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46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외로움을 선택하라! "우리 모두는 자기 삶의 작가입니다. 작가는 홀로 맞서야 합니다. 어느 누구도 글을 대신해 써줄 수는 없습니다. 그 누군가가 대신해서 삶을 살아줄 수도 없습니다. 세상 사람과 더불어 함께 살지만 홀로 맞서 절대고독의 높은 돌담벽을 넘어서야 괜찮은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 - 고도원의 『절대고독』 26쪽 중에서 천재로 불린 이들은 대개 고독한 삶을 살았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은 태어나기 석 달 전에 부친이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그가 세 살 되던 해 재혼해서 집을 떠났다. 어릴 적부터 부모의 애정을 느끼지 못하면서 자란 셈이다. 할머니 손에 자란 뉴턴은 성장한 뒤에도 생각이 깊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함께 놀 친구도 없이 동네 아이들로부터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그런 혼자만의 시간을 매우기 위해서였을까? 그는 집안 곳곳에 해시계를 묻어두는 별난 아이였다. 한편 뉴턴 이래 물리학의 상식을 상대성 이론으로 뒤집어버린 '20세가 최고의 과학자'아인슈타인은 어릴 적부터 학습장애가 있었다. 흥미 있는 일에는 지나치게 몰두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일에는 완전히 무관심했다. -5쪽 말도 또래보다 한참 늦어서 5살 무렵에야 겨우 말문이 트였다. 학교 성적도 뒤죽박죽으로 수학과 물리학은 상당히 뛰어났지만 역사와 어학은 구제불능 수준이었다. 그는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에 진학했는데, 처음에는 불합격이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는 동급생 모두가 조교로 취직하였으나, 아인슈타인은 교수에게 '게으름뱅이'로 낙인 찍혀 대학에 남을 수 없었다. 결국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면서 졸업한 뒤로도 2년이나 일자리를 찾아 헤맸다. 겨우 특허청에 취직했지만 그에게는 그 2년이 '주위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실의의 나날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세상을 뒤바꿀 대발견을 한 배경에는 '고독한 일생'이 적잖이 영향을 미쳤다. 그들은 외로움으로부터 도망치거나, 외로움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았다. 대신 홀로 있는 시간을 사색으로 채웠다. -6쪽 지금 우리 사회는 바야흐로 혼밥, 혼술의 시대를 향해가고 있다. 심지어 결혼을 한 사이에서도 졸혼이 유행처럼 번질 만큼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태어나는 순간 벌떡 일어서는 송아지를 비롯한 여타의 많은 동물들이 혼자 사는 삶을 본능적으로 배우고 살아간다. 포유류 종들이 다른 종에 비해 공동체를 형성하는 생애를 가지는 것으로 고등동물이라고 여기는 것은 인간의 편견일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혼자 사는 삶을 넘어 혼자 행복해자는 삶을 추구하는 문화가 세상을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현대인이 지쳤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간은 물질의 풍요와 성장 위주의 삶의 행로를 질주해왔다.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그 끝에서 만난 자기 자신의 모습에 공함과 허무를 느끼기 시작했다. 삶을 영위하는 데는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음을 알게 되는 순간을 빨리 터득한 사람일수록 남은 생애를 보다 충실하게 살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적인 정신과의사로서 혼자를 선택한 후 완전히 달라진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혼자를 선택한 후 나의 삶을 완전히 바뀌었다. 나는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았고, 원하던 영화감독의 꿈을 이루기도 했다. 인간관계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 이 책에는 나의 이러한 경험과, 정신과 의사로 30년을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관찰을 통해 깨달은 것을 담았다."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가는 대목이 많다. 나 역시 인간관계를 최소한으로 제한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흔한 카톡이나 에스엔에스조차 하지 않으며 살고 있다. 자발적 외로움과 고독을 선택한 삶 덕분에 자유로운 영혼으로 사는 기쁨을 누리는 요즈음이다. 아무 때나 반응해줘야 하는 인연의 비만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선택인 셈이다. 친구도 최소한으로 줄였으며 새로운 인간관계는 만들 생각조차 없다. 인연을 정리하는 것도 나이를 먹어가며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책을 만나거나 음악이나 영화를 만나는 일이나 자연을 접하는 시간만은 늘리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저자의 말처럼 인간관계의 가지만 잘 쳐내도 스트레스를 확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관계를 줄이는 일은 그릇을 비우는 일이다. 비워야 채울 수 있는 진리는 인간관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사람 때문에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할 수밖에 없다. 계절에 따라 존재 방식을 달리하는 나무처럼 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진리인지 깨닫는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니 자연 현상을 따라감이 옳다. 정리할 때가 되면 과감히 잎을 떨구고 열매를 내던지는 나무의 생존방식을 배우러 아침마다 산책을 나서곤 한다. 외로움을 기회로 만드는9가지 방법 01 세상의 기준에 이별을 고하고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연습을 하라! 02 무리에서 떨어져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연습을 하라! 03 인간관계는 심플하게 정리하고 진정한 내 편을 찾는 연습을 하라! 04 미움 받기를 두려워말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연습을 하라! 05 책과 가까워지는 연습으로 자신의 힘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라! 06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확보하여 삶의 여유를 찾는 연습을 하라! 07 언제든 도망칠 준비를 하고휘둘리지 않기 위한 연습을 하라! 08 성실함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나 노력하지 않는 연습을 하라! 09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여 나만의 세계를 넓혀가는 연습을 하라!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타인의 행복도 존중해 줄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자존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기 행복만을 추구하는 사람이 되라는 뜻은 아니다. 자신만의 튼실한 삶의 열매를 거둔 사람만이 다른 사람과 나누고 봉사하는 삶을,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무처럼 홀로 서서 자신의 줄기를, 꽃과 열매를 맺으라는 조언으로 받아들였다. 이제부터는외로움을 즐겨볼 생각이다. 이 책을 읽는 지금은 아침독서 시간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님이 이른 아침부터 내리고 있다. 비 듣는 소리, 새 소리를 들으며 아침독서 삼매경에 빠진 제자들을 보는 기쁨! 그들은 지금 책 속에서 자기를 만나는 행복한 고독을 즐기는 중이다. 독서는 혼자 행복해지는 비법 중에서도 최상의 방법이다. 아이들도 나도 지금 여름처럼 여물어가는 중이다.
어느 현장 초등학교 교사는 "내 심장이 뛰는 교육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한 바 있다. 아직도 그의 소리가 귀에 들려온다. 그 선생님은 교육의 과정에 심장이 뛰는 감격을 맛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살아있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또, 자기만 알고 혼자 잘 되기 위한 교직생활이 아닌 바쁜 시간을 쪼개어 수업을 나누는 연수, 강의를 연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내 아들이 모두성장했기에지금은 불가능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내 손자가 그런 선생님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살아있는 교육은 살아있는 심장과 관계가 있다. 뜨거운 심장은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의 현실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공교육에서 '신뢰'라는 말이 낯선 단어가 되고 있다. 이에 선생님의 권위가 떨어졌고, 실망한 학부모는 내 자녀만은 잘 기르겠다는 교육신앙을 붙들기에 사교육 현장으로 달려가 돈으로 경쟁하는데 몰입해 버렸다. 그러나 이같은 교육은 학생들로 해금 높은 점수를 받아 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자신을 위해 스스로를 찾는,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는 교육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그래서 대학은 합격해 진학하게 되지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주체적 힘은 매우 결핍되게 된다. 따라서 이런 교육을 받게 되면 자기주도적 삶과는 거리가 멀어 나중에 부모님이 캥거루 새끼처럼 안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교육현장이 선생님과 아이가 분리된 현실은 이미 현장의 아이들 삶의 기록에서 엿볼 수 있다. 아이들은 조그만 여유 시간만 되면 스마트 폰으로 빠져들고, 6월 22일 필자가 쓴 리포트 교단일기에서 본 것처럼 시험이 끝난 교실에서는1교시 영화, 2교시 놀기, 3교시 영상시청으로 이어지고 있다. 분명히 교사가 처음 교육과정을 편성할 때는 이같은 계획이 들어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교육 이론과 현실의 괴리가 수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정기적인 시험이 오직 교과 성적 점수를 올리기 위한 방식에 아이들이 길들여지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우리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보다 누구를 가르쳐야 하는가에 촛점을 맞춰야 한다. 그렇기에 학생에게는 공부시간이 노는 시간이 돼서는 안된다. 학생은 자신이 경험한 것과 변화의 필요성을 긴급하게 느끼지 않으면 배우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담당교사가 바뀜으로 아이들의 공부하는 자세가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선생님의 적절한 지도에 의해 흥미가 생기고, 기다려지는 시간, 예전에는 수업시간이 참 공부의 맛을 느끼는 시간으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것을 학생 스스로가 고백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배운 지식이 시험이 끝나면 버려지자 않도록 그들의 마음에 열정을 불어넣어 주는것이다. 이제 기말 고사가 다가 온다. 그리고 이 시험이 끝나면 교실이 또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상해 본다. 교사는 한 학기가 끝나면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 자신의 수업이 얼마나 아이들과 함께 영혼을 흔드는 수업을 했는가,학교가 설정한 교육 목표에 얼마나 근접했는가를 확인해 보고 자신의 모습을 볼 때 교육은 변할 수있을 것이다. 아이들 평가가 전부는 될 수 없겠지만 실행해 보면 배울 점이 나온다. 유능한 교사는 자기 자신을 학습자의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학생의 의자에 앉아보는 것이다. 이런 관점을 가지면 아이들의 교과목별 선생님을 보는 눈도 결코 틀리지 않을 정도로 성숙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날씨는 더워지고 아이들은 제각기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길을 가려하는 힘 든 시간이 오고 있다. 교실에서 선생님을 만났는데 학생의 입에서 포기라는 말이 나오면 안된다. 교사와 학생의 소통부재 현상이다. 학생들은 선생님과 강한 유대감을 가질 때 배움이 일어난다.이처럼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모든 선생님들이 영혼을 흔드는수업을 하기를 기대한다. 심장이 뛰는 교육은 아이들의 반짝 반짝 빛나는 얼굴에서만 발견하게 된다. 선생님, 힘 내세요! 선생님의 영혼을 흔드는 삶의자세를 보면서 아이들은 성장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이란 길 위에 태어나 걷기를 반복하며 생을 마감한다. 곧은 길, 굽은 길, 갈림길 등 여러 형태의 길이 있지만 이정표와 목적지는 사뭇 다르다. 그런 만큼 가는 방법도 천천히 음미하며 걷는 이, 숨을 몰아쉬며 달리는 이, 두 갈래의 갈림길에서 갈등하는 이 등 천태만상이다. 우리는 이렇게 밖으로 드러난 길과 마음속에 있는 길을 서로 교차하면서 살고 있다. 아직 여물지 않은 마음이 가득한 유월 하순, 시험을 앞둔 독서학교 중1, 2학년 아이들과 남해바래길 1코스 다랭이 지겟길을 평산항에서 시작한다. 장마도 늦고 유난히 가뭄이 심한 올해. 산비탈의 황토밭엔 늦은 수확을 앞둔 감자와 이랑을 지어 심어 놓은 고구마 순이 기진맥진한 채 물 한 모금을 갈구하고 있다. 여느 해라면 이맘쯤 장맛비가 시작됐을 것인데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다. 하지만 사람의 입장은 언제나 상대적이라 농부는 이런 가뭄과 마른장마가 원망스러울 것이다. 언덕길을 오르자 가슴을 열어주는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도 시원한지 환호한다. 친한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나란히 걷은 여학생, 선들선들 큰 걸음을 옮기는 남학생, 앞서서 비켜 간다고 길 가장자리 밭둑으로 걷는 장난기 많은 남학생 등 서로 다른 마음과 생각으로 길을 걷는다. 오늘 걷기의 주제는 느림이다. 길 따라 이야기 따라 걸으며 느림의 좋은 점을 몸소 느끼고 생각하는 게 목적이다. 느림의 미학. 언제부터 현대인은 이 느림을 미학으로 여기며 누리려고 했을까? 한 무리의 아이들이 빠른 걸음으로 비껴간다. 잠시 고개를 돌려 길 가장자리 언덕을 본다. 풀숲에 앙증맞은 줄딸기가 검붉게 익어 가고 있지만 아이들은 길 가기에 바빠 앞만 본다. 덤불을 헤치고 가시에 찔리며 딸기를 딴다. 달콤한 맛과 함께 씨앗이 느껴진다. “그것 먹을 수 있어요? 먹으면 죽는 것 아니에요.” 뒤에 선 아이가 묻는다. 농촌에 살지만 공부, 학교, 학원에만 매달려 경험이 없기에 도시아이와 마찬가지다. 옆으로 온 아이에게 잘 익은 딸기를 건네자 맛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다음 주 시작되는 시험이 걱정이라며 걷기를 빨리 끝내고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시험 때문에 오늘 경험하는 느림의 즐거움이 빛을 발하지 못한다. 산 고개를 내려와 바다와 인접한 길을 걷는다. 그래 이게 바로 갱번가는 바래길이다. 시간의 흐름을 다양한 형태로 간직한 몽돌들이 파도에 쓸려 잔잔한 소리를 내며 물에 잠겨 있다. 깨끗한 물은 바다 밑까지 비추며 속살을 드러낸다. 자신의 발로 앞만 보고 달리는 것보다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며 걷는 일은 생각의 근원을 찾아 백지 한 장에 나만의 감성을 물들이는 일이다. 바래길이지만 대부분 시멘트 길이다. 지금 우리는 포장된 길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흙길, 산길, 자갈길, 논두렁 밭두렁 길을 걸으며 길마다 번져 오는 다른 감촉을 얼마나 느끼며 살까? 포장길이 끝나고 풀들로 가득한 산길에 접어든다. 저 멀리 포플러 나무 잎사귀가 바람결에 손을 흔들며 반긴다. 하지만 반바지 차림의 아이들은 선뜻 들어서지 못한다. “풀 알레르기가 있어요. 풀잎이 종아리를 긁어요.” 그래도 앞사람을 따라 간다. 어떤 아이는 뱀이 나올 것 같다며 뛰어가기도 한다. 지금은 싫지만 생각의 씨알이 굵어지면 풀잎새의 간질이는 느낌은 새롭게 피어올라 그 의미를 반추할 수 있을 것이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돌린다. “언제 끝나요,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보채는 성화가 열화 같다. 그렇게 앞서간 아이들이 두 갈래의 갈림길에서 멈춰 서 있다. 꽤 많은 선택의 갈등을 한 모양이다. 왼쪽을 가리키는 손짓을 보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다시 빠른 걸음을 놓기 시작한다. 그래 사람의 사는 일 자체가 언제나 선택의 길 아닌가? 멀어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서두름에 익숙하고 빠른 결과를 원하는 모습에 세상살이가 혐오스러워진다. 그리고 문득 지난해 뉴욕 맨해튼의 점심시간을 떠올려 본다. 일방통행이 주류를 이루는 도심 도로의 벤치에서, 자동차 운적석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패스트푸드로 한 끼를 때우는 현대 도시인의 모습이 지금 우리네 자화상이다. 그런 모습은 종종 우리나라에서도 아침 등굣길에 나선 학생들이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나 삼각 김밥으로 대신하는 모습과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속도의 문화는 비만, 고지혈증, 교통사고 등 다양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로 보면 우리나라 사람의 90%가 식사시간이 채 15분이 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서두름은 언제나 생각의 되새김을 앗아간다. 정해진 코스를 마무리하기 위해 한 무리의 아이들이 마을 길섶 도랑을 따라 지난다. 드문드문 물풀과 갈대들이 자라는 봇도랑에는 인기척에 놀란 게들이 숨고 있다. “저기 게 좀 보세요, 빨개요, 개구리도 있어요.” 마냥 신기해한다. 느긋하게 걷는 길. 그 느림을 몸소 느끼고 가슴속에 간직하는 일이 오늘 바래길의 보물이다. 이런 도시민들은 이런 힐링을 위해 주말이면 버스를 전세하여 일부러 오기도 한다. 하지만 보물섬에 사는 우리는 품어주는 바래길의 느림에 안겨 있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마운 일인가? 오늘 바래길 걷기에 나선 아이들. 서두르는 조바심은 멀리 던져버리고 느긋하게 음미하는 심성이 자릴 잡았으면 좋겠다.
배우는 즐거움, 가르치는 즐거움, 봉사하는 즐거움 세 가지 즐거움을 즐기는 모임이 있다. 이른바 삼락이다. 전국 단위 조직인 한국교육삼락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산하 단체로 각 시도 교육삼락회가 있고 시군별로 교육삼락회가 조직되어 있다. 이들은 매월 1회 정기모임을 갖고 삼락을 실천한다. 수원교육삼락회도 있다. 그런데 세월의 무상함이랄까? 회원들의 나이가 70대, 80대, 90대다. 한국교육삼락회는 1969년 만들어진 퇴직 교원(교사, 교감, 교장, 전문직, 교수)들의 모임이다. 법적으로는 사단법인으로 조직되어 있다. 수원시교육삼락회의 경우, 1979년 조직되어 현재까지 38년간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는 삼락회 활성화를 위해 회장과 사무국장을 60대로 선임하고 감사 두 분 역시 60대로 영입하여 모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얼마 전에는 6월 월례모임으로 가까이 있는 왕송호수를 다녀왔다. 수원교육삼락회 6월 활동 모습을 스케치해 본다. 야유회는 이미 예고되었고 장소 선정이 문제다. 버스를 대절해 멀리 가는 것은 금물이다. 연세가 많아 긴 시간 여행에 체력이 허용되지 않고 여행 도중 어떤 급한 상황이 생길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수원 인근으로 정해야 한다. 임원 선험자 말씀에 의하면 1시간 이내 거리가 좋다고 한다. 그래야 귀가 시간도 빠르다. 참가 신청은 단체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로 받았다. 40 여명의 회원을 임원진 네 사람이 분담하여 안내를 하고 참가 여부를 받은 것이다. 참가 희망자는 모두 14명. 이 인원수를 보고 너무 적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월례회에 모인 분을 보니 4월에 14분, 5월에 18분.20명도 채 안 되는데 14명은 많이 희망한 편이다. 관광회사와 협의하여 대형 관광버스에서 25승으로 바꾸었다. 회장과 사무국장은 사전답사를 다녀왔다. 사전답사의 목적은 야유회 동선을 그대로 이동하는 것이다. 동선 별 시간과 위험요소를 체크한다. 호수열차 요금과 탑승시각을 확인하고 예약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점심식사다. 어느 식당으로 할 것인가? 어느 메뉴로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회원들의 식성을 고려해야 하고 식사비용도 생각해야 한다. 호수 인근에 있는 보리비빔밥집과 한정식집, 생선구이와 백숙집을 둘러보았다. 교통 면에서 호수가 바라다 보이는 보리밥집이 적격이다. 나머지 두 집을 가려면 다시 대절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식당 가는 교통로도 1차선이다. 식사비도 더 비싸다. 먹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나들이 기분도 내려면 역시 전망이 좋은 보리비빔밥이다. 석쇠구이를 추가하면 영양 면에서도 만족이다. 야유회 당일 혹시 지각하는 분은 없을까? 집합장소에 가니 기우다. 약속된 출발시각 10시에 14명어 모두 승차하여 출밯하였다. 당일 참가비 1만원은 도삼락회 회장이 걷는다. 사무국장 일을 도와주려는 것이다. 수원회장은 감사의 인사말을 전하면서 회칙 안내를 한다. 미리 예고되었던 개선안에 대해 의견을 묻는 것이다. 시대와 우리 형편에 맞지 않는 것은 개선안대로 통과되었다. 30분 만에 의왕학습원에 도착하였다. 감사 한 분은 회원들 하차 도우미 역할을 한다. 마치 친부모 모시듯이 한다. 학습원 연못에 있는 여러 색깔, 모양의 연꽃을 데크를 따라 둘러보았다. 숲속 벤치에 앉아서는 회원들의 근황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회원 한 분은 먹는 가루 비타민을 준비하여 회원들께 나누어 주는데 그 준비성이 고맙다. 담소를 나누면서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도 식혔다. 조류생태과학관도 들렸다. 이곳은 97종의 텃새 나그네새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한 수도권 최초의 담수호 테마 과학관이다. 1층에는 상징조형물과 생태체험관, 2층 상징전시물, 조류체험관, 조류전시실, 화석전시실을 둘러 보았다. 3층에는 3D 영상실과 어류전시실이 있다. 5층은 왕송전망대가 있어 망원경으로 호수를 조망할 수 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호수열차를 승차하여 호수 한 바퀴를 둘러 보는 것. 꼬마기차를 타고 시원한 호수 바람을 맞으며 꽃터널, 팝업 뮤지엄, 럭키존, 포토존을 지났다. 한 바퀴 도는데 30분간 소요되는데 체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는 레일바이크 대신 호수열차를 이용하면 좋다. 점심은 호수를 바라다보며 보리비빔밥에 구운 돼지고기를 얹어 상추에 싸서 먹었다. 야외 나들이를 한 덕분인지 꿀맛이었다. 이제 귀가시간이다. 약속된 시간은 3시다. 목적지에서 2시에 출발하여 출발지에 도착하니 2시 30분이다. 4시간 30분 일정이 모두 끝난 것이다. 귀가길 버스에서 분위기를 잡느라고 회장이 가요를 선창한다. 회원들은 연이어 가요를 흥겹게 노래 부른다. 모임 인원수가 소수라고 임원진들의 임무가 소홀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늘 회장과 감사의 몸에 배인 회원 배려 언행을 보면서 한 수 배웠다. 임원진들은 다음 정례회를 더 즐겁고 보람차게 만들겠다고 다짐해 본다.
초등교 때부터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가 나오고 있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재미있는 초등수학을 연구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교사가 있다. 이영배(42) 광주 월곡초 교사가 그 주인공. 그를 거치면 수포자가 ‘수찾자(수학을 찾자)’로 변한다. 20일 월곡초에서 만난 이 교사는 “수학교육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수포자 학생을 보면 너무 안타까워 쉽고 재미있는 수학을 연구해왔다”며 “생활에 밀접한 일들을 수학으로 풀어 이야기 해주고, 흥미로운 과제들을 만들어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20여 년 간 연구해 온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학습·지침서 ‘초등학생 눈높이에서 배워보는 실생활에서 수학이랑!’, ‘점프과제 하나면 수학 시간이 바뀐다’도 펴냈다. 동료 교사는 물론 사교육 기관에서도 찾을 만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두 책은 그가 수업하는 근간이기도 하다. 우선 ‘실생활 수학’은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마스터키다. 학교건물, 성적표, 아파트 비밀번호, 전단지, 교통표지판, 물놀이장, 보도블럭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10분 정도 설명하고 문답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눈과 귀를 바짝 세우게 만든다. 그 다음 짝을 지어 문제를 푸는 ‘점프(jump)과제로 들어간다. 예를 들어 ‘덧셈과 뺄셈’ 단원의 경우 ‘356+218을 세 가지 방법으로 해결해보고 풀이과정을 설명하라’고 과제를 내준다. 짝끼리 협동해 문제를 해결한 후, 수식을 답으로 답을 수식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어야 미션 성공으로 간주된다. 성공한 아이들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아이들을 돕는 등 20분 간 진행되는 점프과제에 들어가면 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은 거의 없다. 수학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데 노력한다. 이 교사는 “학생들은 자리 값대로, 또는 세로셈으로, 가로셈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이를 자신의 말로 설명하는 것이 합당하면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미션을 모두 마치면 10분 간 ‘게임하기 하브루타’로 정리한다. 모둠을 이뤄 ‘스피드게임’을 할 때도 있고, 교사 한명과 학생 전부가 대결하는 ‘1대24’ 형식의 게임을 하기도 한다. 그날 배운 부분을 서로 묻고 답하다 대답을 못하면 패하는 식으로 진행하는데 게임을 하다보면 저절로 깨우치게 된다. 수업에서 좋은 성과를 낸 학생에게는 멸치에 고추장을 찍어 먹여주는데, 이 또한 효과 만점이다. 멸치에 고추장이라니 이상할 것 같지만 서로 먹고 싶어 열광한다고. 이처럼 자그마한 부분까지 ‘수포자 제로화’를 위해 노력하다 보니 제자는 물론, 학부모와의 관계까지 증진되고 있다. 이 교사는 “건강에 좋은 멸치를 주니 학부모들이 좋아한다”며 “한 학부모는 자기 아이가 원래 멸치를 안 먹는데 내 덕분에 먹게 됐다고 고마워하셨다”고 말했다. ‘실생활 수학’에 이어 ‘점프과제’까지 책을 낸 이유도 제자들의 권유로 이뤄졌다. 점프과제가 더 재미있으니 이를 책으로 내야 한다고 요구했던 것이다. 그는 “원래 점프과제는 책으로 쓸 생각이 없었는데 제자들이 오히려 이를 책으로 내야 한다고 해서 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수업방법에 대해 “체육수업을 연구한 결과”라고 귀띔했다. 체육수업에는 누구나 참여하고, 함께 하고, 흥미를 느끼는 세 가지 비밀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이를 수학수업에 적용한 것이다. 이 교사는 자신의 실생활 수학을 다른 교사에게 전파하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cafe.daum.net/2011530)에는 300여명이 가입했고, 교사 전문 커뮤니티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교사는 앞으로 ‘부모와 함께하는 실생활 수학’으로 대중화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하루 15분씩 실생활 수학을 통해 사물을 보며 수학으로 질문하는 힘을 기르고 사고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빙긋 웃었다.
부산교총(회장 박종필)은 22일 오후 전포동 놀이마루 인문학 콘서트실에서 각급학교 분회장·간사·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영화 특강을 실시했다.회원 7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는 부산컴퓨터과학고 강현후 교사가 ‘영화로 풀어보는 교육적 고민’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어 참석 회원들은 롯데시네마 서면점에서 영화 ‘악녀’를 관람했다.부산교총은 회원의 전문성 신장과 복지향상을 위해 영화 시사회와 무료관람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특별한 기술은 없고, 제자 한명 한명에게 진심을 쏟으려 노력했습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직원공제회는 22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제6회 대한민국 스승상 시상식을 열고 교원 9명에게 훈·포장을 수여했다. ‘배움의 즐거움’을 전파해온 최혜경(55) 대구효명초 수석교사가 대상을 수상했다. 최 수석교사는 홍조근정 훈장과 함께 부상도 받았다. 최 수석교사는 35년간 제자 한명 한명에게 사랑을 베풀며 진심을 담아 가르쳐온 정성을 인정받았다. 수업을 잘 따라오는 아이들은 물론 잘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 모두 소중하게 여기며 뚜벅뚜벅 걸어온 그 모습이 모두에게 귀감이 된다는 평가다. 최 수석교사는 수상소감으로 "학생들이 훌륭한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어설픈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 ‘어설픔’을 뭐라 하지 않고 그 자체를 소중하게 여겨왔다"며 "그 부분을 좋게 봐주셔서 상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잘 가르치는’ 비결을 묻자 "교육은 전략이나 기술이 아닌데…"라는 답이 나왔다. 그러면서 "그보다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진정성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는 궤도에 오르도록 이끌어왔다.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보게 해주고 함께 고민하며 ‘알아가는 과정’에 놓이게 진득하게 기다리고 지켜봐왔던 것이다. 이처럼 늘 학생을 먼저 중심에 두는 부분이나, 학생 스스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을 나누는 수업장면이 EBS TV ‘다큐프라임-교육대동여지도, 교사 고수전’에서 그대로 전파를 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최 수석교사는 "학생이 지금 당장 배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계속 알아가고자 한다면 언젠가는 이해하고 깨닫게 된다"면서 "그래서 어설픈 생각을 가진 아이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진정성을 바탕으로 2009년 수석교사가 된 이후 ‘팀티칭 수업’을 통해 680여 회의 수업 컨설팅, 380여회의 교내외 연수 등 꾸준히 동료 교사들과 소통하고 공유해왔다. 최근까지 72개 학교에서 개최한 수업공개에는 그의 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300명까지 몰리는 경우도 있었다. 최 수석교사는 "수업 자체가 교사, 학생 모두 서로 부족한 상태에서 만나 채워가는 과정이어서 이런 나눔은 꼭 필요하다"며 "동료 교사의 소통에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김택신 서울성일초 교사와 정윤희 포항공대 교수는 옥조근정 훈장을, 신승우 경북전문대 교수는 녹조근정 훈장을, 이만희 대전맹학교 교사 외 5명은 근정포장을 받았다. 특수교육 부문 수상자 이만희 교사는 중도실명 시각장애인으로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장애 청소년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려 노력한 점이 귀감이 됐다. 이 교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아픔을 겪은 학생들의 심리적 박탈감을 달래주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하는 것을 돕고자 2015년 전국 특수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대안교실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운영했고, 2003년부터 수련활동·학예발표회·축제 등 다양한 교내 행사를 개최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2008년부터 대전맹학교예술단을 꾸려 청소년보호관찰시설과 특수학교 등에서 무료 공연을 했다. 장애학생 인권보호 및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어깨동무학교’, 언어순화를 위한 ‘바른말누리단’도 운영하고 있다. 수상자들은 향후 사례발표, 수업시연, 교원연수·양성기관 강사 활동을 통해 학교 현장을 지원하게 된다. 대한민국 스승상은 지난 2012년 교육부의 ‘으뜸교사상’과 교직원공제회의 ‘한국교육대상’을 통합한 상으로 교육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우리나라 교육발전에 헌신해 온 교육자를 발굴해 참다운 스승상을 정립하고 스승 존경 풍토를 확산하기 위해 양분됐던 두 상을 합쳐 권위를 높였다. 지난해 11월 14일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국민 추천을 받은 16명과 기관장 추천을 받은 20명 등 총 36명을 대상으로 2차에 걸쳐 심사 과정을 거쳐 9명이 선정됐다.
서울초등수석교사회(회장 김미자·서울반원초 수석교사)는 다음달 5일 오후 3시~6시 서울교육연수원 컨벤션홀에서 ‘제1회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성공적 정착, 서울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서울교육 가족 희망자는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조호제 서울송파초 수석교사 외 4명의 수업 전문가들이 ‘서울교육 혁신 방안 그 길을 묻다’, ‘하브루타의 현황과 전망’, ‘영어과 놀이학습’ 등의 주제로 발표하고 다른 교사들이 토론자로 나서 발전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19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했다. 도 장관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청산과 재발 방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문체부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15명 규모로 구성해 3개월 정도 운영하고 필요하면 1개월 정도 연장할 생각"이라고 말한 것. 도 장관은 "핵심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팔걸이 원칙)을 지키겠다”는 다짐도 했다. 박근혜정부가 참 쪼잔한 정권임을 만천하에 드러낸 블랙리스트 사건이 관련자들의 재판과 상관없이 일단락된 모양새다. 블랙리스트는, 그러나 참 쪼잔한 정권인 박근혜정부에만 있던 것이 아니다. 블랙리스트는 방송과 신문 등 언론사에서도 그 추악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예컨대 박근혜 당선인 시절인 2013년 1월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배우 김여진의 방송출연금지가 그것이다. 방송사의 정권 눈치보기 행태라고 할까. 이명박정권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졌다. 일례로 2009년 10월 9일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때 서울시청 앞 노제(路祭)의 사회를 보고 노무현재단출범 기념콘서트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개그맨 김제동 퇴출사건을 들 수 있다. 4년 동안 진행하면서 시청률 11~12%로 같은 시간대 1~2위 오락프로그램인 ‘스타 골든벨’ 사회자 김제동을 KBS가 교체해버린 것이다. 방송인 김미화는 2010년 10월 6일 KBS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파문을 일으킨 김미화 블랙리스트 사건은 KBS의 고소취하로 일단락되었는데, 엉뚱하게도 MBC에서 불똥이 튀었다. 2011년 4월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사회자에서 물러나게 된 것.2003년 10월부터 프로를 진행해온 김미화의 중도하차 역시 블랙리스트 논란과 닿아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후보 지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과의 대화’ 행사에서의 사회 등이 이명박정권의 눈치를 보며 알아서 기는 방송사 행태와 맞물려 퇴출로 이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편 가르기의 절정처럼 보여 씁쓸함이 가시지 않지만, 블랙리스트는 방송사에만 있는 건 아니다. 방송과 함께 언론의 중요한 한 축인 신문사에도 블랙리스트가 엄연히 존재한다. 어느 유력 중앙 일간지에서 왕성한 필력의 저술가로 잘 알려진 전북대학교 강준만 교수의 출간 소식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걸 예로 들 수 있다. 필자 역시 연전에 어느 지방신문사의 블랙리스트가 되었다. 도교육청 내지 교육감비판 칼럼 게재 후 보낸 어떤 글도 그 신문에 실리지 못한 경험을 했다. 통상 한 달, 길어도 두 달 만에 칼럼을 실어온 터라 필자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메일로 물은즉 “앞으로 실을 수 없으니 글을 보내지 말라”는 답만이 돌아왔다. 지금도 필자는 신문사의 블랙리스트에 들어있다. 10여 년간 고정적으로 칼럼을 싣던 두 군데 신문사가 어느 날 갑자기 필자의 글을 싣지 않기 시작한 것. 필자는 지금도 그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다. 다만 A신문에 실은 출판기념회의 5단통광고 때문이 아닌가 짐작해볼 뿐이다. 아마도 광고를 주지 않은 B신문과 C일보의 ‘괘씸죄’에 걸린게 아닌가 싶다. 유력 중앙 일간지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오랜만에 한번씩 투고한 글이 약간 편집돼 실리곤 했는데 어느 때부터 그게 없어졌다. 의아해하다가 그 신문사 오피니언팀의 모니터 위촉에 완곡한 거절 의사를 밝힌 적이 있음이 떠올랐다. 설마 그런 이유로 찍히고 블랙리스트까지 되었는가. 그런 의문이 냉큼 떠나지 않는다. 그럴망정 그게 모두 벌써 2년 전 일인데 지금까지도 게재 불가라는 ‘보복’을 당하고 있으니 너무 어이가 없다. 특히 독자로부터 “왜 요즘은 통 칼럼을 못보겠다”는 이야길 들을 때 대답하기가 난감하다. 정권교체와 도종환 장관 취임으로 정부의 블랙리스트는 없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언론사의 그런 ‘갑질’은 어떻게 해야 하나? 칼럼 원고료도 주지 못하는 등 지방신문의 열악한 재정환경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런 이유로 정기구독자이자 고정 필자를 블랙리스트 삼아 내친 것이라면 참 쪼잔한 박근혜정권과 다른게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언론사들은 과연 언론의 사명이 무엇인지, 본분은 또 어떠해야 하는지 되돌아 보았으면 한다.
충남 서산 서령고는 22일 창의적 체험활동시간을 이용해 책갈피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말린 꽃잎과 나뭇잎을 가지고 학생들 스스로 책갈피를 만들었다. 책갈피를 직접 만들어봄으로써 책에 대한 소중함과 애착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대한민국 나라사랑 교육연구회(회장 송장섭 교장)는 24일과 25일 6. 25를 맞이하여 제1차 워크숍을 개최했다. 전국에 있는 초중고 교사가 다수 참석해 나라사랑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김열수성신여대교수의 강의(동아시아 국제정세 변화와 한국안보)가 있었고 강의에 대한 많은 질문이 있어 교사들의 국제 정세에 대한 열띤 관심을 보여줬다. 용인 남사중학교 송장섭 회장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교사들이 전국단위의 연구회를 만든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며 순국선열과 국가유공자의 정신을 학생들이 잘 새길 수 있도록 교육하는데 앞장서겠다" 는 포부를 밝혔다. 대한민국 나라사랑 교육연구회는 국가보훈처로부터 법인 허가를 받았고 단위학교 또는 지역별로 나라사랑에 대한 열정이 있는 교사들이 지역별 워크숍 진행 및 단위학교 별로 나라사랑 수업 전개 등을 하고 있다. 최근 안보의식이 해이해지도 투철한 국가관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나라사랑교육을 통한 애국심 함양 및 안보의식의 재정립이 적극 필요한 때다.
최근 서울의 모 사립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재벌 총수 손자와 연예인 아들의 학교폭력 무마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 장학과 감사 중간 발표를 보면 해당 학교는 이 학교 폭력 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쉬쉬하며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을 모색하거나 은폐하려는 관행이 사건을 더 크게 키운 꼴이 됐다.서울교육청의 발표에 따르면 이 학교의 학교 폭력 사건은 재벌 총수 손자와 연예인 아들 등이 피해 학생에게 이불을 씌운 채 폭행해 근육세포 파괴 등 정신적ㆍ육체적 피해를 줬으나 관련 학생 모두에게 '조치 없음' 결정을 내렸고, 재벌 총수 손자는 화해·사과 권고 대상에서도 빠졌다는 의혹도 야기됐다.해당 학교에서 학교폭력 사안과 관련해 교육청 보고와 전담기구 조사를 지연하고 피해 학생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이 학교폭력 사건의 진상 파악과 함께 학교 쪽이 학교폭력을 고의로 은폐·축소했는지 집중 조사를 하기로 했다. 사건을 학교 폭력 처리 매뉴얼대로 처리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기구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설치돼 있으나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쟁점이다.경기도의 한 수련활동시설에서 지난 4월 발생한 이 학교 폭력 사건은 학교 측이 바로 인지했으나 20여일이 지난 뒤 관할 교육지원청에 보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폭력 처리 매뉴얼에 따르면 학교폭력 사건이 접수되면 지체 없이 학교폭력 전담기구를 구성해야 하고 아울러 학교 폭력 피해 학생에 대해 적절한 보호조치를 해야 하는 데 이 학교에서는 이 매뉴얼을 제대로 이행하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보도에 의하면 이 학교에서는 사건 발생 직후 피해 학생에 대한 긴급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고, 피해 학생이 등교하지 않았는데도 이후에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 등 학교 폭력 매뉴얼을 어겼다.이번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은 사건 발생 후 117(학교폭력상담신고센터)로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 이에 따라 당해 학교에서는 제1차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었으나 관련 학생들에 대한 조치 결정을 유보한 뒤, 2차 회의에서 ‘플라스틱 야구 방망이 장난’ 학교폭력으로 보지 않는다는 취지로 '조치 없음' 결정을 했다.학교 폭력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현행 법령상으로 학교 폭력의 유형은 신체적 폭력, 언어 폭력, 금품 갈취, 강요, 따돌림, 성폭력, 사이버 폭력 등으로 대별된다.세계화 시대인 현대 사회에 이르러 날이 갈수록 학교폭력 형태와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학교 폭력이 과거에는 신체적 폭력 위주였다면 점차 언어폭력이나 따돌림 등의 심리적 폭력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매체가 발달하면서 온라인 상에서 행해지는 신종 사이버폭력 사례가 급증했다. 뿐만 아니라 폭력적인 강간, 성추행, 성희롱과 같은 심각한 성폭력도 빈발하고 있다.그럼에도 학교 폭력 피해 학생들은 학교폭력을 당해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신고를 해도 학교폭력을 해결해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학교 폭력 피해 학생들은 학교나, 교사, 보호자를 믿지 않는다는 사실은 학교 폭력 근절의 핵심 본질인 것이다.학교 폭력에서 만 14세 이상인 가해자는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그러나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인 경우 형사상 미성년자로 취급되기 때문에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될 수 있다. 만 10세 미만 가해 학생에게는 처벌 법적 근거가 없어서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학교 폭력의 가해 학생들은 사안에 따라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규정은 초·중·고교생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피해 학생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학교 봉사ㆍ사회 봉사, 특별 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ㆍ학급교체, 전학, 그리고 고교생은 퇴학 처분까지 가능하다.이번 재벌총수 손자와 연예인 아들이 연루된 서울 모 사립초의 학교 폭력 사건은 학교 폭력의 은폐와 매뉴얼 불이행이 쟁점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 폭력을 대외에 노출시키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는 관행이 없지 않다. 경미한 학교 폭력은 매뉴얼대로 처리하지 않고 대충 무마하는 경향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 폭력 피해 학생들은 자살을 생각할 만큼 심각하게 학교 폭력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결국 학교 폭력 근절은 이 시대 우리 교육의 시대적 사명이다. 모든 학교의 소명이기도 하다. 학교 폭력이 근절될 때 비로소 우리 교육이 행복교육으로 지향할 것이다. 학교 폭력 근절은 우리 시대 모든 학생들이 ‘항상 행복한 마음으로 웃는 그날까지’ 행복한 보금자리로서의 배움터로 안착할 때 까지 간단없이 지속돼야 할 것이다.
철저한 사전 답사와 안내가 테마수학여행의 성공 요건 전남 담양 금성초(교장 이성준)는 지난 5월 25일부터 5월 26일까지 1박2일 동안 ‘가슴으로 느끼고 배우는 유쾌한 테마수학여행’ 이라는 주제로 3,4,5,6학년 32명이 여수로 테마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준비 기간을 길게 했 3학년~6학년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교과 13시간, 창의적 체험활동 3시간을 활용했다. 최적의 안전한 체험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했 수학여행 계획도 2차에 걸쳐 수정 보완하고 사전답사도 2차례나 실시했다. 지난해에 테마수학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누적돼 있어서 학생들의 참여도나 진행 속도는 더 빨라졌다. 특수학급 학생을 포함한 3~6학년 32명 전체 학생이 문화체험학습을 비롯했 총체적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 사전 활동으로 미리 준비한 2017. 테마수학여행 길라잡이를 배부했 두레별 테마에 따른 사전 조사학습까지 철저히 마치고 출발했다. 안전과 배움, 즐거움을 모두 얻기 위해서는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가 · 역사 두레의 행복한 순간 찰칵! 안전 교육과 성교육도 출발 전 사전학습 출발 전부터 전교생이 강당에 모여서 안전교육을 비롯해 성교육도 실시했다. 특히 교장 선생님은 사후 활동을 제대로 해줄 것을 당부했다. 테마(수학)여행의 의미를 알고 진지한 배움의 자세로 보고서까지 완벽하게 해줄 것을 당부했 들뜨기 쉬운 분위기를 배움으로 이끌었다. 길라잡이에 개인별로 수시로 메모했 두레별 보고서를 작성하게 했 전시회를 열기 때문이다. 두레 별 담당 선생님들은 두 번의 사전답사 활동을 거치고 안전지도를 철저히 했으며 30쪽에 이르는 수학여행 길잡이 책자까지 자체 제작했 배움 중심 체험학습으로 준비했다. 테마수학여행도 선생님이 아는 만큼, 학생들이 준비한 만큼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과학두레의 멋진 순간 찰칵!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이 한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두 달 전부터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학생 다모임 4회, 교사 모임 3회, 학부모 모임 2회를 거쳐서 모든 과정을 철저히 준비했다. 종래의 수학여행 방식을 떠나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이 함께 참여했 모두가 주인의식으로 참여한 것이다. 테마 여행지 선정 설문 결과 여수권을 원하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각 두레 별로 협의를 거쳐 탐구 주제를 정하고 탐구 학습 계획을 세웠다. 제 1두레 주제는 예술로서 여수의 예술의 거리, 문화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기, 제 2두레 주제는 경제+과학으로 여수의 경제와 과학 발전을 중심으로 살펴보기, 제 3두레 주제는 관광으로 여수의 관광자원 및 관광 특색 살펴보기, 제 4두레는 여가와 역사 주제를 가지고 체험 장소를 선정하고 이동 방법이나 여행 코스까지 학생들 스스로 틈나는 대로 토의했 정하도록 하고 담당 선생님의 도움은 최소로 했다. 관광 두레 모임의 행복한순간 지난해 처음으로 테마수학여행 학생다모임에 참여한 학생 일부에서는 “선생님들이 해 주시면 안 돼요? 선생님들이 더 많이 아시잖아요.”라며 학생 다모임의 의견 수렴과정을 귀찮아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훨씬 적극적이었다. 학생 자신이 배움의 주인공이라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가슴으로 느끼고 배우는 유쾌한 테마(수학)여행’을 자기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은 시간이 걸리고 터덕거렸다. 그럼에도 사후학습 반성회를 통해 나타난 의견은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 매우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준비한 여행 코스대로 따라다니는 수학여행보다 학생들이 더 적극적이고 베움 중심 체험학습이었으며 선후배가 한 두레가 돼 서로 챙겨주며 추억도 많았다고 했다. 배움은 학생 각자가 ‘내가 주인’으로 참여할 때 의미와 재미를 느끼는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힘들어도 함께, 즐겁게, 천천히 3학년 동생들까지 챙기며 5월 25일 첫날은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찾아 아쿠아플라넷 빅3 관람 공통 미션 과제를 부여했 생동감 넘치는 추억거리도 만들게 했다. 미션 해결은 미션 담당자 핸드폰으로 사진, 동영상 발송 확인 후, 미션 담당자에게 미션 해결 확인 후 빅 3 관람 종료 후 미션별 쿠폰을 수령하게 했다. 벨루가 생태설명회를 듣고 벨루가 수조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어 보내기, 아쿠아판타지쇼를 보고 인증사진을 찍고 주제를 20자 이내로 정리했 문자로 보내기, 닥터피쉬 체험을 하고 인증사진을 찍어 보내기, 원하는 그림을 찾아 사진과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어 보내기와 같이 스마트기기를 사용했 교과 시간에 배운 내용을 적용하는 학습도 병행했다. 미션 수행 중인 재미있는 모습 인문학 글쓰기로 연결되는 보고서 쓰기, 힘들어도 해냈어요 학생들은 철저한 사전 준비로 우리 고장 여수의 예술과 역사를 비롯했 과학, 관광 등 여가 생활, 경제 발전의 모습을 직접 버스를 타고 찾아다니며 선조들의 위대한 발자취가 숨 쉬는 문화와 예술의 고장, 아름다운 휴양지 여수의 모습, 따뜻한 인정이 넘치는 우리 고장 여수를 새롭게 배우며 좋아했다. 삶의 현장을 몸으로 배우며 실감나는 현장학습을 했다. 보고 듣는 것으로 끝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한 책자로 준비학습을 하고 느끼고 배운 것을 날마다 메모하며 기록을 남기는 진지한 모습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했다. 금성초는 2년 째 학교 특색 사업으로 ‘삶을 가꾸는 인문학 글쓰기’를 교육과정 속에서 실천하고 있다. 여행을 다녀온 후기를 두레별로 모여서 다양한 보고서를 제작하고 일기장에도 써서 기록물도 전시했다. 공부한 결과를 자기 언어로 기록을 남기는 습관은 학습의 마무리 과정으로서 가장 소중한 일이다. 글쓰기는 학습한 내용을 복기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하기 때문에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두레 체험학습내용 계획과 실행 결과를꼼꼼히 기록한 테마수학여행 보고서 특히 두레장이나 선배들이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고 돌보며 잘 이끄는 모습이 매우 좋았다고 평가했다. 배움과 협동, 배려와 존중이 함께 이루어져서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생활 현장에서 실천해 보는 인성교육과 감성 교육 시간이 됐다며 두레 담당 선생님들도 매우 흐뭇해했다. 친구들과 다정하게, 선후배들끼리 서로 아끼고 배려하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일은 감성을 기르게 하는 인성 교육의 열매였다. 공중도덕을 지키고 질서를 지키는 일은 시민의식을 다지는 좋은 기회가 됐다. 사고력을 기르고, 친구들과 소통하고 배려하는 참다운 인성 교육을 실천하는 모습, 다모임 활동으로 배운 자치 활동의 덕목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모습은 미래핵심역량을 지닌 학생들임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사전계획서와 탐구 실행 내용 및 사후 활동 기록을 남겨 전시 중인 보고서 금성초 학생들은 배움 중심 테마(수학)여행으로 행복한 추억을 아로새긴 여행의 즐거움을 안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배우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장애를 가진 친구를 꼼꼼히 챙기고 배려하는 모습은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장애 인식 개선에 힘쓰며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직접 실천하는 모습이 바로 성공적인 교육의 모습이다. 금성초 본관 복도에 기록물 전시 중인 테마수학여행 사진과 보고서 교육의 성공 여부는 실천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단 한 명의 친구도 소외되지 않는 안전하고 알찬 즐거운 테마(수학)여행은 더 큰 세상을 향한 즐거운 탐색이 분명하다. 금성초가 내세운 “바로 지금 여기서 모두 다 행복한 학교” 의 모습은 오늘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야 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공교육은 바로 더불어 행복한 삶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에서 무지개학교로서 금성초가 내세운 자율과 존중 정신은 테마수학여행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금성초 이성준 교장선생님은 "학교의 주인으로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낼 미래핵심역량을 키워가는 학생들의 모습이 대단히 자랑스럽다! 특히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3학년 동생들을 이끌고 전체 학생들이 두레 별로 모여서 알찬 보고서 까지 작성했 철저하게 마무리 하는 모습에 감동했고 지도하신 여러 선생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성경은 오랜 인류 역사에 걸쳐 인간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 책이다. 구약성경에는 '피의 성에 화가 있을 것이다. 사기와 약탈이 판을 치고 있으므로 희생자가 떠날 날이 없다. 휙휙하는 채찍 소리, 덜거덩거리는 전차소리, 뛰는 말과 , 달리는 전차, 격돌하는 기병, 번쩍이는 칼, 빛나는 창, 수많은 사상자, 시체 더미, 헤아릴 수 없는 주검들! (나훔서 3:1-3)'라는 기록이 있다.나훔서에 기록된 니느웨성의 처참한 기록이다. 니느웨성은 원래 물이 모인 연못처럼 은과 금과 아름다운 기구가 풍족한 성읍이었으나 이처럼 '피의 성'이 되었다. 불의한 침략 전쟁을 통해, 합법이라는 미명하에 벌어지는 불의한 재판을 통해, 야만적인 살인 행위를 처벌하지 않고 비호하는 불의한 일들을 통해 수많은 무죄한 피가 흘러 넘쳤다. 또한 거기에는 거짓이 가득했다. 진실이 사라졌고 정직한 자를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자신이 누구에게 해를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 신경을 쓰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부를 쌓기 위해 남의 것을 빼앗았고, 거짓을 일삼으며 무죄한 자들의 피를 흘렸다. 이런 상황은 마치 우리 나라가 겪어던 67년 전 일어난 전쟁중의 참화와 다름이 없다. 우리와는 거리가 떨어져 피부로 느끼기는 쉽지 않지만 지금도 이런 전쟁의 참화가 지속되고 있는 곳이 있다. 지중해 연안 요충지에 위치해 한때 '동방의 진주'라고도 불린 시리아는 벌써 6년의 내전에 피로 물들었다. 현지를 탐방한 어느 기자는 시리아의 참상을 글로 쓰기에는 한계를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전쟁의 처참함이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는 증거이다. 사실 미국과 유엔 등은 내전 종식을 위해 몇 번이나 노력했다. 그러나 그들을 돕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결정적으론 도와줄 대상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역설적으로 시리아는 너무 많은 파벌로 갈라져 있어 누군가를 도와 평화를 이끌기 어려운 구조다. 국론이 갈기갈기 찢긴 나라의 귀결은 이런 것이다. 국민이 모래알처럼 흩어지면 강력한 우방이 도와줘도 절대 살아나지 못한다. 시리아는 이미 극단주의 종파와 제국주의 국가에 휘둘리는 신세가 되었다. 시리아의 지정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역내 요충지요 식민지배의 역사, 주변의 열강까지우리 나라의 현재 국제정치 환경과 비슷한 면이 없지 않아 우리에겐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우린 이미 한 차례 전쟁으로처참한 전쟁의 역사를 알고 있으며, 남과 북이 갈라진 채 아직도 비극의 눈물이 마르지 않은 나라다. 그런데 이 반쪽마저 아직도 또 갈라놓겠다고 분열을 노래하는 세력이 아직도 있다. 최근에 신약성서 학자인 박경미 교수가 쓴 '시대의 끝에서'는 성서와 역사를 가로지르면서 그가 화두로내세운 것은 ‘시대의 끝', 바로 종말론적 성찰이다. 끝을 인식해야 현재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존재의 끝에서” “모든 존재의 근원, 중심과 만날” 수 있고, 그곳에 가서야 “모든 생명은 관계성 안에서 존재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성서가 그린 역사도 그래 왔다. 제국의 침략과 가신들의 수탈, 이에 대한 예언자들의 분노와 심판의 선언이 이어졌다. 즉 종말에 대한 어두운 환상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세계의 희망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연이지만 일력에 의하면 오늘 6,25 전쟁이 일어난 1950년 일요일과 같은 주일 아침이다. 6.25전쟁 당시 지게에 탄약과 식량을 싣고 밤낮 없이 산악지대를 오르내린 건 한국노무단 일명 '지게부대'의 활약상을 보면서 이 나라가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름없는 지게부대의 노력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군번도 계급장도 없이 전투 현장에서 매일 45kg 정도의 보급품을 지게에 지고 16km씩 운반했다. 이렇게 참전한 인원은 무려 약 30만 명에 이른다. 미군은 지게 모양이 알파벳 A와 닮았다해서 이들을 'A특공대'라 불렀다. 철모는 커녕 무명바지나 학생복 등 징집 당시 옷을 그대로 입고 참전해 적에게 쉽게 노출되기 쉬워 기록된 전사자 수만 2천 여명, 실제 희생은 더 컸을 것으로 생각된다. 성서에 기록된 니느웨성의 처참한 기록은 바로 67년 전에 겪었던전쟁 상황과별반큰 차이가 없다. 6.25 전쟁의 숨은 영웅 '지게부대'의 참전을 보면서 이 아침에 그 이름이 잊혀져서는 안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아직도 입으로만 애국을 노래하면서도 자신의 자녀는 국방의 의무를 피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하는 일부 특권층이 존재한다. 이 나라의 지식과 특권을 가진 지배층은 6.25전쟁 발발 67주년 추모의 날을 맞이하여 아직도 선진국의 문턱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는대한민국을 위해 과연 어떤 일을 해야 후손들에게 부끄럼 없는 삶이 될 것인가를 성찰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산시협의회는 24일 충남 서산시 2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2017년 청소년 평화통일 백일장’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을 개최했다. 서산시 초중고생 50여명과 내외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송낙인 회장은 “학생 여러분은 6.25전쟁의 쓰라린 상처를 교훈삼아 다시는 북한이 살기 좋은 우리나라를 넘보지 않도록 안보의식을 확실히 다지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강조했다. 주요 수상 학생으로는 서산 명지중 이유정 양이 ‘가자 통일로, 열자 미래로’라는 주제로 대상을, 서산여자중 최유민 양이 금상을, 학돌초 이정은 양이 은상을 수상했으며 서령고 문종원 군이 ‘남북한의 차이’란 제목으로 특별상을 수상했다.
모두들 논에 나가 모내기를 하는 철이라서 각 마을의 유지되는 분들의 도장을 받는 일이 간단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나가서 어느 분이 어느 들판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를 뿐 아니라, 만난다 해도 들판에서 도장을 받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또한 유지들은 마을에서 무슨 소리를 듣게 될는지 또 어떤 의견들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서 서로 미루고 도장을 찍어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이런 어려운 사정이 있었으니 사흘 동안에 약 30여명의 마을 유지들에게 도장을 받는 일이 쉽지 않았다. 더구나 다른 장에다가 받아서는 안되고 꼭 한 장에 30명을 모두 다 받아 가지고 와야 한다는 것이 교육청의 주장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다툼이 있는 곳이라서 나중에 어떤 불상사가 생길지 알 수 없으므로 교육청에서도 이렇게 지시를 한 것이다. 어쩔 수가 없었다. 젊은 교사 두 명과 양쪽 마을에 사는 선배선생님 한 분씩이 모여서 이쪽 저쪽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도장을 받아 오는데 내일까지 가지고 가야할 서류가 아직도 한쪽 마을을 다 받지 못한 형편이었다. 그래서 기를 쓰고 약 8 km나 되는 길을 걸어다니면서 먼 마을에서부터 도장을 받다 보니 마지막 봉서 부락에 왔을 때는 이미 밤 12시가 넘어 버렸다. 그러나 이미 자정이 넘었으니 오늘 정오까지 가지고 들어가야 할 서류를 더 기다리고 있을 수가 없었다. 새벽 같이 일어나서 들판으로 나가면 만날 길이 없는데 어떻게 할건가 생각해볼 필요조차 없었다. 물론 찍어 줄 생각만 있다면 들에 가서 만나면 집에 와서라도 찍겠지만, 동네에서도 핑계만 있으면 피하려고 하는데 논에서 집에까지 와서 찍으려고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가슴을 졸이는 것이다. “실례합니다.” 하고 들어서기 전에 온 마을의 개들이 밤중에 나타난 사람들을 보고 온통 합창을 하며 따라오는 바람에 어느 골목에서나 한바탕 실랑이를 해야 할 지경이었고, 다행히 잠귀 밝은 어른들이 내다보면서 “내 이놈들, 조용히 해. 왜 이렇게 야단들인고....” 하시면서 개들을 달래곤 하셨다. 학교 선생님들은 그런 분들을 만나면 다시 학교 이름을 설명하고 도장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를 계속하면서 마지막 도장을 받고 나니 새벽 두 시 반이 됐다. 어쩔 수가 없어서 그 마을에 사시는 선배선생님 댁이 들러서 그곳에서 누워 버렸는데 겨우 두 시간 정도 지나자 벌써 밖에서는 두런거리는 소리가 나고 논으로 나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겨우 든 잠을 깨우고 말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학교 이름이 [흥양]이었다. 이 학교의 세 번째 졸업생들이 오늘 모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1969년도에 졸업을 하고 이제 만나니 벌써 졸업한지 38년째이다. 이미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사람도 많았고, 손자 손녀가 학생이라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니 참 많이들 변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만난 그들은 만나자마자 모두 초등학교 6학년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희끗한 머릿발은 생각하지도 않은지 친구들과 어울려서 철없던 시절 사고 치던 이야기에 정신이 팔렸다. “야 ! 정팔이, 넌 지금도 밥 먹으면서 그렇게 흘리냐? 넌 항상 밥 먹으면서 흘려서 친구들이 네 옆에 안 앉으려고 했잖아?” 주변머리 없는 명식이가 한마디 던지자 기분이 상한 정팔이가 눈을 흘기는데 곁에 있던 창일이가 “야 ! 정명식 ! 넌 지금도 그렇게 주변머리 없냐? 40년이 지나도 하나도 변한 게 없구나. 오늘 같은 날 그렇게 친구를 면박 주어서 뭐가 좋으냐?” “야 ! 창일이 말이 맞다. 그런데 너도 그렇게 면박을 주면 안 되지. 우리 오늘은 오랜만에 만났으니 어린 시절 이야기라도 재미났던 일이나 신났던 이야기만 하기로 하자. 잘 못하면 어린 시절 이야기 하다가 싸움들이 나더라. 오늘 우리가 싸우려고 모인 것은 아니지 않냐?” 역시 일을 추진하교 동창생들을 불러모은 송경식이 친구들을 잘 이끌어 갈만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 말을 했다. “옳소 ! 우리 경식이를 국회로 보냅시다.” 누군가가 이렇게 외치자 아이들은 환하게 웃으면서 정말 즐거운 자리를 만들기 위해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다짐들을 했다. 오늘 이 모임을 주선한 것은 송경식이 이었지만, 사실은 그 보다 먼저 몇 사람이 모여서 준비를 해온 것은 여자들이었다. 김명자는 아이들을 다 키워 놓고 이제는 시어머니 준비를 하는 외아들만 둔 중년 아줌마답게 초등학교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 모았다. 75명이라는 많은 인원이 졸업을 한 흥양국민학교 제3회 졸업생 중에서 이곳 서울을 중심으로 인근 경기도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그럭저럭 30여명이나 됐다. 친구 한 사람을 연락을 하면 그 친구가 아는 친구를 연락하고 또 그 친구가 다른 친구를 찾아 연락하는 방법으로 차근차근 찾아낸 친구들의 전화번호부를 가지고 오늘 모임을 주선한 송경식이가 몽땅 다 불러모은 것이다. 그래서 장소도 여자들이 모이기 편하고 남자, 여자가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으면서 교통도 펴난 곳을 찾다가 그래도 여기가 제일 낫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길음역 부근의 찜질방이 가장 교통도 편하고 연결이 자유로 와서 좋으나 거기는 너무 복잡해서 친구들이 차분하게 모일만한 곳이 못된다고 여자들이 반대를 했다. 주소록을 만들기 위해 일일이 주소를 적고 전화로 연락을 하자니 실로 간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직장 일을 하는 틈틈이 연락을 취하고 집에 돌아오면 다시 연락을 하곤 해서 오늘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었다. 오늘 참석을 하겠다는 친구들은 남자가 12명 여자가 13명이어서 25명이나 참석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일단 다른 곳에 모이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하고 식사주문을 해야 하는 등 준비가 번거롭지만 여기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모두 모인 것을 봤서 식당에 가서 한꺼번에 주문만 하면 되는 것이니 준비하는 사람으로서는 참편한 곳이다. “야 ! 명자야, 네가 먼저 연락을 취했으면 다른 친구들에게도 좀 연락을 하지 경식이가 연락을 하게 하냐?” 정숙이가 투정을 부리듯 이야기하자, 명자가 미안하다는 듯이 살풋이 웃으면서 “왜? 신랑이 남자한테서 전화 받았다고 이상하게 생각한 거니? 다 늙어 가면서 무슨 일이데?” 하고 놀리자, 정숙이는 눈을 흘기면서 “늙었다고 이제 여자가 아니냐? 우리 남편은 나 밖에 모른다. 예.” “어쭈, 여기서 남편 자랑부터 하자는 것이냐? 제발 그만 둬라. 오늘은 우리 초등학교 학생 기분으로 모인 거야. 제발 좀 주책 그만 피워......” “기집애. 그게 주책이냐? 네가 놀리니깐 그렇지.” 언제 어느 곳에 가도 여자들이란 이렇게 남편이야기, 자식 이야기가 앞장 설 수밖에 없나보다. 문 앞에 바라보이는 한쪽에 모인 남자들은 너털웃음을 날리면서 지난 얘기에 꽃을 피운다. “난, 지금도 고향에 가면 면소재지 학교로 몰려다니면서 교실에도 못 들어가고 복도에서 기웃거리던 시절이 생각난다. 아마도 1학년 2학기 내내 그랬을 거야?” “아니야. 그래도 추운 겨울이 되니까 어린 우리들을 차마 복도에 내 몰지는 못하고 교실 뒤에 앉아서 공부하라고는 했었지. 책상도 없는 맨바닥에서 말이야. 그때 우리 책상은 이미 신호분교로 다 가져가 버렸기 때문에 책상이 남은 게 없었던가 봐.” “그래도, 신호분교에는 안 보내겠다는 부모님들 때문에 가까운데 학교 놔두고 찬바람을 맞받으면서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4km나 걸어 다녔으니......” “우리가 2학년이 돼서야 분교로 갔었지?” “그래, 우리가 분교로 가고 일주일만에 새로 선생님이 오셔서 우리를 맡아 주었었지. 교실이 없어서 온 산이며 들판 마을 회관까지 찾아다니면서 노래를 불러서 매미처럼 살았던 거 기억나?” “그럼, 그 때 우리는 거의 날마다 노래를 배웠지. 책에 나오지 않은 노래도 매주 한 가지씩 배웠으니까 아마도 2학년 때만 해도 노래를 100곡도 더 배웠던 것 같아.” “나중에 교실을 지어서 한 교실씩 차지하고 공부하면서 는 그런 일이 없었으니까 아마도 제일 많은 노래를 배우고 불렀을 거야.” “야 ! 저기 준기가 온다. 저거 준기 맞지?” “그래? 그런데 준기가 저렇게 키가 작았냐? 우리들 중에서 키가 제일 크지 않았냐?” “물론 제일 컸었지. 그런데 자라면서 더 자라지 않았던 것 아냐?” “그게 아니라 학교 다닐 때 다 커버렸던 거지. 준기가 아마 나이가 한 두 살 더 많지 않냐? 너 창길이는 한 동네 살았으니까 알지?” “으응, 그래. 집안이 좀 가난해서 학교를 조금 늦게 입학했었던가 봐. 우리형하고 동갑이거든. 동네에서는 형과 놀고 학교에 가면 나하고 놀고 그랬지.” 이런 이야기가 오가는 동안에 준기가 들어섰고, 친구들은 그 동안 안부를 묻느라고 소란스러웠다. 모일 사람이 거의 모이고 한쪽 구석진 자리에 모두 모인 친구들은 간단하게 서로 그 동안 살고 지낸 이야기를 소개하고, 여기는 못 왔지만 자신이 아는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한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가다가 창룡이가 자기가 떠나던 시절에 친구들 중에 기억에는 남지만 안 보이는 친구를 찾았다. “야 ! 동백 마을 살던 거어, 이름이 뭐더라? 아이 참 이름은 생각이 안 나고 우리가 찐빵이라고 불렀던 친구 있잖아. 얼굴이 동그라서 찐빵이라 불렀던 친구 말이야.” “아 ! 영구? 우리 집 옆에 살았었지. 아마 그 얘는 5학년 때에 서울로 올라 왔지? 그러고 보니까 같은 서울 안에 살겠는데 우리가 찾을 길은 없잖니? 아마도 친척도 없어 가지고 한 번 떠난 뒤에는 다시 내려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창룡이의 말에 병직이가 대답을 했다. 지금까지 입 꾹 다물고 있다가 처음 한 말이었다. “아아, 그래 영구였지? 그럼 그 얘도 졸업을 안 했구나. 나하고 무척 싸우곤 했었는데. 내가 자꾸만 찐빵이라고 놀려대다가 된통 얻어터진 적이 있었지. 화가 나서 나도 돌멩이로 등짝을 때렸다가 선생님한테 혼이 났는데 4학년 때 전학 가기 바로 전이었거든? 그래서 못 잊는 가 봐.” “넌 별 것 다 기억하고 있구나. 그래 한 번 싸운 것을 그렇게 못 잊어?” “아냐, 난 그 때 처음으로 내가 화가 난다고 남을 돌멩이로 찍어 버렸으니 혼 날일을 했잖아. 집에 가서도 혼이 났는 걸. 저녁도 못 먹고 쫓겨나고 야단이 났었어.” “ 야 ! 네 얼굴에 ‘그날이 그립구나‘ 하고 써져 있다. 뭐 할 일이 없어서 싸운 기억을 그리 오래 간직하고 있냐? 잊어 버려라 제발, 이제 40년도 넘은 이야기 아니냐.” “그래도 마음은 착하구나. 아이고 귀여운 내 새끼!” 장난꾸러기 명식이가 창룡이의 엉덩이를 토닥거리자 웃음바다가 됐다. “야 ! 임마, 넌 나보고 아저씨라 불러야 해 임마. 건방지게 내 새끼라니?” “뭐가 어째서 아저씨란 말이냐?” “아직도 몰랐단 말이냐? 임마 너의 할머니가 우리 고모가 아니냐? 그러니까 난 너의 아저씨뻘이 되는 거야. 집에 가서 물어 봐. 조카 녀석아.” ”와 ! 그러니까 조카가 아저씨보다 내 새끼라고 했구나. 양반은 못 되겠다. 항렬자도 못 찾는 게 어떻게 양반이냐?“ “예끼, 임마, 저 녀석이 하는 말을 믿어? 다 거짓말이야. 무슨 고모가 고모니?” 하자 창룡이가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핏대를 올린다. “야 ! 임마, 아버지한테 전화로라도 물어 봐. 네가 무슨 덕을 보겠다고 네 아저씨가 되려고 하겠냐? 아무리 그래도 항렬자는 알아 라고 한 말이야.” “점점, 정말 그럴 거냐?” “자, 자, 여기서 그런 이야기로 싸움이라도 벌이겠단 말은 아니겠지? 이제 그만 두고 우리가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 중에서 여기 안 보이는 친구들에 대해서 우리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그러다 보면 혹시 우리가 잊고 연락을 안 한 사람도 나올 수 있지 않겠니?” 경식이가 역시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아까 내가 이야기했던 ‘찐빵’ 소식을 아는 사람 없을까?” “5학년 때 전학을 가버렸으니 우리가 찾을 수는 없을 거야.” “에이 참, 다시 만나고 싶었는데.....” “야 ! 창룡이 그렇게 찐빵이 보고 싶으면 빵집에 가면 되잖아.” 명식이가 아까 코너에 몰린 분풀이라도 하려는 듯이 소릴 꽥 질었다. “ 야! 이 친구들아 찐빵이 여기 있다. 너희들이 찾는 찐빵이란 말이야. 박영구. 동백 마을에서 살던 박영구가 여기 있어!” 하고 나서는 것이었다. 모두들 눈이 둥그래 가지고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짐작을 못하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이들이 모인 이웃에 자리 잡고 유난히 이런 이야기를 유심히 듣고 있던 한 사람이었다. 그 때 박영구가 차분하게 이야기를 했다. “사실은 아까부터 긴가민가해서 저쪽에서 배를 깔고 누워서 너희들이 하는 얘기를 들었어. 고향 사투리가 나오니까 반갑더라구. 그래서 가만히 듣고 있는데 점점 우리 동네 이야기 인 거야. 창룡이가 물을 때만 해도 내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지. 그런데 병직이가 내 이름까지 정확하게 부르지 않아. 그래서 일어나서 와 볼까 하다가 그래도 못 믿어서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하고 꾹 참고 기다렸었지. 그런데 이렇게 자꾸 불러대니 내가 못 들은 척 하고 떠나면 깨복쟁이 친구들인 그리운 고향 친구인 너희들을 다시 만날 수가 없을 것 같았어. 정말 반갑다. 친구들아. 너희들 말대로 5학년 때 올라와서 오늘 이렇게 만났으니, 꼭 40년만이 아니겠냐?” “야 ! 네가 정말 찐빵 박영구란 말이냐? [세상에 이런 일이!] 여기서 일어났구나. 야 ! 정말 미안해서 너에게 사과하고 싶었는데 정말 잘 만났다. 너도 전학을 가고 나도 전학을 했으니 서로 만나기는 어려울 줄 알았는데 여기서 이렇게 만나다니.......” 창룡이가 영구의 목을 끌어안고 어린아이들처럼 펄쩍펄쩍 뛰었다. 이 모습을 본 찜질방의 사람들은 웬일인가 싶어서 모두들 눈길을 모았다. 2005. 10. 5. 22: 30‘ 잃어버린 원고를 되살려서 쓰다.
자천초 보현분교장(교장 윤동주)은 23일 전교생 5명을 대상으로 대구교육대학교 김동철 다문화교육원장과 함께 다문화가정 미술교육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인 방문형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했다.대구교대 다문화교육원은 경상북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도내 소규모학교의 다문화가정 학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미술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간 총 20회귀에 걸쳐 우편을 통한 미술 작품 활동 자료 지원 및 프로그램 안내 등이 이뤄지고 있다. 보현분교장 학생들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전교생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방문형 프로그램은 김동철 교수를 중심으로 미술작품을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하고 토의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세부 상담과정으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3학년 이OO학생은 “매주 다른 주제의 그리기나 만들기, 또 필요한 재료를 정리해서 보내주시는 게 신기하고, 부모님과 함께 만드는 작품이 많아 집에서 가족이 함께하면서 더 재미있는 것 같다”며 “이번 토의를 하며 자신의 마음과 감정에 따라 같은 색깔과 그림을 바라보는데도 생각이 다르게 표현된다는 것을 알았고, 선생님께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이 잘 알고 상담해주셔서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고 말했다. 김동철 다문화교육원장은 “아이들은 늘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이야기하길 좋아하는데, 미술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가장 쉽고 편안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여 온 수단이 돼준다”며 “다양한 재료와 주제에서 드러나는 학생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고, 살펴봐주는데서 또 이를 통해 매년 아이들이 밝은 미소로 맞아주는데서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더 밝은 마음으로 꿈과 희망을 그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교육공약인 ‘혁신학교 전국 확대’에 현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토론중심 수업 등 교육의 다양성을 견인한다는 기대보다 ‘무늬만 혁신’, ‘실험학교’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혁신학교는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09년 경기도교육감으로 취임하면서 처음 도입했다. 경기지역 13곳에서 시작된 혁신학교는 현재 전국의 10%에 이르는 1천여 개 학교로 늘어났다. 하지만 양적 확대에 비해 질적 평가와 문제점 보완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늘 따라왔다. 또 자율학교 지정에 더해 혁신학교가 되면 수천만 원의 예산 지원에다 학급 감축, 교사와 행정지원사까지 지원되다보니 그 정도 지원이면 일반학교도 혁신이 가능하다는 냉소적인 비판도 나온다. 무분별한 선심성 예산 집행, 학교회계원칙 무시, 낮은 학업성취도도 비판 대상이다. 또 특정 교원노조 조합원이 중심이 된 교사회가 학교운영을 좌지우지해 구성원 간 갈등도 심심찮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혁신학교에만 행·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일반 학교와의 형평성에 위배돼 국가 의무교육인 보통교육을 부정하고 특혜학교를 만든다는 비판 또한 있어 왔다. ‘혁신’이라는 거창한 이름 속에 안주해 현재 학교가 갖는 모순과 문제점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혁신학교 확대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선결과제 또한 많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학교 유형의 명멸과 교육과정 개정으로 학교현장의 피로감은 극에 달해 있다. 또 토론수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수업 방식과 교재 연구 등 전문성이 요구됨에 따른 교원 재교육도 난제다. 공약이기 때문에 무조건 추진하는 식의 혁신학교 확대는 반드시 실패한다. 혁신학교는 시범학교처럼 운영 성과를 철저하고 면밀하게 평가한 이후 확대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2018년 6월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시도에 따라 후보자가 본격적으로 거론되는 등 관심이 뜨겁다.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에 따라 요동칠 수밖에 없어 더 그렇다. 이와 관련해 교육계는 물론 국민에게 환영받는 교육감의 조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진영논리, 실험주의 경계해야 첫째, ‘공정한 경쟁’의 교육적 가치를 추구하고 진영논리에 빠지지 않는 ‘모두를 위한 교육감’이 돼야 한다. 교육에는 보수, 진보가 따로 없다. 직선제 선거과정에서 진영논리가 개입되더라도 교육감이 된 후에는 어느 한편의 교육감이 돼서는 안 된다. 이를 간과해 갈등을 초래하고 비판의 대상이 돼 온 사실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정책 입안과 추진과정에서 민주적인 토론과 불편부당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인사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시행돼야 한다. 둘째, 실험주의 정책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거를 통해 선택받은 역대 정권과 교육감은 업적, 성과에 급급해 늘 새로운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학교현장과 학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이 바로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교육정책이다. 톱다운(Top-down) 방식의 실험주의 정책에 피로감을 느끼면서 민심 이반의 요인이 됐다. 따라서 현장중심의 상향식(Bottom-up) 정책을 마련해 단위 학교의 자율성을 더 많이 부여해야 한다. 학교 현장의 문제를 현장에서 듣고 현장에서 그 해답을 찾는 소통의 자세가 요청된다. 셋째, 교원을 존중하고 학생, 학부모 인기 영합적 정책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민주를 강조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의무와 책임, 인성교육도 중요하다. 교권추락과 사기저하로 신음하는 현장교원을 단지 지시의 대상으로 여기지 말고 학생과 학부모 못지않게 존중하고 섬기는 자세가 요구된다. ‘권위적’인 것은 지양돼야 하지만 교사의 ‘권위’ 그 자체는 교육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가치다. 교사가 소신을 갖고 학생을 교육할 수 있는 학교 현장이 돼야 하며 교원이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교직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넷째, 교육의 본질과 핵심 가치를 실현하는 교육정책을 펼쳐야 한다. 창의교육, 행복교육도 중요하지만 인성에 기반을 두지 않는 교육은 공염불이다. 인성교육은 행복교육과 창의교육의 바탕이 되는 교육의 본질이며 핵심가치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이 가정, 학교,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학교 지원, 자율성 높일 후보 뽑자 오늘 날 대한민국의 발전에는 교육의 힘이 가장 컸다고 말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열쇠 역시 교육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미래사회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인적 자원, 휴먼소스(human source)가 중요한 국가 발전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교육감 선거에서는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학교현장을 지원할 교육감, 단위학교의 자율성과 교육생태계를 복원시키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 교육감을 반드시 선출해야 한다.
대구 초등생 휴게소 방치 사건으로 교육계가 떠들썩하다. 이 사건에 대해 교사가 아닌 사람들과 교사, 그것도 초등교사가 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교육을 한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에 부닥치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교사는 끊임없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교사의 경력이 늘어간다는 것은 경우의 수를 좀 더 많이 경험해 알게 되고, 자신이 선택했을 때 벌어질 후속상황을 더 폭넓게 예상할 수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남일 같지 않은 ‘휴게소 사건’ 학생은 못 참겠다고 했다. 버스는 갓길에 세울 수 없었다.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적었고, 어떤 경우를 선택하든 후폭풍이 염려스럽다. 그럼에도 교사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버스를 세울 수 없다는 것과 학생이 너무 힘든 순간이라는 것을 모두 고려해 나름의 결정을 내리고 실행했다. 이후 휴게소에 도착한 학생은 수치심에 다시 버스에 탑승하기를 거부했고, 부모와 통화 후 휴게소에 남겠다고 했다. 그 학생이 갖게 됐을 마음의 상처, 트라우마가 얼마나 컸을지 알기에 마음이 아프다. 또 한편으로는 그 교사가 느꼈을 혼란, 상처 역시 잘 알기에 마음이 쓰리다. 교사는 매순간 판단을 내리고 결정한 일을 실행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판단을 돌아보게 된다. 잘 한 것일까? 최선이었을까? 자꾸만 상황을 돌이켜보게 되고 주눅이 든다. 학생이 버스 탑승을 거부했을 때, 그 교사는 아마 감당하기 힘든 정신적 혼란을 맞았을 것이다. 그 반의 다른 학부모는 ‘학생이 장염에 걸려서 선생님이 수련회 보내지 말라고 권유했는데 학부모가 괜찮다고 강행해 벌어진 일’이라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고 한다. 교사는 학생이 버스 이동 중 견디기 힘들 것이라 판단하고 불참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러나 교사의 판단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거절하는 학부모에게 다시 한번 강권하지 못하고 체험학습을 떠났다. 일어나지 않길 바랐으나 피하지 못하고 선택에 몰아넣어진 교사. 연민과 두려움을 느낀다. 나에게도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출발부터 학생이 휴게소에 남는 그 일련의 과정을 논란의 여지없이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을까? 앞으로 이 논란의 여지를 무마하기 위해 매뉴얼이라는 이름 하에 얼마나 많은 규제가 또 학교에 쏟아질까? 교사에 대한 신뢰가 없는 사회는 교사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고 쉬 받아들이지 못한다. 반복될수록 교사는 자신의 판단을 정당하게 관철시켜나가기 힘들다. 교사의 판단이 존중받을 수 있었다면, 교사가 자신의 판단을 정당하게 관철시켜 나갈 수 있는 분위기였다면, 모두에게 상처로 남았을 이 일은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이 교사는 자신의 판단은 존중받지 못한 채, 학부모, 학교, 교육청, 언론, 기사를 읽은 독자들의 판단에 뭇매를 맞고 직위해제를 받아들여야 했다. 교사만 뭇매 맞을 일인가 지금 대한민국 교사들의 위치는 씁쓸함을 자아낸다. 교권이라는 말까지 가지 않더라도, 최소한 교사의 판단을 존중해 주는 사회이길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 교사의 판단을 존중했음에도 문제가 생겼다면 그때 질타해 주길 부탁하고 싶다. 그때야말로 교사가 책임질 순간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교사의 어떤 노력도 돌아보지 않고, 책임을 질 위치에만 세우려 하지 말고 말이다. 이럴 때마다 교사들은 무력감에 혹은 분노에 빠지게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