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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2011학년도부터 과학고 입시는 입학사정관이 수험생이 낸 자료를 바탕으로 면접을 거쳐 뽑는 자기주도학습 전형과, 과학캠프 참가자를 평가해 선발하는 과학창의성 전형으로 나눠 실시된다. 올해 전국 평균 31.3%를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나머지는 과학창의성 전형으로 뽑고 2012학년도부터는 정원의 50% 이상을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경시대회 성적과 자격증 등은 전형에 반영할 수 없고 교과지식을 묻는 필기고사나 적성검사도 금지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과학고 전형 절차와 방법 등을 담은 과학고 입학전형 매뉴얼을 2일 확정해 발표했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경우 1단계로 입학사정관은 중학교 교장의 추천을 받은 수험생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고 방문, 면담 등을 통해 면접 대상자를 확정한 뒤 2단계로 학습계획, 봉사·체험활동, 독서활동 등에 대해 면접을 해 이 점수와 중학교 내신성적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과학창의성 전형은 1단계로 중학교 교장 추천으로 과학캠프 참가자를 선발한 다음 1박 2일 이상의 캠프 기간에 창의성과 문제 발견·해결 능력, 과제 수행 능력 등을 종합적이고 다면적으로 측정해 그 성적과 내신성적을 합쳐 합격자를 뽑는다. 교과부는 과학캠프가 사교육을 조장하지 않도록 다양한 평가 내용과 방법을 담은 매트릭스를 제시해 학교마다 다르게, 같은 학교도 매년 다른 방식으로 선택, 결합, 응용하도록 하는 한편 입시가 끝나고 나서 평가 문항을 공개하기로 했다. 두 전형 모두 면접 또는 캠프 성적과 내신성적 반영 비율은 과학고가 자율적으로 정하되 내신 반영 과목은 수학, 과학 등으로 최소화하도록 했다. 사교육에 의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올림피아드 등 경시대회 성적과 각종 인증시험 및 자격증 등은 전형에 반영할 수 없으며 교과지식을 묻는 필기고사와 구술면접, 적성검사 등도 금지된다. 또 학교별로 입학사정관과 교장, 교사, 외부 전문가 등 15명 안팎으로 구성된 입학전형위원회를 두고 중학교별 추천 인원과 자격요건, 면접 또는 캠프 참여 대상자, 캠프 운영 방식, 최종 합격자 등을 결정하도록 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는 시·도교육청이 정한 자격요건 등에 따라 자기주도학습 전형 모집정원의 20%를 선발한다. 입학사정관이 충분히 자료를 검토할 수 있게 자기주도학습 전형은 매년 7~10월, 과학창의성 전형은 10~12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전문대와 통합, 2일 출범식을 가진 인천대학교의 안경수 총장은 "인천전문대와의 통합으로 인천대가 동북아 거점 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국립대 법인화가 이뤄지면 인천대는 과거의 인천대가 아닌 국내 유수대학으로 우뚝 솟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마침내 오늘 출범식을 갖게 됐다. 소감은. ▲인천전문대와의 통합을 1995년과 1997년 2차례 시도하다 실패했고 꼭 15년만에 이뤘다. 교수와 학생, 직원, 동문 등 인천대 모든 가족의 숙원이 풀린 것이다. 감회가 깊고 모두에게 기쁜 일이다. --통합으로 대학의 외형이 커졌다. ▲이전에는 대학원을 포함해 학생이 9천여명이었다. 올해부터 정원이 1천명 늘어 1만 2954명이 됐다. 학과(학부)도 17개가 신설돼 51개로, 단과 대학은 2개가 증가해 11개로 각각 늘어 국내에서 중간 규모 대학의 면모를 갖췄다. --인천전문대와의 통합 의미는. ▲캠퍼스를 지난해 8월 남구 도화동 캠퍼스에서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한데 이어 이번 통합으로 인천대는 동북아 글로벌 거점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한다. 캠퍼스 이전과 통합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국내 10위권, 세계 100위권 대학으로 발전하는 그랜드 비전도 세웠다. 세계적 연구소인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분원 및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한국 분교 등의 유치를 확정했다. 또 대학의 연구·학습 질적 향상을 위해 국내 우수 교수에게 연구지원금을 줘 스카우트 하고 대학내 평가에서 상위 10% 안에 있는 교수에 대해선 3년 이내 안식년, 부교수 정년보장 등 파격적인 대우를 할 구상이다. --국립대 법인화 전환 문제는.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관련 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3월 이전까진 법 통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국립대 법인화로 전환되면 인천시로부터 5년간 매년 300억원씩 1500억원을 지원받고 제2캠퍼스 부지 12만평과 유수지 3만 3000평을 받게 되면 재정 사정이 확 달라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율·책임 경영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옛 인천대가 아닌 국립 인천대가 되는 것이다. --기존 구성원과 인천전문대 구성원 사이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은 오래 전부터 두 대학이 추진해왔던 것으로 언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따라서 갈등이 있더라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 대학 운영 방향은. ▲동북아 중심 국제도시인 인천 지역과 국가에 글로벌 인재를 육성,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래성장 동력 분야인 국제통상물류, 응용기술융합, 생명과학, 도시과학, 지역인문학 분야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3월부터 교원평가를 전면 실시하겠다는 교과부의 발표에 대해 교총은 취지는 공감하나 법적 근거가 취약한 상태에서 학교 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고 1일 논평했다. 교총은 특히 학부모의 개별 교사에 대한 만족도 조사가 교원평가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학부모가 상세히 알 수 없는 교과 및 비교과 교사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 의문이고, 이 조사가 학생인 자녀를 통한 학부모의 평가가 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교총은 지난 8월 교원평가제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법치국가에서 법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당당하게 받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고, 학교 현장의 수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중심 교원평가 대안마련특별위원회를 통한 정책대안을 정부에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여야 정치권은 교원평가 관련 법안을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있고, 여야와 교원단체, 학부모 단체가 참여하는 6자협의체도 이렇다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교총은 법적 기반이 취약한 시도규칙을 통한 교원평가가 정책 효과와 교직사회의 자발적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원평가만 실시하면 교원전문성 제고와 공교육이 강화될 것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정부가 약속한 수업시수 법제화, 교원잡무 감축 등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교육여건을 대폭 개선할 때 이런 국가적 목표가 달성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중국 속담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떤 장돌림이 강을 건너다 배에서 떨어졌다. 다행이 한 어부가 근처에서 고기를 잡고 있었다. 장돌림은 그에게 소리쳤다. “나는 큰 부자요. 나를 구해주면 금 백 냥을 주겠소.” 어부는 그를 구하여주었다. 그러나 그 장돌림은 어부에게 금 열 냥만을 주었다. 어부가 약속과 다르다며 항의하자 장돌림은 말하였다. “당신은 물고기를 잡아 하루에 얼마를 버시오? 잠깐의 수고로 금 열 냥을 벌고도 만족하지 못한단 말이오?” 어부는 실망한 표정으로 그 자리를 떴다. 세월이 흘러 어느 날 이 장돌림이 탄 배가 이번에는 암초에 걸려 뒤집어졌다. 이때 마침 전에 이 장돌림을 구해주었던 어부가 그곳에 있었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당신은 왜 저 사람을 구해주지 않는 것이오?” 어부가 대답했다. “저 사람은 금 백 냥을 주기로 약속하고서는 주지 않은 사람이오.” 어부는 서서 상인이 물에 빠져 죽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한비자'에 나오는 이야기다. 전국시대 정(鄭)나라의 어떤 사람이 신을 사기위해 먼저 끈으로 자기 발의 크기를 재고 나서 시장에 갔다. 그가 마음에 드는 모양의 신을 골랐는데 그제서야 그 끈을 집에 두고 온 것을 알았다. 그가 집에 돌아가서 그 끈을 가지고 다시 오니 시장은 파한 뒤였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왜 당신 발로 직접 신어보지 않았소?” 그 사람이 대답했다. “나는 끈은 믿을지언정 내 발은 못 믿겠소.” 앞 이야기에서 나온 ‘고인도하’(賈人渡河)라는 성어는 말에 신용이 없으면 남들의 외면을 당하여 결국 망하게 된다는 뜻이며, 뒤의 이야기에서 나온 ‘정인매리’(鄭人買履)는 규정만을 고집하고 실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해낼 수 없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종시 문제를 놓고 ‘고인’(賈人)과 ‘정인’(鄭人)이 서로 다투고 있는 형세는 아닐까?
서울의 초등학생 수가 27년만에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시가 발간한 'e-서울통계' 제32호에 따르면 작년 서울 초등학교 학생 수는 59만 8514명으로 전년(63만 3486명)에 비해 3만 5천여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7년 전인 1982년(118만 4천여명)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1982∼2009년) 서울 인구는 891만 6천여명에서 1046만 4천여명으로 17.4% 증가했지만 초등생 수가 줄어든 탓에 전체 인구에서 초등학생의 비율은 13.3%에서 5.7%로 뚝 떨어졌다. 서울 초등학생 수는 증감을 반복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01년 76만 3천명, 2002년 75만 9천 등으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최근 심각해진 저출산 문제의 영향이 크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15∼49세 여성이 낳는 신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970년대 평균 3.05에서 계속 감소해 2005년에는 최저 수준인 0.92명까지 줄었다. 2006년에는 0.97명, 2007년에는 1.06명으로 반짝 상승세로 반전했지만 최근 2년간 다시 줄어 작년에는 0.96명을 기록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2005년부터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73만 1천명)가 초등학생 인구(72만 2천명)를 앞지르기 시작해 작년에는 노인이 93만 6천명, 초등생은 60만 7천명으로 격차가 30만명 이상 벌어졌다. 서울시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14년에는 노인 인구(114만 2천명)가 초등학생 인구(48만 9천명)의 배를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신학기의 화두는 단연 교원평가제 전면도입이다. 전면도입을 하건 인센티브를 주건, 연수를 시키건 교사들의 관심 밖이다. 오로지 왜 이렇게 평가를 하느냐에 쏠려있다. 학교장 평가와 동료 평가에는 그나마 수긍을 하는 편이다. 학생 평가도 신뢰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장 가까이 생활하고 있기에 어느정도는 수긍을 할 수도 있다. 문제는 학부모 평가이다. 교사들의 대다수가 학부모이기 때문에 과연 그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질 것인가에 쏠려있는 것이다. 필자 역시 학부모다. 그러나 솔직히 아이의 담임교사를 본 적이 없다. 과목 정도는 알고있다. 이름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당장 올해부터는 평가를 해야 한다. 어디 담임교사 뿐인가. 아이 학급에 수업을 들어오는 교과담당교사도 평가의 대상이다. 학교에 교과담당교사가 몇 명인지도 정확히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학부모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 관심을 갖기에는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이 너무나 바쁘고 험난하다. 모든 평가는 온라인 평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학부모 평가는 곧 학생평가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높다. 어느 학부모가 교사 평가를 위해 정확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할 것인가. 학교교육에 매우 높은 관심을 가진 학부모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학부모가 많지 않을 것이고 관심이 있다고 해도 자녀 학급의 모든 교과담당교사의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학부모회나 학교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학부모들도 담임교사 외에는 몇몇 교사들만 알고 있을 뿐이다. 중학교의 경우는 최소한 12과목정도를 이수하고 있다. 이 12명의 교사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 평가는 이미 객관성을 잃은 평가가 되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교사 평가를 대신하도록 할 것이다. 누가봐도 당연한 것임에도 계속해서 밀어 붙이는 교과부의 의도를 정말로 이해할 수 없다. 도대체 이런 정책을 무조건 추진하려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할 따름이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아니면 최소한 학부모 평가는 보류해야 한다. 교과부는 그동안 전국학교의 30%에서 시범운영을 했기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물론 수치적으로는 그것이 옳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시범학교 수를 늘리기 위해 각 교육청에 시범운영에 참여할 학교를 할당했다. 그런 다음에 학교장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6개월짜리 시범학교들이 수두룩 했다. 6개월 동안의 시범운영에서 무엇이 나오겠는가. 결국은 기존의 시범학교 모델을 그대로 따라하는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교과부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론에 밀려 무조건 실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문제가 있으면 고쳐야 하는 것 아닌가. 시범운영 많이 했다고 주장만 할 일은 절대로 아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만 그 평가는 성공을 거두는 것이다. 교과부에서는 근평과 성과금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이상한 논리도 펼치고 있다. 그들 평가가 교원평가로 직결될 수 없다는 것은 교과부에서 더 잘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하는 것인가. 기다리는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학교마다 여건이 다르고 교사들의 근무여건도 다르다. 학생들도 수준이 다르다. 지역여건도 다르다. 그런데 어떻게 전국적으로 똑같은 규칙을 적용하여 평가하겠다는 것인가. 그 평가의 결과가 과연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가.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평가를 잘 받건 잘못받건 또한번 모든 교사들이 마음편히 지낼 수 없는 분위기만 만들고 말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시작된 상태나 마찬가지 이지만 더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싶을 뿐이다. 교원평가가 교육정상화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대학 등록금이 비싸다고 야단이다. 이공 계열은 1년에 1천만 원대이다. 영광스러운 대학 공부가 오히려 가계에 큰 부담 거리로 자리하고 있다. 경제 한파로 젊은이들이 진학을 포기해야한다는 목소리까지 들린다. 급기야 이 문제는 각 가정을 넘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정치권에도 고민거리가 됐다. 다행히 올해는 꽉 막힌 숨통이 트이는 변화가 있었다. 취업 후 등록금을 상환하는 제도가 도입됐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대학을 향해 등록금 인상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는 현행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제와 비교했을 때 재학 중 이자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일정 소득을 전제로 갚게 되므로 무조건 상환 의무에 따른 신용 불량자 양산을 줄일 수 있다는 발전된 제도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 등록금 동결에 대한 의사 표현도 고무적이다. 실제로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나온 후에 많은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신입생에게는 불리한 점이 많다. 우선 신입생은 학자금 대출이 시기적으로 촉급해 혜택을 보기 어렵다. 최근 대학 입학 제도는 추가 합격 제도가 보편화되어 있다. ‘가, 나, 다’ 군별로 대학을 옮길 수 있다. 그런데 이때 추가 합격 때는 등록일이 당일이거나 다음날 오전까지인 경우가 많다. 거액의 현금을 준비하고 있지 않으면 등록일을 맞출 수가 없다. 대출 신청 후 소득 분위를 확인하는 데만 최소 열흘이 걸리기 때문에 신입생의 경우 등록 기간 내에 대출은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신입생은 정식 등록 전에 ‘가등록(假登錄)’ 제도를 두거나 혹은 ‘대출 신청서’ 등으로 등록을 대신해주는 행정 제도가 필요하다. ‘대출 신청’ 후 열흘 정도 걸리기 때문에 3월 입학 전에 등록이 가능하므로 대학으로서는 결코 손해 보는 일이 하나도 없다.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한다고 하면서도 신입생은 제외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즉, 대학의 등록금 동결은 재학생에게만 해당한다. 대학은 재학생은 등록금을 동결하고, 신입생에게는 입학금을 인상해서 받고 있다. 한 시민 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2005∼2010년 수도권 50개 대학 중 16곳이 올해 신입생 입학금을 인상했으며 이 중 일부 대학은 등록금 동결을 선언해 놓고 신입생 입학금은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년간 입학금 인상률은 평균 24.1%로 이 기간 물가인상률이 매년 2∼3%대 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해마다 물가인상률보다 2배 이상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50개 대학의 입학금 현황을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대학의 평균 입학금은 약 89만원이다. 특히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 입학금은 평균 1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은 입학금에 대해 구체적인 산출 근거와 사용 내역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인상폭도 물가인상률 등과 비교해서 터무니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등록금을 올리지 못한 데 따른 손실을 신입생에게 부담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신입생의 경우 합격 통보를 받으면 무조건 등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대학은 이를 이용해 등록금 동결에 대한 보전을 손쉽게 해결하고 있는 꼴이다.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덩달아 올라가는 등록금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대학생들은 부모님 눈치를 보고 공부하느냐 마음에 부담도 크다.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대학 등록금 반값 이야기가 나왔지만, 선거가 끝나면 그야말로 공약(空約)이 되어버린다. 대학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등록금과 입학금을 인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수천억 원의 돈을 유보금 명목으로 쌓아놓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교육의 질에 비해 우리나라같이 등록금 싼 데가 없다’고 했지만, 우리나라 대학은 질에 관계없이 모두 일률적으로 등록금이 비싸다고 느끼는 것이 국민의 정서이다. 대학 등록금에 대해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 매년 불신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이유는 우리 대학이 그동안 교육의 질보다 학교의 시설 투자에 등록금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교육에 투자하지 않고 대학 규모 확대에 열을 올려왔다. 이제라도 대학은 민주성과 투명성이 보장된 등록금 책정으로 선회해야 한다. 대학은 등록금으로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고 인재를 양성하는데 힘써야 한다. 대학이 스스로 본연의 책무를 다한다면 학생과 학부모도 등록금 인상에 대해 일면 수긍을 하게 될 것이다.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5년간 시범 실시돼온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이달부터 전 학교, 전 교원을 대상으로 전면 실시된다. 교과부는 교원평가 관련 법안의 국회통과가 3년째 지연됨에 따라 16개 시도교육청별로 제정된 교육규칙에 따라 3월부터 교원평가를 전면 시행한다고 최근 밝혔다. 2000년 교직발전종합방안에서 검토된 지 10년, 2005년 첫 시범실시 5년만이다. 지난해까지 전 초중고교의 30%에 해당하는 3164개 교가 시범·선도학교를 경험했다. 전면 실시 방침에 따라 초중고교 모든 교원은 연 1회 이상 동료교원,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평가를 받아야하며, 평가결과는 전문성 향상 자료로 활용된다. 시범 운영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학부모 만족도 조사가 전체 교원 대상에서 개별 교원 대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금년 10월말까지 예정돼 있는 평가가 끝나면 평가 결과는 개인별로 정리돼 통보되며, 교원은 결과 분석 및 능력개발 계획서를 작성해 맞춤형 연수를 신청하는 등 전문성 신장을 위한 자율적 노력을 해야 한다. 평가 결과 우수 교원에게는 하반기에 도입 예정인 학습연구년제 시범운영 대상자로 선정하고, 미흡한 교원에 대해서는 학기 중 자발적 연수, 방학 중 집중 연수 등의 단계별 연수프로그램이 제공된다. 평가 대상자는 초중고특수학교 소속 교원, 기간제 교원, 강사 중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이며, 6개월 미만 근무자는 제외된다. 교사는 학습지도와 생활지도에 관한 18개 평가지표를 중심으로 교장, 교감 중 1인 이상과 동료 교원 3인 이상이 참여하는 동료 교원 평가, 자신이 직접 가르치는 학생과 학부모 전체가 참여하는 만족도 조사를 받게된다. 교장, 교감은 학교 경영 전반에 관한 8개 평가지표를 중심으로 전체 교사로부터 평가를 받고, 학부모로부터 만족도 조사를 받는다. 시범실시에서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하던 학부모 만족도 조사로는 피드백이나 책무성을 개별화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반영해 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응답 대상을 교장, 교감, 담임, 각 교과교사, 보건, 영양, 사서 교사 각각으로 변경했다. 원칙적으로 모든 평가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인터넷 접근이 어려운 학부모를 위해 종이 설문지가 밀봉돼 전달되고, 각각의 문항들에 대해서는 5단계 척도와 더불어 ‘잘 모르겠다’는 항목이 추가됐고 서술형 자유응답문항을 통해 의견을 기술할 수 있도록 했다. 개별 학교는 평가를 관리할 평가 관리 담당 부서를 조직하고, 교원 학부모 및 외부전문가로 구성되는 평가관리위원회를 3월 중 구성해야 한다. 평가관리 위원회는 공정한 관리를 위해 교원 이외 위원이 50% 이상이어야 하고, 구체적인 평가 대상자 및 참여자 범위, 평가 시기와 횟수, 평가 절차 및 결과 활용 계획 등을 포함하는 시행계획을 심의 한다. 교과부는 시범 선도 경험학교 1곳과 새롭게 참여하는 학교 2곳을 묶어 컨설팅협력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도입 시기를 늦춰달라는 교총 등 교육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교과부가 3월부터 에듀파인을 전면 실시키로 했다. 교과부는 공사립 초중등학교 재정 회계 업무의 효율성과 투명성 제고를 통해 교육 수요자에 대한 책무성을 높이기 위해 에듀파인을 전면 개통한다고 지난달 말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공립 초중고교 및 교육청에서 재정결함보조금(인건비, 운영비)를 지원받는 사립학교는 에듀파인 학교회계지원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사립 특목고 등 재정결함보조금을 지원 받지 않는 사립학교는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에듀파인 시스템이 개통되면 기존의 품목별 예산 제도 및 현금주의 단식부기 회계방식이 사업별 예산제도 및 발생주의 복식부기 회계방식으로 전환된다. 예산 회계 업무 처리과정에도 예산 요구․편성 및 지출에서 결산까지 원스톱 처리되며 단식부기에 의한 수입 지출 중심, 집행실적 기록 위주의 예산회계에서 벗어나 복식부기에 의한 재정 상태와 재정 운영 성과를 보고 할 수 있게 돼 단위학교 재정의 종합적 관리가 가능하다는 게 교과부 설명이다. 교총은 2일 업무 분장은 수기로 작성할 때와 차이가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식지를 전국 학교에 내려 보냈다. 따라서 에듀파인이 도입돼도 수기작성 때와 같이 업무 분장하면 된다는 것이다. 다만 비 교원에 의한 일방적 업무 분장은 자칫 교원들이 불리해 질 수 있으니 유의하고, 논란이 있을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학교장이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전 업무들이 에듀파인 도입 후 하나의 사업으로 묶이는 경우에는 비교원들에게도 권한 부여를 통해 업무를 분장하면 된다고 밝혔다. 수납 품의의 경우에는 기존의 대면 결재 방식으로도 처리 가능하다. 이에 앞선 1일 교총은 단위학교 재정 회계 업무이 효율성, 투명성 책무성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그 취지는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일선 학교 현장 및 교원이 준비 부족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보다 세밀한 준비와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논평했다. 지난해 두 차례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현장 교원들은 에듀파인 시스템에 대해 상당한 불신과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교원 업무 대폭 증가 ▲비교원(행정) 업무의 교원으로의 증가 ▲시스템 자체의 복잡성과 불안정성 ▲충분한 연수와 준비 부족 등 에듀파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면 도입 시기를 늦춰달라고 교과부에 요구한 바 있다.
한 개인의 용돈관리나 한 가정의 살림, 기관이나 기업은 물론, 토목과 건축에도 설계는 꼭 필요하다. 학교교육의 설계인 학교교육과정 자율화와 학교자율화가 정책적 · 제도적으로 뒷받침 되고 있는 이때, 학교자율화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 학교교육과정 자율화나 학교자율화에 따른 학교 현장에서의 문제점이 없는지도 짚어보고자 한다. 변화를 주도하는 학교교육과정 자율화의 주체가 되어야 요즘은 “10년이면 변한다는 강산이 2?3년이면 변한다”고 한다.” “변화를 변화시키라”는 말도 있다. 변화에 순응하기보다 그 변화의 물결 속에서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하라는 말이다. 3D 입체 영상 영화 아바타의 관객이 1000만을 넘었다고 한다. 3D 영화가 한창 상영 중인데, 같은 영화를 4차원 영상인 4D로도 상영하고 있다고 한다. 바람, 향기, 진동, 수증기 냄새 등 ‘오감 만족’으로 관객이 실제로 영화 속에 있는 느낌이라고 한다. 3D, 4D의 부적응 관객도 있단다. 3D 안경을 쓰지 않고도 3차원의 입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TV도 곧 나온다고 한다. 어제가 옛날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변화를 수용할 것인가, 변화를 주도할 것인가?”의 갈림길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학교교육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학교교육도 학교 구성원 스스로 ‘변화를 변화’시키고, ‘변화를 주도’해 가야 한다. 학교, 교육, 그리고 교육자는 보수적이라고들 한다. 이제는 변화의 주체가 되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과정 자율화가 되어야 한다. 변화의 주체도 자율화의 주체도 바로 우리 교육자여야 한다. 백년대계(百年大計)가 바로 학교교육과정 ‘백년대계’란 주로 나라의 교육 계획을 두고 이야기되어 왔다. 사전에는 ‘먼 앞날을 미리 내다보고 세우는 크고 중요한 계획’이라며 ‘국가의 백년대계를 세우다’라는 예를 들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요즘은 백 년 앞을 내다보기란 참으로 어렵다. 우리나라의 근대 교육과정을 되돌아보면, 공립초등학교 등에 대해 수업을 시작하도록 한 ‘교육에 대한 긴급조치’의 시기(1945?1946)와 가르칠 교수 내용의 ‘주제’ 또는 ‘제목’을 열거한데 불과했던 ‘교수요목’의 시기(1946?1954)를 거쳐 1954년부터 제1차 교육과정의 시기, 1963년부터 제2차 교육과정의 시기, 1973년부터 제3차 교육과정의 시기, 1981년부터 제4차 교육과정의 시기, 1987년부터 제5차 교육과정의 시기, 1992년부터 제6차 교육과정의 시기, 2000년부터 제7차 교육과정의 시기를 맞이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각 교육과정 시기마다 시대적 배경을 충분히 반영해왔으나 1?5차 교육과정까지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학교에서 교사가 가감 없이 가르치는데 급급했다. 또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양이 너무 많아 감당하기도 어려웠다. 게다가 광역시 · 도교육청과 시 · 군 · 구 교육청 차원의 교육과정 편성 · 운영권이나 역할도 주어지지 않았다. 교육과정을 편성 · 운영하였다기보다 차라리 교과서를 가르친 것이 아닌가 한다. 제6차 교육과정의 시기는 우리나라 교육 사상 처음으로 ‘중앙 집권형 교육과정’을 ‘지방분권형 교육과정’으로 전환, 시 · 도 교육청과 학교에 자율 · 재량 권한을 주었다. 즉,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에 있어 중앙 · 지방 · 학교에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분배했다. ‘21세기를 주도할 건강하고 자주적이며 창의적이고 도덕적인 한국인’을 육성하기 위해 ‘교육과정 편성 · 운영’의 체제 개선으로 교육의 질 관리를 강화하고자 한 것이다. 제7차 교육과정은 정보화 · 세계화 시대에 대비해 신교육 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 개혁 방안으로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열린교육사회, 평생학습사회’ 건설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제7차 교육과정부터는 수시 개정 체제로 바뀌어 현재 여섯 차례 부분 개정이 이루어진 상태이며 3, 4차 부분 개정된 내용이 2009학년도부터 초등학교 1, 2학년과 중 · 고등학교 영어, 수학과에 적용되고 있다. [PAGE BREAK] 대한민국의 교육, 세계가 주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국의 교육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한국의 교육이 부럽고 경이롭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교육이고, 한류의 중심에도 교육이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때로는 우리 스스로 우리의 교육을 반성하고 폄하도 하고 있지만 모든 부분에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인도의 시성(詩聖) 데벤드라나트 타고르도 지금으로부터 90년 전인 1920년 〈동아일보〉 창간에 즈음해 기고한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에서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우리 민족에게 큰 용기를 안겨주었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는 등불의 하나였던 한국, 그 등불이 다시 켜지는 날, 너는 동방(東方)의 빛이 되리라”라는 예언이 바로 그것이다. 2020년이면 ‘동방의 빛이 되리라’라고 예언한지 100년이 된다. 그동안 백년대계를 세워 교육을 해왔던 결과가 90% 이상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사랑과 열정, 창의성과 인성, 배려와 나눔의 정신으로 또 다른 교육의 백년대계를 생각해 먼 앞날을 내다보고 큰 계획을 세워야 한다. 창의적 글로벌 인재육성과 고질적 병폐 해결을 위한 교육과정 개정 급변하는 세계 환경 속에서 국가의 위상 변화를 주도할 창의성과 상상력이 풍부한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고 획일적 교육과정, 입시 경쟁, 사교육비 문제 등 교육의 고질적 병폐 해소를 위해 교육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교육정책의 방향을 유연하고 창의적인 학교교육을 실현하는 공교육 정상화, 과도한 사교육 부담 해소에 두고 이를 담아낼 새로운 교육과정을 구안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21세기적 요구를 교육에 담아내기 위해 제7차 교육과정을 부분 개정해 3차와 4차 개정 교육과정이 부분 시행되고 있는 중임에도,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백년을 대비해 시대적, 국가적 요구를 반영하고 선진교육체제를 구현하고 학생 모두의 잠재력을 키워주기 위해 미래지향적 교육과정을 구상했다. ‘미래형 교육과정’은 미래사회를 주도해 갈 인재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하는 고민과 우리 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고질적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동시에 담고 있다. 이러한 고민을 반영한 2009 개정 교육과정이 그리는 ‘하고 싶은 공부, 즐거운 학교’는 학생의 지나친 학습 부담을 줄여 학습흥미를 유발하고, 단편적 지식 · 이해 교육이 아닌 학습하는 능력을 기르며, 지나친 암기중심 교육에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으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개정안은 2011년부터 연차적으로 시행에 들어간다. [PAGE BREAK] 학교교육과정의 자율적 편성 · 운영으로 교육전문가가 되자 학교교육과정이 자율화되어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토대로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해당 학교의 여건과 실정에 알맞게 학교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편성 ·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의 능력, 적성, 진로를 고려해 교육 내용과 방법을 다양화하고 구성원들이 교육과정의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실천토록 하기 위해 ‘학교교육과정위원회’, ‘학교운영위원회’를 운영하도록 했고, 교육청에서도 관련 규정 등을 재정비하고 적극 지원하도록 되어 있다. 그동안 교사를 전문직으로 분류하면서도, 주어진 또는 만들어준 교육과정을 수동적으로 운영하도록 해왔던 게 사실이다. 교육과정을 편성 · 운영한다기보다 교과서 중심으로 가르쳤던 것도 부인하기 힘들다. 타성에 젖어 당연하다고 여기기까지 했다. 지금까지의 경직된 운영에서 탈피해 학생들의 다양성, 창의성을 추구하는 학교교육과정으로 변화돼야 한다. 교육과정 중심의 학교교육을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합리적 편성과 효율적 운영이 필요하다. 교원 · 학부모 · 학생 · 지역인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교육과정 위원회에서 교육과정 편성 · 운영계획을 세우고, 학교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 · 시행하도록 한 것은 교육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학교별로 다양하게 학교교육과정을 편성 · 운영한 사례를 발굴 · 소개해 모든 학교가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장 책임경영과 학교교육과정 자율화에 대한 책임감 가져야 학교장책임제를 실시하기는 했으나 수동적 · 폐쇄적인 학교운영으로 창의적 인재 육성이 어려웠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학교자율화를 추진했으나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획일적인 적용은 개선되지 않았으며 학교장 책임경영을 위한 실질적인 권한이 미미해 교육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는 학교 중심의 자율화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교육과정과 교원인사를 자율화했으며, 자율학교를 확대하고 현장 지원체제를 확실히 구축하는 등 교육과정 자율화를 돕기 위해 학교장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일이 싫은 사람은 구실을 찾는다’는 말이 있다. 학교자율화에 따른 높은 책무성 요구로, 어렵고 힘든 변화의 길보다는 쉽고 편한 안주의 길을 택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해 교원업무 경감 절실 교원업무 과중이 학교교육과정 자율화와 정상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항일 것이다. 단위 학교에 쏟아지는 공문이 연간 수천 건씩이나 되다 보니 공문서 수발로 교수 · 학습에 전념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공문서를 처리하는 것도 교육의 일부라고는 하지만 교육을 잘하자고 하는 공문서 때문에 학교교육과정 자율화가 어렵다고 한다면 과감히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공문은 매뉴얼로 만들어 수시 보고 체제로 했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IT강국이다. 전자문서에 들어가 간단하게 숫자로 또는 보고내용을 입력한 다음, 간단한 결재를 득한 후 보고만 하면 되는 그런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그러면 교육청에서도 필요한 데이터를 필요한 때에 간단히 수합해 통계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간단한 공문도 책상 앞에 앉아 처리하려면 20?30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수업 결손으로 이어지곤 한다. 특히 시도 때도 없는 각종 감사 요구 자료는 학교교육과정의 정상 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 [PAGE BREAK] 인사발령 시기 앞당겨 교육과정 준비기간 확보해야 3월부터 시작하는 새 학년 새 학기, 3월 1일 자 인사 발령은 학교교육과정 자율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는 12월이면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게 된다. 1월과 2월 두 달 동안에 학생들은 졸업식과 종업식을 위해 1주일 내외 학교에 오는 것이 고작이다. 1월과 2월을 학교교육과정 자율화를 위한 준비기간으로 하기 위해 1월 1일 자 발령은 곤란한 것인가? 인사이동 문제가 어렵다고도 하고, 교원 정원 문제가 어렵다고도 한다. 인사를 위한 교육인가 교육을 위한 인사인가를 생각하면 답은 분명하다. 준비되지 않은 교육과정 편성 · 운영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의 현실을 발전적으로 바꾸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3월 1일 자로 어느 학교로 갈지도, 어느 학년, 어떤 학생을 담임할지, 그리고 어떤 사무를 맡을지도 모른다. 학교교육과정 따른 예산 · 결산 계획도 해마다 다른 사람이 짜놓은 대로 집행해야만 한다. 이것도 학교자율화와 학교교육과정 자율화라는 큰 틀 속에서 개선했으면 한다. 3월 1일 자 인사를 10여 일 전에 발령하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교원업무 경감과 3월 학기를 1월부터 준비하는 새로운 제도를 학교자율화와 학교교육과정 자율화의 틀 속에서 깊이 있게 고민했으면 한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약도 먹지 않거나 복용 방법이 바르지 못하면 그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이 교육 현장에서 적극적이고 자율적으로 실천될 때 글로벌 사회에서 변화를 주도할 창의적 인재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2003년부터 ‘사랑해요 속리산 수정교육’이란 지역화 교육과정을 운영해 온 필자는 앞으로 교육과정이란 무엇이며, 학교자율화를 위한 교육과정 개발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학교교육과정 위원회 운영 방법 및 사례, 학교자율화에 따른 효율적인 학교 운영 방안, 학교교육과정 분권화 · 지역화 · 자율화 방안과 국내외 사례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있을 것이다. 책무성과 학업성취도 평가 및 교원 · 학교 평가에 문제점과 개선안, 교원업무 경감 등 학교교육과정 자율화를 저해하는 교원업무 개선책도 이야기하고 싶다. 또, 현 교육제도 하에서의 1월과 2월의 두 달은 교육적으로 무의미하다. 이를 교원연수 · 학교 회계와 교육과정 편성 · 운영 계획을 수립하는 기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책도 제안하고 싶다. 우리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 학교자율화와 학교교육과정 자율화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기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교직의 정점에서 교단에서 교장이라는 자리를 ‘꽃’에 비유한다. 교직에서는 거기가 정점이요, 최고의 자리라는 뜻이다. 교사에서부터 주임교사를 거쳐 교감에서 교장의 자리로 가는 과정에서 일구월심(日久月深) 얼마나 많이 노심초사했으며 얼마나 많이 땀을 흘렸던고, 얼마나 많이 학수고대(鶴首苦待) 했던고. 교장으로 가기까지는 수없이 험한 준령을 넘고 모진 세월을 거쳐 거기에 이르는 곳이다. 기다려서 맞이한 것이 아니라 온갖 힘을 기울여서 쟁취한 곳이다. 그 시절, 평교사는 그렇지 않다 치더라도 주임교사(부장교사)부터는 교장과의 관계가 좋아야만 한다. 절대로 교장과 맞서지 말아야 했다. 어떻게 하든 근무평가를 잘 받는 것이 선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를 잘하고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일보다 오히려 그것이 먼저 해결돼야 했다. 나도 주임교사가 되면서 남달리 학교에 일찍 출근해 교장의 눈도장을 찍어야 했고 전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일들을 솔선하게 되었다. 학교 길의 휴지를 줍거나 빗자루를 들고 운동장을 쓰는 일에도 매진했다. 누군가 그랬다. 교사시절에는 잘 보이지 않던 휴지가 주임(부장)이 되면 더 잘 보이고 교감, 교장이 되면 휴지뿐 아니라 학교 구석구석에 있는 쓰레기까지 확연하게 보인다고 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 시절, 운동장에서 내가 휴지를 줍고 있노라면 동료직원들이 지나가면서 한 마디씩 던진다. “주임(부장)되더니 달라졌어!” “출세하려면 무슨 짓인들 못 하겠나.” 이런저런 수모(?)를 견디면서도 또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여러 관계 기관에 연구 논문을 제출해 좋은 점수를 받아야만 하는 것이다. 남들이 여행을 가거나 휴가를 갈 때에도 함께 가지 못하고 연구와 고과점수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쫓아야만 한다. 교장의 성원과 자기 노력 그리고 플러스 알파가 작용해 마침내 교감의 자리에 올라가면 직접 교장의 지도와 감독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 그늘 아래서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지게 마련이다. 샌드위치맨 서울 Y초 교감으로 갔더니 학년 초 어느 날 교장이 두 교감을 불러 놓고 학교 관리에 관해 일장 훈시를 한 다음, 교사들의 근무평정을 공정하게 시행하라고 엄명을 했다. 그날부터 나와 함께 H 교감은 출퇴근 시간, 주번활동 상황, 학급관리상황, 청결상태, 교사들이 귀찮게 여기는 특별활동과 체육시간 그리고 과학실험실습, 음악시간 운영 등 교사들이 수행하고 있는 교내 교육활동과 제반 생활 항목을 대학노트에 빼곡히 정해놓고 50여 명이 넘는 교사들의 근태(勤怠)를 매일 매시간 면밀히 기록했다. 거의 1년여 그 결과를 종합했더니 평소에 생각했던 대로 가장 젊고 어린 교사가 1위를 하고 주임(부장)급 인사를 포함해 비교적 나이가 많은 노장 교사들의 성적이 뒤지고 있었다. 우리는 그 자료를 가지고 곧이곧대로 정한 규정에 따라 매우 공정하게 평가한 것이라 자부심마저 감추지 못한 채 교장실 문을 밀고 들어갔다. 그런데, 교장선생님이 자료를 받아들고 한참 검토한 끝에 우리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혀를 찼다. “근평은 이렇게 하는 게 아니에요.” “……” “꽉 막힌 분들이라 유도리가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네요.” 한참 후에 교장이 만든 교사 근무 평정표를 내밀며 이대로 하라는 것이었다. 근무평정 1위는 곧 교감 강습을 받아야 할 사람의 몫으로 돌아갔고 다른 것들도 대체로 노장교사들의 차지였다. 1등에서 12등까지는 그대로 하고 나머지는 우리가 잘 알아서 하라는 지시로 근평에 대한 과업은 일단 끝이 나고 말았다. 번데기에서 성충이 되기까지는 교감은 온갖 업무와 교육 현장의 와중에서도 교장의 눈치를 살피면서 틈틈이 연구 논문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학교운영에 결정권이 없는 몸으로 학교 운영에 관한 학부모와의 관계, 교내외의 각종 행사 등의 중심에 서서 좌충우돌하는 날의 연속이다. 교감은 무엇인가에 하루 종일 쫓고 쫓기는 생활에 영일(寧日)이 없다. 교장에게 눌리고 교사들에게 치받치다 보면 누구 말마따나 “못 해먹겠다”는 말이 자기도 모르게 터져 나온다. 그래도 참아야만 한다. 교장으로 가는 고난의 길이기 때문이다. 교감을 하면서부터는 교장은 물론이고 교육청과의 관계도 원만하고 유능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감의 근무평가와 승진을 교육청에서 관장하기 때문이다. 각박한 교감 시절을 겪으면서 품성도 인격도 거의 해탈의 반열에 이르렀고 교감의 자리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으며 교육현장의 모든 것을 섭렵할 수 있는 경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번데기가 성충이 되는 과정이라면 가혹하리만큼 험난하다. [PAGE BREAK] 교장, 그 정점에서 백공천창(白孔千瘡)의 경지를 지나 교단에서 적어도 4반 세기 이상의 잔뼈가 굵어야 교장의 자리에 앉는다. 교장, 거저 되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교장을 아무나 하는 것도 아니다. 교장 그 한 사람이 학교의 역사를 바꿔놓기에 충분한 존재이기 때문에 ‘중요한 인물(Main person)’이라 할 수 있다. 우선 교장은 대통령이 발령한다. 대통령과 상대하기 때문에 일반 교사와는 품격이 다르다. 그런데 사회에서는 교장을 같잖게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융통성이 없고 고집이 센 사람을 교장 같다 하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무능한데 자리만 높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1995년, 서울 D초에 처음으로 교장 발령을 받고 얼마 되지 않아서 지역 기관장회의에 나갔더니 맨 상석(上席)이 행정구청장이고 그다음이 정당의 지역위원장에다 지역사회의 의사, 변호사, 크고 작은 기업 사장 등 이른바 유지들과 저명인사가 자리를 했고 교장 자리는 동장 다음에 있었다. 좁고 딱딱한 의자에 엉덩이를 걸치고 보니까 요즘 젊은이들 말처럼 씁쓸했다. ‘내가 어떻게 달려온 길인데….’ 하지만, 사회에서 교장의 위상은 초라한 자리였다. 오히려 사회를 모르는 온실 속의 식물로 폄하해버리거나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사회가 어쨌기에 하면서 반감(反感)도 가져보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어쩔 순 없었다. 내가 온실 속의 화초라고 자인(自認)한 것은 퇴직을 하고난 얼마 후의 일이었다. 온실에서 나온 사람 어느 날 문득 퇴직을 하고 나니까 갑자기 고요가 엄습했다. 전화의 빈도가 급격히 적어지면서 문밖출입도 적어졌다. 불러주는 이가 없기 때문에 갈 곳도 없고 용건이 없으니까 방문할 곳도 없다. 정점에서 군림하던 맹호가 이빨이 빠지자 갑자기 미운오리새끼가 되고 만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후배 학교를 배회하는 모습도 좋지 못하다. 재직 중에 내가 제일 혐오했던 것이 선배 교장들이 찾아와 교구나 교재를 사달라고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내가 후배들을 찾아간다는 것은 이유를 묻지 않고 나름대로 엄격한 금기(禁忌) 사항이었다. 재직 중에는 시간이 없어서 바빴는데 퇴직 후에는 남는 게 시간뿐이었다. 처음 몇 개월은 재직 중에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서 하고 싶어도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해보러 다녔다. 문화센터의 미술반에 가서 인물화도 해봤고 한국화, 수채화 등에 몰입도 해봤지만 경제적 부담을 느끼면서 포기하게 되었고 이후, 친구들로부터 정보를 얻어 찾아간 곳이 구청복지회관이었다. 가격도 거의 무료인데다가 서예를 비롯해 춤도 배우고 외국어 강좌도 많이 개설되어서 공부하기에는 매우 적절했지만 그곳에도 문제는 있었다. 노인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포화상태여서 각 과목의 수강자를 제한하는 바람에 한 번 배운 교과를 복습할 시간도 없고 재수(再修)할 수가 없었다. 나는 컴퓨터 반에 입학해 주로 포토샵을 공부했다. 그런데 매우 기이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늘 배운 것이 돌아서면 씻은 듯이 모두 잊어버리고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이튿날 다시 물어보고자 했지만 강사는 시간이 없다고 한다. 모르는 것이 자꾸 쌓이니까 흥미도 사라졌다. 복지관에서 컴퓨터, 미술, 중국어 등 몇 가지를 배우다 말고 동창생 소개로 새로운 직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그곳은 ‘○○ Com’이라고 하는 다단계 무선통신 판매 회사였다. 사업설명회를 들으니까 제법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지금쯤 여덟 살이 되었을 ‘장애어린이’ 한 사람을 돕는 것이 평소의 간절한 소망이었는데 그것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서 대망의 포부를 안고 그곳으로 출근을 했다.[PAGE BREAK] 서울에서도 가장 번화한 강남에 자리 잡고 있는데 신입사원은 몇 주간의 교육을 받아야 하고 하는 일은 고객들을 만나 단말기 판매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호응을 얻어 전화기를 판매하면 된다. 그들은 자신들을 ‘전화요금 설계사’라 했다. 세일즈맨 이라는 이름보다 품격이 있는 것처럼 느꼈다. 그곳은 전화기를 취급하는 통신회사라서 그런지 용어도 다르고 판매 방식도 다양한데다 조건도 구구해 그것을 고객에게 일목요연하게 전한다는 것은 어려웠다. 대강 이해하고 판매 현장에 나갔다. 제일 먼저 만만한 고객은 아내와 아들이었다. 아내는 평생 고락을 함께한 조강지처요, 아들은 내 육친 중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가 아닌가. 이들이야말로 천지가 개벽한다 해도 내 곁에서 나를 지켜줄 사람임이 틀림없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이 두 사람만은 누가 뭐라 한다 해도 감히 내 요구를 거절할 사람이 아니었다. 먼저 아내에게로 갔다. 그런데 아내는 혀를 차면서 눈을 흘겼다. “당신처럼 어리석은 퇴직자들이 있어서 그런 업자들이 날뛰고 있는 거에요! TV에서도 못 봤어요? 요즘이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데 당신한테 돈을 벌게 해준답디까. 길에 나가면 휴대폰 가게가 지천인데 누가 당신이 하고 있는 별정통신에서 그 비싼 휴대폰을 사겠어요?” 나는 너무도 의외여서 몹시 당황했다. “무료로 주는 거라니까.” “이보세요. 답답하긴,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요?”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하고 그동안 남편이라는 자존과 체신마저 여지없이 구기고 말았다. 다음에는 아들이었다. 아들은 측은하게 내 얼굴을 바라보면서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아들마저 내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45년간 내가 배출한 제자만도 수십만을 헤아릴 것이며 환갑을 넘겨 70평생을 오로지 교단에서 살아온 나와 학연, 지연 등의 연고로 인간관계를 맺는 사람까지 합치면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런데 만나는 사람들 마다 내 말을 곧이들어주지 않았다. 믿어주기는커녕 오히려 당혹하면서 사기(詐欺)집단에서 빨리 빠져나오라는 것뿐이었다. 사회는 내가 온실 속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차가운 빙점(氷點)이었다. 이후, 나는 생에 대한 목표를 잃어버린 채 오랫동안 칩거하면서 좌절을 반추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릴 없이 집 안에 있으면서는 장고(長考)의 늪에 빠지게 되니까 좌절감만 쌓이게 되고 그것은 결국 나로 하여금 ‘멜랑콜리’에 빠지게 하더니 급기야는 자살을 떠올리게 했다. 아내와 아들이 주는 충격적인 불신과 더불어 친구들로부터 오는 소외감에 휩싸여 생애에 대한 아무런 꿈도 없는 내 모습은 너무도 초라했기 때문에 나로 하여금 감당하기 어려운 자괴의 늪으로 자꾸 빠지게 하고 있었다. ‘죽고 싶다. 이렇게 살아서 무엇 하나. 불신과 패배 속에서 무엇 때문에 사는 걸까.’ 그러던 어느 날 헌 신문에 나온 한자급수시험 광고를 보게 되면서 생에 대한 활력을 갖기 시작했다. ‘한자 급수 시험을 보자.’ 그것이 어떤 부가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 번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서 한자 공부에 깊숙이 빠져 버렸다. 웬만한 글자는 다 안다고 자부하던 내가 막상 3급 시험 준비에도 모르는 글자가 너무도 많았다. 시험자료를 사서 주야로 쓰고 읽으면서 익히고 그것을 이용해 한문도 해석하고 한자의 문법도 배우게 되면서 점점 우울증의 먹구름이 거치게 되었다. 그때 익혔던 문구가 생각난다. ‘子曰 不觀高崖면 何以知顚墜之患이며 不臨深淵이면 何以知沒溺之患이며 不觀巨海면 何以知風波之患이리오.’ 높은 언덕을 보지 않으면 어찌 떨어지는 근심을 알며, 깊은 연못에 가지 않으면 어찌 빠지는 근심을 알며, 큰 바다를 보지 않으면 어찌 풍파의 근심을 알리오. | oram209@yahoo.co.kr
충남 천안 성환고 교문 옆에는 대학 입학 합격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자랑스럽게 걸려 있다. 도심지 명문고에 걸려 있는 화려한 대입실적에 비하면 대단하지 않지만 이 플래카드가 자랑스러운 까닭은 이 모든 것이 학교 구성원 전체가 쏟은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오고 싶어 하지 않던 학교 “오고 싶어서 온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고요.”성환고 심의경 교장은 2005년 3월 부임 후 첫 입학식 광경을 이렇게 회상한다. 오랫동안 미달학교로 있으면서 찍힌 낙인과 천안 시내는 물론이고 성환읍내에서조차 오가기 힘든 교통때문에 학생 · 교사 누구도 이 학교에 다니게 된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심 교장 자신도 모처럼 자신의 거주지인 천안에 발령받게 돼 기대에 부풀던 차여서 적잖이 실망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통합형 특성화고 전환으로 재도약 시작 심 교장이 학교를 정상화하기 위해 처음 시작한 것이 통합형 특성화고로의 전환이다. 교육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인문계 교육만을 해서는 학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음은 물론, 학생들에게 목표의식도 심어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천안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자문을 구해 관광 · 사회복지 · 의료분야가 유망하다는 결론을 내린 후, 교육청에 관광경영과와 사회복지과, 보건간호과 설치를 신청했다. 하지만 신청을 접수한 교육청은 이 계획에 반대 했다. 기존의 전문계고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문계고에 전문계학과를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였다. 거기에 간호사협회 같은 직능단체의 반대도 있었고, 교사 자격증과 관련한 법률적인 문제에도 부딪혔다. 그러나 꾸준한 설득과 동문 · 지역인사들의 도움으로 이듬해인 2006년 충남에서는 최초로 보건간호과와 관광경영과를 개설했다. 연 840시간 임상실습하는 보건의료과 통합형고로 전환한 성환고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내실 있는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전국에서 6번째, 공립 고등학교로는 최초로 설립된 보건간호과의 경우 인근 대학의 간호학과와 연계해 자체적인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개발했고, 여느 대학 못지않은 실습실도 갖췄다. 또한 정보교류 및 임상실습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대학 · 의료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조체계를 구축, 현재 공주대, 호서대, 천안충무병원 등 12개 유관기관과 교류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연 840시간에 달하는 임상실습을 실시해 실무 능력을 갖춘 보건의료인을 육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설 학원의 간호조무사 양성코스가 6개월의 단기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얼마나 내실 있는 교육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성환고 보건간호과의 교육과정은 일선 의료기관과 대학 등에 입소문이 나 졸업생들의 사회진출은 물론 진학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PAGE BREAK] 호텔을 옮겨 놓은 듯한 관광경영과 실습실 관광경영과 역시 실습 중심의 수업으로 학생들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라운지, 바, 테이블 등 실제 호텔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실습실에서 지배인, 관광통역안내원, 컨벤션기획사, 호텔종사원, 국내여행안내원, 주조 등 관련 자격증 취득에 실제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전형 수업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덕산스파캐슬, 인천로얄호텔 등 4개 호텔과 공주대, 남서울대 등 8개 대학과의 교류를 통해 전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교육과정을 통해 졸업생들은 현재 항공사, 여행사, 호텔, 리조트, 한국주재 외국 관광청, 컨벤션관련산업, 이벤트기획업, 외국여행 안내원, 관광통역 안내원 등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동일계 특별전형을 통한 대학진학자도 많다. 자율적인 동아리 활동으로 목표의식 함양 성환고의 또 다른 자랑은 바로 적성맞춤형 동아리 활동이다. 현재 풍선(Balloon)으로 사랑(Love)을 전하는 동아리(Club)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풍선아트 봉사동아리 ‘BLC’, 매주 노인정을 방문해 의료봉사를 하는 보건간호과 동아리 ‘나이팅게일’, 지역행사에 적극 참여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관광경영과의 주조동아리 ‘SHMC’ 등 33개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모든 동아리 활동은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도록 하기 위해 무개입 · 무학년제를 기본원칙으로 이뤄지며, 교외활동을 적극 장려해 현재 전체 동아리 중 2/3가 대학이나 사회시설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내에서 활동하는 동아리도 강사는 학생 스스로 교외에서 위촉하도록 하며, 모든 강사료와 시설비는 학교에서 지원한다. 학교 발전의 원동력은 결국 교사 통합형 특성화 고교로의 전환이나 다양한 동아리 활동 등이 성환고의 역동적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우수한 교사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가 발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심 교장은 임기 내내 우수 교사 영입에 힘을 쏟아왔다. 그 결과 15명의 교사를 영입, 학교 발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모든 교사가 자기 수업브랜드를 창출해 수업의 질을 높인 결과 2006년부터 4년 연속 학력증진 우수학교에 선정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또한 학생 상담 및 홍보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최근 들어 천안은 물론 인근 평택에서도 우수한 학생들이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더해 동일계열전형과 농어촌전형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진학지도를 통해 대입시에서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숙사 완공되는 2011년, 재도약 기대돼 한편, 성환고는 2011학년도 기숙형고로 지정돼 내년까지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건립할 계획이다. 기숙사가 완공되면 그동안 약점으로 여겨졌던 통학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체계적인 생활지도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율학교에 주어진 학생선발권으로 타 지역의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는 데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기숙사 건립과 관련해 심 교장은 “기숙사 건립으로 학교운영에 여러 가지 이득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저소득계층 학생의 경우는 경제적 부담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이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5년 ‘성환고 VISION 2010’이라는 발전 로드맵을 설정, 지난 4년간 꾸준히 발전해온 성환고가 기숙사 건립을 계기로 명문고로 거듭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 강중민 jmkang@kfta.or.kr
부산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교직팀 변용권 장학관 “시행 1년 만에 학교경영 태도 크게 변해” 부산시교육청 변용권 장학관시행 2년 차를 맞이했는데, 나타난 성과가 있다면? “부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교장 · 교감에 대한 다채널평가를 실시한다고 했을 때는 반발도 컸고, 평가에 냉소적인 태도로 임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가 결과 스스로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하게 되고, 평가 결과가 좋으면 확실한 보상도 주어지니 1년 만에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작년 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았던 10명 중 9명이 올해 A, B등급으로 향상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는지? “가장 큰 변화는 학교 내에 대화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관리자의 독선과 독단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러 경로를 통해 평가를 받게 되니 자연스럽게 소통에 신경을 쓰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가를 받기 전까지는 이런 문제에 대해 본인이 전혀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평가의 신뢰도에 대한 불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불만을 갖는 분들도 계십니다. 특히 평가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 분 중에는 교육청으로 직접 찾아와 항의하는 경우도 있지요. 무조건 등수로 나눠 하위 3%에 대해 불이익을 준 것이나 학부모 평가에 대한 신뢰성에 대한 것이 특히 많았는데, 올해는 이 부분을 보완해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하위 3%에 포함된 분들은 따로 메타 평가를 실시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불이익이 없도록 했고, 학부모 평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평가 홈페이지에 학교장의 실적을 게시하고 평가인원도 학급당 5명에서 10명으로 늘렸습니다. 다음 평가부터는 모든 학부모가 평가에 참여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학력신장부분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객관적인 점수로 산출되다 보니 그런 우려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최저점과 최고점이 4점밖에 차이 나지 않기 때문에 평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교원노조 가입 비율 같은 인적 구성도 영향을 많이 미치진 않는지? “그런 부분을 염려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평가 결과를 보면 단순히 노조 가입비율이나 이념적인 문제만으로 혹평받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같이 생활하는 입장에서 그렇게 냉정하게 평가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교사들의 평가를 보면 거의 대부분 6점(보통) 이상의 점수를 얻었습니다. 오히려 큰 격차를 보인 것은 학부모 평가입니다. 앞으로는 이 부분에 주목해 학부모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노력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쉽게 말해 홍보가 필요해진 것이지요.” 교감 평가의 경우 같은 학교 교장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진 않습니까? “같은 학교에 근무할 경우 교장 · 교감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서로 영향을 끼치고 결과가 비슷하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더라도 두 단계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교감선생님들이 평가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애매한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해 교감 평가를 위한 별도의 평가지를 마련했습니다. 교감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교사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해주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바라보듯 교사들은 교감에게 그런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대화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합니다.” [PAGE BREAK] 2008 다채널평가 최우수 등급 부산 배영초 이승희 교장 “교사들은 교육 전문가, 믿는 만큼 믿게 일한다” “그와 함께 근무한 1년 반 동안 우리 교사들에게 얼굴을 찡그리거나 언성을 높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언제나 웃으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모두 이뤄내는 참 특이한 사람이다.” “평소에는 동학년을 하면서도 그의 존재를 그다지 크게 의식하지 않고 지냈던 것 같다. 그러나 후배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그 선배가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부산 배영초 이승희 교장이상은 지난해 다채널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부산 배영초 이승희 교장에 대한 동료교사들의 평가로, 그의 부드럽지만 강한 리더십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렇게 평가받는 비결에 대해 묻자 이 교장은 아직 선배들에 비해 교단경력이 미천하고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손사래를 치면서 “나름대로 신경 쓰는 것이 있다면 스스로 얼마나 참고 배우며 즐기고 있는지를 돌아보며 생활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눈에 보이는 대로 교사들에게 이것저것 요구하기 시작하면 구성원 간의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늘 참고 배우는 자세로 즐겁게 생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교육 환경 조성이 교장의 할 일 그가 처음 부임할 당시 배영초는 낙후된 학교 시설, 문방구 하나 없는 주변 환경 등 온통 문제 투성이였다. 부임 후 학교를 돌아보며 손대야 할 것을 메모해보니 교육내용을 제외하고도 A4지 두 장 분량이 넘었다. 더욱이 근무여건이 좋은 소위 ‘가급지’ 사립학교에서의 17년간 근무한 경험과 장학사 생활 등으로 눈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상태여서 주어진 상황에 대한 답답함이 매우 컸다. 그러나 이 교장은 교사들에게 여러 가지 요구를 하기보다는 스스로 작업복을 입고 환경개선을 시작했다. 이 교장의 모습에 당황한 교사들이 따라나와 함께 작업하려 했지만, 이 교장은 오히려 수업과 연구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교사는 수업과 연구에 집중해야 하고, 교장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처음에는 몸 둘 바 몰라하던 교사들도 이제는 이 교장의 생각을 이해하고 수업준비에 집중하게 됐다. “제가 하는 방식이 반드시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주어진 상황이나 능력에 맞춰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저는 조각을 전공해 아무래도 이런 일이 익숙한 편이어서 이 방법을 선택한 것뿐입니다. 작품 하는 기분으로 출근한다고나 할까요.” “늘 아집과 독단 경계해야” 그는 “오랜 기간 교단에서 경력을 쌓고 학교에서 가장 높은 교장자리에 오르면 누구나 나름대로의 교육적 소신과 고집이 생기는데, 이런 교육적 소신과 고집은 교사에게 있어 하나의 재산과도 같지만 그것이 조금만 지나쳐도 교육을 망치는 아집 · 독단이 되어버리므로 늘 경계해야 한다”며 그 방법 중 하나가 각 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해 믿고 맡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교사는 교육전문가이므로 그에 걸맞게 대해야 합니다. 사람은 원래 믿는 만큼 믿게 일하는 것이지요.” 많은 권한 위임과 대면결재의 최소화 그래서 이 교장은 교감과 부장교사에게 권한의 상당부분을 위임하고 대면결재를 지양한다. 불필요한 회의 역시 모두 생략한다. 연초에 교육과정을 수립하면서 전체적인 줄기를 제대로 잡아 놓으면, 그 안에서 이뤄지는 여러 교육활동에 대해 일일이 간섭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장이 결재할 것이 있어도 그냥 교장실 책상에 서류를 올려두고 가도록 한다. 혹 교장의 지침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인터폰이나 핸드폰을 이용해 협의한다. 이렇게 하면 교장실에 여러 번 드나들 필요도 없고 설명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교장 입장에서도 시간을 갖고 서류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교사를 초빙할 때도 교사들이 주도적으로 이력서를 검토해 선발하도록 한다. 일을 함께 나눠 해야 하는 교사들 스스로 함께 일한 파트너를 선택하고 일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면 사적인 감정이나 관계에 흔들리지 않고 객관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는 게 이 교장의 생각이다. 교장의 일차 고객은 교직원 교직원의 사기 관리 역시 이 교장의 주요 관심사다. 학교교육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교사의 의욕이 가장 중요하므로 늘 이 부분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교직원을 교장의 일차 고객이라고 표현한다. “선생님들이 신이 나야, 아이들도 신이 나죠.” 이를 위해 교직원의 노력과 성과에 대한 적합한 보상이 주어질 수 있도록, 연구학교와 상훈 부분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집에서 차로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출퇴근하면서도 늘 열심히 교육에 임하는 교사들에게 적합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훌륭한 인성을 지닌 교사라도 그 열정이 오래 지속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는 또 각종 직원 행사에 과감히 교장 개인 지갑을 열기도 하고, 학교 운영에 있어 스스로 청렴한 생활을 하는 것도 교직원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학생·학부모와의 소통도 중요” 배영초가 위치한 부산 강서구 대저동은 그린벨트 지역으로 불법 공장이나 고철상이 모여 있는 낙후된 환경이고, 학생들의 가정형편도 그리 좋지 못하다. 이 교장은 이런 여건을 학교운영 시 늘 잊지 않고 고려한다. 체험활동을 할 때 담당교사가 예산에 묶여 가까운 지역만 편성하면, 다른 예산을 더해주면서 먼 곳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한다.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평소 장거리 여행을 해 볼 기회가 없는 아이들에게 학교에서라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또 도서 구입 시에는 교사들이 학생들과 서점에 나가 학생들이 직접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자신이 고른 책을 읽기 위해서라도 자주 도서관을 이용하게 될 뿐 아니라 대형 서점에서 열심히 책을 읽고 고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교육에 있어 학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넉넉지 못한 생활로 평소 자신을 돌아보거나 자녀교육에 신경 쓸 틈 없는 학부모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다. 전문가 특강 등 학부모 교육은 물론, 문화기행 · 체험 기회도 부여한다. 또한, 학교의 여러 계획을 동문, 운영위원회와 적극 상의한다.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은 이 학교에 있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좋은 교육과정을 만들어 장기간 일관성 있게 유지해 나가려면 오랫동안 이 학교와 함께할 동문이나 운영위원 등 지역민들이 학교의 계획을 이해하고 수긍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도권을 교장이 쥐고 있으려 하면 안 됩니다. 이제는 운영위원 등 지역 주민들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고 공유해야 합니다.” 여건에 불만 갖기보다는 좋은 점 찾아야 부산에서도 가장 낙후됐다는 학교에서 2년 6개월을 지내고도, 다시 초빙교장으로 4년간 더 근무하는 길을 택한 이 교장. 교통체증을 피해 매일 오전 5시 30분에 집을 나와 밤 9시에 퇴근하고, 그 사이 학교의 갖은 막일을 도맡아 하는 생활은 누가 봐도 힘든 일이기에, 주변에서는 이러한 생활을 스스로 연장한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고들 한다. “제가 이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저희 학교가 시골의 소규모 학교라는 점도 있습니다. 구성원들과의 소통도 용이하고 하고 싶은 일을 추진하기도 좋지요.” 열악한 교육환경에 대해 불만을 가질 법도 하지만 오히려 그는 관리자 입장에서 볼 때 배영초가 가진 긍정적인 면을 먼저 말하며, 앞으로 배영초를 누구나 부러워하는 학교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교장은 “여러 시각이 있겠지만 저는 아직 어린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어떤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독서교육을 통한 지식 습득과 선진화된 시민의식 함양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평생학습의 기초를 쌓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자신의 교육관을 피력하며, 과분한 영광을 받았으니 앞으로도 계속 좋은 교육을 하는 교육자로 남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PAGE BREAK] 2008 다채널 평가 최우수 등급 부산 분포중 신애련 교감 “교감은 구성원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자리” 지난해 최우수 교감에 선정된 후 부산 문현여중에서 분포중으로 자리를 옮긴 신애련 교감. 비결을 묻자 “다채널평가가 정작 본인은 누구로부터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모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자신의 어떤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모르겠다”며 평가 결과를 받고 얼떨떨한 상태에서 바로 인사에 반영돼 크게 놀랐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평가가 지속되다 보면 둔감해질 수도 있고 다른 방향으로 변화될 수도 있지만, 평가 후 전반적으로 교육청 정책에도 관심을 더 많이 갖고, 사업개발에도 주력하는 등 분명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장과 교사의 중간에 놓인 교감 신 교감은 “역할 수행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이 교장과 교사의 중간자적 입자에 놓여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교장의 지시 사항을 수행하다보면 교사와 어쩔 수 없이 부딪히는 면이 있어 본의 아니게 ‘악역’을 맡아야 하고, 교사들의 불만이나 건의 사항을 교장에게 오해 없이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더구나 겉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교감직은 많은 책무에 비해 실질적인 권한이 없기 때문에 직접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결국 대화를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늘 일에 당위성과 합리성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즉, 악역을 맡되 미움받지 않는 악역이 되도록 늘 신경 쓰고, 상 · 하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민원, 일차적 해결은 교감의 책무 요즘 교육계는 물론 사회 전체가 교권침해나 학교폭력 등 학교와 관련한 민원사항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는 그만큼 민원이 늘어났다는 것을 방증한다. 신 교감은 “이런 민원을 1차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교감의 책무입니다. 점점 복잡 · 다양화 되고 때로는 상당히 지능적 · 악의적으로 학교와 교사를 공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최선의 방법은 예방이기에 이와 관련한 연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우선이지만, 예방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학교에서는 예상치 못하는 사건이 발생하므로 이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단 사건이 발생하면 초반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이때 주의할 것은 한 번 감정이 상하면 되돌리기 어려우므로 어느 한쪽에 치우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 순발력과 지혜는 물론 상대를 대할 때 강약 조절도 필요하다. 여러 방법을 적절히 활용해 자기주장이 강한 상대를 어떻게든 확실히 수긍하도록 해야 같은 일로 다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계량화 통한 자기관리와 홍보가 중요해 질 것” “이제는 실적평가표가 공개되기 때문에 자신이 한 일을 정확히 알고 표현하지 않으면 오해를 살 소지가 많습니다. 앞으로는 자신의 실적을 계량화해 관리하고 어느 정도 자기 PR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신 교감은 자신이 한 일을 스스로 적어 인터넷으로 공개하는 과정이 많이 부담스러웠다며, 이 같은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기 관리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교감으로서 해야 할 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른 직업, 다른 직책에 비해 교감은 특히 대화와 설득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말로 다시 한 번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강중민 jmkang@kfta.or.kr
2006년 최초로 독일 - 프랑스 양국이 공동으로 한 편찬한 교과서 1945년 이후 유럽과 세계는 성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각각 독일 프랑스 학자 10명이 공동 작업을 했었다. 이는 교환학생으로 양국을 오가던 두 학생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역사를 타자의 눈으로 보며 양국 국민들 사이의 편견을 줄여보자는 취지였다. 이들은 독일-프랑스 청소년 의회에 정식으로 공동 교과서 제작을 제안해 지난 2003년 1월 양국 우호 조약인 엘리제 조약 체결 40주년 기념행사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당시 독일 총리와 자크 시라크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그 길을 열어줬다. 두 나라가 공동 역사교과서를 갖는다는 것은 그 유례가 없었던 만큼 편찬 과정이 험난했다. 특히 공통된 역사 교과서가 없는 독일의 16개 주와 프랑스 교육부의 요구를 함께 담아야 했다. 한편 양국 교과서 공동 편찬 작업이 독일과 폴란드 사이에도 이뤄지고 있다. 역사 과목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지리, 경제 교과서까지 아우른다. 이러한 교과서 공동 편찬 작업의 숨은 공신은 바로 독일 북부 소도시 브라운슈바이크에 자리한 국제 교과서 연구를 위한 게오르크 에커르트 연구소다. 사회민주주의자였던 게오르크 에커르트는 역사학 교수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교과서들을 체계적으로 비교하고 고쳐나가는 작업을 시작했다. 독일 국민들이 역사교과서로 나치화되었다는 믿음에서였다. 그는 이웃국가인 폴란드, 프랑스와 화해를 하려면 교과서에 들어 있는 이들 국가에 대한 왜곡된 상을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결국 독일과 이웃 국가 간의 화해로 이끌었다. 이로써 이 연구소는 유네스코 평화상과 폴란드와 독일 외무부 평화상을 받았다. 게오르크 에커르트 연구소는 최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공동 교과서편찬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이러한 양국 교과서프로젝트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정치적으로 까다로운 문제가 담긴 교과서는 책을 낼 출판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를 편찬한 클레트 출판사의 편집인 비욘 오퍼클링어는 “정치적으로 까다로운 주제는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런 책을 편찬하면 항의 전화가 올까 봐 두렵다”며 양국 공동 교과서 편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년간 게오르크 에커르트 국제 교과서 연구소에 몸담고 있는 로버르트 마이어 연구원은 다양한 경험을 했다. 공동 교과서에 들어갈 내용을 위해 수많은 국가의 대표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한 것. 그는 “이렇게 만들어진 교과서로 다른 나라들이 특정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배우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교과서 공동편찬은 민감한 사안이므로 항상 주의 깊게 임해야 한다. 현재 독일 폴란드 공동 역사교과서 콘셉트를 연구하고 있는 토마스 슈트로벨은 독일과 폴란드 대표들로 구성된 공동위원회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 그가 쓴 교과서 내용을 이 위원회가 함께 읽고 심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논의는 동시통역으로 이뤄지고 모든 참여자가 동의한 교과서 내용만이 편찬된다. 슈트로벨 연구원은 “이러한 과정이 물론 쉽지 않고 언어적으로도 매우 번거롭긴 하다. 하지만 이웃국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이들의 역사적 경험을 서술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장점들이 이러한 수고를 잊게 한다”고 말한다. 교과서 편찬에 드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이번 독일 폴란드 공동 역사교과서 콘셉트는 2009년 말에 완성됐지만 편집에서 편찬까지는 2011년에야 끝난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게오르크 에커르트 연구소는 뜻을 굽히지 않을 것이다. 이 연구소는 다국가 참여 공동 교과서 편찬이 갈등 지역의 의사소통의 도구가 되고, 이웃국가를 더 가까워지게 한다는 취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연구소는 또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구상하고 있는데 유럽의 갈등 지역인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공동 역사 교과서 편찬 계획이다. 이미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지역 공동 교과서로 이스라엘 지역 화해도 도모하고 있다.
사교육없는 학교나 교과교실제 운영학교 등에만 지원되었던 인턴교사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에도 있었던 제도이긴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인턴교사를 모집하기 위해 공고를 내니 구름같이 모여 들었다. 채용하는데까지는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번에 인턴교사에 관한 글을 이 코너에 올렸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문제가 없었다. 정부의 청년실업해소 의욕이 성공을 거두는 듯 했다. 그런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실패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기본적으로 교원자격이 있어야 채용이 가능하도록 돼있는데, 이 부분에 함정이 있는듯 하다. 물론 특별한 경우에는 교사자격증이 없어도 채용이 가능하지만 기본방침은 교원 자격증이 있는 경우에 채용할 수 있다. 과목은 학교에서 정하면 되는데, 수준별이동수업 학습보조 인턴교사이기에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전공자만 지원할 수 있다고공고를 냈었다. 총 지원자 152명 중 지원자가 가장 많은 과목은 사회였다. 이어서 과학, 국어, 영어, 수학 순이었는데, 영어에 20명, 수학에 19명이 지원했다. 대체로 과목별 지원자에 큰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사회과목은 60명정도 몰려서 다른 과목의 두배 정도 지원자가 몰렸다.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기 위해서 수학, 영어에서 1명씩 채용을 했다. 채용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했다. 과목별로 5명의 지원자를 선별하여 면접 대상자로 연락을 취했는데, 실제로 면접에 응시한 지원자가 그보다 훨씬 더 적었다. 이유는 이들이 여러곳에 원서를 냈기 때문인데, 이미 다른 곳으로 갔거나 인턴교사의 보수가 너무 적어서 포기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수학1명, 영어 1명을 채용했지만 지금은 영어 1명만 남고 수학은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버린 상태이다. 기존에 수학과에 지원했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이들은 보수 문제와 업무가중 문제로 포기한다고 했다. 아직도 수학은 채용을 못했으나, 교육청에서 수준별 강사를 구해서 대체하라는 연락을 받고 수준별 강사를 겨우 구했다. 수준별 수업시수보다 인턴교사의 보수가 더 높다고 인턴으로 계약을 하자고 했으나, 강사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지만 인턴은 하루종일 학교에 묶여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결국 시간강사로 채용했다. 그런데 이런 사정이 우리학교에만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다른 학교에서도 수준별 강사는 그럭저럭 구했으나 역시 인턴교사는 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유 역시 같았다. 보수 문제와 시간적인 제약 문제로 포기한다는 것이었다. 시간강사를 하면 나머지 시간에 교원임용시험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이들의 이야기가 잘못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학교입장에서는 어려움이 많다. 도리어 인턴교사가 없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인턴교사제를 계속해서 유지한다면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과목의 인턴교사를 채용하면 가능할 수 있으나, 현재의 학교상황에서는 다른 과목의 인턴교사를 채용하기 어렵다. 부진학생지도, 수준별 수업 등이 수학, 영어로 몰려있기 때문이다. 부진학생이 가장 많은 과목도 이들 과목이다. 다른 과목 전공자를 채용해서 수학이나 영어를 지도하도록 하기가 어렵다. 결국 수학, 영어가 필요한데 이들이 쉽게 학교의 요구에 응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크다는 이야기다. 인턴교사제가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도리어 국가적으로 수준별 이동수업을 위한 강사비를 적극 지원해 주는 것이 어떨까 싶다. 업무의 한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턴교사제를 계속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아니면 교원자격증이 없어도 채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교원자격증 제한이 없어진다는 것은 결국 학력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부분이 개선방향의 촛점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원자격증 소지자는 최소한 대학교 이상 졸업을 해야 한다. 이들의 학력이 이렇게 고학력이면서 여기에 교원자격증까지 소지하고 있으니, 쉽게 인턴교사제에 응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꼭 학습보조가 아니더라도 여러가지 보조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을 채용하도록 해야 한다. 학교에서 필요한 보조역할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어려워지는 인턴교사제 보다는 다양한 보조활동에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학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쓰는 답을 모두 정답으로 처리 흔히들우리 교육의 문제점으로 암기 위주의 교육을 지적하곤 한다. 지식을 외우게 하고 그 외운 것을 테스트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점수가 높게 나오면 우수 성적이 되고 우수 학생이 된다.이것이 과연 올바른 교육인가? 이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논술식, 서술식 문항이 출제되곤 하지만 일반화되지 못했고 교사들은 객관식 문항을 선호한다. 객관식은 채점이 빠르고 성적 감사 시 지적 당하지 않는다. 서답형 출제를 강제해도 기껏 낸다고하는 것이 단답식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이것을 타파하는 작은 시도를 했다. 그것은 시험 문제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180도 사고의 전환이다. 기존의 시험문제 출제 방식이 아니다. 국어과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2년째 하고 있는데 우리 나라 교육의 문제점 해결의 도화선이 됐으면 한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치르는 반편성고사에 우선 적용했다. 100점 만점에 무려 15점을 부여했다. 문항은 둘이지만 학생들이 답으로 쓰는 것은 문항당 3개씩 총 6개다. 답 하나 하나가 1.5점이다. 학생들은 자기가 알고 있거나 자신의 생각을 쓰면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문항이다. "서호중학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3개 쓰시오." "각각의 사실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쓰시오." 사고력, 비판력, 창의력 등을 기름은 물론 애교심을 키우는 문항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자신이 진학할 학교라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것이 정상이다. 적극적인 학생은 학교 홈페이지도 여러 번 방문했을 것이다. 출제교사는 학교 홈페이지에 '우리 학교에 관한 시험 문제가 출제 된다'는 사실을 공지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어떻게 답을 적었을까?어느 한 학생의 답이다. ①교장 선생님이 인터넷에 기사를 올리신다. ②학교에서 축제를 한다. ③강당이 없다. ①학교를 알릴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다. ②장기자랑도 하고 재밌을 것 같다. ③춥거나 비가 올 때는 체육을 못하는 게 아쉽다. 또다른 학생의 답이다. ①7개의 표창을 받았다. ②2006년에 지어졌다. ③학생이 단정하다. ①선생님과 학생이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②최근에 지어졌지만 훌륭한 선배를 배출했을 것이다. ③규칙을 세워 실천하기 때문에 단정한 것 같다. 채점에서는 알고 있는 사실이 옳거나 그른 것을 따지지 않는다. 개개의 사실에 대한 의견의 가부를 채점하지 않는다. 열린 사고에 의한 열린 채점이다. 학생들은 쓰기만 해도 정답이다. 때론 부분점수를 인정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가 일상화되면 학생들의 사고력이 크게 신장되리라 본다. 공부 방식도 달라지고 교사들의 수업 방식도 일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지식을 외우고 그 재생 여부가 실력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토론식 수업이 위주가 되리라 보는 것이다. 우리 학교는 아직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 정규 시험에는 적용하지 못했다.그러나 교사가 답을 예측하지 못하고 학생들의 자유로운 사고에서 답이 무궁무진하게 나오는 개방적 문항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출제문항이 우리나라 교육을 바꾸고미래를 이끌 수 있는 영재를 키울 수 있다. 학교 교장, 교감, 교사의사고의 전환이 교육을 바꿀 수 있다.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미래는 개방적 사고를 갖춘 지도자를 요구하고 있다.문항 출제,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28일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3불(不)' 원칙과 관련, "이제는 대학에 자유를 줘야 한다"며 "3불에 대해 잘 연구해 보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신설 프로그램인 EBS '교육초대석'에 첫 대담인사로 초청돼 우리 교육의 현실과 교육 개혁의 방향 등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 총장 시절 '3불 폐지'를 주장했던 정 총리는 "이제는 대학이 어떤 학생을 어떤 방법으로 뽑아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스스로 정해야 한다"고 '3불 폐지' 재검토 방침을 시사했다. 다만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사립대는 몰라도 국립대는 절대 (도입하면)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단지 지금까지 3불을 오래 했으므로 (3불 원칙 폐지를) 재검토한다고 해도 서서히 부작용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사교육 문제에 언급, "사교육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라며 "일부 고교 입시나 대학 입시가 잘못된 면도 있지만 틀리지 않는 경쟁을 가르치는 사교육은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법과 규제를 따르지 않는 불법 사교육을 근절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학교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능력에 맞는 수준별, 맞춤형 교육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교육보조교사제도를 도입해 교사들이 여러가지 교육 외적인 일에서 벗어나 인성과 지성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앞으로 우리 교육이 '지(智)·덕(德)·체(體)'에서 '체·덕·지'를 중심으로 변화해야 하며 암기 위주의 모방형 인재에서 창조형 인재 육성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으로 획일주의와 학벌지상주의를 지적하고, "이런 요인이 사고를 경직적으로 만들어 창조적 사고를 어렵게 한다"며 "학력을 요건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이 채용·승진 요건에 불필요한 학력 요건이 있으면 폐지·억제하고 자격증이 학력을 대체해 직업 능력을 표시하는 수단으로 기능하도록 자격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도 교육에 관심이 많고 나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교육부와 삼박자가 잘 맞으면 가까운 시일 내에 개선의 모습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입학식이 열린 26일 오후 마련된 '총장과 신입생 학부모와의 대화' 자리에는 학부모 170여명이 몰려 자녀의 대학 생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학부모들은 기숙사 입소, 대학 순위평가, 수강신청 제한 등에 관한 질문을 쏟아내며 자녀의 학교생활을 손수 꼼꼼히 챙기는 모습이었다. 행사에 참석한 공대 신입생 아버지는 "아들이 공부 잘했으면 기숙사에 들어갔을 텐데 탈락했다. 원룸을 하나 마련했는데 2학년 때라도 입소할 수 있게 기숙사를 확충해 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에 이 총장은 "멀리 사는 학생에게 기숙사를 우선 배정하는 등 여러 선정기준이 있는데 기숙사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학생 수가 적어 송구스럽다. 내년에 개운사 옆에 950명이 들어가는 새 기숙사를 지을 것"이라고 답했다. 공대 입학생 아들을 둔 다른 아버지는 "매년 발표되는 대학 순위에서 (한국 대학들이) 경제 수준에 걸맞은 순위에 들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 총장은 "교수들에게 연구 업적을 많이 내도록 하고 신임 교수의 영어강의 비율도 늘리려 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학부모들은 '신입생 수강신청 제한' 문제를 두고 총장과 보직교수들에게 강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고대생 자녀 2명을 둔 아버지는 "아이들 수강신청이 백화점 개장 전에 손님이 웅성거리다 뛰어가거나 명품을 한정 판매하듯 돼 있다"고 비판하자 학부모들이 "옳은 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다른 학부모가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원하는 과목을 신청할 수 없는 건 학사행정의 문제"라고 지적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밖에 "신청 가능 인원이 제한돼 신청 학점을 제대로 못 채웠다"는 항의도 있었다. 이에 유진희 교무처장은 "성적 잘 주는 교수가 맡은 특정 수업에 학생들이 몰려서 1년 내내 고심했으나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당장 고칠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라고 해명했고, 이 총장은 "수강신청과 관련해 학부모들이 느끼는 문제를 충분히 알게 됐다. (담당) 원장, 처장과 논의하겠다"고 학부모들을 거들었다. 이 총장은 학생과 교수가 한 학기에 여러 차례 만날 수 있도록 취임 이후에 지도교수제를 도입했는데 학생들이 잘 활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대학 생활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지도교수의 도움을 받을 것을 조언했다. 행사를 마련한 취지에 대해서는 "학부모에게 학교의 기본적인 관심 사안과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할지를 설명하고 건의사항을 들어서 반영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어문학부 새내기 자녀를 둔 학부모 강모(42)씨는 "총장과 대화라고 해서 형식적일 것으로 생각하고 왔는데 총장님이 허심탄회하고 솔직하게 답변하는 걸 보니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6일 자격이 없으면서도 자율형사립고(자율고)의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에게는 과실 주체가 누구냐에 관계없이 합격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또 "사태의 발생 책임은 시교육청, 지역교육청, 중학교, 자율고 등 모두에게 있다고 본다. (학부모들의) '모럴 해저드'에도 책임은 있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유영국 교육정책국장과의 일문일답. --사태 원인은. ▲제도 시행 초기에 미비한 부분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시행 초기부터 이런 식으로 이용될 거라고 예견하기는 어려웠다. --취소대상자 선정기준은. ▲일률적 잣대로 한 것이 아니라 폭넓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봐서 최저생계비의 200%까지 범위를 넓혔다. 이 기준에 맞지 않는 학생이 248명이었다. 이 학생들의 명단을 일선 학교에 보내 소명기회를 주고 선별작업을 벌이도록 했다. --불법·편법입학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사회적배려대상자 중에 학교장추천 입학이라는 항목이 들어 있다. 그런 내용의 입학전형 지침이 중학교와 자율고에 내려갔는데 그걸 모르고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중학교가 지원을 종용했다면. ▲(합격자로 처리하기) 곤란하다. --감사결과 부정사실이 확인되면. ▲문제가 발견되는 자율고에는 감사 결과에 따라 학급 수를 축소할 수 있다. 다만, 지정취소는 없으며 나중에 또 다시 그런 일이 반복되면 5년 후 재지정심사에서 취소할 수도 있다. --규정이 모호했다는 지적이 있다. ▲학교장 추천제 도입 취지는,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학교가 아이들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사회적배려대상자 추천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주자는 데 있다. 교육청이 잘한 것은 아니다. 특감을 해서 교육청과 지역청의 해당과, 고교, 중학교의 책임 소재를 가릴 방침이다. --교과부 장관이 학부모 고발조치한다고 했다. ▲특별감사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한다. 문책이 필요하면 하고, 고발이 필요하면 하겠다. --학부모들이 소송방침에 대한 대책은. ▲변호사들의 조언을 받은 결과,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지침 내용에는 '기타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에게 교장추천서를 내주도록 돼 있어 그런 조건에도 서류를 허위로 기재했거나 하면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고 했다.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은 등록금도 면제받는다. 사실 모럴해저드라고 할 수 있다. 해당 학생들도 사회적배려대상자가 아닌데 학교에 입학하면 고통스러워할 수 있고 (학부모도) 거짓말하는 편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학원이 부정을 저질러 발생한 '김포외고 입시비리'와는 다르다. --개별학교가 합격취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은 무책임하지 않나. ▲제대로 적격, 부적격 대상자를 가려냈는지를 감사를 통해 확인하겠다. --잘못된 행정에 따른 결과 아닌가. ▲누군가 "도둑질해도 괜찮다"고 해서 그걸 믿고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 원인행위가 무효다. 법률 행위 검토 결과 그렇다. 어쨌든 철저한 감독을 못해 이런 사태가 생겨난 데 책임을 통감한다. --학교장 처리 방침은. ▲일단 관련 중학교장들은 이번 3월 정기인사에서 배제했다. 중학교에서 중학교로 옮기면 어쩔 수 없지만, 승진하거나 중학교에서 고교로 가는 것은 극소수를 제외하면 없다. 정기인사가 미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규정을 어기고 수학시험을 본 학교가 있다던데. ▲조사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