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32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경기도의 한 입시명문고에서 고3 담임교사 세 분이 9개월 사이에 숨졌다는 언론기사를 접했다. 사인은 두 분은 자살, 한 분은 암. 결국 고3 담임을 하면서 받은 과중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하니 참으로 가슴이 먹먹하고 개탄할 일이다. 요즘 들어 사회 전반적으로 인권이 존중되는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인권 상황은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더 열악해진 것 같다. 학생인권만 강조되고, 부모들도 교사를 하찮게 여기는 풍조가 만연하니 교사의 인권은 바닥까지 내려왔다. 정부와 교육청은 교사평가다 뭐다 하며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있다. 필자만 하더라도 방학에도 아침 7시 반에 출근해 반 아이들의 등교상태를 점검하고 담당구역 청소배정을 한 뒤, 결석한 학생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학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어느새 8시 반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부랴부랴 1교시 수업준비를 하고 교실에 들어가면 온몸은 이미 땀으로 범벅이 돼있다. 하루 5시간의 수업이 끝나면 2시간 자율학습 감독을 한다. 주간 자율학습이 끝나면 다시 6시부터 9시까지 야간 자율학습 감독을 한다. 어떤 날은 밥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 주말이면 학교생활기록부 정리와 수업준비로 피서는 생각지도 못한다. 이렇게 학생들은 점점 말을 듣지 않고 학부모들의 요구는 더욱더 다양해지고 행정업무는 쌓여만 간다. 지금 우리 교육은 누가 봐도 비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교육이 망하면 나라 전체가 망하게 된다. 이제는 교사들을 위해서도, 학생들을 위해서도, 우리 미래를 위해서도 교육이 변해야 한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도덕이나 윤리를 강조하고, 체육과 예술 활동도 충분히 해야 한다. 그래서 꽉 막힌 학생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줘야 한다.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주고 자신들의 끼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동아리방도 활성화시켜야 한다. 교사도 정부와 학생들 탓만 할 수는 없다. 교사가 그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스스로 교직은 천직이라는 사명감을 다시 찾고 희생과 봉사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게 교육이 정상화돼야 다시는 학교 때문에, 일 때문에 고귀한 생명을 버리는 교사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전북도교육청(교육감 김승환)이 내년부터 마이스터고에서 근무한 교사에게 승진 가산점을 부여한다고 9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지난 8일 일부 개정된 ‘전북교육공무원 승진 가산점 평정 기준’에 따라 마이스터고 근무 교사에게 월 최대 0.036점의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마이스터고 교사는 근무 경력에 따라 월 0.0005점(1개월 미만 0.000016점)부터 최대 0.036점까지 부여하고 총 합계 10점을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내년 3월1일부터 실시되며 근무 경력도 이때부터 적용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마이스터고에 우수한 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며 “마이스터고 희망 학교 신규 선정의 필수 요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에서는 2010년 전북기계공고와 군산기계공고가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 남원의 한국경마축산고가 마이스터고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특수교사 충원의 실질적 ‘키’를 쥐고 있는 행정안전부가 교육과학기술부의 특수교사 1500명 증원 요청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간사 김세연 의원(새누리당)이 13일 마련한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방안에 관한 간담회’에서 행안부 조직기획과 홍신애 사무관은 “교과부가 요청한 내년 특수교사 증원 1500명은 최소인력으로만 이끌어가자는 현 정부 정책기조에 따라 불가능하다”며 “내년 특수교사 정원은 지난해 수준인 135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교과부 권택환 특수교육과장은 행안부·기재부 사무관들에게 특수교사 충원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권 과장은 “일반교사 법정정원 확보율(80.9%)에 비해 국·공립 특수교사 확보율(57.9%)이 턱없이 낮아 매년 1000명씩 증가하는 학생 수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선 인원부터 배정하고, 나중에 공무원 수를 조절하는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2008년부터 작년까지 4350명의 특수교사 증원 예산을 요청했으나 행안부는 1406명을 배정하는 데 그쳤다. (7월9일자 참조) 행안부 홍 사무관은 “국가가 장애학생을 교육해야 될 책무가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공무원 정원과 예산을 간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무원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예산기준과 손창범 사무관도 “행안부와 교과부가 협의한 선에서 가급적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단국대 특수교육과 한경근 교수는 “숫자나 예산이 아니라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어렵게 모인 자리에서도 공감은 한다면서도 매번 듣던 대답만 또 들었다”며 “예산과 정원 타령만 하다가 문제만 키울 거냐”고 질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장애인 교육권 및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를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 관계자는 “행안부 장관, 청와대 교육비서관, 교육문화수석 면담, 전국적 집회 등을 통해 1500명 증원을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령별 누리과정 도입으로 교원 수요가 대폭 늘어난 유치원의 경우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8일 행안부를 방문한 한국국공립유치원연합회 전호숙 회장은 “단설유치원에 필요한 182명만 증원하겠다고 하는데 신‧증설된 1163학급 및 3학급이상 공립유치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1745명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 회장은 "유치원 정책의 획기적 정책 변화에 따른 특별 정원이지 않냐”며 “수시 정원 조정을 통해서라도 추가 확보하지 않으면 학부모 집단 민원 발생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회장은 다음 주 교총과 함께 행안부 장관을 면담할 예정이다.교총은 “예산 담당 부서가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것이 문제”라면서 “특수교사 교권, 누리과정 성공을 위해 함께 예산확보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1호 스쿨폴리스 박 경사 조언 “선진국형 예방‧사후검거로는 성공 못해” 일부 선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교전담 경찰관 ‘스쿨폴리스’가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에 순차적으로 배치될 전망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3일 당정회의에서 학교 10곳에 1명의 전담경찰관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합의했다. 개정안은 그동안 일부 지방경찰청에서 시범운영했던 학교전담 경찰관제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새누리당의 ‘아이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 특별위원회 간사인 신의진 의원은 “선진국에서 학교폭력 및 사고 예방 목적으로 시행되는 스쿨폴리스제를 국내에 공식 도입한 것”이라며 “해당지역 순경급 위주로 선발해 2013년까지 514명을 증원하고 2015년까지 10개교 당 1명(총 1000여 명)의 전담경찰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정 발표에 대해 2010년 용인교육청 파견으로 우리나라 첫 스쿨폴리스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박종억 경기지방경찰청 경사는 “예방이나 사후검거 위주의 선진국형 스쿨폴리스는 한국 정서상 맞지 않다”며 “학교폭력 사안조사부터 참여해 조치를 결정하고 사후처리까지 원스톱으로 도움 줄 수 있는 스쿨폴리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학교폭력 가해사실이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면서 학부모들의 미묘한 감정대립으로 사안조사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며 “전문적 조사능력을 갖춘 스쿨폴리스가 학교‧교사와 협력해 정확히 사안조사를 하면 공정‧투명하게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쿨폴리스 근무 당시 용인지역 170여개 학교를 담당했다는 박 경사는 “학교 10곳 당 1명 등 인원 충원보다 교육적 마인드를 갖추고 학교와 협력할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찰관 중 학교문화와 학생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교사자격증 소지자, 사범대 출신, 심리 또는 상담 전공자 등을 우선 선발하고,사전교육을 철저히 해학교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잡지는 주변에 흔하다. 책으로 쳐 주지도 않는다. 그저 잡스러운 것 정도로 취급한다. 특히 잡지는 정기적으로 발행되기 때문에 시기가 지나면 폐지 취급을 받는다. 그래서 책을 모으는 사람도 잡지는 모으지 않는다. 그런데도 나는 잡지와 남다른 인연을 맺고 오랫동안 잡지와 함께 하고 있다. 내가 잡지에 첫 손길을 뻗은 것은 대학 때였다. 유신 정권의 몰락으로 대학이 긴 휴교에 들어갔다. 그때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간 곳이 청계천이었다.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당시에 청계천은 아늑한 공간이었다. 청계천에서 ‘사상계’ 잡지를 통해, 4․19 혁명 당시 학생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었다. 그리고 전설처럼 알고 있던 5․16 혁명도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잡지더미에서 실체를 알았다. 잡지 ‘사상계’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역사의 진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한 장 한 장 넘기는 순간 나의 심장은 뜨거워졌다. 나는 4월호, 5월호,…7월호를 샀다. 없는 6월호를 찾기 위해 청계천을 다 뒤졌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듯 이 서점 저 서점을 헤맸다. 나는 책을 사러 다닌 것이 아니라 아무도 가르쳐주진 않던 역사의 진실을 찾아다녔다. 책방 구석에 허름하게 버려져 있는 ‘사상계’라는 잡지는 역사의 진실만큼 끈질긴 생명력을 지니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은 흐르지만 진실은 사멸하지 않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기성 정치 세력이 진실을 덮으려고 폐간이라는 강제 수단을 썼지만 구석에서 의연하게 남아 있었다. ‘사상계’는 죽지 않고 우리 가슴에, 우리 역사 속에서 숨 쉬고 있었다. 5공화국의 출범으로 대학은 활기를 찾았지만, 최루탄 냄새는 여전했다. 나는 군 제대 후 대학 생활을 하면서 여전히 시대를 포용하지 못하는 허기에 차 있었다. 그래서 우연히 잡지 창간호를 모으기 시작했다. 잡지 창간호는 회사가 세상에 처음 내놓으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책이다. 책의 호적부가 되고 속간되어지고 있는 잡지의 근간이 된다. 그 책의 첫 번째를 내가 소유하고 있다는 우월감이 나를 달치게 했다. 오래된 잡지 창간호는 묘한 매력이 있다. 화려하게 탄생했지만 세상의 그늘로 밀려난 슬픈 운명처럼 느껴진다. 세상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묵묵히 걸음을 옮기는 내 삶과 비슷했다. 잡지를 모으는 일은 책을 찾아다니는 즐거움이 있었다. 생활이 답답하고 피곤하면 서점으로 간다. 책을 만져보고 구경하는 도락(道樂)이 그럴싸하다. 창간호를 사러 고서점(古書店)을 찾는 날은 주머니에 돈도 두둑이 넣고 가지만 전날 좋은 꿈을 꾸어야 한다. 욕심나는 책을 발견하고 돈이 부족해서 못 살 때는 팔리지 않도록 주인 몰래 서점 구석에 깊숙이 감춰놓고 돌아왔다. 뒷날 다시 돈을 모아 가지고 가서 그 책이 그대로 있을 때는 잃어버렸던 귀중품을 찾은 것처럼 기뻤다. 잡지 읽기는 또 다른 공부였다. 잡지도 물론 학문을 다루고 있지만, 그곳에는 삶이 있고, 현실이 있었다. 학문이 관념적이라면 잡지는 현실적이었다. 강의실은 고답적인 학문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불편했다. 하지만 잡지는 현실과의 소통을 추구했다. 그래서 잡지 읽기는 신선함이 있었고, 여유로움이 있었다. 생각해 보니 잡지 읽기는 중학교 때부터였다. 그것은 ‘선데이 서울’이라는 잡지였다. 그 잡지는 우리 또래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다. 동네 형들이 보여주던 그 잡지는 늘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 잡지에 담겨 있는 이야기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당시는 어른들 몰래 숨어서 봤지만, 그 잡지가 우리의 유일한 성교육 교재였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날에 낡고 오래된 잡지가 나를 즐겁게 했다면 지금은 신간 잡지가 나를 뜨겁게 한다. 교직에 들어서도 책은 늘 나에게 목마름을 해갈해 주는 존재였다. 하지만 서점에 가기가 힘들다. 그래서 잡지 정기 구독을 했다. 그러면서 늘 빠지지 않는 것이 문예지였다. 대학 때부터 가을이 되면 신문 신춘문예 공고를 오려가지고 다녔다. 정작 글도 못 쓰면서 글을 써야 한다는 중압감에 몸과 마음이 괴로웠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그 병이 자연 치유됐지만 여전히 내면의 호수에는 갈등의 수초가 자라고 있었다. 오늘도 집에는 잡지가 서너 권 도착했다. 아내는 잡지를 읽지도 않으면서 돈만 낸다고 끊기를 재촉한다. 하지만 나는 당장 읽지 않아도 좋다. 그 잡지는 언젠가 내 손에 들리게 되고, 위대한 삶을 공급받게 되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잡지를 모으는 일은 그 책을 전부 읽겠다는 미래의 약속이 내재하기 때문에 즐겁다.
명예퇴직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4743명이 명예퇴직을 하게되어 3년새 70.9%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단순히 명예퇴직을 하는 수준을 넘어서 '명퇴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예전에는 명예퇴직을 신청만 하면 당연히 퇴직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명예퇴직을 신청해도 수용이 될 것인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현실이 되었다. 전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사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교육현장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중에서도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침해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명예퇴직이 증가했던 경우는 교원정년단축이 이루어졌던 1999년과 그 이후 두차례 정도의 공무원연금법개정때가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특별한 이슈가 없음에도 교원들의 명예퇴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학생인권조례제정과 맞물려 교사들이 제대로 된 위치를 찾기 어려운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반론제기도 만만치 않지만 설득력은 없다. 정상적인 교육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서 상당히 매력적인 교직을 떠나기가 쉽겠느냐는 것이 일반인들의 추측성 반론이지만 학교현장을 단 한번만이라도 겪어보았다면 쉽게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교사들은 교권을 가질때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교권이 없다면 어느누구도 쉽게 교육활동을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교권은 교사의 권력이 아니고 가르칠 권리를 이야기한다. 학생들이 아직은 미성년이기 때문에 교권을 인정해 주기 어렵다고 해도, 인권과 교권은 균형이 맞춰져야 한다. 교권강조없이 인권만 강조되는 현실에서 교사들이 권위를 가지고 정상적인 교육을 할 수 없는 구조가 현재의 학교구조인 것이다.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어렵고 더이상 학생들을 교육할 의지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교육현장의 현주소이다. 명예퇴직 증가와 함께 언론에서는 일제히 올해 신규교사 임용이 증가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물론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고용면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교직의 특성상 50대 이상의 중견교사들이 교단을 떠난다는 것은 매우 큰 손실이다. 다른 직종도 어느정도 경험이 쌓여야 효율적인 업무처리가 가능하겠지만 교직은 특히 더 경험이 중요하다. 교사들이라면 누구나 다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갑작스런 명예퇴직의 증가는 밀물과 썰물의 균형이 맞지 않는 불균형이 심화될 뿐이다. 학생지도와 학교폭력예방은 물론 학습지도에서도 경험은 무시하지 못할 만큼 중요시된다.경험이 많은 교사들의 위치는 교육현장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더욱더 많은 중견교사들이 교단을 떠날 것이다. 더 늦기전에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이유이다. 균형이 맞는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의 분포도 균형이 맞아야 한다. 남,여 비율과 함께 다양한연령대의 교사가 분포되어야 한다. 젊은 교사들이 많아지면 교단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더 늦기전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일반인들이 볼 때 상당히 매력적인 교직을 버리고 명예퇴직을 선택하는 교사들이 많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명예퇴직을 선택하는 모든 교사들이교육현장의 교육여건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대부분이 같은 이유라면 분명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하루빨리 교사들이 교권을 회복하여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이 교단과 교육을 안정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세네갈이 어디에 있는 나라예요?' '어 세네갈은 아프리카 북쪽의 바닷가에 있는 나라인데… 왜?' '올림픽 축구를 보다가 세네갈이라는 나라가 나와서요? 근데 선생님은 사회선생님도 아니면서 어떻게 그나라가 거기 있는지 아셨어요?' '옛날부터 지리를 좋아 했었는데…그때 외워둔 것이 지금 생각나네' 며칠전 방과후 수업을 하는 중에 학생이 질문을 했던 것이다. 원래부터 지리를 좋아했었는데. 아니 원래부터는 아니었다. '세갬기니시리코가토다' 무슨 다른나라 말도 아니고,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궁금할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에 입학해서 수도없이 암기하고 또 암기한 것이다. 사실 이보다 더 많았는데, 이제는 거의 다 잊고 기억나는 부분이다. 기억나는 부분이 또 있다. '구오에느니코바' 이것도 수없이 암기하고 또 암기했던 것 중의 하나이다. 무슨 이야기인지 자꾸 궁금해질 것이다. 어쩌면 지리(특히 세계지리)를 전공하신 선생님들은 벌써 이해 했을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리 시간에 선생님께서 아주 큰 세계지도를 들고 들어 오셨다. 지금이야 컴퓨터를 이용하면 세계지도를 보는 것은 일도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큰 괘도같이 생긴 지도를 가지고 선생님들이 수업을 하실 때였다. 그리고 각자 가지고 온 사회과부도를 펼치라고 했다. 영문을 모르는 우리들은 부도를 펼치고 선생님의 지시에 따랐다.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 나라의 위치를 알아야 어떤 산업이 발달했고 그나라 국민이 주로 무엇을 해서 살아가는지 이해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지도를 보라고 하셨다. 아프리가의 해안에 있는 나라들을 하나씩 이야기 하셨다. 바닷가에 접해있어 아무래도 관련 산업이 다른 산업보다 더 발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암기하도록 한 것이 바로 '세갬기니시리코가토다'였다. 그냥 따라서 암기했다. 단번에 암기는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것을 암기하게 되었다. 이제 좀 이해가 되실 것이다. 세네갈, 감비아, 기니, 시에라이론, 라이베리아, 코트디부아르, 가나, 토고를 쉽게 암기하기 위해서 선생님이 알려주신 것이다. 지금도 정확히 기억 나는 나라들이다. 물론 위치도 기억난다. 이번에는 '구오에느니코바'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이것은 구아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드로,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파나마를 뜻한다.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나라들이다. 이 나라들을 암기하면서 자메이카, 쿠바도 그 옆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금도 알고 있다. 우사인볼트가 자메이카 출신인데, 학생들 중 상당수는 자메이카가 아프리카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이름이 아프리카 느낌이 드는 모양이다. 아메리카 대륙에 위치한 나라라고 학생들에게 알려 주었다. 온두라스는 '구온에느니코바'라고 하면 외우기 어려우니, '오'로 하고, 파나마도 파로 하면 외우기 어려우니 '바'로 하고 '파'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했었다. 일부이긴 해도 이렇게 암기했던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에 있는 나라가 지금까지도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다른나라도 많이 암기 했었는데, 기억나는 것은 이렇게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일부이다. 그때는 앞의 글자 하나만 외웠었는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나라이름까지 기억하게 되었다. 지리가 재밌고 즐거워진 것이 그때 부터였던 것 같다. 세계지도를 그려놓고 나라이름을 적어넣는 시험도 보았다. 선생님이 알려주셨던 그대로 따라서 해보니, 너무나 쉬웠다. 월드컵축구대회나 올림픽을 볼때 간혹 그런생각이 든다. 그때 지리 선생님 덕분에 세계의 나라들이 어디에 위치했는지 많이 알게 되었다는 생각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이 왜 그리 중요했는지, 왜 시험까지 출제가 되었었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그 선생님 덕분에 올림픽을 더 쉽게 이해하면서 즐길 수 있는지도 모른다.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구오에느니코바' '세갬기니시리코가토다' 가 아직도 생각나는 것을 보면서 교사의 수업방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세계에 많은 나라가 있지만 어떤 나라가 어느곳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올림픽을 보면서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왠지 어느나라가 어느곳에 있는 것인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또 그것이 하나의 상식이 되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2006년 월드컵대회때 토고라는 아프리카 나라와 우리가 한조가 되었었다. 토고라는 나라의 이름을 듣고 바로 위치를 파악했다. '게갬기니시리코가토다'덕분이었다.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모든 학급에서 같은 내용으로 수업을 하지만, 학생들 중에는 그 가르침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고 다양한 수업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번 각인된 것은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 남아있게 되고, 그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까지 오래도록 기억하기 때문이다.35년전에 배웠던 내용이 오늘도 또렷이 기억나도록 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요즘 들어 힐링(Healing) 이란 말을 참 많이 쓰고 듣는다. 모 TV방송 힐링 프로그램이 새로운 컨셉(concept)으로 인기를 얻은 이유는 인간의 최대 관심사인 건강과 관련되기도 하고 또 자연과 함께하는 ‘치유’라는 맥락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즉, 현대와 같이 각박한 삶에서 감당해야 하는 온갖 스트레스들이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피로로 누적되어 인간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그 수위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왔기에 힐링(Healing)은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이슈가 되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힐링의 필요성은 언급한 바와 같이 바쁘고 지친 직장인으로 살다보니 오히려 자신의 가장 소중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아볼 수 없어 자신을 위한 진정한 이탈과 휴식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교원들은 삶은 삼사십년을 교직에 보낸다. 물론 한 학교는 아니지만 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로 일관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원들의 교직생활도 이젠 그리 녹록치 않다. 과거와 달리 교육환경이 변하여 학생지도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게다가 학부모의 요구도 만만치 않다. 이로 인해 교원들이 겪는 육체적·정신적인 피로감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한마디로 교사노릇하기 힘든 세상이 된 것이다. 최근에 교원 명퇴 증가의 주요 요인이 교권추락으로 학생지도가 어렵다는 것이라는 점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우리는 예로부터 ‘군사부일체’라는 교원이 존경받아 온 나라다. 온갖 어려움에서도 오직 제자 사람과 교직의 보람 으로 헌신하신 스승의 명예가이젠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버릇없는 제자들의 행동에도 참아야 하고 무례한 학부모의 언행에도 인내해야 하는 교직이 그야말로 감정노동직으로 전락한 것이다. 교육수요자들 앞에서 자기감정을 참고 숨겨야 하는 이중적인 고통은 교원들의 새로운 스트레스와 정신질환으로 다가오고 있다. 교육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원이 건강해야 행복한 학교, 행복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교원의 피로감이나 각종 직업적인 스트레스는 학생교육에 대한 사랑과 열정과 직결된다. 그러므로 보다 높은 교육성과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교원의 건강관리와 심신의 피로에 대한 건강한 치유가 절실한 것이다. 사실 교원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은 방학과 교원연수년제 등이 있지만 마음 놓고 자신을 생각하고 마음의 안정이나 피로를 풀 수 시간이 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여교사들은 집안살림과 자녀양육, 그리고 배우자의 뒷바라지로 자기만의 시간은 좀처럼 가지기 어렵다. 그리고 교원연수년제는 아직 도입단계라 극소수 교원들만 혜택을 보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교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힐링은 교원들의 연수 프로그램인 것이다. 지금 30~60시간으로 운영하고 있는 교원연수제도는 대부분이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것으로 교원의 자율적 의사와는 거리가 먼 연수가 많다. 자율적인 연수 프로그램 중에서도 힐링에 관련된 연수는 없으며, 이들 연수는 대부분이 사설전문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원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이 시급한 것이다. 요즘 교원들은 자기개발을 위해 스스로 찾아서 연수를 받는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교원 자신이 필요에 의한 연수라서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교원의 힐링 연수는 교원들의 지친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자신만이 여유를 가지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교원의 힐링 연수가 효율성을 얻으려면, 시기나 기간, 내용과 방법, 장소, 평가 등에서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힐링 연수의 시기나 기간은 연수자의 의사를 최대 존중해야 한다. 물론 교원의 조직과 인사원칙을 고려해야 하지만, 힐링 연수를 요청하는 교원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는 자들이므로 이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둘째, 힐링 연수의 방법과 내용은 전문적인 강사도 필요하지만 연수시간의 많은 부분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적 시간도 필요하므로 요가, 독서, 음악이나 영화 감상 등 융합적이고 자율적인 프로그램 구성이 효과적이다. 때론 혼자서, 때론 여러 명이 서로의 갈등이나 문제점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처럼 힐링은 혼자 산책하거나 책을 일고, 음악을 듣으며,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도 치유활동인 것이다. 셋째, 힐링 연수 장소는 도연명의 '무릉도원' 같은곳이 제일 좋지만 개인의 특성, 계절, 기간에 따라 달라야 한다. 다만 공통적인 것은 자연과 벗 삼아 쉴 수 있고,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호젓한 숲속이나 파도소리 들리는 바닷가면 된다. 이런새로운 환경에서 며칠 동안만이라도 가정과 학교의 일상을 접고,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라야 그간의 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찌든 심신을 깨끗이 치유할 수있는것이다. 넷째, 힐링 연수의 평가는 없애고 자신의 반성문이나 녹취록을 대신하는 평가이어야 효과적이다. 평가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야쌓인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그러므로 힐링 연수의 목적이 교원의 심신 회복에 있으므로 기존의 연수 평가 방법에서 과감히 벗어나 진정한 힐링이 이루어지게 해야 하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교원의 힐링, 반드시 필요하다. 힐링이 단순히 교원의 심신의 치유를 넘어 교원 복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행복한 교육은 무엇보다교원 건강한 심신의 담보 없이는 불가능하다. 교원의스트레스나 피로를 회복하고 교육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재충전할 수 있는 진정한 힐링이교원 연수의 새로운불루오션이 되었으면 한다.
몇 년 전 자녀의 감정을 먼저 헤아리고 공감해 주라는 것에 대한 학부모 연수에 참석한 적이 있다. 보통은 아이의 행동에 대한 결과만 놓고 성급하게 가르치려 들었는데 이 연수를 듣다보니 정작 중요한 아이의 감정은 등한시 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자녀의 감정에 공감하고 소통하겠다는 연수 직후의 열의는 몇 개월의 시간이 지나자 흐지부지 되어 버린 기억이 난다. 그러던 중 텔레비전에서 조벽 교수님을 알게 되었고 인터넷을 통해 "조벽 교수의 수업코칭, 나는 대한민국 교사다"까지 찾아서 듣게 되었다. 효과적인 수업을 위한 내용으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직시할 수 있었고 좀 더 노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학생들을 이해하는 방법론에서 '감정코칭'을 이야기했는데 바로 일전에 학부모 교육에서 공감했던 바로 그 내용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감정코칭'에 대해 좀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고자 최성애 교수님의 "공감과 소통을 위한 사랑의 기술, 감정코칭"을 원격연수로 신청하게 되었고 이 때 부교재 격으로 같이 주문한 책이 바로 최성애, 조벽 교수의 청소년 감정코칭이다. 감정코칭이란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준 다음 아이의 행동에 대안을 제시해주는 방법으로, 하임 기너트(Haim G. Ginott) 박사에 의해 그 중요성이 인식되고 존 가트맨(John Gottman) 박사에 의해 체계적으로 연구되었다. 그리고 최성애, 조벽 교수에 의해 대중화되고 있는 대화법이자 교육법, 사랑법이다. 책은 감정코칭에 대한 기초적인 의미부터 필요성, 감청코칭을 위한 단계별 기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상대의 감정을 포착하고(1단계), 이를 코칭의 기회로 삼아(2단계), 상대의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하며(3단계), 이 감정에 이름을 붙여 구체화해서(4단계), 올바른 행동으로 이끌어내는(5단계), 쉬워 보이지만 막상 적용하려면 상당한 노력과 연습이 필요한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특히 뇌과학의 특징에서 본 청소년기의 특징이 인상 깊다. 30세는 되어야 전두엽의 발달이 완성된다는 것으로 청소년기의 뇌는 전두엽의 대대적인 리모델링 중인 어수선한 상태라 생각이나 행동에 모순이 많다고 했다. 순간 학교에서 학생들과 있었던 일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하루에도 몇 번씩 목소리를 높여가며 학생의 잘못을 꾸짖었지만 정작 이들의 정신적 상황이나 감정 상태는 별로 헤아려주질 못한 것 같다. 좀 더 차분하게 대처했어야 했지만 내 감정에 휘둘려 상대를 다그치고 훈계하기에 바빴다. 그들의 상태에 대한 보다 과학적인 접근 없이 우리의, 나의 입장에서만 너무 아이들을 몰아붙인 것은 아닌지 반성해본다. 이제 코칭의 단계별 방법을 알았다고는 하지만 이를 학생들에게 활용해 감정적 공감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더 많은 연습과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 미흡한 부분이 많겠지만 조금씩 아이들의 감정에 귀 기울이는 연습을 해야겠다. 며칠 동안 원격연수를 들으며 책을 함께 읽었다. 원격연수 제작을 위해 오프라인 강의가 먼저 이뤄지고 이를 제구성해 책을 엮은 것이라 내용상으로는 동일했지만 책과 원격연수를 함께 들으니 그 효과가 배가되는 것 같았다. 책을 통해 접한 내용을 최성애 교수님의 육성으로 복습할 수 있었고, 교수님의 설명으로 느끼게 된 내용을 책으로 체계화 할 수 있었다. 이제는 실천하는 문제만 남았다. 학생들의 감정적 교감을 통해 보다 발전적인 학교생활이 되었으면 좋겠다.
올해 명예퇴직교원이 474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9일 발표한 16개 시·도 명예퇴직교원 현황에 따르면 8월말 명예퇴직 교원은 총 1864명으로, 2월말 퇴직한 2879명을 합치면 올 한해 명예퇴직 교원 수는 4738명이다. 이는 4년 전인 2009년 2776명에 비해 70%나 늘어난 수치다. 명퇴 교원은 2010년 3548명, 2011년 3818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시도별로는 ▲서울 1223명 ▲경기 680명 ▲부산 423명 ▲경북 337명 ▲경남 288명 ▲전남 244명 ▲대구 234명 ▲전북 218명 ▲강원 216명 ▲인천 186명 ▲충남 182명 ▲충북 178명 ▲광주 128명 ▲ 대전 121명 ▲ 울산 85명 ▲제주 62명 순으로 많았다. 학교 급별로는 초등학교 1746명, 중학교 1665명, 고교 1329명, 교육전문직 3명이다. 8월 명퇴 교원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퇴직수당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명퇴 신청을 되도록 수용하라는 교과부 요청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이 결격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신청을 수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명예퇴직 신청자 중 수용되지 않은 인원은 전국에서 불과 4명(서울 3명, 대전 1명)밖에 되지 않았다. 50대 후반이었던 명퇴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8월 명퇴자 평균 교직 경력은 28년, 나이는 53~54세가량 된다. 40대 신청자가 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지난 2월에는 공립학교 명퇴 신청자 중 40대는 약 5%(694명 중 36명)밖에 안 됐지만, 8월에는 9% (585명 중 53명)로 급증했다. 이렇게 ‘젊은’ 명퇴 교원이 늘어나는 근본 원인은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어려움이라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지난 5월 한국교총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4.9%가 이 같이 응답했다. 교육환경 변화로는 ‘학생인권조례 추진 등으로 학생지도의 어려움 및 교권추락 현상’을 꼽은 비율이 70.7%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명예퇴직 신청자는 2009년 3083명, 2010년 3841명, 2011년 4393명, 2012년 5385명으로 계속 증가해왔다. 한편 명예퇴직 교사 증가로 내년 신규임용은 지난 5월 사전 예고 티오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2013 초·중등교사 임용 계획은 9월 최종 공고될 예정이다.
일본교육연맹(회장 타카가와 료이치‧이하 일교련)이 주최한 제28회 한일교육연구발표회는 2일 도쿄 친잔소에서 ‘교육을 담당할 인재육성 추진 방안’을 주제로 개최됐다. 한국에서는 조대연 고려대 교수가 한국의 교원연수 현안을, 일본은 이토 슌스케 도쿄도미나토구립 아카사카학교 교장이 ‘전일중 교육비전’을 중심으로 한 교원양성체제 개선을 발표했다. 직급별 핵심역량 중점·현장성 강화 ▨ 한국=조 교수는 교과부의 2012년 교원연수 추진 방향을 중심으로 한국이 공교육 신뢰 증진을 목적으로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시·도교육청에서는 역량 중심의 자격연수와 현장에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 직무연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역량 제고’를 위한 연수과정 확대로 인해 교원전문성 향상을 위한 실질적 연수시간이 줄어드는 현실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조 교수는 연수 방향의 개선점으로 ▲실질 연수과정 확대 및 운영 ▲교원평가와 연계한 맞춤형연수 정착 ▲직급별 핵심역량 중심의 연수 운영 ▲교원연수기관 범위 확대 및 역할 재정립을 제안했다. 그는 이외에도 학습연구년제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학습연구년제 운영 대학의 프로그램을 점검해 현장지향적으로 운영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양한 목적의 교내 연수회 활성화 ▨ 일본=이토 교장은 일본의 교원양성시스템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원 동기부여 ▲조직적 인재육성 ▲연수제도 개선 ▲인사평가의 활용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정기적 교내전체 연수보다는 젊은 교원들이 주체가 되거나 교과별로 진행되는 등 다양한 목적의 교내연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연수 지도자를 파견하고, 예산과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평교사→교장승진 없어, 60세 이후 후배 멘토링 ▨ 교장공모·자격갱신·정년=한국 측 참가자들은 일본의 교원자격제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일본의 교장공모제, 교원면허갱신제, 교원정년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일교련 관계자는 교장공모제에 대해 “민간 기업체 CEO 등 외부 인사를 교장으로 영입하는 사례는 있으나 평교사가 교장으로 바로 승진한 사례는 없다”고 답변, 한국의 내부형 교장공모제와는 다름을 강조했다. 일본 측 참석자들은 교원면허갱신제도가 평가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교장·교감을 포함한 모든 교원을 대상으로 10년마다 실시되고 있으나, 연수를 통한 보완이지 평가로 갱신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 일본 교원의 법정 정년은 60세이나 희망할 경우 65세까지 정규교원의 70% 정도의 보수를 받으며 시간강사로 근무할 수 있어 실질적 정년은 65세인 셈이다. 정년 이후에 시간강사로 근무하는 교사는 학생 대상 교육활동보다는 초임 교사의 멘토링과 후배교원 상담 등의 업무를 주로 담당한다. 중·고교과정 통합…학제 다양화로 혁신 ▨ 고이시카와(小石川) 중등교육학교 탐방=같은 날 한국 대표단은 도쿄 시내에 소재한 고이시카와 중등교육학교를 방문했다. 이 학교는 2006년 6년제 중등교육학교로 학교 급을 전환했다. 일본은 학제 다양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고교 6년 과정을 통합한 ‘중등교육학교’ 제도를 200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도쿄에는 10개교가 이 형태로 운영된다. 학생들이 1~5년까지는 모든 과목을 수학하나 6학년에는 중점과목만 골라 학습할 수 있다. 일본은 과거 중등교육학교 학제를 운영하다 미국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중‧고교로 학교 급을 분리했다. 안양옥 회장은 “전통으로 회귀하는 것이 때로는 혁신일 수 있다”며 “한국교육도 학제 다양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또 다른 특징은 교감 대신 부교장 명칭을 사용하는 점이다. 안 회장은 “이 제도를 교감 사기진작 방안을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고려할만하다”고 밝혔다. 이 학교 히토시 니쿠라 부교장(교감)은 새로운 학제에 대해 “3년 단위로 입시 준비가 없어 학생들이 매너리즘에 빠질 것을 우려했으나 해외 자매결연학교와 교환학습 실시로 문제점을 극복하고 있다”며 “6년제로 전환한 후 학력이 향상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진설명(위)-한국교총과 일본교육연맹이 2일 도쿄 친잔소에서 제28회 한일교육연구발표회를 개최했다. *사진설명(아래)-고이시카와 중등교육학교 한 학급의 영어시간에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제7회 평화교재실천교류회’에서 참석자들에게 가장 주목받은 발표는 일교조 대표로 나선 요시다 준이치(사진) 홋카이도 교직원노조원의 ‘일본을 둘러싼 평화·역사교육을 둘러싼 정세와 과제’였다. 그가 발표한 지난 1월말 개최된 일교조 ‘제61차 교육연구 전국 집회’에서 중2 학생을 대상으로 ‘일본의 전쟁 가해’에 대한 평화교육을 실시한 A교사의 사례는 충격적이다. A교사는 발표 내용이 전국 언론지에 게재되자, 신상이 털리고 우파들의 공격에 시달렸다. 동일본 대지진이후 일본 내에서 얼마나 내셔널리즘(Nationalism)이 강조되고, 우파가 득세하고 있는 지를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A교사는 “전쟁에서 희생된 일본인은 300만 명이지만 중국, 조선을 비롯해 아시아 사람들에게 강요된 희생은 2000만 명 이상”이라며 “너무나 큰 희생 위에 제정된 것이 ‘두 번 다시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일본 헌법이며 그 중 세 군데에 ‘평화’라는 말이 나온다”고 가르쳤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다음날 언론은 A교사의 발표 내용에 대해 ‘자학적 교육’, ‘날조’라고 비난했고, 인터넷에 A교사의 실명이 공개돼 악플이 넘쳐났다. 우익 거리 선전차의 반복적 공격에 보름 후 A교사는 진상을 밝히지도 못하고 급기야 학생들에게 사죄했다. 그는 이후 3월 정년퇴직했지만 ‘재임용’으로 교직에 다시 들어올 수 없도록 봉쇄당했다. 요시다 씨는 “이것이 일본의 평화교육과 역사교육을 둘러싼 상징적 단면”이라며 “일본의 전쟁가해, 전쟁책임을 교육과제 정면에 다루는 일은 아시아와의 공생이 요구되는 지금 특히 중요한 교육실천이지만 우파세력 공격은 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교조의 교육연구집회에서 발표된 훌륭한 리포트에 대한 우익의 공격과 정치적 압력이 이번 일만은 아니다”라면서 “그럼에도 겁먹지 않고 교육실천이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그는 “우익교과서 채택은 교직원들의 교과서 조사, 연구를 완전히 무시한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교과서를 추천한 수장에 의해 임명된 교육위원들의 정치적 개입에 따른 것”이라며 “일본군 위안부 존재와 관련된 기술은 부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접한 동아시아 지역 국가 간 평화교육에 대해 논의하고 실제 수업사례를 공유하는 등 실질적인 교류가 이루어지는 ‘한·중·일 평화교재실천교류회(이하 교류회)’가 8일~10일 중국 북경 중국인민궁전호텔에서 열렸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교류회는 ‘근·현대의 동아시아사를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를 주제로 개최됐으며 한국교총과 전교조, 중국교육과학문화위생체육공회(이하 중국공회), 일본교직원조합(이하 일교조) 등 3개국 4개 단체 소속 교사들이 모여 자국의 역사·평화교육 사례를 소개하고 의견을 나눴다. 개회식에서 이남봉 교총 수석부회장은 “한·중·일이 동북아 공동체로 공존·번영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투영하고 미래를 준비할 역사교육이 중요하다”며 “교류회를 통해 동북아시아 3개국의 역사교육을 이해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오카지마 마사키 일교조 사무총장은 “일본, 한국, 중국의 학생들에게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역사교육을 하는 것은 동아시아의 평화·우호·연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계속적인 실천 교류가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첸지바오 중국공회 부주석도 “일본의 식민지 전쟁 이후 세 나라가 반세기 이상 유지해온 평화를 앞으로도 지켜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다음 세대가 전쟁 반대, 평화 사랑의 마음으로 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도모할 수 있는 진정한 교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교류회에서는 3국 대표들이 각각 △한국 ‘고교 한국 근현대사 축소 논란과 시사점’(권오현 경상대 교수) △일본 ‘일본을 둘러싼 평화·역사교육을 둘러싼 정세와 과제’(요시다 준이치 홋카이도교직원노조원) △중국 ‘중국의 역사교육 개황’(뚜안밍엔 베이징훼이원중 교사)을 발표했다. 이어 최용 서울동명여고 교사, 이와타 요시코 가나자와시립 미나토중 교사, 장빈핑 베이징 제5중학교 교사가 수업 사례를 공개하고, 3국의 평화교육에 대해 토론했다. 일교조 제안으로 2003년 시작된 교류회의 내년 개최지는 일본이다.
교과부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 주관하는 개발도상국 교육 글로벌화 지원 사업의 교사 파견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4월부터 2개월간 몽골에 다녀왔다. 19명의 한국 교사들은 몽골에서, 20명의 몽골 교사들은 한국의 학교에서 근무하는 국제 교사 교류 프로그램이었다. 환경 열악해도 교육은 계속된다 필자가 근무한 곳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중심가인 수흐바타르구(區)에 있는 1번 학교였다. 수흐바타르구에서 가장 좋은 학교 중 하나로 꼽히는 이 학교도 다른 많은 몽골 학교가 그렇듯 교실이 부족해 오전에는 중·고생들이 공부하고, 오후에는 초등생들이 공부하는 2부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런데도 한 반에 학생 수는 50명이 넘었다. 값이 비싸 교과서를 살 수 없는 학생들이 많아 교사가 칠판에 교과서 내용을 적으면 학생들이 공책에 필기를 하는 쓰기와 암기 위주의 수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분필 같은 사소한 물품에서부터 수업 기자재와 자료, 시설들이 부족하다 보니 음악과 미술수업, 과학 실험 수업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시설은 부족했지만 그렇다고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 자체가 제한당할 정도는 아니었다. 가난으로 인해 교육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몽골만의 체계적인 교육체계 하에 교육과정 또한 잘 짜여 있었다. 필자는 초등생들에게 수학, 영어, 실과를 가르쳤는데 그동안 학생들이 평소에 하지 못했던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 다양한 자료, 컴퓨터와 빔 프로젝터 등을 활용해 학생들이 직접 말하고 참여하는 활동 위주의 수업을 준비했다. 학생들에게는 분명 몽골 선생님에게 수업 받는 것이 효과적이고 쉬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새로운 경험에 대한 관심 때문에 영어와 어설픈 몽골어로 하는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줬다. 한국인 교사와 함께하며 아이들은 한국어를 연습해 인사를 건네고, 한국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나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학생들의 학교 문화에 대한 수업을 하기도 했다. 다른 선생님은 한국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위해 입학 관련 정보도 알아보고, 진로지도도 하셨다. 이렇듯 다른 나라에서 온 교사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수 있다. 그 교사의 모습 자체가 배우고 노력하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할 모델이 되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던 수원국에서 경제발전을 통해 원조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교사들이야말로 그 역할에 제격이다. 리더 양성이 진짜 발전 돕는 일 교육개발의 몫은 단순히 가난한 아이들의 기아 근절과 초등 교육 의무화 달성만이 아니다. 한 나라의 자립은 경제원조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정치·경제·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올바른 인재를 길러내야 그 사회가 발전하고 성숙할 수 있다. 그 사회를 이끌어 나갈 리더를 양성하는 것은 교육의 몫이며, 교육은 교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교사를 포함한 고급인력들이 보수가 좋은 선진국의 3D 직종으로 유출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원조국의 교육 전문가들의 협력이 더욱 절실하다. 언어의 장벽에도 몽골 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마음이 통하는 것을 느꼈다. 알고 있는 것을 나누는 기쁨은 어디에서나 동일하다. 내가 가르치는 것을 열심히 받아들이는 그 아이들을 보며 더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다짐을 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또 다른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됐다.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이나 국제협력단(KOICA)은 물론이고 수많은 교육개발협력 단체들이 세계 각국에서 교사 교류를 통한 교육개발협력을 하고 있다. 많은 교사들이 이런 프로그램들에 참여해서 느끼고 배우고 가르칠 수 있기를 바란다.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교육과학기술부를 포함한 부처들이 경쟁적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대책이 모두 피해자보다는 가해자를 대상으로 한 사후처분 중심의 대책이라는 점이다. 피해자에게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 채,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각종 서비스가 중복되는 형국이다. 예방을 위한 상담이 답이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전문상담교사제도는 사후처리 뿐 아니라 사전 예방의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전문상담교사의 상담은 학교폭력 사건 발생 후의 대처에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전에 일반 학생들에 대한 상담을 통해 학교폭력의 예방을 도모할 수도 있다. 문제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아이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전문상담교사제도가 기능을 발휘하느냐는 것이다. 그렇기에 전문상담교사의 전문성 확보는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최근 교과부가 부족한 전문상담교사 인력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임용고시를 급히 실시했다. 사정이 급하다보니 일반교과 교사들까지도 교육대학원에서 일정 과정을 이수하면 임용고시에 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관련 학계를 통해 전문가로서 다년간 수련을 받은 양질의 인력을 공급받아 학교에 배치한 외국의 사례와는 매우 다른 대응이다. 일본이나 미국의 스쿨 카운슬러들은 교사자격증은 없으나 다양한 연수와 수련을 통해 개인 상담이나 집단 상담을 즉시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다. 따라서 별다른 추가 교육 없이도 양질의 서비스를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학교현장의 환경이나 동료교사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현재 고용된 상담사들은 학생을 직접 상담하기보다는 일반 행정업무에 투입돼 교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학교의 상담인력들이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순기능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근로조건 개선도 업무 효율성 증진에 필요하다. 현재 학교의 상담인력은 대부분 계약직 형태로 채용돼 있다. 심지어는 학생들도 상담선생님을 보조인력 정도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학생들과 제대로 된 신뢰관계를 형성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렇게 전문상담교사가 학교폭력대책차지위원회의 행정처리 인력으로서 전락한다면 사실상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상담’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상담 분야의 전문 인력이 사건의 발생 전부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서 학교의 적대적인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때에만 학교 상담사로서 제 기능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다. 단기과정으로는 전문가 못 길러 지금도 각 부처에서는 앞 다퉈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예산 배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예년에도 이런 모습이 없었던 것이 아니지만 금년에는 특히 이 같은 예산 다툼이 천진한 학생들의 목숨을 담보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상담인력 수요가 절대로 존폐 위기에 있는 교육대학원의 새로운 탈출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 어떤 단기교육과정도 양질의 전문 인력을 기르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제도 때문에 보호받아야 하는 학생들이 다시금 상처를 입는 일만큼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진짜 ‘전문’상담교사들이 학교에 충분히 있어야 상담이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이번 방학에 화장실 공사가 한창이다. 개교 14년 만에 전면적으로 화장실을 리모델링 하고 있는 것이다. 투입된 예산은 5억6천만 원. 1층부터 5층까지 이뤄지는 대단위 공사다. 철거 소음도 엄청나고 작은 포크레인도 실내에 들어와 작업을 하고 있다. 수업에 지장이 없게 하려고 지금 진행 중인데 최소 2개월은 걸린다고 한다. 공사하는 기간 동안 화장실을 대체하기 위해 교사(校舍) 뒤편에 임시로 간이 화장실 한 동이 설치됐다. 남자용을 보니 소변기 3개, 대변기 2개였고, 여성용은 대변기 3개라고 한다. 방학 중 교직원과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개학을 앞두고는 재학생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네 곳에 추가로 설치될 계획이다. 교장이라면 학교에 임시로 설치된 간이 화장실이라도 반드시 그 곳을 이용해 봐야 한다. 그래서 불편한 점이 없는지 확인하고, 찾아낸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 남자화장실에 들어가 보려고 화장실 앞에 섰는데 겉모습부터가 필자가 상상하던 것과는 달랐다. 여름에 걸맞은 시원한 풍경 사진이 벽면에 붙어 있고, 입구의 문은 화사한 색으로 장식돼 있다. 게다가 어두울 때 혹시라도 다치지 않도록 벽면에 등도 달려 있다. 안을 들여다보니 더더욱 놀라웠다. 간이 화장실인데도 수세식이다. 용변 후에 사용할 세면 시설도 갖춰져 있고, 심지어 손 씻고 나서 이용할 건조 기계도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방향제까지 있어 향내도 나고 잔잔히 음악도 흐른다.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고개를 들어보니 천장 아래 벽에 음악 방송용 스피커가 달려 있다. 게다가 더 올려다보니 천장에는 에어컨까지 달려 있다. 화장실 수준은 그 국가의 문화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즉 선진국가라고 말하려면 그만한 화장실 시설이 돼 있어야 한다. 지금은 돌아가신 심재덕 전 수원시장은 우리나라의 화장실 문화를 품격 있게 가꾼 선구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필자의 학교도 수원에 있는 만큼 그 영향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 이제 화장실은 싱그러운 향내가 나고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행복한 공간이다. 더 이상 과거 뒷간이라는 이름으로 숨겨두고 싶을 정도로 악취가 나고 지저분해 용무만 빨리 보고 떠나고픈 그런 곳이 아니다. 처음 간이 화장실을 설치했다기에 필자는 불결한 산 속 간이 화장실을 생각했는데 우리 학교의 간이화장실은 그런 화장실이 아니었다. 이걸로 점검이 끝난 것이 아니다. 실제 사용해보기 위해 용변을 봤다. 물을 내리려 발판을 밟아보고 물이 내려간 뒤에 변기 속을 살펴봤다. 변이 씻겨 내려갔지만 흔적이 타일에 조금 남아 있었다. “아, 그래 이것이 문제로군!” 하는 생각이 스치듯 떠올랐다. 이래서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개선책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이 부분은 마음대로 시설을 개선하기는 어려운 부분이었다. 하는 수 없이 청소를 맡은 용역회사의 협조를 받기로 했다. 이번에는 간이 화장실을 점검했지만, 필자는 이런 마음으로 전임지에서도 화장실을 점검하고 나서 학교 화장실에 비데를 설치했다. 학교의 시설이 최첨단이 돼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요즘 가정이나 호텔, 또 주요 공공시설에는 어디나 비데가 설치돼 있다. 그래서 비데에 익숙한 아이들도 많다. 그 아이들은 화장지로만 뒤처리를 하면 개운하지 못하다. 그렇게 쭉 자라온 습관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에 화장실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나면 우리 학교에도 층별로 비데가 설치된다. 화변기와 양변기도 반반씩 설치하기로 했다. 수요자들의 의견수렴도 거치고 공중위생을 생각한 교육적 조치다. 가정에는 대부분이 양변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장소는 다르다. 그래서 개인위생과 관리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변기도 배치한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지역교육지원청의 조언도 받았다. 간이 화장실 시설이 아무리 예전과 달라도 우리 학교 학생들을 생각하면 개학하고 나서 공사가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는 당분간 화장실 이용에 불편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완성되는 화장실은 최신식으로 바뀐다는 기대를 해 본다. 과거 불편했던 점들이 다 개선된 화장실이 되는 것이다. 필자는 건설업체에 신신당부했다. 우리 학교 화장실을 최근 이뤄진 학교 화장실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새로 탄생하는 우리 학교 화장실, 기대가 된다.
2학기부터 중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두고 학교현장에 혼선을 겪고 있다. 스포츠클럽 강사 수업시수를 주당 14시간 이하로 제한하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침과 창의적체험활동 시수를 순증하는 학교에만 강사비를 지원하겠다는 일부 교육청 방침에 교사들의 불만이 터지고 있는 것이다. 교과부는 지난 2월 학교스포츠클럽 시행을 발표하면서 강사료 지원을 약속했다. 문제는 상당수 학교에서 여러 명의 강사를 채용한 것이 아니라 1명에게 주당 15시간 이상 수업을 배정해 채용함에 따라 4대 보험료, 연가보상비 등 예상치 못한 추가 부담이 발생, 예산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1학기에는 스포츠클럽활동을 실시하지 않은 학교가 절반 정도여서 남는 예산으로 추가 지원을 하는 등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 않았지만, 의무화되는 2학기부터는 이마저도 어렵게 된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예산 문제에 앞서 다양한 클럽을 만들어 각 클럽에 맞는 강사를 채용하라는 게 당초 취지였기 때문에 주당 14시간 이하 채용 지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학교 교사들은 “이런 설명자체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취지는 좋지만 다양한 교사를 구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서울 A중 B교사는 “교과부나 교육청 말대로 하자면 대규모 학교는 강사를 십수명은 채용해야 할 것”이라며 “따로 교무실이라도 만들어야겠다”고 푸념했다. 그는 또 “연간 계약을 맺은 학교가 많은데, 강사가 계약 변경을 거부하면 그 책임은 학교가 고스란히 떠맡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창체 시수를 늘리는 경우만 강사비를 지원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다. 서울 C중학교 D교사는 "지침대로라면 창체 담당교사가 체육전공이 아니어도 스포츠클럽을 담당해야 하는데, 이는 교과 전문성을 무시하는 것일 뿐 아니라 학생 안전까지 위협하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이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스포츠클럽활동은 2학기부터 엄연히 정규교육과정에 포함된 창의적체험활동인데, 담당교사를 놔두고 강사를 채용하면 해당 교사는 무얼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수업 시수를 순증할 경우는 교원들에게 추가 부담이 돌아가기 때문에 강사를 지원하겠지만, 정규교사의 멀쩡한 수업을 강사에게 떠넘기는 것은 다른 교사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전문성 무시 주장에 대해서도 "스포츠클럽활동은 학생들에게 기능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신체활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대학생도 스포츠강사를 할 수 있는 마당에 교사가 이정도도 못하겠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창체 담당교사가 수업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지만 도입 당시 예산도 줬고 시도차원 예산확보도 지시한 만큼 강사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전북을 제외한 모든 시도가 교과부 지시에 따라 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 입장은 다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가 지시한 82억 중 2학기에 쓸 41억은 확보했다"며 "교과부에 보고된 것은 2학기 예산에 1학기 실제 지출액만 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학기 미사용 예산에 대한 설명은 정확히 하지 않았다. 문제는 당장 2학기 시간표를 짜야 하는 학교가 교육청의 해명이나 설명을 듣고 있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무부장은 “예산이 있네 없네 싸우지만 솔직히 까놓고 보면 서울시교육청이 교과부 지침대로 하기 싫은 것 아니냐”면서 “학교폭력대책으로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교과부도 그렇지만 교육청도 참…”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교과부는 우선 학급 규모별 스포츠클럽 시수 편성 및 운영 우수사례를 학교에 제공할 방침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사 연수를 확대하고 스포츠클럽 강사 지원·업무 범위 등에 대한 세부 지침 체계화를 통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충남권 4개 교육대학원 공동학술회의 내년부터 중등임용시험에서 객관식이 폐지되고 교육학논술이 신설됨에 따라 시험제도 개편에 따른 혼란을 막으려면 예비 고시생들을 위한 ‘예시문제’를 개발·공개하고 수험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험표준목차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용구 박사(고려대 강사)는 7일 충남대 문원강당에서 ‘중등임용고시제도 개편과 교육대학원 교육과정 개선방향’을 주제로 열린 조선대·영남대·한국교원대·충남대 교육대학원 공동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박사는 “교육학논술 도입은 교사자질 함양에 기여하고 대학의 교직이론 교육과정 운영이 활성화되는 등 교원양성교육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문제는 논술도입으로 예상되는 쟁점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 출제 방식이 예상되지 않아 예비고시생들이 시험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예시문제를 개발‧공개하고, 학습범위 확대로 인한 수험부담 가중은 ‘시험 표준목차제’ 도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험 표준목차제는 현행 공인중개사시험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자격시험의 과목별 출제범위를 사전에 확정, 공표하는 것을 말한다. 김 박사는 시험범위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시험 준비 편의를 돕고, 출제위원에게 출제범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시험이후 민원도 줄일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고등사고력 측정을 위한 논술출제의 어려움은 이미 시험을 보고 있는 유·초등교직논술, 초등 특수 교직논술, 행정고시 등을 모델로 삼아 구체적 논점과 배점을 정해 해결하고, 객관적 채점기준표를 만들어 객관성과 신뢰도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학술회의는 ‘교육학시험제도 개편에 따른 교육과정 운영방안’(김인희 한국교원대 교수), ‘중등교사임용시험제도 변화와 교육대학원 교육과정 운영방안’(이재기 조선대 교수), ‘2009/2011 개정교육과정에서의 집중이수제 정책에 대한 비판적 검토’(김재춘 영남대 교수)를 주제발표 했으며 안양옥 교총회장이 ‘미래 학교 변화를 선도하는 교육선발, 양성체제 개편’에 대해 기조강연을 맡았다. 조선대·영남대·한국교원대·충남대 등 4개 교육대학원이 주관해 열리는 공동학술회의는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양질의 교육서비스 제공을 위해 매년 개최되며, 올해로 14회째를 맞았다.
우리는 독서를 통하여 옛날에 살았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또 미래의 세상에서 살 수도 있다. 그리고 현재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독서는 즐거움뿐 아니라 상상력과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어 자신을 보다 성숙하게 한다. 이처럼 독서는새로운 지식정보의 획득으로 자신의 잠재적 능력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는 것으며 더 나아가 새로운 인격과 가치를 형성하여 행복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독서 토론이란 여러 사람이 같은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독서를 통해 책의 내용을 자신의 시각에 비추어 다양한 생각을 서로 나누는 의사소통의 과정이다. 이러한 독서 토론은 단순한 말싸움보다는 토론 주제에 맞는 의견이나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여 상대방을 이해하고 설득시키는 논리적인 사고와 인식, 그리고 새로운 지식의 가치를 배우는 활동이다. 따라서 독서 토론은 상호의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가장 민주적으로 소통하는 능력이며 토론 과정을 통해 합리적인 비판력과 올바른 가치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것이다. 독서 토론을 통해 얻은 독서 지식이 개인의 지식정보에 효율적으로 사용할 때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건강한 사회발전에 원동력이 된다. 따라서 현대와 같은 빠른 정보사회에서 새로운 지식은 시간을 다투어 변화하고 있으므로 인간에게 필요한 지식정보는 올바른 독서 토론을 통해 가능하다. 즉, 독서 토론은 인간의 정서를 순화시키며, 여가를 활용하고 즐기는 일은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 창조력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바른 독서 토론 습관은 올바른 가치관 형성은 물론 새로운 지식과 정보는 자신의 생활과 창조적인 생산영역에 적용시켜 자기 발전은 물론 사회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독서 토론은 먼저, 무엇을 읽을 것인가에 관하여 토의함으로써 자기의 흥미를 이해하고, 아직까지 알지 못한 잠재적 성장능력까지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관하여 토의함으로써 계획적인 독서 태도를 길러주며, 독서 후 토론준비를 위해 독서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정확한 내용 이해를 통해 비판적 사고 능력이 길러진다. 아울러 토론 활동에 참가한다는 의식이 독서 동기를 높이고 개인적으로 독서하는 것보다 더 열심히 독서하게 된다. 다음으로 독서 토론은 다른 사람의 발표를 들음으로써 독서생활의 적부를 평가하는 능력이 길러지고 또 자기 생각에 대해서도 비판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견해와 자기의 견해와의 차이를 검토하고 서로 보충하고 시정함으로써 이해가 더 철저하게 된다. 사람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한 순간도 다른 사람들과 의사를 교환하지 않고는 살아 갈 수 없다. 나의 의사를 표현하고 남의 의사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의사교환의 질을 높여 줄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대인관계를 원만히 이끌어 주는 첩경이 된다. 즉, 학생들은 타인과의 상호 개방적인 토론을 통해서 자신과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해과정을 통해 자신의 의사나 주장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익히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 의미를 서로 토론함으로써 상대방의 생각이나 입장을 이해하고 보다 객관적인 사실이나 가치관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어려운 문제도 자연스럽게 공동의 지혜를 모야 해결할 수 있는 습관을 형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독서토론의 효과인 것이다. 독서토론의 방법은 여러 유형이 있다. 먼저 자유토론은 원탁식 토론으로 사회자 중심으로 진행하는 일반적인 토론 형식이다. 우리가 많이 보는 토론은 주로 세미나식이나 심포지엄이다. 세미나식은 대주제를 두고 소주제 3~4개를 각각 발표자와 질문자가 발표하고 전회원이 토론하는 형식이며, 심포지엄식은 발표자와 질문자 각각 3~4명이 의견을 말하고 그 의견들을 바탕으로 질의 응답하는 형식이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기초단계에서 많이 적용하는 토론은 찬반론식이다. 이는 미리 주제와 결론을 정해 놓고 찬반을 논하는 형식이 있으며, 보다 발전된 유형으로는 포럼식과 패널식이 있다. 포럼식 토론은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이 발표하고 청중이 질문하면서 토론하는 형식이며, 패널식은 4~6명이 대립되는 의견을 대표자 자격으로 청중 앞에서 논의하는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교육에서 독서 토론의 효율적인 지도는 교사의 올바른 독서토론 설계에 있다. 독서 토론의 방법은 대상이나 집단, 그리고 주제에 따라 다르게 계획할 수 있다. 학급 상황에서 어떤 형태, 어떤 수준의 토론이 효과적인지를 생각하고 학생 수준과 능력에 맞는 계획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또한 교사는 사전에 독서 토론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토론 도서에 대한 기본정보를 이해가 있어야 하고, 그리고 한 권의 책 혹은 한편의 동화를 읽고 학생들과 자연스런 독서 토론을 이끌 수 있는 교육역량을 배양해야 할 것이다.
어느덧 내 그림의 색채는 노란색과 빨강이 주가 됐다. 평택에 자리 잡고 시작한 그림이 어언 20년이 넘었다. 드넓은 평야와 서해바다의 노을을 닮아온 까닭인가 보다. 그동안 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다수의 공모전에 출품도 하면서 동호회활동으로 해마다 꾸준히 전시회에 참여해 왔다. 그동안 내게 그림은 혼자만의 작업이었다. 그림이라는 것이 내게 ‘함께’라는 어울림의 개념이 된 것은 불과 6년 전부터였다. 서해 바다와 맞닿은 곳, 유치원생을 포함해 전교생 70여명의 작은 홍원초. 2005년 3월2일 교사로서 마지막 학교인 홍원초로 첫 출근을 했다. 차를 타고 40여분이나 가야 하는 외떨어진 학교였다. 눈이 내리는 첫 출근길에서 교문을 못 찾아 학교 뒷마을까지 갔다가 마을 어른께 길을 물어 간신히 찾아갈 수 있었다. 5년 전 분교 격하의 위기는 간신히 넘겼지만 여전히 학생 수는 점점 줄고 있다. 나는 이곳에서 근무하는 4년 동안 그림을 통한 ‘행복한 교육공동체 학교’를 경험했다. 개인만을 위한 그림 작업이 아닌 열정과 사랑을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 나누는 행복한 그림 작업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 활동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그 때 구성된 홍원초의 수채화 동아리 이름이 ‘빛그리미’였다. 여기서 ‘빛’은 항상 빛나는 학생들을 뜻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배우고 가르치며 나눔을 공유하는 교사, 학부모, 지역민들을 ‘그리미’라 칭하며 만든 이름이 ‘빛그리미’이다. 개인적으로 즐겼던 취미, 특기 생활이 학생과, 교사, 지역민과 함께 공유하며 학교교육활동에 새로운 활력소가 됐던 경험을 이야기 해보려한다. 봄, 연둣빛 새순의 아카시아 나뭇가지 자르고 다듬어 낚싯대를 만들었다. 우람한 체격의 교감선생님이 양지바른 수돗가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낚싯대를 만들고, 나는 낚싯대마다 낚싯줄을 매달았다. 낚싯대는 모두 여섯 개, 일학년 다섯 명과 담임교사인 내 것이다. 우리 반은 낚싯대를 들고 근처 바닷가 갯벌로 체험학습을 갔다. 내 차에 다섯 아이들을 태우고 갯벌에 가서 조개도 캐고, 바다낚시도 했다. 처음 해보는 낚시라서 물고기는 제대로 잡지 못했지만 홍원의 새내기 일학년 아이들은 교실을 벗어나 바닷바람과 함께 하며 친구, 선생님과 자신의 관계를 배우고 익히는 그야말로 삶의 체험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그날 체험이 ‘빛그리미’ 작품전의 해맑은 아이들 표정으로 화폭에 담겼다. 따사로운 새봄의 수채화였다. 봄나들이, 서울역 푸드코너의 빨간 전광판 아이들이 주문한 음식 주문번호가 떴다. 창덕궁 가는 길에 서울역 푸드코너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2학년 아이들은 4, 5학년 언니, 오빠들과 한 모둠이 됐다. 버스, 기차, 지하철을 타고 갔다. 아이들끼리는 기차를 타 본 경험도, 하물며 지하철을 탄 경험이 없어 하나부터 열까지 이 모든 일이 새로움이었다. 음식 값이며 교통비는 아이들에게 미리 나누어 주고 알아서 사용하도록 했다. 서울역 2층 푸드코너의 빨간 전광판을 본 가슴 설레는 경험은 개나리가 활짝 핀 봄날의 일이었다. 그날 체험이 ‘빛그리미’ 작품전의 순수한 아이들 모습으로 화폭에 담겼다. 깊어진 봄날의 수채화였다. 초여름, 서해바다 위 파란 꿈 전교생이 해군2함대 초계함인 순천함을 타고 풍도까지 다녀왔다. 초계함을 타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2007년부터 교류를 맺어온 순천함 해군들의 초청 덕분이었다. 다시 직접 학교를 방문한 해군들은 아이들과 축구도 함께 하고 호떡도 구워주었다. 달콤한 호떡 맛에 빠져 홍원 가족들은 뜨거운 줄도 몰랐다. 함선을 직접 타보는 날, 함장님을 비롯한 해군들이 가족처럼 친절한 모습으로 화폭에 담겼다. ‘빛그리미’의 활동에 무지개 색 희망을 주었다. 뭉게구름이 피어나는 여름날의 수채화였다 늦은 여름, 회색빛 주차장 벽에 꽃이 피었다. 개나리, 영산홍, 모란, 해바라기, 도라지꽃, 나리꽃…. 홍원의 화단에 계절 따라 피고 지던 이 꽃들이 주차장 벽에도 피었다. 하얗게 쏟아지는 햇살 가득한 여름방학 마지막 날, ‘빛그리미’들이 모여서 회색 주차장 벽에 꽃을 그렸다. 꽃밭을 만들었다. 아이들과 교사들의 그림동아리 활동에 관심을 보이던 서진, 유진, 준엽이 어머니는 누구보다 정성껏 그렸다. 그림에 대한 열정이 있어도 학창시절에는 이루지 못했던 배움이었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했다. 색색의 페인트 통을 주차장에 나란히 줄 세우고, 누구나 눈길도 주지 않던 회색빛 주차장 벽에 오색의 꽃밭을 옮겨 놓은 것이다. 늦은 여름, 해바라기를 화폭에 담던 ‘빛그리미’ 여름날의 추억이었다. 가을, 노오란 은행잎이 떨어질 때 운동장을 둘러싼 스물다섯 그루의 은행나무는 한 폭의 수채화였다. ‘빛그리미’ 모두 한 번쯤은 화폭에 담아 본 풍경이었다.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노랗게 물든 은행잎을 치우는 날 빗자루, 쓰레받기, 갈퀴, 리어카를 동원한 ‘빛그리미’들의 가을 야외 모임이 있었다. ‘빛그리미’들의 소중한 동반자, 은행잎을 치우면서 곧 찾아올 하얀 겨울맞이를 하는 것이다. 이 날은 ‘빛그리미’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이는 잔치 날이기도 하다. 준엽이 아버지가 봄부터 사다 키운 꺼먹 돼지, 그 돼지를 잡아 여는 잔치풍경은 ‘빛그리미’들의 가을 날 수채화 화폭에 소중히 담겼다. 겨울, 빈 가지 사이 파란 하늘이 그리운 날 짚더미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 교장선생님은 이엉을 만들었다. 대여섯 단 볏짚은 이미 학교운영위원장님이 가져다 놓은 것. 그것으로 김장 광 지붕에 얹을 이엉을 만들었다. 학교 텃밭에서 키운 싱싱한 무, 배추로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아서 묻어둘 요량이었다. 학교 주변에 식당이라곤 찾아볼 수 없어서 겨울방학동안 근무하는 선생님과 공부방 아이들의 점심상에 올릴 겨울 반찬이었다. 꼬박 이틀 동안 ‘빛그리미’들이 함께 모여 준비한 빨간 속 양념으로 버무려진 김치, 그것을 땅에 묻어두고 겨우내 먹었다. 어느 때는 김치 그대로, 더러는 김치찌개로, 어느 날은 삼겹살 쌈으로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겨우내 ‘빛그리미’들의 행복한 점심상에 올랐다. 빨갛게 물든 석양을 보며 빈 가지 사이 파란 하늘이 그리운 초겨울의 수채화였다. ‘빛그리미’의 사계절은 다양한 만큼 추억도 많았다. 그것은 그림을 통한 화합이고 함께 하는 즐거움이었다. 그 행복한 결실은 언제나 우리의 작품 전시회로 빛났다. 지난해 11월 4회를 맞는 홍원초 수채화연구회 ‘빛그리미’전이 평택시내 베아트리체 갤러리에서 열렸다. 이제는 성남, 수원, 화성, 심지어 경북 구미까지 흩어져 근무하고 있는 전 홍원초의 교원들과, 현재 홍원의 교원, 학부모 ‘그리미’들이 모여 벌써 네 번째 이야기를 엮게 된 것이다. 우리는 매년 이맘때면 오로지 그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홍원 ‘빛’들의 교육을 위해 온 정성을 함께 쏟았던 일들을 떠올리곤 한다. 공감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홍원의 ‘빛’들이 보다 큰 꿈을 꾸게 하기 위해 각자의 능력을 나누며 보낸 물빛처럼 아련한 행복 나눔의 시간들이었다. 교사의 특기가 자신의 것만이 아닌, 함께 공유하며 서로 이끌어 다함께 즐기는 것이 될 때 학교는 행복으로 가득 찬다. 홍원초를 떠난지 벌써 3년이 되었지만 계절마다 한 폭의 수채화로 떠오르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홍원초 수채화연구회 ‘빛그리미’의 자랑스러움과 행복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