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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토지·건물 등 부동산, 자동차·광업권·어업권·선박 등 부동산 준용 권리, 1000만 원 이상의 현금·예금·유가증권, 500만 원 이상의 금·보석·골동품·예술품·회원권, 주식, 지식재산권 등….’ 공직자윤리법 제4조에 따른 재산등록 대상의 목록과 종류다. 정부가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재산등록이 현실화되면 실제 교원들이 등록해야 할 재산들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교총이 5일부터 시작한 ‘교원·공무원 재산공개 철회 촉구’ 서명운동에 7일 기준 2만여 명이 참여하는 등 반대 열기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한국토지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건 대책으로 교원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들의 재산등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재산등록 의무자의 기준과 범위를 모든 공무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발의됐다. 실제 법안이 통과돼 교원들이 재산등록을 하면 앞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까. 공직윤리시스템에 따른 재산등록 의무자들의 등록 대상 재산을 보면 부동산과 동산 등 그 종류만 수십 가지에 달하며 절차 또한 매우 복잡하다. 부동산의 경우 매입일·상속일·증여일은 물론 취득 목적과 방법, 자금 출처를 필수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500만 원 이상의 골프회원권이나 금·백금 등 보석, 예술품 등도 등록 대상에 포함된다. 가액을 산정하는 방법은 까다롭다. 보석류 등은 실거래 가격이나 전문가 등의 평가 가액은 물론 종류와 크기, 색상, 작가 및 제작연대를 기재해야 한다. 1000만 원 이상의 유가증권도 등록 대상이다. 국채·공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액면가를, 상장주식은 기준일의 최종 거래가격, 비상장주식은 실거래 가격 등을 등록해야 한다. 등록 의무자들은 최초 신고 외에도 매년 정기적으로 변동신고를 해야 하며 위반 시 제재조치도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재산등록을 거부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또 기간 내에 등록을 마치지 않은 경우, 가액과 취득 경위, 소득원 등을 거짓으로 기재할 경우에는 해임 또는 징계의결을 요구할 수 있다.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되면 현재 약 23만 명인 재산등록 대상자 규모는 150만 명으로 늘어난다. 배우자와 직계존비속도 대상인 것을 감안해 4인 가족 기준으로 계산하면 600만 명을 넘는다. 인구 10명당 1명꼴로 재산등록 대상이 되는 셈이다. 교원들은 “행정력 낭비는 물론 교원 업무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등록 기준에 명시된 것처럼 실제 고가의 금품이나 회원권, 유가증권 등을 보유한 교원이 얼마나 될 것이며, 투기로 부당이익을 취하는 경우는 더더군다나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재산등록 경험이 있는 한 교육공무원은 “혹시 빠뜨린 게 없는지 아버지 어머니, 자녀에게 따로 확인하고 일일이 알아봐야 해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재산등록에 대한 매뉴얼만 책 한 권 분량이었다”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가족들의 재산이 바뀐 걸 모르고 변동신고를 하지 않으면 누락이 되기 때문에 신경 쓸 일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갓 입직한 교사들이 학교에 적응하고 아이들을 돌보기도 바쁠 시간에 이런 업무까지 떠안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나이가 많은 교사들은 동료들에게 등록방법을 물어보다가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고 교사연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경기도의 한 초등 교사는 “일부 LH직원과 고위공직자들의 잘못을 하급공무원이나 교육공무원들에게 물타기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정보를 취급할 권한이 없는 교사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게 온당한 일인지, 사찰을 받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산등록을 빌미로 국민과 공무원을 편가르기 하는 느낌도 든다”며 “철밥통인 공무원들이 재산공개 하나 못하냐는 식으로 여론이 호도되는 것 같아 씁쓸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재산을 등록하는 것일 뿐 공개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하윤수 교총 회장(전 부산교대 총장)은 “자료를 수합하고 등록, 결재하는 과정에서 타인은 물론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간에 알게되는 것 자체를 공개로 봐야 한다”며 “교원의 자긍심을 훼손하는 과잉규제·과잉입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웅 변호사는 “입법목적 비중에 비해 사생활과 개인정보 등 침해되는 개인의 권리가 더 크다”며 “현안대로 추진될 경우 위헌 소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재산등록 범위와 방향 등은 논의 중이며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 서명에 참여를 원하는 경우 sign.kfta.or.kr로 접속하면 된다.
나혜정(왼쪽 세번째) 국민희망교육연대 공동대표가 6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학생인권종합계획 시행 중단 및 개정 촉구 기자회견장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부이사관 승진 ▲국제교육협력담당관 최수진 ▲전문대학지원과장 김석 ◎서기관 승진 ▲기획조정실 김나현 ▲고등교육정책실 박소하 신민규 ▲학교혁신지원실 이용욱 최지웅 ▲교육복지정책국 이창선 ▲학생지원국 남궁현 ▲평생미래교육국 김성회 ▲경북대 이홍근 ▲군산대 정근목 ▲금오공과대 김용섭 ▲목포대 황선환 ◎기술서기관 승진 ▲학생지원국 정희권 ▲교육안전정보국 유성석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6일 오전 8시 30분 경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정문 앞에 근조화환 50여개가 차례로 놓여졌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이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이하 학인종)을 발표하자 학부모·교육시민단체들이 ‘서울교육은 죽었다’는 항의 표시로 보내온 것이다. 시교육청 앞에집단 근조화환이 놓인것은 처음이다. 이날은 국민희망교육연대(상임대표 진만성, 김수진, 임헌조)가 같은 장소에서 학인종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로 한 날이다. 기자회견에 앞서 학인종 개정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뜻을 보여준 퍼포먼스이기도 했다. 특히 학부모들은 밤샘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상 초유의 ‘교육청 근조화환’으로 시민들의 반대운동이 한껏 이목이 집중될 무렵, 국민희망교육연대는 ‘근조 서울교육’ 화환 앞에서 ‘나쁜 학생인권종합계획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국민희망교육연대는 “조희연 교육감이 최종 확정한 학인종은 사실상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특정 정치이념을 교육하고, 학생·부모·교사 등 표현의 자유 및 교육권을 침해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며 “조 교육감에게 해당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의견 수렴 진행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말 시교육청이 제2기 학인종 안을 발표하자 시민들은 사회적 합의가 안 된 성소수자 및 성평등 옹호 교육, 과도한 학생권리 강조, 교권외면 등을 우려하며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국민희망교육연대 등 관내 교원, 학부모, 시민들은 지난해 말부터 수개월 간 조 교육감과 시교육청에 민원을 넣고, 교육감 면담 신청, 원칙에 따라 재추진 등을 요청했지만 모두 묵살된 바 있다. 국민희망교육연대는 “정상적 공청회 한번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하려는 조 교육감과 시교육청의 의도는 무엇인가”라며 “시민 대다수 의견을 묻고 민의를 반영할 경우 자신들의 생각이 반영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교육감 권력을 남용해 강행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는 과격한 급진세력의 실험실이 아니다. 외국에서도 실패한 정책을 서울에 적용해 교육이 특정이념에 사로잡혀 정치적 중립성을 잃는다면 교육입국 대한민국의 장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교육감은 본청 9층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긴 했으나근조화환을 보내온 학부모 등과의 만남은 갖지않았다.
새 학년도가 되어 모든 학교 마다 선생님들은 업무의 과부하가 걸려 모두들 힘들어 하는 시기다. 그럴 때마다 황량한 대지 위에서 발견하는 파릇파릇한 각종 새 싹과 형형색색의 꽃들을 보면서 한 시름을 덜기도 한다. 잠시 동안이나마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아이들과의 새로운 관계의 적응이란 힘겨움도, 쏟아지는 행정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도 떨쳐 버릴 수 있다. 지난 주말 인근 야산을 오르며 수많은 들꽃들을 보았다. 그 들꽃들은 대부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예쁘게 보이지 않는다. 우선 너무 작아서 쪼그리고 앉아 들여다보지 않으면 섬세한 그 꽃의 무늬와 빛깔을 알아채지 못한다. 무명의 풀꽃들은 섬세한 심미안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그 속살을 보여준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에서처럼 말이다. “자세히 보아야 / 예쁘다 // 오래 보아야 /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어떤 대학교의 졸업식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수석으로 졸업하는 학생이, 총장이 전달하는 표창장을 한 손으로 덥석 빼앗듯이 받았다. 총장은 기분이 상했다. 그날 퇴근하는데 교문 앞에서 또다시 짜증이 났다. 학생 하나가 총장의 차를 막고서 길을 걸으며 비켜주지 않았다. 총장은 경음기를 두 번이나 울렸지만 그 학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천천히 자기 길을 갔다. 다음 날, 그 총장은 교수 회의에서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그러나 조용히 듣고 있던 다른 교수들의 속마음을 총장은 알 리가 없었다. 한 손으로 표창장을 받은 학생은 신경섬유종이란 희귀병으로 오른팔을 들어 올릴 수 없는 학생이었고, 길을 비켜주지 않았던 학생은 청각장애가 심한 채로 학업에 열중하는 이 학교의 최고령 학생이었던 것이다. 이 일화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가. 다시 한 번 나태주 시인의 시를 마음속에서 공명시켜 보자. 자세히 보아야 / 예쁘다 // 오래 보아야 / 사랑스럽다 // 학생도 그렇다. 학교생활에서 자세히 보지 않아서 예쁜 것을 모르고 그냥 넘어갔던 사물들, 오래 보지 않아서 사랑스러움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떠나보냈던 학생들이 교사의 삶 속에 많이 있다. 교사인 우리, 교육자인 우리들은 학생들 하나하나의 속사정과 형편과 상황을 잘 몰라 오해하고 화가 났던 일들도 많다. 그럴수록 더욱 더 애정 어린 눈으로 학생을 바라보고, 그 학생이 처한 형편을 이해하고 나면 화날 일도 없고 속상할 일도 줄어들지 않을까?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고 했다. 하지만 학생은 지옥이 아니라 천국이라 믿자. 행복은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학생이 있어 교사의 존재와 의미는 빛난다. 학생, 자세히 보면 다 예쁘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한국교총이 5일 ‘교원·공무원 재산공개 철회 촉구 전국 교원 청원운동’에 돌입한 가운데 만 하루만인 6일 오전, 온라인 서명 인원만 1만 명을 돌파하는 등 현장 교원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에 따르면 6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교원과 공무원의 재산공개 철회를 촉구하는 청원운동에 참여한 인원은 온라인 서명만 1만2000여 명으로 이는 5일 오전 서명접수를 시작한지 만 하루 만이다. 교총의 이번 청원(서명) 운동 전개는 정부가 교원 등 공직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산공개를 강행하고 있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전체 공무원의 재산등록을 입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앞선 23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산등록 의무자의 기준과 범위를 모든 공무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부동산 투기를 예방‧감시해야 할 정부가 그 실패의 책임을 교원‧공무원에게 전가하고 희생양 삼는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대체 교원이 무슨 업무상 부동산 정보나 기밀이 있어 투기를 하고 부당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투기 근절은커녕 행정력 낭비와 교원 업무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서명운동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예비교사 등을 대상으로 이달 30일까지 추진한다.
[한국교육신문 이상미 기자] 예비교원들의 원격수업 실습 등 미래교육역량을 키우기 위해 마련된 미래교육센터가 올해 전국 모든 교대와 국립 사범대로 확대·설치된다. 교육부는 올해 59억 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교대 및 국립 사대 18곳에 미래교육센터를 추가 설치하는 ‘교원양성대학 수업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해 공모를 통해 대구교대, 한국교원대, 강원대 사대 등 전국 10개 교원양성대학에 미래교육센터를 설치한 바 있다. 예비교원들은 미래교육센터에 설치된 원격수업 실습실과 온라인 콘텐츠 제작·실습실 등에서 다양한 원격 수업을 실습하고 자료 제작이나 교육용 플랫폼을 활용해 볼 수 있게 된다. 또 대학은 미래교육센터를 통해 원격 수업, 온라인 학급관리, 교육용 플랫폼 활용 등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게 된다. 미래교육센터는 향후 초·중등학교 현직 교원의 미래교육역량 재교육을 지원하고, 학교현장-대학연계 공동 연구 등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미래사회에 대비한 예비·현직 교원의 원격 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데 미래교육센터가 활용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교총(회장 이용락)은 지난 2일 ‘2030교사회(회장 권기덕, 대구가창초 교사)‘ 임원진과 배구동아리 ‘공감(회장 김재윤, 대구서동초 교사)‘ 등 8개 팀과 각각 간담회를 가졌다. 다양한 형태의 조직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대구교총은 사업과 정책에 대해 전반적인 설명회를 진행하고, 2030교사회의 교육감 간담회 추진, 배구동아리 대회 추진 일정 등을 중점적으로 협의했다.
최우성 경기 수원교육지원청 학교폭력 전담 장학사가 ‘혹시 최우성 장학사만큼 학폭을 아시나요?(엄마수첩)’를 출간했다. 학폭 전담 교사와 장학사 경력을 지닌 저자는학교 현장에서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학폭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밝히고 학폭 처리문제, 학폭 영향의 파급력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학폭 문제를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하는 동시에사건 발생 시 자녀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 등이담겼다. 저자는 학교폭력예방연구소(소장),한국교사학회(학회장)를 설립해 학생들의 학폭 예방, 교원들의 연구와 복지향상 등을 도모하고 있다.
초등학교 생활의 모든 것 (김지나 지음, 북하우스 펴냄, 472쪽, 1만8000원) 아이를 대하는 교육문제는 한 가지 방법으로만 해결하려 할 때 오히려 더 큰 갈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신뢰와 믿음에 기초한 적절한 훈육이 우리 아이를 올바른 길로 나아가게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책. 25년 차 현직교사인 저자는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담아 학생과 학부모가 궁금해하는 80가지 질문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며, 초등학교 생활을 안내하고 있다.
지능의 역사 (호세 안토니오 마리나 지음, 마르쿠스 카루스 그림, 윤승진 옮김, 라이팅하우스 펴냄, 324쪽, 1만6800원) 스페인을 대표하는 철학가이자 작가, 교육자인 저자는 인간지능이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를 미래에서 온 인물 우스백이 ‘인류의 지능’이라는 주제의 미스터리를 밝히는 여정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시대를 살아가야 할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이라는 목적에 충실하게 설계된, 지식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코로나 이후 학교의 미래 (김재현·김종훈·류창기·배동건·송칠섭·이상수·정휘범 지음, 오브바이포 펴냄, 248쪽, 1만6000원)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 빠진 우리 교육을 되돌아보고, 미래교육의 해답을 찾고자 하는 7명의 현직 초등학교와 교육학자의 목소리를 담은 책. 새로운 수업환경에서 지금의 교육과정과 2022년 새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 좋은 수업의 기준, 학부모와 학교 간 소통의 부재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 방법 등 우리 교육이 꼭 짚어봐야 할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쓰담쓰담, 현천을 쓰고 아이들을 담다 (현천고 ‘쓰담쓰담’ 선생님들 지음, 도서출판 웰북 펴냄, 256쪽, 1만5000원) 강원도 최초의 공립 대안교육 특성화고인 현천고등학교 교사들의 글쓰기 모임 ‘쓰담쓰담’ 소속 9명 교사의 일상기록을 담았다. 상처받은 학생들이 치유와 자존감 회복을 위해 지원하는 현천고는 각양각색의 학생들로 인해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과 함께하며 ‘현천스러움’을 보여 주는 현천만의 차별화된 교육활동도 엿볼 수 있다.
마구 눌러 새로고침 (이선주·조우리·유영민·문이소·문부일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176쪽, 1만3000원) ‘십대가 머무는 공간’을 주제로 한 다섯 편의 짧은 이야기를 모은 단편집. 작가들이 들려주는 공간 이야기는 집·학교와 같은 현실공간은 물론이고, 인스타그램·유튜브·게임 등 십대가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가상공간에서 다양하고 폭넓게 펼쳐진다. 또 여러 공간 안에 담긴 십대의 고민과 문제도 함께 이야기한다.
십대들을 위한 좀 만만한 수학책 (오세준 지음, 맘에드림 펴냄, 226쪽, 1만3500원) 인류가 처음 수 개념을 만들어낸 순간부터 현재까지 세상 구석구석에서 알게 모르게 활약하고 있는 수학의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수학교사인 저자는 학생들이 수학에 대한 오랜 편견을 깨고, 수학에 대해 갖고 있던 막연한 두려움을 떨치는 한편, 한층 친근하고 만만하게 다가갈 수 있게 용기를 북돋아 준다. 특히 수학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수학의 언어 이해하기에 초점을 맞췄다.
숨은 독립 영웅 찾기 (학교앞문방구 지음, 윤지담 그림, 송영심 감수, 아해와 펴냄, 184쪽, 1만3000원) 대한제국 말기부터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지키고, 되찾으려 한 우리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이야기. 안중근·유관순·김구·윤봉길 등 유명한 독립운동가의 이름들 뒤에 숨겨져 있던 장인환·최재형·김마리아·정정화·윤희순·이희영·윤동주·송몽규 등 꼭 알아야 할 숨은 독립 영웅들을 소개한다.
싸움닭 치리 (신이림 지음, 바람의아이들 펴냄, 184쪽, 1만1000원) 이제 막 어엿한 수탉이 된 치리와 깜이를 통해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선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안전한 닭장 안의 삶이 시시한 치리는 투계(싸움닭)가 되려고 하지만, 엄마나 친구 깜이의 방해가 답답하다. 우여곡절 끝에 투계가 된 치리는 투계시합의 잔인함을 마주하게 된다.
21세기의 교육은 학생 개인의 학습요구를 중시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정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는 이런 변화를 가장 잘 반영하는 교육과정중심의 정책이며, 학교공간 재구조화를 통하여 고교학점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교육부에서는 2021년 2월 16일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학점제형 학교공간 조성’ 추진 방향을 제시하였다. 내용을 정리해 보면, ①첨단 교수·학습환경 구축을 지원하는 개방적인 공간, ②사용자 참여디자인을 중심으로 설계되는 자율적인 공간, ③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을 수용하는 유연한 공간, 마지막으로 ④개별학습과 협업학습을 수용하는 개별화 공간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개별학습·협업학습·ICT 학습도 교수·학습방법의 하나이므로 결과적으로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을 수용할 수 있는 학교공간을 사용자 참여디자인 기반으로 조성하는 것이 고교학점제형 학교공간 재구조화의 핵심개념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업시간에 활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실과 근접할수록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공간 재구조화의 대상 공간과 교실과의 거리는 학교의 수업혁신에 대한 의지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림 1]은 호주의 Mount Lawley Senior 고등학교의 복도공간을 나타내고 있다. 2월호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복도는 단순한 이동을 위한 통로가 아닌 학습공간으로 활용된다. 특징적인 것은 Mount Lawley Senior 고등학교의 복도는 용도가 더욱 명확하다는 것이다. [그림 2]의 배치도에서 보듯이, 교실 4개의 중간중간에 위치한 공간은 메이커스페이스·개별학습 공간·협업학습 공간·휴식 공간으로 명확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림 3]은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고 있는 핀란드의 Jarvenpaa 고등학교의 중앙 홀 모습이다. 사진의 1층은 식당 및 집회 용도로 사용되는 공간이며, 각층에 원형의 복도가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4]는 복도의 모습을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는데, 복도를 따라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공간들이 구성된 것을 볼 수 있다. 해당 공간들은 복도를 따라 연결되어 있는 교실에서 수업하는 학생들이 개별학습·협업학습·공강·휴식 등의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의 사례들을 보면, 공간을 혁신한 사례들은 많지만 다양한 교수·학습방법과 연계된 공간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림 5]은 필자가 최근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하여 디자인한 원주 치악고등학교의 ‘고교학점제형 러닝센터’ 사례이다. ①이론 강의 공간, ②소인수 학습 공간, ③개별학습 공간, 공강 및 휴식시간에도 사용할 수 있는 ④토론학습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6]은 이론 강의실 모습이다. 3학년 교실 앞에 위치한 공간으로 대학공간과 같은 계단형 강의실로 디자인하여 동일한 강의식 수업도 혁신적인 공간에서 수업하는 색다른 경험이 되도록 의도하였다. [그림 7]는 이론 강의실 옆에 위치한 협업학습 공간이다. 학생들에게 친숙한 스터디카페와 같은 공간이 연출되도록 마감자재 및 조명을 차별화하였다. 협업학습 공간은 개방형 공간, 반개방형 공간, 개별학습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학생마다 또는 그룹별로 원하는 형태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의 핵심개념인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학교공간 역시 학생 개인이 원하는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을 적극적으로 수용 가능한 ‘학습자 주도형 공간’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앞으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 학생 선택의 비중이 높아지도록 점차 변화한다는 것은 학생마다 요구하는 교수·학습방법 역시 비례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학교공간 역시 수용 가능성의 폭이 넓어져야 함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2025년 전면도입을 앞두고 보다 혁신적인 사례들이 많이 발굴되길 기대한다.
결국은 선생님이다. 교육을 살리는 원동력은 교사들의 역량에 달려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은 그래서 오래도록 설득력을 갖는다. 코로나19로 대한민국 교육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언 땅을 뚫고 꽃을 피우는 복수초처럼 교육을 살린 학교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상계제일중학교. 모두가 학력저하를 걱정하고 교육격차를 우려하고 있지만, 이 학교만은 예외다. 한때 그 학교에 가면 절반은 포기해야 한다는 일명 ‘반포학교’로 이름나 학생들이 배정을 꺼렸다. 교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교육청이 전보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학생들이 몰려온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지만, 올해도 전입생이 늘었다. 교사들도 서로 오고 싶은 학교다. 이제는 전보 경쟁이 치열해져 교육당국이 선호학교 지정을 고민할 정도다. 이뿐 아니다. 방역에도 성공을 거둬 아직껏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이중 삼중의 체열검사 등 학교 내 방역시스템은 최상급 수준이다. 안심하고 자녀를 맡겨도 되는 학교, 겉보다 내실이 더 탄탄한 학교, 위기를 기회로 바꾼 학교 상계제일중이다. 교원학습공동체만 11개 ... 교사들 열정이 원동력 변화와 혁신의 중심엔 교사들의 치열한 열정이 담긴 교원학습공동체가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자 교원학습공동체들은 즉각 비대면 수업도구와 수업방법에 대한 협의에 들어갔다. 그리고 여기서 모아진 수업 아이디어와 축적된 자료는 전교사를 대상으로 한 멘토링 연수로 이어졌다. 교사들은 비대면수업에 맞춘 수업도구 사용법을 익히고, 모의수업을 진행하며 실제 수업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점검했다. ‘책마중’ 교원학습공동체는 구성원끼리 실시간 화상수업을 열어 본인이 습득한 다양한 자료들을 나누며 마이크로티칭을 이어갔다. 이 같은 수업나눔은 온라인클래스에서도 이뤄졌다. 교사들은 수업나눔방을 통해 타교과수업을 참관하고 서로 궁금한 것을 나누면서 수업에 필요한 것을 배웠다. 학교 측의 지원도 남달랐다. 멀티미디어실을 설치, 교사들에게 도움을 줬다. 1인 미디어실과 다인 미디어실을 활용한 수업제작 및 실시간 수업 진행, 블루스크린을 활용한 동아리활동까지 가능했다. 그리고 늦은 개학. 상계제일중은 어느 학교보다 먼저 비대면수업에 안착했고 학생들은 안정된 학습분위기 속에서 예전처럼 수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 교원학습공동체들은 또 교과활동에만 치우치지 않았다. 이 학교 교원학습공동체인 ‘진로탄력성연구회’와 ‘ASWELL’은 교과수업에 진로탄력성 요소를 포함시켜 진로선택에 좌절을 느낀 아이들에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 주는 데 주력했다. 교사들의 자발적인 교원학습공동체 활동은 올해도 이어진다. 상계제일중은 올해 다양한 개성을 가진 공동체 11개를 운영, 학생들의 수업과 생활지도를 위한 나눔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열손가락 교육활동 상계제일중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게 ‘열손가락 교육활동’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소위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한 10가지 프로그램을 통칭하는 말이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처럼 한 아이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학교 측의 다짐 가득한 교육활동이다. 대표적인 게 과학영재학급 운영.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학생들의 사고력·창의력·문제해결력·자기주도학습능력을 키워준다.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되는 영재수업은 밴드를 통해 사진과 영상형태로 공개돼 항시 가정과 학교가 소통하는 공간이 됐다. 또 등교수업이 어려웠던 순간에도 줌을 통한 3D 프린팅 프로그램 수업과 메이커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됐다. 열손가락 교육활동 중엔 ‘환상의 짝궁’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코로나19로 벌어진 학습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복지 집중지원학생과 대학생을 1대1로 매칭하는 멘토링 사업이 그것. 매주 1~2회 실시한 멘토링 학습지원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며 학생들의 기본학력 증진에 힘썼다. 반년 조금 넘는 활동기간이지만, 학생들의 성적은 향상됐고 만족도 역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력은 물론 정서적 안정까지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멘토링 활동이 짧은 시간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기초학력 부진과 교육격차 해소에 섬세하게 접근한 학교측의 노력이 큰 뒷받침이 됐다. 학력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이 가정환경. 어떤 여건에 놓여 있느냐가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육복지 취약학생들의 건강 상태를 비롯 보호자의 안전까지 학교에서 세심하게 챙겼다. 교육복지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학습은 어떠한지, 건강은 괜찮은지 정기적으로 전화통화를 하며 확인하고 관리했다. 이와 더불어 모든 교육취약학생과 보호자의 안전·돌봄·건강상태·온라인학습상황을 파악, 맞춤형 지원이 이뤄졌다. 실제 학교 측은 지난해 3~6월 이들에게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전달하고 필요한 경우 가정방문까지 마다 않는 등 열과 성을 다했다. 교사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담임교사나 비담임교사가 집중지원학생을 중심으로 2~4명 그룹을 형성, 상호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며 문화체험 등 다양한 멘토링 활동을 가졌다. 사제 멘토링에 참여하는 학생 중 온라인 학습관리가 안 되는 학생은 직접 학교로 불러 교사와 함께 학습지도와 진로탐색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 학교 이회성 교감은 “담임과 많은 대화를 통해 학생의 학교생활이 성실해지고 밝은 모습으로 변화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턱스크’도 ‘코스크’도 정말 없었다 그래서일까. 지난 3월 8일 상계제일중에서 만난 학생들은 밝고 구김살 없다. 체육시간, 운동장 반 바퀴를 전력 질주하고도 마스크에 손은 대는 학생이 없다. ‘그래도 중학생들인데…’ 하는 마음에 의심 가득한 눈으로 20여 분을 지켜봤지만, ‘턱스크’도 ‘코스크’도 정말 없었다. 스스로를 지킬 줄 아는 아이들. 그러고 보니 이 학교엔 꿈과 끼를 키우는 예체능활동도 활발하다. 학생들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상계제일 오케스트라. 코로나19로 침체된 학교분위기를 살린 1등 공신이다. 답답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 상계제일 오케스트라는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졌다. 동아리활동을 마치고 나오던 한 학생이 “선생님 저희도 유튜브 영상 올려요”라는 가벼운 한마디가 단초가 돼 지금은 20명 넘는 단원을 거느린 오케스트라가 됐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학생들은 밤늦은 시간까지 연습을 거듭했고 근 4개월간의 노력 끝에 아름다운 연주곡이 담긴 영상을 제작, 친구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고 한다. 오케스트라만이 아니다. 코로나로 자칫 무산될 뻔했던 축제도 영상으로 진행하면서 언택트 시대가 무색한 열기와 참여를 이끌어냈다. 학생들은 집이나 놀이터에서 자신의 애창곡과 댄스·안무 등을 영상으로 제작, 축제 오디션에 응모했다. 지난해 영상축제에서는 교사들의 숨겨진 모습도 공개돼 학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 학교 관계자는 “훌륭한 댄스와 가창력을 보여준 ‘예능교사’들의 모습에 학생과 교사 간 마음의 거리는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귀뜸했다. 상계제일중을 서울 강북지역 으뜸학교로 만들어낸 강삼구 교장. 지난 2019년 공모교장으로 부임한 그는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학교, 안전한 학교와 학생중심 생활지도, 소통하고 공감하는 학교문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교사들과 함께 쉼 없이 달려왔다. 강 교장은 “학교란 교사나 학생 모두에게 가고 싶은 곳, 행복한 곳이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교사들의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교육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늘 웃는다. 아니 웃는 상이어서 그렇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와 몇 마디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기분 좋은 심리적 전염이다. 누구든 만나면 호감을 느끼게 된다고 해서 교육부 직원들은 그를 ‘3초 친화력’으로 불렀다. 가장 본받고 싶은 교육부 공무원 1위로 뽑히기도 했다. 대부분의 베이비부머가 그러하듯 그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마음이 울적해 지면 공을 차고 놀았다. 축구는 그의 인생 깊숙이 각인돼 있다. 국가대표를 꿈꿨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기에 ‘생계형 공무원’이 됐다. 공직 첫 출발은 조그만 시골의 면서기. 사무관만 돼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9급 말단 공무원에서 시작한 인생은 30여 년 만에 교육부 1급 기획조정실장까지 올랐다. 그리고 2021년 3월, 자산 23조 원의 사학연금관리공단 CEO로서 경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주명현 사학연금이사장 이야기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그는 1년 만에 2조 원이 넘는 기금운용 수익을 올렸다. 1975년 사학연금 창립 이래 최고 기록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지만, 사학연금은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봄기운이 기분 좋은 3월 첫 주. 아침나절 안개 자욱했던 전남 나주는 오후가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했다. 나주시 문화로 사학연금 사옥 11층 집무실에서 주 이사장을 만났다. 지난해 기금운용 수익이 2조 원을 돌파했다. 저성장·저금리라는 금융환경 속에서 쉽지 않았을 텐데. “정확히 2조 1,410억 원이다. 수익률로 보면 11.49%를 기록했다. 한때 국내 주식시장이 폭락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현금성 자산과 보유채권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기민하게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국내 주식은 34.43%, 해외 주식은 13.89%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자산운용팀 등 사학연금 직원들의 공이 컸다.”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 등 공적연금은 적립방식으로 운영된다. 보험료를 거둬서 일정 기간 상당한 규모의 기금을 미리 쌓아놓고 그 기금을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올려서 연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기금운용 수익률은 연금재정의 젖줄이나 다름없다. 2년 연속 높은 성장세다. 앞으로 계획은. “우리는 지난 2019년에도 11%의 수익률을 올렸다. 하루아침에 이뤄진 성과가 아니다. 이참에 2025년까지 5개년 자산배분계획을 수립, 해외투자 및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등 투자 다변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안정적 연금지급을 위한 책임준비금 확보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수가 줄어들면서 사학연금 안정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사학연금의 재정은 국가 지원을 받는 다른 공적연금들보다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출생아 수와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면서 가입자 수는 줄고 있다. 반면 고령화와 기대수명 증가로 노령 인구는 많아져 재정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우리 공단이 작성한 장기재정추계에 따르면 연금고갈 시기가 2049년으로 종전 2051년보다 2년 앞당겨졌다.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연금을 탈 사람은 많아져 수지균형을 맞추기 힘들어졌다는 뜻인가. “연금 부담-수급 구조의 불균형은 사학연금의 가장 큰 위협이다. 1995년과 2000년, 2010년, 2015년 등 모두 4차례 연금개혁이 단행됐지만, 연기금 소진 시점을 연장하는 데 그쳤을 뿐 부담-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적정부담과 적정급여로 개선이 이뤄져야 연금재정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사회적 합의가 관건이다.”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 “우리 공단에서는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세대 간 형평성 강화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정책연구에 착수했는데 연금액 조정방식 변동 방안을 모색하고 필요한 해외사례도 찾아보고 있다. 연금가입자들이 충분한 노후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믿고 지켜봐 달라.” 정부가 연금제도를 도입하면서 가입자가 낸 보험료보다 더 많은 연금을 받도록 설계한 점도 기금 고갈의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공단에만 책임을 지울 수는 없을 것 같다. “연금 기금이 고갈되면 국가가 지원하도록 명문화된 조항이 사학연금법에 명시돼 있다. 걱정 끼치지 않도록 기금운용을 잘해 나가겠다.” 말씀처럼 사립학교 교직원연금법 53조 7항에 ‘법률 또는 제도적인 사유로 이 법에 따른 급여를 기금으로 충당할 수 없을 때는 국가가 그 부족액을 지원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 있다. ‘할 수 있다’라는 문구는 ‘책임준비금을 국가나 자지체가 부담한다’로 돼 있는 공무원연금법과 차이가 있어 보이는데. “그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개정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3년 임기 중 1년이 지났다. 취임사를 읽다 보니 고객중심 경영을 강조한 것이 특히 눈길을 끈다. 달라진 게 있다면. “경영의 지향점을 고객에 두고 고객의 입장에서 체감하고 만족하는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단 미션도 ‘안정적 연금복지서비스로 교직원 행복실현에 앞장섭니다’로 바꿨다. 앞으로 교직원 생애주기별 복지사업을 다각화하고 챗봇을 활용한 24시간 고객상담서비스를 추진, 다양한 온라인서비스로 패러다임 전환에 힘쓰겠다.” 이사장 취임 이후 사회적 가치실현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하던데.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공단직원들과 뜻을 모았다. 나주특산물인 배즙을 대량 구입, 코로나 최일선에서 싸우는 대구와 수도권 의료진들에게 전달하고 화훼농가를 살리기 위한 사랑의 꽃나누기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또 지역 내 취약계층가정 100가구에 성금을 지원하고 장학사업과 재해구호기금을 전달한 바 있다. 아울러 빛가람 도란도란 클래스라는 문화강좌를 개설해 판로가 끊긴 문화분야 소상공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주민들에게는 문화활동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우리 공단건물에 입주한 기업들에게는 임대료의 50%를 인하하는 조치도 취했다.” 공공기관 이전으로 본사가 나주에 있다 보니 직원들의 정주 여건 개선도 과제가 아닌가 싶은데. “개인적으로 직원들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게 직장 어린이집이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서는 보육시설이 필수 조건이다. 마침 지난해 국회에서 직장보육시설 건립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 숙원을 풀게 됐다. 우수한 여성인력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등 근로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골 면서기로 출발해 1급 공무원인 교육부 기획조정실장까지 올랐다. 입지전적 인물로 종종 소개되곤 하는데. “너무들 좋게 봐줘서 쑥스럽기도 하고 과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흔한 말로 난 빽도 없고, 돈도 없고, 그럴듯한 학벌도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늘 남보다 열심히 살아야 했다. 힘들 때면 가슴 속에 딱 두 가지를 새겼다. ‘누구에게나 있을 때 잘하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였다. 운 좋게 교육부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입바른 소리 했다가 출장지에서 인사이동 통보를 받는 곡절도 있었지만, 결국 그분들 덕에 무사히 공직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난 빚이 많은 사람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고 싶다.” 이사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2025년이면 서울 여의도에 사학연금회관이 새롭게 건립된다. 그곳에 대한민국 사학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 불까지 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사학의 공이 컸다. 지난 1975년 회원수 4만 명으로 시작한 사학연금이 오늘날 43만 명으로 10배 이상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사학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사학의 역사와 사학연금의 발자취를 기리는 공간을 꼭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