 “철암엔 지나가는 개들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풍요로운 삶을 누리던 마을이었다. 그러다가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인해 점차 산업의 기반이 없어지게 되었고, 현재는 전교생이 40명 안팎이고, 마을에는 고령의 주민들만이 마을을 이어가고 있다. 철암초에서만, 6년째 근무 중인 나로서는 거의 철암마을의 주민이 될 정도로 마을에 대한 다양한 정보 및 이야기를 많이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 학교와 마을이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 교육공동체 활동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내가 근무하는 학교와 마을이 학생들을 함께 가르쳐 나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부터 시작할 이야기는 마을 교육공동체를 이끌어가다가 겪게 되었던 이야기이다. 2019년 3월 마을과 함께하는 마을 교육공동체의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는 중에 마을도서관의 관장님에게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 “선생님, 마을의 한 어르신이 한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데, 학교에서 한글을 좀 배울 수 있을까요?” 학교와 마을을 연결해주시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시는 도서관 관장님으로부터 받은 전화는 예전에 학교를 다니지 못하신 어르신의 평생소원이신 한글을 배우는 것이었다. 그 당시 교무부장이면서 마을 교육공동체 담당이었던 나는 마을의 도움만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가 마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선생님들과 협의를 해 보았다. 시골의 작은 학교여서 학급당 인원수가 2~4명 정도이고, 저학년 중심으로 한글 교육과 관련된 자료가 많고, 일주일에 월, 목요일 오후 1시간씩 한글 교육을 하는 것에 2학년 담임선생님이 흔쾌히 승낙해 주었고, 혹시라도 출장이나 연수 등으로 어려우면 내가 대신해서 수업을 들어가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어르신의 한글 교육 계획을 만들었다. 처음 어르신을 만났을 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학교라는 기관을 경험해 보지 못하셨고, 낮은 책걸상 때문인지, 어려운 부탁을 갖고 와서인지 안절부절하고 계셨다. 교장 선생님과 나, 그리고 2학년 선생님은 어르신과 이런저런 옛날이야기를 나눠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짜 보았다. 긴장하셨던 얼굴을 어느새 기대감과 기쁨으로 바뀌셨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댁으로 돌아가셨다. 그다음 날, 교무실에서는 많은 전화가 왔다. 바로, 한글 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의 전화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그분이 마을로 돌아갔는데, 동네 소문으로 번져, 한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 분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학교로 전화를 한 것이었다. 그렇게 한 분이었던 한글 교실 반이 여섯 분, 여덟 분, 열 분으로 늘어났다. 어찌 보면, 작은 학교의 한 학급보다 많은 인원이었다. 한글 교실 반의 계획을 짜던 나도, 도움을 주려고 했던 2학년 담임선생님도 난감한 상황이었다. 중장기적인 차원으로 마을의 평생교육 기관과 연계가 나을 것 같아 주민센터 쪽으로 의뢰를 하였다. “한글 교실 반을 운영하기 위한 강사 양성을 위해선 7개월의 연수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선 접수는 했으니 7개월 뒤에 강사가 배치될 수 있습니다.”라는 답변이 왔다. 어르신들이어서 연세가 많아 배움의 시기가 늦었고, 몸이 불편하시고, 거동이 힘드신 분들이 많은데 7개월 동안 기다리라고 하기엔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 우리는 어르신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글 교실 반을 평생교육 한글 교실 반이 만들어질 때까지 운영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하여 열 분의 어르신들과 함께 시작된 것이 철암초의‘더불어 한글교실반’이다. 2019년 4월 1일. 드디어 한글 교실 반의 입학식을 시작으로 매주 월, 목요일 2일간 오후 3시부터 오후 4시까지 1시간씩 한글의 기초와 읽기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도서관 관장님의 도움으로 독서 교육까지 함께 진행되었고, 저학년 선생님이 한글 교육을, 내가 다양한 학교 경험을 진행하였다. 작은 학교 방과 후에 어르신들이 학교에서 한글 교육을 하고, 저학년 학생들도 함께 도서관을 이용하였다. 어르신들은 학생들을 손자, 손녀처럼 아껴주시고, 보살펴 주셨다. 어르신들은 농사철이 바쁜 일과 중에도 매주 월, 목요일이 되기를 기다리시고, 학교에 오기를 매일 설레하셨다. 나는 한글 교육 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경험하지 못하셨던 다양한 학교생활 및 체험 프로그램, 소풍처럼 가는 마을 여행에도 어르신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진행하였다. 봄에는 입학식, 입학 100일, 장 담그기 활동, 온마을 학교 페스티벌 활동을 여름에는 학교 달빛캠프, 행복농장 가꾸기, 여름방학 활동을, 가을에는 분천 기차여행, 온마을 학교 운동회 활동을, 겨울에는 새해맞이 떡국 먹기, 겨울철 군고구마 굽기, 전래놀이 한마당 등을 했다. 함께 하는 어르신들의 눈은 과거의 학창 시절의 어린아이처럼 빛나셨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해 주셨다. 어느덧 어르신들과 함께한 1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시간이 되었다. 주민센터에서도 평생교육 한글 교실 반이 만들어졌고, 어르신들은 학교에서 평생교육으로 반을 옮기셔야 했다. 어르신들은 학교에서 했던 교육이 평생교육 한글 교실 반보다 더 낫다고 하시면서 계속해서 학교에서 교육을 받기를 원하셨다. 하지만, 주민센터의 한글 교실 반 구성도 된 상황에서 학교에서 계속 어르신들을 교육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어쩔 수 없이 어르신들을 평생교육 한글 교실 반으로 보내드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마지막을 멋진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자, 구상한 것이 학교 한글 교실 반의 졸업식이었다. 기존 6학년 학생들이 사용했던 학사모와 가운을 이용하여 한글 교실 반 어르신들의 마지막 졸업식을 준비하였다. 졸업식은 어르신들의 가족분들을 초대하였고, 참석이 어려운 가족들의 깜짝 축하 영상을 만들어 보여드렸고, 교직원들은 마지막으로 노래를 불러드렸다. 또한, 그동안 배우셨던 한글을 이용한 간단한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학사모와 학사 가운을 입은 사진도 촬영하여 졸업사진도 만들어 드렸다. 졸업식 날에 한 분이 나의 손을 잡고, 평생의 소원을 이뤘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했던 1년의 생활을 통해 나 또한 내가 갖고 있던 작은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배움의 끝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배움을 시작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배움이란 어떤 것인지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의 배움이란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나중에 하면 되지요,” 라는 말에 깊은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하루하루가 다르고, 어쩌면 다음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 및 주민센터의 한글 교실 반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분들을 가끔씩 만날 때마다 나는 그분들에게 “항상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학교에서 만나요.”라고 얘기한다. 언제가 될지는 기약이 없지만, 어르신 분들은 미소를 지어주시면서 “선상님도 항상 건강하세요. 코로나 조심 하시구요.”라고 말씀해 주신다. ------------------------------------------------------------------------------------------------------------------------------------- 2021 교단수기 공모 - 은상 수상 소감 마을과 함께한 6년의 아름다운 동행 철암마을과 함께했던 아름다운 동행을 마치면서 교단 수기에서 은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그동안의 다양한 마을 활동들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6년 전, 처음 왔을 땐 아무런 연고도, 지리도 모르던 이곳, 철암. 그동안의 마을 교육공동체 활동으로 이제는 누구보다 마을 곳곳을 잘 아는 교사가 되었습니다. 마을 교육공동체는 학생의 교육적 측면, 그뿐만 아니라 마을 분들에게도 학교가 갖고 있는 다양한 시설 및 교육 인프라를 함께 공유하면서 학교, 마을 모두가 Win-Win 할 수 있는 활동입니다. 수기에 있는 “더불어 한글교실반” 역시, 마을 어르신들에겐 한글 교육을, 그리고 어르신들의 모습을 학생들이 보면서 배움과 예절, 그리고 마을의 역사를 들으면서 애향심과 애교심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철암은 “울면서 왔다가 울면서 떠나는 곳”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왔을 때 보이는 산 밖에 보이지 않은 환경과 폐광들이 있어 깎인 산과 쌓여있는 검은 석탄 때문에 막막함에 울다가, 살다 보면 다양한 활동에 언제나 팔을 걷고 협력해 주시는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마을 분들, 시원하고 깨끗한 자연환경으로 떠날 땐 그립고, 아쉬워 운다고 합니다. 올해는 저 또한 인사이동으로 인해 정들었던 이곳을 떠나게 됩니다. 작년엔 코로나 19 감염병으로 인해 어르신들을 만날 수 없었지만, 앞으로도 철암초는 마을과 함께하는 마을 교육공동체가 이어질 것입니다. 다른 곳에 있어도 항상 응원합니다.
현대사회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장애학생(student with disability)도 다양성의 반영이다. 특수교육학개론 강의 첫 시간에 예비교사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장애학생은 일반 학생에서 '장애'라는 특징을 더불어(with) 가지고 있을 뿐 특별히 다른 학생이 아님을 강조한다. 통합교육의 확대로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 학교에 배치돼 통합교육을 받기에 특수교사와 일반교사의 협력이 중요하다. 특수교사-일반교사 협력 중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2조 제6항에 “통합교육이란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학교에서 장애유형 및 장애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말한다”로 되어 있음을 설명하면 예비교사들은 일반학교에 특수교사가 모두 배치돼 있는지 질문한다. 특수교사의 부족과 특수학급 미설치 등의 상황 및 특수학급이 있어도 통합교육 추세로 교사들의 협력이 통합교육의 기반임을 설명한다. 미국은 예비교사 양성과정에서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같이 4년의 학사과정을 이수 후, 특수교사는 석사과정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현장에 배치되기에 교사들의 협력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초등 특수교육 예비교사와 초등교육 예비교사가 각각 종합대의 사범대 특수교육과나 초등특수교육학과(별도로 있는 대학교는 일부), 교육대학의 초등교육과에서 양성되므로 임용 후 현장에서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장에서 장애학생의 통합교육을 위해 교사들의 협력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수교육학개론 강의에서 현장교사의 통합학급(특수교육대상자가 배치된 일반학급) 경험 공유 및 특수교육법 관련 활동으로 통합교육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만들고 있지만, 통합교육과 관련된 과목이 더 필요하다. 현재 초·중등교육법에서는 특수교육 및 통합교육을 자세하게 다루지 않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을 살펴보고 초·중등교육법 개정 방안을 작성해보자고 하면, 예비교사들은 현장에서 도움이 될 방안의 아이디어를 내곤 한다. 특수교육학개론 2시간에 많은 내용을 담기에는 어려워서 통합학급 교사의 특강, 장애인식개선 및 인권보호, 통합교육, 문제행동 중재, 각 장애영역별 특성 및 교육 등에 집중한다. 양성과정에 통합교육 과목 개설해야 마지막 강의 시간에는 이러한 말을 당부하곤 한다 “현장에서 직접 가르쳐보고 이론을 접목하여 학부모 및 특수교사와의 협력 경험은 더 귀중합니다. 이 강의는 그 서막일 뿐이니 부디 예비교사들이 많은 경험과 연수를 통해 현장에서 더욱 경험치를 늘려가기 바랍니다.” 통합교육의 책무성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교사양성과정에서 통합교육과 관련된 과목들이 개설되기를 바란다. 또한, 특수교사들은 일반교사와 통합교육 파트너십을 긴밀히 유지하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소통해야 한다. 성공적 통합교육은 교사들 간의 소통과 동반자적 협력의 과정에 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올해 전체 초·중등 학생 수가 지난해보다 2만 3799명(0.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중·고교 교원 수는 전년과 비교해 2298명(0.5%) 증가했다. 교육부는 26일 ‘2021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마다 진행되는 교육기본통계 조사는 전국 교육기관과 관련한 교육 분야의 기본 사항을 조사해 발표하고, 그 결과는 교육정책 수립과 연구 등에 활용된다.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유·초·중등 학생 수는 전년보다 5만 2919명 줄어 595만 7087명으로 조사됐다. 사상 처음으로 60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유치원은 2만 9966명 감소했고, 초등학교는 2만 1376명, 고등학교는 3만 7347명 줄었다. 중학교만 3만 4924명 증가했다. 전체 유·초·중등 교원 수는 지난해보다 2578명 증가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각각 1938명, 1344명이 증가했지만, 고등학교는 984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1.5명, 중학교 25.4명, 고등학교 23명으로 조사됐다. 학생 수 감소, 교원 수 증가 등 단순하게 증감 수치만 살피면, 교육 환경이 나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통계만 갖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한다. 특히 소규모 학교가 대부분인 농어촌 지역과 과밀학급이 몰린 도시 지역의 상황이 크게 다른데, 교육기본통계는 이를 평균 낸 수치라는 것이다. 학교 현장의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학급당 학생 수가 21명이 넘는 교실은 지난해 기준, 초등학교 9만 2310곳, 중학교 4만 5735곳, 고등학교 3만 8720곳이다.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교실은 총 1만 9628곳에 달한다. 수도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수도권 학급(10만 3188곳) 중 학급당 학생 수가 25명 이상인 곳은 5만 7675곳에 달한다. 절반 이상이다. 교총은 “기초학력 보장과 개별화 수업, 생활지도,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방역 등을 고려하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감축해야 한다”면서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정규 교원 감축을 주장한다면 과밀학급 해소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고교 교원의 수가 줄어든 점도 짚었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교학점제가 학생 수요에 맞는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사 8만 8000여 명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은 “최근 고교 교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가 고교학점제 2025년 도입에 반대했고, 그 이유로 교사 부족 등 여건 미비를 꼽았다”면서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선결 조건은 교과목을 가르칠 정규 교원부터 확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사가 교육에 전념하고 학생은 배움에 충실하도록 교실 환경과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근본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당국이 코로나19 유행 전후의 학생 심리 변화를 조사한 결과 가정형편이 어려울수록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서 격차를 줄일 통합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이 18일 발행한 보고서 ‘코로나19 전후 학생들의 심리와 정서 변화: 서울학생들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학생들이 처한 환경에 따른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이 지난 5월 24일~6월 4일 서울 지역 초등학생 5학년~고등학교 3학년 1만988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정신건강 상 문제가 늘어나지 않았다고 답해 현 상황에 일정 정도 적응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정신건강 관련 5개 조사 항목(걱정, 불안한 마음, 슬프고 울적한 마음,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생각, 죽고 싶은 생각) 중 평균 2.06개 항목에서 어려움이 늘었다고 답해 가정 경제 상황이 ‘중’인 학생(평균 1.28개)과 ‘상’인 학생(평균1.12개)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 ‘보호자와의 의견충돌’, ‘보호자의 간섭’, ‘수업 진도’, ‘과제물’, ‘성적’, ‘진로’, ‘외모’, ‘용돈’ 8개 항목으로 구성한 스트레스 조사에서도 같은 양상이 나타났다. 가정 경제 상황 ‘하’가 평균 2.95개로 늘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중’은 평균 2.39개, ‘상’은 평균 2.25개로 가장 적었다. ‘자아존중감’, ‘주관적 행복감’, ‘성취동기’ 등 긍정적 심리·정서 지표는 더 낮게 나왔다. 학생들의 정신건강은 일상생활, 학교생활, 대인관계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시간, 친교 활동, 취미·여가활동 등이 많이 감소한 학생일수록 코로나19 이후 정서적 어려움을 더 크게 느꼈다. 정서적 어려움에도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은 적었다. 조사대상자 19884명 중 상담 요청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194명(11.0%)에 불과했다. 상담 요청 대상은 부모님이 922명(42.0%)으로 가장 많았고 친구 637명(29.0%), 학교 상담교사 186명(8.5%)순으로 나타나 학교보다는 비공식적 채널인 부모님이나 친구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담을 요청하지 않은 학생들은 그 이유로 11,123명(62.9%)이 ‘상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2044명(11.6%)은 ‘어차피 상담을 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를 선택했다. 학생들은 희망하는 심리지원으로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전문 상담’(32.8%)과 ‘개별적으로 자신의 마음 건강을 체크해 볼 수 있는 심리검사’(18.7%),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18.5%) 등을 꼽았다. 연구진은 학교 상담이 학생들에게 널리 이용될 수 있도록 역할에 대한 검토와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취약계층 학생들이 일상생활이 더 크게 흔들렸고 이는 심리적 어려움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하며, 무너진 기본생활 습관을 바로 잡고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하는 통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이 같은 재난 상황이 다시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학생 스스로 정신건강을 지킬 역량을 키워줄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인터넷 교육언론 매체에 의하면 2021년 8월 말 명예퇴직하는 서울 시내 공사립 초중등 교원은 모두 260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해 8월 252명보다 8명 정도 늘어난 규모다. 여기엔 공립학교 175명, 사립학교 85명으로 나뉘고 세부적으로는 초등학교 79명, 중학교 54명, 고등학교 40명, 특수학교 2명 순이다. 특이한 점은 과거 자녀에게 세습하고 싶은 직업 1위를 차지했던 공립 초등교장의 경우 작년보다 2명 더 늘어난 7명이다. 고등학교 교장 명예퇴직의 경우 공립 1명, 사립은 6명으로 밝혀졌다. 이는 전국적으로 확대할 경우 이젠 초중등의 관리직에서도 예전에 없던 명퇴자가 점차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는 5060 세대의 퇴장을 부추기는 사회의 현상이 넘쳐난다. 산업화와 민주화가 이뤄지고 난 이후 자의식이 형성된 ‘MZ세대(1981~2010년 출생자)’의 출현이 돋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대한민국 정치사 70년이 넘도록 달라질 것 같지 않던 보수 정당이 젊은 피의 30대 대표를 선택함으로써 혁신의 바람이 부는 것이 그 증거다. 또한 지난 4·7 서울,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20대 청년들의 정의와 공정을 바라는 염원은 시대정신이 되어 반영되지 않았던가. MZ세대에겐 보수, 진보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취업도 어렵고 기껏해야 비정규직 일자리에 기대야 하는 ‘88만원 세대’, 그러다 보니 결혼은 꿈도 못 꾸고 연애조차 포기해야 하는 ‘N포세대’라 불리는 그들에게 절망적 현실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와 사회의 혁신만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바로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것이다. 흔히들 ‘사람이 바뀌어야 제도가 바뀐다’고 믿고 있다. 오랜 전통에서 ‘그 밥에 그 나물’을 즐길지라도 안빈낙도를 최상의 가치로 삼아 정신적 즐거움을 추구했던 옛 선비 정신도 ‘변화’라는 상수(常數) 앞에서는 결국 바뀌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인가? 여전히 관행을 믿고 따르며 변화를 꺼리고 안주하는 기성세대의 완강한 저항이 얼마나 치열하게 펼쳐질 것인가 하는 예측과 우려다. 하지만 할 만큼 역할을 다한 기성세대들이 이젠 서서히 자리를 물려주고 아름답게 퇴장할 수는 없는 것인가? 비록 미국 정치의 흑막에 따른 것이라 할지라도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 갈 뿐이다”라고 외치며 박수받고 퇴장했던 맥아더 장군처럼 말이다. 아름다운 퇴장이 우리 교단에서 봄날 아지랑이처럼 잔상과 여운을 남기며 그리운 것은 왜 그럴까? 오늘의 학교 현장은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서울은 물론 전국적으로 바람직하든 그렇지 않든 속칭 5060 세대인 원로 교사들의 명예퇴직이 증가하고 있다. 원로 교사는 교육계에서 한 우물을 파고 살아 온 산증인들이다. 그래서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보면 세상 경험이 풍부하고 교수법이 탁월하며 여유 있는 인생관으로 삶을 관조하던 노(老) 선비나 학자처럼 존경을 받는 교육 전문가다. 그런데 그들이 학교를 떠난다. 그 이유야 개인별로 다르겠지만 요즘의 세태로 볼 때 세찬 비바람에 더는 추한 꼴 겪지 않고 지나온 흔적만이라도 남기려는 듯한 경향이 강하다. 일찍이 필자가 존경하던 모 교장도 정년 퇴임에 즈음하여 후배들에게 “나까지는 교장이 금메달이야. 하지만 앞으로는 목메달일 거야”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교육계의 흐름을 예측하던 일이 그 증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묵묵히 굳건하게 제 자리를 지키며 아름다운 사도(師道)를 걷는 원로 교사들이 있다. 교사 A, 정년을 1년 남기고 있지만 3학년 학급 담임을 자원하여 그 힘든 진학지도를 밤낮으로 과오 없이 해내고 있다. 교사 B, 정년을 2년 남긴 상담교사로 특이한 정서반응을 보이는 위험군 학생들을 위해 밤낮으로 상담에 임하며 의료진과 연계하여 사랑으로 이끈다. 교사 C, 50대 후반의 비담임 교사로 수업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다. 하여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수업의 기법을 배워서 창의적이고 학생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고자 시행착오의 과정을 감수하며 모범을 보인다. 교사 D, 정년을 2년 남긴 수석 교사로 바람직한 수업의 틀(frame)을 만들고 이를 밀도 있게 구현하고자 젊은 교사들에게 연수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수업자료를 제작하여 배포하는 등 책임을 다하고 있다. 교사 E, 50대 후반의 교사지만 학생들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교실이나 학교 어디서든 학생들과 존댓말로 대화를 나눈다. 그의 주변에는 늘 학생들이 모여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준다. 학교 공동체는 이런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날로 지탄을 받으며 자리를 겨우 보존하는 원로 교사들도 많지만 이들처럼 동료 교원과 학생, 학부모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사람을 사람답게 교육하는 학교를 만들고 교직원 간의 인화(人和)를 다지는 구수한 된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교사들이 있다. 이들 원로 교사들은 사람의 향기가 만 리까지 퍼져 사람이 찾아온다는 ‘인향만리(人香萬里)’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이 남기는 교육의 흔적은 아름다운 인간의 무늬(人文)가 되어 학교 현장에 그리고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들의 가슴에 살아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고 하듯이 우리는 이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더불어 그들의 삶이 항간에서 혹독한 교사 때리기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고 영예롭게 교직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필자도 이젠 딱 2년의 기간이 남아있다!
수원 가온초등학교(교장 박병선)는 여름방학을 맞아 3학년 대상으로 8월 10일부터 11일까지 양일간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17명씩 34명이 ‘도서관에서 수작하다!’ 주제로 작가 안녕달 그림책을 활용하여 메이커 활동을 하는 독서교실을 실시했다. 3학년 학생들은‘수박 수영장’과 ‘쓰레기통 요정’ 등 기발한 소재와 재치있는 상상력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안녕달 작가 그림책을 활용한 다양한 메이커 활동을 하였다. 먼저 사서교사의 진행으로 그림책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과‘쓰레기통 요정’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읽고 난 후 ‘나의 가장 소중한 보물’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고 보물이 사라졌거나 버려졌을 때의 심정을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키우고 있는 식충이, 선물로 받은 헤어밴드 그리고 생일선물로 받은 목걸이와 반지 등 다양하게 소중한 보물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보물이 사라졌거나 버려졌을 때는 “내가 버려지는 느낌이다”라고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엄선민 문화교육 예술사가 진행한 메이커 활동은 ‘버려진 것들의 아름다운 변신’제목으로 휴지통에 냅킨을 활용하여 꾸며보고 ‘나만의 보물함 만들기’를 했다. 저마다의 개성으로 냅킨으로 꾸민 후 보석 스티커를 활용하여 알록달록 반짝반짝 빛나는 보물함을 만들어 보았다. 두 번째 메이커 활동으로 ‘수박 수영장’을 읽고 디폼 블럭으로 수박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하였다. 디폼 블럭이란 각각의 작은 블럭 홈에 맞춰 끼우면서 만드는 것을 말한다. 같은 도안으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수박이 하나도 없었다. 어떤 학생은 수박 인간을, 어떤 학생은 핸드폰 거치대를, 어떤 학생은 수박 나무를 만들었다. 참여 학생들은 서로의 기발한 상상력에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 메이커 활동으로 ‘수박 냉장고 자석’을 만들었다. 수박을 먹음직스럽게 그리고 예쁜 접시까지 표현해서 멋진 냉장고 자석을 완성하였다. 여름 스티커를 활용하여 ‘나만의 수박 수영장’을 만들어보고 여름하면 떠오르는 말과 경험을 나누는 시간으로 독서교실을 마무리 하였다. 독서교실에 참여한 기*연 학생은 “독서교실을 통해 책을 제대로 읽는 법에 배웠으며, 책을 더 깊이 읽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박*연 학생은“내가 좋아하는 안녕달 작가 그림책을 활용한 여러 가지 활동들이라서 더 재미있고 신났다”고 했다. 안*연 학생은 “지금까지 해봤던 활동 중에 가장 재미있었고, 다음에도 또 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독서교실을 기획 진행한 김화수 사서교사는 “이번 독서교실에 참여한 3학년 학생들이 그림책을 읽고 재미있는 다양한 메이커 활동을 통해 그림책을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며“이 학생들이 고학년이 되고 어른이 되어서도 그림책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병선 교장은 “독서교실을 통해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도서관이 즐거운 문화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다양한 독서프로그램과 폭넓은 독서경험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독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 19 4단계 격상 후 실시하는 대면 행사인 만큼 발열체크 및 손소독을 꼼꼼히 하고 참여 학생들간의 간격유지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 어느때 보다도 안전한 독서교실이 되도록 했다. 수원 가온초 도서관은‘책과 함께 여름나기’행사로 방학 중 읽은 책으로‘책제목 캘리그라피’를, 2학기에는 독서주간 행사와 원화전시회 그리고 전학년 참여 ‘미디어 리터러시’행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
경기 망월초등학교(학교장 안희숙)는 여름방학 동안 4가지 여름방학 캠프를 실시하여 방학 중에도 즐거운 배움을 실천했다. 첫 번째 즐거운 배움은 본교 도서관에서 이루어진 독서캠프다. ‘도서관에서 예술의 세계로’라는 주제로 8월 13일(금)부터 20일(금)까지 독서캠프를 진행하였다. 이번 독서캠프는 예술과 관련된 그림책을 학년별 도서로 선정하여 함께 읽고, 팝업북, 주머니책, 사물놀이책 등과 같은 북아트를 활용해서 독후 활동 진행하여 단순한 책읽기 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글쓰기 활동까지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학생들이 재미있고 쉽게 예술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미니 탬버린 만들기, 전통악기인 꽹과리와 마라카스 꾸미기, 민화 액자와 민화 에코백 만들기 등을 진행함으로써 학생들이 문학 위주의 독서에서 다양한 주제의 책 읽기와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망월초는 교육부 지정 인공지능(AI)교육 선도학교로 여름방학을 맞아 인공지능의 이해와 체험에 주안점을 둔 여름방학 AI캠프를 실시했다. 여름방학 AI캠프는 8월 18일(수)부터 20일(금)까지 이뤄졌으며, 학생들이 인공지능의 뜻에 대해서 살펴보고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또 퀵드로우, 오토드로우 등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함으로써 1,2학년도 쉽게 인공지능을 체험할 수 있었고, 인공지능의 학습 방법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3-6학년 학생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티처블 머신을 이용하여 기초수준의 이미지 인식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수업에 참여한 4학년 학생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을 직접 만들어 보면서 인공지능을 학습하는 것이 너무 신기했고, 5학년 때 또 참여하고 싶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AI캠프를 진행한 망월초 박성식 AI담당교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캠프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졌지만 대면수업 못지 않게 높은 참여도와 적극성으로 AI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확인했고, 이러한 교육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AI교육이 좀 더 확대되었으면 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세 번째 즐거운 배움은 여름방학 영어캠프이다. 7월 26일(월)부터 27일(화)까지 코로나 단계 격상으로 원격수업(zoom)으로 진행되었다. 3학년 학생들은 travel을 주제로 하여 여러 가지 이동 수단 알아보기, 이동 수단에 관련된 다양한 영어 노래 및 관련 게임을 통해 즐겁게 참여했다. 4학년 학생들은 아이들에게 친숙한 ‘진저브레드맨' 캐릭터를 주제로 해서 관련된 동화 읽기, 단어게임하기, 노래익히기 등 다채로운 활동을 하며 영어와 친숙해지는 시간을 보냈다. 5학년 학생들은 Super Hero를 설명하는 형용사, 동사 관련 어구들을 익히고 배운 어구들을 활용하여 자신의 Hero를 설명하는 글쓰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6학년 학생들은 슈퍼 히어로 Types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단어로 익히기, 배운내용으로 문장만들어 발표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시간을 보냈다. 네 번재 즐거운 배움은 학력향상캠프이다. 7월 26(월)부터 28일(수)까지 3일간 2,3학년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학력향상 캠프를 진행하였다. 학기 중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복습하며 부족한 부분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문장쓰기, 책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습 내용을 배울 수 있어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하였다. 캠프에 참여한 학생의 웃는 얼굴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며 망월초 학생들의 성장을 볼 수 있었다.
교육당국은 23일 내년도 공립 중등 교원 신규임용 인원을 3917명으로 사전예고했다. 전년도 사전예고 대비 388명 증가한 수치다. 전국 대부분 시·도교육청의 선발인원이 지난해와 같거나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구는 15명, 인천은 5명 줄었다. 10월에 발표할 예정인 최종 확정공고 인원은 이번 사전예고보다 선발 규모가 증가할 전망이다. 사전예고 인원은 보수적으로 집계되는 경향이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의 경우 사전예고 인원은 3529명이었는데 확정공고에서 4433명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고교학점제로 필요한 추가 교원이 8만 명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에도 교원증원을 위한 정부의 준비는 미진하다"며 "고교학점제를 성공하려면 대폭적인 교원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과밀학급 해소, 학교방역시스템의 구축, 원격·등교수업 병행에 따른 교원 고충 증대도 신규 확충의 이유로 꼽았다. 한편 12일 발표된 공립 초등 교원 선발 사전예고 인원은 전년 대비 98명 감소한 3553명이었다.
수학에 어려움을 느끼고 결국 포기하는 ‘수포자(수학포기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수학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수포자를 줄이고 학력 결손을 막기 위한 노력을 골몰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다. 수포자에서 수학 교사가 된 저자는 수포자가 된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공식만 외우고 어려운 문제를 풀기 때문에, ‘분수’ 개념을 모르고 분수 계산을 하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한 채 다음 개념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모르는 것을 물어볼 사람이 없기 때문에, 벅찬 학습량과 판에 박힌 문제 풀이에 지치기 때문이라고 본다. 저자는 “수학을 포기하는 교육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학 분야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만큼, 수학의 본질을 즐겁게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포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초등학교 3~4학년 시기, 수학을 개념과 문제로만 인식하지 않도록 흥미와 재미,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식을 버무려 접하게 하라고 조언한다.최우성 지음, 성안당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