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46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38여년을 훌쩍 넘긴 내 교직 생활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내 삶의 한복판을 고스란히 함께 했던 교실에서, 아이들의 함성이 가득했던 운동장에서 나는 켜켜이 쌓인 그리움을 감싸 안고 이젠 그 누군가에게 이 자리를 넘겨주고 떠나야 한다. 그것이 순리임을 알지만 울컥하는 마음이다. 방학 전, 교무실에서 8월중 행사 계획에 내 이름 석 자가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얼른 눈길을 돌렸다. ‘정년퇴임’이라는 문구가 그리 낯설 수가 없었다. 그날 나는 우리 2학년 5반 아이들과의 1교시 수업을 내내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틈틈이 몰래 눈물을 훔쳐내며 모처럼 아이들에게 맘껏 자신들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시간을 줬다. 아니, 내 맘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아이들의 재잘거림 속에 내 소리가 잦아들길 원했다. ‘정년퇴임’ 그 낯설고 또 낯선 문구 하지만 나는 오래 참지 못했다. 다시 내 목소리가 커졌고, 내 욕심대로 따라와 주지 않는다고 열정이라는 허울을 내세워 아이들을 채근하기 바빴다. 그저 느림도, 서투름도 아이들의 또 다른 가능성 중의 일부라는 것을 헤아리지 못한 내 모습을 그날도 재연하고 말았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억지’라고 여기며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하지 못했던 나의 무심함, 누에고치 같은 그 틀에서 여전히 벗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어디서 뭘 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숱한 제자들에게 되풀이 했던 그런 과오를 나는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용서를 구해야 되는 건지. 물론 ‘나도 때로는 괜찮을 선생이었어’라며 스스로 살짝 토닥이고 싶었던 적이 왜 없었겠는가. 하지만 퇴직을 앞두고 보니 그런 마음도 민망할 따름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나 자신이 ‘가르치는 사람’인 줄 알고 살아왔던 그 긴긴 시간의 끝자락에 서고 보니, 내가 아이들을 가르친 게 아니고 아이들이 나를 이렇게 가르치고 다듬어 놓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참으로 많이 허허로웠다. 그리고 이 모순 같은 깨달음 앞에 절로 고개가 수그러졌다. 그처럼 이제 나는 풀과 나무와 새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가르침을 배우고 싶다. 그리곤 그 곳에서 얼마간은 쉬고 싶다. 나는 첫 발령지, 그 외진 곳에서 시작한 자취생활이 멀고 먼 고도에 홀로 떨어진 듯 막막해 창밖으로 스며드는 어스름이 꽤나 두려웠었다. 그런데 이제 퇴직과 함께 그 산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 같다. 미리 귀촌한 남편 덕분에. 얘들아, 고맙고 미안하고 행복했다 늘 그리움으로만 남아 있는 외할머니 내음이 묻어 있는 메꽃 길을 걸으며 몇 평 남짓 땅뙈기에 고추며 가지를 심어 자식네 갖다 주는 어미가 되고, 할머니가 될 듯 싶다. 얼마 남지 않은 교직생활. 얼마나 더 큰 감사로 꾹꾹 채워 넣을 수 있을는지 고민스럽다. 생각에 생각을 덧대어 봐도 답은 하나.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들과 울고 웃으면 된다. 못다한 이야기는 가슴 한 켠에 묻어두고 교실 문을 나서야겠다. ‘얘들아, 고마웠어. 그리고 쬐끔 미안하고 많이 행복했어.’ 이렇게 혼잣말을 되뇐다. 내 삶의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하며….
한국교총이 2014년 이후 일괄 적용되고 있는 ‘교장임용 제청 기준 강화 지침’의 폐지 또는 합리적 개선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특히 고법에서 징계 기록 말소기간이 경과된 비위사실로 승진을 제한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린바 있어 해당 지침의 위헌성 해소를 위해 지침 폐지를 요구했다. 교총은 최근 교육부를 방문해 정책교권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강조했다. 교총은 "교원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책무성을 요구하기 위한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인사재량권의 남용 소지와 위헌성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해당 지침은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말소된 징계로 승진 등에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은 ‘국가공무원 복무·징계에 관한 예규’에도 반하는 것으로 이미 서울고등법원이 이 같은 취지로 판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23일 서울고법 행정3부는 2015년 3월 경기도 A교사가 교육감을 상대로 낸‘교감승진 임용 제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징계 말소 기간이 지난 후에도 같은 비위 사실로 승진을 제한하는 것은 위법 이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높은 수준의 자질과 역량 및 도덕성을 갖춘 사람을 승진시켜 학교 교육 정상화라는 공익을 추구하기 위함이라지만 기준안이 심의·의결되기 전에 이미 징계기록이 말소됐음에도 교감승진에서 제외하는 것은 원고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경기도교육감이 대법원에 항고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남의 한 교감도 위헌심판 청구를 제기해 교육계의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병구 교총 교권복지본부장은 "교육공무원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일반 공무원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지만 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감안할 때 그 도덕적 책무에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해당 지침은 공무담임권 등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 침해 및 상위 법령에 위배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반드시 폐지하거나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무체험·도제교육 ‘투트랙’사전 노동인권 교육 의무화3학년 동계방학 1주일 전학교 복귀 실습보고회 실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현장실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현장실습제도가 대폭 개선된다. 현장학습에 대한 학생의 자율권이 확대되고 방식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또 실습 기간은 원칙적으로 제한되고 취업은 3학년 동계방학부터 인정된다. 교육부는 28일 국회에서 전재수·노웅래·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으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제도 개선방안 마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최종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개편방안(초안)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까지 직업교육촉진법과 교육과정 총론을 개정해 현재 필수로 돼 있는 현장학습을 선택으로 바꿔 학생 희망에 따라 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실습 기간도 원칙적으로 학년도 수업일수의 3분의 1범위 내에서 운영한다. 다만 공무원, 공공기관 등 ‘괜찮은 일자리’의 경우 3학년 수업일수의 3분의 2를 이수하면 조기취업이 인정된다. 3학년 동계 방학 1주일 전에는 반드시 학교로 복귀해 현장실습 보고회를 하도록 실시도 의무화 된다. 보고회에는 현장실습 참여기업에 대한 학생 만족도, 현장실습 결과에 대한 상담 내용, 생활기록부 반영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또 현재 교내 활동과 교외활동으로 구분하고 있는 현장실습 유형을 산업체 기반 현장실습으로 개편하고 이를 다시 직무체험형과 도제교육형으로 나눠 실시한다. 현행 방식이 6개월 이내에서 조기취업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다 신분이 학생과 근로자의 개념이 혼용된 상태라는 모호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교육부는 이같은 방식을 올해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전면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롭게 도입되는 직무체험형 현장실습은 1개월 내외의 실습기간 동안 취업과 연계하지 않는 상태에서 진행되며 교육과정 역시 실무과목과 연계한 학습중심 OJT(직무에 종사하며 지도받는 방식) 형태로 운영된다. 실습생은 학생신분만 적용되고 관련법도 직업교육훈련촉진법에 따른다. 수당은 기업 또는 학교에서 현장실습지원비 형태로 받게 된다. 현재 직업훈련학생들은 근로기준법도 적용받으며 수당은 근로계약서 등에 따라 최저임금 이상을 받고 있다. 현장 실습 학생 보호 방안도 강화된다. 단위학교 현장실습 운영현황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선하고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을 위반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실습 제한기업 명단을 만들어 공표하고 과태료 등을 부과한다. 또 교육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노무사, 인권단체 등과 합동으로 실태조사단을 구성해 지도·점검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직업계고등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노동인권 교육을 활성화하고 2019년까지 교원 집합연수를 1만5000명까지 확대한다. 이같은 개선방안에 대해 토론자로 나온 박진호 인천기계공고 교사는 "그동안 현장실습이 근로자와 학생의 개념이 혼재돼 취업과 교육 사이에서 많은 부작용이 나왔는데 개념을 교육으로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업부담 경감과 참여확대, 학교 여건 개선 등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예산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도 "반복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 평가와 취업률을 연계하고 있는 현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실습처가 부족한 상황에서 교육부는 물론 노동부나 중소벤처기업부, 시도교육청 차원의 시스템 마련과 학교 현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한승택)는 여름방학을 맞아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12일간 방과후 및 동아리캠프를 운영한다. 이번 동아리캠프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의 집중 운영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꿈과 끼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개설된 동아리는 하모닉스(채한나), GM(최계원), ETS(이은경), E-day(주현창), WTO(김숙경), 파스텔(조동희), ADA(이은경), VMC(이남철), YES(구재모), SNS(구재모), 독서백편(정재욱), 생물나라(서영현), VIVO(김형보), FILM(권덕한), 명수학(심대수), MID(한철웅), REPLAY(김태인) 등이다. 동아리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은 집중적인 캠프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찾고 학업의 기초를 튼튼히 다지고 실력을 한층 향상시키게 된다. 뿐만 아니라 친구들끼리 같이 활동하며 친밀한 우정도 다지게 된다.
내가 ‘너희가 선생님이냐’는 제목의 칼럼을 처음 쓴 것은 18년 전 한별고등학교 교사 시절이다. 나는 1999년 8월 나의 18번째 책 ‘교단을 떠날 각오를 하고 쓴 교육개혁비판’이 메이저 출판사에서 발행돼 MBC TV 시사프로그램 출연 등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던 중이었다. 바로 그 책에 ‘너희가 선생님이냐’는 제목의 글이 실려 있다. ‘너희가 선생님이냐’는 글을 다시 쓴 것은 2008년 1월이다. 같은 해 8월엔 아예 ‘너희가 선생님이냐’를 제목으로 300쪽의 산문집을 펴낸 바 있다. 책이 출간되자 선배 문인과 동료 교사 등 너무 도발적인 제목이라는 반응을 보인 독자들도 있었다. 나 역시 교사의 한 사람인지라 다소 난처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2010년 1월과 2월 ‘너희가 선생님이냐’와 ‘너희가 선생님이냐2’를 연달아 썼다. “지금 같은 제목으로 글을 쓰려니 개탄스럽기 그지 없다. 교사도 하나의 인간이기 때문 완벽할 수야 없겠지만, 사표(辭表)와는 너무 거리가 먼 짓들을 저질러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으니 말이다. 사회일반의 지탄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는 것이 글의 한 대목이다. 그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은? 먼저 지난 해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의 도화선이 된 정유라의 청담고 비리사건을 들 수 있다. 정유라의 졸업이 무효화된 청담고 비리사건은 교사들의 성적조작, 학교생활기록부 허위기재, 금품수수 등 하도 많이 그리고 널리 알려져 새삼 시시콜콜 재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2015년 7월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서울 서대문구의 ㄱ고는 교사 성범죄 끝판왕이었다. “교장⋅교사가 여학생⋅교사 20명 성추행, 이걸 학교랄 수 있나”라는 신문사설(조선일보, 2015.8.1.)이 등장할 정도였다. 학교가 아니라 성범죄자 소굴이었던 셈이다. 지금까지도 공립학교에서 어떻게 여학생⋅교사 130여 명 피해자가 생기는 그런 참담한 일이 벌어질 수 있었는지 미스터리다. 올 여름 또다시 불거진 전북 부안여고와 경기도 여주 농업계 ㅇ고 교사들의 여학생 성추행사건은 서울 ㄱ고에 이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현재 학생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부안여고 교사는 모두 3명이다. 이 중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되게한 체육교사는 성추행과 함께 일부 학생에 대한 수행평가에서 실기 배점 기준과 다른 점수를 매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성추행에 연루된 교사 외에 학생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하고, 금품을 요구한 교사 7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 중 어떤 교사는 각종 기념일에 학생들에게 선물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안여고 재직 교사 44명중 10명이 성추행과 금품 요구 등 각종 비위 행위에 가담했다는 것이 신문을 통해 보도된 전북교육청 감사 내용이다. 방송과 신문보도를 종합해보면 경기도 여주 ㅇ고의 경우 전체 여학생 210명중 34%에 해당하는 72명이 두 명의 교사에게 성추행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여주경찰서가 이 학교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이다. 이들은 여학생들에게 안마를 해달라하고, 엉덩이를 만지게 하거나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동아일보(2016.5.27.)에 따르면 서울의 한 고교 B교사는 2015년 8월 여학생 제자에게 시험문제를 내 틀린 개수만큼 옷을 벗게 했다. 같은 해 10월까지 총 43회에 걸쳐 추행하거나 유사성행위를 했다. B교사는 일부 행위를 촬영하기도 했다. B교사는 2심 재판에서 징역 6년과 성폭력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다. 서울신문(2017.6.30.)에 따르면 경남 하동 소재 기숙형 대안학교의 40대 A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여중생 3명을 모텔로 불러내 성폭행하거나 숙직실로 불러 가슴 등 신체 부위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A교사는 “성폭행⋅성추행 사실을 외부에 알리면 나랑 같이 있었던 것을 교장에게 말하겠다” 협박하며 여중생들의 입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2017.2.9.)에 따르면 지난 해 4월 전남 나주 어느 초등학교 교과전담교사는 학생들에게 “(나가 놀다) 쳐 죽어라”, “이 음치 새끼야”, “이 형편없는 아이들, 너희들은 대학교도 못간다”, “꿈은 이루지 못할 것이다” 등 입에 담기 어려운 폭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선일보(2017.2.10.)에 따르면 제주시내 어느 초등학교 담임 C교사는 ‘1일왕따(집단 따돌림)’제도를 운영했다. 왕따가 된 학생은 쉬는 시간에도 자리에 앉아 있어야 했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다른 학생들과 대화를 하거나 어울려 놀지 못했다. ‘1일왕따’에게 말을 건 학생도 왕따로 만들었다. 언론에 보도된 이와 같은 교사들의 범죄 내지 사건은, 우선 ‘너희가 선생님이냐’는 비난에 아무런 답도 할 수 없게 만든다. 퇴직하여 이제 그들과 같은 교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행스러울 정도라면 너무 참담한 교단 현실 아닌가. 다시는 ‘너희가 선생님이냐’ 따위 글은 쓰지 않는 교단이었으면 좋겠다.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통과로 올 하반기 공립학교 임용시험에서 유치원, 특수, 비교과 교사 등 3000명이 증원돼 선발된다. 이번에 증원되는 3000명은 유치원 교사 800명, 특수 교사 600명, 정원외 기간제 교사로 대체하고 있는 중등 교과교사 470명, 비교과 교사 1130명이다. 이중 비교과 교사는 보건 240명, 영양 360명, 상담 380명, 사서 150명으로 결정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행정자치부의 국가공무원정원령 개정과 시도교육청별 필요 인력 배정 등을 거쳐 늦어도 8월 초에는 임용시험 선발규모에 대한 사전예고, 9월말 정도에 확정공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상 임용시험 사전예고는 5월 말~6월 초에 진행됐지만 올해는 대선 직후 마련된 교사 증원 계획의 국회 통과 여부가 변수로 작용해 당초 일정보다 많이 늦어졌다. 실제로 국회에서는 공무원 확대에 대한 여야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추경안이 제출 45일만인 22일 본회의를 통과하게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교원 증원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예결특위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2000~2016년까지 학생 수가 207만 명, 26%가 줄었는데 교원 수는 27%가 늘었다"며 "교육 여건, 환경 개선에 돈을 써야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도 "전체 학생 수가 줄어들어 교사를 구조조정해야 될 시점에 3000명을 무작정 늘리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상곤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은 "영양이나 보건 등 비교과교사들은 사실 충원율이 60%수준밖에 안돼 그걸 보충하는 것"이라며 "중등도 꼭 필요한데 정원이 책정 안돼 ‘정원외’ 기간제 교사로 운영하고 있는 것을 정원에 포함시키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는 설명 자료를 통해 교원 증원은 비교과 교사, 유아, 특수 교사 등 법정 정원에 크게 못 미치는 분야에 한정했다며 설득했다. 실제로 국공립 사서교사는 현재 572명으로 법정 정원대비 확보율이 17%에 그친다. 상담은 20%(1617명), 영양 53%(4747명), 보건 74%(6773명), 특수 79%(1만2269명)에 불과하다. 또 교원 3000명 증원으로 늘어나는 인건비는 내년에 약 1050억 원으로 현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27조원과 비교하면 부담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교사 1만 6000명을 증원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재부와 행자부가 전체 공무원의 정원을 감안해 교원 정원을 책정하기 때문에 학생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당초 교육부의 희망대로 증원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5월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2022년까지 교원 1만 6000명을 증원해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OECD평균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교육실무사, 영양사, 조리원, 초등돌봄전담사 등 하반기 교육공무직원 321명을 채용한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최근 서울시교육청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공무직 영양사 신규 채용 중단 및 영양교사 정원 확보 △사서교사 정원 확보 및 사서자격증 소지자 공무직 채용을 요구했다.교총에 따르면 현재 서울 관내 학교 영양교사 법정정원 확보율은 2015년 기준 48.2%(4767명)에 불과하다. 반면 공무직 영양사는 51.8%인 5108명에 달한다. 교총은 “면직, 퇴임 등 공무직 자연감소와 운영인력 부족으로 불가피하게 채용할 경우 우선적으로 기간제 영양교사를 채용해 배치 정원을 우선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교육공무직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안정적인 급식 지원과 영양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영양교사 채용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서교사의 경우도 지난해 전체 직위별 교원수의 사서교사 비율은 초등 0.1%(27명), 중학교 0%(1명), 고교 0.7%(162명)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 389개 중학교에 사서교사가 단 한명뿐이었다. 때문에 사서교사를 통한 독서교육, 정보활용교육 외 교과교사에 대한 교수․학습 지원 등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교총은 “지난해 기준으로 사서 자격증을 미소지한 교육공무직은 총 152명으로 전문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최소한 사서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을 채용해 전문적인 학교도서관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교육청이 교육공무직을 일괄선발하고부터는 자격증 소지자 및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사서자격증 소지자를 채용조건에 포함시키는 방법도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24일 ‘학생인권 3개년 종합계획(초안)’을 발표한데 대해 현장 교원들의 우려가 제기된다. 초안에는 ‘두발자유화’, ‘상벌점제 폐지’, ‘수업 중 정치토론, 만 18세 선거권 등 참정권 보장’ 등이 포함돼 있어 학생지도와 학교자율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서울시교육청은 이날 11층 강당에서 ‘서울교육공동체 토론회’를 열고 내년부터 3년간 추진할 학생인권정책의 목표와 추진과제를 제시했다.주제발표를 맡은 임종근(서울 잠일고 교장) 학생인권종합계획 TFT 위원장은 “독일은 만16부터 정당 활동을 할 수 있고 만 18세부터 국회의원에 출마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가 위안부, 사드, 세월호에 대한 토론수업도 못하게 해왔다”며 “선거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토론수업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또 “이미 상당수의 교사들이 상벌점 제도에 효과성이 떨어진다고 이야기 한다”며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규칙, 헌장을 만들어 스스로 지키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잘 활용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일괄 폐지는 옳지 않다”며 “문제점을 개선하고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이 같은 초안에 대해 토론에 나선 교원들은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혼란과 부담을 우려했다.정영철 서울 대영중 교장은 “휴대폰 사용, 진한 화장·염색 제한이 학생들의 인권 침해가 아니라 건강증진·보호 관점에서 볼 때 교육기관의 책무로 받아들여진다면 논쟁이 예상된다”며 “적어도 휴대폰·화장 중독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을 방치하기보다는 적극적인 개입으로 치유의 기회를 주는 것이 학교의 교육적 책무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상벌점제를 인권침해의 단초로만 이해하지 말고 공동체성을 저해하는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묻는 교육적 의미나 민주시민성 함양 차원도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이창희 서울 상도중 교사는 “학생인권조례의 특별한 상징성과 현실에서 일어나는 학생생활지도 간의 지나친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 조례는 교육구성원의 합의 없이 학생인권만 지나치게 강조돼 학생지도를 몸소 실천하는 교사들에게 많은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홍의표 서울도봉초 교사는 “인권담당부서와 담당자를 학교별로 둔다는 것은 효과성이 불분명하다”며 “대부분의 학교는 상당히 많은 업무를 몇 안 되는 담당자들에게 중복 부여하고 한 명이 여러 업무를 동시에 맡는 게 현실인 만큼 이런 식의 업무 배치로 전문성을 향상시키거나 관심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노광진 방이중 학부모는 “‘학생 인권을 보장하자’는 미명 아래 수업시간에 자거나, 다른 학생의 면학을 방해하는 행동을 방치할 경우 교육의 하향평준화가 우려된다”며 “교사들이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가르칠 수 있도록 교권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범위를 규정하고, 시스템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현장 교원의 반응도 냉랭하다. 서울 A초 B교장은 “인권계획에 교실 안 정치토론이나 16세, 18세 선거권 이야기를 담은 것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며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서울 C중 D교사는 “상벌점제가 없어진 상황에서 학교규정에 맞게 생활지도를 하려면 통제 수단이 없어져 교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대혼란이 올 것”이라며 “상벌점 입력 시스템을 휴대폰으로 가능하게 하고, 상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늘리는 등 내실 있게 운영되도록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때 인조가 청나라 군대를 피해 47일 간 대항하다가 차츰 먹을 것이 떨어지고 공격을 당해낼 수 없게 되면서 항복한 곳입니다. 한겨울에 왕은 산성의 서문인 우익문을 나와 적장 앞에서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세 번 절하고 절할 때마다 머리를 땅에 찧는 청나라 의식)를 했죠. 역사적으로 가장 무능한 왕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인조. 아프고 무거운 역사가 얽힌 곳이자 세계문화유산이 된 이곳 남한산성에서 당시 그들의 심정을 느껴봅시다.”한국교육신문과 (주)여행이야기가 공동 주최한 ‘남한산성’ 무료 답사 이벤트가 27일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 일대에서 개최됐다. ‘남한산성, 조선의 하늘이 무너진 곳’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답사는 병자호란과 인조, 남한산성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역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꾸며졌다.답사는 남한산성 행궁에서 출발해 수어장대와 우익문(서문), 전승문(북문)을 거쳐 다시 행궁으로 돌아오는 3시간 여 코스로 진행됐다. 답사에 참가한 교원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강사로 나선 박광일 여행이야기 대표의 설명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거나 수첩에 꼼꼼히 메모를 하면서 병자호란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었다.박 대표는 답사 내내 이야기가 담긴 포인트마다 병자호란 당시 조선의 정세와 청의 침략으로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피란을 온 과정부터 항복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사실과 교과서 밖 숨겨진 일화를 들려주며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왔다.그는 “인조는 이곳에서 47일 동안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수라상에 닭다리 하나가 올라올 정도로 식량이 떨어지고, 청나라 대포가 행궁안에 떨어지기 시작하는데다, 강화도마저 함락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전의를 상실하고 항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조선은 항복했지만 후대 왕들은 남한산성 행궁 안에 종묘와 사직을 옮겨올 건물을 지을 정도로 여전히 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최근 역사에 관심을 갖게 돼 참여하게 됐다는 홍영택 서울 누원고 교사는 “혼자 오면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기 힘든데 답사를 통해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보니 문화재가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느껴져 감동”이라며 “과거의 삶과 현재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깨닫게 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박정례 용인 풍덕초 교사는 “역사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얽힌 스토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알게 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교육 현장에 돌아가 학생들에게 전할 생각을 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이은원 경기 복정고 교장은 “학교가 남한산성 근처에 있는데 가까이 있으면서도 남한산성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던 것 같다”며 “오늘 답사를 계기로 향후 교환학생, 우리학교 학생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직접 안내하고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박 대표는 답사를 마치면서 “역사라는 것은 멀리 보면 거창하고 무거워 보이지만 일상에서의 우리는 ‘시민’으로서 각자의 일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으로 미래 역사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그 안에서 긍정적인 가치를 발견하면서 미래를 그려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창 활동적인 아이들과 부대끼며 지내는 교사에게 체력, 면역력 저하로 인한 감기보다 더 친숙한 것이 있다면, 아마 목 아픔(인후통)일 것이다. 물을 자주 마시고 마이크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버티지 못해 성대결절, 성대용종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생긴다. 목 건강에 좋기로 비교적 널리 알려진 한약재인 감초와 길경(도라지)의 바람직한 복용법과 주의사항을 알아보자. 강력한 항염 작용 있는 ‘감초’ 감초는 항염, 진해, 진경, 항바이러스 작용 등을 가진 약재다. 콩과 식물인 감초(Glycyrrhiza uralensis Fischer), 광과감초(光果甘草) 또는 창과감초(脹果甘草)의 뿌리와 뿌리줄기를 약으로 사용한다. 강력한 항염 작용이 있어 목 건강에 좋아 길경(도라지)과 함께 인후통에 활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그러나 감초를 달여 마시는 경우에는 반드시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 감초의 약효성분인 글리시리진산(Glycyrrhizic acid)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글리시레트산(lycyrrhetinic aid)으로 대사돼 흡수된다. 그런데 글리시레트산은 반감기(체내에 흡수된 약효성분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시간)가 10~30시간에 달해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용량과다로 인한 위(僞)알도스테론증이 나타날 수 있다.글리시리진산과 글리시레트산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강력한 항염물질인 코티솔의 분해를 억제하는데, 코티솔은 신장에서 수분과 염분의 재흡수를 촉진한다. 이 때문에 장기간 감초 달인 물을 섭취하게 되면 과도한 체내 수분과 염분으로 얼굴과 손발이 붓고 혈압이 상승하며, 칼륨농도가 저하되는 위알도스테론증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실제로 감초와 작약으로 구성된 작약감초탕에 대한 임상연구에 따르면, 작약감초탕에 의한 저칼륨혈증 발생률은 3.0%(2139증례 중 64건)로 나타났다. 평균 복용기간은 42일이었으며 60세 이상의 연령에서 30일 이상 복용한 경우가 발병 건수의 81%를 차지했다. 따라서 고령자는 요주의가 필요하다.건강한 사람의 경우 하루 1g 이상 복용하더라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골관절염 등의 염증성 질환에 처방되는 부신피질호르몬제(프레드니솔론, 하이드로콜티손 등), 진통소염제(이부프로펜, 아스피린 등), 호르몬제제(경구피임약, 갑상선호르몬제 등), 항혈전제(와파린 등), 칼륨함유제제, 감초 및 글리시리진산 함유제제, 고혈압, 심부전, 간경화 등에 처방되는 루프계, 티아지드계 이뇨제와 같은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 특히 저칼륨혈증, 혈압상승, 부종 등이 유발되기 쉬우므로 하루 1g 미만으로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식약처는 글리시리진산이나 감초를 함유하는 의약품의 경우, 사용상 주의사항을 통해 글리시리진산은 1일 최대 40mg, 감초는 1일 최대 1g 이상 복용 시 위알도스테론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거담, 진통 효능 좋은 ‘도라지’ 길경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도라지(Platycodon grandiflorum A. De Candolle)로, 뿌리를 약으로 사용하고 있다. 거담, 진통 등의 효능을 가지며 감초와 마찬가지로 인후통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길경의 거담작용을 나타내는 약효성분은 ‘Platycodin D’라는 사포닌 성분이다. 사포닌은 적혈구를 용해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지만, 경구복용 시 위에서 가수분해되므로 용혈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 길경의 사포닌 함량은 년생이 증가할수록 줄어들고 길경의 껍질 외 부분보다 껍질(Cortex)에 사포닌이 약 1.8배 더 많이 함유돼 있다. 따라서 길경의 거담, 진통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1년생 이하의 것을 껍질을 벗기지 않고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 건강을 위한 감초·길경 활용법감초의 약효를 충분히 나타내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감초를 경구(입)로 복용하지 않되, 인후에 효과를 나타내도록 ‘가글’ 하는 것이다.활용방법으로는 감초 20g을 칭량한 후, 분쇄해 달이면 유효성분의 추출효율을 높일 수 있다. 물 1.5리터에 넣어 2시간 정도 달이는데, 약 0.6리터까지 졸이면 된다. 졸인 감초물 추출물을 상온에서 식힌 후 냉장 보관하고 하루 동안 필요한 용량만큼만 휴대하면서 필요할 때 가글 하면 좋다. 1회 가글 용량은 약 30cc정도(감초1g에 해당하는 양)이며, 1분간 가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항염, 진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길경 또한 유효성분인 사포닌이 위장에서 가수분해되므로, 가글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말린 길경 40g 정도를 칭량해 분쇄하며 용량은 개인차가 있으므로 약 20g~100g 내에서 변동할 수 있다. 물 1.5리터에 넣어서 약 2시간 정도 달여 0.6리터까지 졸인다. 이때 사포닌 성분 때문에 거품이 생기므로 넘치지 않도록 가스 불을 조절해야 한다.졸인 길경물 추출물을 상온에서 식힌 후 냉장 보관하고, 마찬가지로 1일 필요한 용량만큼만 휴대하면서 필요할 때 가글 하면 된다. 1회 가글 용량은 약 30cc정도(길경 2g에 해당하는 양)다.일과 중 목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잠시 시간을 내 감초 또는 길경 달인 물로 목을 가글하는 것을 권한다. 하루 1g 이상의 감초 섭취는 지양하면서도 감초와 길경의 약효는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감초와 길경으로 구성된 처방인 ‘길경탕’ 과립(한방의약품)을 한방 약국(한약국)에서 구매해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한약재 구매 시 주의할 점은 마트와 약령시 등에 유통되는 비포장 한약재는 식품용이라는 점이다. 성분함량과 중금속, 잔류농약 등의 관리 기준이 의료용 한약재(한약규격품)보다는 엄격하지 않기 때문에 효과를 보장할 수 없고 부작용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한약재로 치료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가까운 한방 약국에서 한약사의 복약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정품 한약재를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안전하다. 김성용 대한한약사회 학술위원장
누구나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모두가 어려움에 매어있지는 않다.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도 마찬가지다. 간혹 어려움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아들러 상담에서는 이런 학생들이 어려움에서 빠져나오도록 도울 방법으로 ‘마치 ~처럼(as if)’ 기법을 제안한다. 사람들에게 할 수 있으면 ‘마치 ~처럼’ 행동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을 교실에서 쉽게 적용한 사례를 살펴보자.▶3학년을 지도하는 A교사는 발표를 할 때 잔뜩 긴장하는 B학생을 돕고 싶었다. B는 잘 알고 있는 것도 발표할 때가 되면 움츠러들어서 목소리가 작아지고 덜덜 떨기까지 했다. 하지만 B는 발표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매번 손을 들었다. A교사는 방과 후에 B를 불러 잠깐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오늘 발표, 아주 재미있는 내용이더구나.”“그죠? 선생님도 재미있었죠? 그런데 저는 발표할 때마다 목소리가 작아져서 걱정이에요.”“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렇다면 혹시 발표목소리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니? A교사의 제안에 B는 학급의 방송부 아나운서를 이야기했다. 이어서 A교사는 아나운서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 건지 특징을 함께 분석했다.“아나운서는 차분하게 말을 하구요. 일부러 크게 이야기하려고 하지도 않는 거 같아요. 또 사람들이 자기를 모두 쳐다볼 수 있게 시간을 줘요.”“B야. 그렇다면 지금부터 아나운서가 됐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해보면 어떨까? 일주일 정도만 아나운서처럼 살아보는 거야. 발표 목소리가 작은 역할은 놔두고, 아나운서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마 방송부 아나운서도 아나운서 역할을 연습하는 건 아닐까?”이야기를 듣는 B의 눈이 반짝였다. 일주일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 B는 먼저 A교사를 찾아 와 말을 걸었다.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았지만 아나운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연습하니 쉬웠다고, 그래서 발표하는 게 더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이 사례에서 A교사는 ‘마치 ~처럼’의 기법을 B학생에게 설명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마치 자기 스스로에게 배역을 주고 연기를 하게 하는 연출자와도 같다. B는 스스로에게 ‘발표를 어려워하는 학생’ 역할을 주었다. 그런데 그 역할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다. 이때 A교사는 새로운 역할을 제안했고 B는 그 역할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B는 아나운서라고 하는 구체적인 모습을 생각했기 때문에 수월하게 새 역할을 연습할 수 있었다. ‘마치 ~처럼’ 기법이 주는 공통된 메시지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내가 문제가 아니며, 나는 문제를 겪는 사람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문제의 해결이다.’‘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역할을 선택할 수 있다.’학생이 당면한 어려움을 교사나 부모가 해결해 주었을 때, 그 학생은 같은 어려움에 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힘을 길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할 사람은 바로 자신임을 알아차리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이 글을 읽는 교사들도 자신에게 새로운 역할을 주는 것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해중 광주 경양초 교사
활동 사실 단순 나열 아니라노력과정과 의미를 담아내야수시원서 접수가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작성에 한창이다. 처음 쓰는 학생들은 자신의 학업, 활동, 인성역량을 어떻게 드러낼지 고민이 클 것이다. 학생: 선생님, 자소서 써야하는데 너무 막막해요.교사: 이렇게 생각해봐요. 학교생활을 열심히 했던 모습을 자신만의 글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요. 학생: 학교생활의 참모습을 글로 보여주라는 의미군요. 그럼 혹시 자소서 쓰기 전에 생각해볼만한 것이 있나요?교사: 처음엔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어요. 그렇다고 서두르면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하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해요. 고교 기간을 돌이켜 볼 때 어떤 일에 열정을 쏟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으며, 그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점과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를 생각해보세요. 학생: 그런데 자소서 쓸 때 반드시 학생부에 있는 내용으로 써야하나요?교사: 네. 맞아요. 자소서는 학생부에 기반해야 합니다. 평가자는 자소서의 학생 기록과 학생부의 교사 기록을 상호 연결하며 활동의 진정성과 의미를 발견하기 때문이죠. 때문에 학생부 기록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특성, 자질, 노력 등을 자소서로 보여줘야 해요. 학생부에 ‘무엇을 했다’를 썼다면 내용 보강 차원에서 자소서에는 ‘어떻게 했다’는 사례가 들어가면 좋아요. 학생: ‘구체적인 사례나 경험’을 중심으로 작성하라는 말씀인가요?교사: 잘 이해했군요. 하나의 내용이나 활동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되 그때 이 상황에서 나는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 상세히 작성해야 하는 거죠. 단순한 사실 나열이 아니라 같은 경험, 같은 수상실적이라도 특별히 노력한 과정이나 그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어떻게 공부했으며, 왜 나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었는지를 나타내야 하는 거죠. 학생: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그럼 자소서 1번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려주세요.교사: 그건 다음시간에 알려줄게요.매년 이맘때면 교무실은 자소서를 봐달라는 학생들로 북새통이다. 학생들은 급한 마음에 자소서를 빨리 봐주기를 원하지만 필자의 경우는 먼저 몇 가지 질문을 한다. 어느 대학과 학과를 원하는지, 왜 그 대학과 학과에 진학하고 싶은지, 전공과 관련해 교과와 비교과에서 어떤 심화 활동을 했는지, 그리고 그 활동이 어떤 연관을 가지는지 등을 묻는다. 이 질문에 대체로 대답을 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나름 학교생활에서 자기주도적으로 지적호기심을 갖고 탐구활동을 한 학생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내용이 학생부에 기록돼 있다면 충분히 자소서로 풀어갈 소재가 있는 것이다.대학은 학자적인 품성을 가진 학생, 자기주도적으로 탐구하려는 학생을 뽑고 싶어 한다. 이런 활동모습이 학생부에 기록돼 있고 입체적으로 보여지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단순한 활동을 나열하는 경우가 많다. 막연한 내용보다는 구체적인 사례와 경험을 중심으로 써야 한다. 예를 들어 자소서에 학급 임원을 했던 경험에 대해 ‘저는 부반장에 선출돼 매사에 열심히 했고 반장을 능가하는 부반장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썼다면 어떤가? 이 글로는 학생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쓴다면 어떨까?‘한 번도 학급 임원을 하지 못했던 저는 2학년이 돼서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 끝에 부반장이라도 해서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친구들끼리 ‘멘토-멘티’ 활동을 시도했습니다. 처음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을 맞추지 못했지만, 매달 우수 멘토-멘티를 뽑아 시상, 격려하자 대부분이 동참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멘토-멘티 활성화로 우리 반은 타학급에 비해 수업태도도 좋아졌고, 학급성적도 향상됐습니다. 멘토 친구들도 가르쳐주면서 오히려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해줘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수정 내용을 보면 이 학생이 부반장으로서 무슨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 잘 드러난다. 동기, 역할, 결과, 느낀점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그대로 자소서에 나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무미건조한 학생부에 살을 붙이고 생기를 불어넣어 평가자가 학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게 바로 자소서다. 최철규(학종혁명 저자) 대전 동방고 교사
정년을 몇 년 앞두고 언론에 유행처럼 떠도는 특목고 폐지 문제에 현장 교사는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마디 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학교의 황폐화를 부르짖고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지가 이미 오래전의 이야기다. 새삼 이런 두서없는 말을 내뱉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교실에 들어가 수업을 하기가 어려워지고 학생에 대한 지도가 고도의 신의 한 수를 요구하는 묘수를 찾아내기 어려운 현장 교사는 특목고 폐지에 판도라의 상자에서 새로운 희망의 열쇠가 떨어지듯 반가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폐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일반고에 새로운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등의 말은 현장을 지키고 있는 교사에게는 우이독경에 지나지 않는다. 배우려고 하는 의사를 가지고 교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학생보다 교사의 이야기보다는 핸드폰과 잠자는 일에 더 귀 기울이는 학생이 늘어갈 때 교실은 이미 교육의 본질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면 혹자는 말할지 모른다. 학생이 귀 기울이는 수업을 해야 하고 학생을 올바르게 지도하지 못한 교사의 지도력 부재라고 지적할지.현장에서 학생과 교사 사이에 일어나는 자잘한 사건 사고가 어떤 것인가? 최근에 모 언론사 보도에 의하면 학생이 교사에게 비속어를 쓰고 폭력을 행사한 수가 해마다 증가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엄연히 학교에 지도교사가 있는데. 교사가 학생을 벌주었다고 인터넷에 올리고, 인권위원회 홈페이지에 탑재하고,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항의를 하고 변상을 요구하고. 아우성을 현장 교사는 수시로 보았다. 이런 사례는 어느 특정한 일반고에 한정된 일은 아니다. 학생이 숙제를 해 오지 않아도 교사가 그에 합당한 벌을 주는 것이 점수를 깎는 것 외는 다른 벌을 허용하지 않는 현 실상에서 학생들은 어떤 자세로 임할까? 점수를 꼭 받아야 되겠다고 선생님께 목매여 호소하는가? 과제를 잘 해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지 생각할까? 현장 교사는 한 시간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까지 돌아오는 거리가 아름다운 관광지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기분이 아닌 상여가 나간 뒤 피로에 지친 사람의 모습과 같아 보인다.일반고 학사운영이 특목고와 달리 천차만별인 학생들의 수준을 어디에다 맞추어 운영해야 할지 난감할 따름이다. 수준별 수업을 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그 결과물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실패로 끝나 버렸다. 교사의 부족이요, 교실의 부족이었고, 수준이 문제였다. 이런 방안이 실패로 거듭되는 동안 학생들은 어디를 갔나? 더 학원으로 나가 사교육이 판치는 결과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 현장에서는 보인다. 자기주도학습도 자기 마음대로다 생각하고 학교 도서관이 있어도 사설 도서관으로 학원 도서관으로 공간을 이동하고 말았다. 반면에 선생님의 관심은 학생에게 더욱 무관심으로 나타났고 주어진 시간이 되면 퇴근해 버리는 생계형 교사로 탈바꿈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의 황폐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일반고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오랜 가뭄에 현장은 목말아 가고 있다. 수월성 교육도 필요하지만 대학입시를 잘 치루기 위한 특목고가 지금 우리의 무대에서는 공연으로 내 보내야 할 특별 프로그램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인간을 가르치는 학교는 여러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잘 구비되어야 수레바퀴처럼 굴러가는 것이다. 많은 특목고, 이에 맞서는 비슷한 학교 출현 등이 일반고의 학사운영을 더욱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있다.
경북문경교육지원청(교육장 엄재엽)은 청렴의식 제고를 통한 깨끗하고 투명한 학교운동부 운영을 위해 「운동부 지도자 청렴연수」를 7월 21일 실시한데 이어「운동부 학부모 청렴교육」을 25일 실시했다. 이번 운동부 학부모 청렴교육은 학교 운동부 불법찬조금 및 촌지 근절 등을 위한 청탁금지법 안내와 학교운동부 청렴향상 방안 등을 교육했다. 특히 이번 교육내용은 꿈과 끼를 펼쳐야하는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및 인권 보장 과 청렴한 학교운동부 문화 조성을 위해 운동부 관계자와 학부모들의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엄재엽 교육장은“학생선수, 지도자,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학교운동부 조성을 위해 지원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여름방학을 하자마자 사천대교가 멀리 보이는 연수원에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림 같은 해안선 아래 질척한 갯벌과 그 사이로 실핏줄처럼 이어진 물줄기, 바다의 숨결 같은 둔덕이 물때를 맞추어 그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쉬는 시간이면 저는 바다와 눈을 맞추었습니다. 표정이 달라지는 바다를 시간차로 바라보고 있으면 지난 학기의 시간이 아득하게 느껴졌습니다. 잠자리가 다른지 일찍 깨어 해무가 약간 낀 산책로를 걸었습니다. 잘 가꾸어진 정원에는 사초와 갈대가 많았습니다. 줄무늬와 얼룩무늬의 키 큰 사초들이 시원하였고 아래엔 대나무가 무성하여 화려한 색감의 꽃들로 가득한 정원보다 소박하고 기품 있어 보였습니다. 정갈한 모시옷을 입은 선비 모습 같기도 하고 쪽빛 무명옷을 입은 가난한 사대부가 안주인을 보는 듯하였습니다. 기분 좋은 화단을 지나 해안 쪽으로 가니 알 수 없는 소리들이 들려왔습니다. “퐁, 풍, 풍” 큰 소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들리지 않는 것도 아닌 물방울이 터지는 소리 같기도 하고, 구멍이 열리는 소리 같기도 하고, 물고기 하품소리 같기도 합니다. “폭, 퐁, 폭” 갯벌이 숨 쉬는 소리입니다. 자신의 몸에 난 구멍으로 작은 호흡을 토하면, 눈을 껌벅이는 어린 짱뚱어가 겁 없이 장난질에 열중해 돌아다니고, 그 옆에서는 길고 가느다란 어떤 녀석이 꼼지락거리고, 작은 칠게는 “바르르 바르르” 몸을 떨며 구멍 주위를 다닙니다. 다리 긴 백로들의 주둥이질에도 어린 녀석들은 겁이 없습니다. 갯벌은 곤하게 자는 듯 고르고 가늘고 조용한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모자라지도 더 할 필요도 없는 족한 그대로의 자연입니다. ‘빈자의 미학’이라는 실천적 미학을 가진 건축가, 승효상. 그는 ‘적은 소유로 기품 있게 살기’를 주장합니다. 언어라고 하는 것은 한번 뱉으면 아무리 오랜 시일이 지났다 해도 바뀌어 지지 않으며 따라서 잘못되었으면 용서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실천하는 건축가입니다. 그는 건축에서 ‘무용의 공간’을 이야기하며 딱히 쓸모없어 이름 짓기조차 어려운 그런 공간은 건축의 생명력을 길게 하며 정해진 규율로 제시할 수 없는 우리의 삶을 다양하게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쓸모없음의 쓸모’, 즉 무용지용(無用之用)을 떠올렸습니다. [장자] ‘소요유’(逍遙游) 마지막 부분에서, 장자는 죽마고우인 혜시(惠施)가 자신의 집에 큰 가죽나무가 있는데 몸체는 뒤틀리고 옹이가 가득해서 먹줄을 튀길 수 없고, 가지는 꼬불꼬불해서 자(尺)를 들이댈 수 없어 재목감으로 쓸모없다고 불평을 하자, 그는 그 나무를 넓은 들판에 심어 놓고 한가로이 소요하며 노닐다 드러누워 자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한다. 그 나무는 도끼에 찍히는 일이 없으니 쓸모없다는 게 어찌 근심거리가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합니다. 즉 쓸모 있는 나무들은 그 유용함으로 고통을 당하고 수명을 다하지만, 쓸모가 없음으로 인해 인생을 자유롭게 소요(逍遙)할 수 있는 나무로 자란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장자의 이야기와 승효상의 건축이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닐까요. 현대인은 나에게 필요한 것만 취하고 문제의 정답만을 찾아내는 너무나 이해타산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필요로만 채워진 세상, 가짐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스스로를 계층화시키고 테두리 속에 가두는 것입니다. 자유로운 생각으로 충만한 유목적 삶을 위해서는 승효상 건축가가 말하는 ‘빈자의 미학’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짐보다는 쓰임이 더 중요하고, 더함보다는 나눔이 중요하고, 채움보다는 비움이 더 중요하다. 저도 소유에 집착하지 않고, 적은 소유로 기품 있게 살 수 있는 그런 멋진 삶을 꿈꿉니다. 바닷가에서 천천히 호흡하며 수많은 생명을 품어주는 갯벌의 멋진 모습처럼, 내 것이라는 소유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우리의 삶으로 내 것을 내어주고 싶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뚝뚝 땀이 떨어지는 계절입니다.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건강 조심하십시오. 『빈자의 미학』, 승효상 지음, 느린걸음, 2016(개정판)
인천교총(회장 박승란)과 인천교육청(교육감 권한대행 부교육감 박융수)은 24일 시교육청 영상회의실에서 ‘2017년도 교섭·협의 합의서’ 조인식을 개최했다. 인천교총은 지난 3월 89개 항목에 대한 교섭·협의를 요구한 뒤 시교육청과 세 차례 실무교섭을 통해 부칙 포함 67개조 87개항의 합의안을 도출했다. 인천교총은 이번 교섭에서 ‘학교자율성 침해 금지’ 조항 신설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치열한 논의 끝에 시교육청은 상벌점 폐지나 등교시간, 학교규정 등 학교자율성을 침해하는 지침을 하달하지 않는데 뜻을 모았다. △교권 침해 피해교원 치유 확대 △교직원 수련원 확대 등 교원의 복지·후생 증진, 교권보호 및 교육환경에 관한 사항 등도 새롭게 합의했다. 수석교사 인원 확보, 영양·보건교사 전문직 배치 확대 등 교원의 전문성 신장 및 인사제도 개선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박승란 인천교총 회장은 “교원의 전문성 향상, 교권 신장과 근무여건 개선 등이 포함된 이번 합의를 통해 행복한 인천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교육청과 아름다운 동행이 되도록 소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본인은 초등학교 교감이다.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상당수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지만 기간제 교사는 제외됐다. 그래서 기간제교사연합회는 지금 시위 중이다. 기간제 교사들의 논리는 똑같이 담임과 업무를 하는데 신분의 차이가 있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편의점이나 식당 등에서도 똑같은 영업과 판매를 하는데 업주와 알바의 신분 차이가 있는 것은 왜일까? 그리고 똑같은 물건이라도 백화점과 일반 매장의 가격이 다르고 똑같은 주유소라도 지역과 상황에 따라 기름값이 다른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니 촛불이라도 켜야 하지 않는가? 그들은 정규직 교사가 밀어내기 한 교과수업이나 행정업무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으며 정규직 교사들이 과중한 업무를 떠넘기지만 고용 불안정성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교사들의 인적관리와 담임배정 및 각종 교육활동 조직을 하는 것은 교감의 역할이다. 우리학교에도 여러 기간제 교사가 있고 각자 맡은 업무가 있지만 똑같이 희망에 의한 담임여부와 희망에 의한 업무분장을 한다. 오히려 기간제이기에 비중 있고 힘드는 일은 못 주고 부담 없고 가벼운 일을 주려하고 있다. 그들이 들으면 섭섭할 수도 있겠지만 정규직보다는 책무감이 덜할 수 있고 여차하면 그만둘 확률도 정규직 교사보다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경우를 보았다. 3.1자로 1년 계약 담임을 맡겼는데 열흘쯤 하다가 힘든다고 그만둔다고 했다. 그때의 황당함이란ᆢ... 그리고 기간제 교사도 똑같이 호봉을 올려주고 방학에도 급여를 지급한다. 학부모나 아이들에게 혹여 불신감을 줄까봐 교직원들에게 함구시키는 것은 기본이다. 또 그들은 애초에 임용고시로 채용하는 것부터 잘못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오랜 기간 공부해서 임용고시를 거쳐 발령받은 교사와 면접에 의해서 채용한 기간제 교사를 같이 봐 준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것인가? 25년 이상 계속되어온 임용고시제도가 정말 잘못되었다면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 이전에 임용고시 폐지부터 요구해야 되는 것 아닌가? 정규직 교사가 되고 싶으면 시위하는 시간에 당당히 임용고시 합격하면 두말 않고 정규직 교사를 시켜준다. 고통 없는 영광 없고 고생 뒤에 낙이 온다는 옛말이 무색하게 고통과 고생 없이 정규직 교사를 날로 얻으려는 심보는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할아버지가 손자 귀여워하니 상투 잡는다더니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가 있는가? 지금 이 시간에도 책과 씨름하고 있는 임용고시 준비생들을 바보로 만드는 것도 한순간이다. 그리고 중등 기간제 교사들은 정부가 교사 수급 조절에 실패해 전체 임용시험 응시자의 10%만 합격하고 있다면서 임용시험에 떨어진 능력 없는 교사가 정규직이 되려 한다는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초등은 교육대학만의 전문적인 교사양성으로 자격증이 주어지는 것과 달리 중등은 사대가 아니라도 일반대학에서 교직만 이수하면 자격증이 주어지는 터라 더욱 임용고시로 걸러야 한다. 그들은 오히려 할 말이 없어야 한다. 또 중등 기간제 교사들은 제2외국어 등 소수 교과목 교사의 경우 임용시험을 보고 싶어도 퇴직 교사가 없으면 선발 자체가 이뤄지지 않기도 한다고 하면서 불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애초에 대학 응시할 때 그 정도 파악도 않고 지원했는지 아니면 해마다 많이 뽑는 국영수 등의 과목에 지원하지 못한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도 된다는 것인가? 또 사립학교는 임용시험을 통과하지 않은 교사라도 정규직 교사로 채용하는데 임용시험 통과만으로 교사의 신분을 제한하는 현행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그런 지적에 앞서 각자 입맛에 맞는 사립학교에 지원하면 되고 현행법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부터 고치자고 시위를 해야 순서가 아닐까? 그리고 요즘은 사립도 나름 임용고시와 같은 시험과 절차를 거치는 학교가 대부분이라고 들었다. 예전처럼 자격증만 가지고 쉽게 채용되기를 원한다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뒤떨어진 사고를 갖고 있음에 분명하다. 임용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 교사로 전환한다면 기존 교사와 예비 교사에 대한 역차별이 생기며 능력에 따른 균등한 임용 기회를 보장하는 교육공무원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정규직 교사의 자격이 ‘임용시험 통과’냐 ‘동일 노동’이냐를 두고 논란이 되는 것이야말로 형평성과 적법성에 어긋난다고 본다. 교육부와 지역교육청에서는 이에 대해 논의할 거리도 없다고 생각한다. 만일 학부모가 ‘선생님 임용고시 통과하고 오셨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시위해서 들어왔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 또 정부는 1991년에 임용고시가 시행되기 전에 그 많은 반대시위에도 교육의 기회균등과 전문성 운운하며 정착시킬 때는 언제이고 이제 와서 임용고시가 아니어도 정규교사 여부를 고민하는 것은 무슨 논리인가? 이것은 그만큼 우리 교육이 후퇴하는 것이라 본다. 모든 것이 그때그때 다르다면 법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합법적인 길을 두고 떼법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기에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이미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경북 영천 거여초(교장 양화숙)는 25일 경북보건환경연구원(원장 김준근)에서 꿈길(꿈꾸는 아이들의 길라잡이) 진로체험학습을 실시했다.꿈길은 교실 수업에서 벗어나 직업 현장 체험학습을 통하여 교과에서 배우기 어려운 직업인의 삶과 열정을 체험하는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꿈길 누리집에서 신청을 한 후 신청이 완료되면 담당자와 연락 후 최종 확정하는 시스템이다. 본교는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경북의 보건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경북보건환경연구원을 체험자원으로 선정하여 ‘미세먼지 제대로 알아봅시다!’라는 프로그램을 신청한 후 승인을 받아 꿈길 진로체험학습이 이루어졌다. 먼저, 경북보건환경연구원 별관 강의실 도착 후 보건연구사의 ‘미세먼지, 도대체 뭘까?’라는 주제로 사람 머리카락의 20분의 1인 미세먼지 크기를 머리카락, 황사와 비교해봤다. 그리고, 미세먼지로 인해 발행할 수 있는 각종 질병을 알아보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7가지 대응요령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미세먼지 바로 알기 오엑스 퀴즈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을 확인했다. 다음으로 경북보건환경연구원 본관 연구실로 이동하여 연구사가 보건환경을 위해 어떠한 일을 하는지 알아보는 직업체험을 했다. 세균성 식중독 검사 및 조사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미생물과를 시작으로 1층부터 3층까지 각 연구실을 둘러봤다. 학생들은 저마다 신기한 측정도구 및 자료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연구하고 있는 조사 및 실험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봤다. 그리고, 연구사와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질문하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꿈길 진로체험에 참가한 6학년 정윤수 학생은 “미세먼지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수돗물과 생수에 대한 비교 설명을 듣고 수돗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다” 고 말했다.
어느 날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잡지를 읽던 중‘잡지에 글 한 번 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한 소설가나 작가만 자신의 스토리가 있는 게 아니라 평범한 나 같은 사람도 어려서부터 자연과 더불어 마음껏 뛰어놀고 자랐기 에 훌륭한 스승이자 교과서인‘자연’과의 아름다운 추억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평생 제대로 된 글을 한 번 써보지 않았기 때문에 시작이 마음처럼 쉽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을 회상해보면서 차근차근 글을 써 내려갔더니 그럴싸한 수필이 완성되었다.‘이 정도면 될까?’자신감이 없어 주저하고 있을 때 “여보, 처음이 중요한 거야. 한 번 보내봐.”아내의 격려에 힘을 얻어 리더스 다이제스트라는 잡지에‘있을 수 없던 일’이란 코너에 글을 보냈더니 며칠이 안 되어 전화 한 통을 받았다.“보내주신 글 잘 보았습니다. 다음 달 잡지에 실어드리겠습니다.”작가의 전화를 받고 뛸 듯이 기뻐서 “얘들아, 아빠 글이 실린단다. 여보, 당신 덕분에 글이 실리게 되었네.”아이들과 아내에게 자랑을 하고 텔레비전에 처음 출연한 사람처럼 흥분을 주체할 수 없다. 서점에 가서 내 글이 실린 잡지를 보니 유명한 작가라도 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렇듯 처음으로 세상에 내 글이 실리게 해 준 경험을 한 것이 바로 잡지다. 잡지는 나의 자존심을 높여 준 소중한 보물이다. 그 짜릿한 첫 경험의 황홀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지인들이“글 잘 읽었어.”라며 아는 척을 해줄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다. 이렇게 소중한 잡지를 ‘보물 1호’로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삶의 활력이 없거나 자신감이 떨어질 즈음에는 내 글이 실렸던 잡지를 들여다보면서 위안을 삼고 있다.그런데 최근 잡지 때문에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한 분을 만났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교장 선생님은 겸손하고 남 앞에 나서기를 싫어하시는 분이라 지금까지 교지 말고는 자신의 글이 소개된 적이 없는 분이다. 그런데 여행 스케치란 잡지를 소개해주었더니 자신의 여행기를 투고했다.“우와, 내가 이런 잡지에도 나오고 세상 오래 살고 볼일이구먼.”이라며“조 선생 덕이네. 고마워.”라며 악수를 청하신다. 별 일 아닌 것 가지고 감탄을 하는 모습을 보니 오래 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슬며시 미소를 짓고 만다. 교장 선생님도 이 번 기회에 잡지라는 매체를 통해 글쓰기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잡지와의 인연은 꽤 오래되었다. 학창시절, 친구들이 즐겨보던 어깨동무라는 잡지가 있었는데 특히 그곳에 연재되는 순정 만화는 수업시간에도 선생님들의 눈치를 살펴가며 책상 밑에 놓고 읽을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 가끔씩은 선생님께 들켜서 혼도 났지만 몰래 보는 책의 재미가 스릴과 긴장감이 더해져서 정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이렇게 시작된 잡지와의 인연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잡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 작가가 아니더라도 아마추어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잡지다.최근 서점에 가보면 어학관련 서적이나 각종 수험서와 베스트셀러의 그늘에 밀려 잡지를 즐겨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각박한 세상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훈훈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매체가 잡지인데……. 잡지 한 권을 읽으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마음껏 소통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양질의 잡지를 많이 읽어 교양도 쌓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공감하고 소통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지식의 쓸모는 먹고사는 것을 넘어 세상의 아름다움, 우주와 역사의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데 있다. -엄기호 지음 『공부 공부』 중에서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는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가장 아끼는 책들을 소개한 책이다.그는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남들이 제시한 답에 집착하기보다는 새로운 질문을 찾고자 노력한다. 그것이 더 큰 차원의 통찰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한때 내가 사람보다 더 사랑했던 책들, 여러분을 그 책들로 유혹하려고 한다." 고. 본질을 꿰뚫는 시각을 갖기 위해서는 보다 깊게 생각하고 반대로 고민해 보아야 한다. 저자에게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준 세계가 바로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은 모두 저자에게 참신한 영감의 원천을 제공한 것들이라고 소개한다.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사람보다 더 사랑한 책들이라는 책날개가 나를 유혹했다. 내 질문의 시작은 언제부터였을까? 이제는 아득한 유년의 어느 날 우리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가 죽던 날, 나의 첫 질문은 시작되었다.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예닐곱 살 어린 소녀에게 다가온 사랑하는 강아지의 죽음은 충격 그 자체였다. 사흘 동안 밥 먹기를 거부하고 울었던 그 날의 질문은 그 후로 오래도록 내 삶을 흔들어 왔다. 나도 우리 집 강아지처럼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 그리고 죽음 뒤의 존재를 생각하는 습관은 계속되었으니! 그 죽음이 두려워서 종교에 의탁했던 오랜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지천명을 넘긴 후 몇 년이 지나서야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죽음은 어떤 종교도 철학이나 과학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지극히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되었고 이제는 그 오랜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도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순응하며 살 뿐이라는 단 한 문장을 얻었다. 단 한 번뿐인 생명을 오래 지속하기 위해 넘치는 건강 음식과 의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생명체의 숙명은 정해져 있으니! 언제부턴가 그 질문은 다시 죽음 이후로 바뀌었다. 나를 아는 가족들과 친인척, 동료 선생님, 제자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나'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와 의미를 생각하며 어떻게 인생을 마무리하며 살 것인지로 바뀐 것이다. 그러다보니 읽는 책도 질문의 방향을 따라 변해가고 있다. 내가 얻은 결론은 단 하나다. 삶과 죽음은 같다는 것! 삶의 그림자가 곧 죽음이라는 것을. 씨앗을 보면 그 열매를 알 수 있고 열매를 보면 그가 살아온 여정을 짐작할 수 있듯, 삶은 그렇게 거창한 것도, 죽음이 또 그렇게 무겁지만도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책이라서 좋은, 이 책 속에 소개된 또 다른 책들을 찾아 읽으며 저자에게 감사하는 중이다. 좋은 친구는 그가 가진 친구를 만나는 선물을 안겨주듯 책 속의 책을 만나는 기쁨도 그러하다. 여름방학을 기다리며 다시 질문하는 삶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는 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책은 새로운 세상의 지평을 열어주는 최상의 도구이고 질문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 반 아이들처럼 싱싱한 생각을 하기 위한 최선의 방편이기 때문이다. 느낌표를 '궁금표'라고 표현하는 1학년 아이의 신선한 시각에 깜짝 놀라며 감동할 수 있기 위해서는 늘 감동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감동 호르몬으로 알려진 다이돌핀은 엔돌핀보다 4000배의 힘을 지닌 강력한 항생물질이자 감동호르몬이라고 한다. 그 다이돌핀을 돌게 하는 데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감탄하기, 좋은 음악을 듣기,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행복한 교감, 진리를 깨닫는 순간이라고 한다. 이 책은 바로 진리를 깨닫게 하는 데 도움을 준 책이다.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팁을 선물한 책이라서 행간을 더듬으며 다시 찾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내가 먹은 음식이 내 몸을 만들듯 내가 읽은 책들이 내 생각의 씨앗이 된다. 다시 그 생각은 정신의 에너지가 되어 나를 끌고 가는 엔진이 된다.생명과학자들의 책을 보면 우리 인간이 깊은 몰입 상태에 이르면 25와트 정도의 전기가 발생한다고 말한다.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니 깊은 몰입 상태에 이르게 하며 진리를 깨닫게 하는 책은 생각의 열매는 행동으로 발현될 수 있으리라. 산다는 것은,질문하는 일이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질문! 인간만이 그 질문을 찾아 여기까지 발전해왔고 발전해 갈 것이다. 질문의 힘과 방향성이 한 인간의 역량이고 발전의 동력이 되어준다. 더 지평을 넓혀가면 그 질문이 철학과 종교, 과학을 넘어 모든 학문의 시작이다. 질문을 향한 '시선'이 머무는 곳이 바로 인간의 가치를 가늠하는 자가 되리라. 이 책에 소개된 『신의 위대한 질문』의 저자 배철현은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시선이라고 정의하여 눈길을 끈다. 그 특별함을 찾아내는 시선이 다이돌핀을 찾아내는 능력이 아닐까? 개미 한 마리, 꽃 한 송이에 담긴 위대한 질문을 찾아내는 일이니! 지옥은 다름 아닌 타인들이다.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가 했을 만한 말이다. 쇼펜하우어는 우리 인간의 본질적 문제는 타인과 외로움을 동시에 두려워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순간, 더 이상 자유로운 자아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외면하고 혼자가 되는 순간, 나의 자아는 외롭다. 함께는 괴롭지만 혼자는 외로운 게 인간의 조건이기에, 쇼펜하우어는 '함께 혼자' 살기를 추천한다. 외롭지 않을 정도로 함께 가지만 '인생'이라는 길은 결국 나 홀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29쪽 니콜라스보스트룀교수는 인간을 멸망시킬 수 있는 신종 전염병이나 혜성 충돌 같은 대재앙들 가운데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서 '초지능 인공지능을 꼽는다. 그보스트룀은 질문한다.만약 AI가 AGI(범용적 인공지능)로 진화한다면 바둑 알파고, 수학 알파고, 철학 알파고뿐만 아니라 '자율성 알파고'도 등장할 수 있다. 마스터 학습 알고리듬을 통해 '자율성'과 '독립성'을 인식하는 기계는, 그렇다면 언젠가 우리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왜 자신이 인간의 명령을 따라야 하느냐고. 왜 기계는 기계가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없느냐고. 보스트룀 교수는 기계가 언젠가 질문할 수 있는 이 위험한 질문에 우리가 먼저 답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기계는 무엇을 원할까? 왜 기계는 사람을 위해 일해야 하는가? 왜 인간은 존재해야 하는가? 이 거대한 질문들어 답할 수 없다면 , 우리 인류의 미래도 없다는 말이다. -84~85쪽 다른 세상을 향한 비밀의 문을 열게 하는 책, 이 책은 그 출입문을 열 수 있는 또 다른 책을 만날 수 있는 키(Key)를 손에 쥐어 준다. 물론 들어가는 것은 독자의 선택이지만. 김대식 교수가책 속에서소개한『신의 위대한 질문』을 찾아 여름방학의 문을 열며, 질문하기를 즐기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해 올린다. 부디 다이돌핀을 만나는 멋진 여정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