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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희야, 이제 2014년 새해가 밝아 왔구나! 네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준비한고등학교에 합격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특별히 다른 분위기에서 공부하겠다고 많은 친구들이 가는 학교와는 다른 학교를 택한 너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네가 그 학교에 가서 내신이 불리할까봐 걱정하는 마음이 들었단다. 상당수의 학생들이 진학시에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학교를 결정한 후 내신이 불리하니 그 학교를 그만두고 1년 후 다른 선택을 한 너의 선배들을 지켜 본 것 때문이다. 학교생활은 단순히 대학진학만을 위하여 수능준비만을 하도록 하는 곳이 아닌 공동체 생활을 통한 내신관리를 기본으로 하는 조직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그래서 예비 고1 학생들은 고등학교 내신 관리와 수능 준비는 물론 자신의 적성을 고려해 인문, 자연계의 진로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순위를 정해 준비해야 한다. 고1은 대학입시에서 뜻하는 결과를 이루기 위해서 초석을 다져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따라서 예비 고1은 마음가짐부터 달라져야 한다. 고1이 되면서 3월, 6월, 9월, 11월에 모의고사가 실시되고 사이사이에 중간·기말고사가 있어 거의 매월 시험을 치르게 된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중학 3년간의 학습방법을 냉철하게 돌아보고 ‘잘 아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을 구분하여, 부족한 부분의 학습을 확실하게 해 두는 것이다. 내신 대비를 위한 공부 방법과 수능까지 내다보는 장기적인 공부계획, 과목별 전략에 따른 시간 배분 등을 생각하면서 공부 계획을 수정해 나가야 한다. 첫재로, 목표 설정과 평상시 공부 습관화이다. 고등학교의 공부는 중학교 때와 다르다. 중학교 때 성적이 좋은 학생이 고교 진학 후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중학교와 고교 시험의 차이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학시험이 수업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는지를 묻는 형성평가 중심이라면 고교시험은 서열화를 위한 평가시험이거나 작은 수능시험이라 할 수 있다. 시험 범위 지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아진다는 것을 알고 폭넓게 공부해야 한다. 따라서 고1 때부터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확실한 학습계획을 세워 기초를 튼튼히 다져야 대학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다. 또 고등학생은 수능과 내신 공부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1년 내내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므로 공부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둘째, 철저한 내신 관리는 기본이다. 고입에 비하여 대입에서의 내신 비중은 현격히 떨어진다. 정시모집은 수능 위주로 선발하고, 수시모집은 학생부·논술 위주로 선발하지만 상위권 대학에서 학생부의 실질 반영률은 10% 이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신 비중이 낮다고 하더라도 내신은 수능의 기초를 세워줄 수 있는 공부이기 때문에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특정 과목에 치중하지 말고 주요 과목(국·영·수·사/과)을 중심으로 공부계획을 세워 내신에 대비해야 한다. 평상시와 방학기간에는 수능대비 학습을 중심으로, 중간·기말고사 3~4주 전부터는 내신대비 학습에 주력해야 한다. 탐구영역은 고2 때부터 시작해도 되므로 내신기간에만 공부하고, 1학년 때에는 국·영·수를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을 권한다. 국·영·수 내신 준비의 경우 국어는 중학교 3개 학년의 교과서를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중학 기본개념이 잘 정리돼 있으면 고교 공부에서 자신감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교입학 전까지 선행학습보다는 중학교 과정 총정리에 초점을 맞춰야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비교과 영역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분야이다. 학생부는 교과와 비교과로 구분되는데, 흔히 내신이라 하면 교과 성적을 얘기한다. 그러나 최근 입학사정관에서는 각종 대회 수상기록, 출결, 봉사활동, 어학시험 성적, 학생회 활동 등 비교과 부분이 중요해지고 있으므로 비교과 영역도 관리해야 한다. 보통 고교 1~2학년 때는 비교과를 준비하고, 3학년 때 서류 평가 준비 및 비교과 내역에 대한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선호되는 비교과인 텝스를 비롯한 각종 어학능력시험은 문과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주요 대학들이 수시모집에서 글로벌 전형이나 어학 특기자 전형을 통해 상당수의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이과의 경우에는 수학·과학 경시대회를 통해 특기자 전형에 응시하면 유리하다.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겨울방학 동안에 개념 학습과 더불어 기출문제를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다만 주의할 점은 비교과 영역을 준비하는 데 따로 엄청난 시간을 할애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봉사활동이나 독서, 체험활동 등 평소 짬짬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교과목별 과목 학습 전략을 항상 머리에 생각하면서 추진한다면 결코 후회함이 없는 고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너의 선택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나에게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인다.
2014년부터 교육감과 학교의 장에 학생건강증진을 위한 책무성 강화되고 학교에서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이 의무화된다. 국회 본회의(’13.12.10.(화))에서 학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이통과되었는데 이번 학교보건법 개정은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학교폭력 및 학생위험 제로 환경 조성」을 실효성 있게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추진되었다. 개정 법률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육감에게 학생의 건강증진을 위한 학생건강증진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여, 교육감의 학생건강증진을 위한 책무성을 강화하고, 그간 교육청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지원되었던 학생 정신건강 관련 검사비, 치료비 등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대구시교육청의 경우, 학생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경북대 의대․영남대 의대 등 31개 병․의원과 상호 협력하여 학생들의 치료를 돕고, 치료비를 지원 (1,900여명, 7억3천만원 지원, ’12년)한바 있다. 학교의 장에게는 매년 실시하는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학생에 대한 상담 및 관리, 전문상담기관 또는 의료기관 연계 조치를 의무화하였다. 2012년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 대한 관리를 위한 전문기관 연계․관리 현황을 보면① Wee센터 (29.6%, 66,271명), ② 보건소 내 정신건강증진센터 (12.9%, 28,937명), ③ 청소년상담센터 (4.2%, 9,407명), ④ 병원․의원 (4.1%, 9,103명)이다. 우리 나라 학생들이 가지는 각종 스트레스로 인하여 정서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데 이제 법적으로 이들을 지원하려 하게 되었다.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경함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대하여 학교의 장이 나서야 하겠다.
서울대가 2015학년도부터 문과생들의 의학계열 교차 지원을 허용하기로 한 방침을 철회했다. 서울대는 2013년 12월 27일 “수의과대학 수의예과, 의과대학 의예과,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에 수능 응시영역에 따른 문·이과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입시안의 2015학년도 시행을 유예한다.”라고 하며 “추후 교육 여건 및 사회 환경을 고려하여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대는 11월 14일 ‘201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주요 사항’을 발표하면서, 기존의 간호대·건축학과 외에 의대·치대·수의대에도 문과생 지원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당시 발표 내용에 의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이과 수학(수학B)과 과학탐구 대신에 문과 수학(수학A)과 사회탐구를 치른 수험생에게도 응시 기회를 준다는 것이었다. 당시 서울대 방문석(재활의학) 교수는 “대학에서 문과를 전공하다 의대 본과에 편입한 학생들도 무리 없이 학업에 적응하고 있다.”라며 교차 지원 허용을 환영했다. 다시 말해서 한 달 만에 서울대는 중요한 입시 정책을 뒤집었다. 문과 학생들에게 의학 계열 입학을 허용했다가 다시 번복을 한 것이다. 입장을 변경한 배경에 대해 서울대는 입시 제도의 급격한 변화가 초·중등 교육 현장과 수험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입학정책위원회, 입학고사관리위원회, 학사위원회 등 소정의 절차와 논의를 거쳐 시행 유예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교차 지원 허용은 외국고등학교와 국제고등학교가 인기를 끌고, 일반고의 하락이 더욱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 이미 2014년 특목고, 비평준화고등학교 인기가 올라간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의대에 집중하면서 기초 학문이나 기타 학문의 불균형이 가속화될 문제점도 있다. 그러나 문·이과 교차지원은 어차피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다. 즉 앞으로의 시대는 계열을 뛰어넘는 학문의 세계가 온다. 서울대도 문·이과 교차지원 허용한다는 발표 당시 융·복합 시대에 부응하는 인재를 육성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의대 등의 문과생 진학 허용은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는 융합 학문의 시대정신에 부합하기 위한 것이다. 당시 조치에 대해 50년 넘은 문·이과 구분 제도의 폐해를 줄이자는 취지라고 밝힌 바 있다. 고교 때 정한 문·이과 구분을 대학 학과 선정에까지 적용해 학생들의 진로 결정을 제한하는 것은 스스로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의 입시 정책의 변경에는 개운하지 않은 면이 있다. 서울대의 입시 정책의 번복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개입했다. 대교협은 서울대의 발표에 전형안 재고를 요청했던 바 있다. 당시 대교협은 교차 지원을 허용한 서울대 입시안이 외고 등 일부 특목고에만 유리해 일반고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것을 지적했다. 결국 서울대는 대교협의 요청에 따라 입시 정책을 변경한 것이다. 물론 서울대는 대교협의 구성원으로 재고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서울대의 문·이과 교차지원 입시 정책은 시대적 과제이다. 교육부도 2021학년도에는 수능을 통합형으로 치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대의 입시 정책은 그 발판을 마련하는 준비 단계였다. 그런 점에서 정책의 번복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서울대는 우리나라 대학의 중심에 있는 학교다. 이미 서울대가 의대 진학에서 문·이과 장벽을 없앰에 따라 이에 동참하는 타 대학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대학들은 대입 전형안을 대교협에 제출할 때도 서울대 발표안을 보고 한다. 따라서 서울대의 입시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 서울대를 준비하는 학생, 학부모 등을 배려하는 것을 떠나서 우리나라 입시 정책의 큰 줄기가 됨을 명심해야 한다. 대학 입학 전형 제도가 어떻게 수립되고 운영되는가는 우리 중등 교육의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서울대 측은 입시 제도의 급격한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는데, 입시 정책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더 바람직하지 않다. 안정적인 입시 정책만이 공공성을 확보하고 신뢰성을 얻을 수 있다. 입시 정책은 입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아울러 잦은 정책의 변화는 사교육 시장으로 번져 피해가 심각하다. 우리는 21세기를 앞두고 문명사적 전환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도전에 적절하게 부응하지 못하면 낙오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인식 아래 교육 내용과 방법 등이 변해야 한다. 최근 학문의 추세는 경계 허물기이다. 서울대가 애초에 의도한 의대 등의 문과생 진학 허용은 이러한 시대정신의 실천이다. 말로만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는 융합 학문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학의 경쟁력이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만을 유치하고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 서울대는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 맞는 입시 정책을 설계해야 할 운명도 안고 있는 것이다.
시은아! 2014 갑오년 새해가 밝아왔구나. 시간은 이렇게 가go 오go 하는 게 인생이 아니겠니? 무엇보다도 시대의 흐름을 잘 읽어 모두 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 시기임에도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한 너에게 축하를 보낸다. 요즘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려운 주위의 젊은이들의 삶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올해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했다는 어느 청년의 글은 “안녕들 하시냐길래, 올 한해 내 삶을 돌아봤어요”로 시작한 글을 읽었단다. 봄에는 학점을 따기 위해 공부만 했어도 B+밖에 못 받았고, 평점이 4.0이 넘었지만 학점 괴물들 탓에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고 탄식했다. 여름에는 새벽 6시부터 학원에서 토익 공부를 했고, 가을에는 ‘진짜 나’는 하나도 들어 있지 않은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푸줏간에 걸린 돼지고기가 된 것 같았다고 자학했다. 면접에 실패해 신생아처럼 우는데 들려온 “이 세상 살다 보면 슬픔보다 기쁨이 더 많다는 걸 알게 될 거야”라는 이문세의 노랫말은 그에게는 ‘터무니없이’ 해맑게 들렸다니 우리는 제각기 자기의 입장에서 들려오는게 아닐까? 넌 일찌기 수도공고를 선택하여 자신의 길을 당당하게 가는 것을 보니 정말 대견스럽다. 네가 다닌학교의 취업률이 올해 94%를 넘었다니 자랑스럽구나. 그러나 취업이 전부는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는 마음으로 세상에 나가기 바란다. 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대학에 진학하기만을 고집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할 것이다. 난 너처럼 발상을 바꾸고 방법을 찾으면 못할 게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올해 우리학교 졸업생 가운데도 전체 성적이 2%내에 드는 학생이 특성화 고교를 진학하였단다. 그러나 아직도 이 땅의 대다수 젊은이는 수능과 대기업 공채라는 ‘외길’에 갇혀 좌절하고 있다. 우리 나라 젊은이들 실력은 최고다. 25~34세 대졸 비율은 6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영어 실력은 비영어권 1등, 수학은 세계 1위다. 하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다니 1위면 무슨 도움이 되겠니?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서 행복한 20대는 절반(46.4%)이 안 됐다. 20대들의 걱정의 절반(53.2%)은 "일자리와 교육”이라고 한다. 한국의 청년 고용률은 40.4%로 OECD 평균(50.9%)에 한참 모자란다. 원인은 고학력에 따른 대기업 지원 쏠림, 지방 근무 기피 등에 따른 미스매치(구인·구직 불일치)다. 경기개발연구원은 미스매치에 의한 실업자를 40만 명으로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실업 손실 추정을 대입하면 장기적으로 약 30조원의 소득이 날아가고 있다. 청년단체인 청년유니온에 따르면 이력서 한 장을 쓰는 데 필요한 스펙 비용도 1인당 4269만원에 달한다니 이 돈은 누가 부담하고 있을까. 이렇게 해도 벽은 높다.아직도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취업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다. 4수 중인 김모(29)씨는 학점 4.3점(4.5점 만점)에 토익은 900점에 육박한다. 그는 “그저 그런 기업에 갈 수 없다는 압박감에 접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1996년 대학자율화 이후 대학이 많이 설립되어 대졸자가 급증하면서 ‘대학 나왔으니 대기업에 가야 한다’는 도식적 사고에 모두가 갇혔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에 대하여 정치인과 행정을 한 지도자들이 결국 책임을 져야하는데 지금 책임지는 정치인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 형편이다. 넌 이제 평생학습시대를 대비하여 네가 정말 하고 싶은 공부가 무엇인가를 찾아보기 바란다. 그리고 그것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직장에서도 네가 없으면 안된다는 상사의 말이 나올 수 있도록 네 자신을 잘 갈고 닦기를 바란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기에 학습하지 않고는 변하는 시대를 따라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 네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으니그렇게 지칠 필요도 없으니 얼마나 다행이니.무엇보다 건강도 잘 챙기면서 삶의 여유를 만들어 가기 바란다.
학교에서 가장 위험한 곳은? 학교에서 가장 위험한 곳은 어디일까? 사람마다 답이 다를 것이다. 어른들은학생 자살이 증가하고 있어'혹시 옥상 아닐까?'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옥상으로 통하는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다. 그러나 자살하려는 사람들은 학교보다는 아파트를 택할 것이다. 학교에서는 추락 위험을 막으려고 창문마다 안전 바(bar)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 학교 보건교사, 행정실에 위험한 곳을 알려준다. 미리 안전 조치를 취하여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그 곳은 바로 동쪽과 서쪽 현관 출입구 경사로다. 장애인 휠체어 이동로인데 우리 학교엔 지체장애 학생이 없다. 그럼 이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급하게 내려가다가 넘어져 다치는 것이다. 눈이라도 오거나 빙판이 졌을 경우, 사고 위험은 크다. 교장인 필자도 학교 순회 중 이 곳을 이용하여 보았다. 학생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 정상인도 위험하다. 특히 실내화를 착용하고 내려가다가는 금방 넘어진다. 미끄럼 방지 시설이 필요하다. 그러면 보건교사는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대화를 나누어 보니 금방 알겠다. 본인이 직접 이용해 본 것은 아니고 학생들에게서 들었다고 한다. 보건반 동아리를 맡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였던 것. "우리 학교에서 가장 위험한 곳을 직접 찾아 보세요?" 그래서 학생들이 찾아낸 것이다. 이런 것을 눈높이라고 한다. 학생의 입장에서 찾아보는 것이다. 어른들의 시각과는 다르다. 아마도 이런 의견을 낸 학생은 직접 몇 차례 경험해 보았으리라. 그러나 학교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때마침 보건교사가 찾아 보라고 하니 넘어질 뻔한 경험이 떠올랐을 것이다. 작년 2학기 때 부터 행정실장과 이 문제를 의논하였다. 임시로미끄럼 방지 테이프도 봍여 보았다. 그러나 그 테이프는 오래가지 못하고 금방 떨어지고 만다. 습기에 약하다.미끄럼을 방지하는데 제 구실을 못한다. 학생들이 발로 비비면 금방 떨어진다. 경사 대리석에 일자로 홈을 파내어 저항을 주는 것도 생각해 보았다. 이것은 학생들이 운동화로 밟고 지나가면 홈이 메워지고 만다. 그러면흙이 메워진 홈을 긁어내야 한다. 홈이 흙으로 가득 차 있으며 미끄럼 방지 기능을 못한다. 그럼 어떻게 할까? 매트 설치도 생각해 보았다. 매트는 거추장스럽다. 쉽게 이동하므로 관리가 곤란하다. 또 수명이 짧다. 보기에도 흉하다. 현관 바닥 색깔과어울리지않는다. 그러고 보니 학교의 작은 시설물 하나 설치하는데도생각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장고 끝에 행정실에서 안(案)이 나왔다. 바로 슬립 키퍼(slip keeper) 고정시키기. 미끄럼 방지 재료가 떨어져 나가지 않게 나사로 고정시키는 것이다.한 곳에 6개의 슬립 키퍼를 붙인다.두 곳이라 총 12개가 설치되었다. 이렇게 하면 우천 시에도 견딜 수 있고장기간 제 구실을 할 수 있다. 소요비용은 70여만원 정도다. 학교장이 할 일, 여러 가지가 있지만최우선은 위험 시설 미리 발견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 아닐까?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치고 오면 학부모는 학교를 신뢰하지 않는다. 이것은 나아가 국가 공신력 실추로 이어진다. 사고는 예고를 하지 않는다. 관심과 사랑으로 미리 조치를 취해야만 예방할 수 있다.
나는 오랫동안 인도를 여행하고 싶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나라,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나라, 수많은 신들이 삶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나라, 동물과 인간이 한 공간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나라에 가서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기를 열망해왔다. 그 첫 번째 기회가 왔다.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한 달 동안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그때가 2005년 1월이었다. 나는 인도대사관에 찾아가서 직접 비자를 발급받고 비행기 표를 사가지고서는 배낭하나 걸쳐 메고 무작정 콜카타(캘커타는 영국식민지 시대의 이름)로 향했다. 첫 도착지로 캘커타를 정한 것은 그곳에 테레사 수녀가 운영하는 ‘사랑의 선교회 ’ 본부가 있기 때문이다. 가는대로 바로 그곳에 가 ‘임종의 집’에서 5일 정도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유는 그곳이 바로 동양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인 라빈드라나드 타고르가 출생하여 성장한 곳이기 때문이다. 일정에 따라 나는 콜카타에 여장을 풀고 닷새 동안의 봉사활동을 하고 타고르의 옛 집을 방문하였다. 이후 나는 아그라-사르나트-카주라호-바라나시-뉴델리를 한 달 동안 관광하였다. 그때 콜카타에 머물면서 나는 기차를 타고 200여km 떨어진 산티니케탄이란 곳을 잠깐 다녀왔다. 원래 일정엔 없었는데 여행 안내소에 타고르가 학교를 세워 교육 사업을 하고 집필활동을 하던 곳이라고 소개되어 있어서 부랴부랴 기차표를 사서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온 곳이다. 그때 느낀 개발되지 않은 조용한 시골도시라는 것과 거대한 규모의 대학 캠퍼스가 고색창연하지만 무척 낙후되었다는 인상만을 안고 하루 밤 묵어 바로 콜카타로 돌아왔다. 그 후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했고 인도를 다시 가고 싶었다. 2012년 1월 역시 혼자 비자를 발급받고 비행기 표를 구입하여 2월초 콜카타로 떠났다. 이번 일정은 콜카타에서 1주일 정도 묵었다가 바로 산티니케탄으로 가서 나머지 70여일을 그곳 타고르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고장에서 묵기로 계획을 세웠다. 미리 호텔이나 하숙집을 예약하고 간 것이 아니었다. 현지에 가서 모든 것을 해결하기로 하고 떠났다. 콜카타에 도착하여 7년 전에 여러 번 묵었던 게스트하우스로 찾아가니 옛날의 그 지배인이 여전히 근무하고 있었다. 나를 기억하느냐고 하니까 기억난다고는 하지만 반가워하기보다는 그저 덤덤한 반응이었다. 숙박업소 특성상 수없이 많은 여행객이 드나드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그때 근무하던 젊은이 두 사람은 없었다. 이튿날 나는 다시 사랑의 선교회가 운영하는 ‘임종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려고 찾아 갔더니 내부는 텅 빈 채 건물 내 수리작업이 한창이었다. 작업하는 인부들만 눈에 띄었다. 자초지종을 물으니 인부 하나가 나를 데리고 2층 수녀님에게로 데리고 갔다. 건물 내부공사를 하고 있으며 여기 있던 환자들은 모두 다른 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다. 공사가 끝나면 다시 환자들을 이곳에서 돌볼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이튿날 나는 시티 투어 버스를 타고 콜카타의 박물관, 사원, 기념관 등지를 두루 구경하였다. 콜카타에서 며칠 머물다가 나는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목적지인 산티니케탄으로 출발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나는 인도에 대한 여러 권의 책을 준비했다. 관광 안내 책뿐만 아니라 인도여행기, 타고르 시집, 타고르의 소설 등도 챙겼다. 그중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책이 곽재구 시인이 쓴 “내가 사랑한 1초들”과 하진희 교수가 쓴 “산티니케탄”이라는 책이다. “내가 사랑한 1초들”은 곽 시인이 1년 6개월 정도 산티니케탄에 머물며 체험했던 내용을 시적인 문장으로 기술한 산문집이다. 그리고 “산티니케탄‘은 비슈바바라티 대학교에서 유학을 했던 하진희 교수가 쓴 산티니케탄의 다양한 면모를 체험담을 곁들여 기술한 책이다. 이 책들은 산티니케탄을 이해하고 여행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산티니케탄에 도착하니 급선무가 숙소를 정하는 것이었다. 릭샤를 타고 2005년도에 하루 묵었던 산티니케탄 호텔로 가자고 했다. 가서 매니저와 얘기하면서 예산과 맞지 않는 숙박료 때문에 포기하고 다시 릭샤에게 하숙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했더니 두세 군데 들러 한 로지 하우스(Lodge House)로 갔다. 주인집 아주머니와 흥정이 잘 되어 비교적 싼 가격에 2개월 머물기로 합의를 보았다. 2층 방이었는데 대학생 두 명과 함께 쓰는 조건이었다. 숙소를 정하니 마음이 홀가분했다. 아주머니와 의견을 절충하여 세 끼 식사까지 하숙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두 달 용돈 수준의 돈으로 두 달 동안의 숙식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그때부터 나의 산티니케탄 생활은 시작되었다. 우선 알고 싶고 찾아가보고 싶은 곳이 타고르기 세운 학교다.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원까지 한 대학 캠퍼스에 산재해 있었다. 나는 밥만 먹으면 대학캠퍼스를 찾았다. 캠퍼스 한 쪽에 망고나무숲(Mango Groves)이라는 아름드리 망고나무가 빼곡한 평평한 숲이 있다. 이곳이 유명한 숲속 교실이다. 타고르는 학생들에게 지식보다 먼저 자연과의 친화적 교육을 통하여 인성과 창의성을 배양시킬 것을 강조했다. 타고르 생존시절부터 시행되어온 그러한 전통은 지금도 변함없이 100여 년 이상 이어져 오고 있다. 아침 일찍 망고나무 숲으로 가면 여기 저기 나무 아래 이삼십 명씩 학생들이 둘러 앉아 수업을 받고 있다. 나무 밑에 반달 모양의 아주 낮은 시멘트로 된 울타리가 있는데 그곳이 바로 교실이다. 아름드리나무엔 쉴 새 없이 다람쥐들이 오르내리고 수많은 새들의 노래가 그치지 않는 나무 밑에서 그들은 수업을 받고 있었다. 물론 과학실험이나 미술이나 음악처럼 특별한 시설이나 장비가 필요한 경우는 예외겠지만 그들은 그런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다양한 동식물과 함께 대자연 속에서 인생과 우주의 원리를 깨우쳐가고 있었다. 캠퍼스 내엔 온통 타고르의 기념물들로 가득하다. 타고르가 예배를 올리던 사원, 타고르가 산책을 하던 산책로, 타고르가 집필활동을 하던 다섯 재의 집, 그리고 타고르가 직접 가꾸던 장미 밭도 그대로 남아 있다. 타고르 기념박물관을 꼭 방문하고 싶었는데 대대적인 내부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관람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나는 주인집에서 쓰던 낡은 자전거를 수리하여 타고 다녔다. 서너 시간을 걸려 시 외곽지역 농촌마을에도 가고 한 시간 남짓 걸려 숲속에서 열리는 주말 마켓에도 갔다. 들녘엔 염소와 소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멀리 마을 인근 호수에는 여자들이 옷을 입은 채로 목욕을 하고 한쪽에선 소를 호수에 몰아넣고 목욕시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나는 텅 빈 들판에 앉아 망연히 인도의 시골마을 바라보기도 하고 멀리 호수를 바라보며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인생과 우주에 대하여 생각에 잠기곤 했다. 산티니케탄 도시의 거리도 2005년에 잠깐 보았던 거리가 아니다. 그때는 자전거 행렬이 무척 한가로워 보였는데 7년 후인 2012년엔 엄청나게 늘어난 차량행렬로 거리는 온통 먼지와 경적소리로 가득했다. 인도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었다. 산티니케탄이란 도시 이름은 ‘평화의 마을’ 혹은 ‘평화가 깃든 곳’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평화스럽던 마을이 지금은 생존경쟁으로 아우성치는 것 같아서 짧은 기간 머무는 나그네에게도 안타까움을 안겨 주었다. 내가 머물고 있던 하숙집엔 데바(데바르밥 로이)라고 하는 주인집 아들이 하나 있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었다. 타고르가 세운 비슈바바라티(Visva Bharati) 대학 일본학과에 진학하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데바도 우리처럼 과외 선생이 방문하여 지도하곤 했다. 데바는 결국 3일간 나눠 치룬 입학시험에서 합격하였다. 그 시험 중에 악기를 하나 다루는 것과 수공예품 하나를 만드는 시험이 있다는 것이 좀 특이했다. 데바는 지금도 가끔 페이스북을 통하여 소식을 전하곤 한다. 데바 외에 대학생 6명의 대학생이 하숙을 하고 있었다. 나와 한 방을 쓰는 사누, 바바이 말고도 아랫방에 사는 띠와리와 우짤, 옆방엔 딥과 다다가 있었다. 물론 원래의 긴 이름은 따로 있는데 평상시에 부르는 애칭 같은 이름이다. 핛생들은 수시로 내 방에 들러 수다를 떨고 궁금한 걸 물으며 무척 사이좋게 지냈다. 그 아이들은 나를 엉클(삼촌 Uncle)이라고 부르며 따랐다. 하루는 하숙집 옥상에서 닭고기 파티를 얼기도 했다 모두 똑같이 돈을 걷어 닭도리탕을 만들고 모처럼 보드카도 두병 준비하여 파티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는 주인집 아들은 물론 주인아주머니 내외도 참석하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내가 어렸을 때 보던 그 찬란한 별밭을 다시 보려면 아무래도 히말라야 어느 산골마을을 찾아가야 할까보다. 어디를 가든 어린이들은 천진난만하다. 나는 인도에서 여러 명의 아이들을 만나 사진도 찍고 영어를 하는 아이들 하고는 대화도 나누었다. 하숙집에 찾아온 어린 여학생과 대화를 나눠보았는데 그 유창한 영어에 혀를 내둘렀다. 영어로만 수업하는 학교란다. 그런가하면 숲속학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도 캠퍼스에서 자주 만났다. 그들은 스스럼없이 내게 다가와 말을 걸곤 한다. 나는 그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너무 좋아 오랫동안 얘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전혀 때 묻지 않은 인간의 순수한 본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아이들 같았다. 한번은 산티니케탄 인근의 시골로 가서 넓게 펼쳐진 숲속을 걷고 있었다. 마치 원시의 아이 같은 아이들을 숲에서 만났다. 말이 전혀 통할 리가 없었다. 그래도 그들은 전혀 경계하는 눈빛 없이 맑은 눈망울을 반짝이고 있을 뿐이다. 지금도 타고르가 머물던 다섯 채의 집으로 인도 전역에서 순례객들은 모여들 것이다. 단지 관광이나 견학 차원이 아니다. 타고르에 속한 모든 것은 신성시되고 타고르는 인도에서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실제로 타고르의 시를 읽으면 시성으로 추앙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그만큼 그의 시는 신비롭기도 하고 성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문학뿐 아니라 그는 민족의 지도자요, 사상가이며 음악가이고 화가이며 무엇보다도 위대한 교육자다. 그가 세운 학교 캠퍼스와 그의 옛집엔 오늘도 순례객들로 붐빌 것이다. 그가 만든 음악은 그곳 지역방송에서 온종일 울려 퍼질 것이고 서점가엔 계속해서 그와 관련된 연구서적들이 출판되어 나올 것이다. 그곳에 머무르며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면 비슈바 바라티 대학에 한국학과가 아직 없다는 것이다. 일본학과는 수십 년 전에 설립되어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오고 있는데 아직 한국학과가 없다는 것은 우리 정부의 대처가 미숙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하루빨리 전 세계 젊은이들의 상호교류를 위해서 타고르가 설립한 대학에 어서 한국어과가 세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안고 나는 귀국길에 올랐다.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맞이는 지상파 방송 3사가 내보낸 연말특집 가요 프로들이 특히 요란스러웠다. ‘2013KBS가요대축제’(2TV)와 ‘2013KBS트로트대축제’(1TV), '2013MBC가요대제전, ‘2013SBS가요대전’ 등이 그것이다. KBS가 가장 빠른 12월 27일과 30일, MBC 31일, SBS가 29일 밤 각각 연말특집 가요 프로를 방송했다. ‘연예대상’, ‘연기대상’ 등도 있었지만, 가요 프로가 특히 요란스러웠다고 말한 것은 방송시간과 그 스케일 때문이다. ‘2013KBS트로트대축제’를 빼고 3개의 가요 프로는 장장 4시간내외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다. 그것들을 집에서 TV로 지켜본 필자는 내내 느긋했다. 그러나 “방송사 가요대전은 중고생 ‘귀가대전’”(서울신문, 2013.12.31)이란 기사를 대하니 생각해볼 점이 있어 보인다. 요점인즉 방청객으로 참여한 10대 중∙고생들이 방송 종료 후 귀가하기 수월치 않다는 것. 심지어 가요대전이 끝난 날 킨텍스(SBS)나 드림센터(MBC) 주변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단다. 방송사들이 어쩔 수 없다며 발뺌만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방청객의 대다수인 10대 중∙고생들로 인해 연말특집 가요 프로가 그만큼 활기차면서도 역동적인 축제 프로로 방송될 수 있어서다. 방송시간을 앞당기거나 셔틀버스 운행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가수들이 특정 방송사에 전속된 것도 아니니 3사 공동 제작의 가요대축제도 생각해봄직하다. 연말특집은 방송 날짜가 서로 달라 그만큼 보고 즐길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3인 3색’의 쇼 프로였다. 굳이 평가하자면 3사 중 ‘2013SBS가요대전’이 연말특집 가요 프로로서 그 본령을 어느 정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2013년을 뜨겁게 달군 대박의 하나인 트러블 메이커의 ‘내일은 없어’를 볼 수 없어서다. 더욱 의아스러운 것은 SBS나 MBC 모두 트러블 메이커 현아(포미닛)와 장현승(비스트)이 출연했는데도 정작 ‘내일은 없어’ 공연이 없었던 점이다. 스페셜이란 이름으로 펼쳐진 공연이 적지 않았는데, 참 의아스런 대목이다. ‘2013MBC가요대제전’에 지드래곤이 나오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13MBC가요대제전’의 경우 태진아 등 트로트 가수 끼워 넣기라든가 인순이 무대 등 아이돌 가수 일색의 고정적 틀을 탈피하려 한 시도는 좋아 보인다. 다소 뜬금없어 보인 컨셉일망정 아이돌 가수들의 ‘트로트에 동화되기’ 몸동작 등 평소 보기 힘든 장면들을 덤으로 보는 ‘눈 호사’를 주어서다. 그러나 연말특집 가요 프로로 인한 정규방송 결방은 문제로 남는다. 특히 MBC ‘기황후’는 시청률 20%에 육박하는 꽤 인기 높은 드라마이다. 그런 드라마를 월요일엔 ‘2013MBC연기대상’, 화요일엔 ‘2013MBC가요대제전’으로 2회 연속 결방시킨 것은 문제다. 스스로(방송사) 귀히 여기지 않으면 남(시청자)도 그렇게 하게 되어있음을 몰라서 그런 것일까? 3사 공통으로 사회자들의 ‘무식한’ 멘트도 여전했다. 가장 거슬리는 게 존대보조어간 남발의 극존칭이다. 가령 “준비가 되셨는지”는 “준비가 되었는지”로 표현해야 맞다. “기획은 이효리 선배님이 다 하셨답니다”도 “기획은 이효리 선배가 다 했답니다”로 해야 정서법(높임법)에 맞는 멘트이다. TV방송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앵커가 뉴스에서 ‘박대통령님’이라 하지 않고 ‘박대통령’이라 말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사회자에겐 선배일망정 그렇게 높여 표현하면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더욱이 대개 20대 초반의 어린 아이돌 가수들에게 극존칭을 예사로 써가며 사회를 보고 있어 굉장히 불편하거나 거역스러웠다. 사회자의 출연자에 대한 극존칭 대화는 시청자 무시하기 내지 국민 깔보기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얼마 전부터 창의와 창조라는 말이 화두가 되고 있다. 무한경쟁 기업의 세계에서 요구되는 요건이 되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님은 ‘마누라 빼고는 다 바꿔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창조라는 것은 다름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즉 남과 다른 차별화가 기업의 성패와 직결된다. 다름이라는 것은 단순히 상품을 다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판매 등 경영과 관련된 문제, 기업 풍토 등의 문제와 관련된다. 즉 이전과 달라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혁신이라는 이름이 우리 사회에 지배하고 있다. 새 정부에서도 창조와 창의라는 이름을 강조한다. 창조경제라는 말도 생겨났다. 정부 부처의 조직과 직위 가운데 ‘창조’, ‘창의’라는 단어가 71개나 이른다는 기사를 보았다. 창조경제를 통해 ‘경제부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해온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창조란 문패와 같이 보여주기 식 행정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진정으로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패달기에서 그치지 말고 사회·경제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육부도 창의교수학습과가 생겼다. 교육계도 창조와 창의라는 용어가 대세로 되었다. 기업에서 시작한 말이 교육계의 중심 단어가 된 것이다. 그래서 창조와 창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교육부는 창의 인성이라는 말로 창의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창의인성이라는 말은 창의성과 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일거양득의 비타민이다. 시도교육청도 창의와 창조라는 다른 이름의 비타민을 만든다. 그런데 창의라는 비타민 제조자들은 이것만이 창의성과 창조성을 높이는 최고의 효과라고 맹신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교육계를 돌아보면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한 교육연구 결과가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바꾼다. 효과를 믿어야 할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혹자는 더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바꾸어야 되지 않는가 하고 되물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행복지수가 최하위이고 자살자, 신용불량자, 이혼 가정, 학교 폭력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청소년 자아존중감, 선생님 존경심, 어른 존경심도 최하위이다.학교안에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는 많아도 사랑이라던가 우정, 존경, 배려 등의 낱말은 찾아보기 어렵다. 창의 비타민도 같은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창의 인성이라는 말도 그렇다. 창의와 인성을 한꺼번에 구하는 묘약이 세상에 있기는 한지모르겠다. 물론 인간의 우뇌가 하는 특성을 보면 창의성과 종합적 사고 능력, 정서지능 등에 관련이 있으니 틀린 말도 아니다. 그렇지만 도둑놈도 창의적이어야 한다. 남들이 생각하는 방법으로는 도둑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거짓말도 그럴듯하게 보이려면 남이 했던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겉보기와 다를 때가 너무 많아 창의성이라는 잣대만으로 평가할 성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독서논술을 하면 창의성이 증진된다는 주장도 한다. 그런데 창의성은 언어, 수리영역을 지배하는 좌뇌의 활동보다 우뇌 활동이 훨씬 효과가 있다. 하워드 가드너도 인간의 창의성을 연구하기 위해 피카소라는 화가를 선택한 적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김연아도 창의적이지 못했다면 빙상에서의 탁월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박지성도 물론 창의적인 플레이와 성실성이 그를 유명한 선수로 만들었다. 창의성에서 우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대변한다. 한편 좌뇌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 활동에 유리하다. 즉 수렴적인 사고 활동에 유리하여 창의성 측면에서는 우뇌보다 불리하다. 에디슨을 살펴봐도 그렇다. 어느 날 자녀가 달걀을 부화하기 위해서 마구간으로 들어가겠다면 뭐라고 말할까? 어느 날 자녀가 자기 친구를 하늘로 띄우기 위해 가스를 먹였다면 칭찬할 수 있을까? 에디슨 어머니는 우뇌적인 생각으로나무라지 않고 아들의 창의성을 본 것이다. 독서논술에서 창의성이라는 맥락으로 글을 썼다면 몇 점이나 줄까? 독서논술이 창의성을 높인다는 말은 과장된 논리다. 창의라는 묘약이 누군가가꺼낸 말을 위해 이름 짓기 식, 묘약만 만들어 낸다면 아이들은 거짓 통계의 희생양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말했어요. "언제나 같은 시간에 오는 것이 더 좋겠어. 네가 언제나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시가 되면 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을 것이고,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너에게 보여주게 될 거야.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나는 몇 시에 너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잖아. 일종의 준비의식 같은 것이 필요한 거야." "의식이 뭔데?" 어린왕자가 물었어요. "그건 어느 하루를 다른 날들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일정한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거지. 예를 들면, 내가 아는 사냥꾼들에게도 의식이 있어. 그들은 목요일이면 마을의 처녀들과 춤을 추지. 그래서 나에게 목요일은 아주 신나는 일이야! 그냥 난 포도밭까지 산보를 나가거든. 만약 사냥꾼들이 아무 때나 춤을 춘다면, 하루하루가 모두 똑같은 날이 될 거야. 그러면 나는 하루도 산책을 할 수 없을 테고 말이야." 여우가 말했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차츰 어린왕자는 여우에게 차츰 길들여져 갔지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이야기다. 한해의 마지막 달력을 걷어내고 새로운 달력으로 갈아치웠다.똑 같은 시간인데 사람들은 달력이 정한 날을 한해의 첫 시작으로 정하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새해 첫날(1월 1일)을 기다린다. 그것은 아마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이야기에 나오는 길들여지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거기에서 동질성과 위안을 느낀다. 이것이 행복인지 모르겠다. "만약 사냥꾼들이 아무 때나 춤을 춘다면, 하루하루가 모두 똑같은 날이 될 거야. 그러면 나는 하루도 산책을 할 수 없을 테고 말이야." 아무 때나 특별한 날이라면 어린왕자처럼 하루도 산책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1월 1일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사람들은 시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하루를 다르게 만든다. 달력이 그렇고 새해 첫 하루가 그렇다. 달력을 사용한 것은 동서가 각기 다르다. 유럽제국은 천 년 이상 동안 율리우스력을 사용하였다. 이 달력은 로마의 율리우스 시저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1년의 평균길이를 365일과 1/4일로 보는 것을 바탕으로 하였다. 달력에 1/4일을 둘 수 없기 때문에 4년 중 3년은 1년의 길이를 365일로 하고 네 번째 해만 366일로 해서 이것을 되풀이하여 사용하도록 하였다. 1년 중에서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은 이틀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천문학자들은 춘분과 추분을 만들었다. 춘분은 3월에 추분은 9월에 정했다. 그러나 시저가 달력을 정할 때 1년의 길이는 약간 틀리다. 이것은 실제 길이보다 11분 정도 더 길다. 1년에 11분이면 매년 11분씩 몇 백 년이 지나면 몇 날이 된다. 서기 325년에 진짜 춘분은 3월 25일인데 율리우스력에 의하면 4일이 앞서버린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회의를 열었는데 여기서는 춘분을 3월 21일로 할 것을 결정하였다. 해가 거듭될수록 3월 21일은 또다시 점점 춘분이 일어나는 날보다 뒤져서 16세기의 중엽에는 10일 정도의 오차가 생겼다. 이 오차를 고치기 위해서 교황 그레고리우스는 13세는 1582년 달력에 10일을 깎아서 10월 5일을 10월 15일로 하기로 하였다고 한다(그레고리우스력). 교황은 400년 동안 세 번만 윤년으로 하지 않고 평년으로 하였다. 즉, 400년에 3일만 달력의 날짜를 줄이기로 했다. 즉 4년마다 윤년을 두는 것은 변함없으나 각 세기의 끝 해 중에 400으로 나누어지지 않는 해는 윤년으로 하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고친 달력은 1만 년에 3일밖에 틀리지 않는 정확한 달력이 되었다. 이 달력을 그레고리우스력이라 불린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그레고리우스력을 사용하었으나 영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는 예외였다고 한다. 영국의 경우는 이 달력을 채택하는 것을 교황에게 굴복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 달력을 외면하였다 . 그래서 영국은 그 후 200년 동안 계속 율리우스력만 사용하였다. 그러나 점점 달력을 바꿀 필요가 생겼다. 천문학의 발전 때문이기도 했지만 영국에서는 부정확한 달력을 사용하여 난처한 입장에 처하기도 하였다. 그것은 외교상의 문제 특히 문서, 협정 등에 날짜를 넣을 때 일어났다. 결국 영국에서도 그레고리우스력(신력)을 채택하게 되었다. 프랑스 혁명정부에서도 1년의 첫 시작을 9월 22일(방데미에르 포도의 날)로 정하고 1년을 30일 단위 12개월로 나누는 달력(혁명력)을 만들었다. 자연의 시간을 이성의 달력으로 규율하려는 시도이다. 이 달력 역시 30일씩 12달이면 36일이 되어 5일이 남는다. 프랑스 혁명정부는 달력에서 제외된 5일은 축제의 기간으로 선포했다. 우리의 옛날 달력은 음력이라고 한다. 음력은 달의 변화를 중심으로 만들었다. 즉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에 따라 29일 또는 30일을 한 달로 정하여 만든 달력이다. 음력은 태음력이라고도 하며 태음력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이 사용하였으며, 아직도 이슬람권에서는 태음력을 사용하고 있다. 음력 역시 12달을 1년으로 한다. 태음력에 따르면 1년은 354일이 된다. 이렇게 되면 계절의 순환이 해마다 달라진다. 그래서 윤달을 끼워 넣어 해결하였다. 태음역은 고대 수메르인들과 바빌로니아인뿐만 아니라 유대인, 그리스인, 중국인 등 세계 많은 민족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했던 음력도 바로 태음태양력이다.
사교육 받고 있는 사람 중 72.8%가 선행학습! 지난해 7월 국민권익위원회와 교육부가 범정부 온라인 소통포털인 국민신문고를 통해 ‘사교육 경감방안 모색을 위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학생과 학부모 총 9086명의 응답자 중 70.7%가 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72.8%가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선행학습은 학교진도보다 1~3개월 정도 빠른 경우가 54.6%, 2학년 또는 2학년 이상 앞서서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도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 만연한 선행학습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해롭고 가정경제에는 부담이 될 뿐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의 파행 운영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법으로라도 규제해 멍들어가는 우리 공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 “현행 입시제도나 경쟁사회에서 선행학습은 불가피하다. 학습의 기본이라 하는 예습마저 못하게 강제한다는 것은 앞서 가는 자를 끌어내리려는 의도다. 명백히 수요가 있는 마당에 이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선행학습 금지에 대한 교육계 내부의 입장 차가 확연하다. 선행학습을 법으로 규제해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선행학습이 생겨난 원인을 해소해야 한다는 신중파로 대별된다. 선행학습 규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한데 현재의 선행학습 금지 찬반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해 4월 발의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특별법안(새누리당 강은희 의원)’과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안(민주당 이상민 의원)’이다. 여야 법안 모두 선행학습 규제에 관한 것이지만 전자가 학교교육 편성과 운영, 즉 공교육에서 선행교육과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평가 금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후자는 선행학습 사교육 시장 규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이를 두고 선행학습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가능한지, 사교육 시장까지 규제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비교육·비효율적! 법으로 규제해야 먼저 법 제정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사교육 시장 규제를 주장하고 있다. 사걱세에 따르면 애초 학교 교육과정을 학생들이 따라가게 하기 위해 예습과 수월성 교육 차원에서 제공한다고 개발된 선행학습이 현재는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학생들에게 해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또 사교육 시장에서 학교교육을 보충하기 위한 ‘보충 사교육’이 아닌 ‘선행학습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보충 사교육의 경우 학생별 개별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학생들이 어느 정도 학업수준을 성취하게 되면 보충 사교육의 의미가 상실된다. 학원에 더는 다니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선행학습 사교육의 경우 진도 경쟁이다 보니 학생의 성적 성취에 관계없이 무차별적 제공이 가능하다. 학원 입장에서는 ‘효자 상품’인 셈이다. 때문에 마케팅 논리에 따라 학원에서는 선행학습 위주의 홍보와 마케팅에 집중해 선행학습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사걱세가 지난해 4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함께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전체의 69.6%가 ‘사교육기관의 선행학습을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고, 54.8%가 ‘학원 등의 선행교육 상품판매와 홍보금지 규제가 빠지면 특별법의 효과가 적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27.1%가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학원의 홍보와 선전’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명분도 없고 비교육·비효과적이며 부도덕한 관행이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이상, 국가가 나서서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사교육 시장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 법 규제를 찬성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법적 규제 앞서 원인 제거에 초점을 반면 한국교총을 비롯해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것에는 공감하나 법으로 규제 가능할 것인가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다수다. 예습과 선행학습의 기준설정이 어렵고, 이를 구분함에 있어 교과진도에 따라 합법과 불법으로 설정하기는 모호하거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교과목 특성이나 개개인의 학습방법이 다른 데도 불구하고 하나의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법률로 일반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이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기본권 제한 등 위헌의 소지가 있다. 특히 한국교총은 1980년 시행된 과외금지법이 2000년 헌법재판소에서 ‘자녀교육권 등 국민의 기본권을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음을 주지하고 공교육 영역에서 합리적 기준을 통한 제약은 가능하겠지만 사적 영역에 대한 일률적 법률제한은 과잉규제에 따른 위헌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입장이다. 때문에 법으로 선행학습을 규제하기보다는 선행학습이 요청되는 사회적 병폐의 근원을 분석·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지난해 법제처는 ‘사교육 분야에서의 선행교육 금지는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며 위헌소지를 지적한 바 있다. 한국학원총연합회도 선행학습 금지법은 음성적인 고액과외를 양산할 수 있으며 인간의 지적 욕구에 대한 침해라며 규제보다는 선행학습이 생겨난 원인을 제어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일반화한 선행학습, 공교육 멍들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선행학습, 언제부터 예습이란 ‘아름다운 의무’를 밀어내고 공교육을 멍들게 하는 선행학습이 자리하게 된 것일까? 지난해 4월 열린 ‘선행학습 실태와 바람직한 규제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선행학습이 생겨난 시점을 특목고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으로 보고 있다. 특목고 입시에서 정상적인 학교 공부만으로는 대비할 수 없는 수준의 시험과 전형자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 들어 특목고 입시 정책이 개선되면서 고교 입시 자체에서 선행학습 유발 요소가 사라졌다고는 하나 지금처럼 선행학습이 성행하게 된 원인에서 특목고가 자유로울 수는 없다.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학교시험도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2011년 서울·경기지역 사교육 과열 지구 18개 중학교의 1학기 수학 기말고사 시험지를 분석한 결과 14개 학교에서 중학교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고교 1~2학년 교육과정 문제가 출제됐다. 중학교 1학년 시험에 고교 교육과정 문제를 출제한 학교도 9곳이나 됐다. 개별 학교들의 속진(速進)형 교육과정 편성이나 운영도 그렇다. 선행학습이 만연한 상황에서 공교육이 사교육 수요를 끌어들인다는 명분을 내세워 오히려 학교 밖 선행학습 경향을 무분별하게 좇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영어와 수학교과에서 두드러진다. 조기교육 경향이 강한 영어의 경우 지난 정부 들어 추진된 영어몰입교육으로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속진형 교육과정이 심화됐다. 이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 선행학습이 이뤄져야 학교 교육과정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수학의 경우는 중·고교로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진다.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교의 경우 3년의 교육과정을 2년 안에 마치고 3학년 때는 이를 복습하거나 문제풀이에 몰두하는 등의 파행 운행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파행 운행은 정상적 교육과정 수준을 뛰어넘는 대학별고사와 대입전형이 존재하는 한 해결되기는 요원해 보인다. 이 밖에도 양과 난이도가 높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등 정책·제도적 문제와 함께 사교육 시장의 마케팅 효과, 불안과 경쟁 심리에 따른 수요자의 의식이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처럼 다양한 선행학습 유발 요인을 가지고 있는 우리 교육계는 지금 공교육을 해치는 수준의 선행학습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법적으로, 사교육 시장까지 규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교육은 인지발달 단계에 따라 이뤄져야 교육은 마라톤 경기에 비유할 수 있다. 교육은 초반에 성적을 높이고 좋은 학교에 입학하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학부모들이 초반에 다른 자녀보다 앞서가기 위해 사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공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학교 공부만으로는 다른 자녀를 앞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천천히!”가 아니라 “빨리! 빨리!”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빨리! 빨리!”는 단거리 경기 또는 장거리 경기라도 결승선에 가까울 때의 응원이지 기나긴 인생에서 마라톤 경기 초반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할 응원은 아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교육이 선행학습으로 이루어지는 데 있다. 선행학습이란 학교 진도보다 1개월 이상 또는 학기와 학년을 뛰어넘어서 교육과정을 미리 배우는 것으로 보통 6개월∼1년 정도를 앞당겨 학습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중학교 1학년 과정을 시작하거나 중학생이 고등학교 과정을 먼저 배우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선행학습은 개인적인 관심이나 호기심에서 스스로 학습하는 예습과는 다르다. 학부모들은 교과과정을 미리 배우는 선행학습이 아이의 성적 향상이나 상급학교 진학에 도움이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고, 그 결과 70%가 넘는 초·중·고등학생이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2002년 한국교육개발원의 ‘선행학습 효과에 관한 연구’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배우고 익혀 보다 수월하게 교육과정에 적응하겠다는 생각으로 선행학습이 이뤄지고 있지만 교육은 인지발달 단계에 맞게 적합한 시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예습 수준을 넘어 학원이나 교습소 등 각종 사교육 기관이 제공하는 선행학습은 정서적, 교육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스트레스 가중, 오히려 학력증진에 역효과 [PART VIEW] 첫째,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은 이미 배웠기 때문에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학습에 대한 흥미를 상실한다. 선행학습은 미리 배우고 학교에서 다시 반복해 공부하면 시험에 더 유리할 거라는 기대감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선행학습이 수업에 대한 지루함으로 아이들의 학습의욕과 집중력을 저하시켜 잠자는 교실을 만들고 있다. 선행학습은 배우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공부에 대한 즐거움을 감퇴시켜 학력증진에도 역효과를 가져온다. 마치 사람들이 생방송 아닌 재방송 TV시청에 흥미를 느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둘째, 선행학습은 학생들에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들은 다른 애들 다 하는데 나만 안 하면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서 상위 학년에서 학습해야 할 어려운 내용을 미리 공부하다 보니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어렵다고 생각하게 된다. 학습할 때 기초가 없다면 관련 있는 전 단원을 복습해야 한다.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의 선행학습은 오히려 소화하기 힘든 내용 때문에 공부에 대해 어려운 것, 지겨운 것, 혼자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만 생기게 한다. 학습 진도에 맞지 않는 어려운 문제를 선행학습형 사교육에서 접했을 때 아이들은 흥미보다는 모르는 문제에 두려움을 느끼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셋째, 선행학습은 창의력과 자기주도학습력의 습득을 저해한다.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자율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몰입할 수 있는 여유를 주고 기다려야 한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율성을 기르도록 기다려주고, 원래의 용도와는 다르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도 바로 사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계속적인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게 기다려주며, 장난감 놀이에 푹 빠져 있을 때 다른 데로 주의를 돌리기보다는 충분한 몰입의 시간을 갖도록 기다려 줘야 한다. 자기주도학습력 또한 스스로 공부하는 기쁨을 느끼면서, 학습 결과보다 과정에서 순간순간 즐거움을 맛볼 수 있도록 기다려야 얻어질 수 있다. 이러한 학습경험은 평생의 삶을 자기 주도적으로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학교에서 즐겁게 배우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사교육에서 행해지는 암기식·주입식 선행학습은 창의력과 자기주도학습력 향상의 기회를 빼앗아 간다. 넷째, 선행학습은 공교육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다인수 학급에서 학생들의 개인차는 엄연히 존재한다. 여기에 선행학습을 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의 차이가 더해지면 교사가 수업을 이끌어갈 때 혼란을 겪게 돼 학교교육의 정상적 운영이 더 어려워진다. 선진국에서 선행학습을 금지하고 있는 이유도 공정한 경쟁의 원칙에 어긋나고 학교 수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교육이 의미 있으려면 선행학습이 아니라 보충·심화학습으로 개인차를 좁혀 공교육을 도와주어야 한다. 선행학습을 심화학습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심화학습은 이미 공부한 내용을 보다 깊은 수준으로 다진다는 점에서 진도를 경쟁하듯 앞서서 공부하는 선행학습과는 다르다. 사교육은 어디까지나 공교육의 보조기능에 그쳐야 하는데 선행학습형 사교육 기관들은 이처럼 학교의 역할까지 침범하고, 공교육을 파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선행학습은 관심, 호기심 키워주는 것 학습(學習)이란 말 그대로 배우고 익히는 것이기 때문에 배우기만 하고 익히는 과정이 없으면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복습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헤르만 에빙하우스(H. Ebbinghous)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은 시간 흐름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것에 입각해, 감소하는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 망각곡선의 주기에 따라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반복이 중요하다고 한다. 즉 아이가 공부를 하고 망각하니,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서는 망각곡선의 주기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복습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 시간의 진도를 나갔다면 적어도 한 시간 동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복습시간을 가져야 한다. 자기주도학습 또한 공부한 내용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반복학습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자기 공부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6개월∼1년 앞서 진도를 나가는 선행학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배우는 단원에 대해 보충하거나 깊은 수준으로 이해를 넓히는 보충·심화학습이 훨씬 더 중요하다. 진정한 선행학습은 미리 진도를 나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배우게 되는지를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살피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방학 중에 교과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다양하게 찾아서 살펴보기, 교과서에 실린 문학 작품을 찾아 전체를 읽어보기,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한 다큐멘터리 찾아보기 등의 활동을 통해 아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취미활동과 여가생활 그리고 독서를 통해 무한한 창의력과 상상력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학습에서 가치 있는 성취는 속성의 선행학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주도학습력에 의해 오랜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다.
대입전형에서 수시전형 정원이 확대됐다. 수시전형은 입학사정관 전형과 학생부 우수자 전형의 선발인원을 확대함으로써 학교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이것은 사교육 의존도를 높여 왔던 학부모를 중심으로 사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기 시작한다. 여전히 논술이나 적성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선행학습이나 사교육의 중요성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부류와, 학교에서의 수업과 활동을 더욱 중요시하면서 선행학습이 아니라 학교수업 참여를 강조하는 부류로 나뉘게 된다. 특히, 입학사정관 전형과 각종 추천 전형은 학교수업과 학교활동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이제 공교육 정상화 해결책은 교실수업의 주체인 교사와 학생이 가지고 있다. 그 해결 방안을 살펴본다. 수업방법 개선해 학교중심 학습활동 강화 첫째 학교가 변해야 한다. 먼저 수준별 분반수업을 보자. 이는 우열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만 학생중심으로 운영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제도이든 사용자 편의가 아니라 수요자 편의일 때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분반을 성적으로만 하지 말고 분반의 특성을 미리 알려보자. 학생에게도 분반의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최소한 맞교환이라도 분반 변경의 기회를 주자. 분반수업의 평가는 분반평가와 공통평가로 나누어 수업 중 평가를 활성화하자. 성적순이 아니라 분반의 특성화를 통해 하위권과 상위권의 맞춤교육이 가능하다. 질문과 응답이 없으면 죽은 수업이다. 학생들의 수업 집중시간은 15분을 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시간에 수업방법이나 수업자료를 적어도 두세 번은 바꾸어야 함을 의미한다. 교사의 일방적인 수업보다는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질의응답 수업이 수업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공교육은 따분하고 수동적인 수업, 사교육은 능동적인 수업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보자. 영어 과목에서 학년별 집중영역제도를 생각해보자. 학교의 학년이나 학기별로 쓰기, 어법, 어휘 등의 영역을 지정할 수 있다. 한 영역에 대해 수준별로 난이도를 달리할 수 있다. 학년이나 학기별로 장기 마스터플랜을 세울 수 있지 않겠는가. 물론 주교재는 교과서를 사용하고, 집중영역용으로 부교재를 사용할 수 있다. 어떤 과목이든 주교재 외에 부교재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과 심화학습이 가능하다. 이것은 사교육의 여지를 주지 않는 장점을 가진다. 교내 경시대회와 교내 수상실적만 인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생부는 학교 밖 모든 경시대회와 기록을 인정하지 않는다. TOEIC 점수도 TEPS 성적도 기록할 수 없다. 오직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록만 올릴 수 있다. 더구나 특기자전형도 더는 TOEIC, TOEFL, TEPS 성적을 활용하지 못하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입 수시전형에서는 학교중심의 기록만을 참고하라는 것이다. 학교와 교사의 손에 무기란 무기는 모두 쥐여주었다. 이제 학교에서 다양한 경시대회는 기본사항이 되어 있다. 다양한 인증제도 생각해보자. 수업내용을 요약한 유인물, 그룹활동, 질의응답, 수업주제 변경, 수업자료 변화 등을 통한 수업 중 분위기 전환도 필요하다. 특히, 마지막 5분을 남겨두고 돌발 퀴즈를 내거나 수업내용을 요약한 유인물을 제시해보라. 분위기가 하향곡선 없이 평형을 유지하게 되며 수업은 지옥이 아니라 파티가 될 수 있다. 선행학습 방조하지 않는 평가체제 구축 선행학습 예방을 위한 두 번째 해법은 평가제도 개선이다. 수행평가 참여점수를 주자. 학생의 수업 집중도를 높이는 방법은 학생 스스로 수업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학습의 단계(1.learning by listening, 2.learning by doing, 3.learning by teaching)에서 최소한 ‘doing’과 ‘teaching’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수업방법이며, 이러한 수업방법은 수행평가를 통해서 완성된다. 사교육이 절대로 범접할 수 없는 유일한 영역이 수업 중 형성평가다. 수업 중 이루어지는 평가는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며, 학생으로 하여금 ‘doing’과 ‘teaching’의 과정을 겪도록 유도한다. 수업 중에 캔디를 주는 것이 효과적일까? 빼앗는 것이 효과적일까?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에게 캔디를 주기보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에게서 캔디를 빼앗아 보라. 캔디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학생들은 긴장을 한다. 여기서 캔디는 평가점수다. 교사는 캔디를 갖고 있으며, 캔디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고민해보자. [PART VIEW] 수업 중 형성평가는 미리 예고된 것이든 돌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든 미리 정확한 평가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일정 기준에 달하기만 하면 점수를 부여하지만, 참여하지 않거나 수업내용에 대해 ‘listening’을 이루지 못한 경우에는 과감히 감점을 부여하는 ‘참여점수’의 원칙을 적용한다. 수행평가에서는 반드시 범위를 해당수업에 대한 평가로 제한해야 한다. 평가가 예습내용에 관한 것이든, 수업 중 내용에 관한 것이든 반드시 해당수업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즉, 범위가 지나치게 넓을 필요도 없으며 지나치게 넓지도 않아야 한다. 정규고사의 서술형문제는 선행학습이나 사교육에 의지할 필요가 없는 내용을 범위로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어의 어법문제는 다답형이나 서술형으로 출제하기에 매우 적절한 제재이다. 하지만 영어의 어법문제는 범위가 넓어 사교육이 주도하는 선행학습이 개입할 여지를 갖고 있다. 이 경우 원래의 어법문제에서만 출제한다는 범위의 제한을 두거나, 어법관련 유인물에서만 출제한다는 원칙을 제시해 선행학습과 사교육이 개입할 여지를 차단할 수 있다. 교사와 교육당국 힘 합해 공교육 활성화 선행학습은 입시에 대한 불안감, 경쟁의식, 부모의 과욕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선행학습은 수시전형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학교중심의 학습활동에 신뢰를 갖고 불신을 해소해야 해결 가능하다. 학교중심의 학습활동이 효율적이기 위해서는 학생이 참여하는 수업방식과 자기주도학습이 대안이다. 이는 교사의 수업방식 변화, 수업자료 개발과 공유, 평가방법의 개선과 다양화, 교과중심의 수업운영으로 해결가능하다. 선진국 교육이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엄격한 수업관리와 수업효율성 연구를 통해 학교중심의 수업이 자리를 잡았기에 교육의 수준이 향상된 것이다. 예습, 평가, 그룹활동, 방과후 활동, 예체능 활동 등은 학생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면서도 철저한 관리와 평가가 뒤따르면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 ‘예습-형성평가-발표수업 및 질의응답 수업-수업참여를 유도하는 평가’로 이어지는 수업이 선행학습의 대체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물론, 학교의 수준이나 분반의 수준을 감안해야 하며, 수준에 맞는 자료와 평가방법을 개발해야 가능할 것이다. 수업 중 학생이 졸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는 방안이야말로 최고의 수업방법일 것이다.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게 하는 방안은 교사에 대한 학생의 신뢰, 관심을 끄는 수업자료, 수업과 발표, 평가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일관수업, 그리고 수업 중 평가 등이다. 수업활성화를 위한 교사모임은 학교 내에서, 지구별로, 그리고 지역별로 구성될 수 있다. 이러한 모임의 구성과 운영이 교사 자발적으로는 이루어지고 있지만 교육청이나 관리자 차원에서 지원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연구의 주체는 교사, 지원과 후원은 교육당국이 되어야 한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교육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초·중·고교생 사교육 참여율은 69.4%로 총 사교육비 지출규모가 19조 원에 달하고 있다. 또 초등학생의 60.2%, 중학생 55.9%, 고등학생 47.4% 이상이 1개월 이상의 선행학습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현실이기에 사교육은 학부모의 경제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고 그중에서도 미리 앞서서 배우는 선행학습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교육으로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이 공교육의 정상적인 교육과정에 의한 수업을 방해하고, 교사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며, 교육 본래의 가치와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에 선행학습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선행학습이 사교육을 유발하고 나아가 공교육 붕괴를 촉진하는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일면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사교육 유발요인은 선행학습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어려운 국가수준 교육과정, 지나치게 많은 학습량(특히 국어, 영어, 수학), 개인의 학습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학교체제 등 제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학생이 지닌 학습능력의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학교체제와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운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전국의 동학년 60여만 명이 동일한 수준과 내용의 교과학습을 일률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는 너무 어려워서, 누구는 쉬워서, 누구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선행학습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학생 수준에 맞지 않은 교육을 강제하는 제도적 한계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의 공교육에 대한 불신, 학교교육에 대한 불만족도 사교육을 찾게 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선행학습 금지법’ 자체에 대한 우려 그러므로 선행학습을 법으로 규제해 억제하거나 방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법률을 제정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우려가 크다. 첫째는 과연 그런 요인들이 법으로 규제가 가능한 일인지가 의문이다. 둘째는 법에 의해 규제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마지막으로는 법에 의한 규제가 가능한 일이고 당위성이 인정된다 할지라도 실제적인 규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국가수준으로 제시된 교육과정 중심으로 그 내용과 범위를 벗어나면 안 된다는 선행학습 규제가 만약 학교현장에서 현실화된다면 오히려 학습자의 다양성과 학습능력의 차이를 부정하거나 교육자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학생이면 누구나 각자의 수준과 관심에 적합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교육자는 주어진 권한과 재량 범위 안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교육권이 있다. 그리고 선행학습 금지법으로 교육시스템을 전환하는 제도적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주지하다시피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은 교육과정과 교육지침에 따라야만 된다. 그러므로 교육활동 규제를 통해 교육과정과 교육지침을 변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교육과정과 교육지침을 개선해서 교육활동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절차와 방법이 될 수 있다. 비록 선행학습 규제가 법률로 성안되었다고 할지라도 구체적 실행단계에서는 형평성, 실현가능성, 경제성 등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우려가 분명히 존재한다. 또한, 선행학습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고 선행학습 판단 기준이 애매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많은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선행학습과 심화학습의 구분이 어렵고, 예습과 선행학습도 관계도 다시 정립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교육과정의 단계성을 감안하면 개인의 수준과 학습역량에 따라 선행학습도 심화과정의 일환이 될 수 있다. 중 3학년 수학을 예로 들면 어떤 학생은 중1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 있고 어떤 학생은 고1 수준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고1 수준의 학습이 선행학습이어서 금해야 한다면 학습의 개별화는 물론 맞춤형 학습을 추구하는 현대교육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복습은 교육적이고 예습은 비교육적이며 교사의 교육권과 다른 학습자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따라서 선행학습을 금지하거나 교육과정 이외의 내용 출제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는 경우 학교나 교사들을 처벌하겠다고 법률을 제정하는 것은 현상으로 나타난 결과에 대한 처방이지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 선행학습 금지법이 학교 현장을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장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기우이길 바란다. 선행학습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더 바람직한 일이다. 지속적인 사회적 논의를 통해 문제해결에 대한 합의를 모색해 간다면 보다 합리적인 정책이 마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습자 능력에 따른 자율적 교육과정 운영 필요 [PART VIEW] 이런 입장에서 논의의 단초를 제공하기 위해 제도적 측면의 보완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공교육 유형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적극 모색함으로써 학생의 관심과 수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교육)선택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학교 유형을 통해 교육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흔히 초·중·고 교육은 국민보통교육이므로 누구나 보편적 일률적 학습을 함으로써 평등한 시민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다양한 학교 유형을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학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하지만 평등한 교육이란 일률적·획일적 교육을 의미하기보다는 학습자의 소질과 능력에 따른 평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공교육에서 다양한 학교 유형을 제시하는 일은 학생의 평등한 학습권 보장에 더욱 부합된다고 말할 수 있다. 둘째, 학생의 수준에 따른 학습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의 수준별 편성·운영과 선택이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동일한 교과라고 할지라도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이수를 달리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이수 수준에 대한 준거를 제시함으로써 절대평가가 가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어디서 누구랑 함께 학습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성취수준이 아니라 학습자 자신의 절대적 수준을 제시할 수 있는 교육과정 운영과 평가가 가능해야 더욱 공평하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입시가 공교육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감안해 입학에 필요한 이수과목과 성취 수준을 최소한으로 규정한 입시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학생들의 불필요한 학습부담을 덜어줌과 동시에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예방할 수 있도록 입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현행 입시제도는 3년간의 지속적인 내신관리와 한 번에 끝내는 수능시험 부담 때문에 오히려 사교육과 선행학습에 대한 유혹이 큰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학교 또는 학과에서 요구하는 필수 이수과목에 대한 성취수준을 사전에 공개하고, 학습자가 필요할 때 선택해서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이런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공부에 자신감 잃고 기피하기까지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딸은 당시엔 학원에 다니지 않고 학교 방과후수업을 통해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바둑 등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을 즐겼다. 그러나 대도시 창원으로 이사한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다. 창원 학교에서 방과후수업을 받으려 하니 고학년 아이들이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근처 영어학원을 알아봤는데 실력 차이가 커 결국 어린 동생들과 한 반이 돼 학원을 다녀야 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는 남들처럼 수학학원에 보냈다. 그런데 겨울방학 그 짧은 기간 동안 한 학기 수학 범위를 한꺼번에 다 가르치고 엄청난 양의 숙제를 내주는 것이었다. 단지 초등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시키고 싶어서 학원을 찾았던 것인데 그런 학원은 어디에도 없었고 모두가 선행학습에 열중이었다. 딸아이는 학원에서 내주는 엄청난 숙제 때문에 책을 읽거나 취미생활 등 다른 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또 선행학습으로 학교공부에 더 흥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공부를 숙제나 과제로만 인식해 재미도 못 느끼고 싫어하게 돼 버렸다. 그러나 이것이 학원을 보내지 않기로 결심한 첫 번째 원인은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학원을 끊게 된 이유는 선행학습으로 아이가 자신감을 잃게 되었기 때문이다. 깊이 없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도를 뺀 뒤 문제만 풀게 하니 아이가 문제를 풀 때마다 맞히는 것보다 틀리는 문제가 더 많았다. 결국 자신은 수학을 못하는 아이라며 속상해했고 수학을 점점 더 싫어하기 시작했다. 결국 학원을 모두 끊고 스스로 공부하도록 하기 위해 자기주도학습으로 공부한 학생들의 수기나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고 딸아이가 실천할 수 있는 우리만의 학습방법을 찾아냈다.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선행학습 없이도 딸을 충분히 자신감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방법을 공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딸과 함께 찾아낸 자기주도학습법 첫째, 구체적 목표 설정과 플래닝을 하는 것이다. 막연하게 공부하거나 열심히만 하면 높은 점수가 나올 거라는 기대만으로는 많은 학습량을 체계적으로 해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먼저 목표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수치화하고 목표에 따른 전략을 구상해 세부적으로 계획을 세웠다. 가령 수학이라면 ‘수학 100점’을 목표로, 전략은 ‘EBS 강의, 문제집 3권’ 이런 식이다. 물론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는 한 달, 한 주, 하루의 구체적인 목표까지도 세울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딸과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이나 스케줄을 짰지만 시간이 지나자 딸 혼자 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매일 저녁에 지키지 못한 목표에 대한 분석을 하고 대안을 마련해 수정하거나 반드시 실천할 수 있도록 이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 같은 플래닝이 엄마보다 더 무서운 것이어서 아이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막연하게 ‘수학 끝나면 영어해야지’ 했던 딸아이는 언젠가부터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인지 생각하면서 체계적으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과목의 공부를 꼼꼼히 놓치지 않고 할 수 있게 됐다. 두 번째는 수업 전·후 예습과 복습을 했다. 수업 전에 3분 정도 지금 배울 교과 단원의 제목을 보고 학습목표와 용어 개념을 읽어 보도록 했다. 국어나 영어는 교과서 지문이 많기 때문에 지문에 따른 질문을 읽었다. 그러면 오늘 수업시간에 무엇을 배울 것인지 예측하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더욱 오래 기억에 남게 된다. 수업을 마치면 오늘 배운 내용을 한 번 더 읽어서 머릿속에 정리하는 복습시간을 반드시 가졌다. 세 번째는 EBS와 교과서 위주로 공부한 것이다. 수학은 EBS 인터넷 강의와 그에 따른 기본서 문제집, 유형별 문제집, 그리고 보다 난이도가 있는 문제집을 선택해 3권 정도 풀었다. 시험기간에는 수학 교과서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가 나와 있는 C step 문제와 수학 익힘책의 각 단원 마무리 문제를 3번 정도 반복해서 풀기로 했다. 영어는 EBS 강의를 통해 문법을 수준별로 찾아서 들었고 매일매일 일정량의 단어를 암기하고 TIME지나 영자 신문을 읽도록 했다. 국어나 다른 모든 과목들은 먼저 교과서를 꼼꼼히 정독한 후에 수업 중 선생님이 나눠 준 프린트 학습지를 모아 놓았다가 다시 한 번 보게 하고 마지막으로 문제집으로 공부했다. 네 번째는 방학 중에는 부족한 공부와 책 읽기에 집중했다. 수학은 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유지해 공부하고 영어는 IBT(Internet-based TOEFL)를 목표로 그에 관련된 교재를 매일 일정량 하도록 해 수학과 영어의 균형을 맞춰나갔다. 국어는 서양 고전문학과 우리나라 근대문학 등 책을 다양하게 읽었다. 묵묵히 기다려줬더니 ‘스스로 잘하는 아이’ [PART VIEW] 모든 일들이 처음부터 잘 되고 효과가 나타나면 좋겠지만 그렇지마는 않아 처음에는 딸과 서로 다투고 화도 많이 냈다. 특히 성적이 오르지 않아 이 방법이 맞는 것인지 갈등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중간고사 수학시험에서 딸이 처음으로 100점을 맞았다. 수학 수행에서도, 그 다음 시험에서도 수학은 100점이었다. 또 학원 다니면서 선행학습 하던 때는 전교 50등 정도였는데 지금은 10등 안에 들고 있다. 혼자서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넘게 걸려 드디어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점수가 오른 것도 기쁜 일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딸아이가 자신의 실력을 점점 믿게 됐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혼자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결과를 내면서 이제 딸은 공부가 아닌 다른 문제들도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 선행학습에 대해서 우리 부모들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부모가 우리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 준다면 우리 아이들은 분명히 해낼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 ‘먹을수록 많아지는 것은 무엇인가?’ 앞에 놓인 음식은 먹을수록 줄어드는 법인데, 그렇지 않은 것을 말해 보라는 수수께끼다. 정답은 ‘나이’다. ‘나이’는 먹을수록 많아진다. ‘나이 먹다’라는 말의 의미와 용법을 재치 넘치게 살려서 만든 수수께끼다. 또 한 살 나이를 먹어야 하는 새해인 시점에서 보면 ‘나이를 먹는다’는 말이 실감 난다. 그렇다면 “아무리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수수께끼의 답은 무엇인가. 이 역시 ‘나이’가 답이다. 그러나 답은 ‘나이’뿐이 아니다. 욕도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진 않는다. 그러므로 ‘욕’도 정답이 된다. 스포츠 경기에서 점수를 잃는 것도 ‘먹는 것’에 들어간다. 예컨대 “우리 팀이 벌써 두 골이나 먹었다”라고 했을 때의 ‘먹다’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이 경우는 배가 부르기는커녕 배가 아파지는 편에 가까운 정서를 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마음’을 먹기도 한다. ‘마음을 먹는다’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묘미가 있다. 밥도 아니고 빵도 아니고 술도 아니고 ‘마음’을 먹다니? 아니 도대체 ‘마음’이란 것이 눈에 보이기나 해야 말이지. 욕을 먹는 것이나 골을 먹는 것은 그래도 어느 정도 눈으로 보이는 장면이니 그렇다 하더라도 마음을 어떻게 먹을 수 있단 말인가. 사전적 풀이로만 보면 ‘마음을 먹다’는 ‘생각이나 느낌 등을 마음에 품다’를 의미한다. 이를테면 ‘결심하다’라는 정도의 뜻이다. 이어령 교수는 이 표현이 한국 사람의 의식과 정서를 잘 나타낸 말이라고 강조한다. 원래 ‘먹다’라는 말은 음식물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이 세상에 먹을 수 있는 것은 많다. 먹을 수 있는 것 가운데 ‘마음’을 집어넣은 한국인들의 심리는 어떤 것이라고 해야 할까. ‘먹다’는 동사지만 자연스럽게 음식물을 떠올리게 하고, 음식물은 감각적 요소를 강하게 떠올리게 한다. 맛이나 향기나 색깔 그리고 혀에 와 닿는 촉감 등의 감각들이 함께 머릿속에서 작동하는 것이다. ‘먹다’는 이런 모든 요소를 내 안으로 수렴해 가는 것이다. 이 말을 오랜 시간 써 오는 사이에 이 말은 한국인의 심리와 정서 속에서 여러 가지 의미로 파생되어 갔다. 예전에 시골에서 중·고등학교에 다녔을 즈음의 일이다. 영어 단어를 외우고자 할 때, 단어장을 한 장 외우고 나면 그것을 찢어서 씹어 먹는 학생들이 드물게 있었다. 간혹 선생님 중에도 너희 선배 아무개가 그 정도로 단어를 열심히 익혔다고 말해 주었다. 아마도 영어 공부를 자극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그 학생에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영어 단어를 정복해보자고 ‘마음을 굳게 먹는 일’이 먼저 있었을 것이다. 마음먹은 바를 더 확실하게 다짐하고 실천하는 상징적 행위로 단어장 페이지를 찢어서 먹는 행위를 구체화했을 것이다. 먹는다는 것의 의미가 자못 비장해지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경우에 ‘먹는다는 것’은 내 의지로 그 무엇인가를 완전히 정복해 낸다는 심리적 상태를 나타낸다. 먹음으로써 비로소 내 안에 그것을 온전하게 가두어 두는 것이다. 즉 내 것으로 확정 짓는 것이다. 그러니까 마음을 먹는다고 했을 때는 ‘어떤 뜻’을 내가 먹어 삼켜서 내 마음 안에 확실하게 잡아 둔다는 것이다. 마치 음식을 먹어서 내 영양소로 잡아 두듯이 말이다. ‘어떤 뜻’이라는 것도 내가 품고자 하는 어떤 마음의 일종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일반적인 내 마음 안에 어떤 특정한 마음 하나를 각별하게 간직하거나 심어 둔다는 뜻이 된다. 2.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 그야말로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시간이다. 이맘때면 누구나 지나간 시간을 둘러보고 새해의 새로운 지향과 목표를 떠올려 본다. 그리고 올 한 해는 꼭 이렇게 해 보자고 ‘마음을 먹는다’ 마음만 먹어놓고 실행이 오래가지 못한다고 해서 작심삼일(作心三日)을 탓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작심삼일이라도 마음을 안 먹어 본 사람보다는 백배는 낫다고 생각한다. 계획만 세우지 실천이 부실하니 아예 계획은 세워서 무엇하느냐고 야단치는 부모도 있겠지만 작심한다는 것, 즉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나게 좋은 것이다. 더구나 발달시기의 청소년들에게는 되도록 자주 마음을 먹는 것이 좋다.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연결된다. 모든 마음먹기는 즉 모든 계획 세우기는 상위인지(上位認知, meta cognition)의 사고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알게 모르게 자신을 성찰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는 행동이다. 공연히 아무런 계기나 반성도 없이 우연히 마음을 먹는 경우는 없다. 마음을 먹는 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사람은 적극적인 사람이다. 마음을 먹고 그것을 밀고 나가는 사람에게는 강한 자기 주도성과 자발성이 반드시 숨어 있다. 이런 사람치고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도 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화엄경의 사상도 있다. 마음먹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세계관을 바꾸는 것까지도 마음먹기에 속한다는 것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마음먹기에는 일단 이렇듯 바람직한 정신의 기제들이 놓여 있다. 문제는 마음먹기의 방향과 내용이 무엇인지에 있다. 3. 새해를 맞이하면서 먹는 마음이 어떤 목표와 방향을 가지도록 할 것인가. 우선 가짜 목표를 향해 마음먹기를 하지 말자. 가짜 목표는 가짜 욕망에서 나온다. 마음을 제대로 먹어야 한다. 어떤 마음을 먹을 것인가. 마음 안에 어떤 욕망을 가득 채우는 쪽으로 마음을 먹을 것인가. 마음을 비우거나 내려놓는 쪽으로 마음먹기를 할 것인가.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에 대입해서 마음먹기를 설계해 보자. 여기서 지혜가 나온다.[PART VIEW] 20세기 저명한 비평가이었던 르네 지라르(Rene Girard)는 이처럼 ‘다른 사람의 욕망을 모방해 그 모방된 욕망을 나의 목표로 알고 사는 상태를 환상에 사로잡혀서 사는 것’이라 말한다. 르네 지라르는 이를 일종의 광기로 본다. 그런데 이 광기는 행동이 격렬하거나 생각이 괴상망측하게 나타나는 그런 광기가 아니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이런 욕망의 구조에 대해서 철저하게 무지한 상태를 일종의 광기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런 광기를 종식시키게 하는 소설적 장치가 있는데, 그것은 주인공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죽음의 순간 주인공들은 자신이 가지고자 했던 것이 자기기만과 허상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알고 진정으로 자신이 욕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게 된다(김흥규, 마음의 사회학, 2011, 86면). 결핍에 함몰된 사람은 자신이 남보다 결핍하다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좀 형편이 나아지면 그 열등감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넘치게 또는 분수에도 맞지 않는 고급품을 사들인다. 명품에 과도한 집착을 하는 사람 치고 내면 깊숙한 곳에 결핍에 대한 열등의식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없다. 본인이 명품을 지니고 있음에 만족하지 않고, 내가 명품을 지니고 있음을 남이 반드시 알아주어야 하는 데에 이르러서야 만족이 성에 찬다. 새해 아침에 새 마음을 먹으면서 내가 구하고 나아가려는 방향이 나의 진정한 욕구이며 욕망인지를 스스로 물어보자. 그런데 자본주의 가치에 휘둘리는 현대인들은 다른 사람의 욕구와 욕망을 모방하고 추종하면서 그것을 나의 목표처럼 떠받들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가짜 욕망’에 휘둘리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그런 가짜 욕망 구조 속에 함몰되어 있음을 모르고 산다. 새해 아침 나는 어떻게 마음을 먹어야 할까. 무엇보다 내 마음을 제대로 잘 찾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새해에는 마음을 잘 먹어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외국 언론의 시선이 예전과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을 빈궁(貧窮)의 굴레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국으로 성장시킨 동력이 바로 우리의 교육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미국 대통령도 우리나라 교육의 우수성을 자주 이야기하고, 많은 나라가 우리의 교육을 배우려는 노력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의 현실은 학력과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되다보니 많은 것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학생들의 정서는 메말라가고, 꿈과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선생님의 권위도, 부모님의 권위도 약화됐습니다. 교육으로 부흥한 나라에서 교육을 가장 걱정하는 현실은 우리 교육의 문제가 간단치 않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합니다.” 교육의 패러다임을 인성중심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도 그런 취지지요. “그렇습니다. 가정·학교·사회의 범국민적 인성교육 실천으로 바른 인성을 통한 교육본질 회복이 시급합니다. 학교폭력, 가출, 자살 등 청소년의 극단적 행동에 대한 원인 해소 및 근본적 대책으로 인성교육을 통해 장기적·근원적 선순환 해결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교총이 주도적으로 만든 인실련은 인성교육 실천을 기획·추진하는 컨트롤 센터로서의 민간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성교육을 강화하자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교육과정이 개편될 때마다 강조되어 왔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해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입니다. 성적중심·입시위주의 교육이 가장 큰 방해꾼 역할을 한 것이지요. 이제 학교와 사회가 힘을 모아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인식을 새롭게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인실련의 출범과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인실련은 지난해 7월 24일 출범식을 가졌습니다. 출범 당시 16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고, 현재는 참여단체가 230개로 늘었습니다.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는 ‘전인교육’을 액자 속에 걸어두고 지식과 경쟁만을 강조한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 아래, 이제부터라도 배려와 존중의 문화를 배우고 공동체적 인격과 품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한 목소리를 낸 것이지요. 이후 인실련은 각종 특강, 건전한 졸업문화 캠페인, 감사·나눔 캠페인, 인성교육 원격콘텐츠 개발, 인성교육프로그램 인증 공모전 등을 개최했으며 나아가 대한민국 최초로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까지 열었습니다. 인실련은 무엇보다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었고, 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전시성 행사는 지양하고,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보급에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 관람객이 2만 명을 넘는 등 짧은 기간이었지만 성과가 컸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 저희는 인성교육 박람회라고도 합니다.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3일간의 행사에 많은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들께서 찾아주셨습니다. 박람회에는 전국 초·중·고 37개교, 정부부처·기업·단체 53개 등 모두 90개 기관이 참여했습니다. 과거 일방적이고 이론 중심의 전시가 아닌 관람자가 직접 참여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학교, 가정, 사회가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 중심으로 꾸며진 것도 관람객 유치에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저도 여러 부스를 돌아봤는데 공감한마당에 전시된 대전효지도사교육원의 ‘양파실험모델’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인성교육과 양파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실험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효(孝)라고 쓰인 칭찬 받은 양파는 열흘 후 싹이 싱싱하게 잘 자라 있고, 불효(不孝)라고 쓰인 꾸중 들은 양파는 싹이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칭찬은 귀로 먹는 공짜 보약’이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관람객들이 바로 이런 것을 보면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인성교육이 지속가능한 범국민운동이 되기 위한 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학생의 인성함양은 단순히 학교교육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학생들의 내면화된 생활양식으로 체화되기 위해서는 학교·가정·기업·정부 등 각계의 핵심 주체와 국민 모두가 변화를 위한 힘을 모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봅니다. 정부와 교원·학부모·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바람직한 인성교육의 모델과 실천과제를 고민해 발굴해내고, 서로 흉금을 터놓고 소통하면서 각기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인식의 변화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만한 장치도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인실련은 올해 안으로 17개 시·도에 인실련 지부 설립을 마칠 계획입니다. 지난해 대전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세종, 충남, 강원지회가 출범했습니다. 이들 지부를 통해 인성교육이 보다 실천적 운동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이러한 민간의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관련법규의 제정입니다. 마침 국회에 여야의원이 공동발의한 ‘인성교육진흥법’이 계류돼 있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유·초·중·고에 대한 인성교육 실시 기준을 정하고, 학교장은 이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인성교육의 핵심가치·덕목을 중심으로 학생의 인성핵심역량을 함양하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해야 합니다. 시·도교육감은 연도별 인성교육진흥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며 학교의 인성교육 진흥을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해 체험·실천하는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한편 전반적인 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면 인성교육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인성교육을 위한 당부의 말씀을 주신다면. “인성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목표 및 학교운영의 중심에 인성교육 명시 △가정 및 지역사회 연계 체제 구축 노력 △학교급에 따른 차별화된 인성교육 실시 △담임교사의 인성교육 시간 확보 △교원연수 및 자료의 개발·보급 △지속적인 부모교육 △가정·학교·행정기관의 긴밀한 연계체제 구축 등 필요한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하는 만큼 이러한 것들은 차츰 보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저는 우리가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 즉 서로가 서로를 칭찬하고, 서로에 대해 감사하며,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인성교육이 시작된다고 봅니다. 인성교육이 범 국민운동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오늘부터라도 칭찬, 감사, 고운 말 쓰기의 실천을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이 인성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 함께 실천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02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는 2012년 11월 22일 한국교총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게 ‘인성교육 강화’ 등이 포함된 ‘올바른 교육을 위한 12대 핵심정책 교육공약’을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학생·학부모·선생님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지 않으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없고, 우리나라 미래도 기약할 수 없음을 절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03 2012년 9월 4일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비전선포식 참석자들이 서예가 황우연 씨가 현장에서 써서 기증한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휘호 앞에서 인성교육 실천을 다짐하고 있다.
일시적 총괄평가 아닌 수시 형성평가로 교직사회에도 경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은 불가피한 시대적 요청으로 보인다. 경쟁 시스템의 밑받침이 되는 교원평가제는 그 본래의 의도보다도 더 많은 함축적 이해관계로 인해 상당한 논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능력 중심의 제대로 된 교원평가제도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교원, 학부모, 학생 및 관계당국 등 이해관계 당사자들은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틀의 마련이 가장 핵심적이고 기초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교원평가제의 내용과 방법에 있어서 신뢰성과 타당성의 문제가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도 종래의 방법을 답습하고 있는 정부의 평가 방식에 일선 교사들의 불만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교원평가제가 능력중심교사평가제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위치에서만 평가에 대한 입장을 고수하기보다는 상호 간의 이해와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경계해야 할 요점 중의 하나는 교원평가제가 교원의 자질에 관한 일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원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 교원능력을 크게 제고시켜 줄 수 있다는 평가 만능주의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평가는 교육의 과정 전반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교육의 전체 과정에서 보면 평가 그 자체로서 한 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평가를 통해 교육의 과정 전체를 흔들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진정한 의미에서 능력 있는 교사를 가려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원이 전문적 능력을 가지고 있고, 전문성이 교원의 직무수행에서 책임과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를 살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일선 학교현장에서 시행되고 있는 평가는 연말에 일시에 행해지고 있는 총괄평가가 아닌 수시로 행해지는 형성평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근무성적평정은 모든 교사를 위한 평가로 사실 교원평가제에 대한 규정은 오래전부터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에 명시되어 있으며 근무성적평정이라는 명칭으로 교원평가가 시행되고 있다. 현행의 근무성적평정은 교감 승진을 앞둔 몇몇의 후보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승진 후보자에게는 유용한 자료가 되지만, 그 외의 교사에게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평가가 되고 있다. 물론 근무성적평정이 인사자료로써 어느 정도 활용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승진 후보자나 전근 대상자가 아닌 교사들에는 그다지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 현행의 근무성적평정은 목적, 내용, 방법, 결과 및 활용에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의 근무성적평정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느냐 하는 데 있다. 원래 근무성정평정은 교사 인사고과표의 중요 자료로써 승진 전보 포상 등 교원의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점수를 높게 받는 사람은 그만한 혜택을 주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혜택을 못 받는다는 취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의 근무성적평정이 교원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는 기능을 잘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안으로 나타나게 된 평가가 교원능력개발평가라고 할 수 있다. 열심히 노력하고도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을 수 없다면 그 평가는 당연히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근무성적평정이 모든 교사들에게 의미 있는 평가가 되기 위해서는 일부 대상자 중심의 평가가 아닌 교사 모두를 위한 평가가 되어 열심히 노력하는 교사들이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평가 영역, 내용 구성·방법 개선 필요 [PART VIEW] 교원평가제도가 모든 교원들로부터 이해를 얻어 제대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철학적 바탕과 이에 근거한 내용과 방법으로 무엇보다도 이에 적용대상이 되는 현장 교원들에 대한 설득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무엇을 평가해야 하느냐?”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느냐?”에 관한 교원평가의 내용과 방법은 타당성과 신뢰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교원평가의 타당성과 신뢰성은 평가의 목적과 관련해 평가하고자 하는 영역과 그 내용 구성과 방법이 제대로 되었느냐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교원평가가 교원의 자기개발을 통한 전문성 신장에 초점이 주어진다면 평가의 내용과 방법뿐만 아니라 결과의 활용도 이에 맞추어야 할 것이다. 즉, 교사의 전문성 영역을 크게 교사의 수업기술과 능력, 학생생활지도 및 학급경영으로 구분한다면 내용도 이에 맞추어야 하며 방법도 타당해야 능력 중심의 교원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다. 교원평가 내용과 방법을 결정함에 있어서 타당성과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평가 내용을 피평가자인 교원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 평가 내용과 방법을 결정해 교원평가를 시행하는 하향식(top-down) 방식보다는 교사들에 의한 상향식(bottom-up) 방식을 병행하는 소통과 협력 중심의 평가가 되어야 교원평가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방식은 교사전체가 워크숍이나 지역별 협의회를 통해 평가에 필요한 내용들을 결정한 후 전문학자들을 중심으로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평가 내용들을 검토한 후 수정·보완하는 것이다. 수정·보완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교원들이 다시 재검토하는 과정을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기까지 반복적 과정을 거친 후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을 한 후 최종안으로 채택하는 과정을 밟는 것이 실제로 피평가자의 입장에 놓이게 되는 교원들 스스로가 민주적으로 참여해 평가내용을 결정했다는 데에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록 이러한 절차와 과정이 까다롭고 복잡해 진행이 늦을 수도 있지만, 우리의 미래와 직결되는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원들을 평가하는 데에는 졸속으로 서둘러 시행해 많은 오류를 범하는 것보다는 훨씬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교원들의 근무의욕 고취 노력부터 선행해야 실제로 학교 조직은 상당부분 이완결합조직의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개개의 교사는 독립적으로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고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교사들 상호 간에 평가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교원들은 동료교사들의 직무수행 과정인 수업, 생활지도 및 학급경영 과정을 늘 관찰하기도 어렵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비전문가인 학부모나 지역사회 인사 및 미성숙한 학생들의 평가참여는 교장의 학교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는 가능하지만 교사 개개인에 대한 평가에는 부적합하기 때문에 극히 제한된 영역에서만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교원평가의 논리를 빌어 교원들의 근무환경이나 교육여건은 현재 상태를 유지한 채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조사하는 것보다는 우선 교사들이 수업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근무환경과 교육여건 개선을 통해 근무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노력부터 선행해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교원평가 결과는 점진적으로 또 궁극적으로는 현행의 근무성적평정을 대체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교원능력개발평가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행의 근무성적평정은 승진과 관련해 일부 기간의 근무성적평정만을 활용하고 있으나, 평가결과가 교직생애 전반에 걸쳐 누적되어 포트폴리오로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능력 있는 교사가 우대받는 교원평가가 될 것이다.
오전 8시 서울 연서중학교(교장 박춘구) 교문 앞엔 교장, 교감 선생님과 생활지도부 교사 3명이 모여 있다. 곧이어 안전지도부 학생 10명도 노란 어깨띠를 둘러매고 등장한다. ‘연서 힐링’ 프로그램 중 하나인 ‘모두가 반가운 아침 마중’을 위해 모인 인원으로 2011년 3월 박 교장이 부임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볼 수 있는 훈훈한 아침 풍경이다. “아침 업무를 보통 교내 시설 확인으로 시작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교장이 할 수 있는 더 유익한 일이 있을 거 같았어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하다 ‘아침 마중’을 떠올렸죠. 지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하며 짧은 시간이나마 ‘소통’을 시도하는 겁니다.” 기존 교문지도의 규제와 단속에서 벗어나니 효과는 놀라웠다. 2~3개월이 지나자 대부분의 학생들이 교장의 얼굴을 인식하게 되었고,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한 번은 한 학생이 와서 선생님이 차별 대우하는 거 같아 속상하다고 얘기를 풀어놓더군요. 맞장구 쳐주면서도 선생님과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라고 넌지시 얘기했죠. 며칠 후 그 학생이 찾아와서는 자기가 선생님을 오해했었노라고 감사하다고 꾸벅 인사하더라고요.” 교사들은 등교하는 학생들의 안색을 살피며 부모처럼 따뜻한 손길로 옷을 여며주고 친구처럼 다정하고 장난스럽게 인사를 나눴다. 하루 10분의 기적 오전 8시 30분, 1학년 8반 학생들은 연서중에서 자체 제작한 인성교육자료집으로 ‘아침 10분 좋은 글 읽기’를 한다. 3분 정도의 읽을거리를 이용해 학생들끼리 자유롭게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전교생 참여 프로젝트’다. 황승기 교사는 “오늘 소주제는 ‘선행의 실천’으로, 선행이란 거창한 사회공헌만이 아니라 가까운 주변에 작은 친절을 베푸는 행동으로도 가능하다는 걸 짧은 글을 통해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안창원 교무부장은 “이런 시간이 수업 전 사전 준비 운동으로 면학 분위기를 조성할 뿐만 아니라 글 읽기 지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을 기르게 된다”고 전했다. 연서중은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회복시켜 행복한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중 ‘독서 힐링 캠프’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도 희망 학생 80명을 뽑아 여름 방학 중 2박 3일로 캠프를 다녀왔다. 200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은 은평구청의 예산 지원으로 충당돼 학생 부담은 발생하지 않았다. 각 학년이 2회씩 총 6회의 토론·논술 기초교육을 받으며 캠프에서는 독서 골든벨, 별빛 백일장, 초대 작가와의 대화, 토론 독후활동 등이 펼쳐진다. 매일 아침 좋은 글 읽기와 독서 힐링 캠프를 통해 아이들은 올바른 독서 습관과 독서를 생활화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으며 문제 해결능력은 물론 의사소통 능력도 신장되었다. 땅이 어루만지고 하늘이 꿈을 키워주는 아이들 ‘텃밭 가꾸기’는 이미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유명세를 탄 연서중의 효자 프로그램. 환경과학부 부장 허광신 교사가 작년 생활지도부장을 맡았을 때 학교 부적응 학생들과 ‘소통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그 녀석들이 순순히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나설 리 없었죠. 일 끝나면 자장면을 사주겠다고 미끼를 던졌습니다. 처음엔 땀 흘려 땅을 일구고 나서 먹는 꿀맛 같은 자장면이 목적이었겠지만 나중엔 쑥쑥 자라는 상추, 배추, 무가 아이들의 마음을 전부 차지해 버렸죠.” 농사 경험이라고는 전무했던 아이들이 그 재미를 알고 정을 붙이기 시작하자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각’은 일상인데다 ‘수업 중 이탈’은 취미, 친구들과 싸우며 벌점 120점을 차곡차곡 쌓았던 아이가 상점으로 돌아섰다. “노력의 결실로 선생님한테 인정받고 나니 자신감이 생긴 거 같더군요.” 아이들은 5월에 상추를 수확해 교내 등나무 교실에서 삼겹살 파티를 열고 실한 무와 배추를 뽑아 선생님한테 선물로 드렸다. 올해 3월에는 교장을 비롯한 교사 10명이 부적응 학생 20명과 함께 강화도로 캠프를 다녀왔다. 캠프에 참여한 안창원 교무부장은 “교실 안의 학생과 교실 밖에서 만난 학생은 다르다. 교실에서 ‘뾰족하게’ 굴던 학생들도 밖에 나가면 한결 유해진다. 이런 학교 밖 프로그램을 통해 선생님과 쌓인 친밀감이 교실에 와서도 연결된다”며 인성교육을 할 때는 체험중심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춰야 함을 강조했다. 연서중은 땅의 기운과 더불어 하늘의 별도 좋은 교육 도구로 사용한다. 지난해 10월 4일 학습부진학생(배우미)과 학습우수학생(이끔이) 80명이 과학과 교사 6명과 1박 2일 여정으로 다녀온 ‘함께 star가 되는 별자리 캠프’가 그것이다. 송암스페이스센터에서 진행된 이 캠프는 천체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서로 도와주는 과정을 통해 우정을 쌓고 서로가 든든한 동반자임을 인식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박 교장은 “비용이 많이 드는 프로그램이지만 그만큼 얻어 가는 것도 많다. 부모들과 이런 체험활동을 할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은 이곳에서 잘 대접받으며 꿈을 키운다. 그렇게 누군가를 대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내비쳤다. 인성교육에 한목소리 내는 교사들 연서중은 팀장인 교감을 중심으로 14명의 교사가 인성교육 실천 TF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교무부장·생활지도부장·진로상담부장·창의인성정보부장·예술체육부장 등 각 분야 교사들이 인성교육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머리를 맞댄 것이다. 김영선 교감은 “아침 10분 좋은 글 읽기의 교재인 ‘좋은 글 좋은 생각’의 제작은 물론 다양한 인성교육 실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게 TF팀의 역할이다.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프로그램 운영과 개발을 위해 모든 교사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우리 학교는 열악한 주위 환경과 함께 생계형 맞벌이 가정의 자녀가 다수이고, 기초 생활수급자, 조손가정, 한 부모 자녀, 청소년 보호시설에서 거주하는 학생 등 경제적 곤란자 자녀 비율이 매우 높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바람직한 행동양식을 습득하도록 하는 데에 많은 노력과 애정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학생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능력을 함양시키기 위해 전 교사 감정코칭 연수(직무연수 15시간)를 의무화했다. 또 ‘2인 담임제’, ‘학년중심제’를 실시, 교원 업무 경감을 통해 학생 생활지도에 전념하게 함으로써 상담활동을 강화하고 사안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성과를 이뤘다.
수업비평 문화 확산에 힘 쓴다 경기도중등수업비평교육연구회의 모임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30일 수원 태장고 교실로 노트북과 유인물을 든 교사들이 하나씩 들어온다. 월례 워크숍에 모이는 연구위원은 30명 안팎으로 교실을 가득 메울 정도의 인원이다. 지금은 지역교육청으로부터 개설, 통과된 공식적 지회 4개와 자체적인 지회 4개로 총 8개의 지회를 가지고 있고, 회원도 300명이 넘지만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는 것이 윤갑희 회장(안산 신길고 교장)의 설명이다. “2009년 수업 개선에 뜻을 같이 한 세 명이서 모임을 만들었어요. 경기도교육청의 NTTP 교과교육연구회 출범에 발맞춰 수업혁신을 위한 경기도중등수업비평연구회를 창립한 거죠. 그게 점점 더 커져서 연구회원도 늘고 지회도 생겼어요.” 연구회가 커지면서 하는 일도 늘었다. 연구위원들은 월례 워크숍을 열어 수업보기와 비평을 하고, 수업비평과 관련된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는 등 역량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또 연구회원이나 타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 함양을 위해 교과연수년 연수와 세미나, 지회와 함께하는 수업보기 등도 개최한다. “2013년도의 경우 5월 11일 성남지회, 10월 19일 군포지회에서 ‘지회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수업보기 프로그램’을 열어 수업보기 행사를 했어요. 일반교사를 대상으로 한 이 행사에 각각 100여 명의 교사가 참여했죠. 60시간 직무연수 프로그램의 경우 1학기에는 성남과 고양에서, 2학기에는 수원, 부천에서 열었어요. 일반 수업과 관련된 유명한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거나 연구위원이 직접 강의에 나서기도 해요. 미술관 관람이나 연극을 보고 작품을 비평하는 문화시간을 갖는 등의 커리큘럼을 짜서 진행했어요.” 연구회에서 하는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현장중심적 수업혁신 방법론 정립과 수업비평문 쓰기 문화 확산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단위학교를 중심으로 수업비평 문화 확산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학교 현장에서 수업 역량 강화를 위해 컨설팅을 필요로 하면 찾아가는 연수로 현장 교사들의 수업 개선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2012년에는 단위학교로 찾아가는 연수를 21회, 2013년에는 40회를 실시해 1700여 명의 교사들에게 수업비평을 알렸다. 비평 통해 분석, 반성하며 실력 키워 그렇다면 수업비평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수업비평은 동영상 촬영에서부터 시작된다. 수업을 공개하기로 한 교사가 본인의 수업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준비해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동료 교사들은 공개 영상을 보며 관찰에 들어간다. “수업비평은 일종의 ‘수업보기 방법론’이라 할 수 있어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수업 공개에 대한 자발성이죠. 우리 수업문화는 폐쇄적이어서 가르치는 경험을 공유하려는 태도가 부족해요. 내 수업을 다른 교사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데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수업을 하나의 비평 소재로 놓고 수업을 공유하고 비평을 나눠보려는 교사의 자발성이 가장 중요해요.” 태장고 이지훈 교사가 준비해온 고등학교 1학년 문학시간의 동영상이 화면에 나오자 연구위원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한다. 학생들이 어느 순간에 배우고 어느 순간 배움에서 멀어지는지, 교사가 학생 한명 한명에 모두 대응을 하는지, 협력적인 배움이 일어나는지, 교사의 발문과 교재 수준까지 모든 요소들에 대해 꼼꼼하게 분석이 이뤄진다. 다 같이 수업 동영상을 보며 일차적인 분석을 마치고 나면 곧바로 전사 작업에 들어간다. “1시간 분량의 수업을 모두 전사하기는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을 골라서 하거나 1인당 1분씩 파트를 나눠서 하고 있어요. 전사 작업을 하면 교사가 하는 말을 전체적으로 알 수 있고, 학생이 얼마나 참여했는지가 보이죠.” 굳이 힘들게 수업의 모든 말들을 다 쓸 필요가 있느냐는 물음에 이지훈 교사는 “전사 작업을 하면 수업보기 때 못 봤던 부분을 찾을 수가 있다”며 “동영상을 볼 때와는 달리 더 자세한 수업 관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전사 작업까지 모두 마치면 연구위원들은 수업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수업비평은 최근 열풍처럼 일고 있는 배움중심수업의 궁극적 목표와도 일맥상통하는 일이라는 것이 연구위원들의 설명이다. “수업비평은 기존의 표준화된 수업평가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어요. 과거에는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우수한 교사로 보았지만 지금은 달라요. 학생 중심의 수업, 학생 개인차와 수준에 대한 고려 등 원하는 교사상이 바뀌고 있죠. 이런 변화에 발맞추려면 교사가 바뀌어야 해요. 사회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데, 수업환경은 느리게 변화되면 안 되잖아요?” 수업보기와 비평의 활동을 반복하면 교사는 자신의 수업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이 길러진다고 한다. 수업에 본인 스스로의 분석과 제3자의 비평을 통한 성찰이 이뤄질 때 비로소 수업의 질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또 타인의 수업 방식을 보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수 수업 사례를 발굴하고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떤 것이 좋은 수업인지, 누가 좋은 실천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전문성의 성장을 이끌어 내고,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질 좋은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이 수업비평의 목적이다. 긍정적 비평 통해 동반성장 수업비평에서는 수업이 하나의 예술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학습자들의 이성과 감성이 통합된 심미적인 수업으로 학생들이 지식 쌓고 이를 삶 속에 녹여내는 과정이 하나의 예술이라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그런데 간혹 사람들은 수업비평을 하다가 감정싸움이 생기지는 않느냐는 오해를 하곤 한단다. 이런 오해는 전적으로 ‘비평’이라는 용어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게 장문경 교사 (시흥 월곶중)의 설명이다. “비평과 비판을 혼동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비평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같이 보는 것인데 말이죠. 게다가 저희는 수업자와 관찰자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을 많이 봐요. 차갑고 날카로운 비판보다는 따뜻한 비평이 주를 이루죠.” 이렇게 수업보기와 비평을 거치고 나면 교사들은 각자 깨달은 바를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수업 방식을 바꾸고, 본인의 문제점을 고치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업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수업혁신은 교사의 자발성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이 땅의 모든 교사가 자발성을 가지고 수업에 관한 자존감을 확고히 해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수업시간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어요. 모든 교사가 수업 예술가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우리들의 노력은 계속될 겁니다.” 보다 발전적으로, 전문적으로 나아가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연구회 회원들. 연구위원들의 노력과 수업비평이 이뤄내는 결과물들은 이미 교실현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꿈꾸는 학생, 칭찬하는 수업 “저는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은 김민성입니다.” 1학년 미반의 2학기 일곱 번째 도덕수업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29일. 30여 명의 학생이 하나씩 차례로 일어나 ‘꿈출석’을 외치고 있다. 10년 후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꿈을 이루는 데 중요한 미덕 세 가지와 소망을 말하는 ‘꿈출석’은 박영하 교사 수업의 특징 중 하나다. “저는 사랑과 열정으로 여러분의 꿈을 키워주고 싶은 박영하입니다”라고 마무리하자 학생들이 자연스레 손뼉을 치며 ‘칭찬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온 세상을 울리는 맑고 고운 소리, 칭찬의 소리 맑은소리, 칭찬! 칭찬! 고운 소리, 칭찬! 칭찬! 칭찬합시다. 칭찬~.” 칭찬가는 수업이 시작한다는 것을 암시해주기 때문에 집중도를 높일 수 있어 매시간 시작 전에 부른다고 한다. 이제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나 했더니 이번엔 ‘칭찬하기’ 시간이란다. 1번부터 돌아가며 2명의 학생이 나와서 누군가를 칭찬하는데, 이때 그 사람의 장점과 미덕을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칭찬을 하면서 욕하는 사람을 못 봤어요. 칭찬을 하면 칭찬 받는 상대도 기분이 좋겠지만 하는 사람도 언어가 순화되고 그 사람을 본받으려는 현상이 일어나요. 또,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보는 눈이 생기죠. 이런 선순환을 일으키는 것이 ‘칭찬 수업’의 핵심입니다.” 수업의 주체는 교사가 아닌 학생이어야 이후 수업은 자신의 꿈이 이루어진 상황을 역할극으로 연기하는 ‘꿈연극’, 교과서 진도에 맞춰 선정한 ‘꿈노래’와 ‘꿈시’, ‘꿈이야기’로 이어진다. 교사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가 학생의 꿈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박 교사는 수업 주제에 접목시켜 도입했다고 한다. 오늘은 ‘민족 통합과 한민족 공동체의 발전’이라는 주제에 맞게 북한가요를 감상했다. ‘반갑습니다’, ‘휘파람’, ‘대홍단 감자’를 듣고 학생들은 마음에 닿는 노랫말과 느낌에 대한 생각을 거리낌 없이 말했다. “북한도 통일을 원한다는 걸 알게 됐다”는 노혜림 학생과 “가사처럼 통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고, 중독성 있는 노래라 좋았다”는 이선양 학생의 대답에 박 교사는 “북한의 노래에는 지도자에 대한 찬양과 체제와 관련된 내용이 많다”며 “휘파람 노래에 ‘혁신자’라는 칭호가 등장하는 까닭은 노동생산성 향상을 촉진시키려는 의도를 가사를 통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여주었다. 박 교사의 수업을 계속 듣다 보니 수업의 주체가 교사가 아닌 학생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박 교사가 한마디 툭 던지면 학생들이 손을 들어 발언권을 얻고, 자신의 느낀 점이나 생각을 말하기 바쁘다. ‘대한민국 학생들은 질문과 발표를 할 줄 모른다’는 통설을 뒤엎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은 ‘수업에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사가 여러 가지 동기를 부여하고, 기회를 주고,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그의 교직철학에서 비롯됐다. “수업은 교사 혼자 진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학생이 참여할 기회를 줌으로써 학생들이 표현력과 자발성을 기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에 발표와 같은 여러 활동을 시키고 있어요. 질문이 없는 수업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학생과 소통하지 않는 수업도 문제가 있죠.” 물론 학생들의 발표력이 처음부터 좋지는 않았다. 수업시간에 궁금한 점을 질문하지 않고, 물어봐도 대답 없는 학생들에게 질문과 발표를 유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발표를 제도화시켰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늘 질문을 하는 학생만 질문을 하고, 대답하는 학생만 대답해요. 그게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잖아요? 그래서 그 대안으로 수행평가에 질문, 대답, 발표를 포함시켜 최소 5번 이상 하도록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점수 5점이 깎이죠.” 어떤 교사들은 질문을 강제로 하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봉사활동도 제도화하면서 생긴 문제점이 있듯이 질문, 발표, 대답도 점수 때문이 아니라 학생을 어떻게 하면 수업에 참여시킬까 생각하다 만들어진 아이디어로 수업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박 교사의 설명이다. 대신, 남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하는 학생은 따로 ‘도덕 수업 카페’에 글을 올리도록 했다. 내성적인 학생에게는 너무 큰 부담이 될까 우려한 박 교사의 배려다. 이렇게 계속 발표를 습관화하다 보니 이제는 학생들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꿈을 키워주는 것이 교사의 사명 이런 박 교사도 처음부터 꿈과 끼 그리고 행복을 가르치는 수업을 하진 않았다. 처음 교직 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학생들과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책만 읽다 나오는 초짜 교사였다. 학생들은 그에게 진도만 나간다고 해서 진돗개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학생들이 저를 ‘진돗개’나 ‘나 홀로 50분’ 같은 별명을 지어 부를 땐 참 씁쓸하더라고요. 그래서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신문을 스크랩 하도록 했죠. 그 다음에는 미담기사나 본인의 롤 모델을 스크랩한 뒤 그 인물을 닮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체험을 쓰게 하는 선행록을 쓰게 했어요.” 학생과 소통하는 수업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고심 끝에 노래, 시, 칭찬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쓰게 했던 선행록은 작년에 개발한 꿈노트로 바뀌었다. 꿈노트란 꿈을 이루기 위한 20가지 프로젝트를 일주일에 한 번씩 수행케 하는 것인데, 행복교육에서 추구하는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의 취지와도 부합한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한다. 선행록과 꿈노트의 효과는 생각보다 컸다. 학생들 대부분이 버스나 지하철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기본이고, 인사성도 밝아졌다는 것이다. 소극적이던 학생이 박 교사가 선행록에 남긴 ‘글을 잘 쓰는구나’라는 칭찬에 힘입어 방송작가가 되기도 했다. 박 교사는 이렇듯 학생에게 교사가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교사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 교직이 밥벌이 수단이 아닌 하늘이 주신 천직이라는 의식이 있어야 해요. 의사는 수술을 잘 못했을 때 한 사람의 생명을 해칠 수 있지만 교사는 수백 명의 학생을 담당하고 그들의 영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명감에 불타는 사람이어야 하죠. 두 번째는 전문성이에요. 수업시간에 질문이 나오거나 의문이 제기됐을 때 속 시원히 풀어줄 수 있는 명쾌한 논리와 지식이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요. 마지막으로 학생을 사랑해야 해요. 그래야 훨씬 더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어요. 교사가 학생을 사랑하지 않으면 학생이 불행해져요.” 마음으로 느끼며 배우는 도덕. 그 마음이 움직여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수업의 목표이며, 자신의 수업이 기다려지는 설렘이 있기를 바라는 박 교사. 그의 소망처럼 오늘도 학생들은 꿈과 함께 성장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