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그만이 갖는 독특한 교육적 욕구가 있다. 우리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 한 명 한 명은 유일한 존재이고, 다들 나름대로 다른 특성이 있다. 가정에서 네 아이를 기르는 평범한 엄마가 하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네 아이 맛과 향, 모양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처럼 실제 교실에서는 학업이 집단적으로 성취되는 것이 아니며, 특출하다고 생각되는 학생들만이 우리 눈에 들어오게 된다. 교사는 학생들 모두를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그래서 학생들의 개개인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교육자의 기본 능력이라 생각한다.
첫째, H(High achiever, 성취)형이다. 공부할 능력과 노력을 겸비한 학생이다. 성적이 우수하고 태도가 성실하기 때문에 흔히 모범생이라고 부른다. 기본적으로 어릴 때부터 숫자와 언어 개념을 쉽게 터득한 편이고, 학교에서 계속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여 선생님의 눈에 빨리 띈다. 이들은 목표를 이루려는 성취동기가 강하기 때문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공부를 하는 편에 속한다.
둘째, O(Outsider, 체제거부)형이다. 이 유형은 학습 능력은 있으나 노력을 안 하는 학생이다. 흔히 머 리는 좋은데 공부를 못한다고 자타가 공인한다. 공부는 나중에 하고 싶을 때 하면 잘할 거라고 장담하는가 하면, 아예 노골적으로 공부와 담쌓기도 해서 부모님 속을 태워 엄마의 긴장을 불러 일으킨다. 좋아하는 일에는 높은 의욕과 열의를 갖지만 문제는 그것이 학교 공부와 무관하다는 점이다. 이런 유형의 학생들은 꿈과 열정을 현실로 성취해 낼 수 있도록 격려해 주고 환경조성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P(Pleaser, 착실)형이다. 꾸준히 노력은 하지만 성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학생이 이에 속한다.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학교생활도 성실하고 얌전해서 나무랄 데가 없지만 개성이나 특성이 별로 두드러지지 않아 학교에서는 존재가 미미한 경우가 많다. 남의 기준에 맞추려고 애쓰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시급하여 교사의 중재가 필요하다.
넷째, E(Easy-going, 내맘대로)형이다. 노력도 하지 않고 공부할 기본 능력도 갖추지 않은 학생이다.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매사를 쉽게 생각하거나 쉽게 포기하기 때문에 의욕도 없고 태도도 불성실 해보인다. 학교 성적은 하위권이고 태도가 불량해서 학교에서 가장 괄시를 받는 학생들이다. 학교, 성적, 시험 따위에 개의치 않고 때로는 부모님의 기대와는 정반대되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은 학교 안보다 밖에서 활개를 치고 다니며 비슷한 부류와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에는 기존 체제의 틀을 거부 하는 체제거부형에게 기대를 걸어볼 필요가 증가한다. 서비스 산업시대에는 착실형이 안성맞춤일 수도 있다. 서비스와 마케팅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상대의 입장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수이다. 내맘대로형은 우리의 관심과 지도만 있으면 인재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다양화, 특성화, 자율화가 패러다임인 새 시대에는 누구에게나 희망이 있다. 우리의 역할은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이 모든 자녀들은 21세기의 인재가 될 잠재력을 다 지녔다. 우리가 구사하는 전략을 구닥다리에서 첨단으로 바꾸면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