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32,353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수능시험을 치르겠다고 응시원서를 낸 학생은 사상 처음으로 70만 명이 넘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시모집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과 무관한 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을 제외하더라도 이번 수능시험은 대략 60만 명 내외의 수험생들이 응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험을 목전에 두고 있는 수험생들과 이들을 뒷바라지한 학부모들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초조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철저한 시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결국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지난 7일 삼수생 김모 씨가 경기 성남시의 수능시험지 인쇄 공장에서 시험지를 훔치려다 미수에 그쳤다. 다행히 경찰관 36명이 2교대로 24시간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기에 시험지 유출은 막을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을 보며 기억하기 싫지만 2004년 대규모 수능부정의 추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휴대전화 메시지를 이용한 정답 전송과 대리시험 등으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힌 바 있다.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부정행위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국민적 공분을 산 일이 있다. 이후로도 수능시험은 아니지만 2007년 김포외고 입시와 2008년 고3 전국연합학력고사에서 문제지가 유출됨으로써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수학능력시험은 수험생들이 적게는 일 년부터 많게는 십수년 동안 피와 땀을 흘리며 준비했기에 철저한 관리와 운영은 당연하다. 입시제도가 다양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수능은 대입전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능 결과에 따라 젊은이들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을 정도로 그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따라서 수능시험과 관련된 제반 사항은 티끌만한 실수도 용납될 수 없다. 교육 당국은 이번 수능시험지 절도 미수 사건을 접하며 시험문제 유출에 대한 유혹과 시도는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시험 출제, 시험지 인쇄, 시험지 배포, 채점 등 전 과정에 걸쳐 철통같은 보안책이 요망된다. 더불어 예방 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수험생들은 부정행위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망치게 하는 일임을 자각할 수 있도록 철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축하합니다! 충남 서산 서령고 이상현 군, 2충1효 전국학생백일장대회에서 대상 수상! 지난 10월 23일(토), 태안군 남면 숭의사 일원에서 실시된 2충1효 전국학생백일장대회에서 충남 서산 서령고 1학년 5반 이상현 군이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이 군은 '화개고등학교 1학년 7반'이란 제목으로 경상도와 전라도가 한 마을을 이루고 사는 화개라는 고장에서 근무하는고등학교 교사의 시선으로 지역감정 문제를 제시하고 그것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정밀하게 묘사해 심사위원들로부터 소재와 이야기 전개방식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고로 2충1효 전국학생백일장대회는 올해로 2회 째를 맞고 있으며 전국에서 문학에 관심이 많은 초·중·고 학생 및 일반인 500여명이 참가해 각자의 필력을 겨뤘다.
중 고등학교 시절이 벌써 1년 밖에 남지 않은 지금 이 순간에 지난 날을 돌이켜 보면 우려곡절이 참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학교라는 곳에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이 남아있다. 나열해 보자면 첫째는 폭력, 둘째는 왕따, 셋째는 흡연문제이다. 이 중에서 미래에도 가장 해결되기 어려울 거라는 흡연 문제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의 흡연율은 아시아 1위이고 앞으로도 흡연율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 흡연 문제로 인해 청소년들의 건강문제에 까지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완전히 성숙하기 이전의 청소년의 흡연이 성인이 되어서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2배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이렇듯 청소년의 흡연이 증가할 때 국가의 입장에서도 반가운 소식은 아닐 것이다. 이에 대해서 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교육으로 학생들의 금연을 촉구하고 있다. 흡연예방교육을 통해 흡연의 무서움을 고취시키게 만들고, 흡연동영상을 보여주며 흡연의 심각성을 촉구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흡연 학생들을 모아놓고 금연 교육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도 예전부터 지속되어 왔지만 정작 아직까지도 흡연은 막지 못했다. 오히려 증가했다. 그렇다면 결국 새로운 해결방안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 어른들, 특히 학교 선생님들의 흡연을 자제해야 한다. 흡연에 대한 발언을 들어보면,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어른이니까,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니까, 스트레스 받으니까...’라는 이유로 흡연이 가능하다는 자기 합리주의 사고를 펼친다. 결국 그에 대항해서 학생들은 ‘입시에 스트레스 받고, 내신에 고통받고, 취업도 어려운데 미래를 도통 모르겠고...’하는 반박의 논리를 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하듯이 선생님들의 모범으로 인해 학생들의 흡연 변명을 미리 막아야 한다. 둘째, 흡연 적발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 해야 한다. 흡연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선생님들의 흡연학생 감시가 우스울 수 있다. 선생님들의 감시를 벗어날 수 있는 장소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기 떄문이다. 그러므로 그 학생들의 적발까지는 힘들 수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몰래피는 간큰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노력만 조금 더 하신다면 충분히 적발 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 적발된 학생들에게는 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오명을 남기는 일벌백계를 행하여 흡연학생들의 압박을 가해 주어야 한다. 셋째, 청소년 보호법을 강화 시켜야 한다. 현재 청소년들에게 담배를 파는 가게가 적발시에는 몇 개월 영업정지로 경미한 처벌을 가하는 수준이다. 청소년 보호법을 강화해서 그런 가게들이 적발시에 더 강력한 처벌을 주어 다시는 청소년 들에게 담배를 파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결국 흡연 해결방안은 시대의 추세에 맞게 강경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실질적인 행동과 법안 개정은 필수라고 본다. 그리고 막무가내의 흡연학생들에게 억압적인 행동은 반발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온화하게 대응할 필요도 있다. 물론 필자의 해결방안도 100% 확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여러조건으로 인해서 환경오염으로 인한 더러운 공기를 학교에서나마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 가지 관문 어떤 현인의 제자 중에 남의 말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특히 이 사람은 말을 지어내 남을 험담하고 다녔다. 현인은 조용히 제자를 불러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말은 생명의 수분이요, 파멸의 무기라네. 남을 판단하는 말은 삼대문을 통과한 후에 해야하는 법일세." "그게 도대체 어떤 문입니까?" "첫째로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는 문을 통과해야 한다네. 둘째로 자신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 하는 문을 통과해야지. 셋째는 이웃에 무슨 유익이 있을까 하는 문을 통과해야 할 걸세." 선생은 그 업의 특성 상 학생들에게 늘 잔소리를 달고 삽니다. 교직원 간에도 업무의 특성 상 본의 아니게 충고를 하거나 불평 불만을 하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매우 사소한 개인적인 일에서부터 공적인 일에 이르기까지 많은 말을 달고 사는 직업입니다. 그러다보니 소통의 부재에서, 생각의 차이에서, 같은 표현이라 하더라도 전달 상황에 따라서 오래가 생기기도 하여 어려움에 처하는 일이 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러합니다. 선생님의 말을 처음부터 듣지 않고 꼬리만 듣고 집에 가서 전달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그것이 칭찬이라면 괜찮지만 혹시 꾸지람이나 질책을 주는 경우라면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말을 한 사람의 의도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내용만 전달되면 문제가 생깁니다. 오늘 아침에 위의 세 가지 관문을 읽고 느낀 바가 많아서 함께 나누고 싶어서 올립니다. 학교도 엄연히 직장이기에 교직원 간에도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 꼭 있습니다. 특히 매사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거나 태클까지 거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는 직장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니까요. 교직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인간 관계의 망이 거의 다 노출되어 살아야 하는 학교도 이제는 더 이상 안전 지대가 아님을 실감합니다. 오랜 세월 거의 성역에 가까웠던 교직 사회는 정보 공개 시대를 지나며 먼지 하나 없어야 하는 투명한 유리창으로 세상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맡은 업무를 공명정대하게 처리하는 일, 학부모를 비롯한 대민 관계에서도 세 가지 관문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아야겠습니다. 당당하고 떳떳하게, 그러면서도 의연한 선생이고 싶습니다. 특히 모든 불행의 단초인 내 입에 세 가지 열쇠를 채워서 달고 살아야하겠습니다.
주말에 결혼식이 겹치는 바람에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결혼날짜로 길일에 해당되는지 모르겠지만 유난히 결혼식 소식이 많이 들려왔다. 세군데를 다녀오고 나서야 정신을 겨우 차릴 수 있었다. 하기야 요즈음이 결혼철이니 두세군데 다니는 것이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바쁜 삶에 이런일이라도 있어야 예전의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두번째 결혼식장에서 거의 4년이상을 만나지 못했던 예전동료를 만났다. 오랫만에 만나서 기쁨이 두배였다. 어느새 주름살도 많아졌고 머리고 거의 백발이 되어가는 모습이 요즈음의 교직생활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식사를 하면서 그 선생님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도 놀랍다는 생각밖에 더이상 할 이야기가 없었다. 체벌금지가 시작된지 겨우 1주일 정도 흘렀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어느 교사가 수업을 하는데 한 학생이 자꾸 분위기를 흐리기에 몇번 주의를 주었는데 계속해서 무시하길래, 수업이 끝난 후 교무실로 데리고 내려와서 훈계를 하면서 야단을 쳤는데, 갑자기 그 학생이 '제가 선생님을 때리길 했어요. 아니면 욕을 했어요. 정말 왜 그러세요. 그냥좀 놔두세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주위에 있던 교사들이 듣고 야단을 쳤는데, 도리어 그 학생이 어이없다는 듯이 교무실을 나가버렸다는 것이다. 그일 이후에 결국 그 학교에서는 그 학생에 대한 징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학생들을 사랑으로 감싸고 지도하기 위해 매를 들었던 교사들이지만 이제는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키면 그대로 교칙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우리나라 학교의 특성상 정서에 맞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일의 빈도가 갈수록 많아질 수 있기에 우려가 되는 것이다. 학생들을 엄격한 규정에 따라 처리한다는 것은 교사들이라면 누구나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가급적 감싸안고 싶은 것이 우리나라 교사들의 정서일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처음부터 규정을 철저히 적용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는 형평성 문제등이 제기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학생들 지도가 정말로 어려워질 것이다.' 현재의 서울시내 학교들의 상황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설득력이 있다. 체벌금지조치가 내려진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서서히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런 상황을 이용하려 들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체벌금지가 세계적 추세라고 하지만 그들의 정서와 우리나라의 정서는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사랑의 매를 비난하는 의견도 많지만 우리나라 정서에서는 기본적인 사랑의 매는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폭력과 사랑의 매는 구분이 되어야 한다. 폭력으로 인한 문제는 철저히 하되, 사회통념상 인정할 수 있는 정도의 체벌은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 체벌이라고단정짓지 말고 많은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기본이 지켜지는 것이 더 우선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수업 분위기가 더 흐려졌어요. 공부에 방해되니 친구를 때려주세요. 매를 들지 않는데 선생님 말을 누가 듣겠어요. 차라리 맞고 끝나는 게 편해요." 체벌 전면금지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의 학생이나 학부형들이 털어놓은 얘기란다. 손들기나 팔굽혀펴기까지 어떤 형태의 체벌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게 체벌 전면금지 지침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더라도 모두의 입맛에 맞추기는 어렵다. 특히 대상자가 학생, 학부모, 교사로 구분되는 교육은 더 그러하다. 8일 머니투데이가 발표한 서울 시내 초·중·고교 체벌 전면금지 여론조사에 의하면 찬성 32.1%, 반대 64.9%로 반대 의견이 훨씬 높다. 맞지 않도록 법으로 보호해주니 학생들로서는 당연히 좋아해야할 일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체벌 당사자인 학생층의 반대 응답률이 75.8%로 평균을 10% 넘게 초과했다. 이 수치로 보면 아이들도 혼란을 겪고 있는 게 분명하다. 체벌이 교육적이냐 비교육적인 수단이냐를 떠나 체벌금지의 당위성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극소수이더라도 체벌 없이 지도가 어려운 학생들이 존재하고, 그 아이들이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게 문제다. 오늘날의 교육현장이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느냐를 살펴봐야 한다. 체벌금지가 다수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소수의 학생들을 그냥 방치하는 교육방종이나 교육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완책도 마련해야 한다. 주관이 뚜렷한 교사들이 어려운 일을 감수하며 속 깊은 정으로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랑이 가장 좋은 교육이고, 감정이 개입된 체벌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 다 안다. 그동안 일부 교사의 지나친 체벌이 사회문제로 심각하게 대두되기도 했다. 하지만 교사도 감정의 동물이라 치미는 화를 못 참는 경우도 있다. 오냐오냐 받아주면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려는 아이도 있다. 교사의 권위가 사라지면 교실의 질서가 문란해져 교사들이 고압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때도 많다. 교실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성장통을 겪는 과정이지만 집에서 부모에게 반항하고, 학교에서 교사에게 대드는 아이를 말로 지도하는 일이 어디 쉽겠는가? 더구나 부모가 자기 자식만 감싸거나 나는 포기했으니 학교에서 알아서 하라며 발뺌하면 교사들은 허탈감과 무력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학교가 소란스런 아이들과 무기력한 교사들이 공존하는 교육현장으로 전락한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체벌 전면금지 지침이 발표된 후 체벌금지를 시행하지 않는 다른 시도의 학생이나 학부모들까지 체벌에 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상·벌점제, 상담교실, 교내 봉사활동, 학부모 소환제 등 여러 가지 체벌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체벌금지가 뿌리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체벌금지가 비타민 역할을 하도록 부작용을 최소화하하려면 다양한 공론과정을 통해 학생의 학습권과 인권, 교사의 교수권이 같이 보호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부 시간에 옷에 실수하는 아이들 우리 2학년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책은 재미있는 제목들의 책이랍니다. 주로 똥이나 오줌, 방귀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들이지요. 공부 시간에 그런 단어만 나와도 금방 웃음을 참지 못하는 아이들입니다. 심지어 그런 종류의 책만 즐겨 읽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정규 시간이 끝난 후 일주일에 한 번씩 마련하는 독서발표회 시간이면 똥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의 인기가 높습니다. 웃겨주기 때문이지요. 그런 아이들이 실제로 방귀를 뀌거나 뒷처리를 잘 못해서 교실에서 냄새를 풍기는 아이들을 보는 시각은 거의 '응징' 수준에 가깝습니다. 아직도 어린 아이들이라 때로는 본의 아니게 옷에 실수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학기 초부터 아랫도리 속옷과 바지를 여벌로 교실에 갖다 놓게 합니다. 아침식사가 잘못되었거나 우유가 몸에 맞지 않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그런 일이 가끔 생기기도 하니까요. 개인별 지도를 하다가 내가 발견한 경우는 그래도 낫습니다. 아이들 몰래 얼른 조치를 취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아이들이 코를 그러쥐고 말합니다. "선생님, 이상한 냄새가 나요. 똥 냄새가 나요. 철수(가명)가 그런 것 같아요." "어허, 그런 소리 하는 게 아니야, 아마 어떤 친구가 아침에 속옷을 못 갈아입었나 봐요. 그 친구가 미안할 테니 너무 그러지 마세요. 여러분은 그런 적 없어요?" 일단 아이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얼른 쉬는 시간을 주어 밖으로 나가게 해서 문제의 아이를 심부름 보낸 것처럼 다른 곳으로 가게 합니다. 옷이 교실에 없으면 집에 얼른 연락해서 해결합니다. 2학년 아이들은 호기심 덩어리라 친구가 안 보이면 기어코 찾습니다. "선생님, 철수가 안 보이는데요?" "응, 철수가 갑자기 배탈이 나서 아빠가 집에 데려갔어요. 곧 돌아올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본의 아닌 거짓말로 둘러대지만 아이들은 그 아이가 올 때까지 자꾸 묻습니다. 왜 오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그래서 요즈음은 아이들의 엉덩이를 유심히 보거나 개별지도를 하려고 곁에 가서 코를 킁킁대는 버릇까지 생겼습니다. 자세히 관찰해 보면 학교 공부를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거나 학업 스트레스가 많은 아이들, 아침 식사를 못하고 오는 결손 가정의 아이들은 좋아하는 음식은 과도하게 먹으려고 하고 싫어하는 음식은 매우 싫어해서 배탈이 나는 일이 있습니다. 그런 날은 그야말로 학습 진도가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애들 몰래 처리해 주랴, 상처 받지 않게 숨겨 주랴, 혼비백산하여 공부를 어떻게 시켰는지 모르지요. 부모와 상담을 해 보면 자신의 욕구를 음식으로 해결하려는 보상 심리가 있어서 마구 먹는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식사지도를 하면서 모든 욕심이 음식을 많이 먹으려는 데서 시작된다는 점을 가르치고 음식에 감사하며 먹기, 적당히 남기지 않고 먹기, 좋아하는 것만 먹지 않기를 지도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학교 수업 시간 40분을 참지 못하고 실수하는 아이들에게는 예외적으로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을 용인해 줍니다. 규칙을 준수하게 하는 엄격한 직선도 필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곡선을 가미하지 않으면 날마다 냄새와 싸우며 수업 시간 자체가 엉망이 되어 버리니까요. 선생님이 방귀도 못 뀌게 한다고? 냄새 이야기가 나오니 아주 오래 전 일이 생각납니다. 읍내 학교에서 6학년 36명을 담임할 때였습니다. 3월 중순을 지날 무렵, 2교시 중간쯤이면 아이들은 어김없이 교실 뒤쪽 창문을 열었습니다. 아직 찬바람이 매서운 3월에 창문을 여는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아직 추운데 왜 자꾸 문을 여는 거지? 어서 창문 좀 닫아요." "선생님, 냄새가 나서 공부를 못 하겠어요." "무슨 냄새? 누가 벌써 도시락이라도 먹은 거니?" "아니오, 영수(가명)가 방귀를 뀌어서 그래요. 그것도 여러 방을 뀌었습니다." "영수는 거의 날마다 이런답니다. 그래서 짝꿍하기가 싫습니다." 상황이 이쯤 되면 진지하게 공부를 할 수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킥킥대며 웃는 소리, 영수를 향해 쏟아지는 농담으로 금방 웃음바다가 되어버렸습니다. "얘들아, 영수에게 너무 심한 것 아니니?" "아니에요, 영수는 5학년 때까지 쭈~욱 그랬어요. 방귀가 나오면 아무 때나 뀐답니다. 냄새 나서 싫어요. 선생님! 자기 엄마가 방귀를 참으면 병 된다고 아무 때나 뿡뿡 뀌라고 했대요." "영수야, 참말이니? 어머니께서 교실에서도 아무 때나 뿡뿡 뀌라고 했니? "예, 어머니께서 어렸을 때부터 그러셨어요. 방귀를 참으면 병 된다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방귀를 참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정작 영수 본인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오히려 억울하다는 말투였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아무 때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방귀를 뀌었다는 말에 웃음도 나오고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하던 수업을 뒤로 미루고 그 상황을 지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영수는 친구도 별로 없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몸도 훨씬 작아서 4학년쯤 되어보일 정도였습니다. 아이들이 부르는 별명이 '방구쟁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냥 웃어 넘길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그 아이에게도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할 위험까지 내포된 그 애의 행동은 교육적 지도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영수에게도 건강상 무슨 사정이 있어서, (어머니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을 겁니다. 자기도 모르게 어쩌다 나온 방귀라면 모르지만 참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조용한 수업 시간에 친구들을 습관적으로 불편하게 하는 것은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영수를 포함해서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실은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공공시설입니다. 그러니 나 혼자 사는 곳처럼 행동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나에게는 자유스런 행동이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한다면 자신의 행동을 고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배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뱃속이 불편하여 방귀를 꼭 뀌어야 할 상황이라면 교실 뒷문을 열고 살짝 밖으로 나가서 복도에서 처리하고 들어와도 됩니다. 선생님에게 눈짓만 하고 나가면 됩니다. 다른 친구들도 영수가 그러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니 이상한 별명으로 영수를 힘들게 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지도한 뒤로 더 이상 수업 시간에 창문을 열거나 킥킥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영수가 다른 아이들에게 방귀쟁이라고 놀림을 당하는 일도, 친구들이 기피하여 짝꿍을 하지 않으려는 일도 없었습니다. 황당한 오해, 가정방문으로 풀었어요 그런데 해결된 줄로만 알고 있던 '방귀 사건'이 엉뚱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3월 하순 전교생 가정방문 기간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학급의 모든 어린이의 집을 방문하여 실태 파악을 했습니다. 먼 곳에 있는 아이들 집에 다녀오면 몇 시간이 걸리고 신발 굽이 다 망가지던 때였습니다. 자가용도 없던 시절이라 걸어서 다니다 보면 저녁 늦게 퇴근하는 일도 생겼던 때였습니다. 영수는 학교 밑에 사는 아이라서 제일 늦게 방문했습니다. 먼 곳에 사는 아이들은 방문할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 방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아이들은 시간을 내기가 쉬우므로 가장 나중으로 남겨 두었지요. 영수네 집은 학교에서 제일 가까웠기에 가장 나중에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만나자마자 들은 영수 엄마의 첫마디가 나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우리 영수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니까 선생님이 방귀도 뀌지 말라고 하셨다고 하더군요. 방귀를 못 뀌니 뱃속이 편하지 않아서 공부 시간에 집중이 안 된다고 합니다." 처음 만난 나에게 첫마디부터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이면 그동안 쌓인 불만이 얼마나 컸는지 알만했습니다. 그래서 자초지종을 자세히 말씀드렸습니다. 공부 시간에 아무 때나 방귀를 뀌어서 아이들이 코를 막고 창문을 열어대니 수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그래서 다른 아이들 몰래 살짝 밖에 나가서 처리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집에 가서는 선생님이 방귀도 못 뀌게 한다고 한 것입니다. "영수가 엄마 말씀대로 아무 때나 방귀를 뀌는 바람에 아이들 사이에서 놀림감이 되기도 하고 같이 짝꿍을 하지 않으려는 일까지 생기면 되겠습니까? 조금 불편하더라도 참는 습관을 길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6학년이나 되었는데 그런 일로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건 원하지 않으시지요?" "선생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제가 아이 말만 듣고 오해를 했습니다. 앞으로는 저도 주의를 주겠습니다. 우리 아이가 어려서부터 어른들보다 더 크게 방귀를 뀌어도 그냥 지나쳤습니다. 몸도 약하고 아들도 저 하나뿐이라서 저 하는 대로 두어서 그런가 봅니다. 저는 선생님이 얼마나 무섭게 하면 우리 아이가 방귀조차 뀌지 못할까 하고 걱정을 많이 했답니다." 오히려 그런 일을 계기로 그 학부모님과 더 친하게 되어서 허물 없는 사이로 지내게 되었으니 전화위복이 된 셈이지요. 영수도 아이들과 더 잘 어울리고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다며 좋아하셨습니다. 영수가 졸업하던 날, 감사하다며 속옷 선물까지 안겨 주셨으니 '방귀 사건'이 맺어준 좋은 인연이었지요. 참으로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의 방귀 사건은 어제 일처럼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그때 그 일은 식사 시간이나 공부 시간에 교양 있고 예의 바른 행동을 가르칠 때 아주 좋은 예화 자료로 활용합니다. 아이들은 재미있어 하면서도 자기들의 이야기처럼 들리니 참 좋아합니다. 소통의 부재는 오해의 싹으로 그 뒤로 영수는 방귀를 뀌어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거나 웃기는 일이 없이 졸업하는 날까지 별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하는 말만 믿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오해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자기 잘못이나 실수는 쏙 빼놓고 친구나 선생님의 언행을 문제 삼아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나는 그 일을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할 때 한층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나로서는 매우 당연한 교육 활동일지라도, 다른 아이들이 볼 때에도 객관적일지라도, 듣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 매우 주관적인 해석을 하기 때문입니다. 요즈음은 가정방문도 없고 학부모의 학교 방문도 거의 없으니 학교 생활의 단면은 아이들의 입을 통해서 전해지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가정통신문을 내기도 하고 전화나 문자로 알림장으로 의사소통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오해가 생기는 것은 의사소통의 부재에서 발생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허심탄회하게 학부모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여야 아이들 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학급 담임으로서 느끼는 애로 사항과 부모로서 느끼는 어려움이 서로 통해야 아이를 이해하고 더 나은 교육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어른이 되어서 자식을 둔 학부모로 살고 있을 영수(가명)는 자신의 자식에게는 이렇게 가르치리라 믿습니다. "얘야,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이나 교실, 밥을 먹는 곳에서는 방귀를 함부로 뀌어서는 안 된단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기분이 좋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럴 때는 다른 사람 몰래 밖에 나가서 해결하는 거란다. 다른 사람이나 친구가 너를 방귀쟁이라고 놀리면 좋겠니?"
상대방 설득시키는 것은 소통이 아냐 가장 이야기를 잘 하는 것은 듣는 것 최근 들어 소통에 대한 교육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 자체가 바로 소통의 연속인데 소통이라는 것이 뭔가 특별한 것인 양 받아들여지는 것 같기도 하다. 날마다 소통이라는 바다 속에서 살고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 소통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보고자 한다. 소통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소통의 목적이 내 밖의 세상을 나에 맞추어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통의 궁극적인 목적은 내 밖의 세상을 내 안에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나아가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나와 나 아닌 것의 구분을 떠나 나와 또 다른 내가 하나가 되어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상이 바로 소통이 추구하는 아름다운 세상이다. 소통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임을 떠올리는 순간 소통은 보다 원활해지고 소통과 관련된 많은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내가 네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이다. 자신이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첫 아이의 담임을 만나려고 하니 어찌나 떨리고 당황스럽던지 깊은 이야기도 나누지 못한 채 서둘러 교문을 빠져나왔다던 제자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교사인 자신도 그러한데 학교에 익숙하지 못한 일반 학부모들은 처음에 자기를 찾아오려고 했을 때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까 하며 이해가 되더란다. 그 이후부터는 아무리 바빠도 찾아오는 학부모가 있으면 일을 멈추고 의자를 내밀며 차도 권하고 따스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학부모가 담임을 한 번 만나려고 하면 몇 번 계획을 세우고, 만나면 무슨 이야기로 먼저 시작해야 할지, 혹시 음료수라도 들고 가야하는 것은 아닌지 등등 많은 고민을 하며 준비하게 된다. 그렇게 마음을 졸이며 담임을 찾아갔더니 바쁘다며 잠시 밖에서 기다리라고 하거나, 아니면 지친 모습으로 그리 반갑지 않게 맞이할 때 찾아온 학부모는 후회하게 될 것이다. 소통을 위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사용하는 소통매체에 대한 이해이다. 오래 같이 산 사람은 굳이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눈빛만으로도 상대의 뜻을 이해할 수 있는 이유는 이미 서로의 언어와 몸짓 하나하나까지 공유하기 때문이다. 외국인과 대화하고자 할 경우에는 외국어를 먼저 배워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내 주위의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할 때에는 그들의 언어와 몸짓, 그리고 문화를 먼저 이해하고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자기 언어와 자기 문화에 갇혀있지 말고 세상으로 나와 학생, 학부모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의 언어로 소통을 시도할 때 소통의 밝은 빛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교사가 먼저 학생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나 게임에 친숙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범을 보이며 필요성을 설명할 때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소통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소통을 성공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상호신뢰이다. 성공적인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가 믿고 건너올 수 있는 소통을 위한 다리를 만드는 데 먼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수확하고자 하면 먼저 씨를 뿌려야 하듯이 소통하고자 한다면 나와 상대방을 이어줄 신뢰라는 다리를 먼저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소통을 위해 하나 더 필요한 것은 인내이다. 뿌린 씨가 곧바로 익는 것이 아니듯이 내가 만들어 놓은 다리로 상대방이 곧바로 건너오게 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상대가 마음의 문을 열고 나왔을 때 건너올 수 있는 다리를 만들어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다리가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돌보며, 그 다리 위에 불을 환히 밝혀 놓고, 안심하고 건너올 수 있도록 늘 준비하는 일일 것이다. 소통과 관련한 또 하나의 오해는 이야기를 조리 있게 감동적으로 잘하여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것이 소통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가장 이야기를 잘 하는 것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경험하고 있듯이 성공적인 소통이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성공적인 소통은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얻을 수 있는 결실이다. 비록 힘든 일이지만 의식하지 않고 이러한 소통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를 때 세상이 아름답게 다가올 것이다. 어떤 운동 하나를 재미있게 즐기려고 해도 오랜 연습을 필요로 하는데 삶의 모습을 좌우하는 소통이라는 것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겠는가! 하지만 그러한 노력의 결과 세상이 아름답게 다가온다면 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볼만하지 않는가?
학교 자율성·창의성이 교육과정 성패 가름 문제점 극복, 현장안착 책무도 단위학교에 2009개정교육과정의 현장 적용이 2011학년도 신학기로 다가왔다. 지난 해 고시된 2009 개정 교육과정은 그 동안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연수와 홍보를 진행해왔다. 또 일선 초ㆍ중ㆍ고교에서는 2009 개정교육과정 적용과 밀접하게 관련된 2011학년도용 검정 교과서 심의ㆍ선정 및 주문을 이미 마무리했다. 2009 개정교육과정은 2011학년도 신학기부터 전국 초ㆍ중ㆍ고에서 연차적으로 적용된다.2009 개정교육과정은 세계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등 글로벌 창의 인재 육성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교육과정의 구조를 개선, 단위 학교의 자율권과 창의성을 극대화하려는 새로운 교육과정이다. 2009 개정교육과정은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등 두 영역으로 편제되어 있다. 그리고 교과군, 학년군, 집중 이수제, 기준 시수의 20% 증감 이수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였다. 사회ㆍ도덕, 과학ㆍ실과, 예술(음악ㆍ미술)등 교과군이 신설되었고, 재량활동과 특별활동 그리고 ‘우리들은 1학년’이 통합되어 창의적 체험활동이 편제되었다. 또 초등학교의 저ㆍ중ㆍ고학년, 중학교와 고등학교별로 학년군을 도입하였고, 매 학기 8개 교과목 이하 이수를 바탕으로 특정 교과목의 학년ㆍ학기 집중 이수와 기준시수 20% 이내의 증감 이수를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교과목 편제, 교과서 선정, 집중 이수제 등이 함께 연계되고 고려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2009 개정교육과정의 핵심인 집중 이수제와 20% 증감 적용 교과목이 몇몇 주 교과목 위주에 그칠 우려가 있고, 귀국자 자녀와 중도 전입 학생에 대한 보충 학습 과정 등 이행 조치 곤란 등이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사실 2009 개정교육과정은 애초의 명칭인 ‘미래형 교육과정’에서 개명된 데서 보듯이 전면 도입에 다소 애로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이론과 학교교육 현실 간의 간극이 매우 넓다는 지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물론, 고시된 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의 자율화 차원에서 이와 같은 문제점 해결을 단위 학교와 학교장에게 일임하고 있다. 2009 개정교육과정의 핵심은 단위학교의 자율ㆍ창의적 교육의 지향이다. 따라서 각 단위 학교마다 특성화된 교육과정 편성ㆍ운영으로 교육의 다양화를 모색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위 학교와 학교장, 교사들에게 교육과정 결정권이 폭넓게 부여되고, 또 바람직하게 발휘되어야 한다. 2009 개정교육과정이 현실 여건과 다소간 유리(遊離)되어 있더라도 단위 학교와 교원, 학생 등의 요구와 여건을 최대한 고려해 학교교육과정을 창의적으로 편성(개발)하고 운영(실행)해야 한다. 국가 수준의 고시된 교육과정을 학교 교육과정에서 자율권을 갖고 창의적으로 보완ㆍ실행해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2009 개정교육과정의 전면 도입과 적용에 즈음하여 교원양성기관인 교ㆍ사대의 학과별 모집정원조정, 교원임용시험, 장기적인 교원수급 계획 등이 교육과정과 상호 연계되어야 교육 현장의 갈등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2009 개정교육과정의 전면 도입ㆍ적용을 앞두고 유념해야 할 점은 제 아무리 금과옥조처럼 훌륭한 교육과정일지라도 전국 모든 지역과 학교의 여건, 모든 사람들의 요구를 완벽하게 포괄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사결정권자로서의 학교장과 교사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교육과정 개발ㆍ실행의 성패를 가름하는 열쇠가 된다. 즉 전국의 모든 학교가 당해 학교와 지역,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의 여건과 요구를 고려해 이에 적합한 다양하고도 창의적인 학교교육과정을 편성ㆍ운영하여야 한다. 2009 개정교육과정 도입ㆍ적용에는 교육과정관 전환과 교육과정 수용의 열린 자세가 전제되어야 한다. 교육과정 중앙 집중화의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 지방 분권화 차원에서 단위 학교의 특성화 교육과정 프로그램이 설계(design)되고 실행(implement)되어야 한다. 모름지기 2009 개정교육과정은 ‘교과서 중심’에서 ‘교육과정 중심’으로, ‘주어진 교육과정’에서 ‘실현해가는 교육과정’으로, ‘가만히 앉아 있는 교원’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교원’으로의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학교장을 비롯한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자율권과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교육과정이 곧 2009 개정교육과정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 2009 개정교육과정이 안고 있는 현실적 문제점을 슬기롭게 극복해 학교 현장에 안착시킬 권한과 책무도 교육과정 설계자이자 실행자인 학교장과 교사들에게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한 기관의 교원연수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매년 일만 여명에 이르는 연수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연수종별에 따라 연수생들이 연수에 임하는 자세나 분위기가 현격하게 다르다. 직무연수는 대부분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참여하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인 편이다. 반면 자격연수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초긴장 상태이다. 1급 정교사나 교감 자격연수에 참여한 연수생들을 보면 점수를 위한 치열한 경쟁 때문에 함께 더불어 가야할 연수생끼리 비인간적인 모습까지 보인다. 특히 교감자격연수 연수생 중에는 과도한 성적 스트레스로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과열현상은 현행 교육공무원의 승진제도에 기인한다. 현재 교육공무원 승진후보자 평정 지침은 크게 경력‧근무성적 평정, 연수성적 및 가산점 평정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에서 경력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채워지는 점수이고, 근무성적은 근무실적 및 근무수행능력을 평정하는 제도로 누구에게나 여러 번 기회가 주어진다. 지역 가산점 역시 시‧도 마다 적용 내용은 다르지만 많은 부가점수들이 하향 조정되거나 대체 확보 종류가 다양해 변별력이 거의 없다. 그러나 자격연수의 경우는 단 한 번의 연수성적 결과로 승진이나 발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1급 정교사 자격연수의 점수가 좋지 못하면 대체할 점수가 없으며, 결국은 20년 이후에나 있을 승진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이처럼 자격연수 점수가 절대적이다 보니 1급 정교사 자격연수 점수가 좋지 않은 사람은 승진을 포기하거나, 자아실현 욕구를 상실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제는 자격연수를 보다 자율‧능동적 연수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이에 자격연수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몇 가지 개선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보완할 연수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받은 이후 전문상담교사 자격연수 외엔 교사로서 전문성 신장을 위한 자격연수가 없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에 각 시·도 연수원에서 5년 또는 10년 주기의 자격연수에 상응하는 연수기회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둘째, 자격연수 평가 방법을 개선하고 승진평정에 필요한 자격연수 점수의 하향조정이 필요하다. 자격연수 평가기준이 상대평가이고, 평가결과에 관심이 많다보니 토의ㆍ토론활동이나 분임활동 등 다양한 평가를 하고 싶어도, 객관성 및 변별력 문제 때문에 선다형 평가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 승진 평정에서 자격연수 점수를 하향 조정하거나 점수 급간을 줄인다면 평가 방법 개선은 물론, 지나치게 점수 의존적인 연수방향도 개선될 것이다. 셋째, 일정횟수의 직무연수 실적을 자격연수로 대체하는 방안이다. 다양한 전문적 직무연수를 각 연수기관에서 개설하고, 스스로 찾아 하는 맞춤식 연수활동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교수ㆍ학습지도, 생활지도, 교육행정 등 직무와 관련된 교과목 및 교수요목을 편성해 놓고 교원들이 선택적으로 연수에 참여하게 해 일정 한도의 연수이수 결과를 승진평정 자격연수 점수로 대체할 수 있게 한다면, 교원의 연수 참여 동기부여 및 자기연찬 기회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교원 자격연수는 자격을 넘어 교원의 자질과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것에 더 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상대평가 결과에 따라 승진이 결정되는 현 제도의 단점을 보완해 연수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그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교원 연수체계를 개선하는 등 교원 자격연수와 관련된 제도 전반을 재정비해 본질을 추구하는 교육개혁의 시발점으로 삼았으면 한다.
미국의 경기침체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부분적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조짐은 있지만, 아직 경기침체가 끝났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경기침체는 과연 끝난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재 미국 경제는 일부 성장과 침체가 공존한 가운데 여전히 경기침체를 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지난 2007년 12월에 시작된 경기침체가 종료됐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다는 것이다. 또한 이 경제전문지는 "현재의 경기회복 속도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고 빈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금융위기가 촉발된 시기보다는 나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시작된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다. 그 이유로는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저조한 소비 실적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전체적으로 미국 내 일자리 13만1000개가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실업률이 9.5%로 10%대에 육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득이 줄어든 서민들이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아 소비심리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장기적인 경기침체는 미국사회 곳곳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미국의 교육현장도 피해가지 않았다. 주 정부가 파산 위기에 몰릴 정도로 재정상황이 열악한 캘리포니아주는 교육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학교들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주립대학들과 커뮤니티 칼리지 등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대학들이 예산부족으로 강사들과 교직원들을 해고하면서 기존의 강의수를 대폭 줄였다. 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계열인 학교의 경우 예산부족으로 이번 학기 수업 규모를 지난해 보다 11%나 축소시켰다. 캘리포니아 주립대(California State University) 계열의 학교들도 지난해 약 5억 달러의 주정부 지원금이 축소되면서 23개 캠퍼스의 수업 규모를 대폭 줄였다. 이러한 재정악화로 인한 수업규모의 축소가 고스란히 학생들의 피해로 연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교육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커뮤니티 칼리지에서만 약 14만명이 수업규모의 축소로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비자를 유지하기 위해 규정학점(학기당 12학점)을 수강해야 하는 유학생들의 경우, 개설 강의수 감소로 규정학점을 수강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일부 유학생들은 규정학점을 채우기 위해 불필요한 과목을 억지로 수강하고 있으며 수천 달러의 등록비를 낭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졸업을 위해 반드시 수강해야 하는 필수과목의 경우 각 과목마다 대기자수가 50여 명이 넘으면서 필수과목 수강신청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결국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인한 교육예산 감소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교육 예산 감소의 여파는 미국의 대학뿐만 아니라 초중고 학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 예산 감소로 학생들에게 수업에 필요한 문구류는 물론 휴지, 쓰레기봉투 등 생활필수품까지 지참하고 등교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지금껏 미국의 초중고는 학교에 가져올 필수항목으로 수업에 필요한 문구류만을 요구 했었다. 그런데 이번 학기부터 미국의 지역 교육구들이 학교 예산 부족을 이유로 문구류 외에 생활필수품까지 필수항목에 포함시킨 것이다. 페이퍼 타올, 클로락스 와이퍼, 베이비 와이퍼, 쓰레기봉투, 손 세정용 물비누, 티슈, 면봉, 비누, 종이접시, 종이컵 등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 학기까지 학교가 제공했던 물품들을 교육예산 삭감으로 인한 학교의 재정 감소로 더 이상 제공할 수 없게 되자 학생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이다. 경기침체가 학교의 교육환경을 열악하게 만들고, 학부모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가중시키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러한 경기침체가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는데다, 경기침체가 계속 되는 동안 학생들의 교육환경은 점점 나빠져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경기침체로 열악해진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기업들과 시민단체 등 민간단체들이 적극 나서야 할 차례다. 기업들과 시민단체들이 학교·지역교육구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교육환경 개선에 적극 동참 하는 것만이 위기에 빠진 미국의 교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대학입시일정 수험생을 위한 배려는 없었다 요즘 고3 아이들은 사소한 것 하나에도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아마도 그건 시험이 다가옴에 따라 그만큼 신경이 예민해진 탓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교실 문을 여는 것조차 미안할 때가 있다. 조금이나마 아이들의 신경을 거슬리지 않기 위해 언제부턴가 야간자율학습시간 교실을 출입할 때는 항상 뒷문을 이용하곤 한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휴대전화의 전원을 꼭 확인해 본다. 지난 화요일 밤(3일). 자율학습감독을 위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교실 뒷문을 열었다. 아이들은 담임인 나의 출현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부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그런 행동이 조금 야속하기도 했으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내 발걸음이 아이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신경이 곤두섰다.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둘씩 살폈다. 긴장해서인지 아이들의 얼굴은 많이 상기해 보였다. 그런데 교탁 앞에 자리 두 개가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평소 생활을 잘하고 있는 터라 처음에는 그 아이들의 부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화장실에 갔다가 잠깐 늦는 줄만 알았다. 몇 분이 지나도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는 친구 몇 명을 보내 찾아보게 하였다. 특히 두 명 중 한 아이는 10월에 발표된 수시모집에 모두 낙방하여 방황을 많이 했었다. 간신히 마음을 잡고 수능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터였다. 그런데 다른 한 아이는 그나마 학교 내신이 좋아 수시모집에 지원한 대학(다섯 군데) 모두 1단계에 합격하여 지난 10월에 심층면접과 논술을 보고 왔다. 그리고 11월(4일, 5일, 8일, 9일, 16일)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특히 논술 준비를 위해 방학을 이용해 고액 과외까지 받은 아이였다. 잠시 뒤, 친구들과 함께 교실로 돌아온 아이들은 나를 보자 울먹이기 시작하였다. 조금 전까지 고요했던 교실이 갑자기 그 아이들의 울음으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공부하고 있던 아이들도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선생님, 저 대학 떨어졌어요. 어쩌면 좋아요?” “발표일이 내일인데…” “아니에요. 조금 전에 확인했어요.” “선생님, 저 대학에 또 떨어졌어요.” “……” 알고 보니 대학의 합격자 발표일이 하루 앞당겨진 것이었다. 떨어진 사실을 알고 도저히 공부할 기분이 생기지 않았다고 하였다. 문득 지난달 논술을 보고 온 뒤, 상당히 자신감이 넘쳐났던 그 아이의 얼굴이 떠올려졌다. 그래서 담임인 나 또한 내심 합격했으리라 생각했다. 이 대학 전형을 위해 서울에 소재한 논술 학원까지 다녔는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수능시험을 며칠 앞두고 생긴 일이라 담임으로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 불합격으로 그 후유증이 얼마 남지 않은 수능 당일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 큰 문제는 앞으로 남아 있는 합격자 발표였다. 만에 하나 발표일이 남아 있는 대학 중 한군데라도 합격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이 아이는 심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친구의 위로를 받으며 자리로 돌아갔으나 책상에 엎드려 계속해서 흐느꼈다. 아이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수험생의 이런 마음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대학의 입시일정 처사에 은근히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것은 마치 일부러 수험생을 골탕먹이려는 대학 측의 의도로 보였다. 수능 최저학력이 없는 대학의 경우, 최소 수능 한 달 전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여 아이들이 그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수능 최저학력이 있는 대학의 경우, 발표 일을 수능 이후로 하여 아이들이 최저학력을 만족시키기 위해 수능시험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현실의 대학입시 일정은 수험생을 배려하기보다 대학의 실리에 맞춰진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특히 발표일이 수능시험 이틀 전인 16일에 발표되는 대학마저 이 아이가 떨어져 수능시험을 망치게 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겠는가. 오늘도 이 아이들을 위해서 담임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는 일이 없기만을 간절히 기도해 본다. 조금은 늦은 감이 있지만 18일(목요일) 시험을 끝내고 나오는 아이들을 위해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를 수첩에 적어둬야겠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교원의 정치활동 참여’와 관련해 국회 내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가 교원단체의 정치적 기본권 주장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외면하기 보다는 공청회 등을 통해 활발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2일 입법조사처가 발행한 이슈와 논점 140호 ‘교원단체 정치활동의 쟁점 및 과제’에 따르면 “교원단체의 정치활동 허용을 요구하는 입법청원 계획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것”이라며 교총은 앞으로 대의원회 및 회원 여론조사 수렴 등을 통해 구체적인 정치참여 범위 등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주요쟁점에 대해 ‘공무원이 국민전체의 봉사자로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어느 정파에 치우쳐서는 안된다는 정치활동 금지 찬성론’과 ‘공무와 사적인 정치적 기본권은 구분할 필요가 있고 직무상 독립을 보장받는 상황에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적합논리가 아니라는 정치활동 금지 반대론’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해외 사례와 관련해 보고서는 미국의 양대 교원단체인 전국교육연합회(NEA)와 미국교사연맹(AFT)이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있고, 영국은 교원 개인의 정치참여를 기본권으로 당연히 인정받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독일 역시 교원단체가 정치조직은 아니지만 개인이 자유롭게 정치적 의사를 밝히고 있고, 조직차원에서 다양한 교섭과 의견개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의 경우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의해 정치활동이 제한되고 있고, ‘교육공무원특례법’에 의해 교원은 규제되고 있다면서도 간접적인 정치활동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보고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관련해 유연한 해석을 하며 합리적인 조정과 의견수렴과정을 거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교원의 정치참여 문제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참여금지 법률들이 헌법적으로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이는 현행법에 대한 결정이라며 교원 및 교원단체의 정치활동을 허용하자는 법률개정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입법․정책적 대안들을 마련해 정부, 교원단체, 시민사회 간의 합리적 조정과 의견수렴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모든 초 중 고교에서 체벌 전면 금지 조치가 11월 1일을 기해 실시되었다. 경기도의 학생인권조례 발표에 이에 진보 교육감들의 새로운 교육정책에 대해 일선학교 교직원들이나 학부모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반응이다. 획기적인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그 평가에 대한 결과가 드려나겠지만 너무 성급한 결정이지 않나하는 걱정스런 생각이다. 개방화 시대에 맞춰 우리 교육도 수요자 중심교육으로 이미 흘려가고 있고, 국제화 추세에 맞게 학생 인권에도 관심도 커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서서히 변해가고 있는 시기에 굳이 이런 정책으로 학생들을 자극하며 실시해야할 시기냐 하는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란 말은 누구든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급한 정책은 혼란을 좌초한다는 것도 누구든 부인하지 않는다. 특히 교육정책은 신중하게 결정하고 실시해야 한다. 교육전문가는 물론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펼쳐나가야 새로운 정책에 대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사전 예고 기간도 없이 실시된 것이다. 오늘 첫날의 기사를 보면, 학생들은 "지각하고 숙제 안하는 애들이 많아졌어요", 교사들은 "벌점밖에 제재할 방법 없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학부모들은 "체벌 사라져 반갑지만 면학분위기가…" 등으로 나타났다. 물론 아주 단편적인 이야기이지만 이 뒷면에 가려진 각가지 문제점들은 보지 않아도 걱정스러움이 앞선다. 사실 학생들의 생활지도는 우리의 초·중등교육법과 그 시행령에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더 구체적인 사항은 학교규칙에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처럼 학부모의 목소리가 큰 현실에서 교사가 학생을 체벌하는 일은 거의 없다. 작은 벌도 못 세우는 현실이다. 한국교총에서도 교육적인 체벌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여러번 언론에 강조한 적이 있다. 교육은 교사의 사랑과 학생의 존경, 그리고 학부모의 믿음 없이는 바람직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우리의 옛날 교육을 대표하는 서당교육의 그림에서회초리를 든 훈장의 모습을 보아왔다. 가느다란 회초리와 학동의 모습에서 인권보다는 훈장님의 교육을 위한 제자 사랑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고 교육은 체벌을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교육적인 체벌규정을 굳이 선언적인 규제보다 법규적으로 제한하고, 그 책임을 교사에 물어야 하느냐가 문제이다. 이번 발표로 체벌하는 교사는 범법자로 취급 받아야 된다. 교사는 학생을 지도하는 사람이다.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을 찾아주고 개발해 주며 바람직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도와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교사는 키워주신 부모님과 동등하게 평가 받아온 것이다.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직접적으로 체벌을 하지 않아도 정신적 심적 고통도 규제 대상이 되어 학생이 신고를 하면 교사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야말로 학생들의 바람직한 지도에 새로운 걸림돌로 사제지간의 정이란 말도 이젠사라질 지도 모른다. 물론 학생지도에는 체벌 없이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러나 따끔한 정신적인 고통이 비교육적인 행동을 수정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요즘 학생들의 비교육적 행동들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행동을 교육적으로 지도하기 위한 성찰교실 등 몇 가지의 대안을 제시하였지만 그것이 교육적으로 얼마나 효과적일까도 생각해 봐야한다. 물론 미국과 같은 교육선진국에서도 벌점제를 통하여 학부모 소환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교육에 대한 의식이 선진국의 수준과는 문화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존경받는 교사란 말도 곧 사라질 것이다. 아니 이미 사라진 것일지도 모른다. 학생들이 경찰에 교사를 신고하는 세상이라 생각하면 끔찍하다. 교사는 혼자서 여러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때론 교육적으로 전체 학생들을 위해 통제해야할 때가 있다. 핸드폰 소리로 수업 분위기를 해치고, 숙제를 하지 않을 때, 흡연과 지각을 할 때, 그리고 교육적인 통제 방법까지 따르지 않을 때 과연 그 피해는 누구에게 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지도교사가 답답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든 학생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것이다. 교육은 한 마디로 미성숙자를 성숙자로 만드는 일이다. 학생들의 인권만큼 교사의 교육적인 지도 권한인 교권도 생각해야 한다. 어떤 정책이 우리교육을 위해 교육적으로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냐를 평가하여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교사의 학생 체벌이 정당하다고 한 말은 아니다. 이미 학교체벌이 사라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교육은 역사의 수레바퀴와 함께 교육적 환경 변화를 통하여 서서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갑작스런 교육적 충격과 혼란보다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행정이 필요한 것이다.
에듀파인 시스템은 교직원들에게는 당연히 말 많고 탈 많은 것이긴 하지만 이 시스템을 시행하고 정착시켜야 하는데 당위성이 존재하고, 한교신문 을 통해 장세진 선생님이 (교원잡무 진짜 제로가 되려면, 2010.8.30 한교신문 기사 참조) 시스템의 문제점을 제기한 것이 있기에 느낀점을 몇 자 적고자 한다. 에듀파인 시스템이란? 에듀파인 시스템(edufine system, 지방교육 행․재정통합시스템)은 정부회계에서도 기업회계에서 적용하는 발생주의ㆍ복식부기에의한 결산을 하도록 회계 관련법이 개정됨에 따라 기존에 사용하던 NEIS 회계 프로그램으로는 발생주의ㆍ복식부기회계를 처리를 할 수 없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여기서 과거로 올라가면 이 발생주의ㆍ복식부기회계는 지난 1997년 우리나라가 IMF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으면서 우리나라 정부 회계시스템을 발생주의에서 복식부기로 변경시킨다는 약조를 하였기에 유예기간을 두어서 시행한 것이다. 발생주의는 현금의 수수와 관계없이 거래가 발생된 시점에 인식하는 기준이며, 이에 따라 거래는 발생하였으나 현금의 유입과 유출이 이루어지기 이전 시점에 인식한다. 반면에 복식부기는 하나의 거래를 둘 이상 계정의 왼쪽(차변)과 오른쪽(대변)에 자산, 부채, 순자산, 수익, 비용 중에서 이중으로 기록하는 기록방식으로 현금의 드나듦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선진국들은 대부분 이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에 따라서 국가 재정상태 및 운용결과를 명백히 하기 위하여 발생주의와 복식부기 회계 원리를 기초로 한 회계기준에 따라 거래의 사실과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여 회계처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에듀파인 시스템 과연 불편한가? 아무리 완벽한 어떤 체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착되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이전의 나이스 회계시스템은 물품, 지출, 세입 등이 모두 따로 운영되고 그 과정도 복잡한 편이었는데 이것을 하나의 에듀파인 시스템에 모았기에 그 과정 또한 복잡하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생소한 각종 회계용어가 난무하는데 교원들은 더 어쩌겠는가. 더욱이 이전의 수기로 운영되던 것을 전산 상으로 운영하다 보니 결재의 신속성이 오히려 늦어질 수도 있는 개연성도 존재하긴 한다. 단지 사용자들의 눈과 손에 익기 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뿐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시스템이 수많은 오류가 발생하여 운용에 문제점이 심각하다고 한다면 모르지만 단지 정착 초기에 이전 시스템 보다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기피한다는 것은 그 정당성을 용인받기 어렵다고 본다. 에듀파인 시스템으로 인해 교직원들은 업무가 가중되는가? 업무가 일부 가중된다는 것은 이전에는 서류 한 장에 결재만 받아서 넘기면 모든 것이 이루어졌는데 지금은 서류 결재도 하고 시스템에 입력도 따로 한다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 것으로 본다. 즉, 간단한 지출품의는 시스템 상에 입력하여 직접 지출처리하면 될 것이고, 꼭 서면결재가 필요하다면 그 결재를 근거로 해서 직접 행정직원이 원인행위를 해서 지출품의 입력 단계 생략도 무방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업무가 늘어난다고 볼 수 없다. 아울러 장 선생님의 위 기사 내용 중 사실을 바로 잡을 것이 있기에 지적하고자 한다. 그것은 이른바 임시 전도자금 지출에 관한 것인데 즉, 백일장을 학생들이 나가는데 그 경비(아마 차비나 식비 정도로 추정)를 인솔 선생님이 받아서 나누어 주어야 하는 가에 대한 불만으로, 이것은 행정실 직원이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지적한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임시 전도자금 지출은 채주에게 직접 계좌송금을 못하거나 신용카드를 쓰지 못할 경우에 임시로 출납원을 지정해서 현금을 쓰게 한 다음에 정산서를 제출토록 하는 것이다. 즉, 학생들에게 지급할 경비를 학생계좌에 입금하여 쓰게 하면 비효율적이므로 인솔교사 한 사람에게 출납토록 임시로 지정한 것이다. 그러므로 임시전도 자금을 인솔교사가 집행하고 정산하는 절차는 올바른 것이다. 교직원이 협조해서 시스템 정착시켜야 비록 학교 현장 근무자가 아닌 관계로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을 100% 안다고 할 수 없으나, 본 시스템을 3년 전에 미리경험한 직원으로서 느낀 점을 적어 보았다. 앞에서도 거론한 것이지만 새로운 시스템이건 사람이건 간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모름지기 적절한 유예기간이 주어져야 하는데 조금 성급하게 도입하여 애꿎은 교직원 간 위화감과 불화만 조성한 꼴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은 내 업무다, 네 업무다 가르기 보다는 어차피 해야 하고 정착시켜야 할 시스템이라면 서로 간에 마음을 모으고 도와주는 혜량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체벌금지가 갑자기 이슈로 떠올랐다. 체벌금지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다. 학생들의 행동을 궁금해 하기도 한다. 체벌금지 첫날이었지만 알려진 것처럼 학교가 혼란스럽진 않았다. 학생이나 교사들 모두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일부 언론에서 학생들이 교사에게 항의했다는 기사는 이미 2학기 시작된 직후부터 있었던 일이다. 오늘부터 그런일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선생님, 이러시면 곤란한데요....' 이미 이슈가 되었던 것이 체벌금지이다. 지금쯤 시들해질 수도 있다. 교사들은 그냥 수업만 열심히 하고 나오면 그만이다. 학생들과의 관계는 자꾸 소원해질 수 밖에 없다. 체벌을 금지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하고 가까이 지낼 수 있겠는가. 교사의 자질을 문제삼아도 어쩔수 없는 시대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들의 체벌금지 사례를 이야기하지만 그들과 우리의 역사적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교사의 역할이 이제는 가르치는 일에만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수업시간에 제대로 학습하는 것은 교사들의 몫이 아니고 학생들의 몫이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눈치를 보면서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런일은 있을 수 없다. 교사의 역할이 모호해진 상황이 된 것이다. 체벌금지 첫날에는 아무일도 없었다고 해도 앞으로는 다양한 일들이 학교에서 발생할 것이다. 체벌하던 예전에도 학생들이 교사에게 대들었는데 체벌금지가 뭐 대수냐는 이야기를 접했다. 20년 넘게 교사생활하면서 최소한 임용되고 14-5년 동안은 학생들이 대드는 것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이 없다. 학생들이 교사에게 대들고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는 일은 불과 10년도 되지 않는다. 빈번해진 것은 5년 남짓이 아닐까 싶다. 예전의 학생들과 비교하면 예전의 학생들이 섭섭해 할 것이다. 그런일은 최근들어 자주 발생하는 일들이다. 많은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훌륭한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싶어한다.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학생들 때문에 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어서는 안된다. 학생들에게 인권이 중요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학생들에게는 학습권이라는 인권이상의 권리가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학교에서 할일이 아닌가. 일부 학생들을 위한 대다수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학생들도 체벌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체벌당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체벌을 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중학교 학생들임에도 이런 의식이 강한 학생들이 상당히 있다. 휴대폰을 학교에서 보관했다가 돌려주는 것에도 많은 학생들이 찬성하고 있다. 체벌금지 시키면 학생들이 인권보호 받았다고 기뻐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체벌금지보다 학생들의 학습권 확보, 어떻게 사교육을 이길수 있는 공교육을 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때려서 졸업시킬 학생을 안때리고 밖으로 내모는 시기가 점점더 다가오고 있다. 체벌금지가 그렇게 급한 일이었는지 궁금할 뿐이다.
만능화(萬能化)! 그거 꿈 빼앗는 일이에요.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참으로 대단하다.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며칠 전 사적 모임에서도 줄곧 교육 문제가 주요 화제가 되었다. 동석했던 한 학부모는 자기 아이가 수학, 영어는 제법 잘 하는데 음악, 미술 등 예능 과목에는 통 재주가 없는 것 같아 걱정이 많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다른 학부모는 자기 자식은 음악에는 재주가 있어 악보만 있으면 척척 연주를 잘 하는데 영어, 수학은 도통 따라갈 기미조차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여기저기 학원을 알아보고 유명강사가 누구인지를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학부모들이 참 욕심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영역에서 자기 아이가 다 잘하기 바라는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모든 영역에서 만능이 되기란 원래부터 과욕이기에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도 부모들은 자기 아이들이 만능 슈퍼맨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면서 아이들을 다그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을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내몰아 이것저것을 정신없이 배우게 한다. 그날 만난 학부모도 예외는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어느 책에서 읽은 삽화 한 대목을 들려드리면서 아이에게 정말로 잘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였다. 토끼와 오리, 다람쥐가 동물학교에 나란히 입학했다. 그들에게는 각기 특별한 장기(長技)가 하나씩 있었다. 토끼는 발이 빨라 계곡과 산등성이를 잘 달릴 수 있고, 오리는 물위에서는 늘 우아한 공주처럼 헤엄을 잘 칠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다람쥐는 나무타기에 재주가 있어 아무리 높은 나무라도 끝까지 올라가는 솜씨가 있었다. 그런데 이들 세 친구는 공통점이 있다. 즉 한 가지씩 장기는 있지만 그 외는 별로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들 셋은 자신들이 갖지 못한 기술을 부러워하면서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기술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토끼는 달리기 연습을 줄이고, 수영과 나무타기에 도전하였다. 그 결과 수영과 나무타기 실력은 조금 나아졌지만 달리기 실력은 보통 수준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오리는 수영 연습을 그만두고 온종일 달리기와 나무타기에만 열중했다. 오리 역시 달리기와 나무타기 실력은 조금은 나아졌지만 돌투성이 길을 달리고 거친 나무 등걸을 기어오르느라 물갈퀴가 다 찢어져서 마침내는 그 잘하던 수영마저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었다. 다람쥐도 마찬가지였다. 나무타기 연습 대신 수영이며 달리기 연습을 하느라 발톱이 다 닳아버려서 나중에는 더 이상 나무 등걸을 움켜잡을 수 없게 되어 마침내는 나무타기를 그만두어야만 했다.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의 특기와 소질을 살피지 아니하고 무엇이나 잘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것저것을 배우게 하는 상황을 돌려서 말한 삽화이다. 토끼와 오리, 그리고 다람쥐가 이것저것 다 배우려다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특기마저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만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흥미도 소질도 없는 것을 이것저것 하다보면 결국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일깨우고 있다. 부모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그들의 관심거리가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한다. 그리하여 그와 관련된 많은 자료를 가급적 많이 제공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흥미와 소질을 발견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참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게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가정교육에는 그런 점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생각은 무시한 채 자기가 생각한 것을 아이들에게 주입하려고만 하는 것 같다. 부모가 쥐어준 대로 열심히 공부하여 의과대학에 진학하였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중도에서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부모의 강요된 꿈으로 살아온 아이들이 어느 순간 ‘이건 내 길이 아니에요’라며 뛰쳐나온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많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평생 어울리지도, 맞지도 않을 옷을 입게 하는 일은 제발 없었으면 한다.
아침나절에 한 젊은이가 마을로 찾아들어 마을 어귀에 길가에 앉아 있는 노인에게 말을 건넸다. “어르신,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다름 아니라, 제가 지금 새로 이사할 곳을 찾고 있어서요.” 노인은 고개를 들어 젊은이를 힐끗 쳐다보더니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그럼, 젊은이가 지금껏 살았던 마을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소?” 그러자 젊은이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예의도 모르고, 자기의 잇속만 챙기는 참 형편없는 사람들이었어요. 더 이상 참고 견딜 수 없어 이렇게 이사할 곳을 찾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노인은 대뜸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여보게 젊은이! 매우 실망스럽겠지만 여기 사람들도 다 그렇다네.” 그 말을 들은 젊은이는 서둘러 마을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고 나서 한참이 지난 그날 오후에 다른 젊은이가 와서 아침나절의 젊은이처럼 이사할 곳을 찾는다며 그 노인에게 이 마을 사람들이 어떠한지를 묻는 것이었다. 노인은 아침나절에 젊은이에게 했던 것처럼 지금까지 살았던 그 동네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젊은이는 바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제가 살았던 동네 사람들은 한결같이 친절하고 착한 사람들이지요. 오랫동안 한가족처럼 사이좋게 지냈는데, 제가 이번에 직장일로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해야 할 상황입니다. 제가 살았던 동네처럼 인정이 넘치는 곳이면 참 좋겠습니다. 어르신.” 그러자 노인은 맞장구를 치듯 환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젊은이, 자네는 정말 운이 좋구먼, 이곳 사람들은 자네가 살던 동네 사람들처럼 인정이 넘치고 마음씨가 참 곱다네. 자네가 마을 사람들을 좋아하면 그들도 틀림없이 자네를 한가족처럼 반겨줄 것이네.” 이 이야기에서 보듯 왜 노인은 아침나절의 젊은이에게는 인심이 매우 사납다고 하여 아예 이사 올 생각을 못하도록 하고, 오후의 젊은이에게는 이사와도 좋다는 말투로 이야기했을까. 아마도 마을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폄하하는 젊은이에게는 틀림없이 그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나름대로의 문제가 있다고 본 것 같다. 즉 그 젊은이 내부에 잠재된 그릇된 시선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는 아무 문제도 없고, 그저 남만 탓하는 사람들의 편협함을 꼬집은 것이 아닐까. 어디선가 본 시 한 수가 떠올랐다. 거울 안의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내가 웃으면 나를 따라 웃고 내가 찡그리면 그 또한 찡그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거울 안의 내가 거울 밖의 나에게 알려준 것은 내가 웃어야 남들도 따라 웃고 내가 찡그리면 남들도 나를 따라 찡그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 내가 보는 타인은 어쩌면 거울에 비친 또 다른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들은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으로, 또는 두루 살피지 않은 속좁음으로 적당히 자기식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보다 열린 마음으로 타인과 공감하고자 할 때 이런 편협함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눈에 비친 세상과 사람들은 어쩌면 거울 속의 나처럼 내가 만들어낸 또 다른 모습이라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8일) 십여 일을 앞둔 고3 교실은 한 점이라도 더 올리려는 아이들의 향학열로 불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일찌감치 수시모집에 합격하여 수능시험이 무의미해진 아이들이 막바지 수능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아이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능과 관계없이 학교 내신과 면접, 적성검사, 논술 등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이 수학능력시험일 이전에 합격자를 발표함에 따라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한 아이들의 경우, 지난 9월 초에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원서를 낸 아이들은 수능포기각서와 관계없이 구태여 수능시험에 응시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합격 이후, 아이들의 해이해진 마음이 막바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앞선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을 무작정 귀가시키는 것도 문제가 많다. 그렇지 않아도 연말연시 기분이 들뜬 시기에 입시에 대한 해방감으로 아이들의 행동이 무질서해질 수가 있다. 본교의 경우, 아이들 대부분이 수시모집에 합격한 상태(11월 01일 기준)이기 때문에 수능시험을 꼭 치러야 할 아이들(수능 최저학력 만족)은 실제 20퍼센트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특별 프로그램(영어회화, 일본어회화, 한자쓰기, 컴퓨터교육 등)을 짜서 운영하고 있지만, 교사들은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의 생활지도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대학진학지도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알면서도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시도교육청은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이 수능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공문을 보내고 있지만 어느 정도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지가 의심스럽다. 아이들을 설득시키는 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법. 설령 아이들을 설득시켜 시험을 치르게 한다 할지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최근 2학기 수시모집 전형에서 전문대를 포함해 4년제 대학 세 군데에 합격한 한 여학생이 담임인 내게 우스갯소리로 한 이야기가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아이의 말이 그다지 기분 나쁘게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선생님, 수능시험 꼭 봐야 하나요? 그리고 시험을 보지 않으면 수능응시료 환급해 줘야 하지 않나요? 돈 때문이라도 시험 봐야 되겠죠?” 그런데 그 아이의 마지막 말은 교사로서 한 번쯤 생각해 보는 대목이었다. 사실 수능원서 접수일이 수시모집 전형일자보다 앞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학합격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싼 응시료(3개 영역 이하 3만7000원, 4개 영역 4만2000원, 5개 영역 4만7000원)를 내면서까지 수능원서를 제출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국가는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이 수능시험에 응시하지 않을 경우 전형료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수시모집에 지원할 기회를 많이 부여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전형료 또한 만만치 않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수도권 일부 사립대학이 2011년 수시모집 전형료로 벌어들인 수익금이 무려 수십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국가와 대학이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장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수시모집에 12개 대학에 지원한 우리 학급의 한 아이는 수시모집 전형료로 약 80여만 원의 돈을 지출했다. 더군다나 지원한 모든 대학에 면접과 논술을 보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까지 가는 경비를 포함해 숙식비까지 수시모집에 지출되는 총비용이 무려 100만 원이 훨씬 넘어 학부모의 부담이 이루 말할 수 없다. 학부모의 부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국가 차원에서 명확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아무쪼록 이십 여일도 채 남지 않은 대학입시를 위해 불철주야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수시모집 부작용으로 마음이 멍들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무엇보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이 응시원서를 낸 만큼 꼭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배운 지식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는 장(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
교원평가를 해보니 시행 전부터 현장에서 예상했던 문제점들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먼저 교사 상호 간에 이루어지는 동료평가는 평가항목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교에서 동료평가를 할 경우 교사 상호 간에 온정주의적 평가를 지향한다. 교사들은 단원 전개 기준안, 본시안 작성에 매진하고 학생 수업훈련을 시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수업평가에 대한 기준이 교사별로 다르고 수업 참관 횟수가 적어 일회성 전시성 수업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더불어 서로 다른 교과의 수업 진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도 하다. 전공별로 교과협의회를 운영하지만 소규모학교는 같은 전공을 가진 교사가 1, 2명 밖에 되지 않아 운영이 어렵다. 비교선생님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들끼리 감정적인 점수 부여로 갈등을 빚고 있다. 생활지도는 인성교육과 관련해 중요한 요소이지만 학급에 별문제가 없으면 다 잘됐다고 평가해 그 결과를 일시에 입력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평가에 눈치를 보게 되고 후한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다음으로 평가를 하기에 학생들은 이성적으로 미숙하다는 것이다. 평가방법, 평가의 중요성 등 평가결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학생들의 평가는 직관적 느낌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게다가 장난을 치고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는 학생이 중심이 되어 평가를 좌지우지하며 열정적이고 진솔한 교사보다 적당히 편하게 해 주는 교사가 높은 점수를 받는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그 원인을 교사에게 돌리고 분풀이를 하기도 한다. 컴퓨터실에 억지로 가서 평가하니 설문을 진지하게 읽을 시간도 없이 개인적인 감정을 그대로 쓰며 생활지도로 인한 반감을 고스란히 폭로한다. 성적이 좋은 학생도 ‘선생님! 잘 써드렸어요’라고 말하며 마치 도와주는 것처럼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어떤 학생들은 심지어 한 줄로 찍기도 하며 기타 의견란에는 막말을 써넣는다. 학부모 만족도 평가는 참여율이 저조하고 교사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져 신뢰성이 떨어진다.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를 묻지만 교장, 교감, 교사의 학교, 학급운영에 대한 정보와 접촉 기회가 없거나 적어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서류평가가 이루어지는데 학부모들은 자신의 평가결과가 노출되는 것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껴 비판적 평가를 꺼리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학부모에게 나름대로 정보를 제공하고 교원평가를 위한 학부모의 날을 열어 만족도 조사를 해보았지만 의미 있는 의견을 제출한 평가참여자는 대상자의 10, 20%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수업에 대해서는 비전문가여서 설문항목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공개 수업 일에 학교를 한 번 찾아온 학부모가 여러 교사를 평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PART VIEW].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원평가의 목적이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있다면 평가취지, 평가방법, 평가과정, 평가결과에 있어 교육관련 당사자들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시행하는 제도가 문제점이 있다면 밀어붙이기보다는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의견수렴을 하고 학교현장의 현실적 여건을 반영하는 제도보완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우선은 교원평가의 동료평가에 있어 일반적인 방법의 수업평가보다는 부문별로 능력을 신장시키는 방법, 예를 들면 ‘창의적인 질문의 재구조화’ 등 전문성 신장에 주력하면 좋겠다. 수업, 생활지도 평가는 단위학교의 교장 · 교감이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교사들도 수업하기 전에 자기 수업이나 생활지도를 평가해보고 평가의 마인드를 확실하게 가지도록 권장했으면 한다. 학생들이 분위기에 휩쓸리는 평가를 지양하도록 하는 것과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교사들을 공정하게 평가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향후 연구과제다. 더 나아가 교원이 원칙과 열정을 가지고 학생지도에 심혈을 기울이는데도 사실을 왜곡해 교원들의 교육의지를 훼손시키지 않도록 하는 현장의 실천적 소리를 귀담아듣고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