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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광고의 중요 특징은 ‘주목성’ 영어의 advertising, 독일어의 Die Reklame, 불어의 Reclame는 모두 광고를 부르는 단어다. 이러한 광고의 어원은 라틴어의 ‘주의를 돌리다, 마음을 어디론가 향하게 하다’라는 의미의 아드베르테르(adverter)와 ‘부르짖다’는 의미의 클라모(clamo)에서 찾을 수 있다. 어원을 바탕으로 광고의 의미를 풀이해보자면, ‘반복적인 부르짖음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원을 알고 나면 광고는 오래 전부터 우리와 함께 있어왔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초의 광고로 알려진 고대시대에 존재했던 테베의 유적에서 발견된 파피루스 전단과 터키 에페소스에서 발견된 길바닥에 그려진 석화는 옷감 점포와 술집을 소개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과거에 이용된 벽보, 전단, 석화 또는 호객행위는 특정 메시지를 전달해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해 사용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과거나 현재에도 변하지 않는 광고의 중요한 특징이 ‘주목성’임을 알 수 있다. 물론 현대사회에서 광고는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그 의미와 역할도 확대되고 있으며, 광고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나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과 같이 다양한 매체가 등장하면서 여러 형태의 광고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광고를 수업에 적용하는 방법들을 생각해 본다. 일상에서 광고 만나기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수많은 광고에 노출되어 있다. 길을 걷고 버스를 타고 신문을 읽고 텔레비전을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하는 등의 소소한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광고를 접하게 된다. 예시 나의 일상에 들어 온 광고이야기 우리들의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다양한 광고들로 왼쪽부터 지하철 스크린도어 광고, 버스 래핑광고, 인쇄광고들. 수업에서 광고 만나기 •어제 본 광고를 모두 떠올려봅시다. 몇 개의 광고가 떠올랐습니까?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나요? •다음의 장소에서 본 광고를 떠올려봅시다. 길을 걷다가 본 광고 :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본 광고 : 학교, 학원 같은 건물에서 본 광고 :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본 광고 : •다음의 매체에서 본 광고를 떠올려봅시다. 인쇄매체에서 본 광고(신문, 잡지 등) : 방송매체에서 보거나 들은 광고(텔레비전, 라디오 등) : 디지털매체에서 보거나 들은 광고(인터넷, 스마트폰, DMB 등) : [PART VIEW] 학생들은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알게 모르게 우리의 생활양식과 행동에 크고 작은 영향을 받고 있다. 가족 혹은 선생님과 반 친구들을 매일 만나고 대화를 하면서 내가 할 일, 내가 하지 말아야 할 일, 내가 배우면 좋을 점, 내가 고쳐야 할 점 등에 대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족과 반 친구들만큼이나 우리가 자주 보게 되는 광고는 어떠할까? 광고는 단순히 보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반응과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일을 한다.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혹은 감동적으로 들려주고, 우리의 마음을 빼앗으려는 광고는 분명 우리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광고를 어떻게 수업에 접목할 수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광고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살펴보면 될 것이다. 아마도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가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광고에 매달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광고는 제품 판매를 위한 도구 이상의 기능을 하면서 우리의 경제, 사회, 문화 곳곳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고를 통해 학생들은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방법과 창의적이고 기발한, 다양한 아이디어 기법을 배울 수 있다. 또한 광고가 가진 속성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상업주의나 반사회적 가치를 걸러낼 수 있는 수업 기획도 가능해진다. 공감과 설득 _ 통하였는가? 수업 시간은 교사와 학생들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일어나는 배움의 과정이다. 그 과정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교사는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는 소재들을 수업이 시작할 즈음 활용하고 그를 시작으로 학생들과 수업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수업 성패의 요건은 교사와 학생들이 얼마나 공감하고, 교사는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얼마나 잘 설득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학생들은 다음에 제시되는 광고를 보며 물음에 어떤 답을 할 것인가? 01 무슨 제품을 광고하는 것일까? 어떠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02 위의 광고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감이 가는가?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03 공감과 설득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고정관념 깨기 창의성의 최대 적은 고정관념이다. 사실 고정관념을 통해 우리는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고 생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고정관념 속에 새로운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고정관념이 한쪽의 편향된 방향으로 기울면 그것이 바로 편견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생각해내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한다. 그러나 고정관념을 깨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우리는 오랜 시간 고정관념에 의해 길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드보노의 수평적 사고 또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사고법 중 하나이다. 다음의 목록은 우리가 광고의 구체적인 표현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 고정관념을 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목록이다. 01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과감히 버리면? 수박의 속이 과육이 아니라 빨간 주스와 같은 물이 가득 차있다. 02 반대의 방법으로 보면? 수박의 무늬가 세로가 아니라 가로로 나있다. 03 형태를 바꾸어 보면? 수박이 바나나처럼 길다. 04 어떤 관계를 의식적으로 뒤집어 보면? 수박이 포도만하게 주렁주렁 열렸다. 05 강조하는 부분을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옮겨보면? 수박이 4각형 모양으로 밭에 열렸다. 광고를 활용한 미디어 교육 •광고를 통한 비판적 수용력 신장 광고를 통해 학생들의 비판적인 사고력을 신장시켜 올바른 소비 습관을 갖도록 하는 입장이다. 즉, 미디어 교육을 하나의 소비자 교육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견해다. 미디어를 통해 생산되고 유통되는 모든 메시지, 즉 콘텐츠까지 광고를 통해 교육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이를 선택하고 향유하는 모든 수용자들은 곧 소비자로서의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신문과 잡지를 읽으며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는 모든 행위, 즉 다양한 브랜딩을 통해 광고주가 하는 모든 행위 속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 자체가 곧 소비 행위라는 것이다. 그런 만큼 광고 교육은 미디어 교육의 매우 중요한 요체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소비 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인 것이다. • 광고를 통한 창의적 생산력 신장 창의적인 상상력과 자신만의 세계를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은 21세기의 경쟁력 있는 인재로 키우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다. 그렇기에 각 교과들은 다양하게 사고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은 실제 학생들의 생활과 연계돼 이뤄져야 하며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이뤄져야만 효과적이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 또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말을 하고 있으며 그 말이 어떤 내용과 형식으로 표현되는가에 따라 우리 삶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이처럼 우리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끊임없이 의사소통을 하고 있으며 이 표현방법이 다른 사람들과 달리 창의적이고 신선하다면 타인의 마음을 훨씬 더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광고를 통한 광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상뿐만 아니라 창의적으로 표현하고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훨씬 명료하고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광고를 통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적극적인 미디어 수용 능력을 배양해 올바른 가치를 위한 인성교육 측면으로 활용 가능한 미디어교육이다. 오늘날 미디어는 청소년을 비롯한 수용자들의 가치와 규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막강한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미디어를 통해 전파되고 강조되는 각종 가치관과 규범들은 자연스럽게 현대인들의인성을 좌우하는 강력한 메시지로 작용하고 있다. 미디어교육이 곧 오늘날 미디어 수용자들의 인성교육에 크게 관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순히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서 광고나 다양한 미디어가 지닌 반사회적 가치나 불건전한 규범에 대해 비판하고 올바르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역량을 광고를 통해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수용자들의 집단적 행동을 통한 미디어 감시 또는 실천 행동 양식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가진다. 이처럼 광고는 곧 수용자 운동을 위한 의식화 교육인 동시에 실천 프로그램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입장인 것이다.
음식 섭취와 구강 건강을 해치는 구강건조증 입안이 마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임상적 양상과 실제로 침 분비량이 정상의 50% 이하로 떨어진 것을 모두 구강건조증이라 부른다. 건강한 성인은 하루 평균 1~1.5L의 침이 분비되는데, 음식을 섭취할 때 가장 많이 분비되고 수면 중에 가장 적게 분비된다. 그런데 침의 분비가 줄면 흔히 입안이 갈라지고 궤양이 생기는 증상이 나타나며, 말할 때나 음식물을 삼킬 때 불편함을 겪게 된다. 침의 분비는 신경계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거나 긴장 상태가 계속되면 입마름이 악화될 수 있다. 이는 구취의 원인이 되며, 혀가 갈라지거나 백태가 자주 생기는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구강건조증을 유발하는 질환과 약제 구강건조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쇼그렌 증후군과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 ‘구강칸디다증’이 있다. 쇼그렌 증후군은 구강과 눈의 건조, 관절염 세 개의 증상이 동반되며, 40대 이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은 혀가 화끈거리면서 불타는 듯한 느낌을 호소하며 매운 것에 취약해지고 입맛을 잃는다.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자주 보고되고 있으며, 구강건조증과 함께 동반되기도 하지만 중요하게 감별되어야 하는 질환 중에 하나다. 칸디다균은 곰팡이 균으로서 정상 구강 상주균이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이 저하된 환자에게 이 균이 활성화되고 번식하면 입안에 흰 가막(假膜)이 생기고 그 밑의 점막이 짓무르게 된다. 구강칸디다증은 진균제를 최소 한 달 이상 복용해야 하며 재발이 쉽기 때문에 치료가 길어질 수 있다. 오랜 약물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도 구강건조증의 원인이다. 정신과에서 처방되는 약물 중 우울증 치료제, 수면유도제, 진정제 등은 신경계에 작용해 침 분비의 양을 줄이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고혈압약과 알레르기 질환제인 항히스타민제를 장기간 복용한 환자에서도 구강건조증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이 경우 담당 전문의와 상의해 약의 효능은 유지하되, 부작용은 줄일 수 있는 다른 종류의 약으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침 생성 문제시 인공타액 사용을 원인이 되는 동반 질환이 명확히 밝혀지면 해당되는 약을 복용하면 된다. 침샘 기능은 정상인데 분비량이 적은 경우는 부교감 신경 자극제인 필로카핀 약을 복용해 침 분비를 자극할 수 있다. 신 음식, 과일, 채소 등을 많이 섭취하고, 무설탕 껌이나 사탕 등으로도 침 분비를 자극할 수 있다. 만약 침의 생성부터 문제가 있다면 인공타액을 자주 사용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점막 코팅 윤활제의 성격을 가진 겔 혹은 스프레이 형태로 된 것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술, 담배 등은 구강건조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금하고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뜨겁고 건조한 곳에 오래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구강건조증이 있으면 충치와 잇몸질환의 발병률이 정상인보다 높기 때문에 충치 예방을 위한 식단조절과 치태 조절을 위한 섬세한 칫솔질, 불소함유 치약의 사용과 정기적인 치과 방문을 통한 정기검진 및 치석 제거술을 받는 것이 좋다.
TV가 우리말 파괴 앞장? 한글 파괴 현상 심각 일요일 밤, 어린아이부터 직장인 부모까지 함께 즐겨 보는 코미디 ‘개그콘서트’. 줄여서 개콘이라고 부르는 이 방송을 안 보거나 몇 회라도 놓치면 학교에서건 직장에서건 사람들 말을 알아듣기 어려워진다. 재미있는 말투, 재치 넘치는 말장난, 세태를 풍자하는 대화에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가 더해져 개그콘서트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최근에 인기몰이하는 꼭지 가운데 하나가 ‘뿜 엔터테인먼트’다. 그런데 지난 9월 1일 밤, 이 꼭지가 시작되기 전에 다음과 같은 글이 떴다. “ ‘~하고 가실게요’는 선어말 어미 ‘~시’와 약속형 종결 어미 ‘~ㄹ게’가 함께 쓰인 잘못된 표현입니다.” 내가 알기로 개그콘서트에서 이런 자막이 나오긴 처음이다. 예전에 이 방송의 한 꼭지였던 ‘봉숭아 학당’에서 한참 말장난을 치다 여럿이 함께 외치던 말이 있었다. “개그는 개그일 뿐!” 개그콘서트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언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이 많았어도 대개는 그것을 웃음의 한 요소로 보자는 편이 우세해서 그랬는지 이런 자막을 내보내지는 않았다. 사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한글문화연대에서 8월 중순에 보낸 공문 때문에 이 같은 자막이 나갔다. 그 다음 날 개그콘서트 제작을 책임지고 연출하는 서수민 PD는 어느 인터넷 신문에 “시청자들에게 개그콘서트가 이런 지적들도 받고 있다고 알리고 싶었다. 개그는 다큐나 교양이 아니다. 바른말만 써야 한다면 아나운서들이 개그를 해야 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어떤 사람은 게시판에 “웃자고 하는 말에 죽자고 덤비는 바보들, 개그는 개그일 뿐”이라며 우리 한글문화연대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나는 바로 반박하는 논평을 냈고, 수많은 언론에서 이 논평을 다루면서 찬반양론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물론 우리가 세상의 모든 일에 어문 규범이라는 원칙의 잣대를 무조건 들이대지는 않는다. 만일 그럴 것 같았으면 한글문화연대가 13년 동안 활동하면서 개그콘서트에 무엇을 고쳐달라는 공문을 처음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서수민 PD 이야기대로 “개그는 다양한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만큼 너무 경직된 시각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는 일반론에는 나도 충분히 공감한다. 그래서 내 주변에서 개그콘서트의 말투나 말버릇에 문제가 있다며 우리 한글문화연대가 나서야 하지 않느냐고 이야기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사회의 부조리와 병폐를 비꼬는 데에 어찌 건전한 말만 사용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방송이 아니라면 욕까지 허용해도 될 창작의 분야 아니겠는가. 그들의 말 파괴, 유행어 만들기가 결코 나무랄 일은 아니다. 분명 웃음의 한 요소다. 그런데 ‘~하고 가실게요’라는 유행어를 일반 원칙으로만 항변하기에는 사정이 달랐다. 우리말 파괴 심각성 깨달아야 풍자나 해학의 통렬함은 그것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무대 위에 오른 상황의 부조리를 어느 정도 알고 있고 그에 대한 분노나 불편함을 지니고 있을 때에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개그콘서트의 여러 꼭지가 그런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안다. 우리나라 방송에서 시청률 경쟁 때문에 판치고 있는 이른바 ‘막장 드라마’를 풍자하는 ‘시청률의 제왕’은 재미있으면서도 통쾌하다. 반면 우리가 ‘뿜 엔터테인먼트’의 대사를 지적한 데에는 좀 다른 이유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방송에서 만들어진 유행어는 그저 유행어로 떠돌다 1년이 채 못 가 사라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하고 가실게요, ~하실게요’는 사정이 다르다. ‘~실게요’ 라는 말투는 5~6년 전부터 병원과 한의원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퍼져 나가고 있는 잘못된 말투다. 요즘에는 미용실, 네일샵 등 주로 손님의 움직임을 요구하는 곳으로 퍼지고 있다. 그래도 병원에 가는 환자나 보호자는 그런 말투를 지적하거나 문제를 느낄 여유가 없다. 그래서 매우 강하게 퍼지고 있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에 일반 국민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다면 문제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서, 이 말투가 무엇이 문제인지를 짚어보자. 어법을 어기고 있기 때문일까? 어법을 어기고 있는 건 사실이다. 상대를 높이는 어미 ‘시’에다가 자기가 어찌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어미 ‘~ㄹ게’를 붙였으니 어법을 어겼다. 그런데 문제를 어법이라는 언어 내부의 규칙으로 좁힌다면 이는 ‘자장면’이냐 ‘짜장면’이냐라는 표기 논란이나 ‘너무’라는 부사를 부정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긍정의 어감으로 사용하는 요즘 말버릇을 탓하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주장할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말투가 우리말이 갖고 있는 하나의 장점인 높임말을 심각하게 파괴하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엉킨다는 점이 문제다. 높임말 같지만 잘 따져보면 나의 의지를 상대방에게 불어넣는 식의 이 말투는 상대방을 아무 생각이 없는 로봇같이 여기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사람들이 좀 이상하고 불편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단순히 어법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외래어, 외계어 남용에 홀대받는 한글 청소년 언어 문제가 나올 때마다 기자들은 줄임말과 이상한 합성어, 욕설 문제를 질문한다. 사실 이런 문제들은 언어 내부의 규칙을 허문다기보다 사회적 소통의 어려움을 부르기 때문에 걱정의 대상으로 떠오른다. 몰컴, 초글링, 트롤짓, 버카충, 문상, 생파, 노방, 학식, 빠바, 베라 등의 말을 바로 알아듣는 어른은 없다. 하지만 나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다음과 같은 예를 든다. OECD, WTO, WHO, IMF, ICT, 로스쿨, 멘토링, 마에스터고 등. 물이 위에서 밑으로 흐르듯 말도 위에서 밑으로 흐른다.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과연 청소년의 줄임말은 외계어고 어른들의 줄임말은 정당할까? 은어나 줄임말을 잘 모르는 또래 친구들이 따돌림을 당한다면 영어 능력이나 지식의 격차 때문에 방송 보도와 공문서에 등장하는 숱한 영어 줄임말이나 영어 낱말을 이해할 수 없는 어른은 따돌림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인가? 고유어 활용한 새로운 말 창작 교육은 어떨까? 우리 어른들도 개그콘서트를 개콘이라고 부르고 있다. 개그콘서트를 줄여 부른 말인 ‘개콘’과 학생들이 버스카드 충전을 줄여 ‘버카충’이라고 쓰는 것이 얼마나 차이가 나겠는가? 줄임말이나 이상한 합성어를 많이 만들어내는 요즘의 현상이 우리의 언어 환경을 어찌 바꾸어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어른들은 말의 파괴와 창조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외국에서 들어온 말을 그대로 사용한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겁이 없는 게 그나마 우리가 미래에 걸 수 있는 희망이 아닐는지. 나는 아이들이 그저 말을 줄이는 데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말을, 그것도 우리 고유어를 활용해 새로운 말을 만들 날도 오지는 않을지 기다려본다. 국어교육에서도 밀려드는 외국어에 맞서서 새롭게 우리말을 만들어가는 방법을 가르치면 좋겠다.
[초등학교] 토끼 뻥튀기 뻥! 이요~ 추억과 재밌는 상상의 만남! 이 책은 뻥튀기 기계의 원리를 이용해 키가 작고 몸집이 작아서 놀림 받던 토끼를 숲에서 가장 큰 동물로 변화시킨다는 내용의 상상 동화다. 매일 작다고 놀림을 받던 토끼는 숲을 떠날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마을에서 뻥튀기 기계를 보게 되고, 자기도 그 기계 안에 들어가면 커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몰래 들어간다. 뻥~! 소리와 함께 거인 토끼가 되어 나타난 꼬마 토끼. 지금까지 자신을 놀리던 동물들을 혼내주러 숲으로 간다. 토끼는 어떻게 되었을까? 모든 어린이들에게 재미를 주지만 특히 콤플렉스로 고민하거나 자신감이 없는 아이들이 읽는다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될 것이다. 양들은 지금 파업 중 우리에게 제대로 된 권리를 달라! 장 프랑수아 뒤몽 지음 | 이주희 옮김 | 봄봄 출판사 불공평이란 인간 세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관계를 맺는 것은 그 안에 위·아래가 있고, 지배와 피지배가 있기 마련이다. 다 같은 농장에서 생활하고 있는 동물인데 왜 양들만 자신의 털을 내어주어야 하는가? 그렇다고 더 좋은 음식이나 잠자리가 제공되는 것도 아닌데! 불공평하다고 양들은 외친다. 양들을 지지하는 동물들과 반대 동물들, 양을 지키는 개의 관계에서 인간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의 묘미는 이런 어려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동물들의 행동에 있다. [중학교] 특별한 사하라 특별한 선생님 되기 왠지 제목만 보면 사하라 사막이 먼저 떠오른다. 주인공의 이름인 ‘사하라’는 사막 이름과 무관하지 않음을 책에서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특별한’이라는 단어가 붙은 것일까? 이 책은 한 여자아이의 학교생활 이야기다. 엄마와 살고 있는 사하라는 너무 보고 싶은 아빠에게 편지를 쓰지만 보내지 못한다. 특별반 선생님은 그런 사하라를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생활기록부에 남겨 유급 당하게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와 다른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이 책은 아이들의 내면 성장 과정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히틀러의 딸 히틀러의 숨겨진 딸 재키 프렌치 지음|공경희 옮김|북뱅크 우성인자를 만들기 위해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에게 ‘장애가 있는 딸이 있었다면 어떠했을까?’라는 상상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들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현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 마지막에 숨겨진 반전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책의 내용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점이 흥미롭다. [고등학교] 아무것도 묻지 마세요 저희가 보이지 않나요? 9·11테러 이후로 이슬람교도와 불법 체류자에 대한 압박이 심해진 미국사회에서 방글라데시가 고향인 나디라 가족은 캐나다 국경을 넘으려고 한다. 그러나 이미 많은 사람이 몰려 있어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되자 위기가 닥친다. 미국에서 10년 넘게 살았지만, 불법 체류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인권을 누릴 수 없고, 친구도 마음 놓고 사귈 수 없는 나디라와 가족들은 미국 사회에서 투명인간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20만 명이 넘는 불법 외국인 노동자들이 살고 있는 우리 현실과 비교하며 읽어 보아도 좋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다산이 보내준 선물 정약용 지음 | 박석무 편역 | 창비 조선후기 최고의 학자인 다산이 유배 생활 중 보낸 편지를 엮어 편찬한 글 모음집이다. 1부는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2부는 두 아들에게 주는 가훈, 3부는 둘째 형님에게 보낸 편지, 4부는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로 구성되어 있다. 아들에게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와 공부 방법 등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옆에 있는 것처럼 일러주는 글에서 다산의 부성애가 느껴진다. 인성 교육, 가족 간 관계 회복을 외치는 지금 200여 년 전의 훌륭한 조상이 남긴 선물 같은 글이다.
핀란드, 친구 괴롭히면 곧바로 경찰 호출 핀란드 교민 식당에서 초등학교 때 이민 와서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학생을 만났다. 그 학생에 따르면 핀란드 학교에서는 학교 이외에 학원과 같은 기관이 없다. 사교육도 없다. 여름방학은 보통 2개월인데 이 기간 동안 숙제도 전혀 없다. 때문에 마음껏 자신의 시간을 갖고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덧붙여서 그 학생은 사교육에 시달리는 한국학생들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핀란드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에 대한 규제가 매우 강력해서 만약 학교에서 누군가 고의적으로 친구를 괴롭히려고 콜라를 쏟은 경우 곧바로 경찰을 불러 해결한다고 한다. 교사는 체벌이 완전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스웨덴은 육아 천국 스웨덴의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학생들이 수업 시작 전에 등교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1교시 시작 전에는 교실 문을 열어주지 않으므로 학교에 일찍 와도 교실에 들어갈 수가 없다. 학생들이 맑고 깨끗한 자연 환경을 접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스웨덴의 육아휴직 제도를 보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은 스웨덴의 육아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스웨덴은 부부를 합쳐 최장 480일(16개월)의 육아휴직(출산휴가 포함)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최소 60일 이상은 반드시 부부 중에 다른 성(性)이 육아휴직을 쓰도록 하고 있다. 아이 엄마가 육아휴직을 대다수 쓰더라도 아이 아빠가 최소 60일은 육아휴직해야 한다는 말이다. 만약 그렇게 사용하지 않으면 육아휴직을 최장 420일밖에 쓰지 못한다. 60일의 권리는 없어지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의 육아휴직기간 비율이 비슷할수록 인센티브도 준다. 가정을 사회와 양립하는 것으로 보고 남성의 육아휴직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 육아휴직 급여는 최초 390일간 기존 소득의 80%를 받고, 그 후엔 하루에 기본 육아급여 180크로나(3만 600원)를 받는다. 그러므로 여성들은 아이가 만 1세가 될 때까지 집에서 육아에만 전념할 수 있다. 또 부모들은 아이가 12세가 되기 전까지 60일간의 아동 간병휴직급여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급여도 통상 병가급여의 80%(소득의 64%) 수준이다. 아동이 중병을 앓으면 60일 외에도 추가로 간병휴직급여를 사용할 수 있다. 또 모든 아동의 부모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한다. 아이를 낳은 모든 엄마에게 아이가 만 16세가 될 때까지 정부에서 매월 1000크로나(약 16만 7000원)를 기본소득과 같은 개념으로 지원한다. 어린이집에는 만 1세가 되어야 입학할 수 있으므로 1세까지는 부모가 아이를 키워야 한다. 덕분에 출산율도 증가하고, 대학교까지 무상교육이 이루어져 국민들은 양육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치과도 18세까지 무료다. 검사기준이 매우 까다로우나 18세 이전에 치아교정을 하는 청소년들이 많다고 한다. 단 18세 생일 다음날부터는 매우 비싸다. 기본적인 치료는 무료이나 약값은 비싸다. 그러나 큰 병이라도 본인부담금이 1년에 17만 원 정도며, 기타 금액은 국가가 부담한다. 대한민국 공교육 살리기 방안 핀란드와 스웨덴의 경우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교육 문제인 사교육을 없앨 수 있는 방법과 공교육에서의 창의·인성교육 실현을 위한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초등 교과전담제 확대 시행해야 먼저 우리나라도 스웨덴 초등학교처럼 교수조직을 개선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수조직은 전 교과담임제를 원칙으로 하고, 일부만 교과전담제로 운영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전담교사 지원 비율이 확대돼 3학년 이상 학급수의 0.75배를 기준으로 교원이 지원돼 교사들의 담당 수업시수가 적정화되고 있다. 하지만 전담교과는 교수 능력 중심이 아니라 학교 교원조직, 업무, 교사 건강문제 등에 따라 도덕, 실과, 사회, 예체능 등으로 정해지며 매년 바뀌기도 해 비효율적이다. 한 시간의 알찬 수업을 위해서는 적어도 2시간 이상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각기 다른 교과를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하루에 4~6교시 수업을 한다고 볼 때 이를 위한 교재연구 시간은 8~12시간이 소요된다고 할 수 있다. 수업시간까지 합해 총 12~18시간을 근무해야 한다는 소리다. 잡무까지 보태면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러다 보니 교재연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단 한 번 써먹는 수업을 위해 충실한 자료를 만들 수 있는가? 그러다 보니 건성으로 가르치고 넘어가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현재 전 교과 지도를 담당해야 하는 초등교사는 한 시간, 단 한 번의 수업을 위한 자료도 만들지 못하고 시행착오만 하다가 한 차시 수업을 끝내고 마는 경우가 있다. 질 높은 수업을 기대할 수 없는 마당에 창의·인성·STEAM 교육 등 새로운 교수-학습 이론들을 적용하기는커녕 흉내도 내기 어렵다. 시범학교 공개 수업만 보고 평가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제 초등학교 교육의 질을 생각해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우리의 교수조직에 스웨덴 초등학교의 교수조직 방법을 도입해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스웨덴처럼 과목 자격증(licence)을 발급해 교사들은 전공교과를 가르치고 학생들은 전공교과 교사로부터 배우도록 해 교수의 질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다.[PART VIEW] 앞서 스웨덴 사례를 소개할 때 스웨덴에서는 1학년부터 전 교과 전공과목 자격증을 가진 교사들에게 배우도록 할 계획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스웨덴의 교수조직을 모델로, 1학년부터 예체능과 외국어, 과학, 실과 등 특수한 기능이 요구되는 교과는 전공교사 자격증을 가진 교사로부터 교육받게 하는 방법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국내 사립초등학교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립초등학교가 경쟁력을 갖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공립초등학교도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교육대학의 교원 양성제도 개선 필요 이를 위해서는 교육대학의 교원 양성제도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교대 입학 때부터 예체능, 영어 전공은 분리 선발하고, 그 외 일반교과 중 주전공, 부전공, 선택전공 등 3~4개 교과를 전공하도록 해 복수교과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이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 규모와 교원 조직을 고려해 서너 교과 이내로 가르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과 전담제 확대로 염려되는 생활지도를 위해서는 스웨덴의 멘토 제도를 도입하는 방법이 있다. 전담교사를 포함해 전 교사들이 한 학급 인원을 반으로 나누어 담임(멘토) 역할을 수행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러한 초등학교 교수조직의 개선이 바로 사교육 없는 학교, 질 높은 공교육 천국 대한민국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이번 연수를 통해 스웨덴, 핀란드 초등학교의 모습을 보고 느낀 대로 3회에 걸쳐 소개했다. 그러나 필자가 보고 온 모습이 두 나라 전체의 모습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잘못 전해진 부분이 있다면 독자들의 이해를 구한다. 좀 더 국제이해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나라 초등교육 방법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진국 교육은 ‘선진교육?’ 현장교사와 리서처로 미국 학교에서 함께했던 시간은 더할 나위 없는 깨달음과 배움을 얻을 기회였다. 단, 소위 말하는 선진국의 선진교육이라는 과장된 허상에 대한 실망감을 제외하면 말이다. 누군가 미국의 공교육은 ‘trash’라고 격하게, 차별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있는 자와 없는 자가 철저하게 다른 형태의 학교교육을 받는 현실을 비꼬는 표현으로, 미국의 사교육 대비 공교육의 질에 관한 비판적인 내용을 말한다. 미국 교육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나타나는 상당수의 학습 부진아 발생과 그와 관련된 사회적, 문화적, 인종적 문제, 교사 역량 문제 등 어찌 보면 우리의 교육 현안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의 문제가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에서 만난 교사들과의 대화 속에서 난 늘 ‘The elephant in the living room’이란 사진을 보여주며 우리 교실 안에서 발생하는 교사의 무관심이라는 가장 두려운 적을 소개하곤 한다. 교사들의 반응은 상당 부분 일관적이었다. 먼저 그림 속 물건들에 대한 열거가 이뤄진 다음 감정, 느낌, 분위기에 대해 언급한다. 그다음 교실 상황을 비유하게 되는데, 보통 코끼리는 아이들이라고 하고 앉아있는 사람은 교사라고 대답한다. ‘학생들과 관련된 문제들은 어쩌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현실 속에서 무시할 수밖에 없는 것들일까?’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씁쓸함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가 좌우한다’는 말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주목받고 있는 교사 교육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급변하는 이 시대 교육의 역할, 특히 교사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여러 차례의 면밀한 심사를 거쳐 교사가 선발 및 임용되는 것에 반해, 미국 사회에서 가르치는 일은 특히 공립학교 안에서는 상당 부분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교사 채용 방법이 다양해 교사 역량에 관한 문제가 공교육 관련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공교육 시스템에 들어온 경력 3년 이하의 교사가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쉽게 떠난다는 사실은 한국의 교사군과 상당 부분 다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영어를 말할 수 있다는 것 외국어라는 틀 속에서만 바라봤었던 영어(ESL/EFL, English as a second/foreign language)교육을 미국 현장에서 모국어 교육, 즉 국어교육이라는 시점에서 영어라는 언어를 바라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큰 혜택이었다. 어느 나라나 존재하는 얘기지만 영어 학습 부진아는 미국 교실에도 존재했다. 그 대상이 단지 다른 피부색을 가진 ‘African American(아프리카계 미국인), Hispanic Minority(소수의 라틴아메리카계 사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다. 실례로 어느 고등학교 교실에서 만난 예쁜 금발 머리 백인 소녀는 유치원생용 동화를 더듬거리며 읽었다.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것에 집중하는 언어교육에서 벗어나, 말하고 이해하며 그 언어로 자신과 타인의 생각을 나누고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영어교육의 궁극적 목표인 의사소통능력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Buddy Reading’을 통해 함께 성장하기 미국의 공교육 안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기본·기초 교육에 대한 강조가 상당히 강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문해교육 학습 부진학생들에 관한 이슈들이 교육현안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백인의 영어 학습 부진 소녀를 비롯해 ‘Buddy Reading’이라는 독서교육 프로그램에서 만난 교사들과 영어부진 중·고등학생과 함께 했던 경험은 영어라는 언어에 대한 실질적 접근의 기회가 됐다. 이 프로그램은 영어학습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학년 학생과 비교적 나이가 어린 학생들을 매칭해 튜터링(Tutoring)하는 독서교육 프로그램으로, 개인 지도 교사인 튜터(tutor)가 1:1로 개인 교습을 받는 학생인 튜티(tutee)를 가르친다는 기존의 튜터링과는 관점이 조금 달랐다. 영어 학습 부진으로 학교교육활동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튜터가 되어 스스로 읽을 책을 고르고 내용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기초적이지만 중요한 문해력을 자연스럽게 익힘으로써, 튜터와 튜티가 모두 함께 성장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Buddy라는 말이 주는 친근함과 편안함처럼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일주일에 한두 번 만나는 그들의 Big Buddy(튜터)를 애타게 기다리고, 눈에 보이는 순간 달려가 안기는 모습들은 학습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무엇이 아이들을 공부하게 하는지, 어떤 상황 속에서 진정한 배움이 발생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이와 같은 독서교육 프로그램은 튜터들의 학습력 향상은 물론, 독서에 대한 관심, 학교에 대한 흥미, 자퇴율이나 결석률 감소 같은 통계적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의사소통 가능한’ 영어교육에 초점을 단일국가, 단일민족, 단일언어 시대가 사라져 가는 이 시대에 교육 주체들과 교육기관이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배워야 앞으로 미래 사회에 대비한 역량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돈을 더 많이 버는 직업을 갖기 위한 수단적, 도구적, 맹목적인 영어교육(Instrumentalism of English education)이 아니라 우리 것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소중함, 영어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만들어가는 영어교육이 학교 안팎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PART VIEW] 다소 우스꽝스러운 얘기지만 피부색이 밝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국가에서 온 English Speaker에게 배우는 영어를 더 신뢰하고, ‘Standard English(표준영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참 부끄러운 현실이다. 사실 누구의 영어를 배우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미국과 영국 영어가 기준인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수많은 사람이 영어로 말하고 있다. 때문에 ‘누군가의 영어’가 아닌 의사소통 수단의 한 형태로써 영어교육에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들 안에서도 인종마다 다른 영어가 존재하며 Asian English, Korean English같이 토착화돼 자신들 나라의 문화와 사회적 상황이 반영된 새로운 형태의 영어가 생겨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하나의 모국어를 가지고 있고, 모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다. 한국인이 한국어에, 미국인이 영어에 유창한 것이 당연하듯, 한국인이 영어에 유창하지 못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이제 더 이상 누구의, 정해진 형태의 영어를 답습하기보다는 우리 것과 어우러져 의사소통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향으로 영어교육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교직에 들어온 지 9년이 되었다. 현장의 어려움을 모른 채, 푸른 꿈만 꾸었던 시절. 그때는 단지 ‘교사가 되고 싶다’가 내 삶의 목표이자 전부였다. 그러나 이제는 고등학교 입시현장 한가운데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함께 생활하면서 그 ‘청운의 꿈’을 잊고 매일 반복되는 일과를 보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발령 초기의 열정은 어디로 갔을까? 얼마 전 학생들과 수업시간에 이야기하던 중 아이들이 바라보는 ‘나’를 말하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학생’에서 ‘교사’ 신분으로 바뀌어 있었고, 그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이들 또한 나를 ‘선생님’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래서 가끔 수업시간에 나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들은 신기하게 쳐다본다. 흡사 아이들이 “선생님도 학생 시절이 있었나요?”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 나도 예전에 지금 가르치는 아이들처럼 학생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또한 나를 이렇게 성장하게 해 주신 훌륭한 선생님들도 아직 교단에서 나보다 더 열심히 생활하고 계신다. 그렇지만 나는 나의 선생님의 존재를 까마득하게 잊고 살았다. 그리고 늘 ‘바쁘다’는 핑계로 선생님께 간단한 연락만 드린 채 찾아뵙지 못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나에게 배운 많은 제자들이 있다. 그들에게 ‘나’도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있을 것이다. 과연 나는 그들에게 ‘어떠한 선생님이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 참으로 미안하고 부끄러울 뿐이다. 나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처럼 그들을 잘 가르쳐 주었을까? 항상 부족한 마음에 미안함이 앞선다. 이렇듯 부족한 나를 하나하나 완성되게 만들어주신 선생님과 좌충우돌하면서도 신뢰하며 따라온 나의 제자들이 있어서 내가 지금까지 아이들과 호흡하고 있는 것이다. 참 감사할 따름이다. 이렇게 교사로 있게 된 감사한 ‘그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나의 학창 시절 “선생님! 짜장면 사 주세요” 18년 전 고3 시절. 집안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졸업 후 취직하자는 마음으로 학교에 다녔다. 그러던 고2 말에 뒤늦게 대학 진학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안 했던 공부를 해야 했기에 매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게다가 성적도 하위권이었고, 해놓은 공부도 없어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책을 봤다. 성적은 노력한 것만큼 오르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선생님께 불려 가는 것은 늘 무서웠다. 어느 날 점심시간, 담임선생님께서 나를 부르셔서 밖으로 데려가시는 것이었다. 속으로 ‘무슨 일일까?’하는 마음에 주눅이 든 채 선생님 뒤만 쫓아갔다. 선생님은 나를 데리고 학교 근처 분식집으로 들어가셨다. 그리고 ‘돌솥 비빔밥’을 시켜주셨다. 평소에 무뚝뚝하셔서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분께서 점심이라니……. 점심을 앞에 두시고는 ‘열심히 해라’ 한마디만 하시고 식사를 하셨다. 그때 나는 밥이 목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 모르게 먹고 온 기억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도 잊히지 않고 확실히 기억하는 것은 ‘열심히 해라’는 말씀이었다. 그 말씀 때문이었을까? 이후 나는 더욱더 열심히 공부했고,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진학 시 학과 선택과 진로 선택에서도 고3 담임선생님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교직을 이수하게 되었고 교사까지 되었다. 대학 시절, 교육 실습 때 선생님을 잠깐 뵌 적이 있었다. 그때도 선생님께서는 맛있는 점심을 사주셨는데, 그때 선생님께 약속을 드린 것이 있었다. 바로 “선생님, 다음엔 제가 꼭 점심을 대접하고 싶습니다”였다. 하지만 그 약속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못 지키고 있다. ‘선생님의 믿음과 가르침, 그것이 없었다면 현재의 내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SNS로 간간이 선생님께 연락을 드린다. 얼마 전 ‘스승의 날’ 늦은 밤에 SNS로 인사를 드리게 되었다. 나는 내 학생들에게 받을 줄만 알았지, 정작 나의 스승님께는 인사를 드리지 못한 배은망덕한 제자가 돼 있었던 것이다. 조심스럽게 스승의 날 감사 인사를 드렸더니 이번에도 따뜻한 문자를 보내주셨다. “열심히 고민하고 있는 것 알고 있다. 더 가다 보면 찾는 게 보일지도 모르지. 그때까지 가봐. 가는 만큼 이득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 짜장면 먹으러 와라 나도 보고 싶다.” 그동안 나의 SNS 게시판의 글을 읽으시고 멀리서 지켜보시고 계신 것이었다. 30대 후반이 된 제자를 아직까지도 지켜봐 주시고 지도해주시는 선생님! 이 분을 통해서 내가 진정한 교사가 되어 가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귀원 선생님! 정말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선생님! 올해는 꼭 짜장면 꼭 사주세요. 아니, 제가 사드리겠습니다. 나의 교사 시절 惡童들이 삶의 樂童들로 바뀌다 담임을 하다보면 정말 다양한 아이들로 구성된 반을 맡는 경우가 있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는데 그 아이들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2008년, 학교에서 말썽쟁이로 구성된 아이들이 모인 반을 맡게 되었다. 인사 발령이 나던 날 휴직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막막했다. 아니나 다를까, 개학 후 우리 반은 모두의 예상대로 하루하루를 화려하게 보내고 있었다. 무단 결과 및 결석, 무단 조퇴, 흡연, 수업 중 소란함, 여느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느낄 수 없는 ‘혼란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담임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안 되겠기에 여러 방법으로 회유하고 혼내면서 차츰 질서를 잡아가게 되었다. 그중에 악동(惡童)으로 K군과 Y군이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어느 날 K군은 병원 진료를 위해 저녁 시간에 외출한다고 했다. 의심스러웠지만 아픈 아이를 그냥 둘 수 없어서 외출증을 써서 내보냈는데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 것이었다. 한참 후 K군이 교실에 돌아왔는데 옷과 몸에서 담배 냄새가 났다. 자초지종을 물으니 “병원에 다녀왔다”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병원에 전화해 진료 기록을 조회해 본 이후에야 병원에 온 기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부모님께 연락을 드리고 나서야 아이가 “병원에 안 가고 PC방에 가서 흡연을 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부모님께 연락이 간 상태라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K군의 아버지는 군인이셔서 무척 엄하셨다. 결국 한걸음에 달려오신 K군의 아버지는 아이를 혼내고 집으로 데려가셨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아이를 데려가 연병장에 속옷 바람으로 세워 놓으신 후 엄청나게 혼내셨다는 것이다. 그 후 K군의 아버지를 따로 만나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어머니께서 암으로 돌아가시고 유치원 다니는 동생과 K군 그리고 아버지 셋이 군인 아파트에서 사는데 친할머니·할아버지가 가끔 와서 아이를 봐 주신다는 것이었다. 또한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께서도 K군에게 많이 의지를 한다고 하셨다. 아버지의 애틋한 부성애에 K군을 ‘지도’의 대상이 아닌 ‘관심’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 후 K군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상담을 해 본 결과 아이의 심성이 매우 곱고,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동생에 대한 사랑이 유독 남달랐음을 알 수 있었다. 아버지 역시 아들에 대한 관심이 정말 크셨다. K군도 상담을 통해 나와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형성된 잘못된 습관은 빨리 쉽게 고쳐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1년간 많이 좋아졌고 학기 말에는 2학년 초기와 같은 문제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K군은 매우 성실한 학생으로 변해 있었고 3학년 때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도 진학하게 되었다. K군은 졸업 후에도 종종 찾아오곤 했다. 그 후 더욱 놀라운 사실은 K군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직업군인의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훈련소에서 보낸 편지를 읽으면서 반듯하게 자란 K군에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또 휴가 중에 나를 찾아와 인사하는 늠름한 모습에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나라를 지킬 K군을 생각하면 무척 뿌듯하다. 이제는 자신의 삶을 즐기는 악동(樂童) K군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또한 우리 반 부반장이었던 Y군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Y군은 껄렁하고 반항기가 눈에 가득했다. 그 아이가 우리 반 부반장이 되었을 때 사실 걱정이 많았다. 반장과 부반장이라면 뭔가 모범을 보여야 할 텐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아이가 부반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부반장이라고 해서 마음을 다잡던 중에 일이 하나 터졌다. Y군이 급우를 때린 것이다. Y군을 불러 이리저리 이야기하면서 혼내는데 갑자기 “XX, 학교를 관두면 될 거 아냐!”하며 울면서 교복을 내치고 뛰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결국 그의 반항기가 터지게 된 것이다. 뒤쫓아가서 아이를 잡고 다독여주기 시작했다. 아이는 펑펑 울었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이의 반항과 분노는 학교가 아닌 그의 삶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녀석도 내가 품어야 할 녀석, 부모님과 전화 상담을 통해 아이를 한 번 더 잘 알게 되었고, 이후 아이와 상담을 자주 하게 되었다. Y군 역시 한바탕 울고 나서야 마음의 문을 연 것이다. 상담을 통해 아이가 고민하고 있던 문제 중 하나가 ‘진로’라는 것을 알게 됐다. 운동을 좋아하지만 성적이 안 좋아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막막해하는 모습을 보고, ‘직업군인’을 소개했다. 아이와 함께 직업군인이 되는 방법을 함께 알아보았다. 아이도 ‘이러한 방법이 있구나’하면서 무척 좋아했다. 결국 이 녀석도 K군과 같은 직업군인의 길을 택하게 되었고, 지금도 열심히 군 생활을 하고 있다. 가끔 “선생님, 보고 싶어요”라며 전화해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너 예전에 선생님한테 한 짓 기억하니?”하고 농을 던지면, 부끄러운지 “아이, 선생님, 부끄럽게 왜 또 질문하세요? 그때는 제가 너무 철이 없었습니다”하며 너스레를 떨곤 한다. 간간이 SNS로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자신의 삶을 잘 설계하고 꾸미고 있는 삶의 ‘악동(樂童)’으로 보인다. 그 해 이 두 녀석과 함께한 우리 반은 하루하루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었다. 물론 여러 사건들도 많이 있었다. 아침에 교실 유리창을 깨서 단체로 혼나고, 그 날 점심시간에 교실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몰래 라면을 끓여 먹다 걸려서 또 혼난 일, 단체로 떠들어 교실에서 혼난 일,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처음보다 많이 성숙해지고 어른스러워지는 모습에 나 역시 그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게 됐다. 무조건 혼내기보단 이유를 물어보고 원인을 살피게 되었던 것이다. 학년이 끝나고 그 녀석들은 3학년으로 진급했다. 그 후 교정에서 그들을 만날 때는 슬그머니 다가와 애교도 부리고 “안 하던 공부를 하니 몹시 피곤하다”며 나에게 와서 투정도 부리곤 했다. 품에 있을 때보다 더 다가오는 녀석들을 보면서 ‘교사로서 보람이 이런 것이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비록 그들과 마지막 학년을 함께하지 않았지만 그 녀석들이 졸업할 때는 왠지 모를 아련함과 서운함이 밀려들었다.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졸업하지만 그때만큼의 아련함이 없는 것은 왜일까? 무척이나 미워하고 혼냈던 녀석들, 그렇지만 서로의 마음에 파고든 ‘정’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뗄 수 없던 녀석들, ‘미운 정’은 떼기도 어렵다고 하는데 아이들에게 ‘미운 정’이 들었나 보다. 나에게 혼이 나면서도 큰 사랑을 주고 떠난 아이들 덕분에 한 해, 한 해 맡게 되는 아이들에게 그들의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아이들을 통해 한 뼘은 더 성장한 나를 발견할 수 있게 있었다. 그들에게 감사와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경기과학고등학교 ■‘공부하고 돈 벌어 남 주는 인생’ 경기과학고등학교(교장 전영호)는 2012학년도부터 ‘진로 비전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자아탐색과 진로탐색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고, 리더십 수업을 통해 ‘공부해서, 돈 벌어서 남 주는 인생’, ‘도전하며 개척하는 인생’에 대한 방향을 잡자는 데 학습목표를 두고 있다. 수업 특징은 ‘코칭’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 진로설계를 통해 개인을 최대 성장하게 하고 개인차를 고려하면서 개인의 존엄성과 미래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선 일회성 진로탐색 검사를 통해 제공되는 진로정보의 단순 정보제공은 효과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코칭은 자신의 미래 비전과 잠재력을 발견하게 하고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하는지의 기본 원리들을 모든 삶의 영역에 적용하게 해서 코칭을 받는 사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때문에 코칭하는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 학교 역시 진로 비전스쿨 운영에서 가장 중요시한 것이 교사의 명확한 자기정체성 확립이다. 코칭은 단순히 가르치거나 상담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코칭을 수행하는 교사의 자아상, 가치관, 인생관, 자아정체성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체 교원연수과정을 통해서 비전스쿨 지도자 양성에 주력하고 비전스쿨 교육콘텐츠 개발 모임을 운영하며 질 높은 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로 비전스쿨은 5년의 검증 기간을 거친 프로그램이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염광고등학교, 대안학교인 난나학교 등에서 비전스쿨을 수료한 학생들의 리더십 함양과 진로 설계 능력이 탁월하게 향상됐음이 검증됐다. 경기과학고는 2012학년도부터 지원자를 받아 비전스쿨 1기 수업을 진행했고 2013학년도 들어서 그 대상을 1학년 전체 학생으로 확대해 비전캠프, 인문학 주간 비전 수업 참여, 전 학생 졸업 전 필수 이수 선택형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고교 1학년은 비전캠프, 자아탐색 중심의 수업, 진로적성, 능력검사, 의사결정 방법을 통한 계열 선택, 전문인과의 만남, 직업 체험학습, 비전탐색과 구체화, 비전선포식으로, 2학년은 비전캠프, 전문인과의 만남, 비전스쿨 심화과정으로 운영한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자기탐색, 체계적인 진로지도가 압축적으로 선행돼야 계열선택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고 가치관, 세계관, 인성교육, 의사결정 방법, 학습방법에 대한 교육이 직업탐색과 동시에 이뤄져야 진정으로 비전다운 비전을 가지고 가치를 실현하는 삶을 살 수 있다. 1학년 때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이유다. 특히 이 학교는 자신의 비전설계가 희망적일수록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문제행동 대부분이 해결되고 예방된다고 보고 있다. ■협동학습 통해 인성교육, 가치관교육 비전스쿨 운영은 1학년 신입생 적응교육부터 시작한다. 사이언스캠프 비전 특강 및 워크숍, 적성검사로 이어지며 1학년, 2학년에 올라가면서 ALP(A Level Program) 방식으로 비전스쿨을 신청하고 이수토록 하고 있다. 이는 졸업요건이 된다. 개인 사명선언문에 대한 개별코칭 및 인생헌법, 사명선포식 작성도 이뤄진다. 수업 방식은 12명 이하로 한 반을 구성해 코치 교육을 이수한 교사가 코칭형 수업으로 진행하며 협동학습으로 이뤄진다. 보통 4명의 모둠원으로 나눠 협동학습, 과제 제시와 점검활동, 학생 참여 발표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서로 돌보고 협동하고 인내하고 화해하며 서로 돌보는 가운데 다른 학급원들의 진로탐색에 도움을 주면서 자신의 독특함을 가치 있게 여기고 스스로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존중하는 인성교육, 가치관교육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사회성을 키워주는 것이 이 수업의 목표다. 학교 측은 “교과과정 속에서 이뤄지는 진로 비전스쿨 프로그램은 자신만의 분명한 목표와 선명한 비전을 설계하도록 하고 글로벌리더로서의 꿈과 비전을 갖게 한다”고 말한다. 경기과학고는 교수-학습 코칭 센터(Coa ching center for Teaching and Learning, CTL)를 통해 지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교사들의 콘텐츠 개발자로서의 역량을 강화토록 할 방침이며 영재교육기관뿐 아니라 초·중등교육에 전이 가능한 교육과정으로 변환하거나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수서중학교 ■꿈·끼·깔을 키워 ‘꾼’을 기르는 행복학교 수서중학교(교장 전종보)는 노래와 춤, 연기가 복합된 뮤지컬 학습을 통해 인성교육을 실현한다. 그의 일환으로 먼저 과도한 경쟁과 입시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의 꿈과 끼(열정, 재능), 깔(독창성, 창의력)을 키우는 행복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해 뮤지컬 만들기 수업을 도입했다. 각 과목에서 분절적·독립적·일시적으로 시간을 내 인성교육을 실현하기보다는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합한 프로젝트 수업으로써 뮤지컬을 제작하기로 했다. 뮤지컬을 만들어 지역 어르신, 학부모, 조부모를 모신 경로잔치, 학교 축제에서 발표할 기회를 제공한다면 획기적인 인성교육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뮤지컬 학습은 1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 수업 방식은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합해 프로젝트 수업 형태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노래와 춤, 연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종합 무대예술인 ‘뮤지컬’은 음악교과 수업의 외연을 넓혀주고 학생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매력적인 예술장르다. 음악이 갖는 절대적인 미적체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삶과 생각을 이야기로 만들어 내고, 춤을 추며 연기하는 경험은 학생들에게 음악이 갖는 역할과 가치를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한정된 수업시수와 바쁜 학생들의 여건으로 볼 때 뮤지컬을 창작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음악·국어·기술교과와 협력수업 수서중은 뮤지컬 창작을 목표로 1년간의 음악수업 계획을 짜임새 있게 구성한다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뮤지컬 창작에 필요한 노래와 반주, 창작활동이 음악교육과정의 내용영역에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어교과와의 협력수업을 통해 대본을 완성하고, 미술수업을 통해 무대미술을 준비하며, 기술수업에서 음악(음향)편집 등의 협력수업이 이루어진다면 뮤지컬 창작은 한결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총 16차시로 수업을 구성하고 생활국어, 미술, 기술 등의 교과와 협력수업을 진행했다. 국어교과에서는 뮤지컬 대본 구성과 창작, 노래가사 만들기를, 기술교과시간에는 사운드 및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조명과 음향의 실제 사용방법을 안내했다. 음악시간엔 뮤지컬 이해와 감상, 음악 선곡 방법을 안내했다. 미술교과에선 학급별 포스터 제작과 무대 소품 만들기를 수업했다. 이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시나리오 작가, 작사가, 영상편집전문가, 그래픽디자이너, 작곡가, 보컬, 기획, 퍼포먼스, 분장, 무대미술가, 의상디자이너 등의 관련 직업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또 학생들은 이 같은 수업을 통해 협동심과 창의력을 기르고 너와 나, 우리 모두 꼭 필요한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하게 되는 인성발달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뮤지컬을 만들고 공연하면서 학생들이 삶과 일에 대한 긍정적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1학년 각 반이 제작한 뮤지컬 경연을 벌여 전체 학급별 예선을 거친 후 3개 학급을 선정해 강남구청 무대에서 전교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 어르신 앞에서 공연도 펼쳤다. 발표력도 기르고 적극적인 태도와 협동심을 학습하는 것은 물론 배려와 나눔의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삶의 자세를 체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도 1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82%의 만족도가 나왔다. 수서중은 이처럼 뮤지컬 만들기 수업을 통해 학교생활에 적응 못 하고 방황하는 학생들의 경우 스스로 역할을 맡으면서 책임감이 생기고 소극적인 학생들도 차츰 목소리를 내는 등 학교생활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밝혔다. 또 소위 문제아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은 댄스와 연기 등에 몰입하면서 자신의 끼를 발산하고 자신감도 키우고 심성을 가다듬는 기회가 됐으며 뮤지컬 공연을 통해 진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충동적 선택을 하는 청소년기 학생들 학업중단과 학업지속은 선택의 한 과정이다. 선택 뒤에는 그 책임이 반드시 따른다. 때문에 자신이 짊어져야 할 책임은 무엇이고 그 책임에 따르는 부담은 무엇인지 확실히 파악한 후 그것을 기꺼이 감당할 수 있다고 여겼을 때 내리는 선택을 비로소 “선택했다, 결정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기 학생들의 선택은 이성적인 검토를 거친 판단에서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분법적 논리에 의해 극단의 선택을 택하거나 충동적인 판단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한 정확한 인지와 이해가 없다면 부모와 교사들은 부지불식 간에 학업중단을 고민하는 학생들의 충동을 방조하는 일에 가담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단순히 그 이유?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거야! 일반계 고등학교 2학년인 진혁(가명)이는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다. 학업성적은 중위권이고 자기주장이 강한 성향을 지녔으며 친구와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이들과의 교류를 삶의 중요한 과정으로 여긴다. 이런 진혁이가 지난 5월 중반에 부모님을 대동하고 센터를 방문했다. 학교를 그만두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중학교 때부터 절친한 친구인 종만(가명)과 그 무리들과 심한 다툼이 있었고 급기야 의절하게 돼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의미를 찾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그만큼 진혁이에게 종만이는 형제와 같이 친밀한 관계이고 많이 의지했는데 하루아침에 마치 몰랐던 사람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는 현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교에 가면 더는 웃고 떠들며 장난기 어린 치기 속에 우정을 나눌 수가 없다고 했다. 화해를 제시했지만 냉랭한 반응의 종만이 태도가 자신을 더욱 좌절하게 하고 도무지 수업에 집중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괴로움이라고 했다. 학교에 있는 동안 무의식중에 자신의 시선이 종만이를 비롯한 그 무리에게 가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고 했다. 종만이는 심리적으로 힘든 자신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 친구들의 태도를 보면서 진혁이는 화가 나다 못해 보란 듯이 학교를 그만두고 이들과의 만남을 끝내고 싶은 심경이었다. 자존심 문제다. 문제의 발단은 단순하다. 3월 초 종만이를 비롯한 그 무리와 축구를 하면서 승부욕이 발동돼 친구들에게 과하게 비난조의 언행을 한 것이 다툼의 발단이다.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자신들을 비난하는 말투를 자주 사용해서 감정이 상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것이 종만이 무리의 생각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부모를 힘들게 한 적이 없는 진혁이는 부모님에게 이 일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 자신의 문제이고 자신이 헤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석 달 동안 나름 노력을 했으나 학교에 가면 분명 존재하나 없는 사람처럼 대하는 종만이 무리의 행동과 혼자 먹는 점심이 너무 괴로웠다. 이런 심리적 반응은 신체 반응으로도 드러나 토하고 기분이 처지고 무기력해져서 조퇴를 반복하다 보니 부모에게 알려지게 된 것이다. 신중한 선택을 돕는 것도 ‘교육’ 처음 진혁이의 이야기를 들은 부모님은 친구 간에 있는 흔한 다툼으로 여기고 진혁이의 나약한 마음을 탓하며 등교를 종용했다. 그러나 한 번도 등교를 거부한 적이 없고 학교생활을 누구보다 즐거워한 아이인데 아침마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가지 않을 이유를 나열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은 마냥 아이를 종용하며 학교에 가라고만 할 수 없다는 것을 감지하고 센터의 상담을 요청한 것이다. 이렇게 된 이면에는 심리적 반응을 넘어서 신체적 이상 현상을 나타내는 아이를 제대로 점검해 보기 위해 부모님이 진혁이를 데리고 병원을 방문해 심리검사를 진행한 일이 있었다. 검사 결과 진혁이는 높은 우울증세를 보이고 있어 이대로 두었다가는 진혁이를 잃을 수도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상담센터를 찾게 된 것이다. 센터를 찾은 후 부모님은 곧 자녀가 호소하는 문제를 진심으로 경청하고 어른들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먼저 진혁이가 현재 어떤 상황에 노출돼 있으며 어떤 불편을 호소하고 어떤 식의 해결 방안을 가지고 있는지 가족 간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또 부모의 바람에 짓눌려 자신이 생각한 바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라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줬다. 그를 통해서 진혁이의 진정한 생각을 탐색했다. 그것이 부모가 해야 할 적절한 태도다. [PART VIEW] 그 결과 진혁이는 종만이 문제 외에도 일반계 고등학교에서의 과도한 학업수행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했고, 자퇴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부모님은 진혁이가 현재 처한 여러 가지 상황을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고등학교 2학년인 현재 시점에서 과연 자퇴만이 최선의 방법인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살펴보자며 현재의 위기상황을 차분히 이끌었다. 이후 진혁이와 부모님은 자퇴보다 대안학교나 전학하는 것을 대안으로 찾아 상담자와 더불어 더 나은 방향으로의 전환을 꾀해보기로 했다. 상담 결과 진혁이는 공립형 대안학교인 Wee스쿨 위탁을 최종 결정했다. Wee스쿨 위탁이 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인내가 요구되었다. 위탁되기까지 3개월간의 Wee센터 상담에 성실히 임해야 하는 것은 물론 원적교 출결과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더불어 Wee스쿨의 1주일간 적응교육과 많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면접에도 통과해야 비로소 Wee스쿨에 다닐 수 있다. 진혁이는 이 모든 과정을 성실히 수행해 9월부터 Wee스쿨에 위탁되어 밝고 환한 미소로 잘 다니고 있다. 긴 터널 지나니 ‘고객’ 간 상부상조까지 모처럼 나의 고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여기에서 ‘고객’이라 함은 내가 맡은 상담 학생을 지칭한다. 학업중단을 고민하는 또 다른 나의 내담자를 위해 몇 개월의 긴 터널을 지나 비로소 즐겁게 학교에 다니는 고객 즉 나의 내담자였던 세 녀석이 멘토 역할을 자청하며 나선 것이다. 자신들이 헤쳐 온 일들을 회상하며 새로이 등장한 친구를 돕겠다고 했다. 나로서는 대환영이다. 왜냐하면 이들의 문제는 이들만이 바라보는 관점과 해법이 있고, 그 속에는 성인들이 미처 모르는 고유하면서 드러나지 않은 암묵적 문화와 묵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시하는 해법과 의견도 분명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여겨지며 학교현장에서는 이를 ‘또래상담’ 또는 ‘또래중조상담’이라 한다. 때에 따라서는 상담학생을 ‘고객’이라 지칭한다 해서 불편하게 여기는 분들도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결코 상담을 위해 오는 학생을 희화화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그와 반대로 상담실을 찾는 학생들을 보다 정성껏 보살피자는 의도를 표현한 것이다. Tip 1 청소년기의 심리·정서적 이해 ■ 청소년기는 공격적인 충동성에 대한 호기심과 충동을 가지고 있는 시기 ■ 자율적으로 충동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시기 ■ ‘자신은 누구인가? 나라는 존재는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가? 앞으로 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등 자신의 고유한 주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시기 ■ 주체성의 혼돈을 겪는 청소년의 경우 사이버 상의 자아와 현실세계의 자아를 혼돈 ■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느끼기 쉬워 이를 사이버 상에서 달래주는 손쉬운 대상을 찾게 됨(게임에 몰입 이유). ■ 친구들 중 다수가 특정한 게임을 하거나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한다면 그런 경험을 공유하지 못할 경우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것을 두려워함. Tip 2 전국 공립형 대안학교 Wee스쿨 현황 학교명 개교년도 주소 전화번호 입교대상 1 충무학교 2010 충남 아산시 염치읍 백암리 444번지 041-539-5449 중·고(기숙) 2 청명학생교육원 2010 충북 문백리 은탄면 3번지 043-530-5824 중(기숙) 3 돈보스코학교 2010 광주시 광산구 하남동 395번지 062-956-4700 고(기숙) 4 인천해밀학교 2012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1089번지 032-432-7157 중·고 5 강원 Wee스쿨 2013 강원도 춘천시 남면 가정리 충효로 1394 033-263-6603 중·고 6 마음이 자라는 학교 2013 대구시 동구 팔공산로 237-147 053-982-2591 중 --- 박영희 2005년 전문상담교사 1기로 학교폭력예방과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자살위기 중재와 예방에 관한 현장 전문가로 최근 자전거 타고 가는 희망 동행의 학교 현장 교육 자료를 전국 최초로 개발해 보급했다. 성폭력 가해 청소년 인지행동 프로그램 지역대표자, 교원능력개발 평가 ‘전문상담교사’영역 원격연수 콘텐츠 개발팀장, 인천지방법원 국선보조인 및 유관기관 상담 자문활동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8월 학교폭력 예방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통합수업시간에 장애학생과 멘토링 면목고등학교에서는 통합수업시간에 특수반 학생이 학습지 푸는 것을 도와주면 봉사시간을 최대 20시간 부여(학교 차원에서 시행 중)할 수 있다. 그러나 봉사 활동을 하고자 할 때는 지도봉사활동 대상 학생 및 담임(혹은 지도교사)과 사전 협의를 거쳐 개인봉사활동 실시 계획서를 특별활동부에 제출하고 학교장의 승인을 얻은 후 실행해야 하는 등 절차가 간단치 않다. 때문에 필자는 봉사시간과 별도로 영어학습도우미 활동에 대해 생활기록부에 누가기록해주고 입학사정관 추천서를 써주겠노라고 약속하고 신청자를 받았다. 그러자 신청자가 바로 나왔다. 우선 특수반 예산으로 구입할 생각으로 특수반 아이의 멘토로 활동할 학생에게 초등용 네 권의 영어쓰기 책을 사비로 먼저 사 줬다. 그리고 홈피(http://ket21.com) 학급게시판에 몇 월 며칠 몇 교시에 어느 책의 몇 쪽부터 몇 쪽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는지 적어달라고 했다. 멘토 학생들이 올린 내용은 교정을 본 후에 복사해서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입력해 줄 생각이다. 제한선인 1500자를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멘티인 특수반 학생은 음악팀장을 맡겠다고 했다. 반 아이들 전체에게 이면지를 나누어 준 다음 신청곡을 적어 내라고 했다. 지난해 급우들로부터 괴롭힘과 폭행을 많이 당해 생활지도부 사안으로까지 다루었던 아이다. 적극적 예방 훈육을 하는 것이다. 특수반 담임교사의 협조는 필수 특수반 학생의 경우 수련회나 체험학습을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통합학급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려면 거의 모든 활동에 특수반 학생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련회나 수학여행 등은 일상적으로 겪는 경우가 아니므로 특수반 담임이나 학부모와 충분한 정보가 사전에 공유되어야 한다. 다음은 참고 사례이다. ·특수반 담임교사에게 보낸 문자 수련회 내내 또래상담자인 학생 외에도 저희 반 모든 학생들에게 멘토의 역할을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영어시간에 시간 여유가 있어 ADHD 동영상을 함께 보고 난 다음 보내 주신 내용으로 아이들과 진지한 시간 이야기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소중한 정보에 감사드립니다. ·특수반 담임교사가 보낸 글 안녕하세요. 회의실에서 교감선생님, 학년부장선생님들과 특수학급 학생들 수련회에 대한 염려와 예방책을 논의했습니다. 학년은 모두 모범적이고 별로 염려가 없는 아이들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김OO은 학생의 어머니나 저도 통제가 안 될 때가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어, 특수학급 자체 수련회에만 적극 데려가기로 하고 수련회 때는 집에 있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OO만은 조금 염려가 됩니다. OO의 중학교 시절 특수학급 담임이 학교에 오셔서 OO에 대한 얘기를 해주신 적이 있는데, 남학생들에게 관심이 많고 특히 선생님 보기에는 불량스럽게 보이는 아이들을 멋있게 보는 경향이 있다는 말씀을 해줬습니다. 요즘 중학교에서조차 남녀 간 이성문제로 시끄러운데, 생각이 부족한 OO가 못된 학생들의 말에 넘어가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작년 수학여행 때도 자신이 멋지게 생각하는 남학생들 주위에서 맴돌거나 혼자 숲 속의 외진 길에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절대로 혼자 외진 곳에 있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있습니다만, 제 말보다는 담임선생님 말씀이 더 부담될 테니 한 말씀 해주시고, OO의 남학생 관계에 대한 주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장애학생 이해 위해 관찰일기 쓰기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구절이 있다. 도우미 학생은 돕기 전에 충분한 관찰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멘토로 나설 학생에게 장애학생을 도우라고 하기보다는 친구를 관찰하고 일기를 써보라고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아이들은 두려움 없이 멘토를 시작할 수 있다. 담임했던 반에 정신지체 2급 장애학생이 있었다. 장애학생을 제대로 돕기 위해 한 학생에게 학기 동안 관찰일기를 쓰도록 했다. 그 학생은 장애학생을 관찰하려다 보니 대화도 나누게 되고 그러다 보니 도울 일도 생겨나 자연스럽게 멘토링이 진행되었다. 다음은 학생의 관찰일기다. [PART VIEW] 사례-관찰일기 1년 동안 같은 반을 하면서 내가 알게 된 장애학생 OO이의 모습들입니다. 처음 우리 반에 들어왔을 때 OO이라는 아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보통 평범한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았을 때 저는 솔직히 그 학생이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1학년 때에도 이런 아이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같은 반이 되니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학기 초에 저는 장애학생 OO과 좀 더 잘 지내고 싶은 마음에 먼저 마음을 열고 친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 모두 OO에게 마음을 열고 따뜻하게 대해 주었습니다.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그런지 OO은 많이 낯설어하고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OO은 수업시간에 앉아있다가도 자기 마음대로 수업 도중에 밖으로 나가기가 일쑤였고 수업도 제대로 들어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다른 친구와 짝이 되었으면 했지만 이런 경험도 괜찮은 것 같아 OO과 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OO에 대해서 왠지 모를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고, 그때부터 OO에 대해서 전보다 더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OO도 그걸 느꼈는지 서서히 저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정신지체가 있는 OO에게도 이런 면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제가 수업시간은 꼭 지켜야 하는 거라고 당부를 하며 같이 수업 듣자고 했더니 그다음부터는 수업시간에 빠지지 않고 자리에 와서 앉아 있었습니다. 그전에는 선생님께서 설명을 하실 때 필기는 물론 하지 않았고, 그 시간에 다른 짓을 하던 아이가 수업시간에 펜을 꺼내 필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자 OO은 나에게 먼저 말을 건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할 때면 OO이 정신지체가 있는 아이라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릴 만큼 정말 다른 평범한 아이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사실 굉장히 놀랐고 신기했지만 그게 당연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도 나 싫어하면서 좋아하는 척 하는 거지?” 순간 나는 뜨끔해서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이 아이도 사람들이 자신에게 대하는 태도에서 그게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인지 아닌지를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중략) OO에게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데 그것에 맞추려니까 상대방이 너무 지치는 것입니다. OO은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고 미래의 꿈은 가수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OO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여러 행동들을 하는데 땅에 있는 쓰레기를 주워서 가지고 놀거나 사람들을 때립니다. 처음에 OO이 저를 때리기 시작했을 때는 그냥 넘어갔는데 계속 때리고 꼬집고 하니까 저도 화가 나서 하지 말라고 화를 내며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 안 그러다가도 또 하루가 지나면 때리면서 관심을 끌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제가 OO과 1년 동안을 같이 지내면서 알게 된 점이고 느낀 점입니다. 학생의 관찰일기를 보면서 다음과 같은 말이 떠올랐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송형호 2012년 서울시교육청 파견교사로서 비폭력 평화교육을 전담, 200여 개교를 순회하며 학생, 학부모, 교사 연수를 진행했다. 교과부 학교폭력 QA 공동연구, 교과부 문제행동의 이해 및 대응 매뉴얼 개발 연구원으로 참여했고 교사 리더십을 다룬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를 집필했다. 현재 네이버 카페 ‘돌봄치유교실(http://cafe.naver.com/ket21)’을 통해 새로운 생활교육 시스템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2 학교폭력 예방 유공자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1. 오늘날 만연된 욕설언어현상은 괴물과도 같다. 특히 청소년의 욕설 행태를 관심 있게 지켜보면 괴물을 대할 때의 당혹감을 가지게 된다. 괴물은 정체가 모호하다. 오늘날의 욕설과 막말은 그 정체(正體)가 쉽사리 구명되지 않는다는 점, 무섭게 번져나가서 그 위세가 걱정스럽고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괴물을 연상하게 된다. 이런 욕설현상을 어떻게 한 칼에 처치해 버릴 방도가 마땅치 않다는 점, 궁극에는 선량한 사람들 다수가 속절없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괴물과 흡사하다. 더구나 이 괴물을 은근히 즐기고 편드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처럼, 욕설과 막말을 즐기고 편드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면, 오늘날의 욕설·막말 현상이 참으로 괴물의 속성을 지닌 것임을 깨닫게 된다. 더 그럴싸한 비유로 말하면 ‘욕설과 막말의 만연’은 ‘좀비(zombie)의 준동’처럼 느껴진다. 좀비는 부활한 시체를 일컫는 말이다. 좀비는 호러와 판타지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작품 속에서 좀비는 ‘인간을 적대시하는 몬스터’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완전한 생각을 갖고 있지 않고, 타인에게 조종되거나 생전의 생물적인 본능과 반사행동에 의하여 움직이는 것이 많다(위키 백과사전). 오늘날 청소년들에게서 행해지는 욕설과 막말의 모습이 그러하다. 좀 더 정확하게 대응시키면 다음과 같은 점들이 드러난다. 첫째, 지저분하고 비속한 욕설과 심한 막말을 하면서도 아이들은 아무런 죄의식이나 반성적 자각이 없다. 마치 영혼이 뽑혀 버린 좀비처럼 행동한다. 욕하는 아이들은 바른말 사용은 애써 외면하고, 마치 보이지 않는 어떤 악령에 조종을 받는 것처럼, 욕설과 막말의 도가니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간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거침없이 욕을 입에 달고 다닌다. 좀비가 밝고 선한 것을 일부러 외면하면서 어둡고 나쁘고 음습한 것에 탐닉하며 선한 영혼을 소멸시키려고 하는 것과 같다. 둘째, 욕설과 막말을 하는 동안 증오와 단순화된 공격성 행동을 주저 없이 표출한다. 이런 양태를 보이는 아이들의 표정과 마음을 상상하노라면 좀비의 무섭고 찌그러진 표정이 연상된다. 욕설중독의 아이들이 실컷 제 좋아하는 욕설에 탐닉하면서도(좀비들이 시종일관 충동적 죽음의 욕구를 추구하면서도), 마음의 위안이 없고 감정의 자극과 갈증이 더욱 심해지는 것은 좀비나 욕설언어의 사용에서나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셋째, 멀쩡한 사람을 자신과 같은 부류로 끌어들이기(남과 같은 부류가 되기 위해서) 위해서 일부러 욕설과 막말을 한다. 사춘기 청소년들의 또래 의식이 욕설언어를 통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가 같은 편이라는 것을 욕설행위를 공유함으로써 확인하고 쾌감까지 가진다. 좀비들이 함께 몰려다니면서 선량한 인간을 하나라도 더 좀비로 만들기 위해서 해 보이는 행태와 유사하다. 2. 욕설과 막말은 모두 한통속의 언어이지만, 욕설은 상대를 모욕하기 위해서 쓰는 말이고, 막말은 마구 함부로 쓰는 말이다. 막말을 하는 사람 쪽에서 보면, 막말은 내가 내 감정을 못 이겨서 터져 나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막말은 이성 실종의 상태, 불합리로 가득 찬 말의 모습, 아니 그런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막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백번 양보해서 이해하더라도 그때의 막말에 담긴 감정 노출이 정당한 것이라고 동의해 주기는 어렵다. 오갈 데 없이 천박한 것이 막말이다. 물론 하고 난 뒤의 후유증도 엄청나게 크다. 누가 가장 큰 피해자인가. 말할 것도 없이 막말을 휘둘러 댄 본인 자신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마음이 황폐해지기 때문이다. 복원되기보다는 막말 쪽으로 점점 더 중독되어 갈 가능성이 많다. 부모가 자식을 야단칠 때도 마찬가지이다. 돈을 훔치거나 거짓말을 둘러대는 자녀를 부모가 준열하게 꾸짖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준열하게 꾸짖는다는 것의 방법을 지혜롭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엄하게 야단친다고 해서 막말로 야단을 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손모가지를 잘라 버리겠다”라고 한다든지, “너 같은 놈은 나가 죽어라”고 말한다든지 하는 것은 폭력과 다를 바 없는 막말이다. 자녀에게 화가 난 한국의 어머니들이, 그 감당할 수 없는 좌절의 감정을 이기지 못해서 “이참에 아예 너 죽고 나 죽자”라고 말하는 경우는 막말로 치면 극치에 이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막말로 핏대를 올릴 때의 그 일그러진 표정은 얼마나 악마적인 표상으로 자녀들의 뇌리에 남겠는가. 자녀를 불러 놓고서 이런 식의 막말을 들이대기보다는 차라리 자녀와 함께 상당한 침묵을 공유하는 것이 훨씬 더 지혜로울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PART VIEW] 자식이나 배우자에 대한 막말은 그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데서 나오는 온당치 않은 감정의 발산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자식을 인격으로 대하지 않고 소유물로 대하는 태도가 나올 수밖에 없다. 너무도 부모 말을 안 듣고 너무도 한심해서 정말 내가 못 참겠다, 너 때문에 내가 못 살겠다 하는 감정에 지배되는 순간 막말로 아이를 닦달하게 된다. 그러고서는 어떻게 자신을 합리화 하는가. 네가 범한 잘못에 비하면 내가 이렇게 화가 나서 야단을 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네 잘못에 값하는 야단은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렇게 감정에 휘둘리면서도 그것을 이성의 작용인 것처럼 착각하는 데에 있다. 그러니 막말로 된 질책이 당당하게 등장한다. 언어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자녀를 폭력적으로 다루는 부모를 이웃이 고발하고 경찰이 처벌하는 서양 선진국의 발상과 인식이 옳다. 부부 싸움의 경우에는 훨씬 더 이런 심리 기제가 작동하여 그야말로 대판 싸운다. 대판 싸웠다는 싸움의 장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그것은 싸움의 규모가 크거나, 싸움의 장비가 위력적이거나 싸움의 시간이 길었다거나 싸움에 임한 사람들의 신체적 힘이 컸다는 것과는 사실 별 관계가 없다. 대판 싸웠다는 싸움의 실체는 원도 한도 없이 막말을 주고받았던 것에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판 싸웠다’고 말하는 상황 맥락을 잘 들여다보라. 무언지 모를 신명에 가까운 기분이 은연중에 그 말에 묻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번 후련하게 잘 밀어붙였다, 확실하고도 강력한 모욕을 주었다, 상대방 기를 옴짝 없이 죽여 놓았다 등등의 심리적 분위기를 동반하면서 언뜻 자랑 비슷한 뉘앙스를 비치면서 ‘대판 싸웠다’는 말을 한다. 일종의 가학적 즐거움이 비치기도 한다. 이런 자리에 내 언행에 대한 부끄러움의 분위기는 없다. 그렇다. 그렇게 대판 싸우는 동안에 얼마나 많은 막말들을 끝 간 데 없이 주고받았을까. 우리는 이래저래 막말에 대해서 별다른 각성이 없는 편이다. 막말에 대해서 너그럽다 못해서 심각한 불감증을 공유하고 사는 사회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런 식의 감정 해방이 참으로 싫다. 천박한 감정을 극히 자기중심적인 막말로 배설하는 댓글의 주인공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 댓글이 너무 무섭고 더러워서 아예 인터넷 소통 공간에 끼어들지 않는 사람이 많다. 그들이 확실한 다수이다. 따라서 악성 댓글로 지배할 수 있는 여론은 없다. 건강한 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공간 자체를 외면하기 때문이다. 막말이 지배하는 인터넷 공간이 여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극단에 매몰된 사람들의 착각이다. 인터넷에 나타난 감성 여론에서는 늘 유리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선거에서는 지는 현상이 이를 잘 입증한다. 악성 댓글로 도배가 되는 인터넷 공간은 마치 좀비들의 수용소 같은 곳이다. 악성 댓글을 극단의 막말로 구사하는 사람들은 막말을 억압에 대한 자유의 표현쯤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그리고 정의의 투사인 양 막말의 칼을 아무데서나 휘두른다. 무슨 대단한 인권 의식이라도 있는 양 사안마다 막말 댓글로 가해자 편들기를 한다. 당연히 피해자에게는 상처 깊은 막말을 해 댄다. 이런 것을 민주화 사회의 자유나 평등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진정한 민주화가 설 자리가 없다. 우리의 사회에 막말이 패거리를 지어서 떠돌아다니는 한, 제아무리 그럴싸한 인권의 법률과 제도들이 넘쳐난다 해도 우리 사회의 ‘인권’은 겉돌 수밖에 없다. --- 박인기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한 교육학 박사다. 교육방송 프로듀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을 지냈으며 한국독서학회 회장을 역임, 현재는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학교육론, 교사와 책, 국어교육과 미디어 텍스트, 스토리텔링과 수업기술, 교과는 진화하는가 등의 저서와 산문집 송정의 환, 사계의 전설이 있다.
내년부터 학교교육과정 필수이수단위가 일반고, 자율학교, 자율형공립고 모두 86단위로 통일돼 일반고가 원해왔던 교육과정 자율권이 대폭 확대된다. 하지만 전국 1524개 일반고가 학교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할 경우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교원수급, 교원증원 등의 후속 대책은 미비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8월 발표한 시안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28일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일반고의 학교자율과정 이수범위는 기존 64단위에서 94단위로 확대되며, 과목별 이수 단위 증감 범위도 현행 1단위(5±1단위)에서 3단위(5±3단위)로 상향조정된다. 내년부터 4년간 모든 일반고에 학교별 특성을 살려 학생 진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매년 교당 평균 5000만원의 교육과정 운영 개선비가 지원된다. 4년간 760억 원의 예산은 시·도교육청에 특별교부금으로 일괄 배정되고, 교육청이 자체 계획을 수립해 차등 지원할 예정이다.그래픽 참조 하지만 일반고의 교육과정 자율권 확대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전국 고교의 71.5%에 해당하는 1524개 일반고가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대로 원활하게 교원수급이 따라줄 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교사 근무 상한연수 증대, 교육청 근무 순회교사제 등 교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70~80% 교원은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20~30% 교원은 탄력적인 인력풀로 만들어 배치하도록 해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모두 교육감 권한 사항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반고의 교육과정 편성 운영 자율권 확대는 교원수급·교원증원 문제와 맞물려 해결돼야 하는 게 맞다”면서도 “기존의 학급당 학생수 등 기계적인 교원배치에서 벗어나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방향을 제시했고, 수차례 회의를 거쳐 제안한 만큼 교육청이 지침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총은“일반고와 교총의 줄기찬 요구를 수용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중앙정부, 시·도교육청의 후속조치가 제도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며 “정책이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교원 수급과 정원 확보가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반고 역량 강화가 제도의 취지에 맞게 시행되려면 교육과정이 주지교과에 쏠리지 않도록 행정지도와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별교부금 특성상 4년간만 한시적으로 지원되는 예산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재완 서울교총 수석부회장(대진여고 교사)은 “일반고에 대한 예산지원 확대는 환영하지만 4년 후 교육청 부담으로 넘어가 지원이 끊기게 되면 지금보다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예산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됐던 자립형 사립고의 학생선발권은 유지된다. 현재 중2가 고입을 치르는 2015년부터 서울의 24개 자사고는 성적제한 없이 추첨, 면접의 2단계 전형을 친다. 일반고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지방 자사고는 현행 선발 방식인 자기주도학습전형(내신+면접)과 서울의 2단계 전형 중에 학교가 선택하게 된다. 일반고 전환으로 폐지수순을 밟을 예정이었던 자율형 공립고는 지정기간 만료 이전 교육감이 평가를 통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교총은 “자사고의 학생선발 방법을 학생 성적 중심이 아닌 진로계획 및 지원동기, 내신과 면접 방식으로 다양화해 교육계·교총의 의견을 반영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 소지를 허용하는 비율이 시·도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서울 송파갑)이 지난달 31일 교육부 확인감사에서 공개한 전국 초·중·고교 1만1391개교의 ‘휴대전화 소지관련 학칙현황’에 따르면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내버려두는 ‘소지허용’ 비율이 가장 높은 시․도교육청은 광주(51.4%), 경기(47%), 전북(42.2%) 순이었다. 소지허용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급은 초등으로 광주(75.4%), 경기(68.9%)가 가장 높았다. 비교적 소지허용 비율이 높게 나타난 진보교육감 관할의 광주, 경기, 강원, 전북, 전남교육청을 묶어서 분석해보면 전체 5개 교육청의 소지허용 비율이 초등(70.4%), 중학(61.9%), 고교(61.1%)로 절반 이상의 학교가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학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산의 경우 소지를 허용하는 학교가 초․중등 각각 1곳, 고교는 0곳으로 대부분의 학교가 소지를 불허하고 있으며 제주는 모든 학교가 절충안(휴대전화는 소지하되 수업중 사용금지)을 택하는 등 지역별 편차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박 의원은 “수업중 학생들의 무분별한 휴대전화 사용으로 학생과 교사 간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순기능도 있지만 교실이 학생들의 휴대전화로 점령당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이뤄질 수 없다”며 교육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실시된 교총의 교원 여론조사에서도 ‘휴대전화 사용으로 수업방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가 65%, 90%의 교원이 학생들과의 마찰, 배상 책임 등에 심적 부담감을 느끼는 것을참고하면 학교에서의 휴대전화 소지 우려가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박 의원은 “1998년 법으로 체벌을 금지한 영국도 최근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학생으로 수업에 지장 받는 문제가 발생하자 교사들에게 학생들의 휴대폰을 압수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휴대전화로 인한 폐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소지를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 초·중등 학생 713만 명 중, 현재 약 28만 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떠나 방황하고 있다. 학교 이탈 학생을 위한 시설로 위탁교육기관 391개, 위기청소년 지역사회 허브기관인 청소년상담복지센터 196개, 청소년 쉼터 103개, 해밀과 두드림 프로그램 50개소가 있지만 제도권 교육을 이탈한 학생의 재진입은 쉽지 않다. 따라서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학교 이탈 학생들 대안 중 시급한 문제는 학교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특별교육 이수기관이 부족하므로 WEE 센터를 야간에도 개방해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이 잘못해 벌점이 쌓이면 선도위원회를 열고 특별교육이수·사회봉사활동 등의 처벌이 결정된다. 그런데 대상 학생이 특별교육을 이수하려면 보통 2주가 지나야 가능해 피해·가해 학생 간 매우 불편한 학교생활을 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수백 억 예산이 들어간 WEE 센터의 적극적 활용을 제안한 것이다. 야간 개방에 예산이 문제라면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면 된다. 전문상담사 등 자원봉사 인력을 활용해 WEE 센터를 야간에도 운영하면 청소년들의 정서함양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WEE 센터 야간 개방과 더불어 학교 내 상담 프로그램과 학업중단 숙려제, 학교 밖의 지역청소년종합지원센터(CYS-Net)를 더 유기적으로 결합·연계해 ‘학업중단학생지원 종합시스템’을 구축·운영해야 한다. 여러 위기 청소년의 심리적·경제적·학업적·대인 관계적 어려움 해결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는 기관 간 협력 속에서 필요 학생에게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것이 좋다. 둘째, 학교 내 ‘미니 갤러리’ 설치 등 문화 활동을 전개하자. 학교 전체를 화원처럼 꾸민 다거나 복도를 갤러리로 꾸며 놓으면 학생들의 정서순화에 도움이 돼 학교폭력·학교이탈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미니 갤러리’와 같은 다양한 예체능 활동은 학생들의 창의성 계발과 학생과의 소통에 좋은 프로그램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고민 상담이 훨씬 쉬워지고 부드럽게 진행된다. 또 학교 내 미니 갤러리 운영을 통해 선생님들 역시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학생들을 교양인·문화인으로 키워나가는 멘토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 방과 후 갈 곳 없는 학생을 위해 힙합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소통 방법이고 학생들의 공동체 의식도 크게 향상될 것이다. 셋째, 부모님과 ‘대화의 날’을 정하자. 십 대(Teenagers)가 편지쓰기(Letter)로 부모(Parents)와 따스한 보금자리를 만들어가는 ‘텔레파(TeLePa)시(始)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 학업 중단 학생 혹은 비행청소년이 되는 가장 큰 원인은 부모로부터의 심한 구타, 가정불화 등 학생과 부모 간의 불통에 있다. 가정은 학생과 부모가 소통하는 최후의 보루인데, 이것이 무너지면 학생들은 깊은 절망감·소외감에 휩싸여 가출 충동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학생과 부모 간의 ‘대화 회복 방안’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교육청 혹은 정부에서 매달 마지막 토요일을 부모와 대화의 날로 선포하고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운동이 함께 돼야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학교에서는 ‘대화의 날’에 대한 소감문을 받아 면담자료로 이용하고 언론에서는 ‘마음 전달하기’ 편지쓰기를 통해 부모와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달라진 모습을 매달 방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넷째, 전문계 중학교를 신설해야 한다. 아일랜드에서는 직업 탐색의 해(Transition year)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자신의 적성을 찾아 진학을 결정하기 때문에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그런 만큼 학교이탈 학생이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자신의 적성과 직업을 찾는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이런 취지에 발맞춰 ‘전문계 중학교 신설’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진로직업탐색교육을 하고 적성에 따른 직업기술전문교육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전문계 중학교는 학업중단 학생들에 대한 대안적 교육기관의 기능 뿐 아니라 심화 전문교육의 초석이 될 수 있다. 전문계 중학교 졸업 후 마이스터고에 진학하면 명장으로의 지름길이 된다. 만약 이 제도가 정착된다면 학벌폐해 극복은 물론이고 전문직업인에 대한 사회우대 풍조를 형성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초·중등 학생의 학업중단 비율을 감소시키고 학교 밖 청소년들의 탈선을 막기 위해서는 특정 기관의 노력만으로 부족하다. 가정․학교뿐만 아니라 학교 밖의 다양한 기관, 지역사회가 서로 유기적 관계를 맺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현행 교육감 직선제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의한 간선제’의 보완책으로 나온 것이다. 과거 학교운영위원회가 선출하던 방식은 지연, 혈연, 학연 등의 부작용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대표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제기됐다. 그래서 2006년 12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교육감을 주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로 바꿨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직선제로 치러진 교육감 선거는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퍼붓고도 대부분의 시·도에서 10~15%의 주민들만이 투표에 참여해 심각한 무관심 현상을 보였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감 선거를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렀지만 마찬가지로 ‘로또 선거’의 오명을 씻을 순 없었다. 교육에 직접 관련이 적은 사람들은 투표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고,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제도적 장치나 홍보수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시·도지사 러닝메이트는 정당 예속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도 교육감 선거제도 개선 논란은 뜨겁다. 정치권에서는 현행 주민직선제 교육감 선거의 과다 비용지출과 효율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시·도지사가 시·도의회 동의를 얻어 교육감을 임명토록 하는 관련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교육단체에서는 ‘교육감 선출은 전체 주민의 몫이 아니고, 교육 관계자들의 몫’이라며 교육 관계자 전원(전체유권자의 28.86%)의 직선제로 돌려줘야 한다는 논리로 ‘교육감 준직선제 방안’을 주장한다. 교육감 선거가 직선제로 치러진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역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을 뽑는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에 나타난 문제점은 마땅히 개선돼야 한다. 따라서 교육감 직선제의 구체적인 문제점과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일부 정당에서 논의하는 ‘시․도지사와의 러닝메이트 방안’이나 ‘시·도의회에서 추천해 시·도지사가 임명하는 방안’은 헌법 제3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시킨다. 이럴 경우 교육감은 특정 정당의 이념이나 철학에 따라 교육정책을 펴게 되며, 교육적 본질을 상실하고 정당에 따라 움직이는 교육철학 부재의 교육감이 될 수밖에 없다. 즉 정당의 정치적 개입 가능성이 확연하기 때문에 바람직한 방안이 못된다. 교육경력 부활, 제한적 직선제 검토를 둘째, 교육감 후보자 자격요건에 대한 문제이다. 교육감은 초·중등 보통교육을 총괄하는 지방교육의 수장이다. 교육감의 업무권한 범위는 엄격히 말해 고등교육 분야와는 거의 무관하다. 따라서 교육감에 출마하는 사람은 초·중등학교 교직 경험을 가진 교육전문가가 적절하다. 그러나 초·중등 교직원은 현행법상 정치 활동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제약이 많다. 적어도 예비후보 등록부터 선거일까지 일정기간 동안 공직에서 한시적으로 휴직할 수 있도록 개정돼야 한다. 현행 주민 직선제에 의한 교육감 선거제도는 전문 정치인이나 정치 활동이 가능한 대학 교수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는 입후보자간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교육감 선거는 시·도자치단체장의 선거와는 성격이 엄연히 다르다. 교육감은 시․도지사와는 달리 ‘교육과 학예에 관한 사항’만을 다루는 아주 제한적인 책임을 갖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교육감 후보의 자격요건을 충분히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셋째, 투표권자의 범위에 대한 문제이다. 현행 전체 주민참여의 투표보다는 학생교육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교직원과 학부모 등 교육 관계자로 제한돼야 한다. 이는 교육에 깊은 이해와 관심을 갖고 있는 주민들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지방교육자치의 질을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저비용 고효율’의 선거로 정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보듯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색을 띤 시민단체의 선거 개입으로 왜곡된 교육감이 당선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도 교육감의 교육적 소신 및 전문성을 살린 정책에 따른 선택이 아닌 이른바 보수·진보 대립구도 속에서 별종의 선거결과를 초래했다. 교육은 본질을 추구하지 못하는 이상, 한국교육의 혁신과 미래는 희망이 없다.
지금은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이 더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벌써 오늘이 50회 저축의 날을 맞이하게 되었다. 필자는 어릴 때 학교에서 강제로, 아니 반 강제로 우체국통장 만들고, 돼지 저금통을 갖기도 했던 기억이 살아 있다. 그러니까 어렸을 때인 60년대는 민족 자본이 없어 외국에서 돈을 빌려와서 투자를 해야 될 때 아주 긴요하게 쓰였던 우리의 투자 자본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요즘은 이 저축률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지는 것 같다. 우리나라 가계저축률이 3.4% 수준이다. 우리 나라 경제가 잘 나간 80년대 중반 이후부터 60년대 초반까지 거의 8, 9년 정도는 20%를 훨씬 넘었었다. 한국이 이렇게 저축률이 높으냐?, 이게 연구주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IMF로 경제가 어려워지니까, 정부에서 소비를 좀 하라 저축보다는 소비를 하라, 이런 분위기를 많이 만들었다. 그 다음에 가계 대출 같은 것도 많이 허용을 해주고, 2001년부터 저금리 시대가 되어 사회 전체가 저축보다는 빚을 권하는 사회가 돼버리는 바람에 그렇게 저축률이 급락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0.4%까지 떨어진 다음에 2003년에 카드대란이 일어나 소비를 못하게 될 지경이 되니까, 우리가 2003년, 2004년에 소비 증가율이 사상 최장기간 동안 마이너스를 했었다. 그러다보니 가계저축률이 조금 올랐으나 2005년부터 다시 떨어져서 많아야 4% 간신히 넘기고, 못하면 2%, 그 다음에 오르락내리락 거기서 이제 벗어나지 못하는 처지가 되어 미국이 5.4%, 독일은 7%가 넘는다는 한국은 3.4% 수준이다. 우리나라 저축률은 굉장히 여러 가지가 얽혀 있는 현실이다. 가계 저축률 하나만 높인다고 되는게 아니다.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종합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가계저축률이 낮은 것도 문제지만 기업저축률이 너무 높은 것도 문제이다. 기업저축률은 OECD 2위인데, 가계저축률은 OECD하위권이다. 이 말은 우리 경제에서 자금이 돌다가 기업으로 가면 가계로 나오지 않고 흐르지를 않으니까 순환이 안되고 내수가 안 좋아지고 내수가 안 좋아지니까 고용이 안되고 투자가 안되고, 그러니까 자꾸 국민들은 복지를 요구하고 이런 악순환 저성장의 악순환에 빠져드는 것은 아닌지! 저축을 생각하면 피어폰트의 하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인 기업 피어폰트 모건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막대한 유산을 배경으로 철도와 철강에 손을 대 명실상부한 억만장자가 되었다. 그는 어느 날 자기가 오랫동안 데리고 있던 하인의 방문을 받았다. 그는 하인에게 용건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 하인은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으니 하인 생활을 그만두고 편히 쉬고 싶노라고 말했다. 정승 판서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그만두겠다는 하인을 더 이상 잡아둘 수 없어 그는 그럼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원래 살림이 큰 집이니 당장 그만 둘 수 없고 다음 하인이 올 때까지만 있어달라는 것이었다. 하인은 그 조건을 수락했다. 피어폰트가 하인을 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두 사람이 응모를 했다. 그는 개인 면담을 거쳐 그 중 한 사람을 택하고 다른 한 사람을 돌려보내려 했다. 그때 하인은 합격하지 못한 또 다른 하인 응모자를 붙잡았다. 그리고는 당신은 내가 하인으로 고용하겠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하인은 그동안 피어폰트를 모시면서 피어폰트만한 부호는 되지 못했지만 번 돈을 틈틈히 저금하여 이제는 하인을 두고 살만한 정도가 된 것이다. 지금같은 저금리 시대에 예금은 손해라고 해서 움켜쥐고 있어 봤자 불어나는 것도 아니다. 어느 어르신은 나이가 들어 깨달은 사실이 있는데, 인생에는 나를 위로해 주는 것이 세 가지 있는데 첫째는 해로한 조강지처요, 또 하나는 여러 해 키워준 강아지요, 다른 하나는 저금통장이라고 한다. 그러니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저축을 할 수 있는 마음을 제대로 가르치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그들도 하인을 거느리지는 못할지라도 살아가면서 남에게 구걸하는 모습은 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 학생들, 천장에 실내화나 공을 던지지 마세요. 또 대걸레로 장난 놀다가 천장 텍스 부수면 아니 됩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석면의 위험성 때문입니다.” 석면이란 무엇인가? 1급성 발암물질이다. 날아다니는 석면 가루는 크기가 하도 작아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 코로 들어가면 우리의 폐가 망가진다. 지금은 당장은 아무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20년이나 30년 지난 뒤 폐암이 된다. 그리고 대략 6개월 정도 앓다가 생명이 끊어지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석면은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 우리 생명을 앗아간다. 언론에 보도된 실태를 보면 서울 지하철 1∼4호선 42곳에 석면 자재가 남아 있고, 전국 철도역사 10곳 중 7곳에서 석면이 검출되었다. 그 뿐 아니다. 수도권 소규모 어린이 집 가운데 30%에서 석면이 검출되었다. 빗물에 씻긴슬레이트 석면이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학교 건물 45개동을 조사한 결과, 44개동에서 석면이 사용되어 학습환경이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 초‧중‧고등학교 시설은 어떠한가? 유치원을 포함한 전국의 학교 건물 10곳 중 8곳은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남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만363개 학교 중 1만6242개교, 79.8%가 석면천장이 남아있었다. 석면천장이 남아있는 학교 비율은 초등학교가 87%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85%, 고등학교 84%, 유치원 70%였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석면이 날리는 비산 가능성이 커 보이는 깨진 천장이나 구멍 뚫린 천장텍스는 새 것으로 교체해 당장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학교석면 천장텍스 비산시험’ 결과에 따르면 석면천장은 약간만 바람이 불어도 석면 가루가 법적 기준치를 초과해 비산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얼마 전 수원시 초‧중학교 교장회의에서 ‘학교 석면 체계적인 관리방안’ 연수가 있었다. 지금 신설되는 학교에는 석면이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2009년 1월 1일 이전에 세워진 학교에는 석면이 사용되었다. 이 석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국민 건강을 위해 모두 철거하고 무석면 자재로 시급히 교체해야 한다. 그래야 선진국가다. 그러나 국가는 손을 못 대고 있다. 교육청 담당직원의 말에 의하면 경기도내 석면 학교 교체비용이 6천억 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고 손 놓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지금 시행하고 있는 무상급식보다 이런 시설교체에 예산을 먼저 투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일시에 교체할 수 없다면 연차계획이라도 내어 놓아야 한다. 그대로 두어서는 학생들 건강을 해친다. 회의를 마치고 교장실 천장을 살펴보았다. 크기는 작지만 두 곳의 조각이떨어져나갔다. 행정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종일 머무는 교실은? 담당자가 실태조사를 위해 쿨메신저로 협조를 구한다. 교장실 천장은 우선 투명 테이프(사진)로 막아 놓았다. 이제 우리학교는 실리콘을 구입해 석면 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고형화 작업을 조만간 실시할 예정이다. 행정실에서는 석면의 위험성을 알리고 학생들이 장난으로 천장을 파손하지 않도록 협조를 구한다. 천장 텍스 교체도 학교가 함부로 할 수 없다. 석면 제거 등록업체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학교 학생들, 석면 천장을 보호하라는 것. 돈 때문이 아니다. 우리들 건강과 목숨이 관계되는 중요한 것이다. 우리 건강, 석면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아야 지킬 수 있다.
이제 고교 진학을 앞둔 계절을 맞이하여 점수가 낮은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에게 왜 넌 그 학교를 지망하느냐고 물으면 성적이 그것 밖에 안되기 때문이란다. 이 말은 자기도 성적이 좋았다면 다른 학교에 가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다는 아쉬움이 담겨 있다. 특히 중도에 학교를 그만두는 아이들은 대부분이 학업에 관심이 없어 학교를 그만 두고 다른 길을 가게 된다. 근본 문제가 학교때문이라기 보다는 가정문제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은 필자가 근무하는 35명이 넘는 학급당 학생수를 가진 학교에서 개별적 처방을 내려 지도하기란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장기간 중학생을 지도한 경험에 의하면 중학교 때 공부하지 않으면 고교에서 수업을따라가기가 사실상 어렵다. 학습 부진 학생들이 방치하면 안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란 정말 쉽지가 않다. 교육을 상당히 아는 사람이라면 초·중교는 의무교육인데 평균 이하 학생을 학교에서 끌어 올리려 노력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런데도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음을 보고 괴로움을 느낀다. 해외 사례를 보면 교육으로 유명한 핀란드 학교는 60점 이하 학생에게 보충수업을 시킨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2002년부터 낙오학생방지법(No Child Left Behind·NCLB)을 시행 중이다. 공립학교 학생은 매년 읽기·수학 시험을 치르는데 미리 정한 학업 향상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개선이 필요한 학교’로 분류한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일제고사 방식은 특정 과목에 치우치고 부작용이 따른다고 비판하지만 국가가 저소득층 학력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책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더 우세하다는 것도 설득력이 있다. 따라서 현재 초등학교 학업성취도 평가가 없는 상태에서는 학교가 스스로 기준을 정하여 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안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교는 학교에서 수학이 약하니 학부모에게 학원 보내 보충하라는 것보다 아이의 환경을 잘 파악한 선생님이 이들에 대한 지도를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성적이 낮은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개념 이해가 부족해 일대일로 가르쳐야 효과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는 이들에 대한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일반학교에서의 대안적 지도인 대안학급은 이들에 대한 적극적 지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단지 학력 향상에 몰입하기 보다는 중학교 때부터 교육·직업·노동시장 오리엔테이션 과목을 통해 장차 어떤 직업을 가지려면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개별적 처방을 필요로 한다.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는 23일 오후 성교육 전문가 김현주 씨를 초청,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름다운 우리들의 성(이성교제와 성적 자기결정권)’이란 주제로 두 시간 동안 특강을 실시했다. 학생들에게 사전 질문지를 받아 그동안 성에 대한 고민과 궁금했던 점을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했으며 남녀 차이와 이성교제, 우리의 몸, 음란물과 폭력 및 성매매 예방법, 성 평등, 바람직한 결혼관 등에 관해 상세한 설명이 있었다. 이날 특강에는 세미나실 200석이 가득 차 일부 학생들은 복도에 쭈그리고 앉아 강연을 듣기도 했다. 학생들은 그동안 잘못알고 있었던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며, 학생들은 강연이 끝날 때까지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성숙한 강연장 매너를 보여주었다. 이번 특강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성지식을 심어주어 건전한 성문화를 정착시키고 청소년들이 알아야할 각종 성문제에 대한 대처능력 함양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것이다.
광양여중은 25일 5교시 부터 연구학교 공개 보고회와 학부모 대상 수업 공개를 도서실과 소강당, 각 교실에서 개최하였다. '또래조정과 학생자치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의 주제로 연구부장 박윤숙선생님이 갈등 해결(또래조정) 시범 연구학교 공개 보고회와 함께 소강당에서는 교감 선생님께서 '경청, 배려, 발산'이 실현되고 있는 우리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를 학부모님들께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인간이 사는 사회는 모두 갈등이 존재한다. 이 세상은 하나이다. 우리 인간 모두 각자의 세상이 있다. 그러나 이 각자의 세상이 함께 만드는 것이 가정이요, 학교이며, 회사, 국가이다. 지금은 지구 전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작은 조직에서 부터 큰 조직에 이르기까지 갈등이 생기고 해결된다. 이 갈등을 잘 해결하지 않으면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 최근에는 학생들의 갈등이 심하면 학생들의 목숨을 잃게 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사소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선생님이 아닌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발생하는 문제를 또래 조정자를 통하여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려는 취지이다. 이번 연구보고회에는 임석관으로 전라남도교육청 정미자 장학사, 광양교육지원청 이기석 장학사 외 50여분의 선생님들이 참여하였다. 도서실에서 보고회를 가진 뒤 6교시부터 시작된 수업 공개에는 선생님뿐 아니라 학생들도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 각 수업에서는 갈등의 문제를 수업을 통하여 어떻게 반영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수업안을 작성하였다. 수업 참관 후 도서실에서 전체 협의회를 개최 의견을 주고 받으며, 학생 대표들의 또래 조정 역할과 자치회 활동에 대하여 실천한 사항들을 발표하자 참관한 선생님들께서 활발한 학생들의 활동에 학교가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 행사에는 문양오 본교 운영위원장, 학부모회장의 참석과 학부모회 여러분이 안내하는 등 수고를 아끼지 않아 이번 교육발표회가 행사가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