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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지난달 31일 서울신목초 3학년 1반 교실. 폭우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교실에 빙 둘러앉은 교사들이 역할극에 한창이다. 초등PDC교육연구회가 주최한 학급긍정훈육법 연수 현장이다. 교사들은 격려와 존중의 학급문화, 학생들의 소속감과 자존감, 문제행동 유형별 대처방법 등 다양하게 진행되는 연수 과정에 진지하게 임했다. 방학 중에도 배움에 대한 교사들의 열기가 뜨겁다. 초등PDC교육연구회가 주최한 이번 연수는 ‘친절하고 단호한 교실, 학급긍정훈육법(PDC, Positive Discipline in the Classroom)’을 주제로 29일부터 3일 동안 서울한산초와 신목초에서 60여 명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학급긍정훈육법은 보상과 처벌이 아닌 상호 존중, 배려와 격려로 행복하고 민주적인 교실을 만드는 게 핵심. 강사로 나선 정호중 서울화곡초 교사는 무기력한 아이들을 대할 때 교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 교사는 “이 아이들은 신뢰를 받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할 일을 작은 단계로 나눠 성공의 기회를 주고 방법을 알려주며 이끌어 줘야 한다”면서 “무기력으로부터 아이를 깨우는 것은 단순환 변화가 아니라 아이 인생 전체를 바꾸는 변화가 될 수 있는 만큼 교사의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동료교사의 추천으로 연수에 참여하게 됐다는 윤혜숙 서울난향초 교사는 “연차가 쌓이면 학생‧학부모들과의 관계도 수월해 질 줄 알았지만 날이 갈수록 어렵고 힘들어 고민이었는데 다른 선생님들도 이런 문제로 어려워 한다는 것을 알고 위로가 됐다”며 “전에는 문제 상황이 생기면 빨리 해결하려고만 했는데 앞으로는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어야겠다고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첫 발령을 받은 장세진 서울금옥초 교사는 “아이들 마다 특성이 다 다른데 어떻게 접근하고 대처해야 할지 방법적으로 도움을 받고 싶어 연수를 신청했다”면서 “시행착오는 겪겠지만 이번 연수에서 배운 내용으로 학생들과 좀 더 긍정적으로 소통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초등현장교육연구회는도 ‘교실혁신! 성장이 있는 현장연구’를 주제로 같은 기간 동안 직무연수를 개최했다. 현장연구 및 수업개선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에게 각종 연구대회에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이 강사로 나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안내를 도왔다. 올해 연구대회에 참여하고 현재 보고서 작성 단계에 있는 안혜정 서울공진초 교사는 “수상작들을 살펴보면서 통계자료나 결과 도출 등에 궁금증이 많았는데 연수를 통해 연구보고서의 서론, 본론, 결론의 통일성과 일관성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보고서를 보다 세밀하게 살펴보는 방법도 익히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장안초가 1학기 내내 학부모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학교 측의 정문 폐쇄와 놀이터 이용 제한 등에 관련된 갈등 때문이다. 탁현주 교장은 안전과 학습권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올해 새로 부임한 탁 교장은 3월 학부모들에게 정문 출입이 위험하다고 알렸다. 학교 인근에 성범죄자가 7명이고, 정문으로 차량이 많이 드나드는데 학교보안관은 1명밖에 없어 학생이 많은 후문에 배치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잇따른 외부인의 사고로 교육청에서 출입 관리를 요청한 상황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가 그동안 정문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차도를 2~3차례 건너야 하는 후문 출입이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학생 보호 인력도 학부모 도우미를 활용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갈등 속에서 정문은 결국 4월 18일 폐쇄됐다. 탁 교장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 찬반 의견을 물어 521명 중 60.8%의 찬성을 받아 정당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찬반 조사 시 실명을 적도록 해 학교 측의 폐쇄 방침이 분명한 상황에서 반대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방과후 학교 운동장과 놀이터 사용 제한 조치로 갈등이 이어졌다. 놀이터가 교사(校舍) 가운데에 있어 소음으로 고학년 수업과 방과후 프로그램에 지장이 있어서였다. 탁 교장은 “수업이 힘들 정도여서 협조와 사용 자제를 요청했었다”면서 “학교 내 실내 키즈카페나 도서관 등 대체 시설이 있어 제한했다”고 했다. 그는 조치 이후 교사들이 만족해하는 의견이 많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이전에는 마음껏 놀아도 문제가 없었다”며 “학교에서 쫓겨난 아이들은 인근 대학 등에서 놀다 위험에 노출된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대신 운동장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했지만 탁 교장은 운동장에서 진행하는 수업과 방과후 프로그램이 있어 반대했다. 그는 “다른 학교도 안전 때문에 운동장을 방과후에 개방하지 않는 추세”라고 했다. 정부의 공립유치원 확대 계획에 따라 장안초에 64명 규모의 병설유치원 신설이 진행되면서 또 갈등이 일었다. 학교 측에서 다시 교통사고의 위험을 들어 현재 시설에서는 유치원 설립이 어렵다는 의견을 교육지원청에 전달했다. 학부모들은 설립을 요구하며 “교장이 학부모의 민원이 필요하다며 반대 민원을 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탁 교장은 이를 부인하고 “유치원 설립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어려운 여건을 알리고 해결책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이후 교육청에 민원도 제기됐으나 교육지원청은 조사 후 교장 측의 반론을 수용했다. 당초 민원을 근거로 ‘갑질’ 근절 관련 서약서를 요청했다가 학교 측의 감사 결과 의견서로 갈음하기로 한 것이다. 탁 교장은 “해당사항이 없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며 “허위사실로 제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학부모들은 26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지역구 시의원인 전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하기도 했다. 공론화가 되면서 학부모 측 의견을 중심으로 보도가 이뤄지자 탁 교장은 “허위사실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며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꾸며 쓴 서명용지로 서명을 받았다”고 분개했다. 서명 용지에는 “교내 놀이터와 운동장 사용이 09:00~17:30 자제 조치되어 수업 외 학생들의 놀이터와 운동장 사용이 어렵습니다”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지만, 점심 시간과 자유놀이 시간에 운동장과 놀이터 사용이 자유로웠다.
10월부터 교원에게 폭행, 성폭력 등 범죄행위를 한 교권침해 학생은 강제전학 또는 퇴학시킬 수 있게 된다. 또 피해교원에 대한 치료비는 교육청이 우선 부담한 뒤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게 된다. 그동안 교총이 요구해온 사항들이 대부분 반영된 결과다.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의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달 24일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다. 교총의 요구대로 학폭법을 준용해 교육활동 침해 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을 명시했다. 학폭법과 마찬가지로 침해행위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와 관계회복 정도를 기준으로 0~3점의 판정 점수를 매겨 총점에 따라 조치를 정한다. 교내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 학급교체는 7일 이내에, 강제전학과 퇴학은 14일 이내에 조치해야 한다. 단, 퇴학은 의무교육 대상이 아닌 고교생에게만 해당한다. 강제전학과 퇴학 모두 형법상 상해와 폭행의 죄 또는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성폭력범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2회 이상 교권보호위원회가 개최된 경우에 한해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피해 교원에 대한 보호 조치 비용 관련 요구사항도 반영됐다. 보호조치 비용 부담 범위는 학교안전법을 준용해 전문심리상담기관의 상담 비용, 의료기관의 진료비, 요양비, 약제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구상권을 명시해 관할청에서 치료비용을 선지급하고 교육활동 침해자 또는 보호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 피해교원의 부담을 덜어줬다. 다만, 구상의무자가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일 경우는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임의조항이던 교권침해 실태조사도 시·도교육청은 연 1회, 교육부는 연 2회를 의무적으로 하게 했다. 조사 내용은 교육활동 침해행위 유형별 현황, 피해교원에 대한 보호조치 현황, 침해자에 대한 조치 현황 등이다. 교직원·학생·보호자에 대한 예방교육도 의무화 했다. 그동안 교총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특별교육·심리치료 미 이수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도 명시했다. 과태료는 1차 기한 내에 미 이수 시 50만원, 2차 기한에는 100만 원, 3차 기한에는 300만 원까지 부과할 수 있다. 교총 요구사항 중 법률에서 위임이 명시되지 않아 반영하지 못한 사항들은 교육부의 교권보호 매뉴얼에 반영하기로 했다. 피해 교원에 대한 관할청의 적극적 대처를 위해 ▲보고·고발 여부 피해 교원에게 고지 ▲고발 절차 간소화, ▲법률지원단 조력 ▲피해교원 행·재정적 추가 부담 최소화 등을 매뉴얼에 담는다. 다만, 요구한 관할청의 조치 과정에 대한 경과 기한을 14일 이내로 명시해달라는 교총 요구는 수용되지 않았다. 교총은 이에 대해 법률 위임사항이 아니라서 명시가 힘들다면 매뉴얼에라도 경과 기한을 명시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매뉴얼 반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교육부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명시된 학교규칙 기재사항 중 두발·복장·소지품 검사 등의 삭제를 추진하고 있어 생활지도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1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위한 의견조사를 진행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의 골자는 학교규칙 기재사항 중 “두발·복장 등 용모, 교육 목적상 필요한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의 사용”을 삭제하고 “교육 목적상의 필요한 지도방법”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세부적으로 나열한 기재사항을 포괄적으로 명시해 학교자치를 통해 규정하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로 용모와 소지품 검사를 금지하고 있어 시행령을 개정할 경우 사실상 학교규칙으로 용모나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간 “시행령에 명시된 학교의 권한을 침해하고 상위법과 충돌한다”는 주장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반대하는 주요 논리여서 교육부안대로 개정되면 학생인권조례 확산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내용이 현장에 알려지면서 생활지도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개정안처럼 되면 있으나마나한 규칙이 돼 학생지도에 혼란이 생기고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면서 “세부 사항은 학교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인천의 다른 중학교 교사는 조례 만능주의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교육감의 뜻에 따라 만든 조례에 의해 학생생활규정 등을 일률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면서 “조례 만능주의가 확산되면 단위학교의 일관성 있는 교육과 지도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어 “민주적 소통을 표방하고 있는 교육감들이 학교의 규칙을 점검하고 이를 강압적으로 수정하도록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8월 중으로 할 예정이다.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상규(자유한국당) 위원장이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의결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하고 있다.
31일 서울신목초등학교에서 열린'학급긍정훈육법 PDC 연수'에 참석한 교사들이 무기력한 아이 이해를 위해 역할극을 시연하고 있다. 자신 앞에 놓여진 과제물을 보며 다름 존중 기술 익히기를 하고 있는 모습.
은행잎이 바람에 휘날리던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최영우(가명)올림이라는 보낸 사람 이름이 있었다. 이름을 보는 순간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30여 년 전으로 나는 금방 돌아갔고 영우 얼굴이 바로 눈앞에 아른거리고 있었다. 흥분되고 떨리는 손으로 편지 봉투를 열었다. 편지 내용은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 속에 성공과 좌절을 맛본 경험들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편지 끝에는 4학년 때 선생님이 담임하면서 죽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이다음에 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꼭 선생님에게 연락하거나 말을 하고 죽으라는 생각이 나서 편지를 썼다고 밝히고 있었다. 편지를 읽으며 30여 년 전 아이들이 뇌리를 스치며 지나갔다.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 나는 광산촌 태백으로 첫 발령을 받았다. 같은 강원도 땅이지만 태백은 처음 가보는 고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생활하던 원주나 춘천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마치 다른 나라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과밀 학급에 대다수가 광업에 종사하는 부모 밑에서 집 구조가 똑같은 사택에 살고 있었다. 그러니까 가정 형편이나 환경들이 비슷하여 정이 많이 가는 마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영우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는 일이 생겼다. 사고 이후 나를 만난 영우는 “선생님 우리 아버지 죽었대요.”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나는 영우의 말과 얼굴 표정을 보면서 머리를 얻어맞은 듯이 멍했다. ‘아니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영우의 행동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때까지 나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을 잃어본 경험이 없었지만 부모나 가까운 사람을 잃게 되면, 아이들이 받는 충격과 상실감은 아주 크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당시 우리 반 아이 중 서너 명은 영우처럼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또 있었다. 이때부터 나는 죽음과 관련된 사건과 사고에 관한 신문기사를 수집하고 스크랩하면서 죽음에 대한 문제를 탐구하면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자주 만들었다. 죽음 하면 누구나 꺼리게 되는 말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의외로 아이들은 죽음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았다. 아이들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깨닫게 된 것은 세상 모든 인간이 공통으로 경험하는 두 가지 존재론적 체험은 탄생과 죽음이다. 그러나 인간은 탄생과 죽음의 순간 그 자체를 스스로 의식하며 경험하지 못한다. 특히 죽음은 절대적 타자로서 경험하고 의식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모두 죽음을 향해 가는 존재이다. 인간의 삶이 탄생과 성장, 죽음이라는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에 대한 태도는 사람, 시대, 사회문화적 특성에 따라 다르다. 개인의 가치관, 철학, 삶이 오늘날 복잡한 사회 환경으로 인해 사고사, 돌연사, 등 예견할 수 없는 죽음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어린이들에게 있어서도 그들의 다양한 주변 환경 속에서 죽음에 대한 직접 또는 간접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식물의 죽음, 애완동물의 죽음, 부모나 조부모의 죽음, 친구의 죽음, 동화와 TV 주인공의 죽음 등 생활 속에서 많은 죽음의 경험에 부딪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어린이들도 자연스럽게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며, 특히 어린이의 부모나 조부모, 심리적으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갑작스럽게 맞게 될 때 혼란과 불안, 슬픔에 빠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죽음에 관한 질문을 할 때, 부모들은 죽음이라는 개념이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주제라고 생각하거나 그들이 느낄 죽음에 대한 공포, 고통, 두려움 등으로부터 자녀들을 보호하려는 이유 때문에 회피하거나 비현실적인 대답을 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성인들은 아동들과 죽음을 떼어 놓으면서 아동이 죽음에 대해 인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 이는 아동을 미성숙하고 삶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어른들의 왜곡된 생각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아동들은 초등학교 2학년쯤 되면 어른과 거의 동일하게 죽음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진실한 삶을 살기 위한 교육인 죽음 준비교육을 성인이 되어서 하거나 좀 더 죽음에 가까운 노인이 되어서 한다면 한발 늦다는 생각으로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며, 삶을 성숙시킬 수 있는 성찰의 안목을 갖도록 했다. 죽음 준비교육이 단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약화하고 이다음에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교육으로만 여긴다면 죽음이 좀 더 가까운 성인이 되어서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죽음 준비교육은 그것이 아니라 인생을 완성하는 교육인 것이다. 죽음 준비교육은 바로 삶을 성장시키는 교육이며 나를 찾아가는 깨달음의 교육인 것이다. 또한 아동기부터 이루어지는 죽음준비 교육은 죽음에 대한 직접적 경험에 대처하는 것은 물론 삶과 생명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확립하게 한다. 어릴 때부터 죽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생명, 삶에 대하여 소중한 마음을 갖도록 하며 가족, 친지, 친구들과의 관계를 친밀하게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죽음 준비교육이 이제 절실히 필요하다는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지금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 시간의 소중함을 알아 좀 더 충실한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또한 가족, 친지, 친구 등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고 그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 더 죽음 교육에 관심과 정성을 들였다. 내가 만난 아이들의 죽음 불안 수준은 상실과 불안감에서 오는 불안부터 아끼던 동·식물의 죽음에서 오는 불안, 가까운 가족이나 친족의 죽음에 대한 불안까지 아동은 죽음에 대한 관심과 불안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었다. 주위의 어른들이 아직 어리다고 죽음의 현실적인 모습에서 아동을 멀리 떼어 둠으로 더 죽음 불안을 강하게 느끼며 잘못된 관념을 가지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직 정신적으로 독립적이지 못한 존재인 아이들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죽음에 대한 대비 교육이 더욱 필요하며, 죽음을 경험한 아동에게는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비탄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어린이의 죽음에 직면했을 때, 물론 부모의 죽음에 직면했을 때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그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아이들에게 대체 무슨 말을 해 줘야 할까? 대부분의 어른은, 어린이는 죽음을 이해할 수 없다거나 어린아이에게 그런 것을 가르쳐 줄 수 없다고 단정해 버리지 않을까. 특히 요즘처럼 병이나 사고로 죽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런 경향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어린이도 슬픔의 감정이 있다. 그런데 어른들이 제대로 말해주지 않거나 숨기기만 한다면, 어린이들이 진정으로 슬퍼할 수 있을까? 어떻게 말하느냐 또는 어떻게 전달해 주느냐에 따라, 설사 여덟 살이나 여섯 살짜리 아이라 해도 형제가 죽었다는 것, 즉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고, 슬픔이나 마음의 고통을 분명히 표현하고 표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신문 방송 속에 나오는 사건 사고와 죽음 이야기와 그림책과 동화 속에서의 죽음과 상실 문제를 아이들과 함께 나누면서 학교폭력 문제는 볼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여러 명의 제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멈출 수 있었다. 물론 영우도 그중 한 제자이다. 그간의 세월 속에 영화를 만들어도 몇 편은 족히 만들 수 있을 만큼 별별 사연들이 많다. 가끔은 승진한 동기들을 보면서 나는 남들이 관심 두지 않는 죽음 문제에 미쳐서 수많은 세월을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이들과 함께한 죽음 교육 30년을 통해, 의미 있는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된 큰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동상 수상자 수상 소감 학교는 삶의 가치를 배우고 기르는 곳 세월유수라 하더니 틀린 말이 아니다. 벅찬 가슴과 희망으로 교직을 시작한 지가 얼마 된 것 같지 않은데 벌써 삼십 년 세월이 훨씬 지나갔다.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제자들이 생각난다. 그리고 보고 싶다. 세월이 가면서 늘 되새겨지는 것이 있다. 좀 더 잘해주지 못했다는 후회감이다. 삼십 년이 넘어서 이제 아이들 마음을 조금은 헤아리게 된 것 같다. 제자들과 긴 세월 동안 함께 생명을 존중하고 살리는 교육 활동을 통해 나 자신이 더 큰 위안을 받았고 더 깊은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점점 험악해져 가는 세상인심 속에서, 자신의 존귀한 생명을 버리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학교는 삶의 가치를 배우고 기르는 곳이다. 삶의 가치는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삶의 자세다. 아무도 관심 주지 않는 생명 교육의 소중함을 인정해주신 심사위원님께 큰 감사를 드리면서 글을 맺는다.
인간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행복을 달성할 수 있는 삶의 현실적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현대에 돈은 여러 다양한 삶의 현실적 수단을 확보하는 데 가장 효율적이다. 그래서 돈을 더 많이 획득하는 것 즉, 소득을 늘리는 것은 행복한 삶을 위한 가장 일반적인 척도가 되기도 한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는 소득의 증가가 행복을 증진 시키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에 의심을 달지 않았다. 개인의 소득이 늘어나면 삶의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예산을 늘릴 수 있기에, 더 많은 효용을 충족시켜 행복한 삶의 척도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이든 국가든 소득을 늘릴 것이 경제 정책의 주된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러한 전통적인 주류 경제학에 의문을 제시하는 하나의 역설적인 이론이 있다.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이 그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였던 리처드 이스털린(Richard Easterlin) 교수가 1974년에 처음 주창했다는 점에서 그렇게 부른다. 이스털린은 소득의 증가가 행복의 척도를 결정한다는 기존의 경제학의 신념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면서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 기본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이론을 발표했다. 그의 연구는 1946년부터 1970년까지 부유한 국가뿐 아니라 공산권, 아랍권, 동아시아권 등 가난한 국가 등을 모두 포함한 전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설문 조사에 근거한다. 조사의 표면적 결과는 우리의 상식에 부합한다. 즉, 모든 나라나 모든 지역에서 소득수준이 개인의 행복도에 비례한다는 것이 나타난다. 소득이 증가하면 생활을 영위하는 수단의 확보, 그리고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행복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심층적으로 보면 소득의 증가가 일정한 수준 지점을 지나면 개인이 만족하는 행복도가 소득의 증가만큼 비례하지 않는다. 이스털린은 당시의 연구에서 비누아투, 방글라데시와 같은 가난한 국가에서 오히려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게 나타나고, 소득 증가의 일정 수준 이후 미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행복지수가 낮게 나타나는 것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소득 증가와 행복지수는 정비례한다는 것이 오류임을 밝혀낸 것이다. 이러한 소득 증가와 행복도 사이의 비율의 불일치를 두고 ‘이스털린의 역설’이라고 오늘날 부르는 것이다. 상식을 깨는 이러한 역설적 결과는 왜 일어날까? 그 이유는 사람의 욕구 수준이 소득 증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욕구 수준이 낮은 상태에서는 소득수준의 비율이 증가하면 그에 따라 행복감이 더 늘어난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으로 욕구의 수준이 높아지면 같은 소득수준의 비율이 증가하더라도 행복감이 더 늘어나지 않는다. 소득수준이 늘어나더라도 욕구의 수준이 소득수준 이상으로 늘어나면 행복감은 전혀 증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여가 시간, 가사 노동, 대기 오염, 복잡한 교통 등 일상생활에서 행복과 관련된 요소들에서 기회비용이 증가하면 소득이 증가하더라고 행복감은 오히려 감소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소득의 증가 비율은 행복을 증진 비율과 정비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사례들도 있는 셈이다. 물론 소득의 증가가 행복 증진에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소득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시킨 사람이 꼭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이런 말이 가능하다. 부자라고 해서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자 중에는 행복감이 가난한 사람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기에 단지 소득을 증가시키는데 삶의 에너지를 쏟지 말고, 내가 욕구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끔은 주변을 돌아보면서 또 가끔은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서 말이다.
사단법인 전국교사힐링상담센터(센터장 이옥영·이하 힐링상담센터)는 지난달 26일 개소식을 가졌다. 충북 청주시에 있는 힐링상담센터는 여성가족부 소관 비영리 사단법인 한국행복가정상담아카데미의 지부로, 현장 교원들의 정서적 문제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한국중등수석교사회 회장을 역임한 이옥영 센터장은 환영사에서 “학생 생활지도 문제로 인한 교사들의 피로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교사가 건강해야 학생이 행복하고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균 충북교총 회장은 “학교폭력이나 학부모 민원 문제를 처리하는 건 교총과 교육청이 돕지만, 사건 이후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해줄 센터가 필요했다”며 힐링상담센터의 개소를 축하했다. 힐링상담센터는 ‘만남-치유-성장’을 운영 철학으로 삼는다. 교사,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개인·집단상담을 진행하는 ‘레인보우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교직원 연수, 학교 부적응학생 지원 프로그램, 학생 캠프 등 상담을 기초로 한 학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상담 전문가 30여 명이 활동한다. 김상인 한국교원대 교수가 슈퍼바이저로 나서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한다.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가 일제히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전국의 학교 중 올 여름방학 기간은 짧은 학교가 10일, 긴 학교는 62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방학은 여름 혹서기와 겨울 혹한기에 일정 기간 수업을 휴업하는 것이다. 단, 방학 중 학교가 문을 닫거나 교직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현재 보통교육 기관인 초·중등학교의 매 학년도 수업일수는 초·중등교육법 제24조 제3항 동법 시행령 제45조(수업일수)에 의해 190일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따라서 방학 기간은 이 수업일수를 준수하면서 단위 학교의 여건과 실정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결정한다. 방학이라지만 업무는 더 많아 과거에는 국가교육과정의 상세화(詳細化)가 대세여서 교육부의 지시대로 전국의 초·중·고교가 한결같이 여름·겨울방학 기간이 비슷했다. 대학들의 방학 기간도 엇비슷했다. 하지만 현대 교육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국가교육과정의 대강화(大綱化)가 안착되고, 학교교육과정이 보편화되면서 연간 수업일수를 준수하면서 학교의 여건과 실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방학 기간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원은 방학 중 근무 안 하고 급여를 받는다”고 폄훼하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방학은 학교, 학생, 교원에게 무척 바쁜 기간이다. 방학 중 학교에서는 각종 시설 공사, 캠프 운영,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하다. 교실 신·증·개축, 특별실 개수(리모델링), 석면교체, 운동장 보수 공사 대부분이 방학 중에 시행된다. 또한 방학 동안 학생들은 각종 체험활동, 방과후 학교, 동아리 활동, 캠프 활동 참가 등으로 바쁘게 보낸다. 가족 간 협의와 자신의 계획에 따라 평소의 교실 공부를 현장 학습으로 전환하여 소위 ‘배움을 놓고 마냥 놀던 방학(放學)’에서 ‘평소에 가고 깊었던 곳곳을 찾아가는 방학(訪學)’으로 변했다. 교원들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방학 중 업무가 태산인 것이 교원들이다. 각종 연수와 출장, 해외 문화 탐방, 캠프 운영, 방과 후 학교 운영 및 관리 등으로 눈코 뜰 사이가 없다. 다가오는 2학기의 학교·학급교육과정 편성도 교원들의 업무다. 교원들은 학교의 모든 행사와 활동, 학생들의 크고 작은 참여 활동 등에 함께 사제동행으로 임장해야 한다. 이번 여름방학은 교원들의 치유(healing)와 재충전의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연수기관 및 근무 장소 외에서의 연수’를 소중히 활용하여 평소 학생지도와 과중한 학교 업무에 지친 교원들에게 심신의 치유와 회복의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요즘 학교구조와 학교교육과정 체제가 교원들이 소위 ‘짐 벗어놓고 요기’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현실이다. 올 여름방학에는 전국 모든 교원들이 잡다한 일상의 일을 잠시 내려놓고 자연을 벗 삼아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평소 학생지도, 학교 업무, 가족 관리 등으로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 놓고 하고 싶은 일’에 소중한 시간을 소비하기를 바란다. 평소 학생과 가족을 위한 헌신적 ‘행복 돌봄이’에서 올 여름방학만큼은 자신을 위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인 ‘소확행’의 주인공이 되기를 소망한다. 모처럼 소확행의 주인공 되길 장마와 삼복 폭염으로 대지가 작열하고 있지만, 자연의 섭리는 변치 않아 개학 즈음에는 이 여름의 열기도 식고, 시나브로 가을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개학을 맞아 제각각 각종 ‘방학(訪學)’ 활동으로 몸과 마음이 한 뼘쯤 자란 꿈동이인 학생들과 치유와 회복 그리고 재충전으로 심신의 여유를 되찾은 교원들이 학교라는 행복 보금자리에서 다시 만나 교학상장(敎學相長), 존사애제(尊師愛弟)로 사랑, 존경, 신뢰의 하모니로 행복 오케스트라를 함께 연주하길 기대한다. 어렵지만 누가 뭐래도 우리는 교육에서 희망과 미래를 찾아야 한다. 스승존경, 제자사랑, 학교신뢰가 여름방학 후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행복한 동행 지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과 조영종 수석부회장, 한상윤 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 진병화 한국중등교육협의회장은 29일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방문해 ‘학교장 재산 등록제 추진 중단’을 요청했다. 하 회장은 이날 “학교의 예산과 인사, 교육과정 등에 관한 결정은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한 학운위에서 심의·결정되고 있다”며 “학운위 운영 과정 전반에 대해서도 교육청 등의 감사를 받기 때문에 교장이 자의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교장이 자의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없기에 부정부패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 회장은 현재 모든 학교는 교육지원청과 시·도교육청 등 상급기관의 감사를 받고,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에 대해선 이에 상응한 조치를 받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 회장은 특히 “부패와 관련될 수 있는 예산집행 결과는 학교정보공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매년 두 차례 전 직원과 거래업체를 대상으로 기관장 청렴도 설문 조사를 해 부패비리 점검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수석부회장도 겸하고 있는 조영종 수석부회장도 “밖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교장의 권한이 많지 않다”는 점을 설명했으며, 한상윤 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은 “2000만 원 이하의 학교운영비 대부분이 경직성 경비이고, 1만 개가 넘는 학교 중 38교(0.38%)의 교장 비리 통계를 근거로 재산등록을 추진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주장했다. 진병화 한국중등교육협의회장은 “학교장은 학생생활지도부장·학년부장 등 교사들이 기피 하는 부장직을 맡아달라고 읍소하는 등 인사권도 없는 처지에 오히려 교육과정위원회와 성적처리위원회에 장으로서 책임만 큰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은정 위원장은 “학교장 재산등록 추진과정 초기에 학교장을 잠재적 범죄자로 오해하게 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고 의견을 수렴해 나가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박 위원장은 또 “이 문제는 학교 현장과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고, 국민적 신뢰 제고 등 종합적인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며 이해를 구했다. 한편 국민권익위는 학교장이 위임받은 권한을 견제하고, 학교장에 의한 부패를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교장을 공직자 재산등록 대상에 포함시키려 해 일선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국민권익위는 지난달 24일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보낸 ‘학교장 공직자 재산등록 관련 의견조회’ 공문에서 “교장이 인사, 예산 등 학교행정 전반에 걸쳐 폭넓은 권한을 위임받고 있으나 심의·의결기구인 학운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번 베트남 이주여성에 대한 폭력은 우리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차마 눈을 뜨고는 볼 수 없는 가정폭력, 그것도 자신의 어린아이에게까지 폭력을 했다는 비정한 아빠의 모습은 대한민국 국민이란 게 부끄러울 정도였다. 연일 특종으로 보도되었고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하필 약자에 대한 폭력을 서슴지 않을까?’하는 의구심과 함께 안타까움이 컸다. 혹여 다른 나라 사람들은 몰라도 우리나라 사람들만큼은 더욱 그러면 안 되는 까닭이 있지 않은가! 왜냐하면 불과 몇 십 년 전만해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는 나라였고 일제 36년의 쓰라린 과거를 겪은 나라이기 때문이다.약육강식이 지배하는 국제사회라지만 최소한 우리나라만큼은 약소국의 슬픔을잘 알고 있기에 다문화가정의 외국인들에게 세심한 배려와 인간적인 대우를 했어야 했다. 흔히 ‘올챙이 적 시절 모른다,’는 속담도 있듯이 이제 조금 살만해졌다고 해서 우리보다 약한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무시하는 행동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우리는 크나큰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고 심지어 일본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우리민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었고 숱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나라를 지켜왔고 힘이 있을 때도 단 한 번도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 않았다. 일제의 모진 고문에도 비폭력 저항운동을 벌였던 유관순 열사의 삶을 영화 ‘항거’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죽음을 목전에 앞두고도 동양 3국의 평화를 모색하는 동양평화론을 주창한 안중근 의사의 삶도 세계인들에게 자랑할만한 우리민족의 소중한 가치요 자부심이다. 폭력은 어떤 식으로든 미화할 수 없으며 인간의 기본권을 말살하는 비겁한 행동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구나 소중한 인권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하고 귀히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오래 전 피부색이 다른 다문화 학생과 일 년을 보낸 적이 있다. 학생들중에는 냄새가 난다며 멀리했고 급식을 함께 먹는 것도 꺼려했다. 필자는 학급 내에서 마니또를 정하여 선물이나 편지를 전달하여 상대방 친구에게 기쁨을 주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남모르게 비밀로 하루에 한 번 씩 인사를 하거나 칭찬을 하고 마지막 날 이야기를 나누는 미션을 부여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마니또 행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고 원만한 교우관계 형성에 큰 도움이 되었다. 자신의 사소한 친절에 감동하고 좋아하는 친구를 보면서 학생들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몇 해 전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바뀌었다. 베트남 이주여성에 대한 폭력을 행사한 남성을 보면서 어려서부터 체계적이고 밀도 있는 다문화 교육이 절실함을 느꼈다. 언어와 피부색이 다르다고 해서 그들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며 국제사회에서 영원한 왕따가 되는 길이다. 우리들도 언젠가는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나이, 성별, 국적 등에 관계없이소중하고 마땅히 누려야할 인권이 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 여성과 노동자들에게 조금만 문턱을 낮추면 편견을 가지지 않고 친구가 될 수 있다. 다문화에 대한 편견은 국제화 시대에 역행하는 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인권 감수성이 풍부하여 서로를 귀히 여기며 존중하고 배려하는 선진민주시민의식을 지닌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시립서울청소년센터(센터장 정진문)은 8월 5~9일, 5일간 서울 중·고교의장애·비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통합체험활동 프로그램인‘여름방학 행복교실’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여름방학 기간 동안 장애·비장애청소년이 함께 다양한 체험활동(제빵, 난타, 댄스, 요리, 공동체 활동, 공예 활동 등)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비장애청소년에게는 장애청소년에 대한 편견 개선의 기회를, 장애청소년에게는 공동체 의식과사회성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올겨울진행된 행복교실 참가자 사전·사후 결과 비장애청소년의 장애수용성이 12.5%(5점) 상승했으며, 참가 청소년의 95.7%가 재참여 의사를 밝혀청소년통합 교육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여름방학 행복교실은 참가자 선착순 접수로 현재 모집 완료됐다.문의사항은 서울청소년센터 홈페이지 프로그램 게시판또는 복지사업팀(070-4268-4339)으로 문의하면 된다.
국립과천과학관은 ‘2019 과학동영상 공모대회’의 일환으로 제공하고 있는 ‘동영상 제작 기초 교육’ 클래스의 운영을 대폭 확대했다. 동영상 제작 기초 교육은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토요일 10시, 13시, 15시 또는 일요일 13시, 15시에 시작해약 2시간씩 진행된다.스마트폰을 이용한 영상촬영 방법, 편집 기술, 저작권 관련 소양 등 동영상 제작을 잘 모르는 초심자 수준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2019 과학동영상 공모대회’는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진행 중이며, 과학을 자유롭게 영상으로 표현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영상 문화 축제다.전 연령층이 자유롭게 개인 또는 팀으로 참가가능하며, 과학적인 상식이나 이론 소개,실험 등 과학을 누구나 친숙하게 즐길 수 있는 영상을 공모한다. 행사 홈페이지(http://www.sciencecenter.go.kr/scipia/videoContest)에서 참가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한 뒤 이메일로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대상 1팀 100만원을 포함해총 25팀을 시상한다. 자세한 내용은 ‘2019 과학동영상 공모대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청소년연맹은 30일 양지리조트에서뉴턴프로젝트(New Turn Project) 메이커페어를 개최했다. 뉴턴프로젝트는 청소년 대상의 단순 교육이나체험 형태의 메이커교육에서 벗어나, 청소년이 주체가 돼자신들이 만든 상상과 아이디어 그리고 재능 나눔으로 메이커 축제를 만들고 메이커 문화가 청소년 문화의 한 축으로 확산한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준비됐다. 이번 사업은 2019년 메이커 문화확산사업의 메이커 행사지원 분야에 선정돼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메이커 문화확산사업은 메이커의 지속가능한 자생적 생태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메이커 활동과네트워크를 적극 발굴, 지원해메이커 문화확산에 중점을 두는 사업이다. 이번 행사에는청소년 메이커 동아리 80명이 메이커 체험부스를 운영하고 청소년 2000여 명이 참여했다.‘BMW’팀의 ‘Oh 먹는 물병 hO’, ‘나만의 꿈 ON!’팀의 ‘전도성펜을 이용한 나만의 꿈 회로도 만들기’, ‘기타등등’팀의 ‘딩가딩가 메이키메이키 전자기타’, ‘Hand 메이커’팀의 ‘내가 직접 만드는 친환경 가습기와 걱정인형’, 대학생서포터즈 ‘든솔’의 ‘뚜루뚜루 로봇코딩’ 등 총 20개 팀의 메이커 체험부스가 운영됐다. 7월 초 창의력과상상력 강화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해팀별 아이디어 회의가 진행됐다. 이후 아이템 설명회와 전문가 컨설팅을 거친 후 27일 중랑청소년센터에서 메이커톤을 실시, 팀별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시상식은 8월 초에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사장 이광호)은 씨랜드 참사20주기와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6주기를 계기로 행정안전부와 함께 청소년수련활동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수칙 교육 영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교육 영상은 청소년활동참여청소년과 지도자가 활동 시 유의사항과 안전사고대처요령 등을 충분히 숙지하고 활동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2016년 제작됐다. 교육영상은 전국 청소년시설 800여 곳에서 활용하고 있다. 진흥원은 이 영상을 진흥원 홈페이지(www.kywa.or.kr)와 청소년활동정보서비스 ‘e청소년’ 홈페이지(www.youth.go.kr),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kywa2010) 등에서 볼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캠프 등각종 야외활동이 급증하는 여름방학을 맞아 행정안전부의 안전 홍보 채널 ‘안전한TV’ 홈페이지(www.safetv.go.kr)와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c/safeppy), 네이버TV, 카카오TV, 서울시 서울안전누리 등 행안부 협업 채널을 통해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진흥원은 향후 행안부와 협업해지속적으로 청소년활동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영상과 SNS용 영상을 공동으로 제작하고 국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보급할 예정이다. 이광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은 “올해는 화성 씨랜드 참사 20주기이자 태안 해병대 캠프 사고 6주기가 되는 해”라며 “청소년활동에서 각종 위험으로부터 청소년들이 상해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행안부와 함께 안전교육 영상의 제작과 보급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시간을 뛰어 넘어 과거나 미래로 가는 상상은 언제나 즐거움을 준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현재가 아닌 엉뚱한 시간 속에 떨어진다는 ‘타임 슬립(time slip)’이나 기계를 만들어 원하는 시간으로 이동하는 ‘타임머신’은 영화나 소설에서 애용되는 소재다.시간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현실적 한계 때문에 이러한 이야기들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역사 교과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간의 흐름을 배움으로써 오늘의 우리를 이해할 수 있다. 역사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는 아이들도 많지만, 어려워하고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꽤 많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너무 방대한 내용과 시간의 거리 때문이 아닐까여겨진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역사의 내용을 가르쳐줄 수 있을까, 고민했고, 시간의 간극을 좁힐수 있는 타임 슬립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방법을 적용해보기로 했다. 올해는 임시정부와 3·1운동 100주년인 해로 그 어떤 해보다 의미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과정이 만들어져 아이들에게도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00년 전 나는?’이라는 주제로 자신이 그 시대를 산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쓰기 활동을 계획해봤다. 우선교과서의 내용만으로는 그 당시를 입체적으로 알기 어렵다는 판단에 동료 선생님들과 협업해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 일제 강점기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문학 작품과 영상 자료를 모았고, 수업시간에해설을 덧붙여 소개해줬다. 예전에는 어렵고 낯설던문학 작품을시대적인 내용과 함께 학습하니이해가 쉬웠다는 반응이었다.특히 드라마를 볼 때 많은 흥미를 보이며 빠져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스터 션샤인'을 이미 봤던 아이들도 역사적 사실을 알고 보니 새롭게 느껴진다고 했고, 등장인물들의 심정을 더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사전 활동 후, 당시를 살아가는 ‘나는 어떤 모습일지 쓰게 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다양한 내용을 접해서인지 자연스럽게 잘 표현했다. 역사 수업 시간에는 별 의욕이 없어 보였던 A는 안중근 의사가 사형장으로 향할 때의 심정과 시선을 담담하게,마치 지금 그 자리에 자신이 있는 것처럼 A4용지를 빽빽하게 채웠다.B는 글 속에서 그 시대의 농민이 되어 녹두 장군 전봉준을 동경하고 응원하지만, 힘든 현실 속에서 지켜만 보는 자신을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평소 수업에 잘 참여하지 않던 C의 글은 조금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친일을 했을 것이다’로 시작한 그의 다음 글은 단 한 문장, ‘죽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였다.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고 하던가. 이번 수업은 교과서보다 더 다양하고, 영화보다 더 생동감 있게 당시를 살았던 많은 사람의 생각을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또한우리가 역사를 배우고 가르치는 방향이 이러한 부분들까지 함께 다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쓴 글을 하나하나 읽으며 이러한 시간 여행이 아이들에게 역사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갖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시간 여행을 위해 더 많이 읽고배우고생각하며 아이들의 시선에서 하나하나 배워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
일본 마다하고 조선인 최초로 스웨덴 유학 택해 5개 국어 능통… 간디 등 인도 민족운동가와도 교분 기층 민중 삶 지향하며 헌신하다 28세 나이에 요절 “강인한 민족정신·도전정신에 무게 있는 인격자” 최영숙은 한국 근대사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최영숙은 중국과 스웨덴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스웨덴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은 최초의 조선인 여성이었다.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영어, 독일어, 스웨덴어, 중국어, 일본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했으며 중국,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등지에서 유학과 체류를 통해 당시로는 매우 드문 국제 감각과 인맥을 가진 인물이었다. 스웨덴 유학에서 돌아와서도 여성과 노동자, 농민에 바탕을 둔 살아 있는 경제학의 실천을 주장하면서 경제운동과 노동운동의 영역에서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다가 불행히도 28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최영숙은 1905년 경기도 여주의 중류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인 최창엽은 일찍이 농사를 정리하고 포목상을 차려 상당한 재산을 모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고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8살 연하라는 사실만 알려지고 있다. 최영숙은 1914년에 고향인 여주에서 공립보통학교를 졸업했다. 그의 부모가 여자가 보통학교나 졸업했으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으로 상급학교에 보내기를 주저하자 두 사람의 친구와 함께 백일기도를 시작해 부모의 승낙을 얻어내 서울에 있는 이화여자고등보통학교에 진학했다. 1922년 이화여고보를 졸업하고 이천에서 교사 생활을 잠깐 하다가 같은 해 9월 중국의 남경으로 유학의 길을 떠났다. 조선과 학제가 달랐기 때문에 중국에서 최영숙은 명덕학교를 거쳐 회문여자중학교에서 다시 중학과정을 거쳐야 했다. 회문여학교 재학 시절 최영숙은 뛰어난 영어, 독일어 능력을 보였고 아울러 성악과 피아노 연주에도 능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회문여중에 다니면서 최영숙은 흥사단에서 활동했다. 당시 대부분의 여성들이 선택하던 일본 유학을 남달리 싫어했던 사실에서 보듯 민족정신이 투철하고 총명한 그녀를 안창호는 남달리 아꼈다. 이 시절에 그녀는 흥사단이 주재한 음악회 행사의 하나로 개최된 ‘국교단절’이라는 연극에서 남자 노비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26년 7월에 그녀는 4년 동안의 중국 생활을 정리하고 스웨덴으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에는 낯설었던 스웨덴을 선택한 이유는 엘렌 케이(Ellen Karolina Sofia Key)에 대한 호감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스웨덴 출신 엘렌 케이는 1920년대 동아시아에서 연애론과 자유이혼론, 그리고 모성주의 등과 관련한 여권론자의 대명사로서 많은 영향을 미친 사상가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스웨덴 유학 무렵 최영숙은 엘렌 케이가 주장한 연애의 자유보다도 사회주의 사상을 배우는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사실 스웨덴 유학을 떠나기 전 중국에서부터 그녀는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했으며, 1926년 7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으로 가기 위해 상하이에서 다렌을 거쳐 하얼빈으로 가던 중 사회주의 서적을 과다하게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다렌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스웨덴에서 그녀는 여성,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 노동자의 삶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스웨덴의 전반적인 사회 사정과 조직을 연구하면서 실제 삶의 현장을 경험하고자 한 것이다. 이 시기 그녀는 스웨덴 신문에 글을 싣기도 하고 민중공회당에서 ‘동양여자의 해방운동’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남녀평등이 보장돼 자유롭고 즐거운 가정생활과 사회활동을 구가하는 스웨덴 사회에서 그녀는 많은 것을 배웠다. 1927년 스톡홀름대학에 입학한 후 황태자 도서실에서 동양 사료의 정리 업무를 위한 연구보조원으로 일한 인연을 계기로 1935년 스톡홀름대학 자연과학부 학장 스텐 베르크만 박사가 동식물 표본을 수집하기 위해 조선을 방문했을 때 그녀의 안부를 물었던 사실에서 보듯이 그녀는 유학 중에 스웨덴 지식인과 폭넓은 교유 관계를 형성했다. 최영숙의 국제주의적 인맥은 스웨덴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인도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스웨덴에서 공부할 때 그녀는 뱅골지방 브라만 명문가 태생의 시인이자 사회운동가이며 정치가로서 인도 국민회의 최초로 여성 의장을 지낸 나이두(Sarojini Naidu)와 잘 알고 지냈고, 이 인연으로 1931년 7월 초순 인도 국민회의 연설 집회에 참석해 간디와 대면하고 교유했다. 향후 귀국해서도 그녀는 “몇 년 전까지도 몹시 우매했던 인도 여성들이 지금은 한갓 국민운동뿐만 아니라 계급 타파 운동을 겸한 국민운동에 전력하고 있다”고 인도의 현황을 피력했다. 1931년 4월 스톡홀름대학에서 경제학사 학위를 받은 최영숙은 곧이어 귀국길에 덴마크, 러시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이집트, 인도, 베트남 등 세계 20여 개국을 여행했다. 평생을 가난에 시달리던 최영숙은 여정의 중간에서 여행 경비가 떨어져서 인도에 일정 기간 체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에 머무는 동안 최영숙은 간디나 나이두 같은 저명한 민족운동가들과 교분을 쌓았다. 아울러 그녀는 인도 청년과 사랑에 빠지게 됐다. 최영숙이 스웨덴에서 잘 알고 지냈던 나이두 여사의 생질인 이 청년은 1931년 그녀가 스웨덴을 떠나 유럽 각국을 거쳐 이집트에 이르렀을 때 우연히 같은 배에서 만난 사이였다. 아마 이 청년의 권유도 있었을 것이고 앞으로의 여행 경비도 마땅치 않았던 최영숙은 인도에 일정 시간 머물면서 다음 여정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인도에 머무는 동안 이 청년과 가까워져서 현지에서 결혼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미루어 보면 현지에서 아주 정착할 생각이 없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어쨌든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이길 수 없었던 최영숙은 귀국길에 올랐다. 나중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귀국 당시에 아이를 가지고 있었는데, 전통 가부장제가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당시의 사회 실정에서 외국인과의 결혼은 당사자의 부모는 물론이고 일반사회의 관습으로 보더라도 매우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런 점에서 그녀의 결혼은 생전에 알려지지 않다가 그녀의 죽음 이후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신여성이 외국 청년과 연애를 하고 사생아를 출산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선정적 언론의 집중적 주목을 받았으며 의례 그렇듯 무수한 악의적 왜곡과 비방이 뒤따랐다. 인종과 국경을 뛰어넘은 사랑의 실천은 그녀의 국제주의적 지향이나 세계에 대한 진정성 어린 탐색과 문화 상대주의의 체현 등으로 평가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신문과 잡지들은 이런 사실에 대한 평가에 무지하거나 인색했다. 아울러 이 사건이 조선 사회에 야기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의 하나로 인도 청년의 아버지가 조선인이라는 이야기가 유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청년의 이름도 애초의 마하드 젠나에서 한국식 이름인 로(盧, Row) 씨로 소개되기도 했다. 최영숙의 절친한 친구 임효정이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 이야기의 진위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1931년 11월에 귀국한 최영숙은 비록 6개월 정도에 지나지 않는 짧은 시기를 살다 갔지만 크게 세 부문의 영역에서 많은 활동을 했다. 하나는 일제 강점기에 보편적으로 당면한 민족문제다. 일본 유학을 혐오할 만큼 일본에 대한 반감이 컸으며 흥사단에서의 활동이나 스웨덴 유학 중에도 그녀는 늘 민족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았다. 귀국 이후에도 그녀는 조선 민족의 경제생활을 옹호하고 보장하는 데 기초를 둔 민족적 중심 단체의 조직을 주장했다. 두 번째로는 여성 운동 영역에서의 활동이다. 스웨덴에서 귀국하기 이전인 1931년 1월 그녀는 동우회에 가입해 귀국한 후인 1932년 경성 여자 소조에서 활동했는가 하면, 낙원동 여자소비조합을 인수해 교남동에 매장을 개설해 소비자 운동을 전개했다. 나아가서 여성들의 경제 지식과 의복 제도의 개량, 시간 경제 관념을 실천할 것을 주장하는 계몽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앞의 민족운동과 여성 운동의 영역에서 최영숙은 김활란이나 박인덕, 황애시덕과 같은 민족주의 계열 여성들과 주로 교유하면서 교육과 지식 보급, 소비자 운동이나 의복 개량, 시간 준수 등의 합법적이고 자유주의적인 계몽운동에 노력을 기울였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주된 관심은 민중에 대한 헌신에 있었다. 중국과 스웨덴 유학 시절 그녀는 사회주의가 지닌 매력에 빠져들었고 스웨덴에서 여성 노동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귀국한 이후 그녀는 “경제 운동과 노동운동에 헌신해 살아 있는 과학인 경제학을 현실에서 실천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녀는 경제학의 정당한 연구는 프롤레타리아 경제학에 있다고 믿었다. 여성 문제와 아울러 노동자와 농민 문제에 특히 관심을 가진 까닭이다. 1930년 4월 2일의 일기장에서 그녀는 “조선의 걸인들을 모아놓고 노동의 신성을 가르치며 크나큰 작업장을 열어 놓고 그들에게 일을 주겠다”면서 나아가 자신이 직접 공장 노동자가 돼 이들과 함께 노동운동을 할 의지를 피력했다. 비록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1980년대 이후 이른바 노학연대에서 학출 노동자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아울러 그녀는 가난한 농민의 교육에 관심을 두고 노동하는 청년 남녀의 몸과 정신을 수양해 삶의 길을 찾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공민학교 설립이나 공민독본, 농민독본의 편찬에 착수했다. 낙원동의 여자소비조합이 경영난 등으로 곤란을 겪게 되자 개인적인 손해를 볼 줄 뻔히 알면서도 돈을 빌려 인수한 다음 교남동에 매장을 개설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최영숙은 당시로는 매우 드물게 국제적 지향과 비전을 지니고 이를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 문화 상대주의에 입각해 자민족 중심주의나 배타적 인종주의를 거부한 열린 세계인이기도 했다. 사회주의 사상에 매료돼 프롤레타리아 경제학을 주창하면서 여성과 노동자, 농민 등 기층 민중과 함께 하는 삶을 지향했다. 6개월에 지나지 않는 짧은 시간을 돌아온 고국에서 보낸 그녀의 삶은 주위의 평판이나 사회적 명망, 자신의 이해는 말할 것도 없고 스스로의 생계조차 돌보지 않는 전폭적인 헌신의 나날이었다. 일상의 굶주림과 결핍, 그로인한 영양부족과 각기병, 완고한 식민지 현실에 대한 절망, 그리고 아이의 출산과 주위로부터의 시선 등에 이르는 일련의 사건이 아마도 그녀를 때 이른 죽음으로 몰고 갔을 것이다. 예기치 않은 요절로 자신의 꿈과 비전을 실현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그녀는 강한 민족정신과 끊임없는 도전정신, 강인한 의지를 통한 인간성 실현의 전범이 됐다. 그녀가 죽은 지 2개월이 지난 1932년 6월 ‘동광’지(제34호)는 “최영숙 여사의 열정과 용단과 자립성은 한 가지 큰 뜻을 위해 통일 조화돼 있다. 재주는 일·중·영·불·서(일본어·중국어·영어·프랑스어·스웨덴어)에 능통하고 연구는 경제학에 깊다. 이 모든 것보다도 그를 여자로서 여자답게 하고 세상으로 하여금 장래의 촉망을 갖게 하던 것은 실로 그의 무게 있는 인격”이라고 평하면서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다. 김경일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매력이 넘치는 도시, 추억이 울림이 되는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시티 투어로 여름 방학 휴가를 떠나보면 어떨까? 파주시티투어는 매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당일코스가 있고 1박2일 체류형 코스가 있다. 필자는 1인당 17,000원의요금을내고 월요일에 떠나는당일코스를 다녀왔다. 먼저 합정역에서 파주시티투어 버스를 타면 문정역을 거쳐 파주출판문화단지에 도착한다. 이 곳에서는 종이의 역사, 인쇄의 역사,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필사 체험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풍부하다. 벽초지 문화수목원에서는 유럽식 정원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정도로 유럽 여행을 한 번 쯤 가본사람이라면 금방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잘 가꾸어진 정원과 연꽃이 있는 호수 그리고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까지 시설도 다양하다. 마장호수 흔들다리는 연인들이 데이트하기에 딱 맞는 장소같다. 약간의 쓰릴과 서스펜스도 느낄 수 있고 한적한 길을 나란히 걷다보면 어느새 하나가 될것만 같은 산책로도 있다. 다리에서 밑을 내려다보면 아찔한 기분까지 더해져 여행의 묘미가 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파주시티투어로 교육가족들이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경상북도영천교육지원청(교육장 김우영)은 7월 29부터 8월 7일까지 관내 중고등학교 특수교육대상학생 8명을 대상으로 여름 계절학교 프로그램을 영천시중증장애인자립지원센터(관장 박홍열)에서 위탁운영으로 실시한다. 계절학교는 특수교육대상학생의 직업재활과 관련된 제반서비스 제공을 통하여 미래의 직업인으로 자기결정력과 다양한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사회성, 자기 조정력 향상을 위해 방학 중 지속적인 교육 활동 기회를 제공하여 문화・여가생활과 진로교육 등을 평소 경험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체험활동을 지원한다. 이번 계절학교는 전문 강사를 통한 제과제빵교육, 도자기페인팅교육, DIY창업미술교육, 목재체험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오감발달과 사회적응력을 기를 뿐만 아니라, 진로교육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로션만들기 체험과 다양한 체험학습을 마련하여 참여 학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영천교육지원청 김우영 교육장은 “계절학교가 특수교육대상 학생에게 방학 중 지속적인 교육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또래와의 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키우며, 학부모의 사교육비 절감 및 가정 내 방임을 예방해 사회적응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고 전했다. 계절학교 개강식에 앞서 영천교육지원청과 영천시중증장애인자립지원센터는 지역사회 발전과 장애인들의 복지향상에 기여하고자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