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33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해방 후 우리나라의 경이로운 발전의 힘은 교육에 있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우리 선열들은 일제 강점기에서도 교육입국을 부르짖으며 독립을 위해 몸 바쳤다. 분단의 아픔까지 겪고 있는 신생국가, 6.25까지 겪은 나라가 OECD 선진국가로 도약한 원동력은 교육의 힘이라고 생각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교육의 질은 교사를 능가할 수 없다고 한다. 교육의 질에서 교사의 질이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이야기이다. 교사의 질은 교사로서의 노력에 의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어떤 교사를 임용하는가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교사의 노력에는 많은 시간과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 교사가 수업을 못한다고 해서 교단을 떠났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다. 한번 임용된 교사의 수업지도 능력, 교육에 대한 신념, 학생지도 능력은 자세가 변하지 않으면 교단을 떠나는 날까지 교육활동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 임용은 신중하게 할 수 밖에 없다. 교직은 전문직이라고 한다. 전문직은 한 가지 일에 몰두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직업과 관련된 충분한 직전교육, 직업에 대한 윤리관이 우선되어야 한다. 의사를 전문직이라고 하는 것도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같은 윤리 의식이 바탕이 된다. 법관도 그렇다. 우리나라 대법원에는 정의의 여신상이 있다. 한손에는 저울을 다른 손엔 법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광장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은 눈을 가리고 저울 대신 칼을 높이 쳐들고 있다.우리나라 법관도 임용할 때 선서를 한다. 의사나 법관의 임용에는 자질을 갖춘 사람을 선별해서 써야하며 윤리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교사도 그렇다. 단순히 돈벌이를 위한 직업이 아니라 사명감과 윤리의식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것이 교육 전문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좋은 교사는 바로 이러한 교사들이다. 이들이 준비된 교사들이다. 국가는 교직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 임용을 일자리 확보 수단으로 시간제 교사가 자리 잡는다면 이제까지 이루어놓은 우리나라 교육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교육의 국가, 사회적 기여도가 그대로 이어질까. 몇몇 나라에서 시간제교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일자리 확보 수단으로 채택하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눈부신 성장의 뒤에 교사가 있었다는 역사적 인식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자리 확보를 위해 교직의 역사적 인식이나 문화를 무시하고 시간제 교사를 임용한다면 국가가 교직의 전문성을 떨어뜨리고 교육 경쟁력을 무너뜨리는 데에 앞장서는 일이다. 현재로도 특기적성 교육과 같이 시간제교사의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제도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정규고사까지 시간제로 한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다. 시간제 교사, 우리나라의 풍토에 맞을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시간 선택제에 의해 임용되는 교사는 교직을 떠난 교사가 재임용 되거나 현행 임용고시로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임용될 것이다. 이 경우 오랜 경력 단절과 교원 능력 저하가 불 보듯 뻔하다. 또한 전일제 교원 감소로 인해 예비교사의 실업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했다. 외국의 몇몇 사례대로 시간제를 운영한다면 전일제 교사의 업무가중이 교직 사기를 저하시키고 그것이 교사의 질 저하로 이어져 결국 총체적 교육 부실에 이를 것이다. 독일의 경우 시간제 교사를 채택하여 운영하였지만 시간 때우기 식의 투 잡, 쓰리 잡 하는 직업으로 전락해 교원의 전문성 훼손은 물론 피잣 배달을 하는 사람까지 있다고 한다. 또한 영국, 네덜란드 등 비교적 정착된 나라라도 시간제 교사 임용에 따른 과도한 재정 적자가 문제되고 있다. 가뜩이나 교직의 여성화가 학교 폭력과 교권 실추의 원인이라고 우려하는데 교직의 전문성과 교단 안정화를 해친다면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성급한 시간제, 일자리 늘리기 수단으로 채택하여 우리나라 우수한 교원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기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바란다.
제임스 레이니 교수 이야기 학자요, 정치가요, 목사요, 주한 미국대사(1993-1997)였던 는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여 남부 에모리대학 교수가 되었다. 건강을 위해서 매일 걸어서 출퇴근하던 어느 날 벤치에 쓸쓸하게 혼자 앉아 있는 한 노인을 만났다.교수는 노인에게 다가가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고 말벗이 되어 주었다. 그 후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노인을 찾아가 잔디를 깎아주거나 커피를 함께 마시면서 2년여 동안 교제를 나누었다. 그러던 어느 날 출근길에서 노인을 만나지 못하자 그는 노인의 집을 방문하였고 노인이 전날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곧바로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면서 자신이 만났던 그 노인이 바로을 지낸 분임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그때 한 사람이 다가와 “회장님께서 당신에게 남긴 유서가 있습니다.” 라며 봉투를 건넸다. 유서의 내용을 보고 그는 다시 한 번 놀랐다. “당신은 2년여 동안 내 집 앞을 지나면서 나의 이 되어 준 친구였소. 우리 집 뜰의 잔디도 함께 깎아 주고, 커피도 나누어 마셨던 나의 친구 에게……고마웠어요. 나는 당신에게 25억 달러와 주식 5%를 유산으로 남깁니다.” 너무 뜻밖의 유산을 받은 교수는 3가지 점에서 놀랐다. 첫째는 세계적인 부자가 그렇게 검소하게 살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자신이 회장이었음에도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 셋째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에게 그렇게 큰돈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교수는 받은 유산을 에모리대학 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가 노인에게 베푼 따뜻한 마음으로엄청난 부가 굴러 들어왔지만, 그는 그 부(富)에 도취되어 정신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그 부(富)를 학생과 학교를 위한 발전기금으로 내놓았을 때, 그에게는 이라는 명예가 주어졌다. 눈에 보이지 않은 선행은 뜻하지 않은 행운을 가져다 준 것이다. 교사가 지녀야 할 최고의 덕목은'친절과 배려' 레이니 교수 이야기를 읽으며떠 오른 다짐은 바로 친절한 교사가 되는 것이다. 2014년의 교실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학부모에게도 실천해야 할 덕목으로 삼기로 했다.나의 제자들에게 레이니 교수가 보여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친절함과 배려로 다가서기로 했다. 겨울방학을 시작한 오늘부터 10일 동안 기초학력 보충반에 들어온 학생들에게도 친절과 배려로 다가서니 방법이 보였다. 국어, 수학 한 문제를 더 잘 푸는 것보다 다른 아이들보다 낮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옆에 앉아서 책을 읽어 주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다보니 아이의 표정이 밝아지고 눈을 맞추며 재잘댄다. 그리고는 문제를 하나씩 풀 때마다 바로바로 확인해 주고 피드백을 해주니 속도가 붙고 앎의 기쁨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에 나도 행복해졌다. 다른 친구들보다 학습 속도가 더디어서 힘들어하던 아이가 자기만 바라보아 주며 곁에서 응원해주는 선생님을 통째로 차지한 기쁨에 들떠 있었다. 얼마만일까? 교실 수업이 끝나기가 바쁘게 방과후 프로그램에 이어 저녁 돌봄까지 끝내면 일곱 시가 되어 하교를 하는 아이들.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따로 보충해 줄 시간조차 찾기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누적된 학습 결손은 자신감 하락으로 공부 상처를 안고서 자존감마저 타격을 입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아이들 가슴 속에 응어리진 공부 상처를 어루만져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 주는 일, 느리지만 거북이처럼 기어가더라도 목표를 향하여 열심히 살며 자신을 이기려는 마음 하나 꼭 붙들고 전진하여 행운의 여신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기록한 책을 읽어 주며 순간마다 자기암시를 걸게 해주었다. 공부가 즐겁다는 것을 깨닫기만 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높여주면 그 다음은 꾸준한 연습으로 이끌어야 한다. 칭찬과 격려의 수레 바퀴를 부지런히 돌려 주면서. 공문서 처리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오직 가르치고 격려하는 데만 마음을 쓰며 아이들을 들여다 보던 순간이 참 행복해서 좋은 겨울방학 첫날이었다. 내일 읽어 줄 책을 고르는 재미, 아이들과 나눌 이야기, 행복한 눈맞춤을 생각하니 12월의 마지막 날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할 것 같다. 나는 지금 맹자의 행복을 맛보는 중이다. 내일은 더 친절하기를! 법정 스님도 최상의 종교는 '친절'이라고 하셨다. 친절한 말이 아니면 뱉지 말일이다. 그 상처는 너무 오래 가니까! 그 대상이 가족이건, 학생이건 동료이건 간에. 그래서 침묵은 금이리라.
흔히들 첫사랑은 못 잊는다고 한다. 교육자에게 있어서 첫 발령지는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중간에 거쳐간 학교의 추억은 희미해도 초임지 학교 모습, 학생들과의 생활, 교직원 모습, 학부모의 얼굴, 지역사회의 모습은 머릿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1977년 3월 대지초교가 첫부임지다. 그 당시 주소는 경기도 용인군 수지면 죽전리. 지금은 일대가 아파트 숲으로 덮였지만 그 때만 해도 농촌시골이었다. 학교앞까지 교통이 안 좋아 수원-광주 간 시외버스가 하루 4회 정도 운행하였다. 출퇴근은 풍덕천에서 하차, 약 2km의 비포장 도로를 도보로 걸었다. 차량 한 대만 지나가도 먼지가 온몸에 감쌌다. 학교규모는 6학급에 학생수는 250명 정도. 교감선생님도 담임을 맡았다. 교대 졸업 당시 400명 중 성적 순위가 두 자리여서 수원 발령을 기대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기대에 어긋나 첫부임지 초기, 적응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어린이들을 사랑으로 대해야 하는데 도시 아이들 기준으로 대했던 것이다. 햇병아리 교사의 시행착오는 아이들의 순수함, 교직선배님들의 가르침, 학부모의 따뜻한 사랑으로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가장 괴로웠던 일은 숙직. 3일에 한 번씩 당직이 돌아오는데 식사 해결이 문제였다. 당일 저녁과 그 다음 날 아침과 점심 도시락이 해결이 안 되었다. 다행이 이런 어려운 사정을 아는 학부모님께서 가끔 도시락을 챙겨 주셨다. 담임이 가장 좋아하는 멸치 고추조림이면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지금도 그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첫해 3학년 담임 시 반성할 점 하나. 어린이들을 농촌 수준으로 판단하고 사랑으로 대해야 하는데 일정 수준에 따라오지 못하면 체벌을 하였다. 말보다 체벌이 앞서는 것은 능력이 부족한 교사의 특성이다. 교장 선생님의 꾸지람을 듣고 점차 변하기는 했지만 어린이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은 반성해야 한다. 4학년 담임 시절. 우리반이 용인군체육대회 개회식에 참석 입장상을 받았다. 방과후 운동장에서 행진을 3주 정도 연습했을 것이다. 행진곡 음악을 틀어 놓고 오와 열 맞추기, 사열대를 향하여 ‘우로 봐’ 연습을 했다. 시가행진 시 곳곳에 심사위원들이 있어 우리 반은 시종일관 긴장을 놓지 않았다. 그래서 시골 조그마한 학교에서 영광의 교육장상을 수상한 것이다. 여자 배구부를 창단하여 배구지도도 했다. 우리반 여학생들이 선수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이다. 지도함에 있어 대지초교 졸업생 선배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실력을 쌓으려고 신갈초교에 가서 연습게임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창단 1년이라 대회 출전에서 좋은 결과를 미처 보지 못하고 수원으로 발령을 받았다. 어린이들과 한마음이 되어 토요일 오후 시냇물에서 물고기를 잡아 천렵을 끓여 먹던 추억이 새롭다. 조를 구성해 취사도구와 천렵 재료를 준비하였다. 그 당시 만해도 하천이 오염이 안 되어 잡은 물고기를 끓여 먹었다. 연료는 마른 나뭇가지다. 벌거숭이에 그물로 물고기를 잡아 솥에 고추장과 야채 등 재료를 넣고 연기를 마시며 국 끓이는 장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잊혀지지 않는 학부모 두 분. 손주를 키운 전일이 할머니다. 찐고구마와 감자, 김이 무럭무럭나는 옥수수를 가져와 교직원의 입을 즐겁게 해 주셨다. 손주에 대한 사랑과 시골 인심을 맛 본 것이다. 그리고 윤례 어머님. 가정방문을 갔는데 선생님 드릴 것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고 마당에 노니는 닭 한마리를 움켜 잡는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이다. 잊을 수 없는 가을운동회. 청백대항이 아니라 마을대항이다. 이러다 보니 마을 주민들이 총 출동이다. 먹을 것을 경운기와 리어카로 실어 나른다. 경기에 참가하는 어린이들도 모두 마을 대표다. 응원도 불이 붙는다. 운동회가 아니라 온동네 마을 축제다. 대지초교의 한마음 잔치가 되었다. 멋진 아이디어를 내 주신 당시 교장선생님이 고맙다. 초임지에서 3, 4, 5학년 담임을 하였다. 같은 어린이들을 3년 동안 가르친 것이다.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집이 있는 수원으로 발령을 받았다. 지금도 그들과 연락을 주고 받는데 2011년 스승의 날에는 제자들과 함께 EBS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도 하였다. 대지초교 제자들, 지금 40대 후반이 되었다.
2012년에 설치된 위클래스는 학생들이 자기 마음을 열고 믿고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많은 학생들이 힘듦을 감추지 않고 찾아오고 있다. 힘들 때 학교에 오면 누군가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고, 어딘가 기댈 곳이 있는 학교는 분명 ‘행복 학교’라 할 수 있다. Wee Class가 있는 광양여중이 바로 그런 학교다. 학생만 아이라 학부모님의 상담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상담을 마친 학부모 두 분은 이렇게 말한다. 학부모님 입장에서 위클래스에서 상담을 받고 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학부모1 : “처음에는 학교에서 전화가 와서 많이 부담스럽고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담임선생님을 만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용기를 내서 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 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학교 상담 가는 것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게 되어서 좋아요. 지금은 학교 상담실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부모2 : “힘들 때 이야기 할 수 있는 친절하고 따뜻한 상담 선생님이 계셔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때는 상담실이 따로 없어서, 힘든 일이 생기면 어떡해야 할까 혼자 고민만 했거든요. 하지만, 우리 애들은 힘들다고 말 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진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대화하고 소통하는 학교문화 덕분에 학부모는 학교를 이해하고 맡길 수 있게 되었다면 감사를 전해왔다. 이렇게 공감하면서 교사와 소통이 잘 이뤄지는 아이들의 모습은 참으로 밝다. 외부에서 손님들이 많이 오는 행사를 치를 때도 따로 청소를 하거나 별도로 인사를 잘 하라는 등 지도를 하지 않는다. 평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줄 뿐이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타율적인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한다. 학교가 무척 깨끗하다. 2012년 6월에 전북 군산시 교장단 일행이 학교를 방문했을 때, 마침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운동장에 남아 있던 아이들이 버스에서 내리던 교장선생님들께 다가가 어찌나 밝고 상냥하게 인사를 하던지, 자연스레 이루어진 아이들의 환대에 모두가 감동을 받았다면서 '학생들이 유난히 인사도 잘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1학기에 진행된 학교폭력 실태 관련 전수 조사에서 ‘나는 나 자신과 내 생활에 만족한다.’라는 문항에 95.3%, ‘학교 안은 안전하다‘라는 문항에는 97.4%학생이 ’만족한다.‘라고 답했다
27일 한 학기를 마감하면서 광양여중 교정에서는 학생자치회(회장 김지원)주관으로 '학생들의 삶을 노래하는 축제인 29회 덕모제한마당'이 펼쳐졌다. 오전에는 각 학급 구서원들이 마련한 까페에서 학급의 특성을 발휘한 학생들의 요리 솜씨를 만날 수 있었다. 2부 축제는 오후 3시부터 지역 유지인 이정문 광양시의회 의장, 박노신 전 의장, 이용재 도의원, 이재학 전 광양여중운영위원장, 문양오 현 운영위원장 외다수의 학부모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막식을 가졌다. 모든 프로그램은 오디션을 거쳐 선정된 것으로 예년에 비교하여 수준이 높은 무대가 이뤄졌다는게 교사들의 평가이다. 김지원 학생회장은 초대 인삿말을 통하여 "행복이 꽃피는 오늘! 얼마 남지 않은 아름다운 2013년! 여러분들의 열정을 숨겨놓기에는 너무 아깝다면서 열정을 모아 하나되는 축제의 장을 열어 보자."고 제안하였다.
정부에 국민여론조사 요구, 반대 서명운동도 전개 정부가 27일 ‘2014 경제정책방향’ 대책을 발표하며 시간제교사 도입을 밝힌 것과 관련해 한국교총이 성명을 내고 “즉각 철회하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교총은 정부가 시간제교사 도입 전에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만일 일방적으로 도입을 강행할 경우 ▲교육계 반대서명 운동 ▲국민대상 홍보선전 등 반대운동을 본격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세종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갖고 내년부터 전일제 교사와 동일한 자격과 지위를 갖고 주2,3일 근무하되 교육활동과 상담,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시간제교사 도입 방침을 밝혔다. 현직 전일제 교사의 시간제교사 전환을 우선으로 하고, 나머지 근무시간에 대해 시간제교사를 채용‧활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교총은 “전국 평교사의 절대다수인 95.8%가 반대하고 학생 피해를 우려해 교육감협의회, 예비교사, 학부모, 여야 국회의원까지 모두 반대하는 정책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며 거듭 철회를 촉구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일자리 창출 의지에는 공감하지만 학생과 전인적 교류를 해야 하는 교원의 특성에는 맞지 않는 만큼 교직 적용은 제외해야 한다”며 “교직을 노동직화 하는 시간제교사는 교원 간 위화감과 갈등을 조성하고 교육협업 시스템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간제교사의 경우,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 시간만큼만 역할을 한정하게 돼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학교행사 및 관련 행정업무 분장에 있어 기존 교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교총은 시간제교사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소수 교원의 특권으로만 작용할 것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교총은 “결국 정부가 의도한 경력 단절 없는 근무기회 제공 등의 정책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우며 대다수 교원의 교육열정과 헌신을 앗아가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학부모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교육행정 업무 지원 또는 타 분야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등 정책의 대 전환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거리마다 붉디붉은 단풍 물감이 우리 옷자락을 적실 무렵, 2013년도 교단수기의 원고를 받았다. A4 용지 가득한 사연들은 선생님과 아이들의 사랑을 한 올 한 올 뜨개질로 엮어낸 스웨터 같아서 그 질감이 사뭇 포근했다. 문장마다 선생님들의 뜨거운 열정이 뿜어낸 체온이 담겨있던 것이리라! 그러나 한편, 수기 공모전 때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보다 많은 뭉클한 사연들이 응모되었으면 좋으련만 이번에도 300여 작품밖에 접수되지 않아 아쉬웠다. 후기 산업자본주의에 경도된 탓일까. 교단을 지킨다는 건 매우 고독한 일이다. 지극히 이기적인 쾌락의 물살이 교실까지 밀려와 교사와 아이들 간의 골이 깊게 패였다. 아이들은 교사를 존경하지 않고 게다가 왜곡된 ‘인권’으로 말미암아 딜레마에 빠진 교권. 교사는 부모로부터 도전받고 아이들로부터 무시 받으며 오늘을 산다. 이렇듯 많은 선생님들의 가슴 찡한 현장을 생생히 읽으면서 그래도 고군분투하는 수많은 페스탈로치를 만났다. 이 분들의 땀과 눈물이 있는 한 교육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 많은 분들의 소중한 사연을 경전처럼 받들어 읽으며 가슴 훈훈한 며칠을 보냈다. 그러나 결국 작품을 심사하는 입장에서 기준을 정하여 그 순위를 가릴 수밖에 없었다. 심사위원끼리 협의한 결과 수기의 형식에서 벗어난 보고서와 같은 형식은 순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한 일회적 에피소드나 행사 중심의 체험활동도 취지와 거리가 있어 우수작에서 제외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 밖의 무미건조한 서사적 나열도 고려의 대상이 됐다. 그러다보니 결국 학생에 대한 교사의 사랑이 얼마나 치열하게 지속성을 가지고 기능하였는가, 또 그 행위는 과연 값진 의미가 있는가, 그 형식이 문학적 장치를 통해 예술성을 확보하며 독자에게 얼마만큼의 감동을 주고 있는가 하는 것을 주된 요소로 검토하게 됐다. 이렇게 하여 1, 2차 심사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대상으로 조수현 선생님의 ‘교사, 인생의 스승을 만나다’를 대상으로 뽑았다. 그리고 금상과 은상을 수상하게 된 선생님들께도 진심어린 축하를 보낸다. 이분들 모두에겐 더욱 더 큰 사명이 주어졌음을 말씀드리고 싶다. 이제 그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교단에서 여러분의 사랑이 더욱 붉게 타오르기를 기대한다. ◆ 심사위원 : 우한용 서울대 명예교수, 김평엽 경기 효명고 교감
“뭐든, 귀중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는 것이 필요하다.” 담임교사로 살았던 지난 6년을 돌아보면 어느 한 순간도 녹록치 않았던 것 같다. 늘 누군가를 걱정하며 마음 졸이고, 화내고, 안타까워하고, 미안해하고, 울고···. 그런데 그렇게 마음고생 시키던 녀석들이 잘 자라 우연히 길에서 마주 치거나 학교에 찾아오곤 할 때 신기하고 놀랍다. 그땐 분명 징글징글 했었을 텐데, 미움이나 서운했던 것들은 기억도 안 나고 온통 반갑고 기특하기만 하니 말이다.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과정에서 겪는 수고가 때론 버겁게 느껴지고, 괴로움 속에서 힘들어 하기도 하고 어른스럽지 못한 모습으로 쉽게 바닥을 드러낼 때마다 ‘난 담임교사로써 자질이 없다’며 절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하고 변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느끼는 벅찬 감동, 아이들을 통해 얻는 소소한 격려와 위로 덕분에 예전의 나쁜 기억은 다 잊고 ‘그래, 나는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올해 또 담임으로 애들을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보자!’ 라고 각오하게 되는 것 같다. 서툴고 미숙한 내가 지금 이 자리까지 무사하게 담임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교사의 모범을 삶으로 보여주시고 격려와 사랑을 아끼지 않으신 많은 선배 선생님들 덕분이다.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함께 지도해 주신 학년 교무실 선생님들, 특히 모든 사건만 발생하면 앞장서서 담임들을 도와주시는 학년부장님, 사랑과 격려로 아껴주시는 교장, 교감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나에게 주어진 담임교사의 자리에서 천하보다 귀한 제자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시간을 내 주는 수고를 기꺼이 기쁨으로 감당하며 살고 싶다.
“얘들아~! 너희 혹시 무슨 일 있니?” 그랬다. 그날은 다른 종례시간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어색한 목소리로 별일없다고 말하는 아이들 목소리가 어딘지 석연치 않았지만 서둘러 종례를 마쳤다. 교실을 나서려던 순간 몇몇 아이들이 길을 막아섰다. “선생님 어떻게 아셨어요? 아까 수업 끝나자마자 진짜 무슨 일 있었어요. 석민이가 찬호한테 따귀 맞고 쓰러져서 막 밟혔어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야기를 들고 있자니,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니, 왜?” “수학시간에 선생님께서 잠깐 쉴 시간 주셔서 자려고 하는데 석민이 떠드는 목소리가 거슬렸데요. 조용히 하라고 했는데 계속해서 시끄럽게 했다고 선생님 나가시자마자….” 곪았던 것이 터졌다. 사실, 찬호가 반 친구들 따귀를 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학기에도 자기 기분 나쁠 때 주변에 있는 아이들에게 트집을 잡아 따귀 때린다는 걸 쪽지 상담하다가 알게 됐다. 찬호는 “심하게 때리지도 않았고 애들이 기분 나빠 하지도 않았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 왜 지금 와서 왈가왈부 하느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아이는 건성으로 대답할 뿐이었다. 석민이가 찬호에게 맞았다고 하니 5월 중순, 그 장면이 섬광처럼 스치며 ‘그때 확실히 짚고 넘어갔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찬호는 중학교 입학식 날부터 큰 체격, 반항기 가득한 눈빛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 반 수업을 다녀오신 선생님들은 녀석의 불손한 태도에 대해 한마디씩 하시기 시작했다. 수업시작 종이 쳐도 꼭 몇 분씩 늦게 들어오고 수업시간 내내 엎드려 자거나 수업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 기분이 나쁘면 눈에 보이는 아이들 아무나에게 손찌검을 했다. 찬호에게 맞아도 감히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하니 어쩔 수 없이 늑대로부터 양들을 지키는 심정으로 쉬는 시간마다 쓰레기 줍는 척, 주변 정리하는 척하며 교실에 상주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녀석과 잘 지내보려고 나름 애도 많이 썼다. 잘못한 일에는 엄하게 혼을 냈지만 사소한 일이라도 잘 한 것이 있으면 이런저런 구실로 칭찬을 하며 간식을 챙겨주고 맛있는 반찬은 다른 아이들 몰래 따로 얹어 주곤 했다. 하지만 녀석은 ‘자신을 길들이려는 꼼수’를 다 안다는 듯 초지일관 순종과 반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숙제를 안 해 온 학생들 몇몇을 방과 후에 남겨서 숙제를 시킬 때였다. 찬호도 그 중 하나였는데 중도포기하고 도망갈 것이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끝까지 남아서 숙제를 하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정말 기특하고 예뻐서 녀석을 학교 앞 분식집으로 데려가 식사를 같이 했다. 녀석은 ‘엄마는 3교대 하시는 공단에서 작업반장으로 일하시고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자주 드신다. 아빠와는 자기가 2살 때 이혼하셨다. 경제적으론 어렵지 않지만 집안이 복잡하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며 급하게 앞에 놓인 음식들을 먹어 치웠다. 대충 녀석의 상황을 알고 있던 터라 무심한 척 담담하게 이야기를 들었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 내내 녀석이 했던 이야기들이 마음에 무겁게 남았다. 그날 이후 찬호는 뜬금없이 내 주변에 와서는 “어제 엄마가 술주정을 하셔서 화가 났다”는 둥, “엄마가 오랜만에 일찍 들어와서 과일을 깎아 주셨다”는 둥 자기 이야기를 하는 날이 많아졌다. 일방적이지만 녀석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게 되면서 우리 둘 사이엔 작은 의리 같은 것이 생겨난 듯 했다. 날 바라보는 녀석의 눈빛에서 반항기와 독기가 조금씩 빠지고 쪽지 상담에서 괴롭히는 친구로 찬호가 거론되는 것이 줄어든 것도 그즈음 이었던 것 같다. 주변 선생님도 녀석의 변화를 눈치 채고 칭찬을 해 주셨고 입학하고 쭉 살얼음판을 걷던 우리 반 아이들의 생활에도 ‘봄’이 찾아오는 듯 했다. 그런데 그랬던 녀석이 생뚱맞게 석민이의 따귀를 때리고 밟기까지 했다는 사실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대로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마음이 급했다. 아직도 바들바들 떨며 훌쩍이고 있는 석민이를 진정시키고 귀가 중이던 찬호를 교실로 불러 왜 그랬는지 물었다. 녀석은 “피곤해서 자려고 했는데 애가 눈치 없이 조용히 하라고 해도 떠들잖아요”라고 아주 짜증스럽게 말했다. “설령 그랬더라도 따귀 때리고 밟는 것은 옳은 행위였니? 석민이는 너보다 몸집도 작고 약하잖아”라며 나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사과할 마음이 있는지 물었더니 “하겠다”고 하길래 무서워서 찬호 얼굴을 보기 싫다는 석민이를 설득해서 함께 교실로 들어갔는데 찬호 태도가 가관이었다. 석민이를 노려보며 대뜸 “야, 그러니까 아까 조용히 하라고 할 때 조용히 했으면 안 맞았을 거 아냐”라는 말부터 하는 게 아닌가? “미안해. 내가 눈치 없이”라고 말하는 석민이를 보며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 기가 막혔다. “석민아, 찬호는 나쁜 아이가 아니야.” 상황을 더 두고 볼 수 없어서 찬호 녀석에게 한마디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엉뚱한 말이 나왔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거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당황스럽게도 찬호의 일상이 영화필름처럼 내 눈앞에서 스쳐가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아이를 방치하다시피 하신 엄마. 이따금 담임인 내가 전화를 걸어 ‘아이가 가정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물으면 당황해 하시며 늘 “바빠서 잘 모르겠다”는 말씀만 하신 엄마. 보호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도리어 술에 취해 계신 엄마를 돌보기 시작했으니 어른의 권위에 순종하는 것을 배울 수 있었을까? 채워지지 않는 허기와 외로움을 안고 고단한 일상을 버티고 있는 찬호의 안쓰러운 모습이 눈앞에서 빠르게 스쳐갔다. 사회와 가정의 문제가 더 큰데 드러나는 것은 아이뿐이라서 안타깝다고 말했던 누군가의 말이 떠오르면서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쏟아졌다. “석민아, 찬호는 나쁜 아이가 아니야. 찬호가 미안함을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그래. 선생님을 봐서라도 찬호 용서해 주라.” 나는 통곡했다. 울음이 멈추지 않았다. 억울하게 맞은 건 석민인데 엉뚱하게도 때린 찬호가 너무너무 불쌍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우는 나를 힐끔 보던 찬호가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를 들썩 거리는 것 같더니 이내 “엉엉”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의 입에선 끝없이 “아이 씨, 나 이제부터 진짜 주먹 안 써”라는 말이 새어나왔다. 한참 만에 울음을 그친 찬호는 “석민아, 미안해. 나 이제부터 주먹질 안할게. 선생님 죄송해요. 저 진짜 손 함부로 안 쓸게요”라는 말을 했다. 찬호의 눈물에 석민이 마음이 풀린 것 같았다. 나는 아이들을 다독인 후 집으로 돌려보냈고 바로 어머님들께 전화를 드렸다. 석민이 어머니는 충격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셨다. 그동안 찬호의 만행에 대해 들어왔다며 이번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하셨다. 찬호 어머니께도 전화를 드렸다. 아들의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신 분이라고 생각하고 걱정했는데 의외로 너무 미안해하시며 내일 당장 학교에 오셔서 석민이 어머니를 만나고 사과하시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다음날 푸석한 얼굴로 나타나신 석민이 어머니 앞에 찬호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사과를 하셨다. 자식교육을 제대로 못 시켜서 너무 미안하다며 연신 머리를 조아리셨다. 이야기 끝에 찬호 아버지랑은 이혼을 하셨고 그 아버지가 최근 뇌출혈로 쓰러져 응급실에 계시는데 의식이 없으며 주중에 찬호가 아버지 병문안을 다녀오게 되면서 심난했는지 부쩍 짜증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셨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아이가 보였던 행동이 조금은 이해가 됐다. 처음엔 절대 용서 못한다는 태도로 계시던 석민이 어머니도 진심으로 사과하시는 찬호 어머니의 태도에 마음이 누그러지셨고 찬호를 보고 싶다고 하셨다. 교실에서 찬호를 불러왔다. 찬호를 바라보시며 한없이 눈물을 흘리시던 석민이 어머니께서 “같이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모질게 할 수 없겠다. 내 아들이 귀한만큼 찬호도 귀한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용서를 하겠으니 앞으로 친구들과 잘 지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셨다. 기특하게도 찬호는 석민이 어머님 눈물을 닦아 드리며 “정말 죄송하고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절대 손을 함부로 쓰지 않겠습니다”라고 약속을 했다. 찬호 어머니께서도 눈물을 흘리시며 석민이 어머님 말씀대로 가정에서 책임감 있게 아들을 돌보겠다는 약속을 하셨다. 부모님들이 다녀가신 날부터 학년부장 선생님은 매일 점심시간 마다 찬호를 따로 불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며 아이를 다독여 주셨고 상담선생님은 매주 한시간씩 오로지 찬호를 위해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셨다. 나는 찬호가 학교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스스로 평가하고 반성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주고 매일 확인을 했다. 또한 모든 선생님들이 ‘우리가 함께 돌봐야 할 우리의 제자’라는 마음으로 찬호를 이해하고 그 전보다 따뜻하게 대해주시며 지도해 주셨다. 교실에는 진정한 봄이 찾아왔다. 찬호의 얼굴에서 엉뚱하고 장난기 많은 또래 중1 아이의 표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찬호가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학년에도 선생님이 담임이셨으면 하는 바람이 드네요. 성적에도 조금 더 신경 쓰면서 가정에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도록 타이르는 중입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찬호엄마 올림.” 2학기 기말고사 성적표를 나누어준 다음날 찬호어머니께서 성적표에 편지를 적어 보내 주셨다. 교무실 한쪽에서 편지를 읽고 또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1년간의 맘고생이 어머니 짧은 편지 한통에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다. 찬호와 보낸 1년은 정말 전쟁 같았지만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담임교사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고민할 수 있었다.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절절히 느끼며, 성숙한 교사가 되도록 훈련시켜주는 교직 인생의 진정한 스승은 때론 ‘감당 안 되는 사고뭉치, 틀려먹은 놈, 구제불능’의 모습으로 내 옆에 있지 않나? 라는 생각도 해 본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진실하게 대하고 방향을 제시하기 보다는 함께 길을 걸어가며 조급함을 버리고 기꺼이 인내와 수고를, 사랑하되 끝까지 사랑하는 선생님으로 살고 싶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정현종, ‘방문객’ 中)
크리스마스 이브날 아침, 방송 담당자가 교장실을 찾는다. “교장 선생님, 오늘 시종 음악 캐롤로 해도 되나요?” “예, 물론입니다. 이럴 때 캐롤 들려주어야죠. 성탄 분위기, 멋지게 만들어봅시다.” 우리 학교 주요행사에 음악이 함께 한다. 2011년 9월 교장 취임 때 성악가가 등장하여 ‘오 솔레미오’를 불렀다. 2007년 9월 서호중학교 교장 첫부임 때도 축하공연을 가졌다. 그 뿐인가? 입학식, 졸업식에도 클래식 음악이 나타난다. 작년 스승의 날에는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학생들을 위한 클래식 입문에서 수원음악진흥원 연주자들은 ‘피터와 늑대’를 들려주었다. 음악과 필자, 무슨 인연이 있었을까? 세류초교 시절 운동장 조회 때면 중앙현관 앞에서 밴드 연주가 있었다. 선생님이 연주를 거들어 주는 것도 보았다. 악기를 다룬다는 것이 신비롭게 보였다. 수원북중 시절에는 음악실에서 밴드부가 연습하는 것을 보았다. 선생님이 악기 하나하나를 가르쳐 주는 것이었다. 수원고교 시절 밴드부가 있었다. 지루한 운동장 조회도 음악이 있었기에 참을 수 있었다. 밴드 지휘자가 그렇게 멋있게 보일 수 없었다. 수원화성 문화제 때 밴드부가 시가행진을 하면 그들을 쫒아가면서 그 흥겨움을 즐겼었다. 팔달문 주위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대학 1학년 때 반대항 합창대회가 있었다. 지정곡이 ‘사냥꾼의 합창’이었는데 내가 자진하여 지휘를 맡았다. 결과는 10개 반 중 3위. 음악감상을 즐기려고 일부러 방송실 동아리에 들어갔다. 클래식 음악에 심취했다. 그래서인지 라디오 FM 클래식 음악은 그 일부만 들어도 작곡가와 곡명을 맞출 수 있다.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나서는 용돈을 모아 전축을 사고 조금 여유가 있을 때마다 음반을 사서 모았다. 음악 전문가도 아닌데 한 음악을 10여 차례 반복해서 들으면 입으로 흥얼거릴 수 있다. 연주자와 지휘자를 달리하면 음악의 색깔도 달라지는 것을 체험하였다. 지금도 우리집에는 120여 장의 LP판이 있다. 초임지에서는 일찍 출근하여 몇 장 안 되는 레코드판 행진곡을 들려주는 즐거움이 있었다. 등교하는 발걸음이 얼마나 신나겠는가? 나의 작은 수고가 학생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중학교 교사가 되어 방송반 담당자가 되어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작은 소망이었다. 정말 중학교 교사가 되어 방송반을 맡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 음악은 나의 동반자였다. 음악을 들으면 외로울 틈이 없다. 음악은 우리의 친구이기 때문이다. 내가 남보다 음악에 대하여 조금 더 안다는 것이 그렇게 좋았다. 그리하여 명곡해설집도 사서 음악을 들으며 곡 해설을 여러 차례 읽었다. 그 음악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혁신 거점학교다. 수원뿐 아니라 오산, 화성, 평택지역의 중등학교 혁신교육을 지원한다. 자연히 혁신의 선도학교가 되어야 한다. 중앙현관에서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 열리는 ‘친구야, 멋지다!’ 우리 학생들 호응이 대단하다. 지난 가을, 저녁에 있었던 콘서트는 행복한 교육공동체 만들기 일환이었다. 공동체의 범위를 학생, 학부모, 교직원에서 지역사회까지 확장한 것이다. 학창 시절 들은 클래식 음악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 마디로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또 학창 시절, 문화 예술의 작은 체험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수 있다. 난파소년소녀 합창단 지휘자인 송흥섭 교수는 합창단원 중에 음악대학으로 진학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들은 학창시절 베토벤 교향곡 1번부터 9번까지 입으로 흥얼거리면서 등하교했다는 말. 올해 있었던 ‘율전 해피 콘서트’와 ‘사계 만돌린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 우리 학생들에게 인성 치유도 되고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으면 한다. 음악적 체험이 훗날 풍요로운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은 전염되고 전파된다. 율전이라는 행복한 교육공동체 속에서 행복교육을 실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음악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 가자.
오늘 조선일보의 ‘교사가 써야 할 학생부, 학생이 입맛대로 대필’을 읽고 현직교사로서 몇 마디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은 교사들의 과중한 업무가 한 몫을 했다고 본다. 인문계고교에서 담임의 역할은 가히 초인적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아침 7시30분까지 출근해 현관에 설치된 출근체크기에 카드를 찍고 8시에 교실로 입실하여 아침청소를 시킨 뒤, 10분간 아침독서를 시킨다. 아침 독서가 끝나면 8시 35분. 서둘러 화장실에 들러 소변을 보면 8시40분이다. 그리곤 바로 1교시 수업에 들어가야 한다. 하루 네 시간의 정과수업이 끝나면 8교시에 보충수업이 시작된다. 보충수업이 끝나면 식당에 가서 아이들 급식지도를 하고 5시40분에서 50분 사이에 허겁지겁 늦은 저녁을 먹는다. 저녁을 먹고 나면 6시20분부터 10시30분까지 야간자율학습감독에 들어가야 한다. 물론 야자는 사흘에 한번 꼴로 돌아오지만 정신적 신체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가히 살인적이다. 이러한 일을 모두 소화해내고 남는 시간에 생활기록부를 작성해야 한다.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내용으로는 38명이 제출하는 봉사활동확인서를 일일이 확인하여 기록하고 1학기와 2학기에 걸쳐 읽은 여덟 권의 독서내용도 꼼꼼하게 기록하는 것은 물론이다. 요즘에는 대학입시에 조금이라도 유리하도록 각 과목별로 각종 교내경시대회를 무차별적으로열어 수많은 상장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것도 전부 생활기록부에 기록해야 된다. 이것만 해도 대부분의 담임교사들은 해낼 수 있다. 이것 외에도 1년에 네 번 치러지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으며 또 소속된 부서별로 고유 담당 업무란 것이 있다. 학교홍보, 입시관련, 신입생 유치, 학생회활동, 학생지도, 상담활동, 저축계, 도서계, 청소계, 지역사회부, 창의인성부, 특별반 관리, 동아리지도, 기숙사관리 등등. 이 모든 것을 다 교사들이 해야 한다. 심지어는 교정 청소까지 교사들의 몫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40여명에 이르는 반 학생들의 장점과 단점, 특기 등을 정확히 파악하여 완벽한 문장으로 종합의견란에 기록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에베레스트를 올라가라는 것과 같다. 사실상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이 학생은 진짜 인성이 아니다’라고 생각되는 학생이 있어도사실 그대로 쓰지 못한다. 학교에서도 이것을 권장하지 않을 뿐더러 나중에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받을 원망을 어찌 다 감당할 것인가. 만에 하나 졸업 후에라도 소송을 걸면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다. 담임선생님이 학교생활기록부를 잘못 써서 대학에 떨어지거나 취직할 수 없다고 항의하면 교사로선 속수무책인 것이다. 따라서 조선일보에서 제시한 것처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만큼은 절대로 학생과 학부모가 열람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교사가 소신을 갖고 그 학생에 대해서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학기말이 되면 아예 학생부를 출력하여 학생들에게 전부 확인을 시키고 이의를 제기하면 수정을 해줘야 하니 어떻게 소신 있는 평가를 할 수 있겠는가. 또한 담임의 업무 경감과 함께 생활기록부에 대한 전권을 담임한테 줘야한다. 그래야 정확한 생활기록부작성이 가능할 것이며 2015년부터 학생부 반영이 높아지는 대학입시에서도 생활기록부가 공신력 있는 자료로 대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교육은 거의 교실을 중심으로 교사가 주도적으로 하는 작업이었다. 시험은 거의 선택형 중심으로 학생 개개인들의 생각이 살아날 여유를 배제한 상태였다. 그러나 네모난 교실 안으로 들어 온 디지털 세상. 최첨단 기계와 시스템의 스마트 교실은 새로운 교육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광양여중은 23일 스마트교육 우수학교로 인정받아 전라남도교육감상을 수상하였다. 초등 목포석현초외 11개교와 중학교 광양여중 외 9개교, 고등학교는 순천고 외 7개교, 총 30개교가 수상한 것이다. 광양여중의 수상은 다른 학교보다 먼저 스마트교육을 위한 연수를 실시한 덕분이다. 디지털 세대는 더 이상 교실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스마트 교육을 통해 전 세계는 좁아지고, 학교의 개념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국가간에 교실간의 벽을 허물어 교육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스마트 교육은 학교에 어떤 변화를 예고할까? 한국의 한 초등학교는 매주 호주의 아이들과 수업을 함께 받는다. 한국-호주간 화상수업은 교실과 교실을 연결하는 문화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일본의 한 특수학교에서는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아이들의 자립심을 길러준다. 육지와 수백㎞ 떨어진 섬에서도, 사교육의 기회가 적은 아이들도 이제는 원어민 선생님에게 영어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장애와 지리적인 여건을 뛰어넘어 누구에게나 열린 교육! 스마트 교육은 단순한 기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스마트 환경은 이미 거스르기 쉽지 않은 흐름이 됐다. 따라서 이를 실현할 21세기는 교사 혁명이 필요하다. 그 변화엔 무엇보다 교사들의 역할이다. 스스로의 자발적인 모임을 통해 스마트 수업을 공유하고, 장비의 작동법을 익히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세대의 학습 방법을 연구하려는 교사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교사의 역할은 가르치는 주체에서, 무궁무진한 세상의 안내자이자 수업의 설계자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 된 것이다. 기술이 있어도 교사가 관심이 없고 수업에 적용하고자하는 노력을 안 한다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교사와 학생이 IT로 소통한다. 필자도 학생들에게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를 활용한다. 이처럼 시대가 변화면서 교사와 학생 간 소통의 창구도 변하고 있다. 디지털 세대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자기들의 속마음을 보다 쉽게 털어놓는다. 수업시간에도 필요하면 교육용SNS를 이용해 보다 많은 아이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학교를 마친 후에도 온라인 교실은 언제나 열려 있다. IT와 교육의 만남을 통하여 새로운 학습의 틀을 창조하여야 할 시점이다.
24일 서서울생활과학고(교장 황정숙)2학년 5반 학생 30명은 열 달 동안 용돈을 아껴 마련한 연탄 1000장을 서울 현저동 독거노인 4가구에 직접 배달하며 온정을 나눴다. 1학기 초, 연말에 좋은 봉사활동을 생각했던 학생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한달에 1500원씩 저축하며45만원을 마련했고, 여기에 김경우 담임교사와 황정숙 교장의 지원금을 받아 60만원으로 연탄 1000장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갑오년 새해, 연탄불처럼 뜨거운 마음이 나눔‧봉사의 불씨로 퍼져 온 사회가 보다 따뜻해지길 아이들은 기원했다.
‘C21 캐나다’ 연구보고서 21세기 역량 중심 교육모델 제시 정부·교장·교사·학부모 역할 주문 캐나다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21세기 역량 중심의 교육모델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인터넷, 디지털, 지식시대로 압축되는 21세기를 맞아 기존 교육모델을 대대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산업혁명, 고도성장시대의 교육시스템으로는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환경에 적절히 대처해 성공적인 삶을 사는 시민양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21세기형 교육모델의 연구·개발·평가를 주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C21 캐나다’에서 이런 관점에서 캐나다가 도입해야 할 새로운 교육모델의 틀을 제시했다. ‘C21 캐나다’가 연구보고서 ‘발상전환: 21세기 캐나다 공교육 비전’에서 밝힌 새 교육모델의 핵심 학습과제는 디지털 시대의 화두인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이다. 전 세계 사회경제가 모두 컴퓨터, 인터넷, 과학기술을 근간으로 이뤄지는 사회에서 STEM은 고등교육의 기초일 뿐 아니라 21세기 서구사회 시민으로 살아가는 데도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에 초·중등학교부터 핵심교과로 읽기, 쓰기 능력과 더불어 수학과 과학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3년 PISA에서 입증하듯 이 3대 핵심교과에서 캐나다의 수준은 한국을 위시한 동북아 몇 나라를 제외하면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소수의 잘하는 인재 양성보다는 더 많은 학생들이 이 핵심교과에 능통하도록 하는 향후 과제도 남아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보통 학생들의 적극적 관심과 의욕을 고취할 수 있는 21세기형 첨단 교육체제와 환경구축을 제안하고 있다. 보고서는 핵심교과와 더불어 21세기 핵심역량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급속히 변해가는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읽기, 쓰기, 수학, 과학 지식만으론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학교 교육도 다양한 역량과 인성계발 등 전인교육이 더없이 중요한 시대라는 것이다. ‘C21 캐나다’가 정리한 핵심역량은 ▲창조, 혁신, 기업가정신 ▲비판적 사고 ▲협동정신 ▲의사소통능력 ▲인성 ▲시민윤리·문화의식 ▲컴퓨터·디지털기술 활용능력 등 7가지다. ‘C21 캐나다’는 또 총체적인 교육체제 개편이 요구되는 만큼 정책당국 뿐만 아니라 학교장,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각 주체의 주도적 참여와 역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들이 제시한 각 주체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정책당국에는 예산·인력 집중투자, 사회의 참여와 지지를 이끌어낼 홍보, 교사양성체계 재정비 및 우수교사 인센티브, 포상 확대 등을 건의했다. 학교장에게는 창의·혁신 수업방식 개발 장려 및 모범사례 공유, 최첨단 디지털교육시스템 구축, 학습효과 제고를 위한 교사연수 강화 등을 주문했다. 교사에게는 학생 개인의 특성과 요구에 부응하는 일대일 맞춤교육 제공과 학생 스스로 자신의 관심사항과 학습요구를 파악하는 것을 장려하고 과제중심 학습기회를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또 혁신적이고 효과적 수업방식을 연구 동료 교사와 공유하고 학생들의 디지털 미디어 활용을 독려해야 함도 강조했다. 또 학부모들에게는 학교장의 학교운영개선계획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성공적 운영을 지원하는 한편 교육당국에 21세기형 교육의 필요성과 조속한 도입과 유능한 교사 확보 등을 요구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함을 강조했다.
교육격차 해소 위해 ‘정기전보’ 임용주체 학교 → 교육청·학구 농어촌·낙후학교 근무 시 우대 중국 교육부는 지난 11월 19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2014년부터 공립 초·중등학교 교원이동제를 본격적으로 도입·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교원이동제는 동일교 근무기간을 제한한 우리나라의 정기전보 제도와 유사한 제도로 교장·교원 모두를 포괄하고 있다. 장기간 현안이었던 교원이동제 실시를 발표한 것은 중국의 교원정책, 나아가서는 기초교육 정책의 획기적인 변화의 한 걸음이어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중국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중국의 현행 교원 인사는 초·중등, 공·사립을 막론하고 기본적으로 소속 학교에 한정돼 있다. 즉 일단 한 학교 교사로 임용되면 사직이나 전보 신청 등 특수상황이 없는 한 그 학교에서 평생을 근무하는 것이다. 중국의 이런 교원제도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된 이래 유지돼 온 계획경제 제도의 산물이다. 제한된 교육자원을 이용해 국가가 필요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명목 하에 ‘중점학교’로 불리는 명문학교들을 설립하고 국가에서 인적·물적 자원을 집중 투자한 것이다. 이런 중점학교 운영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명문 초·중등학교 입학시험제와 교장·교사들의 동일 학교 장기근무 정책이다. 입학시험을 통해 성적이 높은 학생들을 선발하고, 우수 교사들을 모집해 가르치도록 해온 것이다. 시장화가 급속히 발전된 1990년대부터 학부모, 학생들의 중점학교 입시경쟁은 점점 가중됐고 학교 간 격차도 심해져 교육뿐만 아니라 중국사회 전체의 병폐로 지적되기 시작했다. 중국정부는 교육격차 문제를 해결하고자 1999년 발표한 ‘중국공산당중앙 및 국무원 교육개혁을 심화·발전시키고 자질교육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결정’에서 “도시지역의 초·중등학교 교사들은 승진 시 원칙상 농어촌지역 학교나 교육시설 부진 학교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특히 2010년 발표된 ‘국가중장기 교육개혁과 발전요강’, 2012년에 발표된 ‘국무원 교사대오 건설 강화에 관한 의견’에서는 각 지방교육청에 관내 교사들의 이동 정책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2013년까지 전국 22개 성·자치주에서 교사이동 정책을 제정해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이에 중국 교육부가 5가지 부분으로 나뉜 교원이동제 실시안을 발표, 3~5년 내에 전국의 현(縣)이내 초·중등학교에서 교장과 교사를 포괄하는 교원이동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원이동제를 ‘제도화’와 ‘장기화’한다는 전제 아래 더 넓은 지역 내의 교원이동제 실시 가능성을 검토한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교원의 질 제고와 교육자원의 균형배치를 추진해 교육평등, 학교선택 등의 난제들을 해결한다. 둘째, 각 지방교육청의 상황에 따라 한 학교에서 일정한 근무기간이 지난 교사들이 원칙상 모두 이동하는 제도를 명확히 하고 그 실시방안을 수립한다. 특히 각 학교의 핵심교사와 우수간부 교사들의 이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셋째, ‘학교 간 연맹’, ‘유명학교 분교’, ‘교육집단’,‘1대1지원’ 등 학구 내 통일된 교원인사관리제도를 수립하고 농촌학교들에 대한 도시교사 정기 지원 등의 형식으로 교사자원의 균형배치를 위한 제도를 마련한다. 넷째, 교장·교사들의 이동을 위한 보장 및 격려제도를 강화한다. 교원의 이동과 관련해 정원 관리, 승진, 임용평가, 급여 및 대우, 우수교사평가 등에서 혜택을 줄 수 있게 해 도시지역 교장·교사들이 농어촌학교나, 시설부진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수립한다. 다섯째, ‘현에서 임용하고 학교에서 근무’하는 의무교육 교원인사제도를 수립한다. 현급 교육행정 부문과 관계부처에서 빠른 시일내에 통일된 교원인사와 임용제도를 마련해 ‘학교에 임용된 교사’가 아니라 ‘학구, 교육청에 임용된 교사’로 신분을 바꿀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혁한다. 이 구상이 발표된 후 베이징시, 상하이시 등 대도시들에서 먼저 각 지역의 개혁안을 연이어 발표했다. 베이징시 시청구(北京市 西城區)에서는 일부 학교들이 ‘교육연맹’을 맺어 먼저 그 학교들 사이에서 교사들을 시범적으로 이동시키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청구는 이 실험을 경험으로 공립학교 간의 교사 이동 범위를 점차 확대시킬 의향이다.
메르켈, 대연정 힘으로 정책기조 유지 PISA 성과도 교육개혁 추진동력 더해 직업교육·영재교육·디지털교육도 강화 17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연임에 성공하며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9월 총선에서 기독교민주당(CDU, 기민당)과 기독교사회당당(CSU) 연합을 승리로 이끌면서 다수당 자리를 재탈환했지만 연정 파트너였던 자유민주당(FDP)이 5% 연방 하원의석 배석 기준을 넘지 못하면서 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SPD, 사민당)을 새 대연정 파트너로 결정했다. 중도우파인 기민당과 중도 좌파로 분류되는 사민당이 손을 잡은 것이다. 독일에서는 이처럼 좌우의 이념이나 보수·진보의 대립보다는 실리와 상식이 지배한다. 교육정책도 마찬가지다. 사민당이 새로운 대연정 파트너가 됐지만 중앙집중식 아비투어 제도, 엘리트대학 육성정책, 초·중등학교의 종일반 정착 등 메르켈 총리가 이끌어 온 교육개혁 정책은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또 지난 2000년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선진국 중 하위권에 머물렀던 독일이 최근 OECD평균을 넘어서면서 지난 10여 년간 교육개혁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는 평을 받고 있어 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세부적인 교육정책은 주 소관이지만 대연정(Große Koalition) 합의서를 통해 2014년 연방차원의 교육정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에 진행해온 엘리트 대학 육성을 위한 지원은 2014년에도 계속된다. 뿐만 아니라 연구 성과가 좋은 대학을 상대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대학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역동적인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기초학문분야에 많은 투자가 이뤄질 계획이다. 둘째, 그동안 영재 지원에 인색했던 독일이 우수한 학생에 대한 지원에도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일 예정이다. 성적 우수 학생 대상 장학금 혜택을 확대하기 위한 재원 확충이 계획돼 있다. 셋째, 자연과학분야 인력난 해소를 위해 유치원 교육부터 자연과학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수학(Mathematik), 정보과학(Informatik), 자연과학(Naturwissenschaften), 기술(Technik) 교육을 의미하는 민트빌둥(Mint-Bildung)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2015년까지 전국 유치원의 8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넷째, 유치원부터 초·중등학교와 대학까지 모든 단계에서 디지털 교육을 강화해 새로운 미디어를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고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저작권 교육을 시행하고, 전문 교과서와 교재를 마련하며, 교육을 위한 전문교사 양성을 강화하게 된다. 다섯째, 직업교육 참여율을 제고한다. 독일은 아우스빌둥과 같은 직업교육 제도가 존재함에도 스스로 이런 제도의 혜택을 거부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이런 청소년들을 구제하기 위한 상담 제도를 강화하고 조직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직업교육의 길로 유도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예정이다. 또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함께 직업교육을 적극 홍보함으로써 일찍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여섯째, 직장과 학교를 병행하는 기존의 이원제 직업교육 제도 틀은 그대로 유지하되 이를 현대화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국가와의 연대를 통해 이원제 직업교육을 확산해 유럽의 청년실업률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유럽뿐 아니라 특별히 독일 직업교육에 관심 있는 세계 여러 나라에도 상담이나 프로젝트 운영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하는 등 국제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촌에는 나라와 민족마다 다른 약 7000여 종의 언어가 쓰이지만 이들 언어 중 1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는 250가지에 불과하고 세계에서 가장 넓은 지역에서 사용되고 영향력 있는 언어는 자타가 공인하는 영어다. 며칠 전 루마니아 시립 연주단과 국내 음악인의 협연을 보았는데 루마니아어가 국어인 루마니아 단원과 한글이 국어인 우리 단원이 영어를 구사해 의사소통하는 것을 보고 영어의 위력을 실감했다. 입시에만 치중하는 영어교육 분단과 더불어 주둔한 연합군의 영향과 평화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원어민 교사가 들어오면서 독립 이후 우리나라에서 영어는 필수과목이 됐다. 이후 60여 년 동안 영어교육은 ‘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과열돼 사회적 문제를 양산하고, 이제 우리 교육은 중학교 1학년부터 배우던 영어를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하고 심지어는 취학 전부터 조기교육이 이뤄지는 게 현실이다. 영어는 입시는 말할 것도 없이 취업에서도 필수 소양중의 하나다. 영어는 공통교과 중 하나로 단순히 생각하기에는 사회적인 비중이 너무 크다. 우리나라는 무역을 중심으로 커왔고 경제발전에 대미수출이 큰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렇듯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도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해왔기에 영어교육이 강조될 수밖에 없었다. 또 최근 한류의 붐을 타고 우리 문화가 세계로 퍼져가고 있어 우리 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매개체로서 영어의 역할이 계속 증대되고 있다. 하지만 그 중요성만큼 우리 영어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는가. 지금까지의 영어교육은 다분히 입시에만 치중했다. 영어는 인지기능인 읽기와 듣기, 표현기능인 말하기와 쓰기가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고입과 대입 모두 듣기와 읽기 중심으로 평가해왔다. 최근 표현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영어능력평가를 추진했으나 준비 부족으로 무용지물이 됐고 정부는 2014년에는 예전 수능방식인 듣기 17문항, 읽기 28문항으로 되돌아가겠다고 발표했다. 학교 교육이 입시를 외면하고 이상만을 추구하기는 쉽지 않지만 영어교육은 네 가지 영역을 고루 지도하도록 발전해 나가야 한다. 발달단계에 맞춘 교육방법 필요 어린이집에 다니는 세 살짜리 아이가 영어단어를 외우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문법을 의식하지 않고 단어는 연상 작용으로 익히고 문장도 의미단위인 통(cluster)으로 배운다. 여기서 영어교육의 작은 희망을 꿈꾼다. 유아기부터 초등학교까지는 감성이 활발하게 발달한다. 따라서 암기력과 순발력이 활발한 이 시기에 맞춰 활동중심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기는 이성적인 판단이 심화함으로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수업을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초등에서는 파닉스(Phonics)를 이용해 언어가 자연스럽게 배이게 하고 중학교부터는 학생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권장한다. 글로벌 사회에서는 영어가 경쟁력이기 때문에 영어로 인한 외화유출도 줄이고 더 많은 우리 문화를 세계로 전파하기 위해 미래 세대가 영어를 더 유창하게 구사하도록 영어교육이 이뤄지길 바란다. 국경 없는 무한 경쟁시대에 영어야말로 국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무형의 자산이 아닐 수 없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된 후 4년 만인 2013년 현재, 학교 현장에는 2009 개정 교육과정 총론과 이를 통해 개발된 각론 교육과정 적용이 완료됐다. 이제 학년군․교과군․창의적 체험활동 등에 대한 개념이 어느 정도 이해되고, 스토리텔링 중심으로 개발된 교재를 어떻게 활용할지 교사가 연구, 적용하려는 상황에서 다시 차기 교육과정 개정에 대해 논의한다는 보도를 접했다. 현장 교사 입장에서는 “또?”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잦은 개정에 지쳐있는 현장 교사로서 마이클 풀란(M. Fullan)의 “교육 관련 기관이나 제도의 개혁이 최소 5년은 걸린다”는 말을 떠올리며 한숨만 내쉴 뿐이다. 학교운영 고려 없이 잦은 개정만 2009 개정 교육과정만 하더라도 2009년 12월에 고시된 이후, 2011년 8월 ‘고등학교 교과 편제(보통교과, 전문교과) 수정 고시’, 2012년 3월 ‘고등학교 사회과목 및 탐구, 생활·교양 과목 수정, 일반과목의 증감 운영 변화’, 같은 해 7월 ‘인성 교육 강화, 중학교의 집중이수 관련 규정 변경, 학교스포츠클럽활동 관련 규정 신설’, 역시 같은 해 12월 ‘학교 교육과정 지원에서 방송통신중 관련 규정 신설’, ‘고등학교 단위 배당 기준에서 특성화고와 산업수요 맞춤형고를 구분해 제시’ 등 수차례 교육과정 개정을 해 온 터다. 교육과정이 전면․정기 개정에서 이미 부분․수시 개정으로 달라진 지금, 교육과정을 또다시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는 대체 어디서부터 나온 것인가. 좋다.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요구가 강력해 개정해야 한다면 정말 현장과 소통하는 교육과정 개정을 해주길 바란다. 교육과정 개발 역사를 보면 교과, 학습자, 사회가 교육과정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로 작용한다. 교과는 인류가 축적한 문화유산 중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가치가 있는 것들의 정수로 교육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핵심 기제로 작용했고, 사회는 그 유지와 개선을 위해 필요한 바를 줄기차게 교육에 요구했다. 반면 학습자는 어떤가?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학습자의 능력과 소질, 적성을 신장시키는 것이고, 그들의 성취 정도에 대한 평가가 교육과정 성패의 잣대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데도 학습자의 요구를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시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이는 우리 교육이 변하지 않는다고 평가받는 이유일 지도 모른다. 교육과정은 이제 학습자가 원하는 바를 충족해 변화․발전해야 한다. 이러한 학습자의 요구를 수렴해 교육과정 개정에 반영하는데 가장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집단이 바로 ‘현장교사’다. 교사는 학습자의 학업 성취 정도, 생활 양태 등을 가장 잘 파악하기 때문에 교육과정 개정 작업에 참여해 현장의 소리를 전하고, 더욱 개선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국가 교육과정을 학교 현장에서 학생에게 전수하는 일은 결국 교사의 몫이기 때문에 교사의 교육과정 개발 참여는 현장과 소통하는 교육과정 개발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교사 주도로 교육과정 개정해야 지난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 교육과정 기준을 개발할 때, 수석교사와 학습연구년 교사 일부가 참여했지만 이는 전체 교육과정 개발 참여진 중 극소수에 불과했다. 미국의 콜로라도주 덴버시는 이미 100여 년 전 교사에 의한 학교와 지역 수준의 교육과정 개발을 시도했다. 당시 덴버시의 교육장이었던 Newlon은 교육과정 개정 과정을 교사의 수업과 교육을 바꾸는 유용한 수단으로 여겼으며, 실제 이렇게 개발된 교육과정의 운영으로 덴버시는 전국적 명성을 얻게 됐다. 여기서 우리는 시사점을 얻어야 한다. 성공적인 교실 수업은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이 원활한 상태에서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롭게 개발되는 교육과정은 개발진이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해 이를 교육과정 기준 개발에 효과적으로 반영했을 때 기대할 수 있고 그 가교(架橋)를 현장교사가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러한 노력이 이뤄질 때 학교는 교사와 학생이 행복한 곳, 학부모가 만족하는 곳, 장차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책임질 건강한 인재가 자라는 곳이 될 것이다.
중학교원연구비 근거법령 마련 고교 한국사 두 학기 이상 편성 올 1월부터 교사가 학생 휴대폰을 보관하다 분실한 경우 한 학교당 최대 2000만원까지 보상해 준다. 또 올 고교 1학년 입학생부터 한국사 필수 이수 단위가 6단위로 늘어나는 등 역사교육이 강화된다. 교육부는 지난달 26일 이 같은 내용의 ‘2014년 달라지는 교육제도’를 발표했다. ▲학생 휴대폰 분실 시, 보상‧지원 교사가 학생의 휴대폰을 일괄 수거‧보관하다 분실한 경우, 이를 보상‧지원하는 학교배상책임공제사업이 1월부터 확대‧시행된다. 교원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교총이 교육부와의 교섭에서 ‘중앙 차원의 포괄적 보상대책 마련’을 요구한 결과다. 학칙에 따라 휴대폰을 수거하고 시건장치 등 보관상태가 양호한 곳에 보관해야 하는 등 보상조건을 잘 따라야 한다. 보상절차는 우선 분실신고를 한 뒤, 학교 내 ‘교권보호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안전공제중앙회에 신청하면 된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이를 심사해 지급여부를 결정하고 적정액을 지급하게 된다. 1개교 당 최고 보상액은 2000만원까지다. ▲중학교원연구비 지급 근거법령 마련 중학교원 연구비의 지급 근거 법령인 ‘교원 예우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이 3월,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현재는 중앙 차원의 법적 근거가 없어 시‧도교육청이 규칙 개정 등으로 연구비를 일단 지급하는 중(2월까지 전부 지급)이다. 교육부는 4일, 교원예우규정에 교원연구비 지원 항목을 추가해 국립학교 교원에 대해서는 교육부 장관이, 그 외에는 시도교육감이 교원연구비를 지급하도록 했다.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일부 개정령안은 1월 13일까지 입법예고, 이후 규제심사 및 법제심의 등을 거쳐 3월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중학교원 연구비는 2012년 8월, 헌재의 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 징수 위헌 판결로 지난해 3월부터 지급이 중단됐다. 이에 교총은 1년 6개월 동안 청와대 등 정부 요로에 방문‧건의활동, 40만 교원 청원운동, 교섭 요구 등의 관철활동을 폈고, 그 결과 올 7월 이후 전국 시‧도교육청의 소급 지급과 교육부 차원의 법령 마련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고교 한국사, 필수이수단위 확대 2014년 고교 1학년 신입생부터 한국사 필수 이수 최소 단위가 현행 ‘5단위 한 학기’에서 ‘6단위 두 학기 이상’으로 확대된다.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됨에 따라 교육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현재처럼 1학년 한 학기에 한국사를 몰아배우는 집중이수제는 사라진다. 하지만 서울 관내 공립일반고(자공고 포함)의 올 신입생 한국사 이수계획에 따르면 전체 93개 학교 중 80개 학교가 한국사를 1학년 때만 배우는 것으로 드러나 역사교육 강화와 거리가 먼 상황이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자 국비유학·연수 내년부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자도 국비유학·연수생을 선발한다. 지금까지 국비 유학은 국외 교육기관에 학문중심과정으로만 선발했으나 내년부터는 기능‧기술분야 현장실무인력 중 중소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출신자 중 유능한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다. 기능·기술인재 전형 선발시험은 기존 유학생 선발 시험과는 차별화된 시험과목 및 선발절차 등을 거쳐 10여명을 선발하고 학비, 체재비 및 교통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눈부신 경제발전의 이면에 극심한 경쟁 사회 문화는 극심한 이기주의와 자살률 세계 1위라는 그림자를 만들었다. 부모는 직장에 내몰리고 학생들은 입시에 쫓기는 사이 함께하는 가족 문화는 사라지고 있다. 사회와 가정의 무관심 속에 학업성취는 세계 최고수준이나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은 모르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학생을 둘러싼 문제는 우리 사회에 큰 문제며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우리 학생의 건강한 심신을 위한 지속적인 인성교육이다. 인성교육이 현장에 어떻게 정착되고 지속하느냐가 학교폭력, 학생자살 등 학생 문제를 둘러싼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인성교육이 정착되기 위해선 학교에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고 인간성을 증진할 수 있는 교과과정이 마련돼야 한다. 중요한 것은 또 다른 백화점식 대책 마련이 아니라 학교와 교사의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효과성을 제고시켜야 한다. 또한 가정에서도 자녀양육에 대한 합리적 인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자녀들을 학교에 위탁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와 함께 학생들을 지켜나가는 것으로 학부모 교육에 의무적으로 참여해 자녀교육에 대한 인식개선에 힘써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성교육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인성교육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실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식 위주의 교육이 아닌 실천·체험할 수 있는, 경쟁 일변도가 아닌 학생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교육 이 이뤄지도록 학교 여건을 조성하는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아울러 인성교육은 어느 한 주체가 아닌 국가와 지역사회, 학교, 그리고 가정 모두가 지속적 관심을 두고 노력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이런 범사회적 노력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공감과 소통, 긍정과 자율, 정직과 책임을 갖춘 진정한 미래 인재로 커갈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학생들과의 깊이 있는 대화와 지지, 방관하는 태도가 아닌 적극적인 관심이다. 인성교육을 통해 국가와 지역사회, 학교와 가정이 하나의 큰 울타리가 돼 우리 학생을 지켜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