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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경기침체의 여파가 미국의 교육 현장에까지 미치고 있다. 교육예산이 대폭 삭감되자 교사들이 자기 돈을 털어 교재를 구입하는가 하면 복사비 마련을 위해 시험지에 광고를 게재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 교외의 한 고등학교 수학교사인 탐 파버씨는 최근 교육청 당국이 교재(敎材) 예산을 3분의 1로 삭감함에 따라 고민에 빠졌다. 연간 학생들에게 내주는 시험지 복사비용으로 장당 3센트씩 모두 500달러 정도가 들지만 자기에게 할당된 복사예산은 316달러로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하지만 매년 5월 실시되는 AP(대학과목 사전이수) 시험 등 중요한 시험에 대비해 학생들이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많은 시험문제를 내주기를 원하는 그는 고민끝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시험지에 광고를 게재해 부족한 예산을 보충하기로 한 것. 간단한 퀴즈 시험 광고는 10달러, 한 장(章)을 마친 뒤 보는 시험은 20달러 그리고 기말시험은 30달러로 책정했다. 그는 "경제가 비상한 시국에는 비상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샌디에이고' 등 일부 잡지가 이 교사의 '깜짝 아이디어'를 보도한 뒤 며칠만에 광고를 게재하겠다는 75건의 이메일을 받았다. 이중 기말시험 광고는 이미 매진되는 등 모두 350달러의 광고를 수주한 상태다. 물론 이같은 계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학교의 상업화를 우려하는 비영리단체인 '상업화 경계'의 로버트 와이즈만 대표는 광고를 게재한 시험지가 유행하면 앞으로 다른 부문에서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시험지에 광고를 게재하려는 분들은 다른 형태로 기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파버 교사의 시험지에 광고를 의뢰한 사람들은 동네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학부모들의 격려성 광고이거나 "이번 학기에는 좀 더 분발하자"는 한 치과의사의 광고 등 이어서 이같은 우려는 기우가 될 전망이다. 어찌 됐든 교육관련 예산도 경기침체에 따라 삭감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교사들의 부담도 늘어나고 있는 것만은 사실. 전국교육연합회에 따르면 미국 교사들은 교재구입을 위해 자기 주머니에서 연간 430달러 이상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 이스트 오클랜드의 한 차터스쿨 교사인 크리스틴 밴 루이텐은 이번 학기에 2천달러를 교재구입에 사용했다. 그 뿐만 아니라 시간이 날 때마다 무료로 교재를 얻거나 기증자를 찾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다. 2000년에 설립된 '기부자 선택'이란 단체는 지금까지 6만5천여개의 프로젝트에 필요한 2천600만달러의 돈을 모금해 교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 단체 설립자인 찰스 베스트는 집집마다 돌며 캔디를 팔거나 시험지에 광고를 게재해서 돈을 모으는 것 보다는 교사들이 권위를 지키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미국 전국 일간지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2일 보도했다.
글로벌 시대로 특징지어 지는 지금의 세계는 초일류만 살아남는 '국제 무한 경쟁' 시대이다. 그러므로 교육도 시대의 추세에 부응해 일류를 양성하는 교육으로 변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 당국도 교육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요자 중심 교육'이라는 원리를 도입했다. '수요자 중심 교육'은 각자가 지닌 소질에 따라 교육을 받아 특성화 된 인재로 성장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만들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하기에 적합한 논리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수요자 중심 교육'이든 '교과 중심 교육'이든 우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우수한 교사가 있어야 한다. 교사는 자기가 가르치는 전문 영역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전문 지식을 두루 섭렵하고 있어야 하며, 그것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 영역에 대한 교사의 지적 수준이기 때문에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말이 만고의 진리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의 지적 수준이나 교육 방법이 좋다고 해 교육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사가 아무리 풍부한 지식과 효과적인 교수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가르치겠다는 열의가 없으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므로 교사는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익혀 그것을 열과 성을 다하여 가르쳐야 한다. 이러한 교육 자세를 교사가 갖게 되는 데에는 교사에 대한 처우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배우는 자에 대한 교사의 사랑이 더 큰 역할을 한다. 배우는 학생도 우수교사가 영성적적으로 가르쳐주는 지식을 피동적으로 전달받을 것이 아니라, 무엇보자 먼저 배우려고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교사와 학생 간에 주고받는 단순한 교육행위를 넘어 주고받는 존경과 사랑이라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을 고려할 때 교육은 교사와 학생 간의 인간관계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람직한 교육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적 자질과 가르치고자 하는 열성을 갖춘 교사를 먼저 양성하고, 배우겠다는 열의로 가득 찬 학생에게 지식을 전수시키는 특수한 인간관계가 만들어야 한다. '수요자 중심 교육'에서는 교사는 질 좋은 지식 상품을 공급하지 않으면 소비자인 학생이 지식 상품을 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교사직을 유지하려면 교사가 공급하는 지식 상품의 질이 좋아야 할 것이다. 즉, 돈을 받고 지식을 파는 교사는 돈을 내고 지식을 사고자 하는 학생 측의 뜻에 부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 논리는 첫째로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해 있어야 하고, 둘째로 상급학교 진학을 할 때 개발된 소질과 창의성만으로 진학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마련되어 있어야 하며, 셋째로 한 교과영역에 많은 교사가 있어서 어느 교사의 지식 상품을 사는 것이 유리한지 학생이 결정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우리의 현실은 학생의 진로를 학생 스스로가 결정하기 보다는 학부모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보통이고, 상급학교 진학에서는 전 과목 우수자를 선발하는 것이 통례이며, 한 교과영역에 다수의 교사를 두기에는 우리나라의 교육 재정이 허락이 되지 않는다. '수학'이라든지 '영어'라든지 특정 지식 영역에만 국한시켜 생각해도 이러한 문제점이 제기되는 데 특정 교과영역을 넘어서서 전체 교과를 생각하면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중등학교에서는 입시에 중요시 되는 과목만 공부를 하려고 할 것이며, 대학에서는 사회 진출이 용이한 몇 개 학과에서만 공부하려고 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 결과적으로 인기대학과 인기학과의 과열 경쟁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에 경제 논리를 도입한 '수요자 중심 교육'을 실현하려고 먼저 교육 여건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현재와 같은 공교육 경시 경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사교육 중시 경향과 외국 조기유학 경향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더 비싼 가격으로 더 값진 지식을 공급 받는 것이 교육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모는 학생이 편안하게 공부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로 성장하려면 교육 당국이 교육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의 제도나 교육 정책을 뜯어 고칠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복원시키는 개혁부터 먼저 실시해야 할 것이다. 배우는 학생은 스승에 대한 존경과 배우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도록 하고, 교사는 스승으로서 학생에게 사랑과 열의로서 가르침을 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정착시키는 것이 곧 교육 당국이 해야 할 교육개혁일 것이다. 생경한 경제 논리를 교육에 도입해 스승을 장사꾼으로 전락시켜 스승으로서의 사명감을 저버리게 해 공교육을 훼손하고, 그 결과로 사교육을 부추기거나 외국 조기 유학을 당연시하게 하고 특수 학과에로의 쏠림 현상을 만드는 것은 하루 속히 지양돼야 할 것이다.
인수위원회의 정책이라는 이유로 충분한 검토 없이 영어 몰입교육을 강행하려던 정부가 또다시 동일한 우를 범하려 하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닌 국립부설학교 공립화이다. 전국 교육대학교 부설초등학교는 교육대학교와 함께 70년의 역사를 가지고 실험학교로서 그리고 실습학교로서 현직교사들 뿐만 아니라 미래의 초등교사를 교육하는 데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이런 오랜 역사를 가진 국립부속초등학교를 공립으로 전환하고자 한다면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설령 그러한 이유가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제도를 바꾸었을 때 나타날 부작용을 파악한 후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속에서도 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오던 부속초등학교를 단순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부조직개편의 일환으로 국립 유초중등학교 공립화’ 방안을 포함시켰고, ‘연구와 지원에서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는 이유로 아무런 논의 절차마저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공립화시키겠다며 강행하고 있어서 큰 파장이 우려된다. 교육대학교 부속초등학교는 그동안 교육대학교와 긴밀한 관계 속에서 교육이론을 실험하고, 교수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우리나라 초등교육을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수준으로 이끄는 연구소의 역할을 했다. 둘째, 대학 캠퍼스 내에 위치해 물리적·심리적 거리의 근접성을 확보한 덕에 교육과 실습을 통해 미래교사들의 교육력 향상에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 셋째, 교육대학교수와 부속초등학교 교사가 이론과 실제를 접맥시키는 공동연구를 수행하기가 용이했고, 그 결과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다. 이러한 부속초등학교를 공립화할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공립화 될 경우 근거리 지역의 희망하는 학생은 누구나 받아들여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실험여건을 갖춘 실험학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또한 실험학교로서의 부속학교 특성을 보고 지원했던 우수한 교사자원을 더 이상 확보하기 어렵고,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지금처럼 헌신하도록 유도하기가 어려워 실험학교의 기능이 저하될 것이다. 둘째, 교육대학교의 실습력 저하가 크게 우려된다. 국제적으로 교원양성기관 평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의 하나가 명실상부한 실험·실습학교 구비이다. 국립부속학교가 공립으로 전환될 경우 교대와의 유대관계는 약화될 수밖에 없고, 국립학교 때와 같은 집중적이고 긴밀한 실습을 하기 어려울 것임은 자명하다. 셋째, 이론과 실제를 접맥한 초등교육발전을 위한 연구 추진력이 저하될 것이다.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을 뿐만 아니라 국립학교로서 교대의 한 기관 역할을 하던 때와 달리 공립이 될 경우 상호협조가 어렵고 과거와 달리 효과적인 연구 추진이 어려울 것이다. 부속초등학교의 공립화는 결국 교육대학교의 교원양성 역량 약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전용 직속 실습 병원과 병상을 갖추지 못한 의대에서 좋은 의사가 양성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처럼 부속학교가 공립화된 교대에서 과거와 같은 양질의 교사를 양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한 효과를 내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실습 예산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일부 국립부속중고등학교는 교대의 부속초등학교와 달리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실험학교로서, 실습학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 굳이 국립 체제를 유지하지 않아도 문제가 크게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예를 토대로 교육의 못자리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부속초등학교까지 함께 공립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못자리를 짓밟아 놓으면 한 해 농사가 망가지게 될 것이다. 국립부속초등학교 공립화는 현 정부의 학교 선택권 다양화, 특성화 학교 육성 등의 교육정책 기본방향과도 맞지 않다. 교육계가 또다시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는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공립화 강행을 중단하기를 기대한다. 오히려 교육과학기술부 내에 국립대학 부설학교의 지원을 담당하는 부서와 책임자를 분명히 해 그 지원을 확대 강화해 나가는 것이 바른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충북도교육청의 의뢰로 일반계고 입학전형방법 개선 연구용역을 벌인 한국교육학회가 현행 '내신제' 대신 '내신과 선발고사 성적'을 반영해 학생을 선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용역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 2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학회는 현행 '내신제' 대신 '내신과 선발고사 성적'을 합산해 신입생을 뽑되 반영 비율을 50% 대 50%로 하는 제1안과 70% 대 30%로 하는 제2안을 제시했다. 또 선발고사 출제 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개 과목으로 하는 제1안과, 전 교과목을 대상으로 하는 제2안을 제출했다. 이와 함께 현행대로 교과 성적 80%, 비 교과 성적 20%를 반영해 내신성적을 산출하고 학년별 내신 성적은 1학년 20%, 2학년 30%, 3학년 50%씩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이 같은 내용의 전형방법 개선안 적용 시기에 대해 현재 중학교 1학년이 고교에 입학하는 2011년부터 적용하자는 제1안과, 2012년부터 시행하자는 제2안을 냈다. 이 학회는 용역보고서를 통해 "선발고사는 일부 과목을 먼저 치르다가 운영상의 문제가 보완되면 전 과목으로 확대해 시행하는 것을 고려하고 학생들의 학교선택 기회부여 측면에서 현행 학교 지원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 같은 연구용역 결과가 나옴에 따라 1, 2차 전문가 협의회 등을 거쳐 내년 1월 중 고입전형방법 개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도교육청은 2002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내신제를 '연합고사 체제'로 바꾸겠다며 올 초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전교조 충북지부는 연합고사가 도입되면 사교육비 등이 크게 늘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선생님이 화내면 아이들도 화낸다- 뇌 신경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리더와 부하 간의 역학 관계는 두 개의 뇌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융합할 수 있다고 한다. 훌륭한 리더는 이 같은 뇌의 상호 작용 시스템을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사회 지능과 관련한 가장 획기적인 연구는 아마도 '거울 뉴런 (mirror neurons)의 발견이다. 이 뉴런(신경 세포)는 다른 사람의 몸짓을 보거나 말을 듣는 것만으로 마치 자신이 직접 행동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하는 기능을 하며, 다른 사람의 행동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 같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거울 뉴런은 특히 조직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직원들은 리더의 감장과 행동을 따라 하게 마련이다. 사람의 거울 신경 중에는 다른 사람의 미소와 웃음만 감지하는 것이 있다. 자제력이 높고 유머 감각이 없는 보스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뇌에서는 그런 신경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잘 웃고, 분위기를 좋게 조성하는 보스는 직원들의 그런 신경이 작동하게 만들어 팀원들이 자신도 모르데 웃게 하고 팀을 하나로 결집시킨다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가장 성과가 좋은 리더들은 성과가 중간 정도의 리더들보다 부하들을 평균 3배 정도 더 자주 웃게 만들었다고 한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받아들이고 빨리, 창조적으로 반응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웃음은 매우 중요한 업무의 하나인 셈이다. -메시지의 내용보다 전달 방법이 더 중요하다- '거울 뉴런'을 연구한 과학자들에 의하면 리더가 요령 없이 비판을 하거나 화를 내면 직원들의 호르몬 분비가 갑작스레 커지고,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 창피를 주거나 싫은 감정을 나타낼 겨우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심장 박동이 1분당 30~40번 빨라지고 창조력은 죽는다는 것. 더구나 이 때 '거울 뉴런'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긴장감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부정적인 감정은 그룹 전체로 퍼지고 그들의 행동을 억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리더 스스로도 이 같은 스트레스의 전염을 피할 수 없다. 리더들이 생물학적 관점에서 감정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는 아기는 따라서 이유도 모른 채 따라서 운다. 거울 뉴런은 학교 현장에도 매우 유용한 정보임에 틀림 없다. 학교장이 담임 선생님에게 화를 내면 선생님은 대부분 그 반 아이들에게 화를 내기 쉽다. 부모가 책을 열심히 읽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책을 잘 보고 사고력이 깊다. 아이들은 본 대로 들은 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들이 과학적으로 말하면 거울 뉴런인 셈이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행동이 거칠고 말을 듣지 않으며 지도하기가 힘들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선생님들이나 부모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의 청소년들은 알게 모르게 미디어나 사회로부터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들을 받아들이며 그들 뇌 속에 이미 거울 뉴런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갈수록 더 황폐해지는 것은 아닐까? 연일 방송되는 부정적인 소식과 부패한 정치 집단,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소식들은 바로 '거울 뉴런'을 부정적으로 조직하는 주범이다. 예전 아이들은 더 순수하고 순박했다고들 말한다. 그것은 바로 폐쇄된 사회 속에서 자라므로 부정적인 소식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동네에서나 일어나는 지엽적인 소식이 전부였던 시절, 학교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선생님의 권위는 절대적일 수밖에 없었다. 모든 사회 현상이 노출되어 있는 현실에서 청소년들이나 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어른들의 세계는 긍정적인 소식보다 우울하고 부정적인 소식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연일 보도되는 뉴스도 좋은 소식보다 부정적인 소식을 더 민감하게 알린다. 정보화 사회는 그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필연적으로 역기능까지 함께 잠재의식을 지배하게 된 현실.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소식들이 반복적으로 뇌 속에 주입되면 간접 경험의 효과를 유발시켜 자신도 모르게 학습이 되어 버린다. 가치 있고 바람직한 행동이나 습관은 배우기 어렵지만 그 반대인 행동은 배우지 않아도 쉽게 전이된다. 부모와 선생님에게 함부로 하는 소식들이 연일 보도되는 현실에서 집단 무의식의 형태로 잠재적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사회 전체가 커다란 '거울 뉴런'인셈이다. -선생님과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 아이들은 그 부모를 닮고 그 담임을 닮을 수밖에 없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어른이 동일시의 대상이 된다. 부정적인 것, 긍정적인 것, 등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배운다. 목소리가 큰 선생님 반의 아이들은 역시 목소리가 크다. 담임이 음식을 버리는 반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담임이 아침독서를 하지 않는 학급이 아침독서를 열심히 하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 그래서 선생님은 어렵다. 부모 노릇도 힘들다. 며칠 전 어쩌다 만난 우리 반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가 집에서는 통 책을 안 본다고 하소연 했다. "어머니는 책을 사 보십니까? 아이들 앞에서 책을 읽으십니까? 아이가 곁에 있어도 텔레비전 연속극을 보시지는 않으세요? 대답을 못하시는 어머니께 간곡히, 아주 여러 번 부탁을 드렸다. 특히 겨울방학 동안이 중요하다는 말씀과 함께. "독서를 시키고 싶으시다면 비결은 하나뿐입니다. 책방을 같이 가서 책을 살 수 없다면, 도서관이라도 같이 가서 책을 빌려 보시거나 아이가 보는 앞에서 책을 펴십시오. 어쩌다 한번 하시는 것으로는 안 됩니다.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부모님이 중요합니다." 학교에서 아침마다 40분 이상 아침독서를 해도 집에 가면 무너지는 아이들은 곧 부모의 모습을 닮은 것이다. 2학년 짜리 자식을 앞에 두고 어른들 드라마를 같이 보는 부모가 너무 많다. 부모가 독서하는 모습은 바로 자식의 뇌세포 속에 '거울 뉴런'으로 각인되어 독서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제는 사회적 지능으로 무장할 때- 이제는 꾸중하는 방법과 설득하는 방법, 대화하는 방법을 되돌아 보아야 할 때이다. 가정에서부터 토론하고 회의를 하며 자녀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대화하기보다는, 지시와 통제가 먼저였던 어른들. 생활 속의 민주주의를 배우기도 전에 정치적 민주주의 형태에 먼저 익숙해진 우리 사회는 어느 나라보다 빠른 성장에 비해 그 문제점도 많은 게 현실이다. 학교에서 벌어진 사건 사고를 보면 사건의 내용 자체보다도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원만한 대화와 처리 방법이 미숙하여 감정의 골이 깊어서 신뢰감의 상실에서 비롯된 경우가 더 많음을 본다.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뜻이다. 자식 같은 제자가 조심성 없이 말 대답할 때, 자기 부모나 친구에게 대들듯이 나올 때 한 발 물러서서 차분하게 감정을 배제하고 처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제는 학문적인 가르침보다 감정을 다루는 지혜를 먼저 배우는 인간관계의 규범이 교육학의 틀 속으로 들어와야 할 때이다. 이제 선생님은 교육학이나 특정 과목의 전공 위에 '사회적 지능'(공감,조화 ,조직에 대한 이해, 영향력 ,조직원 능력 계발 . 동기 부여 . 팀워크 )을 훈련하고 내면화 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요즈음의 아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민감하며 다양하고 돌발적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아이들이 너무 많다. 왜냐하면 그들의 뇌세포에 누적된 보고 듣고 배운 정보의 양은 20세기 교육을 받은 어른들의 정보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일보다 학생들이나 학부모와의 인간관계나 심리적 관계가 힘들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선생님들이 많은 현실은 다른 직종의 공무원들에 비하여 직업병이 훨씬 많다는 통계조사로도 증명된다. 이제 학교나 교실은 통제나 지시 일변도의 교육방법으로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 최소한의 '사회적 지능'을 갖춘 리더십이 요구된다. 돌아오는 겨울방학에는 생활지도나 상담의 수준을 넘어선 '사회적 지능'을 갖추는 리더십에 관한 연수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아이들과 학부모들 앞에서 어떠한 돌발적인 문제사태에 유연하면서도 적극적인 대처를 할 수 있는 선생이 되고 싶다. 현실을 따라가는 연수가 아니라, 좀 더 발전적이고 도전적인 연수로 겨울방학을 설계하고 싶다. 그리하여 2009년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법정 스님의 책이름처럼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다.
대학등록금이 일천만원시대로 접어 들었다.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대학에 보내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말이 천만원이지, 천만원이라는 숫자는 실로 엄청난 숫자다. 매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부모는 물론이고,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는 학교를 그만두거나 휴학을 택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남학생들의 경우는 어쩔수없이 군입대를 강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해결책은 될 수 없는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여 장학금을 받는다면 다행이지만 그 장학금도 한계가 있기에 어렵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국가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대학들이 내년도 등록금을 동결하겠다는 발표가 속속 나오고 있다. 등록금을 동결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쯤은 다 알고 있다. 그렇더라도 현실적으로 등록금을 인하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보면 동결 그 자체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학부모나 학생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임에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대학이 등록금 동결을 밝혔지만 아직도 많은 대학에서는 서로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고 한다. 이런 문제는 대학들이 이익을 따지기 때문에 생기겠지만 다른대학들도 등록금동결에 동참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라는 생각이다. 최소한 지금의 현실에서만큼은 다함께 동참해야 할 것이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단지 고통분담을 위해서 동참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꼭 하고자 했던 사업이 있더라도 그 사업을 과감히 뒤로 미루면 가능할 것이다. 학생들이 있어야 대학이 존재할 수 있다는 단순한 논리가 아니더라도 현재의 위기에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대학도 함께 해야 한다. 이참에 등록금동결을 최소한 1년보다는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고통을 서로가 나누면 그 고통의 부담은 훨씬 줄어들게 된다. 서로가 조금씩 손해본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학생들의 입장과 학부모의 입장, 나아가서는 국가경제를 생각해서라도 등록금은 동결되어야 한다. 동결을 함으로써 대학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의 고통은 감수해야 위기상황 돌파가 가능할 것이다. 여기에 올해 치러지는 대학입시에서 전형료도 동결 내지는 인하를 한다면 더욱더 효과적일 것이다. 등록금을 동결하여 고통을 분담하기로 결정했다면 전형료 인하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읻다. 요즈음에는 특목고진학에서의 전형료도 적지않다. 그동안 전형료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이번기회에 논란을 마쳤으면 한다. 모든 것이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것이니, 결국 학생들이 제대로 학교를 사랑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달라는 이야기이다. 등록금동결과 마찬가지로 전형료 인하도 대학들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 한번의 결단이 앞으로 대학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깊이 헤아렸으면 한다.
'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는 말이 있다. 공자가 주역(周易)을 어찌나 즐겨 읽었는지 책을 엮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닳아 끊어졌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현대식으로 말하면, 한 권의 책을 몇십 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어서 책을 철(綴)한 곳이 닳아 흩어진 것을 다시 고쳐 매어서 애독(愛讀)을 계속하는 것을 위편삼절(韋編三 絶)이라고 한다. 사람들마다 애독하는 책이 있을 것이다. 내가 읽고 싶은 분야의 책이 있을 것이다. 내가 배우고 싶은 영역이 있을 것이다.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에 관련된 책을 읽되 위편삼절(韋編三絶)이 되게 읽어야 한다. 나의 평생 애독했고 위편삼절(韋編三絶)이 되었던 책을 무엇이라고 하는 게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내가 남들에게 떳떳하게 말해 주고 싶은 위편삼절(韋編三絶)이 무엇이 있을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자랑삼아 나의 위편삼절(韋編三絶)이 이것이다 하고 남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그건 정말 자랑거리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어떤 이는 수학에서 위편삼절은 '수학의 정석(定石)'이라고 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읽고 풀고 베개 삼아 베고 자다 일어나 다시 읽고 풀고 보니 책이 걸레처럼 돼버렸다고 한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 1000쪽 넘는 책 두 권이 거의 암기되고 문제의 관상(觀相)만 척 보고도 정답을 고를 지경이 된다고 한다. 위의 예와 같이 수학에서의 위편삼절(韋編三絶)이 '수학의 정석(定石)'이 되었듯이 배우는 이마다 나름대로 위편삼절(韋編三絶)이 있어야 한다. 어떤 종류의 책이든 자기가 꼭 배워야 할 책이면 자기의 길잡이로 잡으려고 하면 적어도 책이 걸레처럼 닳아질 때까지 옛날 같으면 책을 철한 곳이 닳아 세 번이나 닳아 끊어질 정도로 독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열성을 쏟아야 한다. 한 권의 책을 향해 되풀이해서 숙독해야 한다. 사기(史記)에 공자가 만년에 주역(周易)을 읽음에 어찌나 읽고 또 읽고 했던지 대쪽을 엮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니 말하기를, “내가 수년 동안 틈을 얻어서 이와 같이 되었으니, 내가 주역에 있어서는 곧 환하니라.”고 했다. 내가 하고자 하는 공부에, 내가 배우고자 하는 영역에 환하게 되기 위해 소위 박사(博士)가 되기 위해서는 위편삼절(韋編三絶)과 같은 애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공자의 위대성은 무엇보다 책 읽기에 있음을 보게 된다. 즉 배움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배우는 우리에게 있어서도 위편삼절(韋編三絶)의 경험을 얻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요구된다. 自强不息(자강불식)하여야 가능하다. 스스로 힘써 행하여 쉬지 않음이 위편삼절(韋編三絶)을 경험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는 위편삼절(韋編三絶)을 경험을 기대할 수 없다. 공자처럼 '위편삼절' 같은 피나는 노력이 우리에게도 요구된다. 공자와 같은 위편삼절(韋編三絶)의 노력과 호학의 정신이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배우는 이에게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필수요건이지 선택요건이 아니다. 공자는 “ 호학(好學)하다가 발분(發憤)하여 밥 먹는 것도 잊고, 즐거움으로 근심마저 잊고, 세월이 흘러 몸이 늙어 가는 것도 몰랐다' 라고 하였다. 공자처럼 호학(好學)정신과 위편삼절(韋編三絶)의 노력을 가히 본받을 만하다. 이런 정신과 노력이 책 읽기에 곁들여진다면 우리도 소위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에, 내가 배우고자 하는 분야에, 내가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에 비록 박사학위(博士學位)를 받지 못한다 해도 박사(博士)가 충분히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간에 보다가 버리고, 한 번 보다가 버리고, 한두 번 보다가 버리고 하면 얼마나 아까운가? 그리고 얼마나 안타까운가? 호학정신과 위편삼절의 노력으로 겨우 터를 닦아놓았는데 집을 짓지 못하다니! 공을 들여 탑을 쌓기 위해 기초를 마련했는데 한두 층 쌓다가 그만두는 그런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대학입시가 비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짧게는 일 년 길게는 십 수년 동안 준비한 수험생들의 눈물겨운 노력과 이를 지켜본 학부모들의 애태는 심정이 일부 대학의 우수 학생 선점 전략에 의해 극도의 갈등과 불신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런 일은 주로 서울 소재 중상위권 대학이 앞장서고 있다. 아마도 그 저의는 내신을 무력화하고 삼불(三不)을 허물어뜨리는 데 있는 듯 싶다. 현 정부는 사실상 대학입시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입자율화라는 명분으로 대학입시를 대학 총장들의 의사결집체인 대교협으로 넘긴 것부터 그랬다. 대학이 알아서 규칙을 만들고 그 틀 안에서 자유롭게 학생을 선발하라고 권유했다. 몰론 명분은 그럴 듯 했다. 이전 정권에서도 대학들은 틈만나면 대입자율화를 요구하며 정책 당국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자율화’의 대척점이 ‘규제’가 아니라 ‘무질서’와 ‘혼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율화를 결정할 때는 심사숙고하고 그 부작용까지 꿰뚫어볼 수 있어야 한다. 더욱이 개인이나 집단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사안에 대해서는 자율화가 오히려 독(毒)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대학입시는 그 어떤 사안보다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에서 자율화의 정도와 수준을 적절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신중하게 다뤄야할 대학입시를 선뜻 대학에 맡겼다는 것은 정부가 나서서 혼란과 갈등을 조장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진행되고 입시 가운데서도 고려대의 경우는 일선 진학지도 교사들이 직접 나서서 이의를 제기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고려대 수시 2-2에 지원했던 학생들 가운데 내신성적(교과90+비교과10)으로 사정하는 1단계(17배수)에서 일반고 학생들이 특목고 학생들에 비해 차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고려대 측이 해명한 이른바 ‘조정 내신’은 학생부 교과 성적을 반영할 때 상수(a, k)값을 이용해 평균과 표준편차를 보정한다고 밝혔으나 이는 자신들만 이해할 수 있는 기준에 불과하다. 일선 진학지도 교사들은 고려대가 복잡한 수식을 도입하여 합격자를 사정한 것은 평가의 공정성보다는 특목고 등 일부 명문고교에 대하여 가산점을 부여하기 위한 의도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교과성적을 산출할 때 상수값 적용을 잘못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도 그럴만한 이유가 일반고 학생에 비해 내신성적이 훨씬 뒤지는 특목과 학생이 합격했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으며 같은 학교 내에서도 교과와 비교과 성적이 모두 우수한 학생이 떨어지고 그렇지 않은 학생이 붙은 사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공교육 활성화를 위하여 도입한 논술고사도 마찬가지다. 논술 전문가들은 대학이 정상적으로 고교에서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하면 학교교육만으로도 얼마든지 논술에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이번 수시모집부터 사실상 본고사나 다름없는 문제를 출제하는 대학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지난 해는 교육 당국이 논술가이드라인으로 일정하게 규제를 가했으나 대교협으로 권한을 이양한 이후부터 이 같은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 이미 치러진 일부 대학의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보면 외국어 해석에다 수학과 과학의 이론을 가미한 심층 문제풀이까지 요구하고 있다. 입시는 교육활동의 일환이기 때문에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치러져야 한다. 그런데 입시가 한정된 재원을 선점하려는 대학들의 비열한 싸움판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는 마치 신호등을 없애고 지나가는 차들이 알아서 지키라는 것과 다름없다. 대학 간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 복마전이나 다름없는 입시를 대학에 맡긴 것 자체가 코미디다. 향후 대학입시가 궁극적으로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은 쪽으로 나아가는 것은 맞지만 관리만큼은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는 정부가 맡는 것이 당연하다. 정책 당국은 대학입시를 통하여 소중한 꿈을 이루고자 하는 수많은 청소년들과 그 부모들에게 더 이상 절망을 가르쳐서는 안된다.
올해 수시2-2 일반전형 1단계에서 '특목고 학생 우대' 논란을 빚었던 고려대가 내년 수시 일반전형 1단계에서는 학생부 교과성적만 적용하고 선발인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 문제점을 보완키로 했다. 2일 고려대에 따르면 2010학년도 수시모집 일반전형 1단계에서는 학생부 교과성적만으로 최종 선발인원의 25∼30배를 선발한다. 고대는 올해 같은 전형을 실시하면서 1단계에서 교과 90%, 비교과 10% 비율로 학생부를 적용해 모집정원의 17배를 뽑았다. 그러나 교과 성적이 뛰어난 일반계고 학생이 자신보다 성적이 못한 특목고 학생에 밀려 떨어지는 일이 속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고려대가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아 왔다. 이 대학 관계자는 "수시전형 진행과정에서 비교과 반영에 대해 지원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제대로 이해를 못했던 것 같다"면서 "2010년 수시 일반전형에서는 교과성적만으로 1단계 선발인원을 늘려 뽑아 더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수시모집 학생부우수자전형도 학생부 교과 90%에 비교과 10%를 적용하던 기존 방침을 바꿔 교과성적 100%를 반영하고 반영 대상 과목도 일부 주요 과목에서 전 과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수시 일반전형 2단계에서 다른 전형요소와 함께 비교과성적을 반영한다는 방침이어서 올해와 마찬가지로 고교등급제 논란이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도 학교 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고려대는 학생부우수자전형 모집인원을 337명에서 450명으로, 과학영재전형은 90명에서 110명으로, 세계선도인재전형(현 글로벌인재전형)은 115명에서 200명으로 각각 확대키로 했다.
“초등학교에도 다 있는 빔 프로젝터가 사범대학에는 없다. 중등교원 양성기관에 대한 제대로 된 투자가 한번이라도 있었나.” 전국 13개 국립대학 사범대 학장 모임인 국립사대학장협의회가 사범대학에 대한 획기적인 재정투자 등을 요구하는 이른바 ‘사범교육 선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시점은 이달 중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대학장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국립사대 교육환경이 20년 전 초등학교 수준”이라며 “실험실습 기자재는 활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낡았고, 학생들이 토론할 변변한 방 하나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때 ‘교육붕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사범대학 교수들은 그동안의 인재양성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선언’은 칠판과 백묵밖에 없는 우리 교원양성 기관의 답답한 현실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호소가 주 내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교사들의 열정과 헌신, 봉사 없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대한민국이 가능했겠느냐”며 “우리나라의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라도 중등교원 양성기관 및 양성체제 전반에 대한 대수술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국립사대 교수들은 지난해에도 ‘선언’을 준비했으나 실제 발표는 하지 않았다. 이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열악한 교육환경과 중등교원 양성체제 정비로 요약된다. 현재 대부분의 국립사대 한 과(科)의 연간 예산은 500~800만원 수준으로 ‘복사기 운영비’ 정도라고 교수들은 말한다. 양성 시스템도 문제다. 전국적으로 국․공립사대가 12개, 사립사대가 28개 있다. 이들 41개 사대의 정원은 1만 744명이다. 여기에 사범계학과 59개(국․공립 6, 사립 53)에서 3746명, 교육대학원 133개(국․공립 35, 사립 98)에서 1만 8208명, 교직과정 162개(국․공립 31, 사립 131)에서 1만 4490명의 중등교원이 매년 양성된다. 류해일 국립사대학장협의회장(공주사대 학장)은 “양성인원의 10%가 교직에 입직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양성기관의 구조조정, 교․사대 통합, 6년제 교육전문대학 신설 등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본격적인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우형식 교과부 제1차관은 지난 9월 양성체제 개편과 관련 “새 정부의 주요정책에 직접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지만 유능한 교원 양성은 공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모든 정책의 출발이기 때문에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1일부터 인증을 거친 교사들은 EBS English 홈페이지에서 VOD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EBS는 저작권에 문제가 없는 프로그램 100여종 3300여 편에 대해 MP3와 VOD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학교 현장에서 활용토록 했다. 홈페이지(www.ebse.co.kr)에서 교사지원센터 배너를 클릭,교사인증신청서를 등록하고 교원증 사본이나 재직증명서를 담당자에게 보내면 된다. 문의=02-526-7434
교사들이 학교에서 피하고 싶은 일이 ‘생활지도’라고 한다. 크고 작은 일로 학생들과 잦은 마찰을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때로는 학부모나 외부기관의 비난을 받아야 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때로는 절차에 따른 생활지도가 ‘인권 침해’라 하여 민원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야말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생활지도는 ‘뜨거운 불’에 비유되기도 한다. 뜨거운 불을 가까이 하면 화상을 입거나 옷을 태우게 되는 것처럼, 생활지도를 가까이 하면 구설수에 오르고 골치를 앓게 되는 것을 비유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학교마다 학년 초 생활지도부장을 선임하는 데 애를 먹는다. 소위 학교의 3D에 해당되어 모두가 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새로 전입한 교사가 맡기도 하고, 승진에 관심이 있는 교사가 억지로 떠맡는 경우가 많다. 생활지도는 교과지도, 교무업무 등과 함께 교사들이 해야 할 중요한 업무이지만 서로 피하려고만 하니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하나는 현행 의무교육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즉 문제 학생에 대한 적절한 처벌 근거가 미약하고,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문제 학생을 처벌하거나 제척할 방안이 전혀 없다. 학생과 학부모는 이런 현행 제도의 맹점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또한 적절히 이용하기도 한다. 잘못에 대하여 벌을 주면 거부하거나 버티기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막가파’식 거부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만 탓할 수도 없다. 또 하나는 최근의 ‘인권 강조’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학생 사안을 ‘인권’과 결부시켜 학교에서의 생활지도를 ‘인권 침해적’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학생의 본분과 이무 이행에는 눈을 감고 있고, 처벌에 따른 학생의 고통과 어려움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다. 한 예로 평소 잦은 비행을 일삼는 학생이 수업시간에 교사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여 교권이 심각하게 유린된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하여 학교에서는 선도위원회를 열어 징계하고자 하였으나, 특정 종교를 중심으로 한 민간단체에서는 이를 인권문제로 부각시켜 상급기관에 민원을 제기하였다. 학생이 저지른 일에 대한 적절한 지도 방안을 찾기보다는 약자(?)로 전락한 학생과 학부모의 읍소에만 귀를 기울이면서 학교의 정당한 교육적 행위를 무력화시키고 말았다. 이 일이 있는 후 학교에서는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이 학생은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의 생활지도를 무력화시킨 영웅(?)이 되었다는 것이다. 잘못에 대해서는 상응한 지도와 처벌을 통해서 교정의 기회를 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잘못을 교정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우리교육이 참으로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쯤 되면 학교마다 다수의 학습권은 심각하게 위축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한 학생이 교실 수업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학창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일 아닌가. 한 학생만 수업 중에 엉뚱한 일을 하거나 제멋대로 하면 그 수업은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이렇게 다수의 학습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음에도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은 채 언제까지 ‘인권강조’만 하고 있을 것인지 걱정이다. 물론 ‘인권 보호’에 소홀히 하자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보호 받을 만한, 상응한 의무를 다한 경우는 최대한으로 보호해야 한다. 다만, 친구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을 훼손하는 비행, 일탈학생의 경우에는 인권논의에 얽매여 교정의 기회를 잃게 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인권교육에 앞서 교칙과 공중도덕을 준수하는 엄격한 교육을 제창한다.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자만이 권리를 향유할 수 있는 사회를 가르쳐 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학생의 인권을 논하면서 교사의 교육권과 다수 학생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말았다는 어느 교원단체 간부의 때늦은 후회를 새길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교육당국에서도 이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국민적 지혜를 모아 대안을 마련하는데 앞장서 줄 것을 기대한다.
토론수업은 준비가 반… 예비 토론문부터 자료수집 카드, 토론 계획표 등 작성해야 토론자는 전 과정 논술문 작성, 과제로 제출 나머지 학생은 토론 과정 메모해 점수 부여 영국 의회의 특징을 반영해 찬성과 반대 측을 호명하며 중간에 확인 질문을 던질 수 있어 역동적 구성이 가능한 의회식 토론은 찬반이 격해질 수 있어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 ■ 토론 수업의 계기 1.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을 못하겠어요=교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아이들이 내 수업을 듣지 않고 떠든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수업 계획을 멋지게 하고 들어가 뭔가 하려하면 아이들은 언제나 떠든다. 아이들이 떠들면 집중할 수가 없고 떠드는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다 보면 어느 부분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조차 까먹을 때가 있다. 심지어 떠드는 아이들이 미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 서 보면 건강한 아이들은 떠들게 마련이다. 생각이 있는 아이들은 떠든다. 그것은 새가 노래하듯이 시냇물이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오히려 정적이 흐르는 교실이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닐까? ->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이 되요=토론은 아이들을 마음껏 떠들게 하기에 좋은 활동이다. 물론 토론의 규칙과 절차에 따라 떠들어야 하지만 수업시간 50분 내내 침묵하거나 간단한 단답형의 질문을 하던 아이들의 가려운 입이 해방되는 시간이다. 토론활동을 하면서 평소에 소극적이고 얌전한 줄 알았던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 또한 큰 수확이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수능의 선택지 안의 적절한 반응으로 수렴될 수 없는 훨씬 다채롭고 풍성한 생각을 하고 있다. 2. 수준 차가 나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을 못하겠어요=대부분의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수준별 수업은 그 실제적인 효과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와 성찰 없이 확대 시행되고 있다. 수준별 수업은 비슷한 성적의 아이들이 모여 있을수록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기에 편리하게 구조화된 면이 있다. 좀 더 실제적으로 말하면 수준에 따라 정해진 진도를 나가는 데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지는 아이들끼리 모여 있으면 수업분위기는 어떠할까? 교사의 헌신과 애정으로 모자라는 그 부분이 채워지리라는 기대는 너무 낙관적이다. -> 수준 차가 나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이 살아납니다=토론의 모둠을 구성할 때 교사가 가장 배려해야 하는 부분은 다양한 아이들이 고루 섞이게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성적뿐만 아니라 교우관계, 성격, 발표력, 책임감 등을 1학기 때 두루 살펴 두었다가 아이들과 함께 토론 모둠을 구성한다. 6명 혹은 4명이 한 모둠이 되어 토론활동을 준비할 때 아이들은 각자의 역할을 파악해 책임감 있게 순서를 나누어 맡는다. 자료조사를 잘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상대방의 논리의 흐름을 꿰뚫고 반박을 잘 구성하는 아이, 큰 소리로 발표를 잘하는 아이, 수줍어 하지만 모둠 내의 분위기를 띄워주는 아이 등이 서로 어울려 토론을 준비한다. 아이들의 활동 후기를 보면 일과 중에 토론 준비를 하기가 어려워 한 아이의 집에 모여 1박을 하며 열심히 준비한 흔적이 보인다. 물론 약간의 유흥활동을 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했겠지만 아이들이 서로 모여 밤늦게 까지 토론연습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순간이다. ■ 토론의 속성: 경쟁과 협력 1. 은근히 경쟁을 즐기는 아이들=토론은 전형적인 경쟁적 말하기의 유형이다.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서로 자기주장의 옳음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상대방 주장의 논리적 오류나 허점을 지적하고 자신의 주장이 상대보다 우위에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러한 치열한 갈등 상황은 오히려 문제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게 함으로써 정확하고 비판적인 현실인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이와 같은 경쟁적 상황을 싫어할까? 아니다. 토론의 일종의 지적인 게임으로 청중이 된 아이들은 날카롭고 비판적인 질문을 던진 아이들에게 “와”하며 반응을 보이고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아이를 보면 안타까워한다. 또한 토론에 참여한 아이들도 쟁점이 극명하게 대립되는 경우일수록 더욱 더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자기가 할 말을 메모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2. 우리는 공동 운명체 맞죠?=토론은 승패가 있는 게임이다. 찬성 측과 반대 측은 각각 협력하여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최대한의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모아야 한다.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으며 토론을 하는 과정 중에도 잠시 갖는 작전시간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점검하고 상대측 주장의 논점에 반박을 구성하면서 협력하게 된다. 또한 상대측의 질문을 받고 대답을 못해 당황하는 아이가 있을 경우 같은 팀의 학생들은 메모를 전달해 그 아이의 발언을 도와주고 응원해 준다. ■ 토론 수업 준비하기 토론 수업은 준비가 반 이상이다. 논제와 토론 모둠이 구성되면 아이들은 본격적인 토론준비에 들어간다. 교사는 최소한 1주 이상의 시간을 주어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배려하며 중간 중간에 점검을 해서 학생들의 필요에 반응해야 한다. 학생들의 준비절차는 다음과 같다. ① 찬성 3명, 반대 3명이 모여 예비 토론문(자료조사 없이 자유토론하며 쟁점 찾기)을 작성한다. ② 개인당 자료수집카드를 2개 이상 만든다. ③찬성, 반대가 각각 모여 토론계획표(본 토론에 대비해 전략회의)를 작성한다. ■ 토론 진행하기 토론의 형식과 절차가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에 대한 교사의 설명 이후에 학생들은 토론의 형식을 선택해 토론을 진행한다. 하나의 형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으나 6명씩 모둠을 구성하게 되면 한 반에 6모둠 정도가 나오기 때문에 다양한 형식을 이용해 토론을 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① 의회식 토론 : 영국 의회의 특징을 반영해 수상과 각료, 야당 당수와 의원으로 찬성과 반대 측을 호명하며 중간에 확인 질문을 던질 수 있어 역동적인 토론구성이 가능하다. ② 교차질문식 토론 : 미국 전국 토론대회 방식으로, 토론자들 간의 교차질문을 가미하여 토론자들의 직접적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③ 칼 포퍼식 토론 : 비판적 사고, 자기표현, 다른 의견에 대한 관용의 자세를 길러주기 위해 만들어진 방식으로 쟁점별로 찬성과 반대의 질의가 오고 갈 수 있다. 토론 진행을 도와줄 도우미 학생을 한 명 선정하거나 교사가 간단한 진행을 맡아 원활한 흐름을 돕는다. ■ 토론 평가하기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는 동안 나머지 학생들은 판정관이 되어 토론 과정을 메모하고 토론자에 대한 점수를 부여한다. 토론이 끝나면 판정단의 점수를 걷어 승패를 발표하고 교사가 토론의 전반에 대한 평가를 한다. 청중이 된 아이들도 판정관 이름 옆에 자신의 사인을 하게 되면 책임감을 느껴 신중하게 점수를 매기려고 노력한다. 또한 우수토론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하면 비록 토론에서 지더라도 개인별로 노력한 성과를 얻을 수 있어 위로가 된다. 토론자들은 토론 이후에 토론과정을 반영한 논술문을 써서 최종 과제로 제출하게 된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최종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게 되는데 이 과정은 종합적 사고를 길러줄 뿐 아니라 학생의 태도교육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 다음 회는 서울 양강중 김선일 선생님의 체육 수업입니다.
경북 문경에 중등 교육 과정의 영어대안학교가 설립된다. 1일 문경시에 따르면 충북 음성에서 영어특성화 대안학교인 글로벌 비전 크리스천 스쿨(Global Vision Christian School.GVCS)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교육선교회는 문경시 영순면 3만6천㎡ 부지에 GVCS 문경캠퍼스를 설립키로 했다. 글로벌교육선교회는 해외 조기 유학에 따른 경제적 문제나 가족 해체 문제를 줄이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영어특성화 대안학교를 설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선교회측은 내년 3월께 GVCS 문경캠퍼스를 착공해 2010년 2월까지 완공한 뒤 학생을 모집해 3월부터 학교를 운영할 방침이다. 선교회측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이 있는 음성 본교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문경캠퍼스를 설립키로 했으며, 문경캠퍼스가 완공되면 본교에 있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 중 한 개의 과정을 분리해 문경에서 운영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선교회 관계자는 "음성과 문경 어느 곳에 중학교나 고등학교 과정을 둘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분리한다는 것은 결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GVCS 문경캠퍼스는 450명 가량의 학생과 교직원 70명으로 구성되고, 국사 등 일부 과목을 제외한 대부분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글로벌교육선교회는 오는 5일 문경시와 이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문경시 관계자는 "음성에 있는 학교 졸업생들이 미국 대학에 입학하는 등 성공적인 교육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며 문경캠퍼스도 이에 준해 운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교권은 학생의 인권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 특히, 학생을 올바르게 가르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유네스코의 ‘교원의 지위에 관한 권고’ 68조에서도 ‘교원은 전문직상의 책임 문제에 대해 불공정한 간섭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며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결정권을 인정하고 있다. 옛선현들은 ‘스승은 은인 중의 은인’이라며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사실,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첫 번째는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강조하는 의미로서 ‘그림자조차 밟지 말아야 한다’이고 두 번째는 ‘그림자’를 스승의 올바르지 못한 허상(虛像)으로 여겨 스승의 나쁜 점을 배우지 말라는 경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스승이 나쁜 그림자를 드러내게 되면 제자는 그것을 밟으며 따라가기 때문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도(師道)로서 사람이 사람을 참되게 가르친다는 것은 그 어느 일보다도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08년 오늘의 한국 사회는 스승에 대해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보호받아야 할 교권(敎權)이 침해되면서 ‘스승의 그림자’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 몇 년 전 충북의 모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학교에 몰려가 집단으로 항의하는 과정에서 여교사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필자 역시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교사가 학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최근 이처럼 전국적으로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부당한 교권 침해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교권 침해 사건이란 학생, 학부모, 동료 교원, 교육행정기관이 학교 교육활동과 관련하여 교원(敎員)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교육할 권리와 사회·윤리적인 권위 또는 교원의 전문적 권위를 침해, 무시하는 행위로 인해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사의 교육권 침해와 관련한 사건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면서 현장 교원의 사기가 갈수록 저하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교사에게 폭언하고 대드는 학생을 바라보는 심정은 어떠할까? 학생과 학부모는 이런 교사의 심정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교사 입장에서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폭행이나 모욕을 당했을 때의 영향은 일반적인 하극상(下剋上)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사제(師弟) 관계라는 특성상 제자가 갑자기 폭언과 폭행을 가했을 때, 교사는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교권이 침해당하게 되면, 교사는 학생들을 지도해 나가야 하는 입장에서 당연히 치명타여서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다. 실제 2008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년 교직생활의 만족도는 떨어지고 있으며, 우울증 등 각종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교육전문가들은 교사의 교권 추락이 교사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수업의 위축으로까지 이어져 결국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권 침해 사건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각 교육주체들의 권리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학생, 학부모, 교사의 권리가 상호 간에 균형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각 교육주체들이 교육현장에서 교사의 권리(교권), 학생의 권리(학생 인권), 학부모의 권리(교육 참여권)를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해야 하는데, 현재는 각자 일방적 주장만 있을 뿐, 사실상 대화와 협의가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각 교육주체의 권리와 의무를 구체적으로 알리고, 사회적 대협약을 이루어 내야 한다. 부모의 학교교육 참여가 활발한 교육선진국에서는 ‘부모의 권리장전’이 만들어져 부모의 권리를 정확하게 규정해서 홍보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학부모의 권리가 학교교육과 교육행정에서 어떻게 반영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주고 교육의식의 대전환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 교권은 학생의 인권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 특히, 학생을 올바르게 가르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유네스코의 ‘교원의 지위에 관한 권고’ 68조에서도 ‘교원은 전문직상의 책임 문제에 대해 불공정한 간섭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며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결정권을 인정하고 있다. ‘권리 위에 잠자고 있는 자의 권리는 보호받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교권 역시 교사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 수업능력, 학생지도능력, 연구성과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때,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다. 교권침해행위는 그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그것은 교사의 인권뿐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권도 침해하기 때문이다. 교권은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와 서로 균형을 이룰 때, 진정한 교권으로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교원단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학부모단체 등 각 교육주체들이 이제는 열린 마음으로 민주적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교육공동체 복원을 위해 다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교과부, 국사편찬위 ‘서술방향’ 바탕으로 수정 추진 ----------------------------------------------------------------------------------------- ◇ 서술방향 요지 - 대한민국은 정통성 있는 국가임을 밝힌다 - 북한정권의 성립과 변화과정을 객관적으로 설명한다 - 6·25전쟁이 북의 남침으로 시작됐음을 명확히 한다 - 현 정부에 대한 평가는 유보한다 ----------------------------------------------------------------------------------------- 좌편향 논란에 선 검정교과서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한국근현대사’ 과목이 탄생하고, 2003학년도부터는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가 발행되어 고등학교 2·3학년이 이를 선택 과목으로 배우고 있다. 정부의 ‘한국근현대사 교육 강화’ 취지와 맞물려 간행된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는 종전 국정 ‘국사’ 교과서보다 내용 요소가 풍부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쟁점의 중심에 놓이게 된 것은 2004년 10월 4일 국회의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권철현 전 의원이 금성출판사의 ‘한국근현대사’ 검정교과서를 좌파적 편향성이 심각하다고 주장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2005년 1월 정치학자, 경제학자, 원로 사학자들을 중심으로 ‘교과서포럼’이 만들어졌다. 이들은 이 교과서의 내용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내용의 오류와 관점의 편향 등 여러 문제를 제기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교과서포럼뿐 아니라 여의도연구소, 상공회의소 및 정부 부처에서 ‘한국근현대사’를 검토하고, 그 의견을 교과부에 제출했다. 정권 교체가 이뤄진 후 교과서의 좌편향 논란은 더욱 커졌다. 지난 10월 6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은 좌편향 부분의 즉각 수정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운 나라다. 좌파 세력들에 의해 이뤄진 교과서 편향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폐해와 해악은 나라의 존망까지 위협할 정도이기 때문에 연내에 개정 절차를 거쳐 당장 내년부터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병만 교과부장관은 답변을 통해 “교과서 일부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해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며 “잘못된 부분은 수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또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의 올바른 역사관을 가르치도록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정사(正史)가 근현대사로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이미 7월 24일 국사편찬위원회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6종에 대한 분석을 의뢰해 놓고 있었다. 10월 15일 마침내 국사편찬위의 보고서가 교과부에 도착했다. 국사편찬위의 분석 대상 교과서는 금성출판사(김한종 외 5인), 대한교과서(한철호 외 5인), 두산(김광남 외 4인), 법문사(김종수 외 3인), 중앙교육진흥연구소(주진오 외 4인), 천재교육(김흥수 외 5인) 등에서 펴낸 것으로 2008년 발행된 것을 기준으로 했다. 국사편찬위는 교과서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바람직한 교과서 서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중도적 성향’을 가진 학계 중진 10명으로 ‘한국사교과서심의협의회’를 8월 1일자로 발족시켰다. 10명의 면면은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과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을 비롯해 전공별로 한국사 통사 1명, 한국전근대사 1명, 한국근대사 1명, 한국현대사 1명, 동양사 1명, 서양사 1명, 역사교육 1명, 경제사 1명 등이다. 이들은 산하에 교과서 분석 실무를 담당하는 ‘교과서심의소위원회’를 운영했다. 소위원회 위원은 편사기획실장과 근현대사 전공 연구자 6명, 업무담당자 1명으로 꾸려졌다. 국사편찬위는 교과부에 보낸 보고서에서 역사교과서의 서술 방향을 제언한 이유로 “국가 수준에서 학습 평가가 시행되는 교육현실을 고려할 때 교과서별로 교육내용과 수준에 커다란 편차가 나타나는 것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역사 해석의 편향성을 피하고 교과서 내용의 타당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한 범위에서 서술 방향 제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가이드라인 국사편찬위는 구체적인 교과서 서술 방향으로 ‘개관 12개항’, ‘단원별 서술 방향 37개항’ 등 모두 49개항을 제시했다. 서술 방향, 즉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수정의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교과부는 “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균형 잡힌 교과서 수정·보완을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10월 말 교과서 발행사에게 수정권고(안)을 제시하고, 11월 말까지 수정·보완을 마무리한다는 일정도 밝혔다. 국사편찬위는 ‘개관’에서 교육과정 및 교육과정이 제시한 정신을 충분히 반영하여 서술하고, 학문적 접근과 아울러 교육적 관점도 고려할 것을 요구했다. 연구자들 간에 서로 해석을 달리하는 내용일 경우는 학계에서 널리 인정하는 이른바 정통적인 학설을 수록토록 했다. 또 특정 이념이나 역사관에 편향되지 않고 우리 역사를 객관적이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게 서술하도록 주문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이 다양한 경우에는 각각의 해석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균형 있게 제시하고, 우리 역사의 주체적인 발전과정을 중시하며 민족사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을 갖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국사편찬위는 특히 역사적 사실의 표현이나 용어 등은 ‘교육과정’과 ‘교과서 편수자료’를 따르고, 교과서에 인용된 그림·도표·과제·토론자료는 최근 데이터를 사용하며 최대한 객관성과 균형성을 유지하도록 당부했다. ‘단원별 서술 방향’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제시를 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발전’ 단원 서술 시에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제국 및 대한민국 정부를 계승한 정통성 있는 국가임을 설명한다”고 명시했다. 우리 현대사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서술한 문제의 교과서를 바로잡자는 취지가 들어 있는 대목이다. “이승만 또는 이승만 정부의 역할 서술 시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기여한 긍정적인 면과 독재화와 관련한 비판적인 점을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 때의 독재정치와 민주화 운동을 서술하면서 그 배경에 대하여 함께 설명한다. 북한 정권의 성립과 변화 과정을 사실 중심으로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북한 사회의 비판적인 면도 함께 서술한다. 북한 자료를 인용할 때는 체제 선전용 자료에 유의하여 신중을 기한다” 등 남북문제 서술의 균형을 중시했다. 이 밖에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 항쟁 등을 통하여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발전해 나간 점, 대한민국이 성취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점도 서술토록 했다. 6·25전쟁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UN군 참전과 중국군의 개입 등 국제적인 전쟁으로 확산되면서 3년 동안 이어져 심각한 인적·물적 피해가 있었음을 설명하라고 했다. 단원별 서술 방향 가운데 ‘근대사회의 전개’와 ‘민족 독립운동의 전개’에 대한 부분은 앞 페이지에 제시한 바와 같다. ‘편향성’ 없는 교과서 나와야 위의 서술 방향에서 볼 수 있듯이 국사편찬위는 보수단체 등에서 문제를 삼았던 교과서 속 표현들에 대한 세세한 코멘트는 제시하지 않고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했다. 이는 교과서 문제가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견해차가 매우 큰 사안인 데다가 이미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내용에 대해 국가기관이 나서 조목조목 수정 요구를 하는 것은 검인정 체제를 흔드는 것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직까지 각 교과서의 최종 수정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교과부의 수정요구에 대해 집필자의 반발도 컸을 것이다. 국사편찬위의 서술 방향 제시와 관련해 심은석 교과부 학교정책국장은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장관은 내용 수정이 필요할 경우 저작자에게 수정을 명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돼 있다. 대한민국 정통성, 바른 역사관을 정립하자는 취지이므로 집필진도 동의해 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리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달부터 인쇄에 들어가 내년 3월부터 우리 고교생이 사용할 교과서가 어떻게 변해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또한 산고(産苦) 끝에 나오는 이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과연 편향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 ■ 근대사회의 전개 *흥선 대원군이 추진한 내정 개혁의 내용과 목적을 설명하고, 세계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대외 정책의 한계도 함께 서술한다. *개항 이후 국가가 추진한 ‘위로부터의 근대화 정책’과 국민이 추진한 ‘아래로부터의 근대화 운동’을 균형 있게 서술한다. *갑신정변의 성격에 대해서는 ‘정변’부터 ‘부르주아 혁명’까지 다양한 학설이 존재하나 학설적 규정보다는 주도 세력이 지향한 사회의 성격과 실패한 이유, 이후 전개되는 국제적 대립의 격화를 통해 공과에 대한 평가를 균형 있게 서술한다. *갑오·을미개혁에 대하여 시기별로 추진 주체, 성격, 내용, 지향점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서술한다. *동학농민운동의 성격에 대해서는 ‘민란’, ‘전쟁’, ‘혁명’ 등 다양한 학설이 존재함에 유의하며, 당시 상황에서 동학농민운동을 통해 농민이 추구한 사회 모습을 사료, 사진, 지도를 통하여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탐구할 수 있도록 서술한다. *대한제국은 각 나라의 주권을 인정하는 ‘만국공법’에 기초하여 건국되었기 때문에 국제법으로 인정된 자주독립국가임을 강조한다. 아울러 광무개혁을 추진하는 등 자주적 근대화를 위하여 노력하였음을 서술한다. *아관파천 이후 독립 협회의 성립 배경과 활동 내용을 국내외 정세와 연관하여 설명한다. 또한 독립 협회와 대한제국은 국내외 주요 쟁점에 대해 상호 대립·협조하는 양면성을 지녔음을 강조한다. *일제의 침략에 맞선 국권 수호 운동의 전개를 의병 운동과 애국 계몽 운동이라는 두 흐름으로 정리하되, 두 계통 운동이 서로 대립하는 등 차이점도 있음을 서술한다. *개항 이후 외국 상인의 상권 침투에 밀려 몰락하는 조선 상인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경쟁을 통해 성장해 간 경우도 있었다는 긍정적인 면도 함께 서술한다. *1890년대 후반 이후 열강의 경제적 침탈에 대항하여 전개된 경제적 구국운동을 강조하여 서술한다. *간도 귀속 문제와 간도 협약의 내용을 설명하고, 간도 협약은 일본이 외교권을 불법적으로 사용하여 체결하였음을 서술한다. *대한제국이 관보를 통하여 독도 영유권을 분명히 한 사실, 독도 영유권을 부정했던 일본이 러·일 전쟁 때 독도를 불법적으로 편입한 사실 등 독도의 역사 및 독도영유권 문제에 대하여 최근 연구 성과를 반영하여 기술한다. ■ 민족 독립운동의 전개 *일제 강점기 동안 ‘근대화’나 ‘자본주의화’가 일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왜곡된 식민지 공업화로 나타나 오히려 광복 이후 한국사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음을 강조하여 서술한다. *토지조사사업에 의하여 조선총독부의 토지 수탈도 이루어졌지만, 동양척식 주식회사나 일본 민간 자본의 토지 매입과 고리대를 구실로 한 기만적인 토지 약탈도 함께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서술한다. 일본인 농장에서 조선 농민들은 불안정한 소작권과 과도한 소작료 등으로 생활이 크게 위협받았음에 유의한다. *3·1 운동의 배경을 민족자결주의 등 외인을 강조하는 경향과 민족의 주체 역량 등 내인을 강조하는 경향을 모두 고려하여 서술한다. *3·1 운동의 연장선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활동과 역사적 의의를 서술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대한민국 임시 정부는 한국 광복군을 결성하고, 중국 관내 민족 운동 세력을 통합하였음을 유의하여 서술한다. *일제 강점기 민족 운동을 서술함에 있어, 자의적으로 특정 계열을 정통 노선으로 설정하고 다른 노선은 민족 운동 범주에서 제외하거나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켜 서술하는 태도는 지양하고 균형 있게 서술한다. *3.1 운동 이후 국외 각 지역에서 전개된 민족 운동은 당시 국제 정세의 변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므로 세계사의 조류 속에서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서술한다. *1920~1930년대 전개된 다양한 무장 독립 투쟁의 전개 양상을 특정 이념에 편향되지 않게 공평하게 서술한다. *민족 유일당 운동의 일환으로 민족주의계와 사회주의계가 합작하여 신간회를 결성하고, 비타협적 독립운동을 전개하였음을 서술한다. *1905년 이후 일제의 탄압과 경제 수탈이 심해짐에 따라 국외로 이주한 동포들이 독립 운동에 참여한 사실과 이들이 겪은 수난을 함께 서술한다.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 민족 자본의 형성, 전근대적인 사회 관습의 타파, 근대적인 문화의 본격 수용 등 민족 실력 양성 운동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되, 한계성도 아울러 지적하여 서술한다. *문인과 예술가 중에는 갖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민족문화 전통의 계승과 발전에 노력한 인물도 있었으나, 일제 말기에 친일에 앞장섰던 사람들도 있었음을 지적하여 서술한다.
과거 우리나라에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국가를 지탱하는 힘은 바로 건강한 국민들에게서 나온다는 말이다. 때문에 당시에는 학교체육이 강조되었고, 심지어는 대학 입시에서까지 ‘체력장’이라는 체력검정시험을 통과해야만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체력관리는 학교가 아닌 개인이 하는 시대가 되었고, 가끔씩 신문기사를 통해 접할 수 있듯이 5~6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체력검사에서 오래달리기를 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빈번해 이제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오래달리기조차 함부로 시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정은 중국도 마찬가지여서 중국 정부는 학생들이 입시에만 매달리게 되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정서적으로도 황폐해져 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한다는 인식 아래 2007년부터 각급 학교에서 체육교육 및 예술교육을 강화하도록 했다. 학교 체육교육의 강화는 2007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청소년 체육 증가를 통한 청소년 체질 증강에 관한 의견’을 통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 의견에 따라 중국 정부는 청소년들의 체력 강화를 위해 전국적으로 ‘국가학생체질건강표준’을 제정하고 ‘전국의 억만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활기찬 체육활동’을 확대 실시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매일 1시간씩의 체력 단련시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다양한 학생 체육 활동 모임을 개최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학생들의 체력 증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 체육활동 강화는 지난해 가을, 베이징 올림픽을 맞이하는 장거리 달리기 행사로 확대되었고, 올해도 동계 장거리 달리기 대회를 전국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2008년 9월 22일 교육부, 국가체육총국, 공청단(共靑團)이 공동으로 발표한 ‘제2회 전국 억만 학생 활기찬 체육 동계 장거리 달리기 활동 방안에 따르면 장거리 달리기 활동은 강인하고 건강한 신체를 위한 행동이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주년을 맞이해 동계 장거리 달리기 활동으로 청소년들의 의지를 다지고, 양호한 신체단련 습관을 배양해 학생들의 체력, 특히 인내력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동계 장거리 달리기 활동의 슬로건은 지난해의‘활기찬 체육활동으로 올림픽과 함께 하자’에서 ‘활기찬 체육활동으로 조국과 함께 하자!’로 바뀌었다. 참가 대상은 전국의 초·중·고 및 대학생들로 초등학교는 5·6학년 학생이다. 활동시간은 2008년 10월 26일부터 2009년 4월 30일까지 약 6개월간으로, 이를 위해 지난 10월 26일 베이징에서는 장거리 달리기 활동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식이 거행되었으며 전국적으로 같은 날 동시에 이 활동이 시작됐다. 장거리 달리기 활동은 학교 교육활동 계획에 포함되어 각 학교의 정규 체육교과, 아침체조 활동, 과외 체육활동 시간을 적절히 활용해 운영하게 된다. 학생들이 매일 달리는 거리는 초등학교 1000m, 중학생 1500m, 고등학생 및 대학생 2000m이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정규 수업이 있는 날에 매일 정해진 거리를 달려야 하고, 학교가 쉬는 날에는 학생들 스스로 집에서 훈련을 하도록 학교에서 과제로 부과한다. 학교에서는 학급별로 매일 학생들의 장거리 달리기와 관련한 내용을 기록하고 동계 장거리 달리기 활동이 끝나는 시점에 학생들이 각기 달린 총 거리를 통계 낼 예정이다. 학생들이 달려야 하는 총 거리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주년을 기념하는 60의 배수로 결정되었는데 초등학생은 120㎞, 중학생은 180㎞, 고등학생과 대학생은 240㎞의 거리를 이 기간 내에 달려야 한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장거리 달리기 활동의 결과에 따라 각급 학교 및 정부 단위별로 우수 표창을 실시할 예정인데, 표창은 우수 기관, 우수 반, 우수 학생, 우수 교사 등으로 나누어 실시되며, 우수 학생으로 표창을 받은 경우 학생생활기록부에 이 사실이 기재되어 대학 진학에 참고가 되도록 했다. 이번 동계 장거리 달리기 활동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것으로 이번 활동을 위해 소후사이트(sunnysports.sohu.com)에 이와 관련한 전용 공간까지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예술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예술교육의 강화는 2007년 교육부가 발표한 ‘중·소학 예술교육활동 강화와 개진에 관한 의견’을 통해 전국에 하달되었는데, 초·중·고 예술교육활동은 학생들의 인지와 심리 발달을 목적으로 추진되며 이 활동은 학교의 학급이 중심이 되어 교과 및 방과 후 활동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특히 학교에서는 예술교육활동을 학교 교육과정 계획에 포함시켜 매주 일정한 시간에 예술교육활동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예술교육활동의 강화와 관련한 이번 조치와 더불어 정부에서는 그동안 기승을 부렸던 사교육에서의 예술교육 및 이를 통해 획득한 예술 기능 인증서가 학교에서 수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상급학교 진학 시 참고자료로 활용되지 못하도록 했다. 이는 그동안 예술교육에서의 사교육이 지나치게 과열됐던 현상에 대한 정부의 조치인 동시에 그동안 사교육시장에서 유행했던 예술 등급 시험 응시 열풍을 잠재우기 위한 정부의 의지 표현이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사설기관에서 주관하는 각종 예술 수준 등급 시험이 유행했고, 여기에서 획득한 성적 및 등급은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었는데, 이번 조치로 이러한 일은 불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학교 예술교육활동의 확대·강화를 위해 중국 정부는 최근 전국의 초·중·고에서는 예술교육과정 평가계획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학생들의 예술 능력을 학생기록부에 기입하며, 학생들의 발전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중요 내용으로 삼을 뿐만 아니라 상급 학교에 올라가는데 있어서의 참고 자료가 되도록 했다. 중국 교육부가 2008년 9월 25일 발표한 ‘초·중·고 예술교육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의견’에 따르면 모든 초·중·고에서는 ‘의무교육과정’에 명시된 예술교육 시간을 반드시 준수하도록 했다. 현행 중국의 의무교육과정에는 총 교육과정의 9~11%(857~1047시간)를 예술교육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번 교육부의 지시로 조건이 비교적 괜찮은 학교에서는 의무교육과정에서 총 수업시수의 11%에 달하는 시간을 예술교육을 위해 사용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교에서도 최저 9%에 미달하지 않도록 했다. 이 같은 학교에서의 예술교육 강화를 위해 조건이 비교적 잘 갖추어진 지역의 학교에서는 전문적인 예술 관련 교사를 배치해 수업을 진행하고, 그렇지 못한 지역에서는 겸직 교사나 순회 교사를 통해 예술 수업을 담당시키도록 해 예술 담당교사의 부족을 해결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 정부는 향후 예술교과 담당 겸직 예술 교사 양성과정의 개설을 통해 예술교사를 양성하는 동시에 순회교육, 이동수업, 거점연계 등의 방식을 통해 예술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처럼 최근 중국에서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 몰입해 체력이 저하되고, 정신적으로 황폐화되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건전한 신체와 정신을 길러 주는 학교 예체능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 한국 논쟁사(論爭史)에 두고두고 뒷이야기를 남긴 것 중에 1963년도의 ‘사형제도 찬반’에 관한 논쟁이 있다. 당시 유력한 저널이었던 동아춘추(東亞春秋)를 통해서 찬성 반대 주장이 몇 번씩 오가면서, 지식인은 물론이고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논쟁이었다. 5·16 군사혁명 직후 상당히 경직된 분위기에 대한 지성계의 암묵적 반발 정서가 일조를 한 탓일까. 논쟁은 상당한 활기를 띠었다. 이 논쟁 주제는 이후 논술시험의 과제로도 더러 출제되어 오늘의 우리에게는 상당히 진부한 것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당시로서는 논쟁 주제 자체가 상당히 진보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흥미로운 것은 사형제도 찬성 주장을 편 사람이 천주교의 사제인 윤형중(尹亨重) 신부이고, 반대 주장을 편 사람이 현직 법관인 권순영(權純永) 판사였다는 점이다. 사회 일반의 통념으로 보면, 종교인인 신부는 사형제도의 존속을 반대할 것 같고, 법을 집행하는 법관은 사형제도의 필요성을 주장할 것 같은데, 이 논쟁에서는 우리들의 통념에 반하여 논쟁이 전개되었다는 점이다. 그만큼 두 분 논쟁 당사자들은 소신과 철학이 투철했다는 것을 엿보게도 한다. 논쟁은 윤 신부가 ‘처형대의 진실’이란 제목으로 흉악범에 대한 사형의 당위성을 동아춘추 1962년 12월호에 기고한 것에 대해서 권순영 판사가 반박의 글을 동아춘추 1963년 1월호에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이것을 다시 윤 신부가 반박하고, 그것을 다시 권 판사가 대응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두 사람 모두 당시 한국 최고의 엘리트 지성을 표상하는 존재였으므로 이 논쟁이 일반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만만치 않았다. 이미 대한민국이 주시하는 논쟁이 되고 말았으므로 당사자들도 상대에게 밀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아니 들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논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입가경의 경지가 펼쳐졌다. 반박을 당한 윤 신부가 권 판사를 재반박한다. 그는 매우 실감 나는 리얼리티를 살려서 그럴 법한 상황을 상정한다. 이래도 권 판사는 사형 제도를 반대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을 던지는 셈이다. 그런데 그 상황 예시가 예사롭지 않다. 윤 신부가 쓴 글의 그 대목을 줄여서 인용해 본다. 권 판사의 활동으로 우리나라의 사형이 전폐되었다고 가정하자. 권 판사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나는 문제의 본모습이 더 잘 드러나고 더 실감 나게 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사건을 상상해 본다. 권 판사의 아버지는 정의파에 속하는 양심적 인물이다. P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자는 불량한 인물이다. P는 남의 큰 재산을 가로채려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권 판사 아버지의 협력이 필요하다. 여러 번 청해서 회유를 해 보지만 권 판사의 아버지는 끄떡도 않는다. P는 자기의 뜻을 이루려면 권 판사 아버지의 협력이 있든지, 아니면 권 판사 아버지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침내 P는 권 판사 아버지를 죽여 버릴 결심을 하고 기회를 노린다. 독살을 시도해 보기도 하고 납치를 계획하기도 했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P는 여러 차례 자기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어느 무더운 여름 밤 일본도를 들고 담을 넘어 권 판사 아버지의 방에 들어섰다. 인기척에 놀라 깨어난 권 판사 아버지를 난자(亂刺)하여 죽여 버렸다. P는 체포되어 무기형을 받아 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무슨 고역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감방 안에 들어앉아 있는 것이다. P는 돈을 많이 예치하여 놓고 날마다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청하여 먹는다. 그렇게 소일한다. P는 자기의 죄과를 뉘우치지도 않는다. 도리어 가끔 소리를 높여 말한다. “내게 협력해 주지 않은 그놈(권 판사 아버지)을 내 손으로 죽여 버린 것은 통쾌한 일이었다. 하하하, 나는 내 명대로 살 것이니 이것은 참 통쾌한 일이다. 나라에 경사라도 생기면 감형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출옥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이런 말이 권 판사 귀에 들어가지 않을 리 없다. 교도소 옆을 지날 때 권 판사의 심정은 과연 어떠할까? - 동아춘추 1963년 2월호 - 윤 신부의 상황 설정이 참으로 묘해서 권 판사의 반론 글이 몹시 궁금했다. 그런데 권 판사가 동아춘추 편집장에게 보낸 글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러나 그 의미는 참으로 심중했다. 권 판사가 보낸 글을 그대로 소개해 본다. 편집장에게 나는 윤 신부의 사형에 관한 글에 대하여 논평하기를 주저하였습니다. 과거에 우리나라에서의 의견대립으로서의 논쟁이 본론(초점)을 떠나 인신공격으로 빠지는 예를 보아왔기 때문에 나와 윤 신부와의 논쟁도 또 그 전철을 밟지나 않을까 하고 적이 염려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예상은 불행하게도 적중되고야 말았습니다. 이것은 공개토론 할 기회가 적었던 우리 민족의 비극입니다. 나는 윤 신부가 나의 소론(所論)을 반박한 글에 대해서 다시 논쟁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의 아버지가 윤 신부의 저주를 받기 전에 이 세상을 떠나신 것을 자식으로서 다행하게 생각합니다. - 1963년 2월 27일 권순영 - 2 위의 논쟁에서 누가 이긴 것으로 보아야 할까. 사람마다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름대로 승자를 판단할 수는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칼로 자르듯 ‘누구의 승리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누가 이겼다고 보아야 할까? 상대로 하여금 전의를 상실케 했으므로 윤 신부가 이긴 것으로 보아야 할까. 논쟁의 올바른 차원을 깨우치려 한 권 판사에게 승점을 더 주어야 할까? 그런데 이런 식의 질문이야말로 의미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어 표현식으로 하면 그야말로 난센스(nonsense)의 장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가지 사실은 명확하다. 하나는, 논쟁의 판이 깨어졌다는 것이다. 더 이상 사형제도 찬반에 대한 합리적 주장을 펼치고 경청할 판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씨름 경기에서 씨름판이 깨어졌는데 승자가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두 번째 사실, 즉 아무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이 분명하다. 이기지 못했을뿐더러 두 사람의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권 판사의 불편함은 쉽게 이해가 간다. 자신의 인격과 몸(인신)이 공격을 당했으니까. 그것도 육친의 아버지가 참혹하게 당하는 장면으로 끌려갔으니까. 윤 신부인들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권 판사가 저렇게 속이 상했는데 희희낙락하는 마음이 될 수 없다. 당연히 불편하고 힘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면 이 논쟁에서는 이긴 사람이 없다. 논쟁을 지켜본 사람들은 씁쓸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굳이 승자를 가리려고 한다. 아니 자신의 관점에 부합하는 사람을 승자로 만들려고 한다. 요즘 같으면 윤 신부의 글에나 권 판사의 글에 악성 댓글이 미친 듯이 달려 나갈 것이다. 논쟁이 게임의 논리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곳에 저급한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린다. 그 포퓰리즘에 영합하는 인격이 바로 소영웅주의라 할 것이다. 포퓰리즘의 음습한 온상이 바로 우리들 안의 악마적 공격성에서 만들어진다. 포퓰리즘에 휩쓸리기 쉬움을 경계하는 지혜는 일찍부터 있어 왔다. 대중은 어리석다는 말도 있었다. 대중이 어리석다는 말을 압도하는 말로 일찍이 민심이 천심이라는 지혜로운 명제가 있음도 잘 알고 있지만, 그 민심이 악플을 통해야만 제대로 드러난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다. 3 부메랑(boomerang)이란 것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이 사냥이나 전쟁을 할 때 쓰는 굽은 막대 모양의 무기를 일컫는 말이다. 부메랑을 던져서 짐승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나무에 쳐 놓은 그물에 새 떼를 몰아넣기 위해 매 대신 부메랑을 이용하기도 한다. 전쟁에서는 살상용 무기로 쓰이기도 하였다. 부메랑은 차차 발전하여 던진 사람에게로 돌아오는 부메랑이 생겨났다. 던지면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은 가벼우면서 얇고 균형이 잘 잡혀 있으며, 길이는 30~75㎝, 무게는 약 340g이다. 그래서 부메랑은 던진 사람에게로 되돌아오는 무기이다. 말의 백태(百態)를 알면 사람의 백태를 아는 것이다. 인신공격은 말의 백태(百態) 중에 가장 질이 낮은 말이다. 인신공격을 하는 동안에는 가장 치열하게 말을 하고 가장 잘 공격한 것 같지만 그 피해는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모든 인신공격이 예외 없이 그러하다. 그것을 깨닫는 데도 세 부류의 심급이 있다. 첫째 부류는 그래도 교양과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한 못된 말에 대한 자괴감 때문에 자기혐오에 휩싸인다.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하는 마음에 괴로워한다. 자신이 자신에 대해서 실망하고 상처받는 것이다. 그다음 부류로는 인신공격으로 인해 자신이 주변 사람들에게 신망을 잃고 좋은 평판을 상실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 자신의 인격에 실망하기보다는 주변의 인기를 잃었다는 데에 실망을 하는 부류들이라고나 할까. 마지막 부류는 인신공격 자체를 특기쯤으로 자랑스럽게 펼치고 다니다가 자기가 공격을 가한 상대로부터 열 배, 백 배의 통렬한 복수를 당하고 난 다음에 인신공격의 폐해를 아주 늦게야 깨닫는 사람이다. 물론 이렇게 평생을 살면서도 인신공격의 악마성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자기가 던진 부메랑이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은 자기가 쏜 독한 말의 부메랑이 다시 자기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어리석기는 원주민들이 아니라, 문명시대 약삭빠른 말의 재주꾼들이다. 국정감사 장면에서도 인신공격의 말이 난무한다. 민망하기 그지없는 장면들이 속출한다. 저렇게 상처들을 양산해야만 국정이 감사되는가. 무릇 모든 상처들은 원혼처럼 떠다닌다. 그래서 부메랑이 되어 원래의 발신자에게로 돌아간다. 주술처럼 들리는가. 사실 주술의 본질이란 것이 자연의 섭리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가장 치명적인 것은 말의 부메랑이다. 그걸 모르기 때문에 더더욱 치명적이다.
바보란 밥만 축내면서 제 구실 못하는 사람 요즘 필자의 눈길을 끈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한 장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우정에서 사랑으로 발전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두루미(이지아 분)와 천재 트럼펫 주자 강건우(장근석 분) 커플, 가을 밤 정취에 취해 키스의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입술과 입술이 닿으려는 순간, 애견 (베)토벤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괴짜 지휘자 강건우(동명이인, 김명민 분)에게 딱 걸리고 만다. “흥, 귀머거리에 백치라, 바보 커플이네. 계속해 봐….” 지휘자 강건우가 청신경 종양 때문에 청각을 잃게 될 두루미를 귀머거리로, 스스로 엄청난 음악적 천재임을 모른 채 좌충우돌하는 순수한 청년 강건우를 백치라고 비아냥거리는 대목이다. 이 대사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귀머거리+백치=바보’가 된다. 바보의 뜻을 찾아보면, 지능이 부족하여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 또는 어리석고 멍청하거나 못난 사람을 욕하거나 비난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바보라고 부르는 두 가지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다. 바보를 규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여하튼 통상적인 기준에 비추어 바보가 틀림없을 때 바보라는 호칭을 쓴다. 또 하나는 실제로 바보는 아닌데 비난, 조롱, 동정 같은 목적을 위해 단지 비유적으로 바보라고 부른다. 바보는 어원적으로 ‘밥’에 ‘보’가 붙은 형태라고 한다. 이때 ‘보’는 울보, 겁보, 느림보와 같이 낱말 끝에 붙어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마디로 바보란 밥만 축내면서 제 구실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원래의 뜻에서 어리석거나 멍청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변한 말이다. 제 구실을 못한다는 넓고 추상적인 의미가 지능이 모자란 사람이라는 뜻으로 좁혀지고 구체화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모자란 사람을 가리키는 말 바보의 뜻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것은 ‘모자람’이다. 됨됨이가 변변하지 못하고 덜된 사람을 얼간이라고 하는데, 얼간은 소금에 살짝 절이는 것을 가리킨다. 즉, 얼간이란 간이 덜 되어 맛이 엉성한 상태의 사람을 빗댄 말이다. 본래는 제대로 간을 맞추어 맛깔스럽게 절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대충 간을 맞춘 것처럼 어설프고 모자란 듯하다는 뜻인 셈이다. 얼간이는 얼간, 얼간망둥이라고도 한다. 모자람의 뜻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낸 말로 ‘반편이’를 들 수 있는데, 지능이 보통 사람보다 모자란 사람을 가리킨다. 반편, 반병신과 바꾸어 쓸 수 있는데, 주지하다시피 ‘반(半)’ 자체가 모자람, 온전하지 못함을 드러낸다. 반편이는 열 달을 온전하게 채우지 못하고 태어났다는 뜻으로 ‘여덟달반’이라고도 한다. 한편 말이나 하는 짓이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 머저리라고 한다. 머저리와 비슷한 말로 어리보기가 있지만, 이보다 멍청이라는 말이 더욱 일상적으로 자주 쓰인다. 멍청이는 아둔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속된 느낌을 더하여 멍텅구리라고도 한다. 한 번에 낱말을 하나씩 동원하여 소기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 보통이지만, 분하거나 속이 터질 때는 ‘바보 머저리 멍텅구리…’처럼 몇 개를 동시에 나열하면 감정 표현의 효과가 더욱 커진다. 육체적 결함과 정신적 결함 바보의 뜻이 정신적인 능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 유념하며 다시 ‘귀머거리+백치 =바보’라는 도식으로 돌아가자. 귀머거리는 귀가 어두워 듣지 못하는 사람을, 백치는 뇌에 장애나 질환이 있어 지능이 아주 낮고 정신이 박약한 사람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백치는 바보가 틀림없겠으나 귀머거리를 과연 바보라 할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바보는 지능과 관련해서 이른바 정상이 아닌 사람을 가리킬 뿐, 귀가 들리지 않는 것처럼 신체의 어느 부분이 온전하지 못하거나 기능을 잃어버린 사람은 ‘병신’이라고 한다. 따라서 엄격히 말해 병신은 정신적인 결함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자라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 병신이라 칭한다. 원래의 뜻에서 보자면, 여기서 ‘모자라는 행동’이란 어디까지나 육체적인 능력을 고려한 지적일 따름이지 정신적인 측면에는 하등 해당하는 바가 없다. 육체적인 기능에 아무런 결함이 없는데도 굳이 병신이라는 욕을 한다면, 육체에 한정되는 뜻의 범위를 정신까지 확장하여 비유적으로 끌어다 쓰는 경우일 것이다. 본래 병신이란 말이 육체에 속하는 낱말이라는 증거는 이 말이 물건에 쓰일 때 확연하게 드러난다. 손잡이가 떨어져 나간 문이나 한 짝이 없어진 양말, 꼭지가 떨어져 나간 뚜껑 등 어느 부분을 갖추지 못하여 쓸모없어진 물건을 가리켜 흔히 “그건 병신이 되어 버려 이젠 못 써”라고 말한다. 물건에는 지능 같은 정신적 능력이 없기에 병신은 될지언정 죽었다 깨어나도 바보는 되려야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다 앞에서 바보의 쓰임새를 실제적인 의미와 비유적인 의미 두 가지로 제시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과연 일상생활에서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의미로 바보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다시 말해 뇌의 장애 때문에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사람을 바보라고 공개적으로 일컫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병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권이나 차별 같은 개념이 없던 옛날이라면 몰라도, 바보나 병신이란 말을 원래의 뜻으로 입에 담는 일은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비유적인 의미라면 상황이 사뭇 다르다. “널 믿었던 내가 바보였어”, “이 바보야, 정신 차려”에서처럼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책망하는 진지한 쓰임새도 있는 한편, “울긴 왜 우니? 바보같이…”, “난 너 같은 바보가 좋아”에서처럼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긴 유쾌하고 귀여운 쓰임새도 친근하다. 나아가 ‘바보들의 행진’, ‘바보 선언’, ‘병신과 머저리’ 등 예술작품의 제목으로 쓰일 때는 사회적 환경이나 시대의 흐름에 닳거나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순박함, 혹은 상처나 아픔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기도 한다. 밥이라는 뿌리에서 가지를 친 낱말 가운데 밥만 축내는 한심한 족속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밥통’이나 ‘밥벌레’를 들 수 있다. 밥통이나 밥벌레도 바보와 뜻은 별다르지 않지만, ‘통’이나 ‘벌레’에 비하면 사람을 가리키는 ‘보’의 존재는 하늘과 땅만큼 차원이 다르다. 아마도 바보에서 인간미가 흠뻑 느껴지는 까닭은 ‘보’의 위력에 있지 않은가 한다. 바보와 영웅은 종이 한 장 차이 한반도에서 배출한 바보 가운데 가장 전형적이고 고전적이며 모범이 될 만한 사람은 누구일까. 역시 김부식의 삼국사기가 전하는 온달이 아닐까 한다. 온달은 신분이 낮고 얼굴이 못생겼으며 눈먼 홀어머니를 봉양하고 있는 가난한 청년이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 사람들의 평가 기준은 똑같은 모양인지 별 볼일 없는 사내라는 이유로 고구려 사람들은 온달을 바보라고 불렀던 것 같다. 남들은 바보라고 손가락질을 해댔지만, 평강공주는 온달이 착하고 성실하며 힘과 지략을 갖춘 남자라고 평가했다. 곁에서 아버지 평원왕이 갖은 말로 뜯어말리는데도 온달의 잠재 능력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확신하고 기어이 온달에게 제 발로 시집을 갔다. 온달이 왜 하필이면 남들이 바보라고 부르는 내게 시집을 오려고 하느냐고 묻자 평강공주는 다음과 같이 항변한다. “서방님이 왜 바보입니까? 바보라고 부르는 사람이 바보이지요. 늙으신 어머님 봉양 잘하고, 맡은 일 열심히 하고, 남 해롭게 하지 않는 착한 분이 왜 바보입니까?” 남들의 시선을 한칼에 베어 버릴 수 있을 만큼 평강공주의 심지가 굳었기에 온달은 바보에서 영웅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온달과 평강공주 부부의 꿋꿋한 모습에서 지능이 모자라고 어리석은 바보의 이미지를 발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이들 부부는 바보야말로 영웅의 또 다른 모습임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바보라고 놀려도 거기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남이야 뭐라 하든 말든 자기 할 일만 묵묵히 해 내는 온달과 평강공주야말로 바보와 영웅은 실로 종이 한 장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만약에, 이런 바보들만 산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 25년 만의 수석교사제 도입 = 교육혁신위원회가 2006년 마련한 교원정책 개선 방안에 따라 올해 3월부터 수석 교사제가 전격 도입됐다. 수석교사제는 한국교총이 지난 1982년부터 가르치는 교사의 전문성에 상응하는 역할의 부여와 교육 전문조직으로서의 유인체계 마련 등을 위해 주장해 온 제도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 3월부터 전국의 초·중·고 교사 중 172명의 수석교사를 선발해 현재 시범운영 중이다. 16개 시도교육청은 지난해 말 교직경력 10년, 15년 이상 경력자 중 수석교사를 선발했으며 대우는 20% 내 수업 감축, 연구활동비 월 15만 원을 지급한다. 이와는 별도로 시·도별로 특별연구비 지원(서울 연 300만 원, 부산 120만 원, 강원 100만 원 등), 교육청 장학위원 위촉, 해외연수, 전보 시 우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준다. 수석교사는 소속 학교에서의 수업 외에 수업 코칭, 현장 연구, 교육과정·교수학습·평가방법 개발보급, 교내 연수 주도, 신임교사 지도 등 해당교과 수업지원 활동을 펴고 있으며 아울러 교원양성·연수기관에서의 강의 등 교과교육 관련 외부활동 등도 맡고 있다. ■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교권보호법’추진 = 한국교총은 지난 7월 ‘교원의 교육활동,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토론회를 열고 교원의 교육권과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한 ‘교권보호법’(가칭)을 제안했다. 교권보호법은 교권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고 교원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학생의 학습권 및 교원의 교육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외부인의 학교 출입 시 별도의 사전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 법안에는△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 설치 △시·도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 설치 및 교권전담변호인단 운영 △사립교원 교권보호 제도 마련 △교권침해사범 가중처벌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교권침해 예방 및 회복 조치 의무화 △교육과 관련 없는 행사의 교원 참여 요구 금지 △학교 교육과 무관한 자료제출 요구 제한 등이 포함됐다. ■‘영어’ 수업을 ‘영어’로, 영어 교육 강화 = 올 한해는 영어 교육 논란이 유난히 뜨거웠다. 대통령인수위 시절 영어뿐만 아니라 수학, 사회, 과학 등 일반 과목도 영어로 가르치는 영어몰입 교육이 제안됐다가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영어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 공교육 강화만 추진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영어’를 ‘영어’로 수업할 영어전용교사의 자격 문제 또한 이슈였다. 영어전용교사 2만 3000명을 충원한다는 인수위 방침에 따라 교과부는 영어 회화만을 담당하는 교사 충원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영어교사 양성·자격·임용 체계에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교육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자 한발 물러서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영어 공교육 강화를 위해 현직 교사의 영어 연수를 강화하는 한편 영어체험교실(초등) 400여 개, 영어전용교실(중·고) 2300여 개를 연내에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서울 국제중학교 설립 논란 = 서울의 첫 직선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 재임에 성공한 공정택 교육감이 내년 개교를 목표로 서울에 국제중학교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국제중학교 논란은 다시 시작됐다. 반대 여론이 많았지만 10월 31일 서울시교육위원회의 동의안 처리가 마무리됨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이 대원중과 영훈중을 특성화 중학교로 지정·고시해 내년 3월 개교하게 된다. 국제중으로 전환해 문을 여는 대원중과 영훈중은 1단계 학교장 추천과 학교생활기록부 등 서류심사를 통해 정원 모집의 5배수 선발, 2단계 개별면접, 3단계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하며 학급 수는 학교당 15학급(학년당 5학급), 학생 모집은 서울에 한정된다. 하지만 대원중과 영훈중 지역 학부모 등 국제중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1713명이 11월 5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과 특성화중학교 지정·고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냄에 따라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국제중학교는 현재 1998년 설립된 부산국제중, 2006년 문을 연 경기 가평의 청심국제중 등 2개 학교가 있다. ■ 가닥잡지 못한 자율형사립고 = 이명박 정부는 자율화·다양화된 교육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100개), 기숙형 공립학교(150개), 마이스터고(50개) 등 다양한 성격의 학교가 설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출범 이후 기숙형공립고, 마이스터고의 1차 선정 작업이 이미 끝난 것에 비해 자율형사립고는 파급 효과가 큰데다 반대가 거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입학대상 선발방법, 재단전입금비율, 등록금 문제 등이 주요 쟁점이다. 교과부는 10월 초에 실시한 자율형사립고 공청회를 비롯해 시도교육청 및 사학 관계자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연말 ‘자율형사립고 지정 운영 계획’ 최종안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 자율형사립고 선정이 이루어지면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고등학생이 되는 2013년 문을 열게 된다. ■ 교육재정 확보 비상등 켠 교육세 폐지 방안 = 기획재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향후 5년간 25조 원 세제감면안’에는 부가세인 교육세를 2010년부터 폐지해 본세와 통합하겠다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교육계 전체가 “안정적인 교육 재정 확보에 비상이 켜졌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세는 휘발유 등 석유 연료와 술, 금융·보험업자 수입금액 등에 붙은 목적세로, 1981년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재정 확충’ 차원에서 도입됐다. 지난해 규모가 약 4조 1000억 원이다. 기획재정부의 안은 교육세를 폐지해 ‘내국세’에 통합하는 대신 올해 현재 내국세의 20.0%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20.39%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교과부는 교육세가 내국세로 흡수되면 3조 5000억 원의 내국세분 교부금이 늘어나고, 나머지 6000억 원은 교부금 비율을 0.39% 올려 손실을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교부금과 전입금은 교육세와 지방교육세보다 삭감이 용이한 재원으로 안정적인 교육 재정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교육계의 설명이다. 또한 교육계는 교육세 폐지는 곧 교육자치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육세는 교과부 장관이 관장하기 때문에 교육영역의 자주재정권을 보장하는 수단이었지만 교육세가 폐지되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지방교부세의 통합 교부를 촉진하여 교육재정의 자율성이 약화될 수 있으며,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지방교육자치의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총은 이와 관련해 11월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펼쳤다. ■ 공무원 연금법 = 3년여를 끌어온 공무원 연금이 ‘조금 더 내고, 조금 덜 받는’ 구조로 개혁이 확정됐다.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지난 9월 24일 이 같은 내용의 ‘공무원연금제도 개선 정책건의안’을 발표했다. 공무원들의 소득대체율은 최대한 현행대로 보장하면서 정부의 적자 부담을 완화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하지만 공무원 연급법 문제는 아직 ‘진행 중’이다. 교총 등 5개 공무원단체, 전문가, 행정안전부 등이 합의한 내용을 골자로 행안부는 11월초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정부입법 형태로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향후 일부 조항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한국 근현대사교과서 수정 = 2004년부터 국정감사에서부터 문제제기가 됐던 교과서 좌편향 논란은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올해 더욱 커졌다. 10월 6일 정두언 의원이 교과부 국정감사에서 다시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서둘러 교과부에서는 10월 30일 교과서 발행사에 수정권고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해당 교과서 집필진이 11월 4일 ‘한국 근·현대사 집필자 협의회 참가 교수 일동’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교과부의 수정권고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번 교과부가 수정권고 한 55건 중 반 이상은 ‘첨삭 지도(단어나 표현 바꾸기)’의 수준이고 그나마 쟁점이 될 수 있는 나머지 15건도 ‘좌편향’된 것이 아니라 검인정 제도하에서 다양성의 측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 학업성취도 평가 전면실시 = 논란이 무성했던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10월 14~15일 전국 1만 1154개 초·중·고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이번 시험은 앞서 실시된 초등 3학년 기초학력 진단평가와 마찬가지로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했다. 교과부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학생의 학업부담을 이유로 전체 학생의 3% 전후만 표집해 실시해 왔다. 평가 대상은 초등 6학년은 전국 5894개교 66만 25명, 중학 3학년은 3076개교 67만 5053명, 고교 1학년은 2184개교 66만 7329명이다. 평가영역은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개 교과이며 14일에는 국어, 과학, 사회를 15일에는 수학, 영어를 각각 치렀다. 교과부는 14일 시험에서는 전국적으로 78명의 학생이, 15일에는 92명의 학생이 평가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했다. ■ 학교 시험문제 저작권 대법원 판결 = 중간고사나 기말 고사 등 학교시험문제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며, 출제자 이름이 명시된 시험문제 저작권자는 교사 개인이 갖는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가 4월 10일 출제 교사를 명시하지 않은 학교 시험 문제에 개인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고 개인 저작권을 인정한 경우에도 손해배상액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한 사건을 기각함에 따라, 지난해 12월 서울고등법원 판결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