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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 교과위 전체회의는 시작과 동시에 의사일정에 대한 여야 간사간 합의 내용이 제대로 이행 되지 않았다며 논란이 벌어져 중단됐다. 6월 국회는 등록금 인하 문제 해결 방안마련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채 끝이 났다.
내년부터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수업이 없는 토요일이 ‘스포츠 데이’(스포츠 활동의 날)로 운영된다. 이를 전담할 스포츠강사도 5000명까지 확대 배치된다. 교과부와 문체부는 27일 “교내 토요 스포츠 강습, 스포츠 리그 전개 등 다양한 체육 활동을 운영하기 위해 이를 담당할 토요 스포츠 강사를 올 2학기에 300명, 내년 2000명, 그리고 2013년까지 500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 2학기 배치되는 300명은 주5일 수업제 시범학교에 우선 배치된다. 주5일 수업제로 인한 ‘쉴토’를 스포츠 데이로 만들어 나홀로 학생 문제를 해소하고 체육을 통한 인성교육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올 2학기 강사는 시·도교육청이 운영 학교를 지정(7월)하고 학교장이 선발(8월)한 뒤 9~12월에 배치된다. 토요 강사의 자격기준은 초·중·고 교원, 초등교 스포츠 강사, 학교운동부 지도자 등이며 시·도교육청의 체육재능뱅크(DB)에 탑재해 인력 풀로 운영한다. 이들은 토요일 4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방학을 제외한 32주간 활동하며 시간당 3만원의 지도수당을 받게 된다. 사업예산은 문체부와 시도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하되, 올해는 교과부 특별교부금에서 전액 지원한다. 한편 올해 토요 학교 스포츠클럽대회는 농구·배구·야구·축구 등 10개 종목에서 진행돼 각 학교, 시·도, 전국 단위 대회가 열리고 있다.
경제성장을 이룬 1960~70년대를 거치며 우리나라 국민들의 가치관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1970년 8월 10일자 새한신문(한국교육신문 전신)에는 ‘흔들리는 가치관’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당시 전북교육연구원 한순택 연구위원(이리남초 교감)이 이리시(지금의 익산시)의 교원, 농민, 상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다. 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소도시 시민의 전통적 가치관은 흔들리고 있다. 흔히 어떤 일에나 혈연, 지연에 끌리기 일쑤이고, 성공도 노력에만 따르지 않는다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런 결과는 오늘에 있어서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이므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설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직원을 선발함에 있어, 학연·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 있는 사람을 쓰겠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75%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 중 교원집단은 93%가 ‘능력 있는 사람을 쓰겠다’고 해, 상인(78%), 농민(75%)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성공관에 대한 질문에서, 전체 응답자 중 83%가 누구든지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응답하였는데, 동 질문에서도 교원이 상인이나 농민보다도 높은 반응을 했다. 취직관에 대한 물음에서 70% 이상이 우러러 보는 자리를 택한 것과 달리, 30% 미만이 돈 많은 자리를 택하겠다고 답해 대조를 이루었고, 이 경향은 관존사상의 잔재가 아직도 소도시 시민에게 뿌리박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 것 같다.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보존하겠는가 늘리려고 노력하겠는가라는 물음에 보존하겠다는 경향이 더 많은데, 상인 44%, 교원 35%가 재산을 늘리려 노력하겠다고 답변해 농민은 25%만이 늘리겠다고 대답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또한 ‘기대하지 않았던 돈이 많이 생겼을 때 어떻게 사용하겠느냐’는 질문에 교원 57%, 상인 52%가 자선사업에 쓰겠다고 말했고, 농민은 29%에 불과했다. 아직도 전통적 관념에 묻혀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재산과 자금관리 등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지만 지연관, 성공관, 사회계층의 문제 등에선 종전관념을 뒤엎을 만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전통적 가치관 흔들리고 있거나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다. 70년대에 비해 상당한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요즘의 국민의식은 어떻게 변했을까. 정치구호는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의 슬로건인 자율과 경쟁, 투명사회, 개천에서 용 나는 교육 등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 것인지 쉽게 예견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는 그동안 교육계에 숙원이었던 수석교사법이 통과, 교원들의 환영을 받았다. 이외에도 대학등록금 인하와 관련된 사회적인 관심 속에 대학적립금을 제한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학원비를 공개토록 한 법안 등이 통과돼 주목을 끌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 통과로 대학별 등록금의 적립금 전환이 억제돼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학생 등록금에 의한 적립금은 당해 연도 건물의 감가상각비 상당액에만 한정하고,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에 대한 특례규칙'의 대학 적립금 관련 근거규정을 교과부령에서 법률로 높인다. 법안이 통과 후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에서만 1600억원의 적립금 전환을 막는 등 사립대 전체에서 수천억원의 적립금 전환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과도한 적립금을 학생 장학지원이나 연구활동지원비 등 교육비로 쓸 여력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학원들의 치열한 로비로 2년여를 끌어온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하 학원법)이 개정됨에 따라 모든 입시·보습 학원은 수강료뿐만 아니라 보충수업비·교재비·첨삭지도비·모의고사비·논술지도비 등 학이 부담하는 모든 추가 경비 항목과 금액을 공개해야 한다. 학원은 등록·신고된 비용 이외의 돈을 받을 수 없다. 입시컨설팅 업체와 인터넷강의 업체도 학원으로 분류돼 같은 규제를 받는다. 이에 학부모 단체들은 “편법 교습비가 사라져 학부모 부담을 덜게 됐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편, 대학과 연구기관 간 협력 관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산업교육진흥 및 사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도 이번에 통과됐다.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교수와 연구원이 대학과 연구기관 양쪽 모두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술지주회사 설립 시 현재 기술현물출자 최저한도 비율을 50%에서 30%로 완화했다. 이러닝을 확산하기 위한 ‘이러닝(전자학습)산업 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도 개정돼 교과부 장관이 교육기관 특성에 맞는 이러닝콘텐츠 및 교수·학습모델 개발, 교육기관의 이러닝 시스템 구축을 지원토록 했다. 한편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강화하는 교육공무원법과 시간강사에 대한 처우 개선을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교과위 소위원회에서 대안이 마련됐으나 지난달 22일 교과위 전체회의에서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아 무산됐다. 교장공모제의 경우 발의 법안에 비해 학운위의 권한이 약화된 반면 교과부장관의 임용제청권이 강화됐다는 문제제기로 합의에 실패했다.
법제화로 수석교사의 길은 열렸다. 하지만 그 길을 어떤 모습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가고 싶은’ 길이 될 수도, 아니면 머지않아 ‘폐쇄로’로 전락할 수도 있다. 시범운영 동안 노정된 문제점들을 차분히 들여다보고 현장 정착을 위한 대안들을 하나씩 도출해 그것을 수석교사법 시행령에 담아내는 게 앞으로의 과제다. 이와 관련 4년째 시범 활동 중인 수석교사들은 고유 업무를 제쳐두고 일반사무까지 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신임·저경력 교사 수업컨설팅과 교사들의 교수·연구·연수활동 지원은 뒷전으로 밀릴 상황이다. 초중등수석교사회가 조사한 근무환경실태에 따르면 조사인원 735명 중 348명이 일개 부서 계원으로 일반사무를 겸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15명은 담임을, 36명은 부장까지 떠맡고 있다. 시범운영 지침 상, 겸임이 금지되거나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맡지 않도록 돼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주당 평균 수업시수도 초등의 경우, 15.6시간으로 충분히 경감되지 않아 수업과 수석업무, 일반업무가 겹쳐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수석교사의 지위, 역할 부분이 시행령에서 보완돼야 한다. ‘교사의 교사’라는 수석교사가 되레 성과금에서 불이익을 받는 처우 문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별도의 평가기준 없이 일반 교사의 잣대를 적용해서다. 수석교사 역할을 위해 제도적으로 수업 경감, 부장 배제를 시행 해놓고 성과금을 줄 때는 수업시수, 보직 여부가 제일 큰 비중으로 반영된다. 이 때문에 3기 수석교사(지난해 수석교사로 활동한)가 올해 받은 성과금 현황에 따르면 조사대상 273명 중 S등급 142명을 제외하고, A등급(94명)과 B등급(37명)이 131명에 달했다. 최고의 교사로 대우하려면 이에 걸맞은 수당이 연구활동비와는 별도로 책정돼야 한다. 누구나 인정할 만한 엄정한 선발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백선희 중등수석교사회장은 “수업시연, 컨설팅 등을 보는 역량평가와 심층면접이 위주가 돼야 한다”며 “교육전문가와 이미 수석교사로 활동한 경험자를 면접관으로 위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수석교사를 1만 명까지 늘릴 계획인 만큼 정원 증원도 필수다. 수업 50% 경감에 따르면 5000명의 정규교사를 추가로 확충해야 한다. 지금처럼 시간강사로 때우는 식이면 여타 교사와 학생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수석교사가 시범운영에서 법제화 된 만큼 이를 반영한 교원 중장기 수급계획을 세우고, 행안부 등과 협의해 추가 정원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국수석교사회도 시행령대책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수석교사의 처우, 지위, 역할, 선발 등이 어떻게 마련되느냐에 따라 정착 여부가 달려 있다”며 “자체 토론회, 설문조사 등을 거쳐 시행령안을 도출하고, 곧 꾸려질 정부 차원의 TF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 등이 1981년 처음 제안한 수석교사제가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법(교육공무원법·초중등교육법·유아교육법)이 통과됨으로써 법제화를 실현했다. 꼭 30년만의 일이다.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직급 분화의 필요성은 1981년부터 제기된 문제였다. 당시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원인사행정제도 개선방향 탐색’ 세미나에서 시보교사-부교사-정교사-선임교사-수석교사 체계를 제안하고, 교총도 선임, 수석교사를 위시한 자격체계 세분화를 정부 요로에 주창하기 시작했다. 1993년에는 교과부와의 정기교섭에서 수석교사제 도입을 처음 합의하는 등 지금까지 9차례 도입합의를 이끌어낼 만큼 정부 대상 법제화 활동을 끈질기게 펴왔다. 이와 관련 정부도 1982년과 1995년에 수석교사 도입을 위한 교육법 개정을 추진하고, 1987년 교육개혁심의회 핵심과제 채택, 1999년 교직발전종합방안 시안 포함 등 의지를 보였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는 예산문제에 걸려 번번이 무산됐다. 2003년에는 OECD 교원정책검토단이 수석교사제 도입을 권고해 새로운 전기가 됐다. OECD는 우리나라 교직사회에 대해 ▲전문성 신장 유인기제 현저히 부족 ▲교내 초임교사 연수 및 학내 장학 역할 담당자 부재 ▲우수교사에 대한 지원책 미비를 지적했다. 이어 2006년부터 교총은 정부 입법이 아닌 의원 입법으로 법제화 방향을 선회,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11월 교육위원인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의 협조로 선임·수석교사 도입법을 제출한 것이다. 교과부도 2006년 11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수석교사제 시범운영을 발표, 법제화에 가속을 붙였다. 18대 국회 출범 후인 2009년에는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수석교사법을 발의해 여야 합의무드도 조성됐다. 2008년 수석교사 171명이 역사적인 첫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이후 2009년에 295명, 2010년 333명, 그리고 올해 765명으로 확대됐다. 지위, 역할, 처우 모든 면에서 ‘시범’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1기 수석 중 3분의 2가 이탈할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대전비래초 최수룡 수석교사(1기)는 “학교현장의 인식부족과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면서도 일반 사무까지 떠안으며 밤잠을 설치던 초창기 수석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 열정으로 교과부가 2008년 시범운영 평가에서 학생 82%, 학부모 71%, 교원 66%가 수석교사제의 성과에 공감했다. 2009년 이윤식 인천대 교수의 시범운영 평가에서도 교사, 전문직 등의 84%가 ‘수업전문성 신장에 기여했다’고 응답했다. 여기에 힘입어 2010년에는 여당 교과위원인 임해규, 박보환 의원이 잇따라 수석교사법을 발의했고, 2011년에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까지 합세하면서 올 4월 국회 처리가 낙관적이었다. 하지만 내부형 교장공모제 처리와 연동하자는 전교조가 반대 성명을 내 또다시 발목이 잡혔다. 이에 교총과 수석교사회는 여야 수뇌부, 교과위원들과의 정책간담을 갖고 맨투맨 설득작업에 나서는 한편, 전교조 본부와 지부 항의방문을 펴며 강력 대응했다. 그 결과 수석교사법은 교장공모법의 부결에도 지난달 22일 교과위 전체회의를 통과했고, 28일 법사위를 거쳐 29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방 후 교육과정은 9번이나 바뀌었지만 현행 관리직 위주의 승진 문화는 그대로다. 그 속에서 ‘잘 가르치는 교사가 되겠다’는 초임시절의 다짐은 사라지고 어느덧 교실에서 벗어나는 승진을 좇는다. 거기서 낙오하면 '교포교사'(교장 포기 교사)로 뒷방신세가 된다. 수석교사제는 그런 교직에 새로운 ‘선택의 길’을 제시한다. 관리직보다는 가르치는 일에 매력을 느끼는 교사들이 수업 전문성을 쌓아 상위 ‘자격’으로서 수석교사가 되고 충분히 우대받는 길이다. 2정→1정을 거쳐 교감, 교장으로 나가는 ‘외길’에 1정(보건·영양·사서·상담교사포함)에서 수석교사로 갈라지는 교수직 트랙이 마련된 것이다. 강인수 수원대 부총장은 “교사 본연의 가르치는 업무를 존중하고 우대하는 교직풍토가 조성됨으로써 교육의 질적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 관리직으로의 과열 승진경쟁과 그 부작용 해소도 기대된다. 관리직만큼 우대받는 교수직 경로의 탄생은 교사가 교직생애 내내 수업 전문성을 쌓는 동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올 시범운영에서 수석교사는 수업 50% 경감과 월 40만원 연구활동비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에서도 ‘수석교사는 수업 경감, 수당 지급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우대해야 한다’고 돼 있다. 젊은 교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제주북초 김민영(교직 13년차) 교사는 “연구하고 수업하는데 보람을 느낀다. 연륜과 전문성이 쌓이면 수석교사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병철 초등수석교사회장은 “이런 교사들의 열정이 공부하는 교단을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수석교사제의 진정한 의미는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법에 ‘교사들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한다’고 임무를 명시한 것도 그런 뜻이다. 시범운영 4년 동안 전국 수석교사들은 감축된 수업시간을 활용해 신임교사 멘토링, 동료교사 수업컨설팅, 교수·학습자료 개발 등에 매진해 왔다. 이옥영 충북 성화중 수석교사는 “수석의 역할은 일방적인 지도가 아닌 교사들과 함께 연구, 고민하며 노하우를 공유, 창출함으로써 학교 교육력을 전체적으로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원평가가 도입되면서 수석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남양주 진접초는 수석교사가 수업공개 교사들의 모든 수업지도안을 결재하며 보완점을 토론한다. 또 수업지도 영역의 교사 평가자로 참여하고 있다. 수석교사 법제화를 시발로 향후 교사자격체제를 한 단계 더 세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정화 서울 홍익대부속중·고 교장은 “1정과 수석교사 사이에 ‘선임교사’ 자격을 둠으로써 교사가 전문성을 심화∙촉진하는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임-수석교사 체계는 교총이 당초 제안한 내용이지만 정원, 재정문제로 법안 심의 과정에서 선임은 빠져 장기과제로 남겨진 상황이다.
최근의 학교현실이 정상적인 교육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자주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사회적 분위기와 교육계에서는 두 가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즉, 교육현장에서는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져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과 체벌금지와 인권조례를 주도한 진보교육감 진영에서는 학교교육이 어려워진 것과 체벌금지, 인권조례제정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서로의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연일 메스컴을 통해 접하는 학교현실에서도 이들의 주장은 충돌하고 있다. 메스컴의 보도내용이 학교현실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는 것이 교육현장의 분위기다. 그러나 진보진영에서는 언론의 보도가 과장되었고 예전에도 그런일이 있었지만 요즈음처럼 세간의 관심이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최근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교교육이 어려워진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현장에서 느끼고 접하는 현실은 교원들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 원인을 교원들은 체벌금지와 인권조례제정으로 보고 있다. 불과 1~2년 전과 비교해도 최근의 교육현장은 확실히 변했다는 것이 교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물론 1~2년전에는 체벌을 자유롭게 했고 그로인해 학생지도가 쉬웠었다는 이야기는 아이다. 다만 지금처럼 체벌금지와 인권문제가 명문화되지 않았다는 차이만 있었을 뿐이다. 체벌의 빈도가 높지 않았지만 학생들이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달랐을 것이다. 즉, 공식적으로 체벌이 금지된 이후에는 단 한대의 체벌이나 단 5초의 엎드리기가 문제가 되지만 이전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기에 학생들이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달라진 분위기가 교육현장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예전에는 잘못하면 체벌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었고 현재는 잘못해도 체벌을 받지 않을 것이고 만일 체벌을 받게되면 문제를 제기하면 학생들이 유리해 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교육현장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제정을 지지하던 교원들도 학생들에게 단 한 번만 막말을 듣거나 욕설을 들으면 곧바로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이론적으로 체벌금지와 인권보호가 옳다는 주장을 얼마든지 펼칠 수 있지만 현실에 돌아오면 그 주장을 또다시 펼치기 어렵게 된다. 직접 경험을 했다면 더 이상은 체벌금지와 인권보호에 대한 주장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깨닫게 된다. 이론과 실제의 괴리가 엄청나게 큰 곳이 바로 학교인 것이다. 단 며칠 만이라도 학교현장을 체험한다면 체벌금지와 인권조례에 대한 생각이 바뀔 것이다. 현재 진보진영의 주장에 한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체벌금지와 인권조례가 학생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것이라는 것에 공감을 한다. 그런데 학생들을 성인들과 같다고 보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즉, 교육을 제대로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논리인데 그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성인들이라면 가치판단을 정확히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는 가치판단을 정확히 기대하기 어렵다. 교육으로 학생들이 쉽게 변하고 가치관이 바뀐다면 체벌이나 인권논란은 더이상 필요가 없다. 아무리 교육을 해도 100%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학생들이다. 성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인집단과 학생들을 똑같은 범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정말로 학생들의 실태가 어떤지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교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체험해 보는 것이다. 단 한 번의 체험이 아니라 학생들을 알 수 있을 때까지 체험을 하면 체벌금지와 인권조례가 현실에 쉽게 적용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체벌금지와 인권조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규정들이 학교에서 그대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권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들에게 한꺼번에 인권이라는 것이 던져줬기 때문에 교육현장이 더욱더 어려움을 겪는다. 교사들 역시 인권에 관한 연수한번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인권문제가 이슈화 되었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최근의 학교현실을 믿고 체벌금지와 인권조례제정후의 학교교육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인권이 보호되는 학교가 교육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다양한 교육현실에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권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현실을 애써 외면하지 말고 현실을 정확히 짚어내는 지혜를 발휘할 때가 아닌가 싶다.
올해부터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형식적인 담임장학을 폐지하고 컨설팅장학으로 장학의 방향을 바꿨다. 기존의 담임장학은 매년 4회에 걸쳐 담임장학사가 학교를 방문하여 학교운영 전반에 걸쳐 장학을 실시하였다. 학교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문제점을 도출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세우도록 하는 것이 담임장학의 주요 내용이었다. 또한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급한 문제나 건의사항을 받아서 추후에 그에 대한 해결책을 교육청에서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올해부터 시교육청의 장학방향이 바뀌면서 컨설팅장학이 일제히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컨설팅장학을 받고 있거나 이미 받았다. 컨설팅장학은 학교에서 취약하다고 생각되거나 지도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주제를 스스로 정하고 컨설팅 팀에게 장학을 요청하여 지도 조언을 받는 것이다. 이미 시교육청에서 각 분야별로(예를 들면 수업, 생활지도,특별활동, 창의적체험활동, 문화 에술교육 등) 컨설팅 팀을 구성해 놓았기 때문에 장학팀들을 섭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문제는 컨설팅장학의 원래 취지는 학교구성원들이 스스로 판단하여 컨설팅이 필요하다면 신청을 하도록 한 것인데 거의 모든 학교에서 컨설팅장학을 신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학교들이 컨설팅장학에 대단한 관심을 가지고 학교교육을 개선해 나가려는 의지가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컨설팅장학에 대한 시교육청의 공문내용에 컨설팅 장학은 원하는 학교, 즉 필요로 하는 학교가 신청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컨설팅장학을 학교장평가에 반영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결국 학교에서 컨설팅장학을 신청하여 장학을 받는 이유가 학교교육에서 취약분야의 지도 조언을 받는 것 보다는 학교장평가 때문이라는 것이다. 학교장평가에 반영한다고 하는데 그냥 지나칠 학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컨설팅장학 자체가 기본취지에 어긋나고 있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신청하도록 하면신청하지 않을까라는 우려 속에서 학교장평가와 연계시겼겠지만 단 한번도 시행해 보지 않고 강제성을 띤 조항을 넣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학교평가를 통해 학교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점검할 수 있다. 또한 학교별 성과상여금 지급을 위한 평가도 실시하고 있다. 굳이 컨설팅장학을 강제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학교는 학교장에게 많은 권한을 주고 있다. 컨설팅장학이 필요한 학교는 당연히 신청을 할 것이다. 또한 전체적인 분위기가 컨설팅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면 신청을 할 것이다. 강제조항으로 신청하도록 하는 것은 학교장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다. 학교장을 중심으로 학교구성원들이 결정할 문제이다. 교육청에서 직접 나서서 신청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올해 처음 실시되고 있는 것이기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올해의 컨설팅장학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여 내년도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자발적인 참여가 조직의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무슨일이든 자발적으로 참여할때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평가에 반영한다면 모든 것이 경직되어 평소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쪽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하겠다.
최근 지하철내에서 소위 젊은층과 노인들의 말다툼이 사회 이슈화되고 있다.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노인들이 지하철에서 서있는 모습을 보면 무조건 자리를 양보하는 분위기였다. 어쩌면 최근처럼 노인들에게 막말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면 주변 사람들이 가만히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런 일들이 자주 발생하지만 특별히 말리거나 중재를 하는 경우를 찾기 어렵다. 지하철에 경로석이 등장하면서 이런 일들이 더욱더 심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요즈음 젊은층이나 학생들은 정해진 틀이 있으면 그것에 대해서는 철저히 지키려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소유욕이 매우 강해진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느끼는 것도 최근의 사회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교실바닥이나 계단, 복도에 떨어져 있는 휴지를 줍도록하면 곧바로 "그거 제가 버린 거 아닌데요"라는 대답으로 돌아온다. 자기가 하지 않았는데, 왜 자기에게 시키느냐는 것이다. 지하철에서의 문제도 경로석을 지정해 놓았는데 왜 일반좌석에 앉으려고 하는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로석 지정 이후에 충돌이 더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즉, 경로석 외에는 자신들의 영역인데 그 영역을 침범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영역 침해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경로석이 비어 있으면 자신들이 앉아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자신만을 생각하는 요즈음의 분위기에 맞는다 하겠다. 지하철에서 노인들이 수모를 당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조건 젊은층들의 잘못만으로 돌리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당연시 여기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젊은층들에게 자리를 양보받지 못하면 직접적으로 부모까지 이야기하면서 막말을 하는 노인들이 많다. 물론 일반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지만 정말로 몸이 불편해서 겨우 잡았던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거나, 임산부인 경우에도 예외없이양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노인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이 너무 권위적으로 소통하려는 반면 젊은 세대들은 탈권위와 디지털 소통에 익숙해 면대면 접촉에서 다른 세대와 소통하는 데 서투르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결국 서로의 생각을 정리하기 전까지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있다. 한 언론에서 젊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와 관련한 조사를 했는데, 46%가 젊은층의 인식이 잘못되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아직은 절반 가까운 학생들이 노인들을 공경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보면서 요즈음의 학생들을 생각해 보았다. 예전에는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전후해서 학교에서 글짓기대회를 하거나 학생들에게 과제를 부과하였다. 그때마다 등장하는 메뉴가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노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면서 양보하지 않고 잠을 자는척 하거나 책을 읽는 척하는 학생들을 비난하는 내용들이 꼭 들어있었다. 그런데 최근의 학교는 이런 글짓기를 쓰도록 하는 곳도 많지 않지만 학생들의 글에서 자리양보라는 단어는 거의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실은 학교교육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입시제도에서는 어쩔수 없는 분위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을 들어가기도 어렵지만 졸업한 후에도 취업이 어려워 청년실업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대학에 잘 들어가는 것이 최종목표이다 보니 학생들이 경로효친에 대한 교육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사회전반에 걸쳐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일반적으로 교사들은 가르치는 방법이나 요령 등에서 가르치는 일의 의미를 찾으려고 열심히 가르치는 행동에 치중한다. 그러나 이상하게 열심히 가르치는 행동을 반복하여도 학생들에게 학습이 일어나지 않은 경우도 빈번하다. 왜 그럴까? 이의 배경에는 교사 개인에 대한 신뢰가 잠재되어 있다. 내가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아이들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이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학생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존재할 가능성이 많다. 진정한 ‘가르침’이 되기 위해서는 교사의 인간적 자질이 가르치는 일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교사와 학생과의 올바른 관계가 우선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가르치는 방법이나 요령, 즉 교수법과 같은 기술적인 측면이 아닌, 교사의 인간적인 면모에서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가르치는 행위는 한마디로 ‘창조적 행위’이다. 즉, 가르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질을 통해 교사는 가르침이라는 ‘예술’을 창조해내는 존재이다. 또한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방법과 자료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 바탕에 있어야 자료가 보이고 시간 투입이 가능하다. 그러기에 우수한 교사는 선천적이라기 보다는 후천적으로 노력하는 형이 성공적인 교사 생활을 할 수가 있다. 교육활동 행위란 어느 무엇보다도 남을 위하고 제자를 위한다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위한 행위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에게 필요한 자질인 학습, 권위, 도덕, 질서, 상상, 연민, 인내, 인격, 즐거움을 소유하여야 한다. 교사는 새로운 지식을 쌓기 위해 늘 학습을 해야 하며, 수업 효과를 올리기 위해 권위도 세워야 한다. 또한 도덕적이고, 외적·내적 질서를 바로 잡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상상, 연민, 인내를 통해 학생의 입장에서 학생을 이해하고, 또한 자신의 한계도 인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데 필요한 인격을 꾸준히 다듬고, 수업을 즐거운 놀이로, 교실을 즐거운 배움의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가르치는 과정에서는 자신이 소유한 인간적이고 정신적인 자질을 총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이러한 가르침은 지식뿐 아니라 인간의 바람직한 자질을 학생에게 전달하며, 이를 통해 교사는 학생을 변화시키고, 학생의 삶을 바꾸게 되는 것이다.
요즘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2학년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대상 학년이라는 것이다. 지금 시점 이들 학년 학생들과 담임 또는 담당교사들, 그리고 관련 관리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들 편치 않은 상태일 것이다.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의 시기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평가 대상인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평가 결과에 자유롭지 못할 지도교사는 지도교사대로, 평가를 실질적으로 주관하고 결과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고 책임져야할 일선 학교장과 교육청 주관 부서 또한 나름대로 초연하게 있기에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가 주는 부담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각종 언론을 통하여, 또는 주변 교육계 자체 소식을 통하여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대비에 따른 이런저런 부작용과 잡음이 올해도 어김없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보충학습, 문제풀이 위주의 진행, 부진학생에 대한 무리한 대응 등이 주 내용이다.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대하는 이런 비정상적인 행태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입장만큼이나 위험하다. 그것은 바로 학생들에게 해를 입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린 초등학생들에게조차 저녁 늦게 까지 남겨 수업을 시킨다는 것은 신체적인 발달 면으로나 정서적인 면으로나 무리가 따른다. 더구나 수업내용이 흥미와 적성을 담아내지 못하고, 창의성 신장과는 동떨어진 문제풀이 위주로 채워지고 있다면 이는 심하게 말해 학대에 가깝다. 이런 행태는 학교 현장에서 직접 이를 수행해야 하는 지도교사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가중되는 수업시간으로 인한 체력적 문제와 평가의 중압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물론이거니와 올바른 교육방법에서 벗어나지만 어쩔 수 없이 비정상적으로 진행해 나가야 하는데서 오는 내적 갈등과 자괴감, 아이들에게 향하는 미안한 마음은 교육적 에너지의 손실이다. 교육당국은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실시의 의미와 목표가 잘못 이해되고 훼손 되어 이런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지난 1월에 있었던 교원연수의 한 특강 자리에서 교과부의 고위 인사가 교육청과 일선 학교에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의 진의를 잘못 받아들여 일부 부작용을 일으키는 일이 있다는 취지로 말을 하는 것을 들으며 학교 현장과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교과부의 인식은 마치, 달을 보라고 가리키는데 달은 안보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본다며 답답했다는 견지망월(見指忘月)의 고사(古事)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달이라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의 의미와 목표가 있는데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이를 잊고 손가락만 보며 비정상적으로 대처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서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잘못은 없을까? 달을 잘 보이게 하기 위해 손가락이 위치를 바꿀 필요는 없을까?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가지고 시·도교육청 평가를 하고, 교육청은 다시 학교평가를 하는 등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가리키고 있는 손가락의 위력과 현란함에 현혹되기 쉬운 상태에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본래의 순수한 목적과 취지만 바라보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한 부작용이 전체가 아닌 일부의 일이라 해도 부작용이 존재하고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면 교육당국은 달을 못 보는 교육 현장만 탓할게 아니라 달을 함께 바라 볼 수 있도록 손가락의 방향을 전환해 주는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겠다. 그래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가 학교나 지역 간 경쟁의 잣대로만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고, 기초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선별하고 학습 결손의 정도를 파악하여 맞춤식 보충 학습을 투입함으로써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미래의 학업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본연의 달빛으로 환하게 보여 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교육자를 대표하는 최대 교육전문가 단체인 교총에서도 타 단체가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비판하고 있다고 해서 반대를 위한 반대로 교육 현장이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의 문제점까지 떠안고 가게 할 것이 아니라 개선책을 연구하여 새로운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는 교육적이고 대승적인 역할이 필요한 때이다.
항간에 일어나고 있는 교육계의 사건 사고를 조용히 관조하고 있노라면 교육계가 서산의 석양처럼 힘없는 태양의 빛을 발하고 있는 듯하다. 학생이 있기에 발랄하고 생기있어 교실이 떠나갈 뜻하고, 교사의 학생 지도 소리에 校舍는 언제나 동력의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이제는 교사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학생들의 시끄럽고 방만한 목소리가 학교의 위층 아랫층의 구별도 없이 구르는 바위 소리처럼 들리고 있을 뿐이다. 정문에서 외치던 학생부장의 목소리는 어디에 갔는가? 운동장에서 훈시하던 교장의 목소리는 어디로 숨어들고 있는가? 교실에서 열정적인 신임 교사들의 목소리는 책속에 잠들고 있는가? 오늘의 사건 사고가 학교 현장에서 끝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최근에 교육계에서 터져나오는 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태도는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태도 또한 사회적인 도를 넘어 법적인 단계에 들어서지 않고는 학교의 질서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아닌 지 의심이 갈 정도다. 아무리 교권이 추락의 길을 간다고 하지만, 배움의 장소가 학교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인간으로서의 배움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어느 모 잡지 표지에서도 보이듯 배움이 필요한 자가 배움을 청하는 자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비어를 예사로 사용한다면 이것은 제재 차원을 넘어 준엄한 심판을 받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교사의 수업이 학생의 만족도에 미치지 못한다고 교사 평가를 시행한다고 하나 그 시행이 정당하지 못하게 평가되었을 때는 교사의 합당한 소원을 받아들여 재평가를 하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요즘 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시대가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신임 교사까지도 학생들의 눈치를 보면서 회초리 들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것도 문제인 것 같다. 그렇다고 학생들을 지도한다고 밤늦게까지 남아서 상담으로 일관하는 것도 아닌 현실을 수필을 쓰듯 인생의 머나먼 상상의 추억 속으로 떠나보면 내 과거 초년기 교사 시절의 그 열정은 어느 여름에 다 태워 버렸는가하는 생각이 든다. 왜 열정은 부활을 꿈꾸지 못 하는 지. 오늘은 복고풍의 시대가 다고오고 있다고 저마다 웰빙을 찾아 헤매는데 왜 교육계는 웰빙을 찾아 방황하지 못할까? 석가가 수없는 날들을 헤매면서 고행 끝에 얻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먹어야 산다는 평범한 진리가 아니었던가?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길이다. 아무리 우수한 인재를 만들어 내어 부강한 나라를 세운다 하여도 인간이 인간을 배신하고 웃어른을 바로 구별할 줄도 모른다면 그것은 패륜아와 다름없는 것이다. 바른 교육은 바른 인간으로서 바른 삶을 살아가도록 도덕적인 인간을 양성하는 데에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 바탕 위에서 창의적인 인간이 필요한 것이다. 교육이 꼭 회초리를 들어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회초리가 필요악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자타가 공감하는 바다. 회초리를 들되 손바닥과 종아리 외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때리지 못하는 그런 방안이 모색되면 모르겠으나, 교사가 회초리로 종아리를 한 두 대 때렸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학부모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생각할 여지가 있다.
‘동영상을 보고 나면 아이들에게서 어떤 말이 나올까? 리듬이라는 말은 나올 듯하지만 반주라는 말은 나오기가 어려운데…리듬과 리듬반주는 아주 다른 것이 아닌가? 학습자 배움 중심 수업에서 동기유발과 학습문제, 학습활동은 흐름을 타고 학생들의 생각에서 나올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이들의 말에서 핵심어가 나와야 학습문제와 연결 지어 발문을 할텐데…’ 경기도교육청제2청사 주관 수석교사 배움 중심 공개수업을 준비하며 고민했던 부분 중 한 부분이다. 수석교사 공개수업은 일선학교에서 2011년 최고의 화두가 되고 있는 ‘학습자 배움 중심 수업’이 대주제였다. 이번 행사에 수석교사들이 공개수업을 하게 된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수석교사들이 컨설팅 의뢰가 있어서 의뢰교사의 수업참관을 하고 수업 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배움 중심 수업에 일선 교사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을 직접 보아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2011 수업우수교사인증제에 참가한 교사들은 배움 중심 수업을 해야 하며 심사의 방향도 배움 중심 수업을 하고 있는가에 맞추고 있기 때문에 2단계 수업심사가 끝난 지금 학습자 배움 중심의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온 힘을 기울이고 있으리라는 것을 수석교사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 제2청 수석교사들을 중심으로 권역별로 날짜를 달리하여 패널토론과 수업공개를 하며 뜨거운 6월을 보냈다. 그동안 학습자 배움 중심의 수업에 관한 연수 및 워크숍, 토의 토론에 거리를 마다않고 참여하며 밤새워 관련 책과 연수물을 읽기도 하였다. 학습자 배움 중심의 수업! 알고 보면 수업 시간에 늘 해왔던 부분이었는데 학습자 배움 중심 공개수업에 지명되고부터 수업에 적용하려면, ‘이건 아닌데…. 그럼 그동안 내가 해 온 수업은 무엇이었다는 말인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왜 그렇게 진도가 잘 안 나가고 배움 중심 수업이 어렵게만 생각되던지…. 마음 한가운데 내가 이처럼 좋아하는 음악, 세상을 즐겁고 풍요롭게 살아가는데 좋은 친구가 되는 음악을 모든 아이들도 함께 누렸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수석교사가 되어 5학년 음악전담을 맡으며 새로 바뀐 교육과정에 어린이들이 충분히 흥미를 느낄만한 다양한 활동들이 있었고 매 시간 음악수업을 준비하며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아이들도 음악시간이 나처럼 기다려질까? 그러나 5학년이 되어 새로 접하게 되는 단소를 어렵게만 생각하는 아이들과 음악적 기능의 수준이 친구들에 비하여 좀 미흡한 수준이란 것을 알게 되면 더 연습하여 잘해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안해요’, ‘몰라요’ 하면서 곧장 포기하려고 드는 아이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던 시점에서 공개수업을 하게 되어 부담도 되었다. 6년 전, 현대음악가 중 어린이들의 음악교육에 일생을 바친 칼 오르프의 교수법을 만난 후, 음악시간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흥미 만점의 음악수업이 되게 할까에 많은 생각을 하였고 현재도 시간만 있으면 오르프 음악을 초등음악수업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며 강의나 연수 등으로 이를 보급하는데 보내고 있다. 공개수업의 주제를 ‘오르프 교수법을 적용한 리듬창작 지도’ 로 정하고 학습자 배움 중심의 학습과 음악은 특히 오르프 교수법과는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지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더니 다음과 같이 공유되는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 창의적 표현, 활동중심, 협동, 어울림, 다양한 재료(혹은 자료)를 활용, 개개인의 잠재력 표출, 학습자의 흥미, 생활경험, 주제에 의한 다양한 학습 등. 그리고 학습자와의 진정한 만남을 위하여 한 명 한 명과 대화가 있는 수업, 누구에게라도 질문하고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배움 환경을 조성하며 한 명도 배움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는 수업, 학습자 입장에 서서 수업의 즐거움과 어려움을 공유하여 교사와 학생이 서로 배우고 성장하며 교환하는 그런 수업을 세우려는 마음으로 수업을 준비하였다. 진정한 배움 중심 수업을 교단에서 실천하리라 마음먹고 우산 속으로 세차게 들어오는 굵은 빗줄기를 마다않고 원근각처에서 공개수업에 참관한 선생님들의 그 열정,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이 주인이 되는 더 좋은 수업을 위하여 협의하고 토론하는 이 아름다운 광경을 그 어디에다 비기랴. 또 수석교사 배움 중심 공개수업의 당사자로서 감추기 힘든 이 행복은 또 어떠하며…. 수업이 끝나고 수업 참관록을 읽고 가감 없이 그대로 정리하여 적어 보았다. ▶스스로 정한 수업목표를 어떻게 알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교사가 활동을 제시하면 학생들이 직접 기록하고 창의적으로 움직여 수정을 거쳐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내는 모습이인상적이다. ▶배움 일기장을 몇 개 작성한 것을 보았는데 흥미롭다. ▶공개수업인데도 어린이들의 긴장된 모습은 없고 평화롭고 자유로웠다. ▶교사와 친구의 말을 경청하는 모습이 매우 이채로웠다. ▶어린이들의 발언이나 활동이 소극적인 부분이 보였는데 배움 수업에서도 이와같은 일이 일어나는지… ▶처음에는 개별 수업이 진행되면서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는데 능동적인 수업으로 되어갔다. ▶동영상 자료가 리듬반주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기에 힘들고 시청시간이 짧은 느낌이 들었다. ▶개별 수업보다는 아이들이 협력하는데서 흥미를 느끼고 전체가 음악에 맞추어 자신들이 만든 리듬을 표현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 ▶아이들과의 인터뷰에서 학습목표 찾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해 배움 중심 수업의 차별화가 되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음악에서 표현이 중요한데 다소 소극적인 면이 보였다. ▶아이들의 마음이 오픈되어 있다고 느꼈다. ▶피아노로 인사하며 수업을 시작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학습자 개개인의 배움 정도를 살피는 모습이 특이하였다. ▶수시평가의 과정이 어렵다고 생각된다. ▶오르프 악기를 사용함이 매우 인상적이다. ▶교사의 시선이 골고루 가지 않았다. ▶학습자의 주도적인 창작활동이 매우 잘 구상되었다. ▶자기가 정하는 학습목표라는 것이 새롭다. 도약단계가 이루어 졌다고 본다. ▶학생들의 행동을 격려하고 때에 따라 허용적인 분위기로 가는 것이 좋았다. ▶리듬반주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의 교사의 평가가 없었다. 못갖춘마디이므로 첫마디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면 반주가 더 잘 되었으리라 생각하였다. ▶음표와 쉼표를 아이들이 그렸는데 그리기에 익숙하지 않는 어린이들을 위하여 인쇄된 것을 찍찍이로 붙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수석교사 수업에서 독특한 동기유발과 학습일지를 참고 하고 싶었는데 그 부분이 이쉬웠다.
욕설 · 비속어가 습관화된 학생들 집 주변의 놀이터에 나가서 초등학생들의 대화를 듣고 화들짝 놀란 경험이 있다. 친구를 부르는 호칭과 감정을 표현하는 부사가 대부분 욕설과 비속어였던 것이다. 학생들은 순진한 얼굴로 해맑게 웃으며 무시무시한 말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내뱉고 있었다. 또한 극장, PC방, 편의점,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듣게 되는 중 · 고등학생들의 언어도 욕설, 비속어, 은어, 인터넷 용어로 가득 차 있었다. 잘못된 청소년 언어는 일상생활 속의 장소뿐만 아니라 교육기관인 학교 안에서도 무차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언어가 소수의 학생만 쓰는 전유물이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생활어, 습관어’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학교 폭력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가정과 학교의 대인 관계를 손상시키며 범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잘못된 청소년 언어는 교과 · 영역 · 대상을 막론하고 모두가 참여해 개선해야 하는 시급한 사회 현상이 되었다. 본고에서는 교육과정에서 가장 관련이 깊은 국어 교과를 중심으로 몇 가지 수업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개정 교육과정에도 청소년 언어에 대한 반성, 바른말 교육과 관련한 내용 요소가 있는데, 이를 좀 더 확장해 학생들의 동기와 참여를 유도하는 ‘매체 결합 프로그램’과 ‘개선과 실천을 강화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제안해 보고자 한다. 수업 구안을 위한 준비 교육과정에 대한 섬세한 분석 필요 기존 교육과정에도 언어 순화와 관련된 학습목표와 내용이 제시되었는데, 실제 수업 현장에서는 지식 요소로만 배우거나 학습 내용을 간략하게 다루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었다. 따라서 2007 개정 교육과정,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명시된 ‘우리말 순화, 바른말 사용’과 관련된 성취기준과 내용요소를 먼저 분석하고, 국어교과서의 내용을 수업할 때 명료하고 철저하게 가르쳐야 한다. 교육과정을 섬세하게 분석한 후에는 교과서의 일부 내용을 변용하거나 연계해 특색 있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새로운 프로그램을 접목할 때에는 성취기준과 수업 차시를 고려해 실시해야 한다. 문제 상황 인식이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얼마 전에 학생들이 쓰는 적나라한 언어를 문제로 제시해 맞히는 ‘은어, 비속어 퀴즈 풀이’를 보았다. 학생들은 평소에 많이 써온 욕설, 비속어에 대한 문제가 나오자 너나없이 손을 들고 거침없이 문제를 맞혀 나갔다. 선생님은 문제를 맞힌 학생에게 그런 말을 쓰지 않거나 바른 우리말로 순화해 사용하자고 독려해 주었다. 그런데 학생들이 수업 상황에서 비속어, 은어를 정답으로 이야기하며 재미를 느끼거나, 그런 말을 모르던 학생들도 간접 학습을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 상황을 인식한 후에는 개선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강력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즉, 청소년 언어생활의 심각성을 학생 스스로가 인식하도록 유도하며, 단순한 문제 제기보다는 개선과 실천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안해야 한다. 다양한 수업 사례 사례 1 신문 기사나 칼럼을 활용한 NIE 수업 신문을 활용하는 NIE(신문활용교육)는 생동감 있는 정보를 제공해 학생들이 문제 상황을 스스로 인식하게 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먼저 청소년 언어에 대한 적절한 최신의 신문 기사를 제시하고, 내용 확인 질문, 경험 연상 질문, 토의 질문을 통해 청소년 언어 문제를 숙고하도록 한다. 사례 2 머리띠 역할 놀이 머리띠 역할 놀이는 청소년 언어와 관련된 상황의 머리띠를 쓰고 대화를 주고받는 소집단 또는 중집단 활동 프로그램이다. 수업 진행 방법은 다음과 같다. 사례 3 ICT 자료를 활용한 탐구학습 인터넷을 검색하면 우리말 오용과 관련된 멀티미디어 자료가 많이 탑재되어 있다. 적절한 플래시 자료와 학습지를 제공하고, 조별 · 모둠별로 탐구학습 질문에 대한 답을 작성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도한다. 사례 4 방송 · 영화 옴부즈맨(Ombudsman) 되기 텔레비전은 청소년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방송매체이다. 방송심의위원회에서 방송의 내용을 심의하고 검토하지만, 일부 정제되지 않은 언어가 그대로 청소년들에게 전달되어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일부 연예인들이 쓰는 저속한 언어, 인터넷 용어는 어린 시청자에게 무비판적인 추종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영화를 통해서도 많은 영향을 받는데,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정하는 청소년 관람 영화에도 욕설이나 비속어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학생들이 직접 방송과 영화를 비판적으로 보고, 잘못된 언어 사용을 지적해 개선하는 옴부즈맨 활동을 권장할 수 있다. 사례 5 영상 시청 교육 최근 청소년 언어생활과 관련된 시사고발 프로그램, 다큐 프로그램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 프로그램의 성격상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전문가 의견을 듣고 대안을 제시하는 형태로 구성되기 때문에, 방송 시간이 긴 특성이 있다. 방송 시간을 줄여서 보여주거나 부분을 편집해 활용할 수 있지만, 전체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이다. KBS의 10대, 욕에 중독되다나 EBS의 리얼 실험 프로젝트 X, 우리말 생활 보고서 등의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사례 6 공익광고와 만평 만들기 청소년들의 멀티미디어 자료 제작 능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디지털카메라와 그래픽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접 공익광고를 만들거나 만평과 같은 만화를 그리는 활동도 효과적이다. 인터넷 용어를 주제로 한국방송공사에 탑재된 공익광고나 학생 만평을 보여주고 시각적 이미지와 문자 언어로 구성된 공익광고, 만평을 제작해 보도록 한다. 사례 7 우리말 관련 홈페이지 공부하기 우리말을 공부하거나 순화하는 인터넷홈페이지를 학생들에게 안내해 직접 언어순화에 참여하도록 하는 활동이다.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우리말다듬기 홈페이지(www.malteo.net)는 어려운 외국어 대신에 국민들이 뽑은 ‘다듬은 말’을 뽑아 널리 홍보하고 있다. ‘리플-댓글, 웰빙-참살이, 이모티콘-그림말, 네티즌-누리꾼, 파이팅-아자’ 등 순화된 말들을 둘러보게 한 뒤, 직접 순화어에 투표하게 해 언중(言衆)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그 외 디지털 한글박물관(www.hangeulmuseum.org) 사이트에서는 한글의 창제, 발전, 문자 생활사, 한글의 조형성에 대한 자료, 우리말 퀴즈가 마련되어 있다. 사이트를 살펴보고 새롭게 알게 된 정보나 자료를 찾아보는 활동도 가능하다. 사례 8 바른말 · 고운말 행동강령 만들기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토의 · 협의의 일환으로, 욕설, 은어, 인터넷 용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급회의를 실제 수업시간에 해보는 활동도 매우 유의미하다. 학급회의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시 학습 때 학급회의의 안건을 알리고, 미리 사전 정보를 조사하도록 하면 좀 더 활성화된 토의를 유도할 수 있다. 학생들이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할 때에는 ‘해결 가능한 대안인지, 대안이 구체적인지, 다양한 각도로 생각한 방법인지’ 숙고하도록 지도한다. 회의의 말미에 학생들이 실천할 수 있는 행동강령이나 캠페인 문구를 만드는 방법도 권장할 만하다. 사례 9 우리말 동아리 만들기 언중들의 언어 현상을 바꾸는 최선의 방법은 역시 자정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 언어생활의 문제점도 결국 언어문화의 주인인 청소년들이 자율 활동과 동아리활동을 통해 해결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동안 시도되어 온 일부 언어운동이 호응을 얻지 못하고 용두사미 격으로 끝난 전례를 교훈 삼아, 청소년이 활동의 주체가 되는 활동을 개발해야 한다. 각 학교에서는 우리말 동아리를 실제로 구성하고 우리말 지킴이를 하고 싶거나 필요성을 느끼는 학생들을 공모해 조직하기를 권장한다. 바른말 · 고운말 수업을 위한 제언 바른말 · 고운말 국어 수업이 잘 이루어지기 위한 제언을 몇 가지 덧붙이고자 한다. 첫째, 학습자와 학교급을 고려해 맞춤식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 욕설과 비속어를 접하게 되는 경로가 연령층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학습자의 수준과 인지능력에 맞게 언어 프로그램을 투입해야 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욕설을 습득하는 시기가 주로 초등학생 때라는 결과를 참고로 언어습관이 형성되는 초등학교에서는 특히 생활 습관을 바로 잡고, 학생 상호 간에 언어예절을 습득하고 교정해 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둘째, 정규 국어수업 외에도 창의적 재량활동이나 자율 활동과 연계한 교육, 계기교육이 필요하다. 현재 교육과정을 분석해 볼 때 바른말 · 고운말을 배우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교육이 좀 더 필요하기 때문에, 창의적 재량활동이나 기타 활동에도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하게 실시해야 한다. 또한 한글날에는 한글의 역사적 의미와 인류문화적 가치, 문자로서의 우수성을 학생들이 느낄 수 있는 계기교육도 실행해야 한다. 셋째,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성있는 연간계획으로 구성해야 한다. 언어순화 교육은 단시일에 이루어지기 힘든 장대한 작업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넷째, 언어교육이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생활 문화 운동이 되어야 한다. 학급회의나 대의원회의의 의제로 다루고, 학생들이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자주 홍보하는 등의 생활 문화 운동으로 전개해야 한다. 언어순화 교육에 대한 범사회적 관심 필요 이상에서 청소년의 언어순화 교육에 대해 국어과 수업 프로그램을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교육공동체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은, 청소년 언어 순화는 국어교과, 국어교사에게만 지워진 독자적인 책임이 아니며, 학교 · 사회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청소년 언어문제는 단순히 국어지식의 부족함이나 국어교육의 부실함 때문으로 한정지을 수 없다. 그동안 사회 전반에서 모범적인 언어의 전형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나 각종 매체에서 사용한 급격한 언어의 변화에도 책임이 있다. 또한 다원화 시대에 부족했던 가정의 밥상머리 예절교육, 개인화된 인간관계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이제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한다. 언어순화 교육을 향한 작은 실천이 큰 줄기를 이루어, 깨끗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의 쉼 없는 강줄기를 만들어가길 기대해 본다.
아이들에게 시급한 교육적 문제는 자제력 2007 개정 초등 도덕과 교육과정을 살펴보았을 때, 이전과 다른 지도요소를 하나만 말해보라고 한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필자는 ‘감정’에 대한 내용이 추가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이전 교육과정과 비교해 다른 부분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자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필자 입장에서는 이 부분에 가장 눈길이 간다. 감정과 관련해 아이들에게 시급한 교육적 문제는 자제력이다. 현재 많은 학생들은 자신의 내적 행동에 대한 자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개인의 문제를 떠나 사회의 문제로 확대되기도 한다. 도덕과 교육과정에서 그러한 요소가 가미된 자체가 해결의 시급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제력은 옳다고 판단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행동을 조절해주는 덕목이다. 즉, 자제력이란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하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덕적 행동을 안내해 주는 강력한 내적 메커니즘이다. 이것은 해를 입게 할 수 있는 행동을 일시적으로 막아주는 도덕적 힘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게끔 도와주는 자제력은 이 예측 불가능한 세상에서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제력을 발휘하려면 행동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인지하고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자신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언어습관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어 언어순화의 문제는 바로 이러한 도덕적 감정의 문제와 결부되어 생각할 수 있다. 도덕과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언어순화는 결국 ‘절제’, ‘배려’, ‘예절’, ‘사랑’ 등의 덕목과 결부된다. 그렇다면 언어순화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아이들은 왜 이러한 덕목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까? 그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모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욕설이나 은어를 사용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큰 상처나 피해를 주는 것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언어순화적인 측면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모르는 한 이러한 현상은 계속적으로 반복될 확률이 높다. 둘째는 이러한 욕설이나 은어의 사용이 잘못된 것인지는 알지만 순간적으로 그것을 자제할 만한 능력이 없거나, 그것을 자제할 필요성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는 학생들에게 욕설이나 은어의 사용이 다른 사람에 불편이나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간단히 해결된다. 그와 더불어 올바른 언어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 된다. 몰라서 못하는 경우라면 알게 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알고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외적으로 올바르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감정을 올바르게 표현하기 위한 다양하고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앞의 두 가지 경우 모두 올바른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이 없는 것이다. 아이들의 선악을 판별하기 전에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 보도록 하자. 이를테면 올바른 언어로 말하는 법을 모르고 있는 관점을 살펴보도록 하자. 올바른 말을 몰라서 욕설을 사용했다면 올바른 말을 배우면 될 것이고, 자제력이 부족해서 욕설을 사용했다면 자제가 되지 않는 경우 자제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지금부터 도덕과 측면에서 ‘절제’, ‘배려’, ‘예절’, ‘사랑’ 등과 관련해 언어순화 교육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다양한 수업방법 사례 1 실험을 통해 알게 하는 언어순화의 필요성 욕설을 한 아이를 야단치면서 언어순화의 필요성과 표현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교육적 효과가 크지 않다. 야단을 친다는 것 또한 부정적인 언행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신뢰성이 높은 언어 실험 이야기를 통한 교육은 어떨까? 이러한 것들을 통해 아이들은 나의 언어 표현 하나가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될 것이다. 부정적인 말도 상대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데 상대를 향한 욕설은 말할 필요도 없다. 좋은 감정이나 싫은 감정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때 언어로 표현하는 데에는 많은 기술이 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러한 습관화된 표현 기술을 알게 하는 것이다. 사례 2 나에게 부족한 것은 뭘까? - 종이컵 활용하기 사례 3 영웅캐릭터 만들어 감정 조절하기 자제력이 부족해 욕설을 쉽게 하는 학생은 자제력을 가질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자제력이 부족한 학생에게 ‘1+3+10(침착하자, 세 번 심호흡을 하자, 마음속으로 10까지 세자)법칙’을 적용하도록 해 보자. 이것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이와 약속을 한다. “네가 화가 나서 욕설이 나오게 될 때는 1+3+10을 생각해”라고 하면 된다. 여기에 덧붙여 ‘1+3+10’을 생각나게끔 하는 영웅캐릭터를 하나 만들면 더 효과적이다. 침착하게 심호흡하며 수를 세는 것과 관련 있는 캐릭터를 나름대로 상상해 보게 한다. 누군가 ‘코끼리’를 자신의 감정을 지켜주는 영웅캐릭터로 정했다고 생각해보자.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감정을 조절하는 데 도움만 주면 된다. 감정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스스로 ‘코끼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한다. 마음속으로 생각한 코끼리는 어느새 다가와서 크게 숨을 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긴 코를 휘저으며 10까지 셀 것이다. 그리고 그 학생의 자제력에 한계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주변에서 모두 ‘코끼리’라고 외쳐주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사전에 서로 그렇게 하기로 약속을 하면 된다. 주변에서 ‘코끼리’라고 누군가 말해주면 그 말을 들은 학생은 교실 앞으로 나가서 벽에 매달린 통(고무줄에 매달린 우유갑 활용)을 세게 불어야 한다는 약속을 해 보자.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는 어느새 1+3+10법칙을 적용하며, 자신의 격정적인 감정을 누그러뜨릴 것이다. 사례 4 배려와 절제의 온도계 학급 학생 각자에게 자신의 이름(혹은 번호)이 적힌 자석스티커(파란색-배려, 빨간색-절제)를 하나씩 배부한다. 하루 동안 생활하면서 타인에게 예쁜 말이나 배려 있는 말을 한 학생의 칸에 파란색 자석스티커를 붙여준다. 반대로 자신을 절제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빨간색 자석스티커를 붙여준다. 칸을 너무 많이 만들지 않도록 하며, 특별히 붙여줄 친구가 없으면 붙이지 않아도 된다. 사례 5 지금 네 모습을 봐! - YOU메시지 전달 교사는 학급 학생들 각자의 웃고 있는 모습과 화내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찍어 손거울 모양의 종이에 사진을 붙인다. 그리고 그것을 서로 맞붙여 한 면은 웃는 모습, 다른 한 면은 화내는 모습을 붙인 후 코팅해 보관한다. 아이가 배려와 절제의 모습을 보였을 때 ‘훌륭하며 대단하다’는 말과 함께 그 아이의 웃는 모습 사진을 주며 보게 한다. “너의 마음은 이렇게 웃고 있단다. 네 마음이 정말 기쁘게 웃고 있구나.” 반대로 화내거나 욕설을 하는 경우에는 화내고 있는 사진을 보여 주며 말한다. “너의 마음은 이렇게 화내고 있단다. 네 마음이 정말 슬프게도 화내고 있구나.” 두 경우 모두 YOU메시지 전달법이다. 화를 내면 듣고 있는 사람이 화나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있는 자신의 마음이 슬프고 화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함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사례 6 내 마음을 말해줄까?- I 메시지 전달 다음 예시자료와 같은 문장을 큰 사이즈로 인쇄해 교실 벽면에 붙이고 하루 동안 생활하면서 자신에게 예쁜 말이나 배려 있는 말을 한 학생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빈 칸에 자신의 이름과 배려 있는 말을 해준 학생의 이름을 붙여준다. 이 방법은 선행을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 있어 효과적이다. 학생들의 이름을 미리 인쇄 · 코팅해 빈 통에 담아두고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반대로 자신에게 적절치 못한 언행을 한 학생에게는 ‘~마음이 아프다’ 문장에 이름을 붙이도록 한다. 이는 나쁜 감정을 욕설이나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상대하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해 보여주어 상대에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도덕은 습관, 좋은 것에 중독되자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학교생활에서의 욕설사용 실태 및 순화대책’보고서에 따르면 욕설을 하는 이유는 표 1과 같았다. 이러한 이유들을 살펴보면 올바른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배려 · 절제 능력과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절제 능력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배려와 절제 능력도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도덕의 부재라 볼 수 있다. 자신이나 타인에게 나쁜 말을 하는 것을 스트레스 해소나 쾌락으로 여기는 자체가 기쁨과 고통을 올바르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도덕적 덕은 습관의 결과로 생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도덕적 덕을 습득하기 위해 올바른 정념을 구비하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도덕적 덕은 쾌락과 고통에 관계되는 것이기에 덕스러운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쾌락과 고통에 대해 좋고 나쁨을 가려, 이를 추구하거나 회피하는 성향을 길러야 한다. 결국 아리스토텔레스는 도덕적 덕을 습득하려면, 선을 추구하는 일을 직접 해보면서 행동으로 익혀 습관화하는 능력과 감정 · 정서 · 욕구를 적절히 다스리면서 옳고 좋은 일을 지향하는 정념을 지니는 능력, 그리고 이성적 원리와 실천적 지혜에 입각해 최선을 선택하는 능력이 모두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언어순화의 필요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덕스러운 행동과 말씨가 아이들에게 마음의 평안과 쾌락을 줄 수 있다. 아이들은 그것에 대해 알기도 전에 그 반대의 쾌락에 젖어들고 있다. 설득을 통해 자율적 · 합리적 도덕심 길러주어야 도덕과 학습 지도는 학생들이 스스로 새로운 도덕적 가치규범을 발견하고 형성하며 변화시켜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사실 학생들은 도덕 수업에 들어올 때 이미 어떤 도덕적 가치규범에 대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상태에서 교사가 일방적으로 자기의 생각을 주입하려 한다면, 이에 반발감을 느끼고 교사와 성인의 말을 잔소리로 일축해버릴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기의 눈으로 그리고 자기의 생각과 판단으로 도덕적 가치규범 및 그와 관련된 생활을 음미하며 그 가치규범을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학생들에게 자율적으로 도덕을 탐구할 만큼 여유가 있지 않다. 따라서 교사들은 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면서 선(善)을 참으로 깨닫도록 이끌어가야 한다. 교사는 합리적 근거에 입각해 설득해야 한다. 설득은 강요나 주입과는 다르다. 그것은 학생들에게 진정 중요하고 바람직한 가치규범을 전수하는 도덕사회화의 사회적 대리 기관으로서 교사의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는 한 국면이 될 수도 있다. 교사가 이렇듯 학생들의 자율적 판단을 촉진하면서 믿고 존경하며 따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권위 있는 방법상의 안내자가 될 때 학생들의 합리적이고 자율적인 도덕성이 잘 발달될 수 있는 것이다. 언어순화의 측면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이다. 감정의 올바른 표현이 자신에게 더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스스로 깨닫도록 교사가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어느 순간 선을 참으로 깨닫게 될 것이며, 그것이 오히려 자신에게 더 큰 기쁨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학생 대화 반 이상 욕설과 비속어” 최근 청소년들의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것이 물론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다수 학생들이 남을 무시하려는 의도도 없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욕설을 사용할 정도로 비속어 사용이 보편화 · 일상화됐다. 한국교총이 지난해 한글날을 맞아 전국 교원 4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66%가 ‘학생들 대화의 반 이상 또는 대화 내용이 조사를 빼놓고는 욕설과 비속어’라고 답했다. 인터넷 사용 이전과 비교한 학생들의 욕설, 비속어, 은어 사용 빈도에 대해 96.2%가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이 욕설, 비속어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죄의식 없이 무의식 속에 습관적 사용’이 70.7%, 또래집단의 동질성 및 소외감 부담이 25%로 나타났다. 교총, 언어문화 개선 교수자료 개발 · 보급 이같은 학생들의 잘못된 언어습관을 바로잡고자 한국교총은 ‘학생 언어문화 개선 사업’을 시행, 언어문화 개선 프로그램을 개발 · 보급할 계획이다. ● 협력학교 · 교실 운영 학생 언어문화 개선 수업을 진행할 교사 100명의 학급을 협력교실로 선정(9~11월 운영)해 운영비를 지원하고 우수 실천사례에 대해서는 표창과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양한 언어문화 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할 16개 학교를 협력학교로 지정해 운영비 1000만 원을 지원하고 학교장과 담당교사에 대해 표창과 해외연수 기회를 주기로 했다. 협력교실 · 학교는 7월 말까지 공모할 예정이다. ● 교수 · 학습자료 개발 EBS와 공동으로 올바른 언어사용의 중요성에 대한 동영상을 제작할 예정이다. 뇌 발달과 언어습득, 언어가 인격형성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언어폭력의 폐해, 바른 언어 교육법 등을 담은 동영상 자료를 제작해 학교와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학생의 언어 습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학교 내 수업 · 생활지도 과정에서 나타나는 잘못된 언어와 바른말 등을 담은 표준화 자료를 개발해 보급한다. ● 범사회적 캠페인 전개 한글날을 전후로 100개 협력교실을 중심으로 특별수업을 실시하고 아나운서, 연예인 등이 1일 교사로 특강에 나선다. 언어 문화개선을 주제로 하는 UCC공모를 통해 학생과 교원의 관심을 높일 예정이다. 올바른 언어 사용에 대한 범사회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광고를 제작해 TV나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알릴 것이다. 또 정부, 교원단체, 학술단체, 학부모 및 청소년 단체와 MOU를 체결해 연대활동을 펴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5월 2일 만 5세 공통과정 도입 시행방안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은 내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5세 어린이에게 국가가 정한 ‘만 5세 공통과정’을 가르치고, 동시에 가정의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유치원비와 보육비의 약 3분의 2를 국가가 지원해 주고 이를 점차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취학 전 어린이를 위한 공교육과 공보육 계획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97년부터 초 · 중등교육법과 영유아보육법에서 꾸준히 논의되어 오던 이 계획은 사실상 예산문제로 지금까지 지연돼 오던 것으로, 정부의 이번 발표는 공교육과 공보육을 실현하고자 하는 굳건한 의지를 표명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하겠다. 만 5세 공통과정 도입은 영유아 교육과 보육에 대한 중요성을 범국민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지며 나아가 모든 만 5세 유아들이 유치원에서든 어린이집에서든 동질의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을 언급할 수 있다. 두뇌발달 이론에 입각해 보았을 때 유아기는 고도의 정신활동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이 고루 발달하고 신경세포 회로가 활발하게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중요한 시기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드 역시 성격형성이 5세 이전에 완성된다고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아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이 시기 동안의 교육은 삶의 기초적인 능력을 기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유아기 교육은 저소득층 유아의 훗날 학습격차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보고도 있다. 즉, 유아기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교육은 아이의 기본적인 소양과 더불어 전인 발달 형성에 도움을 주고, 이는 성인이 돼서도 영향을 미침을 보여주는 결과라 하겠다. 따라서 유아기 동안의 교육은 전인적 자원 개발의 효과성과 직결되며 교육 소요 비용의 효율성과도 연계된다고 할 수 있다. 영유아 보육 선진국인 영국에서는 이미 만 2세부터 국가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교육 및 보육 선진국들이 유아기 교육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양질의 교육과정을 구축하여 모든 영유아에게 적용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실례라 하겠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과 보육은 이원화 체제로 그에 따른 법과 교육과정이 다르게 운영되고 있어 국가 예산이 이중으로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만 5세 공통 과정을 통해 교육을 수행한다면 국가 소요 비용을 경감시키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만 5세 유아의 초등학교 진학에서도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분화된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취학 후 연계교육 차원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즉,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와의 연계교육 차원에서 만 5세 공통과정의 운영은 의미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만 5세 의무교육 확대 및 공통과정 도입은 15년 동안 고대하던 유아의 공교육과 공보육 실현 및 유아 교육 · 보육과정 통합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만 5세 공통과정은 국가가 백년지대계를 유아기부터 실현하고자 하는 교육 정책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유아의 잠재적 능력을 조기에 계발해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들이 많다. 재원의 확보,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의 자격 제도 차이에 따른 교사의 전문성 문제, 공통과정 개발과 전달 체계 · 효과적 운영 방법 · 장학지도 마련을 위한 예산과 시간 부족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므로 정책 실행에 앞서 제반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분석하고 검증해 만 5세 공통과정 도입이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행정가, 교육 및 보육 전문가, 현장 교사,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만 5세 공통과정 도입이 공교육과 공보육을 실현함으로써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질을 높이는 밑거름이 되는 정책이 되기를 기대한다.
처음 이곳에 오셨을 때는 어떠셨나요? 제가 있는 인하대병원에는 인천시교육청의 지원으로 2007년부터 병원학교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 3월에 이곳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에서 특수교사로 4년 정도 일하긴 했지만 병원학교라는 곳은 저한테도 낯선 곳이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특히 제가 그때 임신 5개월이었는데 아이들이 겪는 질병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혹시나 감염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움도 없지 않았죠. 그래서 그때는 다소 소극적으로 활동한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아이를 낳고 학교로 돌아와 보니 부모님들이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을 더 잘 이해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내 역할을 찾아나가기 시작했죠. 병원학교가 아무 일도 안하려면 안할 수 있는 곳이지만 일을 찾다보면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곳이기도 해요. 지금은 한 달에 한 번씩 의국회의에도 참석해 병원학교 소식을 알릴 정도로 적극적인 교사가 됐어요. 또 병원에서 소아당뇨 학생들이 위축감 없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개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논문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병원, 가정과의 경계가 모호한 학교 특수교사로서 재직했던 일반학교와 다른 점은? 소아암 환자가 많은 병원에서는 오래 전부터 자체적으로 병원학교를 운영해 왔지만 대부분 2006년 이후 교육청에서 지원을 하면서 설치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 학생들은 특수교육법상 건강장애학생으로 분류돼 보통 특수교사 1명이 배치됩니다. 일반학교는 학교 관리자의 지침과 오랜 기간 축적돼 온 체계에 따라 운영됩니다. 그러나 병원학교는 학교와 병원의 시스템이 혼재돼 있고 학부모들이 상주해 있는데다 학생들의 건강상태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곳입니다. 병원학교라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고는 있지만 직접 병실에 가서 수업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학교와 병원, 가정이 분리돼 있지 않고 한 공간에서 교육이 이뤄지다보니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혼란스러울 때도 있죠. 의료진과 협력관계를 유지해 가는 것도 필요하고요. 병원에 학생이 새로 들어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창구가 없어 보통 병원 의료진을 통해서 그 정보를 듣게 되고, 제 학생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의사나 간호사들과 지속적인 교류가 있어야 해요. 그래서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교사가 와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병원학교는 대부분 초임교사를 배치해 왔습니다. 그러다보니 학교의 체계나 교사의 역할에 대한 경험이 없어 병원학교에서 시행착오를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았죠. 교육청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인식하고 경력이 있는 교사를 배치하는 쪽으로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병원에 입원한 학생이라고 모두 병원학교에 들어올 수는 없다는 겁니다. 학생이 소속된 교육청과 병원의 행정구역이 다르면 행정상의 처리가 까다로운지 병원학교에 들어올 수 없고 화상강의로 대신해야 하거든요. 제가 있는 병원에는 인천 학생뿐만 아니라 서울이나 경기도, 충청도 등에서 온 학생들도 있는데 이들은 이 학교에 올 수 없는 거죠. 그래도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할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노력해요. 얼마 전에는 중국으로 이민갔던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이 암이 재발돼 병원에 왔어요. 이 학생은 중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던 터라 행정처리가 더 어려웠어요. 그래도 이 학생에게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려고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을 다니며 행정처리를 했어요. 다양한 콘텐츠로 개별화된 교육 실시 병원학교에서의 교육과정은 어떻게 운영하시나요? 병원학교는 학생의 해당 학년에서 이수해야 할 교육 목표를 기본으로 하면서 학생 수준에 맞춰 개별화된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제가 가르치고 있는 초등학생 3학년의 경우 국어사전을 활용하는 법을 익히는 교육목표가 있지만 이미 학생이 그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교과서를 벗어나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어휘력을 늘려가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죠. 이곳에 있는 학생들은 제가 특수학급에서 가르쳤던 학생들과는 달리 인지적인 부분에 제약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감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적인 측면을 고민했다면 이제는 콘텐츠에 대해 궁리하게 되죠. 학부모들도 심리적으로 많이 지쳐있기 때문에 미술이나 요리, 노래 부르기 등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할 수 있는 체험활동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학부모들이 항상 계신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한가족이나 다름없게 됐죠. 이 외에도 저희 병원학교는 인천중앙도서관에서 정기적으로 외부 강사들이 나와서 영어교실이나 동화 구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도록… 병원학교에서 지도하면서 힘들었거나 보람을 느낀 때는? 병원학교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기보다는 학생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제가 찾아가서 입학을 권유합니다. 자식이 죽음까지도 갈 수 있을 정도로 아프다는데 제가 자꾸 공부하자고 찾아오니 저를 못마땅해 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학생이 없어야 좋은 건데 학생이 들어오면 같이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좋아서 아침 일찍부터 간호사한테 학생 컨디션을 묻고 찾아가곤 했죠. 어느 날은 어머니께서 ‘여기는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니 마스크도 없이 그렇게 막 들어오지 말라’며 화를 내시는데 서러워서 많이 울기도 했어요. 그래도 계속 학생에게 마음을 주고 다가가자 제가 너무나 미웠다는 그 어머니도 이제는 저를 만나서 감사하다고 하세요. 학생들도 제가 오기를 기다리고요. 요즘은 제가 감기라도 걸리면 아이들에게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제 건강부터 잘 챙기고 있어요. 예전에 제가 감기에 심하게 걸린 적이 있는데 백혈병에 걸린 학생이 저한테 빨리 나아서 오라고 하는 거에요. 생사를 가르는 병에 걸린 어린 학생이 그깟 감기 하나 걸린 저를 걱정해 주니까 마음이 뭉클하더라고요. 제가 직접 가르친 학생 중에서는 아직 없었지만 치료를 받다가 죽음을 맞게 되는 학생들도 종종 있습니다. 저와 추억을 나눴던 친구가 죽는 경우는 물론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학생들에게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병으로 어두워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잠시나마 웃음을 주기 위해 광대처럼 서커스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업도 활기차게 하려고 노력해요. 학생이 소속됐던 일반학교 찾아 인식개선 수업 학생 복귀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신다는데 학생이 완치돼서 일반학교로 돌아갈 거라면 그 학교에서 적응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 교과과정은 따라갈 수 있겠지만 친구를 사귀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생길 것 같았습니다. 특히 어린 친구들은 병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친구가 아프거나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없는 것을 보면서 장난을 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나 현재 병원학교는 유급이 되지 않도록 결석을 방지하는 행정 처리에만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어 학생의 복귀까지 고려하는 프로그램은 별도로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인 차원에서 학생 복귀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병원학교 학생에 대한 동영상을 만들어 원래 소속돼 있던 일반학교 학급으로 찾아가 보여주며 아픈 친구가 잊혀지지 않게 하고 질병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난 5월 말에는 병원학교에 있는 학생이 소속돼 있던 인천축현초등학교를 찾아가 세 시간 정도 수업을 했습니다. 아픈 친구의 일상과 병원 의료진의 인터뷰를 담은 동영상을 보여주고 편지를 쓰게 했습니다. 반대로 학교 친구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 아픈 친구에게 보여줬죠. 아픈 친구의 건강 상태가 날로 호전되고 있어 꼭 학교에 복귀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기에 앞으로도 서너 차례 정도 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정답이 아니라 질문을 찾는다 “오늘은 구리나 알루미늄 파이프를 잘라 던지면서 서로 다른 음을 내게 하는 실험을 하겠습니다. 파이프 길이의 비율과 진동수의 비율이 역수인 점에서 규칙을 찾아 파이프를 각기 다른 길이로 자르면 됩니다.” 안산경안고 과학실. 오후 7시 30분이 되자 10여 명의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은 ‘길이에 따른 음의 변화’를 주제로 실험을 하기로 했다. 오창진 안산경안고 교사가 시범으로 길이가 다른 8개의 구리 파이프를 바닥으로 던지자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의 음이 나왔다. 선생님들은 파이프를 잘라서 소리를 내보기도 하고, 직접 입으로 불거나 실로 매달아 치면서 정확한 음을 내보려고 했다. 하승현 안산경안고 교사는 “명확한 답을 찾는다기보다는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호기심이나 질문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하고 직접 실험해 보며 알려주자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매주 한 번씩 모여 새로운 주제로 실험 이같이 매주 학교 과학실에 모여 실험을 하며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과학을 보다 재미있고 쉽게 가르쳐 줄 지를 고민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바로 안산지역의 중 · 고등학교 과학 교사로 구성된 ‘과학에 반한 사람들(이하 과반사)’이다. 이 모임은 경기도중등과학과교육연구회의 안산 · 시흥 지회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과반사’라는 독립적인 교과연구회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중등과학과교육연구회는 워낙 참여인원이 많아 과학 교과별로 분과를 나누고 지역별로 11개 지회로 나눠 운영돼 왔다. 조광근 과반사 회장(안산해양중 교사)은 “2004년부터 과반사가 조직돼 30여 명 정도의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매주 수요일마다 세미나를 열어 새로운 주제로 실험하는 것을 기본 활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학교에 있는 교사들이 매주 한 번씩 모인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만큼 과학교육에 대한 열정이 크기에 오랫동안 이같은 규칙을 그대로 유지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30명 전원 참석은 어렵지만 그래도 매주 10여명의 교사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교사 전문성 높여 좋은 수업 만들기 과반사에서 매주 진행하는 실험의 영역은 매우 다양하다. 도금의 원리를 이용해 10원짜리 구리색 동전을 은색으로 바꾸는 실험을 하기도 하고, 직접 만든 바늘구멍 사진기로 찍은 사진을 인화하는 작업, 간이비중계 실험 등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박금재 와동중 교감은 “학교 현장에서 직접 실험해 본 것들을 세미나를 통해 여러 선생님들과 공유하고 있다”며 “교과서 밖의 실험도 많이 하면서 기존에 알려진 자료에 살을 더 붙여 연구하고 잘못된 점을 고쳐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생님 개인이 하기는 어려운 실험들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수업했던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세미나에서 함께 보며 수업비평을 하기도 하고 학생들에게 설명하기 힘든 내용에 대해서는 동료 교사들이 서로 토론해 가며 쉬운 교수법을 찾아나간다. 이 모임의 목적 자체가 교사의 전문성을 높여 좋은 수업을 만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각종 발명대회나 탐구대회 등에 참여하기 위한 연구를 함께 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교총에서 실시하는 교육자료전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교육 방법을 연구해 참가하기도 했다. 송명선 안산송호중 교사는 “지질이나 생물 학습을 위해 체험학습을 갔을 때 제대로 현장을 보지도 않고 인터넷 정보를 베껴오는 경우가 있다”며 “그래서 스마트폰을 활용해 학생이 그 현장에 갔을 때에만 학습 문제가 제시될 수 있게 한 프로그램을 과반사의 여러 선생님들과 연구해 만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과반사는 앞으로 회원의 영역을 넓혀 다양한 활동을 하려고 모색하고 있다. 오창진 안산경안고 교사는 “하반기에는 안산지역 중등교사라는 제한을 없애고 다른 지역의 초등학교 교사까지 회원의 범위를 넓히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며 “참여하는 교사층이 다양해지면 더 많은 영역에 대해 배우고 활동할 수 있고 우리의 연구 활동도 외부에 더 잘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