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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최근 한나라당 박보환 의원이 대표발의한 학생대표를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시키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교육계의 거세 역풍을 맞고 있다. 법 개정 추진이 알려진 직후 즉각 반대입장을 표명한 교총이 입법저지활동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교육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박보환 의원실에서는 법 개정 추진의사를 강력하게 밝히고 있지만, 다른 의원실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히려 교총의 법제화 저지활동에 대해 동의의 뜻을 밝힌 의원실도 많아 개정안이 상정조차 안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달 29일 김무성 교총 정책개발국장, 김재철 정책연구선임팀장 등은 국회 박보환, 권영진, 서상기, 안민석 의원실을 차례로 방문하고, 개정법안의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김 국장은 학교 구성원으로서 학생이 학교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전제한 뒤 “학운위 결정은 책임이 뒤따라야 하는데 그 책무성을 학생에게 묻기 어렵고, 배우는 시기인 만큼 참여범위는 학생 관련 사항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는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보환 의원실 관계자는 “법추진 목적은 학운위 정상화에 있다며 여러 가지 우려사항들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고, 앞으로 법제화 추진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것”이고 법제화 의지를 밝혔다. 이에 김 국장은 참여주체에 문제가 있어 여러 학교에서 학운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한 뒤 “학운위 정상화와 관련한 다양하고 현실가능한 방법들을 우선 추진하는 것이 순서”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국회 교과위원 방문에서 김 국장과 김 팀장은 “시기적으로 학생인권강화와 체벌금지를 통해 학생의 권한이 강화된 상황에서 학운위 참여까지 이뤄지면 상대적으로 교사들의 목소리를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법제화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밝혀줄 것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교과위 소속 의원실 보좌관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법안이 처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뒤 “동료 의원실에서 추진하는 개정안에 대해 협조 차원에서 발의해줬지만 만일 실제 상정되고, 법제화 과정에 돌입하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교육계는 교장공모제 문제, 교원평가, 수업공개 의무화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다행히 상반기 특별교섭을 통해 교총은 교장공모 비율을 하향 조정하고, 수업공개 의무화 횟수를 축소하는 등의 성과를 거둠으로써 학교현장의 안정에 상당부분 기여했다. 그러나 아직도 학교현장은 공교육의 정상화와 교육력 제고를 위해 해결해야할 사항이 산적해 있다. 그 중에서 현장교원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현안 정책들을 중심으로 교총이 교과부에 교섭 요구한 46개 안건에 대해 3일 본교섭위원회를 구성, 교섭을 시작했다. 이번 교섭사항 선정을 위해 교총은 전국 교원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여론조사와 의견수렴, 각계 교육전문가의 자문, 이사회 심의, 회장단 검토 등의 과정을 거쳤다. 교섭사항 하나하나에 이렇듯 산적한 교육계 과제를 해결하려는 염원이 함축되어 있는 만큼 이번 교총과 교과부의 정기교섭에 거는 기대와 의미는 매우 크다. 주요 교섭과제로 먼저 주5일제수업의 전면시행이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이제 주5일제 근무 정착은 무르익었다. 수업일수를 조정해 반드시 시행해야 할 과제다. 교원잡무 경감을 위한 교무행정전담요원 배치와 각종 공문서의 획기적 감축, 교원 수 증원은 학교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필수적 과제며, 수석교사제 법제화와 교원연구년제 운영 확대, 교원평가제 개선, 교원연수비 지원 확대도 교원 전문성 신장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제다. 그 외에도 7년 이상 동결된 교원의 각종 수당 인상·신설과 교원연가보상비 지급, 교원자녀 육아시설 확충, 국립대학 교원 성과연봉제 개선, 학생 보호를 위한 학교 안전망 구축 등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항이다. 교총이 정부를 상대로 교섭을 시행한 지도 20년 가까이 되었다. 성년이 된 만큼 이제 교섭과정 뿐만 아니라 교섭합의 사항의 실효성 증대를 위해서도 보다 성숙하고 진지한 자세가 요구된다. 교과부는 이번 교섭에 그 어느 때보다 성실한 태도로, 조속한 시일 내에 교섭합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전국의 교원이 기대하고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광주교총 김영진 의원 만나 교원 처우개선 요구 ○…송길화 광주교총 회장은 지난달 26일 민주당 김영진 의원(광주 서구을)을 만나 교원 처우개선 예산을 반드시 반영해 줄 것을 촉구했다.(사진) 김영진 의원은 “교총의 요구사항과 논의된 교육 현안 문제점들을 검토해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남교총 연평도 무력 도발 규탄 대회 ○…충남교총(회장 정종순)은 지난달 30일 충남평생교육원(천안시 목천읍 소재)에서 ‘북한의 연평도 무력 도발 규탄 궐기대회’를 열었다.(사진) 15개 시․군교원단체연합 회장 및 임원, 천안시 분회장 등 210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번 대회에서 정 회장은 “북한의 불법적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군 당국의 강력한 대응 전략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 왜곡하지 말고 가르칠 것”과 “안보교육에 최대한 노력할 것”을 표명했다. 울산교총 퇴직·전출 회원 위로금 접수 ○…울산교총(회장 차명석)은 2011년 2월 퇴직·전출 회원 위로금 신청을 10일까지 접수한다. 대상자는 내년 2월말 정년․명예․일반 퇴직 회원과 타 시․도 전출 예정 회원이다. 위로금은 회원 가입 년 수에 따라 5만원부터 60만원까지 차등 지급되며 내년 2월 22일~25일 사이에 지급된다. 차 회장은 “위로금 신청을 하지 못한 회원에게는 별도로 연락을 하고 있다”며 “울산 교직을 떠나시는 모든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청 방법은 울산교총 홈페이지(www.ufta.or.kr)에서 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 후 우편 또는 울산교총 사무국(남구 삼산동 소재)에 접수하면 된다. 경기교총 조직강화 연수회 개최 ○…경기교총(회장 정영규)은 지난달 27일 ‘2010년 경기교총 조직강화 연수회’를 1박 2일 일정으로 경기도 예절교육연수원에서 개최했다.(사진) 이번 연수회에는 회장단 및 영양․유․초․중등교사(원)회 50여 명이 참석, 교육현안 및 조직 강화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보화 혁명의 소용돌이 교직원 회의를 마치자마자,(필자의 학교는 퇴근 무렵에 회의를 한다) 혼자 학교 앞의 대모산으로 향했다. 초입에서 산에서 내려오는 두 등산객의 대화가 들린다. “학교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선생이 그런대요, 야 너 학원에도 안가냐” “그래, 학교 선생들이 이제는 두 손을 놓았나 봐요” - 학부모인 성 싶다. 아아, 결코 듣고 싶어서가 아니다. 너무도 크게 들린다. 모두가 교육에 대해 개탄하는 시대, 필자의 마음은 스산하고 더욱 답답해진다. 오후 5시, 대모산 초입이 벌써 깜깜하다. 12월이 시작되었음을 실감한다. 전날 외부 교육계의 여러 장학 위원들을 모시고, 연구부장인 필자가 교사를 대표하여 본교의 취약점에 대한 컨설팅 장학을 받았다. 교직원 회의에서 필자는 장학의 결과를 교사들에게 알려야 했다. 전달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맞추어 교사 스스로가 변화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교육 현장에서 도태될 수 있음’과 ‘능동적인 교사에게는 보상, 정체된 교사에게는 불이익’ 측면에서 ‘당근과 채찍’이라는 시스템 도입의 시급성이었다. 전달하는 필자나 이야기를 듣는 교직원이나 그 표정이 무겁기는 마찬가지이다. 장학 위원들의 공통된 요구는 ‘전문성 신장을 위한 노력, 자기 계발 의욕의 동기 부여’를 위한 계량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것이다. ‘후배 교사의 헌신적 열정과 선배 교사의 노련한 경험의 조화로움’과 같은 아날로그적 감성은 이제 뒷방 영감의 중얼거림 정도로 치부되는가 하는 회의감이 인다. 정보화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세상은 격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운도 부침하며 심하게 명멸거리고 있다. 낙후 유럽국에서, 80년대의 외자 유치와 IT 혁명으로 괄목할 만한 국부를 일구었던 아일랜드와 아이슬랜드 - 그들은 다시 방만한 국가 운영과 부실한 금융 시스템으로 인해 2010년도의 현재, IMF 구제 신청 후 유럽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어찌 국가만 그러랴. 오늘날 학교 현장이 급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췌언을 요하지 않는다. 학교 행정은 정보 공시를 통해 누구에게나 공개되고 있다. 교사가 처리해야 할 문서는 거의 전자화되어 있다. 또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언제든지 촬영되어 가공할 만한 조회 수로 인터넷에 떠돌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학교에서 독자적 앱을 만들어 주지나 않을까 기대도 한다. 학부모들은 교육 수요자로서 당당한 권리를 자랑한다. 학부모 서비스를 통해 자녀의 성적을 인터넷으로 열람하는 것은 그들 권리의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변해야 한다. 맞다. 기능적 측면으로서 교사가 지닌 전문성은 신장되어야 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교사도 변해야 하고, 학생들도 변해야 한다. 한데 문제는 변화의 방향과 시선이다. 학교 현장은 실제로 뭘 요구하지 않아도 이미 많이 변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변화의 흐름을 의식이 좇지 못하는 지체 현상이 곳곳에서 빚어진다. 부임 초기 꽃을 들고 꽃병을 갈러 교무실에 들어오던 그 수줍던 소녀들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길 없다. 학부모에게서 받았던 감사의 편지는 이미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이다. ‘우리 아이 늦어요’라는 문자만이 달랑거리며 담임교사의 시선에 머문다. 요즘 필자는 십수 권의 다양한 책을 읽으며, 새삼 독서와 사색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하루키의 소설이나 홉커크의 탐험서등 가벼운 것들도 있고, 샐린저나 겐지로의 교육 소설, 그리고 성경, 단테, 공자도 있다. 하나 재독 삼독을 통해 필자의 손에 더욱 자주 잡히는 것은 결코 변화를 위한 실용서가 아니다. 수 없이 손에 잡는 성경과 논어야 말로 필자 독서의 움직이지 않는 보편적인 정신적 원천이다. 그러니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바뀌지 않는 본질적 보편 가치라는 것이 있다. ‘관대함, 예의, 사랑, 양보, 희생, 봉사’ 등등 - 공자는 사람이 파리 목숨으로 경시되던 춘추 시대에 이러한 인간성의 보편 가치와 덕목을 외치며 천하를 주유했던 것이다. 공자는 “배움에 싫증내지 않으며, 남을 가르치기에 지치지 않는다”며 교사로서의 자신을 자부하였다. 교사는 자부심으로 살아간다. 기능적 측면에 앞서, 학생들에게 이런 보편 윤리적 측면을 교육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학생들은 이미 온갖 난무하는 미디어로 인해 난독증에 빠져 버렸다. 그들을 독서와 사색의 세계로 이끌어, 보편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다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자들이 바로 우리 교사들일 것이다. 대모산을 거쳐 구룡산 정상에서 헌인릉 방향으로 빠져 나오니 어언 저녁 8시이다. 박경리의 토지에서 밤에 혼자 산을 쏘다니던 구천이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내일은 또 다시 다른 하루가 된다. 새로운 힘으로 학생들을 맞이하리라. ▶ 이쌤의 다시 쓰는 교사론은: 1989년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22년이 흘렀다. 학계에의 어슬렁거림으로, 현장에 늦게 도착한 터이다. 80년대와 90년대 그리고 2000년대를 거쳐 다시 2010년대다. 그간 교육 현장은 너무나 많이 변했다. 그러기에 하고 싶고, 전하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다. 물론 필자의 생각도 많이 변화했다. 어떤 부분은 더 과격하게, 어떤 부분은 더욱 완고하게 보수적으로 변했음을 느낀다. 이쯤해서 스스로를 한 번 살펴보고 싶다. 외부 환경 흐름과 내면 흐름의 길항(拮抗)작용에 대해서.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지신에 대해서.
학교는 지금 입시철이다. 중학교는 전문계고, 특목고, 특성화고 입시가 끝났다. 합격자 발표가 끝난 것이다. 중학교 3학년의 경우, 12월 15일 고입연합고사를 앞두고 있다. 대입의 경우,1차 수시는 이미 끝났고 지금은 2차 수시가 진행 중이다. 입시처럼 냉엄한 것이 없다. 합격 아니면 불합격이다. 합격자는 기쁨에 넘치고 불합격자는 눈물을 삼켜야 한다. 입시 뿐 아니다.체험수기 공개 모집이라는 것이 있다. 필자는 교육 리포터 활동을 하고 있어 글쓰기 공모에 관심이 많다. 얼마 전, 자동차 보험회사 에듀카로 알려진 '더 케이 손해보험' 고객 감동 서비스 체험 수기 공모에 응모하였다. 작년 6월 주차장에서의 접촉사고 당시의 심적 갈등을 소개하고 보험회사 직원이 믿음직스럽게 처리해 준 내용을 수기에 담은 것이다. 결과는보기 좋게 떨어졌다. 독자들이 감동을 받게끔 써야 하는데 리포터 활동을 많이해 문체가 딱딱한 것이그 원인이 아닌가 싶다. 아니다. 국어 교사 출신이라고 수기를 너무 만만히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사실은 응모한 다른 분들의 글솜씨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수상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이 괜찮다. 그 이유는 글쓰기에 대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반성의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글쓰기 실력이 다른 사럼보다는 낫다고 자위해 왔는데 그게 아닌 것이었다. 글쓰기 연마를 더 하라는 뜻으로 겸허히 받아 들였다. 또 한가지 이유는 손해보험 회사대표(송면섭)가 보낸 한 통의 편지와 작은 선물이 마음을 위로해 주었기 때문이다. 내용인즉 응모해 준 고객님의 관심과 애정에 큰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와 고객의사랑과 믿음이 있었기에 오늘날손해보험이 있다는 것이었다.아울러 감사의 뜻으로 작은 정성(선물)을 보낸다는 내용이다. 선물을 보니 샴푸 2병이다. 여행용 작은 샴푸도 2개 들어 있다. 대개의 경우, 합격자만 상대한다. 떨어진 사람에게는 연락조차 주지 않는다. 회사 입사 시험의 경우도 대개 그렇다. 비로 이게 문제다. 불합격자도 알고 보면 소중한 고객이다. 그들을 붙잡는 것이제대로 된 회사 경영의 마인드 아닐까? 입사 시험에 떨어진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 자기 회사 발전에 도움을 주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학교도 마찬가지 아닐까? 불합격자에게도 좋은 학교의 이미지를 남겨야 한다. 체험수기 공모도 마찬가지다. 당선권에 들지 않은 응모자에게 사장이 정성스런 편지와 함께 보내는 작은 선물은 고객을 감동시킨다. 감동을 받은 고객은 보험회사를 바꾸지 않는다. 오히려 해당 보험회사를 다른 사람에게소개한다. 이 얼마나 고마운 홍보대사인가? 필자는 자가용 2대가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5년 전부터 이 회사에 가입하였는데 불편함이 없다. 지난 번 접촉사고 처리를 보고 신뢰가 깊어졌다. 앞으로 보험회사를 바꿀 계획이 전혀 없다.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고객은 작은 것에 감동한다. 친절과 세심한 일처리,그리고 고객의 마음 어루만져주기가 이 회사의 강점인 것으로 생각된다. 학생과 학부모도 교사의 말 한마디에 감동하기는 마찬가지다.
2011 대입수능시험 후에 ‘난이도’가 관심거리였다. 그리고 채점을 앞두고 언론에서도 이와 관련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 비문학 제재(바탕글) 문제가 문학 제재(바탕글) 문제에 비해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비문학 문제가 득점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2010년 11월 19일). ○ 수능 실채점 성적이 12월 8일 발표된다. 지난해에 비해 비교적 난이도가 높았던 올해의 경우 정시모집에서 많은 수험생들의 하향지원이 예상된다(조선일보, 2010년 12월 1일). ○ 수능 성적 발표(12월 8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해에 비해 비교적 난이도가 높았던 올해의 경우 정시모집에서 많은 수험생들의 하향지원이 예상된다(서울경제, 2010년 12월 1일). 수험생들은 늘 좋은 점수를 받기 원하기 때문에 만족한 점수가 안 나오면 어렵게 출제되었다고 느낀다. 실제로 수능시험은 전국 단위의 수험생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데 이러한 보도를 하면서 자주 표현하는 것이 ‘난이도가 높다’ 혹은 ‘난이도가 낮다’라고 한다. 전자는 어려웠다는 뜻으로 사용하고, 후자는 쉬었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이 말은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사전을 보면 ‘난이도’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 - 난이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교육하다. - 시험 문제의 난이도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 사전의 풀이에서 보듯, 난이도(難易度)는 ‘어려울 난(難)+쉬울 이(易)’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단어다. 다시 말해서 난도(難度)와 이도(易度)를 결합한 대립관계의 병렬합성어다. 그렇다면 ‘난이도가 높다’는 말은 ‘난도가 높다’와 ‘이도가 높다’를 동시에 나타내기에 모순을 안고 있는 단어다. 난이도는 ○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작년 수능의 난이도 조절의 실패로 특히 재수생이 증가한 올해는 약 70만명의 수험생들이 수능에 응시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한국경제, 2010년 11월 26일). ○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역별 난이도 조절을 두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수능출제위원회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능출제위원회는 과학 탐구·수리 영역의 난이도 조절에 신경을 가장 많이 썼다고 밝혔다(파이낸셜뉴스, 2010년 11월 18일). ○ 연 2회 시행과 난이도에 따라 A, B형을 선택할 수 있게 한 수능 개정안은 지금처럼 난이도 관리에 실패할 경우 극심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세계일보, 2010년 8월 19일). 예문처럼 ‘난이도는 조절’하거나 ‘난이도에 따라’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혹 의심이 가면 시험이 ‘어려운 정도’와 ‘쉬운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난이도’를 ‘높다’와 ‘낮다’로 구분하려는 속성은 최근 우리의 사고가 흑백논리로흐르고 있다는 증거다. 즉 다양한 사고보다는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르고’, ‘낮고 높고’, ‘작고 크고’ 등 분석하고 평가하려고 경향이 단어로 나타난 것이다. ‘난이도가 높다’는 말은 ‘시험이 어렵다’는 것인지 ‘시험이 쉽다’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된다. ‘어렵고 쉬운 정도차가 심하다’라 해야 할 말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려운 정도가 높다’는 뜻으로 쓰고 있다. ‘난이도가 높다’라는 표현보다는 ‘매우 어렵다/조금 어렵다/어렵다’나 ‘매우 쉽다/조금 쉽다/쉽다’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의미도 구체적이고 어법도 자연스럽다. 그리고 ‘난이도’는 일본어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따지면 국어에서 버려야 할 말이 너무 많다. 현재 국어사전에 등재해 쓰고 있는 상황에서 바르게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학교 현장에서 영어를 영어로 가르칠 수 있는 교원을 양성하겠다며 시작한 교육대학 영어 심화과정 지원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1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교과부는 국립 초․중․고등학교 40개교에 대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 지원, 전국 교대 11개교 및 국립 사범대 14개교에 대한 원어민 영어강사 배치, 초등교사 양성기관의 영어 교육과정 개선을 지원하는 실용영어 교육지원사업에 37억 1800만원을 계상했다. 국립학교 및 교․사대 실용영어 교육지원 사업은 지난해까지 국립학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 사업, 교․사대 원어민강사 배치 사업, 교육대학 영어 심화과정 지원의 3개 사업으로 나누어 지원하던 것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그러나 이 예산은 전년도에 비해 8억4200만원이 감액된 것으로 지난해까지 지원했던 교육대학 영어 심화과정 지원 사업(교육대학 실용영어 강화지원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교육대학 실용영어 강화 지원 사업은 2009년부터 초등학교 교원 양성기관인 11개 교육대학 및 한국교원대의 영어 교육과정 개선을 지원하여 학교 현장에서 영어를 영어로 가르칠(TEE: Teaching English in English) 수 있는 교원을 양성하기 위한 사업. 영어 수업시수 확대․수준별 반편성 운영 등 교대의 영어 교육과정 개선, 특별강좌 개설, 교재 개발, 영어능력 졸업 인증제 실시를 위한 도구개발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2009년에는 사업계획에 대한 평가를 통한 차등지원 방식으로 12개 대학에 1개교당 60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까지 총 12억원을 지원했고 지난해에는 4개 대학에는 각 1억원을, 5개 대학에는 각 4000만원을 지원했다. 내년도 예산에서 실용영어 강화 지원 사업이 제외된 이유는 이 사업이 교․사대 원어민강사 배치 지원 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의 교·사대 원어민강사 배치 지원 사업은 단순히 원어민 영어강사 102명을 25개 대학(11개 교대 및 14개 국립대학)에 지원하는 사업임에 반해, 교육대학 실용영어 강화 지원 사업은 영어 교육과정 개선과 다양한 영어 프로그램을 개발․도입하기 위한 것으로서 두 사업은 독자적인 필요성이 인정되고 상호 연계 운영됨으로써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회 교과위도 예산안 검토보고를 통해 “회화중심의 초등 영어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육대의 영어교육과정이 실용영어 중심으로 개편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하고 “2년째 시행 중인 이 사업에 대한 지원이 중단될 경우 대학 자체 예산 부족 등으로 교육대학의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동력은 상실되고 교육현장의 혼란도 가중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따라서 지난해 예산과 같이 매년 6억원 정도의 국고 지원을 최소 5년 이상 지속해 초등교사 양성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인 실용영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경인교대 영어교육과 관계자는 “실용영어 강화 사업은 특별강좌 등의 형태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만약 예산지원이 중단된다면 정책 일관성 측면이나 현장 친화적인 교육 운영에서 큰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원리·심화 설명 도입, 교원 투입 강의 질 높여 교육과정 개발에 수석교사 등 적극 참여 유도 “올 수능의 EBS 연계율은 사실상 70%가 넘었습니다. 사탐과 과탐의 경우 100%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 출제위원과 EBS 강사진들의 분석입니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어렵게 느낀 것은 EBS 연계에 대한 오해 때문입니다. 내년에도 EBS 연계는 교재에서 다룬 개념과 원리, 지문·그래프·그림·표 등 활용(핵심 제재나 논지 포함), 문제를 축소·확대·결합·수정해 출제할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김성열 교육과정평가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EBS 곽덕훈 사장 등과의 간담회를 통해 내년 수능 연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모의수능이 문제풀이 중심이어서 학생들이 이번 수능을 어렵게 느낀 것 같다”며 “내년에는 기본 개념과 원리·문항의 심도 있는 설명을 도입하는 등 현장 교원 강사를 더 많이 투입하고 강의의 질을 높여 EBS와 수능 간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EBS 연계는 광범위한 수능시험의 범위를 정해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외형상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원리와 심화학습을 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EBS 연계가 사교육을 더 부추긴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학교 수업을 충실히 받고 EBS 수능 교재와 강의로 보충하면 별도의 사교육 없이도 수능 준비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내내 김 원장은 현장 교원의 교육과정 및 평가에 대한 적극적 참여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원장은 “교과서뿐 아니라 교육과정 개발에도 교원들의 참여가 활발해져야 한다"며 “수업의 실질적 근본이 되는 교육과정 연구에 학생을 우선하는 교육과정을 개발할 수 있는 우수 교사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한국교총과의 MOU체결도 그 때문"이라며 그는“수석교사, 교육자료전, 현장교육연구대회 등을 통해 발굴된 교총의 우수한 교사들이 앞으로 평가원의 교육과정 개발에 다양한아이디어를 주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수능시험 출제 기간 보다 시험 당일, 시험 날보다 이의신청 5일 동안 긴장의 강도는 점점 더 세진다”는 김성열 원장은 “세 번째 수능을 별 탈 없이 무사히 치른 것에 감사한다"면서도 "아직 발표가 며칠 남은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며 웃었다.
11월 21일, 청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순천만자연생태공원, 벌교, 태백산맥문학관, 낙안읍성 민속마을로 생태문화탐방을 다녀왔다. 청주삼백리가 진행한 이번 행사는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의 생태보존과 청주의 사라진 문화재 복원방법에 대한 방안을 찾아보기 위해 계획되었다. 이른 시간이었고 날씨마저 추웠지만 45인승 관광버스를 가득 채우는 뜨거운 열정으로 7시 15분경 흥덕구청 앞을 출발했다. 처음만나 서먹서먹하거나 얼굴과 이름만 알뿐 대화를 나누지 못한 사람들을 고려하여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가 개인별로 참석자들을 소개했다. 면면이 말을 앞세우기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청주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라 충북을 앞에서 이끌어가는 사람부터 사창동의 진범령 어른과 초등학생인 명종이 형제까지 참석한 사람들이 다양하다. 부지런히 달리던 관광버스가 잠시 덕유산 휴게소에 들렀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1시간 30여분이면 이렇게 먼 곳에 와있을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이다. 이곳에서 대전-통영 고속도로 준공기념탑인 '창조의 빛'이 하늘을 향해 비상한다.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드는 창조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본다. 차가 다시 출발하자 무심천생태조사 팀장인 연규방 충청대교수가 추석 전 서울지역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대비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연 교수에 의하면 인공의 저수지인 유수지나 배수로를 통해 모여드는 물을 주위에 모아 두는 저류지를 만들어 집중호우시 하천의 수량을 조절하고 있으며 내덕동, 모충동 등 지대가 낮은 지역은 물 저장 탱크인 저류지를 많이 만들 계획이란다. 송 대표는 청주읍성을 해체하던 일제강점기에 무심천을 직강하천으로 정비하며 모래톱. 습지, 소가 사라진 것을 지적했다. 또 육거리 시장 앞에 커다란 모래톱, 4집이 살던 월교리, 남석교가 옛 지도에 그려져 있다며 아이들이 발가벗고 목욕하던 깨끗한 수질을 부러워했다. 도심지에 공원을 많이 만들고 무심천에 물이 많이 흐르게 해 폭염을 대비하는 것도 얘기했다. 저울로 재듯 어느 것이 더 소중한지 단정하기 어려운 개발과 보존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김춘곤 안내대장이 습지와 바다, 내륙습지와 연안습지를 설명했다. 내륙습지는 육지 또는 섬 안에 있는 호 또는 소와 하구이고, 연안습지는 만조시에 수위선과 지면이 접하는 경계선으로부터 간조시에 수위선과 지면이 접하는 경계선까지의 지역이다. 같은 곳을 순천만과 여자만으로 부르는 이유도 생각해봤다. 꼬막, 피조개, 장어 산지로 유명한 순천만은 보성군ㆍ순천시ㆍ여수시ㆍ고흥군으로 둘러싸여 있는 내해이다. 순천만은 만의 북쪽에 위치한 순천지역, 여자만은 만의 중앙에 위치한 여수시 화정면 여자도를 중심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일본의 공습으로 미국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하와이의 진주만과 이름이 같은 진주만이 여수 건너편에 있다. 무심천에 자생하는 가시박 퇴치 작업 등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청주시자연보호협의회 박종천 회장이 자연보호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박 회장은 청주삼백리의 지역사랑 활동을 열심히 후원하는 청솔관광 사장이다. 섬진강의 두꺼비 섬(蟾)자를 얘기하며 섬진강 휴게소에 들렸다. 세 쌍의 부부를 돌로 쌓아 형상화한 조형물 '화합의 상' 같이 개발과 보존이 화기애애하게 맞물려 돌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다냄새가 물씬 풍겨오자 '철새도래지 순천만'이 써있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11시 18분경 우리 일행을 태운 관광버스가 순천만자연생태공원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어린아이 키만큼 큰 강아지의 주인이 왜 출입을 막느냐며 화를 내고 있다. 어느 사회이든 공동의 이익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순천만은 순천만자연생태공원 홈페이지(http://www.suncheonbay.go.kr)에 나와 있듯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해안하구의 자연생태계가 원형에 가깝게 보전된 습지보존지역이다. 물새의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고, 고밀도로 단일 군락을 이룬 갈대가 자연정화 역할을 하며 새들에게 은신처와 먹이를 제공하는 희귀 조류의 월동지이다. 자연생태관, 천문대, 갈대열차, 선상투어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자연생태관 앞에 모여 기념촬영을 한 후 11 30분에 갈대밭으로 향했다. 순천만은 광활한 갈대밭과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갯벌이 조화를 이루는 자연광장이다. 색 바랜 흑백사진처럼 단색의 갈대밭에서 쓸쓸함이 묻어나지만 들녘을 가로지르는 나무 데크 길을 따라 거닐며 갯벌 속에서 게, 짱뚱어 등 생명체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바라보며 인생을 되돌아보고, 갈대밭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오감을 일깨우는 것도 좋다. 관광객들이 넘쳐나지만 갈대밭에 휴지한 장 떨어져 있지 않은 것도 우리에게는 희망이다. 힘이 들어도 용산 전망대(해발 95m)에 올라야 순천만의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높이가 낮아도 다리 아픈 길과 명상의 길로 나눠질 만큼 한참을 걸어야 사람들이 많은 정상을 만난다. 조망이 좋지 않은 날씨였지만 S자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는 순천만의 모습이 아름답다. 시간상 사진작가들이 으뜸으로 꼽는 순천만의 낙조를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며 전망대를 뒤로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야외에서 오순도순 둘러앉아 점심 먹는 시간이 제일 즐겁다. 각자 집에서 싸온 음식을 펴놓으니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서로 자기가 싸온 음식을 먹어보라며 정을 돈독히 나눴다. 주고받는 소주잔에도 정이 철철 넘쳤다. 점심시간은 입뿐만 아니라 귀도 즐겁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충청도에서 서울로 올라간 교사가 학생들에게 '베름빡(벽)에 먼데기(먼지)를 없애'라고 했더니 못 알아들었다는 지역별 사투리에 관한 얘기부터 힘이 센 것이 자기들 영역에 들어오면 날개로 열을 내 데워 죽일 만큼 생태가 오묘한 벌들이 떼죽음을 당한 생태환경 걱정까지 대화의 폭이 넓다. 세상에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돌고 돌은 이야기의 결론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관광버스에 올라 소설의 첫 장면처럼 현부네집과 소화의 집이 있는 제석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태백산맥문학관으로 향했다. 문학관이 위치한 벌교는 1948년 10월부터 1953년 10월까지 5년에 걸친 격동기를 ·'제1부 한(恨)의 모닥불, 제2부 민중의 불꽃, 제3부 분단과 전쟁, 제4부 전쟁과 분단'으로 구성한 조정래의 장편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이다. 소설 태백산맥은 문학관 홈페이지(http://tbsm.boseong.go.kr)에 나와 있듯 우리 민족이 겪었던 역사적 수난과 아픔을 쓰고자 했던 작가의 염원에 의해 탄생했다. 문학관을 돌아보며 해방 직후에 발생한 좌우의 대립을 단순한 이념이 아니라 지배와 피지배(지주와 소작농) 관계의 착취 제도에서 비롯된 대립으로 그려낸 작가의 예리한 통찰력, 4년의 준비과정과 6년의 집필과정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거치며 대하소설을 탄생시킨 열정과 작가정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벌교의 장터풍경을 구경하기 위해 시장으로 갔다. '현부자네 꼬막정식, 외서댁 꼬막나라' 큼지막한 상호에서 알 수 있듯 지금도 벌교는 태백산맥과 꼬막의 무대였다. 늘어선 가게마다 망에 담긴 꼬막과 석굴이 수북이 쌓여 있다. 꼬막을 직접 맛볼 수 있는 가게들은 시장 외곽도로변에 있다. 꼬막은 추울 때가 제철이라 해마다 11월 초에 벌교에서 꼬막축제가 열린다. 마지막 탐방지는 순천시 낙안면의 사적 302호 낙안읍성 민속마을(http://www.nagan.or.kr)이다. 넓은 평야지대에 쌓은 읍성 안의 민속마을은 우리 선조들이 살던 모습 그대로 280여동의 초가집에서 120세대 220여명의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오순도순 살고 있는 생활형 마을이라 더 정이 간다. 민속마을은 유ㆍ무형의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고, 읍성군악놀이ㆍ판소리ㆍ가야금병창ㆍ대장간을 구경하며, 전통 민속놀이ㆍ소달구지ㆍ떡메치기ㆍ새끼 꼬기ㆍ초가 이엉 잇기를 체험할 수 있어 사람냄새가 난다. 주 출입구이자 동문에 해당하는 낙풍루에 들어서면 초가집과 함께 대장간, 옛날장터, 임경업군수비각, 객사, 동헌 및 내아, 낙민루, 낙안읍성자료관, 서문, 전시가옥(짚물), 전시가옥(길쌈), 남문, 쌍청루, 옥사, 연지를 성안에서 만난다. 산책을 하듯 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본 후 성 안으로 내려가 옛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성곽과 9채의 가옥은 국가지정문화재, 객사ㆍ임경업군수비각ㆍ노거수는 도지정문화재이다. 낙안읍성에 들릴 때마다 임경업군수비각을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아쉬워한다. 충북 충주 출생의 임경업은 조선 중기의 명장이다. 충민공 임경업은 지금부터 400여 년 전인 33세에 낙안군수로 부임해 읍성을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하고 군민들에게 선정을 베풀었다. 군수 임경업 선정비(郡守林慶業善政碑)가 새겨진 비각은 선정을 베푼 것을 기리는 선정비라 그가 얼마나 훌륭한 인물이었는지를 알게 한다. 농협 뒤편 쌍암식당(061-754-6767)에서 갈비탕으로 저녁을 먹었다. 맛깔스런 반찬만큼이나 아주머니의 인심이 후덕해 막걸리를 대여섯 잔 마셨지만 취기가 오르지 않았다. 감동을 주는 게 정이다. 작으나마 베풀며 살면 좋은데 그걸 못하고 아등바등 몸부림치는 날이 많다. 5시 20분경 탐방을 마친 버스가 청주로 향했다. 이제부터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을 청주사랑으로 연결하는 시간이다. 오가는 차안에서 공부하는 자세에 감탄했다는 진범령 어른의 말씀처럼 무심천 생태계를 보존하고 사라진 문화를 복원하기 위한 새싹을 키워야 한다. 먼 길을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청주의 발전방안을 찾아내느라 열기가 뜨겁다. 습지를 매립하지 않고 자연습지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인 순천만과 같이 청주시를 가로지르는 무심천을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 문학사에 획을 그은 소설 태백산맥이 벌교라는 작은 지역이 무대가 되었듯 벽초 홍명희, 단재 신채호 등 역사적 인물부터 인기 드라마작가 김수현까지 지역의 인물들을 제대로 대우하고 활용하자. 낙안읍성을 보면 상당산성과 함께 청주의 자부심이었을 청주읍성이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것이 아쉽다. 청주문화사랑에서 겉모습이 사라지고 땅속에 터만 남아있는 청주읍성의 문터에 표석을 세웠으나 재개발을 막을 방법이 없으므로 상징적인 문이라도 하나 복원하되, 청주시나 충북도청의 힘으로 할 수 없다면 모금운동이라도 벌여 시민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참여하게하자. 고기 잡고, 조개 줍고, 수영하던 추억속의 무심천으로 되돌리려면 예산이 많이 수반되는 사업이지만 시와 도,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시민들이 힘을 모아 무심천 생태관을 건축하자. 잘잘못을 따지기 어려운 개발과 보존의 당위성에 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초가 세 칸 집에 살며 민박을 하는 90살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오신 분은10년 전 살기 싫다고 아우성치던 낙안읍성의 초가집에 상상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은 현실, 사람이 살기 편하도록 1자 정도 기둥을 덧대는 바람에 높아진 집의 모양과 군불을 사용하지 않는 아궁이 등 구조적인 변형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원형보존 여부로 세계문화유산을 지정하고 하회마을, 양동마을, 외암민속마을은 변질되지 않았다는데 눈길을 돌려야 한다. 곡성, 여산휴게소에 들러 휴식을 취한 차가 청주에 도착할 때까지 좋은 이야기만 나누는 알찬 시간이 이어졌다. 종합적으로 침묵하지 않아야 발전한다는 게 결론이었다.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가 함께하면 좋아지고 알차지며, 작은 변화가 큰 발전의 디딤돌이 되듯 작은 사안이라도 의견이나 내용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찾아보는 만큼 알게 되고 바라보는 만큼 사랑하게 되듯 지역사랑 운동에 같이 참여하며 청주를 발전시키자는 것이었다.
내가 중학교 들어가던 무렵,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너나없이 가난하던 시절이었다. 중년의 농부 김 씨, 종일 텃밭 일을 하는 날, 학교에서 돌아 온 열 살짜리 딸아이를 철길 뚝 건너 아랫마을 방앗간 옆 주막으로 보내서 막걸리 한 되를 받아오게 했다. 김 씨의 딸 끝분이는 마을 앞 솔뫼 언덕을 지나, 찌그러진 양은주전자를 흔들면서 주막으로 간다. 아버지의 막걸리 심부름을 해보았던 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막걸리를 받아 집으로 돌아오면서 슬슬 생겨나는 호기심이다. ‘이 놈의 막걸리란 놈이 도대체 무슨 맛이기에, 어른들은 이토록 이것을 즐기는가.’ 처음에는 주전자 뚜껑을 열고 손가락으로 찍어서 막걸리 맛을 본다. 그것으로는 흡족치 않다. 주전자 주둥이에 입을 대고 한 모금을 넘겨본다. 특별한 맛이 있다기보다는 금지된 것을 건드려 보았다는 영웅심이 먼저 머리를 쳐든다. 친구들한테 자랑해야지! 이러기를 여러 차례, 막걸리 심부름이 거듭되면서 마침내는 겁도 없이 여러 모금을 술술 넘기게 된다. 배도 고프던 때이다. 한 주전자 가득이던 막걸리가 표 나게 줄어들면, 그때서야 ‘아차! 이걸 어쩌나’ 하고 당황한다. 주전자가 출렁거려 술이 쏟아졌다고 둘러대기도 하지만, 매번 쏟았다고 할 수는 없다. 조심성 없다는 불호령이 더 무섭다. 끝분이도 오늘 이런 상황이다. 마신 막걸리 덕분에 오늘은 더욱 대담해진 것일까. 서슴없이 막걸리 주전자에 물을 타서, 없어진 만큼의 분량을 채워 아버지께 갖다 드린다. 요즘 들어 이상하게 싱거워진 막걸리에 아버지 김 씨는 도무지 성이 차지 않는다. 막걸리 맛이 예전 같지 않다. 아무래도 물 탄 막걸리이다. 김 씨는 주막 주모에게 혐의를 두고 추리한다. 어린아이에게 막걸리 심부름을 시키니 만만하게 보고 물을 타서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주모에게 괘씸한 마음이 아니 들 수 없다. 그 길로 김 씨는 주전자를 들고 주막으로 간다. 그리고는 이렇게 장사를 해도 되느냐고 고함을 질러 항의를 하고, 가져 간 막걸리를 주모에게 마셔보게 하며 소동을 피웠다. 주모는 왜 사태가 이렇게 되었는지 얼른 간파하지 못했다. 성품 좋은 주모는 김 씨에게 경위야 어찌되었든 물탄 막걸리에 대해서 사과를 했다. 김 씨는 주모에게 차후 그런 일이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다짐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주모는 일이 이렇게 된 정황을 여러모로 생각해 보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내 그녀 나름의 해결책을 마련했다. 이후 주모는 김 씨의 딸 끝분이가 막걸리 심부름을 오면, 미리 부엌에서 막걸리 한 잔을 주고 주전자에 있는 술은 절대로 축내지 말고 아버지 갖다 드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참으로 1960년대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삽화이다. 아이들의 일상에 호기심과 허기가 나란히 함께 피어오르던 시절 아니었던가. 사람들 사이에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이니 그대로 다 믿기는 어렵다 해도, 옛날에는 이런 종류의 심부름이 낯설지 않았다. 심부름 정경에는 고색창연한 가부장적 권위가 드리워 있다. 심부름 시키는 농촌 어른들의 세계는 또 얼마나 질박하다 못해 무교양에 가까운가. 그 가난했던 시절 아비와 딸과 막걸리의 모습이 흐린 흑백사진과도 같은 정경으로 가슴에 박힌다. 이 삽화를 그냥 ‘몹쓸 심부름’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이 삽화에 담긴 심부름의 의미가 간단치 않다. 무엇보다도 이 이야기에는 심부름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드러난다. 새삼 심부름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삽화에서 보듯 심부름에는 언제나 그 나름의 유혹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이 암시된다. 물론 그것을 이겨야 심부름을 제대로 인정받는다. 그런 면에서 심부름은 본질적으로 이중의 기회이다. 심부름을 하는 동안, 선택과 인정의 기회가 오기도 하고, 심부름으로 인해 배제와 소외를 겪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심부름에는 유혹과 위험이 잠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부름은 당사자가 원하든 안 원하든 시험의 기제를 운명적으로 달고 다닌다. 예로부터 어른들은 아이들이야말로 정녕 심부름하면서 자란다고 했다. 생각해 보니 정말 그러하다. 자라며 겪는 일 중에 심부름으로 인해 빚어지는 사단들은 얼마나 다채로웠으며, 심부름 속에서 만나고 소통한 사람들은 오죽 많았으며, 심부름에서 체득한 교과서 밖의 지식들은 얼마나 많았던가. 심부름을 못하겠다고 버티던 때는 언제였던가. 반항의 시기를 겪어내는 성장의 한 고비임을 그때는 정말 철이 없어 몰랐다. 이런 심부름의 성장 과업을 하나도 겪지 않고서 어찌 온전한 인격으로 자랄 수 있었을까. 이쯤 되면 심부름 또한 하나의 교육적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심부름 하는 자는 심부름 시키는 자 못지않은 고민을 해야 한다. 그 고민은 언제나 현재형이다. 이렇듯 심부름 하는 자의 지식과 기능과 도덕이 작동해야 비로소 심부름이 이루어진다. 연애편지 전달 심부름을 맡은 사람이 있다. 사랑 당사자 양쪽의 애정 코드가 잘 맞지 않을 경우, 심부름하기가 만만치 않다. 잘해야 본전이고, 양쪽으로부터 모두 잘했다는 칭찬을 듣기 어려운 심부름이다. 그걸 모면하려고 꾀를 내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심부름 내용을 마음대로 바꾸거나 꾸며내기 쉽다. 이 어찌 연애편지 쓴 사람보다 심부름꾼의 고민이 적다 할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 출판만화대상을 받은 작품 아홉 살 인생(이희재 지음)에는 여민이라는 아이가 나온다. 여민은 심부름 값을 주며 연애편지를 전해 달라는 골방철학자 아저씨의 부탁에 망설임 없이 편지를 들고 윤희라는 누나를 찾아간다. 윤희 누나를 만나 편지를 전해주지만 편지를 받은 윤희는 매우 화를 낸다. 러브레터의 발신자가 누구인지를 아는 윤희는 심부름 값을 주겠으니 자신의 말도 전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 하지만 여민은 그 부탁을 거절한다. 왜냐하면 윤희의 부탁을 들어주면 그로 인해 골방철학자 아저씨의 기분이 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수동적인 심부름꾼으로 개입했지만, 이제는 자신이 조정자 내지는 주도적 진행자처럼 변화한다. 심부름이라고 매양 수동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심부름이란 일종의 과업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발달 과업(Development tasks)’이다. 심부름을 통해 아이들은 창의 마인드를 기르고 창의를 체험한다. 성공한 심부름에는 반드시 창의성의 발현이 있다. 그런 심부름은 과업 수행에서 발휘한 창의성 때문에 더 크게 칭찬받아야 한다. 또 그렇게 칭찬해주는 것이 심부름 시키는 어른들의 교육적 지혜이다. 또한 심부름은 ‘문제해결학습’이 일어나는 리얼한 현장이다. 어떤 심부름이든지 가장 직접적인 ‘문제해결’의 미션이 구체적으로 부과되어 있다. 잘 계획된 교실 학습 상황에서도 좀체 제공해주기 어려운 문제해결학습의 살아 있는 마당(場)이 곧 심부름이다. 심부름의 도덕적 바탕은 그것이 원래 ‘봉사’의 일종이라는 데에 있다. 아버지를 도와드리는 일, 엄마의 일을 대신 해 드리는 일 등, 심부름은 친지나 육친의 개인적 신뢰와 정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가나 보수를 받지 않는다. 심부름에 약간의 대가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특함’에 대한 칭찬의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도덕성이 숨어 있기도 하다. 심부름을 성공적으로 부과하기가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심부름을 해내는 아이들 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심부름 시키는 사람은 심부름 하는 사람을 탓하는 경우가 많지만, 모든 실패한 심부름은 심부름 시키는 사람의 잘못이 더 크다. 요컨대 심부름의 교육적 가치는 그것이 ‘발달 과업’이고, ‘봉사’라는 데에 있다. 그러면서도 심부름을 유별나게 봉사라고 인지하지 않으면서 봉사에 입문하는 데에 묘미가 있다. 요즘 아이들 중에는 사회봉사에 대해서는 적극적 인지(내가 봉사를 한다는 사실을 인지)를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도, 막상 자기 집안의 심부름이나 가사 일을 돕는 데에는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모순이라고 해야 할지, 사회화 발달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야 할지 판정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서 심부름이 사라져 가고 있다. 공부하라고 부모들이 심부름을 안 시킨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심부름이 얼마나 넉넉하고 종합적인 인생 공부의 공간인데. 심부름이 사라져 가는 가정의 생활문화에 나는 씁쓸하고 어두운 그림자를 읽는다. 그런가 하면 심부름센터는 성황이다. ‘심부름’과 ‘심부름센터’는 ‘심부름’이란 말이 들어가 있다는 것 이외에는 엄청나게 다르다. ‘전통적 심부름’이 따뜻한 가족애의 믿음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심부름센터’는 냉정한 계약과 거래로 이루어지는, 약간은 음습한 모의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심부름’을 시킬 때는 아무런 의심 없이 “너를 믿고 시킨다”하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고, ‘심부름센터’에 일을 부탁할 때는 이중 삼중으로 단서를 붙이고 계약을 하면서도 “이 사람들을 도대체 어디까지 믿을 것인가” 하면서 불안스러워 한다. 자라는 자녀들에게 ‘성공하는 심부름’을 일부러라도 만들어 경험하게 해주라. 그리고 칭찬하라. 이렇듯 자명한 교육적 지혜가 있는데도, 우리는 가끔 옆집 ‘엄친아’를 빠른 시일 내에 따라 잡으라는, ‘성공할 수 없는모호한 심부름’을 주저 없이 맡기고, 그걸 못 해낸다고 아프게 야단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쁜 심부름도 있다. 담배심부름, 술심부름 따위를 좋은 심부름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심부름 안에 들어 있는 ‘교육과정의 잠재성(Latent curriculum)’을 어떻게 내면화하느냐에 따라 심부름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학습의 과정이 될 수 있다. 심부름으로 아이들은 소통을 배운다. 심부름으로 아이들은 집밖의 사회를 와 닿게 배운다. 그리고 자신의 과업에 대해서 스스로 긍정의 강화를 한다. 심부름을 자청하는 아이들은 학습이 자기주도적임을 깨달아 나간다. 장차는 인생에 대해서도 자기주도적인 자세를 다져 나갈 것이다. | 경인교대 교수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은 어떻게 시작되게 됐습니까? “제가 창립멤버는 아니지만 2007년 서울과학고 동문회홈페이지에 이준석 대표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배운 것들을 사회에 나눠보자’는 글을 올린 것이 계기가 됐죠. 그렇게 뜻이 맞는 동문들이 모여서 서울 용산구청에 제의했고 오산중학교 건물을 빌려 교육봉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예비교사와 일반 대학생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구청의 지원을 받아 교육장을 마련하고 기업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추천받거나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 홍보 전단을 붙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처음 대학생들이 교육봉사를 하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린 친구들이 무언가를 하겠다고 하면 과연 잘할까 하는 의심과 함께 지속성 여부 때문에 잘 신뢰를 하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봉사를 하겠다고 와서 지원금만 받고 실제적인 활동은 하지 않는 좋지 않은 사례들도 여러 번 있었다고 해요. 저희도 처음 시작은 쉽지 않았습니다. 과학고 출신들이어서 수학, 과학에는 자신이 있으니 수학교재를 직접 만들어 보여주며 설득했다고 합니다.” “참여하는 모든 봉사자들의 집 배나사”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특이했던 점이 누구든 인터뷰를 연달아 하면 안 되는 내규가 있어 이준석 대표를 제외한 다른 운영진을 인터뷰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특이한 내규는 어떻게 생긴 것인가요? “암묵적인 내규이죠.(웃음) 이준석 대표라고 부르지만 사실 내부적으로 그런 구별은 두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가 바라는 것은 참여하는 모든 교육봉사자들의 집이 배나사가 됐으면 하는 거예요. 다 같이 열심히 봉사에 참여하는 일원일 뿐 이준석 대표가 이끌어 나가는 봉사단체가 아니라는 것이죠. 단체 내부에서 한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단체 운영이 한 사람에 의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교육봉사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한 이유는 무엇이고, 개인적인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 어렵지는 않나요? “저 역시 동문 후배의 활동을 보고 2009년부터 교육봉사를 시작하게 됐죠. 봉사라는 의미보다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좋아해서 시작했고 보람을 느끼면서 계속하고 있습니다. 현재 방위산업체에서 대체복무를 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세 시간 정도 시간을 내고 있어 어렵지는 않습니다. 또 배나사에서는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봉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고 있습니다.” 시스템화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공부방은 소수의 인원이 개인 시간을 많이 투자해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끈기 있게 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어요. 배나사는 인력풀을 마련해 개인의 시간을 많이 뺏지 않으면서도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지만 규칙을 세우고 시스템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상근근로자가 없어 단체 운영의 대부분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전산프로그램으로 처리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죠. 이 부분도 공대생들 중 프로그래밍에 재능이 있는 분들이 그 재능을 기부하신 것인데 저희가 만들고 있는 교재, 홈페이지 디자인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특별히 아이들을 지도하는 일 외에도 많은 분들의 참여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인력풀을 마련했어도 자원봉사 선생님들이 꾸준히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남다른 노하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체계적인 준비와 교재의 역할이 큽니다. 저희는 일단 교재 개발이 진행된 다음에 교육을 시작해요. 교재 개발 후에 진도표를 짜고, 학생들을 모집해 그만큼의 선생님 수급계획을 세우죠. 체계적으로 준비가 다 되어야 수업을 시작합니다. 자원봉사가 일상에 다른 급한 일이 생긴다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교재가 있으면 중간에 사정 때문에 못 나왔어도 이번에 나와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바로 알 수 있죠. 아이들도 교재로 공부하니 연계성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고요. 또 다른 교육장에서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됩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지난해 가을에 굉장히 힘든 반을 맡았는데 할 수 있는데도 일부러 공부를 안 하려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강소영(가명)이 전부터 골칫거리였던 아이였죠. 밤늦게까지 아이들과 씨름하며 열심히 가르쳤는데도 변화가 없는 것 같았는데 어느 날 소영이가 먼저 공부에 대한 질문을 해왔습니다.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그 순간이 저에게는 정말 값진 보람을 느끼게 하는 일이었어요.” “알면 알수록 어려운 교육” 배나사의 고민이나 어려운 점은. “지난해 내내 배나사 전체를 속 썩였던 사건이 학생 한 명이 집에서 구타를 당하는 가정환경 때문에 가출한 일이었죠. 가출한 뒤 의지하던 선생님에게 전화해 선생님에게 가 있으면 안 되느냐고 했어요. 저희는 선생님들이 젊어서 아이들에게 더 친근하게 대할 수 있어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부작용을 봤어요. 아이들이 점점 교육장, 선생님에게 의지하게 되면서 집의 대안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가출을 쉽게 생각하고, 교육장에서 받아줄 거라고 믿는 아이들도 있어요. 저희는 수학, 과학만큼은 아이들에게 쉽게 잘 가르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소외 계층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필연적으로 ‘상담’에 해당되는 문제들이 수반되더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저희는 중학교 3학년 2학기 학생들은 지도하지 않는데 그 이유가 바로 진로지도 때문입니다. 그쪽은 저희가 경험이 없고 전혀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책임 있게 지도할 수 없어 고민스럽습니다. 이런 문제들로 최근 ‘학생관리팀’을 만들어 현황을 파악하고 있고 다른 단체와의 연계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나사가 추구하는 목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지도하는 부분과 단체로서의 배나사의 최종 목표가 무엇입니까? “배나사가 주로 가르치는 학생들은 저소득층이거나 학습부진아가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학교에서 소외되기 쉬운 아이들이죠. 저희는 이 학생들을 잘 가르쳐서 정규교육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공교육에 복귀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또 단체로서 배나사의 목표는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서 나눔, 봉사 문화가 확산됐으면 하는 것이죠. 지금 배나사 용산 교육장이 제일 큰데 가르치는 학생 수가 70명 정도로 용산구 전체 저소득층의 10%밖에 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눔이나 봉사에 대해 알고 참여하고,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대학생들이 많지만 교육봉사에 참여하는 데는 제한이 없습니다. 다양한 분들이 오셔서 함께 했으면 합니다.” 나눔 문화가 사회 중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특별히 교육봉사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다면. “배나사는 80〜90%가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생업이나 생활에 대한 압박이나 대가성 없이 순수하게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눠주려고 찾아온 만큼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순수합니다. 교육장을 찾아오는 아이들도 순수하게 배우러 오는 것이죠. 이렇게 서로에게 크게 바라는 것이 없어서 정말 아이들이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을 하는 곳이 됩니다. 다른 사교육 등에서는 볼 수 없는 봉사 단체로서의 매력이죠. 또 집안 사정이 어려워 사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학습이 부진한 학생, 의욕이 없는 아이들이 많은데 그런 아이들을 고집스럽게 가르쳐서 어느 날 아이들이 성장해 있는 것을 보고 난 선생님들은 봉사를 놓지 못하죠. 예비교사도 많이 오는데 한 사범대학생 선생님은 교사가 되고 싶었던 본인의 초심을 다시 깨닫게 해준 곳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봉사, 하나의 일상으로 생각했으면” 우리 사회의 봉사, 나눔 문화에서 고쳐야 할 점은. “첫 번째는 해야만 하는 봉사시간을 정해놓은 것이 문제입니다. 배나사에서도 가장 큰 폐해 중 하나인데 물론 처음 의도(?)와 달리 열심히 봉사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와서 대충 시간을 채우기 위한 봉사는 문제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다들 봉사를 너무 어렵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은 많습니다. 쉽게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 여가시간을 활용해서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봉사가 하나의 일상이 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상미 smlee24@kfta.or.kr
열린 조직문화와 계획성 있는 운영이 중요 원주 태봉초(교장 심춘석)는 올해로 개교한 지 불과 9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교원평가 선도학교, 영재교육연구학교 등 굵직한 정책과제를 수행했고, 금년에도 사교육 없는 학교와 학교문화 선도학교로 지정됐다. 매년 이런 주요 연구과제를 수행할 수 있었던 데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그 비결에 대해 이 학교 심 교장은 “잘 듣고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자치, 초등학생도 할 수 있어요” 심 교장이 말하는 열린 조직문화의 출발점은 바로 학생자치다. 최근 많은 학교가 학생자치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어린 초등학교에서는 여전히 교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태봉초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학생자치가 이뤄지고 있다. 이제 비교적 많은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교장과의 대화 시간’ 등을 통해 학교의 일상적인 운영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예회나 운동회, 입학식 같은 중요한 학교행사도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을 세워 진행한다. 다른 학교에서는 교장이 하는 것이 당연한 대회사 역시 태봉초에서는 학생회장의 몫이다. 처음 학생들에게 이러한 권한을 부여할 때는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막상 맡겨 놓으니 자기들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해낼 뿐 아니라 참여도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이 심 교장의 소감이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운동회의 진행을 맡겨보았는데, 오히려 교사들이 할 때보다 더 재밌게 잘해서 학예회와 입학식도 스스로 하도록 했다. 곧 돌아오는 졸업식 역시 학생들에게 맡길 계획이다. 열린 운영을 위한 노력은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학교 운영과정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수업공개일에는 행사가 형식적으로 끝나지 않도록 수업 직후 학부모들의 의견을 묻고, 점심식사 시간에는 심 교장이 반별로 학생들과 함께 식사하며 아이들의 생각을 직접 듣는다. 학년별로 실시되는 현장체험학습 역시 학년별 담임교사의 의견에 따라 장소를 정한다. 자치활동과 어우러진 특색 있는 행사 운영 학교문화 시범학교인 태봉초는 학교의 각종 행사를 알차고 특색 있게 운영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학예회는 3일에 거쳐 2개 학년씩 나눠 진행된다. 모든 학생이 한 가지 이상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으며, 진행은 각 반 학생들이 맡는다. 시상식이 빠진 졸업식도 눈여겨볼 만한데, 이는 소수 졸업생들이 상을 받는 동안 대다수 참석자들이 들러리가 되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대신 전날 시청각실에서 간략한 시상을 하며 이를 녹화해두고, 졸업식 당일 졸업장을 수여받을 때 스크린에 틀어주는 동영상에 시상식 장면을 넣어 방영한다. 이렇게 하니 형식적인 행사로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대신 재밌는 공연 등을 함으로써 보다 알찬 졸업식이 가능하다. 자율을 뒷받침하는 치밀한 계획 심 교장은 “구성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성공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심 교장의 생각은 태봉초 홈페이지에서부터 그대로 드러난다. 각 학급별로 학급계획과 여러 소식을 전하는 ‘학급마당’과 ‘알림마당’ 게시판에 수시로 업로드되는 계획서에는 학교교육 관련 정보가 매우 상세히 안내되어 있어, 학부모들이 홈페이지만 잘 살펴보아도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꼼꼼한 계약 · 회계 관리는 필수 학년별로 진행되는 현장체험학습도 처음 기획은 학년별 담임교사들에게 맡기지만, 일단 기본적인 계획이 수립되면 관리자인 심 교장이 직접 나서서 세세한 것까지 하나하나 살핀다. 우선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 12월에 미리 모든 계획을 수립하고, 업체는 공개입찰 방식으로 선정한다. 특히 계약을 할 때는 입찰에서 떨어진 업체의 조건 중에서도 장점을 추려 최상의 여건을 조성한다. 업체가 선정되면 점검할 내용을 간추린 책자를 만들어 사전답사를 하는데, 학생들이 조금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숙소의 신발장 개수까지 체크할 정도로 자세히 살핀다. 요즘 종종 문제가 되고 있는 버스 추가 요금관련 문제도 미리 계약서에 정확히 명시해 분란의 소지를 사전에 제거했다. 현장학습 후에는 반드시 평가회를 열어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데, 이때 각종 업체에 대한 만족도 조사도 함께 실시해 그 결과를 다음 업체 선정 시 반영한다. 학교의 노후 기자재를 교체할 때도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의 지원기준을 살펴 예산을 편성함으로써 학교 지출을 최소화해 대부분의 교육기자재를 최신형으로 교체했고, 여느 학교 부럽지 않은 영어전용 교실도 마련했다.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교사는 교사답게 태봉초가 학교운영에 있어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바로 기본을 지키는 일이다. 쉽게 말해 어린 학생들이 자기 나이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특히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지키는 일입니다. 그래서 학생은 물론 선생님들께도 항상 기본적인 약속은 꼭 지켜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 교장은 자신의 교육관을 이렇게 피력하며, 일본의 질서문화교육을 모범적인 예로 꼽았다. 그래서 태봉초에서는 누구에게나 기본적으로 필요한 독서습관을 키워주기 위해 매일 아침 8시 40분부터 독서시간을 갖고, ‘튼튼이 공부방’을 만들어 부진학생들이 기초학력을 쌓도록 한다. 또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위해 자율적인 체육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태권도를 배우는 학생들이 많아 도내 5개 대회를 3년 연속 재패해 우승기를 영구 보관할 정도로 우수한 실력을 자랑한다. 양궁 역시 올해 준우승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와 함께 건전한 식습관을 들이도록 하기 위해 급식 때도 잔반을 적게 남기는 반을 선정, 그중 5명의 학생에게 상품을 수여한다. 이렇게 기본이 강조되는 것은 학생뿐만이 아니다. 심 교장은 교사들에게도 교사다운 단정한 복장으로 언제나 친절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함으로써 학생들의 모범이 될 것을 주문한다. 학교 시설 관리에 있어서도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언제나 만전을 기하고 있는데, 그 결과 ‘경관이 우수한 학교’에 선정되기도 했다. 심 교장은 끝으로 “요즘 사교육이 성행하는 이유 중에는 보육 때문인 경우도 있다”면서 “앞으로 공교육이 이 부분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 강중민 jmkang@kfta.or.kr
오늘날 사회가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전통적인 가치 체계가 흔들리고, 청소년의 비행은 날로 조직화 · 폭력화되고 있는 추세다. 또한 갈수록 생명 경시 풍조, 인간 소외, 공동체 의식 결여, 이기주의의 만연 등 도덕성의 타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오늘날의 학교교육은 공교육의 본래 목적에서 벗어난채 경쟁적 입시교육으로 인한 학교 병리 현상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학교 부적응 및 비행 학생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학교교육의 중요한 역할은 학생의 지적능력 개발과 인성교육을 통한 건전한 인격체로서의 성장을 도모하는 데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급격한 산업화와 지식정보화시대를 거치면서 사회적 · 경제적인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 교육환경은 교육과정, 교사관, 학생관, 학력관 등 가치관의 재정립을 서둘러야 하는 혼돈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즉, 과거 전통적인 학교교육의 틀로는 시대의 변화에 대처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광범위한 교육적 역량을 발휘하는데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학생 일탈현상 이미 심각한 수준 현실적으로 학교는 학생들의 지력증진과 인성교육이라는 두 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수행하며, 효과적이고도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요즘 대부분의 교사들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학생 생활지도가 더 힘들다”는 말을 자주 한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 나타나는 학생들의 일탈현상들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을 뿐 아니라,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생활지도 상의 어려움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교실에서의 집단 괴롭힘으로 인한 피해학생의 자퇴와 자살, 교사에 대한 폭행, 학생들의 음주 · 흡연, 교사의 정당한 교육적 지도에의 불복과 도전, 학생 간의 폭력, 집단 따돌림, 교사와 학부모 간의 갈등 등 학교 내외를 막론하고 도처에 생활 · 인성지도의 어려움이 산재해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의 학교 현장에서 볼 수 없는 뚜렷한 변화다. 학교가 사회와 학교문화의 변화에 따른 생활지도의 대응책을 적절히 마련하지 못한 측면도 있으나, 사회적 가치관의 이중적 갈등 구조에서 기인했다고도 할 수 있다. 본래 생활지도는 학생 각 개인이 가능한한 자신의 노력으로, 자기가 지닌 성장가능성으로서의 능력과 흥미 등을 발견하고 그것을 최대한으로 발전시키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교사들은 생활지도의 본래 목적을 추구하기보다는 학생에 대한 제어와 통제에 급급할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에서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조력하기보다는 우선 당장 학생들의 일탈과 반항 현상들을 해소하는 데 단기적으로 집중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 있다. 따라서 학교 사회의 변화를 인정하면서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는 가치 지향적 인성교육이라는 측면에서 효과적인 학생생활지도는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사실상 학생 통제 수단 없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교사 628명을 대상으로 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교사들은 교직 생활에 따른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교직에 대한 사회적 비난여론’(25.3%), ‘과중한 수업부담과 잡무’(23.7%),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학부모의 태도’(15.5%)에 이어, ‘교과 · 생활지도의 어려움’(15.0%) 등을 호소하는 교사가 많았다. 이와 같이 학생생활지도에 대한 교사들의 부담은 사회적 변화와 더불어 학생 문화의 변화, 매스컴, 소통부족으로 인한 인간관계의 단절, 자율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일부 시 · 도교육청에서 마련한 ‘학생인권조례안’은 과거의 지시 · 감독 · 통제 위주의 학교문화를 자율적 · 인격적 문화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지도 측면에서 보면, 학생들의 자율권 및 개성신장, 체벌금지, 교육활동 참여권, 자치활동의 보장 등은 학교로 하여금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많다. 특히 의무교육인 초 · 중학교의 경우 퇴학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심각한 일탈행동을 하는 학생들을 통제할 수단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비행을 일삼는 학생들이 학교의 징계조차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등 생활지도의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은 오늘의 학교교육 현실을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통제 불능 상태의 교육 현장 될 우려 커 이런 우려는 과거 학생의 자율화 요구에 따라 나타난 현상을 하나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면 더 명확해진다. 우리나라는 근대교육 이후, 1982년 이전까지만 해도 중등학교 학생들은 각 학교의 특성에 따라 획일적으로 교복을 착용했다. 그러나 1982년 학생들의 개성과 자율성을 무시한다는 지적과 일제의 잔재 청산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주 1회 사복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했으며, 1983년에는 당시 문교부가 학생의 교복자율화 조치를 시행해 중 · 고등학생들이 교복 대신 자유로운 복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미성숙한 학생들은 교육 · 훈육의 대상 그러나 학생의 교복자율화 이후 사복을 착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여러 문제(빈부격차로 인한 위화감 조성, 탈선 증가 등)로 인해 시행 2년 뒤인 1985년부터 복장 선택 권한을 학교장 재량에 따라 하도록 다시 바꾸었다. 이후 교복이 다시 등장했으나 전처럼 디자인에 제한을 두지 않아 다양한 모양의 교복이 나오기 시작했다. 많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교칙에 의한 교복을 입지 않았을 경우에는 벌점을 부과하는 등 일정한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 특히, 교복 자율화만 보더라도 계층 간의 위화감 조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두발길이 및 두발 유형(파마나 염색 등)에 대한 자율화는 일시적인 충동과 감정에 치우칠 수 있는 미성숙 학생들의 개성을 발현시켜 주기는 커녕 오히려 몰개성적 통제 불능 상태의 교육현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바가 크다. 물론 학생들도 엄연한 인격체로서 자신의 개성을 실현할 수 있는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마땅하나, 동시에 학생들은 정신적으로 미성숙자로서 ‘교육 · 훈육 대상’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학생 자율성의 신장 측면만을 강조하다 보면 학교는 학생지도에 있어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학습 및 생활지도에 있어서 학생들의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기인한 편견적인 표출이 있을 때에는 학교와 교사로서는 학습 및 생활지도에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즉,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이 분출되어도 학생의 훈육과 지도에 있어 효과적인 대체 방안이나 프로그램이 쉽게 마련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권 보장만큼의 책임도 따라야 학교교육에서 학생의 인권은 기본적으로 충분히 보장되고 존중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또한 학생들은 어디까지나 학생들은 미성숙의 인격체이므로 사회와 학교, 가정에서 보호받고 훈육 · 지도되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려는 이상적 사고에 앞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학생들의 인권 신장에만 일방적으로 초점을 맞추지 말고, 학생 신분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자율에 따른 책임이나 준법정신도 함께 키워줄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학생 생활지도를 위한 방법이 극히 제한된 상태에서 균형감을 상실한 학생인권만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자칫 학내 문제 해결에 있어 학생 교육의 최후 보루인 학교가 그 기능을 상당 부분 상실할 것임이 틀림없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학생들의 자율과 권리도 존중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학생 본분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역시 중요하다. 따라서 학생들의 자율과 권리 부여와 피교육 대상자로서의 학교에 의한 교육과 훈육의 정당성이 담보될 수 있는 교사의 교수권 보장 등 균형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본다. 교사의 교수권 보장 필요해 교육은 현실에 바탕을 두면서 미래를 지향하는 사회공동체적 사업이다. 교육공동체 구성원 간의 상대적 존재 가치를 인정하는 상호존중과 협력이 이루어질 때, 학생들은 그 안에서 최선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학교가 직면하고 있는 생활지도의 현실적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생활지도의 방향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첫째, 학생의 자율적이고도 민주적 시민의식을 배양하기 위한 학교와 학생 간의 양립적 가치 추구의 학생생활규정 제정이 필요하다. 둘째, 학교 내 갈등요소를 해결할 수 있는 단위학교 차원의 ‘학교-학생 간 갈등 문제 해소 위원회’의 설치가 요구된다. 셋째, 학교는 권위적, 비교육적인 과도한 학생 체벌, 언어폭력, 학생 규제 등의 문제를 학생, 학부모, 학교 간 협의 구성체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학생 인격형성의 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넷째, 학생 스스로 하나의 인격체로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학생 본연의 책임과 준법정신 함양을 위한 ‘학생 생활 규범집’ 등의 표준화 된 매뉴얼을 시급히 개발 · 보급해야 한다. 청소년기는 자아정체감(Ego-identity)의 형성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기이다. 청소년기의 학생들은 학교와 가정의 틀 안에서 큰 영향을 받는다. 학생들은 사회구성원과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완전한 신뢰감을 형성할 때 자아정체감과 독립성이 제대로 발달한다. 그것은 또 학교와 가정, 사회적으로 매우 견실하게 지탱되어야 한다. 지금, 학교의 교육적 역할이 강조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학생에 대한 생활인성지도 역할의 약화는 건전한 인격을 갖춘 성인으로의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비행 학생들을 위해 선도위주의 훈화와 상담교육 강화를 통한 인성교육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 윤완 경기 오산고현초 교장
학생보호 틀 안에서 학생인권 범위 정해져 미국에서는 학생들의 기본적 인권이 성인과 마찬가지로 향유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학생 보호라는 관점에서 학생의 기본적 인권 향유의 정도 · 범위가 성인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1960년대까지 ‘부모 대신(학교는 부모 입장에 서서 학생을 제약하고 교정할 권한을 갖는다는 원리)’의 원리에 따라 학교 당국은 중 ·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생에 대해서도 교육목적을 위해 학생들의 권리를 광범하게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1960년대 말 전통적 · 제도적 권위에 대한 항거라는 시대적 정신과 특히 유럽에서의 학생운동은 미국에도 영향을 주게 되었다. 학생의 권리라는 개념을 들어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를 평등관계로 바꿈과 동시에 교내의 규율을 종전의 보호관계로부터 상세한 규칙에 준거한 법규적인 것으로 변화시키게 되었다. 이에 기여한 대표적 것이 Tinker사건이었다. Tinker 외 2명의 학생은 베트남 전쟁을 반대한다는 완장을 차고 등교했다는 이유로 정학 처분을 받자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대법원은 “연방헌법 수정 제1조 상의 권리(표현의 자유)는 교원들과 학생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 학생들 또는 교원들이 학교 문을 들어서는 순간 헌법상 보장되고 있는 언론이나 표현의 자유권이 포기된다고 할 수 없다”라고 하면서 학생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했다. 연방대법원의 견해는 학생의 완장 착용이 학교 운영에 필요한 규율을 구체적 · 실질적으로 침해했거나 실질적으로 수업을 중단하게 하고 중대한 혼란을 초래하거나 다른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그들의 행위는 연방헌법 수정 제1조의 표현의 자유와 연방헌법 수정 제14조의 적법절차 조항의 보호 내에 있다는 것이다. 이를 제한한 학교 당국의 행위는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1970년대 ‘어린이의 권리 운동’1)을 통해 미국 각지로 확대됐고 또한 국제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데, 1988년 제정된 ‘아동의 권리에 관한 조약’에도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학생의 자율권을 지나치게 강조해 교육을 위한 조치에서도 적법 절차를 요구한 결과 교실에서의 과잉 섹스표현, 미혼모, 폭력, 총기사건, 마약매매의 비약적인 증가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사 간의 인간적인 교섭을 곤란하게 함으로써 결국 사태를 악화시키게 됐다. 이러한 혼란의 중요한 한 요인은 학교 내의 규율과 징계의 완화에 있었고, 그러한 상황에 앞서 말한 것처럼 연방대법원이 상당한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주정부는 학생들의 일탈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식 경찰인 ‘스쿨폴리스’를 학교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하급심 법원이 학교 관련 사건에서 Tinker 사건 판결의 취지를 무리하게 적용함에 따라 연방대법원은 1980년대부터 새로운 판단을 하기 시작했는데, T. L. O 판례, Fraser 판례, Hazelwood 판례, Frederick 판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교육’안에서 제한되는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 Fraser 사건은 Fraser가 학생회 간부 후보로 출마한 친구를 지원하는 연설 중에 교묘하고, 생생하며, 분명한 성적 비유를 사용하면서 친구를 지지하는 연설을 했다는 이유로 정학을 받은 사건이었다. 1986년 연방대법원은 이에 대해 “연방헌법 수정 제1조(표현의 자유)는 성인의 대중 연설에서는 광범위하게 보호된다. 연방헌법 수정 제1조 하에 무례한 표현의 사용은 성인 연사가 정치적 견해라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에서는 금지되지 않지만, 같은 정도로 공립학교의 어린 아이들에게 허락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립학교 연설에서 저속하고 무례한 용어들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공립학교 교육의 매우 적절할 기능인 것이다”라고 판결했다. Hazelwood 사건은 미주리 주 Hazelwood East 고등학교 학생인 Kuhlmeier와 2명의 학교 신문 편집 위원들이 학생의 임신 경험과 이혼이 학교 안에서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2면 분량의 기사를 작성해 제출해 문제가 된 것이었다. 학교장은 이러한 기사가 학생들에게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게재 불가 명령을 내렸고 그러자 학생들은 자신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1988년 연방대법원은 “공립학교 학생의 연방헌법 수정 제1조 상의 권리는 다른 환경에 있는 어른들의 권리와 동일한 범위로 향유되는 것이라 할 수 없고, 학교 환경의 특수성(The special characteristics of the school environment)의 견지에서 적용되어야 한다. 학교는 학교 밖의 유사한 언론(표현) 행위에 대해 정부가 검열할 수 없는 것과는 달리 학교의 기본적인 교육 사명에 부합되지 않는 학생들의 언론(표현) 행위에 관용을 베풀 필요가 없다”라고 하면서 “교원이 학교 주관 표현활동에서 학생 언론(표현)의 방식과 내용을 편집 차원에서 규제하더라도 교원의 조치가 정당한 교육적 관심에 적절히 관련되는 한 이는 연방헌법 수정 제1조에 위배되지 않는다”라고 판결했다. Frederick 사건은 Joseph Frederick을 비롯한 몇 몇의 고등학생들이 올림픽 성화단을 취재하던 텔레비전 카메라가 학교 앞으로 다가올 때 ‘Bong Hits 4 Jesus’2)라는 14피트 길이의 현수막을 펼쳐 Morse 교장이 Frederick에게 10일간의 정학 처분을 해 문제가 된 사건이다. 2007년 연방대법원은 “불법적인 마약의 위험에 대해 학생들을 교육하고, 마약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학교의 교육적 사명이다. 학생의 표현이 마약의 사용을 조장하는 것으로 조사된 경우 학교장은 학교와 관련된 사건에서 학생의 표현을 제약하는 것이 학생의 연방헌법 수정 제1조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학교관리자가 마약을 찬성하는 현수막을 압수하는 것과 학생에게 정학처분을 하는 것이 학생의 연방헌법 수정 제1조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해 연방대법원은 “학생들 또는 교원들이 학교 문을 들어서는 순간 헌법상 보장되고 있는 언론이나 표현의 자유권이 포기된다고 할 수 없다”는 Tinker 사건의 원칙을 수용하면서도 학생의 권리는 성인의 권리와 같은 수준의 보장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원칙을 세웠다. 다시 말해, 학교는 특수한 환경이기 때문에, 합리적 범위 내에서(교육목적 또는 교육사명을 위해)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급심 법원은 학생의 완장의 착용과 같은 소극적 표현의 경우에는 Tinker 사건을 인용해 보장하지만, 학교의 교육목적을 위해 학생의 권리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는 Fraser 판례, Hazelwood 판례, Frederick 판례들을 폭넓게 인용하고 있다. 두발 규정 따로 없지만 학교에서 관리 학생들의 두발에 대한 연방대법원 판결은 없다. 1970년대 연방항소법원(우리나라의 고등법원에 해당)의 판결이 다수 있었지만, 두발 규제에 대해서는 찬 · 반이 양분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두발과 관련된 판례는 거의 없다. 그리고 각 주 교육법에 두발 규정을 두고 있는 곳도 없다. 다만 각 주의 교육구(school district)에서 복장규정을 두는 경우가 있다. 휴스턴 시의 Independent School District의 학생행위규칙을 보면 “각 개별 학교는 복장과 용의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채택한다”라고 하면서, “모든 학생은 학교의 기준 사항을 잘 알고 그것을 따라야 한다”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Lamar 고등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규정을 제정했다. 이 규정에서 처럼 학교는 학생들이 단정한 머리를 하도록 지도한다. 특히 학생들이 염색을 하거나 머리에 멋을 부림으로써 교육 활동에서 다른 사람의 정신을 산란하게 하는 것과 같은 혼란을 일으키는 경우 규제하고 있다. 미국 교장들이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학교 관리자들이 자를 가지고 두발 길이를 제한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두발 길이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학생의 염색에 대해서는 다른 학생에게 혼란을 주기 때문에 규제하는 곳이 많이 있다. 교육 사명에 맞지 않는 복장은 금지 법원은 학교가 기본적 교육 사명에 맞지 않는 학교 내에서의 학생의 복장(마약, 담배, 술 등이 그려진 옷)을 금지시킬 수 있다고 판결했다. 학교당국이 복장을 제한하는 경우 교실의 혼란을 막고, 비행 집단의 행동을 단절시키려는 것과 같은 교육의 근본 원리에 입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 학생들의 복장에 대한 논쟁은 학생들에게 교복을 지정하는 교육위원회의 정책에 맞춰져 있었다. 강제적으로 교복을 입게 하는 정책이 볼티모어, 시카고, 휴스턴, LA, 마이애미, 뉴올리언스, 뉴욕과 필라델피아를 포함한 큰 도시의 학구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교복 착용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학생 교복이 유행하는 옷을 입는 것보다 학업에 더 열중하게 해 학교 분위기를 좋게 할 뿐만 아니라, 폭력조직과 관련된 복장을 없애주고, 폭력과 빈부의 사회 · 경제적 차별을 줄인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일부 학부모들이나 백화점 업자들은 교복 착용이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요즘에는 여학생의 치마 길이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주의 학교는 학생들의 치마 길이가 무릎 위로 올라가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다. 집회 및 시위의 자유도 규제가 원칙 집회와 시위에 대한 교육법 규정은 없다. 다만, 뉴욕시 ‘학생의 권리와 의무 장전’에는 “뉴욕시 교육부가 수립한 방침 및 절차에 따라 모든 학생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특정 주장을 지지하며, 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해 단체를 결성해 집회하고, 자신의 의견을 옹호하기 위해 평화적이고 책임 있게 시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 받는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뉴욕 시 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버클리, 휴스턴 시의 학구 생활담당관, 교장, 교감, 생활지도부장들은 한결같이 학교 내 시위는 일과 중에 다른 학생에게 혼란을 주기 때문에 규제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더욱이 뉴욕시 ‘학생의 권리와 의무 장전’에는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행동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자신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집회 또는 시위는 규제된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혐의, 이유’ 있다면 소지품 검사 허용 소지품의 압수 · 수색에 대한 연방대법원 판례가 있다. 1980년 뉴저지 주 미들섹스 카운티에 소재한 Piscataway 고등학교의 한 교사가 여학생 두 명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적발했다. 그중 한 명인 T. L. O.는 흡연사실을 부인해 교감이 자신의 사무실로 T. L. O.가 데리고 와 소지품 검사를 요구했고 지갑 속에서 담배 한 갑과 담배를 마는 종이를 발견해 마리화나를 할 것이라는 심증을 갖게 되었다. 계속된 검사에서 소량의 마리화나, 파이프, 비닐봉투, 꽤 많은 현금, T. L. O.에게 돈을 지불해야 할 학생의 명단, 그리고 T. L. O.의 마리화나 밀거래를 예상케 하는 편지 두 통을 발견했다. 경찰에 넘겨진 학생은 결국 소년법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게 돼 상고한 사건이다. 1985년 연방대법원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사생활에 대한 합법적 기대를 가진다. 하지만, 사생활을 누리고자 하는 학생들의 법적 기대와 적당한 학습 환경을 유지하고자 하는 학교 관리자들의 필요 사이의 조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공권력에 의한 수색에서 부과되는 제한을 학교 환경에서는 다소 풀어줘야 한다. 따라서 학교 관리자들이 학교 내 학생들을 수색하기 위해 영장을 청구할 필요는 없으며 학교관리자들은 수색 대상자가 법을 위반했거나 위반하고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혐의 또는 이유(Probable cause)에 근거해 수색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학생들에 대한 수색의 적법성 판단은 모든 환경에서 수색의 합리성을 가지고 했는 지이다. 수색의 합리성이란, 그 수색을 시작한 것이 정당했는지 또는 처음부터 정당한 개입 상황에서 수색을 시작했는지를 말하는 것이다. 보통, 학교 관리자가 어떤 학생이 법이나 교칙을 어긴 증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 또는 혐의(Reasonable cause)가 있다고 판단해서 학생 수색을 시작하는 경우 정당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수색은 방법이 합리적인 수사의 목적을 위한 것이고, 침해의 성격이나 학생의 연령 · 성별을 고려할 때 지나치지 않다면 허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일반 시민들을 압수 · 수색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혐의가 있어야 하지만, 학교에서 학생들을 압수 · 수색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이유 또는 혐의만 있으면 되고 영장도 필요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다시 말해, 일반인에 비해 학생들은 낮은 프라이버시권을 갖는다는 것이다. 하급심 법원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압수 · 수색의 적용 유형을 구분하고 있다. 학교 당국은 사물함을 수색해야 하는 경우 언제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가방이나 지갑 등을 수색할 경우에는 합리적 이유(Reasonable cause)가 있어야 한다. 몸을 수색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상당한 이유 또는 혐의(Probable cause)가 있어야 하며, 가능하면 학생이 스스로 옷에 있는 물건을 꺼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학생의 옷을 벗기면서 하는 알몸 수색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러한 수색에는 위험이 내재하고 있다. 하급심 판례의 경향은 알몸 수색을 정당화하는 사유로 합리적 의심만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알몸 수색을 위해서는 개별 학생과 관련해 구체적인 증거가 되는 ‘상당한 이유(Probable cause)’가 있어야 한다. 다른 학생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한 수색을 필요로 하는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영장 없이 옷을 벗기고 하는 수색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학교에서의 휴대전화 소지 · 사용 금지 학교는 학생들의 학교 내 휴대전화 소지 · 사용은 교사와 학생의 교수 · 학습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생은 휴대 전화가 문명의 이기이고 자신들의 표현을 다른 사람에게 자유롭게 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 휴대전화를 학교 내에서 소지 · 사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학부모는 학생들과 수시로 연락할 수 있는 것이 학생의 안전과 일탈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학교 내 휴대 전화 소지 · 사용을 주장하기도 한다. 미국의 대부분의 주는 학교에서 휴대 전화를 소지 · 사용하는 것을 주 교육법이나 교육구(School district) 학생행위규정으로 금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교육법에는 “학교 당국은 학생이 교정에 있는 동안, 학교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동안, 혹은 교육구 직원의 감독과 통제를 받는 동안, 호출이나 송신 장비 등을 포함해 무선 전파의 송수신을 통해 작동하는 모든 전자 신호 기기의 소유나 사용을 규제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샌프란시스코 Unified School District의 학생행위규칙에는 “① 교장이나 교사가 특별하게 문서로 인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라디오, 삐삐, CD/MP3, TV, 휴대 전화 그리고 다른 전자발신장치를 학교에 가져오면 안 된다. ②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기고 학교에 이러한 장치들을 가지고 오는 경우, 학교는 이것들을 압수할 권한을 갖는다. 그리고 학교는 부모/보호자에게 몰수된 것을 돌려받기 위해 학교에 나올 것을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텍사스 주 교육법에서는 압수한 휴대 전화 등을 돌려줄 때 소유자나 학생의 부모에게 15달러를 초과하지 않는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체벌에 대한 권한은 주에 있어 Ingraham 사건은 중학생인 Ingraham이 선생님의 지시에 천천히 응답했다는 이유로 교장실에서 20대 이상의 매를 맞자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1977년 연방대법원은 “학교는 형무소와는 달리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부당한 체벌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교장은 교육 목적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체벌을 신중하게 행사한다. 왜냐하면, 체벌이 지나치게 과다한 것으로 후에 발견된 경우에는, 교장은 민사상 손해 배상의 책임이나 형사상의 처벌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전 통고와 청문과 같은 행정적 보호 장치가 추가된다면, 아이들의 권리는 보다 잘 보호될 것이다. 그러나 추가적인 헌법상의 요건으로 행정적 보호 장치(사전 통고와 청문)를 요구한다면, 근본적으로 공립학교 당국에 맡겨져 있는 교육적 책임 영역을 상당히 침해하게 될 것이다. 사전 절차적 보장을 위해서는 교육 자원의 전환(예를 들면, 청문은 시간, 직원 및 보통의 학교 직업수행에 필요한 주의의 전환 등)이 필요하며, 따라서 학교 당국은 이런 힘든 절차적 요건을 준수하기보다는 차라리 징계 조치로서의 체벌을 포기할 것이다. 체벌 남용의 빈도가 낮고, 학교들이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실체적 권리를 침해할 잘못의 위험은 최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헌법을 동원해 사전 통지 및 청문을 하게함으로써 추가로 얻어지는 이익보다는 그에 따른 소요 비용이 크기 때문에 이를 정당화할 수 없다”라고 판결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 이후 체벌 반대 시민단체는 ‘미국의 법 아래서 합법적으로 맞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학생들이다’라고 하면서 학교에서의 체벌을 금지하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그 결과 체벌을 금지하는 주의 수가 점점 늘고 있다. 체벌에 대한 권한은 주(州)에 있다. 1971년까지 미국에서는 뉴저지 주만 체벌을 금지했다. 그러나 현재는 미국 27개 주와 콜롬비아 특별지구가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3) 캘리포니아 주는 교육법에는 체벌을 엄격하게 금지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뉴욕 시의 경우, 뉴욕 시 교육국장이 제정한 조례인 ‘뉴욕시 징계 및 중재 기준’에 ‘학생의 권리 및 책임 규정에 체벌을 받지 않을 권리(교육감 규정서 A-420 및 A-421에 의거)’를 명시하고 있다. 텍사스 주 교육법에는 체벌에 대해 어떤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 텍사스 주에는 8개의 County가 있는데, 휴스턴 시는 Harris County에 속해 있다. Harris County에는 24개의 School District가 있는데 그중에서 2개의 School District가 체벌을 허용하고 있다. Houston Independent School District도 몇 년 전만 해도 체벌을 허용했지만, 학구 교육위원회의 방침과 표준행동규약(Standard Practice Memoranda)의 개정으로 학구 내에서 체벌을 금지시키고 있다. 학교장과 면담 결과 휴스턴 시 동부 쪽 학구와 텍사스 주 동부 쪽에서는 아직도 체벌을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인권 ‘학교’라는 특수성 안에서 판단돼야 어느 나라든지 학생에 대한 1차적 책임은 가정에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가정교육은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너지고 있다. 결손 가정이 늘어나 자녀에 대한 교육을 방치하는 곳이 늘고 있으며, 부유층 가정 가운데에서는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든지, 자기 자녀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과잉보호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그런 가운데 학교는 점점 학생들을 지도하기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과거보다 부적응 학생 수가 늘고 있으며, 교실에서는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잠자는 학생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의 기본적 인권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의 교육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학생들의 기본적 인권을 합리적 범위 내에서 제한하는 것도 필요하다. 보통 성인들의 기본적 인권도 타인의 권리 · 공중도덕 · 사회윤리 ·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된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기본적 인권은 학교 교육목적을 위해 성인보다 더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의 기본적 인권은 단순히 인권이라는 기준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고 학교의 특수성을 함께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미국, 선진국보다 열악한 한국의 학교 상황 특히 한국의 교육 현실은 다른 선진국과는 달리 학교의 상황이 더 열악하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학교 마다 상담교사, Social worker, 스쿨 폴리스, 수업을 하지 않는 생활지도부장들, 교감들, 부교장들, 교장이 있고, 한 학급당 인원수도 20명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미국의 기준을 우리나라의 기준으로 삼는 것도 문제가 있다. 다만,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미국 학교에서 학생들의 기본적 인권의 보장과 제한에 대한 것을 우리나라 법 규범과 문화의 테두리 내에서 어떻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두발은 학생인권 중에 가장 민감한 문제이다. 미국에서는 학생의 두발 길이를 규제하는 규칙은 없지만, 단정하고 깨끗한 상태로 다니도록 지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학생들의 두발 자유를 보장해야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교의 현재 상황에서 볼 때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학교구성원들의 자율적 결정에 따르도록 하는 정도가 바람직할 것이다. 복장에 대해서는 그다지 문제가 되는 것이 없는 듯하다. 다만, 여학생의 짧은 치마는 다른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규제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다른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크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는 단순한 학생들의 모임 이외의 정치성을 띤 집회나 시위는 금지시켜야 할 것이다. 다만, 학교 밖에서의 집회 및 시위는 경찰(사회)이 판단해야 것이다. 소지품 검사와 휴대 전화 압수에 대해서는 미국의 사례가 한국에도 적절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대체 방법 정착되지 않은 체벌 금지는 안 돼 체벌은 미국에서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학교 내 교원의 체벌을 금지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할지라도 체벌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체벌금지를 해야 한다면 교사들은 아마도 손을 놓아 버릴 것이다. 그 결과는 바로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할 것이다. 진보 교육감들이 추구하는 방향은 옳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학교의 특수성도 깊게 생각하고 신중하게 학생들의 기본적 인권과 책임이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들을 고안해 냈으면 한다. Lamar 고등학교의 자체 두발 규정 •(PE(Physical education · 체육)와 댄스반에서 허가한 것을 제외하고) 선글라스, 모자, 머리 띠, 그리고 모든 종류의 머리 덮개를 실내에서 착용하지 않는다. 착용할 경우, 이 물건들을 영구적으로 압수할 수 있다. •머리카락을 마는 헤어 롤러(Hair rollers), Metal Rakes, 그리고 빗을 꽂고 다녀서는 안 된다. •머리는 깨끗하고 단정하게 해야 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실험실에서 길거나 흩날리는 머리를 덮든지 묶도록 할 수 있다. •머리 스타일과 인공적인 머리 염색이 교육과정을 혼란시키지 않아야 한다. 그것들은 징계처 분을 받을 수 있다(못처럼 세운 머리카락, 염색 금지). 1) ‘어린이는 성인의 권위가 없는 곳에서 가장 잘 배운다’고 하는 아동관을 뒷받침하고 있는 운동 2) 여기서 ‘Bong’은 마리화나 등의 마약 흡입용으로 쓰이는 파이프를, ‘Hit’는 ‘흡입하다’를 의미한다. 또, ‘4 Jesus’는 ‘For Jesus’를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 체벌을 합법적으로 허용하는 주(州)는 기독교 신앙심이 돈독해 ‘바이블 벨트’라고 불리는 13개 남부 주(미시시피, 아칸소, 앨라배마, 테네시, 루이지애나, 텍사스, 미주리, 뉴멕시코, 아이다호, 콜로라도, 켄터키, 인디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이다. 그리고 부분적으로 체벌을 허용하는 주는 애리조나, 와이오밍, 캔자스, 오클라호마, 조지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의 9개주이다.
“학생의 문제 행동에 대해 학생과 상담을 하는 도중 아이가(초등 4학년) 저에게 욕을 하며 발길질과 주먹질을 해 저는 그 아이의 손을 제압해 움직이지 못하게 했습니다. 아이는 특수교육 대상학생이지만 옳고 그른 일에 대한 지식은 있습니다. 부모님께 전화했으나 오히려 제게 따지며 교육청에 신고하겠다고 했습니다. 생활지도와 문제 행동 지도가 가장 필요한 학생에게 아무런 지도를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수시로 몇몇 문제 학생이 지도에 불응하며 수업 분위기를 망쳐놓기 일쑤입니다. 학교에서 정한 벌점제(엘로우 카드)를 적용, 발부해도 만성적인 기만태도를 고치지 못합니다. 체벌금지 분위기를 악용하는 파렴치한 학생이 너무 많습니다. 정말 앞날이 걱정입니다.” 한국교총에 접수된 학생인권조례, 체벌금지관련 학교현장 고충 사례다. 갈수록 통제가 안 되는 학생, 갈수록 생활지도 하기 어려워지는 학교 현장 사이에서 교사들이 방황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체벌금지 조치와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다. 문제가 되느니 아예 학생 생활지도를 놓아버리고 싶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의 체벌금지 조치와 내년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문제에 대해 교원들이 생각하는 현실적인 대책은 무엇일까.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우선 교원들은 학생들이 권리만을 주장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지 않고 인권만을 강조할 때 오히려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고, 교사의 지도는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으며 학교 질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또 학생들의 무분별한 권리 주장 때문에 학교 본연의 교육활동마저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도 많았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체벌과 학생인권을 어떻게 인지하고 규칙을 지켜야 하는지 알게 하는 사전 교육과 직접 체벌 대신에 간접 체벌을 우선 허용하게 하는 등의 경과 조치가 필요했는데 그런 준비 없이 무조건 시행에 들어가 여러 부작용들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본인의 권리주장 때문에 타인이 불쾌하거나 피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알아야 한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학부모, 학생 교육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체벌의 대안 마련이 가장 큰 관건 체벌금지조치와 학생인권조례 문제의 핵심은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활용될 체벌에 대한 대안이 나오느냐가 관건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또 대다수의 교원들은 즉각 시행보다는 교육적 목적을 가진 간접체벌 등을 두는 경과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기 안양의 모 초등학교 교장은 “문제의 핵심은 학생인권조례 하에서 학교에서 즉각 적용할 현실성 있는 대안이 나오느냐 하는 것”이라며 “대안이 실효성 있게 나오지 않은 채 인권조례를 무조건적으로 시행하면 아이들의 교육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될 테고 그러면 결국 최고의 피해자는 학생이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일례로 최근 체벌을 전면 금지시킨 서울시교육청은 단위학교에 체벌전면금지와 대체 프로그램의 내용을 담은 학생생활 규정을 제 · 개정토록 했지만 학교마다 사정이 다르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아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S초 L교사는 “최근 만난 한 교장은 ‘내 인생 내가 사는데 교장선생님이 무슨 상관이냐’며 대드는 학생도 지도하기가 겁났다는 말을 하더라”면서 “대안으로 내놓은 성찰교실은 학교 사정상 마련하기 어렵고, 결손가정이나 맞벌이 부모의 경우 학부모소환에도 응하지 않으며 외국처럼 문제 학생을 교장, 교감이 상담하고 지도하려고 해도 업무가 많아 현실화하기 힘들다는 말이 와 닿더라”라고 말했다. 한국교총이 10월 14~20일 서울지역 학교 322개교의 교원 3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체벌전면금지 학생생활 규정 개정’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8.2%가 민주적 학생생활지도 방법으로 부적합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다섯 가지의 체벌대안 예시 프로그램 중에서 학교 현장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에 대해 응답자의 39.4%는 ‘봉사 및 노작활동 명령, 이행’을 37.9%는 ‘교실밖 지도’라고 답했다. ‘다섯 가지 모두 다 적용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26.1%로 나와 체벌대안 프로그램의 효용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안 프로그램 적용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응답자의 49.1%는 ‘법적 구속력 미비’, 27.9%는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인력과 시설 부족’을 꼽았다. 최수룡 대전 버드내초 수석교사는 “이미 언론을 통해 학생들이 무조건 체벌은 안 된다고 알고 있고, 어떻게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면서 “현장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장 돌기, 벽을 보고 서 있기 등 교육 목적을 가진 체벌은 할 수 있도록 하는 경과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학생의 권리에 따르는 ‘제한 규정’도 명시해야 체벌금지 조치와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는 학교 현장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원들은 우선 학생의 권리가 법으로 인정되는 만큼 학교의 교육 목적에 따라 그 권리가 일부 제한될 수 있다는 제한 규정까지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생의 인권보장과 함께 그 한계까지도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광주 Y중 J교사는 “한 학급에 한두 명씩은 수업을 하지 못할 정도로 말썽 피우는 학생이 있는데 중학교에서는 이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그 학생들로 인해 학교 교육활동이 피해를 받는다면 마땅히 학생들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권과 교육활동도 보호해야할 대상 교원들은 교권 침해 사건이 매해 증가하는 가운데 학생들의 권리 강화로 앞으로 교권이 더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교원의 교육활동 역시 보호받아야 한다고 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교권침해 문제는 한국교총이 매년 발간하는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교권침해 사건 중 학생 및 학부모의 폭언, 폭행, 협박 등 부당행위가 2001년 12건, 2002년 19건에 불과했으나, 2006년 89건, 2007년 79건, 2008년 92건, 2009년 108건으로 10년 사이 약 9배나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도 2006년에 63건이었던 교권침해 사례가 2007년 89건, 2008년 162건, 2009년 161건으로 지난 4년 동안 1.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수룡 수석교사는 “그렇지 않아도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있고 교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 인권만 강조하다 보니 학교에서 교사들은 어떤 것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학생들이 인권조례가 있듯이 최소한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할 권리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의 징계 세분화하고 강화해야 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현재 학생의 징계 수준과 단계를 더 세분화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행 「초 · 중등교육법시행령」 제31조에 학교 내의 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이수, 퇴학처분 등이 규정되어 있지만 퇴학의 경우는 의무교육대상자(초 · 중학생)가 아닌 고등학생의 경우에만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징계에 대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경우에는 학교폭력을 제외하고는 아무리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더라도 ‘특별교육이수’가 최대 징계조치여서 징계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며 반대로 고등학교의 경우 퇴학 전 단계의 징계조치가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석진 대전 송촌중 교감은 “대부분이 다 잘하는 학생이고 이들의 권리는 지켜져야 하지만 본인의 행동으로 모든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하는 나쁜 학생들로 인한 폐해는 최소한 막아야 한다”면서 “현재 중학교의 징계규정을 벌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없는 상황에서 교사가 통제할 수 없다면 상징적인 의미에서라도 더 강력한 징계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체벌 금지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외국의 경우처럼 문제 행동의 정도에 따라 방과 후 잔류, 교육활동 배제, 출석정지, 전학(강제전학) 등 다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현실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교총이 교원대상(452명)으로 지난 8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징계사항으로 출석정지를 신설하더라도 ‘학생의 학습권 및 교사의 교수권 보호’에 충분하다(38.9%, 179명)는 의견보다는 불충분하다(58%, 267명)는 의견이 더 높게 나타난 바 있으며, 불충분하다고 응답한 경우 ‘출석정지’ 이외에 대안 방법으로 높은 의견은 학부모소환(26.3%), 생활기록부 기재(19. 6%), 강제 전학(17.4%)순으로 나타난 바 있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는 “학교에서 상담이 강조되면서 학생들에 대한 학교의 징계는 사실상 이미 사라진 지 오래”라며 “학교 내의 봉사, 사회봉사에 그치는 솜방망이 징계로 생활지도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 학생 대응 절차 담은 명확한 매뉴얼 필요 교원들은 현장에서 생활지도를 하는 데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문제 학생 지도 시 처벌 허용 범위와 절차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곽태훈 경기 수원 태장중 교사는 “경기도 학교 현장은 지금 우왕좌왕 하고 있다”면서 “대체로 조례로 인해 학생 지도는 해봐야 교사들만 손해라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그는 “혼란을 겪지 않도록 정말 학교 현장에 필요한 것은 ‘대충 이렇게 하라’는 피상적인 내용보다 상황별로 명확한 절차와 대응방안, 구체적인 처벌 방법까지 담은 매뉴얼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사실상 현행법상 퇴학처분이나 정학이 불가능한 중학교의 경우 사회봉사가 최고 처벌인데 정확히 어느 곳에서 어떻게 사회봉사를 받을지까지 매뉴얼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상담교사 배치, 지자체 연계 교육도 더 이상 학생 생활지도 문제는 학교에서만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모두가 함께 고민해서 풀어야 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는 “중 · 고 교사들은 보통 교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 뿐 학생 생활지도는 또 다른 노하우와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교사가 문제 학생을 지도할 방법이 없다면 이 학생들을 전담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전문상담교사 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학교에서 해결되지 않을 정도의 심각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이제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면서 “지자체와 연계해 문제 학생을 교육할 별도의 센터를 마련해 위탁 교육하거나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동지도시스템을 계획하는 등의 장기적인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원들 “앞으로의 학교, 더 걱정스럽다” 이외에도 운동장을 돌거나 벌을 세우는 등 가벼운 체벌조차도 허용되지 않는 체벌금지, 교육적 지도보다 학생들의 권리가 중요해지는 학교 현장의 앞날은 더 문제라는 교원들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오석진 교감은 “중 3보다 1〜2학년 지도가 더 힘들고, 초등도 이전에는 5〜6학년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4〜5학년부터 지도가 어렵다고 할 정도로 점차 교사를 힘들게 하는 아이들의 연령이 내려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나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탄하는 교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수룡 수석교사 역시 “교직 경험이 적어 여러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신규교사, 저 경력 교사의 경우가 더 큰 문제”라며 “원래도 생활지도, 학습지도에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인데 현실적으로 언론에서 체벌 전면 금지가 대대적으로 발표되고 난 후에는 교실이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하소연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규 교사도 “그렇지 않아도 학교 현장에는 생활지도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어 있는데 이제는 남다른 소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아이들 생활지도를 하고 바른길로 이끌겠다고 나서는 교사가 줄어들 것은 자명한 이치”라면서 “학교 현장에서 학생 생활지도를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생활지도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것인지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 이상미 smlee24@kfta.or.kr
연방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최정상을 향한 레이스 정책을 통해 막대한 예산이 분배되는 만큼, 제1〜2차 선정 기간 동안 각 주에서는 대상지역으로 선정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특별팀을 꾸리면서까지 혁신적인 제안서를 만들고자 애쓰기도 했다. 특히, 제1차 선정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뉴저지 주의 경우, 제2차 선정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야심찬 계획을 준비하면서 학생들의 성취수준에 따른 교사 성과급제를 제안했다. 학생들의 시험 점수에 따라 교사의 성과급 및 단위학교 교육재정 지원금에 차등을 두겠다는 것이다. 뉴저지 주는 또 성적부진 아동이 밀집되어 있는 교육 취약 지역에 자원해 근무하는 교사들에게 성과급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아울러, 주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적 성과급 체제를 마련해 성과급 예산의 절반을 교사, 교원팀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각 학교에 지급해 재량에 따라 교직원 혹은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는 교사들에게는 마스터 교사/교장(Master teachers/Principals) 칭호를 부여할 계획이었다. 뉴저지 정부가 지난 5월 이러한 계획을 발표했을 때, 교사 간의 경쟁분위기 조성이 학교 전체 분위기에 해가 될 수 있으며, 교사들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우려를 표명하는 반대 입장도 있었다. 그럼에도 주 정부가 이러한 계획을 세운 데에는 교사 및 학생의 성과에 대해 보상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 것이 학교교육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가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뉴저지주가 ‘최정상을 향한 레이스’ 제2차 선정 결과에서 또다시 고배를 마시게 됨으로써 교사성과급제의 전면 도입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뉴저지주의 교육개혁 안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가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개혁안의 실행에 필요한 예산의 규모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과 교사의 성과급을 학생의 성취와 연결시킴으로서 교수와 학습의 과정을 지나치게 물질화할 수 있다는 점 등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과연 이 교사 인센티브제도가 학생의 성취 향상에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지에 대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PART VIEW] 그러한 가운데 최근 2010년 9월 워싱턴포스트 지가 인용한 보고서가 흥미롭다. ‘교사 인센티브제도에 대한 실험적 검증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의 학업성취 향상을 위해 도입되고 있는 교사 성과급제도가 사실상 학생들의 시험점수 향상에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3년간에 걸쳐 테네시 주 네쉬빌 공립학교 수학교사를 대상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교사성과급 시행이 학생의 성취향상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과학적으로 엄정한 첫 평가로, 교사들에게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학생들의 성취를 높이는 데 충분하지 않지 않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고 한다. 학생들의 학업성취 향상을 위해 교사들에게 최고 미화 1만 5000불까지의 성과급을 제공해 보았지만 이 인센티브가 학생들의 학업 성적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키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학생의 성취에 따른 교사성과급제도를 여전히 지지하는 측에서 해당 연구의 결론 도출 과정이 지나치게 편협해 전체적인 교사의 직무능력향상 측면이나, 인센티브가 교사의 직업 안정성과 우수 교사모집에 미치는 영향 등 해당 제도의 핵심적인 목적에 대한 교육적 분석을 결여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사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학생들의 주요교과에 대한 기본적인 성취수준의 부족이라는 미국 공교육의 고질적인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마술 지팡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 박희진 미국 피츠버그대 국제교육연구소 연구원
독일은 매년 장애인 약 2억 6천만 유로를 특수학교에 투자한다. 그러나 투자 결과에 대한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함부르크 대학 학습장애 교육과 한스 보켄 교수는 “학생이 특수학교에 오래 다니면 다닐수록 맞춤법도 더 많이 틀릴 뿐만 아니라 지능지수도 낮아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수학교 교과 과정은 매우 빈약해서 학생들에게 학습동기를 부여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 북부의 도시 브레멘이 장애 학생 통합교육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예로 브레멘 오버슐첸트룸 학교는 시범적으로 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 통합 학급 운영을 시작했는데 5학년인 이 반은 영재부터 학습장애 아동까지 모두 함께 공부한다. 통합교육의 기본은 학생 각각 다른 개인 학습 계획표다. 각 학생의 수준에 맞춰 학습계획표를 짜서 스스로 과제를 해결하게 하며 교사가 점검하는 식인데 최근 가장 현대적이며 개혁적인 교육 방식으로 통하는 학습방식이다. 이러한 학습 방법을 통해 장애학생도 일반학교에서 학습이 가능하다. 장애아동 교육문제는 사회문제인데 2010년 독일 국민교육 보고서의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 아동의 학부형에 비해 장애아동 학부형의 교육수준이 낮고, 실업자율도 높아서 그만큼 가정에서 많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는 장애인 통합교육을 시작한 브레멘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브레멘 시 교육 담당관 레나테 위르겐피퍼에 따르면 특수학교 학생의 90%가 저학력이고 저소득층이다. 이번에 신설된 브레멘에 생긴 통합학교에 장애 학생을 보내기로 한 학부모가 60%다. 실비아 코르드도 학습 장애로 판명된 딸 샤론(11)을 통합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샤론은 읽기는 하지만 쓰기를 하지 못하는 학습 장애 아동이다. 샤론 어머니는 “샤론이 중학교 졸업을 했으면 해서 집에서 지원할 수 있는 한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라고 말한다. 그녀도 실업수당을 받는 어려운 처지에 건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브레멘 오베슐첸트룸 교장 게르트 멘켄은 “통합학교 콘셉트는 부모의 지원뿐만 아니라 우수학생이 함께 학습하도록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우수학생들의 부모들에게 통합교육을 하자는 동의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PART VIEW] 이 통합학급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 모하메드(10)의 어머니는 “처음에는 우리 아들이 통합학급 때문에 학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하곤 했지만 아이들의 공부를 돌봐주는 교사 수가 두 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런 걱정을 떨쳐 버렸다”고 했다. 물론 통합교육에 불신과 회의를 품는 학부형들도 있다. 올해 통합학급이 설립되었는데도 특수학교에 보낸 나머지 40%의 학부형들 중 하나다. 볼프강 슈나르스는 “도대체 그런 통합교육이 어떻게 가능하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는 지체 장애가 있는 아들 안드레를 특수학교에 보냈다. 통합학교 대신 특수학교를 선택한 또 다른 학부형은 “나는 우리 아이가 실험 대상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아들은 이미 1학년을 두 번 다녀야 했다. 학습 속도가 느려 따라가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이 우리 아이에게 ‘바보 오네’라고 놀리는 것을 들었다”면서 아이를 정규학교 대신 특수학교에 보내는 이유를 밝혔다. 특수학교 교사들도 특수학교의 보호된 공간이 아이들에게 더 유익하다고 주장한다. 장애학생들이 일반학교에 다니면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는 것이다. 특수교육을 위해 훈련된 교사들이 아이들의 요구에 맞춰 돌보고 교육하기 때문에 특수학교가 장애 학생에게 더 나은 교육 기관이라고 주장한다. 이렇듯 장애학생 통합교육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지만 독일은 장애인 통합교육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앞으로 통합교육 성공 사례가 쌓이면 지금까지 특수학교에 지원되던 예산이 통합교육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 한주연 자유기고가
‘수도(水道)’ 혈자리에 대해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 인체 내에서 수액을 운반하는 수도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논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개시설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강줄기로부터 논까지 물을 대기 위해서 물길을 만듭니다. 수도라는 명칭처럼 이 혈자리는 물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 몸의 물길과 연관 깊은 수도 혈 우리 몸의 가슴, 배 부분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3개의 혈자리가 물과 관련되어 있는데 그 혈자리는 바로 수돌(水突), 수분(水分), 수도(水道)입니다. 각각 상, 중, 하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중국의 의학서인 황제내경에서는 “삼초는 결독지관(決瀆之官)으로 여기에서 물길이 나온다”고 합니다. 여기서 결독은 물길이 소통되는 것을 의미하고 삼초는 이 물길을 통제하고 조절하며, 우리 몸의 수액을 총괄하는 역할을 합니다. 삼초 중에서는 하초가 가장 특별합니다. 방광은 주도지관(州都之官)이라고 합니다. 사실 주도는 옛날에는 강 가운데의 모래톱을 의미하며 물 가운데에서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곳을 지칭합니다. 방광은 삼초의 수액이 모두 한꺼번에 모이는 곳으로, 삼초위 수액은 모두 이곳에 모여서 몸 밖으로 배출됩니다. 수도혈은 방광의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방광의 수액을 운송하고 기화시키는 작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젊은 여성들에게 좋은 혈자리 수도는 물을 다스리는데 좋습니다. 일체의 수액과 관련이 있는 문제 즉,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문제나 삼초에 열이 모이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습니다. 또 이곳은 여성에게는 복음과도 같은 혈자리이기도 합니다. 특히 월경통이 있는 젊은 여성들에게 더 좋습니다. 매월 월경 전 수일 동안 소복부를 꿰뚫는 통증에 시달리는 증상의 원인은 월경의 경로가 찬 기운으로 인해 기가 정체되거나, 막혀 있거나 또는 경혈(經血 · 생리혈)이 장애를 돌파하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PART VIEW] 이러한 고통은 피할 길이 없는데 이럴 때 가장 중요한 해결방법은 바로 물길을 소통시키는 방법입니다. 자궁 내에서 떨어져 나온 혈액이 순조롭게 체외로 배출되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우리 몸의 수도혈은 의로운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일등공신입니다. 수도혈은 배꼽으로부터 옆으로 2촌 아래로 3촌 떨어진 곳에 있는데 이곳을 가볍게 눌러 주시면 됩니다. 만약 안마를 싫어하거나 번거롭다면 따뜻한 물주머니를 준비해서 매달 월경 전 며칠 동안 잠자리에 들기 전에 수도혈 자리에 10〜30분 정도 놓아주십시오. 동시에 손바닥으로 가볍게 자극해 주면 효과가 배가됩니다. 이번 호로 연재를 마칩니다
Mentee 최유리 | 울산 송정초 교사 초임발령을 받고 그동안 꿈꿔온 이상적인 교사상을 펼쳐 보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수업시간이 정말 힘들어집니다. 아동들은 담임의 열정, 의지와는 상관없이 웅성거리고 산만하며 교사의 권위에 도전까지 하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집중하지 않고 학급분위기가 변해가는 것도 제 자신의 아동 관리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반성을 합니다. 선생님의 조언을 채찍 삼아 지도방법을 개선하고 싶습니다. Mentor 최인수 | 울산 송정초 수석교사 처음으로 교단에 설 때, 교사는 순수한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기쁨과 보람을 느끼지만 자칫 감당할 수 없는 아이들의 철없는 행동에 맞닥뜨리면 어쩔 줄 몰라 당황하게 됩니다. 교사란 다른 여러 직업처럼 인간의 부분적인 측면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인(全人)으로서의 인간 자체를 대상으로 합니다. 그리고 인간 중에서도 자라나고 있는 아동, 현재의 미성숙한 그렇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아동들이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변화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뛰어난 실력으로 공부를 잘 가르쳐주고 그 가르침을 아동들이 열심히 배워서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면 모든 교사들이 스승으로 존경받을 수도 있겠지만, 교육은 공식을 적용하고 준비된 해답을 얻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즉, 가르침(Teaching)과 배움(Learning)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간격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교사의 능력일 것입니다. 아동들의 심력, 체력, 지력, 자기관리능력을 파악하고, 그들이 스스로 따르고 ‘좋아하는 교사’로 자리매김하기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자신만의 교사 브랜드는 수없는 질문과 질책, 고민 끝에 조금씩 형성되는 것이므로, 아동들에게 거부감을 주고, 외면당하는 절망스럽고 끔찍한 교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끝없는 자기연찬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Mentee 저는 중간에 담임을 맡게 되어서 전에 계시던 남자 선생님과 종종 비교가 되고는 합니다. “전에 어떤 선생님은 안 그랬는데…”하면서 비교하면, 솔직히 저도 기분이 상해서 아이들에게 부드럽게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가 여자 선생님이라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중간에 바뀐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요? 처음이여서 무엇이 바른지 모르겠습니다.[PART VIEW] Mentor 학생들은 여자 선생님, 혹은 남자 선생님이라고 해서 더 따르거나 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좋아하고 따르는 교사는 첫째,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기 통제를 잘하는 교사입니다. 즉, 자기감정에 따라 일을 처리하지 않고 일관적인 태도로 학생들을 대해야 하는 것이지요. 둘째, 학생과의 관계에 대해 적극적인 교사입니다. 학생들은 항상 대화하려 노력하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어떤 일에나 자기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교사를 따르기 마련입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 활동에 흥미를 가지고 참여하며 돕고, 학생이 스스로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 흥미를 가져야 합니다. 셋째, 목소리와 행동에 독창성이 있고 흥미를 집중시킬 수 있는 장기가 있는 교사, 즉 유머가 있는 교사를 잘 따릅니다. 이것은 학생들과 가벼운 대화를 할 때뿐만 아니라 수업 중에도 필요한 기술입니다. 넷째, 자신의 권위를 지킬 줄 아는 교사입니다. 권위를 나타내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분할 때 학생들은 교사를 존경하게 됩니다. 마지막은 열성적으로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사실 교사에게는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열심히 가르치고자 노력하는 태도를 보여 줄 때 학생들은 교사를 존경하며, 이러한 태도는 서로 같이 배울 수 있다는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합격한 아이들의 해이해진 마음이 막바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앞섰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을 무작정 귀가시키자니 그것도 문제가 많다. 그렇지 않아도 들뜨는 연말연시에 입시에 대한 해방감으로 아이들의 행동이 무질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본교의 경우, 아이들 대부분이 수시모집에 합격한 상태였기 때문에 수능시험을 꼭 치러야 할 아이들은 실제 20%에도 못 미쳤다. 그래서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특별 프로그램을 짜서 운영하는 등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의 생활지도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대학진학지도로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이러한 부작용을 알면서도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시 · 도교육청은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이 수능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최근 2학기 수시모집 전형에서 전문대를 포함해 4년제 대학 세 군데에 합격한 한 여학생이 담임인 내게 우스갯소리로 한 이야기가 기억이 난다. “선생님, 수능시험 꼭 봐야 하나요? 그리고 시험을 보지 않으면 수능응시료 환급해줘야 하지 않나요? 돈 때문이라도 시험 봐야 되겠죠?” 사실 수능원서 접수일이 수시모집 전형일보다 먼저 있기 때문에 대학합격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싼 응시료를 내면서까지 수능원서를 제출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국가는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이 수능시험에 응시하지 않을 경우 전형료의 일부라도 돌려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수시모집에 지원할 기회를 많이 부여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전형료 또한 만만치 않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수도권 일부 사립대학이 2011년 수시모집 전형료로 벌어들인 수익금이 무려 수십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국가와 대학이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장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ART VIEW] 이번 수시모집에 12개 대학에 지원한 우리 학급의 한 아이는 수시모집 전형료로 약 80여만 원의 돈을 지출했다. 더군다나 지원한 모든 대학에 면접과 논술을 보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까지 가는 경비를 더하면 수시모집에 지출되는 총비용이 무려 100만 원이 훨씬 넘어 학부모의 부담이 이루 말할 수 없다. 학부모의 부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국가 차원에서 명확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