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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화가 났다. 미술 시간에 아예 준비물을 일체 해 오지 않아도 좋다. 단지 다른 친구에게 피해만 주지 않아도 너무나 고마운 일이다. 옆에 앉아있는 여자 아이가 정성들여 쓴 글씨에 붓으로 먹칠을 하여 두 시간 동안 열심히 쓴 것이 소용없게 되었다. 벌써 여러 번 경고를 주었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여자 아이는 울고 있는데, 또 엉뚱한 곳에 가서 장난을 치고 있다. 1학기 때에만 하여도 몇 명의 아이들이 장난이 심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수업은 할 만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반 아이들 대부분이 말대꾸를 하면서 장난이 심하여 제대로 수업을 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화가 나서 장난치는 아이들 세 명은 앞으로 나와서 앉아 있으라고 하였다. 소용이 없는 일이다. 오히려 앞에 나와 앉아있는 것이 자랑스러운 듯 아이들을 향해 손짓 발짓을 하며 더 장난을 심하게 치는 것이다. 수업분위기는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지고 서로가 돌아다니면서 자랑스러운 듯 떠들고 장난만 하고 있다. 화가 나서 벽을 쳐다보고 앉아 있으라고 하였더니 엉뚱한 곳을 쳐다보고 있다. “야! 벽을 쳐다보고 있으라 했는데, 너는 어디를 쳐다보고 있냐?”고 하였더니, 저 뒤쪽에 있는 벽을 쳐다본다고 했다.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어 버렸다. 이번 시간이 일정대로 끝나야 다음 시간 수업을 준비할 수 있는데, 계속 말꼬리를 붙들고 늘어지는 바람에 화가 벌컥 났다. “야! 임마, 어떻게 하려고 이러냐? 아~이그~” 하면서 죽비로 어깨를 슬쩍 건드렸다. 이제는 선생님이 욕을 하고 때렸다며 달려든다. 선생님이 ×새끼라고 하며 때렸는데 무척 아프다는 것이다. 하도 기가차서 “야! 내가 언제 그랬느냐?”며 함께 벌서는 아이한테 물어보았더니 분명히 하였다면서 맞장구를 치는 것이다.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는 한 술 더 떠 선생님이 때려서 지금도 아프다는 것이다. 제 3자가 들으면 꼼짝없이 ‘×새끼라고 욕을 하면서 죽비로 때린 것’으로 밖에 인식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업 시간은 끝 나가는데 어이없는 아이들의 행동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 어느 누가 초등학교 순진한 아이의 말을 믿지 나의 말을 믿겠는가. 이제 우리 교육자들은 ‘교원 평가권을 갖고, 교육적 벌마저 줄 수 없고, 학생인권 조례’라는 큰 힘을 가진 제자들의 앞에 서 있다. 또한, 흐트러진 학업 분위기 심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학부모들의 항의가 뒤따를 것이 분명하다. 교육청의 지침과 학생, 학부모의 사이에 샌드위치 신세가 되어 버린 상황에서 교사가 자긍심을 갖고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지 염려스럽다. 교수권과 학생지도권의 약화와 상실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자는 ‘포퓰리즘 정책’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결코 동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육자적 신념으로 지금껏 그래 왔듯이 잘못된 길을 가는 제자들을 결코 외면도, 포기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근래에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이 생활지도를 하던 담임 여교사의 머리를 주먹으로 몇 차례나 때린 '패륜'사건이 있었는가 하면, 충북 제천의 한 고교에서 남학생이 자신을 꾸짖는 것에 불만을 품고 40대 여교사를 폭행한 사건과 전남의 한 중학교에선 50대 여교사와 여학생이 서로 머리채 잡고 싸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또, 경기도 어느 중학교에선 말 듣지 않는 학생을 교사가 112에 신고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학교의 살풍경스런 모습은 경기도 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이어 11월 1일부터 서울시교육청이 모든 초·중·고에서 체벌을 전격 금지한 후 벌어진 일들이다. 그래도 "학생인권조례와 체벌 금지 때문에 학생들의 반항과 저항이 생겨 교실이 붕괴한다는 건 무리한 추정"이라며 "체벌은 물론이고 언어폭력까지도 학교 현장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교육감은 우리 교육현장의 아이들 상황을 제대로 잘 알고 집행하려는지 묻고 싶다. 이미 서울시교육청의 체벌 전면 금지 조치와 경기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공포 등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학생에 의한 일련의 교사폭행 사건은 우리의 교육이 어디로 가려는지 불안하기만 하다. 공교육의 정상화는 엄청나게 교육에 재정적 투자를 하여야만 하고, 특별한 교육정책을 추진하여야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바로 교육현장에서 교사의 권위를세워주고교육공동체가 서로 믿고 함께 할 때 교육의 정상화가 이루어진다고 본다.
충북교총이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수기로 칭하고, 교사가 방과후 학교 수업을 통해 수당을 챙겼다고 말한 도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충북교총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도교육청과 직속기관 행정사무감사에서 교육위원회 소속 한 도의원이 교원과 교육계 전반에 대해 모욕적이고 저질스런 표현을 썼다”며 “이에 대해 해당 학교운영위원회와 방과후 학교 담당 교원에게 공개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또 “방과후 학교 교사의 경우 정규교과를 완료하고 방과후에 아이들을 가르쳐 받는 것이라며 이는 그 한도 내에서 정당하게 수당으로 받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충북교총은 청주시내 모 초등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에 발주처인 청주교육지원청이 특정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협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다른 도의원에 대해서도 “한건주의로 교육계에 대한 불신과 혼란을 주지 말고 물증을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충북교총 관계자는 “교육계가 가장 어려운 시기에 이같은 망언을 한 것은 교육계를 더욱 불신하게 만들어 공교육을 붕괴시키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진정 바람직한 교육을 원한다면 문제 학생에 대한 지도대책을 따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충북교총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충북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같은 뜻을 밝혔다. 충북학운위협은 “단편적인 수치만 가지고 학운위를 학교가 원하면 뭐든지 찬성하는 ‘거수기’로 표현한 것은 4778명의 충북 도내 학운위원을 모두 모욕한 것”이라며 “사과와 정정을 요구했다. 사과를 하지 않으면 충북학운위협은 의원 사퇴운동을 전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번 문제는 청주교육지원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의회 교육위 소속 한 의원이 “2008년부터 올 10월까지 개최된 청주지역 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를 분석한 결과, 전체 안건 1307건 중 96.3%에 해당하는 1258건이 원안대로 처리되는 등 학운위가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데서 비롯됐다. 또 해당 도의원은 “방과후 학교 교사들의 72%가 정교사이고, 이들은 정규 근무시간에 방과후 수업을 통해 이중을 수당을 챙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도의원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청주시내 모 초등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입찰에 청주교육지원청이 관여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됐다.
지난달 8일 장휘국 교육감 취임이후 광주시교육청이 코드인사, 전문직시험 졸속 변경 등 연일 인사문제로 파문이 일고 있다. 취임과 동시에 장 교육감은 총무, 인사, 예산 비서실 등 핵심 사무관과 교원인사과장 등 전문직 인사를 단행했다. 또 선거캠프에서 일한 측근인사 2명을 별정직으로 채용했다. 이 과정에서 부임한지 1년이 안된 예산과 인사팀장 교체를 위해 인사위원회를 열었으며, 교장 중임제한에 걸린 인사과장과 초등인사담당장학관을 교장으로 내보내기 위해 ‘직무대리’ 형식을 동원하는 등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새롭게 교원인사과장이 된 고교교감과 초등인사장학관에 보임된 초등 교감은 전교조출신이어서 전형적인 코드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비서실장과 수행비서 두 명을 별정직을 임용할 수 있는 규정을 무시하고 선거캠프에서 공보특보와 상황실장을 지낸 인사를 시민사회 비서, 공보비서로 채용하고 비서실장과 수행비서는 기존 공무원에서 발령해 일종의 편법을 적용한 것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장 교육감의 인사논란은 교육전문직(장학사) 전형에서도 발생했다. 10일 발표된 ‘2010 초등 교육전문직공무원 임용후보자 선발 공개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보직교사 근무경력을 5년내 월 0.1점씩, 상한점을 6점으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가산점 적용은 지난해 8월 발표했던 ‘2010년 초등 교육전문직공무원 임용 후보자 선발 공개전행 계획’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교무‧연구부장 경력(5년 이내 월 0.2점씩)은 아예 삭제됐고, 당초 상한 12점이던 보직교사 근무경력 가산점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같은 인사파행에 대해 지역교육계는 교육감이 특정단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무리수를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역 한 고교 교사는 “전교조 출신 교사들이 보직교사를 거의 맡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전문직 진출을 돕기 위해 이렇게 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교육감이 바꿨다고 해서 기존의 약속을 저버리면 어떻게 교육행정당국을 신뢰할 수 있겠냐”고 밝혔다. 또 광주교총 관계자도 “이른바 진보교육감이라고 하면서 구태를 답습하는 모습을 보여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2007년까지 동일하게 적용되던 보직교사 가산점을 2009년 2배 높였던 것으로 교무‧연구부장 가산점 축소는 다른 보직교사와의 형평성을 고려한 것”이라며 특정단체를 위해 가산점 혜택을 줄인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편 15일 실시되는 광주지역 초등 교육전문직(장학사) 전형에는 12명 모집에 33명이 응시해 2. 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인천 최초 운영 아빠 참여 요리 경연대회 실시 인천후정초등학교(교장 이승우)는 2일 ‘우리 아빠는 요리사’라는 제목으로 지역주민 및 학생, 학부모 등 1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아빠 참여 요리 경연 대회를 열었다. 대회를 기획한 이미숙 교사는 “후정초등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학부모 학교 참여 연구학교로 다양한 학부모참여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학교이며, 교육 활동은 물론 다양한 행사에 학부모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머니 뿐 만 아니라 아버지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여 가족의 사랑과 화목을 더욱 다지고 자녀교육에 아버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학교와 그 사랑을 함께 하는 활동으로 이끌기 위해 본 대회를 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 날 행사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5가족 팀이 시종일관 정겨운 분위기속에서 가족의 요리 솜씨를 선보였으며 그 요리에 담긴 훈훈한 가족이야기 발표, 창작율동, 삼행시, 영어 연극, 가족과 함께한 과학 마술 공연은 대회를 더욱 빛내주었으며, 참가가족 중 바쁜 엄마를 대신한 가족의 사랑 요리와 고마움을 전한 영상편지는 가슴 뭉클한 감동까지 선사했는데. 이승우 교장은 “특히 맞벌이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어 참가한 가족팀은 물론 친척들도 함께한 가족이 많아 더욱 의미가 깊은 행사라고 하면서, 요리경연대회 후 각 팀이 만든 음식과 다과를 나누며 참여한 가족과 함께 대회 준비에 힘써 주신 선생님들과의 정감어린 대화 시간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교총은 2일 서울 우면동 교총회관에서 제141회 교권위원회 및 제78차 교권옹호기금운영위원회를 갖고 경남 E초등학교 F교사 학생체벌 관련 형사소송건 등 10건에 대해 2350만원의 소송비를 보조하기로 결정했다. 교권위원회는 이날 또 신임 위원장에 성낙인 서울대 법대 교수를, 부위원장에 정무원 교총 고문변호사를 선출하고 민형사소송 및 헌법심판 소송비 보조금을 2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지원이 결정된 사건 중 주요 사례는 다음과 같다. ▲서울 A중학교 B교장 형사소송(1심) 및 항소(2심)건=2010년 5월 참교육학부모회가 B교장이 연금법 개정 대표 발의의 감사 표시로 500만원의 후원금을 개인명의로 지급했고, 이후 의원사무실에서 불법임을 알고 1주일 후에 돌려준 내용을 가지고 교원의 정치활동과 정치자금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고발장을 접수시킴. 1, 2차 소송을 거쳐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상태. ▲서울 C초등학교 D교사 민사소송 상고(3심)건=2007년 급우를 괴롭히는 학생을 목격하고 귀를 살짝 잡아당기며 훈계를 했으나 학부모는 2009년 귀 뒷부분이 찢어져 흉터가 남았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북부지법이 소송을 기각했으나 학부모가 현재 항소와 상고를 했으나 모두 기각 종결된 상태. ▲경남 E초등학교 F교사 학생체벌 관련 형사소송건=2010년 7월 초등학교 2학년을 담당하고 있는 F교사가 수업시간에 지작을 하고 청소당번 업무는 게을리한 채욕설을 하자 학부모에 전화를 걸어 훈육을 당부했고 체벌의 동의를 구해 부모도 동의함. 이에 연구실에서 학생의 등과 팔을 손으로 때렸으나 이후 학부모가 학교를 방문하여 거칠게 항의하고, 교사전출과 신문과 인터넷에 체벌내용을 고발하여 올렸다. 전출 발령을 받은 F교사가 보상금 800만원에 합의하지 않자 학부모측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 ▲인천 G중학교 H교사 민·형사소송건=2008년 11월 I 학생이 수업후 종례시간에 어지럽다고 하여 응급조치를 하고 대학병원에 입원하여 2차례의 수술 후 퇴원하여 재활치료를 받았음. 초진한 대학병원은 ‘대뇌혈관의 동정맥기형’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학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에서 보상금이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학급학생들의 진술서(유도 및 회유진술)를 받아 H교사의 구타에 의해 일어났다며 보상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민·형사소송을 제기. ▲인천 J고등학교 K교사 형사소송건=2009년 11월 학생생활지도를 담당하는 K교사(학생부장)는 등교지도를 하려고 교문으로 가던 중 복장불량인 L학생을 발견해 수차례 불렀으나 불응. 학생회 간부임을 확인하고 시정을 요구하자 욕설을 퍼부어 손바닥으로 뺨을 5차례 때림. 같은 날, 학부모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지도방법을 사과했으나 학부모가 경찰에 신고해 선고유예를 받은 상태.
학교자율역량강화방안 학교장의 인사·재정·학사운영 권한을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학칙 제·개정의 최종 권한을 학교장이 갖도록 교육감의 인가권 폐지도 추진된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학교 자율역량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교육자치의 핵심은 학교자치인 만큼 학교장의 자율권을 확대하고 동시에 책무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현행법상 ‘교무를 통할하고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고 추상적으로 규정된 교장의 권한 및 책무가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된다. 교과부는 △졸업요건 설정, 수업이수, 등하교 시간, 학기제 운영 등 학사운영 보장 △교육과정 운영 및 학업성적 평가에 대한 자율 확대 △행정보조요원, 시간강사 등에 대한 자율 임용권 △학교 예산 편성·운영의 자율성 범위 등을 초중등교육법 조항에 명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해당 정책연구를 진행 중인 교과부는 이달 말 법령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2월 법령 정비안에 대한 공청회를 거쳐 4월 중 입법예고를 추진한다는 일정이다. 아울러 교장의 실질적인 학칙 제정권을 강화하기 위해 시도교육감의 인가권도 폐지할 방침이다. 이주호 장관은 “3단계 학교자율화 방안까지 나온 마당에 학교장이 학칙을 인가 없이 제정하는 건 매우 당연한 것”이라며 “국회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발언으로 현재 인권조례를 통해 학칙을 통제하고 있는 진보교육감 진영과 학교장의 권한이 어떤 역학관계를 갖게 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이 장관은 “인권조례 관련 부분은 교과부가 대통령령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과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대통령령)에 학생 인권보장, 체벌을 포함한 훈윤방법 등을 학칙에서 정하도록 위임규정을 둬 자율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권한, 자율성 확대와 동시에 책무성도 강화된다. 대표적인 정책수단이 학교성과급(올 성과를 평가해 내년 6월까지 지급)이다. 전체 교원성과급 예산의 10% 범위에서 학교평가 결과에 따라 3등급(S-30%, A-40%, B-30%)으로 차등 지급된다. 평가기준은 교과부가 제시하는 공통지표와 시도교육청의 자율지표를 반영하되, 반영비율은 시도가 자율 결정한다. 교과부는 학업성취도평가 향상도(초등 제외), 방과후학교 참여율, 취업률 등 철저히 성과 지향적인 지표를 마련한 반면, 시도는 수업시수, 학생수, 급지 등 교육여건과 지역 특성 등을 감안할 예정이다. 교과부 담당자는 “학교나 지역 특성상 획일적으로 성과지표를 적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시도에서 이를 감안한 지표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사 기본, 초‧중등 연계 교사 등 다양 6∼7년 복수‧부전공, 4개 과목 자격자도 많은 사람들은 핀란드 영어의 우수성은 교사에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렇다면 핀란드 영어교사는 어떻게 양성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교사의 높은 사회적 위상, 치열한 경쟁과 엄격한 교사교육대 입학절차, 철저하지만 탄력적인 교사양성과정, 교사에 대한 신뢰와 지지 문화가 종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핀란드에서 교사는 높은 인기와 사회적 신뢰와 존중을 받고 있으며, 교사교육대의 입학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전국 평균 경쟁률이 약 10대 1정도로 유지되고 있는 점도 핀란드 교사의 사회적 위상을 짐작케 해준다. 핀란드에서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고교에서 필요한 영어과정을 이수하고, 우리나라의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국가 고등학교 졸업시험의 영어시험과, 필기시험 및 면접을 포함하는 각 대학별로 시행되는 엄격한 입학 선발과정을 통과해야한다. 필자가 만난 현직 영어교사 15명 모두가 고교 영어성적이 우수할 뿐 아니라 국가 졸업시험 영어시험에서도 1등급인 laudatur나 2등급인 eximia cum laude approbatur를 받았고, 선발과정 중에도 뛰어난 영어실력을 입증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영어능력이 우수한 예비교사들이 입학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었다. 교사양성 교육과정 또한 철저하다. 교사 지식, 지도기술, 연구 능력까지 고루 갖춘 전문 영어교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었다. 핀란드 교사의 기본 조건은 최소 5년간의 교육과정을 마친 석사학위 소지자인데 학급교사(초등학교 교사)의 경우는 교육학을 전공하고, 영어교사(중‧고교 영어교사)의 경우는 영어학을 전공하면서 교직과목을 이수한다. 그러나 필자가 만난 대부분의 영어교사들은 실제 6∼7년의 기간 동안 복수전공이나 부전공 과목 이수를 하면서 적어도 2∼3개 과목, 일부의 경우는 4개 이상 과목의 교사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이 같이 모든 영어교사들이 여러 개의 교사 자격을 갖추면서 영어 내용학적 배경과 영어 교육학적 배경을 갖추고 있는 것은 철저하면서도 교사양성과정의 기간이나 범위, 이수방법 등이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즉 영어를 지도하는 교사의 유형도 학급교사로서 영어를 지도하거나 초등영어만을 전담하는 교사, 혹은 초등과 중등영어를 전담하거나 중‧고교 영어를 전담하는 교사 등으로 매우 다양했다. 특히 초등과 중학교에서 모두 지도할 수 있는 영어교사들은 9년간의 기초교육을 위한 종합학교 체제 내에서 기초교육 즉 초등영어와 중학교 영어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교육과정 내용과 영어능력이 모두 갖춰진 교사들로 인해 핀란드 학교에서 흔히 시행되고 있는 내용과 언어 통합교육(CLIL) 혹은 몰입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필수적인 조건이 마련되고 있었다. 이는 교사 개인의 입장에서는 영어와 다른 과목, 그리고 여러 학교 급에서 지도할 수 있는 전문가 역량을 갖추면서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핀란드 학교 입장에서는 다방면으로 활용도 높은 우수 교사를 확보할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따라서 집중 선택제로 인해 개설되는 과목이 변화하는 경우에도 영어만을 전담으로 하거나 혹은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등 다중과목 지도가 가능한 교사가 될 수 있었다. 헬싱키의 한 영어교사는 이번학기에는 중‧고생 영어만을 가르치지만, 지난학기에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영어와 프랑스어를 같이 지도했다고 했는데 바로 이와 같은 사례였다. 또 하나의 특징은 원어민 교사나 보조교사들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유바스뀔라의 국제학교의 영어수업도 핀란드 영어교사에 의해 진행되고 있을 정도였다. 국가교육청의 영어교육전문가에 의하면 국가차원에서 원어민 교사나 보조교사 채용은 하지 않고 있으며 채용의 필요성도, 앞으로 채용 계획도 없다고 했다. 핀란드 교육체제 안에서 양성되는 우수한 영어교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간혹 학교나 지역교육청에서 채용한 영어 모국어 화자 외국인 교사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들은 핀란드의 문화와 교육에 대한 이해가 깊고 뛰어난 핀란드어 구사능력을 갖춘 매우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필자가 만난 학생, 학부모들은 핀란드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은 핀란드의 영어교육 덕분이라며 높은 만족과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그동안 영어교사들의 영어구사능력이나 지도기술 등에 대한 논란이 없었던 점도 영어교사에 대한 신뢰 문화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핀란드 교육의 전반적인 특징과 같이 영어수업의 전권도 담당영어교사에게 주어지고 있었는데, 탄탄한 영어실력과 지도기술을 갖춘 전문 영어교사의 역량과 함께 살베리의 표현대로 교사들의 ‘지성적 전문성’과 ‘전문적 자율성’을 존중하는 핀란드의 교육 문화가 핀란드 영어수업의 내실화와 핀란드 학생들의 영어능력을 상향평준화시키는 근본적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혜원
연평도 피해 학생들이 휴교령 선포 2주 만에 인천운남초에서 정상수업에 들어가게 된다. 인천시교육청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대책협의를 통해 교실이 남아있는 영종도 운남초에서 6일부터 수업을 실시하도록 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당초 시교육청은 연평도 주민들의 임시숙소인 찜질방 인근의 학교에 학생들을 분산 배치해 등교하도록 했다. 그러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연평 초·중·고 학생들이 포격 이전처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주민들의 건의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초등학생 83명, 중학생 26명, 고등학생 19명 등 128명의 학생들이 모두 운남초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 개교한 운남초에는 현재 20여개의 빈 교실이 있고 임시 숙소에서 30분 이내에 통학이 가능해서다. 학생들에게는 교재와 학습준비물, 급식, 통학버스 3대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유치원생 12명은 모두 임시숙소 인근에 있는 신선초교 병설 유치원에 다니게 됐다. 시교육청은 또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이동도서관을 지원하고 인천남부Wee센터를 중심으로 전문상담교사를 통해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예방을 위한 상담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스트레스 및 불안검사, 미술치료 등을 통해 갑작스러운 포격에 충격을 받은 학생들의 심리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부터 일주일 동안 운남초에서의 정상수업에 필요한 시설, 학습기자재 마련을 위해 유치원생, 다른 시도로 배치된 학생 등을 제외한 100여명을 인천 영어마을에 입소해 기숙사 생활을 하며 원어민 강사와의 영어교육을 실시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영어마을을 방문해 학생들의 수업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학생들의 학비와 급식비, 학습준비물, 통학버스 등 교육에 필요한 경비 전액과 포격으로 손상된 연평도 학교의 피해 복구를 위해 특별교부금 7억5000만원을 시교육청에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북한의 포격으로 연평초중고 교사동 두 곳은 상당수 창문이 깨져 있고 교직원과 가족 20여 세대가 거주하는 관사동 세 곳은 군부대와 인접해 포격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받아 가스배관, 유리창, 벽체가 파손돼있는 등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현장에서 영어를 영어로 가르칠 수 있는 교원을 양성하겠다며 시작한 교육대학 영어 심화과정 지원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1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교과부는 국립 초․중․고등학교 40개교에 대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 지원, 전국 교대 11개교 및 국립 사범대 14개교에 대한 원어민 영어강사 배치, 초등교사 양성기관의 영어 교육과정 개선을 지원하는 실용영어 교육지원사업에 37억 1800만원을 계상했다. 국립학교 및 교․사대 실용영어 교육지원 사업은 지난해까지 국립학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 사업, 교․사대 원어민강사 배치 사업, 교육대학 영어 심화과정 지원의 3개 사업으로 나누어 지원하던 것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그러나 이 예산은 전년도에 비해 8억4200만원이 감액된 것으로 지난해까지 지원했던 교육대학 영어 심화과정 지원 사업(교육대학 실용영어 강화지원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교육대학 실용영어 강화 지원 사업은 2009년부터 초등학교 교원 양성기관인 11개 교육대학 및 한국교원대의 영어 교육과정 개선을 지원하여 학교 현장에서 영어를 영어로 가르칠(TEE: Teaching English in English) 수 있는 교원을 양성하기 위한 사업. 영어 수업시수 확대․수준별 반편성 운영 등 교대의 영어 교육과정 개선, 특별강좌 개설, 교재 개발, 영어능력 졸업 인증제 실시를 위한 도구개발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2009년에는 사업계획에 대한 평가를 통한 차등지원 방식으로 12개 대학에 1개교당 60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까지 총 12억원을 지원했고 지난해에는 4개 대학에는 각 1억원을, 5개 대학에는 각 4000만원을 지원했다. 내년도 예산에서 실용영어 강화 지원 사업이 제외된 이유는 이 사업이 교․사대 원어민강사 배치 지원 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의 교·사대 원어민강사 배치 지원 사업은 단순히 원어민 영어강사 102명을 25개 대학(11개 교대 및 14개 국립대학)에 지원하는 사업임에 반해, 교육대학 실용영어 강화 지원 사업은 영어 교육과정 개선과 다양한 영어 프로그램을 개발․도입하기 위한 것으로서 두 사업은 독자적인 필요성이 인정되고 상호 연계 운영됨으로써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회 교과위도 예산안 검토보고를 통해 “회화중심의 초등 영어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육대의 영어교육과정이 실용영어 중심으로 개편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하고 “2년째 시행 중인 이 사업에 대한 지원이 중단될 경우 대학 자체 예산 부족 등으로 교육대학의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동력은 상실되고 교육현장의 혼란도 가중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따라서 지난해 예산과 같이 매년 6억원 정도의 국고 지원을 최소 5년 이상 지속해 초등교사 양성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인 실용영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경인교대 영어교육과 관계자는 “실용영어 강화 사업은 특별강좌 등의 형태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만약 예산지원이 중단된다면 정책 일관성 측면이나 현장 친화적인 교육 운영에서 큰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11월 마지막 날 어두움을 뚫고 대전수석교사들의 환한 웃음을 보면서 모처럼 의미 있고 보람된 시간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는 대전시 의회 회기 중 임에도 바쁜 일정을 뒤로 접으시고 네 분씩이나 함께 해주신 존경하는 의원님과 만나 뵐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함께 해 주신 영광된 자리에 대전수석교사를 대신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 또한 의원님을 모시고 수석교사제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으로 말씀은 드렸지만 제대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 한편에는 아쉬운 마음만 남아 있습니다. 수석교사들이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 그 어려움을 인정해 달라는 것 보다는 해방이후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승진을 위한 시스템에서 학생교육을 위해 학교풍토가 조성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훌륭한 선배님들이 교육열정을 가지고 평생을 2세 교육에 사랑과 정성으로 최선을 다 하곤 죄인인양 쓸쓸히 물러나는 것을 숱하게 보아 왔습니다. 단지 승진을 못하였다는 것 때문이지요. 이제 학생교육을 위해 혼신을 다하여 노력하신 훌륭한 분들이 예우를 받으면서 교단에서 퇴직할 때까지 후배 교사들의 멘토로 교실수업 개선을 위해 교육열정을 다할 때 우리의 교육이 바로 선다는 신념으로 수석교사제 법제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생활해 왔습니다. 지구상에 우리나라만큼 교육에 관심이 많은 나라도 없습니다.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열화와 같은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학교조직 풍토가 학생교육을 위한 풍토로 전환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원의 인사제도가 관리직렬(교감-교장)과 교수직렬(선임교사-수석교사)로 시급히 2원화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즉, 젊고 유능한 교사들이 학생교육을 위해 열정을 바칠 수 있는 교수직렬인 수석교사제야 말로 우리의 교육이 세계 최고의 교육에 이르는 첩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석교사 선발은 내년에 2000명을 선발을 토대로 하여 5년 동안 해마다 1000여 명씩 선발이 되면 각 학교에 실질적인 수업장학을 할 수 있도록 수석교사가 1명씩 배정이 되리라 보고 교과부에서 시도교육청으로 선발규정을 보냈지만, 각 시도에서는 교과부에서 의도하는 수석교사의 선발 인원수 보다 지역에 따라 최하 30% 정도로 선발하는 시․도 지역을 보면서, 아직도 수석교사제가 현장에 정착하기에는 너무나 기존의 벽이 높고 요원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교과부 시범운영에서 법제화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미 4년차 하고 있는 전국수석교사들은 기존의 선발을 인정하지 않고 해마다 되풀이 되는 지원절차로 무모함을 느끼게 되며, 우수한 재능을 지닌 교사의 선발도 지금과 같은 상황 하에서 얼마나 응모를 하게 되려는지 불안하기만 상황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도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토록 오랜 기간 수석교사에 대하여 시범운영만 1년 단위로 계속 지속한다면 유명무실한 시범운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교과부 수석교사제 법제화 TF팀을 조직하여 4회에 걸친 협의회와 청와대에서 실시한 제1차 교육개혁대책회의 시만 하더라도 금년에는 틀림없이 법제화가 분명히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추진하였는데, 법제화의 길은 보이지 않고 수석교사 선발 또한 시도별로 교과부 안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으로 상실감이 큽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석교사의 수가 대폭 확대가 되면 각 시도에서 관리 및 운영이 되리라 예상되는 이 때 교육을 사랑하는 대전시교육의원님과 함께하는 수석교사연찬회는 더욱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연차적으로 선발이 되는 수석교사는 교과부의 안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에서 적정인원의 선발, 직전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 배치, 업무활동에 이르기 까지 제반 활동의 관리 및운영이 되리라 봅니다. 이때 수석교사들이 역량을 발휘하여 신규교사 지도와 현직연수 및 교실수업 개선을 위한 장학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려면 시도교육청에서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운영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따라서 이 중차대한 수석교사제도의 시도 교육청에서의 운영에 대한 성공여부는 시도 교육의원님들의 관심이 곧 수석교사제가 교육현장 정착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봅니다. 이에 존경하는 교육의원님의 수석교사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으로 대전광역시교육청이 전국 제일의 수석교사제 운영 및 정착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하며, 다시 한 번 귀한 시간에 참석해 주신 의원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을 바라보며 경인년에도 의원님이 하시는 모들 일이 뜻과 같이 이루어지시길 소망하며,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지난 7월 실시된 초·중·고교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지난달 30일부터 학교알리미 사이트(www.schoolinfo.go.kr)를 통해 학교별로 공시됐다. 국·영·수·사·과 과목별로 보통 이상-기초-기초미달 학생비율이 공개됐으며, 2011년부터는 교과별 학력향상도도 공시된다. 교과부 이주호 장관은 30일 브리핑을 통해 “어찌 보면 성취도 평가는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없도록 잘 관리해달라는 의미에서 우리 학교와 교육청에 대해 치르는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력향상 중점학교 운영 등을 통해 초중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초 미달 비율이 초등 6학년의 경우, 2008년 2.3%에서 2009년 1.6%, 2010년 1.5%로 줄었고, 중3은 같은 기간 10.2%에서 7.2%, 5.6%로 크게 감소했다. 고교(2008·2009년 1학년, 2010년 2학년)도 8.9%에서 5.9%, 4.05로 낮아졌다. 하지만 부진학교 성취도 제고와 교육격차 해소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학교별 성취 수준 공시로 자칫 선호-기피학교가 생기고, 학교 간 과열경쟁이 촉발될까 우려도 제기된다. 시도별 평균 비율과 지역교육청별 평균 비율이 함께 제공돼 각 학교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데다 인근 학교와의 비교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중학 교장은 “보통 이상이나 기초 미달 비율로도 비교와 서열화가 가능하다”며 “학교간 경쟁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교과부도 성취도 평가 결과를 시도교육청 평가와 교부금 지원에 연계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기초미달비율을 60점 반영하는 등 교육청 평가항목에도 있고, 그 결과에 따라 재정도 차등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총은 “저소득층 밀집지역 등 학교의 특성을 무시한 채, 그 결과를 학교평가나 재정지원, 인사에 무리하게 연계해선 안 된다”며 “과열경쟁을 초래해 교육파행을 초래하기보다는 미달학생, 부진학교에 대한 맞춤형 연수와 지원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 성취도평가 결과, 서울 지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체 성적에서 바닥권을 맴돌았다. 학교급별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초등 6학년은 16개 시·도 중 11위(1.6%), 중학 3학년은 15위(7.0%), 고교 2학년은 16위(6.3%)를 기록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2008년부터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초6, 중3, 고2(2009년까지는 고1)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평가다. 올해는 7월13~14일 이틀간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5개 교과(고2는 국어, 수학, 영어 3개)에 대해 실시됐다.
서울을 다녀오는 길에 충주 터미널에 도착하니 모임시간이 한 시간이나 남았다.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생각하다가 모임장소 근처에 있는 재래시장 구경을 하기로 하였다. 마침 5일장이 서는 날이라서 충주풍물시장에는 사람들이 북적이었다. 전에는 좀처럼 장날에 맞춰 시장구경을 해 본적이 거의 없던 터라 시장풍경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하였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시골 5일장에 갔을 때가 어렴풋이 떠오른다. 오늘은 무엇을 사려는 것도 없이 그냥 시간을 보내기 위해 혼자서 장터를 구경하며 걸었다. 충주에는 공설시장, 중앙시장, 자유시장이 있었는데 상권이 넓어지면서 무학시장이 생겼고 충주 천을 따라 새로 생긴 풍물시장이 활기차게 열리고 있었다. 풍물시장은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평소에는 장이 열리지 않고 5일 장날만 장이 선다. 비가와도 장이 설수 있도록 포장으로 지붕을 만들어 놓아서 마치 축제장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 대형마트가 재래시장의 상권을 잠식한다는 상인들의 요구를 들어 시장현대화에 힘쓴 결과 시장통로에 지붕을 만들고 깔끔하게 정비를 하고 차량이 들어 올 수 있도록 하였다. 주차장도 마련하여 재래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어 우리 것과 옛것을 이어간다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하였다. 외국여행을 하면서 시장은 어느 나라나 비슷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물물교환을 하던 장터가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팔고 사는 곳으로 예전에는 장날이 되면 아는 사람들을 만나 서로 소식을 전하는 장소로도 이용되었다. 삶의 현장을 보려면 시장에 가보라는 말도 있다. 시장(市場)의 모습은 생존경쟁을 엿 볼 수 있고 단지 물건을 팔고 사는 것 외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삶의 애환을 느끼고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생활의 활력소를 얻는 곳이며 학생들에게는 현장학습의 장(場)으로 활용하면 교육적 효과가 클 것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정찰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물건 값이 정해져 있지만 재래시장은 흥정을 하면서 덤으로 얻는 재미도 있다. 현대시장이 더 편리하다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만 재래시장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북적이기 때문에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고 추억과 낭만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재래시장은 서민들이 옛 추억을 떠올리며 하루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지역의 시장에 가야만 사먹을 수 있는 향토음식의 맥을 이어 전통을 살리면 미식가(美食家)와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서 고유의 맛을 보려고 할 것이다. 지자체에서는 재래시장을 특성화하고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여 관광객을 모으는 지역도 많이 있다. 관광지를 여행하면서 잠시 시간을 내어 들려가는 코스로 운영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특산품이나 지역의 음식을 상품화하여 관광객에게 추억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물건을 사는 것 외에도 보고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나 체험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풍경은 그 자체가 관광자원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래시장은 농사를 직접지은 시골의 할머니들까지 노점에서 물건을 파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시장은 우리의 옛것을 살리면서 삶의 활력소가 되는 다양한 문화가 함께하는 곳이므로 자녀의 경제교육은시장경제원리가 살아 숨쉬는 재래시장을 찾아 보고 느끼며 배우는 학습이 중요하다. 우리 것의 소중함을 현장체험학습을 통해 교육적으로 발전시켜 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11월 21일, 청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순천만자연생태공원, 벌교, 태백산맥문학관, 낙안읍성 민속마을로 생태문화탐방을 다녀왔다. 청주삼백리가 진행한 이번 행사는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의 생태보존과 청주의 사라진 문화재 복원방법에 대한 방안을 찾아보기 위해 계획되었다. 이른 시간이었고 날씨마저 추웠지만 45인승 관광버스를 가득 채우는 뜨거운 열정으로 7시 15분경 흥덕구청 앞을 출발했다. 처음만나 서먹서먹하거나 얼굴과 이름만 알뿐 대화를 나누지 못한 사람들을 고려하여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가 개인별로 참석자들을 소개했다. 면면이 말을 앞세우기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청주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라 충북을 앞에서 이끌어가는 사람부터 사창동의 진범령 어른과 초등학생인 명종이 형제까지 참석한 사람들이 다양하다. 부지런히 달리던 관광버스가 잠시 덕유산 휴게소에 들렀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1시간 30여분이면 이렇게 먼 곳에 와있을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이다. 이곳에서 대전-통영 고속도로 준공기념탑인 '창조의 빛'이 하늘을 향해 비상한다.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드는 창조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본다. 차가 다시 출발하자 무심천생태조사 팀장인 연규방 충청대교수가 추석 전 서울지역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대비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연 교수에 의하면 인공의 저수지인 유수지나 배수로를 통해 모여드는 물을 주위에 모아 두는 저류지를 만들어 집중호우시 하천의 수량을 조절하고 있으며 내덕동, 모충동 등 지대가 낮은 지역은 물 저장 탱크인 저류지를 많이 만들 계획이란다. 송 대표는 청주읍성을 해체하던 일제강점기에 무심천을 직강하천으로 정비하며 모래톱. 습지, 소가 사라진 것을 지적했다. 또 육거리 시장 앞에 커다란 모래톱, 4집이 살던 월교리, 남석교가 옛 지도에 그려져 있다며 아이들이 발가벗고 목욕하던 깨끗한 수질을 부러워했다. 도심지에 공원을 많이 만들고 무심천에 물이 많이 흐르게 해 폭염을 대비하는 것도 얘기했다. 저울로 재듯 어느 것이 더 소중한지 단정하기 어려운 개발과 보존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김춘곤 안내대장이 습지와 바다, 내륙습지와 연안습지를 설명했다. 내륙습지는 육지 또는 섬 안에 있는 호 또는 소와 하구이고, 연안습지는 만조시에 수위선과 지면이 접하는 경계선으로부터 간조시에 수위선과 지면이 접하는 경계선까지의 지역이다. 같은 곳을 순천만과 여자만으로 부르는 이유도 생각해봤다. 꼬막, 피조개, 장어 산지로 유명한 순천만은 보성군ㆍ순천시ㆍ여수시ㆍ고흥군으로 둘러싸여 있는 내해이다. 순천만은 만의 북쪽에 위치한 순천지역, 여자만은 만의 중앙에 위치한 여수시 화정면 여자도를 중심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일본의 공습으로 미국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하와이의 진주만과 이름이 같은 진주만이 여수 건너편에 있다. 무심천에 자생하는 가시박 퇴치 작업 등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청주시자연보호협의회 박종천 회장이 자연보호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박 회장은 청주삼백리의 지역사랑 활동을 열심히 후원하는 청솔관광 사장이다. 섬진강의 두꺼비 섬(蟾)자를 얘기하며 섬진강 휴게소에 들렸다. 세 쌍의 부부를 돌로 쌓아 형상화한 조형물 '화합의 상' 같이 개발과 보존이 화기애애하게 맞물려 돌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다냄새가 물씬 풍겨오자 '철새도래지 순천만'이 써있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11시 18분경 우리 일행을 태운 관광버스가 순천만자연생태공원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어린아이 키만큼 큰 강아지의 주인이 왜 출입을 막느냐며 화를 내고 있다. 어느 사회이든 공동의 이익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순천만은 순천만자연생태공원 홈페이지(http://www.suncheonbay.go.kr)에 나와 있듯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해안하구의 자연생태계가 원형에 가깝게 보전된 습지보존지역이다. 물새의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고, 고밀도로 단일 군락을 이룬 갈대가 자연정화 역할을 하며 새들에게 은신처와 먹이를 제공하는 희귀 조류의 월동지이다. 자연생태관, 천문대, 갈대열차, 선상투어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자연생태관 앞에 모여 기념촬영을 한 후 11 30분에 갈대밭으로 향했다. 순천만은 광활한 갈대밭과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갯벌이 조화를 이루는 자연광장이다. 색 바랜 흑백사진처럼 단색의 갈대밭에서 쓸쓸함이 묻어나지만 들녘을 가로지르는 나무 데크 길을 따라 거닐며 갯벌 속에서 게, 짱뚱어 등 생명체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바라보며 인생을 되돌아보고, 갈대밭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오감을 일깨우는 것도 좋다. 관광객들이 넘쳐나지만 갈대밭에 휴지한 장 떨어져 있지 않은 것도 우리에게는 희망이다. 힘이 들어도 용산 전망대(해발 95m)에 올라야 순천만의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높이가 낮아도 다리 아픈 길과 명상의 길로 나눠질 만큼 한참을 걸어야 사람들이 많은 정상을 만난다. 조망이 좋지 않은 날씨였지만 S자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는 순천만의 모습이 아름답다. 시간상 사진작가들이 으뜸으로 꼽는 순천만의 낙조를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며 전망대를 뒤로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야외에서 오순도순 둘러앉아 점심 먹는 시간이 제일 즐겁다. 각자 집에서 싸온 음식을 펴놓으니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서로 자기가 싸온 음식을 먹어보라며 정을 돈독히 나눴다. 주고받는 소주잔에도 정이 철철 넘쳤다. 점심시간은 입뿐만 아니라 귀도 즐겁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충청도에서 서울로 올라간 교사가 학생들에게 '베름빡(벽)에 먼데기(먼지)를 없애'라고 했더니 못 알아들었다는 지역별 사투리에 관한 얘기부터 힘이 센 것이 자기들 영역에 들어오면 날개로 열을 내 데워 죽일 만큼 생태가 오묘한 벌들이 떼죽음을 당한 생태환경 걱정까지 대화의 폭이 넓다. 세상에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돌고 돌은 이야기의 결론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관광버스에 올라 소설의 첫 장면처럼 현부네집과 소화의 집이 있는 제석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태백산맥문학관으로 향했다. 문학관이 위치한 벌교는 1948년 10월부터 1953년 10월까지 5년에 걸친 격동기를 ·'제1부 한(恨)의 모닥불, 제2부 민중의 불꽃, 제3부 분단과 전쟁, 제4부 전쟁과 분단'으로 구성한 조정래의 장편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이다. 소설 태백산맥은 문학관 홈페이지(http://tbsm.boseong.go.kr)에 나와 있듯 우리 민족이 겪었던 역사적 수난과 아픔을 쓰고자 했던 작가의 염원에 의해 탄생했다. 문학관을 돌아보며 해방 직후에 발생한 좌우의 대립을 단순한 이념이 아니라 지배와 피지배(지주와 소작농) 관계의 착취 제도에서 비롯된 대립으로 그려낸 작가의 예리한 통찰력, 4년의 준비과정과 6년의 집필과정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거치며 대하소설을 탄생시킨 열정과 작가정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벌교의 장터풍경을 구경하기 위해 시장으로 갔다. '현부자네 꼬막정식, 외서댁 꼬막나라' 큼지막한 상호에서 알 수 있듯 지금도 벌교는 태백산맥과 꼬막의 무대였다. 늘어선 가게마다 망에 담긴 꼬막과 석굴이 수북이 쌓여 있다. 꼬막을 직접 맛볼 수 있는 가게들은 시장 외곽도로변에 있다. 꼬막은 추울 때가 제철이라 해마다 11월 초에 벌교에서 꼬막축제가 열린다. 마지막 탐방지는 순천시 낙안면의 사적 302호 낙안읍성 민속마을(http://www.nagan.or.kr)이다. 넓은 평야지대에 쌓은 읍성 안의 민속마을은 우리 선조들이 살던 모습 그대로 280여동의 초가집에서 120세대 220여명의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오순도순 살고 있는 생활형 마을이라 더 정이 간다. 민속마을은 유ㆍ무형의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고, 읍성군악놀이ㆍ판소리ㆍ가야금병창ㆍ대장간을 구경하며, 전통 민속놀이ㆍ소달구지ㆍ떡메치기ㆍ새끼 꼬기ㆍ초가 이엉 잇기를 체험할 수 있어 사람냄새가 난다. 주 출입구이자 동문에 해당하는 낙풍루에 들어서면 초가집과 함께 대장간, 옛날장터, 임경업군수비각, 객사, 동헌 및 내아, 낙민루, 낙안읍성자료관, 서문, 전시가옥(짚물), 전시가옥(길쌈), 남문, 쌍청루, 옥사, 연지를 성안에서 만난다. 산책을 하듯 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본 후 성 안으로 내려가 옛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성곽과 9채의 가옥은 국가지정문화재, 객사ㆍ임경업군수비각ㆍ노거수는 도지정문화재이다. 낙안읍성에 들릴 때마다 임경업군수비각을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아쉬워한다. 충북 충주 출생의 임경업은 조선 중기의 명장이다. 충민공 임경업은 지금부터 400여 년 전인 33세에 낙안군수로 부임해 읍성을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하고 군민들에게 선정을 베풀었다. 군수 임경업 선정비(郡守林慶業善政碑)가 새겨진 비각은 선정을 베푼 것을 기리는 선정비라 그가 얼마나 훌륭한 인물이었는지를 알게 한다. 농협 뒤편 쌍암식당(061-754-6767)에서 갈비탕으로 저녁을 먹었다. 맛깔스런 반찬만큼이나 아주머니의 인심이 후덕해 막걸리를 대여섯 잔 마셨지만 취기가 오르지 않았다. 감동을 주는 게 정이다. 작으나마 베풀며 살면 좋은데 그걸 못하고 아등바등 몸부림치는 날이 많다. 5시 20분경 탐방을 마친 버스가 청주로 향했다. 이제부터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을 청주사랑으로 연결하는 시간이다. 오가는 차안에서 공부하는 자세에 감탄했다는 진범령 어른의 말씀처럼 무심천 생태계를 보존하고 사라진 문화를 복원하기 위한 새싹을 키워야 한다. 먼 길을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청주의 발전방안을 찾아내느라 열기가 뜨겁다. 습지를 매립하지 않고 자연습지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인 순천만과 같이 청주시를 가로지르는 무심천을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 문학사에 획을 그은 소설 태백산맥이 벌교라는 작은 지역이 무대가 되었듯 벽초 홍명희, 단재 신채호 등 역사적 인물부터 인기 드라마작가 김수현까지 지역의 인물들을 제대로 대우하고 활용하자. 낙안읍성을 보면 상당산성과 함께 청주의 자부심이었을 청주읍성이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것이 아쉽다. 청주문화사랑에서 겉모습이 사라지고 땅속에 터만 남아있는 청주읍성의 문터에 표석을 세웠으나 재개발을 막을 방법이 없으므로 상징적인 문이라도 하나 복원하되, 청주시나 충북도청의 힘으로 할 수 없다면 모금운동이라도 벌여 시민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참여하게하자. 고기 잡고, 조개 줍고, 수영하던 추억속의 무심천으로 되돌리려면 예산이 많이 수반되는 사업이지만 시와 도,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시민들이 힘을 모아 무심천 생태관을 건축하자. 잘잘못을 따지기 어려운 개발과 보존의 당위성에 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초가 세 칸 집에 살며 민박을 하는 90살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오신 분은10년 전 살기 싫다고 아우성치던 낙안읍성의 초가집에 상상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은 현실, 사람이 살기 편하도록 1자 정도 기둥을 덧대는 바람에 높아진 집의 모양과 군불을 사용하지 않는 아궁이 등 구조적인 변형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원형보존 여부로 세계문화유산을 지정하고 하회마을, 양동마을, 외암민속마을은 변질되지 않았다는데 눈길을 돌려야 한다. 곡성, 여산휴게소에 들러 휴식을 취한 차가 청주에 도착할 때까지 좋은 이야기만 나누는 알찬 시간이 이어졌다. 종합적으로 침묵하지 않아야 발전한다는 게 결론이었다.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가 함께하면 좋아지고 알차지며, 작은 변화가 큰 발전의 디딤돌이 되듯 작은 사안이라도 의견이나 내용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찾아보는 만큼 알게 되고 바라보는 만큼 사랑하게 되듯 지역사랑 운동에 같이 참여하며 청주를 발전시키자는 것이었다.
열린 조직문화와 계획성 있는 운영이 중요 원주 태봉초(교장 심춘석)는 올해로 개교한 지 불과 9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교원평가 선도학교, 영재교육연구학교 등 굵직한 정책과제를 수행했고, 금년에도 사교육 없는 학교와 학교문화 선도학교로 지정됐다. 매년 이런 주요 연구과제를 수행할 수 있었던 데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그 비결에 대해 이 학교 심 교장은 “잘 듣고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자치, 초등학생도 할 수 있어요” 심 교장이 말하는 열린 조직문화의 출발점은 바로 학생자치다. 최근 많은 학교가 학생자치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어린 초등학교에서는 여전히 교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태봉초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학생자치가 이뤄지고 있다. 이제 비교적 많은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교장과의 대화 시간’ 등을 통해 학교의 일상적인 운영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예회나 운동회, 입학식 같은 중요한 학교행사도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을 세워 진행한다. 다른 학교에서는 교장이 하는 것이 당연한 대회사 역시 태봉초에서는 학생회장의 몫이다. 처음 학생들에게 이러한 권한을 부여할 때는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막상 맡겨 놓으니 자기들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해낼 뿐 아니라 참여도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이 심 교장의 소감이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운동회의 진행을 맡겨보았는데, 오히려 교사들이 할 때보다 더 재밌게 잘해서 학예회와 입학식도 스스로 하도록 했다. 곧 돌아오는 졸업식 역시 학생들에게 맡길 계획이다. 열린 운영을 위한 노력은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학교 운영과정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수업공개일에는 행사가 형식적으로 끝나지 않도록 수업 직후 학부모들의 의견을 묻고, 점심식사 시간에는 심 교장이 반별로 학생들과 함께 식사하며 아이들의 생각을 직접 듣는다. 학년별로 실시되는 현장체험학습 역시 학년별 담임교사의 의견에 따라 장소를 정한다. 자치활동과 어우러진 특색 있는 행사 운영 학교문화 시범학교인 태봉초는 학교의 각종 행사를 알차고 특색 있게 운영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학예회는 3일에 거쳐 2개 학년씩 나눠 진행된다. 모든 학생이 한 가지 이상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으며, 진행은 각 반 학생들이 맡는다. 시상식이 빠진 졸업식도 눈여겨볼 만한데, 이는 소수 졸업생들이 상을 받는 동안 대다수 참석자들이 들러리가 되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대신 전날 시청각실에서 간략한 시상을 하며 이를 녹화해두고, 졸업식 당일 졸업장을 수여받을 때 스크린에 틀어주는 동영상에 시상식 장면을 넣어 방영한다. 이렇게 하니 형식적인 행사로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대신 재밌는 공연 등을 함으로써 보다 알찬 졸업식이 가능하다. 자율을 뒷받침하는 치밀한 계획 심 교장은 “구성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성공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심 교장의 생각은 태봉초 홈페이지에서부터 그대로 드러난다. 각 학급별로 학급계획과 여러 소식을 전하는 ‘학급마당’과 ‘알림마당’ 게시판에 수시로 업로드되는 계획서에는 학교교육 관련 정보가 매우 상세히 안내되어 있어, 학부모들이 홈페이지만 잘 살펴보아도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꼼꼼한 계약 · 회계 관리는 필수 학년별로 진행되는 현장체험학습도 처음 기획은 학년별 담임교사들에게 맡기지만, 일단 기본적인 계획이 수립되면 관리자인 심 교장이 직접 나서서 세세한 것까지 하나하나 살핀다. 우선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 12월에 미리 모든 계획을 수립하고, 업체는 공개입찰 방식으로 선정한다. 특히 계약을 할 때는 입찰에서 떨어진 업체의 조건 중에서도 장점을 추려 최상의 여건을 조성한다. 업체가 선정되면 점검할 내용을 간추린 책자를 만들어 사전답사를 하는데, 학생들이 조금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숙소의 신발장 개수까지 체크할 정도로 자세히 살핀다. 요즘 종종 문제가 되고 있는 버스 추가 요금관련 문제도 미리 계약서에 정확히 명시해 분란의 소지를 사전에 제거했다. 현장학습 후에는 반드시 평가회를 열어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데, 이때 각종 업체에 대한 만족도 조사도 함께 실시해 그 결과를 다음 업체 선정 시 반영한다. 학교의 노후 기자재를 교체할 때도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의 지원기준을 살펴 예산을 편성함으로써 학교 지출을 최소화해 대부분의 교육기자재를 최신형으로 교체했고, 여느 학교 부럽지 않은 영어전용 교실도 마련했다.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교사는 교사답게 태봉초가 학교운영에 있어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바로 기본을 지키는 일이다. 쉽게 말해 어린 학생들이 자기 나이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특히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지키는 일입니다. 그래서 학생은 물론 선생님들께도 항상 기본적인 약속은 꼭 지켜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 교장은 자신의 교육관을 이렇게 피력하며, 일본의 질서문화교육을 모범적인 예로 꼽았다. 그래서 태봉초에서는 누구에게나 기본적으로 필요한 독서습관을 키워주기 위해 매일 아침 8시 40분부터 독서시간을 갖고, ‘튼튼이 공부방’을 만들어 부진학생들이 기초학력을 쌓도록 한다. 또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위해 자율적인 체육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태권도를 배우는 학생들이 많아 도내 5개 대회를 3년 연속 재패해 우승기를 영구 보관할 정도로 우수한 실력을 자랑한다. 양궁 역시 올해 준우승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와 함께 건전한 식습관을 들이도록 하기 위해 급식 때도 잔반을 적게 남기는 반을 선정, 그중 5명의 학생에게 상품을 수여한다. 이렇게 기본이 강조되는 것은 학생뿐만이 아니다. 심 교장은 교사들에게도 교사다운 단정한 복장으로 언제나 친절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함으로써 학생들의 모범이 될 것을 주문한다. 학교 시설 관리에 있어서도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언제나 만전을 기하고 있는데, 그 결과 ‘경관이 우수한 학교’에 선정되기도 했다. 심 교장은 끝으로 “요즘 사교육이 성행하는 이유 중에는 보육 때문인 경우도 있다”면서 “앞으로 공교육이 이 부분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 강중민 jmkang@kfta.or.kr
“학생의 문제 행동에 대해 학생과 상담을 하는 도중 아이가(초등 4학년) 저에게 욕을 하며 발길질과 주먹질을 해 저는 그 아이의 손을 제압해 움직이지 못하게 했습니다. 아이는 특수교육 대상학생이지만 옳고 그른 일에 대한 지식은 있습니다. 부모님께 전화했으나 오히려 제게 따지며 교육청에 신고하겠다고 했습니다. 생활지도와 문제 행동 지도가 가장 필요한 학생에게 아무런 지도를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수시로 몇몇 문제 학생이 지도에 불응하며 수업 분위기를 망쳐놓기 일쑤입니다. 학교에서 정한 벌점제(엘로우 카드)를 적용, 발부해도 만성적인 기만태도를 고치지 못합니다. 체벌금지 분위기를 악용하는 파렴치한 학생이 너무 많습니다. 정말 앞날이 걱정입니다.” 한국교총에 접수된 학생인권조례, 체벌금지관련 학교현장 고충 사례다. 갈수록 통제가 안 되는 학생, 갈수록 생활지도 하기 어려워지는 학교 현장 사이에서 교사들이 방황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체벌금지 조치와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다. 문제가 되느니 아예 학생 생활지도를 놓아버리고 싶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의 체벌금지 조치와 내년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문제에 대해 교원들이 생각하는 현실적인 대책은 무엇일까.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우선 교원들은 학생들이 권리만을 주장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지 않고 인권만을 강조할 때 오히려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고, 교사의 지도는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으며 학교 질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또 학생들의 무분별한 권리 주장 때문에 학교 본연의 교육활동마저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도 많았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체벌과 학생인권을 어떻게 인지하고 규칙을 지켜야 하는지 알게 하는 사전 교육과 직접 체벌 대신에 간접 체벌을 우선 허용하게 하는 등의 경과 조치가 필요했는데 그런 준비 없이 무조건 시행에 들어가 여러 부작용들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본인의 권리주장 때문에 타인이 불쾌하거나 피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알아야 한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학부모, 학생 교육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체벌의 대안 마련이 가장 큰 관건 체벌금지조치와 학생인권조례 문제의 핵심은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활용될 체벌에 대한 대안이 나오느냐가 관건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또 대다수의 교원들은 즉각 시행보다는 교육적 목적을 가진 간접체벌 등을 두는 경과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기 안양의 모 초등학교 교장은 “문제의 핵심은 학생인권조례 하에서 학교에서 즉각 적용할 현실성 있는 대안이 나오느냐 하는 것”이라며 “대안이 실효성 있게 나오지 않은 채 인권조례를 무조건적으로 시행하면 아이들의 교육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될 테고 그러면 결국 최고의 피해자는 학생이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일례로 최근 체벌을 전면 금지시킨 서울시교육청은 단위학교에 체벌전면금지와 대체 프로그램의 내용을 담은 학생생활 규정을 제 · 개정토록 했지만 학교마다 사정이 다르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아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S초 L교사는 “최근 만난 한 교장은 ‘내 인생 내가 사는데 교장선생님이 무슨 상관이냐’며 대드는 학생도 지도하기가 겁났다는 말을 하더라”면서 “대안으로 내놓은 성찰교실은 학교 사정상 마련하기 어렵고, 결손가정이나 맞벌이 부모의 경우 학부모소환에도 응하지 않으며 외국처럼 문제 학생을 교장, 교감이 상담하고 지도하려고 해도 업무가 많아 현실화하기 힘들다는 말이 와 닿더라”라고 말했다. 한국교총이 10월 14~20일 서울지역 학교 322개교의 교원 3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체벌전면금지 학생생활 규정 개정’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8.2%가 민주적 학생생활지도 방법으로 부적합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다섯 가지의 체벌대안 예시 프로그램 중에서 학교 현장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에 대해 응답자의 39.4%는 ‘봉사 및 노작활동 명령, 이행’을 37.9%는 ‘교실밖 지도’라고 답했다. ‘다섯 가지 모두 다 적용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26.1%로 나와 체벌대안 프로그램의 효용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안 프로그램 적용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응답자의 49.1%는 ‘법적 구속력 미비’, 27.9%는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인력과 시설 부족’을 꼽았다. 최수룡 대전 버드내초 수석교사는 “이미 언론을 통해 학생들이 무조건 체벌은 안 된다고 알고 있고, 어떻게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면서 “현장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장 돌기, 벽을 보고 서 있기 등 교육 목적을 가진 체벌은 할 수 있도록 하는 경과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학생의 권리에 따르는 ‘제한 규정’도 명시해야 체벌금지 조치와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는 학교 현장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원들은 우선 학생의 권리가 법으로 인정되는 만큼 학교의 교육 목적에 따라 그 권리가 일부 제한될 수 있다는 제한 규정까지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생의 인권보장과 함께 그 한계까지도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광주 Y중 J교사는 “한 학급에 한두 명씩은 수업을 하지 못할 정도로 말썽 피우는 학생이 있는데 중학교에서는 이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그 학생들로 인해 학교 교육활동이 피해를 받는다면 마땅히 학생들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권과 교육활동도 보호해야할 대상 교원들은 교권 침해 사건이 매해 증가하는 가운데 학생들의 권리 강화로 앞으로 교권이 더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교원의 교육활동 역시 보호받아야 한다고 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교권침해 문제는 한국교총이 매년 발간하는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교권침해 사건 중 학생 및 학부모의 폭언, 폭행, 협박 등 부당행위가 2001년 12건, 2002년 19건에 불과했으나, 2006년 89건, 2007년 79건, 2008년 92건, 2009년 108건으로 10년 사이 약 9배나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도 2006년에 63건이었던 교권침해 사례가 2007년 89건, 2008년 162건, 2009년 161건으로 지난 4년 동안 1.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수룡 수석교사는 “그렇지 않아도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있고 교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 인권만 강조하다 보니 학교에서 교사들은 어떤 것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학생들이 인권조례가 있듯이 최소한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할 권리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의 징계 세분화하고 강화해야 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현재 학생의 징계 수준과 단계를 더 세분화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행 「초 · 중등교육법시행령」 제31조에 학교 내의 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이수, 퇴학처분 등이 규정되어 있지만 퇴학의 경우는 의무교육대상자(초 · 중학생)가 아닌 고등학생의 경우에만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징계에 대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경우에는 학교폭력을 제외하고는 아무리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더라도 ‘특별교육이수’가 최대 징계조치여서 징계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며 반대로 고등학교의 경우 퇴학 전 단계의 징계조치가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석진 대전 송촌중 교감은 “대부분이 다 잘하는 학생이고 이들의 권리는 지켜져야 하지만 본인의 행동으로 모든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하는 나쁜 학생들로 인한 폐해는 최소한 막아야 한다”면서 “현재 중학교의 징계규정을 벌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없는 상황에서 교사가 통제할 수 없다면 상징적인 의미에서라도 더 강력한 징계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체벌 금지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외국의 경우처럼 문제 행동의 정도에 따라 방과 후 잔류, 교육활동 배제, 출석정지, 전학(강제전학) 등 다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현실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교총이 교원대상(452명)으로 지난 8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징계사항으로 출석정지를 신설하더라도 ‘학생의 학습권 및 교사의 교수권 보호’에 충분하다(38.9%, 179명)는 의견보다는 불충분하다(58%, 267명)는 의견이 더 높게 나타난 바 있으며, 불충분하다고 응답한 경우 ‘출석정지’ 이외에 대안 방법으로 높은 의견은 학부모소환(26.3%), 생활기록부 기재(19. 6%), 강제 전학(17.4%)순으로 나타난 바 있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는 “학교에서 상담이 강조되면서 학생들에 대한 학교의 징계는 사실상 이미 사라진 지 오래”라며 “학교 내의 봉사, 사회봉사에 그치는 솜방망이 징계로 생활지도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 학생 대응 절차 담은 명확한 매뉴얼 필요 교원들은 현장에서 생활지도를 하는 데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문제 학생 지도 시 처벌 허용 범위와 절차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곽태훈 경기 수원 태장중 교사는 “경기도 학교 현장은 지금 우왕좌왕 하고 있다”면서 “대체로 조례로 인해 학생 지도는 해봐야 교사들만 손해라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그는 “혼란을 겪지 않도록 정말 학교 현장에 필요한 것은 ‘대충 이렇게 하라’는 피상적인 내용보다 상황별로 명확한 절차와 대응방안, 구체적인 처벌 방법까지 담은 매뉴얼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사실상 현행법상 퇴학처분이나 정학이 불가능한 중학교의 경우 사회봉사가 최고 처벌인데 정확히 어느 곳에서 어떻게 사회봉사를 받을지까지 매뉴얼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상담교사 배치, 지자체 연계 교육도 더 이상 학생 생활지도 문제는 학교에서만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모두가 함께 고민해서 풀어야 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는 “중 · 고 교사들은 보통 교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 뿐 학생 생활지도는 또 다른 노하우와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교사가 문제 학생을 지도할 방법이 없다면 이 학생들을 전담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전문상담교사 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학교에서 해결되지 않을 정도의 심각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이제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면서 “지자체와 연계해 문제 학생을 교육할 별도의 센터를 마련해 위탁 교육하거나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동지도시스템을 계획하는 등의 장기적인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원들 “앞으로의 학교, 더 걱정스럽다” 이외에도 운동장을 돌거나 벌을 세우는 등 가벼운 체벌조차도 허용되지 않는 체벌금지, 교육적 지도보다 학생들의 권리가 중요해지는 학교 현장의 앞날은 더 문제라는 교원들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오석진 교감은 “중 3보다 1〜2학년 지도가 더 힘들고, 초등도 이전에는 5〜6학년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4〜5학년부터 지도가 어렵다고 할 정도로 점차 교사를 힘들게 하는 아이들의 연령이 내려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나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탄하는 교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수룡 수석교사 역시 “교직 경험이 적어 여러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신규교사, 저 경력 교사의 경우가 더 큰 문제”라며 “원래도 생활지도, 학습지도에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인데 현실적으로 언론에서 체벌 전면 금지가 대대적으로 발표되고 난 후에는 교실이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하소연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규 교사도 “그렇지 않아도 학교 현장에는 생활지도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어 있는데 이제는 남다른 소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아이들 생활지도를 하고 바른길로 이끌겠다고 나서는 교사가 줄어들 것은 자명한 이치”라면서 “학교 현장에서 학생 생활지도를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생활지도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것인지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 이상미 smlee24@kfta.or.kr
초등학교 시절 가슴 짜릿하게 했던 ‘참 잘했어요 도장’ 초등학교 시절 숙제 검사가 끝나고 다시 공책을 돌려받을 때면 늘, ‘선생님께서 어떤 도장을 찍어주셨을까?’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공책을 열어보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조심히 열어본 공책에 ‘참 잘했어요’라는 도장이 찍혀 있을 때의 짜릿함이란…. 대부분 아이들이 받는 특별하지 않은 것이었음에도 왜 그렇게 짜릿했을까요? 그때 당시에도 어지간하면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을 것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을 텐데, 매번 그렇게 좋아했던 것은 칭찬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마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성장의 밑거름이 된 ‘일상의 감동’ 이번에 소개할 참! 잘했어요는 40여 명의 필자가 학교에서 경험한 ‘감사한 일’들을 담고 있습니다. 교사, 예술인, 평론가 등으로 구성된 각각의 필자는 제각기 자신의 입장에서 누군가에게 감사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도 학교라는 공간을 바탕으로 성장해갑니다. 때론 선생님을 통해, 때론 제자를 통해, 때론 친구를 통해서 말이죠. 이 책이 담고 있는 45편의 짤막한 에피소드들은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특별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대부분 학창시절 또는 교사로 재직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법한 이야기들입니다. 학창시절 교복을 입은 채 스타워즈를 보러 극장에 갔다가 걸려서 반성문을 썼던 일, 사투리가 심한 선생님을 앞장서서 놀렸던 일, 교사가 학생의 자기소개서를 써준다고 해놓고 잠들어버린 일…등 종종 일어나는 평범한 일들이지만 그것에 대한 기억을 되짚어가다 보면, 오가는 대화나 행동 사이사이에 당시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많은 감정의 고리들이 얽혀 있었다는 것과 그것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밑거름이 됐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선생님이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는 이 책의 부제가 참 잘 어울립니다. 한 편 한 편의 에피소드가 무척 짧고 큰 감동을 준다기보다는 잔잔한 여운을 남기지만, 40여 개가 가슴에 쌓이니 다 읽고 나면 진한 무언가가 가슴에 남습니다. 그리고 다 읽고 책장을 덮었을 때 보이는 뒤표지의 ‘참! 잘했어요 도장’은 “나름대로 제법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 알고 있으니 힘내라”며 어깨를 두드려 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합니다. 마치 예전에 써놓았던 일기장을 다 읽고 난 후 맨 뒷장에 찍혀 있는 담임선생님의 도장을 확인한 기분이랄까요? 소소한 이야기들이지만 별다른 치장 없이 글로 솔직담백하게 그려내 더욱 깊게 몰입되는 것 같습니다. 2010년의 마지막 달, 서로에게 따뜻한 격려를 진심어린 칭찬과 격려의 한마디가 가진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습니다. 캔 블렌차드가 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이제 하나의 속담처럼 자리 잡았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칭찬이 오가야 할 자리를 혹독한 질책과 독려가 차지하고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2등에게는 1등을, 1등에게는 짐작도 하기 어려운 더 큰 단위에서의 1등을 요구하는 것이 요즘 현실입니다. 더욱이 이런 요구는 요즘 우리 교육현장에 더욱 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러 선생님들도 많이 상처받고 지치셨을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모두가 진심을 알아줄 것이기에 서로의 등을 쓰다듬으며, 따뜻한 말로 한해를 정리하면 어떨까 합니다. “참 잘했어요”라고 말이죠. | 강중민 jmkang@kfta.or.kr 밈 (수전 블랙모어 저. 바다출판사) 리처드 도킨스가 자신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유전자에 상응하는 개념으로 문화의 진화를 이끈 새로운 복제자로 제시한 ‘밈(Meme)’개념을 한 단계 더 구체화한 책. 저자인 수전 블랙모어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간의 큰 뇌와 의식, 자아까지도 밈을 통해 생산되었다고 주장한다. 내용이 복잡하기 때문에 기초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지만, 지식 · 문화의 모방과 창조, 전달 등의 과정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서관 친구들 이야기 (여희숙 저. 서해문집) 초등학교 교사로서 독서교육에 힘쓰다가 퇴직 후에는 공공도서관을 돕는 자원봉사단체인 ‘도서관친구들’의 대표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희숙 대표가 지난 5년간의 과정을 진실하게 담은 에세이. ‘도서관친구들’의 설립과정부터 구체적인 활동내역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으며, ‘도서관친구들’로 활동하고 있는 멤버들이 개인적인 입장에서 솔직담백하게 쓴 이야기도 수록돼 있다. 미래를 여는 소비 (안젤라 로이스턴 저. 다섯수레) 청소년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천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된 ‘청소년 에코액션 시리즈’의 첫 권인 이 책은 인간의 무절제한 소비가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그 위험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지속이 불가능해진 현대 농업’, ‘끝없는 소비가 만드는 쓰레기 산’ 등 6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책의 말미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웹사이트가 소개돼 있다. 교육마술 (박근영 저. 올댓컨텐츠) 우리나라 1호 교육마술사 박근영이 교사들을 위한 교육마술을 소개한 책. 마술에 대한 기초 지식, 교육마술의 종류, 마술과 수업의 관계 등 실제로 마술을 수업에 적용하기 위한 기초 지식과 스토리텔링 교육마술, 숫자카드 교육마술, 드롭 링 교육마술, 이중 주머니 교육마술 등 23가지 마술 비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기에 더해 책에 수록된 모든 마술의 비밀을 자세히 설명한 2장의 DVD와 마술도구를 부록으로 수록했다.
스토리텔링과 밀접히 연관되는 내러티브 접근 도덕 수업에서 내러티브 접근(Narrative approach)이란 비교적 최근에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통적으로 도덕 수업에서 학생들의 도덕적 사고력과 판단력, 도덕적 민감성과 도덕적 상상력을 함양하기 위해 도덕적 이야기를 활용한 교훈적 이야기 말하기(Story telling) 방법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그렇다면 먼저 내러티브 접근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론적으로 탐구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내러티브의 의미, 내러티브 접근의 유형과 의의, 내러티브 접근을 위해 교사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에 정확하게 이해함으로써, 내러티브 접근을 활용한 반편견교육을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러티브는 라틴어 동사 ‘Narrare’에서 온 말로 ‘관련되다’, 혹은 ‘알게 되다’는 뜻을 가진 것으로 ‘이야기(Story)’와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내러티브는 흔히 우리말로 ‘서사’라고 번역되는데, 시공간적으로 인물, 사건, 사연들이 인과관계를 갖고 연결되어 말해지는 이야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러티브는 에피소드, 행동 그리고 행동에 관한 설명을 조직화하는 방식이다. 그것은 현실의 사실과 환상적 창조물을 묶어주고, 시간과 공간이 통합되는 성취물이다. 내러티브 또는 이야기는 어떤 목적을 향해 흘러가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그러한 인상을 가지고 행위 전체를 강조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야기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 혹은 단순한 오락 이상의 것이다. 즉, 이야기는 인간의 행동 방식을 보여주는 세상의 요소를 표현하고 있다. 아무리 간단한 이야기라고 해도 세계에 존재하는 관계를 보여주고 어떻게 인간이 행동해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간단히 말하면, 이야기의 내용은 어떤 도덕적 조언을 간직하고 있으며 따라서 사회의 가치를 전달한다.[PART VIEW] 강조점과 활용방법에 따른 다양한 접근 유형 도덕수업에서 도덕적 이야기를 활용하여 학생의 인격을 함양하고자 하는 접근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으나 그 강조점과 이야기의 활용 방법에 따라 상이한 유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유형에는 첫째 전통적인 도덕교육에서 강조한 ‘교훈적 이야기를 제시하는 방법’과, 둘째 콜버그를 중심으로 한 합리적 도덕교육론자들이 강조하는 ‘도덕적 딜레마 사태’를 활용한 방법, 마지막으로 최근 인격교육론자들이 주장하는 ‘학생 주도적으로 도덕적 경험 이야기 말하기’ 방법이 있다. 이 세 가지는 이야기의 구조와 그것을 어떤 목표를 위해서 어떻게 활용하는가 등에서 차이가 나지만 이야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 교훈적 이야기 제시하는 것과 도덕적 딜레마 사태를 활용하는 것에는 큰 차이 있어 도덕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감동과 감화를 주기 위해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교훈적 이야기를 제시하는 방법’이 합리적 도덕교육론자들에 의해 주입식 방법 혹은 도덕적 교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을 받게 됨에 따라, 그동안 우리나라 도덕 수업에서는 도덕적 딜레마를 활용한 토론 중심 수업이 강조되었다. 이는 콜버그를 중심으로 한 인지적 도덕발달 이론의 영향에서 비롯되었다. 합리론적 도덕교육론자들이 가한 비판의 주된 근거는 바로 교사에 의해 특정한 가치나 덕목이 주입됨으로써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자율성에 해가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은 덕목들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는 도덕적 갈등사태를 제시하고 도덕적 논의를 이끌어 내는 것, 즉 소위 말하는 ‘내용 중심’의 도덕교육이 아닌 ‘형식 중심’의 도덕교육을 강조해왔다. 여기서 강조하는 도덕적 갈등 사태는 흔히 가상적인 형태로 이루어지거나 실생활에서 야기될 수 있는 문제 사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생들의 도덕적 판단을 위한 기회를 주기 위한 시도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전통적 도덕교육에서 주로 활용한 교훈적 이야기 제시 방법은 주로 교사가 모범적인 행동을 담고 있는 이야기(영웅의 이야기, 우화, 신화, 문학 작품 속 등장인물의 모범적 삶 등)를 학생들에게 들려줌으로써 학생들이 일정한 가치나 행동을 배우게 하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도덕 교과서에서 다루어야 할 덕목을 학습하는 데 유용할 뿐만 아니라 학생의 정서적 감동을 통해 행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를 배제한 채 교화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도덕적 딜레마 사태나 교훈적 이야기를 제시하는 방법은 모두 ‘이야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가? 그 이야기는 얼마나 우리의 구체적인 삶과 연관되어 있는가? 하는 점에서 명백하게 차이가 난다. 우선 도덕적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에게 명백한 도덕적 가르침을 주지만 딜레마 사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주지 않는다. 도덕적 이야기는 결론이 명백하게 도덕적 함축을 지닌 구조를 갖지만 딜레마 사태는 그러한 종결이 없다. 여기서는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도덕적 가치나 규범들 자체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주인공이 처해 있는 상황만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갈등사태에서 제시되는 인간의 삶이란 오직 끝없는 도덕적 갈등의 연속으로만 제시된다. 콜버그가 제시하는 도덕적 딜레마 사태가 갖는 결정적 한계는 그 문제 사태가 실제적인 인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추상적이고,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현실 세계와의 유기적 연결성이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하인츠의 딜레마에서 볼 때 하인츠에게는 ‘약을 훔칠 것인가’ 아니면 ‘아내가 죽는 것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의 두 가지 선택만이 주어져 있다. 그러나 실생활에서는 이 두 가지 선택 이외에도 여러 가지 대안들이 가능할 수 있다. 이처럼 인위적이고 의도적으로 제한된 경험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도덕적 추론을 하도록 한다면 그것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가설적인 도덕적 딜레마 사태는 도덕 생활의 복합적 성격에 대한 과잉 단순화를 통해 학생들의 도덕적 사고와 상상력, 도덕적 창의력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약점을 갖는다. 갈등을 일으키는 장면만을 인위적으로 선택한 것이기에 인간 삶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다. 콜버그가 제시하는 딜레마 사태의 등장인물은 추상적이고 형식적인 상황의 대변자 역할을 할 뿐이고, 이야기는 갈등을 겪는 상황 자체에서 끝나고 있어 갈등 자체만이 중시된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에 의하면 인간의 삶에 풍부한 의미를 주는 것은 차디찬 논리적 사고가 아니라 오히려 정감 있고 따스한 이야기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작품이나 실생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어떤 갈등에 처해 있더라도 콜버그가 제시한 딜레마 상황과는 다르다. 작품 속의 주인공들은 생생하게 살아 있고, 구체적인 성격을 가진 존재들이며, 구체적인 사회관계 속에 놓여 있는 살아 있는 존재들이다. 거기에는 주인공이 어쩔 수 없이 갈등 상황에 빠지게 되는 과정이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고, 갈등 상황 속에서의 주인공의 고민과 번뇌도 피부로 느껴지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가공된 콜버그식 갈등 상황을 놓고서 도덕적 추리를 연습하는 것보다는 작품 속의 주인공이 처한 갈등 상황에 공감하면서 주인공과 함께 갈등 상황 속에서 같이 번뇌하면서 좋은 문학 작품을 읽는 경험을 갖는 것이 도덕과 교육에서 훨씬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 ‘교훈적 이야기 제시하기’와 ‘학생 주도적 도덕적 경험 이야기하기’ 적절히 혼합해야 인간 삶의 윤리적 지혜, 즉 우리에게 교훈적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 자료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인격 특성이나 행동 양식을 길러주고자 한다는 점에서는 양자에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야기가 전수되고 내면화되는 과정을 보면 차이가 있다. 전자는 주로 도덕적 전통과 교사의 권위를 빌어 학생들에게 전수되고 내면화되는 것을 방법론적 목적으로 삼고 있다. 즉, 불변의 고정된 도덕적인 진리가 이야기에 전제되어 있으며, 이러한 진리를 담지하고 있는 교사는 그 권위의 힘을 빌려 이를 해석해 학생에게 전수해 준다. ‘성현의 가르침’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교훈적인 이야기 속에 담긴 가치를 특별한 이의를 달지 않고 수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학습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학생이 그러한 진리에 가까이 도달한 정도로 측정될 수 있다. 이때 학생은 다만 학습될 뿐이다. 이에 비해 후자에서는 개인들의 크고 작은 도덕적인 삶의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교사가 일방적으로 이야기에 스며 있는 교훈적 가치를 학생들에게 전해 주고 따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혹은 협동학습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가치를 파악하고 그것의 의의를 상호토론을 통해 교류하면서 최종적으로 내면화하는 방식을 취한다. 특히 각자의 도덕적 경험을 말하고, 교류하며, 타인의 도덕적 경험에 대해 숙고하면서 자신의 사고와, 감정, 행위에 대한 책임감을 높여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여기서는 상대적으로 학생 중심의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인간의 도덕적 삶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 즉 개인이 갈등이나 딜레마 상황에 직면했을 때 모종의 도덕적 결정이나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도덕적 삶의 이야기가 도덕적 성숙을 위해 매우 필요하다는 전제에서 도덕적 이야기를 활용한 인격함양의 방법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학생 주도적인 도덕적 경험 이야기하기’는 기존의 ‘교훈적 이야기 말하기 혹은 교훈적 이야기 들려주기’에서 강조점이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옮겨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야기 주체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러한 접근법을 데이와 태펀(Day Tappan)은 ‘도덕발달에 대한 내러티브 접근’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두 가지 도덕 이야기하기 방법을 놓고 도덕 수업에서 반편견 교육을 할 때 어느 하나의 측면만을 강조하는 것은 부적절할 것이다. 전통적인 교사 중심의 이야기하기만을 강조할 경우 학생의 자율적 사고와 도덕성에 대한 구성의 능력을 소홀히하게 되며, 반면에 학생 중심의 이야기하기만을 도입할 경우, 도덕과 교육과정에 목표로 하고 있는 방향대로 학생들을 유도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도덕적 경험 이야기하기 방법’, 학생 스스로에게 도덕적 권위 부여해 학생은 자신의 도덕적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덕목과 관련된 이야기를 활용한 도덕교육에서 학생들이 듣게만 할 것이 아니라 직접 자신의 말로 이야기하도록 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학생 주도의 개인적인 도덕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으로서, 한 개인은 자기 삶에 관한 이야기의 저자로서 자신의 도덕적 관점에 의해서 도덕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며, 그러한 과정 가운데 도덕적 권위가 형성되고 발전한다고 전제한다. 여기에는 자신의 도덕적 경험 스스로 이야기하기와 글쓰기의 두 가지 방법이 대표적이다. 스토리텔링은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도덕적 갈등과 선택의 기회에 직면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두고, 개인이 실생활에서 직면하는 여러 가지 도덕적 경험을 반성적으로 숙고해 청중 앞에 제시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도덕적 경험으로 구성된 도덕적 삶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그것의 발표를 통해 상호 배움의 장으로 삼는 데 이야기하기의 의의가 있다. 개인의 도덕적 경험을 말하는 것은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도덕적 경험에 대한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함으로써 과거 생활에 대한 반성과 미래 생활에 대한 결의를 다지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하다. 학생들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자신의 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차원을 이야기 속에 통합함으로써 총체적인 도덕 경험을 갖게 된다. 특히, 살아 있는 자신의 고유한 도덕 경험을 이야기로 구성함으로써 학생들은 도덕발달의 중요한 과정인 도덕적 권위를 가질 수 있다.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자아의 형성을 도울 수 있다. 현재의 자아는 과거로의 여행을 통해 명료화될 수 있다. 과거의 자아는 얽히고설킨 전체로서 현재의 복잡한 자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글을 쓰는 것은 과거와 현재의 자아가 계속적인 관계를 맺는 한 방법이다.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여기에서 우리는 자신의 삶의 스승이요, 연구자가 되며 그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에게 권위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도덕 수업에서 내러티브 접근법의 의의 도덕 수업에서 내러티브 접근을 강조하는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도덕적 이야기, 기타 이야기, 신화 혹은 시 등이 아이들에게 도덕적 행동의 모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아이들의 생생한 도덕적 경험이 서사 혹은 이야기를 통해서 표현되고 재현되기 때문이다. 태펀과 브라운(Tappen Brown)은 도덕적 경험1)의 심리적인 차원을 분석한 후, 내러티브가 도덕성을 가르치는데 핵심적인 것이라고 전제한 후, 아이들은 개인이 자신의 도덕적 이야기를 짓고 자기 삶에서의 도덕적 경험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 속에서 교훈들을 학습하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발달한다고 말한다. 셋째, 내러티브적 접근은 실제 삶에서 ‘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차원으로 구성된 도덕적 경험의 상호관계’를 중시하는 도덕적 이야기를 제공한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자신의 도덕적 이야기를 말할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자신의 도덕적 이야기 짓기 과정(Authoring process)2)을 통해 자신의 권위와 책임을 증진시킨다. 넷째, 내러티브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도덕적 접근으로부터 자신의 경험에 대해 반성하도록 고무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현재의 도덕적 갈등을 보다 분명하게 인식하고 올바른 도덕적 결정을 내리게 해준다. 더 나아가 자신과 타인의 삶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타자와의 관계를 깊게 해주고, 더 나은 자아를 찾게 해준다. 즉, 내러티브 접근법은 도덕 원리와 바람직한 가치 규범을 직접 제시하고 그 의미와 근거, 중요성 등을 차근차근히 밝혀줌으로써, 합리적인 이해를 통한 깊은 내면화를 도모하는 데 크게 공헌할 수 있다. 다섯째, 우리 사회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축적되어 온 도덕적 경험, 훌륭한 도덕적 전통과 지혜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직접 전수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학생들에게는 건전한 도덕적 사회화를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가 그 나름대로의 도덕적 정체성을 유지 · 발전시켜 갈 수 있는 중요한 토대를 제공한다. 내러티브 접근을 통한 효과적인 반편견교육을 위한 준비 전략 첫째, 교사는 도덕수업의 반편견교육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가치 · 덕목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학생들이 반편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생들의 일상생활에서 경험했거나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예화를 찾아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재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항상 반편견과 관련된 도덕적 이야기의 수집과 창조적 재구성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둘째, 반편견에 관련된 도덕적 이야기 자료는 신문, 역사적 기록, 문학작품(시, 소설, 수필 등), 영화, 드라마, 아이들의 생활 모습의 관찰 및 인터뷰 등에서 다양하게 수집할 수 있다. 도덕적 이야기의 자료로 지나간 과거의 훌륭한 이야기나 기록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사람의 훌륭한 이야기도 필요하고, 긍정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이야기나 부정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야기를 아울러 수집해,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그런 후 자료에 대한 정밀 분석에 착수한다. 이를테면, 해당 자료의 성격, 내용, 내포되어 있는 가치 등을 고려해 활용 차시와 활용 방법 등을 표시해 재분류한다. 즉, 실제 도덕 수업에서 이 도덕적 이야기를 어떤 단계(도입-전개-결론)에서 어떤 목적(학습동기 유발, 토론을 위한 소재의 제시, 감동감화, 실천동기의 부여, 결심 촉구 등)으로 어떻게(직접 소개, 인쇄, 녹음자료, 역할극 등) 활용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이렇게 도덕적 이야기를 정밀 분석해 놓으면, 언제든지 반편견교육을 하고자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넷째, 수집된 자료들을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발달 수준과 학습 흥미에 부합하도록 이야기를 재구성하거나, 이야기의 제시 방법에 창의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경우, 자신의 생활 주변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 자료로 재구성해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이 방관자적인 태도를 버리고 ‘바로 나에게 닥친 문제이다’, ‘나에게 닥친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해결에 참여하도록 할 수 있다. 또한 매일 듣는 선생님의 목소리보다는 친구의 목소리나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자료나 영상 자료들을 제시해야 흥미를 가지고 더욱 왕성하게 참여할 수 있다. 일례로 초등학교의 경우, 적절한 그림으로 구성된 자료를 제시하면서 교사의 잘 준비된 구연을 곁들이는 방법이 있다. 내러티브 접근 이렇게 해봅시다. 내러티브 접근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도덕적 사고와 도덕적 민감성 및 공감 능력을 향상시키기 적절한 발문을 제시하고 교수 · 학습 활동을 이끌어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된 몇 가지 사항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이야기 속 인물이 할 수 있는 선택과 결정이 무엇이며, 그것이 옳은 것인지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탐구한다. •이야기 속 인물이 직면한 것과 유사한 상황에서 각자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해 글로 쓰거나 짝 또는 모둠별 토론해 본다. •인물의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하여 글로 쓰거나 짝과 토론해 본다. •이야기 속의 인물이 당면한 것과 유사한 우리 자신의 생활 경험에 대해 쓰거나 토론해 본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에 발생되는 다양한 인물의 감정을 그래프나 도표로 만들어 본다. •이야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 본다. 1) 개인의 도덕적 결정이나 도덕적 행위를 요구하는 상황, 갈등, 딜레마에 직면하게 되는 산 경험을 말한다. 2) 일련의 사건들을 시간적인 순서로 단순히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말하는 것인 서사화(Narrativizing), 즉 이야기나 서사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고, 자신의 도덕적 접근에 도덕적 권위를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소설을 작가가 책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권위를 표현하는 것처럼, 어떤 도덕적 문제에 대해 자신의 책임 있는 사고 감정, 행위를 표출하는 것이다.
독서를 지도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독서를 지도하다 보면 종종 어려움을 겪게 된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문제가 ‘어떤 책을 읽게 할 것인가’이다. 교과서에 제시된 책에는 관심도 없으며 수행평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읽는 것이 보통이다. 독서교육의 근본적인 목표인 ‘자발적인 독서 문화 형성’과는 거리가 멀다. 독서를 스스로 즐기는 학생들도 선호하는 책은 천차만별이다. 어떻게 읽히고, 어떤 독후 활동을 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앞서 어떤 책을 읽게 할 것인가의 고민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천편일률적인 독서 지도의 문제 상황을 지적하고 학생 개인의 성향과 배경지식 수준에 맞게 지도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해보도록 한다. 독서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들 상황 1 책을 왜 읽어요?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정하고 흥미를 주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마련했다. 교과서의 기억 속의 들꽃을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당시의 시대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짧은 다큐멘터리를 편집했다. 동영상이 시작되자 아이들은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동영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책을 함께 읽어보자는 다음 활동을 제시하자 아이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특히 A는 노골적으로 “책을 왜 읽어요?”라며 불만을 표시한다. A는 늘 이런 식인데 독서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주변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끼쳐 수업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 독서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막무가내로 읽기를 거부한다. 화를 참고 타일러보지만 A의 대답은 “읽으면 수행평가 점수 줄 거예요?”였다. 상황 2 저는 이 책이 재미 없어요 다문화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단원의 수업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완득이의 일부를 함께 읽으며 다문화의 문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근했다. 예상처럼 괜찮은 반응이었다. 인물들의 특징이 선명하게 제시되고 있는 작품이라 그런지 쉽게 몰입했다. 이미 읽은 아이들도 확장된 문제로 접근하는 등 기대 이상의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그런데 B의 반응은 의외였다. B는 평소 책읽기를 좋아해 도서관에도 자주 가는 아이이다. 책의 일부를 읽어줄 때 대부분의 아이들이 집중했지만 B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딴청을 부린다. 이미 읽었기 때문인가 싶어 물어보았지만 읽지 않은 책이라고 답한다. 다른 이유가 있을까 판단해보았지만 알 길이 없어 직접 물어본다. “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니?” B는 머뭇거리며 대답한다. “저는 이 책이 재미없어요. 인물들의 심리와 행동이 너무 단순해요.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뻔히 보여서 좀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저기서 다른 아이들의 야유와 공감의 반응이 교차한다. 상황 3 수학, 과학이 더 좋아요[PART VIEW] 중학교 2학년 국어시간. 최재천의 개미와 말한다를 설명하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개미혁명을 독서 자료로 활용했다. 어려운 과학적 내용을 소설 작품을 통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기 위한 활동이었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수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교과서 본문 내용과 독서 활동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내용을 정리하라는 과제를 제시했다. 아이들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독서 내용을 정리했다. 반에서 1등을 하는 C도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다. 작품을 읽고 느낀 점을 어떻게 썼는지 기대가 되었다. 다가가자 C는 황급히 쓰던 것을 숨기려 한다. 어떤 활동을 했는지 보여 달라는 말에 C는 “죄송해요. 저는 수학이나 과학이 좋아서요. 책 읽는 게 재미있지는 않아요”라며 메모한 것을 내민다. 메모에는 개미의 페로몬의 기능을 분류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복잡한 실험 설계도가 그려져 있다. 상황 4 저는 그리고 싶어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읽는 동안 아이들은 비교적 집중을 잘 하고 있다. 시대적인 배경은 다르지만 인간의 보편적인 사랑의 감정을 어린 아이의 눈을 통해 순수하게 그리는 작품의 내용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1분단 구석에 앉은 D는 계속 책에 무언가 적으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평소에도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여서 걱정이 되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책의 빈 공간에 끊임없이 낙서를 하고 있다. D는 만화동아리 활동을 할 정도로 그림에 관심이 많다. 그래도 수업 시간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 잘못에 대해 지적하고 나무랐다. D에게 독서에 집중하라고 했지만 D는 “저는 그냥 그리고 싶어요”라며 울먹였다. ‘아이들은 모두 같지 않다’는 데 답이 있다 위의 상황은 독서 지도를 해본 선생님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법한 일들일 것이다.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책과 애써 준비한 자료들이 순간 무의미해지고 만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그 답은 ‘아이들은 모두 같지 않다’에 있다. ‘상황 1’에 등장하는 A는 어느 교실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고 있으며 매사에 무기력하고 부정적이다. A와 같은 아이들을 지도하기란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A의 부정적인 반응에 다른 아이들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독서에 대해 중립적인 생각을 갖던 아이들도 A의 말에 의문을 갖게 되고 독서보다 편한 다른 활동을 요구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는 독서지도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심각한 상황이다. A의 행동에 나타나는 근본적인 문제는 동기에서 찾을 수 있다. 동기는 어떤 행동을 하는 데 있어 시작점이고 활동 중간에 계속 유지되어야 하며 활동이 끝난 후 동기 자체가 변화하게 되어야 하는 교육의 중요 변인이다. 선생님은 누구나 동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활용할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상을 준비하고, 최신의 뉴스 자료를 수집한다. 그런데 왜 동기의 문제가 발생하는가? 필자는 세 가지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첫째, 동기의 성향은 내적 · 외적으로 나뉘는데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느 한 쪽에만 치우쳐 수업을 설계한다. 둘째, 동기는 아이들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로 존재한다. 그러나 하나의 동기 요인만 제시해 많은 학생들에게 좋아하지 않는 내용을 좋아하라고 밀어 넣는 격이다. 셋째, 동기를 수업의 출발점에서만 고려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동기는 수업의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우리는 동기만 활성화했을 뿐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동기 자체가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적게 가졌던 것이다. ‘상황 2, 3, 4’에 등장하는 B, C, D는 모두 달라 보인다. B는 작품이 너무 쉽다며 독서 활동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으며, C는 그리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책 읽는 활동 자체를 부담스러워한다. D는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지만 독서보다는 실험 설계와 같은 과학적 탐구활동에 관심이 있다. 이처럼 각각의 예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서로 다른 이유에서 독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B, C, D가 겪는 문제의 원인 같은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아이들마다 관심 분야가 다르고 배경지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복숭아의 향과 맛은 그저 고통에 불과하듯이 관심이 없는 분야의 독서에 대해 거부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독서는 모든 아이들에게 공통으로 가르쳐야 할 중요한 가치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단계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적절한 활동을 통해 점진적으로 독서에 익숙해지게 하고 다른 분야의 독서도 이루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교육을 통해 자발적인 독서 습관과 건전한 독서 문화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드너를 통해 동기를 말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들이 원하는 개별적인 독서 활동을 적용할 수 있을까?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개인별 성향을 고려한 맞춤형 독서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서는 아이들의 성향을 쉽게 판별하고 모둠형태로 독서를 지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도록 한다. ‘상황 1’에서 살핀 것처럼, 동기는 독서 활동 자체에 참여하느냐, 못하느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우선, 동기의 성향을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동기의 성향은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표 1 동기 성향 내적동기 학습 활동에 있어서 흥미나 관심 혹은 자기 만족감 등에서 비롯되는 동기로서 외부의 별다른 보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내재적 동기화된 사람들에게 최선의 보상은 실력 향상, 자기 통제의 느낌, 자기 만족, 혹은 자신이 해낸 일에 대한 뿌듯함 등이다. 외적동기 외적 동기과제 참여의 이유가 과제 외부에 있다.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거나, 좋은 성적을 받거나, 교사의 칭찬을 받고 인정받는 것을 위해 과제에 참여한다면 이 학생은 외재적 동기화된 것이다. 아이들마다 동기 성향은 다르게 나타난다. 동기 성향에 따라 독서 지도를 달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내적 동기를 더 우월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외적 동기 역시 실제 행동과 연결되는 만큼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 동기 성향에 맞는 독서 지도를 위해 독서 동기를 진단해야 한다. 다음에 제시하는 독서 동기 검사는 학교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간단한 설문과 통계를 거쳐 독서 동기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표 2 독서 동기성 검사 나의 생각과 같거나 비슷하다고 여기는 곳에 표 하세요. * 출처 : 방인태 외, 초등학교 독서교육, 역락, 2007, p.86 ※ ① 검사 지수를(내적동기/외적동기) 산정한 후 아동의 내, 외적동기 여부 확인. 즉, 25/5인 경우는 내적동기가 강한 아동이며, 5/25일 경우에는 외적동기가 강한 아동임. 지수가 클수록 내적동기가 강한 아동이며 작을수록 외적동기가 강한 아동임. ※ ② 지수 결과에 따라 어떤 강화와 보상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함. 내적동기가 강한 아동에게 보상과 강화를 지속할 경우 내적 동기 유발 자체를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있으며, 외적동기가 강한 아동에게 자발성이나 자기주도성만을 강요할 경우에는 동기성 자체를 상실할 수 있음. 따라서 학급에서 독서 교육 및 기타 활동을 할 경우 교사가 모든 이들에게 동일한 강화와 보상을 하기보다는 동기성 여부를 판단해 적절한 선택적 강화와 보상을 실시해야 함. 홀수 문항에 대한 반응은 내적동기이고 짝수 문항은 외적동기의 성향을 보여준다. 이 검사를 통해 동기 성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반응의 총합을 동기 지수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학습자의 선호 동기 영역을 찾는 방법을 제시하도록 하겠다. 가드너(H. Gardner)의 다중지능이론은 학교 현장 연구, 학문 연구, 실제 교육 현장에서 폭넓게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다. 다중지능이론의 요지는 아이들의 지능은 모두 동일하지 않으며 자신의 지능에 맞는 영역의 활동을 할 때 적극적인 참여와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다중지능이론은 앞의 사례들에 대한 문제 원인과 답을 찾게 해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다중지능이론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다음 그림 1은 현재의 교과 체계에 맞춰 6영역으로 나눈 방식이다. 다중지능을 다중동기로 변형해 독서 활동 참여에 초점을 두었다. 이 방법은 현재의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개인별 동기 영역을 찾아 개별적인 독서를 적용시키는 활동으로 아이들의 흥미에 맞는 독서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성향이 비슷한 아이들을 모둠 활동 형태로 운영할 경우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중동기의 영역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가장 정확한 진단은 가드너의 다중지능 검사를 하는 것이다. 검사 결과 가장 높은 성향이 나타나는 영역을 위의 그림에 대입해 영역을 설정하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의 경우 별도의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게 되므로 다음과 같은 간단한 문항지를 통해 조사가 가능하다. 다중동기분석(Multiple motivation analyzing) 설문지 1.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① 국어( ) ② 수학( ) ③ 도덕( ) ④ 사회( ) ⑤ 과학( ) ⑥ 미술( ) ⑦ 체육( ) 2. 위에서 선택한 과목을 좋아하는 이유는? 3. 다음 주제에 대한 학습을 할 때 하고 싶은 활동은? 주제 2차 세계 대전 ① 전쟁의 참상을 담고 있는 문학 작품을 읽는다. ② 2차 대전 이전, 이후의 유럽 사회에 나타난 각종 수치를 비교 분석한다. ③ 생명의 가치와 국가의 체제 사이의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본다. ④ 전쟁의 원인과 결과를 사회적 현상에서 파악한다. ⑤ 각종 무기들의 작동 원리와 방법을 알아본다. ⑥ 전쟁의 상황과 아픔을 그림으로 표현해 본다. ⑦ 전쟁놀이를 실제 상황으로 가정해 직접 해 본다. 4. 가장 좋아하는 것에 표시하세요. 각각의 문항은 6개의 동기 영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앞서 제시한 그림에 대입시키면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보다 확실하게 독서 동기 영역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개별 면담을 통해 어느 성향을 보이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업의 적용 아이들의 개별적 특성을 분석하고 동기에 맞게 독서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수업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이루어질 수 있다. ※ 검사 결과를 통해 개인별 지도 방법을 결정함(예를 들어 외적 동기가 큰 경우 실제적인 보상을 주어야 하며, 내적 동기가 큰 경우 칭찬과 인정을 함) 1단계 동기 성향 분석 동기 성향을 분석해 내적 동기/외적 동기의 성향을 파악한다 2단계 다중 동기 검사 다중 동기 검사와 면담을 통해 6개의 영역 중 어디에 속하는지 결정한다. 영역은 독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3단계 동기별 맞춤 독서 활동 동기 성향에 따라 개별적인 독서 지도가 이루어진다. 절대적인 방법은 없겠으나 다음 두 가지의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 영역별 추천 도서를 제공한다. △ 영역별로 다른 독후 활동을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에 대한 책은 풍부한 배경지식과 자발적인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독서가 이루어진다. 모둠을 만들어 자신들이 읽어야 할 도서 목록을 작성하는 작업도 의미 있게 진행될 수 있다. 각각의 동기 영역에 맞는 활동을 함으로써 독서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텍스트의 이해를 강화할 수 있으며 각 영역의 활동은 텍스트의 성격과 아이들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다. | panda0324@naver.com
스마트폰과 다문화 얼마 전 스마트폰을 샀다. 나이 육십이 넘어 곧 퇴임을 할 나이에 무슨 스마트폰이냐고 하기도 했지만 두 가지의 핑계를 대며 용기를 내어 구입했다. 스마트폰이 교육현장에서 새로운 시청각기재로 각광을 받을 것이기에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교육을 계획하는 데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더욱이 지금도 젊은 사람과 학생들을 이해하기가 힘든데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되는 각종 정보에서도 뒤진다면 학생이나 청소년을 이해하기가 더욱 힘들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스마트폰을 받아들고 그 기능의 무궁무진함에 ‘온 세상이 내 손안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도 황홀했다. 국내외의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도 있고, 국내외의 인터넷 신문도 마음껏 볼 수 있다. 내가 갑자기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를 여행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늘의 별자리를 스마트폰을 이용해 관측할 수도 있고, 내가 찾아가고 싶은 장소를 상세하게 안내해주는 스마트폰이 그저 괴물처럼 신기하기만 하다. 현장 교사들의 동영상 수업도 볼 수도 있고, 외국어 공부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가능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고, 이메일을 통해 자료와 정보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그 어떤 자료도 모두 검색이 가능하다.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도와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똑하다는 의미의 스마트폰이란 이름보다는 ‘만능폰’이라고 이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다문화 교육’이란 주제에 맞지 않게 웬 스마트폰 이야기냐고 할 것이다. 서두를 다문화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끌어 들인 것은 이처럼 세계가 작은 기계로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 실감남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지난 번 칠레 산호세 탄광의 33명의 공부가 매몰되었다가 69일 만에 구조된 감격적인 일도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났지만 TV중계로 바라보며 마치 우리의 일처럼 기뻐했다. 교통 · 통신의 발달은 배달겨레, 백의민족, 한민족, 단일민족 등으로 대변되던 폐쇄적인 사회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다문화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 교육기관과 학교, 그리고 교육자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어떻게 그들을 이해할 것이며,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PART VIEW]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및 다문화 가정 분포 국내 외국인 거주자 수가 110만 명을 넘어섰다. 동아닷컴의 자료에 의하면 결혼이민자가 5년 새 3배로 늘었다고 한다. ‘다인종 코리아, 다문화 코리아’가 성큼 다가섰음을 알 수 있다. 또 출신국가별로는 중국이 가장 많아 48만 4674명이고 미국도 2만 8853명으로 5위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통계상으로 한국은 이미 세계인이 모여 있는 다문화 사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다문화 사회로 규정하는 데 부정적이다. 특정 국가 출신이 전체 외국인의 절반을 넘고, 대부분은 방문 노동자들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대로 몸집만 불릴 경우 국제화, 선진화는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적극적인 준비와 대응으로 다문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점이다. 점점 늘어가는 다문화가정 학생 그럼 교육받을 대상인 자녀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2010년 기준으로 전국의 다문화 · 외국인 가정 재학 현황을 살펴보면 국제결혼가정 학생은 유치원에 4298명, 초등학교에 2만 3602명, 중학교에 4814명, 고등학교에 1624명으로 모두 3만 4338명이다. 또 외국인 가정 학생 수는 유치원 310명, 초등학교 1099명, 중학교 446명, 고등학교 203명 등 2058명이다. 서울신문(2010. 8. 18일 자)이 지난 4월에 집계한 국제결혼가정 자녀들의 시 · 도별 재학 통계를 보면 전체 3만 40명 중 12.9%인 3888명이 서울에 재학했고, 국제결혼 가정 재학생이 가장 많은 경기에는 전체의 22.3%인 6688명이 몰렸다. 이어 전남(2892명), 경남(2157명), 충남(2093명), 전북(1999명), 경북(1812명), 강원(1707명), 인천(1462명), 충북(1392명), 부산(1245명), 대구(751명), 광주(705명), 대전(543명), 울산(430명), 제주(276명)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에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가 5222명이라고 밝혔다. 초등학생이 3492명으로 전체 다문화가정 자녀의 66.8%, 중학생이 824명으로 15.7%, 고교생이 289명으로 5.5%를 차지했다. 유치원생은 617명으로 11.8%이다. 학교급별로 지난해 대비 초등학생이 27.9%, 중학생이 55.2%, 고교생이 51.3% 늘었다.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수도권 등 도시 지역으로 학생이 쏠리는 현상이 다문화가정 자녀에게도 반영되기 시작한 결과로 분석된다. 필자의 근무지에서 가까운 충북 청원 미원초는 전교생 238(금관 분교장 포함)명 중 31명이, 충북 보은 산외초는 전교생 43명 중 11명이 다문화 가정 학생으로 그 비율은 25%가 넘는다. 속리산수정초 삼가분교장의 경우도 12명의 재적생 중 다문화가정 학생이 3명이나 된다. 이렇듯 다문화가정 학생 수의 비율은 전국 어느 곳을 불문하고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고 다문화 가정 학생이 없다면 아마도 폐교되는 학교가 속출할 것이라고 걱정을 하기도 한다. 이제는 외국인 ·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의 벽 허물어야 ‘2009 한국의 사회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출산력의 급격한 저하로 우리나라의 연평균 인구 증가율은 2005~2010년에 0.3% 수준으로 추정되고, 전체 인구는 2018년 4934만 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감소해 2050년이 되면 4234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2009년보다 13.1%나 적은 것이다. 특히 보고서는 1980년대 말부터 결혼 이민자의 급격한 증가로 인구학적으로 다인종 · 다민족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다문화 가구원들은 피부색이 다르거나 개발도상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우리 사회의 포용력이 인구학적 다양성을 문화적 다양성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탓에 진정한 다문화 사회가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해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필요에 의해 노동자와 결혼이주 여성을 받아들이면서 나타난 인구학적 변화를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는 데는 ‘지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문화가 다양성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특별히 폐쇄적이지도 않기 때문에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인구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여전히 편견의 벽이 높다. 얼마 전부터 TV 전파를 타고 있는 ‘다문화가정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라는 공익광고는 편견과 차별이 많다는 현실을 드러내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우리는 국적과 혈통, 국민 정체성 등 어느 하나만 결여돼도 국민으로 인식하지 않을 정도로 폐쇄적”이라며 “부정적인 시선도 문제지만 이주민들을 시혜(施惠)의 대상으로 여기는 시선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다문화를 바라보는 폐쇄적 시각은 경쟁력 향상에 걸림돌이 된다. 정부가 대통령 직속의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법무부 외국인정책본부를 운영하는 등 대외국인 정책에 고심하는 것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해외 인재 유치도 중요하지만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을 ‘친한파’, ‘지한파’로 만드는 것도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상호이해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다문화교육 다문화가정은 ‘우리와 다른 민족 또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포함된 가정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이 용어는 ‘국제결혼가정’, ‘혼혈아’ 등 인종차별적인 이미지와 그로 인해 유발되는 정서를 해소하기 위해 2003년 건강시민연대가 제안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다문화교육이 다문화가정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사회구성원, 또는 교육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07년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속리산수정초를 중심으로 충청북도 다문화교육 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보은군 다문화센터 소장, 통일교회 목사,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협의체를 조직, 다른 모든 교육에 앞서 다문화가정의 온 가족이 함께 롯데월드를 가기로 했다. 참가비는 무료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족 수에 관계없이 한 가정 당 1만 원으로 했고, 일반가정 학생과 가족은 속리산수정초에서 모집했는데, 160여 명이 참가를 신청해 왔다. 참가자들은 버스 4대에 나누어 타고 롯데월드에서 가족별로 다양한 체험을 했다. 부모와 할머니가 주를 이루었고 가족 간의 친목도모와 다문화가정끼리의 만남의 장이되기도 했다. 일반가정과도 사이좋게 함께 즐기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2008년 1월에는 한 달간 매주 토요일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총 4주 4일간의 ‘다문화가정 만남의 날’을 정해 속리산수정초에서 일일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프로그램은 한국의 전통놀이 이해, 한국 음식 만들기, 외국의 의복문화 · 놀이문화 · 문자이해, 자기나라 소개 등으로 이루어졌다. 점심시간에는 한국 음식을 주로 먹되 주당 2개국씩 다문화가정에서 재료만 준비해오도록 해 모두가 함께 만들어 먹어보도록 했다. 운송수단이 부족해 힘든 점도 있었지만 모두가 만족해했다. 마지막 날인 1월 26일 오후에는 유명한 이벤트사를 불러 오락회를 개최해 그동안 배웠던 모든 교육과정 내용을 발표하도록 했다. 정말 즐겁고 재미있는 체험이었고 다문화가정 교육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도 섰다. 다문화교육을 잘못 이해해 다문화가족만의 잔치가 된다면 이 또한 당초 의도했던 다문화교육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문화 교육은 두 편으로 나누어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교육을 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전국 영어 최우수 리더학교로 선정되어 단기 영어 캠프지원금으로 받은 예산 중 일부를 ‘다문화가정과 함께 하는 영어 캠프’라는 이름으로 2박 3일간 속리산에 있는 유스타운에서 실시했다. 많은 가정이 참여한 가운데 영어를 함께 배우며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여기서 다문화가정 학부모들은 그동안 배운 사물놀이를 무대에서 공연했는데, 한국의 웬만한 사물놀이패를 능가할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뽐냈다. 다문화 학생들은 자기 어머니 나라의 의상 발표를 하며 즐겁고 신나는 한때를 즐겼고, 다문화가정 어머니들은 자기들이 준비해온 재료로 아이들과 함께 월남쌈밥, 일본의 다코야끼, 중국의 만두 등 다양한 나라의 간식을 만들어 먹었다. 아이들도 신이 났고 다문화가정 주부들도 신이 나서 열심히 가르쳤다. 2박 3일 동안 즐겁고 신나는 캠프는 이어졌고, 지금도 그들을 만나면 그 때의 추억을 이야기하곤 한다. 다문화가정 가족들이 모두 함께 참여하고 낯설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교육에 앞서 더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다문화교육은 학교 안에서만이 아니라 사회 여러 기관에서 하는 행사나 교육에도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우리 교육자가 먼저 앞장서서 할 일이다. 다문화가정 주부의 적극적인 활용도 고려해야 본교는 2009년부터 일본에서 온 결혼 이주여성인 마츠부치 씨를 학교 도서관의 독서 도우미로 채용했다. 학교에서 매달 15만 원씩 보조하고 나머지는 충북여성인력센터에서 예산을 지원한다. 이는 노동부 사업 중 하나인데 충북지역에서 채용된 30여 명 중 이주여성을 채용한 사례는 본교가 유일하다. 2010년에도 학교부담을 월 30만 원으로 해서 같은 방법으로 채용했다. 오전에는 삼가분교장에서 일본어 지도와 선생님들의 교육활동 돕기, 학생들의 독서 지도 및 도서관리 등의 일을 하고, 오후에는 본교로 와서 일본어 지도, 도서관리, 독서지도 등을 하도록 했다. 그는 학교에서 생활하는 것이 무척 재미있고 보람있다고 말한다. 2009학년도에는 일본의 후쿠오카시에 있는 소학교 교사인 노리꼬 씨가 휴직을 하고 한국의 초등학교 교육과 문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1년간 본교에서 생활하면서 다문화교육을 담당했고, 본교의 일본어 교육은 물론 인근 학교와 군민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물론 체제비 등 모든 경비는 자기가 부담했고, 방과후학교 일본어 강사비만 시간당 3만 원을 지급했다. 중국어는 한국계 중국인으로 중국 연변자치주에서 사범학교를 졸업한 다문화가정의 훌륭한 인재를 채용해 가르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 교육과정 중에서도 다문화 이해를 위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몰려와 다문화 이해교육과 국제 이해교육을 함께 하기도 한다. 필자도 2008년부터 청주 ‘한국어학당’의 다문화가정 외국어 강사코스에서 일본인 다문화가정 주부를 지도하는 데 몇 년째 참여하고 있으며, 그들의 현장 학습 장소로 학교를 제공하고 있다. 2010년 6월에는 충북교육청의 필리핀 이주 여성을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영어 강사 양성 코스에서도 우리 학교가 현장 실습학교로 선정돼 영어교육 참관 및 학교 시설 견학, 급식체험 등을 한 바 있다. 다문화교육은 어떤 틀이나 모델이 있다고 보기보다는 자기들이 처해진 환경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남이 아닌 내가, 그리고 언젠가가 아닌 지금 당장이라는 생각이 필요할 때이다.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은 영 · 유아기부터 2008년 4월부터 손녀를 키우면서 교육에 대해 새로운 것을 많이 느끼고 배운다. 내 자식을 키울 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느끼고 있다. 그중에서도 발달과정과 언어습득 및 활용과 관련해, 아이들의 문자나 언어 습득이 예전에 비해 아주 빠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도 문자 매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고 소인수 자녀를 둔 가정에서 교육에 대한 열의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반면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이와는 다른 상태에 처해 있다. 어머니와 함께 많은 시간을 생활해야 하는 그들로서는 언어 습득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데, 언어 습득기, 특히 어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에 한국어의 습득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습득되어야 할 한국어를 학교에서 책을 가지고 습득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필자도 해외파견 공무원으로 1980년부터 1984년까지 만 4년간 일본으로 파견되어 나고야시와 돗도리시에서 생활했었다. 아내는 전혀 일본어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일본으로 왔고, 아들은 4살, 큰딸은 돌을 갓 넘긴 상태였으며, 막내딸은 파견된 해 9월, 이중 언어 환경에서 태어났다.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우리말을 배우기 시작한 나이에 주위에서 사용하는 일본어를 배우느라 고생이 많았다. 그러면서 한국어에는 좀 소홀해지기도 했다. 귀국하고 나서는 거꾸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다가 일본어를 깡그리 잊어버리게 되어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때만해도 다문화란 생각은 하지도 못했지만, 우리 가족이 바로 일본 사회 속의 다문화였던 셈이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전공으로 공부를 해 지금은 일본어 구사가 가능하지만, 그때 부모로서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이중 언어가 가능했을 텐데 하는 때늦은 후회도 해본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내가 퇴직 후에 해보고 싶은 봉사활동이 바로 다문화교육이다. 재직 기간 중에도 힘닿는 데까지 노력할 계획이다.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우선 그들이 처해진 환경이 교육을 하기에 그리 바람직한 환경이 아니라는 데서 우리의 할 일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 회관도 좋고 학교도 좋다. 다문화가정의 어린아이들이 한국인들과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줘야 한다. 요즘은 노인들도 많은 분들이 학력과 덕망을 갖추고 있다. 약간의 실비를 제공해 항상 데리고 놀고 이야기하게 해주며 가끔은 그 집으로 마실 가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한국 사회에 빨리 적응하고, 말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안에 영아원을 설치해 영아 교육을 실시한다면 먼 훗날 그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문제아가 되는 것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대처하기보다는 진일보한 전향적인 차원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 본교 삼가분교장의 경우는 학교에 입학하기 3년 전부터 다문화 아이들을 학교에서 책임 지도했다. 고맙게도 충북도교육청이 2007년도부터 소인수학교인 분교장에도 보육교실을 설치해주어 선생님들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일반가정과 다문화가정 간의 1:1 자매결연을 통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상생관계에서 새 출발해야 한다. 비교적 외진 곳에서 문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다문화가정과 자매결연을 맺어 두 가정이 서로 교류하도록 함으로써 다문화가정교육이 그들만의 잔치로 또 다른 차별이 되지 않게 해야 함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내일이면 늦으리’란 말이 있다. 언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해야 할 시기를 놓치면 정말 힘들게 언어를 배우게 된다. 그들에게는 어머니가 사용하는 말과 사회에서 쓰는 말이 달라 많이 혼돈스러울 것이다. 언젠가는 지도해야 할 일이라면 아주 어릴 때 지도해 이후 문제가 더 이상 확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 · 고등학교가지 확대되어 공부 못하고 문제라는 낙인이 찍힌 후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그들이 입은 상처는 지울 수 가 없을 것이고 사회적 비용도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교육과정에 따른 체계적인 다문화가정 교육 필요 하인즈 워드(Hines Ward)가 미국 수퍼볼의 최우수 선수로 성장해 한국인 어머니와 함께 2006년 4월 귀국했을 때 한국에 있는 많은 국민들이 그의 말에 감동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꼈었다. 그는 “이 땅의 많은 혼혈 아동들이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었다”는 말에 이어, “차별받고 소외된 한국의 혼혈 아동들에게 지원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아름다운재단에 5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다문화가정과 그 자녀의 복지와 교육문제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우리 사회는 그의 호소에 놀라울 정도로 신속하게 보답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06년 4월 28일 ‘다문화가정을 품어 안는 교육지원 대책’을 발표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아직도 미흡하지만 많이 진일보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 이런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지 않는다면 허공을 향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2010년 충북도교육청의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지원 기본계획’을 살펴보면 도교육청, 지역교육지원청, 단위학교 등에서 할 일이 자세히 명시되어 있다. 모든 것을 단위학교에서 다 실시할 수는 없기에 꼭 해야 할 것과 지역 실정에 맞게 시행해야 할 것을 골라 2011년 개정교육과정 시행에 때를 맞춰 학교 교육계획에 반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계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인적교류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어느 나라 어떤 환경에서 살든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살아가는 ‘이웃사촌’이 되게 하는 것이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다문화교육’이고, 소인수를 배려한 ‘배려와 나눔의 교육과정’이다. ‘무심코 연못에 던진 돌이 개구리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무심코 한 행동이나 말이 어떤 치명적인 결과로 다가올지 생각해 보라. 학교교육을 통한 다문화 가족에 대한 교육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 전통 유교주의와 가부장적 권위주의 사회에서 교사는 존경심의 절대적 존재였다. 70여 년 전 우리나라에는 마을마다 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는 서당이 있었다. 서당의 교육적 기능은 대단했고, 당시 사회의 문화적 가치 전승과 입신출세의 토대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일본에 의한 근대 대중교육 제도의 강제 도입으로 인해 서당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독립운동과 민족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소규모의 교육과 야학 등의 형태로 유지되던 것마저도 일제 식민지 시대 후반기에는 거의 사라졌다. 해방 후 우리나라 학교에는 과거의 유교적 전통을 계승함과 동시에 일본의 제국주의적 군사문화의 영향을 받아 두 가지의 문화가 존재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행해지는 교육의 형태에도 유교적 가부장적 권위주의에 입각한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의 전통이 내재하게 되었고, 군사정권 시기에는 군사문화가 학교의 문화를 지배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학교의 기형적인 문화는 ‘경제 건설에의 기여’라는 국가와 사회의 계획적인 발전 원동력을 제공했으나, 이 와중에 사람을 사람답게 키워야 한다는 교육본질은 도외시됐다. 교육을 사회발전의 수단으로 여기는 경향은 교육을 정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했고, 정치와 경제 및 사회의 변화는 고스란히 학교의 변화를 유도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교육풍토는 학교의 주인은 나라이고, 학교이며, 관리자와 교사라는 인식을 갖게 해 지금도 많은 학교에서는 학생을 우리가 의도하는 대로 끌고 가야 하는 존재로 여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현장에서 여전히 체벌이 행해지고 있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눈에 불을 켜고 적발 건수를 잡으려고 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이름 대신에 ‘야’, ‘학생’, ‘너’ 또는 더 심한 반말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쓰이고 있다.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모두는 학생들이 미래사회의 주인이며,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동량임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가 학생들에게 미래 사회의 주인으로 자기 삶의 존중감을 갖도록 뭔가 도와주기를 바란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고, 미래 사회의 주인 또한 학생임을 모르는 학교나 교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학교나 교사를 찾기는 쉽지 않다. 21세기 초반 유네스코(UNESCO)에서는 개도국이나 후진국의 너무 낮은 취학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라질에서 시범사업을 한 바 있다. 이 사업에서는 축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브라질의 실정을 감안해 교육과정의 60% 이상을 축구로 편성하고, 나머지 40%를 교과로 편성해 운영했는데, 그 결과 취학률이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학교에 즐겁게 공부하고, 행복하게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을 때, 학생들이 학교에 가고싶어 하고 학교에 가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우리나라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우리 학교 전교생이 빠짐없이 등교한 날은 언제였습니까?”, “체육대회 날입니다.” 이런 대화를 하면서 어이없어서 웃고 마는 것이 우리의 교육 현실이다. [PART VIEW] 왜 화두가 학생인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인데, 이들을 위해 우리 학교와 관리자 및 교사들은 무엇을 해주려고 노력했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재고할 필요가 있다. 학생을 위해 우리 학교와 교사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가? 어떠한 것들을 바꾸어 주어야 하는가? 교사들은 어떤 언행을 보여야 하는가? 학생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해 프로그램으로 제공할 것인가? 등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다. 최근 경기도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을 필두로 한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이의 시행을 앞두고 많은 학교가 당혹해 하고 있다. 사실 1980년 우리나라 학교의 대혁신이 단행된 바 있다. 두발자유화, 교복자율화, 체벌의 제한적 허용 등 하루아침에 ‘학교의 민주화’가 이루어졌고, 이는 학생의 인권을 무조건 보장하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그렇지만 곧이어 학교 교육공동체 구성원의 합의로 학교 규정을 개정해 교복을 입게 했고, 학부모와 동창회 등의 요구로 두발 규제가 나타났다. 이후 20여 년간 교문 앞 두발 규제와 머리 자르기 및 체벌은 정당한 행위가 되었으나,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심해졌다. 이에 교과부에서는 교복 착용, 두발 등에 대한 학생생활 규정을 제 · 개정할 때에는 반드시 학생과 학부모 및 동창회와 교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일부 사안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되면서 교복 착용, 두발 등에 대한 학생 생활 규정을 제 · 개정할 때에는 반드시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학교 자율화는 가속화되었고, 학생들의 주의 · 주장 등이 강해졌으며, 교원노조의 출범으로 많은 학교에서 학생 중심의 교육활동이 활성화되기는 했으나, 교권은 급격히 추락해 갔다. 수업시간에 학생의 신고로 경찰에 연행되는 교사, 교육적인 체벌이었음에도 학부모로부터 고소당한 교사, 학부모로부터 학생 앞에서 폭력을 당한 교사 등 많은 사례가 더 이상 절대적 위상의 교사상은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최근 어느 연구자의 보고서에는 ‘교사가 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임용된 지 3년 된 교사의 82%가 ‘후회한다’고 응답했다는 조사 결과가 실렸는데, 그 이유로 ‘학생 생활지도 문제’가 제기됐다. 학년 반의 수업에 들어갈 때면 수업을 방해하는 와 를 생각하게 되고, 잠자는 아이들을 어떻게 할지 등을 생각하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어지며 학급의 , 학생을 생각하면 그저 괴롭기만 하다. 특히, 더욱 힘든 것은 이러한 학생들에 대해 이야기하면 알아서 잘 해보라는 식이거나, 학부모 이야기만 듣고 교사를 몰아 붙이는 관리자를 생각하면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한다는 것이다. 학생과 젊은 교사 모두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음에도 관리자만이 옛날식 사고방식과 학생지도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되는 사례다. 더욱 놀랄 일은 비록 소수의 사례이긴 하지만 담임과 부장교사 등이 학생을 적발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취한 조치를 대해 학부모의 말만 듣고 뒤집어 그나마 조금 이루어지는 생활지도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관리자도 있다는 사실이다. 다행히 최근에 많은 관리자들이 전학, 퇴학 등의 징계가 요구될 만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학생은 직접 학부모를 면담해 처리하고 있다고 하는 보고서도 있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교사들이 원리, 원칙에 입각해 학생을 지도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교육청에서도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적용을 위해 이와 같은 학교 현실을 고려한 보다 바람직한 방안을 찾는다고 하니 기다려 보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더 이상 학생에 대한 체벌과 각종 규제 등으로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그 가치로 하고 있다. 여기서 자유란 자신의 권리를 존중받으면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음을 말한다. 그러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남의 권리를 침해하지 말아야 하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예를 들면 학생 생활 규정을 학생과 학부모 등이 제 · 개정토록 하고, 이를 어긴 학생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증세를 보이는 학생이나 자폐증 학생 등에게는 전문가들의 의견대로 치료약을 복용토록 하고, 이를 어기면 일정기간 전문가에게 치료 및 상담을 받도록 조치한다든지,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해서는 법령에 따라 강제 전학조치를 하고,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특별지도반을 편성해 공부하도록 하는 제도 등을 만드는 것이다. 사실 일부 유럽 국가들에서 실시하는 것처럼 교내에 경찰을 상주시켜 학교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학생을 지도하게 한다든지, 미국의 일부 주에서 시행하는 것과 같이 학부모를 소환할 수 있는 권한을 학교에 주고, 소환에 불응하면 정부에서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와 함께 다른 나라에서 실시하는 퇴학제도를 초 · 중학교에도 도입하는 등의 제도적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학교에서 소외되거나 중도 탈락한 학생을 위한 대안교육기관이 많이 확충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교사가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이나 제도적인 대안이나 여건을 만들어 주면 그나마 다행한 일이 아닐까? 학교는 왜 학생들에게 행복한 곳이 아닐까? 학교 교육활동의 핵심은 교육과정 운영이다. 교육과정 운영이란 교과별 학습목표 달성을 위해 수업시간을 운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 교육활동에서는 수업시간을 충실히 운영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잡무에 시달리는 교사,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의 다양한 일탈행동, 입시위주의 교육 요구 등은 학교의 수업활동을 파행으로 몰아가는 주범이다. 그럼에도 교사들은 열심히 수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와 교실의 상황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모 일간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에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와 수업에 집중하지 않으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조사해 보니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고 한다. ‘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나?’라는 대한 질문에 대해 ‘학교 수업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37.8%), ‘기초실력이 부족해서’(20.5%), ‘공부에 관심이 없다’(11.5%), ‘교사가 싫다’(5.5%) 등의 대답이 나왔는데, 이는 우리 학교에서 교사들이 반성해야 할 내용으로 본다. 모든 학교의 학생들이 이렇지는 않겠지만 학생들의 반응이 이와 같다면 학교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에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학교를 즐겁고 행복한 장소로, 교사를 내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겠는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딴 생각을 하거나(30.8%), 잠을 자고(28.6%), 멍하니 있는(19.0%)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교사는 수업시간에 들어와서 “어디 배울 차례지?”라고 질문하는 교사란다. 얼마나 학생들에게 무책임하고 관심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아니 수업 준비를 하지 않고 수업에 들어가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겠는가? 교사들은 표 3과 같이 절반 이상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학생들은 소수 학생만 이해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아래 옆 그림과 같이 학원 강사와 비교할 때 학생들은 학교의 교사들이 교과전문성, 수업 열의, 수업만족도 등에서 훨씬 떨어지고 다만, 인성함양 부분은 높은 것으로 응답한다. 이와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학생들이 과연 학교를 즐겁게 다니고 싶을지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무리 공교육 붕괴니 학교 붕괴니 하는 이야기가 있어도 학교는 학교로서의 기능을 어느 정도 수행한다고 여겨 왔는데, 위와 같은 결과는 더 이상 학교가 이대로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싫어하는 교사는 차별하는 교사다. 특히 학생 생활지도를 하면서 기준을 주관적으로 해석해 적용하거나, 복장 지도나 수업시간 운영 및 수행평가 등에서 행해지는 차별은 학생들에게 심각한 상처를 준다. 학생회 간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래도 학생생활 규정에 대해 이렇게라도 참여하는 교사는 괜찮지만, 더욱 나쁜 교사는 참여도 하지 않으면서 참여하는 교사를 학생들과 함께 비방하는 교사라고 한다. 그린마일리제(상 · 벌점제)의 성공 요건은 ① 학생생활 규정의 학생회 중심 제 · 개정 ② 전 교사의 상 · 벌점 부여 참여 ③ 일정 벌점 이상 학생에 대한 엄중한 조치이다. ①이 지켜지지 않으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징계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②와 같이 전 교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학생들에게 적당주의, 기회주의, 상황적응주의 등을 키워 차후 사기꾼의 속성을 배우게 할 수 있으며, 동시에 교사 간의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 ③의 경우는 대단히 중요한데, 학교에서 정한 학생 생활 규정대로 일정 벌점을 초과한 학생에 대해서는 선도위원회를 열어 징계하되, 그 징계 내용이 중요하다. 교내봉사의 경우 대충 청소를 시킨다거나 반성문을 쓰게 하는 등의 소극적인 조치를 하기보다는 휴무 토요일에 등교시켜 산행을 하거나, 집단으로 운동경기를 하게 하든지, 한자쓰기를 시킨다든지, 철저한 청소 지도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후 반드시 마지막 1시간은 부모님께 편지쓰기를 하도록 해야 한다. 그 외에 학생들이 싫어하는 교사는 체벌하는 교사, 반말하는 교사, 이름을 부르지 않는 교사, 수업하기 싫어하는 교사, 교사를 부업으로 한다고 하는 교사, 수업 시간에 다른 교사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교사 등이다. 위와 같은 교사가 학교에 있는 한 우리 학생들이 학교에서 행복할 수 있겠는가?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서 즐겁게 생활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는가? 어느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일기가 생각난다. 장학사 오기 전날 - “장학이가 온 단다. 하루 종일 교사의 닥달에 청소하고 치우느라 미칠뻔 했다. 장학이가 밉다.” 장학사 온 날 - “장학이가 우리 학교에 왔다. 교사가 웃으면서 친절하게 대해 주고 수업도 재미있게 해 주셨다. 매우 즐거웠다. 장학이가 매일 학교에 왔으면 좋겠다.” 학교부적응 학생도 학교를 즐겁게 다닐 수 있는 방안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그렇지만 학교와 교사를 가장 어렵게 하는 사람도 학생이다.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즉, 가정적인 요인, 개인적인 요인, 학습부진, 교사와의 관계, 교우관계 등 그 요인은 헤아릴 수 없다. 상담 체계와 가정이나 학년 간의 연계지도 체계가 잘 갖추어지지 않은 학교에서 이러한 요인들을 일일이 찾아서 지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른 요인은 다 차치하고 무조건 학교생활을 싫어하는 학생과 생활지도상 어려움을 주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사례를 두 가지 들어 보겠다. ‘학생자치규범’을 만드는 한편 0교시를 실시하지 않고, ‘야자’(야간자율학습) 강요하지 않으며, 머리는 자유롭게 허락하고 협동 · 맞춤형 학습을 하는 혁신학교인 경기 용인의 흥덕고는 통합기행, 음악회, 마술공연, 하계휴가 중 다양한 캠프 활동 등으로 학생들의 행동 변화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주변의 많은 학생들이 학교 입학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장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어려움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비평준화지역의 신설 학교라 많은 어려움과 고민이 있습니다. 상황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아 지금은 차라리 대안학교적 성격이 더 강합니다. 상처받은 아이들이 자기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또 학력도 신장할 수 있도록 대학 입시도 신경 써야 합니다. 요즘도 계속 전학 문의가 옵니다. 그런데 다들 다른 학교에서 포기한 문제아들이죠. 아무리 공교육이지만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3월 이후에는 전학을 안 받고 있습니다. 요즘도 학교에서 한 아이가 말썽을 피우고 있어 고민입니다. 공동체의 질서를 깨뜨리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 지 교육적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경향신문(2010. 7. 18) 이러한 학교가 전국에 많이 있어야 한다. 이 학교에 대한 언론보도 이후 많은 학생들이 이 학교를 입학하기 위해 문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비평준화 지역이라 학력이 낮은 학생들이 대부분일텐데 개교한 지 1개월 만에 전학생을 받지 않으면 그 학생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매우 고민될 것이다. 경기 Y시의 S고등학교의 경우는 다른 학교에서 두 번이나 퇴학당한 학생들이 다수 다니고 있다고 하는데 좀 더 배려와 관심이 요구된다 할 수 있다. 학교 가기를 기쁘게 생각하는 학생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의 기호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 일반계고교이면서 대안학교 같은 이러한 학교를 중학교, 초등학교에도 많이 신설해야 한다. 왜냐하면 입시위주 교육을 하는 대부분의 중 · 고등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사례는 울산시교육청 소속 두남학교의 특별 교육과정 운영이다. 이곳은 정규 학교가 아니라 교육청에서 설립해 전문 연구관과 연구사 등이 근무하는 곳으로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기숙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각 학교로부터 학교부적응 학생을 유형별로 지원받아 일정기간 전문적인 지도를 한 후 추수지도를 해 학교부적응 사안을 해소시켜 줌으로써 학교부적응 학생을 없애고, 각종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모든 시 · 도교육청이 이와 같은 대안 교육기관을 설립해 운영한다면 일선 학교에서의 생활지도 문제는 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이와 같은 두 사례에 해당하는 교육적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교실에서 매 맞는 교사, 수업시간을 방해하거나 잠자는 아이 방치하기, 집단 패싸움과 괴롭힘 등은 지속될 것이며, 교사들은 갈수록 자존감을 갖고 스승다운 스승으로 거듭나기 어려울 것이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을 위한 생활지도를 하려 해도 위와 같은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는 교권만 더욱 추락할 수밖에 없다. 가정적인 요인과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학교 부적응의 요인을 안고 있는 학생들을 분류해 이방인 취급하기보다는 이들 학생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나 대안 교육기관 등이 사회적으로 많이 확충되어야 한다. 그래야 많은 선량한 다수의 학생들이 즐겁게 생활하는 학교도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중학교에서 징계받은 학생들을 모아 운동 서클을 만들어 주말마다 집중 운영한 결과 이들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다는 내용은 부적응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뭔가가 있다면 해결 가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학교 현실은 특별교육 이수 처분을 해도 보낼 수 있는 특별교육 이수 기관 등이 없다. 분쟁조정(합의) 문제와 관계없이 법률에 따라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강제 전학 조치를 취할 수 있음에도, 공문으로 전학요청을 하면 교육청 등에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 문제다. 학교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어떻게 편성할지에 대해 매우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늘 그랬듯이 교육과정을 편성하면서 학생이나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은 전무한 실정이다. 고등학교의 경우 2014년부터 학점제를 이행하기 위한 중요한 교육과정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일임에도 학생들의 의견이나 진로에는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그저 학교 실정에 맞춘다는 명분아래 교과와 교사 이기주의에 의해 편성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는 교과는 필수로 해야 한다든지, 교사가 전보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1년만 편성해 보자느니, 교과의 수업시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니 조정하자느니… 등등 정말 교육과정 편성의 기준에는 학생들이 없다. 분명히 2009 개정 교육과정 지침에는 교과와 교수는 없고, 이수단위만 존재하므로 학생의 의견을 수렴해 편성하되,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라고 했는데도 선언문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등학교 교육이 입시위주로 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고등학교 교육이 입시와 무관하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이제 학교의 주인인 학생을 섬기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 관리자와 교사들이 학생을 생각해야 할 때다. 그 첫걸음이 학생의 수준과 진로에 맞추어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학생들이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이 학교에서 본인의 진로에 맞는 교과를 선택하고 열심히 공부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2014년부터는 교과교실제와 학점제로 이행하기 때문에 더욱 준비를 세밀하게 해야만 특정 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는 학생회 중심의 학생 자치활동의 보장이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때에는 학급회 - 학생회 - 대의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제시하도록 하고, 동아리 활동, 축제 등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주도하도록 하며, 등교 시 교문지도 및 중 · 석식 시간 지도 등을 자치적으로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학생 스스로 학교의 주인으로서 학습풍토를 조성하고 질서를 세우며 바람직한 학교문화를 확립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세 번째는 소풍, 수학여행, 조회 행사 등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다 발전적이고 창의적인 체험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놀이공원에 모든 학생들을 데리고 가서 타 학교 학생들과 뒤엉켜 놀이기구 하나 타기 위해 1〜2시간씩 기다리게 하는 소풍이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산행과 문화유적지 몇 곳을 둘러보는 수학여행을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곳으로 체험활동을 가서 탐구한 내용을 보고서를 써서 내도록 하고, 문화체험을 할 때는 연극, 영화, 기타 공연 중에서 선택해 가도록 하며, 동일 지역으로 체험활동을 가면 본인이 원하는 영역에 대해서 체험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 등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정해진 날에만 실시하지 말고 수시로 지도교사와 함께 실시하도록 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다. 네 번째는 수준별 수업의 활성화다.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잃는 것 중 가장 큰 요인은 수준 낮은 수업에 대한 불만 또는 너무 어려워 동료 학생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등이다. 모든 교과에서 수준을 고려한 교과교실제를 실시하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교과와 교사를 학생이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제도는 2014년에 모든 학교에 정립된다. 특히 교과관련 방과후 프로그램에 대해 학생들은 교과와 교사를 선택하고자 하나, 학교에서 획일적으로 교과와 교사를 정해 학생들에게 강제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질 뿐 아니라 학습태도 중 가장 요구되는 자기주도 학습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그래서 교과관련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먼저 학생들이 요구하는 교과와 내용이 무엇인지 조사를 하고, 교사들이 강좌를 개설한 후, 학생들에게 선택(온라인을 활용하는 것이 좋음)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휴가 중 방과후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요구 내용을 참조해 교사별로 강좌를 개설한 후 학생들이 선택해 시간표를 작성해 참가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약간의 강제성을 부여해 참가하도록 하려면 모든 학생들이 3강좌 이상 듣도록 조치를 취하면 되고, 수학을 제외한 모든 교과에 대해서는 무학년제로 운영하면 좋다(와부고 사례 참조). 다섯 번째는 진학 및 진로지도다. 대학의 입학사정관제나 특목고 등의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위해 교사들이 할 역할이 있다. 학생들의 수준과 특기 · 적성에 따른 스펙 쌓기, 포토폴리오 관리, 진로와 관련된 독서지도, 진로 및 진학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 · 봉사활동 실시 권고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고등학교 1학년 담임과 중학교 1학년 담임교사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적지 않은 3학년 담임교사들은 1, 2학년 담임교사들이 진로 · 진학과 연계된 관리를 등을 해주지 않아 원서 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그 밖에 학교 교육활동 전반에 걸쳐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고, 이 학생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도와주어야 하는가를 생각하면서 경영하면 학생들은 학교생활이 즐거울 것이고, 공교육의 신뢰회복은 저절로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