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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청소년을 위한 사회평등 에세이 (구정화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292쪽, 1만5800원) 한국사회와 한국인들이 취약한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책. 불평등, 편견과 고정관념, 혐오의 개념부터 우리 가까이에 있는 다양한 불평등의 양상과 여기에 개입된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했다.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도, 나와 이웃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인식을 제공해준다.
넥스트 티처 (김택환 지음, 에듀니티 펴냄, 244쪽, 1만5000원) 4차 산업혁명과 국가전략 전문가인 저자가 ‘코로나19’라는 위기 앞에서 우리의 미래교육전략을 제시한다. 포스트 코로나시대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이 시기의 선생님들은 나라의 미래를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새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선생님 상으로 ‘크리에이터’를 강조하며 선생님을 응원한다.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김태윤 지음, 북카라반 펴냄, 318쪽, 1만5000원) 우리나라 입시 위주의 교육현실에 대한 대안으로 오천 년을 이어온 유대인 교육을 제시한다. 유대인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대화와 토론식 ‘하브루타’를 바탕으로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친다는 것. 저자는 유대인 교육을 가정과 학교에 도입하여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바꾸자고 주장한다.
그림책, 교사의 삶으로 다가오다 (김준호 지음, 교육과실천 펴냄, 252쪽, 1만5500원) 현직 교사인 저자는 그림책으로 수업하며,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뿐만 아니라, 학급을 운영하는데도 그림책을 활용하고 있다. 학교와 교실, 학생과 동료 교사와의 관계 등 필요할 때마다 공감과 위로, 지혜와 성찰을 준 그림책이 자신에게 가져온 변화를 나누고자 한다.
우유보다 뇌과학 (만프레드 슈피처, 노르베르트 헤르슈코비츠 지음, 박종대 옮김, 더난출판사 펴냄, 224쪽, 1만4000원) 독일 뇌과학자와 스위스 소아과의사가 영유아 및 초등교육 시기 아이들의 뇌 발달 과정을 최신 뇌과학으로 상세히 밝힌 책. 어려운 뇌과학 지식을 아이의 시각과 뇌 발달 관점에서 구체화시켜 설명한다.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하기 쉬운 아기가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고, 흡수하고, 판단하고, 조정하는지 풀었다.
여행을 좋아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기차여행을 좋아한다. 어쩌다 러시아와 인연이 되어 세계에서 가장 긴 기차를 자주 타고 있다. 처음에는 무작정 대륙을 횡단하고자 이용했었다. 그리고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시베리아 풍경이 궁금해 기차표를 끊었다. 기차여행을 하면서 러시아어가 이리 유용할 줄 몰랐다. 언어 덕분에 기차 안에서 사람들과 어울림이 즐거웠다. 제한된 공간에서 나의 얘기를 하고 남의 얘기를 들어주는 일은 국경을 넘어 사람이라서 즐거운 일이었다. 그렇게 기차 탑승 횟수가 점점 늘어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베리아 횡단열차(Trans Siberia Railway)는 일주일을 달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 닿는다. 객실은 1·2·3등칸으로 나뉘는데 재미난 일은 대부분 삼등칸에서 일어났다. 지금은 법적으로 객실에서 술을 마실 수 없다. 예전에는 술이 있어 더 가까워지기도 했고 도중에 기차에서 내려 그들 집에 함께 가기도 했다. 지금은 술이 아니어도 대화를 나누긴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점점 대화도 줄어드는 듯하다. 한국에서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를 타면 세 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그 거리도 멀다고 말한다. 러시아에서는 부모님을 만나거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도 3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요즘은 저비용 항공사가 생겨서 기차 요금만큼이나 저렴한 비행기로 이동이 가능해졌음에도 많은 러시아 사람들은 기차를 이용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승객 구성이 외국인 여행자나 중앙아시아 노동자 그리고 북한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러시아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인기 있는 교통수단이다. 삼등칸 사람들은 모두가 한 편의 다큐멘터리 소재를 담고 있다. 식사시간을 제외하면 책을 읽거나 오락을 하거나 잠을 잔다. 슬쩍 어디를 가는지, 누구를 만나러 가느냐고 질문을 던지면 기찻길 닮은 긴 이야기가 마구 쏟아진다. 맞은편 자리에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들이 있는 도시로 이사하는 길이라고 했다. 보드카에 취해 살던 남편이 미웠고 이제 남은 인생은 꽃길을 걷고 싶다며 책 사이에서 리즈 시절 사진을 꺼내셨다. 사진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지인의 소개로 먼 거리 연애를 하던 여자는 처음 남자를 보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수개월 온라인 연애 끝에 그가 사는 도시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린 그녀가 손을 흔드는 곳에는 휠체어에 앉은 남자가 있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한국에만 일하러 오는 줄 알았던 중앙아시아 노동자들. 하바롭스크나 블라디보스토크 건설현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만 악덕업자들이 임금체불을 밥 먹듯이 하는 바람에 빈털터리로 고향에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고향에서는 1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면 러시아에서는 40만 원 이상은 보장이 된다고 하니 많은 젊은이가 길 위에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고 먼 길을 오고 있다. 가장 잊을 수 없었던 승객은 모스크바 건설현장으로 가는 북한사람들이었다. 몇 날 며칠 말을 섞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가까운 곳에 있었던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나누었다. 중간에 우리가 먼저 내렸을 때 좁은 창틈으로 그들은 ‘다시 만나요’를 불러주었다. 땅거미가 내린 시간이라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서로의 뺨에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마냥 기차가 좋아서 타기 시작한 시베리아 횡단열차. 어쩌다 보니 그곳에서 나는 단순한 기차여행보다 더 큰 여행을 했던 것 같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사진을 찍어주고 그들이 잘 되길 빌어주었다. 다소 차가워 보이는 러시아 사람들도 대화를 하다 보니 가슴 속에는 후끈한 것 하나쯤 품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집값이 오르면서 집을 사야겠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주택 거래량이 급증합니다.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높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다수가 집을 사야겠다고 판단했으니 지금 집을 사는 게 현명해보입니다. 그런데 거래량이 늘었다는 것은, 사실 집을 파는 사람도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집을 사거나 파는 것은 우리 일생에 가장 중요한 시장 참여 결정입니다. 우리는 여러 합리적 이유를 조합해 이 중대한 결정을 합니다. 그런데 그 결정은 합리적일까? 우리는 어떤 사회현상에 대중들의 수요가 결합하면 그것을 옳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우연’일 경우가 많습니다. 데런 브라운(Derren Brown)은 마인드 컨트롤, 러시아 룰렛 등의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영국 출신의 심리학자이면서 작가 마술사다. 그는 어떤 조작도 없이 TV에서 동전을 던져 10번 연속 앞면이 나오는 마술을 선보였다. 10번 연속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올 확률은 1/1024, 0.1%도 되지 않는다. 그는 어떻게 이 마술을 선보였을까? 간단합니다. 미리 녹화하면서 10번 연속 앞면이 나올 때까지 계속 동전을 던졌습니다. 9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 마술(?)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그의 마법 같은 능력을 믿거나 아니면 특별한 눈속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틀렸습니다. 그는 단지 우연을 위해 계속 동전을 던졌을 뿐입니다. 우리는 우연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배 A가 2번 집을 팔았는데 그때마다 집값이 올랐다면 그가 어리석은 판단을 했다고 믿습니다. 심지어 그가 어리석다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친구 B가 집을 사서 집값이 크게 올랐다면, 그때 그의 판단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합니다. 회식자리에서 집을 사라는 그의 충고에 솔깃해집니다. 과연 그럴까? 우리는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다 6연발 리볼버로 러시안룰렛 게임을 할 경우, 한번 방아쇠를 당겨 죽을 확률은 1/6입니다. 하지만 5번, 10번, 20번, 할수록 죽을 확률은 100%에 수렴합니다. 그런데 만약 드미트리 야프센코가 러시안룰렛 게임을 30번 해서 살아남았다면 대중들은 이를 우연이라고 평가할까? 그는 어쩌면 종교지도자가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과학적인 주장을 하는 전문가는 진짜일까. 그가 서울의 집값이 오른다고 예측한 뒤에 서울의 집값이 오르는 걸까? 서울의 집값이 계속 오르니, 서울의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는 걸까? 또 다른 사례 하나. 어느 날 한 주식브로커가 나에게 메일로 A기업의 주식을 사라고 권한다. 그 주식은 다음날 주가가 오른다. 다음날도 메일이 왔다. K기업의 주식매입을 권한다. 실제 다음날 K기업의 주가가 오른다. 이렇게 10일 연속 볼티모어 주식중개인이 나에게 추천한 10개의 종목이 모두 다음날 주가가 올랐다. 통계적으로 1/1024의 확률이다. 다음날 그는 자신을 믿고 돈을 맡기라고 권한다. 나는 이제야 그를 온전히 믿고 전 재산을 그에게 맡긴다. - 틀리지 않는 법 중에서. 조던 앨런버그 어떻게 가능했을까? 볼티모어 주식중개인은 모두 10,240명에게 이메일을 보냅니다. 절반의 전망이 맞고, 다음날 5,120명에게 메일을 보냅니다. 이런 식으로 열흘이 지나면 통계적으로 10명에게는 10번 모두 정확한 예측이 전달됩니다. 제약회사의 실험도, 펀드상품의 안전성도 모두 대규모 표본을 통해 검증됩니다. 몇 개의 한정된 표본은 우리에게 언제든지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전문가’의 시장 예측이 두어 번 맞았다면 우리는 그를 신뢰합니다. 대중은 서둘러 공신력을 부여합니다. 그의 예측을 쉽게 믿습니다. 합리적 판단을 위해서는 수많은 과학적 요소가 투입돼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매일 제한된 몇 가지 요소의 조합으로 판단을 합니다. 게다가 그 판단의 상당부분은 내 마음의 ‘선호’입니다(오징어 먹물파스타를 고를 때 우리는 얼마나 과학적인가?). 류현진이 수학을 계산하며 공을 던지지 않고, 이치로가 물리학을 이용해 타격하지도 않습니다. 사실은 합리적 사고가 아니고, 남들이 하니까, 내 마음도 끌리는 겁니다. 우리의 합리적 판단을 방해하는 것들 경제가 복잡해지면서 우리가 시장에 합리적으로 참여하기는 갈수록 더 어려워집니다. 경제학은 이를 ‘제한적 합리성’이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제한된 합리성 속에서 우리는 어떤 판단을 할까? 사실은 어림짐작합니다. 휴리스틱(Heuristics)이 동원됩니다. 류현진이 공을 던질 때 매번 과학적인 동작을 계획하고 던지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훈련된 휴리스틱으로 슬라이더를 던집니다. 우리 일상에서 그 휴리스틱이 매번 적중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류현진이 수천만 달러를 받는 이유다). 우리의 휴리스틱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수 있는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아주 간단한 실험입니다. 다음 값은 얼마인가? 즉시 어림짐작으로 답하시오. 1) 8*7*6*5*4*3*2*1 = 2) 1*2*3*4*5*6*7*8 = 학생들은 1)의 경우 평균 2,250이라고 답했지만, 2)번으로 질문하자 같은 학생들은 평균 512로 답했습니다(정답은 물론 40,320이다). 이런 우리가 강남 아파트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통계를 서너 개씩 해석하며 합리적 판단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우리 주변 사람들 다수가 요즘 그런 판단을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무도 연초에 토정비결을 보지 않는다면 당신은 설날 연휴에 토정비결을 보러 갈까? 우리의 제한적 합리성에는 수많은 바이어스(Bias)가 끼어듭니다. 휴리스틱이 ‘어림짐작’이었다면 바이어스는 편견입니다. 하루에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더 많을까, 자살로 죽는 사람이 더 많을까? 대부분 교통사고 사망자가 많을 거라고 답합니다. 참고로 2019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3,349명, 반면 우리나라는 해마다 만2천여 명이 자살하는(신고된 통계만) 나라입니다. 하지만 언론은 주로 큰 교통사고를 보도하고 우리는 교통사고가 더 흔하다는 바이어스에 빠져듭니다. 이 결합오류(conjunction bias)가 또 우리의 합리적 판단을 방해합니다. 블랙 스완이 일상화가 된 지금, 누가 맞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시장엔 늘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터집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그것, 경제학은 블랙 스완(Black swan)이라고 합니다. 실제 1969년 호주에서는 검은 백조가 발견됐습니다. 설마 그런 일이? 그런데 그런 일은 늘 터집니다. 전염병이 번져 국경이 막히고, 병실이 부족해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선진국의 모든 학교가 문을 닫고…. 이 영화 같은 일은 지금 우리 곁에서 현실이 됐습니다. 그러니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증권사의 펀드매니저와 앵무새가 주식시장에 참여해 올리는 수익률은 통계적으로 비슷합니다. 그러니 수많은 전문가도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미래가 현실이 된 이후에 그것을 설명할 뿐입니다. 그러니 전문적이지 않은 우리가 시장에 참여해 수억 원이 넘는 집을 사는 결정이 합리적이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주변에 어떤 친구(전문가)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지금 왜 집을 사야 하는지 설명한다면, 저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지금 왜 집을 팔아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누가 맞을까?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잘 모른다는 겁니다. 우리는 제한적으로 합리적일 뿐입니다.
박상률의 봄바람은 열세 살 섬 소년의 생활과 방황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동네 여자아이와 풋사랑, 서울에서 전학 온 여자아이에 대한 관심 그리고 성공을 꿈꾸며 시도한 첫 가출 등이 주요 이야기다. 1997년 첫 출간 이후 개정판이 거듭나오며 이제 ‘성장기를 거친 모든 이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출판사 설명이다. 성장기를 거친 모든 이들을 위한 소설 봄바람 주인공은 진도 농촌마을에 사는 열세 살 소년 훈필이다. 마을 아이들은 뭍으로 나가 성공해 돌아오는 것이 꿈이다. 훈필이 역시 넓은 세계를 동경하고 있다. 그러나 궁색한 가정형편에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하다. 어느 날 아버지는 훈필이 몫으로 염소 한 마리를 사 온다. 새끼를 늘려 중·고교에 갈 학비를 마련해보라는 것이다. 훈필이는 염소를 열심히 돌본다. 염소 새끼를 늘려 푸른 목장을 세우고, 같은 동네 여자아이 은주와 결혼해 푸른 목장을 경영하는 꿈에도 부푼다. 그런데 서울에서 전학 온 여자아이에게 마음이 끌리는 와중에 애지중지 키운 염소가 허망하게 죽는다. 상심한 훈필이는 하루라도 빨리 도시로 나가 성공하겠다며 가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뭍으로 나가자마자 집에서 갖고 나온 돈을 모두 털리고, 사흘 만에 섬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봄바람이 불면 어김없는 시골 청소년들의 가출 행렬, 품앗이와 은밀한 입소문 같은 어른들의 행태, 지루한 교장과 담임선생님의 훈화, 동네 이장의 마이크 공지 등 어릴 적 겪어본 일들이 많았다. 그래서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진한 남도 사투리도 정겹다. 좋은 소설이다. 이 소설이 특히 필자 관심을 끈 것은 망태기에 늘 꽃을 꽂고 다니는 동냥치 ‘꽃치’가 나오기 때문이다. 꽃치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망태기에 가득 담은 꽃과 노랫가락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동냥치다. 꽃치가 꽂고 다니는 꽃은 당연히 ‘그 계절에 피는 꽃’이었다. 봄에는 찔레꽃, 여름엔 칡꽃, 가을엔 들국화, 겨울엔 동백꽃을 꽂고 다니는 식이다. 칡꽃에서 동백꽃까지 꽃이 나오는 장면을 보자. 망태기엔 어김없이 꽃이 가득 꽂혀 있었다. 이번에 꽂고 온 꽃은 불그스름한 칡꽃이다. 칡덩굴이 망태기를 친친 감고 있었고, 칡꽃과 잎사귀가 온통 망태기를 뒤덮고 있었다. 추석을 앞뒤로 해서 거의 달포 가량 보이지 않던 꽃치가 들국화가 피어남과 동시에 고개를 넘어왔다. 그의 망태기엔 노란 들국화와 하얀 들국화가 잔뜩 피어 있었다. 꽃치는 고갯마루에 군락을 이룬 동백 숲의 한쪽 언덕에 비스듬히 기대어 이를 잡고 있었다. 이를 잡는 걸로 보아 꽃치의 몸에도 분명 따뜻한 피가 흐르리라. (중략) 꽃치의 망태기엔 동백꽃 수십 송이가 꽂혀 있었다. 마치 망태기에 처음부터 동백꽃이 피어 있던 것처럼 보였다. 어김없이 꽃치의 망태기를 뒤덮고 있던 계절꽃 칡은 알면서도 칡꽃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눈여겨보면 7~8월 한여름에 자주색 꽃잎에 노란 무늬가 아주 인상적인 꽃이다. 칡꽃은 참 향기가 좋다. 향기가 진하고 멀리 가 10여㎞ 떨어진 곳에서도 주변에 칡꽃이 핀 것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칡꽃 향기는 어떻게 표현할지 난감하지만, 아주 싱그러운 향이다. ‘와인향처럼 좋은 향’이라고 표현한 사람도 있다. 꽃치 망태기에 ‘노란 들국화와 하얀 들국화’가 잔뜩 피어 있었다고 했다. 사람들은 흔히 들국화라고 하는데, 들국화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은 따로 없다. 들국화는 야생의 국화를 통칭하는 말인데, 보라색 계통의 들국화는 벌개미취와 쑥부쟁이, 꽃이 흰색인 것은 구절초, 노란색인 것은 산국과 감국이 대표적이다. 그러니까 꽃치의 망태기에는 산국이나 감국, 그리고 구절초가 가득했을 것이다. 찔레꽃은 좋아하는 동네 여자아이 은주를 생각할 때 나오고 있다. 산으로 가는 길옆 밭둑의 울타리를 이룬 찔레나무에 하얀 찔레꽃이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했다. 누가 일부러 심은 적도 없는데 밭둑의 울타리로 스스로 자라 있는 찔레나무. 찔레나무는 그 자리가 아주 잘 어울렸다. 나는 찔레나무의 가시를 피하며 여린 찔레순을 꺾어 입에 물고 걸어갔다. 배에서 쪼르륵 소리가 났다. 갑자기 은주 생각이 났다. ‘은주헌티도 찔레순을 꺾어다 줄까? 아녀, 은주헌틴 물병에 꽂아 놓으라고 찔레꽃 줄기를 몇 가닥 꺾어 주는 게 좋것어. 근디 가시가 있은께 조심해서 다뤄야 될 틴디. 어려서 뽑아먹은 삐비가, 삘기가 아니라 당당하게 ‘삐비’가 나오는 소설을 처음 보았다. 삘기는 여러해살이풀인 띠의 어린 꽃이삭이 밖으로 나오기 전에 연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 삐비는 삘기의 사투리인데, 우리 동네에선 삐비라고 불렀다. 언덕이나 밭가에 많은 삘기를 까서 먹으면 향긋하고 달짝지근했다. 그러나 삘기는 쇠면 먹지 못하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기간이 잠깐이었다. 삐비도 은주를 생각하는 대목에서 나오고 있다. 동생을 돌보고 염소를 기르는 일만으로도 꽤 바빴지만, 머릿속은 온통 은주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염소를 데리고 산에 오르내릴 때마다 산으로 가는 밭둑이나 산언덕에 삐비가 있으면 뽑아 모았다. 그것도 될 수 있으면 씹기에 부드러운 여린 순만 모았다. 기회를 보아 은주에게 주고 싶어서였다. 남도가 배경인 소설답게 배롱나무집이 나온다. 배롱나무는 요즘엔 서울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예전엔 남부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였다. 이 나무 표피를 긁으면 간지럼 타듯 나무가 흔들린다고 해서 ‘간지럼 나무’라고도 부른다. 실제로 간지럼을 타는 것일까. 사람이 나무에 다가갈 때 이는 바람에 나무가 흔들린다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다. 배롱나무 수피는 반질반질하다. 표면이 너무 매끈해 나무 잘 타는 원숭이도 미끄러진다고 일본에서는 ‘원숭이 미끄럼나무’라 부른다. 아래 배롱나무집이 나오는 대목에 이런 내용이 잘 나와 있다. 월남 갔던 배롱나무집 셋째 아들이 돌아온 것이다. 그 집 마당엔 오래전부터 나뭇가지가 미끌미끌해서 원숭이도 미끄러져 내린다는 배롱나무가 있어서 배롱나무집이라고 불린다. 배롱나무는 또 간지럼을 잘 탄다고 하여 아이들은 어쩌다 그 집에 들어가면 매끌매끌한 나뭇가지를 만지며 간지럼부터 태우곤 했다. 아이들은 저녁이면 배롱나무집으로 몰려들었다. 월남에서 당당하게 돌아온 셋째 아들의 무용담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는 월남에서 베트콩 잡은 이야기를 신나게 해 주었다.
“애들아 안녕, 잘 지냈니?” “안녕하세요, 선생님.” 서울등원초등학교 장옥화 교장이 인사를 건네자 아이들이 손을 흔든다. 랜선을 타고 들어온 재잘대는 목소리, 모니터 화면엔 반가운 얼굴들이 가득하다. 등원초 쌍방향 아침조회 모습이다. 이 학교는 2주일에 한 번 온라인을 통해 전교생 조회를 갖는다. 일방적인 훈시가 아니라 아이들과 교장이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는 조회다. 교장이 직접 아이들의 안부를 묻고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든 하게 발언권을 준다. 학교 경영자로서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Z세대 아이들답게 스스럼없어요. 1학년이라고 기죽지 않아요. 오히려 더 똑 부러지게 자기의 주장을 말하죠.” 장 교장은 어려운 여건이지만 씩씩한 아이들에게서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원격수업 필요성 예측, 교사연수및 콘텐츠 개발 차근차근 준비 등원초는 이름처럼 으뜸학교다. 특히 원격수업 분야에서는 첫손에 꼽힌다. 서울시교육청 조차 등원초 원격수업 모델을 따라 할 정도다. 코로나 19로 정상적인 등교수업에 어려워지자 교육당국은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시행 초기 학교마다 우왕좌왕 혼란을 거듭했다. 하지만 등원초는 평소와 다름없었다. 지난 2월부터 코로나 확산으로 정상적인 등교수업이 어렵다고 판단, 전 교직원이 원격수업 연수를 받고 필요한 시스템과 콘텐츠 제작 등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개학이 연기되고 있을 때 등원초 교사들은 이미 학습용 콘텐츠를 제작하고 플랫폼을 만드는 등 작은 의미의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대다수 국민들이 코로나 패닉에 빠져 당황하고 있었던 상황. 학생수 170여명의 ‘작은 학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단초는 미세먼지가 제공했다. 장 교장은 이전부터 미세먼지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늘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으로 정상적인 학교수업이 어려운 경우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학생들 학업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는 자신의 철학과도 일맥상통했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이라 누구도 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졌고, 등원초는 그 어느 학교보다 앞서 원격수업을 안정적으로, 그리고 실효 성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 지난 4월 이 학교를 방문, 원격수업 현황을 둘러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연신 “놀랍다”는 말로 평가를 대신했다. 등원초 원격수업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막상 원격수업을 시작했지만 아이들 참여가 적었다. 전화도 하고 가정통신문도 돌렸지만 좀체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교사들이 직접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학생들이 게을러서, 공부하기 싫어 참여하지 않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직접 방문해 만나보니 어떻게 접속해야 할지 조작법을 모르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인터넷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거나 컴퓨터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스마트폰이 없어 문자 내용을 아예 확인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학교 측은 다시 머리를 맞댔다.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컴퓨터 등 교육 기자재를 이들에게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원격학습하는 방법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교사들이 직접 찾아가 일일이 설명을 해줬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컴퓨터 하나 가지고는 제대로 된 원격수업이 어렵다고 판단, 노트북과 갤럭시탭을 학생들에게 빌려줬다. 학생 1인당 평균 1.5대꼴로 지급됐다. 수업을 들으면서 자료도 찾아보고 하려면 컴퓨터 한 대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있는 예산 없는 예산 모두 끌어들여 확보한 노트북 등이 학생들 손에 쥐어졌다. 피드백 확실한 쌍방향 수업 ... 특수학급에서도 효과 등원초가 교육계 안팎의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쌍방향 원격수업이다. 남들보다 앞서 원격수업 기틀을 마련한 덕에 쌍방향 수업도 서울에서 제일 앞선다. 수업은 물론 출석체크도 쌍방향으로 한다. 교직원회의는 물론 각종 연수도 모두 쌍방향 원격으로 진행된다. 등원초 쌍방향 원격수업의 키워드는 피드백이다. 쌍방향 수업이라고 해도 일방적 강의식 수업으로 진행해 버리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피드백을 강조한다. 예컨대 오전에 온라인 수업이 이뤄졌다면 오후엔 학생들에게 잘한 것은 칭찬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충해주는 식이다. 혹여 당일 피드백을 하지 못했다면 다음날이라도 그와 관련된 교과활동을 통해 보완한다. 당연히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긴장도가 높아지고 몰입도 좋아진다. 교육 효과도 그만큼 향상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쌍방향 수업은 특수교육대상자들에게도 놀라운 효과를 발휘했다. 장 교장은 예전부터 특수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져온 인물. 등원초에 강서양천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가 들어서 있고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것이 우연만은 아니다. 장 교장은 “특수학급 아이들에게 쌍방향 원격교육을 실시한 결과 집중력과 발표력이 좋아지고 자존감이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특수반 학생들이 거침없이 자기주장을 발표하고 모니터 수업에 집중하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처음엔 학부모들이 반대했다. 특수반 아이들도 원격수업은 싫다고 했다. 그러던 것이 쌍방향 원격수업 이후 정반대 현상이 벌어졌다. 이젠 특수학급 학부모들이 집에서 케어하는 것보다 학교가 좋다고 말할 정도다. 학교 측은 여세를 몰아 교원학습공동체를 구성, 특수교육대상자를 위한 쌍방향 원격수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원격수업에서 가장 우려되는 기초학력 부진과 학력격차에 대해서도 등원초는 모범적 사례를 제공한다. 우선 전 교직원이 하나가 돼 학력부진학생 지도에 나선다. 교장, 교감은 물론 담당교사와 외부강사까지 참여하는 다중지원팀을 구성,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실시한다.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교육법 등을 토론을 통해 진단하고 보완대책을 마련,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교육청 지침에 따른 ‘두리샘’도 지정, 가정방문을 통해 일대일 맞춤 수업을 진행한다. 송재록 교감은 “아이들이 학력이 낮은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학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이제 경계선 학생들을 위한 지원대책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공부 잘하는 학생과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만을 구분해 생각했다면 이제부터는 경계선 학생들에게 집중할 생각이다. 원격수업에서 놓치기 쉬운 경계선 학생들을 위한 촘촘한 지원방안을 마련,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등원초가 원격수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수한 교육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데에는 무엇보다 교사들의 힘이 크다. 그들은 등원초 학생들에게 맞는, 또 교과 특성에 맞는 교수법을 적용, 학생들의 실력을 끌어 올렸다. 자칫 집중력을 잃기 쉬운 원격수업이지만 학생들 귀에 쏙쏙들어오는 수업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쌍방향 원격수업만 고집하지도 않았다. 콘텐츠 수업이나 과제형 수업을 적절히 활용, 말 그대로 최상의 블렌디드 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그동안 교사들의 쏟아부은 땀과 노력의 결정체인 셈이다. "학교 가고 싶어요" ... 꿈담교실- 돌봄교실 큰 인기 지난 9월 14일 수도권에 전면 원격수업이 진행 중이지만 등원초 돌봄교실은 아이들로 활기차다. 이 학교는 돌봄교실에서도 쌍방향 원격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책상마다 모니터와 무선인터넷이 설치돼 있다. 원격으로 얼마든지 학습활동이 가능하다 보니 늘 인기다. 특히 저학년 학생들이 더 좋아해 등교도 가장 일찍 한다는 게 학교 측의 귀띔이다. 등원초는 대단히 흥미로운 학교다. ‘ㄷ’과 ‘ㅇ’이라는 학교 자음 첫 글자를 형상화한 조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예쁜 장독대가 놓여 있는 학교 중앙 정원, 디귿 자형 건물과 어우러진 둥근 원형 모양새다. 운동장 한켠 야외정원도 원형과 직각이 조화를 이뤄 조경됐다. 생태교육 우수학교 답게 텃밭에선 상추와 김장배추가 자라고 있고, 커다란 대야을 이용, 벼농사도 하고 있다. 제법 씨알이 굵은 벼이삭들이 바람결에 넘실거린다. ‘생각나무’란 이름이 붙여진 학교 도서실은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좋은 핫 플에이스. 특히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명화들이 2만여 권 장서와 함께 전시돼있다. 책도 보고 명화도 감상하는 일석이조의 공간이다. 도서실 구조는 그리스 시대 아크로폴리스를 본떠 3층 계단식으로 만들어졌다. 종종 토론수업이 이뤄지는 장소다. 꿈담교실은 등원초의 또 다른 자랑. 쾌적한 공간, 깔끔한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학년별로 특색있게 꾸며진 교실엔 다락방도 만들어져 있어 인상적이다. 메이커 스페이스 공간엔 제빵교육부터 3D프린터 교육까지 아나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한다. 지난 1993년 개교이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등원초는 학교환경부터 교육내용과 방법에 이르기까지 으뜸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장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를 믿고 교사들은 소신과 열정으로 교육 활동에 전념하는 학교”라면서 “주어진 임기 동안 좀 더 나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무조건 뽑고 싶다.” 국내 손꼽히는 대기업 임원은 얼마 전 강상욱 서울로봇고등학교 교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로 신입사원 채용에 차질을 빚으면서 로봇고 학생들을 데려가지 못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이다.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로봇고 만큼은 예외. 우수한 인재를 남보다 앞서 영입하려는 기업들이 앞 다퉈 찾는다. 실제로 로봇고는 서울 시내 취업률 1위 학교다. 그것도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내리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취업대상자 148명 중 145명이 취업 98%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현장중심 교육과정운영. 그리고 학생들의 문제해결력과 창의력 신장을 위해 상설 자율·창의 동아리활동, 각종 경시대회 실적 등을 활용한 학생 맞춤형 취업진로지도가 성과를 발휘했다. 여기에 학교 측의 전폭적인 지원과 교사들의 열정이 뒷받침됐다. 이 외에 러시아·일본 등 로봇 관련 국제대회 참가를 통해 다양한 전문성과 경험을 축적하고 로봇 분야 산업체 위탁교육으로 신기술을 익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보니 취업의 질도 남다르다. 지난해 취업자 대부분은 공기업과 대기업, 로봇 관련 기업에 입사했다. 일부는 군 특성화과정을 선택해 군정보통신분야에서 실력을 쌓거나 부사관으로 진출, 병역과 커리어를 동시에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취업뿐 아니다. 최근에는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제 및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대학진학 인원도 늘고 있다. 국내 최초 로봇 마이스터고 … 복수전공 도입 융합교육 실천 서울로봇고는 지난 1994년 강남공업고등학교로 출발한 뒤 2005년 지금의 이름으로 교명을 변경했다. 그리고 2013년 국내 최초로 로봇 분야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등학교로 지정됐다. 로봇 설계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한 인터넷 통신까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 인재들의 요람, 로봇고는 국내 최고의 로봇 교육 선도학교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서울로봇고는 로봇의 설계와 제어, 내부시스템 및 통신을 모두 배우는 곳으로 첨단로봇설계과, 첨단로봇제어과, 첨단로봇시스템과, 첨단로봇정보통신과 등 모두 4개과로 구성돼 있다. 전체 교육과정은 산업수요 맞춤형으로 만들어졌다. 산업현장을 움직이는 최첨단 로봇을 만드는 학교인 만큼 배우는 과목도 남다르다. 1학년은 로봇 분야에 대한 기초능력과 기계의 기본 분야를 배우고, 2학년은 로봇 분야 기초과정을 배운다. 3학년에 가면 심화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교육과정의 특별한 점은 이론만이 아닌 실무이자 생활로 다가갈 수 있도록 첨단교육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마이스터고로 지정돼 모든 교육과정의 60% 이상을 실습으로 운영하는 것도 로봇고만의 강점이다. 로봇고가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단순히 로봇 분야 기술력만 길러주는 학교로 생각하면 오산. 로봇고는 일정한 카테고리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동시에 접하고 익히는 융합적 사고에 바탕을 둔 창의성 교육을 실시한다는 점이다. 특히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부전공제를 채택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첨단로봇설계과 학생이 로봇제어과 학점을 이수하면 복수전공을 인정하는 시스템이다. 융합적으로 사고하고 융합적으로 실천하는 교육을 통해 더욱 복합적인 기술력을 갖추는 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복수전공이 학생들의 취업에 유리한 것은 불문가지. 대기업도 놀란 기술력 … 국제대회 휩쓴 동아리활동이 원동력 또 하나, 로봇고가 내세우는 자랑거리는 활발한 동아리활동이다. 단순한 취미활동이 아니라 전문가도 놀랄 정도의 수준 높은 기술력을 자랑하는 동아리활동이다. 이들은 각종 기능경진대회와 국제기능올림피아드 등에서 금·은·동메달을 모조리 휩쓸 만큼 대단한 실력을 발휘한다. 동아리활동은 기능영재반과 자율전공동아리 등 두 개의 축으로 운영된다. 기능영재반에는 공업전자기기, 모바일로보틱스, 산업용로봇, 메카트로닉스, 정보기술, 기계설계CAD 등이 있다. 자율전공동아리는 Prototyper, Think Difference, CreRobot, R.Da, AIRRUN(드론), MA, SPAM, 카르페디엠(드론) 등 모두 8개가 활동 중이다. 모바일 로봇에 부가 시스템을 장착한 후 원하는 작업을 구현할 수 있도록 원격제어 작업을 구현하는 ‘모바일로보틱스’의 경우 각종 국제대회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다. 2009년 국제대회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9년 카잔국제대회 은메달에 이르기까지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생산설비의 가공·조립·시험·물류저장 등 자동화공정시스템에 필요한 제어와 유지 보수작업 능력을 배양하는 ‘메카트로닉스’ 동아리. 이들 역시 전국 및 서울시 기능경기대회를 석권했다. ‘Think Difference’는 자동화 공정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제어기인 ‘PLC’를 학생들이 직접 공부하고 연구하는 동아리다. 올해로 8년째 이어오는 역사 깊은 동아리로 창의력과 그룹활동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CreRobot’은 로보티즈사의 다이나미셀 모터와 직접가공기를 이용, 다양한 창작 로봇을 만드는 활동을 한다. 이들은 작년에 열린 휴머노이드 관련 대회에 격투로봇을 출품했고 군사과학기술경진대회에는 미션로봇을 직접 제작해 선보였다. ‘AIRRUN’은 첨단로봇정보통신학과의 유일한 전공 동아리로 군특성화 학생들로 구성됐다. 육군 드론병과 도입에 대비한 취업 역량강화 동아리인 드론자격증 취득 등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고등학생이라고 가볍게 보면 큰코다친다. 아이디어는 물론 기술력까지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실력자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재학생에겐 자긍심을, 졸업생에겐 명예를 안겨주는 학교 전국 톱클래스 실력과 취업률을 자랑하는 로봇고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강상욱 교장은 “학생들의 열정이 상상을 뛰어넘는다. 밤늦게까지 토의하고 실험을 하는 바람에 오히려 교사들이 학생을 재우는 데 애를 먹는다”고 귀띔했다. 학교 측 지원도 화끈해 손발이 척척 맞는다. 5층짜리 실습동 한 층을 아예 학생들의 동아리활동 공간으로 제공했다. 또 각 산업체 전문가들을 초빙해 특강을 하거나 관련 분야 전문가 지도 아래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7월에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을 초청,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도전과 꿈’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갖기도 했다. 교사들 역시 교원학습공동체를 조직해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특히 교대나 사범대에 없는 커리큘럼이기 때문에 따로 공부해야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 교사들이 자체 교과서를 만드는 등 선생님들의 학습공동체도 서울로봇고를 대표하는 하나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 3월 부임한 강상욱 교장은 “학생이 꿈꾸는 학교, 교사가 신나는 학교, 학부모가 만족하는 학교,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학교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재학생은 로봇고 학생으로서 자긍심을, 학교는 재능 있는 미래인재를 교육하고 있음에 보람을, 미래(未來) 졸업생들은 로봇고 출신임을 평생의 긍지와 명예로 여기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쉽고 재미있는 원격수업 자료 … 초보자도 쌍방향 수업 거뜬 “누구나 손쉽게 원격수업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어요. 어차피 원격수업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잖아요. 하지만 교사 중에는 아직 익숙지 않은 분들도 계세요. 그분들께 학생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대전서부교육지원청 박은주 장학사는 일방적 지시와 강요를 거부하는 교육전문직이다. 그는 장학사로서의 권위보다 교육현장과 협력하고 수평적 관계맺음을 중요하게 여긴다. 교육행정기관은 학교현장을 지원하고 교사들이 마음 놓고 수업에 전념할 수 있게 도움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이번엔 교사들을 위한 원격수업 장학자료를 발간했다. 교육부가 쌍방향 원격수업 확대를 주문하고 나선 지금, 효과적인 수업을 고민하는 교사들을 위해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박 장학사는 지난 9월 관내 초등교사 7명과 함께 ‘원격으로 수(秀)업(UP)하기’ 장학자료를 펴내 일선 학교에 보급했다. 이 자료는 각종 IT 기기 및 정보활용능력이 능숙한 교사뿐 아니라 이제 막 원격수업을 시작하는 비기너(Beginner) 교사를 위한 자료이다. 교사들은 자료에 제시된 매뉴얼대로 따라만 하면 실시간 쌍방향 수업 및 콘텐츠를 능숙하게 제작할 수 있다. 컴맹에 가까운 초보자라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장학자료는 크게 Ⅰ장 원격수업 환경 조성, Ⅱ장 실시간 쌍방향 수업 안내, Ⅲ장 콘텐츠 제작, Ⅳ장 콘텐츠 활용 수업사례, Ⅴ장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Ⅰ장 원격수업 환경 조성은 원격수업을 위한 기본적인 통신 회선의 연결 및 콘텐츠 제작, 화상수업 기기에 대해 소개한다. Ⅱ장은 쌍방향 수업을 위한 IT 사이트 이용 가이드를 안내한다. 원격수업에 필요한 ZOOM 및 구글 미트의 가입부터 설치, 로그인, 프로그램 익히기와 학생이 원격수업에 참여하는 방법이 자세하게 기술돼 있다. 또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의 라이브 방송을 돕는 사이트인 스트림야드 채널을 만들고, 실시간 스트리밍을 준비하며 계정과 연결하여 새로운 방송을 만드는 방법도 안내해 준다. 장비구입부터 저작권 문제까지 일목요연 … “고맙다” 호평 쏟아져 온라인 콘텐츠 제작 프로그램 사용법을 다룬 Ⅲ장은 프레젠테이션·줌·펜타블렛·오캠·OBS·뱁믹스·파워디렉터·키네마스터·블로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활용하여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각 프로그램의 장단점과 사용방법이 그림과 함께 제시되어 있어, 교사들의 콘텐츠 제작에 도움을 준다. Ⅳ장은 실제 콘텐츠 활용 원격수업 장면을 QR코드로 제작하여 소개하고 있다. 또 일반 교사들도 이와 같은 수업을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수업 제작 방법과 콘텐츠 제작의 팁을 함께 제공한다. Ⅴ장 부록편도 눈여겨봐야 한다. 자칫 실수하기 쉬운 저작권 침해를 예방하는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다. 또 유튜브에 수업동영상 탑재 및 공유하기, 픽픽으로 캡처하기, 스마트폰으로 화상캠 만들기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장학자료는 박 장학사가 기획·총괄하고 대전 시내 7명의 초등교사가 머리를 맞대 만들었다. “교육청에서 원격수업지원단이란 걸 운영했어요, 코로나19로 등교수업이 어려워지자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구성된 것이죠. 이분들 중에서 가장 우수하고 성실한 분들로 집필진을 구성했습니다.” 박 장학사는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거리두기 급식지도는 물론 학교방역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사명감 하나로 헌신해준 선생님들이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며 공을 돌렸다. 실제 이들은 주말과 저녁시간을 반납하면서 방과후 빈교실과 회의실, 카페 등을 전전하며 원고작업을 했다. 빠듯한 예산 탓에 빵으로 끼니를 때운 적도 있었다고 한다. 제작에 참여했던 황지연 교사(대전흥도초)는 “원격수업에 필요한 기기구입부터 수업녹화와 활용, 사후 법적인 문제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최고의 장학자료”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현장 반응도 뜨겁다. 김한나 교사(구봉초)는 “영상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막막했는데 장학자료 덕분에 수월하게 제작할 수 있었다는 동료 선배교사들의 칭찬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료개발 팀장을 맡은 용호진 교사(대전월평초)는 “학교 단위, 학년군 단위, 교사동아리, 개별 연수 등의 다양한 교사연수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교원의 원격수업역량이 강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코로나19 시기, 원격수업의 질적 개선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K-에듀의 길을 개척하는 대전 초등교사들. 그들의 도전이 아름답다.
세종시 가름로 세종타워에 위치한 중앙취업지원센터(이하 ‘중취센터’). 교육실 한편에 붉은 수은주가 선명한 온도계가 보인다. 연말이면 서울 광화문에서 볼 수 있는 ‘사랑의 온도탑’ 축소판 모양새다. 온도계 상단에 적인 ‘고졸 일자리 발굴’이란 글귀를 보고서야 짐작이 갔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 액수만큼 온도가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처럼 고졸 취업자가 늘어날수록 붉은 눈금이 위를 향하는 구조다. 목표는 5,000건. 지난 6월 문을 연 중취센터가 내년 2월까지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일자리 개수다.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은 물론 중견기업들로부터 일자리를 발굴,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을 늘리겠다는 다짐이다. 중취센터는 ‘고졸 취업자 지원확대’와 ‘직업교육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라는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를 이행하고, ‘전국단위 일자리 발굴을 위한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만들어졌다. 전국 17개 시·도에 이미 설치된 지방취업지원센터와 유기적 연계를 통해 고졸 일자리 발굴·지원·관리·연구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 직업계 고교생 취업을 위해 정부가 국가차원의 전담 컨트롤타워가 설립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취센터에서 실무 총책임을 맡고 있는 허경 한국장학재단 취업연계장학부장은 “직업계고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살려 안정된 일자리에서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전국 단위 고졸 일자리를 발굴하고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한편 취업담당교사 및 취업지원관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활동을 실시하게 된다. 핵심은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확보,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을 늘릴 수 있느냐 하는 것. 하지만 코로나19로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실정이어서 허 부장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그는 관계 부처는 물론 공공기관, 경제인협회 등을 찾아 업무협약을 맺고 고졸 신입사원 채용 확대를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비록 고졸이지만 실력만큼은 대졸 못지않은 데다 계속 교육을 통해 얼마든지 우수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설득한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벌써부터 정부 부처를 비롯 유수 공기업들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오고 있다. 허 부장은 “연내 2~3개 공공기관에서 고졸사원을 채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탄력만 받는다면 중견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직업계고 학생들에게 취업문을 활짝 열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과 매칭을 통해 취업처를 늘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빠르고 정확한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중취센터는 학생들에게 지금 어느 기업에서 몇 명의 직원을 구하고 있는지, 조건은 어떤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해준다. 기업체 역시 자신들의 원하는 인재상을 널리 알려 우수한 고졸사원을 채용할 수 있어 양측 모두 윈윈이다. 게다가 기업체가 실제로 고졸사원을 채용하고 탄탄한 곳인지를 검증해 DB를 구축, 학생들이 믿고 지원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우수 기업에 대한 고졸 청년들의 정보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고졸 취업 우수기업 DB구축 및 취업매칭 시스템이다. 허 부장은 이 같은 플랫폼이 구축되면 “정부 부처나 공기업처럼 학교에서 접근하기 힘든 취업처도 중취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얼마든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취업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졸업생 취업 지원 거점학교 사업 큰 기대 지난 6월 교육부와 산자부, 월드클래스300 기업협회가 맺은 고졸 취업 활성화 업무협약은 대표적 케이스. 업무협약에서 월드클래스 기업은 고졸 인재 채용수요를 발굴·제공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월드클래스 기업을 ‘현장실습 선도기업’으로 일괄 인정,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포상·홍보 및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된다. 또 월드클래스 기업이 필요한 인재상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면,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협력하여 기업 맞춤형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체제도 마련해 주기로 했다. 업무협약 이후 월드클래스300 기업에서는 올해 155명의 고졸 인재를 채용하는 계획을 밝혔다.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직업계고 졸업생 이력과 취업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는 거점학교 운영 또한 중취센터가 담당한다. 지난 9월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전국 17개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를 졸업생 취업지원 거점학교로 선정했다. 이들은 직업계고 학생이 졸업 후에도 취업을 희망할 경우 모교를 통해 다양한 취업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대부분 직업계고가 재학생에게는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기업과 매칭해 주지만 졸업 후에는 연결고리가 끊어져 졸업생 스스로 파악해야 하는 어려움을 덜어주려는 것이다. 졸업생 취업지원 거점학교 사업에는 전국에서 37개교가 신청, 치열한 경쟁을 벌일 만큼 높은 관심을 모았다. 중취센터는 거점학교를 통해 발굴된 우수사례와 노하우를 일반학교에 확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직업계고 구성원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는 사회적 편견. 일부이기는 하지만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그릇된 인식이 남아 있다. 허 부장은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스티그마 극복을 위한 국민 인식개선 사업에도 힘을 쏟을 생각”이라면서 “고졸 인재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출범 2개월을 갓 지났지만, 고졸 취업 활성화에 거는 기대는 크다. 중취센터 입구에는 각계 인사들의 격려와 기대,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30여 개 동판이 걸려있다. 유은혜 교육부총리는 출범 축하메시지에서 ‘대한민국 미래는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힘찬 발걸음, 희망의 빛이 될 중앙취업지원센터의 출발을 응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청년 인재들의 요람이 돼 달라’고 응원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고졸 취업 지원의 전진기지이자 귀한 허브가 되기를 기원한다’는 바람을 적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 제주여상 문지우 학생은 ‘사람의 돈은 내가 책임진다. 믿음직스러운 은행원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고 양혜원 학생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는 자상한 어린이집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적었다. 기업체를 대표한 김기윤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고졸 인재의 꿈과 미래를 창조하는 중앙취업지원센터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교육부 위탁을 받아 중취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장학재단의 의지도 남다르다. 그동안 대학생 학자금 지원 등 국가장학금 지원을 전담해온 한국장학재단이 고졸 취업 지원에 나선 데에는 ‘학력보다 실력’이라는 이정우 이사장이 강한 소신이 뒷받침됐다. 이 이사장은 중취센터 직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오랜 폐습인 학벌사회를 청산하고 만인이 실력에 의해 평가받는 실력사회를 실현하는 것은 우리가 당면한 최대 과제가 아닐 수 없다”면서 “고교생들의 학업과 취업을 돕는 일은 처음 가는 길이라 서툴고 어려움이 많지만, 우리 사회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므로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대학을 가지 않고 바로 취직한 뒤 평생 자신의 관심에 따라 학습하는 경로도 훌륭한 인생이란 인식이 널리 퍼질 필요가 있다”며 “직업계고교 졸업생들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는 것은 학력불평등과 차별을 감소시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취센터 직원들 각오 또한 남다르다. 이들 명함엔 ‘꿈의 스케치, 색을 입히다’란 문장이 새겨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꿈을 실현시켜주는 최고의 조력자가 되겠다는 일종의 자기암시다. 허 부장은 “학생들이 직업계고 선택을 후회하지 않도록 열정과 소명의식을 갖고 고졸 취업이란 매듭을 하나하나 풀어가겠다”며 “오늘보다 더 좋아질 내일을 생각하면서 노력한다면 어떤 꿈을 꾸든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교육학을 공부하는 필자로서는 학교현장과 교육행정의 살아있는 소식들이 필요하여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 현장 교직원들의 지식교육과 인성지도에 대한 생생한 소식들을 접하면서 교육현장의 힘든 상황들,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눈물겨운 온라인수업 추진 노력을 실감하고 있다. 2019년 11월 29일 발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와 뒤이은 12월 4일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를 보면서 우리 학생들의 학력저하를 걱정했었는데, 온라인강의로 촉발된 도·농간 교육여건 격차, 부모의 학습지원 여부에 따른 학력격차 문제를 다룬 보도들을 대하면서 안타까움과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지적’이라는 말의 의미 얼마 전 경인지역의 어느 여고 교장선생님의 SNS 글을 통해 지식교육 위기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학교 선생님께서 안경을 바꾸어 쓴 한 학생에게 잘 어울린다는 뜻으로 “너 참 이지적인 아이구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었던 여학생은 뜨악한 표정을 지으며 당황했고, 옆에서 함께 들었던 다른 학생들도 같은 느낌이었다고 한다. 얼마 후 선생님은 그 여학생으로부터 불만의 이유에 대해 듣고서야 여러 학생이 당황했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선생님, 저를 너무 경솔하고 쉬운 아이로 보셔서 상처받았어요”라고 하더란다. 한편으론 우습기도 하지만 심상치 않은 이야기라고 판단하신 교장선생님은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밝혔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생활기록부 종합란에 ‘이지적’이라는 단어를 쓰셨는데 처음엔 정확한 뜻을 몰라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고 했다. 국어사전에서 의미를 확인한 후 그는 이지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게 되었고, 자기 정체성으로까지 발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학생들의 어휘력 저하가 큰 문제라고 다들 인식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교육정책 담당자들이 제발 엉뚱한 데에 삽질하지 말고,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의 기초·기본지식 확보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국립국어원에서 편찬한 국어사전에는 ‘이지(理智) : 이성과 지혜를 아울러 이르는 말. 또는 본능이나 감정에 지배되지 않고 지식과 윤리에 따라 사물을 분별하고 깨닫는 능력’, ‘이지적 : 용모나 언행에서 이지가 풍기는. 또는 그런 것’으로 나와 있다. 다른 사전에서는 ‘이지(理智, reasoning power, intelligence)’를 ‘이치 리’, ‘슬기 지’ 즉, 본능이나 감정에 지배되지 않는 이성(理性)과 지혜(智惠)로 나와 있다. 이러한 속뜻을 아는 학생이었다면 자기를 칭찬해 주신 선생님께 크게 고마워했을 것이다. 그리고 교장선생님의 경험과 같이 외모에서 풍기는 이지적인 분위기에 어울리는 내면의 이지력을 키우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했을 것이다. 이지적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당황했던 여고생은 아마 ‘지식의 보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 의미를 확인해 보았을 것이다. 최소한 두서너 사이트에서 의미를 확인한 후 선생님께 정색을 하면서 불만을 터뜨렸을 것이다. 필자도 인터넷 포럴사이트에서 ‘이지적’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았다. 요즘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사이트에는 ‘이지적인 사람?’에 1만 회 이상, ‘이지적이다의 뜻이 뭐죠?’라는 질문에 13만 회 이상 조회한 것으로 나와 있다. 중학생 정도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기본적인 용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공개적인 답변은 어떤가? 앞에 제시한 국어사전의 풀이보다 ‘이기적인 사람이 아닌가요?’, ‘똑똑하게 생겼다는 것? 이국적으로 생겼다는 뜻? 쉽게 말하면, 똑똑하고 고지식한…. 그런 말이죠’라는 답변에 공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교장선생님의 글을 읽었던 순간 필자가 생각했던 답변도 나왔다. ‘easy 쉬운 사람 아닌가요?’라는 해석이다. 선생님의 칭찬을 반대 의미로 오해했던 그 여학생은 그럴듯한 답변을 확인했고, 결국 틀리게 이해한 것이라 여겨진다. 한글은 쉽지만 한국어는 어렵다 한글은 쉽게 배울 수 있다. 하루 이틀 만에, 길어도 1주일 정도 노력하여 자음 14개와 모음 10개만 외운다면 모든 한글로 된 책들을 읽을 수 있다. 574년 전에 한글을 창제하셨던 세종대왕께서 똑똑한 사람은 한나절에, 좀 아둔한 사람도 10일이면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쉽다고 말씀하셨듯이 세상에서 가장 쉽고 과학적인 글자가 바로 한글이다. 쉬운 한글 덕분에 우리나라는 문맹국에서 빠르게 탈출할 수 있었고, 누구나 어려움 없이 의사소통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미국 외교관 양성과정에서 한국어는 아랍어·중국어·일본어와 함께 가장 어려운 언어로 분류되고 있다. 한글은 가장 쉬운 글자지만, 한국어는 가장 어려운 언어라는 의미다. 앞의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사실 한국어는 우리 학생들에게도 어렵다. 이 때문에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국어교육 강화 대책으로 초등 1~2학년 동안 27차시를 배정했던 한글교육을 62차시로 두 배 확대했다. 특히 국어 어휘력 향상을 위해 국어사전 활용수업도 두 배로 확대했다. 이전의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에는 초등 4학년 1학기 8단원 ‘국어사전과 함께’에서 9차시만 배웠던 것을 2018년부터는 3학년 1학기 7단원 ‘반갑다, 국어사전’에서 8차시, 그리고 4학년 1학기 7단원 ‘사전은 내 친구’에서 9차시로 2년간 반복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강화되었다.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초등 3학년 시기부터 국어사전을 통해 어휘력 배양 교육을 제대로 실시하려는 정부의 정책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는 국어사전 활용에 대한 관심과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 수업 중에나 혼자 책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초등학교에서 배운 대로 사전을 찾아 확인하고 이해하는 것이 습관화되어야 할 텐데 대부분 사전이 없다.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사전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이상하게 여기는 분위기도 있다. 지식의 보고인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되는데 구태여 불편한 종이 국어사전을 찾아 공부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디지털 기술 맹신에 기인한 현상이다. 지난 1학기 동안 코로나19로 인하여 학생들은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관심 있는 부모들은 자녀와 함께 학습하면서 학력수준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기회에 많은 학부모가 자녀의 어휘력 수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대책으로 국어사전 활용에 관심을 가진 것 같다. 앞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학부모들은 ‘이지(理智)’와 같이 한자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면 한글로 된 우리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자녀에게 국어사전을 통해 확인해 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기억력이 한창 활발한 초등학생 시기에 몇 번만 한글과 한자를 대입시키다 보면 한글 이해에 필수적인 기본적인 한자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국어사전 활용에 관심이 많은 필자는 6월과 7월 중 국내 유명서점의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국어사전 하나는 7위, 다른 하나는 22위, 또 다른 하나는 44위까지 동시에 올라간 것을 확인하면서 많이 놀랐다. 국어사전을 한 가지 종류로 분류한다면 전국 1위의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교육부에서 어휘력 문제의 심각성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국어사전 수업을 두 배로까지 확대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리라 여겨진다. 한글날을 앞두고 한자와 국어사전을 생각해 보았다. 한글과 한자는 대척점에 있는 것일까? 대척관계는 서로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고 있어 상반되지만, 서로의 관점을 합치면 상호보완이 되는 관계라고 하는데 한글과 한자의 관계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학생들이 국어사전을 활용하면서 우리글은 한글과 한자로 이루어졌다는 것과 국어사전을 자주 확인하면 자연스럽게 기본적인 한자를 익힐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다.
“얼음이 녹으면 어떻게 되나요?” 최근 일반인을 인터뷰하며 퀴즈를 풀어보는 TV 예능프로그램 진행자가 인터뷰 대상자에게 한 질문이다. 일반적인 생각을 재미로 풀어내려는 의도로 묻는 질문이기에 좌뇌 사용을 많이 해온 이과 전공자의 ‘물(H₂O)이 된다’는 대답과, 감성이 풍부한 문과 성향인의 ‘봄이 오지요’, ‘새싹이 자라나요’라는 대답이 매우 흥미로웠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이라 이도 저도 아닌 ‘눈이 녹으면 거리가 지저분해져서 빨래하기 힘들다’는 생활밀착형 답변도 재미있었다. 교육부 교육전문직은 전체 인원의 15% 정도뿐 필자가 전에 서울시교육청 산하 과학전시관에서 융합교육을 담당하는 부서장으로 근무하면서 융합교육을 위한 초청강의와 교육현장 사례를 들으면서 느낀 점도 흥미롭다. 융합이란 말 그대로 통합적이고 창조적인 사고를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과학과 예술분야의 지식이나 기능 따위를 융합적으로 다루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미묘하게도 과학 관점에서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을 융합하는 사고와 예술분야에서 과학을 융합하는 사고가 매우 달랐다. 어느 지점에 서서 어느 곳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매우 다름을 느끼면서 미래인재의 특성으로 중요해진 융합교육이 과학 쪽에서만 접근하는 점이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다. 교육청과 학교현장에 있다가 처음 교육부에 근무하게 되면서 교육부에는 교육전문직이 일반직 수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교육부에 교육전문직이 전체 인원의 15%가 되지 않음에 깜짝 놀랐었다. 교사나 학교현장에 밝아야 할 교원정책이나 교원양성, 교원복지와 같은 분야도 일반직이 전통적으로 이어오고 있었다. 학생교육복지나 사교육비경감 등 당시 이슈가 되는 업무조차도 주관이나 총괄업무는 일반직이 맡고 있었다. 내가 근무하던 교원양성연수과에는 12명 정도의 과원 중에서 교원의 연수를 담당하는 연구관인 나와 연구사 한 명만이 교육전문직이었고, 교원의 인사정책을 담당하는 교원정책과에도 연구관, 연구사 각 1명이었다. 업무를 총괄하는 4급 상당 과장도 당연히 두 과 모두일반직이었다. 이러한 직제 구조조차 몇 년 후에는 교원양성연수과가 교원정책과로 통합 흡수되면서 더욱 축소되었다. 교육을 보는 지점이 다른 일반직과 교육전문직 교육기관에서 근무하는 두 축인 일반직과 교육전문직은 교육을 보는 지점이 다를 수 있다. 물론 어느 쪽이 ‘옳고 그르고’가 아니다. 서쪽마을에서 보는 ‘동산’과 동산 너머에 있는 동쪽마을에서 보는 ‘서산’이 동일한 ‘산’인 것과 같다. 일반업무를 담당하는 일반직과 학교현장에서 교육업무를 담당하다 입직하는 교육전문직이 같이 모여 교육지원업무를 담당한다는 것은, 두 시선이 모여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동등하게 의견을 내고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올바른 정책이 결정되고 충분히 신중한 방향으로 학교현장에 스며들어 교육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교육변화에 가장 민감해야 하는 곳은 교실 안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정책이 빠르게 탄력적으로 안착하려는 최종 도착지는 학교 안 교실이기 때문이다. 교실 속 시선에서 복지도, 안전도, 교육시설도, 환경도 바라보고 교육정책이 수립되고 들어와야 한다. 그때에 비로소 그 정책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육정책은 현장의 소리를 듣는다고 학교 안 소수 사람을 위원회로 구성해서 협의하거나, 1~2회 자문을 구한 결과로 생색내거나, 최소 인원 몇 사람을 구색 맞춰 컨설팅하는 것으로는 좋은 정책이 나올 수 없다. 교육에 대한 방향을 정하고 모아가는 교육부나 교육청 등 교육기관에 교육전문직이 적어도 동수 이상은 되어야 학교현장의 변화와 다양성, 그리고 민감성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는 말이다. 교육전문직이 필요한 이유 우리나라에서 교육정책은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온 국민이 모두 다 전문가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관심이 지대하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정부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능개편이나 외고·자사고 전환, 고교학점제 등과 같은 정책도 결국 현장경험이나 소통이 중요한데 10% 내외의 교육전문직으로서는 정책을 주도하기보다는 정책 보조나 통계처리 등의 사실상 보좌업무로 배제될 수밖에 없다. 전체 정원에서 교육전문직 수도 문제지만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여 현장 적용을 책임지는 간부직원 중 교육전문직은 그 수가 더 줄어들었다. 교육부 직제 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간부직위 중 일반직 또는 장학관으로 보임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있지만, 장학관에게는 사실상 한 자릿수만 제한적으로 열어주면서 일반직 또는 장학관으로 보임할 수 있는 자리를 사실상 일반직이 독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부의 직제 규칙은 시·도교육청에서도 나타난다. 시·도교육청 역시 일반직 또는 장학관으로 보임할 수 있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일반직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현장과 다르게 계선조직인 교육기관은 결재권자의 정책 결정이 미치는 파장이 매우 크다. 어떤 교육정책도 학교현장에 안정적으로 스며들지 못하면 그 효과를 볼 수 없다. 학교현장은 어떤 방법으로 어떤 절차를 걸쳐 언제쯤 적용하는 게 효과적인지가 학교 급별로 다르고, 학교가 처한 지역사회 여건에도 영향을 받는다. 학교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정책 추진이라는 자극에 대한 반응의 수가 학교 수 만큼이나 다양하게 표출된다. 이러한 상황을 다 맞춤으로 만들어 낼 수는 없어도 적어도 학교현장을 학교 안에서 바라보는 교육전문직의 눈과 귀가 정책마다 다양하게 필요해 보이지 않는가. 교육전문직 홀대가 빚어낸 학교현장과 동떨어진 교육정책 교육부의 교육전문직 홀대가 이어질 경우 문재인 정부에서도 학교현장과 동떨어진 교육정책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다수의 일반직 사이에서 소수의 교육전문직이 더욱이 낮은 직급으로는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시작된 지 6개월이 되었다. 4월 9일 ‘온라인개학’을 했을 때만 해도 학교는 혼란스럽지만 긴장하면서 대응해왔다. 원격학습체제에 겨우 적응한 뒤에는 ‘온·오프라인 이중 등교체제’로 방역관리까지 책임지게 되었다. 원격수업은 코로나19 감염 걱정 없이 원하는 시간에 학습하는 장점은 있었으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학습 중 인터넷 검색이나 SNS 등을 많이 하게 돼 학습효과가 떨어지는 게 단점이라고 학생들은 말한다. 이러한 내용도 학교 급별로 학생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양하다. 중학교 음악교사 한 분은 감상수업을 하는데 교실 대면수업에서는 자신의 느낀 점을 손들고 발표하지 않는 중2 남학생들이, 소개한 곡에 대한 감상 소감을 보내고 그 내용을 익명으로 모두에게 소개해 주는 수업이 거듭되자, 온라인상에서 감정표현이 점차 구체화되고, 글쓰기 실력이 더 늘더라고 자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장을 도와줄 교육부와 교육청의 정책 담당자는 교사와 학교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면서 교육과정의 재구성, 교원 역할분담, 온라인수업과 등교수업 특성을 고려한 수업방식 연구 등을 고민해야 한다. 교실 안에서 학생들과 생활해 본 경험이 없는 지점에 서 있는 사람은 절대로 미래수업을 도울 수 없다. 교육기관에 지금보다 더 많은 교육전문직이 필요한 이유이다. 학교현장에서 교육정책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아져야 앞서 언급한 TV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떠오르는 생각 하나. 전에 학교장으로 근무하던 학교에는 1층에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필로티 건물이 있었다. 공간이 넓어서 차가 많이 드나드는 등하교 시간을 제외하고는 아이들의 학습공간이 되기도 하고 놀이공간이 되기도 하는 곳이었다. 가끔씩 뛰거나 술래놀이를 하다가 필로티 기둥에 부딪혀 위험하기도 해서 기둥 하단에 부상방지 쿠션 작업을 했다. 작업을 마치고 난 후 학교 시설 책임자인 행정실장은 “이렇게 하니까 건물 기둥이 상하지 않아서 좋아요”라고 말하고, 주차장에 자차를 주차시키던 선생님은 “차가 기둥에 부딪혀서 망가질까 걱정이었는데 교장선생님께서 설치해주셔서 감사해요”라고 칭찬해주셨다. 이렇게 생각하는 시작 지점이 다르다. 학교장 입장에서 ‘아이들 안전만을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 학교구성원 각자가 자신들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면서 다 좋다니’ 하면서 속으로 웃었던 기억이 있다. 선생으로, 장학사로, 학교장으로 여러 역할로 살았지만, 여전히 선생이고픈 나에게 어떤 아이가 TV 예능프로그램처럼 ‘얼음이 녹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다면 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글쎄, ○○이는 얼음이 녹으면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해?’ 교실 안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질문이 몸에 밴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이다. 교실 속에서 웃고 울고 뒹구는 아이들과 선생님을 돕고 이끌고 지원하는 지점에서 교육정책을 바라보는 시선, 그 시선을 가진 교육전문직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서 많은 수의 일반직에 둘러싸여도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교육이 바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
01 50년 전 대학에 입학했을 때 일이다. 대학생활에서 꿈을 펼칠 동아리활동으로 대학방송국을 선택했다. 방송에 특별한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해 보고 싶었다. 대학의 일반 동아리와 달리, 방송국과 신문사는 시험을 쳐서 뽑는다. 지원서를 내고 시험을 쳤다. 상식시험에서 이런 문제를 만났다. ‘빌리본 악단(Billy Vaughn Orchestra)과 벤처스 악단(Ventures Group)의 구성상의 차이점에 대해서 아는 바를 말해 보시오.’ ‘빌리본’은 무엇이고 ‘벤처스’는 무엇인가. 낯설었다. ‘구성상의 차이점은’ 고사하고 일반적인 차이도 모르겠다. 촌놈 출신인 나는 열패감에 빠졌다. 방송국 시험이니까 그런 걸 묻겠지. 대학생들이 즐기는 팝 뮤직에 대해 어느 정도 감수성이 있어야 방송국 일을 할 거 아닌가. 이런 정도는 알아야지 않겠는가. 아마도 그런 의도로 출제를 했을 것이다. 정답은 이러했다. 빌리본 악단은 관악기 중심의 구성이고, 벤처스 악단은 현악기와 타악기 중심으로 구성된 그룹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으쓱해졌다. 이 경박한 으쓱함이란 무엇일까. 내 문화적 결핍과 열패감에 대한 반작용이 아닐까. 촌에서만 살다 서울에 갓 올라온 열아홉 살 시골청년이었으므로, 인터넷도 뉴미디어도 없던 시절, 그가 호흡해 온 문화는 얼마나 협소한 로컬리즘에 갇힌 것이었겠는가. 나는 시험에 떨어졌다. 하지만 운이 마냥 없지는 않았다. 추가모집에 다시 지원했다. 집념이 가상했을까. 나를 붙여 주었다. 대학방송국에서 나는 서양 대중음악에 대한 내 결핍을 보충하려고 힘을 썼다. 당시 유행하던 팝 뮤직, 라틴 음악, 샹송이나 칸쵸네, 영화음악 등등에 친숙해지려 했다. 그런 음악들로 학내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어 보내고, 방송작품 경연대회에 출품도 했다. 촌놈의 문화적 열등감을 보상받으려는 무의식이 따라다녔던 것 아니었을까. 트로트(Trot)는 협소한 로컬리티의 대중음악이고, 팝은 세계 중심의 글로벌 음악이라는 이분법의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무렵에도 트로트는 넘쳐나고 있었다. 트로트는 지금보다 더 대중문화의 주류에 속했다. 이미자, 패티 김, 최희준 등의 가수가 정상에 있었고, 배호, 남진, 나훈아 등이 떠오르는 가수였다. 자유 지향의 신세대 가수들로 송창식, 조영남, 양희은 등이 다른 빛깔의 대중가요를 알리고, 트로트의 공간을 넓힌 조용필 등이 등장하던 즈음이다. 그러나 젊은 대학생들은 무덤덤하거나 무관심했다. 나도 그랬다. 요컨대 대학생들의 대중문화 의식에는 정통 트로트에 대한 선호가 비치지 않았다. 이를 문화적 사대주의라 비판한다면, 너무 경직된 내셔널리즘으로 되치기를 당할 건가. 혹시 그 무렵 대학생들이 모종의 문화적 엘리트 의식을 가지고 트로트를 낮추어 본 것은 아닐까. 시골 초등학교를 함께 다녔던 내 동기생 160여 명 중 대학생이 된 사람은 대여섯 명이었으니, 대학생의 위상이 지금과는 달랐다. 아무튼, 트로트로서는 서운하고 섭섭한 자리에 있었다. 장르의 확장성이 필요하다는 지적과는 별개로, 트로트는 주류인 듯 아닌 듯 소외된 모습이 없지 않았다. 02 대학을 졸업하고 나는 ROTC 장교로 군에 소집되었다. 소대장으로 나가기 전, 육군보병학교에서 16주의 고된 훈련을 받았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야전의 훈련도 강훈련이었고, 내무반(생활관) 생활도 엄중했다. 몸과 마음이 극도로 고단한 시기였다. 내 몸도 마음도 내 것이 아니라, 국가에 맡겨 관장되던 시절로 그 고단함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여기에 노래가 따라와 있었다. 다른 노래도 아닌 트로트가 따라와 있었다. 무슨 기획에 따라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자연스레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노래였다. 하기야 용산역에서 군용열차로 서울을 떠나오면서 이미 이미자의 ‘서울이여 안녕’을 함께 부르지 않았던가. 보병학교 훈련의 이런저런 모퉁이에서 트로트는 우리들 감정의 그림자인 양 따라붙는다. 어머니 생각이 나면 현인의 ‘비 내리는 고모령’, 신세영의 ‘전선야곡’, 두고 온 고향 생각이 짠하면 나훈아의 ‘머나먼 고향’, 떠나온 연인과 실연의 추억이 다가오면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등을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불렀다. 야전 전술훈련에서 돌아와 장비를 정비하는 시간 틈새로도 트로트가 흘러나왔다. 배호의 ‘안녕’이었던가. 중대가 기동하는 야간 특공 담력 훈련장 별빛 아래서 잠시 소대별 노래자랑도 했다. 패티 김의 ‘서울의 찬가’도 섞여 있었던가. 보병학교 대연병장에서 체육대회를 하던 날은 종일 응원가를 불렀는데, 그것 역시도 트로트 가수 양미란의 ‘당신의 뜻이라면’이라는 노래였다. 트로트는 병영생활의 요소요소에 숨어 있다가 우리와 조우했다. 아니, 우리 안에 그토록 많은 트로트가 내장되어 있었단 말인가. 그런데 이러는 우리는 누구인가. 대학 4년 동안 대체로 서양풍의 대중문화에 젖지 않았었던가. 음악 또한 서양 팝 음악에 기울어 지내지 않았던가. 이런 개방적 감수성은 나름 엘리트 의식을 지닌 데서 오는 것이라 할 수도 있다. 그중에서도 ROTC는 다시 선발된 사람들이니, 그런 의식이 더했을 수도 있다. 그런 우월적 의식 안에는 모종의 열등감이 함께 도사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촌놈 흔적 지워버리기’의 모색이 그런 방식으로 드러난 것은 아니었을까. 물론 이 말이 꼭 맞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아무튼, 우리가 대학에서 누린 노래문화는 트로트 지향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심신이 고단한 병영의 공간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자기를 위로하는가. 팝송은 간데없고 트로트는 무한하게 현신한다. 03 대중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정말 많이 달라졌다. 미디어 생태의 변화가 불러온 사회변화(social change) 현상이다. 트로트의 위상도 달라졌다. 얼마 전만 해도 초등학생이 공식 무대에 나와서 트로트를 부르는 것은 금기의 일종이었다.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좋은 노래를 두고, 굳이 성인들의 세속 가치가 지배하는 ‘유행가’를 부르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이들이 공공연한 장소에서 공식적으로 트로트를 부르는 모습이 별 저항감 없이 등장한다. 유력 방송사들이 어린이를 트로트 가수로 선발하고 출연시킨다. 대중은 그 방송 콘텐츠를 즐기고 소통한다. 이러한 변화에 어떤 평가를 부여하느냐에는 관점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중문화에 대한 개방적 허용이 대중사회의 일반적 이해로 나타나는 것,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보수적 관점으로의 회귀보다는,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해서 선제적 관심을 가짐이 온당하다. ‘학교 밖 문식성(literacy) 교육’이나 ‘학교 밖 음악교육’ 같은 의제들이 그런 인식을 보여 준다. ‘학교 밖 교육’에 대한 관심은 그것이 ‘학교 안 교육’과 어떤 상호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하느냐에 다가섬으로써 우리 교육의 탈근대 노력이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사람들은 트로트를 ‘유행가’라 했다. ‘유행가’란 중립적 용어 같지만, 트로트에 대한 폄하의 뉘앙스가 없지 않다. 말 그대로, 유행가란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노래라는 뜻이리라. 그러니까 유행가(트로트)는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고전 클래식과는 다른 음악이라는 것이다. 또 있다. ‘유행’이란 세상 시류(時流)에 통하는 것일진대, 세상 시류에 따라, 또는 세상 시류를 반영하는 노래가 유행가라는 점이다. 요컨대 고상하지 못하고 통속적 노래라는 인식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이 분야 종사자들을 ‘딴따라’라고 낮추어 불렀지 않는가. 물론 클래식 종사자들에게는 쓰지 않는 말이다. 요즘 트로트의 부상을 주목하면서, 두 가지 생각을 해 본다. 하나는 성(聖)과 속(俗)의 이분법적 구분이 유연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거룩한 것’과 ‘통속적인 것’ 그 자체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양자의 구분이 억압적이거나 폭력적이어서는 아니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모든 이분법적 인식이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우리도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상대적 가치를 인식하는 문화적 진화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얼마간 가지고 있는 트로트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성찰하게 된다. 다른 하나의 생각은, 트로트가 재도약을 누리게 된 점에 있다. 트로트는 자신의 음악적 본질에 더하여 다른 음악 요소들을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의미와 효과를 창출하였다. 여기에 이 시대가 호응하였다. 트로트가 보이는 융합의 노력은 악곡의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트로트를 연출하는 공연문화의 차원에서도 시대적 진화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장르를 넘어서려는 노력(Beyond Genre)이 문화의 진화를 부른다. 우리가 고수해 온 교육의 장르들은 어떠한가.
필자는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학년별 비독자 비율을 계산하고, 이를 다음 학기 도서관의 운영방향과 목표설정을 위한 근거로 활용한다. 다양한 독서프로그램과 주제도서 전시, 월별 도서관 행사와 도서관 활용수업 등을 통하여 학생들을 도서관으로 이끈 결과, 도서관에 애정을 갖고 자주 이용하는 이용층이 생겼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서관에 발길을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눈을 돌리게 되었다. 물론 도서관 대출 권수가 0권이라고 하여 곧장 비독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정확한 비독자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DLS상의 통계와 명렬표 대조를 통해 학년별 비독자 비율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도서관 프로그램 운영의 주요 대상을 조정하게 된다. 예컨대 과녁을 정확하게 조정하는 과정인 것이다. 책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아직 좋아하는 책을 만나지 못했을 뿐 올해는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학생들을 더 자주 오게 하는 것보다 이용률이 낮은 학생들을 한 번이라도 더 오게 하는 것으로 도서관 운영방향을 정했다. 이에 따라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수업 역시 그 방향과 맞물려 구상하기로 했다. 본 수업은 1학년을 대상으로 자유학년 주제선택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으며,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중학생 시기의 도서관 이용의 첫걸음을 잘 만들어갈 수 있는 수업을 기획하고자 하였다. 그 와중 독서동아리 100개면 학교가 바뀐다의 저자이신 서현숙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책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아직 좋아하는 책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라는 문장이 떠올랐고, 학생들이 좋아하는 책 한 권을 만나게 된다면, 이후에 타인의 권유나 강요 없이도 자발적으로 책과 도서관을 가까이하는 힘을 갖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수업방향에 더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인생 책 찾기 프로젝트’라는 수업명 아래 학생들이 좋아하는 책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통해 평생 독자가 되는 습관을 다지는 첫걸음을 함께 하는 수업을 준비하게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인하여 본 수업의 1기는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2기는 원격과 대면수업을 병행하여 진행하였음을 서론에 밝힌다.[PART VIEW] 수업의 흐름 본교 자유학기 주제선택 프로그램은 2시간 블록타임으로 진행되며, 한 학기에 1·2기로 나누어 학생들의 수업 선택권을 보장하고자 한다. 따라서 기수별 수업은 총 9차시로 진행된다. 그러나 본 수업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학사일정이 조정됨에 따라 1기는 원격수업 6차시, 2기는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여 7차시로 진행되었다. 본 수업의 개요와 차시별 흐름은 아래 표 1과와 같다. 수업내용은 어린이 책 읽는 법(김소영. 유유. 2017)을 비롯하여 시 읽는 법(김이경. 유유. 2017), 단단한 독서(에밀 파게. 유유. 2014), 소설처럼(다니엘 페나크. 문학과지성사. 2018), 공부머리 독서법(최승필. 책구루. 2018), 다시, 책으로(매리언 울프. 어크로스. 2019), 이동진 독서법(이동진. 위즈덤하우스. 2017),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아라이 노리코. 해냄. 2018) 등의 독서 관련 도서를 일부 참고하였음을 밝힌다. ● 원격수업으로 진행된 인생 책 찾기 프로젝트 1기 수업 모든 수업이 원격으로 진행된 인생 책 찾기 프로젝트 1기 수업에서는 대부분의 수업이 교사의 사실 및 정보전달로 이루어졌다. 본교는 e학습터에 교사가 수업영상과 활동지를 업로드한 후 출석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원격수업이 진행되었다. 원격수업은 학생들이 스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수업의 속도와 흐름을 조절하며 들을 수 있으나 그만큼 자기주도학습의 부담 또한 가중되기에 보다 간결하고 정확하게 수업의 핵심내용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가독성에 집중하여 PPT로 원고자료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목소리를 녹화하여 영상을 만드는 방식으로 원격수업자료를 준비하였다. 즉, PPT를 제작하고, 대본을 작성하고, 이를 시간과 흐름을 조절하여 녹화하고, 녹화한 영상을 편집하고, 섬네일을 만들어 업로드 하였다. 학생들의 반응을 파악하고 수업 피드백을 받기 위해 간단한 형식의 과제를 제출하고, 도서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질문하기를 권하기도 했다. ● 대면수업으로 진행된 인생 책 찾기 프로젝트 2기 수업 반면 인생 책 찾기 프로젝트 2기 수업은 2차시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면수업으로 진행되었다. 처음 마스크를 쓴 학생들의 눈빛을 천천히 바라보며 출석을 불렀을 때의 벅찬 감정이 문득 떠오른다. 바라던 대로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수업이 진행되는 만큼 1기 학생들에게는 미처 시도하지 못한 실습을 정보전달과 엮어 진행했다. 오리엔테이션 시간에는 진진가 게임을 통해 교사와 학생 간 라포를 형성하고, 독자의 취향과 수준을 파악하는 시간에는 만다라트표 활동지를 통해 나의 취향을 알아보고, 읽기 레벨 테스트를 통해 각자의 읽기 수준을 파악해보기도 하였다. 주제에 맞는 보다 다양한 영상자료를 활용할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서가 사이를 돌아다니며 책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만다라트표 활동지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파악한 후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은 어디에 꽂혀있는지 직접 탐방해보기도 하고, 책 고르는 방법에 대해 배운 후 저마다 마음에 드는 방법을 하나 선택하여 실습해보기도 하였다. 즐겁게 서가 사이를 돌아다니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동시에 원격수업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수업을 어떻게 다시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수업의 시행착오 ● 온라인 수업의 가능성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까? 모두가 갑작스러운 상황에 내던져졌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장비를 구입하고 영상제작 방법을 스스로 공부하며 어려운 교육상황을 돌파해가고 있었다. 더 많은 책을 보고 손으로 만지고 펼쳐보도록 하고 싶었던 수업방향을 전면 수정해야 해서 한동안 고민에 빠졌으나, 개요를 짜고 대본을 작성하며 영상으로도 수업의 의미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수업을 기획했다. 그러나 영상제작 기술이 미숙한 터라 영상의 질이 필자의 욕심만큼 따라와 주지 못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쉬웠던 것은 학생들과의 면대면 소통이 사라진 수업상황에서 학생들의 배움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e학습터 쪽지,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등 다양한 소통창구를 열어놓았으나 한계가 있었다. ● 수업목표의 추상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본 수업의 목표가 다소 추상적이었다. 직접 학생들이 과목명만을 보고 선택해서 오는 수업이기 때문에 눈에 띄는 수업명을 만들어야 했다. 그리하여 다소 거창하게 ‘인생 책 찾기 프로젝트’라고 수업명을 정하였다. 그러나 학생들이 각자의 인생 책을 만나기에는 주어진 수업시간으로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나에게 알맞은 책을 고르는 일은 수많은 실패를 포함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스스로 고르는 힘을 배우고, 그 힘으로 책을 조금 더 가까이 여겼으면 하는 교사 개인의 목표가 있었다. 물론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학생들에게 수업목표와 방향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했지만, 얼마만큼 학생들에게 가닿았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 조금 더 직관적이고 학생들 입장에서 쉽게 이해가 가능한 구체적인 목표설정이 필요해 보인다. ● 방법론 쪽으로 접근했으나 직접 다양한 좋은 책을 소개해주었으면 어땠을까? 본래 목표는 갈래별로 좋은 책을 선정하여 일부를 교사가 읽어주고 함께 읽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학생들이 직접 책을 경험하는 수업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며 저작권 문제 등이 겹쳐 갈래별 책을 읽는 방법을 소개하고 좋은 책의 표지와 간단한 서평을 소개하는 것으로 수업을 갈무리했다. 등교 이후에 몇몇 학생들이 원격수업에서 소개한 책을 대출하러 도서관에 방문하기도 하여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학생들과 좋은 책들을 더 깊게 연결해주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수업을 마무리하며 모두가 혼란스러운 한 학기를 마무리했다.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정혜윤 작가의 아무튼, 메모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등장한다. ‘같은 상황에서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인간 행동의 고유함은 훗날 나의 가장 중요한 주제가 된다.’ 필자는 정혜윤 작가의 문장을 조금 더 빌려 이렇게 해석해보았다. ‘우리는 역사와 결코 원한 적 없는 사회적 상황에 납작 깔리게 되는데, 바로 이때에 우리 각자가 어떠한 삶을 살아내느냐가 곧 우리의 고유함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시행착오가 가득한 수업이지만, 혹시라도 본 수업의 자료가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이메일(eszes@naver.com)로 연락하시기를 바란다. 자료를 공유하면서 함께 시행착오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든 선생님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필자 역시 2학기에도 고민을 반복하며, 더 많은 학생을 책과 도서관과 연결시켜 보고자 한다.
온라인개학이 결정된 후, 많은 교사가 어떤 플랫폼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온라인수업은 크게 ‘쌍방향 실시간 원격수업’과 ‘단방향 원격수업’으로 나뉜다(표 1 참조). 쌍방향 실시간 원격수업은 줌(ZOOM)·구글 미트(Meet)·유튜브 라이브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학생들이 정해진 시간에 강의실에 입장하여 교사와 학생이 대면한 상태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고, 단방향 원격수업은 직접 녹화영상을 만들거나 EBS 강의·유튜브 링크 등 사전에 제작된 영상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형태이다. 화려한 기술이 있어야 온라인강의 영상을 만들 수 있을까? 본교는 EBS 온라인클래스로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도록 했다. 하지만 필자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직접 녹화영상을 제작하기로 했다. 하나는 학생들이 언제 등교를 할지 모르는 상황이므로 등교수업과의 연속성을 생각해봐야 했고, 또 다른 하나는 갑작스러운 온라인개학으로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수업자료가 교과서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사용하는 교과서를 활용해서 직접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다행히 우리 동학년(2학년) 수학교사들과의 협의가 잘 이루어졌고, 직접 영상을 찍게 되었다. 즉, 단방향 원격수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생각처럼 영상을 찍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게다가 평소 영상을 거의 찍어보지 않았고, 동영상 편집프로그램 사용도 거의 전무한 상태였으며, 새로운 기계를 다루는 것에도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평소에 어떤 수업을 했지?’,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였다. 스마트폰으로 직접 수업하는 영상을 찍기엔 화질도 좋지 않았고, 마이크도 없었던 상태라 평소 수업에서 많이 활용한 파워포인트를 이용하여 무작정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PART VIEW] ● 파워포인트 화면녹화 파워포인트 화면에 얼굴과 음성을 입혀서 그대로 녹화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고 너무나 기뻤다. 그래서 교과서를 재구성하여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고, 학생들에게 수업할 내용을 대본으로 작성하여 화면녹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수학이라는 과목 특성상 숫자·수식 등 필기할 내용이 많았고, 마우스로 숫자나 복잡한 수식을 쓰는 것이 쉽지 않았다. 글씨가 뭉개지기 일쑤였기 때문에 필기하는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다른 방법을 찾아 봐야 했다. 물론 파워포인트 화면녹화는 필기가 많지 않은 강의 또는 오리엔테이션 강의를 제작할 때는 매우 유용하다. ● 스마트폰 화면녹화 필기가 가능한 방법을 찾아 헤매던 중, 펜이 있는 스마트폰에서는 화면 그대로에 음성을 입히며, 펜을 이용하여 필기까지 할 수 있는 녹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변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수업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파워포인트를 스마트폰으로 옮겨 화면녹화를 진행했다. 하지만 난관에 부딪혔다. 필기가 가능하다는 점은 좋았지만, 일시중지가 불가능하며 필기 중 지우개 사용과 색 변경이 어려웠다.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수 없이 영상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까지 겹쳐 10분짜리 영상 한 개를 촬영하는데 1시간 이상이 걸렸다. 접근성이 좋은 스마트폰으로의 촬영이 신기했지만 작은 화면에 필기까지 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또 다른 방법을 찾게 되었다. ● 태블릿 PC 화면녹화 갑작스러운 온라인개학으로 각 단위학교에서 수업 촬영을 위한 태블릿 PC, 핀 마이크 등 다양한 기기를 마련하게 되었고, 태블릿 PC를 처음 경험하게 되었다. 큰 화면에 연필 크기의 펜을 이용하는 태블릿 PC는 필기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교과서 e-book을 활용하여 밑줄도 긋고, 필기도 하며, 학생들과 호흡을 같이하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 한눈에 잘 들어오고 필기를 하면서 수업을 따라오기에도 편하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많았다. 수업영상을 촬영하는 것이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에 영상편집을 시작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고, 인트로와 엔딩 영상제작까지도 시도할 수 있었다. 영상을 이어붙이고 자르는 것은 대부분의 영상편집프로그램에서 가능했는데, 영상편집을 처음해보는 필자는 ‘뱁믹스’라는 프로그램 한 개를 이용했다. 이것저것 눌러보니 자막 넣는 요령도 생겨서, 영상촬영 시 실수한 내용, 안내하지 못했던 내용을 자막으로 넣었다. 이후 개념설명 및 문제풀이를 할 때는 필기가 많기 때문에 태블릿 PC를 주로 사용하였고, 안내사항이 많거나 시각자료를 많이 활용할 때는 파워포인트 및 스크린캐스티파이(Screencastify)를 활용한 화면녹화를 많이 이용하게 되었다. 이처럼 생초보로 시작했지만, 자꾸 이것저것 시도해보다 보니 점차 효율적으로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누구나 막막할 것이다. 필자 역시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했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거치며 수업내용과 자료에 따라서 어떤 영상촬영방법을 사용할지 선택할 수 있는 길들이 생겨났다. 처음에는 길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둘 길을 만들어가고, 길을 넓혀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화려한 기술은 없더라도 분명 자신에게 맞는 영상제작법이 만들어질 것이다. 녹화수업에서도 학생들과 상호작용이 가능할까? 1) 학생들의 어려움은 없을까? 학생들은 어떨까? 수업영상을 만드는 것에 적응하다 보니 막상 수업의 주인공인 학생은 어떻게 공부하고 있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온라인개학 네 번째 주에 학생들에게 수학 온라인수업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표 2 참조). 아이들은 생각보다 온라인 설문조사를 솔직하고 상세하게 작성했다. 3번 문항에 대해 학생들은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답변이 많았고, 이해가 잘 되지 않은 부분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뽑았다. 하지만 학생들은 처음 맞이하는 온라인수업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고, 가장 많이 이야기해준 어려운 점은 다음 두 가지였다. 첫째,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 집중력이 저하될 때가 있고, 집에서 수업을 듣다 보니 다른 짓을 하게 된다.’ 둘째, ‘내가 풀이과정을 잘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원인이 무엇일까 찾아보기 위해 녹화영상을 직접 들어보았다. 학생들과 오프라인 수업을 할 때는 질문을 하고 학생들의 반응에 따라 설명을 이어나갔는데, 녹화수업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학생들을 대면하지 않다 보니 설명중심수업이 되었고, 학생들의 사고를 자극할 발문을 던지지 않고 있었다. 또한 학생들에게 퀴즈 등의 과제를 제시했지만, 피드백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받게 되었고, 수업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었다. 다음은 설문조사를 계기로 수정한 수업진행 방법이다. 2) 어떻게 학생들과 상호작용할까? 발문으로 수업 전개 수업에서 발문은 오프라인 수업이든 온라인수업이든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발문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형성평가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학생 반응에 따라 이후 교사의 수업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수업 전, 교사의 발문에 예상되는 학생 반응을 다양하게 예측하고, 이에 따라 수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생각하는 사고실험과정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녹화수업에서도 마찬가지로 발문이 중요시되어야 한다. 발문은 학생들과 비대면 상황이어도 학생들의 사고를 자극하고, 수업내용을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학교 2학년 수학 ‘유리수와 소수’ 단원에서 ‘유리수’ 개념을 복습할 때, 유리수 개념인 ‘두 정수 에 대하여 의 꼴로 나타낼 수 있는 수’라고 바로 설명하지 않고, ‘우리가 아는 수 10개를 먼저 적으면?’이라는 발문을 하는 것이다.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충분히 답할 수 있는 발문을 통해 개념을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학생들이 내가 아는 10개의 숫자를 써보면서 ‘내가 아는 수들이 유리수구나’를 느낄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주는 셈이다. 피드백 영상 온라인수업에서는 과제의 양이 아닌 과제의 질과 피드백이 중요하다. 특히 수학과목은 학생들이 쓴 풀이과정 속에서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퀴즈 및 과제를 제시한 후 풀이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학생들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필자가 담당하는 2학년 학생은 320여 명이다. 하지만 320여 개의 풀이과정을 하나씩 검토하여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해주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학생들의 풀이과정에 대한 피드백 역시 다음 두 가지 내용 즉, ▲ 모범답안을 택하여 학생들과 공유하는 시간 ▲ 학생들이 많이 하는 오류를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중심으로 녹화영상을 제작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320여 개의 학생들의 답변을 확인한다. 2) 풀이과정에 꼭 필요한 과정을 꼼꼼히 적은 학생들의 답변 즉, 모범답안을 여러 개(3~4개) 택한다. 3) 많은 학생이 오류를 범하는 부분, 주의해야 할 부분을 담은 답안을 여러 개(3~4개) 택한다. 4) 2번, 3번의 답변을 모아서 프레젠테이션을 만든다. 5) PPT 화면녹화를 통해 피드백 영상을 촬영 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피드백 영상에 대한 효과는 생각보다 컸다. 처음에는 ‘과연 녹화수업으로 피드백이 가능할까?’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실제로 학생들의 풀이과정에 대한 오류가 많이 사라졌음을 평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 중 다른 친구들의 답안도 궁금하다는 친구들이 많았다. 따라서 피드백 영상을 보며 모범답안을 통해 본인의 답안과 비교하며 부족한 부분들을 채울 수 있었다. 또한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발문 후 생각을 할 시간도 주면 실제 수업의 현장감도 느낄 수 있었다. 패들렛(padlet)을 활용하여 피드백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녹화수업에서 주제에 관한 학습을 진행한 후, 과제물을 ‘패들렛(padlet)’에 제출하도록 하면 교사도 학생들 답변을 보고 피드백이 가능하며, 학생들도 다른 친구들의 답변들을 보면서 본인의 답변에 대한 피드백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국어시간에는 문학작품에 대한 감상평이나 주제에 대한 생각 쓰기 등에, 사회시간에는 사회현상에 대한 찬반토론을 할 때 활용이 가능하다. 다음은 ‘코로나19로 드러난 중국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라는 주제로 중국어시간에 패들렛을 활용한 녹화수업사례(양강중학교 박경은 선생님의 사례)이다. 학생들의 응답을 미디어 리터러시 관점에서 피드백하는 영상을 다음 시간에 제공함으로써 연결된 수업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띄는 수업사례이다. 카카오톡 채널 온라인수업에서는 학생들과 상호작용하기 위해 접근도가 높은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카카오톡 채널’은 학생들이 카카오톡에서 채널명 검색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카카오톡 채널로 입장하여 1:1 대화를 통해 학생들이 선생님께 수업에 관한 질문을 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선생님이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지 않아도 학생과 대화가 가능하며 상담자동화시스템이 있어 근무시간을 지키며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온라인수업이 불러온 변화, 장학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평소 수업을 녹화하고 다시 확인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나 온라인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닌지, 설명을 매끄럽게 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녹화한 수업영상을 몇 번씩 다시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객관적인 눈으로 필자의 수업스타일도 파악하게 되었다. ‘A를 이용하여 설명하기보다는 B를 이용하여 설명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온라인수업은 평소에는 하기 어려웠던 자기장학을 통해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 겪는 온라인개학 상황에서 의지할 곳은 결국 동료 교사들이었다. 온라인수업을 진행하면서 동료 교사들과 협의회를 많이 하게 되었고, 언택트 환경 속에서 전국 교사들은 유튜브나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서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가까이 있는 같은 학교 선생님부터 일면식도 없는 다른 학교 선생님들과 알고 있는 것들을 공유하고, 배워가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추천 프로그램이나 프로그램 사용법 및 수업사례들을 늦은 밤까지 공유하면서 함께 수업을 고민하는 문화가 생긴 것이다. 필자 역시 온라인수업을 시작할 때 동료교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체감한 집단지성의 힘으로 앞으로도 수업에 대한 토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이란? 요즘 ‘블렌디드 러닝’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블렌디드 러닝이란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 그리고 다양한 학습방법을 혼합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새로운 형태의 수업이라기보다 이미 많은 선생님이 하고 있던 수업이다. 수업시간 중 태블릿 PC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를 사용하고, 이해도 증진을 위해 동영상을 활용하는 것, 학생들과 메신저를 통해 소통하는 것 등도 모두 블렌디드 러닝의 수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대다수 교사와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개학을 맞게 되었고, 온라인수업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반년동안 많은 온라인수업과 관련된 자료들을 선생님들과 함께 공유하는 계기도 생겼다. 더불어 학교에도 많은 스마트 기기들이 구비되기 시작했고, 많은 플랫폼·콘텐츠·스마트 기기에 대한 자료들이 공유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19가 끝난다고 해서 온라인수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오프라인 수업 속에서 온라인수업에서 배웠던 것들을 녹아내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수업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많은 자료를 어떻게 수업내용, 활용 가능한 콘텐츠, 학생 수준에 따라서 활용할지의 역량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멘티미터(mentimeter)이나 패들렛(padlet)을 이용하면 학생들의 생각 또는 의견을 실시간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카훗(kahoot)이나 퀴즈앤(quiz n)을 이용하면 수업 마무리로 퀴즈 등의 형성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또한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과 같이 미리 온라인수업을 통한 선행학습을 한 뒤 수업시간에 토론 및 협동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조별활동을 할 때 공유문서를 활용하면 교사는 어떤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결과물을 완성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 과정중심평가를 용이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무엇인가요? 주인공이 한 일은 무엇이죠?” “그럼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을 독서감상문으로 자세하게 써오세요.” 우리 교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서 다양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슬로우리딩, 온작품 읽기, 온책 읽기 등 온전한 작품을 읽으며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바라보며,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 가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인문학적 소양은 세상을 보는 안목과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학교에서 추진되어야 할 인문학적 소양교육은 독서와 연계되어 함께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타인과 나누며,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인문학적 스펙트럼을 넓혀 나가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교과서에 실린 짧은 글, 토막글 대신 책 한 권을 온전히 읽고 생각을 나누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수업을 통해 경청·소통·사고·성찰하는 배움이 일어나며 삶으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학습경험을 강조하며 이것이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연계 수업기법 ● 기법 ❶ _ 이미지프리즘 카드를 활용한 포토스탠딩 활동 토론주제를 활성화시켜 줄 수 있는 사진이나 그림, 광고지 같은 자료로 자기소개를 하거나, 주제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한 토론이다. 기초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거나 의견 모으기 등에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여러 장의 사진 중 토론주제에 맞는 사진을 고른 후, 사진을 고른 이유와 사진의 의미를 제시하며 토론한다. 자기생각을 이미지와 통합하여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PART VIEW] ● 기법 ❷ _ 핫시팅 인물의 마음을 탐색해보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교육연극기법 중 하나이다. 이야기의 쟁점이 되는 인물을 불러 실제상황인 듯 생생하게 알아볼 수 있다. 인물로 선정된 학생은 의자에 앉고, 다른 학생들이 궁금한 것을 질문하면서 이야기 속 인물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 기법 ❸ _ 선풍기 토론(물레방아 토론) 두 개의 큰 원으로 이중원을 만들어 안쪽 원과 바깥 원에 선 학생이 일정 시간 동안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후 바깥쪽 학생만 자리를 옮겨 새로 만난 친구와 이야기 나누는 활동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친구와 다양한 생각을 나누며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 기법 ❹ _ 가치수직선 토론 수직선 위에 가치에 대한 개인별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가치판단 경험을 해보는 토론방법이다. 학생들은 가치에 대한 판단이 사람마다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수용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다. ● 기법 ❺ _ 바나나카드 토론 책을 읽고 난 느낌이나 생각을 바나나모양 카드에 적힌 질문에 답하면서 이야기 나누는 활동이다. 바나나카드는 인터넷으로 구입 가능하며, 구입하지 않더라도 내용을 적어 정사각형 카드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하여 활용할 수 있다. 바나나카드 게임방법은 다음과 같다. 바나나카드 게임하기 ① 바나나카드 교환하기 각자 바나나카드 하나씩을 갖고 제한시간 동안 돌아다니며 서로의 바나나카드를 교환한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친구가 이긴 친구의 카드를 보고 질문이 마음에 들면 교환할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교환하지 않아도 된다. ② 바나나카드로 느낌 말하기 바나나카드의 질문을 보고 생각을 정리한다. 이후 돌아가며 말하기, 나랑 같은 질문에 짝을 이뤄 대답하기 등의 활동을 진행한다. ● 기법 ❻ _ 월드카페 토론 어떤 질문이나 과제에 대해 4~5명 단위로 모둠을 구성한다. 모둠원끼리 대화를 한 후. 구성원들이 서로 교차하여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많은 사람이 함께 대화하는 방법이다. 각 모둠별 진행자(퍼실리테이터)는 이동하지 않고, 모둠별 토론을 진행한다. 진행자는 새로운 구성원들에게 모둠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정리하여 발표한 후, 관련된 내용으로 토론을 이끌어 간다. 월드카페 토론방법은 다음과 같다. 월드까페 토론방법 ① 모둠별로 각기 다른 주제를 배정하고, 각각의 모둠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이야기 나눈다. ② 시간이 지나면 다음 모둠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주제에 관해 이야기 나눈다. ③ 모든 주제에 관해 이야기 나눈 후에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④ 각 모둠의 진행자는 모둠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정리하여 발표한다. ● 기법 ❼ _ 질문이 있는 서울형토론 질문이 있는 서울형토론모형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된다. 80분 혹은 40분씩 1·2차시로 나눠서 운영할 수 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단계별 활동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 적용 사례 ● 불량한 자전거 여행 책 소개 뜨거운 여름, 11박 12일 1,100킬로 자전거 여행을 떠난 사람들과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책. 왕따였던 청소년, 알코올 중독 실업자, 자전거 세계일주 중인 외국인 커플, 초등 예비교사, 말기 암 환자 등 가지각색의 여행자가 저마다의 문제와 아픔에 부딪혀가며 페달을 밟는 여정에서 다양한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호진이는 공부도 못하고 무얼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6학년 남자아이. 뜨거운 8월 어느 날, 엄마 아빠가 결국 이혼하기로 한다. 자기는 안중에도 없는 엄마 아빠의 결정에 화가 난 호진이는 무작정 삼촌이 있는 광주로 떠나버린다. 삼촌은 식구들한테 무능력한 별종으로 찍힌, 무얼 하며 사는지도 모르는 불량 삼촌이다. 광주에서 호진이는 얼결에 삼촌이 이끄는 자전거 여행 ‘여자친구’(여행하는 자전거 친구)에 조수로 따라나선다. 자전거로 구례와 부산을 거쳐 강원도 고성까지 1,100km를 달리는 11박 12일짜리 순례. 호진이는 농담 아니면 미친 짓이라 여기지만, 가지각색인 참가자 9명이 함께 출발한다. 처음엔 짐차인 트럭을 타고 조수로 있던 호진이. 삼촌은 여행 도중 호진이의 가출 이유를 알게 되고, 자전거만 타라고 한다. 엄마 아빠 일은 잊은 채 땡볕 아래서 울고 웃는 다양한 사건 사고를 겪으며 호진이는 페달을 밟는다. 참가자들도 저마다 안은 문제와 목표를 넘어서고 이루기 위해 페달을 밟고 또 밟는다. 오로지 자기 다리와 땀으로만 강원도까지 온 호진이는 여럿이 함께 땀 흘리는 경험 속에서 자기 자신과 엄마 아빠에 대해 여유로운 시선을 갖게 된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하지만 호진이는 그대로 돌아가지 않고, 엄마 아빠 각자한테 자기를 데리러 오라며 전화를 건다. 호진이가 오라는 장소는 서울의 어느 공원. 엄마 아빠는 영문도 모른 채 각자 호진이를 찾아 나서는데….(출처 _ yes24) ● 수업 개요 1) 교육과정 재구성 2) 프로젝트 과정 1단계 _ 생각 나누기(만나기) 2단계 _ 함께 준비하기(나누기 / 준비하기) 3단계 _ 실행하기(활동하기) 4단계 _ 평가 및 정리(다지기) ● 교수·학습과정안 1) 단원 : 6학년 독서단원(14/17차시) 2) 학습모형 : 월드카페 토론모형 3) 학습주제 : 책을 읽고 토론거리를 찾아 월드카페 토론하기 4) 학습목표 : 불량한 자전거 여행을 읽고 정해진 주제에 대해 월드카페 토론으로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다. 5) 학습집단 조직 : 전체 → 모둠 → 전체 6) 핵심역량 : 의사소통 및 협업 능력, 창의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및 의사결정력 7) 창의·인성요소 : 8) 협력학습 수업전략 - 하나 남고 셋 가기 전략으로 문제해결하기 - 돌아가며 말하기로 상대의 의견에 경청하며 이야기 나누기 9) 성취기준 - [6국01-01] 국어 의사소통의 특성을 바탕으로 하여 듣기 말하기 활동을 한다. - [6국05-05]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상을 바탕으로 하여 다른 사람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10) 자료 ● 교수·학습활동 ● 차시 평가계획
1. 교원능력개발평가 1) 정의 우리나라 교원평가제도는 1964년부터 최근까지 교원근무성적평정이란 개념에 주안점을 두어 운영되었다. 그러나 기존의 교원근무성적평정제도는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기회로 작용하기보다는 승진에 관심 있는 교사만의 경쟁으로 작용한다는 비판을 받음으로써 평가의 공정성·객관성·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정부는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 교원의 전문성 제고를 내세웠고, 이를 위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교원능력평가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또한 교원 개개인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개인의 성장을 통한 조직 효과성을 극대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공교육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교원능력평가제도를 추진하게 되었다. 즉, 교원능력개발평가란 교원의 지도능력 및 전문성을 강화해 학교 교육이 보다 전문성을 가지고 질적으로 향상되도록 하기 위해 학교 내의 교원들을 학교장과 교감, 동료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평가하는 제도이다. 2) 도입배경 교원능력개발평가제는 다양한 도입배경을 통해 이루어졌다. 첫째, 교원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통한 능력개발 및 전문성 신장과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사회적 요구의 확산으로 교원능력개발평가제도 실시 제기가 이루어졌다. 둘째, 우리나라 교원제도의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서 교직생애를 통해 꾸준한 능력개발을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의 부족으로 교원능력개발평가제 도입이 제기되었다. 셋째, 교원근무평정제도가 교원의 승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능력개발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속적인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교원근무평정제도 도입이 제기되었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2005년부터 교원평가 시범학교(67개교)를 운영한 결과, 교원평가를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능력개발을 지원하는 목적에 맞게 정책을 추진하도록 결정함에 따라 교원능력개발평가제가 도입되었다.[PART VIEW] 3) 평가방법 및 활용 4) 교원능력개발평가제의 특징 교원능력개발평가제는 다양한 특징을 나타내는데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첫째, 교육주체 간 공식적 의사소통 기제를 가능케 하였다. 기존의 수업방식에서 교육주체인 학생과 교사 간의 일방적이고 단절되었던 의사소통이 교원평가제 도입으로 인해 교사가 학생의 피드백을 통해 수업을 개선시킬 수 있는 의사소통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다면적인 평가가 가능해졌다. 기존의 교원평가가 교장·교감에서만 이루어졌다면 교원능력개발평가제는 학생·학부모·동료교사의 평가로 다면적 평가가 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더욱 공정하고 효과적인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 교육의 질이 향상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교원능력개발평가제 실시 이후 수업의 질 개선 및 학생·학부모·교사들의 높은 만족도로 다양한 긍정적인 교육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5) 교원능력개발평가제의 장점과 한계 교원능력개발평가제의 장점으로 첫째, 학생과 학부모들의 평가가 있다는 것은 교육에 교사만이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도 참여한다는 새로운 인식변화를 가져왔다. 둘째, 교원의 수업을 익명으로 피드백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을 때 생길 수 있는 피평가자와의 관계 등에 대한 단점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보다 진솔한 평가가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에 따라 교원들은 자신들의 수업의 문제점을 알게 되고 이를 수정·보완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셋째, 교원능력개발평가 점수가 낮은 교원들의 경우 연수에 참여해야 할 의무가 생기므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 맞는 전문적인 교육연수를 통해서 개인 교원의 전문성이 신장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넷째, 교원능력개발평가제가 나오기 이전까지 한국의 공교육은 사실상 평가받은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교원의 수업준비에 있어 개인차가 심하고 근무에 안일·태만한 교사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렇지만 교원능력개발평가제 실시를 통해서 교원들의 수업에 대한 긴장감을 높임으로써 교원들의 수업준비도를 향상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교육의 질을 더욱 제고시킬 수 있다. 반면 교원능력개발평가제가 갖는 한계로는 첫째, 교사는 교장·교감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료교사들의 평가를 온정적으로 응답하고, 평가결과 분석과 결과 활용을 형식적으로 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또한 학부모는 잘 알지 못하는 많은 선생님들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고 있으며, 평가문항이 수업을 참관하지 않으면 응답할 수 없는 문항으로 구성되어 형식적 평가를 실시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둘째, 평가결과를 받은 교사들의 연수 의무화 등 다양한 개선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평가결과 활용 이후 교사의 수업 질이 개선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평가항목이 단순히 교사를 점수화시키는 것 외에 교사의 수업에 대한 구체적인 피드백이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인 효과가 적게 나타난다. 셋째, 평가자의 전문성 측면에서 교육의 비전문가인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육전문가인 교원들의 교육전문성을 평가한 것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또한 학부모들은 평소 수업을 수시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지 않으며, 공개수업참관의 경우도 평소의 수업이라고 단정짓기 어렵기 때문에 형식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학부모는 학부모 간의 의견이나 자기 자녀에게 듣는 교사 이미지로 교원을 평가하게 됨으로써 학부모가 교사의 본질적인 수업을 평가한는 것이라고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또 학생들의 경우는 아직 인지능력이 성인보다 낮아 수업의 질과 상관없이 교원의 외모가 뛰어나다거나 수업과는 다른 개인 선호도에 따라 평가하게 되어 좋은 평가를 내리기 힘들게 된다. 넷째, 예전 교사들은 비교적 수업준비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교원능력개발평가제 실시 이후 교원능력개발평가제 평가항목으로 행정업무가 추가되었고, 교사는 수업준비 부담감 이외에 행정업무의 부담감이 증가되었다. 이에 따라 교사의 본질적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나타나고 있다. 다섯째, 교원능력개발평가제를 실시하게 되면 교원들이 수행한 수업을 산술적으로 표현하게 된다. 교육의 가치는 가시적이고 즉각적인 학생 성장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가치관을 갖추며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수업의 질을 평가한다는 것은 학습 발전의 정도를 평가한다는 것이므로, 인성을 가르치고 학생에게 올바른 가치관의 기준을 잡아주는 진정한 교사로의 역할을 간과하는 것이다. 즉, 교원능력개발평가제는 교사를 ‘인생의 선생’이라는 역할을 배제하고 오로지 학습의 조력자로서의 교사역할만 강조하는 인식으로, 교육의 수치를 산술적으로 표현한다는 치명적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2. 교원연수 1) 교원연수의 개념 및 필요성 교원은 전문성 신장을 위해 임용 직후부터 정년퇴직에 이르는 기간 동안 많은 연수를 받고 있다. 교원연수는 정체된 사고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새로운 교수기법이나 학습모형을 알려준다. 특히 교원들은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혹은 더욱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학생들 앞에 서기 위한 자발적 동기 등에 의해서 교원연수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교육공무원법」 제38조 1항에 ‘교육공무원은 그 직책을 수행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연구와 수양에 힘써야 한다’고 명시하여 교원의 생애주기 동안 계속교육으로써 교원연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교사교육이라고 하면 교직에 입문하기 전에 대학에서 받는 직전교육(職前敎育)과 교직에 입문한 이후 받는 현직교육을 모두 포함한다. 특히 교직에 입문한 이후 현직에서 받는 재교육과정을 ‘교원연수’라고 부른다. 현직에서 받는 재교육과정에서는 교원연수기관에서 실시하는 직무연수나 자격연수뿐만 아니라 단위학교에서 실시하는 연구수업이나 교과연수, 교사가 개인적으로 수행하는 연구활동과 대학원 수업 등도 모두 포함된다. 그러나 협의의 교원연수는 자격연수·직무연수·특별연수 등의 교원연수기관에서 실시하는 공식적인 연수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교원연수의 필요성은 첫째, 직전교육 자체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현직교원을 대상으로 직전교육의 내용을 보완하고 결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둘째, 현대사회의 발전속도가 빠르고 이에 따라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므로 교사는 새로운 이론과 기술·정보 등을 지속적으로 학습하여 교육상황에 적용해야 한다. 셋째, 평생학습시대를 맞이하여 교원들은 부단히 자기계발에 힘써서 사회 흐름에 조응할 뿐만 아니라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교사가 연수의 주체이며, 교실이라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의 실천활동이 교직의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교원연수의 필요성을 외적요인보다는 교사가 교직수행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느낀 학습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연수의 필요성을 찾아야 한다. 2) 교원연수의 종류 ① 직무연수와 자격연수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제6조에 따라 연수는 직무연수와 자격연수로 구분된다. 직무연수는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제18조에 따른 교원능력개발평가 결과 직무수행능력 향상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직무연수와 그 밖에 교육의 이론·방법 연구 및 직무수행에 필요한 능력 배양을 위한 직무연수로 구분된다. 그리고 직무연수 대상자는 관할 교육감 또는 「교육공무원법」 제2조 제3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국·공립학교 또는 기관의 장이 지명하되, 교육감은 연수과정별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교육장 또는 공·사립학교의 장으로 하여금 연수 대상자를 지명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 지명을 받은 연수 대상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연수를 받아야 하고, 직무연수의 연수 대상자를 지명할 때는 학력·경력, 연수과정의 내용 및 본인의 희망 등을 고려하여 지명하게 된다. 자격연수는 교원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연수로, 정교사(1급) 과정, 정교사(2급) 과정, 준교사 과정(특수학교 실기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과정을 말한다), 전문상담교사(1급) 과정, 사서교사(1급) 과정, 특수교사(1급) 과정, 보건교사(1급) 과정, 영양교사(1급) 과정, 수석교사 과정, 교(원)감 과정, 교(원)장 과정으로 구분되고, 자격연수 중 정교사(1급) 과정, 정교사(2급) 과정, 준교사 과정, 전문상담교사(1급) 과정, 사서교사(1급) 과정, 특수교사(1급) 과정, 보건교사(1급) 과정, 영양교사(1급) 과정, 교(원)감 과정의 연수 대상자는 그 연수과정에 해당하는 교원자격에 따른 교육경력이 있는 사람 중에서 관할 교육장 또는 학교의 장의 추천을 받아 관할 교육감이 지명한다. 그리고 수석교사 자격연수 대상자는 소속된 학교 또는 기관의 장의 추천을 받은 사람 중에서 교육감이 공개전형을 실시하여 선발한다. 또한 교(원)감 과정의 연수 대상자는 「교육공무원승진규정」 제40조에 따른 승진후보자명부에 준하는 교(원)감 과정 응시대상자 순위명부를 작성한 후 그 명부의 선순위자 순으로 관할 교육감 또는 교육부장관이 실시하는 교직과 교양 등에 관한 면접시험을 거쳐 선발된 사람을 지명한다. 한편 교(원)장 과정의 연수 대상자는 교(원)장 자격에 따른 교육경력이 있는 사람, 공모 교장으로 선발된 사람과 「교원자격검정령」 제23조에 따라 교(원)장의 자격인정을 받은 사람 중에서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관할 교육감이 지명한다. ② 특별연수 특별연수는 전문지식 습득을 위한 국내·외 특별연수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그리고 특별연수는 직무연수나 자격연수와 달리 일정기간 현직에서 벗어나 국내·외 교육기관 또는 연수기관에 일정기간 체류하면서 실시된다. 이러한 특별연수의 연수대상자로 선발되는 기준에는 교직관과 국가관, 근무성적, 학력 및 경력, 연수 후 상당 기간 근무 가능성, 국외연수의 경우 외국어 능력 등이 있다. 한편 특별연수 대상자는 연수 이후 곧바로 직무에 복귀하여야 하며 6개월 이상 특별연수를 받은 교원의 경우에는 6년 범위 내에서 연수기간과 동일한 기간을 연수분야와 관련된 직무분야에서 복무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일과 후에만 실시하는 특별연수의 경우에는 연수기간의 5할에 해당하는 기간을 의무복무기간으로 하며 복무를 다 하지 않을 경우 지원된 경비의 전부 혹은 일부를 본인 또는 연대 보증인이 반납해야 한다. ③ 출석연수와 원격연수 교원연수는 수업방식에 따라 출석연수와 원격연수로 구분된다. 출석연수는 방과후시간이나 방학기간 동안 연수기관에 출석하여 강사와 면대면으로 진행되는 연수를 말한다. 이러한 출석연수는 강의실에 직접 모여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집합연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출석연수의 경우 강의내용이 주는 공식적인 연수 효과 이외에 연수생 간 비공식적 모임의 활성화, 교수자와 학습자의 직접 대면에 따른 다양한 상호작용 증진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많은 직무연수가 여전히 출석연수로 진행되고 있으며, 자격연수는 출석연수를 원칙으로 한다. 반면에 일정 기간 특정 장소에 출석해야 한다는 점에서 강의 참여의 제약을 받는다. 한편 첨단정보매체의 발달로 1990년대 중반 이후 교원연수에 원격수업방식이 도입되었다. 따라서 전국 각지의 교원들이 장소나 시간의 제약 없이 자신이 참여하고자 하는 연수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원격연수는 방송대학에서 진행되는 TV나 원격화상회의 방식의 연수·사이버연수·온라인연수·웹기반연수·전자훈련 등과 같은 인터넷을 활용한 연수가 있다. 원격연수의 경우 원격교육연수원을 통하여 전적으로 온라인상에서 연수가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출석연수의 경우에도 연수시간의 일부를 원격연수방식 즉, 온라인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교감 및 1정 자격연수 등에서 일부 시간을 동영상 온라인강의로 대체하기도 한다. 한편 원격연수로 진행되는 60시간(4학점) 이상의 직무연수의 경우 연수성적이 승진점수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최종평가는 특정 강의실에서 출석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원격연수의 등장으로 교원들은 학기 중에도 직무연수를 받을 수 있으며 방학 중에도 2개 이상의 연수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출석연수에 참여하면서 관심 분야의 원격연수를 동시에 받거나 서로 다른 내용의 2개 원격연수를 받을 수 있다. 참고로 모든 교원연수의 성적을 승진점수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 교원연수기관의 종류 교원연수기관의 종류로는 각 시·도교육연수원, 교육행정연수원, 종합교육연수원, 원격교육연수원 등이 있다. 첫째, 교육연수원과 교육행정연수원은 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등에 설치되며 직무연수와 자격연수과정을 운영한다. 둘째, 종합교육연수원은 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방송통신대학, 시·도교육청 등에 설치되며 자격연수 또는 직무연수를 운영한다. 셋째, 원격교육연수원은 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원격대학, 시·도교육청, 교육부장관이 지정하는 기관 및 법인 등에 설치되며 주로 직무연수를 운영한다. 4) 교원연수의 방향 교육부에서는 매년 교원연수 중점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데, 2020년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에 따라 교원연수 중점 추진방향을 제시하였다. ① 교원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는 연수 제공을 통해 교원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궁극적으로 공교육 경쟁력 강화 필요 ② 교원연수기관의 체계적 관리 및 연수기관 간 협력체계 강화를 통해 교원연수의 질 제고 ③ 교원의 정책 이해도 향상을 위한 연수 제공을 통해 국정과제 및 교육정책의 효과적인 추진 유도 이와 같은 배경에 따라 제시한 중점 추진 방향은 다음과 같다. ①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 내실화를 위해 핵심역량중심의 자격연수 운영, 대상별 특성에 맞는 직무연수 운영, 교직 생애주기에 따른 연수과정 운영을 제시하였다. ② 교원연수의 효율성 및 활용성 증대를 위해 교원연수기관 간 협력체제 내실화, 연수 운영방법 및 과정 다양화(수요자 맞춤형 연수과정, K-MOOC 강좌 교원연수 활용, 연수 차시 탄력 운영 등)를 제시하였다. ③ 연수기관 및 연수운영 질 관리를 위해 연수기관 관리 내실화(연수기관별 평가 주기 설정), 원격연수 콘텐츠 품질 관리 강화, 「교육공무원법」 제41조 연수 운영 내실화를 제시하였다. ④ 국정과제 및 교육정책을 반영한 연수과정 운영을 위해 교육의 공공성 및 포용성 제고를 위한 연수, 개정 교육과정의 현장 안착을 위한 교원연수 강화(교사 참여 중심 연수, 누리과정 개정 안착을 위한 교원연수, 자유학기운영 내실화 및 자유학년제 도입, 초·중등 S/W교육 담당교원 역량강화 등), 안전한 학교 구현을 위한 연수 운영 규정 강화를 제시하였다.
1. 들어가며 우리가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할 때 나에게 익숙한 것을 주로 사용하는 경향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일상적 익숙함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반대로 낯섦에 도전하여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큰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교육전문직으로 출근해서 하루 중 가장 많이 들여다보는 것 중 하나가 업무관리시스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업무관리시스템은 문서의 접수·생성·발송 기능 이외에도 잘 활용하지 않는 다양한 부수적 기능들이 있습니다. 알면 업무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는데 단지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는 덜 익숙함이 이것을 가로막고 있는 듯합니다. 따라서 이번 호와 다음 호에서는 교육전문직으로서 알아두면 좋을 업무관리시스템의 부수적 기능 등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업무관리시스템의 부수적 기능(1) 가. 비전자문서 등록(생산·접수)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1) 메뉴이동 : 문서관리 문서함 문서등록대장 2) 비전자문서 등록 선택 : ❶ 올해 등록할 비전자문서 선택[PART VIEW] 3) 문서정보 등록 ❷ 등록구분 선택 ❸ 제목 입력 ❹ 과제카드 선택 ❺ 문서요지 ❻ 관련정보 ❼ 대국민공개여부 선택 ❽ 열람제한 선택 ❾ 파일 첨부 4) 결재정보 등록 ❿ 접수자(기안자) 선택 ⓫ 업무담당자(결재자) 선택 ⓬ 접수일자 선택 5) 접수(시행) 등록 : 등록구분이 ‘접수’일 경우 접수정보, ‘생산’일 경우 시행정보 ⓭ 시행종류 선택 ⓮ 시행일자 선택 ⓯ 발신기관명 선택 ⓰ 발신명의 선택 ⓱ 원기안(발신)부서 선택 ⓲ 생산기관문서번호 입력 6) 관리정보 ⓳ 등록구분 선택 ⓴ 쪽수 입력 나. 문서 보안공유는 어떻게 하나요? 1) 메뉴이동 : 문서관리 내문서함 기안한문서 2) 보안공유 지정할 문서 선택 ❶ 문서 선택 ❷ 보안공유 클릭 3) 보안공유자 지정 ❸ 보안공유 선택 ❹ 우측 화살표 클릭 ❺ 확인 클릭 다. 메모관리의 주요 기능은 무엇인가요? 1) 메모관리 이해하기 ❶ 메모관리는 간략보고의 의미와 정보공유의 의미를 가짐 ❷ 긴급한 보고사항, 구두보고 등을 메모형태로 보고할 수 있는 기능으로 순차적 결재를 통하지 않고, 여러 수신자에게 동시에 전달 ❸ 교직원 간의 정보공유가 가능하며 의견 및 답변 작성으로 의견수렴이 가능 ❹ 과제를 선택한 메모보고는 과제의 실적으로 반영되며 기록물로 관리 2) 메모보고하기 가) 메모작성하기 (1) 메뉴이동 : 메모관리 메모작성 (2) 기본정보 입력 ❶ 제목 ⇨ ❷ 과제카드 선택 ⇨ ❸ 관련정보 선택 ❹ 대국민공개여부 설정(과제카드 추가 시 대국민공개여부 항목이 추가) (3) 수신자 지정 : ❺ 사용자검색 ⇨ ❻ 보고와 참조 지정 (4) 문서작성 ❼ 왼쪽상단에 메모내용 탭 클릭 ❽ 서식 선택(업무성격에 따라 관련서식이 있는 경우) ⇨ ❾ 보고내용 작성 ※ 보고내용 작성 중에 서식을 선택하면 작성된 내용은 지워지므로 주의필요 ❿ 파일추가 클릭(첨부파일의 추가가 필요한 경우) (5) 메모보고 : ⓫ 보고 클릭 나) 보고한 메모 확인하기 (1) 메뉴이동 : 메모관리 보고한 메모 3. 마치며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도 늘 다녔던 여행지를 가면 별로 감흥이 떨어지지만, 낯설고 새로운 곳에 가면 기대가 크고 사소한 것에 감동하며 힐링을 느끼는 것처럼 늘상 접하는 업무관리시스템 역시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유용한 부수적 기능들을 익혀 사용한다면 그 재미 또한 쏠쏠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교육전문직으로서 업무관리시스템을 마스터하는 것은 어쩌면 숙명인지도 모릅니다. 업무관리시스템의 부수적인 기능들을 마스터하여 업무효율성도 높이고 전문가로서 더 인정받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