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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제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보름 남짓 지났다. 그 사이 해가 바뀌고 다음 달이면 당선인이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한다. 선거 과정의 갈등과 그로 인한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지만 소통과 화합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교육계 입장에서는 당선자의 공약 이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새 정부가 교육 문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의견 수렴을 통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 정책에 반영하길 고대하고 있다. 진영 논리로 교육적 가치 왜곡 산적한 현안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교육감 직선제다. 이 문제만큼은 해를 넘기지 말고 반드시 국민적 합의를 거쳐 방안을 마련하고 법적 절차까지 마무리 지어야 한다. 내년 6월이면 지방선거와 함께 또다시 교육감을 선출해야 한다.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그리고 지방 교육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한 지방교육자치제는 1991년 관련 법률 제정 이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 중에서도 2007년부터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서는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함은 물론이고 교육재정의 비효율화와 교육계의 갈등 심화를 초래해 대변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른 선거와 달리 시·도교육을 책임질 수장(首長)을 선출한다면 그 과정은 당연히 교육적이어야 한다. 이유가 무엇이든 배우는 학생들에게 수범적이어야 할 선거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됨으로써 교육의 본질을 훼손한다면 어떤 명분으로도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역대 교육감 선거는 결코 교육적이지 않았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위선과 파당 그리고 정치적 술수로 인해 “교육감 선거가 교육을 망친다”는 비판까지 쏟아졌다. 외국의 사례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지만 주요 교육 선진국은 지방교육수장을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육감 직선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헌법 가치의 훼손에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정당 개입이 이뤄질 수 없도록 규정된 현행법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지 오래다. 교육감 선거 사무소 개소식 때 특정 정당 인사들이 참석하거나 유세장에 나타나 암묵적 지지를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교육감 선거의 초점도 교육적 가치와 대의보다는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적 대결로 왜곡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처럼 교육감 직선제가 특정 진영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락했기에 당선자는 화합과 소통보다는 이념적 가치에 따른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만 관심을 쏟는다. 교육 현장의 갈등을 초래한 전면무상급식, 일제고사 폐지,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도 진영 논리에 따른 이념적 대립의 결과물이다. 그러니 교육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교과부와 일부 시·도교육청 간에 사사건건 대립과 반목을 일으켜 급기야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범법행위 하면서 ‘교육’감이라니 정책적 대립만이 아니다. 당선인의 범법행위는 더 큰 문제다. 지난 선거에서 당선된 교육감 16명 중 5명이 각종 범법 행위로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다. 교육자로서 최소한의 소양과 품위가 의심스러운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 보기에도 부끄러울 지경이다. 일부 시·도교육청은 교육감이 임기를 채우기도 전에 범법 행위가 드러나 계속해서 재선거를 치르는 악순환을 겪으며 아까운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 재작년에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1인당 평균 16억원의 막대한 선거 비용을 썼다. 이로 인해 당선 이후 부정과 비리를 저지를 개연성이 매우 높다. 일단 ‘붙고 보자’는 식으로 당선된 교육감이 재정 집행권, 교원 인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공명정대하게 사용하기란 쉽지 않고 결국 자신을 도와준 사람에 대한 보은의 수단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교육감 선거는 지역자치라는 명분 이전에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지켜보는 생생한 교육현장이라는 교육적 관점이 더 중요하다. 교육마저도 이념대립에 따른 권력 투쟁의 장으로 전락하고 그에 따른 각종 비리와 부정이 만연한다면 그 폐해는 결국 학교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돌아간다. 현재 나타난 물증만으로도 이미 명분을 상실한 교육감 직선제를 이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12월 17일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18개 단체가 참여해 교육개혁의 공동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대한민국 교육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약’을 맺었다. 그동안 서로 갈등하는 것으로만 비춰졌던 교육계의 보수와 진보진영이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좋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교육계가 개인과 집단의 소신을 넘어서서 우리 사회를 위해 해야 하고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못했던 것을 하나씩 실천해갈 수 있는 분위기와 토대가 마련된 것 같다. 이런 바탕 위에 2013년에 우리 교육자들이 특히 힘을 모아 시작했으면 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믿고 따를만한 스승이 돼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대의 스승이 되기 위해 교육계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하나는 사회 지도자와 지성인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교사는 지역사회의 지도자로 인식됐고 교수는 어떤 억압에도 불구하고 바른 소리를 하는 지성인으로 존경받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런 믿음과 존경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더라도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자가 어느 정치 집단에 속하는 것은 극히 조심해야 한다. 믿음과 존경을 잃은 이유 중의 하나는 일부 교육자들이 아예 어느 한 편에 서서 정책의 옳고 그름 혹은 타당성 여부를 떠나 자기가 속한 집단의 입장만을 옹호하는 것처럼 일반인들의 눈에 비쳐졌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교육자가 불편부당한 입장에 서서 미래를 바르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그리고 교육자가 옳은 목소리를 내고 우리 아이들을 옳은 길로 이끌도록 보장하기 위해 교사와 교수들의 정년을 보장해줬다. 이러한 사회적 특권에도 불구하고 만일 교육자마저도 자기가 속한 집단이 어디인가에 따라 그 집단의 목소리만 낸다면 세상은 더 이상 믿고 따를 사람을 찾기 어려워 혼란에 빠지게 된다. 교육계가 외부의 존경과 믿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허비한 시간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믿고 따를 스승 없이 살아가는 개인과 사회는 별빛 하나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사람처럼 불행하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안철수와 법륜스님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에게 열광했던 이유는 그들이 사회적 지도자로 인식됐기 때문일 것이다. 힘들고 외로운 길이겠지만 이젠 교육자들이 시대를 밝혀갈 스승으로서의 소명의식을 새롭게 깨닫고 스스로를 변화시켜 갈 것을 소망해본다. 다음으로 교육자는 설령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하고 행동으로 옮기고자 할 때조차도 타인의 오류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오류가능성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상대방의 주장이나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다가 자신의 치명적 한계를 놓치게 된다면 세상은 그를 불신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믿음과 주장에 부합하지 않는 단 하나의 예라도 발견되거든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철저히 분석함으로써 오류 가능성을 줄여갈 때 비로소 세상은 교육자를 사회의 지도자로 교육학자를 시대의 지성인으로 존경하게 될 것이다. 교육자가 이런 자기반성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때 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래야만 교육자가 아닌 경제학자나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사태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교육자에게 기대하는 것은 한 발 더 나아가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교원단체들이 사사건건이 부딪히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미래 세대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 수 있을 것인가? 교육을 위해 서로 양보하며 뜻을 모으고 공감대를 넓혀가는 노력은 교육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더욱 높여주게 될 것이다. 새해를 맞이해 교육계는 앞서 이룬 사회적 협약의 경험을 토대로 서로를 이해하며 공감대를 넓혀가기 위한 다양한 채널을 만들고 대화의 기회를 늘려가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다는 주장만을 하기보다는 스스로가 앞장서서 이를 직접 실천하길 기대한다. 재능기부 활성화라는 시대 흐름에 맞춰 일부 교사들이 앞장서서 교육기부를 실천하고 있고, 이에 대한 사회의 반응이 아주 좋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교육자들이 사회가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는 스승으로 거듭나 혼란 중에 있는 우리 사회에 희망의 빛이 돼주기를 계사년 새해 아침에 간절하게 소망해본다.
이진영 안산 매화초 교사는 학교 안에서 철두철미한 수업준비와 아이들에게 친절한 교사로 유명했다. 그러나 사실 이 교사의 교실에서는 몸싸움에 가까운 폭력적인 장난을 치며 선생님의 말을 안 듣는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방관하는 소통이 없는 교사가 있었다. 이 교사의 수업 장면을 본 전문가들은 “왜 아이들을 폭력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하느냐”, “왜 선생님의 역할, 어른의 역할을 못하느냐”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선생님은 교실의 아이들, 그 중에서도 약자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안전한 학급만들기’ 미선을 부여했다. 학생들에게 몸싸움을 하거나 욕을 하면 깜지 식으로 노트를 쓰게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미션이 잘 진행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오히려 너무 효과가 좋았던 것이 독이 됐다. 주변의 칭찬에 이 교사는 압박에 가까운 부담을 느꼈고, 그 두려움은 다시 교실의 소통을 막히게 했다. 아이들의 집중력은 서서히 떨어지고, 거친 장난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결국 제작진은 촬영을 보류하게 될 정도였다. 그러나 이 교사는 “부끄러운 선생님이 될 수는 없다”며 “아이들을 위해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다시 용기를 내 시작해보기로 했다. 이 교사는 그동안 미션을 받은 대로만 하고 잘 안 될 때 좌절했는데 이번에는 스스로 더 성찰하고 알아보면서 적극적으로 아이들에게 한 번 더 다가고자 하는 용기를 냈다. 이 교사는 “마지막으로 힘을 내보자”는 마음으로 죽을힘을 다해 다가오지 않는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이 교사의 노력이 아이들의 마음에 전해진 것일까. 학예회 때 이 교사가 제안한 모든 활동들에 전혀 다가오지 않는 것 같아 보이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이었다. 교실에 다시 소통이 시작된 것이다. 교사가 먼저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것을 배운 이 교사는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지금의 행복으로 지난 8개월간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받는 것 같아요.”
2011년 12월 학교폭력이 사회 이슈가 됐다. 이후 대통령, 국무총리, 교과부장관이 모두 나서면서 각종 대책이 쏟아져 나왔고, 우리 사회가 함께 선택한 해결책은 인성교육 강화였다. 정부에서는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민간 부문에서는 교총의 주도로 교육계, 학부모단체, 시민단체, 재계, 언론계, 종교계, 국제기구 등 사회 각 분야를 총망라한 단체들이 참여해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을 출범시켰다. 인실련이 인성교육 실천과제 발굴과 우수사례 전파를 위해 노력해온 지 반년. 새해를 맞아 ‘인성교육, 나부터 실천’이라는 주제로 인성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인성교육 전문가들에게 인성교육의 의미와 나아갈 방향을 들어보기로 했다. 안양옥=오늘 모이신 분들 모두 각각의 분야에서 인성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지만 작년에는 인실련이 출범해 전면적인 인성교육 실천운동을 벌였습니다. 새해를 맞아 이런 인성교육을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담보한 상태로 계속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이배용=우선 인성교육이 지금 당면한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책이 아니라 교육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교육은 반듯한 품성을 가진 사람이 자라도록 지도하는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교육의 근원을 전통교육에서 찾고 싶습니다. 우리의 전통교육이 제시한 힘을 새 시대에 맞게 개발하고 구성해야 합니다. 실천과 제도도 중요하지만 이런 본질적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이 더 중요합니다. 곽병선=전통적 가치는 가족 중심으로 세대를 거쳐 전달됐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가족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가정 안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생기는 것이죠. 또 학교에서는 교권이 추락해 교사가 인성교육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점을 사회와 국가적 차원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우리 교육에 여러 가지 중요 과제가 있지만 인성교육에 실패하면 다른 것도 실패한다는 인식을 모두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교육의 근본입니다. 강학중=학교폭력을 포함해 모든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인성교육의 부재만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인성교육이 제대로 된다면 많은 사회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가 인식해야 합니다. 또 우리 어른들이 가정에서 겉으로는 인성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인성보다 성적과 출세를 강요하고 있다는 점을 먼저 스스로 인식해야 인성교육이 효과를 거두고 계속될 수 있습니다. 전민배=인성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로서 느끼는 점은 학생자살이나 학교폭력과 같은 문제점이 언론에 노출될 때만 사람들이 교권붕괴와 입시위주의 패러다임 등을 지적하고 관심을 가진다는 점입니다. 다른 정치·경제적 이슈가 떠오르면 그 관심과 비판은 이내 묻혀버리고 맙니다. 일회성 처방이 아닌 지속성을 가진 인성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져야 인성이 좋은 학생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안양옥=결국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인성중심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인성교육이 진짜 효과를 드러낼 수 있다는 데 모두 공감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난 반년동안 인실련의 220여개 단체를 포함한 사회 각계의 노력들도 값진 노력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이배용=그동안 경쟁력과 지식만을 강조하며 기본을 잊고 있다 학교현장이 삭막해지고 참혹한 폭력이 일어나니 다시 인성이 중요한 화두가 됐었죠. 늦은 감이 있어도 교총 중심으로 인실련이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서 방향을 잡은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곽병선=인실련을 통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대안들을 많이 내놓았습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새 정부도 인성교육 최우선을 교육공약의 첫 과제로 내놓을 만큼 지난 1년간 국민적 합의기반이 갖춰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민배=이제 머릿돌을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추상적으로 제시돼온 인성 덕목을 학교교육 안에서 구체화하고 반영하려는 시도와 범사회적인 캠페인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시도는 인성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매우 중요한 지평을 제시해 줬습니다. 강학중=인성교육이 강조되면서 그 기본은 가정이라는 점이 부각될 수 있었던 것도 중요한 성과입니다. 가정은 최초의 교실이고 부모는 최초의 선생님입니다. 가정에서 실종된 인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안양옥=가정이 중요하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언론에서는 학생들이 학교생활만족도가 낮다며 학교와 교사를 탓하곤 하지만 만족도가 낮은 원인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집에서 남을 배려하며 생활해보지 못하다가 학교에 와서 마음대로만 할 수 없으니 싫은 경우도 있을 테고, 학교의 경쟁이 결국은 졸업한 이후의 사회의 경쟁적 상황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가정, 사회, 학교의 관계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배용=가정에서 기본을 갖추고 학교에서 이를 키워야 하는 관계가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가치관을 배우는 만큼 부모들이 공부 잘하는 것보다 착한 일 하는 것을 더 기뻐했던 옛 부모들을 닮아야 합니다. 또 가정에서부터 긍정성을 키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긍정의 힘이 역사를 변화시킵니다. 곽병선=현실적으로 집에 가면 인성을 키워줄, 아니 맞이해줄 가족조차 없는 아이들도 생각해야 합니다. 가정도 중요하지만 의지할 데 없는 학생은 국가와 사회가 관심 갖고 돌봐야 합니다. 가정 못지않게 돌봐주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정부나 사회 차원에서 부모를 대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꾸준히 시행해야 합니다. 강학중=구조적인 문제 중 하나는 가족이 함께할 물리적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국가와 기업이 배려해 최소한 정시에 퇴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일 중심, 돈 중심으로 돌아가 사회에서 말하는 가정의 중요성은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입니다. 전민배=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시각에서 좀 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올해 인성교육의 방향을 정할 때 그 중심에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실질적 제안들이 많이 담겨지길 희망해 봅니다. 안양옥=변화를 위해서 가정, 사회, 학교 각 영역에서 어떤 노력들을 할 수 있을지 얘기해봤는데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 사회운동을 교육정책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배용=소규모의 인성교육에만 국한되지 말고 애국심과 같은 대의명분을 가르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실련 출범식 때 한 고등학생 절규가 아직도 가슴에 남습니다. 두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학교에서 애국가 울려퍼져도 아무도 안 일어난다는 얘기와 가정통신문을 선생님께서 한 손으로 준다고 아이들도 한 손으로 받는다는 얘기였죠. 곽병선=위기청소년 문제도 국가가 신경써야 할 문제입니다. 다행히도 돌봐줄 가정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 차기정부 공약에 준비된 온종일 돌봄학교가 준비돼 있는데 꼭 시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한 조직적인 협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이 있습니다. 애국심도 크게 보면 국가차원의 공동체 연대의식입니다. 전민배=지난 9월부터 ‘인성교육주간’을 정하고 여러 가지 인성관련 공문을 통해 학교현장에서 인성교육이 강조됐습니다. 학교구성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인성교육 자료와 동영상이 제공됐지만 여전히 학교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학교현장에서 효과가 나타나려면 예산을 배정하고 담당교사들의 연수도 해야 합니다. 강학중=우리 사회는 아직도 자꾸 교사와 부모가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런 생각으로는 기구도 만들고 화려한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해도 아이들이 인성을 배우지 않습니다. 가르치는 사람부터 먼저 인성을 보완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안양옥=인성교육의 출발은 역시 교사교육과 부모교육이라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어른들의 인성이 제대로 갖춰져 있어야 아이들에게 인성을 잘 가르치죠. 교사 연수, 학부모 교육과 같은 구체적인 대안들에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곽병선=학교에서는 인성중심의 수업이 강화돼야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공동체정신과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협력학습방안을 연구해서 개발하고 보급해야 합니다. 또 보다 효율적인 인성교육을 위해 실천중심의 인성·창의교육 방법을 개발하고 학생부에 인성교육 성과를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서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실생활에서 “미안합니다”를 일상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만 부딪혀도 상대를 의식하는 언행 나오도록 하는 초보적인 것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시민의 일상생활에서도 상대방을 배려 언행이 정착되고 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배용=주5일 수업제가 시행되는 환경에서 체험학습을 강화해야 합니다. 자연을 통해 생명존중과 자연의 순리를 배울 수 있도록 숲속체험교육도 하고, 교과서 속에 없는 영혼, 창의, 책임, 광범위한 세계관, 시대관, 소신, 자긍심, 애국심 등 개인 뛰어넘는 인성을 배울 수 있는 역사현장체험도 좋습니다. 또 공동체 교육 프로그램도 많이 시행했으면 합니다. 함께 할 때 힘이 되고 희망과 보람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미안합니다”와 함께 “감사합니다”와 “사랑합니다”도 많이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봉사와 미소를 생활화하면 따뜻한 마음이 생겨 인성이 자연스레 키워질 것 같습니다. 전민배=인간다운 품성과 됨됨이를 중시하는 인성교육에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모방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정말 존경하고 본받을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말투나 외모까지도 모방하고 따라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그 어떤 훌륭한 인성수업자료나 실천적 프로그램보다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인성교육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대안으로 학생들이 정말 본받을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반드시 특별한 존재가 아니더라도, 평범한 가운데 본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고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강학중=우선 ‘일주일에 세 번 이상 가족과 식사하기’, ‘한 달에 한 번 가족세미나 개최하기’ 등 사소하지만 지킬 수 있는 가족의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가족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면 함께하는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업과 국가의 배려도 필요하지만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이런 가족끼리의 대화를 통해 실종된 밥상머리 교육을 되살려야 합니다. 식사를 함께하면 자녀의 교우관계를 파악할 수 있고, 예의범절을 가르칠 수 있으며 건강을 위해 식습관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대화의 주제와 맥락 속에서 아이들에게 새로운 언어적 자극도 줄 수 있습니다. 안양옥=지난 해가 인성교육 패러다임 회복의 첫 발걸음을 뗀 한 해라면 올해는 그 걸음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한 해가 돼야 하겠습니다. 오늘 보여주신 혜안을 인실련의 인성교육 실천 활동을 지원하는 데 꼭 기억하고 반영하겠습니다. 또 차기 정부의 교육정책이 인성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성교육, 올해도 다 함께 실천합시다.
교과부가 지난해 2월 예고한 ‘교사신규채용제도 개선방안’에 따라교원임용시험에 응시하려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인증을 취득해야하고, 교대나 사대, 교육대학원에 다닐 때 교직적성ㆍ인성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제도가 일부 변경된다. 9월 1일 이후부터 시행하는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시행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 이상 취득이 필수화된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인증 취득 유효기간은 시험 시행 예정일부터 역산해 5년이 되는 해의 1월 1일 이후에 실시된 인증서라야 한다. 또 교원양성대학 재학 기간에 1∼2회 이상 교직적성․인성검사를 반드시 받아야하며 결과는 교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무시험 검정평가에 반영된다. 일각에서 제기한 교육자적 자질 및 교직 전문성에 문제를 가진 교사들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대학에서 교사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적용되는 교직과목 이수학점기준도 졸업평점 환산점수 100분의 75점 이상에서 100분의 80점 이상으로 상향된다. 교직과목 총 이수학점은 기존처럼 22학점을 유지하되, ‘교직소양’ 분야 과목 학점은 4학점에서 6학점으로 늘린다. 또한 교직소양 분야에서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을 신설해 2학점 이상 듣도록 해 학교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내용을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교직이론’ 이수기준은 14학점 이상(7과목이상)에서 12학점 이상(6과목 이상)으로 낮춘다. 중등교원 임용시험에서도 1차에서 보던 교육학 객관식과 전공 객관식 시험을 없애고 3단계에서 2단계로 시험 체제를 간소화 했다. 교육학은 논술형으로, 전공과목은 기입형, 단답형 등 서답형으로 바뀌며 2차는 수업실연, 심층면접 등으로 개선된다. 암기위주 출제로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해온 문제점을 없애고 수업 실연이나 심층 면접 등을 강화해 교사로서의 자질을 갖춘 예비교사를 선발하자는 취지다.
한국교총은 교과부, 충북교육청과 공동으로 개최한 ‘2012 학생 언어문화 개선 우수 선도학교 및 학생동아리 시상식’을 지난 27일 교총회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올해 선정․운영된 학생언어문화개선 100개 선도학교, 100개 학생동아리 중에서 1년 간 활동 내용과 효과 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학교 및 학생동아리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학교폭력의 근원은 언어문화에 있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한 해 동안 많은 실천 아이디어들을 쏟아내 준 학교들에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실천운동에 적극 협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김응권 제1차관도 “물리적 폭력은 줄고 있으나 언어․정서적 폭력은 줄지 않고 있다”며 “전체학생 중 98.5%가 욕설을 사용한 경험이 있고 평균 11.5세부터 사용을 시작하는 만큼 2013년에는 언어문화 선도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도학교 장관상을 받은 대구 달성공업고 배종봉 교장은 “우리학교는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을 뜻하는 ‘삼사일언(三思一言)’을 모토로 삼았다”며 “학생들이 언어사용에 있어 진정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리 ‘함초롬히’를 운영하고 있는 경일관광경영고 이동민 지도교사는 “물에 살포시 젖는다는 뜻인 ‘함초롬히’처럼 바른 언어습관이 학생들의 마음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학생중심 동아리를 운영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수 선도학교 교과부장관상을 받은 학교는 총 30개교이며 시상식에는 이 중 9개 대표 학교가 초청돼 학교장에 교과부장관상, 담당교사에 교총회장상 및 해외연수의 특전이 주어졌다. 9개 우수 학생동아리에도 장관상 또는 교총회장상이 수여됐으며 지도교사에게는 해외연수의 기회가, 동아리 소속 학생들에게는 50만원 상당의 도서상품권이 지원된다.
본지가 주최한 ‘2012 교단수기 공모’ 시상식이 3일 한국교총 회장실에서 개최됐다. ‘학교, 바꿀 수 있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공모전에서는 34명의 입상작이 선정됐으며 시상식은 대상 수상자 권상혁 서울 상명고 교사(교실, 소녀들의 전쟁) 외 금상 수상자 3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대상 및 금상 수상자에게는 상장 외 각각 200만원과 1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장옥순|북랩)=장옥순 전남 덕진초 교사가 최근 자신의 7번째 교단 에세이 ‘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를 출간했다. 장 교사는 “32년째 시골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겪었던 희망과 고뇌를 책에 담았다”고 밝혔다. 책은 1부 ‘열정이 있습니까?’와 2부 ‘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로 구성돼 있다. 1만3000원 ■삶을 사랑하고 배움을 즐기며(문제술|시와동화가있는집)=문제술 부천신흥초 교장이 최근 수필집 ‘삶을 사랑하고 배움을 즐기며’를 펴냈다. 책은 ‘그 시절 그 추억’, ‘나의 책 읽기’, ‘문학과 예술’, ‘삶과 사색’, ‘아름다운 섬마을 이야기’, ‘아이들의 눈’, ‘아내와 명태 껍질’의 7장으로 구성됐으며 평범한 일상 속 진솔한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1만2000원 ■옥돌목장에 묻어둔 편지(임옥순|아동문예)=임옥순 경기 와우초 교장이 최근 장편동화 ‘옥돌목장에 묻어둔 편지’를 발간했다. 임 교장은 “교장이 되면 학교의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동화를 써서 선물하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어려운 일을 겪더라도 동화책의 주인공처럼 용감하게, 끝까지 꿈을 잃지 않고 커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만원 ■그대가 있어 행복 했네(강기옥|문학과의식)=강기옥 서울체육고 교사가 5번째 시집 ‘그대가 있어 행복 했네’를 펴냈다. 시집은 ‘현실의 반향’, ‘세상사는 이야기’, ‘생명의 신비’, ‘나무의 사랑’, ‘그리움으로 피는 꽃’, ‘그대가 있어 행복 했네’ 총 6부로 구성됐다. 강 교사는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8000원 ■내 월급 사용설명서(전인구|21세기북스)=전인구 전남 학산초 교사가 교사들을 위한 재테크 서적 ‘내 월급 사용설명서’를 발간했다. 전 교사는 “젊은 교사들이 힘들게 번 돈을 관리하는 법을 몰라 매달 카드 값에 허덕이는 것을 보며 이 책을 썼다”며 “앞으로는 교원들을 대상으로 재무설계 강연도 병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만3000원
김혜남 서울 문일고 교사(한국교총 현장대변인)가 최근 자기계발서 ‘싸이처럼’을 펴냈다. 김 교사는 책에서 “‘B급 딴따라’를 자처하는 못생기고 뚱뚱한 연예인이지만 미래는 싸이 같은 인재를 필요로 한다”며 “좋아하는 분야가 주류는 아니더라도 ‘미쳐서’ 파고들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순복 서울 풍문여고 교사가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계사년 신춘서화달력 초대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행서, 전서 등 12개의 서화달력 작품이 전시된다.
학폭법에 초·중·고별 특성 반영하고 재심 일원화 필요 징벌기준 제각각… “가이드라인 제시로 소송 줄여야” 대구 중학생 자살 이후 지난 한해는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문제로 온 사회가 떠들썩했다. 정부는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을 발표했고, 경찰청, 법원 등 사회 각계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각종 대책 시행 후 학교는 어떻게 달라졌고, 무엇을 보완해야할까. 새해를 앞둔 12월27일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에 모인 전문가 5명은 “전 사회가 나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면서도 “효과를 거두려면 차기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담에는 서혜정 한국교육신문 편집국장(사회), 한유경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장,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홍승훈 변호사, 임종수 의정부 호동초 교장, 이기원 부산공고 생활지도 부장이 참석했다. 서혜정=현장에서도 이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폭법)에 의한 폭대위 개최가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만, 폭대위 사안과 선도위 사안을 구분, 학부모를 이해시키는 것이 어려워 사안이 아닌데도 폭대위를 개최하는 등 형평성 문제를 많이 말씀하십니다. 한유경=종합대책 시행 후 1년 만에 현장에 많은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학교구성원들 사이에 ‘사소한 장난도 학교폭력일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됐고 학생들도 더 이상 참지 않고 117 신고센터 등을 활용해 적극 대응하고 있죠. 하지만 정책 과정에서 어려움도 나타나고 있는데 말씀하신 학폭 사안에 대한 판단이 그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조사의 정확성이 담보돼야 합니다. 담임교사와 구성원의 전문성 강화와 사안 조사 시 스쿨폴리스 등 외부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며 학교의 지속적이고 엄정한 규정집행도 요구됩니다. 정제영=폭대위 결정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졸업 후 5년간 기재되는 반면, 선도위 결정은 기재되지 않기 때문에 가·피해 학부모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것이죠. 학부모들은 폭대위 개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선도위와 폭대위에서 다뤄야 할 사안의 범위가 다른 만큼 혼란을 막기 위해 이를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기원=맞습니다. 애매한 법 해석이 문제이니 학교에 세부적으로 명확한 예시를 줄 필요가 있어요. 판단이 어려운 애매한 경우는 생활지도부장이나 선도위원회 회의를 거쳐 결정할 수 있도록 교사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합니다. 홍승훈=학폭법에 학교폭력에 대한 정의가 명확히 이루어져 이론상 그 구별이 어렵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례들이 축적되면, 폭대위 사안 유형화가 이뤄져 충분히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임종수=원인은 학폭법이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한다’는 목적보다 폭대위 개최, 은폐 여부, 학생부 기재 등 수단·절차에 지나치게 치중하면서 생긴 불안함 때문이라고 봅니다. 학폭법과 시행령이 징벌위주보다 학생을 건전한 사회인으로 육성하는 데 필요한 규정으로 개정돼야 합니다. 서=학생부 기재를 두고 벌어진 일부 시·도교육청과 교과부의 싸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완이 필요하겠지요? 한=학생부 기재에 대한 학생들의 경각심이 큽니다. 네거티브 정책이지만 1년 만에 인식을 바꾼 가장 큰 동인이기도 합니다. 학생부 기재 실시 후 1학기가 지난 시점에서 시행된 정책여론조사에서도 학교폭력 사안의 학생부 기재가 폭력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76%)과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76.8%)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등 긍정적 여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학생부로 인한 인권침해 최소화를 위해 가·피해자 균형점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개선안이 시행된다면 혼란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홍=공격적 처벌 위주의 조치는 완벽한 조사를 통한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선행돼야 하는데 수사관이 아닌 교사에게 과중한 심적 부담을 준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 폭대위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학생부에 기재되느니 ‘끝까지 해보겠다’는 것이죠. 궁극적으로 학교폭력 사안은 교사는 회복적 생활지도에 주력하고, 그 범위를 넘어선 경우 수사기관 등 사법 작용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졸업 전 삭제 심의제도나 중간삭제제도는 교사의 심적 부담을 덜면서도 가해 학생에게 사후용서의 기회를 줌으로써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임=학생부 기재는 가해학생의 신분변동이 발생한 경우에만 기재하는 것으로 보완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즉, 중징계에 해당하는 8호(전학)와 9호(퇴학처분) 처분을 받았을 때만 기재하도록 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학생·학부모 불안과 교과부와 일부 시·도교육청 간의 갈등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인권 문제를 놓고 교과부와 시·도교육감이 싸움을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인권침해나 상위법 위반 등의 문제는 헌법재판소 등 법원에서 판단할 몫이죠. 서=학폭 대책 외에 정부는 지난해 9월 교권보호종합대책도 발표했습니다. 현장의 체감도가 높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또 실제 학폭 사건에는 교권침해 사안이 섞여 일어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에 교권침해도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교권보호대책을 현장에서 체감하려면 학생·학부모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것을 범국가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교권침해 역시 학생부 기재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학폭법 제정목적과 학교폭력 정의를 고려할 때 교권침해를 학폭 사안으로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만을 학교폭력으로 규정해 교원을 대상으로 한 교권침해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권침해 사안 학생부 기재는 공감대가 선행돼야 하겠지만, 기재를 위해 학폭 사안에 포함할 필요는 없습니다. 학생부기재 지침만 변경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임=학교폭력은 주로 학생을, 교권침해는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므로 동일한 법령으로 규제하기는 혼란스럽습니다. 교권보호대책 발표 이후 각 시·도교육청의 교권보호지원센터 운영, 학부모 학교방문 사전예약제 등은 정착되고 있는 편입니다. 홍=저도 임 교장선생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기본적으로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사안은 분리돼야 합니다. 아무리 교권 침해가 만연하고 있다 하더라도 교사는 학생과는 다른 지위와 역할을 갖고 있습니다. 교권보호는 궁극적으로 선생님에 대한 존경에서 비롯되는데, 교권 침해를 학교폭력에서 일반 피해 학생의 관점에서 다룬다면 이는 스스로 교권을 경시 여기는 태도라고 할 것입니다. 교권침해 해결은 피해 교원을 보호하기 위한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이라고 봅니다. 관계기관은 대책에 포함된 교육법률지원단 등 지원시스템을 실효적으로 강화해 교원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학폭법으로는 교권침해 사안을 학교폭력 문제로 다룰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교권침해는 학교폭력과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학교 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권침해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등 별도의 법령을 통해 보호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재’ 강조에서 ‘회복적 생활지도’로 전환해야 할 시점 교권침해 학생부기재 의견 분분…별도 법 조속 마련을 서=교사를 위한 지원 쪽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는데요. 이 선생님, 생활지도부장으로서 학폭 사안을 처리하시면서 가장 힘든 부분 또는 고민은 무엇인지요. 이=가해학생과 학부모가 전혀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피해학생이 폭력을 당하고 대응 차원에서 욕을 했을 때 가해학생·학부모가 쌍방 폭력행위로 처리를 요구하는 경우 무척 어렵습니다. 법률지원이 필요합니다. 또 학폭법에 의하면 폭대위 위원 중 학부모 위원이 과반수를 넘어야 하는데 문제가 많습니다. 학부모 위원은 참석이 어렵고, 가·피해자 학부모와 한 동네 주민인 이유로 올바른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학부모 위원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학교도 있는데 이 경우 무조건 강력한 조치를 주장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또 학부모 위원의 비중이 높다 보니 교사 위원은 참석할 수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학부모 3명, 외부 3명, 교원 3명 정도가 적당합니다. 아울러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학부모 교육을 성교육처럼 직장 내 교육으로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돼야 한다고 봅니다. 한=학교폭력 종단연구를 위한 현장 방문인터뷰 결과, 학교는 지금 학교폭력과 관련된 여러 민원들로 과부하 상태입니다.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줄이기 위해 전문적 지원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예컨대, 법적 부분이나 분쟁조정과정에 적어도 교육지원청 수준에서 학교를 지원할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정=이 선생님 지적처럼 학교마다 다른 잣대와 분위기로 인해 폭대위 결과가 다르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폭대위 사례가 쌓이고, 교과부 가이드라인이 내려간다면 비슷한 수준의 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학부모 위원 과반수 문제는 지적이 많아 법 개정이 곧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홍=위원은 교사가 중심이 되고 학부모위원이나 외부 전문가위원은 교사들 사이의 담합을 감시함으로써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을 담보하는 수준에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서=마지막으로 제언하실 부분이나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홍=진정 필요한 것은 가해학생에게 자기 행위가 다른 사람의 삶에 미치는 결과를 이해하고 자신의 행위 자체 및 피해자를 대면할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재 중심의 대응은 단기적 효과에 그치며, 이를 넘어 회복적 생활지도로 가려면 교사들에게 학생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는 권한을 실질적으로 줘야 합니다. 생활지도의 핵심이 담임제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권한부여와 함께 인센티브가 필요합니다. 수업시수를 줄이고 대신 생활지도 시수를 확보해줘야 합니다. 임=개념 재정립도 필요합니다. 학폭법 제2조는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사고를 학교폭력이라고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폭력의 범위를 너무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학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학생 간 폭력사건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학폭법에 연령 특성을 고려한 단계별 적용이 필요합니다. 초1학생과 고3학생의 친구 폭행을 동일하게 판단한다면 범죄의식 인식 정도, 상황 판단, 동기 등을 볼 때 타당성이 결여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체·정신적으로 12년의 차이가 있는 성장기 학생의 행위를 동일한 의미로 해석하고 법률을 적용해 학교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정=대부분 연구에서 방관자 역할을 하던 아이들이 피해자 편에 설 때 학교폭력은 사라집니다.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학교폭력에도 공소시효를 규정하고 분쟁조정이 소송보다 신속히 처리돼 해결될 수 있도록 독립된 분쟁조정기관을 설립해야 합니다. 아울러 동일한 사건에 대해 가·피해학생의 재심이 각각 다른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학교폭력을 유형별로 분리해 경찰 등 전문가가 해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학교폭력의 유형을 잘 분리해 즉각 조치되도록 관리해주고, 사후조치는 학교 모든 구성원이 함께 해결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부처 간 혹은 정부와 여러 사회기관(NGO, 연구기관 등)들이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합니다. 즉, 현재 교과부와 경찰청 혹은 교과부와 법무부가 협력해 진행되고 있는 스쿨폴리스제도나 학생자치법정과 같은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확산돼야 합니다. 또 긍정적 ‘학교문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현장에 어려움이 많지만 학교폭력 해결의 열쇠는 여전히 교사가 쥐고 있다는 결론을 주셨습니다. 정책의 지속적 시행을 위해 가정·학교·사회·정부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하는 한 해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한 고교에서 담임교사도 몰랐던 왕따 사건이 벌어졌다. 여학생끼리의 사소한 오해가 불러온 사건이었지만 학부모의 비밀 편지로 이를 알게 된 담임교사에게는 엄청난 책임감과 부담, 자책이 뒤따랐다. 사건은 다행히 모두가 화해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그동안 담임교사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갔다. 한국교육신문 2012 교단 수기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한 권상혁(33·사진) 서울 상명고 교사는 “담임으로서 학생들 문제를 어렵게 고민하며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똑같이 학생지도로 고생하는 다른 교사들과 공감하고 나누고 싶어 수기에 공모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아찔하다는 그는 “학교에서 왕따가 일어나면 여러 분들이 도움을 주시지만 실제로 해결해야 하는 사람은 담임교사더라”며 “매해 아이들이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니 두렵지만 그렇게 말 안 듣고 속 썩이던 아이들이 찾아오고 감사 문자를 보내면 힘들었던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보람만 남는다”고 말했다. 교직경력 5년 차인 남 교사는 “교직은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지는 일”이라며 “아직도 좋은 교사가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10년, 20년 후 제자들에게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국어 교사인 그는 아이들과 겪은 생생한 이야기들을 종종 글로 담아왔다. 앞으로는 청소년 소설을 쓰는 것이 목표. “이번 상이 교사생활을 더 열심히 하라는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이 든다”며 “현장 경험을 살려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교단수기 공모에 응해 준 많은 글들이 ‘소명(召命)으로서의 교직의식’을 보여 주는 데에 모자람이 없었다. 각기 교실 현장을 지켜나가면서 겪는 사명감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려는 열성들이 보였다. 수기를 쓰는 과정은 이런 소명의식과 실천 과정들을 우리들로 하여금 다시 되돌아보게 하고, 우리들 스스로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런 점에서 심사에 오른 모든 수기 작품들은 분명 우리들 교사 공동체에는 의미 있는 실천의 과정이고 결실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강한 감동과 소통의 힘을 가진 수기를 짜임과 내용 면에서 완성도 있게 쓴다는 것은 진정성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의미 있는 교육적 주제로 재발견하고, 그 과정에서 독자를 정서적 고양과 훌륭한 감동을 살려내는 내러티브(서사, narrative, storytelling)로 구성할 수 있는 글쓰기의 내공이 필요한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수기’도 문학의 범주에 든다. 수기가 정서적 고양과 큰 울림의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문학적 속성을 일부 띠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는 글쓴이의 감수성과 그것을 내러티브로 형상화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 작가들의 ‘허구 내러티브’에 못지않게 일반 생활인들이 쓰는 ‘경험 내러티브’도 그 나름의 문화적 의미를 인정받는다. 고도 정보화 사회로 지칭되는 현대사회와 멀티 대중미디어가 현대인의 생태적 환경처럼 되어 버린 오늘날의 소통 환경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 점에 비추어 본다면 다음 몇 가지를 더 유념하고 참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을 비롯한 우수작들은 다음의 결점들을 잘 극복해 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첫째, 내가 쓰는 수기가 ‘하나의 이야기’로서 연속성과 완결성이 갖추고 있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부연하자면 이야기의 ‘내용’과 ‘형식’이 잘 호응 돼야 하고, ‘겪은 경험’을 ‘적합한 구성’으로 배치해야 하며, ‘감정과 정서’를 ‘효과적인 표현’으로 드러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주제가 명료하게 부각되고, 이야기가 자연스러워진다. 감동은 이야기의 자연스러움에서 생겨난다. 결과적으로 경험 주체인 ‘나’를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짧은 지면에 여러 개의 이야기를 구성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수기는 이야기 자체로만 두고 보면 대단히 개인적인 사건을 다루는 글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기는 체험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나오는 인물들이 그 행위 면에서 구체적이어야 하며, 나와의 관계 또한 매우 구체적으로 소개되어야 한다. 사건과 상황이 매우 리얼하게 재현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사건들이 서로 유기적 응집성을 보이며 주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결과 기술보다는 과정의 역동성을 보여 주는 노력이 요청된다. 이야기를 수식하여 꾸미라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재현에 충실해야 된다는 의미이다. 체험 소개는 추상적으로 언급하고 그 체험에 대한 의미 부여가 장황한 글은 자기만족에 그치는 수기가 되기 쉽다. 셋째, 교사들 자신의 인간적 한계와 부족, 오류와 시행착오, 아픔과 좌절 등을 더 솔직하게 드러내는 수기들이 더 많은 감동을 줄 수 있다. 상당수 수기들이 과감한 실천의지와 보람된 성과들을 진술하는 데 의욕을 보이면서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그러나 이들 성과를 감동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좌절의 체험과 보람의 체험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오래전 과거의 경험을 수기로 다룬 것들보다는 최근의 학교 현장의 문제들에 의식 있는 실천을 보여 준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이들 수기가 현재의 현장성을 중심으로 감화적 소통을 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그렇게 했다. 현장 선생님들의 교단 실천 내러티브들이 교직 문화를 선도하는 소통 기제로 힘을 얻어 가기를 기대한다.
재작년 1학년 2반 담임을 했을 때다. 입학식 직후부터 11월까지 정말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다 싶을 정도로 사건, 사고가 많았던 우리 반이었다. 학부모 소환을 비롯해서 여러 차례의 상담과 생활지도부 징계 등으로 반의 소요가 가라앉는다 싶으면 타 교과 선생님들의 수업을 방해하고 심지어 선생님께 모욕적인 언행을 하는 아이들이 하나 둘씩 늘어만 갔다. 여러 선배 및 동료교사에게 우리 반의 문제를 진단해보고 상담을 하기도 하면서 나 나름대로는 자구책을 만들어 체험학습 기회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아이들이 좋아할 줄 알았지만 막상 이야기를 하니 절반 가까운 아이들이 시큰둥했다. 결과 역시 참혹했다. 출발 당일 우리 반 37명중 무려 6명이나 무단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것이 무슨 단합대회인가 하며 참담해 하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행 내내 폭우가 쏟아져 정말 어디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다. 그나마 그동안 아이들에게 한 가지 감사한 것은 반에 ‘왕따’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학교가 노원구에 몇 안 되는 남녀공학인데다 우리 반은 남녀합반이었는데 담배를 피거나, 무단결석을 하는 사고는 있었지만 다른 반에서는 불거지는 연애 문제나 남녀학생 편 가르기 문제가 유독 우리 반에는 없었다. 그렇게 11월까지 왔다. 이제 한 달 반 정도만 참으면 겨울방학이고, 문제 많은 우리 반 아이들과도 작별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큰 위안이 되었고, 하루하루 견딜 수 있는 힘이었다. 그렇게 한 학년이 끝나나 싶었지만 그건 순전히 내 착각이었다. 별 사고 없이 하루가 끝나면 감사하다고 생각하던 그때 학교로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보낸 사람은 ‘가현(가명)이 아빠’였다. 가현이는 학급 임원인데다 공부도 꽤나 잘하는 아이였다. 그런데 가현이 아버님으로부터 느닷없이 편지가 도착했으니 무슨 일인가 싶었다. 단순한 인사편지인가 했는데, 편지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편지를 읽고 나서, 나는 당혹스러움과 부끄러움, 교사로서의 자괴감에 몸을 떨었다. 편지의 내용은 대충 이랬다. ‘가현이가 전학을 가고 싶어 한다. 아니, 매일 같이 죽고 싶다며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부터 울기 시작해 잠들 때까지 운다. 애 엄마와 내가 달래고 달래 봐도 학교에 가기 싫어해서 아픈 것을 핑계로 몇 번 결석했다. 담임선생님께 말씀 드리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가해학생들로부터 더욱 따돌림을 받을지 모른다며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해서 말씀드리지 못했다. 여러모로 죄송하다. 가현이를 지켜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그러고 보니 요 근래 가현이의 표정이 어두워서 어디가 아프냐고 물은 적도 있었다. 생리통이 심하다고 했을 뿐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며칠 전 성적상담에서 가현이가 2학년 때는 전학을 갔으면 한다고 말했었다. 이유는 성적 때문이었다. 자신은 내신 성적을 위해 특목고가 아닌 우리 학교를 택했지만 생각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많아 기대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본인이 나태해져서 성적이 오르지 않은 것은 탓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 핑계는 왜 대냐며 가현이를 엄히 혼냈던 기억이 났다. 그때 가현이가 내게 말하고 싶은 것은 성적이 아니었다. 도와 달라 손을 뻗은 것이었는데 ‘아뿔싸’했다.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될 것 같았다. 일단 내가 먼저 침착해야 했다. 가현이 아버님께서 담임교사에게 비밀 편지를 보낼 정도였고 그 편지에 ‘죽고 싶다’라는 엄청난 말이 쓰여 있는 이상 이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발령 3년차인 젊디젊은 교사이자 열정이 넘쳐나야 하는 내가, 아이들에 치여서 무사안일주의로 가고 있다가 반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아이들을 골고루 살펴줘야 하는데, 나는 가장 심각한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곪아가는 다른 아이들을 보지 못했다. 한 부모 가정, 조손 가정, 기초생활수급자 아이들, 자고 나면 문제를 일으키는 일명 ‘문제아들’과 씨름하면서 정작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정신을 차리자. 냉정해져야 한다. 그리고 침착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때부터 학기가 마무리 되는 날까지 나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걸 바쳤다. 그것이 그동안 내가 내버려두었던 아이들에게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갚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학교 상담교사와 면담을 신청했다. 2시간 가까운 면담을 통해 왕따 사건에는 담임교사가 개입시기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와 더불어 왕따를 당하는 것이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조금씩 천천히 접근하되 매와 같은 눈으로 아이들을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10년 경력의 베테랑 선배 교사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왕따 사건에 비하면 흡연이나 단순 싸움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가해자 및 피해자 아이들과 긴밀하게 상담을 하되 다른 아이들이 전혀 눈치 채면 안 된다는 주의를 몇 번 받았다. 종례 때 우리 반에 들어갔을 때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마음속으로 당황한 건 나 혼자뿐인 것 같았다. 차마 가현이 얼굴은 못 봤다. 가현이와 시간을 만들기 위해 며칠 전 본 국어과 경시대회 OMR 표시가 잘못됐다고 하고 일단 교무실로 불러 다른 아이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교사 휴게실로 데리고 갔다. 아버님 편지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는 건 아닌지 조용히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이는 끝없이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가현가 마음을 먹은 듯 내게 모든 이야기를 쏟아 놓으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따돌림을 당하는 건 확실했고, 이유는 가현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따돌리는 아이들은 모두 세 명인데 그 중에 ‘민정(가명)’이가 주축이 돼 가현이를 괴롭힌다고 했다. 음악시간을 비롯해 이동수업시간에 다른 친구들이 가현이 옆에 앉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거나, 뒤에서 험담을 하고, 수업시간에 쪽지를 돌리며 가현이만 외톨이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지나가면서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들으라는 듯이 했다고도 했다. 상담이 끝난 뒤 가현이와 약속을 했다. ‘이 모든 것은 네가 잘못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과 ‘선생님이 더 이상 사태를 악화시키지는 않겠다’는 약속, 그리고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면 가해 아이들도 만나봐야 한다. 어떻게 접근할까 고민하다 세 명 중 ‘아정(가명)’이라는 아이를 부르기로 했다. 겉으로 봐서는 무엇보다 학교생활을 성실하게 하는 아이였고 그런 아이가 가현이를 따돌릴 리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아정이에게 선생님이 교실에서 가현이 따돌리는 것을 알고 있다고 사실대로 말한 뒤, 도움을 요청했다. 혼내거나 잘잘못을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계회복’이 우선이니 아정이를 통해 가해 아이들의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듣고 싶었다. 아정이는 이 모든 사실을 담임교사가 알고 있다는 것에 적잖이 놀란 듯 했다. “왕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다만, 가현이가 평소에 공부를 잘한다고 잘난 체를 좀 하는 편이에요. 아이들이 시험 문제에 대한 불만이라도 말하면 큰 소리로, 다 수업시간에 배운 건 데 왜 모를까 라면서 비꼬기도 했어요. 그렇다고 대놓고 싫은 내색 할 수 없으니, 그저 말을 섞지 않았는데, 그게 가현이를 괴롭히는 줄 몰랐어요. 민정이가 가현이를 좀 싫어하는 건 맞아요. 민정이는 영어성적이 오르지 않아 늘 고민인데 그 앞에서 영어시험이 교과서에서 다 나와서 쉬웠다는 둥 그런 소리를 해서 둘 사이가 좀 싸늘했던 적이 있었어요.” 아정이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나는 참 부끄러웠다. 담임교사라는 사람이 아이들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알고 보니 민정이 부모님은 사실상 이혼이나 마찬가지인 생활을 했고, 어머님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민정이가 나에게 보낸 위급 신호였다. 자신을 도와주고, 안팎으로 힘들고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교사로서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다행히 아정이는 지금 사태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미안해하는 내 진심을 읽었는지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했다.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 아이만의 이야기를 들으면 안 되고 가해 학생의 이야기도 충분히 듣고 정황에 대한 폭넓은 관찰과 고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다. 누구 하나 상처를 받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 상처의 깊이를 최대한 가볍게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어쩌면 가현이 보다 민정이가 더 문제일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민정이를 불러 따져 묻는다면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것 밖에 되지 않았다.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면서 말이다. 우선 가현이 어머니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어머니도 학교에 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다 반시간 가량 울고만 있었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나는 나라도 단단해져야겠다는 생각에 매몰차게 이야기했다. “울지 마세요. 어머님께서 자꾸 우시니까 아이가 더 나약해지는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어머님이나 아버님께서 더욱 강해지셔야지요. 그러니 아이보다 더 불안해하면서 흔들리는 모습 보이지 마시고, 힘들어 하는 아이 의지될 수 있게 꼭 안아주시고, 감싸주세요. 나머지는 제가 할게요, 저도 학교에서는 가현이 부모입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추느라 나 역시 마음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우선 민정이를 성적 상담을 핑계로 교무실로 불렀다. 맹랑하고 당돌한 아이여서 담임교사의 눈을 흔들림 없이 바라보았다. 그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단호함이 있었다. 이런 아이를 상대로 왕따 사건을 캐물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말 그대로 성적상담을 한 뒤에 아이를 올려 보내고, 퇴근 후 컴퓨터 앞에 앉아 온 마음을 다해 편지를 썼다. 뒤돌아보니 나도 대학 시절 동기에게 까닭 없는 미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저 재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다 서로 군대 가고 취업을 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긴 했지만, 까닭 없이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건 삶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힘든 일이라는 걸 편지를 쓰면서 새삼 깨닫게 됐다. 사건의 전말을 모두 알고 있다는 것과 가현이가 얄미운 행동을 한 것에 대한 미움과 짜증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하는 사람은 학교생활 전체가 흔들리면서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곡진하게 써내려갔다. 선생님도 대학 시절 왕따 비슷한 걸 당했을 때 학교 가기 싫을 정도로 괴로웠는데 17살 어린 학생, 더구나 여학생이면 어떨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어떻겠냐고 말이다. 조금 더 선생님이 관심을 갖고 민정이를 지켜봤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선생님도 반 아이들을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로 끝맺었다. 다음 날 편지를 민정이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이미 사건을 모두 알게 된 이상 그냥 둘 수는 없어, 방과 후 가현이와 민정이를 비롯한 가해 아이들 셋을 모두 불렀다. 가해학생 한 사람씩 차례로 상담실에 들어와 가현이와 마주 앉힌 후 선생님이 없다고 생각하고 서로 서운한 점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라고 했다. 우선 아정이가 가현이와 마주 앉았다. 몇 번 주춤거리더니 그간 서운했던 점을 모두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한번 말문이 터지니 봇물 터지듯 이야기가 모두 나왔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었다. 소녀들의 전쟁은 결코 크고 복잡한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었다. 가현이가 아정이에게 샤프심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없다고 했을 때 너무 힘들었다고 하니, 아정이는 놀라면서 정말 샤프심이 없어서 못 준 것이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에게 빌려주려고 했는데 마침 그 때 앞뒤 친구도 샤프심이 없었다. 오히려 그렇게라도 빌려주려는 내 마음을 모르고 네가 얼굴을 돌려 버려서 나도 마음이 상했다. 이런 식의 말이 오가며 오해가 풀렸다. 마무리로 서로 오해될 일이 있으면 앞으로 이야기를 해서 풀어나가자, 나로 인해 마음이 괴로웠다면 정말 미안하다고 끝맺음이 됐다. 민정이와도 마주 앉았다. 민정이는 어릴 때 외국에서 생활해 영어가 능숙했지만 시험만 보면 영어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괴로워했다. 그런데 가현이가 그 앞에서 이번에 영어시험이 쉽게 나와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왔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것이 민정이가 가현이에게 마음이 돌아선 결정적이 이유가 됐다. 민정이는 가감 없이 덤덤하게 기현이에게 이야기 했다. 전날 나에게 편지를 받아서인지 시종일관 차분했다. 가현이는 별 다른 생각 없이 말을 한 것이었고, 더구나 민정이는 원서를 읽을 정도로 영어에 능숙했으니 당연히 잘 봤다고 생각했다. 그때 네 표정이 다소 안 좋았었는데 내가 미리 살폈어야 했다. 마음에 상처가 됐다면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민정이도 그제야 마음이 풀렸는지, 음악시간에 아정이를 네 옆에 앉지 못하게 한 건 내 잘못이다. 나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꽈배기처럼 한번 마음이 꼬여버리니 걷잡을 수 없었다. 미안했다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사실 나는 교사로서 그 순간 별로 한 일이 없었다. 아이들에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줬을 뿐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장소’가 없다. 교실이라는 북적거리는 장소 말고, 오해가 있었을 때 그 오해를 풀 수 있는 장소, 서로 상대를 비난하거나 비판하려는 곳이 아닌, 다 내려놓고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 본연의 모습을 바라보려고 하는 ‘자리’ 말이다. 그 자리를 갖게 된 뒤, 정말 거짓말처럼 가현이가 다시 웃었다. 민정이는 여전히 맹랑하게 굴지만 담임교사인 내 앞에서 다소 수줍어하는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 후 12월, 바람 잘 날 없던 우리 반은 왕따 문제 해결로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쏜살같이 흘러갔고, 잃었던 웃음이 조금씩이지만 다시 돌아오게 됐다. 무엇보다 징글징글하게 느껴졌던 우리 반 아이들과 정이라는 것이 새록새록 돋아나 종업식을 하던 날은 반 전체가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다시 생각해도 서늘했던 날들이었다. 경력교사에게도 왕따 문제는 심각한 일이었는데 하물며 경력이 일천한 나에게 있어 말해 무엇 하랴.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 하며 확실하게 깨달은 것이 있다. 학교 폭력은 교사의 도움 없이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의 협조 없이는 더더군다나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 그리고 동료교사를 비롯한 학교 전체가 서로 똘똘 뭉쳐 해결해 나갈 때에만 음지에서 괴로워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닿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정(情)’은 참으로 끊어내기 어려운 듯싶다. 몸 고생 마음고생 하며 애면글면 1년을 보냈으나, 이 아이들과 지금도 여전히 끈끈한 사제 간의 정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음에 감사한다. 이 아이들이 얼마 전에 수능을 봤다. 2년 전 우리 반 교실에서 언제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는 듯이, 새까맣게 타버린 담임교사 마음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통을 심하게 겪은 내 아이들, 이번 수능에서 아이들 말로 ‘대박’이 나길 간절히 바라본다. 끝
교총 “8월 퇴직자 포함하고 휴직자 일할 지급 철회해야” 올해부터 기간제교사 6만8000여명에게 성과상여금이 지급된다. 일반교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수석교사 개인성과급은 시·도교육청 단위로 별도 실시되며 지급기준일 변경으로 2014년부터 2월 퇴직교원도 성과상여금을 받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3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급 평가 기준’을 2일 시·도교육청에 내려 보내고 ‘기간제교사 성과상여금 지급지침’을 발표했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기간제교사의 성과상여금 지급이다. 계약기간이 다양한 기간제교사의 실정을 감안해 별도의 지침을 마련, 동일학교에 2개월 이상만 근무하면 지급대상이 된다. 본인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경우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급기준액은 기간제교사 평균호봉인 14호봉(190만800원)이며, 차등지급률은 70~100% 범위 내에서 단위기관이 지정하도록 했다. 일반교사보다 수업시수가 적고 담임을 맡지 않아 성과급에서 불리했던 수석교사 개인성과급은 현행 학교단위 평가에서 시·도 규모에 따라 교육지원청 또는 시·도교육청 단위로 실시한다. 또 행정예고에 따라 지급 기준일이 ‘1월1일~12월31일’에서 ‘3월1일~다음해 2월말일’로 바뀌면서 교육현장의 오랜 요구인 2월 퇴직 교원에게도 2014년부터 성과급이 지급된다. 반면 8월 퇴직 교원들은 성과급 지급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차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아울러 현재 2개월 이상 근무한 교원에게 ‘1년분의 성과급’이 지급되지만 내년부터는 실근무기간이 2개월 이상인 교원에 대해 ‘근무기간에 비례해 일할로 계산’해 성과급이 지급된다. 이밖에도 교과부는 교원의 성과급 차등비율은 50~100%인 현행을 유지하도록 했으며, ‘교원 성과상여금 평가기준(12월)과 ‘교원 평가 상여금 지급 기준’(2월)을 구분 시행해 3월 정기인사 전 성과 평가가 완료되도록 했다. 교총은 이번 평가 기준에 대해 “성과급 차등 지급 폭 현행유지, 수석교사 별도 평가 실시, 평가 기준·지급기준 구분 시행, 기간제 교사 성과급 지급 등은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기간제교사 성과급 일반 교원 수준 지급, 휴직자 일할지급 철회, 8월 퇴직자 지급 대상 포함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석진 교총 정책지원국장은 “특히 내년 시행예정인 2개월 이상 근무자에 대한 근무기간 비례 일할 계산 지급은 휴직 교원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게 되므로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휴직 교원 중 대다수인 76.5%가 육아휴직 교원임을 감안할 때 정부의 출산장려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육아휴직으로 인해 불리한 처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관한법’과도 저촉되는 만큼 재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2월 퇴직 교원들이 성과상여금을 받게 된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 8월 퇴직 교원 역시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교총은 “기간제 교사 차등비율을 교원과 달리 70~100% 비율로 상향시킨 것, 지급기준호봉을 14호봉으로 정한 것은 아쉬운 결정”이라며 “차별해소 및 처우 개선을 위한 것인 만큼 일반 교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지급해야 하며, 기간제 교사의 성과급 별도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함에 따라 교육감직선제 폐단 개선 등을 포함하는 3개 영역 36개 교육정책과 박근혜 당선인의 교육공약 중 수정, 보완해야 할 사항을 전달한다. (본지 12월 24일 자 보도) 이 중에서 이슈가 될 만한 주요 내용들을 발췌 소개한다. ▼교육자치제 개선=주민직선제 도입 이후 많은 문제점과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교육감 선출을 포함한 교육자치제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 교육감 선거를 지방 동시 선거와 분리하는 방안을 포함해, 선거 공영제를 도입하자. 선거공영제를 도입할 경우 재력이 없어도 유능한 사람은 입후보할 수 있다. 또 후보자의 교육철학 및 교육정책을 쉽게 검증할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가 교육감 및 교육의원 후보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해 수차례 TV에 반영해야 한다. 교육감의 후보자격기준으로 교육경력을 부활해 교육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2014년 6월 이후 교육의원이 사라지는 교육의원 일몰제를 폐지하고, 시도교육위는 독립된 상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교육의 자주성 및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교원에 시민권적 기본권=유초중등 교원에게도 시민권적 기본권인 교육감, 교육의원 출마를 허용해야 한다. 교육의원에 당선될 경우 임기 중 휴직을 허용하고, 국민적 합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정치참여를 추진해야 한다. 반면 학교 및 교실 내에서 정치 및 이념수업은 금지해야 한다. ▼인성 중심교육패러다임 전환=교육의 본질은 인간의 성장과 잠재능력의 실현, 인격의 함양 같은 인간적 가치를 실현하는 활동이 돼야 함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늘 언급되고 있으나 입시위주 교육, 국영수 중심 학습 및 학벌중시 풍토에 밀려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 문화 예술 체육 수업 및 국가관 역사의식 교육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 통합 및 개편이 필요하다. 또 가정과 지역사회의 교육책무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기본법을 개정하고, 취업 시 인성 요소를 반영하는 제도를 구안해서 시행하고, 인성교육실천범국민연합 등 시민단체의 범사회적 캠페인 전개를 지원하자. ▼교육부를 부총리급으로=미래창조과학부 신설 공약에 따라 유초중등 교육은 교육부처에 남겨두나 과학을 분리할 때 대학까지 함께 이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불식해야 있다.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평생교육법으로 이어지는 교육법 체제와 학생 발달단계, 고교 교육과 대입과의 관련성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 또 일반직 중심의 관리 통제 위주 행정 기능에서 교육전문직 중심의 인적구성을 통해 학교 현장을 지원하고 장학기능을 집중 강화할 필요가 있다.교육부는 유,초,중,고,대학 교육을 전담해서 교육정책을 수립 기획토록하고 부총리제를 부활해 부처 간 조정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 ▼교원정년 연장, 교권보호법 제정=1998년 단행된 교원정년 단축은 실패했고, 저출산 고령화 사회 진입 등 사회 변화에 따른 정년 환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성을 가진 우수 교원의 안정적 지속적 활용을 위해서도 정년 연장은 필요하다.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해 단계적으로 정년을 연장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학생지도에 필요한 최소한의 교육권마저 위협받고 있다. 정당한 교육활동 중 학생이나 보호자로부터 폭행 협박을 당해 피해를 입은 교원을 위한 상담 및 치료기관을 설치 운영하자. 여러 법률에 흩어져 있는 교권보호 규정을 단일법으로 제정하자. 정부의 교원보호종합대책과 전 사회적 스승 존경문화풍토를 확산하기 위해 범정부와 지차제가 연계된 국가 차원의 스승 주간을 운영하자. ▼대입제도 개혁=고교 수업 내용이 수능과 직결되지 못하는 체제에서 사교육비 지출이 심각하고 초중고 교육과정이 파행되고 있다. 수능을 국가기초학력체제로 대체하고, 학생이 이수한 교과목에 대한 기초수준을 평가하자. 시험은 고교 수업 내용을 문제은행식으로 출제한다. ▼국립대 성과급연봉제 폐지=성과가 나쁜 교수의 인센티브를 좋은 교수에게 밀어주는 제로섬 방식은 구성원간 협동을 저해하고 불만을 야기한다. 추가 재원을 확보해 플러스섬방식으로 바꾸고 사립대에 비해 열악한 보수 및 교육여건을 개선하자. 등급체계와 등급별 조건에 대한 대학의 자율도 확대해야 한다. ▼잡무 경감 및 학습연구년 법제화=교무실에 교무행정 전담인력을 2017년까지 2만명 이상 추가 배치해야 한다. 또 교육경력 10년 이상인 교사를 대상으로 연구년제를 확대하고 안정적 시행을 위한 법제화가 필요하다. ▼교장공모제 개선=교장공모제 시행 비율을 교장 결원학교의 20% 이내로 축소하고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장공모제를 폐지하자.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공모교장 임기를 교장 재임횟수에 포함한다. ▼전문직업중학교 도입 등=이외 교총은 ▲입직을 위한 직업교육과 심화된 전문교육을 실시하는 초석으로 직업기술전문중학교 도입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변경하는등 기초교육의 국가책임 보장 ▲학교폭력근절 대책 민-관 거버넌스 구축 ▲수업료 및 학교운영비등을 지원하는 고교 무상교육 ▲우수학생 유치, 일반고에 총액지원방안 등 일반고 경쟁력 강화 ▲기숙형 고교 및 공립대안학교 설립 확대 ▲다문화 가정, 북한이탈주민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기회 보장 및 복지안전망 구축 ▲소득 수준별 등록금 및 등록금 대출이자 차등 지원 등 반갑등록금 실현 ▲교육재정 GDP 6% 확충 및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사학의 자율성 확보를 위한 사립학교법 개정 ▲사립대 구조조정 자율 위임 및 지원 ▲학교 공공요금 인하 ▲교원선발 양성 임용 연수 체제 개선 방안 ▲교사대 예비교원의 해외진출 확대 및 우수교육프로그램 수출 ▲학생안전 safe 존 지정 운영 ▲교원 1인당 학생수 oecd 수준 개선 등을 제안했다.
지난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은 이번 선거 기간 동안 학교를 혼란에 빠뜨린 학생인권조례를 가장 먼저 폐지하거나 대거 수정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런데, 문용린 교육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생인권조례를 급하게 폐지하거나 수정할 수는 없다. 향후 1년 동안 학교에서 인권조례로 생활지도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사례를 수집하고, 교육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2014년 어떻게 수정할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문용린 교육감의 학생인권조례 개정에 대한 입장 후퇴는 그의 주요 공약인 ‘학생 학습권 침해 방지 및 교권 침해 제로화’에도 배치되는 것으로 안타깝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도하다가 욕설까지 듣는다” “학생과의 갈등상황을 기피한다“고까지 토로하는 현장 교원들의 정서를 외면하는 것이다. 교원들의 교권 수호를 외치는 호소를 도외시한 처사이다. 사실, 학생인권조례는 이미 조례 시행 시도에서 교권침해가 급증하는 등 문제점이 실증적으로 드러난 상태다. 2012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태년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570건, 2011년 4,801건이던 교권침해 건수가 2012년 1학기에만 4,477건으로 급증하고 이중 서울이 3,480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등 다른 시도의 경우도 대동소이한 현실이다. 또한, 한국교총이 2011년 4월 서울, 경기 교원 667명에 벌인 ‘새 학기, 체벌금지 및 학생인권조례 실시 관련 실태조사’에서도 교원 70.6%가 “학칙 등에 의한 생활지도를 거부하는 학생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권 및 수업권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생활지도 과정에서 학생에게 욕설을 듣거나 교권 침해 행위를 경험한 교원이 43.8%나 되고, 과거보다 문제 학생을 회피하게 된다고 응답한 교원도 78.5%에 달했다. 아울러, 학교 현장 교사들이 토로하는 학교에서의 학생 일탈 실태 사례를 보면 더욱 적나라하다. 수업 중에 배가 고픈데 빵도 사먹지 못하게 한다며 인권침해라고 교사에게 항의하고, 수업 중 잠잘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기까지 하다. 특히 지난해 3월 한 교사는 하급생의 금품갈취를 목격하고 해당 학생을 훈계하며 엎드려뻗쳐를 시켰다가 해당 학부모가 학생인권조례 운운하며 담임교체를 요구, 결국 담임 교체의 수모를 겪었다. 또 모 중학교 여교사는 학생에게 조롱과 협박을 받았다며 울며 전화 상담까지 하는 등 지속적인 교권추락, 교실 붕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용린 교육감도 언론 인터뷰에서 “MP3를 듣다가 교사에게 지적을 당해도 ‘벗겨보세요’라며 대들기 일쑤다. 그래서 교사가 이어폰을 벗기려 하면 다른 학생에게 ‘야, 찍어’라며 선동한다. 인권조례 중에 ‘학생의 동의를 얻어서 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문제 학생 한 명 때문에 나머지 학생에게 교권이 안서는 현실이다”고 했다. 문 교육감 학생인권조례의 폐해를 스스로 이미 충분히 를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상위법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과 배치돼 학교 혼란을 초래하고, 사제 간을 권리 충돌의 당사자로 변질시키며, 학교의 학칙제정권을 훼손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체벌금지, 두발자유, 휴대폰 사용 등 학생들의 권리만을 강조하며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를 무력화하고, 여타 학생의 학습권마저 빼앗고 있는 상황이다. 그 병폐가 아주 심각한 형편이다. 지각있는 교육 관계자들이 걱정하고 잇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표한 문용린 서울 교육감의 2014년 학생인권조례 개정 여부 결정은 이미 지난 1년간 학생인권조례로 교권침해와 학교 혼란 사례가 충분히 노정된 상황에서 또다시 올 1년을 ‘사례 수집 기간’으로 흘려보내는 것은 학교 현장을 다시 한 번 좌절시키는 처사라고 본다. 특히 유념해야 할 점은 2014년 6월은 전국 일제 지방 선거가 실시된다. 물론 서울 교육감 선거도 시행된다. 문용린 교육감의 재선 도전도 점쳐지고 있다. 선거 열기가 불붙을 즈음인 2014년 학생인권조례 개정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개정이 지극히 어려울 것임은 명확관화하다. 따라서, 2014년 학생인권조례 개정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 높다. 따라서 선거기간 동안 “학생인권조례 우선 손질” 의지를 밝힌 만큼 문 교육감은 학교 현장의 의견을 조속히 수렴해 학생인권조례의 폐기 또는 대폭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이번 문용린 교육감을 적극 지지한 교육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것이며, 나아가 일그러진 서울 교육을 바로 세우는 첩경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문용린 교육감은 2013년 올해 당연히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폐지에 버금갈 만큼 전면 개정토록 교육감의 정당한 권한을 행사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학습권 보장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심각한 교권 침해를 초래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내년까지 가서 그 존폐와 개정 여부를 고려할 것이 아니라, 올해 당장 대폭 수정, 전면 개정을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충남 서산 서령고등학교(교장 김동민) 도서관이 장소를 옮겨 새로 개관했다. 그동안 평생학습센터 1층에 자리잡았던 도서관은 협소한 장소와 먼 거리로 인해 학생들이 찾기에 많은 불편이 있었다. 도서관은 학교의 심장과 같은 존재로 가장 좋은 장소와 가장 아늑한 자리에 위치해야한다는 김동민 교장선생님의 평소 지론에 따라 과학동 1층으로 확장 이전했다. 기술·가정실습실과 국어과실을 합쳐 보다 넓고 쾌적한 환경으로 조성됐다. 도서관 이전공사는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교적 짧은 기간에 걸쳐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이번 도서관의 이전 확장으로 학생들의 학력향상은 물론 도서대출 및 다독권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쪼록 우리 서령고 도서관이 학생들의 지식의 배움터이자 정보교류의 장으로 자리잡길 기대해 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월 2일, 교원․학교 성과상여급 차등폭을 현행과 같이 개인은 50-100%, 학교는 20%로 하고, 기간제교사 지급대상 포함, 2014년도부터 지급기준일의 학년도 변경 적용 등을 골자로 하는 ‘2013년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평가기준’을 시·도교육청에게 시달하고, 아울러 ‘기간제 교사 성과상여금 지급지침’도 발표했다. 올해로 도입 12년째를 맞는 교원 성과상여금은 그동안 선의의 발전적 경쟁을 통해 교원의 열정과 열의를 유도하고 수업전문성을 제고해 학교교육력을 높이겠다는 당초 취지에 부합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오히려 교원 성과 상여금이 금전적인 문제로 상부상조로 상생해야 할 교원들이 서로 반목하도록 하고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았는지 숙고해야할 때라고 사료된다. 내달 출범하는 새 정부인 박근혜 정부는 교원성과급제도에 대해 보다 더 면밀한 점검과 학교현장의 수용가능성을 높여 나가는 노력을 대해 줄 것을 요구한다. 물론, 그동안 줄곧 시장 경제 논리에 터한 경쟁을 유발하고자 지속적으로 등급별 차등 폭을 확대하려 했던 정부 방침에서 한 발 후퇴하여 현행과 같이 유지한 점은 안정화를 기대하는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그동안 인사이동과 일선학교의 업무량이 폭주하는 학년말에 지침이 시달되어, 평가․등급공개․이의제기 기간설정 등 업무처리의 어려움이 있어 왔던 것을 평가기준(12월)과 지급기준(2월)으로 구분 시행하여 익년 3월 정기인사 이전에 성과 평가가 완료되도록 개선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지금까지 신 학년도에 전보된 교원들의 성과상여금을 전임교에서 평가하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게 된 점은 바람직한 개선책이라고 사료된다. 이제 재직교에서 교원 성과 상여금 평가가 완료되게 되었다. 또한, 직무와 수업 시수가 다른 수석교사를 일반 교사와 분리, 별도로 평가하도록 한 점도 바람직한 개선 방안이다. 실제 수석교사의 경우 수업시수가 일반교사보다 적고, 학급담임도 담당하지 않아 일반교사와 함께 평가할 경우 불리한 평가등급을 받는다는 지적이 계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교원 성과금 평가에 개선할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학교성과급 공통지표 중 하나인 ‘방과 후 참여율’의 경우, 학생 수 100명 이하인 소규모학교와 1,000명 이상인 대규모학교의 학교를 참여비율로 평가한다면 대규모학교가 불리한 사례와 같이 형평성에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과 함께, 교실 부족으로 방과 후 교실을 개설하고자 해도 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를 인정치 않는다는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여전히 평가지표로 활용하는 것은 개선되어야 할 점이다. 아울러, 시․도교육청의 학교평가 결과를 학교성과급 평가의 척도로 활용하는 것도 자칫 지나친 학교통제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많은 바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학교 평가의 객관성, 공정성을 확보한 후에 점진적으로 학교 성과급 평가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특히, 2014년도부터 시행 예정으로 행정 예고한 2개월 이상 근무자에 대해 근무기간에 비례해 일할 계산하는 지급 방침은 재고되어야 한다. 일할 계산으로 변경될 경우 휴직 교원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게 된다. 휴직자의 대부분인 유아 휴직 교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각별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사료된다. 동시에, 근무기간에 비례해 일할계산을 추진하는 만큼, 그동안 학교현장의 오랜 요구사항이었던 2, 8월 퇴직 교원들도 성과 상여금 지급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보완할 것을 재차 요구한다. 한편, 이번 교원 성과 상여금 개선 방안에서 가장 주목하는 내용은 기간제교사도 성과상여금 지급대상에 포함한 점이다. 학교현장에서 정규교원과 함께 정당한 교육활동을 수행하고 있고 최근 기간제교사수가 6만 8천명에 달하고 담임비율이 상당부분을 차지할 만큼 그 역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늦게나마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평가한다. 최근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들의 처우 개선을 시급한 문제이다. 그러한 문제 해결의 시각에서 이번에 기간제 교사를 성과 상여금 지급 대상에 포함한 것은 진일보한 정책이라고 보여진다. 다만, 차등비율을 교원과 달리 70-100%의 비율로 상향시킨 것과 지급 기준 호봉을 14호봉으로 고정한 것은 여전히 아쉬운 결정임을 강조하면서 일반교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지급하는 방안과 기간제 교사의 성과 상여금 별도 예산 확보도 매우 중요함을 강조한다. 결국 교원 성과 상여금과 학교 성과급은 교원과 학교 간의 건설적 업무 수행과 협력적 분위기 훼손, 교원사기 저하 및 위화감 조성 등 각종 부작용이 여전하다는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열심히 일한 교원․학교에 대한 보상과 선의의 경쟁을 통한 교육력 제고라는 당초 취지가 학교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개선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 그리고 교원 성과 상여금과 학교 성과급이 교단 안정화와 학교와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목표 관리제 수행에 긍정적 기제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거뭇거뭇 제법 수염까지 난 녀석들과, 처녀가 다 된 중병아리 같은 여자 아이들이 하루 수업을 마치고 밤을 밝힌다. 지금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올바로 살아가는 ‘지혜(智慧)’가 아니라 편하게 살 수 있는 ‘지식(知識)’은 아닐까? 촘촘한 그물코를 헤치고 나가기 위한 기술(技術)을 얻는 것은 아닐까? 한참 먹고 뛰어다녀야 할 아이들이 깨알 같은 사전 앞에 고개 숙이며 살아갈 기술들을 파헤치는 시간. 노랗게 버짐 피듯 흔들리는 불빛 사이로 동료 야자교사(夜自敎師)의 무표정이 전혀 낯설지 않다. 물론 나를 포함하여 말이다. 그렇다. 결코 어색하지 않은 단어 ‘입시(入試)와 야자(夜自)’ 우리는 이 단어들 앞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미래를 어떤 형태로든지 준비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그 방향과 목적이 보편타당한 진리탐구이어야 하고, 그 진리가 온전하게 사회에 환원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선택된 행위는 나름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아마도 나와 마주보고 있는 이 아이들은 모두다 내일의 합리적 변화에 동참하고, 신실한 공부의 진정성 때문에 저렇게 진지하게 뭔가에 몰입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치열하게 공부하는 요즘, 우리아이들에게 많은 고민이 있어 보는 내가 너무 안타깝다. 특히 2013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 그러니까 2012년 현재 고등학교 2학년들에게는 내신/수능/논술 모두를 치러야 한다. 게다가 서울대에서는 영어 공인 시험(토플, 텝스, 토익)결과를 구술면접에 가중치를 둔다는 것이다. 필요한 학생을 뽑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되나, 학생입장에서는 완전 죽을 맛이다. 3년의 고교시절이 마치 죽음과도 같이 힘들 거라 예상이 된다. 당사자들에게는 이미 몸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도 2년차가 된 학생들의 관점에서는 실제적 비율의 반영정도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다만 이 힘든 공부를 해야 하는 당위성 앞에서 많은 상념과 분노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2013학년도 입시가 말 없는 현재의 아이들에게는 죽음의 트라이앵글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분노를 느끼는 것은 아직도 우리 입시가 서울대 및 몇몇 명문대 중심의 피라미드 구조 속에 예속되어 진정한 초중등 교육의 본질적 교육과정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실적인 압박감과 의당 그러해야 한다는 부지불식간에 길들여진 억압된 자아가 이렇듯 맹목적 수용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엄청난 입시의 폭력 앞에서도 순응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하지만 학원이야 교육보다는 상업적 측면이 우위에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실제의 목적이 입시에 있기 때문에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이지만, 참교육을 주장하는 전교조는 물론이고, 다양한 교육수요자의 욕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고심하는 교육부, 그리고 나름대로 여론과 당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대학당국의 입장에서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에 대해서 순순히 동의하지 않을 것도 분명하다. 보편적 관점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은 미덕이다. 편협하지 않고 대상과 사안의 이모저모를 다 아우를 수 있는 균형감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갈등 세계에서도 균형은 힘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양쪽을 아쉽게 나마 다 포괄할 수 있는 것인데, 완벽한 균형에 이르렀다면, 그건 아깝지 않을 지혜로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죽음의 트라이앵글은 그 앵글에 들어가 있는 당사자들에게는 희망의 균형이 아니라, 벗어나기 힘든 고통의 균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국사회에서 입시 문제는 단순한 입시 문제가 아니다. 중의적(重意的) 의미로 입시라는 말은 중성적이다. 입학시험은 어느 사회나 있는 것이고, 발달과 성장 과정을 거치는 의미 있는 단계로 볼 수 있다. 고교 과정을 마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입학시험을 치르는 것이 문제될 수는 없다. 그런데 이 입시라는 말은 한국사회에서 사전적 의미를 벗어나 이데올로기와도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 인간의 인격적 성장이라는 의미를 철저히 배제한다. 이 말은 한 줌도 안 되는 지식의 양을 측정하는 말이다. 파편화된 지식의 총합을 일컫는다. 규격화된 문제 풀이 해결능력을 일컫기도 한다. 나아가 이 말은 신분상승의 배타적 경로의 뜻으로 전이된다. 또 경쟁사회의 유리한 위치선점으로 이해된다. 그래서 이 입시라는 개념에서는 한 인간의 성장과 깊이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 나를 넘어선 타인에 대한 관용과 배려마저도 몇 시간의 봉사활동으로 계량화시킨 사회에서는 인격과 지혜는 뒤로 가고, 남는 것은 각박하고 편벽하고 편집증적인 배타적 승리만이 남는다. 사람 사는 세상을 공시적(公示的), 통시적(通時的)으로 보는 시각을 완성하기도 전에 단편적이고 파편화된 지식습득을 통해 미로 같은 문제의 답을 찾는 능력을 측정하여 입시를 통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을 때 과연 온전한 인격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입시는 블랙홀(black hole-막히고 숨쉬기 어려운 구멍)과 같은 장력을 지닌다. 가슴 아픈 것은 입시를 통해 고통스런 현실을 벗어나고자 기대하는 서민과 빈민계층의 자녀들에게는 입시가 그나마 가능한 신분 획득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현실은 갈수록 낙타의 바늘구멍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택’이라는 말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 그 수가 평범한 것이든 기막힌 묘수든 간에 다 한 판의 바둑일 터인데, 훈수 받지 않고 주체적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문제는 간명하게 해결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중고 6년이 철저한 자기소외의 시간이라면, 입시에서 거둔 훌륭한 성적은 성장이 아닌 껍데기일 뿐이고, 이겼다고 여기는 자들은 배타적 지배욕구로 병들고, 졌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저항적 열패감에 시달리니, 결국 모두 병들고 모두 불행해지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입시'뒤에 숨어있는 정부의 꾀가 참으로 얄밉다. 그것을 모르는 학생들과 학부모, 또 선생님들이 많다는 것도 슬프지만, 알면서도 입시에 매달리게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현실의 막막함이 답답하다. 역시 어른 책임이 더 크다. 그리고 사실 실증적으로 학력과 학벌이 오히려 사람을 병들게 하고, 한 인간의 성장과 행복한 삶의 실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자녀들에게 점점 좁아지는 배타(排他)의 사다리타기를 강요하는 것은, 정말 나쁜 일이다. 입시는 강력한 산업이고, 이데올로기다. 입시와 사교육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도 많고, 입시 산업 재벌들까지 생겨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 소비자들은 아무리 입시상품과 사교육상품에 많은 투자를 해도 다 만족할 수 없는 기이함이 있다. 오늘 밤은 그 기이함속의 주인공인 정석에게 이런 구조적인 모순의 기형 속에서도 내일을 설계하고 가난한 영혼 앞에서 겸손한 새해를 맞이하자고 훈훈한 상담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