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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문 경기교총 회장(수원 영덕고 교사)이 제34대 회장 선거에서 재선됐다. 2012년 경기교총 사상 처음으로 평교사 출신 회장에 선출된 데 이어 또 한 번 당선됐다. 이번 회장 선거에서 장 당선자는 투표에 참여한 선거인 2만4859명의 표 가운데 45.7%인 1만1365표를 얻었다. 지난 3년간 교원 복지와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장 당선자는 △교권 침해 논스톱 대처 및 변호사비 지원 확대 △교원 평가 및 성과상여금 전면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부회장단에는 장 당선자와 러닝메이트로 선거에 출마한 김만근 이천남초 교장, 김시연 천마초 교사, 이긍연 경민여중 교장, 권대식 안성중 교사, 오영환 수원과학대 교수 등이 선출됐다. 장 당선자는 “‘살아 있는, 행동하는, 연구하는, 소통하는 교총’을 실현하고 교원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겠다”면서 “제 목소리를 내는 힘 있는 경기교총, 모든 교사가 가입하고 싶은 경기교총으로 만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회장과 부회장단의 임기는 3년이다.
자전거 섬진강 종주, 서울 경일고 무더위 불구 153km 극한과 맞서 선생님 응원 받으며 끝까지 완주 화엄사, 역사관 등 주변지역 탐방 극기 넘어 나라사랑 마음도 길러 지난날 되돌아보며 ‘자기 성찰’도 섬진강 물길은 완만했다. 강 너머에는 지리산 자락이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정기를 내뿜고 있었다. 강을 끼고 쭉 뻗은 자전거 길을 달리다 보니 어느덧 경상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는 다리, ‘남도대교’가 나타났다. 이 다리만 넘으면 오늘의 목적지 ‘화개장터’가 나온다. 21일 오전 12시. 화엄사에서 자전거 섬진강 종주길에 나선 서울 경일고(교장 오승모) 학생들을 만났다. 학생들은 문화 해설사에게 천년고찰 화엄사가 보유한 각종 보물과 천연기념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점식식사 후 다시 시작된 오후 라이딩. 목표는 구례구역에서 화개장터까지 15km 구간이다. 오전에는 방산나루에서 구례구역까지 45km를 달려왔다. 20일부터 22일까지 경일고 교사 8명과 학생 28명이 떠난 ‘나라사랑 사제동행 자전거 섬진강 종주’ 현장이다. 이 프로그램은 2013년 ‘통일기원 사제동행 DMZ 자전거 횡단’과 지난해 ‘나라사랑 사제동행 자전거 금강 종주’에 이어 세 번째 진행된 것으로 이번에는 섬진강 댐에서부터 광양 배알도수변공원까지 153km의 자전거 도로를 달렸다. 중간 중간에는 화엄사, 화개장터, 지리산역사관과 같이 주변의 역사와 사회문화를 체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사전에 박경리의 ‘토지’를 읽고 최참판댁을 방문하는 등 이번 종주는 단순히 극기와 인내심 함양을 넘어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확립하기 위한 활동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전재민(2학년) 군은 “그동안 학업에 열중하느라 체력을 기를 시간이 부족했는데 지난해 금강을 종주하며 친구들과 더욱 친해지고 스스로의 한계를 이겨내는 힘도 길러진 것 같아 올해도 신청했다”며 “자전거를 타고 역사적인 장소들을 찾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국토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진정한 ‘사제동행’의 의미를 체감한 학생도 있었다. “오전에 앞바퀴가 터져 낙오됐고 격차가 심하게 벌어져 ‘못 따라가겠구나…’하고 포기하려 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옆에서 ‘자전거는 탄력으로 가는 거야, 절대 페달링을 쉬지 마!’ 하면서 계속 격려해주셨어요. 덥고 다리도 아파 너무 힘들었는데 덕분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어요. 선생님께 감사하고 한계를 이겨낸 제 자신도 뿌듯하게 느껴져요.”(조은정‧1학년) 최주철 교사는 “이번 체험을 통해 힘든 순간이 와도 차에 탑승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끝까지 해냈다는 성취감을 주고 싶다”며 “일단 극복하고 나면 그 자신감은 그 누구에게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성취의 열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성진(3학년) 군은 “수업을 들어본 적도 없고 말 한번 나눠보지 못해 어려웠던 선생님이 있는데 자전거를 타면서 대화하다 보니 어느새 친밀해져서 신기하고 마음이 따뜻해졌다”며 선생님들도 힘드실 텐데 계속 괜찮은지 물어봐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승우(3학년) 군은 “작년에 참가했을 때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앞으로의 다짐을 했었다”며 “올해에는 지난 1년 동안 그때의 약속을 얼마나 지켰는지 돌아보고 또 새로운 목표도 정하며 달렸더니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팀워크 또한 빛났다. 경일고 교사 16명은 ‘자사모(자전거를 사랑하는 모임)’를 결성, 매주 한강 라이딩을 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30여 명의 긴 행렬이 이동하는데도 교사들은 외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졌다. 선두에서는 위험요소나 장애물이 있을 경우 알려주고 후미에서는 자동차들을 차단하는 등 무전기를 통해 끊임없이 교신했다. 김용택 교사는 “자전거가 펑크 나면 수리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며 “오랜 시간 동호회 활동을 통해 다져진 팀워크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학생들과 속도를 맞추다 보니 처음에는 너무 느리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오히려 속도에만 몰두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됐어요. 여유를 갖고 자전거를 타다 보니 주변 풍경도 눈에 들어오고, 내가 그동안 너무 앞만 보고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고3이라 부담스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책상에서보다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자부합니다.”(박종석‧3학년)
수상 소식을 듣고, 대한 감사의 마음을 누구에게 돌릴까 생각했다. 먼저 제자들이었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것은 학생들이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사회에 나가는 관문인 고교생활. 그 생활에 대해 속속들이 알 수밖에 없는 담임의 역할. 때로는 나의 모난 점 때문에 아이들이 잘못된 길로 나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플 때가 있었다. 때로는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스승의 날 칠판에 뭔가를 가득 채워놓고 기다려주는 아이들을 보고 힘을 얻기도 했다. 사실, 나를 거쳐 간 학생들이 모두 ‘기적’이처럼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었다. 내가 더욱 교사다웠다면 그들의 미래가 더 밝아졌을 것이라는 후회 아닌 후회가 드는 이유다. 3학년 때에는 그들의 미래를 위해 더 해줄 것이 없을까 해서 새벽 교회에 가서 무릎을 꿇었다. 사실, 나는 그들의 인생에 끼어들 권한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가갈 방법 또한 묘연했다. 결국, 뒤돌아보면 아이들은 제각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었다. 아이들이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로 결심한 것 자체만으로 감사하다. 아내와 나는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 아이들이 나중에 크면 ‘기적이’ 얘기를 들려줄 생각이다. 그렇게 힘든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극복했던 형이 있었다고 말이다. ‘기적이’ 같은 아이가 우리 주변에는 정말 많다. 이런 아이들은 겉보기와 달리 정서 속에 ‘함몰웅덩이’를 가지고 있다.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마음한쪽 구석의 빈공간이 있는 것이다. 이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사랑이 필수적이다. 교사가 이런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이 글을 통해 마음이 넓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쾌쾌한 냄새, 지저분한 매트,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 담뱃재 냄새….’ 우리 반 학생 기적(가명)이의 집 원룸의 모습이었다. 도저히 사람 사는 곳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상태였다. 지금도 뇌리에 선명한 끔찍한 모습을 다시 그리자니 마음이 좋지 않지만, 우리 기적이의 ‘기적’ 같은 삶을 그리고자 할 때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2011년 3월. 새학기가 시작되고 신입생들의 입학식 날이었다. 아직 날씨가 풀리지 않아 쌀쌀했지만 학생들은 부푼 꿈을 안고 등교했음에 틀림없다. 우리 반에 배정된 아이들 중에는 복학생이 2명 있었고 옆 반에도 2명이나 됐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들은 인문계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자퇴한 아이들이었다. 처음부터 기적이가 내 눈에 띈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맡았던 학생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눈은 컸고 아주 귀여웠다. 선생님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아이 같기도 했다. 이 아이에게 엄청난 시련이 있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모든 학교가 그렇지만 학년 초 담임교사는 학급 아이들의 가정환경을 파악하고 학비지원을 받아야 할 아이가 있는지 확인하느라 일이 바쁘다. 가뜩이나 수업시수가 많아 힘든데 그런 일들로 더욱 바빠져야만 마음은 바빴고 늘 정신이 없었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수업준비를 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학생들의 하교 시간이 늦어지기에 비는 시간을 이용해서라도 학생들과 상담을 계속했다. 몇 몇 아이들이 학비지원을 받아야 하는 실정에 있었다. 우리학교는 특성화고로서 수업료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만 급식비와 운영회비 등 나머지 학비도 만만치 않았다.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이 있었다. 가정환경은 어려운데 신청할 상황이 안 되는 학생들, 그리고 기적이 같이 신청해 줄 부모님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기적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님이 별거했다. 서류상으로 이혼을 할 정도로 한가한 집안 분위기는 아니었고 기적이와 형제들이 부모님 없는 집을 지키며 살아야 했다. 아버지의 알코올 중독과 어머니의 가출, 누나의 가출이 이어졌다. 아버지도 일을 찾아 어디론가 가셔서 생활비만 겨우 부쳐주신다고 했다. 직접 연락은 할 수 없었고 아버지가 가끔 연락을 취해오는 형편이었다. 아버지는 나중에라도 만나고 싶었지만 만날 수 없었다. 일용직으로 하루하루 살아가시는 모양이었다. 이런 와중에 형은 고교를 중퇴하고 일을 다니고 있었으며 동생인 기적이만큼은 학교를 무사히 마치도록 도와주고 싶어 했다. 기특했다. 그러나 고졸학력도 갖고 있지 않은 청소년에게 얼마나 좋은 직장이 기다리고 있을까. 거의 막노동에 가까운 일들이었다. 서류상으로 정리가 안돼서 그런지 기적이는 학비지원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행정실 직원도 안타까워하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담임추천이라도 넣어보라는 메시지만 남겼다. 이제 기적이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심도 있는 상담을 통해 과거사를 기록하고 선처를 구하는 것이었다. 우여곡절을 담은 추천서를 작성하게 된 것은 기적이가 사는 집을 다녀온 뒤였다. 조그마한 원룸이었고 학교근처였다. 앞서 말한 대로 정말 폐허였다. 그 곳에서 형과 단 둘이 살고 있는 기적이는 의지도 없고 지원도 못 받는 불쌍한 아이였다. 더욱 안타까운 상황은 이제는 담임추천으로도 학비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었다. 학비지원금 예산이 줄어들었다는 것이었다. 기적이보다 더 어려운 학생에게 이미 배정된 것이다. 이대로 1년 동안 학업을 하기에는 너무 힘들게 뻔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기적이는 1년 내내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일을 하기에 바빴다고 했다. 만 16살도 안된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정해져 있다. 공부를 하는 것 자체가 사치에 불과할 정도였을 것이다.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이었다. 기적이는 한동안 학교생활에 별 일 없이 지냈다. 체험활동 때면 응원을 적극적으로 했고 반장보다 더 열심히 반을 위해 노력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는지 학생들을 이끌려는 모습도 많이 보았다.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러다가 옆 반 담임선생님에게 상의할 일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기적이가 자신에게 대들었다는 것이다. 또 한 번은 우리 반 복학생과 싸우는 일까지도 있었다. 1학년으로서는 있을 법한 일이지만 이런 일이 연속으로 한 사람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었다. 기적이는 남을 용서하는 법이 없다. 또한 자기 안의 분노를 다스리지 못해 스스로를 억압하기도 했다. 그 이후에도 여러 번 교과 선생님에게 버릇없게 행동했고 심지어 담임인 나에게도 그렇게 했다. 무엇보다 자존심이 상했던 것은 기적이가 여러 아이들 앞에서 나를 그렇게 대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믿지 못했는데 막상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고 나니 기적이가 괘씸했다. 2학기가 되자 기적이는 더욱 심해졌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생님에게는 깍듯이 예의를 다하는 장면을 여러 번 봤다. 하지만 자신이 싫어하거나 무시해도 된다 싶은 선생님에게는 오히려 그 반대로 했다. 친구들에게도 하지 못할 폭언을 교사에게 서슴지 않고 발설했다. 기적이 때문에 학급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기적이는 이런 일의 원인을 상대방에게만 돌렸다. 어차피 부모님과 연락도 되지 않아서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했다. 그런데서 분노가 더욱 일었던 것 같다. 1학년 말, 기적이의 학교생활은 중학교 시절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등 자유시간이 오면 무조건 급우들과 놀기에 바빴다. 공부와는 담을 쌓은 듯 했다. 자신을 건드리는 사람에게 폭언을 일삼는 것이 비일비재했다. 그런 상황에서 면담을 하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오늘은 어느 선생님이 나에게 상담을 요청할까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따끔하게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게 여겨졌다. 기적이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알고 있기에 더욱 그랬다. 만감이 교차했다. 그러는 중 2학년 반배정이 있었다. 기적이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돼버렸다. 기적이 때문에 다른 학생들에게 신경 써 주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계속 데리고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불행 중 다행인지 성적순으로 반배정이 된 것을 확인한 순간 안심이 됐다. 기적이가 옆 반으로 배정됐던 것이다. 그렇게 1년을 헤어져서 보냈다. 어차피 같은 계열에서 공부를 했기에 내가 가르치는 수업시간에는 잘 따라하는 모습을 봤다. 우리 반이 아니었고 나에게 반항을 했던 아이었지만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내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었다. 3학년에 기적이는 다시 우리 반에 배정됐다. 기적이는 지난 1년 동안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반에는 모두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았다. 목표가 생겼는지 여러 가지 책도 들고 다녔다. 다행인 것은 기적이를 방해하는 아이들이 없었다. 기적이가 어떤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더욱 다행인 것은 기적이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다른 학생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분이 더욱 좋았다. 3학년 초 기적이는 반장선거에도 출마했지만 아쉽게 부반장이 됐다. 다른 아이들보다 더욱 열심히 하라고 격려도 많이 해줬다. 다행히 담임추천으로 학비지원을 해줬다. 급식도 지원받을 수 있었다. 혹시나 해서 시에서 주는 ‘생활장학금’도 신청했고 이 혜택도 누릴 수 있게 됐다. 기적이는 이 장학금으로 공무원시험 때까지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 기적이는 대기업 및 공기업에 지원했다. 자신이 그만큼 준비됐다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거듭되는 낙마 속에 기적이는 공무원시험에만 올인하기로 했다. 잘 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내신이 많이 안 좋아서 부족한 부분을 빨리 보완하고 다른 학생보다 두 배는 노력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선생님, 어제 3시에 잤어요. 지금 정신이 몽롱해요.” “선생님, 알람을 못 들어서 늦었어요. 죄송해요.” 이렇게 말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기적이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보다 배의 노력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선생님, 다 외워버리는 게 편해요. 어제도 2시간밖에 안 잤어요.”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었지만 여전히 기적이는 내면의 분노와 싸워야만 했다. 자신이 왜 그런지도 잘 모를 것이다. 3학년 때에는 형이 군대에 갔기 때문에 누나와 같이 살게 돼 누나와만 여러 번 통화를 해야 했다. 교사로서 더욱 걱정이 됐다. 공무원이 될 아이가 아직도 사람들과의 관계를 해결할 마음자세와 정서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래도 계속 격려했다. 그리고 하는 말, “겸손하자, 겸손해야 사회에서 인정받는다.” “선생님, 제 이름이 있어요. 제가 합격했어요. 엉엉~” “기적아, 장하다. 정말 자랑스럽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 네가 열심히 한 덕분이야. 알지? 끝까지 겸손하자.” “네, 선생님!” 기적이는 기적처럼 기적을 일궈냈다. 솔직히 나도 기대하지 않았다. 시험 직후 부장선생님, 옆 반 선생님과 나는 아이들을 교문 쪽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은 먼저 나왔는지 집에 가고 우리 아이들은 다 같이 나오는 모양이었다. 만나서 어땠는지 물어보니 아무 말이 없었다. 당황스러웠다. 기적이는 그 아이들 틈에서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는 모양이었다. 이미 기적이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공부 덕분에 집중력이 많이 향상됐고 기억력 또한 뛰어났다. 점수를 맞춰보더니 가산점까지 해도 0.2점 정도 부족하다는 말을 했다. “아직, 발표하기 전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기다려보자.” “네, 선생님” 기적이는 결국 간소한 차이로 합격의 영광을 누렸다. 모두가 기대하지 못했다. 놀란 것은 당연했다. 중학교에서 가장 낮은 점수로 입학한 아이가 정말 기적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기적이는 이러한 과정 때문인지 아이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었다. 교육청에 가서 발표도 했다. 발령을 받은 후에는 모 여성잡지에 기사도 나왔다. 최근에는 해당 구청에서 우수공무원에 뽑히는 영광도 누리기도 했다. 기적이가 기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과거의 모습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향긋한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나는 기적이를 믿는다. 그의 소박한 꿈은 아빠, 엄마, 누나, 형, 그리고 기적이 모두 한 집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그 꿈이 이뤄지길 소원한다. 기적이는 이제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위해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삶이 향긋해 보인다. 아니, 더욱 찬란해지길 소원한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특별사면이 예상되는 가운데, 교총 등 교육단체들이 교육공무원(사립교원 포함)도 사면 대상에 포함시켜 줄 것을 건의했다. 교권 추락과 공무원 연금 개정 등으로 인해 크게 떨어져 있는 교육계의 사기를 회복시킬 수 있도록 능동적 업무 추진 상 실수나 사소한 과실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하게 해주자는 취지다. 교총 등 63개 교육단체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광복 70주년 기념 교육공무원(사립교원 포함) 특별사면(징계사면) 추진요청 건의서’를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 행정자치부, 교육부, 인사혁신처, 교육청 등에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교육단체들은 “대통령 특별사면은 분단 70년, 광복 70년을 맞아 국민대통합을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한다”며 “역대 정부에서도 공무원 특별사면(징계사면)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교육공무원(사립교원 포함) 특별사면이 이뤄지길 기대하며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공무원 특별사면은 1963년 3공화국 출범 때 처음 시작, 이후 노태우 정부를 제외한 모든 정부에서 단행됐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는 지난 2008년 건국 60주년 기념으로 32만8335명의 공무원을 사면했다. 교육계의 사면 건의대상은 능동적인 공무집행 과정에서의 실수나 절차상 하자, 행정미숙, 착오 등 경미한 사안에 대한 징계처분과 직무감독권에 의한 경고‧주의‧훈계 등이다. 성폭력, 금품‧향응수수, 성적조작, 학생 상습폭력 등 4대 비위와 파면‧해임, 불법집단행동 등은 사면건의 대상이 아니다. 교육단체들은 인사 상 크게 불이익이 없는 경고‧주의‧훈계까지 사면을 요청한 것에 대해 “한 순간의 실수로 징계를 받은 교육공무원들이 사면을 계기로 과거 잘못을 뉘우치고 새로운 마음으로 국가 교육발전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5‧31 교육개혁이후 과도한 수요자 중심 교육 탓에 교원 사기와 자존심이 추락했고, 특히 올 상반기 공무원연금 개정으로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학교현장은 ‘최악의 집단무기력’ 상태에 빠져 있다”며 “정부는 교육계의 이번 교육공무원 사면 건의를 받아들여 교육계 화합과 사기앙양에 나서 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건의에는 한국교총과 17개 시도교총을 비롯해 △한국초중고교장총연합회 △한국초등교장협의회△한국중등교육협의회 △한국국공립고등학교교장회 △한국중등여교장회 △전국공업고등학교장회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한국국공립중학교장회 △한국유아교육행정협의회 △한국초등여교장협의회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한국사립초등교장회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한국교육삼락회총연합회 △한국대학법인연합회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 △한국사학법인연합회 △대한상업고등학교교장회 △전국외국어고등학교교장회 △전국예술고등학교장회 △전국과학고등학교교장회 △전국체육고등학교교장회 △한국교총초등교사회 △한국교총중등교사회 △한국교총대학교수회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 △한국중등수석교사회 △한국폴리텍대학전국교수협의회 △전국보건교사회 △대구경북초등창체교육연구회 △함께하는인문학포럼 △경기도학교발명교육연구회 △대전초등미술교육연구회 △한국학교도서관연구회 △한국수학교육학회 △서울초등체육교과연구회 △한국어교육학회 △한국교육행정연수회 △한국지식경영교육협회 △직업교육발전연구회 △한국초등교감행정연구회 △한국교육방송연구회 △전국국어과학창의적사고력연구회 △한국중등영어교육연구회 등이 참여했다.
22일 오후 소프트웨어 연구학교인 서울신남성초에서는 비트브릭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수업이 진행됐다. 이날 수업에서 우리 생활과 밀접한 자동화 장치의 원리를 익히고 직접 프로그래밍 해본 학생들의 표정에는 큰 호기심과 즐거움이 가득했다. 이 학교에서 소프트웨어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박찬규 교사는 "학생 사고력 신장과 이미 현실이 된 사물인터넷 세상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해 소프트웨어 교육은 매우 필수적"이라며 "여타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시작이 늦은 만큼 더욱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프트웨어 교육을 단순히 컴퓨터를 만지는 정도로만 생각하지 말고 이미 대중화되어가고 있는 사물인터넷과 접목해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사는 "소프트웨어 수업은 과거 컴퓨터 언어를 익히는 것과는 달리 쉽게 블록을 쌓는 방식으로도 진행 가능하기 때문에 내실 있는 연수만 이뤄진다면 적어도 초등에서는 기존 교사들도 수업하는 데 큰 애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중등에서는 교사가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어 증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또 "소프트웨어 교육을 단순히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것으로 보고 컴퓨터실만 갖추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며 3D 프린터 등 응용 수업을 위한 관련 교재 지원도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했다.
2015학년도 경기도교육청 슬로건은 ‘학생 중심, 현장 중심 교육’이 바탕이 된다. 이에 근거하여 도교육청은 기본 계획 수립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2014년에 학생 1,000명 토론회와 교사 4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이다. 학생들은 예상한 대로 과도한 경쟁위주 평가를 지양하고, 평가 사전 예고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최근 늘어난 서술형·논술형 평가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했다. 교사들 역시 서술형·논술형 평가 채점이 부담스럽고, 교사의 평가 자율권을 확보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청은 경기교육계획을 평가에 맞췄다. 여론 조사에서 나온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필평가 횟수를 줄일 수 있는 길을 열었고, 교사의 평가권 확보를 위해 과정 중심의 다양한 평가 방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업 밀착형 평가를 실시할 것을 설계했다. 그동안 우리 평가 방식은 수업 따로 평가 따로 진행된 측면이 있다. 그러다보니 평가가 교육을 지배해 버렸다. 보다 발전적인 교육을 위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하기 위해 가르쳤다. 그러다보니 수업은 시험 준비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시험 준비를 위해 다시 사교육을 받고,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만 생산하게 된다. 결과만 중시하는 평가는 학생들에게 부담스러운 대상이 됐다. 평가가 교육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분류와 선발로 고착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의 사고력 측정을 위해 하는 서술형·논술형 출제와 채점이 환영을 받지 못했다. 학생들은 어려워하고, 교사들도 채점 과정에서 학부모 민원에 위축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수업 밀착형 평가다. 수업 밀착형 평가란 말 그대로 수업과 연계하여 수업 중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평가를 말한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서도 평가에서 학생이 배운 학교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하는 것은 금지한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 재구성, 수업, 평가를 하나로 연계된 교육활동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평가가 교육활동의 한 부분이라는 기본적인 측면을 잊고 있었다. 즉 평가는 교육활동이 다 끝난 다음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성취평가제는 수업 전부터 가르쳐야 할 목표와 배워야 할 수준을 정한다. 이러한 목표 의식이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이다. 수업 활동도 이에 근거해서 진행한다. 그리고 그 기준에 의한 평가가 진행되고 그 성취수준에 따라 성취기준이 다시 제시될 수 있어 학생의 수준에 맞는 수업이 설계된다. 이렇게 교육과정과 수업, 그리고 평가가 계속적인 순환 관계로 이어질 때 교육활동이 성장한다. 수업밀착형 평가는 수업에도 방점이 찍혀야 한다. 학생 중심의 수업이 답이다.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배우는 수업을 해야 한다. 교사가 수업과 동시에 고민해야 할 것은 학생들의 삶이다. 그들을 사회적 존재로 인정하고 아픔을 함께하는 사고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학생들에게 수업 참여는 가장 기본적인 상황이다. 이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배우게 할까를 고민하면 된다. 교사의 시각이 학생들에게 옮겨가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토의ㆍ토론ㆍ실험ㆍ협동학습ㆍ프로젝트 학습 등은 학생들을 수업에 끌어올 수 있는 전략이 된다. 여기서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방식으로 말할 수 있다. 자신이 배운 지식을 글로 표현하고, 그림으로 정리하고, 기타 춤과 음악으로도 재현할 수 있다. 이것이 비판적 사고활동이다. 이 과정에서 창의성이 싹튼다. 평가도 학생들의 생각은 물론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것이 수업밀착형 평가가 된다. 최근 대학입학시험에서 학생부 비중이 커지고 있다. 학생부에 교과 세부능력특기 사항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수업 시간에 일어난 학생의 활동에 대해 기록해야 한다. 학생에 대한 교과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학생 활동 중심의 수업을 해야 한다. 수업 중 활동이 많으면 관찰할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에 기록은 풍부해진다. 앞에서 제시한 수업 활동이 예시가 된다. 이 과정에서 교사가 전문가로 다양한 관찰을 하고 학생들의 특기 사항을 기록할 수 있다. 사실 학생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교사다. 그런 교사가 학생을 직접적인 진술에 의해서 평가하는 형식은 발전적이다. 이것이 교사의 평가권을 확대하는 것이고, 공교육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 방식은 학생들이 배움에 스스로 참여하고, 창의성을 키워가는 과정을 발견할 수 있다. 학생 선발에 용이하다는 이유로 대학수학능력 시험 점수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평가 방식에 눈을 떠야 한다. 평소 수업 활동이 자연스럽게 평가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행평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수행평가는 전통적인 선택형 평가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나아가 새로운 대안이 된다는 점에서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행평가는 피평가자인 학생들이 학습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등 자신의 능력을 직접적으로 나타내 보이기 때문에 답을 고르는 선택형 평가의 단점을 극복하고, 나아가 학생의 인지 과정이나 문제 해결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문제는 수행평가는 과정평가이다. 결과 위주의 평가를 지양하고 학습 과정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의적 능력 평가는 꾸준히 탐구해야 할 문제다. 정의적 능력 평가는 학습자의 정의적 요인을 평가하고 성취 정도를 파악하는 것으로, 학습자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데 목적이 있다. 그동안 우리는 인지적 영역 교육에만 집중하면서 얻는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다. 이제 정의적 능력 등의 균형 있는 평가로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이도 역시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정의적 요소를 추출하고 수업과 연계하여 평가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직접 성적에 반영하기 어렵다고 하더러도, 학습 동기 유발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평가 방식이다. 학생 중심 교육의 초점은 결국 공교육의 강화이다. 교육과정과 수업과 그리고 평가로 연계되는 교육 활동으로 질 높은 공교육이 실현되어야 한다. 평가에 대한 관점도 변해야 한다. 일정한 수업 활동이 끝난 후에 시험을 보고, 석차나 등급을 판정 후 통보하는 것은 올바른 교육이 될 수 없다. 교수 목표를 학습자가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수-학습 과정을 평가하는 단계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시각이 정립될 때 학생은 배움을 경험하고, 교사는 수업 방법이나 수업 개선에 대해서 노력하려는 의지를 갖는다. 서열을 위한 평가보다는 학생의 성장과 교사의 수업 개선을 위한 평가로 굳어질 때 그것이 학생 중심의 교육이고 본질적인 교육 평가다.
여름방학이다. 방학은 흔히 쉬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방학은 그냥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학교의 교육과정에 짜인 학습 부담에서 벗어나 스스로 계획 하에 학습과 일상을 이끌어나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교사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학생 지도와 기타 업무 처리 때문에 챙기지 못했던 자기 연찬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이는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도 명시하고 있는 바다. 교사는 학생의 학습을 돕는 역할을 하고, 또 학생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와 교훈을 주는 인생의 안내자 책무를 지니고 있다. 서로 인간적 교감을 나누고 감동을 남기는 사람이어야 한다. 따라서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과 사회의 가치관과 규범에서 투철한 철학적 기반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 수행은 오직 교사의 전문적 능력과 판단에 의해 결정되고 성과가 나타난다. 교사는 이제 더 이상 ‘가르치는’ 전문가로의 역할만으론 힘들다. ‘배우는’ 전문가여야 한다. 단순히 자기 교과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학생의 재능을 어떻게 끌어내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진로·진학 지도와 함께 꿈을 키워주고 미래 삶을 함께 고민하는 선생님이 돼야 한다. 학생 상담 기법, 기초 학력 미달 학생 지도법은 물론 인문학적 소양을 높여 인성교육의 전문가가 되는 것도 교사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이런 것을 끊임없이 배울 때 성장할 수 있고, 그 교육역량 또한 학생에게 선하게 미치게 될 것이다. 최근 시대의 가치는 양보다 질적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교육도 다름 아니다. 과거에는 획일적이고 통합적인 교육 활동을 했고, 중앙의 정책을 충실히 따르면 됐다. 그러나 이제는 교사 개인의 참신함과 개별적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교실에서 교사가 학생과 함께하는 창의적인 교육을 모색해야 한다. 교육이 질적으로 성장하는 길에 교사의 사명이 있고,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부단한 자기 연찬은 필수다.
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서 통과한 인성교육진흥법을 정부가 이번에 그 시행령을 만들어 7월 21일자로 공포·시행하한다. 이로써 본격적인 인성교육 실천 기반과 체제를 제대로 갖추게 됐다. 이제 국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학교, 교사 등 인성교육 시행의 각 주체들은 구체적 계획과 사업, 예산을 가지고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 또 민간 영역에 있는 가정과 사회 등도 인성교육의 실천 영역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돌이켜보면 인성교육은 광복 이후 우리 사회와 한국교육이 일관되게 그 중요함을 주창하지 아니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성교육은 실행이 없는 헛된 말, 즉 일종의 구두선(口頭禪)에 그친 느낌이 없지 않다. 교육이념 수준에서만 선언적으로 강조됐을 뿐, 그런 위상에 걸맞게, 구체적 실천을 위한 각성된 노력을 일관되게 해 오지를 못한 것이다. 기술과 물질의 가치에 짓눌려 인성은 되돌아 볼 틈도 없는 세월을 지나온 것이다. 인성교육의 이념이 아무리 고상해도 그 실천이 풍성하고 지속적이지 않으면 그것은 허상이다. 인성교육 실천은 이 시대의 요청에 우리 교육이 실질적 적합성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크다. 인성교육 실천의 역동성을 강조하면서 그것이 관 주도의 지나친 규범적 규제로 흐르는 것을 지양하기를 바란다. 각 교육 주체들의 참여와 협조를 폭넓게 확산시킴으로써 진정한 인성교육의 ‘진흥’을 도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인성’ 자체를 두고 긴 시간에 걸쳐 인내하며 올바로 형성될 수 있도록 한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그런 만큼 인성교육을 진흥시키고자 하는 모든 실천 노력에도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방법의 철학을 우리 사회가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인식은 인성교육을 영리적으로 접근하려는 일부 사교육 시장을 통제하는 준거로도 적용돼야 할 것이다. 인성교육의 올바른 실천을 위해 우리 사회 전반의 각성된 지혜를 수렴해 가기를 기대한다.
최근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학교에는 교문 발열체크부터 예방교육, 발열 환자관리와 치료, 각종 문서처리 등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쏟아졌다. 그 일들을 일선에서 감당했던 보건교사로서 이번 대응체계에 여러 아쉬움이 남는다. 전문가 없는 교육당국, 대응 한계 무엇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교육당국이 실질적으로 대처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메르스 감염 비상으로 학교에서는 평소보다 의심 증상 학생이 2배~3배 이상 증가해 매순간 어떻게 대처할지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교육청에서는 제목이나 내용이 똑같은 공문이 하루에도 수차례 내려오기만 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다. 한 중학 보건교사는 “메르스 3차 환자가 발생해 온 나라가 비상 상황임에도 교육청에서 쏟아지는 메르스 대책 공문은 여전히 2차 환자 발생 때의 매뉴얼이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일선 보건교사들은 교육청에서 학교 현장 상황을 잘 아는 보건 관련 전문가가 감염병 업무를 추진했더라면 좀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대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현 체계로는 위기상황에 일처리가 늦어지고, 소통이 안 되면서 혼란이 가중 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앞으로는 학교현장 경험이 풍부한 보건장학사나 보건 파견교사의 교육청 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육부와 교육청은 향후 어떤 감염병이 발생하더라도 일목요연하고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일선 학교에 있는 보건교사와 소통이 원활하고 학교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서울시교육청의 감염병전담팀 구성에 보건교사가 빠졌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현장경험이 풍부한 보건교사가 팀의 일원이 돼야 한다. 과대학교에 대한 보건 인력풀 지원도 좀 더 빠르게 대응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메르스 사태가 5월말 본격 시작됐고 인력풀 지원에 대한 공문은 6월 20일경에 내려왔다. 그 동안은 쏟아지는 일을 보건교사 혼자 감당해야 했다. 식사 시간도 화장실 갈 틈도 낼 수 없는 과대학교에는 인력지원이 시급하다. 보건교육이 있는 날 3일만 학생들을 관리해 주는 인턴교사로는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는데 한계가 있다. 보건교사 확충 발언 空言 아니길 보건교사 한 명이 1500명 이상 되는 학생들을 돌보면서 각종 공문처리, 정서행동특성 검사, 건강검진, 흡연예방사업 등 나날이 늘어가는 업무를 감당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과대학교에는 인턴교사가 아닌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보건교사의 추가 배치가 절실하다. 언론 보도처럼 현재 보건교사 배치율은 전국적으로 65%에 그치고 있다. 10곳 중 4곳의 학교에는 보건교사가 없다는 얘기다. 학생들의 건강관리와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 없다. 반면 인플루엔자 등 학교 내 법정 감염병에 걸린 학생은 최근 2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는 보도도 나온다.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낮은 보건교사 배치율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지난 8일 황우여 장관이 보건교사 확충에 나서겠다고 한 발언이 빈말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
농촌지역인 전북 무주군 관내 A초등교 2학년생 예진이의 하루는 아침 7시에 시작된다. 8시에 학교버스를 타면 15km를 달려 40분 후 도착한다. 기상 악천후로 인해 통학차량이 결행한다면 결석, 지각하는 건 부지기수다. 사라지는 학교…먼 통학길 매일 감내 방과 후의 모습은 또 어떤가. 담임교사와 상담을 하거나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도 통학차량을 정해진 시간에 타야 되기 때문에 어렵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인해 이 학교마저 없어진다면 예진이는 30km나 떨어진 곳의 학교를 다녀야 한다. 예진이 한명만 태우고 바로 학교로 향해도 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 통폐합 이후 더 많은 학생이 버스를 타게 되면 등굣길은 더 멀어질 것이다. 예진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학생이 다니는 학교는 전국 1700여개에 달한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은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방안의 하나로 제시됐다. 정부 방안에 따르면 전국 1750개교의 소규모 학교(읍·면 기준 학생 수 60명 이하)가 통폐합 대상이다. 초교의 경우 강원 50.6%, 전남 47.2%, 전북 45.7%, 경북 45.1%가 이에 해당한다. 전북 무주군의 경우 통폐합 이후 초등교는 단 1개만 남는다는 얘기다. 농·산·어촌에서 지역 사회의 정신적·문화적 공간 역할을 하고 있는 학교가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시골에서 학교는 학생 교육시설을 넘어 지역 주민이 모이는 도서관, 공연장, 놀이터, 체험학습장, 체력단련장 등 지역의 기반시설로써 존재해왔다. 국토의 균형적 발전 및 귀농을 장려하는 국가정책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농·산·어촌의 불편한 점을 해소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한 주요시설 중 하나가 바로 농어촌의 특색 있는 소규모학교들이다. 소규모학교 통폐합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효율성이다. 출산율 저하에 따라 학령인구가 감소되면서 작은 학교를 통폐합해 학교에 지출되는 교육비를 줄이자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학령인구는 2020년까지 매년 2~3% 감소하고, 특히 초등생은 2013년 이후 매년 1% 정도 감소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한 학교 통폐합과 교원 감축은 교육여건 개선보다는 학생의 교육권 침해 및 교·사대생의 청년 실업을 부추기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는 결론적으로 열악한 지방교육 환경을 더욱 황폐화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경제논리 학교통폐합 재고해야 시·도간 지역 특수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학생 수 기준에 의한 획일적 통폐합은 농·산·어촌 주민의 생존권과 교육권 침해, 지역균형 발전 및 농·산·어촌 살리기 정책과 배치된다. 소규모학교 통폐합의 주요한 정책 목표가 교육재정 절감이라면 실제로 재정 절감효과가 있는지 실효성을 따져 본 후에 실시해야 한다. 통폐합으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가 겪는 비금전적 비용을 고려할 때 실제 통폐합 정책의 재정 절감 효과가 미미한 수준이라면 이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 따라서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교육부 기준 결정 후 교육재정 운영의 효율성, 교육여건 요인 및 학생·학부모·지역사회 등에게 끼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
현장 “편향적 정책 심화 우려” 서울시교육청이 교육부장관과 시·도교육감 간 사무와 권한의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기본법 제정을 연구·진행하는 것과 관련, 학교 현장에서는 “우리를 더 옥죄려는 것 같다”는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 4월 ‘교육부장관과 시·도교육감의 사무와 권한에 대한 기본법’ 제정을 위한 정책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본청 회의실에서 타당성 검토를 위한 특별세미나를 개최한데 이어 이달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교문위 소속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공동으로 공청회를 열었다. 시교육청은 오는 10월 최종 연구결과가 나오는 대로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의 검토를 거쳐 기본법 제정을 위한 입법 청원 등 적극적 대책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교육청 측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학교 현장은 마냥 반갑지 않은 반응이다. 지방교육자치 활성화를 위해 교육감의 사무를 확보하고 권한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임에도 지금처럼 직선제 하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 강화에만 매달릴 경우 학교 권한을 더 침해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울 A중 B교사는 “직선교육감 이후 학교자율성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기본법 제정을 하고나면 교육감 자신의 잣대와 편향성을 들이대 획일화시킴으로써 학교는 지금보다 더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이번 세미나와 공청회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잇따랐다. 교육을 위한 갈등이라기보다 장관과 교육감 간 정책 이념 차이 때문에 나타난 갈등이기에 이에 대한 원인분석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 강화보다 교육감 권한 강화 의도가 짙다는 문제 제기다. 조석훈 가천대 교수는 공청회에서 “단순히 교육부장관과 교육감 사이의 갈등이라는 틀에서 접근하면서 교육감의 권한을 확대·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검토한다면 연구팀이 전제하는 지방교육자치의 취지와 어긋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설사 권한 관계가 명료하더라도 서로 가치 대립이 심하고, 자신의 가치만을 실현하는데 몰두한다면 갈등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들이 대표하는 가치에 너무 편중해 다른 다양한 가치를 무시하거나 그러한 가치를 비교육적, 혹은 반교육적 가치로 배제하는 이분법적 대응이 심화될 경우 억압적인 해결책이 시도되거나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을 추구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지방재정 자립도가 낮은 현실을 외면한 채 교육감 권한 강화에만 매몰된 연구로 인해 단위학교가 제외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에 대한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는 세미나에서 “교원이 국가공무원이고 국가교육과정의 틀을 유지하는 한 교육감은 국가를 대리해 국가사무를 처리하는 위치를 벗어나기 힘들다”며 “자치기반을 확충하려는 시·도교육청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발표했다. 표시열 고려대 명예교수는 “발제자는 교육감의 권력 강화만을 주장하고 있으나 교육자치의 꽃은 단위학교의 자율권과 책무성을 확립하는 것”이라면서 “학교장의 권한 확대 방안은 교육감의 권한 조정과 관련해 함께 분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지역 교육감들이 방학 중 교사 근무 폐지를 지시하면서 학교 현장은 ‘갈팡질팡’ 혼란에 빠졌다.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학교자율성을 지나치게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은 물론, 자칫 이 문제로 인해 교원들에 대한 국민들 시선이 악화될까 우려도 나온다. 최근 충북·전북교육청이 전교조와의 단체협약 등을 근거로 방학이나 재량휴업일에 교사의 일직성 근무를 폐지하라는 공문을 내려 보낸데 이어, 서울·제주교육청도 관내 학교에 행정조치 형식으로 이 같은 내용과 함께 ‘필요한 경우’란 단서를 달아 근무하도록 각 학교에 지시하면서 해당 지역의 학교 구성원들은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방학 중 교원 연수와 함께 학교 공백이 발생되지 않도록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 역시 필요한 상황인데, 이를 무시한 채 지시를 내려 현장만 어지럽게 만들었다는 불만이 쏟아지는 중이다. 해당 교육청들은 교사가 수업 외 전화 받기, 문서 수신, 시설 방화 등 관리자들이 해야 할 업무를 맡도록 강제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요청에 따라 이 같이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학교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사실 요즘의 경우 방학에도 돌봄교실, 방과후교실, 스포츠교실, 각종 캠프, 도서관 개방 등으로 어떤 곳은 전체 학생 중 70%나 등교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를 ‘필요한 경우’라는 모호한 기준만 제시한 채 원칙적 폐지를 강제하면서 학교 관리자 외 누구도 방학 중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학교 관리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충북, 전북 등의 농·산촌 지역에는 교감이 없는 소규모학교가 상당 수 있어 교장 홀로 방학 내내 소위 ‘말뚝근무’를 서야 할 처지다. 이 경우 교장이 몸이 아파 하루라도 나오지 못하거나, 갑작스러운 출장이 생기면 학교는 텅텅 비게 된다. 이런 상황이 우려되자 전북교총은 14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온영두 전북교총 회장은 “교육청은 박학 중 교육활동을 강조하고 업무를 폭증시켜놓고 생활지도상 모든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고 운영의 자율성마저 빼앗는 이율배반적이고 무책임하다”며 “초중등교육법 제20조의 학교장의 법적 권한인 교무통활권을 무력화하는 위법적 내용이며 학교 현장을 분열시키는 행위”라며 즉시 시정을 요구했다. 더 큰 문제는 학생을 외면한다는 교사 불신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C중 D교사는 “그렇지 않아도 일반인들은 교원들이 방학 중 논다는 인식이 있는 상황인데 방학 중 2∼3일 조차 출근하기 싫다는 식으로 비춰질까 걱정된다”며 “각 학교가 알아서 하도록 놔뒀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우선 피해를 입게 될 일부 학부모들은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에 서울 E초 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영진 씨는 “방학 중 근무는 학생 안전 예방 측면도 있는데 이를 외면하는 것은 반교육적”이라면서 “방학 중 하루라도 근무하기 싫은 교사가 있다면 봉급도 받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16일 직선교육감들의 학교자율성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뜩이나 직선교육감들이 포퓰리즘에 입각한 정책을 펴고, 또 특정 교원노조 입장만 대변하면서 학교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문제도 당연히 학교 자율에 맡겨야 할 것이지 교육감이 강제할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총은 “방학이나 재량 휴업일에 교사 근무 여부는 지역별·학교별 상황이 다른 현실을 고려할 때 시·도 교육청이 획일적으로 강요할 것이 아니라 학교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교육감들은 획일적인 방학 중 교사 근무 폐지 조치를 철회하고 학교 구성원의 협의와 교육적 판단에 따라 학교가 자율 결정할 수 있도록 즉각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16일 시도교육감협의회를 찾아 건의서를 전달했고, 교육부에도 학교자율성 보장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일부 시·도교육청이 방학 및 휴업일 교사 일직성 근무 폐지 공문을 시행함에 따라 방학을 앞두고 학교현장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종의 포퓰리즘이고 선심성 정책 남발이다. 충북교육청, 전북교육청, 서울교육청, 제주교육청 등 진보 성향 교육감 재직 교육청에서 이 같은 공문을 학교현장에 발송했다. 이들 교육청은 전교조 지부와의 단체협약, 정책업무협의회, 행정 조지 등의 형식으로 이와 같은 공문을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방학 및 휴업일 교사 근무 배제는 일면 교원복지 확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학교 현장의 교육말살의 위험성이 있는 정책으로 조속히 전면 철회돼야 한다. 학교 현장의 실상을 전혀 모르고 저지르는 정책 실패이고, 하나는 알되 둘은 모르는 행정이다. 전국의 유초중고교는 처해진 현실과 여건이 전혀 다르다. 학교 형편도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이를 공문 한 장으로 획일적으로 재단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즉 방학 및 재량휴업일에 교사 근무 여부는 지역별․학교별 상황이 다른 현실을 감안할 때 시․도교육청이 획일적으로 강요할 것이 아니라 학교자율에 맡겨야 한다.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정신대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학교자율성 및 학교장의 학교경영 자율성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사실 현재 많은(대부분) 학교에서는 방학 중에 학교가 문을 닫지 않고 있다. 순차적, 지속적으로 다양한 학교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처럼 한 두 달 학교가 폐문하고 있다가 개학일에 교실 거미줄을 터는 학교가 절대 아니다. 방학 중에도 학생들을 위한 돌봄 교실, 방과 후교실, 스포츠교실, 각종 캠프, 도서관 개방을 진행하고 있고 공문 및 민원처리 수요가 많은 현실을 감안할 때 방학 중 획일적인 교사의 근무 일괄 폐지로 인해 학생안전 및 지도, 학교업무 공백 등의 문제가 발생되어 이로 인해 국민과 사회로부터 학교공동화 현상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제기될 우려가 크다. 정기적인 보고 공문도 많다. 따라서 당연히 단위 학교의 학교장에게 그 시행 방법을 맡겨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나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교장, 교감, 행정실장만이 학교를 지키고 학생들을 교육․보호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전국에 걸쳐서 교감이 미배치된 소규모 학교도 많다. 방학 중 학교장, 교감 등이 교육업무 등으로 인한 출장 시 교사가 근무를 하지 않을 경우 학교는 공동화되고 만다. 현재도 방학 중 교원들은 법령 제41조에 의한 근무지 외 연수로 재택 근무를 하고 있다. 각 시・도교육청에서 안전 장치로 필요시 출근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지극히 형식적이다. 문제는 방학 중 순환근무가 필요함에도 공문을 근거로 근무를 거부하는 교사가 발생할 경우 이를 강제할 수 없고, 학교 내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세칭 진보 교육감들은 틈만 나면 지방교육자치를 앞세우고 있지만 9시 등교제, 방학 중 교사 근무 등 정작 학교자율로 결정해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학교를 옥죄는 정책과 공문을 남발하고 있다. 말로는 교육 혁신, 학교 혁신을 부르짖고 있으나 실상은 그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교사의 교육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 기회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며, 학교공백이 발생되지 않도록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한다. 일부 시・도 교육감들의 획일적인 방학 중 교사 근무 폐지 조치를 철회하고, 학교구성원의 협의와 교육적 판단에 따라 학교장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학교 자율권으로 보장해야 한다. 결국 교사들의 방학 중 근무 폐지가 교사들에게는 큰 짐을 내려 놓는 계기가 되겠지만 학생,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역효과적 정책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물론 과거처럼 별로 할 일도 없는데 일률적으로 근무조 편성을 하여 교사들의 부담을 가중시켜서는 안 된다. 방학은 학교가 멈춰있는 기간이 절대 아니다. 지난 학기의 반성과 새 학기 준비를 위하여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또 학생들의 각종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방학 중 근무 형태는 학교 자율권, 학교장 자율권 영역으로 단위 학교에 맡겨야 된다. 여기서 한 가지 간과해선 안 될 것이 만약 교사들의 방학 중 근무를 폐지하여 큰 부작용이 전국적으로 발생 시 다시 교사들이 근무토록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학교와 교실은 절대 교육실험장이 아닌 것이다. 지금도 일선 학교에서 교사들이 너무 열정적으로 잘 하고 있는데 그릇된 정책으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말기를 기대한다.
7월 17일(금) 충남 서령고(교장 김동민)는 서산시 보건소 박혜경 강사를 초청, 우울증 및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했다. 강사는 자살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존감 회복이며 주변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강의는 서산시보건소와 학교가 연계하여 실시한 특강으로 학생들의 우울증 치료 및 자살예방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교육을 통해 학생들 또한 자신과 타인의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주변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김동민 교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령고는 앞으로도 학생들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꾸준히 이런 특강을 마련하여 자살 없는 건강한 학교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북내초등학교 병설유치원(원장 김경순) 특수학급에서는 7월 17일, 유치원 특수학급 역통합 활동으로 ‘만화경 만들기’ 미술 수업을 실시하였다. 유치원 특수학급에서는 통합교육의 일환으로 학기별, 연령별, 주제별, 유아들의 선호도에 맞춰 특수교사가 수업 내용을 선정하고 학기별로 2회씩 역통합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번 수업의 주제는 자연탐구 및 예술경험 영역에 해당되는 ‘만화경 만들기’를 선정하게 되었다. 원아들이 완성된 만화경을 가지고 사물을 관찰하는 자연탐구 영역의 목표를 구현하고, 또한 유아가 원하는 대로 만화경을 꾸며 획일적이지 않고 각자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끔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더불어 각 연령별 만화경 종류를 달리 해 유아들의 수준에 적합한 만들기 수업을 제공하는데도 큰 의의가 있다. 지난 6월에는 ‘카나페 만들기’ 요리활동을 역통합 활동 주제로 선정하고 유치원 특수학급에서 특수교육대상원아와 함께 유치원 원아들이 카나페를 만들어 보는 수업을 하였다. 북내초 병설유치원 특수학급 정혜인 교사는 “우리 유치원에서는 통합교육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특수교육대상원아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시설과 설비를 갖추고 다양한 교육 활동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역통합 교육을 실시하여 비장애 원아들이 유치원 각 교실을 떠나 특수학급에서 특수교육대상원아와 함께 특수교사가 진행하는 수업을 받게 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뜻 깊다.”고 말했다. 또한 “역통합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유아들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증대되며 장애에 대한 수용 태도의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북내초 병설유치원 특수학급에서는 2학기에도 역통합 활동으로 빼빼로 만들기, 비누 만들기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기획되어 있어, 북내 유치원 원아들에게 다양한 경험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오랜만에 ‘군인영화’가 만들어졌다. 메르스 여파로 당초 일정보다 2주 늦은 6월 24일 개봉한 ‘연평해전’(감독 김학순)이 그것이다.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무릇 군인영화는 반공영화였다. 반공이 아니면 정보기관에 불려가 곤욕을 치르던 시절이 있었음은 부인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이 땅의 역사이다. ‘연평해전’ 제작 소식이 알려지면서 집중된 시선도 바로 그 점이었다. ‘연평해전’이 2002년 6월 29일 연평도 부근에서 발생한 북한군과의 총격전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어서다. 북한군이 적이니 그걸 깨부수는 건 기본적으로 반공영화가 될 수밖에 없지만, 그러나 ‘연평해전’은 궤를 달리 하고 있다. 무조건 애국심만 강요하는 반공영화는 아니란 얘기이다. 우선 ‘연평해전’은 개봉하기까지의 과정이 눈물겹다. ‘26년’⋅‘또 하나의 약속’⋅‘카트’ 등 그런 영화들이 더러 있지만, ‘연평해전’은 크라우드펀딩(다수에게 소액을 투자받는 방식)과 후원금으로 20억 원을 모았다. 이는 순제작비 60억 원(총제작비는 80억 원)의 3분지 1에 달하는 거액이다. ‘연평해전’은 영화가 끝나고 7000여 명의 후원자 이름이 10분 넘게 나오는 ‘장관’이 대미를 장식한다. 국민적 관심이 큰 가운데 우리 앞에 나타난 ‘연평해전’임을 알 수 있다. 특히 해군은 제작비 모금 바자회와 함께 함정과 병력 지원에 이어 진해 기지 등 촬영 장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군의 영화촬영 비협조에 비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연평해전’은 최순조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것이다. 2007년 소설 판권을 사들이고 2008년 영화제작에 본격 나섰지만, 투자자가 나서지 않았다. 2010년엔 천안함 사건이 터져 해군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촬영을 재개하려니 몇 년 사이 불어난 제작비가 벽이었다. 마침내 2013년 1월 크라우드펀딩을 시작, 개봉에 이르게 됐다. 장장 7년에 걸친 각고의 탄생인 셈이다. 거기서 다소 의아스러운 것이 있다. ‘26년’⋅‘또 하나의 약속’⋅‘카트’처럼 힘 없고 당하기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다른 영화가 분명한데도 그런 험난한 제작과정을 거쳤는가 하는 점이다. 정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국제시장’과도 대비되는, 참 이해 안 되는 일이다. 어쨌든 ‘연평해전’은 개봉 첫날(수요일) 153,402명이던 관객 수가 계속 늘어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개봉한 7월 2일 전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렸다. ‘쥬라기 월드’와 ‘극비수사’를 따돌린 성적이다. 더 두고 봐야겠지만 7월 16일, 올해 개봉 한국영화 최초로 500만 명을 돌파한 ‘연평해전’은 대박영화로 거듭나 그 의미가 한층 극대화될 것 같다. 7월 20일 기준 관객 수는 565만 568명이다. ‘연평해전’은 생떼 같은 젊은이 목숨 여섯을 앗아간 교전의 참상을 다룬 슬픈 영화지만, 사실 재미는 없다. 허구로 꾸민 윤영하(김무열)⋅한상국(진구)⋅박동혁(이현우) 가족사는 극적 긴장감을 이완시키기도 한다. 평화시와 전시가 대비되긴 하지만, 좀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여러 관객이 폰들을 열어 관람 방해를 한 것도 그런 장면에서다. 선제공격 불가라는 교전 수칙이 있었다곤 하나 북한군의 조준사격에 비해 아군의 공격은 난사에 가까운 묘사도 좀 의아스럽다. ‘전투배치’ 훈련 모습이 여러 번 계속돼 철통 같은 경계태세를 한 것과 비교해봐도 좀 어이 없이 당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애국심만 무조건 강조하는 반공영화가 아닌 건 맞지만, ‘연평해전’은 우리가 분단조국에 살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도시는 월드컵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 평화모드인데, 바다에선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이 거짓말처럼 벌어지는 나라임이 확인되니 더 말해 무엇하랴. 358호 정장의 공격개시 보고에 “좋아, 실시해”라는 편대장 승인 장면이라든가 죽은 박동혁 상병의 가슴에 전기충격기를 들이대며 짐승처럼(벙어리니까) 울부짖는 어머니 모습 등 콧등이 시큰한 대목도 있다. 박동혁과 신병의 경계근무하며 파도맞기 에피소드 등은 영화적 디테일을 살린 것으로 보여 미덥다.
십 여 년 전에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을 쓴 일이 있다. 교사에게 주어진 과업 가운데 가장 중심에 둬야할 가치를 찾고 싶다는 뜻에서 나 스스로에게 던진 화두였다.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교육의 본질, 즉 수업을 통해 기쁨과 감동, 보람을 얻는 것이라고. 이 단순한 진리 앞에 수업은 늘 애물단지나 다름없었다. 실망이 절망으로 바뀔 무렵, 절박한 심정으로 수업의 무게 중심을 아이들에게 옮겨보기로 했다. 일명 ‘거꾸로 수업’이었다. 졸거나 딴짓 하는 아이가 급격히 줄고 스스로 학습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수업의 밀도는 높아졌고 한 시간 수업이 짧게만 느껴졌다. 어느새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수업이라면 그 수업은 일단 절반쯤 성공한 것이 아닐까 한다. 한 시간 수업을 위해 준비할 것도 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모둠학습이 가능한 활동지를 정교하게 만들어야 하고 상황에 맞게 프리젠테이션이나 동영상 자료도 준비해야 한다. 그런 준비가 아이들에게 녹아들어가 수업의 역동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가르치는 보람이 깨를 볶는다. 역시 교사는 수업으로 사는가 보다. 그런 자신감을 밑천삼아 이젠 사교육으로 넘어간 논술마저 찾아오리라 다짐하고 거꾸로 수업을 적용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수업은 교사의 숙명이자 영원한 과제다.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이 있다. 인생의 반려자이자 교육 동지인 박영미 충남 서령초병설유치원 선생님의 응원과 서령고 교장, 교감 선생님 및 동료 교직원들의 꼼꼼한 수업 장학이 큰 힘이 됐다. 짧은 글솜씨에도 입상작으로 뽑아주신 심사위원들의 뜻은 수업을 더 혁신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거기 조는 녀석, 일어나봐!” 녀석은 듣고도 못들은 척 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로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건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옆에 앉은 친구, 흔들어볼래!” 이렇게 수업시간만 되면 꿈나라를 헤매는 녀석들과의 실랑이도 이젠 진절머리가 날 정도다. 차라리 알고도 모른 척 넘어가는 게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동료 선생님들도 날이 갈수록 수업이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간다. 교단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다른 것은 몰라도 수업만큼은 자신 있었고 그래서 아이들의 미래를 그려가는 데 조그만 디딤돌이라도 돼보겠다는 다짐은 어느새 탄력을 잃은 고무줄처럼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이젠 자괴감마저 든다. 물론 과거와는 현격히 달라진 교육상황도 작용하겠지만 그보다는 선배 교사들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나이든 교사의 한계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 아닐까 싶은 엉뚱한 순리론에 기대보기도 한다.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수업 무기력증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변화가 필요했다. 수업을 통해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아이들도 절대 행복할 수 없기에 나부터 바뀌지 않으면 아이들도 바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수업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부터 찾기로 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수업의 중심에는 언제나 내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 시간 수업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중심은 나였고 아이들이 끼어들 틈은 거의 없었다. 아이들을 수업의 중심으로 올려놓아야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수업을 한 편의 공연으로 생각하되 그 공연의 중심에 아이들을 두고 나는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데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일단 방향이 설정되자 나만의 브랜드가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거꾸로 수업’이었다.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먼저 한 단원은 4차시로 설계했다. 1차시는 단원에 대한 이해와 소개, 2차시는 과제학습장에 근거한 모둠 토의, 3차시는 토의 내용에 대한 발표 및 평가, 4차시는 단원 정리 및 학습활동을 통한 마무리였다. 여기서 1차시와 4차시는 내용상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고 2차시와 3차시는 말 그대로 아이들이 수업을 이끌어 갔다. 아이들에겐 다소 낯설었기에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느냐가 성공적인 수업의 관건이었다. 그래서 일명 ‘거꾸로 모둠학습지’라는 것을 만들기로 했다. 학습지에는 단원의 내용을 근거로 아이들의 창의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과제를 담았다. 미리 준비된 학습지는 아이들이 모둠활동을 통해 의논한 후 발표할 수 있도록 했고 그에 따른 결과는 수행평가에 반영했다. 거꾸로 수업은 말 그대로 아이들 중심이다. 물론 모둠 학습 결과에 따라 수행평가 점수로 연결되지만 그보다는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스스로 수업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아이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학습지에 제시된 문제 상황을 분석한 후, 어떻게 해결할지 그 방법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방향이 정해지면 역할 분담과 함께 구체적인 준비 과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저희 모둠은 1번 주제에 대한 내용을 연극으로 공연하기 위해 희곡을 쓴 후, 각자 배역을 맡아 공연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연기를 해 본 일이 없기 때문에 다소 어색하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세요.” “저희 모둠은 2번 주제를 놓고 치열한 논의를 전개한 후, 각자 아이디어를 냈고 그중 가장 우수한 제안을 바탕으로 UCC를 제작했습니다. 주말에 학교에 나와 8시간 동안 촬영하고 편집했습니다. 부족하더라도 예쁘게 봐주세요.” “저희 모둠은 3번 주제를 바탕으로 지문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뮤지컬로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영수가 대본을 썼는데 극 중에 나오는 노래도 직접 작사, 작곡했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 연주를 맡은 철수의 기타 솜씨도 눈여겨 봐 주세요.” 모둠마다 주제를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연극, UCC, 토론, 뮤지컬, 내레이션, 마당극, 음악, 마술 등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탐구내용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다 보니 모둠발표 시간이 되면 아이들의 기대감이 높아져 수업의 집중도는 한결 높아졌다. 간혹 학교 사정 때문에 수업이 취소되거나 변경될 때는 아이들이 찾아와 수업을 하고 싶다고 성화를 부릴 정도였다. 발표의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일부 모둠의 경우에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에 새로운 내용을 덧붙여 학습 내용을 더 심도 있게 다루기도 했다. 게다가 정기고사의 예상문제까지 언급하는 경우도 있어 나를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모둠발표가 끝나면 발표 장면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 그리고 학생들이 발표한 자료를 수합해 영상으로 편집했다. 아무래도 학급별로 이뤄지는 수업의 특성상, 자신의 반에서 발표한 내용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체 학급의 발표 가운데 열의가 넘치고 창의적이었던 내용만 선별해 전체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이렇게 진행하니 아이들도 다른 학급에서 이뤄진 내용까지 접할 수 있어 같은 주제를 놓고도 다양한 해석과 색다른 표현 방법까지 확인하면서 전체 학급을 아우르는 공동수업의 형태로 발전하게 됐다. 게다가 다른 반 아이들과의 선의의 경쟁심마저 작용해 학습 내용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창의적 사고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부수효과까지 따랐다. 수업의 변화에 따라 아이들의 태도와 인식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지만 문제는 성적이었다. 학교 내신은 아이들끼리 경쟁하는 것이기에 큰 의미가 없으나 모의고사는 전국의 학생들이 경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번 시험을 치를 때마다 성적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만약 성적이 정체되거나 하락한다면 인문계고교의 현실에 비춰볼 때, 아이들 성적에 도움이 안 되는 수업이라는 관리자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3월에 치른 모의고사 성적 대비 6월에 치른 모의고사 성적을 비교해 봤다. 국어 과목의 성적이 하락되거나 정체된 아이들보다 향상된 아이들이 훨씬 많았다. 심지어 4등급이었던 녀석이 1등급으로 올라간 경우도 있었다. 이 정도까지 성적이 향상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실로 놀라운 결과였다. 아무래도 사고력을 중시하는 국어 시험의 성격상 수업을 이해와 표현 중심으로 바꾼 것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았다. 일단 아이들이 졸지 않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무엇보다도 수업은 교사가 아이들에게 지식을 일일이 떠먹여주는 활동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떠먹을 수 있는 여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잠재능력을 활용해 지식의 내면화를 통한 효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바로 창의적 수업의 근간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속담이 있다. 수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거꾸로 수업의 장단점을 문항으로 만들어 설문을 받아봤다. 결론은 아이들의 만족도는 높은 데 다만 강의식 수업에 익숙한 일부 아이들의 경우 새로운 수업방식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2학기 수업계획은 1학기 수업에 다소 부담을 느꼈던 아이들의 견해를 반영해 계획을 세웠다. 학생 활동을 중심으로 하면 교과 학습의 핵심 개념을 자칫 소홀히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은 강의식으로 정리해 주기로 했다. 또한 토의와 발표 과정에서 일부 학생이 독점하지 않고 모두가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모둠학습지의 내용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 그리고 모둠도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수행평가 반영에 따른 평가 기준과 결과도 즉시 공개함으로써 학생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했다. 2학기 들어서도 거꾸로 수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이들은 학습활동에 집중력이 더 높아졌고 학습지를 활용한 모둠 발표는 날이 갈수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수업에 지친 아이들은 그렇다 쳐도 나 자신부터 수업에 자신감이 없다보니 즐거움은커녕 스트레스만 쌓여갔었는데 불과 1년 사이에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교사는 수업을 먹고 산다. 수업이 가장 중요하기에 끊임없이 성찰하고 변화해야 한다. 물이 고이면 썩듯이 수업도 정체되면 독(毒)이 돼 교사의 존재 의미를 위협한다. 그래서 수업은 변화해야 하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 수업을 통해 가르치는 보람은 물론이고 아이들의 행복도 함께 할 수 있다면 이게 바로 교사의 가장 큰 보람이 아닐까 싶다. 교정에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갈 무렵, 정신없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오니 책상위에 쪽지가 놓여 있었다. 캐나다에서 중학교까지 마치고 올해 귀국한 아이였는데 예쁜 카네이션을 그린 후, 그 위에 마치 자수를 놓은 듯 펜으로 또박또박 글씨를 아로 새겼다. “거꾸로 수업은 저에게 자신감을 주며 국어 학습 욕구를 불끈불끈 솟아오르게 합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 대한민국의 훌륭한 일꾼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과학중점학교 비교과 체험활동을 위한 교내 수학 교과캠프가 각 교실에서 열렸다. 7월 18일(토) 1, 2학년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캠프에는 프랙탈카드 만들기, 쌍곡포물면 만들기, 십이면체 달력만들기, 사이클로이드 미끄럼틀 만들기, Orderly Triangle 만들기, 펜로즈 삼각형 만들기, 포디테트라포드 만들기, 변신십이육면체 만들기, 몇 번 만에 가능한가?(페그퍼즐풀기), 색지를 이용한 마름모십이면체 만들기, 하노이탑, 칼레이도 사이클 만들기, 토러스 슬라이스폼 만들기, 오목다면체 만들기 등을 다양한 실험실습으로 실시됐다. 체험활동 후에는 담당선생님께 반드시 도장을 받아야 시수 인증을 했다. 또한 서령고는 이번 수학 교과캠프를 통해 과학중점학교의 위상을 다시 한번 다지는 동시에 수학·과학의 기초를 쌓는 한편 다양하고 재미있는 실험 실습을 통해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성취동기를 강하게 부여할 수 있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교과캠프 지도위원으로 활동해 주신 수학과 선생님들께서 많은 수고를 해주셨고 캠프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이 수학 교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알찬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