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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학업중단 예방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

전국 초·중등 학생 713만 명 중, 현재 약 28만 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떠나 방황하고 있다. 학교 이탈 학생을 위한 시설로 위탁교육기관 391개, 위기청소년 지역사회 허브기관인 청소년상담복지센터 196개, 청소년 쉼터 103개, 해밀과 두드림 프로그램 50개소가 있지만 제도권 교육을 이탈한 학생의 재진입은 쉽지 않다. 따라서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학교 이탈 학생들 대안 중 시급한 문제는 학교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특별교육 이수기관이 부족하므로 WEE 센터를 야간에도 개방해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이 잘못해 벌점이 쌓이면 선도위원회를 열고 특별교육이수·사회봉사활동 등의 처벌이 결정된다. 그런데 대상 학생이 특별교육을 이수하려면 보통 2주가 지나야 가능해 피해·가해 학생 간 매우 불편한 학교생활을 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수백 억 예산이 들어간 WEE 센터의 적극적 활용을 제안한 것이다. 야간 개방에 예산이 문제라면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면 된다. 전문상담사 등 자원봉사 인력을 활용해 WEE 센터를 야간에도 운영하면 청소년들의 정서함양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WEE 센터 야간 개방과 더불어 학교 내 상담 프로그램과 학업중단 숙려제, 학교 밖의 지역청소년종합지원센터(CYS-Net)를 더 유기적으로 결합·연계해 ‘학업중단학생지원 종합시스템’을 구축·운영해야 한다. 여러 위기 청소년의 심리적·경제적·학업적·대인 관계적 어려움 해결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는 기관 간 협력 속에서 필요 학생에게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것이 좋다.

둘째, 학교 내 ‘미니 갤러리’ 설치 등 문화 활동을 전개하자. 학교 전체를 화원처럼 꾸민 다거나 복도를 갤러리로 꾸며 놓으면 학생들의 정서순화에 도움이 돼 학교폭력·학교이탈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미니 갤러리’와 같은 다양한 예체능 활동은 학생들의 창의성 계발과 학생과의 소통에 좋은 프로그램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고민 상담이 훨씬 쉬워지고 부드럽게 진행된다. 또 학교 내 미니 갤러리 운영을 통해 선생님들 역시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학생들을 교양인·문화인으로 키워나가는 멘토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 방과 후 갈 곳 없는 학생을 위해 힙합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소통 방법이고 학생들의 공동체 의식도 크게 향상될 것이다.

셋째, 부모님과 ‘대화의 날’을 정하자. 십 대(Teenagers)가 편지쓰기(Letter)로 부모(Parents)와 따스한 보금자리를 만들어가는 ‘텔레파(TeLePa)시(始)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 학업 중단 학생 혹은 비행청소년이 되는 가장 큰 원인은 부모로부터의 심한 구타, 가정불화 등 학생과 부모 간의 불통에 있다. 가정은 학생과 부모가 소통하는 최후의 보루인데, 이것이 무너지면 학생들은 깊은 절망감·소외감에 휩싸여 가출 충동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학생과 부모 간의 ‘대화 회복 방안’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교육청 혹은 정부에서 매달 마지막 토요일을 부모와 대화의 날로 선포하고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운동이 함께 돼야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학교에서는 ‘대화의 날’에 대한 소감문을 받아 면담자료로 이용하고 언론에서는 ‘마음 전달하기’ 편지쓰기를 통해 부모와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달라진 모습을 매달 방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넷째, 전문계 중학교를 신설해야 한다. 아일랜드에서는 직업 탐색의 해(Transition year)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자신의 적성을 찾아 진학을 결정하기 때문에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그런 만큼 학교이탈 학생이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자신의 적성과 직업을 찾는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이런 취지에 발맞춰 ‘전문계 중학교 신설’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진로직업탐색교육을 하고 적성에 따른 직업기술전문교육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전문계 중학교는 학업중단 학생들에 대한 대안적 교육기관의 기능 뿐 아니라 심화 전문교육의 초석이 될 수 있다. 전문계 중학교 졸업 후 마이스터고에 진학하면 명장으로의 지름길이 된다. 만약 이 제도가 정착된다면 학벌폐해 극복은 물론이고 전문직업인에 대한 사회우대 풍조를 형성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초·중등 학생의 학업중단 비율을 감소시키고 학교 밖 청소년들의 탈선을 막기 위해서는 특정 기관의 노력만으로 부족하다. 가정․학교뿐만 아니라 학교 밖의 다양한 기관, 지역사회가 서로 유기적 관계를 맺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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