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52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14일점촌북초(교장 박희묵)는 (사)한스케어스쿨협동조합과 함께 전교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반려동물 문화교실과 1일 동물매개치료 수업을 운영했다. 1일 체험학습으로 이루어진 이번 수업은 반려견 행동전문가 등 훈련사 4인과 드라마 ‘환혼’의 스타견인 ‘마루’를 비롯한 훈련견 6마리가 찾아와 동물보호 및 펫티켓 등의 이론 수업과 직접 훈련견들의 사료를 주며 교감할 수 있는 실습형 수업을 진행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생겨나는 문제점들을 학생들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동물 매개 치료 교육 시간에는 동물 사진으로 이름표 만들기, 함께 산책하기 등 동물 매개 치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동물과 친해지며 즐거운 마음으로 교감하는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수업에 참여한 2학년 신00 학생은 “귀여운 강아지들과 같이 놀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면서 “이런 재미있는 수업을 자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수업에 대한 소감과 동물들과 헤어지게 되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박희묵 교장은 “앞으로도 점촌북초등학교는 동물사랑배움학교 등의 사업을 통해 학생에게 생명존중 의식을 함양하고, 올바른 실천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교육활동을 제공할 것“이라며 “관내 많은 학생,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고 전했다. 점촌북초등학교는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농정원 주관의 동물보호·복지 교육 프로그램인 ‘동물사랑배움학교’ 를 운영하고 있으며 교사들의 창의적인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환경사랑과 생명존중 교육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ESD(지속가능발전교육) 활동 학교이다.
전국 초등교원 및 예비초등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원 정원 축소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국교대총동창회협의회, 전국교대교수협의회, 전국교육대학생연합회는 공동으로 15일 서울교대 운동장에서 초등교육자대회 ‘큰 울림 초등교육 한마당’을 열었다. ‘행복한 교실을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냅시다’를 주제로 한 대회 참석자들은 “초등교원 정원 축소는 교육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라며 정부 및 정치권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남순 전국교대총동창회 회장은 “현재 초등교원산출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학생 1명인 교실에도 교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초등교원들의 목소리를 모아 현장의 어려움을 알리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참석 내빈들이 초등교육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사회풍토 조성의 희망을 담은 ‘교육 소망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큰 울림 초등교육 한마당 행사 1부 식전행사에서 인디밴드 벤치위레오 그룹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장남순 전국교대총동창회 회장이 15일 오후 서울교육대학에서 열린'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초등교육 바로 세우기 큰 울림 초등교육 한마당'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교육대학에서 열린'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초등교육 바로 세우기 큰 울림 초등교육 한마당'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여난실 한국교총 부회장이 15일 오후 서울교육대학에서 열린'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초등교육 바로 세우기 큰 울림 초등교육 한마당'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교육대학에서 열린'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초등교육 바로 세우기 큰 울림 초등교육 한마당'에 참석한 교원들이 결의를 다지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소설이 있다. 그건 삶이다. 특히 유교로 점철된 조선의 신분사회에서 여자의 삶은 존재조차도 부정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이어져 온 사회적 통념은 아직도 그 흔적을 남긴 채 여성에게는 여전히 유리 천장으로 존재하는 모습이 보인다. 내 어릴 때 어머니는 여자는 죄가 많아서 여자로 태어났다는 체념 섞인 말씀을 종종 하셨다.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고 어떤 남자를 만나는 지에따라 달라진다고 하셨다. 평생 길쌈을 하면서 그 한을 알지 못한 음조로 중얼거리며 ‘글을 안 다면 책을 써서라도 내 한스러운 삶을 남기고 싶다’고 하셨다. 이런 어머니의 삶은 딸에게도 대물림 되었다. 50년대 말 누나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식모살이, 성냥공장, 스웨터 공장으로 보내졌다. 그리고 결혼해살면서도 내가 배웠다면 이렇게 남편의 월급만 바라보며 살지 않을 것이라 하였다. 이런 양성평등의 삶에 대한 복잡다단한 생각은 최은영 작가의 ‘밝은 밤’이란 소설이 던져준 공감이었다. 4대에 걸친 굴곡진 여자들의 삶을 들여 다 보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 여인들의 삶은 우리의 민족사이며 굴곡진 우리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백정의 딸이라는 신분으로 일제강점기를 산 증조모 삼천이와 피란지에서 아버지의 명을 따라 이미 가정을 가진 남자와 결혼한 할머니 영옥의 삶, 호적상 엄마와 타인으로 큰 딸을 잃은 상실감으로 산 엄마 미선, 언니의 존재조차 언급할 수 없는 삶에서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딸 지연의 삶. 어쩌면 이렇게 형태는 다르지만 아픔이 대물림 되는지 작가가 원망스럽기도 하였다. 하지만 눈을 돌려 한 번 보면 이런 모습은 우리 삶 속 할머니, 어머니, 형제자매의 이야기이다. 인간 생활사에서 모든 사건은 욕망에서 비롯된다. 대체 인간욕망의 한계는 그 끝이 어디길레 예나 지금이나 이렇게 삶과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것일까? 이 책의 본문에 나오는 말이다. ‘우주의 나이에 비하면 아니 그보다 훨씬 짧은 지구의 나이에 비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삶은 찰나가 아닐까. 찰나에 불과한 삶이 왜 때로는 이렇게 길고 고통스럽게 느껴지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우주의 먼지에 비교도 안 되는 인간의 삶이 이렇게 다양한 욕망으로 그물처럼 얽혀있단 말인가에 안타까울 뿐이다.’ 천상병 시인은 귀천이란 시에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고 하였다. 이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달관한 마음의 소유자만 가질 수 있으리라. 지구상 우리의 삶은 나그네 삶이다. 제발 좋은 일만 하면 좋을 것인데 자신의 욕망에 사로잡혀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 간이 다투고 싸우는 모습이 지금이다. 책 속에 펼쳐지는 일제강점기의 만행, 한국전쟁의 아비규환 속에 벌어지는 삶을 위한 또 다른 살인과 피란살이의 어려움은 시대가 만들어낸 모습이라고 단정하기엔 부족하다. 당장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보면 알 수 있다.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다. 혼자서 사람을 죽이면 살인이지만 전쟁을 통한 살상은 정당화되는 상황이다. 승자나 강자에게 살육이 정당화되는 게 전쟁과 세상의 모습이라면 그것을 부추기는 이면에는 언제나 인간의 욕망이 있다. 욕망으로 세상이 점철된다면 결국은 파멸로 치닫는다. 이런 욕망에 빗대어 이 책이 던진 또 다른 화두는 사랑이다. 자식에 대한 부모 사랑은 끝이 없다고 말하지만, 이 또한 개인차가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은 말해주고 있다. 바로 증조부의 모습이다. 천주교인으로 사랑을 실천해야 할 증조부의 처신과 새비아저씨의 모습은 악마와 천사의 모습이라 할 수도 있겠다. 사내, 남자, 아버지란 무엇인가? 오로지 여자의 일생은 이들에 의해 휘둘리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 소설은 이런 가부장적인 부정적인 삶을 볼 수도 있지만,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타인끼리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우정과 사랑에기대며 걸어가는 따스한 만남의 소중함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삼천이와 새비의 우정이란 한계를 넘어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모습이다. 또한 한 세대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삼천이 딸 할머니와 새비의 딸 희자의 정이 훈훈하게 한다. 백정의 딸이라고 천대받으며 체념을 일찍 배운, 사람에 대한 진정한 정이 그리웠던 삼천이는 새비 아주머니와의 관계를 통하여 서로의 시린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벗이 된다. 그들은 그게 소망이고 빛임을 빛바랜 사진 한 장으로 추억을 영원히 간직한다. 증조모 삼천과 새비 아주머니의 한쪽 손을 잡아주는 따스한 우정은 삶의 원동력이 된다. 서로에게 감싸주는 벗이 있어 그 추억으로 각자의 삶에서 고통을 마주하고 걸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삶은 유한하고 부족하다. 그런 삶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자면 그것은 사랑이다. 이혼한 지연이 할머니와의 만남에서 사랑으로 다시 기운을 얻는 모습은 희망을 던져준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주인공 지연이가 이혼의 아픔을 딛고 더 기쁜 일이 생기기를 바래본다. 슬픔을 위로하고 감싸주는 것은 더 큰 슬픔이다. 그러나 그 슬픔 속에 사랑의 씨앗은 숨 쉬고 있다.
‘워라밸’의 중요성이 강조되던 때가 있었다. 일(Work)과 생활(Life)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뜻인데, 업무 생산성에 골몰한 나머지 개인의 삶이 희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다. 최근에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개인의 성장을 추구하는 이가 적지 않다. ‘워라블(Work-Life Blending)’이다. 퇴근 후에 관심 분야를 공부하거나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게 대표적이다. 교직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개인의 삶과 교직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김선 경기 초지초 교사에게 물었다. 그는 게임 현질하는 아이, 삼성 주식 사는 아이, 공부 자존감은 초3에 완성된다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다. 핀에듀(FinEdu·Finance+Education)의 중요성을 강조한 게임 현질하는 아이, 삼성 주식 사는 아이는 대만으로 판권이 수출됐다. 지난달에는 초5 용돈 다이어리를 펴냈다. 유튜브 채널 ‘초등생활 디자이너’도 운영하고 있다. 진행=김명교 기자 kmg8585@kfta.or.kr -최근 2년간 책을 세 권이나 출간했어요 “최근까지 세 권을 출간했고, 출간 예정인 책 세 권을 올해 탈고했어요. 담임에 학년부장, 연구부장까지 맡으면서 원고를 쓰고 상담 심리학 박사과정까지 밟느라 올해는 정말 나의 한계를 뛰어넘었던 한 해구나, 생각했습니다.” -이 모든 게 가능한가요? “제 안에 결핍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경험한 결핍으로 초등학교 때 경제교육을 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거든요. 전투적으로 덤볐죠. 관련 공부를 하고 콘텐츠를 만들면서 이 결핍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면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역할을 어떻게 해내는지 궁금해요. “주변에서도 같은 질문을 많이 해요. 어떤 부분이 다를까, 스스로 생각해봤는데요, 몇 가지로 정리가 되더라고요. 우선, 깨어있는 시간에 충실했어요. 교사들의 업무는 근무 시간에 정신없이 일만 해도 끝날까 말까죠. 학교 일은 학교에 있을 때 온전히 마무리했어요. 집에 와서는 아이들이 공부할 동안 옆에서 책을 썼고요. 출·퇴근 시간 동안 머릿속으로 책을 구성하거나 할 일에 대해 생각해요. 떠오르는 것들은 녹음해뒀다가 나중에 정리하는 방식을 활용했고요.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도 잘했던 것 같아요. 계산적으로 하라는 의미는 아니고요, 교사로서 맡은 일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학교 업무를 열심히 했더니, 제가 하는 일에 대해 관리자분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을 수 있었어요. 기록도 중요해요. 매일 꾸준히 계획하고 실천하고 점검하기에 기록만큼 좋은 게 없거든요. 학교 업무, 자녀 일, 개인적인 일 등을 다이어리 한 권에 써둡니다. 공부한 내용과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어두는 노트도 따로 마련했어요. 책을 쓰거나 콘텐츠 콘셉트를 잡을 때 들춰보죠.” -너무 열심히 살다 보면 번아웃에 빠지기도 하는데요. “자기만의 힐링 포인트를 찾아야 해요.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 풀 수 있는 뭔가를 하나쯤은 가져야 하죠. 혼자만의 시간이요. 출근 전에 음악 듣기, 운동하기, 악기 연주, 글쓰기 등 평소 좋아했거나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해보는 거예요. 꾸준히 하다 보면, 이 또한 콘텐츠가 될 수 있어요. 옷 잘 입는 선생님, 그림 그려주는 선생님, 노래 부르는 선생님…. SNS를 보면, 재능 있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업글 인간 등 신조어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우리 사회에 던져진 화두는 자기 성장인 것 같습니다. “주변에도 능력 있는 분들이 많아요. ‘정말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쳐요. 너무 겸손하신 거죠. 스스로 가두지 않았으면 해요. 교사를 보는 시각 자체도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자기만의 콘텐츠로 명성을 얻었던 교사가 결국 교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건 주변의 시선이었어요. 우리나라 교육이 더욱 발전하려면, 다재다능한 교사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게 공교육에도 개방성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2030 세대는 일과 자신을 분리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새내기 시절에는 우선 교직 생활 전반에 대해 배워야 해요. 다른 곳에 눈을 돌리면 현재 자기 일에 소홀해지게 마련이에요. 교사의 일에 충실한 게 먼저입니다. 주객이 전도되지 않았으면 해요. 학교 업무는 굉장히 다양해서 힘들 때도 잦지만, 그래도 돌아보면 그때 배운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선택한 길에서 인정 받고, 돌다리를 건너듯 차근차근 건너갔으면 합니다.” ※본지는 11월부터 김선 교사의 교직생활 디자인을 연재합니다.
학부모 10명 중 9명은 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에게 한글 공부를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에서 한글을 완성시키는 취지의 ‘한글 책임교육’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2020년 11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랩에 의뢰해 미취학 아동(5∼7세), 초교 1학년, 초교 3∼6학년 자녀를 둔 부모 1000명씩 총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가 최근 공개된 가운데, 미취학 아동 학부모 중 ‘현재 한글 교육을 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87.2%였다. 자녀 연령별로는 7세 학부모(92.2%)가 가장 높았다. 6세 학부모는 88.2%, 5세 학부모의 81.0%였다. 지역별로는 강원·제주가 92.7%, 서울이 92.2% 순이었다. 한글 책임교육에 대한 인지도는 관련성이 없었다. 한글 책임교육을 알고 있다고 답한 218명 중 ‘한글 교육을 한다는 학부모’는 92.2%로, 한글 책임교육을 모르는 상태(782명)에서 ‘한글 공부를 시킨다는 학부모’(85.8%) 비율보다 높았다. 초교 1학년 학부모들은 88.0%, 3∼6학년 학부모들은 89.4%가 입학 전 자녀에게 한글을 가르친 것으로 조사됐다. 취학 전 한글 교육 경험이 있는 부모 중 미취학 아동 부모의 경우 ‘초교 1학년 교육 적응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44.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른 아이들이 대부분 아니까’(19.5%), ‘다른 공부를 하기 위한 수단이어서’(18.6%)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초교생 학부모 역시 비슷했다. 취학 전 한글 교육을 해본 1학년 학부모의 55.5%와 3∼6학년 학부모의 56.9%는 ‘초등 1학년 교육 적응을 위해서’ 한글을 가르쳤다고 답했다. 바람직한 한글 교육 시작 시기는 미취학 아동 학부모의 경우 ‘만 5세’가 38.9%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초등 1학년 학부모와 초등 3∼6학년 학부모의 경우 ‘만 6세’라는 응답이 높았다. 각 48.6%와 40.8%였다. 한글 교육 방법으로는 ‘보호자가 직접 지도한다’는 비율이 모든 조사 대상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번 설문 조사는 2020년 11월 18∼27일 전국 학부모와 예비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각 조사 대상별 95% 신뢰 수준에 오차는 ±3.1%포인트다.
필자가 중학교에 다닐 때 ‘학원’이라는 잡지가 있었다. 어느 날 잡지를 보던 중 또래의 외국인 친구와 펜팔을 권유하는 글과 신청서를 보았다. 호기심으로 무려 다섯 친구를 신청하였다. 답장이 왔는데 미국친구 두 명과 독일친구 한 명이었다. 미국의 친구 한 명은 미주리주에 거주했고, 다른 친구는 오하이오에 살았다. 미주리친구는 노란 봉투에 보라색 송진을 떨어뜨려 봉인한 편지를 보내어 기억하고 있다. 오하이오 친구는 형제자매가 여덞 명이라 하여 놀랐고, 중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유아교육을 공부하여 아이들을 돌본다는 생각이 확고하여 또 놀랐다. 필자는 오하이오 친구의 영향을 받았음인지 대학에서 유아교육과에 들어갔다. 그리고 교수가 되어 30년후 미주리대학에 교환교수가 되어 미주리 땅을 밟았다. 요즈음 관심을 집중시키는 주제 중 하나는 ‘영유아교육과 보육의 통합’이다. 필자의 시절에는 많은 경우 할머님이나 어머님이 손주를 돌보아주셨다. 감사하게도 필자의 아이도 할머님이 살펴주셨다. 필자의 할머니셨으니 아이들에게는 증조할머님이다. 필자와 아이들에게 지금도 그리운 분이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남성과 여성을 막론하고 변화하는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일의 강도는 높아지고, 부모님들의 사생활은 중요해졌으며, 배경이 다양한 웃어른보다는 전문가의 프로그램이 요구되어지고 있으며, 자녀들의 전천후 돌봄이 화두가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다. 어른의 편의를 위해 아이들이 희생되어서는 안된다. 아이들은 한국의 미래, 인재이다. 현시점에서 부모를 위해 어딘가에 맡겨져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초등학교 졸업식 노랫말처럼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아갈 미래’이다. 그 이전은 생략하고 필자는 2010년, 2012년, 2013년, 2014년 환태평양 유아교육학회에 참석하였다. 2010년은 중국의 항조우, 2012년은 싱가포르, 2013년은 한국 서울, 2014년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었다. 학회 개회식에 중국은 공산당이 참석하고, 싱가포르는 매우 중요한 분이 오시니 참석자들은 일어나서 박수로 환영해달라고 하여 빈축을 받았으나 교육부장관, 국방부장관, 행정부 장관을 겸하고 있는 분이 참석하여 직접 싱가포르의 비젼에 대해 발표하였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는 거리 곳곳에 인물사진이 붙어있는 로열패밀리가 축하인사를 하였다. 내용은 동일하게 각 국가는 유아교육부터 시작하여 인재육성 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환태평양유아교육학회(Pacific Early Childhood Education Research Association, PECERA)에는 태평양지역 유아교육의 발전을 위해 설립되었으나 영국, 미국, 멕시코 등 세계여러나라 학자들이 참석한다. ‘유아교육과 보육 통합’에 관한 세계적 흐름은 1980년대 중반부터 아동가족부나 사회보건부에서 교육부로 일원화되어 운영되는 추세이다. 뉴질랜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가 여기에 속하며 특히 뉴질랜드는 취업한 부모를 대신한 돌봄에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인재교육에 방점을 두어 교육부로 이관하였다. 보육의 목적은 아동의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유지이고, 교육의 목적은 인재육성이다. 각 국은 현재 유아부터 시작하는 인재육성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필자는 유아교육분야에 40년 일하였다. 감사한 일이다. 존경하는 코메니우스, 듀이, 몬테소리 등 대학자를 만나고 덕택에 행복하였다. 한국의 현상황에서 필자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유아교육, 보육 통합 모형’은 교육부를 주무부처로 하는 유아학교체제이다. 0세에서 만5세까지가 유아학교범주이나 만 3세-만 5세를 의무교육으로 하여 초등교육과 연결한다. 다만 초등학교에 예속되는 형태보다는 현 공립유치원 및 사립유치원을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개념으로 의무화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는 2005년 프랑스 루앙대학을 방문하여 프랑스의 유아교육을 살펴보았다. 당시 프랑스는 유아교육전문가, 초등교육전문가, 중등교육전문가, 대학교육전문가로 각 분야의 특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각 분야는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맡기되 표준화, 획일화의 20세기의 전문성이 다양화, 개별화, 융합화의 21세기에도 적합한가는 현장의 흐름을 보며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이다. 위 내용과 관련하여 방과중교육, 방고후교육에 관한 견해를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프랑스 루앙시에는 유치원과 방과후 학교가 한 건물 안에 있었다. 유치원 방과중교육을 마치고, 방과후교육이 필요한 아동은 유치원에서 방과후 학교로 가는 문을 열고 방과후 학교로 들어갔다. 유치원교사는 나머지 시간에 다음날을 위한 수업준비를 하고, 방과후 학교는 방과후시스템으로 운영되었다. 코메니우스에 의하면 방과중교육은 지식교육중심이며, 방과후 교육은 신체단련, 놀이활동 중심이다.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2시까지는 방과중교육이며, 오후 2시부터 오후7시30분까지는 방과후교육에 해당한다. 현재 한국의 영유아의 교육과 보육관련 시스템은 어린이집의 경우 오전7시 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이며, 야간보육이라 하여 오후 9시 30분 이후까지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필자는 2005년 미국 미주리대학에 교환교수로 있으며 어린이집 운영에 관해 살펴볼 수 있었다. 미주리대학(UMSL) 어린이집은 오전 7시 30분부터 근무하는 교사는 오후 3시30분에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며, 오전 8시30분부터 출근하는 교사는 오후 4시30분에 퇴근하였다. 한국에는 긴급보육제도가 있다. 이는 영유아교육, 보육기관에서 영유아를 보살피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시스템이다. 즉 오후 7시 30분부터 오전 7시 30분까지의 보육과 휴일보육이다. 양육자가 아프다던가, 몇 시간 혹은 며칠 아이들만 두고 나가야 할 상황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어야 하는 경우 이용할 수 있는 보육이다. 이러한 긴급보육기관은 영유아가 살고있는 거주지 주변에 있어야 한다. 영유아에게 익숙한 곳에 대한 안정감, 근접성에 의한 양육자의 편리함 때문이다. 영유아가 다니는 의료기관과도 가까운 장점도 있다. 사실 약이나 주사 등 의료관련은 영유아기관이 담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갑작스런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부모가 평소 이용하는 주변 의료기관의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긴급보육까지 잘 이루어진다면 영유아를 보살피려는 정부의 노력에 사각지대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어 양육하는 것이 장려되어야 할 일인가? 부모는 자녀를양육해야할 책임이 있으며, 아이들 마음의 중심이다. 영유아교육, 보육기관은 학부모의 부족한 점, 어려운 점을 보충해주어야 할 시설일 뿐이다. 필자는 원고를 쓰는 내내 아이들이 가정이 아닌 곳에서 부모가 아닌 타인의 손에 24시간 맡겨져야 하는 상황이 마음 편하지 않았다. 어린 아이들이 기관에서 오랜 시간을 지내야 하는 것, 여기저기 낯선 곳을 이동하며 사는 것은 힘들고 쉽지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신의 분야에서 성과를 내며 치열하게 살아가야 할 부모세대에게 일보다 더 많은 공력이 들어가야 하는 자녀 양육도 모두 맡아야 한다는 말은 쉽게 하기 어렵다. 2005년 교환교수차 거주하였던 미주리 세인트루이스시에서 만난 한 유치원의 부모들은 한 가정당 아이가 평균 세 명이었으며, 오전 일정을 끝내고 모두 아이들을 데리고 귀가하였다. 유치원 학비가 꽤 고가이고, 오전 일정만 있으며, 어머니들이 자녀들을 데리러 왔다면 중산층 이상의 가정일 것이다. 부모 중 한 사람은 가정을 책임지며, 한 가정당 아이들은 세 명이나 되고, 가정과 아이들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는 이 모습에 필자는 ‘내가 생각하는 미국이 아니네’하며 놀랐다. 미국은 개인주의가 강해 아이보다는 자신이 우선이고, 경제적 여유가 우선이라 가정은 순위에서 뒤편일 것이라 생각했던 듯 하다. 영유아를 위한 교육이든 보육이든 그 모든 것의 목적은 아이들,가정과 국가의 미래이다. 그 아이들을 위해 부모를 지원하는 것이다. 부모에게 여유로움과 행복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이다.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다각적인 연구와 폭넓은 시각으로 한국도 영유아부터 시작하여 국가의 미래를 계획해야 때가 지금이라 생각한다. (본 원고의 작성에 도움을 주신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박동박사님, 대구가톨릭대학 이소현교수님, 공주대 양지애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용인시 서농초등학교(교장 류경희)는 8일 학부모회 주관으로 '서농 시네마 축제'행사를 열었다.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다시 개최된 서농 시네마 축제는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600여 명의 서농교육가족들이 모처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서농 시네마 축제’ 1부에서는 서천상인회와 함께 하는 플리마켓, 매직버블쇼가 운영되었다. 서천상인회와 연계한 플리마켓과 신기한 마술과 환상적인 비눗방울 공연, 매직버블쇼가 진행되어 어린이들은 물론 부모님들까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2부에서는 학교 운동장에서 돗자리를 펴고 온 가족이 함께 둘러 앉아 바다 밖 새로운 세상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루카’를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가을밤이 깊어가는 것도 잊은 채 새로운 모험을 찾아 떠나는 어인 소년 ‘루카’를 응원하다보니 어느새 서농 시네마 축제가 마무리 되었다. 서농초등학교는 '내 삶의 주인공이 되는 행복한 서농교육'을 교육비전으로 정하고 문화예술 교육 및 진로 교육을 위해 교육 공동체가 모두 힘을 합하여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 행사도 이런 취지에서 마련하게 되었고, 학교가 그 구심점에 서서 성실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행사를 주관한 김선미 학부모회 회장은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사정 속에도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서농시네마 축제를 기획하게 되었다. 준비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오랜만에 듣는 아이들의 함성 소리, 웃음 소리에 눈시울이 뜨거웠다. 행사에 참석하고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가족과 함께 하는 이런 소중한 기회를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내년도 교원 감축 및 임용시험 선발 규모 축소에 대한 교육계의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교총과 전국교대교수협의회(회장 한춘희 부산교대 교수)는 12일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 방안은 교육여건 개선 포기는 물론 신규교원 임용 대참사”라고 규정하고 “학생 미래교육을 위해 정부와 국회는 교원 증원과 신규교사 선발 인원 확대에 즉각 나서라”고 요구했다. 학력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접근은 정부의 교육 포기라는 것이다. 최근 교육부는 행안부‧기재부와 협의한 결과 2023년도 교원정원안은 34만 4906명, 유‧초등 신규임용은 989명 줄어든 4332명, 중등 및 비교과는 1346명 감소한 4898명으로 발표한 바 있다. 양 단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 개별화, 맞춤형 교육이 필수”라며 “교원 정원 축소는 이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내년도 신규 선발인원 감축에 대해서도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율 83%에 불과 ▲유치원 학급당 유아 수 12~16명 수준 확보 ▲학급당 26명 이상인 초등 과밀학급 31.2% ▲정규직 사서교사 배치율 12.1% ▲36학급 이상 학교 보건교사 2인 이상 확보 ▲영양교사 신규임용 감소에 따른 학생 건강과 학교급식 어려움 증가 ▲전문상담교사 1학교 1교사 필수 등 세부 학교급별, 영역별 문제점을 지적했다. 교총과 교대교수협은 “‘학생 수 감소=교원감축’이라는 단순 수치 논리는 과밀학급 문제, 기간제 교사 증가 등 교육환경 악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교육여건 개선, 교육력 향상, 공교육 정상화 등을 위해 안정적인 교원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단체는 이 같은 내용의 ‘교원 증원 촉구 공동성명서’를 교육부, 기재부, 행안부, 국회 교육위원회에 전달했다.
정부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 감소를 위해 진단 응시 대상,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교원 전문성 확대를 위한 연수 개발, 담당 교원 승진·전보 가산점 부여 등도 꺼내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2023~2027)’을 보고받은 뒤"국가가 책임지고 기초학력 안전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체적 방안에 대해 브리핑했다. 이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수년 동안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2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분석한 결과 2017년 대비 2021년에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학년·과목별로 2.1~5.7%포인트(p) 증가했다. 고2 학생 중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국어는 7.1%, 수학은 14.2%, 영어는 9.8%로 1년 사이 각 0.3%p, 0.7%p, 1.2%p 늘었다. 이는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파악되고 있다. 우선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과 컴퓨터 기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응시 대상을 넓히고, 두 평가도구의 연계성을 높여 학교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에 힘쓰기로 했다. 초교 1학년∼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던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은 2024년부터 고2까지로 늘린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초6·중3·고2에서 내년에는 초5·초6·중3·고1·고2로, 2024년부터는 초3∼고2로 확대된다. 이를 통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 후보군이 선별되면 교사의 관찰, 면담 등을 바탕으로 학교 내 협의회에서 지원 대상 학생을 확정한다. 이 학생들에게는 AI 학습 프로그램, 1수업 2교사제 등을 통한 맞춤형 학습을 지원한다. 기초학력 진단 확대를 두고 일각에서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참여를 원하는 학교 한정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교육부는 초등 1∼2학년의 한글 익힘 시간을 448시간에서 482시간으로 늘리며, 학습·돌봄·정서 등을 지원하는 ‘두드림학교’는 2027년까지 모든 초·중·고교로 확대한다. 코로나19에 따른 학격력차 감소 차원에서 방과 후 소규모 교과보충 수업, 보조 인력 활용 튜터링 등도 지원한다. 교원의 기초학력 지도역량 강화를 위해 단계별(기본-심화-전문가 과정) 연수를 개발하고, 기초학력 담당교원에게 업무가 편중되지 않도록 컨설팅 지원과 승진ㆍ전보 가산점 부여 등 혜택 등을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예비교사 때부터 기초학력 관련 역량을 익힐 수 있도록 교직과목에 기초학력 지원에 대한 이해, 디지털 기반 개별화 학습 방법 등을 반영하고 교육실습·교육봉사와도 연계한다. 현황 조사, 성과관리, 정책개발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문기초학력 지원기관인 기초학력지원센터를 국가 및 시·도 단위로지정·운영한다. 이 같은 정부의 발표에 대해 한국교총 등 교육계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교사 증원 등 실질적 대책 마련에 더욱 힘쓸 것을 주문했다. 교총은 “1차 계획을 토대로 교사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평가‧진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과에 따른 맞춤형 학습지도”라며 “무엇보다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최선의 지원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수업 연구와 방과 후 지도를 위한 비본질적 행정업무 폐지, 교사의 교육 활동 보호 등 근본대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 초등 임용시험 합격자들이 발령까지 평균 1년 4개월 가까이 대기하고 있으며 임용 후에도 1년 이내에 중도 퇴직하는 교사들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민형배 의원이 11일 교육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 이후 서울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가 발령까지 기다린 기간은 평균 15.6개월이다. 대전은 13.4개월, 전북이 13.2개월로 평균 1년이 넘었다. 이밖에 대구‧경남(9.1개월), 제주(8.3개월), 인천(6.6개월), 경기(5.3개월), 광주(4.8개월), 세종‧전남(4.6개월), 충북(4.5개월), 강원(3.5개월), 충남(3.3개월), 경북(1.6개월), 부산(0.6개월), 울산(0.5개월) 순으로 대기기간이 길었다. 가장 긴 대기기간은 2년 6개월이다. 지난 2019년 2월 서울에서 합격한 15명은 2021년 9월에서야 발령받았다. 합격 후 미발령 시 무효 처리되는 3년 시효를 불과 6개월 앞둔 시점이다.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752명이 발령을 2년 이상 기다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 기준, 전국에서 발령 대기 중인 합격자는 총 540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86명, 경기 151명, 경남 100명이며 세종 37명, 전남 24명, 충북 20명이 뒤를 이었다. 540명 모두 올해 2월 합격자다. 발령 시기는 대부분 신학기 초다. 2017년 이후 발령자 중 65.4%가 3월에, 20.4%가 9월에 발령받았다. 따라서 올해 9월에 발령받지 못한 대기자 540명은 최소 내년 3월에야 발령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1년 이상 대기하게 되는 셈이다. 한편 최근 5년간, 임용 후 1년 이내 스스로 그만둔 교직원은 113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원 및 시‧도교육청 지방공무원 중도 퇴직자 현황’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교원 3만419명, 교육청 공무원(이하 직원) 3676명 등 총 3만4095명이 중도 퇴직했다. 이 중 명예퇴직, 의원면직 등 스스로 퇴직한 교원은 2만9553명, 직원은 3412명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9명은 스스로 그만둔 셈이다. 특히 이 중 교원 316명, 직원 817명은 1년 이내 퇴직한 것으로 분석됐다. 1년 이내 중도 퇴직자는 지난해 기준 320명으로 2018년 181명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2년 상반기에도 이미 169명이 퇴직한 상태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교직원이 271명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이내 중도 퇴직자 1133명 중 23.9%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음으로 서울 교직원들이 165명(14.6%)으로 많았고, 경남(7.6%), 전남(7.5%), 충남(7.0%)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는 초등교사가 많았다. 1년 이내 중도 퇴직자 316명 중 절반 이상인 163명이 초등교사였다. 중학교 교사는 91명으로 28.8%, 고등학교 교사는 60명으로 19.0%를 차지했고, 유치원・특수학교 교사는 각 1명(0.3%)씩 그만둔 것으로 드러났다. 민형배 의원은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1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대기하게 하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며 “교육 당국이 고질적 문제를 방치하지 말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교원 수급 추계도 더 정교하게 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운 시험 관문을 통과한 후, 중도 포기자가 늘어나는 원인도 분석해야 한다”며 “다양한 공직 적응 및 저경력 맞춤형 복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초등학생 시절, 저는 전체적으로 공부를 잘하지 못했고, 특히 수학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많이 부족한 학생이었습니다. 동기가 부족하고 의욕이 없어서 학습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지요. 과연 앞으로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앞날이 정말로 어두웠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5학년이 끝나가도록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늘 삶을 부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6학년에 올라가면서 만난 저의 담임선생님은 평소에 엄격하게 학생들을 지도하셨지만, 학생들을 지도하실 때는 학생들의 의사를 존중해서 합리적으로 학급의 일을 결정하셨습니다. 6학년에 올라가서도 아무것도 잘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우연히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의 일기장을 매일 꼼꼼하게 검사하시는 것이 제 눈에 띄었습니다. 당시에는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일기장 검사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지만 다른 친구들은 사생활이 노출될 것을 염려해서 일기를 형식적으로 대충 작성해서 일기장을 제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날에 있었던 일을 거짓 없고 솔직하게 최선을 다해서 매일 매일 일기를 작성하고 일기장을 제출했습니다. 당시에 저는 담임선생님이 모든 학생의 일기장에 칭찬 혹은 좋은 말만 써주는 것으로 오해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보니까 저처럼 매일 매일 정성스럽게 써서 일기장을 제출하는 학생에게만 칭찬과 격려의 말을 적어 주시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잘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저는 담임선생님의 칭찬을 통해 글쓰기 분야는 다른 학생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매일 매일 일기장에 써주신 칭찬 덕분에 저는 일기 쓰기가 즐거워지고 담임선생님의 칭찬이 늘 기대가 되었지요. "우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일기에 솔직하고 정직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참 뛰어난 것 같아. 처음에는 선생님도 매일 제출하는 우진이의 일기가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제법 일기를 잘 쓰는 것 같아. 참 잘 썼어."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동아리 활동을 문예반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동아리 활동 담당 선생님께서도 제가 글을 제법 잘 쓴다고 칭찬을 해 주신 덕분에 경북 상주시 초등학생 글짓기대회에도 학교 대표로 참가해 입상하는 영광도 얻었습니다. 담임선생님과 방학 동안에 주고받은 편지는 아주 든든한 힘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편지에는 담임선생님이 나중에 제가 진로를 결정할 때를 대비한 진심 어린 충고와 조언을 적어 주셨습니다. "우진이는 수학적인 재능보다 국어(문과) 쪽에 소질이 있고, 그쪽으로 소질과 노력을 계발하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해요. 지금은 아직 자기 소질을 섣불리 단정하고 다른 것을 포기하면 안 되지만, 사람인 이상 모두를 다 잘할 수는 없고, 또 모두를 잘하기를 기대하면 자신감을 잃기 쉽거든. 그래서 우진이가 나중에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 좋아 혹시 노력을 게을리할까 봐. 선생님이 조언해주는 것이에요." 이렇게 담임선생님과 일기 쓰기를 통해 좋은 관계를 유지하자 학교생활에도 자신감이 점점 붙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성과는 친구들이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늘 친구들보다 체격이 왜소하고 수업 시간에도 조용하게 생활하는 아이가 담임선생님의 수업 시간에 일기를 솔직하게 잘 쓴다고 칭찬을 받고 수업 시간에도 발표를 잘하기 위해 예습과 복습을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꾸준한 노력 덕분에 1학기에는 발표도 많이 해서 모범상도 받게 되었고, 2학기 때는 착한 어린이 상도 받게 되었습니다. 일기장에는 다음과 같은 칭찬이 듬뿍 적혀 있었습니다. "우진아, 모범상에 이어 착한 어린이 상까지 받은 것 축하해, 앞으로도 지금처럼 묵묵하게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렴. 선생님도 우진이를 마음속으로 항상 응원할게." 벌써 30년이 훨씬 지났지만 일기를 통해 글짓기에 관심을 가졌고 담임선생님이 일기장에 적어 주신 작은 칭찬과 격려의 말씀 덕분에 상까지 받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그때 받은 상은 지금 다시 봐도 흐뭇한 웃음이 나올 정도로 학교생활 전반에서 아주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어린 시절이었지만 담임선생님께서 저의 재능을 발견해주시고 칭찬해주셔서 지금의 제가 교직에 몸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이셨던 권명숙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돌이켜보면 정말로 꽃보다 아름다운 제 인생의 참 스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30년이 지난 지금, 담임선생님과의 소중한 추억을 생각하면서 18년의 교직 생활하는 동안 꾸준하게 학생들의 글쓰기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글쓰기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학생도 있었지만, 차츰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면서 매년 전국 청소년 글짓기 공모전에서 제가 지도한 학생들이 입상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보람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글짓기대회에 나가 입상하고 장학금을 받게 해 준 것입니다. 주말에도 학교에 나와 글쓰기를 꾸준하게 지도한 결과 학생들에게 좋은 열매를 맺게 해줘서 교직 생활을 하면서 많은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이 제게서 소중한 재능을 발견해주셨던 것처럼 저도 글쓰기에 소질과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발굴해 꾸준하게 지도하고 있습니다. 학창 시절에 제가 경험한 것처럼 학생들의 글쓰기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오늘도 교단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담임 교사를 맡은 학급에서 글쓰기에 소질과 재능이 있는 여러 명의 학생을 발견해 마치 학창 시절에 저를 되돌아보는 것 같아서 흐뭇합니다. 앞으로도 저의 재능기부는 계속될 것입니다. 벌써 30년이 훨씬 지났지만 지금도 저의 마음속에는 초등학교 시절 일기 쓰기를 통해 담임선생님께 받은 진심 어린 칭찬과 격려가 고스란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되돌아갈 수 없는 그때 그 시절이지만 처음 담임선생님께 일기 쓰기를 통해 칭찬을 듬뿍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문예반에 들어가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때의 감동은 정말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왠지 그 시간이 더 그립고, 그때 그 시절의 일기장이 계속 저의 머릿속에 맴돌고 있는 것은 아마도 너무나 빠르게 바뀌고, 손동작 하나만으로도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지금의 시대에 느끼는 추억에 대한 갈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권명숙 선생님과 함께 보낸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은 저의 마음속 깊이 영원히 간직해 둘 것입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께서 제게 주신 작은 칭찬과 격려는 평생 잊지 않고, 교사로서 사랑하는 학생들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지도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래서 먼 훗날 학생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좋은 선생님의 길을 가고 싶습니다. 끝으로 지금까지의 교직 생활을 뒤돌아보며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도로시 로 놀테의 ‘생활 속의 아이들’의 글로 이글을 마칩니다. 꾸지람 속에 자란 아이 비난하는 것 배우며 미움받으며 자란 아이 싸움질만 하게 되고 놀림 받으며 자란 아이 수줍음만 타게 된다. 관용 속에서 자란 아이 참을성을 알게 되며 격려받으며 자란 아이 자신감을 갖게 되고 칭찬받으며 자란 아이 감사할 줄 알게 된다. 공정한 대접 속에 자란 아이 올바름을 배우게 되며 인정 속에 자란 아이 믿음을 갖게 되고 두둔 받으며 자란 아이 자신의 긍지를 느끼며 인정과 우정 속에서 자란 아이 온 세상에 사랑이 충만함을 알게 된다. --------------------------------------------------------------------------------- [수상 소감] 일기 쓰기는 성장 기록이자 발자취 일기 쓰기를 통해 저의 재능을 알아보시고 많은 칭찬과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신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이셨던 권명숙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 글은 일기 쓰기의 장점을 소개하고 싶어서 시작된 글입니다. 일기 쓰기는 자신의 성장에 대한 기록이자 발자취입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일기를 꾸준하게 작성하면서 성장한 아이들은 나중에 대부분 글을 잘 쓰는 학생이 많고 몇몇은 유명한 작가가 되는 일도 있습니다. 글쓰기 재능을 발견해주시고, 항상 긍정적인 사고로 무엇을 하던 시간을 소중히 보내고 있다면 훗날 저의 인생도 성공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던 담임선생님께 이 영광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도 선생님처럼 교직 생활 내내 글쓰기 지도를 통해 선생님의 가르침과 감사함을 잊지 않고 아이들에게 바르게 전하고자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좋은 상을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담임선생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는 잊지 않고 똑같이 제자들에게 글쓰기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16,392. 학생생활지도법 마련, 교육 비본질적 교원행정업무와 학생평가 폐지 등 교육 현장의 숙원 과제에 대한 간절함이 담긴 청원 숫자다. 몰락한 교권을 바로 세우고 학교를 진정한 교육의 장으로 재건해야 한다는 애끓음이다. 비뚤어진 교권 경시 풍조와 학교를 얕잡아 보는 세태가 만들어 낸 ‘교육 괴물’을 깨야 한다는 교육현장의 절규다. 한국교총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접수된다. 선생님의 얼굴에 침을 뱉는다거나, 욕설은 다반사다. 최근 언론에 나온 사건과는 비교할 일도 아니다. “학생이 뒤에서 욕해도 더 무안해질까 애써 못 들은척한다”는 어느 교사의 한탄이 교육의 현주소를 말해 준다. 교사가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업신여김을 당해도 어떤 대응 수단도 강구할 수 없는 ‘한없이 무기력한 교권’은 대한민국 공교육의 붕괴를 뜻한다. 암담한 교육 현실 더 무서운 것은 교사들의 ‘바로 잡아 보겠다’는 의지마저 꺾는다는 것이다. 학교는 아이들이 건전한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훈련의 장(場)으로 작은 사회와 같다. 학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몇 년 후 우리 사회 전반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의미다. 과도한 학생인권 강조와 교권 경시 풍토를 조장하는 교사 억압 정책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또 학생들은 매년 교사들을 평가한다. 그것도 획일적인 5점 척도로 ‘평가’ 아닌 ‘심판’을 한다. 익명의 뒤에 숨어 교사의 자존감에 씻을 수 없는 글을 적는다. 오랜 기간 충격이 쌓이다 보니 교사들도 그저 만성이 되어간다. 부지불식간 우리 교육은 곪아 가고 있다. 한편으론 최근 10년간 교육을 지원하는 교육행정직이 30%나 늘었으나, 교원들이 맡아야 할 행정업무는 더 늘었다. 교육당국이 행정업무 감축을 그렇게 외쳐왔건만 뾰족한 솔루션도 없이 그저 돌려막기식의 땜질식 처방으로 상황만 더 악화했다. 돌봄과 방과후 학교 등 정규교육과정과 관계없는 업무들은 계속 학교로 파고들고 있다. 선출직인 교육감들과 정치인들이 교육의 본질보다는 표를 의식해 벌어지는 일이다. 그 사이 학교는 교육공무직의 양성소가 됐고, 이들의 돌봄과 급식 파업은 사회적 이슈가 된 지도 오래다. 그러나 민원 등 비난과 책임은 학교가 떠안고 있다. 미래 위한 12만의 외침 지난 6일, 한국교총의 새 회장단이 취임 100일을 맞아 이 같은 현장 교원들의 고충을 담아 대통령실 앞에 섰다. 교육 애환을 토로하고 목청껏 절규했다. 학교를 학교로 보지 않고, 교사를 학원 강사만도 못한 시선으로 보는 현실, 그리고 이를 더 조장하는 교사 억압 정책들을 바로 잡아 달라는 외침이었다. 학생의 휴대전화보다도 못하게 취급받는 ‘교권’ 앞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지도하라는 것인가.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마음속 회초리라도 들고 싶은 게 교사의 마음이다. 더 좋은 수업을 위해 흥미로운 교육내용과 방법을 찾는 데 희열을 느끼는 게 교사다. 이처럼 교육본연을 다하고자 하는 교사의 양 팔을 잘라 놓고, 교육 열정과 헌신을 요구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제 교육당국은 냉철히 자성하고, 이 청원의 의미를 정책에 담아내야 한다. 12만명의 교사들이 쏟아낸 생생한 ‘절규’를 녹여내지 못하면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도 없다.
수원가온초등학교(교장 김재영)는 7일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5학년 9개 반 대상 ‘한 학기 한 권 읽기’ 연계 활동으로 ‘말모이를 통해 보는 한글의 소중함’ 주제로 백혜영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하였다. 지난해 작가와의 만남은 코로나19로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지만, 올해는 강당에 모여 대면으로 진행한 점이 의미가 있다. 3월에 학년 협의로 ‘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로 책을 선정하여 작가를 섭외하고 온책으로 읽고, 읽기 전·중·후 활동을 하였다. 작가와의 만남 시기도 책의 의미를 더 살리기 위해 한글날에 맞추어 계획하였다. 작가와의 만남 전 사서교사는 온책 읽기 활동에 필요한 독후 활동지와 백혜영 작가의 2022년에 출간한 신간 도서 5종을 학급에 제공하여 폭넓고 원활한 작가와의 만남이 되도록 하였다. 학급에서는 한 학기 한 권 연계 12차시 프로젝트 수업으로 사서교사가 제공한 독후 활동지와 더불어 ‘말모이’ 영화 감상과 ‘조선어학회 관련 위인 탐구하기’, ‘등장인물 특징 정리하기’, ‘핫시팅 기법 인물 인터뷰하기’, ‘우리말 사전 만들기’ 등 사전활동으로 스크랩북을 만드는 활동을 하였다. 또한 ‘작가님, 궁금한 게 있어요’ 질문지 작성과 ‘작가에게 편지 쓰기’를 하여 학생들의 마음을 모아 작가에게 전달하였다. 대표 학생의 작가 소개와 함께 학생들의 열렬한 박수로 작가의 만남을 시작하였다. ‘시간을 달리다, 난설헌’, ‘내가 진짜 원하는 것’, '후회의 이불킥’ 등 13편의 동화를 쓴 백혜영 작가는 ‘우리 말과 글을 왜 사랑해야 하나요?’와 ‘어떻게 꿈을 찾을 수 있을까요?’라는 주제로강의하였다. 먼저 ‘말모이 대작전’에 대해 이야기하며 “말모이는 우리말을 마음대로 쓸 수 없었던 일제 강점기에 우리말을 모으는 작전으로 독립을 바라는 마음으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이 펼친 작전이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강의 중간중간 우리말 퀴즈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어린이 잡지 기자였던 백혜영 작가는 작가가 된 배경을 이야기하면서 꿈을 찾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나를 아는 것’이라고 했다. 나를 아는 방법으로 ‘나에게 먼저 관심 갖기’와 ‘다양한 경험하기’라고 말했다. "꿈이란 직업과 연관되는 것만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것, 모두"라고 말했다. 작가는 “꿈을 이루는 밑바탕은 바로 책 읽기”라고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꿈 보험을 많이 드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며 강연을 마쳤다. 백혜영 작가는 학생들이 준비해온 책과 학생들이 직접 만든 스크랩북에 일일이 사인을 하고, 9개 반 교실에서 학생들과의 기념 촬영으로 만남을 마무리했다. 5학년 한*서 학생은 “작가님 책을 읽고 작가님을 직접 보면서 질문도 하고 퀴즈도 풀고 강연도 들으면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고 했으며 신*준 학생은 “다른 친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나에게 질문의 기회가 오지 않아 아쉬웠지만, 작가님을 실제로 봐서 영광이었고,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해주신 사서 선생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김재영 교장은 “학급에서 한 작가의 다양한 책을 같이 읽고 작가와의 독서 대화를 통해 글 속에 담겨있는 작가의 생각을 파악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며 “작가의 전작 읽기로 학생들이 책을 깊게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했다. 수원가온초 도서관은 지속적인 독서환경 조성을 위해 저학년 그림책 읽어주기와 전 학년 대상으로 보리출판사 지원 권정생 ‘애국자가 없는 세상’ 원화 전시와 북 큐레이션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 수원 곡정초학부모회(회장 박수진)는 7일, 제576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특별한 캠페인 행사를 하였다. 곡정초 학부모회 임원과 대의원 27명은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글인 한글을 사랑하고 아끼자는 의미의 표어(바른 말 고운 말을 쓰자, 세종대왕님 대대손손 물려주신 귀한 한글 감사합니다, 한글사랑 나라사랑 등)와 바른 우리말에 관한 다양한 문구들을 피켓으로 제작하여 등교하는 학생들로 하여금 한글 사용에 대한 바른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캠페인 활동을 벌였다. 3학년 김00학생은 “평소 사용하는 말 중에 잘못된 우리말이 있는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어요. 표어를 읽어보고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하였다. 박수진 학부모회장은 “우리 곡정초등학교 1,500명의 학생들이 이번 캠페인 활동을 통해 한글날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올바른 우리말 사용을 위해 노력하기를 기대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올바른 우리말을 씁시다. ◆ 등굣길 학부모회 한글날 캠페인 ◆ 곡정초 학부모회
◆AI·SW교육 IN.T.E.CH 프로그램을 통한 창의적 문제해결력 및 CT 신장하기 올해 전국초등교육연구대회는 ‘변화하는 사회·선도하는 현장교육·꿈을 이루는 미래학생’을 주제로 열렸다. 학교·학급경영 아이디어 연구 부문에서 1등급을 받은 이대성 경남 화정초 교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AI·SW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새롭게 등장하는 AI·SW 기술의 실제 사례들을 참고하고 초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학습 과제 및 문제를 반영해 실제적인 AI·SW 교육을 실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연구 주제의 IN.T.E.CH(인테크)는 인간 중심의 기술 방향을 의미한다. 이 교사가 구안한 인테크 프로그램은 네 가지 단계로 구성돼 있다. IN(INteresting AI·SW) 프로그램은 AI와 DATA 기반의 인식 기술을 통해 컴퓨터의 인식 방법을 이해하게 돕는다. T(Try machine learning) 프로그램은 웹 기반 서비스로 AI 모델을 생성해보면서 기계(컴퓨터)가 학습을 수행하는 원리를 이해하게 하고, E(Earn use of data) 프로그램은로 여러 가지 데이터를 활용해 간단한 학습 프로그램을 만든다. CH(CHange making) 프로그램은 앞서 학습한 내용을 융합적으로 활용해 실생활 문제들을 인테크 관점에서 해결하도록 한다. 가령 도덕 교과에서 ‘다양한 감정 표현’을 배울 때는 얼굴·감정 분석 앱으로 AI의 감정 분석 기술을 체험하고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 플랫폼(엔트리)를 활용해 직접 얼굴·감정 인식 프로그램을 만드는 식이다. 이 교사는 “연구 검증 결과,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컴퓨팅사고력 신장에 인테크 프로그램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했다”며 “특히 멘티미터 검사 결과와 학생 소감문 자료를 종합하면 학생들의 AI·SW에 관한 이해와 인식 변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통합교과×24절기 달력 만들기 통해 생태 감수성을 맛보는 슬기로운 생활 조민지 강원 황지초 교사는 교수·학습지도안 개발연구 부문에서 1등급을 받았다. 이 연구는 1학년 학생들이 누리 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에 내실을 다지면 좋겠다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특히 자연을 벗 삼아 놀고 자라던 과거와 달리 자연을 체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데 문제의식이 생겼다. 조 교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 주제를 통해 자연에 대한 감각과 관심, 생태 소양을 길러주고자 했다”면서 “계절 변화를 담고 있는 내용을 24절기 달력 만들기로 구현해 활동했다”고 밝혔다. ‘만’지고 느끼면서 감정적 생태 감수성을 키우고, ‘들(듣)’고 생각하면서 사회적 생태 감수성을, ‘기’억하고 다짐하면서 실천적 생태 감수성을 키운다는 의미로 ‘만들기’ 활동이라고 이름 붙였다. 3월과 4월에는 봄을 주제로 삼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봄에 볼 수 있는 동·식물과 봄에 할 수 있는 놀이를 대주제로, 40차시 수업을 구성했다. 학교 화단에서 동·식물을 관찰하고(만), 사라져가는 동식물을 찾아보면서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과 멸종 위기 동식물에 대해 알고(들), 꿀벌을 지킬 방법을 고민해 ‘꿀벌을 지켜주세요’ 그림 그리기 활동(기)으로 확장하는 식이다. 조 교사는 “주변에서 봄의 모습을 관찰하는 데 중점을 두고 학생들이 직접 씨앗을 심고 키워봄으로써 생명 존중 의식을 갖도록 했다”며 “다양한 놀이로 봄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즐기도록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정성국 제38대 한국교총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를 향해 “유·초·중등 교육비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학생 생활지도법 마련 등 7대 교육현안 해결을 위해 약 12만 명의 현장 교원들이 참여한 청원 서명운동 결과도 공개했다. 한국교총과 17개 시·도교총(시·도교총회장협의회 회장 서강석 충북교총 회장)은 6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윤석열 정부 교육현안 해결 촉구 기자회견’(위 사진)을 공동으로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교총 회장단, 시·도교총 회장·부회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교총 75년 역사상 첫 현직 초등교사 신분으로 당선된 정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처음 개최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 대상 첫 기자회견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총 11만6392명의 교원 청원서를 공개하고 “유·초·중등 교육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놓는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현장의 아우성에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총은 정 회장 당선(6월 20일) 직후인 6월 27일부터 9월 30일까지 17개 시·도교총과 ‘7대 교육현안 해결 촉구 전국 교원 청원 서명운동’을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한 바 있다. 청원 서명 7대 현안과제는 ▲생활지도법 마련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도입 ▲비본질적 교원행정업무 폐지 ▲돌봄·방과후학교 지자체 이관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교원능력개발평가 및 차등성과급제 폐지 ▲공무원연금 특수성 보장 등이다. 정 회장은 “7대 요구과제는 교원이 소신을 갖고 가르칠 교육환경을 만들어달라는 간절한 염원”이라며 “정부는 12만 명에 달하는 청원 목소리에 귀 기울여 유·초·중등 교육 발전 방안과 비전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역대 정부의 ‘경제논리’ 교육실패, 되풀이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기자회견 후 서명 결과를 첨부한 ‘교육현안 해결 촉구 청원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아래 사진) “교권 회복, 교육권 보장… 입법·행정 즉각 나서야” ■기자회견 주요발언 ▲생활지도법 마련 = “교사가 수업방해와 폭력 등 문제행동 앞에서 어떠한 지도도 불가능하다. 정부와 국회는 대다수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교권 보호를 위해 학생 생활지도 강화 입법에 즉각 나서야 한다.”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도입 = “학급당 학생 수 26명 이상인 과밀학급이 전국에 8만6000개에 달하고, 교단 비정규직화도 심화되고 있다. 고교학점제를 위해 8만8000명의 교원 증원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행안부와 기재부는 학생 수 감소라는 경제논리에 매몰돼 사상 초유의 교원 정원 3000명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교원정원을 증원하고,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법안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비본질적 교원행정업무 폐지 = “현재 교원들은 CCTV 관리, 우유대금 납부, 강사비 계산, 계약직원 채용·관리 등 각종 행정 잡무에 시달리면서 학생 교육을 위한 시간은 부족한 실정이다.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돌봄·방과후학교 지자체 이관 = “교사가 돌봄·방과후학교 운영과 업무, 책임, 민원 대응 부담까지 떠안아 정작 학생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에 차질을 빚고 있다. 프랑스, 핀란드 등 선진국처럼 돌봄·방과후학교 운영은 지자체에 이관해야 한다.”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 “교육공무직의 돌봄·급식 파업으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파업 시 대체인력을 둘 수 있도록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에 정부와 국회가 즉시 나서야 한다.” ▲교원능력개발평가 및 차등성과급제 폐지 = “현행 교원평가는 교원 전문성 신장과 관련 없는 ‘인기평가’로 전락했다. 특히 학생만족도조사는 익명에 숨어 교사를 해코지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차등성과급제 또한 교육의 특성에 맞지 않고, 오히려 교사 간 협력 관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공무원연금 특수성 보장 = “7년마다 공무원연금 개악이 되풀이되고 있다. OECD 선진국 수준의 소득대체율을 보장하면서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 노인 빈곤 문제를 해소하는 형태로 개선돼야 한다. 지난 2015년 연금 개혁 당시 정부는 정년이 62세로 낮아지면서 연금지급 개시 연령은 65세로 늦춰져 발생한 소득공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루빨리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전국 시‧도별 초·중·고 학교급식의 학생 1인당 식품비 단가 인상이 최근 물가 상승세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학기 기준, 전국 학교급식의 식품비는 평균 8.7% 인상됐지만, 전년 동월 대비 배춧값은 78%, 식용유는 47% 올라 급식의 본격적인 부실화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신선식품지수를 보면 호박 83.2%, 무 56.1%, 파 48.9%, 감자 37.1%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급등한 식자재 대부분이 급식에 필수적인 품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학기 급식 식품비 8.7% 인상도 재료를 조달하는 현장에서는 빠듯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인상 수준에 비해 현장의 체감물가 수준 자체가 높다는 데에 있다. 울산의 초등 2학기 급식 식품비는 1인당 2760원, 중학교는 3230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고등학교는 광주가 3353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전국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시‧도들의 식품비 단가를 보면 양질의 급식 제공에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 급식 식품비를 실제 현장의 주요 소비 품목 인상률에 연동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식품비 단가 인상에 교육청과 지자체 모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별도 협의 없이 예산 주체가 단독으로 2학기 식품비 인상을 결정한 전남과 경북이 타 시‧도에 비해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인상분을 분담하며 협의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각자 적게 분담하려는 시도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 의원은 “저가 식자재 사용은 질 낮은 급식으로 이어진다”며 “아이들이 질 좋은 식재료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는 예산 편성 확대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급식비 인상에 대해 교육청과 지자체 모두 조금이라도 덜 손해 보겠다는 자세로 적극적인 인상을 망설여왔다”며 “아이들의 급식은 타협 대상이 아닌 만큼 지금이야말로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운용할 시기”라고 말했다. 김예람 기자 yrim@kfta.or.kr
한 해 태어나는 출생아 수가 간신히 20만 명대에 머무르는 시대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처럼 극단적인 출산율 감소로 유소년 인구가 급감한 전례는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 부닥쳤음에도 교육계가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믿기 어렵다. 우리에게 있어 학령인구 감소는 유례없는 위기이자, 고질적인 체제 개선을 위한 기회이기도 하다.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현실이며 막을 수 없다. 미래에는 더 심각해질 뿐이다. 지금이라도 이 흐름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육계의 미래는 물론 한국의 장래도 밝지 않다. 학생수가 급감하면 학교 통폐합이 활발해진다. 이는 비단 지방에 국한한 얘기가 아니다. 이미 서울의 학교도 매년 통폐합이 이루어지고 있고 올해는 처음으로 일반계 고등학교 1개 교가 폐교되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학령인구 감소가 고등학교 정원에도 드디어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증거이다. 서울의 학교 통폐합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이며, 지방에서 관찰되는 학교 통폐합보다 더 큰 사회·경제적 문제를 수반할 것이다. 학생수와 학교수가 급감하면 교원 채용 역시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교직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사학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의 안정적 수혜인데, 신규교원이 급감하면 연금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 연금에 의존하는 인구는 급증하는 반면, 납입할 수 있는 인구는 빠르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법정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교원의 명예퇴직은 미래에 당연하게 여겨질 수 있다. 직업의 안정성이 떨어지면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더 어려워진다. 더 나아가 학생·학교·교사가 모두 급감하면 시·도교육청은 앞으로 줄어들 교부금 문제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교육계가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는 손 놓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학령인구가 감소한다고 하여 우리는 손 놓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현행 추세라면 머지않아 많은 학교들이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이렇다 할 자원 하나 없는 분단국가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기까지 교육이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학교가 없어도 밝은 미래를 장담할 수 있는 것일까? 절대 장담할 수 없다. 한국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있다. 교육이 굳건해야 반도체와 자동차도 꾸준히 잘 만들 수 있고, 초고령사회나 기후변화와 같은 사회적 위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한시라도 빨리 폐교를 지양하고 교원을 지속적으로 충원해 「헌법」에서 보장하는 모든 국민이 교육받을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음에도, 교사 1인당 학생수는 여전히 OECD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경제 논리에 초점을 두고 제정한 해묵은 지침에 따라 기계적으로 학교를 통폐합하는 것이 더 이상 당연시되지 않는 사회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그 누구보다도 학교 통폐합과 교원 채용에 비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재정적 가성비만 고려해서는 안 되며, 현 시국을 기회 삼아 학교 통폐합에만 나설 것이 아니라 이를 잘 활용하여 한국 교육의 질적 발전을 도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무분별한 폐교는 이미 기력이 쇠할 대로 쇠한 지방의 마지막 생명유지 장치를 떼어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를 간과한 채 한국의 가장 중대한 국가적 이슈인 인구감소·지방소멸·초저출산·초고령화를 논의해 봤자 현실적인 대안이 도출될 리 만무하다. 지자체별로 많게는 1억, 적게는 기백만 원의 출산 및 양육지원금을 보조한다고 해도 당장 아이들이 다닐 학교가 없다면, 그 지역에 미래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정부가 아무리 많은 양질의 직업을 만든다고 한들 아이가 다닐 학교가 없다면 부모는 그 지역으로 이주할 수 없다. 한국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도 이 점에 있어서는 여느 지방과 다를 것이 없다. 지역상황을 고려하여 마련해야 한다 인구 규모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학교 통폐합이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것인바 이에 대한 대응책도 지역상황을 고려하여 마련해야 한다. 소규모 인구가 산재하여 있는 농촌·어촌·산촌지역은 이미 학교 통폐합이 많이 진행되었다. 한편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경부선’ 라인의 인구밀집지역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대규모 학령인구를 품고 있는 지자체가 그만큼 감소폭 또한 클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보다는 학교와 학생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경기지역(성남 분당구, 용인 기흥구, 화성시, 남양주시 등)이 취약하며, 서울 내에서도 강남구와 송파구의 학령인구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부선에서도 영남권보다는 수도권 학령인구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다. 초저출산과 초고령화를 비롯한 한국의 인구문제는 전 세계 많은 인구학자가 눈여겨보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다른 어느 선진국도 우리와 같은 상황에 부닥쳤던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다른 어느 누군가가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해주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당장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의사결정권자가 앞장서야 하며, 이에 교육부와 교육청은 기계적인 학교 통폐합을 지양하고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통계청이 9월 5일 발표한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합계출산율이 매년 역대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실정에서, 2020년 대비 2030년까지 초등학교 학생수는 269만 3,361명에서 171만 7,057명으로 약 4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길재 외, 2019). 불행히도 초등학교 학생수 감소는 중·고등학교 학생수, 더 나아가 고등교육기관의 신입생 수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해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통계자료가 있다. 지난 3월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월까지 폐교된 전국의 초·중·고 학교수는 3,896개에 달한다. 비록 전남·경북과 같은 농어촌지역이 주를 이루고 있는 측면도 있으나, 서울·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지역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8월 서울시교육청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봉고를 2024년부터 인근 학교에 통합하겠다고 밝힌 것은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는 서울에서 일반계고가 통폐합되는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구절벽·지방소멸·학교 통폐합 가속화 등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각종 사회적 환경변화에서 비롯된 외부압력 요인의 발생으로 우리나라 교원정책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영향은 크게 ‘직전단계의 교원정책(교원수급·실습·양성·임용)’과 ‘현직단계의 교원정책(교원자격·승진·업무·(재)교육)’ 등에 나타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직전단계 교원정책에 미치는 영향 우선 직전단계의 교원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이는 매우 직관적인 논리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학교 통폐합 증가 추세에 따라 교원정원 감축은 산술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OECD 수준의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같은 방어논리가 작동하기도 하나, 최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란에서 드러난 상반된 인식 차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충분치 못하다. 결과적으로 교원정원 감축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각 시·도교육청의 교원 신규임용 규모 감소 추세를 통해 실증적으로 확인 가능하다. 총량을 줄이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투입(input)을 줄이는 방법이란 걸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결국 이런 교원수급 정책기조는 예비교사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차적으로 임용이 안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교·사대에 매력을 느끼고 진학할 인재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직 임용에만 몰두해야 하는 현실에서 교·사대 학생들의 투철한 사명감·교육관 정립을 기대하는 것도 철 지난 낭만에 불과하다. 이와 더불어 교육실습 역시 파행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교사의 꿈을 안고 교·사대에 입학한 훌륭한 인재들이 공교육으로 유입되지 못하는 손실도 적지 않을 것이다. 2021년 교육대학의 학업중단율이 역대 최고치인 2.4%를 기록한 점은 이와 같은 현상을 잘 대변해 준다. 그동안 직전단계의 교원정책은 예비교원의 전문성을 조기에 확보하고자 다양한 발전방안들을 모색한 바 있다. 예컨대 교육실습학기제를 포함해 교육기간을 5년(혹은 6년)제로 확대하는 방안, 교원전문대학원 도입 방안 등이 논의되어 왔다. 하지만 교원 신규임용 TO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런 논의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공계의 ‘반도체학과’처럼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설사 임용이 되더라도 높은 수준의 경제적 보상이 뒤따르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교직에 입직하기 위해 긴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는 것은 이른바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20년 이상 지지부진해 왔던 교·사대 통폐합 추진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2021년 강득구 국회의원실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방 모 교육대학의 임용률은 2018년 84%에서 2019년 71.9%, 2020년 62.9% 등 최근 3년간 임용률이 21.1%P나 감소했다. 직전단계에서의 교원양성 및 수급체제에 전반적인 재구조화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현직단계의 교원정책에 미치는 영향 다음으로 현직단계의 교원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교육계에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오랜 격언이 있다. 이는 보통 우수한 교사가 양질의 교육과정을 운영함으로써 공교육의 질이 보장될 수 있다는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수도권을 비롯한 도시학교의 초과밀화, 이와 동시에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규모학교의 소멸 등 심각한 양극화 현상은 교원의 업무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과밀학교에서는 너무 많은 학생이 한 학급 또는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교수·학습을 비롯한 생활지도 등에서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에 소멸 위기에 처한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학교마다 유사한 총량의 행정업무를 소수의 교사가 분담해야 하는 탓에 부담과 피로도 증가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학교업무정상화’를 위해 각 시·도교육청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까닭도 이러한 교원의 업무환경 양극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교원승진제도 역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통폐합 문제와 일정 부분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있다. 1964년 제정된 이후 산업화를 거치면서 큰 틀의 변화 없이 지속되어 온 교원승진제도는 교직사회에 활력과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큰 축이었다. 2022년 교육부 발표기준으로 전체 교원의 수는 50만 명을 넘어섰고, 전체 학교수(유치원 포함)는 약 2만 개다. 이는 산술적으로 전체 교원 중 교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비율은 약 4%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전체 학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서 신규교사의 수는 줄고 경력교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역으로 증가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면서, 과연 교원승진제도가 과거와 같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교원승진을 단순히 교사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한 취사선택 문제로 치부할 수 있겠으나, 승진제도와 근무성적평정, 그에 따른 전보가산점 및 성과급 등 많은 인사시스템이 연동되어있는 현 구조에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밖에 교원평가·교원(재)교육·교원자격·교원보수 등의 측면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전술한 것처럼, 교원수급 문제가 안정화되기 전까지 교원집단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는 고경력 교사가 저효율이라는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과거 국민의 정부시절 ‘고령 교사 1인 퇴출에 젊은 교사 2.6인 임용(신자유주의적 교원정책)’ 등과 같이 경제적 효율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압력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겠으나, 현직단계의 교원정책은 각종 개혁적 정책의제와 시도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육부가 교원채용 규모를 줄이고, 수급계획을 늦추려고 한다는 소식이 정치권과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교·사대생들이 크게 반발하여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가 시급히 미래 교육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중장기 교원수급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내면서 일단락되기는 했으나, 우리나라의 교원정책을 둘러싼 갈등양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학교 통폐합 증가는 어쩌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사회적 환경 변화였다. 하지만 교육부를 비롯한 교육계는 그동안 이렇다 할 대비책도 전담 조직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이후 성큼 미래교육 담론으로 나아가고 있는 하드웨어(교육환경)에 조응하여 소프트웨어(교원정책) 역시 미래교육 시나리오를 함께 써나가야 할 때이다. 다만 교원정책은 ‘공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에 관한 정책이기에, 「헌법」 제31조 4항이 명시하고 있는 교육의 전문성·자주성 그리고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나가며,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자세로 천착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교육과정 개정은 흔히 ‘전쟁’으로 불린다. 각 교과 간 이해가 첨예하게 얽히면서 한 치의 양보가 없다. 수업시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 또는 수능에 반영되느냐를 놓고 사활을 건다. 동일 교과 내에서도 영역별 갈등이 극심하다. 그래서 교육과정 개정은 지난하고 또 지난한 작업이다. 교육과정 개정을 총괄하는 위원장을 교육계에서는 ‘독이 든 성배’로 비유한다. 교육과정 개정을 둘러싼 모든 책임과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산파역을 맡은 박형주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장(아주대 수학과 석좌교수)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고등수학보다 더 어려웠다. 예상치 못한 갈등이 많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 후회하곤 했다”며 “네거티브한 것은 금방 잊어버리는 성격이어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자유’, ‘6·25 남침’, ‘노동’, ‘국악’ 등 쟁점들에 대해서는 교육 내적인 논쟁이기보다 우리 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갈등이 교육의 영역에 투영된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터넷과 공청회 등을 통한 국민의견수렴과 각종 교육과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10월 말 또는 11월 초 총론과 각론의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때 충분히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2022 개정 교육과정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대전환의 담론을 반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보교육 강화, 문해교육, 지역교육과정, 학생주도성 교육 등을 의미 있는 변화로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해 윤석열 정부에서 마무리되는 교육과정이다. 두 개의 정부를 거쳐 만들어진 교육과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진영 논리에 치우치기보다 어느 정부든 동의할 수 있는 수용성 높은 교육과정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국민들의 의사를 물어 교육과정을 만드는 국민참여교육과정을 시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보교육이 강화된 것 역시 학부모들의 요구가 높았기에 가능했다. 이외에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국어교육에도 방점을 뒀다. 지역교육과정을 신설하고 학생주도성 교육을 추구한 것 역시 의미 있는 변화다.” 수용성 높은 교육과정을 추구했다고 하지만 각론 시안이 나오자마자 ‘6·25 남침’이나 ‘자유’라는 용어가 빠져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노동’이란 용어도 빠져 논란이 된 것으로 들었다. 음악에서는 국악 분야를 놓고 갈등이 있었다. 어쨌든 이런 논란들은 국민참여소통 채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심도있게 검토할 것이다. 10월 초 공청회를 비롯 각론조정위원회 등 교육과정 개정위원회의 심의가 있을 예정이다. 아시다시피 현재 공개된 안은 정책연구 초안으로 확정안이 아니다. 최종 확정은 국가교육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쳐 고시하게 된다.” 교육과정 개정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정보교육 강화가 아닐까 싶다. 교육계 내부에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현장 교사들은 정보를 독립교과로 신설하는 것에 거부감이 컸다. 모든 학생을 코딩 전문가로 만들 생각이냐는 비판이 있었다. 반면 학부모들은 찬성이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자녀가 정보화 시대에 뒤처지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의식이 강했던 것 같다.” 초·중학교 코딩 필수화 발표 이후 사교육에 대한 우려가 크다. “코딩에 대해 너무 기술적인 교육을 하려는 것 같다는 시각이 있다. 단연코 그런 뜻이 아니다. 코딩 필수화는 컴퓨터를 이용해 계산적 사고, 논리적 사고를 길러내자는 취지다. 지금 자라나는 학생들은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대다. 기성세대와는 학습방식이 달라야 한다. 우리가 수학교육을 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연습시키려는 것이지 수학자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지 않나. 마찬가지로 코딩교육 역시 컴퓨팅 사고력을 획득하고 그것들을 학생들이 자기 삶에서 중요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기르고 싶은 것이다.” 코딩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나. “코딩교육은 국어·영어·수학 등 기존 주요 과목에 녹여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마치 학생들이 호흡을 하듯, 물을 마시듯 자연스럽게 컴퓨팅 사고력을 얻어가는 방식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컨대 과학실험보고서를 코딩으로 제출하게 한다든지 수학수업 때 최대 공약수 짜는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코딩하도록 하면 개념 파악이 더 탄탄해질 것이다. 역사수업에서는 조선시대 과거시험 합격자 데이터를 분석해 권력의 이동이나 당파의 흐름을 파악하게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과 융합을 통해 얼마든지 유익한 프로젝트 수업이 가능하다.” 코딩이 대입에도 반영되는가 “그런 우려를 하는 분들이 있다. 아마 일본에서 코딩을 대입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말하면 대입 반영엔 반대다. 입시과목이 되면 코딩 역시 암기과목처럼 반복학습이 강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정보교육 도입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다.” 가르칠 교사 확보가 제일 큰 문제인데 “정보교사가 기본적인 것은 가르쳐야 하겠지만 각 교과목에 녹여내는 것은 담임이나 교과 담당교사들의 역할이다. 교사 재교육 등 연수가 필수적이고 교·사대 등 양성과정에서도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교사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임용시험에 반영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교육현안이 교육과정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도 궁금하다. ‘수포자’는 우리 교육계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수능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수학이 변별력을 만들어 내는 과목이 돼 버렸다. 그러다 보니 학교시험이나 수능에서 문항 수가 많고 난이도가 높아졌다. 몇 년 전 프랑스의 한 고등학교와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학시험 문항 수를 비교해 봤더니 우리가 8배나 많더라. 물론 프랑스는 서술형 문항이라는 점에서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어쨌든 우리나라 수학시험의 문항 수가 너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교사들에게 물었더니 문제풀이에 익숙한 학생들이 많아 문항 수가 적으면 만점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하더라. 난 이게 수포자를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본다. 우리 수학교육은 문제풀이를 위한 반복학습을 강요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비슷비슷한 문제를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풀게 한다. 그러니 (수학을) 지긋지긋해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교과내용이 어려워 수포자가 생긴다고 하는 데 연관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교과서가 쉬워도 반복학습의 양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위 킬러문항이라는 게 있어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절망감을 심어주는 것 아닌가. “반복학습으로 학생들이 문제풀이 귀신이 돼 가니 어쩔 수 없이 수능 등에서 아주 괴물처럼 꼬아놓은 킬러문항을 출제한다. 수학교수들조차 풀기 어려운 문제를 고등학생들에게 풀게 한다. 수학교육의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 수포자를 줄이는 대안이 있다면 . “어디까지나 개인적 의견이다. 영어처럼 수학도 절대평가로 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수능에서 문항 수도 줄이고 킬러문항도 없앴으면 한다. 성취기준으로만 수학성적을 판단한다면 학생들이 점수 가지고 경쟁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대신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려 자신이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와 관련 있는 과목을 더 공부할 경우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어떨까 싶다. (지금보다) 평가가 상당히 복잡해지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2022 교육과정에선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나. “그렇다. 수학에서 미적분을 I·II로 나눠 미적분 I만 일반선택으로 했다. 다시 말해 수능에서 다루는 내용을 줄였다는 의미이다. 수학에서 기초적인 것이 아닌 내용들은 진로선택이나 융합선택으로 돌려 일반 학생들의 입시 부담은 줄이고 수학을 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수학교과 수준을 다양화했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학생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포자’·‘영포자’·‘과포자’ 등의 용어가 말해주는 것처럼 아예 교과목을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예전 학생들은 피할 방법이 없었다. 모든 학생이 동일한 과목으로 공부하고 시험을 치렀다. 하지만 이제는 선택과목들이 많아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수학뿐만 아니다. 과탐 II는 심지어 공대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마 수능에서 과탐 II를 선택하는 학생이 1%도 안 될 것이다. 공부하기 어렵고 입시 등 진로와 직접 연관성이 없으면 아예 듣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수능과목은 아니더라도 전공에 필요한 과목을 이수했다면 입시에서 가산점을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성적의 높고 낮음을 떠나 그 과목을 듣기만 했어도 가산점 등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다. 그러면 특정 과목을 포기하기 전에 유불리를 따져 한 번은 더 생각할 것이다. 포기해도 손해가 없고, 수업을 듣는 게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면 학생들 입장에서 포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최근 학생들의 문해력 논란이 많다. 초등에서 국어시간을 늘린 것이 눈길을 끈다. “이번 교육과정 특징 중 하나는 초등학교에서 한글교육을 강화한 것이다. 국어가 예전과 달리 매우 어려워졌다. 비판적 사고를 매우 강조하고 있고, 수학·과학과 관련된 내용들이 지문으로 나온다. 어떤 분들은 국어가 너무 어려워 ‘국포자’를 만들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난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초등 1~2학년에서 한글수업시간을 늘리는 것은 문해력을 길러주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의무교육 초기에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한채 시기를 놓쳐 버리면 그 여파가 상급학년으로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대학입시 즉, 수능시험 과목이 2015년보다 줄어들었다고 하던데. “2015년보다 일반선택과목이 줄었다. 상대적으로 진로선택이나 융합선택과목은 늘었다. 2028학년도 수능시험과목이 확정되지 않아 입시과목이 줄었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현행 수능과목을 기준으로 본다면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 지역교육과정을 둔 것도 특징으로 보인다. “교육과정 개정과정에서 가장 갈등이 많았던 사안이다. 우리는 지금 국가교육과정을 채택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동일한 교육과정을 배운다. 하지만 이번엔 시·도교육감협의회로부터 요구가 있었다. 교육부장관이 가지고 있는 권한의 일부를 교육감에게 달라는 것이다. 교육자치라는 측면에서는 이해가 가지만 자칫 교육의 형평성을 저해할 위험부담도 있다. 교육의 기회균등을 놓고 볼 때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교육의 질이 담보돼야 한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단지 교육자치라는 명분으로 밀어붙일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행하더라고 굉장히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지역교육과정은 시·도교육청이 개설한 과목을 단위학교에서 선택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초등의 경우 ‘우리 고장 바로알기’, ‘생태환경교육’, ‘민주시민교육’, ‘AI·로봇교육’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학교구성원들이 거부하면 개설할 수 없고,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교과선택을 밀어붙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사 인력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공동교육과정이나 학교 밖 교육과정을 통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 주도성을 강조한다. 정확히 무슨 의미인가. “학생주도성은 OECD에서 펴낸 교육 2030 보고서에서 나온 용어다. 지금은 모든 학생이 똑같은 과목을 배운다. 학생들마다 소질이 다르고 진로가 달라도 동일한 것을 배운다. 그러다보니 나하고 아무 관계가 없는데 이걸 내가 왜 해야 되지 하는 생각에 과목 포기자들이 늘어나기도 한다. 학생주도성은 그런 반성에서 출발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미래에 도달하기 위해 다양한 갈래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고 선택하여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때 필요한 의지와 역량이 바로 학생주도성(student-agency)이다.” 교육과정 개정 추진위원장으로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다양한 흐름과 담론을 교육과정에 반영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갈등이 많았다. 고등수학 문제를 푸는 것보다 어려웠다. 이걸 왜 맡았지 하는 후회도 가끔 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교육과정 개정은 없다. 욕먹을 각오도 하고 있다. 네거티브한 것은 잘 잊는 성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