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03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산으로 빙 둘러 싸여 있는 전남 보성군 율어면 이동리와 유신리, 장동리, 칠음리를 품은 상도들은 유난히 날씨가 추운 듯 이웃면에 비하여 벌써 1 주일은 늦게야 진달래가 피어나고 있었다. 4학년짜리 나미는 이제 며칠이 지나면 이곳에서 천리 길도 더 되는 멀리 경기도로 이사를 가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웃에 사는 정다운 친구들과 어울려서 봄동산으로 봄나들이를 가기로 한 것입니다. 이 고장은 들판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시내가 흐르고 빙 둘러 친 산에서 내리 뻗은 산줄기들이 들판을 향하여 마주 내려오다가 시내에 이르러 얼굴 맞이를 하듯 멈추곤 하여서 마치 야구 선수 중에 포수가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쓰는 얼굴가리개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만 같습니다. 이런 들판의 동편 기슭에 자리 잡은 율어동초등학교는 12학급짜리 아담한 시골 학교이지만 학교 안에 이런 저런 시설들이 어찌나 아담하게 잘 꾸며져 있는지 이 고장에 오는 사람들은 공원 삼아 학교에 들어와서 기념사진들을 찍곤 하는 곳입니다. 나미가 1학년 입학을 하여서 다니던 읍내 학교는 군내에서 가장 잘 꾸며진 학교로 소문이 난 곳이었습니다. 이 학교에서 나미 아버지는 가장 앞장을 서서 학교 공원화 사업이라는 것을 하는 선생님으로 학교 안에서는 물론 군내에서도 손꼽히는 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학년이 되어서 며칠도 안 되어서 이 학교로 전학을 온 것입니다. 이 학교는 교통이 불편하여서 벽지 학교로 부가 점수가 있는 곳이라서 아버지가 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한 번은 근무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다가, 아버지께서 태어나신 곳이었기 때문에 이왕이면 이곳을 골라 아이들이 어려서 일찍 근무하기로 마음먹은 것입니다. 아버지는 자신이 태어난 고장이고 또 이곳에 다른 학교보다 뒤진 곳이라는 생각에 학교 환경을 아름답게 가꾸는데 앞장을 섰습니다. 3년 동안이 학교 교문 앞에 아름다운 동산을 만들어서 교훈을 새겨 넣기도 하고, 화단에는 충무공상, 세종대왕상. 신사임당상 과 반공소년, 효자소년상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동물상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화단에는 갖가지 화초와 꽃나무들을 심어서 화려한 꽃 잔치를 벌이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이 학교는 이 고장 사람들의 자랑거리가 되었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이 학교로 전학을 올 때에도 나미는 읍내 학교를 떠나기가 싫어서 며칠 동안이나 친구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아쉬움을 나누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3년 동안이나 이곳에서 함께 공부를 하여서 4학년이 되었기 때문에 이곳 아이들과 정도 들었지만 남달리 친구들이 따르는 편이어서 학급에서 가장 앞장선 아이들끼리 뭉쳐서 놀기도 하고 서로 어울려 돌아다니던 정다운 친구들을 떠나게 된다는 것이 무척이나 싫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오늘 진달래가 곱게 핀 산으로 꽃놀이를 하러 나선 것입니다.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에 사는 애경이, 아버지가 태어나신 마을에 사는 1,2등을 다투는 친구 영란이, 그리고 이웃 마을의 다정한 친구 삼순이까지 네 명의 아이들은 학교에 모여서 그동안 정들었던 교정을 다시 한 번 돌아보라는 듯 차근차근 돌아가면서 그동안 이 학교의 여러 가지 시설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뒷산 쪽으로 향해 갑니다.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불과 50m 도 못 가서 벌써 산을 시작이 되었습니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열 그루 남짓한 소나무는 이 마을을 지키는 장승처럼 마을 입구를 지키고 서 있습니다. 이 나무들 사이로 산을 향해 올라가는 오솔길이 있어서 좀 가파르긴 하지만 아이들은 이 오솔길을 따라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영란아, 이 소나무는 얼마나 오래 된 것일까? 아마도 이 마을이 생기기 전부터 있었는지도 몰라. 그러지 않니?” “글세? 나도 모르지. 참 애경이 너희 할아버지는 알고 계실는지 모르지? 여기서 나고 자라셨으니 직접 보지는 못했어도 들으신 것이라도 있을 거야.” 영란이가 자기보다는 이 소나무와 가까이 사는 애경이의 할아버지를 생각한 것은 아마도 옳은 일일 것입니다. 아이들이 이런 말을 하는 사이에 벌써 산허리에 올라선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내려다보이는 아담한 학교와 산골짜기마다 한곳씩 자리 잡고 있는 마을들을 바라보면서 널려 있는 진달래를 따서 입에 넣기도 하고 한 아름 꺾어 들기 위해 부지런히 진달래를 꺾어대었습니다. “나미야, 언제 이사를 하게 된다고 그랬지?” “글쎄, 아마도 4월이 되기 전에 이사를 가야 할 거야. 아버지가 혼자 가셔서 계시지 않아. 아무도 아는 사람도 없는 먼 곳에서 혼자 얼마나 쓸쓸하시겠어. 어서 우리가 따라 가야지 뭐.” 하면서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말씨가 달라지는 나미의 말을 들은 아이들은 그만 울적한 마음이 되어서 서로 말을 하지 못합니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 나미가 먼저 입을 엽니다. “사실 나는 전학을 가지 말았으면 싶어. 여기서 떠나고 싶지 않아. 2학년 때 여기 전학을 와서 이제 여기 너희들과 정들고 사귈 만 하니까 또 떠나야 한다니 너무 억울해. 나는 아버지가 교사이시기 때문에 전학을 다녀야 하는 것이 아주 싫어. 그냥 나만 여기 남아서 공부하면 안 될까 하는 생각도 해봤어. 그렇지만 아마도 나는 아버지, 어머니를 떨어져서 견디지는 못할 거야. 그러니까 아무리 내가 가고 싶지 않아도 할 수 없지 뭐. 따라 갈 수밖에 없지 않니?” 울먹일 듯한 소리로 말을 하자 아이들은 모두 울상이 되어서 진달래를 안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누가 먼저인지 모르게 아이들은 훌쩍이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어느새 아이들은 한 덩어리가 되어서 한데 엉켜 울음바다를 만들었습니다. “나미야, 정말 안가면 안돼?” 영란이가 아쉬움에 목이 메어서 말을 하자 “그래, 네가 전학을 안 갔으면 좋겠다.” 삼순이가 덧붙였고 애경이도 “너 우리 집에서 나랑 같이 살기로 하고 전학 안 간다고 하면 안 될까?” 하고 진짜로 보내지 않을 방법까지 내세우며 말리고 나섰습니다. “나도 가고 싶지 않아. 그렇지만 이웃면도, 군도 아니고 멀리 경기도야. 여기서 적어도 천리 길이래. 차를 타도 하루 종일 걸리는 곳이라는데 나 혼자 어떻게 남아 있을 수 있겠니? 남아 있으라고 해도 내가 아직 어려서 견딜 수가 없을 거야.” 나미의 말에 아이들은 모두 그럴 거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한바탕 울음을 울고 나서야 아이들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 바르게 생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 왔을 때는 이미 저녁햇살이 설풋이 감돌기 시작한 시간이었습니다. 나미 어머니는 아이들이 꺾어온 진달래를 보더니 이 아이들이 헤어지기 섭섭하여 이렇게 한데 모여서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얘들아, 이렇게 진달래를 많이 꺾어 왔으니, 우리 진달래 꽃전을 만들어 먹자. 자 방으로 들어 가거라 내가 금세 맛있게 만들어 줄게.” 하시면서 아이들을 방으로 들여보내고서 진달래 꽃송이를 한웅큼 따서 깨끗이 물에 씻어 건져 놓고서 밀가루 반죽을 합니다. 걸쭉한 반죽이 거의 다 되자 석유곤로에 불을 붙여서 푸라이펜을 얹고서 달구면서 기름을 두르고 밀가루 전을 붙여서 뒤집기 전에 꽃잎을 하나씩 놓아서 예쁜 꽃전(화전)을 만들어 갑니다. 아이들은 방안에서 그 동안 나미의 사진첩을 보면서 나미가 자라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재미나 하고 왁자지껄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이에 질세라 말썽꾸러기 막내가 들어와서 누나 친구들이 보는 사진첩을 빼앗으며 방해를 합니다. “왜 내 사진을 봐. 이것은 내 꺼여. 이리 내.” 어머니가 부엌에서 불러내어서 꽃전을 하나 주어 내 보내도록 까지 자꾸만 방해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미 학교 안에서 늘 보아 왔고 이제 곧 헤어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그런 동생의 방해를 싫은 기색도 없이 잘 도 받아 주었습니다. 막내가 부엌으로 나가고 얼마지 않아서 어머니는 예쁜 꽃무늬가 든 꽃전을 한 쟁반 들여 주면서 말씀 하셨습니다. “너희들이 우리 나미가 전학을 가게 되어 섭섭해서 이렇게 모였구나. 그러니?” “예, 우리는 나미가 전학을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비새끼들이 먹이를 달라고 조를 때 모두들 입을 모아서 쫙 벌리며 대들 듯 그렇게 한꺼번에 합창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글쎄. 나도 천리 타향에 가서 어떻게 살지 그게 걱정이란다. 정든 곳을 떠나기도 싫고....” 하시면서 눈물이 고이시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는 재빨리 부엌문을 닫고 꽃전을 지지면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돌아가고 나서 어머니는 나미와 동생들을 데리고 앉아서 가만히 생각을 해 봅니다. 지금까지 멀리 낯 선고장이라고는 가보지도 않았던 사람이 저 낯선 곳에 가서 어찌 살 것인가 생각을 하면 걱정이 앞섭니다. 이튿날은 아이들이 학교가 끝나고 돌아올 시간이 되었는데 나미가 집엘 오지 않습니다. 학교 뒤편의 사택에서 살기 때문에 교실에서 공부가 끝나면 집에까지 불과 1,2분이면 올 수 있는데 웬일인가 싶어서 교실 가까이 가보아도 아이들 소리는 나지 않습니다. 복도 쪽에서 가만히 교실을 들여다보아도 교실에 남아있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걱정이 되어서 안정부절 못하면서 학교 운동장으로 이웃의 가게로 다녀 보았지만 아이들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한 시간도 더 찾아다니다가 집에 돌아오니 동생들만 방안에서 딱지놀이에 정신이 팔려 있었습니다. 걱정이 되어도 전화도 없는 이 고장에서 얼른 찾아보는 방법이 없습니다. 어디로 갔을까 걱정만 하고 있다가 해가 서산으로 기울은 다음에야 아이들이 몰려오는 것을 발견하고 “어디를 가면 간다고 말을 하고 가야지? 집이 바로 옆인데 말도 없이 어딜 가버리니까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아니?” 하고 걱정을 하자 영란이가 “우리 아버지가 꼭 데리고 오라고 했는데 나미가 안 가려고 해서 우리가 억지로 끌고 가느라고 말씀드리지 못했어요. 죄송해요.” 하고 인사를 하고서는 곧장 집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이튿날도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어머니는 걱정이 되어서 안달이었지만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아이들과 산에 올라갔어요. 아이들과 헤어지기가 싫어서 전학을 가고 싶지 않아요.” 나미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런 너 혼자 여기 남아서 살겠다는 말이냐? 아버지가 전근이 되셨으니 여기서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그렇지 않아도 아버지는 내년에는 여기서 떠나시게 되어 있어. 그래서 차라리 올해 기회가 있을 때 서울 가까이 가서 너희들 학교 다니기 편하게 하려고 그러시는 거야. 여기서는 서울에 대학교를 다니라고 해도 어려워. 너무 멀고 돈이 많이 들어서. 그렇지만 거기로 가면 우리 집에서 다니는 학교라면 하숙비만 가지고도 대학을 다닐 수 있는 것이란다. 그러니 아무리 친구들과 헤어지기가 싫어도 할 수 없는 거야. 알겠지? 넌 거기 가서도 잘 할 수 있을 거야. 걱정하지 말아라.” 하고 타일렀지만 나미는 저녁에 이불 속에서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본 어머니의 마음도 한없이 무겁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다시 달래주기 위해 어머니는 나미를 꼬옥 끌어안고 볼을 비벼 줍니다. 엄마의 품속으로 파고드는 아이의 마음을 알 듯 하지만 어머니의 걱정도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두 사람은 말없이 눈물만 흘리면서 정든 고향을 두고 멀리 떠날 생각으로 가슴이 답답함을 달래 봅니다.
교육의 기본으로 돌아가 가정교육 회복해야 일본 남자 어린이, '박사·학자'를 장래 희망 1순위 우리 자녀들 바빠서 꿈 꿀 시간 없다 변화! 말은 쉽지만 쉽게 변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조직이고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해야만 존재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위기 의식에서 예외로 느끼고 있는 곳이 학교 현장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1월 8일(월) 9시부터 전남교육연수원 행정 전문 리더 과정 수강생을 대상으로 '선진국 교육 탐색' 강의를 하였다. 학교현장에서 재정을 담당하는 행정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행정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를 통하여 폭 넓은 시야를 갖게 함으로 학교교육의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의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아무리 좋은 정보를 제공하여도 수강생 자신이 흥미가 없고 관심이 없다면 하나의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급변하는 시점에서 학교교육이 제 자리를 잡으려면 중심축인 교사를 비롯하여 학교 구성원 모두가 변화의 길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사교육이 심한 나라는 이 지구상에 없을 것이다.학생들이 학교를 떠나 과외나 학원으로 가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우리 국민의 의식도 문제이다. 그 많은 돈을 투자하여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역할에 따른 사명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교육당국에 묻지도 않고 내 아이의 성공만을 위하여 달려가는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이제는 우리 학생과 학부모가 교육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분야인 가정교육이 살아나야 한다. 인간에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르쳐야 몫을 남에게 아웃소싱하고 있다. 그런 결과 아이들의 영혼 속에는 선대나부모의 혼이 전혀 없는,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가득 차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한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인구도 적고, 영토가 좁아도 그들은 이 지구상의 어느 나라 사람보다도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 동양에서는 거의 일본이 선두를 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일본도 전통을 매우 중요시 하는 교육을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가진 꿈이 한국의 학생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5일 NHK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한국 초등학생 남자 아이들은 '운동선수'를, 일본 남자 어린이들은 '박사·학자'를 장래 희망 1순위로 꼽았다. 한국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직업은 여전히 '교사'였다. 일본 여자 어린이들은 노벨상 붐과 상관없이 21년째 '식당 주인'을 1순위로 꼽았다. 지난해 7~9월 일본 유아·초등생 1100명의 장래 희망을 조사한 결과, '박사·학자'가 일본 남자 어린이 장래 희망 1위로 나타났다. 이 순위에서 '박사·학자'는 2016년 8위, 2017년 2위로 상승했다가 올해 1위가 됐다. 이 조사를 담당한 다이이치생명보험은 "일본인의 노벨상 수상이 이어지면서 남자 어린이들이 학자를 꿈꾸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1949년 노벨 물리학상(유카와 히데키)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일본 국적자 23명과 일본계 미국·영국인 3명을 포함해 총 2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냈다. 최근 4년간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수상자가 나왔다. 이 조사에서 '학자·박사'가 1위를 차지한 것은 2003년 이후 15년 만이다. 다이이치생명보험은 지난 1989년부터 매년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교육부가 작년 12월 내놓은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남녀 초등학생의 과학자 선호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2016년 9위였는데, 2017년 조사에서는10위로 한 계단 더 떨어졌다. 남자아이의 경우 과학자는 6위였지만, 그래도 일본과는 격차를 보였다. 한국 남자 초등생이 장래 희망 5위로 꼽은 '프로게이머'는 일본에서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일본 여자 어린이 장래 희망 2위와 3위는 남을 돌보는 직업인 간호사와 어린이집·유치원 선생님이 각각 차지했다. 한국 여자 어린이들은 의사와 요리사를 꼽았다. 문제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면서 우리 아이들이 꿈을 꿀 시간이 없다. 더군다나 학력이 낮은 계층의 학생들은 꿈이란 거의 상상을 하지 못한다. 중학교에서 학력이 40-50점대의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꿈이 없다. 이 꿈이 없으니 학력에 관심이 있을리 만무하다. 더욱 세상은 지식 경쟁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 큰 문제이다. 예전에는 한 집에서 큰 아들만 공부 잘 하면 대학을 보내는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들이 적어지면서 학부모의 관심은 오직 한 두 자녀에 집중되고 있다. 이들이 성공적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부모가 어떤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분명하게 인식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부모와 함께 현재 내 아이가 어떤 습관으로 학교 학습에 임하여야 하는가를 체크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면서 함께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황금개띠의 해를 맞아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2018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는 교육발전을 기원하는 정·관계, 교육계 대표를 비롯한 사회 각계 인사들의 신년 덕담과 새해 다짐이 이어졌다.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무술년의 ‘술’년은 태조왕건이 개국을 하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중요한 해에 해당한다”며 “교육가족들의 가정과 학교에 만복이 깃들라는 의미에서 무술년은 ‘무’엇이든 ‘술술’ 풀리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전했다.강길부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학습연구년을 통해 선진 교육을 체험하고 온 교사들의 보고서를 읽고 있는데 우리나라 교사들이 정말 똑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있다”며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올 한해는 창의 융합형 교육, 토론과 질문이 있는 교육에 힘 써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창의융합 인재로 아이들을 키워내면서 나눔과 배려의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물론 실천방법과 제도, 정책에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생각으로 힘을 합쳤으면 한다”고 밝혔다.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선생님이 존경받아야 교육이 발전하고 아이들의 인성 함양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 매년 ‘선생님 고맙습니다’ 감사편지 쓰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선생님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이밖에도 심광보 전국시‧도교총협의회장,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등이 신년덕담을 했다.건배 제의에서는 유‧초‧중등, 대학을 대표해 엄미선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 송토영 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 민병관 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이사장, 장호성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이 나서 교육발전과 학교 현장의 행복을 기원했다.현직 교사 3명은 전국 교원들을 대표해 새해 다짐을 발표했다.신명숙 경기 갈매유치원 교사는 ‘나눔·배려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유아교육부터 개인의 사회경제적 여건과 무관하게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를 세워야 한다”며 “소외받는 아이들을 위한 나눔과 배려 교육에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올해 소프트웨어교육을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홍지연 경기 한터초 교사는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은 바로 교사의 전문성과 열의에 달려있다”며 “그간의 경험을 동료 선생님들과 나누며 다양한 지식을 융합해 상상을 현실로 실현해나가는 학생을 길러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교 직업교육 정착에 대해 발표한 백찬수 경기 삼일공고 교사는 “최근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가 사회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도 학력에 따른 임금차별, 위험한 현장실습과 같은 현실이 직업교육을 제자리에 맴돌게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능력을 갖춘 인재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이날 교례회에서는 서울 공·사립학교 음악교사들로 구성된 서울음악교사합창단이 식전행사 및 축하공연을 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과잉 학습장애 유발될 수도 조기 영어교육 별 효과 없어 강제 학습노동에 시달려 영어 조기 교육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거의 20여 년 전 일이다. 교육부는 '영어조기 교육이 학습장애교육'이라는 학술발표회를 이화여대 강당에서 개최하였다. 하지만 지금도 우리 나라는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강한 요구 때문에 계속 뜨거운 교육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많은 연구 결과가 그렇지만 바로 그 결과를 직접 받아들이기에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그 결과를 되짚어 보면서 지금은 20여 년 전부터 조기교육을 받아온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가를 증거로 내 놓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교육 당국의 일이 아닌가! 우리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가지 교육 문제는 국민 모두가 교육전문가로 자처하면서 연구 결과를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소통하는 정부의 역할을 기대하여 본다. 20여 년 전에 대표적인 학자들의 발표 요지는 다음과 같다.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조기교육 열풍 이대로 좋은가?' 세미나에 참가한 대학 교수들은 주제 발표를 통해 부모들의 과열된 조기 교육 열풍이 영․유아들의 성장·발달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며 발달과정에 적합한 교육으로 유아들이 건강히 성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과잉학습장애 유발될 수도=서울대 의대 서유현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영․유아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면 난폭해지고 자폐증세를 보이거나 학습을 거부하는 등 과잉 학습장애가 유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 교수는 우리 뇌는 태어나서 3세 때까지 기본 골격과 회로를 만들기 때문에 오감을 통한 고른 자극이 필수적이라며 너무 이른 조기교육은 시각이나 청각을 통한 한가지 자극만을 주어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측두엽은 6~12세에 집중적으로 발달하므로 3~6세에는 영어를 가르쳐도 효과를 얻기 힘들다며 오히려 영어에 대한 혐오감을 갖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발달상 3~6세는 종합적 사고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다양한 경험과 예절, 도덕교육이 이 시기에 훨씬 더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 조기영어교육 별 효과 없어=동덕여대 우남희 교수(아동학)는 만 4세 10명과 7세 13명에게 주 2회 8차례씩 영어교육을 한 뒤 교육과정과 학습효과 등을 분석한 결과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린 나이에 영어교육을 시작하면 쉽고 빠르게 배운다고 생각하지만 실험 결과 4세 아들이 7세 아들에 비해 전혀 우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 교수는 또 두 그룹의 영어 발음 실험 결과 7세아가 월등히 우세했고 교육과정을 촬영한 비디오 분석에서도 7세아는 학습내용에 대한 이해와 흥미가 높아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으나 4세아는 통제가 안돼 사실상 교육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부모들이 원어민 강사를 선호하지만 실제 유아들은 한국인 교사를 더 선호하며 외국인 강사와의 수업에서는 오히려 스트레스도 느끼고 있다며, 인지적 정서적으로 준비돼 있지 않은 유아들에게 자연적 상황이 아닌 학습환경에서의 조기영어교육은 심리적 발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무분별한 영․유아 영어교육을 정부 차원에서 과감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제 학습노동에 시달려=중앙대 이원영 교수(유아교육학)는 유치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뒤 뛰어놀 시간 없이 학습지 공부를 강요받는 것이 현재 한국 유아들의 현실이라며, 강제 학습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유아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아동중심으로 삶의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어 지금과 같은 어른 중심의 유아교육은 아이의 정신을 폐허 상태로 만들 것이라며 유아들이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하여 개별화 된 놀이중심으로 가르쳐야 창의적이고 전인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 고 강조했다. 이같이 학자들이 일관되게 영어조기 교육은 아동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여도 당사자인 학부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중 하나는 교육부가 이같은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 우리 부모들은 주변의 열성 학부모들이 만든 회오리 바람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너무 일찍 부모가 자녀의 삶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당국은 몇 번의 학술발표 자료를 통하여 국민을 설득하기 보다는 보다 더 장기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하여 영어 조기 교육에 열광하는 학부모들에게 그 폐해를 알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교육신문 백승호 기자]부산교총과 부산교육삼락회, 학교바로세우기부산연합, 부산학부모연합회, 바른교육실천을위한부산연합 등 교육시민단체는 8일 부산 양정동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쁜 정책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부산교총 등 참여단체들은 “교직은 전문직으로 교사가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25년의 오랜 근무와 연수, 연구 등을 통해 검증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런 과정 없이 15년의 교육 경력만으로 교장에 응모하게 한다면 공정성과 교직 전문성을 훼손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학교 현장의 목소리와 상황을 무시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며 “이같은 나쁜 정책이 실시되면 되돌리기 어렵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나쁜 결과’만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종필 부산교총 회장은 성명을 통해 “교육 경력만으로 교장에 응모할 수 있도록 하면 누가 굳이 담임교사, 보직교사를 맡고, 도서벽지 기피학교에 가려하겠느냐”며 “정부는 열심히 수업하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교사의 사기를 꺾는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확대를 철회하고, 교육공무원법 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을 비롯해 이용섭 차기 부산교총 회장, 조금세 학교바로세우기부산연합회장, 허성태 부산삼락회장 등 지역 교육계 대표들은 집회를 마치고 부산시교육청 기자실을 방문,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폐단에 대해 언론에 직접 설명했다. 한편 4일 한국교총과 17개시·도교총이 공동으로 규탄집회를 이후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세종시 교육부 앞에는 한국교총과 시도교총 관계자들이 매일 11시 집회를 갖고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문제점을 알리고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조성철 기자] “나는 이제 성년이 됨에 있어 오늘을 있게 한 조상님과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자손의 도리를 다할 것과 국가와 사회의 주인으로서 신성한 의무에 충실하고 정당한 권리에 참여하여 본분을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3일 대전노은고(교장 김승태)는 학교 강당에서 졸업을 앞둔 3학년 남녀학생 217명이 참석한 전통성년례 행사를 가졌다. 형형색색 곱디고운 한복 차림의 학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성년선언문을 낭독하며 ‘어른됨’을 다짐했다. 술로써 예를 행하는 초례의식 때는 고개를 돌려 잔을 기울이는 모습에서 앳된 웃음이 묻어났다. 성인이 된 학생들은 어른으로서 본명을 귀이 여겨 이름 대신 불릴 자(字)를 담임교사로부터 받는 명자의식도 가졌다. 제자들의 특성을 1년 간 눈여겨 본 스승들은 ‘연리’(스스로 끊임없이 갈고 다스리는 사람), ‘서린’(재능이 빛나는 영특한 사람) 등의 자를 지어주며 격려했다. “이제 몸도 마음도 건강한 어른이 되도록 노력할 게요” 소감을 밝힌 학생들은 뿌듯한 이 날을 서로서로 ‘인증샷’으로 남겼다. 학교는 올 3월부터 성년례 행사를 기획했다. 3학년 부장 양훈석 교사는 “수능 후 새 출발을 앞둔 학생들에게 기념이 되고 올바른 성인으로 성장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말했다. 대전평생학습관 예절교육센터 등은 한복, 집기 대여 예산과 인력을 지원했다. 이날 성년례에는 전문가들이 파견 지원을 나왔다. 예절교육센터는 행사 예산의 절반을 지원했다. 전재용 대전평생학습관 예절교육센터 장은 “매년 학교 신청을 받아 지원에 나서고 있고, 올해는 특수학교 장애학생으로 성년례 행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첫 통과의례인 성년례를 통해 학생들이 자부심과 책임의식을 갖춘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조성철 기자] 대다수 시도의 일반학교 특수학급이 교사 1인당 학생 정원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도 별로도 편차가 커 교사 확충과 교육 평등권 보장이 과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표한 ‘시·도별 특수교사 법정 정원 확보 현황’에 따르면 2017년 4월 현재 특수교육 대상자는 총 8만 9353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일반학교 특수학급에 배치된 학생이 53.2%로 가장 많고, 특수학교 28.9%, 일반학급 17.4%, 특수교육지원센터 0.4% 순으로 조사됐다. 설립 유형별로는 공립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81.8%로 국립(1.3%), 사립(16.9%)에 비해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문제는 ‘학생 4명당 교사 1명’의 배치기준을 대다수 시도의 공립 특수학7교가 준수하는 반면, 공립 일반학교 특수학급은 대부분의 시도에서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세종(3.1명), 경북(4.0명)을 제외한 15개 시도는 법정기준을 25~30% 이상 초과했으며, 특히 인천과 대전은 5.2명, 울산은 5.0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인천(4.2명)과 대구(4.1명)는 특수학교도 법정기준을 넘어 특수교육 여건이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의 경우도 특수학교는 모두 법정기준을 지킨 반면, 일반학교 특수학급은 경기(3.9명), 강원(1.0명)을 제외하고 모두 법정기준을 넘겼다. 충북은 10명, 인천 7.1명, 서울·부산 6.4명, 대전·전남 6.3명으로 법정기준보다 1.6~2.5배나 많았다. 더구나 특수교사의 일정 부분은 정원 외 기간제 특수교사가 배치돼 있어 안정적이고 책임감 있는 교육환경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규 교사 위주의 증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7년 4월 현재 법정정원 대비 공립 정규 특수교사 비율을 67.2%, 정원외 기간제 특수교사는 14.4%인 상황이다. 특히 특수교육대상자가 가장 많은 경기도는 공립 특수교사 법정기준 대비 정규교사 54%, 비정규교사 34%로 사실상 비정규교사 비율이 가장 높음에도 외형적으로는 교사 수를 충분히 확보한 것처럼 인식되는 실정이다.국회입법조사처는 “특수교육기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법정기준을 준수하지 못하는 공립 일반학교 특수교사의 증원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각 시도교육청은 타 지역에 비해 특수교육대상자가 열악한 교육환경에 놓여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교총, 세종시교육청이 공동 주관한 2017년 학교 통일교육 우수학교’ 공모 결과가 지난달 말 발표됐다. 응모 학교를 대상으로 지난달 12일 서울 우면동 한국교총회관에서 진행된 심사에서 초등 7개교, 중학교 7개교, 고교 6개교가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이들 학교에는 교당 380만원 상금 및 우수학교 인증 상패가 수여됐다. 학생의 자율적 통일역량 함양 및 활동 중심 통일교육의 우수성과 확산을 위해 마련된 이 행사에는 남북한 통일의 꿈을 키우고 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체험 위주의 사례들이 주를 이뤘다. ‘미리 온 통일’ 탈북자들을 만나 그들의 아픔을 공유하고 북한주민의 실상을 들어보는가 하면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체험하고 아예 통일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시하는 등 다양한 내용이 펼쳐졌다. 대전 회덕초(교장 봉인순)는 ‘통일 마중물 통해 통일 감수성 키워요!’ 주제로 한반도통일미래센터(경기 연천 소재) 체험,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초청 강연, 통일나무 제작 등을 진행했다.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서 남·북한 현실에 대해 알아보는 다양한 체험을 하고 독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에서 떨어져 나온 실제 조각을 감상하는가 하면. 북한에서 식량이 없어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동영상 시청하기 등의 시간도 가졌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독일 통일 과정과 베트남 통일 과정을 비교하며 평화통일의 꿈을 다지기도 했다. 김진경 담당 교사는 “아이들이 적화통일을 이룬 베트남보다 독일처럼 평화통일을 반드시 이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며 “통일교육의 의지가 높은 교장선생님의 지원 하에 관련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유익한 활동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직접 그린 태극기 수십 개를 지역 주민센터에 게시하며 태극기 물결을 이뤄 지역 언론에 화제기사로 소개되기도 했다. 봉인순 교장은 “북한은 통일 미래의 민족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나갈 상대지만, 북한 체제는 1인 독재체제를 유지하면서 우리 안보를 위협해왔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맞춤형 교육과 생활 관련 사례를 통해 건전한 안보관을 키우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중(교장 허윤욱)은 지역 내 체험지 정보를 바탕으로 한 통일 동아리 활동 ‘대한민국 피란수도 부산’을 내세웠다. 학생들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수도였던 부산 내 문화유산 현장을 답사하고 자료를 정리해 부산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 및 자료집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들 현장을 학교통일교육을 위한 현장체험학습의 장으로 홍보하고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자료집에는 ‘지하철로 떠나는 치유유산’, ‘피란수도 부산 정부기능 유산 탐방’, ‘피란수도 부산여행’ 등 당일형 또는 1박2일, 2박3일 체류형 프로그램으로 다양하게 소개됐다. 또한 ‘육군 6·25 전사자 유해발굴관 연계 전시 활동’, ‘탈북이주민 강연’, ‘평양만두 만들기’ 등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알아보고 남북한 간 문화의 거리 좁히기도 병행했다. 허윤욱 교장은 “부산에는 분단의 상처를 담고 있으면서 평화와 통일의 필요성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유산이 충분하다”면서 “이들 유산을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코스로 개발함으로써 부산지역이 학교통일교육을 위한 현장체험학습의 장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경북 문경 가은중(교장 이상욱)은 한겨레중·고와 통일교육 업무협약을 맺고 방문해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두 학교는 이달 말 공동 해외봉사도 눈앞에 두고 있다. 충남 용남고(교장 이석우)는 병영체험 활동, 국립현충원 묘역 봉사활동으로 안보관과 통일관을 동시에 일깨웠다.
[한국교육신문 백승호 기자] 교육부 인사에서 교육전문직에 대한 홀대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 내 교육전문직 정원은 조금씩 늘고 있지만 과장급 이상의 고위직에서는 사실상 찬밥 대접을 받고 있다. 또한 실무급에서도 해당 부서에서 주요 업무보다는 일반직을 보좌하는 수준의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소외감이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해 12월 ‘교육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교육부 직제 규칙)’ 개정 이후 발표한 1일자 교육부 인사에 따르면 직제표상 실장 3명, 국장 15명 중 교육전문직은 실장(학교혁신지원실장) 1명, 국장(교육과정정책관) 1명에 그쳤다. 과장급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담당관과 과장급 49명 중 교육전문직은 4명, 전체 과장급 중 8.2% 수준이다. 2013년 교육부로 명칭을 변경한 이후 과장급 이상 장학관은 6~7명 선에서 오락가락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숫자는 6명이 유지되지만 그동안 주로 전문직 장학관이 보임되던 학교혁신정책관(구 학교정책관)이 지난해 상반기 인사에서 일반직으로 보임된데 이어 이번에도 일반직이 차지하면서 국장급이 1자리 줄고 과장급이 1자리 늘어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외형상 차이는 없지만 보이지만 내용상 나빠진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일반직 또는 장학관으로 보임할 수 있는 자리를 사실상 일반직이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 교육부 직제 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간부직위 67개 직 중 일반직 또는 장학관으로 보임할 수 있는 자리가 40개에 달하지만 장학관에게는 사실상 6~7개만 제한적으로 열어주고 있는 셈이다. 일반직의 경우 일반직만 보임할 수 있는 24개 자리가 있지만 장학관만 보임할 수 없는 자리는 없는 것도 불균형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무보직 과장급 장학관 대기발령 4명을 포함되지 않아 편중돼 보일 수 있다”며 “오히려 이번 인사에서는 학교혁신실의 주무 과라고 할 수 있는 학교혁신정책과장이 교육전문직으로 보임돼 내실면에서는 나아졌다고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우려는 커지고 있다. 교육부 교육전문직 출신의 한 교장은 “5년 전 교육부의 교육전문직 수는 69명이었는데 지금은 90명으로 전체 교육부 정원의 15% 수준이지만 간부직원은 오히려 비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교육전문직의 사기 저하를 우려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교육부의 교육전문직 홀대가 이어질 경우 문재인 정부에서도 학교현장과 동떨어진 교육정책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교육부 전문직 출신 한 인사는 “교사나 학교 현장에 밝아야 할 교원정책이나 교원양성, 교원복지와 같은 분야도 일반직이 전통적으로 이어오고 있다”며 “현 정부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능개편이나 외고·자사고 전환, 고교학점제 등과 같은 정책도 결국 현장 경험이나 소통이 중요한데 교육전문직이 주도하기보다는 정책 보조나 통계 처리 등의 사실상 보좌업무로 배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초중등 교육을 관장하게 될 학교혁신정책실은 국·과장의 학교현장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한데 최근의 인사는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며 “학교혁신정책실 등 학교·교원 정책관련 부서의 국·과장은 교육전문직 보임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하루 세 번 칭찬으로 키우는 아이 자존감’의 저자 모리타 나오키는 일본에서 오랜 기간 교직에 몸담은 교사로 현재 가나가와대학 교육학부 부속 사카이데 사립학교 스쿨 카운슬러로 일하고 있다. 책 내용 역시 저자가 교직에서 실천해왔던 심리요법을 통해 고안한 ‘자존감 수업 교과서’나 다름없다. 저자는 자존감을 심어주는 효과적인 세 가지 요소에 대해 아이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그것을 ‘기록’하는 실천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는 저자가 매년 수많은 아이들을 등교 재개의 길로 이끄는 방법이다. 또한 마음에도 영양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자존감의 물’이라고 표현한다. 아이들 마음속 컵에 자존감의 물을 채워주는 방법에 대해 여러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안내하고 있다. 1만2000원, 북레시피.
‘프리즌’⋅‘보안관’⋅‘범죄도시’⋅‘청년경찰’⋅‘꾼’의 공통점은? 2017년 흥행성공한 입봉작이란 점이다. 신인감독의 데뷔작 성공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도 차기작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다. 그것은 감독 개인적인 즐거움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흥행작 등 감독의 연출 저변 확대라는 점에서 영화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우리는 ‘뜻밖의 대박 일군 입봉작’이란 제목으로 ‘범죄도시’와 ‘청년경찰’을 만나보았다. 한교닷컴에 빌표하진 않았지만, 역시 입봉작인 ‘프리즌’과 ‘보안관’도 그보다 전에 만나보았다. 흥행 실패한 ‘미옥’까지 주연배우 김혜수에 끌려 만나보았으니 이제 ‘꾼’(감독 장창원)만 남은 셈이 됐다. 굳이 이름 붙인다면 뜻밖의 대박 일군 입봉작 3탄 ‘꾼’이다. 2017년 11월 22일 개봉한 ‘꾼’의 관객 수는 401만 8337명(1월 4일 기준)이다. 손익분기점이 180만 명쯤이니 완전 대박이랄 수 있다. 2017 한국영화 흥행순위 8위의 수치이기도 하다. 물론 해를 넘겨 상영중인 ‘강철비’와 개봉 9일 만에 300만 명을 돌파한 ‘1987’이 있어 유동적이긴 하지만, ‘꾼’의 401만 8337명은 100억 넘게 들인 대작의 그것과 다른 흥행임이 확실하다. 먼저 ‘꾼’이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과 그로 인한 수능 1주일 연기 덕을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11월 15일 선보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저스티스리그’와의 대결을 피하려고 개봉을 1주일 뒤로 미룬 전략이 오히려 대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물론 연말 성수기를 겨냥한 대작들 공세를 피하자는 기본 전략과 함께였다. ‘꾼’은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오락영화다. 이미 1년 전 같은 사건을 영화로 만든 ‘마스터’가 714만 넘는 관객을 불러모으는 등 크게 히트한 바 있다. 그만큼 기시감이라든가 식상함이 악재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제작⋅개봉했고, 대박을 일구었다. 다름 아닌 신인 장창원 감독에 의해서다. 하여간 범죄오락영화에 깜빡 죽는 한국인이라 할까. “좋았던 건 기억이 나질 않는 영화”라는 블로그 글도 있지만, 필자가 보기에 ‘꾼’은 ‘마스터’보다 오히려 더 재미있다. 외형적으로 사기꾼으로 사기꾼 잡기가 핵심 내용인데, 특히 반전의 연속이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사기 피해자들의 아들이나 형 등 가족이 모여 복수하는데다가 가해자 장두칠(허성태)보다 그를 비호해준 권력층에 대한 응징이란 차별화가 신선해 보인다. 그런 복수가 현실적으론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에 영화의 오락기능이 빛을 발한다. 박희수(유지태)같이 자신의 야망 달성을 위해 권력의 개가 되고, 그것도 모자라 살인까지 하는 등 그렇게 극악한 검사가 있는지 ‘미옥’의 최대식과 함께 다소 놀랍기도 하다. 대선 후보니 언론사를 포함한 권력층 까발리기는 일종의 보너스라 해도 무방하다. 승용차에 사람을 가둔 채 번개탄 피워 죽이려는 장면은 어떤 영화에서도 본 기억이 없다. 살인행위에 대한 표현이라 좀 뭐하지만, 그래서 참신해 보인다. “신인의 패기나 재기발랄함 대신 클리셰(자기 생각없이 반복한다는 뜻. 진부하다는 말로 쓰임.-인용자)가 넘쳐난다. 그 점이 못내 아쉽다”(한겨레, 2017.11.20.)는 지적이 있지만, 시간 죽이기 범죄오락영화로서 크게 흠 잡을 것 없는 ‘꾼’이다. 오히려 아쉬운 건 따로 있다. 장두칠에게 잡혀 무릎을 꿇린 채인 황지성(현빈)은 입에 테이프까지 발라져 있는데 반해 얼굴이 너무 매끈하다. 소홀한 분장이다. 이와 달리 배성우(고석동 역)가 유치장에서 보여준 표정 연기는 일품이다. 걸그룹 에프터 스쿨의 나나(춘자 역) 역시 계속 배우 해도 되겠다 할 만큼 무난한 연기를 보여줬다.
깨끗한 공공화장실을 보면 그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준을 알 수 있다. 때문에 깨끗한 화장실은 문화인의 척도인 셈이다. 우리 서령고에서는 깨끗한 화장실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청결한 환경을 위해 수시로 청소를 하고 또 아름다운 그림을 거는 한편 학생들에게는 화장실 사용 수칙을 전파하여 스스로 화장실을 깨끗하게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화장실 사용 수칙 첫 번째, 변기를 사용할 때는 소변이 튀지 않도록 변기에 바짝 다가서기. 번째, 사용한 휴지는 변기에 버리기. 단 변기가 막히지 않도록 규격품을 사용하고 조금씩 사용하기. 세 번째, 변기 레버는 작은 물방울들이 사방으로 튀지 않도록 반드시 변기 뚜껑을 닫은 뒤 3초 이상 누르고 확인하기. 네 번째, 용변을 본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기. 실제로 많은 질병이 손씻기만으로도 예방효과가 크다고 한다. 다섯 번째, 고장 난 변기나 세면대, 그 외 물품들을 발견했거나 불편한 점이 있으면 즉시 행정실에 연락하여 신속하게 수리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의 경우, 2018년 주요업무계획 설명회에서 ‘교육자치와 학교민주주의’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하면서지역 교육계에 불어 올 교육자치 바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자치 바람은 문재인 정부가 지방 분권과 교육자치를 위해 그동안 지니고 있던 여러 권한을 시도교육청과 학교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교육부와 교육청 그리고 학교의 자치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이러한 논의에서 교육부와 학교의 시스템에 비해 교육청의 소통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너무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우선 교육부의 교육자치 시스템은 그동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소통해 왔었다.최근에는 교육자치정책협의회를 새로 설치했고, 국가교육회의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의 자치시스템은 학교운영위원회와 교직원회의, 부장교사회의, 전교학생회, 학교학부모회가 조직되어 운영되고 있다. 반면 교육청의 민주적 자치 시스템은 광주의 경우 지역교육청 학생회의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있다면 월 1회 정기 간부회의가 전부다. 현재 교육부와 교육청 그리고 학교의 교육자치를 위한 민주화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앞으로 교육부와 교육청 그리고 학교의 교육자치를 위한 민주화 시스템은 어떻게 달라질까? 먼저 교육부는 교육자치정책협의회를 보다 더 강화하고, 국가교육회의를 ‘국가교육위원회’로 발전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학교 민주화를 위해서는 교무회의와 학생회, 학부모회의 법제화가 추진될 전망이다. 교육청의 추진 계획이 그렇다. 광주광역시교육청 장휘국 교육감은 이번 신년사를 통해 “촛불로 되찾은 민주주의를 학교에서 완성하겠다.”며 “학생회·학부모회·교직원회의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교육청에는 “광주시민혁신교육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교육부와 교육청 그리고 학교의 교육자치를 위한 민주화 시스템 추진 계획은 다음 표와 같다. 문제는 교육부와 학교의 교육자치를 위한 계획과 노력은 명확하고 그 방향도 분명하지만, 교육청 민주화에 대한 계획은 학생자치회 지원과 ‘광주시민혁신교육위원회’ 구성 계획만 발표되었을 뿐 매우 부실할 뿐 아니라 학교민주화 계획과도 그 형평성이 지나치게 맞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부와 학교에는 자율과 자치를 끊임없이 요구하면서 정작 교육청 스스로의 민주화 계획이 없다는 문제제기는 여기에서 비롯된다. 교육청의 민주화를 위해서는 우선 ‘광주시민혁신교육위원회’의 구성 시기와 참여 범위 그리고 역할과 권한에 대한 명확한 후속 계획이 나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육부의 교육자치정책협의회, 전국시도교육감회의와 유사한 광주학교자치정책협의회 및 광주학교장 협의회 구성에 대한 논의도 서둘러야 한다. 또한 학교민주화 계획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광주교사총회와 광주학교장총회 그리고 광주총학생회와 광주총학부모회 구성과 이의 법제화를 어떻게 진행할지 계획을 밝혀야 한다. 새롭게 요구되는 시교육청의 교육자치와 민주화 시스템은 다음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만약 교육청이 교육부에서 내려주는 교육자치의 과실만 받고, 교육청 스스로의 민주화 노력은 외면한 채, 학교민주화만을 강제하게 되면 또 다른 불통 논란의 소지가 될 뿐 아니라 앞으로 추진해야 할 학교민주화의 동력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어린이 그림이 종북 몰이용? 그림 소동을 보면서 3공시절에 글 때문에 겪었던 일들이 떠올라 어린이가 안타까워 정말 세상이 무섭다. 어린이들의 통일염원을 그린 그림을 가지고 종북몰이를 하면서 그 그림을 카렌다에 담았다고 우리 은행을 압박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정말 그렇게도 하실 일이 없는가라고 묻고 싶다. 이 그림은 우리은행에서 그린 그림도 아니고, 의도적으로 만든 그림은 더더구나 아니다. 은행에서 주최한 그림공모전에서 당선작들을 그림으로 사용하였을 뿐이다. 뽑은 교수님들조차 전혀 [종북]이나 [좌빨]이라고 보지 않았기에 뽑은 작품이다. 아니 오히려 어린이의 천진난만한 통일염원을 잘 표현하였다고 생각하여 뽑은 작품이다. 그런 어린이들이 그림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더구나 남북이 통일을 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그려라는 주제를 받아서 그려진 그림이다. 남과 북이 통일을 하여야 한다는 우리의 소망을 담은 것이다. 그래서 남과 북의 깃발이 그려진 것이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세상에 남과 북이 통일을 하자는데 그럼 남과 북의 깃발을 그리지 않고 무엇으로 남과 북을 나타내고 어떻게 표현하라는 말인가? '백두산과 한라산?' '김정은과 박근혜?'당시 대통령은 박근혜이었으니까 물론 그렇게 표현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방법으로도 쓰고 표현 하는 것이 예술이고 표현 방법이다. 만약에 북한처럼 모두 같은 방법으로 표현을 하라고 한다면 우리의 문화와 예술의 창작 정신이나 창작열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래서 전제주의 하에서나 독재정권 하에서는 찬란한 문화 예술 작품이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 우리은행 탁상용 카렌다에 실린 문제의 그림 통일을 기뻐하며 남과 북의 깃발을 들고 환하게 웃는 이 그림이 어찌 종불인가?ⓒ 김선태[문화예술인은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들]이다. 그래서 남다른 생각, 남다른 표현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지금 저렇게 요란을 떠는 국회의원들의 머리통 속에는 아직도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로 나누고 지배하면서 예술을 억누르고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마도 우리은행을 블랙리스트에 올려야 하고, 그 그림을 그린 학생과 부모도, 그리고 그 어린이의 담임까지도 블랙리스트에 올려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을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통일을 생각하고 그린 남과 북의 깃발을 보고 저렇게 발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 왈 "인공기가 펄럭 인다" "인공기가 나부낀다"라는 말까지 내뱉는다. 하두 요란을 떨어서 도대체 어떤 그림이기에 저렇게 야단일까? 싶어서 그 그림을 찾아보았다. 그림속의 인공기는 태극기와 같이 나무가 두 손으로 하나씩 들고 웃고 있다. 정확히 말해서 이 그림속의 통일나무는 통일의 기쁨을 가득 안고 남과 북의 기를 양손에 들고 만세를 부르듯이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다. 남과 북이 통일이 되었으니 얼마나 기쁜가? 그래서 양손에 양쪽의 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는 것인데, 이게 어찌 종북이고 좌빨이란 말인가? 정말 어처구니없는 주장이고, 엉터리들이다. 만약에 그러러면 우리말에서 [동무]라는 말이 사라졌듯이 [북]이라는 말도 없애 버려야 하지 않겠는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면 저 사람들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입버릇처럼 주절대는 [종북]이라는 말도 없어질 것이 아닌가? 요즘 이렇게 야단을 하고 요란을 떠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3공화국 시절에 겪은 아동문학 작품 때문에 겪은 두 번의 고초를 떠올리게 된다. 1971년5월3일자 [삼남교육신문]에 실린 꽃술이란 시 한편 때문에 나는 중앙정보부 파견대에 불려 가서 문초를 받아야했다. [꽃술] 흥겨운 듯 수줍은 듯 연분홍빛 진달래/ 송이송이 따서 모아 꽃술 빚어 담궜다가/ 추야장 긴긴밤에 잔에 남실 따루어서/ 진달래 향기속에 봄을 빌어 모셔두고/ 님도 한 잔 나도 한 잔 봄기운에 거나하면/ 금수강산 진달래가 내 속에만 피었어라. 28세 문학청년으로 매일 창작수업을 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래서 일상을 읊어본 시조 한편을 도내 주간교육신문에 투고하였고 실렸던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 때문에 중정파견대에 끌려가서 문초를 받아야 하였었다. 시골 초등학교의 아직 초보겨우 8년차교사가 당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중정파견대에 끌려갔으니 얼마나 놀라고 떨었겠는가? "선생님. 진달래가 북한의 나라꽃이라는 사실을 몰랐어요?" "........... '그랬던가? 내가 북한의 나라꽃을 어찌 안다고?'" 대답도 못하고 속으로 이런 생각만 하고 있으니까 주먹이 날아왔다. 다행히 아직 젊었기에 피하기는 하였지만, 덕분에 정강이쪼인트를 채였다. 한 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진술서인지 뭔지를 쓰고 석방이 되었다. 그 뒤로 글을 쓰는 것이 무서웠다. 함부로 써서 또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서 주저하였었다. 1977년에는 [하늬수박]이라는 동화 때문에 이번에는 중정 도분실까지 끌려갔다. 6,25를 겪었던 당시 아이들이 하늬수박하늘타리 열매를 가지고 수류탄을 만들어 논다는 이야기이었는데, 이 글속에서 북한공산당빨치산이 나쁜 놈이라고 쓰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아이들이 그냥 전쟁 흉내를 내면서 노는 모습만을 그렸었는데 꼬투리를 잡고 불러낸 것이었다. 그 때도 도분실까지 서너 시간이나 걸려 왕복하였고, 조사 받느라고 몇 시간 이렇게 하루 종일 보내야 하였다. 다행스럽게도 나를 데리고 간 군파견대장은 내 반 어린이가 당시 돈으로 수백만원의 현금과 수표가 든지갑을 주워 와서 내 손으로 잘 전해준 적이 있는 분이어서 나를 곱게 잘 보호해주어서 잘 끝나고 돌아왔지만 참 힘들었던 하루 이었었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 겪은 일도 이렇게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머릿속에 맴도는데, 저 그림을 그린 어린이는 지금 얼마나 힘들고 무서울까 싶으니 참 안타깝기만 하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못씁 사람들, 정치하는 사람이거나 언론이나 모두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로 이 어린이가 평생 겪어야할 아픔은 생각은 하여 보았을까?
한국교총이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저지를 위해 국민청원운동에 돌입했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교총은 4일 교육부 앞에서 전면 투쟁 집회를 개최하고 매일 릴레이 집회를 전개함과 동시에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폐지를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을 시작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무자격 교장공모제가 갖는 교육적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에 이 제도가 전면 확대되면 그 폐해는 결국 학생과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게 교총의 주장이다. 그런 점에서 전국 교원과 국민 모두의 동참을 호소하는 교총의 국민청원은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정부는 사실상 촛불정부를 자임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정부 운영을 공식 천명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아직까지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교육 분야에 있어서는 지지율이 30%대에 머물러 제일 낮다. 이는 교육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결코 정부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준엄한 의사표현으로 봐야 한다. 그럼에도 교육현장의 혼란과 교육적 폐해가 예상되는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전면 확대하는 것은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는 일방통행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특정노조의 교장만들기 하이패스’로 확인된 제도를 먼저 손질해야 함에도 오히려 그 길을 더 넓히겠다고 하는 것은 교육현장에서 힘든 업무와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대다수 교사의 순수한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학교와 교원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번 국민청원은 그래서 더 중요하고 더 의미가 크다. 바로 교육자와 국민의 힘으로 비뚤어진 제도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 때문이다. 이제 50만 교육자 전체가 동참해야 한다. 나아가 교육가족 모두와 국민들이 함께 하도록 그 의미를 널리 알려야 한다. 모두 한 마음으로 행동하고 실천해야 우리 교육을 지켜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육계에 때 아닌 ‘유시민 신드롬’이 일고 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청와대 국민청원방에 올린 ‘초등교실을 활용한 공공보육시설 확충’청원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관련 부처의 조속한 협의를 지시해서다. 하지만 이는 현실 여건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이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유휴교실을 교과교육실, 상담실, 토의토론실, 방과후 교실 등 특별실로 사용하고 있다. 유휴교실을 공실(空室)로 두는 경우는 드물다. 더구나 취학 전 돌봄은 학부모 거주지와 어린이집의 접근성이 핵심이다. 그런데 학생 감소로 인한 유휴교실은 그나마 농어촌, 중소도시에 분포하고, 정작 어린이집 수요가 높은 대도시에는 많지 않다. 특히 초등교에 어린이집을 설치하려면 교실, 관리실, 자료실, 화장실 등 적어도 3~4개 교실이 필요한데 대도시에 이런 요건을 충족하는 학교는 27곳 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설 및 운동장 사용, 안전 관리, 급·간식, 차량 증가 등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현행 법령상 유치원은 만 3~5세, 어린이집은 만 0~5세아가 취원한다. 즉 어린이집은 0~2세 영유아반을 더 운영한다. 맞벌이 부부 지원 중심인 어린이집은 초등 하교·퇴근 시각 이후까지 운영되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어린이집 설치는 초등교육의 파행을 야기할 수 있고 관리 주체와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 모든 책임을 학교에 귀착시킬 우려가 높다. 이 점에서 교육과 보육을 일원화하는 유보통합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현재 유치원은 교육기관으로 교육부 관할인데 반해, 어린이집은 보육기관으로 보건복지부 관할이다. 관할 부처, 교육과정, 교사 양성 등의 통일·통합부터 모색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 초등교 내 어린이집 설치는 절대로 강행해선 안 된다. 유휴교실이 있다면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40%대로 제고하는 노력을 먼저 경주해야 한다.
진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오래전에 휴지통에 버렸어야 할 제도다. 그런데 기막히게도 현 정부가 이를 확대 추진하려해 우려스럽다. 교육부는 최근 무자격 공모제 학교 비율을 자율학교 또는 자율형 공립고 중 신청학교의 15%로 제한한 조항을 삭제하는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특정노조 출신 인사 등용문일 뿐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15년 이상의 교육경력만 충족하면 누구나 공모에 응할 수 있어 이미 그 의도에 대한 불신을 자초해 왔다. 그간 임용된 무자격 교장들 중에는 충분한 전문성과 경험 부족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고, 진영논리로 교사 간 갈등을 증폭시킨 경우도 있었으며, 여론 몰이로 중요사항을 결정하는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교육부는 교장 임용방식을 다양화 해 학교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듯이 특정 노조 출신의 교장들이 대거 임용됐고, 특히 서울·인천·광주·전남 등의 지역은 제도 시행 이후 100% 특정노조 출신만 교장이 됐다. 특정노조를 제외한 나머지 교사들은 무자격 교장공모에 명함조차 내놓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정노조의 도움 없이는 무자격교장 공모에서 경쟁력이 전혀 없다는 소문이 정설로 증명된 셈이다. 결국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진영논리를 앞세운 그들만의 전유물로 전락했을 뿐, 교육 발전은 물론 교사들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공모교장을 경험한 교사들에 따르면 자격 있는 공모교장임에도 불구하고 교장의 존재감이 별로 없다고 한다. 교직원회의나 기타 학교 내 위원회에서 결정된 것을 대부분 그대로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 내에서는 최종 결재권자가 교장임에도 불구하고 교장의 책임감 있는 권한 행사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저 교장도 해당학교 조직 구성원 중 한명일 뿐이라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고 한다. 이런 것을 민주화라고 외치지만 해당 교장의 입장에서는 민주화에 역행하는 처사일 뿐이다. 학교장의 경영철학과 가치관에 입각한 책임경영은 찾아보기 어렵고, 집단의 힘으로 결정되는 것이 도리어 전혀 민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자격 있는 공모교장이 임용된 현장에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데 무자격교장이 임용된다면 더 권한이 무력화되고 혼란은 가중될 게 뻔하다. 진영논리에 학교교육력만 소진 교장임용의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라면 그에 대한 설득력 있는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 가령 현재의 교장 임용제도로 인한 부작용이 매우 크거나 현재 재직 중인 교장들에게 치명적인 문제가 상존해 대부분의 학교교육이 파행되는 등 제도개선의 필연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전면 확대 근거는 매우 미약하다. 도리어 차후에 다른 진영의 정부나 교육감이 들어왔을 때, 손을 쓸 수 없도록 사전에 정지작업을 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앞선다. 현재의 교장 임용제도를 잘 활용하고 개선해도 교장 임용의 다양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교육이 안정돼야 경쟁력 있는 훌륭한 인재 육성이 가능하다. 인재육성이 진영논리보다 우선이다. 한가하게 무자격 교장공모제 확대 논란으로 교육력을 소진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신정 연휴에 일본에 다녀왔다. 역사박물관에 가기 전 버스 안에서 들은 가이드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원래 일본은 백제가 신라를 견제하기 위해 발전시킨 나라인데 신라가 일본에 문물을 전파해준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했다. 그런 일본이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등을 통해 문명을 전파해준 스승의 나라를 침략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일본의 ‘두견새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 전국시대의 세 영웅인 도요토미 히데요시,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한자리에 모여 울지 않는 두견새에 대해 담론을 나눴다고 한다. 먼저 도요토미는 훈련을 시켜 울게 만든다고 했고, 오다는 목에 칼을 대고 울라고 명령하고 그래도 울지 않으면 베어버린다고 했다. 도쿠가와는 인내심을 갖고 울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다. 세 사람의 성격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학생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도요토미는 공부하도록 훈련을 시킬 것이고, 오다는 때려서라도 강제로 시킬 것이고, 도쿠가와는 스스로 공부해야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역사에서는 도쿠가와가 천하를 통일해 결국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 게 정답이 됐다. 요즘 학생 체벌 등은 인권 침해라며 백안시하지만, 솔직히 앞서 말한 셋 중에서 무엇이 옳은 방법인지는 고민스럽다. 각자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공부는 두견새를 울리는 것과 차원이 다른 문제인 만큼 스스로 각성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이 공부하도록 강제로 훈련을 시키거나 벌을 줘 통제하기보다는 왜 공부를 해야 되는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극하는 교사가 되도록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황금 개의 해 무술년(戊戌年)이다. 새해를 맞아 모두 각자 바라는 꿈이 있을 것이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빠른 시간보다는 목표를 향한 지속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에 대해 성급해하고 성과에 쉽게 낙담한다. 여기서 생각해 볼 말이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우리 속담과 일맥상통한 라틴어 ‘페스티나 렌테(festina lente)’다. 이는 고대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좌우명으로 삼았다는 말로 ‘천천히 서두르라’는 뜻이다. 삶에 있어 서두름과 비교는 언제나 낭패를 가져온다. 만약 어떤 과목을 잘하고 싶다면, 내가 노력한 만큼 성과가 있을 것을 믿고 기초부터 차분히 튼튼하게 다져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남들의 완성된 모습만 보고 그 과정은 간과한 채 속단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탓한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 했다. 지난해 이루지 못한 일들이 있어도 나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 그 목표가 정당한 것이라면 올해 다시 시작하면 된다. 꿈을 이룰 완벽한 나는 기초부터 튼튼한 노력에서 시작됨을 기억하며 페스티나 렌테를 되새겨 보자. 나를 완성시킴에 있어서는 그 조급함을 천천히 해야 한다. ‘나는 힘이 센 강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두뇌가 뛰어난 천재도 아닙니다. 날마다 새롭게 변했을 뿐입니다. 그것이 나의 성공 비결입니다. ‘Change’의 g를 c로 바꾸면 ‘Chance’가 됩니다. 변화 속에는 반드시 기회가 숨어있습니다’라고 빌 게이츠는 말했다. 꿈을 이룬 남들의 좋은 습관을 하루라도 빨리 갖겠다고 서둘러서는 안 된다. 나를 완성하는 것에 대해 조바심을 내지 말고 천천히 기초부터 다져가는 교육가족이 되길 소망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자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 고향을 떠나 공부를 하던 윤동주가 고향을 찾을 때면 중얼거리던 노래가 아리랑이라 한다. 처음 듣는 말이지만 실제 윤동주는 아리랑을 부르곤 했나 보았다. 다시 동주를 만났다. 활자가 아닌 다른 형태로 동주를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동안 활자를 통해 동주는 자주 만났다. 늘 만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활자 속의 동주는 피상적이었다. 부끄러움을 이야기 하고, 부정의 현실 속에서 아무 걱정 없이 살아가는 것 같은 자신의 모습에 고뇌하는 젊은 지식인 동주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 느끼기엔 무언가 부족했다. 그러다 동주를 간접적이나마 만나고 그의 체취를 느낄 수 있다는 건 분명 기쁨이었다. 생각해보면 첫 번째 만남은 설렘 자체였다. 동주가 태어나고 뛰어 놀며 공부하고 기도했던 북간도 명동촌의 동주 생가를 방문했을 때 그의 시 ‘별 헤는 밤’이나 ‘십자가’란 시가 왜 태어난 지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직접 보고 느꼈던 경험은 미지의 여인을 상상하며 다가가는 첫 미팅의 그 설렘 같은 것이라 할까? 함께 간 사람들이 왁자지껄 이야기할 때 어둠 속에서 하나 둘 피어나는 명동촌의 별들을 보면서 고향을 떠난 동주가 먼 타국에서 ‘별 하나에 추억과 /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를 되뇌며 얼마나 쓸쓸한 그리움에 몸서리 쳤는가를 바로 느낄 수 있었다. 5년여가 흐른 지금도 그때 그가 다니던 학교와 그가 살던 곳, 예배를 드리던 예배당의 뾰족한 첨탑을 바라본 기억은 뚜렷한데 아쉽게도 그곳에서 그의 흔적을 담아왔던 것들은 조그만 실수로 모두 사라져버렸다. 두 번째 만남은 영화 ‘동주’였다. 영화 속의 동주는 순박하고 때 묻지 않은 청년이었다. 영화에서 더 반가웠던 것은 동주를 만난 것도 좋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기억 저편에 있던 사촌이면서 친구인 송몽규를 만난 것이었다. 조국의 현실에 맞서 싸우자는 몽규와 사색과 시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던 동주. 활자로 보았던 두 사람의 관계를 영화라는 매체를 보는 맛은 새로웠다. 그러나 화면 속의 동주를 보면서 뭔가 모를 조금의 갈증을 느꼈다. 그러던 차에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기획했던 음악극 ‘윤동주’를 만났다. 윤동주와의 세 번째 만남이었다. 음악극 형식으로 이루어진‘윤동주’는 일단 형식부터 새로웠다. 극은 윤동주의 시에 곡을 붙여 노래와 극, 여기에 교향악단의 연주가 하나된 형태였다. 한 편의 뮤지컬 냄새도 나고 오페라의 냄새도 물씬 풍긴 무대는 동주의 시에 대한 애착과 기독교적인 삶, 그리고 고난과 고뇌 등이 때론 웅장하면서도 잔잔한 파도처럼 펼쳐졌다. 막은 죽음을 알리는 서곡이라는 부제가 붙은 윤동주의 시 비애로 문을 열었다. 호젓한 세기의 길을 따라 알 듯 모를 듯한 데로 거닐고저! 아닌 밤중에 튀기듯이 잠자리를 뛰쳐 끝없는 광야를 홀로 거니는 사람의 심사 외로우려니 아~ 이 젊은이는 피라미트처럼 슬프구나 동주의 생가에서 현실감을 느끼고, 영화에서 그의 삶을 바라보았는데 세 번째 만남은 또 다른 색다름이었다. 무대와 나의 거리는 3미터. 그 가까운 곳에서 시작부터 단란한 유년의 동주가 아니라 출구 없는 현실에서 고뇌 가득한 사나이가 광야를 외로이 거니는 동주를 보았다. 관현악단의 쓸쓸함이 베인 연주 속에 합창단 또한 읊조리 듯 피리밋처럼 슬픈 표정을 하고 광야를 홀로 거니는 사람의 외로운 심사를 선율에 맞춰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 음악극의 곡을 맡기도 한 이용주의 시 아들의 죽음이 흘러나왔다. 새벽에 꿈속에서 아들의 눈물을 보았다 아들의 몸은 싸늘해 보였다 하지만 눈물을 닦아주고 물을 먹여 준 것 말고는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고향을 떠나 서울 연희전문학교 시절 그리고 일본의 유학과 독립운동 혐의로 친구 송몽규와 함께 체포된 동주는 온갖 고문과 이름을 알 수 없는 주사를 맞고 차디찬 후쿠오카 감옥에서 광복을 몇 달 앞두고 생을 마감한 동주는 우리 곁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늘 시를 통해서만 만났던 동주를 이제 영화로 음악극이라는 형식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그의 시와 삶 그리고 죽음이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기를 소망했던 한 청년의 순결한 이상이 그립고 아파서가 아닐까. 그런데 그 그리움과 아픔이 관객들만의 몫은 아니었다. 이번 공연한 참가한 전주시립합창단 수석 단원으로 있는 김영지 씨는 윤동주의 공연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뭉클했어요. 처음 악보를 받고 동주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하게 피어올랐어요. 물안개처럼 이라 할까. 처음엔 윤동주를 몰랐어요. 그런데 이번 극을 하면서 윤동주의 삶과 시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이번 공연의 특별했던 점을 성악을 전공한 합창단의 노래와 연극을 전공한 이들의 몸울림 그리고 오캐스트라의 협연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들었다. 어찌 보면 전혀 다른 형태의 것들이 만나 멋진 하모니를 이뤄 서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줬다. “연극을 하는 분들이 노래를 많이 살려준 것 같아요. 노래로만 전달할 수 없는 감정들을 몸의 표정을 통해 잘 전달되게 한 것 같아요.” 윤동주. 평생을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기를 소망하고 그렇게 살고자 노력했던 청년. 그가 간 지 100년이 되었지만 그는 앞으로 200년 300년 후에도 세상이 혼탁하고 어지러울수록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살아 우이 곁에 있을 것이다.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