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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아 코스틴 세계은행 교육국장 인지 역량과 비인지 역량 동시에 갖춰야 실패 포용해야 기업가정신 기를 수 있어 교사에게 자율성 줘야 학생도 자율 배워 체리 세링킷칭 홍콩 교육부 차관 수월·평등, 관주도·교사자율도 과제 균형 유지 위해 사회적합의 필수적 혁신에는 이해관계 집단 관용 필요 원조를 받던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가 놀라워하는 첨단국가로 성장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원동력, 세계 최고 수준의 학업성취도, 교육을 통해 이뤄낸 IT기술을 다시 교육의 질 향상에 활용하는 선순환. 세계가 바라본 대한민국 교육의 긍정적 모습이다. 그런 우리 교육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로 해외 교육전문가들이 꼽은 것은 균형과 협치였다. 4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세계은행 교육혁신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우리 교육의 과제를 이같이 진단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교육감을 지낸 클라우디아 코스틴 세계은행 교육국장은 이 날 열린 특별좌담에서 “한국은 학업성취도만 우수한 게 아니라 창의적 문제해결력에서도 세계 최상위권”이라고 평가한 다음 “한국이 일류국가로 가는 길은 끝없는 경쟁과 노력만으로 점철된 길이 아니라 행복한 길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행복하지 않은 과도한 경쟁을 극복하기 위해 코스틴 국장이 강조한 과제는 인지적 역량과 비인지적 역량의 균형이었다. 그는 “학생들의 인지적 역량은 교육의 핵심 목표지만 창조경제를 교육으로 만들려면 비인지적, 다시 말해 사회정서적 역량이 필하다”고 했다. 비인지적 역량 중에서도 우리 사회에 결핍된 것으로는 ‘실패에 대한 열린 마음’을 꼽았다. 그는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인지적 역량을 키우는 법을 배워야 하지만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배워야 할 세 가지 강점은 열린 태도, 다양성, 도전정신”이라며“교사들이 실수와 실패를 허용할 수 있어야 학생들이 재능을 꽃피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교사에게만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그는 “이런 태도는 정책 입안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며 “부모들이 학생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나라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코스틴 국장이 또 한 가지 주문한 것은 ‘자율성’이었다. 창의성도 도전 정신도 자율성의 바탕에서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리우데자네이루 교육감으로 재직할 당시에 위기학생을 위한 중학교를 만든 사례를 들었다. 그는 학생들에게 성적의 향상을 요구하기보다는 자율성을 줬다. 각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게 한 결과 학생들은 학업성취도까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학생 뿐 아니라 교사들에게 자율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핀란드의 우수한 교육시스템은 교사들에게 자율성을 줘 이뤄진 것”이라며 “교사에게 자율성을 줘야 학생들도 자율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체리 세링킷칭(謝凌潔貞) 홍콩 교육부 차관도 ‘균형’을 과제로 꼽았다. 그는 “전세계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경쟁을 차단하는 학교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를 길러낸다는 것은 어려운 과제”라며 “수월성과 평등성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교육과정 구성은 자율에 맡길 것인지 정부의 통제에 맡길 것인지 사이에서도 균형이 필요하다”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는 건강한 긴장관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다양한 관점을 가진 주체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교육에서 균형 유지에 필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라며 협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혁신을 통해 한 가지 영역의 의 목표를 당성하면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이해관계 집단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며 “이해관계 집단이 변화에 대한 관용을 가져야 혁신을 완성할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용 세계은행 총재도 기조연설을 통해 "인지적, 비인지적 역량이 고르게 결합될 때 창의성이 증진된다"며 "이를 동시에 기르는 교육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경직된 위계질서를 타파하고 젊은이들이 열린 마음과 자신감을 갖도록 해야 성공적이고 행복한 미래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공교육 불만 가진 학부모 중심으로 관심 기존 교과와 고전읽기·예술교육 등 병행 학력 인정 등 제도 미비로 질 담보 한계 쓰촨성 청두시(四川省 成都市)에 사는 롱롱(7·蓉榕)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닌 적이 없다. 네 살 때부터 어머니의 체계적인 가르침 아래 공부를 해왔다. 학령기인 6세가 되고 나서도 초등학교 입학을 하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고 있다. 교사는 어머니다. 롱롱의 일과는 다음과 같다. 오전에는 수학과 영어를 매일 1시간씩 공부한다. 이 시간에는 롱롱의 어머니 대신 가정교사가 집에 와서 가르친다. 오후에는 그 외의 과목들을 배운다. 월요일은 피아노와 연극, 화요일은 피아노, 수요일은 영어, 금요일은 미술과 피아노, 토요일 오전은 영어, 오후는 미술, 일요일은 오전에 바둑, 오후에는 영어 등이다. 결코 여유롭지 않은 일과임에도 불구하고 롱롱은 많은 시간을 독서로 보낸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최근 롱롱처럼 초·중등학교에 입학하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중국식 홈스쿨링인 ‘짜이지아상수에(在家上學)’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의무교육법상 이를 합법적인 교육 형태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 각지에서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정부가 관련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으므로 홈스쿨링 아동의 규모를 추측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21세기 교육연구원’이 발표한 ‘2013년 중국 홈스쿨링 연구보고서’를 통해 홈스쿨링 실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메신저 프로그램인 QQ나 웨이씬을 통해 홈스쿨링 협력단체에 가입한 회원과 ‘전국홈스쿨링연맹’ 재적 회원을 집계한 결과, 현재 지속해서 홈스쿨링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인구는 1만 8000명에 달한다. 또 실제로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243명의 학생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 결과 75.4% 이상의 학부모가 전문대 이상 학력을 갖고 있었다. 30.3%의 가정은 월수입 5000~1만 위엔(약 90~180만 원) 정도였다. 이는 중국에서 홈스쿨링을 하는 대부분이 공교육에 이의를 가진 학생과 부모로 구성돼 있음을 말해준다. 이들이 홈스쿨링을 하게 된 이유는 현재 공교육의 교육이념과 자신의 이념 불일치(54%)가 가장 많았다. 학교 교육내용의 획일성(21%), 자녀의 교육환경 적응 어려움(4.4%)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중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홈스쿨링의 형식은 주로 초·중등학교 교과를 병행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존 교과 병행과 함께 많은 가정에서 사서오경 등 중국 고전 읽기 붐이 일어 홈스쿨링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학생들의 진로에 대해서는 35.8%가 유학을 시킬 것이라고 했고 32.1%는 국내 대학입시에 응시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처럼 홈스쿨링이 사회의 주목을 받고 어느 정도 성과도 거뒀으나 문제 또한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홈스쿨링이라는 교육방식의 정체성 문제다. 중국정부는 현재 홈스쿨링 관련 정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규 교육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교육자의 자격, 교육과정, 교육내용 등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교육의 질 보장이 어려운 것이다. 둘째는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상황에서 홈스쿨링 단체 내에서의 정보교환과 교육내용 교환 등도 부족하다는 문제다. 셋째 과제로는 홈스쿨링을 하는 아동-청소년들의 사회성 발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노하우가 요구되고 있다.
순천왕조초(교장 최미숙)는 전교생이 함께 하는 학교 스포츠클럽 운영을 통한 건강체력 기르기로 학생들의 인성과 창의성을 기르고 있다. 11월 6일(목) 오후 2시부터 수업을 공개하고, 지역사회 교사와 학교운영위원장과 학부모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교생이 참여하는 ‘학교스포츠클럽 운영을 통한 건강 체력 만들기’ 를 연구주제로 한 도교육청 지정 연구발표회를 가졌다. 이를 위하여 학교 스포츠 클럽 기반 조성을 하였고, 학교스포츠 클럽 교내, 교외 리그전을 개최하였으며, 인성 및 학생 체력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으며, 이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배움의 전당인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이 빈발하고 목숨을 끊는 학생까지 나오는 원인에 대한 근본문제를 해결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 중심축에는 다양한‘학교 스포츠클럽 운영’을 통한 스트레스 발산이 이뤄져 왕조초 학생들의 밝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최미숙 교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학교 스포츠클럽 활성화로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제공함은 물론 학교폭력이 없는 학교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모든 사람들은 특히 교직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선생님과 학생과의 바른 관계, 원만한 관계를 원하고 있다. 바른 관계가 유지되지 못하면 모든 게 뒤틀리고 말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신사를 가리켜 젠틀맨이라고 한다. 신사의 특징 중 하나가 법과 질서를 잘 지키는 것이다. 학생들이 신사가 되고 숙녀가 되려면 학교의 법인 교칙을 잘 지키고 시간을 잘 지켜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선생님보다 늦게 교실에 들어오면 안 된다. 건강이 좋지 않거나 무슨 특별한 일이 생기면 늦게 들어올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습관적으로 늦게 들어오거나 먼저 교실에 들어와 있어도 수업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선생님은 화가 난다. 이 때부터 선생님과 학생과의 관계가 금이 가기 시작한다. 적어도 신사, 숙녀인 학생들은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 젠틀맨은 무슨 약속이든 5분 전에 들어와 대기한다고 한다. 선생님이 들어오시기 전에 수업준비를 잘하면 선생님은 기분이 좋아지고 수업의 출발부터 좋아진다. 그래서 학생들은 언제나 수업을 대기하고 선생님이 들어오기를 대기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이게 배우는 학생들의 기본자세다. 늦게 들어오는 학생을 보고 지도를 할 때 고분고분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고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하면 쉽게 문제가 끝난다. 그런데 학생들이 선생님의 지도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면 문제는 심각해지고 더 커진다. ‘다른 선생님은 늦게 들어와도 아무말 안 하는데 선생님은 왜 그러느냐?’고 따지고 들면 선생님은 분노하게 된다. 그 때부터는 선생님과 학생과의 관계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선생님과 학생과의 관계에 틈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그 틈이 더 벌어진다. 학생은 어디까지나 학생이고 선생님은 어디까지나 선생님이다. 학교는 학생과 선생님과의 약속과 신뢰를 지키는 장소이다. 학생은 선생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학교의 교칙을 따르겠다고 입학을 할 때 약속을 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두말할 것 없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 선생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따라야 한다. 자녀가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거역하면 부자간의 관계가 무너지듯이 학생이 선생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거역하면 사제관계는 깨지고 만다. 이렇게 되면 교육은 끝난다. 더 이상 교육이 이루어질 수가 없다. 학생이 선생님보다 앞서려고 하고 학생이 선생님을 가르치려고 하면 교육이 끝난 것이다. 학생은 학생다운 면이 있어야 한다. 순진한 면이 있어야 한다.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해도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듣는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아이어른이 되어서 아이가 어른 노릇하려고 하면 질서는 무너지고 교육도 무너지고 학교도 무너진다. 교실에 늦게 들어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대단한 것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있다. 선생님의 말씀을 농담삼아 듣는 이도 있다. 선생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기는커녕 심지어 선생님과 장난치려고 한다. 친구 대하듯이 가볍게 대하기도 한다. 선생님을 놀림의 대상으로 여기고 놀려먹는 것으로 쾌감을 느끼는 이도 있다. 선생님은 놀림의 대상이 아니고 장난의 대상이 아니다. 친구라고 여겨도 아니다. 선생님은 존경의 대상이다. 사랑의 대상이다. 선생님은 군사부일체라고 한 말과 같이 부모님과 같고 임금님과 같다. 이런 사실을 깨닫고 선생님을 진정 존경하고 선생님의 말씀을 잘 따라야 장차 사회에 지도자가 될 수 있고 시민사회의 건강한 사회일원이 되어 살아갈 수가 있으며 질서가 회복되고 법을 소중히 여기는 좋은 나라의 한 시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시정하려고 하지 않으면 학생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선생님을 존경하고 선생님을 높이는 학생들이 되어야 장차 희망이 있는 인재로 자라날 수가 있다. 학교에서 고운 심성을 기르지 않으면 어디 가서 고운 심성을 기르겠는가? 고운 심성을 기를 기회를 놓쳐서야 되겠나?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관계이다. 놀림과 장난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요즘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무상보육 예산편성을 둘러싸고 시·도지사와 교육감과의 갈등이 심각하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무상시리즈' 논쟁은 여야의 정치적 쟁점화로 번질 전망이어서 교육이 다시 정치에 휩싸이게 되었다. 무상급식과 관련된 교육예산 부족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경남도지사와 경기도지사가 연달아 무상급식 예산지원 중단을 선언하면서 시작되었다. 마치 여당은 누리과정, 야당은 무상급식을 지키기 위해 편을 가르고 여기에 진보교육감들이 야당에 편승한 모습은 국민들 눈에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다. 한마디로 무상급식은 되고 누리과정 무상교육은 안 된다는 것을 정치화하는 모습에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총이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위헌소송을 낸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교육예산의 부족현상과 교육감과 중앙정부와의 갈등의 원인은 대부분이 교육감 직선제 실시 이후부터 불거져온 일들이다. 이러한 이들로 인해 학교예산은 더 궁핍해지져 그 피해는 오롯이 학생들에게 간다는 사실이다. 우리 교육을 보다 잘 하자고 한 교육감의 주민직선세가 오히려 학생교육을 저해하는 부정적인 현상이 나타난다면 제도개선을 고려해야 마땅하지 않는가. 교육자로서 국가와 갈등하고 싸움하는 모습은 분명히 교육적이지 못하다. 최근 교육감들의 이러한 모습은 언론에 하루가 멀다고 비춰지고 있다. 교육은 미래 세대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어야 하고 그들은 성인의 모습을 보고 자란다. 그래서 서로 화합하고 협동하는 공동체의 삶의 모습이 바로 교육을 통해 배우게 해야 한다. 그러함에도 편을 갈라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 된다는 이분적적 사고보다는 교육재원이 부족하면 그 원인을 찾아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교육이 정치적 싸움으로 번지기 전에 '보편적 복지를 할 것인지, 선택적 복지'를 할 것인지는 정치인들에게 맡겨야 한다. 그리고부족한 교육재정은 선심성 예산, 불요불급한 예산부터 최대한 줄여보는 것도예산절감의 한 방안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교육청 이월 불용액이 4조여원이라는 것이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큰 문제는 비효율적 예산집행 때문이다. 따라서 무조건 부족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대화와 타협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무상급식이나 무상교육만이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 안전을 위한 시설보수나 교육기자재 비용은 당장 교육의 질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 ‘적정규모’ 강조…살릴 의지 없어 쟁점 법안에 밀려 논의조차 못하고 ‘폐기’ “경제논리 벗어나 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경제적 효율성에 입각한 정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을 막고 농어촌학교를 살리기 위한 입법 활동이 꾸준히 이뤄지고는 있다. 하지만 제대로 심의조차 하지 못한 채 기약 없는 계류, 자동 폐기를 반복해 왔다. 19대 국회에서는 2012년 12월 이낙연 전남지사(당시 19대 국회의원)가 ‘농어촌교육발전특별법(이하 농특법)’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현재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의원입법을 통해 농어촌 교육발전을 꾀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11월 정진후 의원이 ‘농어촌 교육지원 특별법안(의안번호 2414호)’을, 2013년 2월 김춘진 의원이 ‘소규모학교 활성화 등에 관함 법률안(의안번호 3664호)’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앞선 참여정부에서도 강기갑,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2007.9)이,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윤석 무소속 의원(2008.8), 김영진 민주당 의원(2009.4), 김춘진 민주당 의원(2010.8)이 발의한 바 있지만 모두 국회 회기만료로 폐기됐다. 법안마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농어촌 소규모학교를 유지?발전시켜야 귀농·귀촌을 유도하고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농특법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은 농어촌교육심의위원회와 기본계획을 3년마다 수립?시행하도록 하며 시·도교육감도 1년마다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토록 했다. 또 면 지역에는 최소 1개 이상의 학교 또는 통합학교를 운영하도록 했으며 학급당 학생 수는 일반 학교 학생 수 기준의 3분의 2를 넘지 않도록 규정했다. 이처럼 유사 법안들이 수차례 발의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제정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위한 소규모학교 통폐합’이라는 반대 기조를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1982년부터 2010년까지 총 5452개교를 통폐합했으며 이들 학교에 대한 재정지원금을 최대 100억 원까지 확대하는 등 학교규모 적정화를 위한 유도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정진후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 검토보고를 보면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 및 도시와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정부가 해결 의지를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법안 통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회 전반의 인식과 정부의 의지가 맞물려야하는데 워낙 소규모 학교에만 국한되는 문제다보니 늘 쟁점 법안에 밀려 논의도 어렵고 법안 추진에 힘을 받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교총이 소규모학교 재직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도 ‘소규모학교 발전을 위한 방안’에 대해 응답자의 78.4%가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꼽은 바 있다. 충남 A중 K교장은 "경제성·효율성에만 입각해 학교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농어촌 소규모학교가 가진 장점을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며 "농특법 제정을 통해 법적·제도적으로 소규모학교 발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에 이어 사실상 서울도 내년 신학기부터 ‘9시 등교제’가 실시될 방침이어서 논란이 뜨겁다. 이에 대해 서울 교원들은 “부작용이 불 보듯 뻔한 데도 현장 상황을 무시한 채 강행 추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교원들은 ‘9시 등교제’ 실시의 전제로 “학교의 자율권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일 ‘9시 등교제’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여론수렴 없는 강행 추진이라고 비판받았던 경기도를 의식한 듯 ‘대토론을 통한 의견 수렴’이라는 ‘형식’을 갖췄다. 하지만 경기도의 경우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현장 교원들의 중론이다. 인사·재정권을 손에 쥔 교육감이 추진하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특히 조 교육감이 중·고교에 비해 9시 등교가필요하다고 본 초등의 경우 사실상 강제 시행이나 다름없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서울의 A초 교장은 “강제가 아닌 권고라지만 교육감이 하라는데 따르지 않기는 힘들다”며 “9시 등교제로 맞벌이 부부의 출근, 아침돌봄, 학교 일과 시간, 방과후교실 및 인근 학원 시간 등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하는데 사안을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는 “9시 등교제는 단순히 등교시간을 늦추는 것이 아니라 학생·학부모·교원의 생활에 엄청난 파급을 미치는 일”이라며 “전 국민이 수십 년 동안 해왔던 생활패턴을 일부 진보교육감들이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행되더라도 학교 자율권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첫 시행이고, 시범학교 등을 통한 검증도 없었던 만큼 학교가 결정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B고 교장은 “어디에서도 검증된 정책이 아닌 만큼 시행도 학교가 결정하고, 부작용이 생긴다면 폐지도 학교가 할 수 있도록 자율권만은 보장해줘야 한다”면서 “등교시간을 늦추는 고교는 많지 않겠지만 만약 시간을 늦춘다 해도 수능시험 시작 시간과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경우 경기도와 달리 맞벌이 부부가 전국 평균 보다 높은 43%이고 평소 출근길 교통정체가 극심한 상황임에도 이런 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성급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먼저 시행한 경기도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보완하지 않은 채 ‘진보교육감표 정책’이라고 경쟁적으로 도입을 추진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C중 교감은 “당장 기사가 보도된 후 맞벌이 학부모들이 출근을 걱정하는 전화가 오고 있다”면서 “학부모들의 반대에도 강제로 시행해야 하고, 바뀐 등교시간으로 인해 생활지도 등에 문제가 생기면학교에 책임만 지울까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진보교육감의 정책이라고 무조건 추진할 것이 아니라 경기도의 부작용들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한 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총과 서울교총(회장 유병열)도 9시 등교제와 같이 교육현장에 파급효과가 큰 정책을 교총, 교육구성원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한데 유감을 표하고 “등교시간에 대한 학교 자율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교총은 “등교시간 조정은 학생, 학부모, 교원의 삶뿐 아니라 교육과정은 물론 교통 등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으로 부작용이 많다”면서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따라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제에 따른 문제점으로 ▲학교교육 본질 약화 ▲학원 새벽반 개설 등장 ▲아침 스포츠 활동 및 다양한 창체 활동 축소 ▲수업종료가 늦어 학생안전문제 대두 ▲등교 전 PC방 출입 등을 지적했다. 교총은 “지나치게 학생위주의 접근방식에 치우쳐 학교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학생만이 아닌 학부모, 교원 등 학교 구성원의 목소리도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법상 미성년자 문신 불법임에도 가짜동의서, 인터넷 통해 시술 만연 학교폭력, 교권침해 등 문제로 연결 학생인권조례 여파로 불법으로 문신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지만 학교에서 규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일선 중·고교 교사들에 따르면 학생문신이 학교폭력, 교권침해, 불법시술, 부작용, 의료사고 등 심각한 문제점을 낳고 있지만 ‘학생 인권침해’라서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학생인권조례가 학생 용모의 개성을 인정하다보니 학칙으로 문신을 금지하더라도 처벌이 힘들다. 문신을 처벌할 경우 학생들이 교육청, 국가인권위원회에 신고하면 무산될뿐더러 학교만 시끄럽게 된다는 이유다. 실제로 학교에서는 옷으로 가려진 몸을 수색하는 건 인권침해에 해당되므로 할 수가 없다. 따라서 가슴이나 등에 문신을 하면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고, 얼마나 많은 학생이 문신을 했는지 그 수치조차 파악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경기지역 한 일반고 교사는 "현재 우리학교의 경우 전교생 700명 중 문신한 학생이 10명 조금 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이는 손과 팔 등 눈에 띄는 곳에 한 학생들만 파악한 것"이라며 "눈에 드러나지 않은 학생은 그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눈에 드러나지 않는 문신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손이나 팔과 같이 눈에 띄는 곳에 문신을 했다면 크기가 작을 뿐더러 무늬도 나비, 별, 기호 정도로 비교적 혐오스럽지가 않다. 그러나 눈에 띄지 않는 가슴이나 등에 하는 문신은 대게 크기도 작지 않고, 무늬도 호랑이나 용과 같이 위압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는 대게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게 된다. 서울지역 한 고교생은 "체육시간 환복하면서 그런 학생을 보면 놀라게 되더라도 티를 낼 수도 없어 일부러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털어놨다. 학교폭력에 당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문신을 하는 경우로도 연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에서도 비슷하다. 대전이나 부산지역의 경우만 놓고 봐도 만연하고 있는 학생문신에 도저히 손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타 지역에서 만들어진 문신에 대한 ‘노하우’가 인터넷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 특성화고 교사는 "문신을 한 학생에게 팔 가리개를 주는 정도로 대처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학생문신이 문제가 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현행법상 불법행위라는 것이다. ‘미성년자 문신 시술’은 보호자 동의 없이 할 수 없으며, 의료행위로 분류된 만큼 의사 이외 사람이 할 수도 없다. 그런데 학생들은 가짜동의서를 만들어 인터넷 카페, SNS를 통해 불법시술을 받고 있다. 학생문신 거의 전부가 불법시술이나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구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학생이 불법행위를 하는 자체가 비교육적인데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으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여학생이 불법문신 시술을 받다 성폭행을 당하고, 돈을 받고 해주지 않는 사기행위 등 미성년자 범죄의 사각지대로도 떠오른 상황이다. 학교-학부모 갈등도 유발한다. 학생들은 가짜동의서로 문신을 하게 되므로 학부모 몰래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부모가 뒤늦게 자녀의 문신 사실을 알게 되면 학교에 떠넘기기 일쑤다. ‘학교에서 왜 막지 못하느냐’고 항의하게 되는 일이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많은 문제점이 따르다보니 교육당국이 관련법을 제정해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를 교육부에 의뢰한 결과 아직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일화 한국중등수석교사회 부회장은 "문신하는 학생들은 점점 늘고 있지만 교육당국은 제대로 대처를 못 하고 있다"면서 "미성년자에게 술과 담배판매를 규제하듯이, 판단력이 미숙한 어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문신을 규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족친화 힐링캠프 ‘패밀리가 떴다’ 운영 2박 3일 동안 부모-자녀 간 유대감 강화 토요스포츠클럽 등 소외학생 활동도 인기 매년 2만2600여명 참여…인성교육 앞장 “자, 이번에는 자녀와 가장 친한 친구의 이름을 맞춰볼까요?” 화이트보드와 마카를 든 아버지들이 쉽게 이름을 적지 못하고 망설였다. 곳곳에서 “아…어렵다”, “예전에는 알았는데…!” 탄식소리도 들렸다. ‘자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자녀 학교 담임선생님의 성함은?’ 등 사회자가 문제를 낼 때마다 아버지와 자녀들이 답을 적고 확인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정답을 맞춘 뒤 하이파이브를 하는 부자도 있고,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이는 모습도 보인다. 지난달 24일, 서울올림픽유스호스텔이 주최한 군가족 힐링캠프 ‘패밀리가 떴다’의 ‘가족 소통지수 알아보기 스피드게임’ 시간에 펼쳐진 풍경이다. 군인 아버지와 사춘기의 자녀가 2박 3일 캠프를 떠나 소통의 시간을 갖고 유대감과 결속력을 강화하는 가족친화 프로그램으로 올림픽유스호스텔이 2012년부터 시작한 대표 사업 중 하나다. 군 가족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 일반가정을 대상으로도 운영돼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캠프 동안 아버지들은 자녀가 좋아하는 아이돌가수의 춤을 연습해 공연하기도 하고, 올림픽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둘만의 속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렇게 2박 3일간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하며 소중함을 확인하게 되는 것. 프로그램에 참여한 박철우 씨(해군 정비관)는 “나름대로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담임 이름이 무엇인지, 친한 친구가 누구인지 기본적인 것조차 몰랐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캠프를 계기로 자녀에게 더욱 관심 갖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박정한 군(도곡중 3)도 “아버지만큼 나 역시 부모님께 관심을 갖고 챙겨드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번 캠프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원동력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유스호스텔은 ‘패밀리가 떴다’ 이외에도 도서‧벽지 청소년 문화체험, 진로탐색 ‘미술관 속 사람들’, 자원봉사 리더양성 ‘청소년 나눔‧희망학교’, 글로벌 매너교육 ‘맛있는 테이블 매너’ 등 20여 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하는 청소년은 매년 2만26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행복한 토요스포츠클럽은 매주 토요일 사회 소외계층 초등생들이 스포츠를 배우고 경기를 관람하며 인성을 기를 수 있도록 구성돼 인기가 높다. 하성수 올림픽유스호스텔 청소년팀장은 “대부분 전문 교육을 받은 멘토들이 지도하며 국가공인인증을 받은 프로그램도 많아 청소년들이 안심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 팀장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수익금의 일부를 소외 청소년 프로그램 운영에 사용하고 있다”며 “도서‧벽지 청소년, 다문화가정 자녀, 저소득 가정과 시설보호 아동을 위한 무료 초청 프로그램 등 공익사업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올림픽유스호스텔은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의 성과를 기념하고 대회 유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설립한 유스호스텔로 233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올림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청소년을 위한 스포츠, 문화예술, 생태, 국제교류, 진로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매년 국내‧외 청소년단체 및 수학여행단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밤낮 온도차가 심하다. 하루 같은 온도에도 체감온도가 사람마다 다르다. 아직도 덥다고 짧은 옷을 입는 이도 보인다. 어떤 이는 적당한 온도로 견딜 만하다고 하고 어떤 이는 춥다고 교복 위에 덧옷을 입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덥다고 교실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이도 있고 공부하기 적당하다고 기쁘게 생활하고 있는 이도 있고 다른 이는 춥다고 옷을 덧입기도 한다. 심지어 난방기를 털기도 한다. 학교마다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학교의 난방규정을 만들어 지키도록 애쓴다. 정말 천차만별의 학생들을 보면서 선생님들은 힘들어한다. 자기 몸도 가누기도 힘든데 학생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의 통일된 난방규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기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생님들은 학교의 난방규정을 지키고 학교의 규칙을 지켜나가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더위를 타든지 추위를 타는 이는 이럴 때 조절해 나가면 된다. 무엇보다 전체의 정상적인 흐름을 위해 자신이 참아야 한다. 더위를 타는 이는 참는 연습을 하고 쉬는 시간에 밖에 나가 몸을 조절해야 한다. 추위를 타는 이는 역시 참는 연습을 하고 밖에 드러나는 옷보다, 규정을 벗어나는 겉옷보다 보이지 않는 속옷을 여러 겹으로 입어서 체온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자꾸만 학교에 요구만 한다. 난방을 틀어 달라, 겉옷을 입게 해 달라, 학생들 감기 들면 어떻게 할 거냐? 이와 같은 요구들이 들어온다. 그렇게 하면 학교를 운영하기가 참 힘들어진다. 요구를 하기 전에 우리 애가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추위를 많이 타는 학생들은 얇고도 따뜻한 속옷을 여러겹 입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보온도 잘 되어 남에게 나쁜 인상도 주지 않으면서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게 된다. 기숙사생활을 하는 학교는 더욱 힘들다. 밤낮의 온도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난방문제가 보통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의 기숙사 난방규정을 잘 지키면서 추위를 이기지 못하는 이는 따뜻한 속을 많이 준비해 놓고 겹겹이 입으며 이불도 가볍고 따뜻한 이불을 준비해서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몸이 약한 학생들은 무엇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고 추위를 이겨내는 강인한 체력도 길러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온도를 높여달라, 방바닥을 따뜻하게 해달라, 창문에 찬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해달라, 커텐을 달아달라....등을 요구만 하면 학교 기숙사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학생들보다 더 힘들게 생활하는 이가 있다. 그분들이 학생들을 지도하시는 사감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이다. 이런 선생님들도 추위를 이겨가며 견뎌내는데 젊은 애들이 이런 추위를 견뎌내지 못하면 안 된다.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무엇이 보완되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잘 대처해 나간다. 선생님을 믿고 학교경영방침을 따라 추위를 잘 이겨내는 지혜로운 학생들이 되면 좋을 것 같다.
민선교육감들이 무분별하게 무상교육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되었다. 이들의 교육복지 포플리즘은 지방선거 공약으로 한꺼번에 온 나라가무상급식, 무상교육을 쏟아내었다. 특히 무상 급식은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지방선거에 이용하여 당선되었다. 뿐만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선별적 교육복지를 주장했지만 눈칫밥, 차별화, 낙인이론을 들추면서 모든 지역과 학생들에게 동시에 실시한폐해가 이제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급기야는경남도지사가 무상급식 예산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고 경기도와 인천교육청도 누리과정 지원비를 줄이는 예산을 편성한다 예고하고 있다. 충격적이다. 무상급식이 채 몇 년도 못가파탄 지경에 이른 것이다.물론 무상급식 지운중단이 경상남도만은 아니다. 모든 시·도가 무상급식으로 인해 예산부족의 현상을 겪고 있다. 이미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내년도 누리과정의 보육예산 편성 거부를 발표한바도 있어 무상교육이 위기를 맞고있다. 한 마디로 어이가 없는 일이다. 진작 이런 사태를 예견 못했단 말인가? 선거철만 되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사탕발림의 무상 공약들을 무차별적으로 약속하지 않았던가? 그러고도 당선만 되면 그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태도는 정말 잘못된 행태다. 우리보다 몇 배나 잘 사는 수 많은 선진국도 무상급식을 하지 않은 이유를 꼼꼼이 살폈어야 했다.이젠 너무 일찍 삼페인을 터뜨렸다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이 위기를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지난 주 경기도교육청에선 초중고 교장선생님들에게 경기교육재정 설명회를 가진 적이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내년도 경기도교육예산이 1조1천억이 부족하니 금년보다도 학교예산을 줄인다는것이다. 예산부족의 원인은 과다한 국책사업과 누리과정 예산 때문으로 돌리고,도교육청의 무상급식이나 혁신학교, 학부모 사업에 대해선무책임한 태도에많은 교장선생님들이 불만을 터드렸다. 사실 교육재정은 재입세출의 원리로 정부로부터 받은 예산을 잘 쓰면 되는 것이다.이번 교육재정의 부족 문제는민선교육감 시대가 겪는 공통된 일이며 그 원인은 특정사업에 무분별하고 과다한 예산투입 때문이다. 우리는 과거 관선 교육감 시대를 돌이켜보면 이러한 현상은 찾아볼 수없는 일이다. 바로 민선교육감들의 과도한 선심성 교육정책이 빗어낸 결과가 보다 풍요로운 교육이 아니라 궁핍한 교육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 폐해가 이렇다면 민신교육감 시대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는가. 무상교육은 교육을 받는 학생에게 경비 부담을 일절 가하지 않고 무료로 실시하는 교육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재정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음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면 민선교육감들의 선심성 교육정책과 무상교육 공약은 우려할 수준을 이미 넘었다. 학생교육이 중심이면 모든 교육예산은 학생교육에 집중되어야 한다. 먼저 시도교육청의 홍보성, 행사성 예산부터 과감히 줄여야 하고 교육행정 조직도 대폭축소하여 절감한 예산을 학교현장에 투입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지향적인 교육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 아울러 헌법 제31조에 규정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보장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지금 우리 교육은 정치에 예속화라 할 만큼 중림성이 훼손되고 있다. 국회의원의 국정감사를 비롯한 시의원, 도의원의 행정감사 자료가 도를 넘을 정도로 학교를 힘들게 하고 있다. 학교교육이 이들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조용한 교육을 희망하는 것이다.
지역교육지원청 과장으로 근무하다 보니 교육청 각종 회의나 모임에서 인사말씀을 할 기회가 자주 생긴다. 맨 처음엔 긴장도 되고 준비도 하니 재미가 있었다. 듣는 사람도 귀 기울여 들으니 말하는 사람도 기분이 좋다. 말하기와 듣기는 이렇게 상호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런데 인사말씀도 한 두 번이지, 대상은 같은데 자주 이야기할 기회가 주어지니 밑천이 동난다. 이제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새로움도 사라졌다. 주위집중도도 낮아진 게 사실이다. 이것을 극복해야 한다. 한 두 달 사이에 서로가 친숙하다고 여겨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이다. 이런 때는 화제를 바꾸어야 한다. 교감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교직선배로서 인생선배로서 삶의 지침이 되는 5적(的)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른바, 긍정적인 생각,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행동, 자율적인 통제 능력, 창의적인 업무추진력 등을 이야기하니 청중의 시선이 다시 집중이 된다. 얼마 전에는 학업중단 예방을 위한 학생, 교사들과의 힐링 캠프가 있었다. 담당실장이 출발한 버스에서 소개를 하면서 간단한 인사말을 하란다. 예고 없는 무대다. 이런 땐 머리 회전 속도가 빨라야 한다. 마이크 잡으면서 마치 준비된 사람처럼 능숙하게 이야기 해야 한다. 무슨 말을 했을까? 오늘 하루 동안 학교와 목적지를 오고 가면서, 현지에서 치유활동을 하면서 학생과 선생님 간에 대화의 물꼬가 트였으면 한다. 마음 속에 있는 것을 흉허물 없이 털어놓으면 가슴이 후련하다. 다만 사전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세상번뇌와 학교 일, 공부 모두 다 잊고 마음 치유에 푹 빠졌으면 한다. 필자의 예를 든다. 두 학교에서 교장하고, 교육청 과장을 하면 행복하고 아무 걱정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마음의 상처가 많이 있다. 이 상처 누가 치료해 주지 않는다. 내 스스로 치유하려고 애써야 한다. 마음 공부와 마음 다스리기를 해야 한다. 학생상담자원봉사자들 월례회의에서는 상담교사 자격연수 때 배운 것을 떠올린다. 상담하려는 학생들은 지금의 자기 자신을 좀 더 발전시키려는 학생들이라고. 대개 상담실 들락거리면 문제학생으로 본다. 과거엔 그랬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상담 받으려면 일정한 비용을 들여야 하는 세상이다. 어느 때는 인사말씀을 생략하기도 한다. “오늘은 지난 번에 인사 드렸기 때문에 말씀은 생략합니다. 과장의 서론 생략하고 담당 장학사님은 오늘 회의의 본론으로 들어가 주기 바랍니다.” 회의는 짧은 것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훈화 말씀은 지루한 것인가? 참석한 몇 분은 박수를 친다. 필자는 명색이 국어 교사 출신이다. 교장 첫발령을 받아 취임식에서의 부임인사 걱정을 하고 있었더니 교직선배 한 분이 충고를 한다. “국어 선생님 출신이 무슨 말하기 걱정을 다 해?” 국어교사라고 말하기에 모두 능숙한 것은 아니다. 말하기는 순발력도 필요하지만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대상과 상황에 맞는 말하기가 필요하다. 모임 성격을 올바르게 파악해 핵심을 짚어야 하고 방향안내와 제시가 정확해야 한다. 그러려면 내용에 정통해야 한다. 말하기의 처음과 중간, 끝을 미리 구상해야 한다. 자신이 없는 사람은 메모를 활용해도 좋다. 그러나 머릿속에서 자기 것으로 소화시켜 청중을 보고 하는 자연스런 말하기가 좋다.
교육은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 우리 나라의 장래를 예측하려면 지금 학교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나를 잘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도 장래를 알려면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나를 잘 살핀다면 미래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의 모든 관심은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하여 고등학교 교육에 올인하고 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모두가 다르다. 이에 학교의 현상을 파악하기 위하여 모 신문사가 전국 일반계 고등학교 1604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고교평가 결과 자료를 공표하였다. 한마디로 공립고 부진 현상이 심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공립고는 사립고에 비해 교사 인사이동이 잦고 학교 운영 제약도 많다. 이에 비하여 사립고는 대학입시를 전담하는 입시전담 교사가 10년 이상 꾸준히 노하우를 쌓아가며 학생들을 관리하고 지도하지만, 공립고 교사들은 학교에 익숙해질 만하면 다른 지역, 다른 학교로 떠난다. 이런 탓에 학생과 학부모 선호도 조사에서도 공립고는 사립고에 뒤처지고 있다. 이같은 공립고 후퇴 현상 속에서도 일부 공립고는 사립고를 제치고 순위가 올랐다. 1년 사이 대학진학과 학력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거나, 교육환경을 눈에 띄게 개선한 곳도 있었다. 여러 나쁜 조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과를 낸 공립고들의 성공 열쇠는 ‘동아리’와 ‘교사의 열정’이었다. 동아리 활동은 교사들이 함께 참여하여 아이들이 스스로 활동하는 배움의 한 방법이다. 그리고 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설득하는 교사의 열정이라 할 수 있다. 경남 일반고 가운데 지난해 19위에서 올해 7위로 뛰어오른 밀양고는 동아리 활동으로 유명하다. 단순히 학생들이 모여 좋아하는 활동을 함께하는 차원을 넘어 대학 진학에도 도움이 되도록 범위를 넓히고 학생들이 활동하도록 지원했다. 이 학교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동아리 ‘블루밴더’는 교육부가 선정한 최우수동아리에 뽑혀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학생들이 직접 학교폭력 예방 동영상을 만들고 교사들과 함께 시내에 나가 홍보 활동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경험과 기록은 학생들의 대학입시에도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경북 영주여고 역시 동아리 활동을 키우면서 학교 순위가 31위에서 9위로 뛰었다. 영주여고 교장은 “동아리 활동 기록은 학생들이 수시 지원을 할 때 큰 도움이 된다”며 “학생부 전형도 교내 스펙을 강조하고 교내 활동을 대학이 중점적으로 본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영주여고의 동아리는 단순한 학생 자치 활동이 아니라 연구 스터디 그룹 형태로 운영된다. 수학동아리 학생들은 세계 수학대회에 참가해 수상을 하기도 했다. 충남 홍성고는 교내 동아리만 140개가 넘는다. 각 동아리에서 특색 있는 활동을 진행하고, 이를 대입 포트폴리오로 준비하는 식이다. 김선완 홍성고 교감은 “우리 학교는 농어촌 지역에 있지만 농어촌 전형 이외에 입학사정관제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는 전략을 짰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 충남 지역 9위였던 홍성고는 2위로 올랐다. 지난해 경기 지역 일반고 중 12위였던 서현고는 올해 3위로 뛰어올랐다. 서현고는 신입생이 입학하기 전부터 교사가 달라붙어 대입까지 지도하는 일명 ‘V3’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V3는 비전 아카데미, 비전 컨설팅, 비저너 프로그램을 총칭하는 말이다. 입학 전에는 공부의 목표를 설정해주고, 입학 뒤에는 교사의 컨설팅을 통해 학생의 진학을 꾸준히 관리한다. 질 높은 방과후 학습도 교사들의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서현고 방과후 수업은 입시전문 학원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원처럼 교사가 자기 이름을 내걸고 수업을 개설하면, 학생들이 그중 원하는 강좌를 선택한다. 때로는 인기 없는 수업이 정원을 채우지 못해 폐강되기도 한다. 허왕봉 서현고 교장은 “폐강은 교사 개인적으로도 명예 실추이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수업의 질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광주고도 교장과 교사들이 합심해 학생 맞춤형 수업을 하고 있다. 그 결과 22위에서 올해 5위로 뛰어올랐다. 학생들의 학업 수준은 천차만별이고 필요한 부분도 다양한데 수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 인식에서 시작한 것이다. 광주고는 하위권 학생들을 위한 기초실력 향상반을 만들고, 중위권 학생들을 위해서는 등급 향상반을 만들었다. 수업 난이도가 세분되고 추가 수업도 생기면서 교사들의 부담은 늘었지만 결국 이를 감내한 결과 학교 경쟁력은 눈부시게 좋아졌다. 또, 지난해 울산 지역 7위에서 올해 1위로 올라선 울산 방어진고는 수준별 선택수업과 심화수업을 다양하게 개설한 것이 순위 상승의 비결로 꼽혔다. 방어진고는 교사들의 노력으로 소수정예 심화반을 열어 학생들이 시내 학원에 갈 필요가 없을 정도다. 학교가 살아나려면 그 중심에 교사의 열정이 있어야 한다. 열정은 어떻게 나오는가.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지금 나라의 일반고 문제는 학생의 질을 탓하기에 앞서 교사의 자발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인사 원칙 등 사립고와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해 내지 못한다면 가까운 장래에 학교의 존립이 위기를 맞을지도 모른다.
“이해당사자를 배제한 공적연금 개악 결사반대한다! 공무원연금 개악 말고, 국민연금 개선하라!” 대회가 시작되자 백여 개의 깃발을 중심으로 거대한 함성이 들렸다. 이어진 공투본 대표자들의 당찬 결의, 여의도를 뒤덮은 우리들의 구호! 이 날 참가자들은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여의도문화마당을 가득 채우고, 주변도로까지 점거했으니 그 분노를 가히 알 만하다. 우리나라 100만 교원‧공무원이 여의도문화마당에 결집한 것과 다름없었다. 그만큼 그동안 참아왔던 정부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한 것이다. 연금 하나 바라보고 묵묵히 국민의 심부름꾼을 자처한 우리 교원과 공무원의 목소리가 꽉 막힌 정부와 여당의 귓속을 파고들었을 것이다. 공무원연금은 낮은 보수에 대한 후불임금, 권리제한에 대한 보상, 후생복지 기능까지 포함해 1960년에 도입됐다. 공무원의 사용자인 정부가 재정악화를 핑계로 약속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국가의 의무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정부와 여론은 마치 지금까지 공무원들이 일반 국민들에 비해 부당한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공무원은 현재 연금 불입기간이 일반 회사원의 최대 2배에 이르고 퇴직금도 민간기업의 40% 수준이므로 한 달 연금액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공적연금 개혁만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고 언론을 호도하여 국민을 현혹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과 국민을 불신하게끔 하여 갈등 국면으로 내모는 것은 대국민 사기에 가까운 작태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은 전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노후보장이다. 그리고 공적연금의 재정안정화는 정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함은 당연하지 않는가. 공무원연금 축소를 통한 공적연금 하향평준화가 아닌 기초연금보완, 국민연금 취약계층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정부가 할 일이다. 뉴스에서는 1일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 했다. 하지만 행사 시간 내내 날은 맑고 투명했다. 교원과 공무원들이 당사자의 권익 문제를 정부와 공식적으로 협의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염원에 대해 하늘도 공감하고 있다는 듯 말이다.
정부가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을 위한 ‘교육공무원임용령’을 의결했다.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도입하고자 하는 취지는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그 출발점이 교육계의 필요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장경제 차원에서 접근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정년단축을 통해 ‘내보내기 위한’ 명분이 시장경제 논리였는데, 이제 이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쓰고 있다. 혼란스러웠던 과거가 재연될 조짐이다. 시간선택제 교사 고용으로 일시적 지표는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부작용은 궁극적으로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간제선택제 교사는 말 그대로 시간을 선택해서 수업 중심으로 근무하는 교사다. 그러나 요즘의 학교는 수업뿐만 아니라 인성교육, 진로교육, 상담 활동 등 다양한 교육활동 강화를 요구받고 있다. 수업 4시간을 선택해 근무하는 교사가 학교의 전반적인 교육활동에서 책무성을 다하기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 교사들은 교육활동을 위한 본연의 업무보다 학생 교육과 무관한 공문서 남발로 인한 업무 과중이 심하다. 시간선택제 교사가 과연 이러한 업무들을 충실히 할 수 있을까. 시간선택제 교사가 도입된다면 이들의 몫까지 일반교사들에게 더 전가될 것이 분명하다. 학교조직 문화 형성에 심각한 갈등이 초래될 뿐더러 학습의 질 저하까지 우려된다. 정부는 수업만 잘 하면 학교교육이 잘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수업의 질과 교육의 질은 다르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학교에서 교사가 하는 모든 말과 행위는 곧 교육과정이다. 그래서 교사를 움직이는 교육과정이라고도 한다. 수업 중심의 시간선택제 교사가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학부모, 시민단체, 정치권 등이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에 귀 기울여야 한다. 현장에서 학생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 노력하며 자신의 책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다수 교사의 의견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공무원연금으로 어수선한 교직에 또 다른 충격을 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트라우마(trauma)는 전문용어다. 그런데 요즘은 일상어가 돼 버렸다. 별 좋은 현상은 아니지 싶다. 트라우마란 재해를 당한 뒤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심리적 반응으로서 외상(外傷)과 관계없이 우울증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신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와 함께 요즘 잘 쓰이는 용어가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이다. 여기에도 트라우마란 단어가 사용된다. 그런데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외상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도 있다. 살을 에는 강풍이 휘몰아치는 해발 2000m 수목한계선(樹木限界線)에 자생하는 나무가 있다. 이른 바 ‘깃발나무’다. 고지대에 부는 거센 바람 때문에 나뭇가지가 한쪽으로 쏠려 있어 깃발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깃발나무는 그 어떤 나무보다 재질이 좋아 멋진 소리를 내는 현악기의 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무척 귀한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깃발나무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극복하고서 외상후 성장을 택한 경우다. 사람도 그렇지 않은가. 큰 재해와 장애를 입은 후에 좌절해 쓰러져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그 시련을 통해 더 크게 성장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누구는 시련 때문에 주저앉고, 누구는 시련을 활주로로 삼아 오히려 비상할까. 그것은 개인의 ‘회복 탄력성’에 따라 달라진다. 회복 탄력성이란 물리학에서는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탄성을 뜻하지만, 심리학에서는 시련을 이겨내고 더 단단해지는 긍정적 힘을 의미한다. 전북대 강혜정 교수는 ‘비행청소년의 비행 촉발요인에 관한 연구’라는 보고서에서 청소년이 비행을 저지르는 위험 요인 중 가족 요인으로는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 혹은 가출’이 41.2%로 압도적인 반면, ‘친부나 친모의 사망’(8%)이나 ‘생계를 책임지는 보호자가 없는 경우’(2.9%)는 매우 낮다고 발표했다. 다시 말하면, 부모가 없어서 문제가 되기보다는 부모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뜻이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부모의 부재는 깃발을 힘차게 나부끼게 하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회복 탄력성만 있다면 오히려 고난이 유익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는 그 깃발나무를 말라죽게 해버린다는 뜻이다. 저 유명한 성 프란시스는 이렇게 충고했습다. "길을 가다 거지가 당신에게 돈을 달라 하면 아무 소리 말고 그냥 주십시오. 그는 지금 당신의 것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 것을 달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미 누리고 있는 것을 그 거지가 갖지 못했으니 그가 소유해야 할 몫의 일부를 우리가 움켜쥐고 있다는 자각을 갖자는 뜻인 듯하다. 마찬가지 원리로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문제 가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학생이 선생님께 불손하게 대하면, 너그럽게 받아주십시오. 그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 아이들이 자신의 충동적이고 모순된 감정을 품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에 이 세상을 살 가치가 있다고 느껴서 뿌리를 더 튼튼히 내리지 않을까. 그래야 그 아이들이 회복 탄력성을 갖게 되지 않을까. 그래야 그 아이들이 해발 2000m 고지에서 부는 칼바람을 이겨내고 힘차게 펄럭이는 나무처럼 자라나지 않겠는가.
전국의 교육감들이 2015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국가에서 별도의 예산을 지원하지 않으면 누리사업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는 ‘교육디폴트’를 선언했다. 교육디폴트란 교육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행위로 누리사업에 대해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 교육감들, ‘교육디폴트’ 선언 누리사업은 취학 전 아이들을 국가의 지원에 의해 가르치는 교육 사업으로 유치원은 교육부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예산을 지원했다. 이렇게 지원하던 사업이 2012년부터 교육부로 이관해 교육감이 예산을 지원하도록 했으며 2012년은 만 5세, 2013년은 만 4∼5세, 2014년은 만 3∼5세로 확대하면서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던 누리사업비를 교육청이 부담해왔다. 누리사업이 확대되면서 증가되는 재원을 교육청이 부담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누리사업을 확대하면서 매년 2~3조원의 추가 재원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국내 경기의 악화로 세수가 줄어 2015년에는 교육청 예산이 1조4000억원 감액됐다. 재원이 증액되어야만 가능한 사업이 재정이 줄어들면서 사단이 발생한 것이다. 부족한 재원 때문에 폭발적으로 증액되는 누리사업을 감당하기 어려워 교육감들은 국가의 지원 없이는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고 항거하고 있다. 교육감은 누리사업이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국가가 추진한 사업이기 때문에 국가의 지원이 있어야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하고, 재정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누리사업은 교육감의 관할 사항이기 때문에 교육감이 해결해야 하며, 별도의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누리과정은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교육감이 지원해야 할 사업이다. 누리사업 중 유치원은 교육감이 지원하고, 어린이집은 지원하지 않겠다는 소아적 견해에서 벗어나 우리 지역의 아이들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와줘야 할 사명이 교육감에게 있다. 교육감이 이런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예산은 교육청에서 지원하고, 관리는 보건복지부에서 하는 이원적 체제를 교육청으로 단일화해야 한다. 선심성, 낭비적 예산 절감해야 갈등의 근본적인 문제는 재원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원확보는 국가의 경제활동과 관련되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임의적으로 조정하거나 바꿀 수 없다. 살림이 어려울 때는 모두가 다 함께 허리띠를 동여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경제가 어렵고 살림이 힘들 때에는 모두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하여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교육청은 선심성 예산, 낭비적 예산을 줄여야 하고,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는 국고보조금을 등을 활용하여 교육청이 겪는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유·초·중등 교육의 문제는 교육감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는 추가적인 지원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극단적 자세나 적대적인 사고는 우리 교육을 멍들게 하는 요인이다. 교육은 국가와 지방이 따로 없고, 건전하고 바람직한 시민을 육성해 국가발전의 원동력을 마련하는 국가와 지방의 공동과제이다.
폐교 직전까지 간 시골 학교 원동중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폐교를 막을 방책으로 만든 야구부가 창단 3년이 채 못 돼 전국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다. ‘우연’ ‘기적’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원동중은 이듬해에도 다시 한번 전국대회를 재패하며 실력을 입증해보였다. 명문 야구팀에 들어가지 못해 모인 학생들이 전국 최고 실력을 갖춘 선수들로 성장했다. 그 이유는 선수들의 열정, 격려하는 조직문화, 차별화된 원칙 등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원동중은 서울에서 350㎞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높고 빽빽한 건물 대신 평평한 논과 밭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광경이 계속됐다. 울퉁불퉁한 작은 길을 몇 차례나 지났을까. 서서히 학교 운동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부터 내린 비 때문에 질퍽거리는 운동장 구석에는 태풍으로 무너진 비닐하우스가 초췌한 몰골을 드러내고 있었다. 지난해와 올해 대통령기 전국 중학 야구대회에서 2연패를 차지한 경남 양산시 ‘원동중’의 첫인상이었다. 원동중은 야구계에서 유명한 학교다. 전교생 50명의 작은 시골 학교에서 야구부를 창단한 지 3년도 안 돼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승 때는 ‘깜짝 우연’ ‘뜻밖의 행운’이라는 평가절하도 있었지만 올해 또다시 우승을 차지하면서 실력을 입증해보였다. 아무도 주시하지 않던 신생 야구부의 놀라운 성과는 학생들을 변화시켰고, 학교를 폐교 위기에서 구했고, 지역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사람들은 원동중 이야기를 ‘꼴찌들의 기적’이라 부르기도 한다. 2010년 원동중의 전체 학생 수는 31명이었다. 다음 해 3학년들이 졸업하면 신입생을 받아도 25명. 문제는 2012년이었다. 졸업생을 배출하면 학생 수가 19명으로 줄어드는데 만약 그렇게 되면 원동중은 폐교 절차를 밟아야 한다. 도교육청의 통폐합안에 따르면 전교생 60명 이하 학교는 통폐합 유도, 20명 이하는 즉각적인 통폐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선생님들이 학교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양산야구협회에서 야구부 창단을 제안했다. 2010년 전국 리틀야구대회에서 우승한 양산시에서는 야구 인재 육성을 위해 골몰했는데 양산시의 다른 중학교가 모두 거부해 마지막으로 학생 수가 가장 적은 원동중에도 그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다른 학교에서는 ‘운동부가 생기면 면학 분위기에 방해가 된다’는 의견이 많아 야구부 창단이 어려웠다. 하지만 원동중은 달랐다. 최윤현 체육부장 교사는 야구부원 신규 유입을 통해 학교를 살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양산시야구협회로부터 야구부 창단 제의를 들었을 때 온 몸이 전기를 맞은 것처럼 찌릿했다”고 회상했다. 가장 먼저 학부모를 대상으로 야구부 창단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다행스럽게도 야구부 창단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이 98%가 나왔다. 하지만 폐교 위기에 몰릴 정도로 작은 시골 학교에서 야구부를 창단한다는 것에 대한 주변의 우려에 맞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처음 시교육청과 도교육청은 허가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였다. 야구부를 운영하려면 계속해서 예산이 들어가는데 원동중처럼 작은 학교에서 운동부를 지속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김주만 교장과 최 교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관계기관을 찾아가 담당자를 설득했다. 거절당해도 계속해서 교육청의 문을 두드렸다. 원동중이 왜 야구부를 창단해야 하는지, 선수모집은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운영 예산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매일 머리를 싸매고 방법을 찾았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렵다는 생각에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과 양산시야구협회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원동중의 사정을 안 허 해설위원과 양산시야구협회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지역 주민도 성원했다. 젊은이들이 떠나고 언제부턴가 고요해진 마을에 새로운 활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지역 주민과 학교, 학부모가 힘을 합해 관계기관을 설득했고 결국 원동중은 야구부 창단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2010년 31명이던 학생 수는 야구부 창단으로 2011년 39명이 됐다. 2012년에는 46명, 지난해에는 60명이었다. 원래대로라면 20명 미만 학교로 폐교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학생 수가 늘면서 원동중은 폐교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한적하고 고요하기만 하던 동네에도 활기가 돌았다. 그런 의미에서 야구부 창단은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도 축제였다. 그동안 젊은이들이 떠나고 고령화되던 동네에 어린 학생들이 들어오면서 마을에도 활기가 돌았다. 어르신들과 마을 주민들은 꽹과리를 치고 피리를 불며 원동중 야구부 창단을 축하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원동중 출신이었기에 애정이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책임지고 이끌어 가시는 문양수 교장선생님은 재일 한국교육원 원장 파견시 나와 인연을 맺었다. 함께 파견되어 함께 귀국하는 등 삶의 궤적을 같이 한 분이시다. 운영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뒤따르겠지만 이를 잘 헤쳐나갈 지도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 전반에 많은 갈등들이 분출되고 있다. 이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많은 비용이 들고, 또, 이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된다.이 상처는 곧 불행으로 연결된다. 요즘 가정에서도 갈등이 심해져 폭력이 일어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가정폭력이다. 흔히 안식처라고 생각하고 싶은 가정에서 끔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세상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고 세상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폭력 말이다. 얼마 전 고교 3학년 우등생이 ‘전국 1등’을 강요하는 엄마를 살해하고 시신을 반 년 넘게 방치한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엄마는 아이에게 공부를 더 잘해야 한다며 잠을 재우지 않고 공부를 강요했으며, 성적이 떨어지면 밥을 주지 않거나 채벌도 서슴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엄마의 학대를 받으며 반항 한번 제대로 못하다가 ‘부모 살해’라는 끔찍한 결말을 맺게 된 것이다. 이처럼 분노를 마음속에 쌓아놓았다가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을 때 극단적인 일이 벌어지곤 한다. 그리고 그런 일이 벌어지면 주위에서는 “말 없이 착하고 조용한 아이인데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 하면서 의아해 한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착한 아이’가 끔찍한 사건을 일으키는 경우는 우리 사회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다. 부모는 흔히 자녀가 말 잘 듣고 말썽 안 피우고 반항하지 않는 ‘착한 아이’이기를 바란다.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하기도 전에 스스로 알아서 교과서를 펴고, 부모가 하지 말라는 일은 하지 않는 그런 아이를 꿈꾸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착하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 아이의 내면을 살피고 아이가 불안감에 쌓여 있는 것은 아닌지 눈여겨 봐야 한다. 모범생인 척 연기하는 ‘착한 아이’는 부모의 마음에 들기 위해 힘이 부치도록 착한 행동을 할 뿐이다. 부모의 말을 듣지 않으면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할까 봐 하고 싶은 말도 하지 못하고, 자기주장도 못하면서 마음속에 분노를 꾹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반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부모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부모에 대한 신뢰가 없으므로 부모의 눈치를 보고 마음은 항상 불안하고 외롭다.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야무지고 성실하게 하지만, 마음 깊숙한 곳은 늘 궁지에 몰린 것처럼 초조하다. 무척 열심히 해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인간관계도 마음먹은 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남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밝은 모습인 척 꾸미고, 마음속에 증오심을 품고 있으면서도 좋은 사람인 척 연기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사는 게 즐겁지 않고 하루하루가 괴롭다. 다른 사람의 인정과 칭찬으로 내면의 공허와 외로움을 메우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성장기 환경은 중요한데 사람들의 적절한 관심과 사랑이 요구된다. 11월은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이다. 이같은 시험을 앞두고 많은 학생들이 성적문제로 고민에 빠진다. 절망하고, 분노하면서 하루를 힘겹게 사는 자녀도 있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삶을 관찰하는 부모의 눈이 필요하다. 또 선생님의 관심이 필요하다. 공부가 전부가 아닌데 모든 아이들에게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무리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다양한 길이 있음을 알려주고 희망을 붙들도록 안내하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다. 어떤 사람은 과학자로, 교사로, 운동 선수로, 그리고 가수, 무용수로 살아갈 수 있는데 오직 공부만 하도록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일이다.
이달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달이다. 중요하고 큰 시험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평가 받는 날이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시험을 통해서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이다. 지금도 수험생들은 잠을 줄이고 쉬는 시간을 아껴 가며 공부하고 있다. 그래서 몸도 마음도 지쳐 있다. 앞으로 며칠 동안은 공부를 더 하는 것보다 몸과 뇌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깊고 충분한 잠이다. 잠을 충분히 잔 경우와 4시간만 잔 경우에 대해 기억력 테스트를 하면서 뇌영상검사로 뇌가 주로 활동하는 영역을 본 연구가 있다. 잠을 적게 자면, 테스트를 하는 동안 뇌를 깨어 있도록 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쓰면서 정작 기억하는 과정에는 집중하지 못해 테스트 성적이 떨어졌다. 따라서 시험 전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알고 있는 것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시험 전날 밤에만 깊고 충분히 자면 될까? 잠이라는 것이 마음을 먹는다고 하루 만에 달라지지 않는다. 또 그동안 잠을 줄여서 공부했다면 만성적인 수면부족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적어도 2주 전부터는 하루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도록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야간에 적게 자고 낮잠으로 보충하는 습관이 있다면, 낮잠을 자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낮잠을 자던 시각을 뇌가 기억하고 있고, 시험 당일에는 그 시간에 깨어 문제를 풀고 있더라도 뇌는 자려고 하기 때문에 자연히 뇌기능은 떨어진다. 뇌가 최상의 상태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각성 뒤에 적어도 2시간은 걸린다. 그러므로 시험 시작 2시간 전에는 기상해야 한다. 늦게까지 공부하다가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턴이라면 기상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 기상 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데 적어도 1주일은 걸린다. 또,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난 뒤 뇌를 완전히 깨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아침에 밝은 빛에 노출되면 수면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급감하면서 뇌가 깬다. 또 기상 후에 당분이 많은 아침식사를 하면 혈당이 상승하면서 뇌가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아침을 제대로 먹는 것이 낮 동안 뇌 기능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공부를 하는 시간 확보를 위해 카페인 음료를 마신 습관이 있었다면 시험 1~2주 전부터는 뇌를 자극하는 카페인 함유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당장은 뇌를 자극해서 깨어 있는 것을 쉽게 해 주고 집중력을 높여주지만 나중에 쓸 뇌 자원을 끌어다가 쓰게 하고 뇌를 지치게 만든다. 공부하는 데 에너지를 다 쓰고 정작 시험은 지친 뇌로 치르겠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몸이 건강해야 뇌도 건강해진다. 유산소 운동은 뇌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뇌 활동에 필요한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시험 준비로 바쁘겠지만 하루 1시간 내외로 수영, 달리기, 빠르게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시험을 앞두고는 지나치게 긴장하면 뇌가 피곤해 진다. 평상시 습관을 시험 당일에도 유지하기 위한 마음 가짐이 필요한 시점이다.